검색 결과
Search this site
공란으로 1280개 검색됨
- 모든 게임의 확률은 여전히 주사위다
비록 이제는 멀티코어를 활용하거나 별도의 알고리즘, 하드웨어를 이용해 진정한 의미의 난수를 디지털에서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그 벽은 높다. 주사위라면 단 몇백원 만에 유의미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확률놀음을 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것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 Back 17 GG Vol. 24.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 게임, 폭력, 범죄 연구의 타임라인
2023년 8월 11일, 검찰은 신림동에서 거리에서 서있던 20대 남자를 흉기로 공격하여 사망하게 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젊은 남성을 공격하였다”라고 설명하며,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지목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각계에서 의견을 밝혔지만,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의견들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 Back 게임, 폭력, 범죄 연구의 타임라인 14 GG Vol. 23. 10. 10. 2023년 8월 11일, 검찰은 신림동에서 거리에서 서있던 20대 남자를 흉기로 공격하여 사망하게 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젊은 남성을 공격하였다”라고 설명하며,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지목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각계에서 의견을 밝혔지만,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의견들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따라 이번 논문 세미나에서는 게임과 범죄의 관계에 대한 계량적인 연구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독자들이 계량연구에 익숙치 않은 것을 고려하여, 조금 평이하게 개인의 감정도 가득 담아서 리뷰를 하였으니, 이 점을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게임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시작: 게임과 폭력(aggression)과의 관계와 현실과의 괴리 게임이 범죄를 만들어낸다라는 주장은 생각보다 많이 만연해있다. 이러한 주장의 이론적 배경은 크게 두가지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첫번째는 GAM(General Aggression Model)이라고 부르는 이론이다 (Allen & Anderson, 2017). 이 이론은 Social Learning Theory (Bandura, 1977)에 근거하고 있는데, 어떤 행동을 습득하는 것은 직접적인 경험도 중요하지만 관련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이들 학자는 이 이론을 TV, 영화나 게임과 같은 매체에 적용하여 폭력적인 콘텐츠를 계속 접하면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두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이론은 둔감화 이론(desensitization theory)이다 (Griffiths & Shuckford, 1989). 이 이론은 반복적인 폭력적인 매체의 노출은 이용자가 폭력적인 행동 및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며, 이후 이용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원래 TV 콘텐츠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론이지만 게임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하여 게임과 폭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실험을 통해서 폭력적인 게임을 이용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폭력적인 경향을 많이 보인다는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이 폭력을 야기하며, 더 나아가 범죄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특히 게임과 폭력 간의 관계에 대한 대표적인 학자들(Anderson이라던지…)은 위의 실험결과를 기초로 미국의 학교에서 총기난사사건에는 폭력적인 게임이 연관되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Ferguson, 2008). 이러한 실험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에 대한 논란도 매우 크다. 1) 무엇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은 제한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하도 이상한 실험을 해대는 연구자들이 많아서(ex. 흑인들을 대상으로 몰래 진행한 매독실험, 감옥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다루겠다고 실제로 사람을 가두고 폭력적인 행위를 조장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 등), 요즘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임상시험 심사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실험은 당연히도 승인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 실험에서는 폭력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한 이후 설문을 진행하거나, 상대방에게 (듣기 괴로운) 백색소음을 얼마나 많이 들려주는지, 편지에서 빈칸에 어떤 단어를 채우는 지를 이용하였는데, 이러한 측정이 폭력성을 제대로 측정하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존재한다. 게다가 실험 프로세스 전반에 있어서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를 강력하게 믿는 사람들이 진행했던 실험에는 문제가 많았으며, 실험 프로세스에서 문제(ex. 대상 선택이라던가, 변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통제 등)들을 개선한 후속 연구들 및 메타분석, 그리고 종단연구들에서는 게임과 폭력간에는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Ferguson, 2015). 특히 심리학 실험에 대한 문제들이 많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먼저 실험 설계를 공개하고, 이후에 공개된 실험설계와 일치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형태로 실험연구를 진행하는 연구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게임과 폭력과 관련된 연구에서 이렇게 먼저 실험설계를 공개한 연구들과 공개하지 않은 연구들 간에 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Ferguson, 2020). 퍼거슨은 더 나아가 이러한 새로운 매체에 대한 “폭력”에 대한 우려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에는 글쓰기에 대해 높은 우려가 존재하였으며, 소설, 만화, 음악, TV, 영화 등을 거쳐 이제 게임에 오게 되었는데, 이러한 우려에는 반복적인 패턴이 존재하며 학자들은 이러한 패턴을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Drotner, 1999; Ferguson, 2008) 2) . 아무튼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를 긍정하는 연구들은 과학적인 절차 측면에서도 문제를 많이 보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그림 1>과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GAM 및 둔감화 이론에 기반한 실험연구의 결과대로라면 게임의 이용량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범죄가 증가해야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전반적인 범죄율 뿐만 아니라 청소년 범죄율 모두 90년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그림 1 – 범죄율과 비디오 게임 판매량 추이(1998-2015). 출처: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2021) Ferguson은 게임과 폭력간에 사실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게임과 범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첫번째로 학술연구를 발표한 사람이기도 하다. Ferguson (2008)은 무엇보다 폭력적인 게임과 연관관계가 높다고 주장한 총기난사사건의 범인에 대한 기존의 profile 연구들을 살펴보고 폭력적인 게임과 범죄간에 실제적인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Ferguson이 주목한 연구는 2002년에 미국 비밀경호국과 교육부가 공동 연구를 진행한 총기난사사건 범인들에 대한 프로파일 연구이다 (Secret Service, 2002). Ferguson은 이 연구결과에서 총기난사사건 범인들의 게임 이용률을 역산했는데, 이는 14%에 불과하여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총기난사사건의 범인들이 오히려 게임을 적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위에 보인 그림 1을 첫번째로 학술논문에 제시하며 게임과 범죄간에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현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였다. 물론 Ferguson (2008)의 그림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짧은 기간의 그림이었지만,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게임은 범죄를 감소시키는가? 계량연구의 어려움 위 <그림 1>을 보면 “게임은 범죄를 감소시키는구나, 증명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 그림만으로는 사실 게임이 범죄를 감소시키는 지를 계량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이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 때문인데, 소위 “황새와 신생아 이야기”라는 우화로 유명하다 3) . 산업혁명이 한참 진행될 때, 네덜란드에서는 황새의 개체수가 증가하니 신생아 숫자가 증가하는 변화가 이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산업화가 진행되며 도시에 인구가 몰리는 현상과, 도시에서 쉽게 음식을 구할 수 있게 된 황새들이 증가하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즉, 황새와 신생아는 상관관계는 존재하지만,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버전으로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황새의 개체수가 감소하자, 신생아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아무튼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명료하게 계량적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접근을 한다. 하나는 시계열 분석이다. 어떤 요인이 원인이었다면, 그 영향은 이 원인이 발생한 시점 이후에 만들어지며, 그 이전에 변화가 있다면 이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접근이다. 다른 하나는 패널 데이터분석이다. 패널데이터 분석은 다수의 대상이 여러 시점의 변화들을 다루는 분석 모형인데, 특정 요인에 대한 영향이 다수의 대상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면 이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마지막은 준실험설계(quasi-experiment)라는 방법인데, 현실에서도 실험과 같이 특정한 요인에 노출된 실험군과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을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의 사전-사후 변화들을 비교하면 인과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에 대한 흐름은 이 세가지 모두가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접근방법들이 존재함에도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게임업계 때문이다. 게임과 관련한 통계가 생각보다 부실하게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공개들을 꺼려하는 관행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엮어서 분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학자들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을 딛고 분석을 진행해 왔다. Ward (2011)의 연구: Video games and crime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에 대해서 첫번째로 계량적으로 접근한 사람은 텍사스 대학 알링턴 캠퍼스의 경제학자인 Micheal R. Ward이다. 이 분은 패널데이터 방식으로 접근을 하였는데, 사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패널데이터 분석을 하기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단일한 경제체제 아래에서 전혀 다른 정치적, 경제적 정책을 활용하는 50개 주를 보유하고 있고, 50개주의 차이를 패널데이터로 살펴보면 인과관계를 (조금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측면에서 미국의 주별 데이터는 큰 차이가 없었는지, Ward 교수는 미국의 400개가 넘는 카운티를 대상으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패널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카운티 별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범죄 간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카운티 레벨에서 게임 이용자 숫자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우니 그 대안으로 카운티 안에 존재하는 게임샵의 개수를 게임 이용자 통계의 대안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통제변수로서 카운티의 평균 소득, 실업률, 카운티 내 경찰관 수 및 인구와 영화간의 개수, 스포츠용품 샵도 포함시켜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측면에서는 범죄라는 것이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포아송 패널 회귀 분석을 사용하였는데, 뭐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아무튼, 분석 결과, 살인과 강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서 게임샵 개수가 많을수록 범죄가 감소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강건성(robustness) 확인 과정에서도 명확하게 인과관계를 보임을 확인하였다. Cunningham et al. (2011) & Cunningham et al. (2016)의 연구 Ward 교수와 미국 베일러 대학의 Cunningham 교수, 그리고 독일 다름슈타트 대학의 Engelstätter 교수가 함께 공저한 이 연구는 준실험설계 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가 주목한 것은 성인과 청소년들의 게임의 양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이 새롭게 출시되었을 때 새로운 게임에 집중하는 청소년들과 그렇지 않은 성인들은 (게임과 범죄 간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게임 출시 이후 범죄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진행하였다. 또한 기존 Ward(2011)의 연구에서는 게임 매출 전반을 활용하였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폭력적인 게임과 비폭력적인 게임의 매출을 VGChartz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리하여 활용하였다. 또한, 게임이라는 것은 자체는 출시 시점의 판매량보다는 게임 플레이가 중요한데, 게임 플레이 시간의 분포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모형화하여 분석에 반영하였다. 이를 통해서 일반적인 게임은 범죄율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폭력적인 게임은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게 기여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또한, 성인과 청소년 간의 비교를 통해 청소년에 있어서 게임이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보이고, 이를 통해 게임과 범죄간, 특히 폭력적인 게임이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인과관계를 실증하였다. Markey et al. (2015):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에 이론을 더하다. Markey는 미국 빌라노바 대학의 심리학과 뇌과학 학부 교수로서 심리학 관점에서 게임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하는 학자 중 한명이다. Markey 교수 연구팀은 시계열 관점에서 폭력적인 게임과, 일반적인 게임, 그리고 범죄 간의 인과관계를 시계열분석을 통해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 게임은 현실의 폭력을 증가시키기보다는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사실 이 연구에 실린 다음 그림 하나로 요약해볼 수 있다. GTA의 출시 및 이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구글 검색량)은 폭력적인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시계열분석의 복잡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실증하였다. * 그림 2 – 폭력적인 게임(GTA) 출시와 폭력적인 범죄 간 변화율 비교(2003 – 2011)> 그러나 이 연구의 가치는 시계열분석을 통한 인과관계 증명보다는 도대체 왜 게임이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타르시스 이론을 제시하였는데, 격한 게임을 하고 나면 내재된 공격성이 해소되어서 현실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범죄에 관련한 연구에서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지루함”이라는 결과가 있는 만큼, 이 이론도 설명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이론을 제시한 학자들 조차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Beerthuizen et al. (2017) : 네덜란드에서 GTA5의 출시와 청소년 범죄와의 관계 이 연구는 서두에서 청소년 범죄가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게임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연구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GTA 5의 출시효과를 모형화하여서 폭력적인 게임의 대명사인 GTA5가 네덜란드의 청소년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2012년부터 15년까지 일간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GTA5의 출시는 청소년들의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GTA5만 이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게임을 바꾸어서 “콜오브듀티:블랙옵스2”, “콜오브듀티: 고스트”에 대해서도 동일한 분석을 진행하였는데, 이들 게임도 모두 청소년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가 중요한 점 하나는 게임과 범죄간의 관계를 RAT(Routine Activity Theory)라는 범죄모형(Cohen & Felson, 1979)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후 연구들은 게임과 범죄간의 관계를 설명할 때 이 이론들을 중심으로 이 현상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RAT 이론은 범죄는 범죄동기를 가지고 있는 공격자가 효과적인 보호가 배제된 적절한 대상을 적절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공격자가 동일한 시간과 공간 내에 존재하지 않도록 한다면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때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되면 범죄동기를 가지고 있는 공격자는 게임으로 인해 피해자를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나기가 어렵게 되고 범죄가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피해자 측면에서도 게임을 하느라 집에 계속 있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감소하고 이는 범죄율의 감소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RAT 이론을 활용하여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RAT 이론은 범죄자를 가두어서 범죄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즉 교도소의 운영을 지지하는 이론이지만 이렇게 게임과 범죄의 관계에서도 유효한 설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McCaffree & Proctor (2018) : 이불 밖은 위험하다. 이 연구는 앞의 연구와 같이 RAT 이론에 주목하여,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통계를 만들어낸 뒤,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범죄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았다. 이렇게 연구들을 시간상으로 늘어놓으니 이 연구가 Beerthuizen et al. (2017)의 영향을 받은 듯 해보이지만, 보통 이러한 경제학 도구를 활용한 연구들이 출간되는 기간들이 1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거의 동시에 진행된 연구라고 봐도 무방해보인다. (게다가 RAT 이론이 게임과 범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는 Griffiths & Sutton (2013)과 같이 여러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미국의 50개주의 통계들을 잘 엮어서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물론, 자료의 한계로 인해 1997, 2001, 2003년 3개년의 자료를 바탕으로 패널을 분석하였다. 분석에 있어서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 비율 뿐만 아니라 빈곤층 비율, 실업률, 인구밀도 등 범죄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는 주요한 요인도 함께 반영을 하였다. 분석 결과,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높은 주에서는 범죄율이 낮게 나타나는 추세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모든 범죄율을 낮추어주는 것은 아니다. 절도, 무단침입, 살인 등에 있어서는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을수록 범죄율이 감소하였으나, 폭력범죄나 강간 등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이를 통해,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범죄를 피하는 데 효과적이며, 이불 밖은 위험하다라는 오래된 격언이 의미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좋은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Ferguson & Smith (2021) : 이번에는 전세계적으로 살펴볼까 기존의 연구들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만 진행되었기 때문에 Ferguson과 Smith는 92개국의 통계를 기반으로 회귀분석을 통해 게임과 범죄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92개국 전반에 걸쳐서 살인과 자살과 같은 문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소득수준이나 빈부격차와 같은 경제적인 지표이며, 게임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살인의 경우 빈부격차가 높을수록 살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며, 게임은 오히려 살인범죄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의 경우, 소득수준이 핵심적인 유인이며 게임과 자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반대되는 결과의 연구도 존재하지만, 문제들이 좀 많다. 물론, 위의 방법들과 유사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게임이 범죄를 높인다고 주장하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Impink et al. (2015)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일간 자료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범죄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 게임이 출시된 시점에서 청소년의 범죄가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게임의 출시가 범죄율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문제는 이들이 통제변수를 단순히 게임등급별 게임 출시 여부로만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게임 출시 여부 이외 일반적인 범죄를 설명하는 통제변수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재윤(2017)은 패널 회귀분석을 통해 54개국의 청소년범죄, 살인, 성폭력, 강도, 폭행, 절도, 빈집털이 등에 1인당 게임소비금액을 반영하여 게임이 범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 때 게임 이용량은 1인당 게임지출비용을 활용하였으며, 비디오게임과 PC/온라인 게임, 모바일게임 소비를 분리하여 효과를 측정하였다. 또한, 통제변수로는 1인당 GDP, 청소년 인구비율, 인터넷보급률, 경찰 인원 규모 등을 반영하였다. 분석 결과 1인당 PC/온라인 게임 소비나 모바일 게임 소비는 범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청소년 범죄를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나, 1인당 비디오게임 소비가 증가할수록 청소년 범죄나 성폭력, 강도, 폭행,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1인당 비디오 게임 소비금액은 해당 국가의 게임 이용량을 대표하는 지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랫폼별 차이가 범죄율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음에도 분리하여 분석을 하였는데, 이 부분에도 큰 우려가 존재한다. 그럼 저자는 리뷰만 하고 연구는 안하나? 물론… 이런 오해를 할 수가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학술출판이라는 개념을 (이미 아시겠지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를 짜잔하고 만들었다면, 이를 논문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좀 잘하는 사람은 1주일만에 다 끝낸다고 주장하지만, 생각보다 이 기간이 오래 걸린다. 뭐, 오래 걸린다고 해도 1년씩 걸리는 건 아니다. 보통 방학 기간에 해결하기 때문에 6개월 정도가 일반적인 기간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낸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는 기간이다. 학술지에 투고하고 의견을 반영하여 출판되는 데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까지 걸리기도 한다. 저자의 경우 2014년에 만든 연구가 2020년에 실리는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어흑). 우리 연구팀의 연구가 공교롭게도 리뷰를 작성하는 기간에 논문에 투고가 되며, 자동적으로 아직 심사가 안된 논문이 공개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래서 최근 저자의 생생한 연구는 다음에서 보실 수 있다.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4586747 우리 연구의 핵심은 준실험설계(quasi-experiment)이다. 특히 셧다운제로 인해 16세 미만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게임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16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 이를 활용하여서 16세 미만은 실험군, 16세 이상은 대조군으로 잡아 게임 이용량의 감소가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비행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사실 게임 이용량이 감소하였다고 학교 폭력이 감소하지는 않았다. 즉, 게임소비량과 학교폭력 간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기존 연구들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유사한 실험설계를 활용하여 게임과 여러가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을 준비하고 있는데, 늘 게임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쪽의 강력한 재정적 지원을 보며 아쉬워할 뿐이다. 아무튼, 저자도 리뷰 뿐만 아니라 연구 측면에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1)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Anderson vs Ferguson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많은 연구들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Bayesian님이 정리한 [게임과 심리학]의 관련 링크( https://ppss.kr/archives/5827)를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이 싸움의 전방에서 가장 열심히 싸운 퍼거슨 교수와 마키 교수는 “모럴 컴뱃”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는데, 이 책이 2021년에 나보라 박사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으니, 이 책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2) 슬픈 사실은 이렇게 학술적으로는 명확하게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가 부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긍정하는 수많은 (잘못된) 연구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3) 서양에서는 아이는 황새가 물어다준다는 설화가 존재한다. 참고문헌 Allen, J. J., & Anderson, C. A. (2017). General aggression model. The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media effects, 1-15. Bandura, A., & Walters, R. H. (1977). Social learning theory (Vol. 1): Englewood cliffs Prentice Hall. Beerthuizen, M. G., Weijters, G., & van der Laan, A. M. (2017). The release of Grand Theft Auto V and registered juvenile crime in the Netherlands. European journal of criminology, 14(6), 751-765. Cunningham, S., Engelstätter, B., & Ward, M. R. (2011). Understanding the effects of violent video games on violent crime. ZEW-Centre for European Economic Research Discussion Paper(11-042). Cunningham, S., Engelstätter, B., & Ward, M. R. (2016). Violent video games and violent crime. Southern Economic Journal, 82(4), 1247-1265.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2021) Essential Facts about Games and Violence available at https://www.theesa.com/wp-content/uploads/2021/03/EFGamesandViolence.pdf Ferguson, C. J. (2008). The school shooting/violent video game link: Causal relationship or moral panic? Journal of Investigative Psychology and Offender Profiling, 5(1‐2), 25-37. Ferguson, C. J. (2015). Do angry birds make for angry children? A meta-analysis of video game influences on children’s and adolescents’ aggression, mental health, prosocial behavior, and academic performance.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0(5), 646-666. Ferguson, C. J. (2020). Aggressive video games research emerges from its replication crisis (sort of). Current opinion in psychology, 36, 1-6. Ferguson, C. J., & Smith, S. (2021). Examining homicides and suicides c ross‐nationally: Economic factors, guns and video games.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 56(5), 812-823. Griffiths, M. D., & Shuckford, G. L. J. (1989). Desensitization to television violence: A new model. New Ideas in Psychology, 7(1), 85-89. doi: https://doi.org/10.1016/0732-118X(89)90039-1 Griffiths, M., & Sutton, M. (2013). Proposing the Crime Substitution Hypothesis: Exploring the possibl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excessive adolescent video game playing, social networking and crime reduction. Education and Health, 31(1), 17-21. Impink, J., Kielty, P., Stice, H., & White, R. M. (2015). Do Video Games Increase Crime? Available at SSRN 2652919. Jeon, R., Kim, J., & Yoo, C. (2023). No Gameplay Makes Jack a Good Boy?: A Study of Online Games and Aggression in a Quasi-Experimental Setting.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4586747 Markey, P. M., Markey, C. N., & French, J. E. (2015). Violent video games and real-world violence: Rhetoric versus data. Psychology of Popular Media Culture, 4(4), 277-295. McCaffree, K., & Proctor, K. R. (2018). Cocooned from crime: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crime. Society, 55(1), 41-52. U.S. Secret Service & U.S. Department of Education. (2002). The final report and findings of the Safe School Initiative: Implications for the prevention of school attacks in the United States. Retrieved from https://www.secretservice.gov/sites/default/files/2020-04/ssi_final_report.pdf Ward, M. R. (2011). Video games and crime. Contemporary economic policy, 29(2), 261-273. 최재윤. (2017). 플랫폼별 게임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 국가단위 자료를 이용한 분석. 법경제학연구, 14(2), 361-393. Tags: 폭력성, 연구리뷰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수) 유창석 경희대학교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넥슨, 엔씨소프트, CJ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11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산업이나 관광산업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소비자 연구 및 산업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경제학적 도구를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며, 최근에는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과 게임 이용자의 행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의 강력한 압박에 굴복하여 지금까지 29편의 국내 학술지 및 17편의 해외 학술지에 학술연구를 발표하였으며, Journal of Media Economics,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Information Processing & Management와 같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 [editor's View] 먹지 못하는 매체가 먹는다는 본능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
동물의 생존에는 먹는 행위가 필수적입니다. 인간도 동물이니 먹지 않으면 죽고,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먹는 일과 연관됩니다. 다만 인간의 먹거리를 먹이가 아니라 음식, 식량이라는 다름 이름으로 부르는 데에는 인간의 먹는 행위가 단순한 생리적 욕구 해결과 생존본능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님을 드러냅니다. < Back [editor's View] On How a Medium That Cannot Eat Approaches the Instinct to Eat 30 GG Vol. 26. 6. 10. Eating is essential to an animal's survival. Humans are animals too, so we die if we do not eat; every human being is, at bottom, bound up with the act of eating. Yet the fact that we call what humans eat not "feed" but "food," "provisions," reveals that human eating is not composed of physiological need and the survival instinct alone. To gather ingredients and cook them into a dish—or to accumulate those same ingredients and process them into the resource we call provisions—is a process that is at times social, at times political and economic, and in many cases one we read back through a cultural frame. GG attends to digital games because what this medium takes as its source material is the human being, together with the society and culture that humans form. Seen that way, the food and cooking that digital games depict are an important object through which to examine how a cultural inheritance—built up by humans over a long history—is represented through the medium of the game. And the game's own distinctive mode of representation, unlike that of other media, can become a device that lets us reconsider, from a fresh angle, the food and cooking woven into our daily lives. Now reaching its 30th issue, GG looks back, with this purpose in mind, at food and cooking as represented in games—both as outcome and as process. From the mechanic of biological need and its satisfaction, through processing and accumulation, spoilage and depletion, plating, and on to social meanings that run beyond mere nourishment, digital games have sought to realize, across many facets of food and cooking, both the significance and the pleasure that representation-as-process can hold. Through these several essays, each following its own thread, we hope this issue becomes an occasion to chew over once more just what the human act of eating is. Alongside the launch of issue 30, GG is also opening its 5th Game Criticism Contest. The number of people who study or critique digital games is still small, and we are always hoping that new companions—and more of them—will join us. We ask for your attention to the announcement that follows, and hope you will share it with those around you. Thank you. Lee Kyung-hyukEditor-in-Chief, GameGeneration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인터뷰] 게임은 현대미술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 MMCA서울관 〈게임사회〉 展
국내 국립 미술관에서 게임을 주제로 한 전시가 기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사회〉 전에 대한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주제의 전시를 사람들은 어떻게 감상하고 있을까? 이번 호에서 GG는 〈게임사회〉 전에 다녀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왔다. < Back 12 GG Vol. 23. 6. 10. Tags: 인터뷰, 국립현대미술관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hyun Ha Studies with a range of interests—culture and history, religion and games. Enjoys playing games with friends. Lives while figuring out how to make each day a little happier.
- 게임백서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과 알려주지 않는 것들
2023년 1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이하 ‘백서’ 혹은 ‘게임백서’)〉를 발행했다. 백서는 연 1회 발행되며, 1년 간의 국내 게임산업 현황(산업, 수출입, 제작 및 배급업체, 종사자, e스포츠 등), 게임이용 동향(플랫폼별 이용, 게임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등), 해외 게임산업 현황(플랫폼별·국가별) 등을 다룬다. 국내외 산업규모, 이용행태를 파악하고 경제적 가치를 분석해 정책수립이나 연구조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백서 발행의 목적이다.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역전재판 456 오도로키 셀렉션> : 법정 미스터리와 내재적 오리엔탈리즘의 그림자
”이의있음!“ <역전재판>하면 가장 먼저 이 대사가 떠오른다. 나는 이 게임 시리즈를 2009년부터 하기 시작해서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주인공 변호사의 ”이의있음“ 이란 외침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한다. 2009년 당시만 해도 한글판이 정식 발매되지 않았던 때라서 모바일 폰으로 영문판을 사서 플레이했고, 스마트폰, 스마트패드가 생긴 뒤에는 어플리케이션을 구입해서 일본어판으로 플레이 했다. <역전재판>은 2019년이 되어서야 1,2,3편의 합본판이 한글화가 되어 정식 출시되었다. 그리고 올해 초 4,5,6편의 합본판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너무나 반갑고 기대가 컸다. 어른이 되어서 하는 <역전재판>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했다. 변호사가 외치는 ”이의없음“은 여전히 나를 설레게 만들까? < Back <역전재판 456 오도로키 셀렉션> : 법정 미스터리와 내재적 오리엔탈리즘의 그림자 18 GG Vol. 24. 6. 10. 본문은 <역전재판> 시리즈의 주요 설정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의있음!“ <역전재판>하면 가장 먼저 이 대사가 떠오른다. 나는 이 게임 시리즈를 2009년부터 하기 시작해서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주인공 변호사의 ”이의있음“ 이란 외침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한다. 2009년 당시만 해도 한글판이 정식 발매되지 않았던 때라서 모바일 폰으로 영문판을 사서 플레이했고, 스마트폰, 스마트패드가 생긴 뒤에는 어플리케이션을 구입해서 일본어판으로 플레이 했다. <역전재판>은 2019년이 되어서야 1,2,3편의 합본판이 한글화가 되어 정식 출시되었다. 그리고 올해 초 4,5,6편의 합본판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너무나 반갑고 기대가 컸다. 어른이 되어서 하는 <역전재판>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했다. 변호사가 외치는 ”이의없음“은 여전히 나를 설레게 만들까? * <역전재판 456> 메인 타이틀 <역전재판> 시리즈는 대표적인 법정 미스터리 게임이다. <게임제너레이션> 2호에 "변호사의 눈으로 본 역전재판"이라는 기사가 수록된 바도 있다. 2001년 일본에서 첫 작품을 출시한 이후로 스핀오프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11개의 시리즈가 발매된 <역전재판>은 전세계 팬들에게 추억의 게임이자 다음 시리즈를 계속해서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역전재판> 시리즈는 주인공인 변호사가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변호하여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텍스트 기반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은 크게 재판을 위한 증거와 정보를 수집하는 탐정 파트와 피고인, 증인, 검사와 협상을 하는 법정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인칭 비주얼 노벨 장르인 <역전재판>은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고 진범을 밝혀내는 과정을 변호사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보여주기 위해 변호사가 탐정의 역할을 수행한다. 탐문 조사와 증거 수집 등이 탐정 파트에서 진행되고, 법정 파트에서는 피고인의 변호를 위해 변호사가 심리 중에 진범을 기소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변호사 역할을 보조하는 조력자로 미스터리한 존재가 등장하는데, 바로 ‘영매사’다. ‘영매’는 역전재판을 본격 미스터리 법정 추리극으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장치다. 미스터리 서사에는 '서스펜스'와 '본격 미스터리' 두 가지 종류의 이야기가 있다. 이 두 가지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서스펜스가 수수께끼에 대한 ‘흥미’가 추진력이 되어 독자를 끌어들이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본격 미스터리는 수수께끼가 논리적으로 ‘해명’되는 과정이 주안이 되는 이야기를 뜻한다. 이는 2018년 오사카에서 개최된 "GAME CREATORS CONFERENCE'18(GCC'18)" 에서 <역전재판1, 2, 3, 4>의 제작자인 타쿠미 슈가 <역전재판>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며 했던 말이다. 그는 <역전재판>을 ‘본격 미스터리’라고 설명하면서, "본격 미스터리에서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약속된 규칙과 전제만 있다면 어떤 요소든 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역전재판> 초기 시리즈의 '영매'라는 오컬트적인 요소다. <역전재판> 시리즈의 등장인물 중에는 영매사가 존재하고, 법정에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와 증언을 시키거나, 주인공인 나루호도 류이치는 영매가 된 영혼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이 게임에서 ‘영매’라는 장치는 ‘단서’와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미스터리 서사를 완성시킨다. <역전재판>은 선형적이고 단일한 스토리라인을 따르는 미스터리 서사물에 가까운 게임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영매는 선형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는 추리 미스터리 장르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생겨나는 '반복'과 '전형'을 타파하고자 만들어진 하나의 장치로 볼 수 있다. <역전재판>을 문학의 미스터리 장르와 비교한 유승환(2017)은 <역전재판>이 게임이라는 장치를 통해 이야기(서사)를 놀이의 대상으로 만들고, 독자(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서사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체험의 공간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게임의 내러티브와 ‘영매’와 같은 색다른 게임적 요소를 통해 게임 속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재판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자 놀이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역전재판>은 그저 단순히 법정에서 피고인을 무죄로 만드는 게임이 아니라, 변호사 주인공이 증거와 정보를 수집하는 탐정 역할도 수행하고, 신비로운 존재인 영매사에게 새로운 단서와 조언을 얻기도 하면서 억울한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하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가는, 미스터리=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일종의 추리 게임이 된다. 호평을 받았던 초기 시리즈에 이어서, 이러한 서사 전개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후기 시리즈인 <역전재판 456>가 차례대로 출시되었다. 초기 제작자인 타쿠미 슈가 하차한 뒤, 야마자키 타케시가 디렉팅에 참여한 후기 시리즈에서도 영매처럼 ‘단서’와 ‘조력’의 역할을 하는 색다른 게임 시스템이 새롭게 등장한다. 반복되는 구조상 지루함을 깨부숴주는 장치로써 주인공 오도로키 호스케의 '잡아내다'나 키즈키 코코네의 '심리 스코프'가 그 예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은 피고인이나 증인이 새로운 증언을 하도록 만드는 장치로 활용된다. ‘잡아내다’는 상대방의 버릇을 찾아 어떤 증언을 할 때 긴장을 하는지,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지를 잡아낸다. ‘심리 스코프’는 상대방의 증언과 감정의 ‘모순’을 찾아 새로운 단서를 끄집어낸다. * <역전재판 4>의 ‘잡아내다’ / <역전재판 5>의 ‘심리 스코프’ <역전재판 6>에서 처음 등장한 '아니마의 비전'은 죽은 자가 사망하기 직전 몇 초 가량의 감각을 재현하여 보여주는 영적인 능력이다. 이 영적 능력은 전작들의 장치들이 단순히 ‘단서’나 ‘조력’의 역할을 했던 것과는 달리, 오컬트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허용된다. 이는 <역전재판 6>의 배경이 1~5편과는 다르게 일본이 아니라 ‘쿠라인 왕국’이라는 가공의 국가를 무대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다. 쿠라인 왕국은 영매가 가능한 자만이 왕이 될 수 있는 신정국가로, 죽은 자의 혼(=아니마)을 신앙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매의 역할도 기존 작들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법정에서도 ‘아니마의 비전’이 더욱 크게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아니마의 비전’만으로 손쉽게 피고인에게 유죄가 내려질 만큼 이 장치는 결정적인 증거로 작동한다. <역전재판 6>은 시스템적으로 완벽하게 논리적 부정을 하지 못하도록 현실국가 일본이 아닌 가상의 국가를 무대로 세우고, 오컬트적 요소를 지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서 게임 난이도는 높이고 색다른 미스터리적 재미를 가져왔다. * <역전재판 6>의 ‘아니마의 비전’ 그렇다면 갑자기 왜 <역전재판 6>의 배경은 일본에서 쿠라인 왕국으로 옮겨왔을까? 그것은 아마도 타쿠미 슈가 언급했듯이 미스터리를 위해 준비한 새로운 게임 시스템인 ‘아니마의 비전’을 ‘작가와 독자 사이에 약속된 규칙과 전제’를 통해 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기 위함일 것이다. <역전재판 6>에는 ‘아니마의 비전’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를 위해 활용된 설정이 한 가지가 더 있다. 쿠라인 왕국에는 '변호죄'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이는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를 변호한 변호사도 동일한 형벌을 받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는 게임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주인공이 변호에 실패하면 사형에 처해져 게임오버가 된다'는 게임적 리얼리즘(아즈마 히로키, 2012)의 요소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변호죄'는 플레이어가 조금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늘어지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주는 패널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전의 작품들과 <역전재판 6>의 가장 큰 차이점 혹은 흥미로운 지점이 여기에 있다. <역전재판 6>에서 쿠라인 왕국의 공주는 '아니마 비전'만이 진실이며 범죄자를 변호하는 변호인은 모두 악인이라고 규정한다. 이 어린 공주에게 깨달음을 주는 사람은 다름아닌 일본인 변호사(주인공)다. 또한 변호죄로 인해 변호사가 모두 죽거나 사라져버린 쿠라인 왕국에서 23년만에 무죄판결을 받아내는 이 역시 일본인 변호사다. 쿠라인에도 변호사 출신 혁명파가 존재하지만 독재 권력 앞에서 힘을 못 쓰고 결국 혁명의 기폭제가 되는 것은 일본인 주인공이다. 이러한 설정들은 기존 편들과는 다르게, 우월적 위치에서 다른 나라를 일깨우고 지도하는 일본(혹은 일본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오리엔탈리즘과는 다르지만 또 하나의 오리엔탈리즘을 재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주인공의 시선은 다정하며 타 문화를 업신여기지는 않지만, 왜인지 모르게 현실 국가인 일본에서 가상 국가인 쿠라인 왕국으로 배경을 옮겨오면서, 일본 혹은 일본인(주인공)의 위치는 과거 동양을 바라보는 서구인들의 위치가 된 것 같다. 쿠라인 왕국에 대한 묘사도 서양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힌두교의 빈디 장식과 유사해 보이는 이마의 점과 의상 디자인, 배경으로 등장하는 건물양식, 산스크리트어와 비슷한 언어체계 등 쿠라인 왕국의 설정에는 힌두교와 불교 문화권의 요소들이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특히 작중에서 혁명군의 깃발에 그려진 용의 그림은 부탄의 국기와 매우 흡사하다. 실제로 <역전재판 6>을 접해본 이용자들은 쿠라인 왕국의 묘사가 부탄이나 티베트 지역 등 히말라야 인근의 국가들의 문화적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다양한 추측들을 하고 있다. 정체불명의 동양적 이미지들이 혼종된 쿠라인 왕국은 게임이 창조해 낸 가상의 국가가 아닌 정체성 없는 기묘한 국가의 모습으로 <역전재판 6>의 무대가 되었다. 쿠라인 왕국에 대한 이러한 묘사는 같은 동양권 국가들 내에서도 오리엔탈리즘을 내재화한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으로 다른 동양의 국가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한다. 물론 <역전재판>의 게임적 재미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런 문제의식은 무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가상의 동양 국가 쿠라인 왕국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을 내재한 채로 재현된 것이라면, 이는 제작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충분히 비판과 우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역전재판>이 동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역전재판 6>의 ‘쿠라인 왕국’과 관련된 스크린샷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는 서양의 관점에서 바라본 동양에 대한 편견이 수많은 텍스트들과 권위에 의해 객관과 보편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말한다(Edward W. Said, 1991). 이러한 인식은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동양 국가들간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동양 내부에서 다시 서로를 대립적으로 구별하는 의식과 담론인 내재화된 오리엔탈리즘을 의미한다. 그러한 양상 중 하나인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은, 아시아의 일원으로 자신을 동일한 하는 것이 아닌 타자적 시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일본을 구별하려는 자의식이 강화된 동일시와 객관화의 산물이다(강상중, 1997; 윤지관 외, 2006). 아시아에 대한 서양의 시선이나 서구의 제국주의를 수용한 일본은 아시아에 대해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적 관점을 지니게 되었다(최유경, 2009).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임에서 등장하는 종교적이고 신비한 가상의 동양권 국가가 제3세계적인 묘사로 등장하고, 다양한 동양 문화권의 요소를 뒤섞어 쿠라인이라는 가상 국가를 창조했다는 점,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들만 취사선택하여 재구성한 측면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이질감은 피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역전재판 6>은 오리엔탈리즘적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미국 연방정부와 많은 주정부, 기관들이 공식 문서에서 '오리엔탈(Oriental)'이라는 단어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오리엔탈'이라는 단어가 아시아인들을 비하하거나 고정관념화하는 차별적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동양인을 하나의 단일 집단으로 환원시키고, 서구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로 대상화하는 시각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미국 연방정부 법전과 공문서에서는 '오리엔탈'이라는 표현 대신 '아시안(Asian)'이란 표현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정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오리엔탈리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예술계에서 '오리엔탈풍'과 같은 단어는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고, 오리엔탈리즘적 고정관념은 일상 도처에 알게 모르게 내재되어 있다. 동양의 내재적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설명한 진태원(2014)은 동양인들 자신도 그 틀에 따라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상상하도록 만들어 '오리엔탈리즘과 다른' 동양을 사고하는 것을 어렵도록 만든다고 했다. 한국적 미스터리 장르와 오컬트 장르의 교차성에 대해 설명한 박인성(2022)은 주술적인 요소 역시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오컬트 장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르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환경과 로컬적인 특수성, 문화의 시대적 상황과 교섭하면서 더욱 개성적으로 갱신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에 <역전재판 6>에서 ‘아니마의 비전’과 유사한 시스템을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일본을 배경으로 일본인 영매사 캐릭터가 수행했다면, 이는 또다른 형태의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신비 현상이나 무속, 로컬리티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 초자연적이거나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미스터리 장르 게임은 <역전재판> 이후로도 계속 등장해왔다. 데스게임 학급재판이 펼쳐지는 <단간론파> 시리즈나 한국에서 개발한 초능력 추리 어드벤처 게임인 <스테퍼 케이스>, 타임루프를 주제로 한 <레이징 루프> 등이 그 예시이다. 이 요소들은 미스터리 추리 장르에 있어서 스토리의 기발함, 다시 말해 ‘상상력의 확장’을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역전재판 6>에서 보여준 쿠라인 왕국의 요소들 역시 위와 같은 ‘상상력의 확장’을 위한 장치임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일본의 내재적 오리엔탈리즘적 요소로 읽힐 위험이 있다. 게임과 서사를 확장하고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게임 시리즈가 나이를 먹어가듯이 게임 이용자도 나이를 먹는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게임적 요소나 상상력의 확장을 위한 요소, 이념, 재미 모두 시대에 맞게 성장하거나 진화해야 한다. 나루호도 류이치와 오도로키 호스케, 키즈키 코코네의 법정 이야기를 이대로 멈추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이 작품을 아주 오랫동안 좋아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 시리즈가 출시되면 좋겠다고 바라는 입장에서 이 게임의 문화적 비평이 어렵게 느껴졌던 것과는 별개로, <역전재판>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뻔하게 반복되는 구조와 서사라는 평가를 '역전'할 수 있는 새롭고 기발한 이야기의 법정 미스터리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이어지는 역전에 ”이의없음!!!“ 참고자료 강상중. (1997).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이산. 강신규. (2021). 《서브컬처 비평》. 커뮤니케이션북스. 박인성. (2022).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한국적 장르 서사와 미스터리 ① - 오컬트와 미스터리의 친연성과 교차성. 계간 미스터리, 270-284. 아즈마 히로키東浩紀. (2012).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장이지 역. 현실문화. 유승환. (2017). 게임과 서사의 충돌과 그 극복의 노력. 『스토리앤이미지텔링』 제14집. 윤지관, 정정호, 태혜숙, 설준규, 성은애, 김성곤, 이경원, 고부응, 이석구, 김상률, 오길영. (2006). 《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 오리엔탈리즘을 넘어 화해와 공존으로》. 책세상. 진태원. (2014). "오리엔탈리즘과 다른 동양은 존재하는가". 한겨례. 책과 생각. 최유경. (2009). 조선을 향한 일본의 오리엔탈리즘 - 일본근대 미술 속의 조선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Tags: 오리엔탈리즘, 판타지, 법정물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콘텐츠연구자) 이미몽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닌텐도 게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 스팀덱을 할부로 구매하여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선 문화매개를 전공했고, 현재는 일본의 리츠메이칸 대학교 첨단종합학술연구과 박사과정에 재학중 입니다. 게임과 웹툰 등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와 문화를 연구합니다.
-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Back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01 GG Vol. 21. 6. 10.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게임은 플레이어가 소유하지 않았다. 혹은 소유할 수 없었다. 게임이 탑재된 게임기의 소유자는 게임기를 비치한 술집이나 음식점의 오너였으며, 플레이어들은 동전을 넣고 플레이 시간을 구매했다. 이 공간은 곧 오락실, PC방으로 바뀌었다. 시대가 지나니 집집마다 콘솔과 PC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 플레이어 개인이 게임 플랫폼을 소유했으니 게임도 소유할 수 있었고, 플레이어들에게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상점이 생겨났다. 이 상점들의 상당수는 현재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라고 불리는 온라인 마켓들로 바뀌었다. 현재의 시장은 어떨까. 소유와 대여가 섞여 있다. 여전히 콘솔과 PC 게임의 중요한 축이 소유인 한편,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많은 게임은 대여의 방법론을 갖고 있다. 인게임 결제를 주된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무료 게임들은, 플레이어 개인이 그 게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대여기간이 무기한이며 대여비용이 0일 뿐이다. 월정액을 지불하는 유형의 게임들도 본질은 대여다. 최근 들어서는 대여의 방법이 추가되었다. 구독 경제는 2020년대의 화두일 것으로 예상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이에 맞춘 듯 게임 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기존에 존재하는 시즌 패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시즌 패스는 향후 발매될 DLC(DownLoadable Contents)를 한 번에 조금 싼 가격으로 구매하고 발매 때마다 적용받는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구독 경제의 기본 개념과 같다. ‘일정 기간’만 접근권을 갖는, 정기 지불의 형태다. 영상물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서비스가 보여준 모델이다. 이 새로운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사업 주체는 세 종류다. 하나는 자체 유통망이 있는 개발사다. 현재 EA의 ‘EA 플레이’, 유비소프트의 ‘유비소프트 플러스’ 등의 서비스가 있다. 구독 서비스를 정착시키고 있는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자체적으로 성공한 ESD를 가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다른 개발사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유통사다. 온라인 마켓인 험블 번들의 구독 서비스인 ‘험블 초이스’는 매달 12개의 후보작을 골라서 구독자들에게 보내준다. 이중에서 구독자는 자기의 구독 등급에 따라 3~10개의 게임을 고를 수 있다. 애플 또한 ‘애플 아케이드’라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인게임 결제와 DLC 등의 추가 결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정책으로, 대여 형태에 큰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세 번째는 게임 콘솔 회사다. 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 3사는 제각각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갖고 있다. 이 세 서비스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을 포함한다. 즉,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온라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네트워크 접속권을 기본권으로 생각했던 플레이어 상당수가 당황하고 나아가 분노하기도 했다. 콘솔사의 서비스 셋 중에서는 닌텐도가 가장 초라하다. 고작해야 고전 콘솔 게임을 제공할 뿐이지만 볼륨 자체는 크다. 반면 소니의 경우에는 매달마다 무료 게임을 2개씩 제공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엔 엑스박스와 PC 양쪽은 물론 모바일까지 통합한 구독 옵션이 있다. 한쪽은 독점작 위주로 승부하고, 한쪽은 다양한 환경의 교차 통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성공이 이미 증명해줬듯, 소비자가 구독을 결정하게 하는 요소는 결국 컨텐츠의 양과 다양성이다. 이 부분이 보유한 히트 IP가 많은 EA와 유비소프트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이며, 현재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애플 아케이드의 향후 전망이 밝은 이유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의 우위는 제작사보다 유통사와 콘솔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최상위 퍼블리셔들이 동원할 수 있는 구독 리스트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이 일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OTT 시장에서 이미 보고 있는 것처럼, 구독의 힘은 컨텐츠에서 나온다. 따라서 컨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을 하는 제작사의 힘이 유통 퍼블리셔를 때때로 이기는 모습이 나올 것이다. 시장에서의 전망은 그렇다 치고, 게임 구독 서비스는 과연 게임 소비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소유가 중심인 시대를 끝맺고 다시 대여가 중심인 시대로 가게 될까? 이 대여의 코드를 공유하며 함께 엮인 사업 모델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단순히 세이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시켜 여러 곳에서 불러올 수 있게 하는 정도를 지나, 게임 플레이 자체가 클라우드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처음 질문에서 나왔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게임 구동 플랫폼을 개인이 소유하기 어려웠던 시절은 대여의 시기였다. 극초기의 아케이드가 그랬고, PC방이 그랬다. 기술이 대중화되고 가정 경제가 탄탄해져 구동 플랫폼을 개인이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소유의 시기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플랫폼의 사양이 비싸지면 대여로 가는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 걸까? 그래픽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구동 플랫폼의 하드웨어 사양은 꾸준히 높아졌다. 이런 고사양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PC방은 여전히 좋은 대안이다. 그리하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등장한다. 기본적인 개념은 스트리밍 형태다. 게임이 구동되는 기기는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 컴퓨터이고, 입력기기는 내 손 안의 컨트롤러나 모바일 기기이다. 그 조작 신호가 회사의 구동 기기에 가닿고, 기기의 게임 화면은 다시 이쪽으로 전송된다. 입력기기와 콘솔 간의 거리가 멀어봐야 몇 미터인 시대에서 몇십 내지는 몇백 킬로미터인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모두 5G의 기술과 인프라가 충분해졌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 연산장치와 입력인터페이스의 거리는 통신기술 발전에 힘입어 점점 멀어지는 추세다. 그리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최소한 당분간은, 구독 서비스와 함께 돌아갈 전망이다. 어차피 기기가 비싸거나 해서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인데다, 고스펙의 실물 기기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다. 대여 형식이 걸맞는 서비스 형태다. 5G 통신망을 사용해야 하니 이동통신사도 비즈니스에 들어오게 된다. 현재 마이크로스프트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베타 테스트 중인데 한국에서는 SKT와 협업을 한다. 엔비디아는 ‘지포스나우’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서의 협업 이통사는 LG유플러스다. KT의 경우엔 독자적으로 ‘게임박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상위 퍼블리셔 중 하나인 구글은 ‘구글 스테디아’를, 아마존은 ‘아마존 루나’를 발표했다. 구글의 경우를 보면, 우선 일시불로 조작용 컨트롤러와 접속용 크롬캐스트를 사고 3개월 이용권을 받는 형식이다. 정정, ‘이었다’. 구글 스테디아는 담당 팀이 해체되면서 서비스 포기로 가는 상태다. 아마존 루나는 여러 회사의 구독 서비스를 아마존의 플랫폼에 모아놓는 형태를 추구하고 있는데, 아직은 정식 출시 전인 얼리 억세스 단계라 채널이 많지 않다. 구독 서비스 유형 중에서 가장 최신의 형태이다 보니까 정착은커녕 아직 정돈이 되지 않은 모양새다. 동시에, 컨텐츠를 직접 보유하지 않은 퍼블리셔가 초기 단계에서 고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비스 형태가 정돈되어 시장에 정착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게임 기기를 원격으로 빌리는 서비스이니, 종래에는 기기 사양에서의 자유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소니가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라고 해서 반드시 플레이스테이션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의 스트리밍을 버리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슈퍼 컴퓨터를 콘솔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구도가 실현된다면 개발 환경은 크게 변할 것이다. 구동 기기가 PC이든 콘솔이든, 개발은 기기 사양의 한계점을 상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대중적 보급의 필요성 때문에 구동 기기의 한계선은 당대 기술의 최첨단보다는 몇 계단 낮다. 따라서 스트리밍이 모여드는 메인프레임의 사양이 최첨단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몇몇 장르는 현재 처해 있는 장르의 내적 한계를 돌파할 수도 있다. MMORPG가 서버 렉의 문제를 상당 부분 탈출할 수 있다거나, 오픈월드가 NPC의 리액션을 세세한 맥락과 상황에 따라 사실적으로 다르게 내보인다거나 하는 전망이 가능하다. 문제는 없을까?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만 저장하게 되면서 제기되었던 문제가 다시 나올 수 있다. 주도권이 회사에게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인게임에서 억울한 상황을 당해 소송을 벌인다거나, 잊혀질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데이터를 지워달라고 요청하는 유저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식의 갈등 과정에서 칼자루는 회사가 쥐고 있다. 반면 이런 중앙집권의 형태에서 반대의 논거를 읽어낼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른 대여 방식에 비해 구독은 지속성에 특징이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 구독이 끊긴다는 것은 소유권 판매를 할 때보다 이윤이 극도로 낮다는 의미다. 그리고 구독을 취소하는 것은 구매를 취소하는 것보다 간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는 구독자들의 반응에 더 예민해진다는 전망이다. 그래서 최초의 질문 2개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 2개가 솟아나게 된다. 하나, 게임 구독 리스트 내지는 ‘1면 게임’의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험블 번들이 매달 선정하는 12개의 게임이라든가, 리스트의 상단에 노출되는 게임은 어떻게 선정될까? 선정 기준은 합리적일까? 유튜브와 OTT 서비스의 경우엔 소비 패턴을 학습한 알고리즘이라는 대답을 내놓았지만, 이보다는 좀 더 진지한 질문과 대답이 필요할 것이다. 알고리즘이라는 방패 뒤에서 이용자들에 대한 취향 조작이 시도되고 있다는 의혹은 지금도 존재하며, 알고리즘 자체가 광고 상품이나 로비 내용이 되는 경우 또한 우려해야 한다. 둘, 세이브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인가? 게임 내 아이템과 인게임 결제 혹은 ‘현질’의 이슈에서 참고할 부분이 있겠지만, 예상되는 미래는 있다. 어쩌면 소비자들이 보유한 세이브 데이터가 정리되어야 할 부실기업의 인질이 되거나, 혹은 매각될 회사의 자산으로 처리되는 미래다. 그러면 이 데이터의 ‘소유권’은 회사에 있는 걸까 소비자에게 있는 걸까? 소유권은 빼더라도, 비유적 의미의 지분은 소비자에게 있는 것일까? 이 논의를 더 진행하면 데이터 주권에 따른 기본소득 논의와도 맞닿는다. 그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보자. 현재까지 제시된 구독 서비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성능 좋은 플랫폼 기기에 여러 사람이 스트리밍으로 접속하여 그 처리 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그 서비스를 구독의 형태로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내지는 회사에서 보유한 고성능 컴퓨터를 구성원들이 클라우드 스트리밍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리고 지자체와 회사는 이를 자신들의 강점으로 홍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산업단지 조성에 있어 새로운 옵션이 될지도 모르겠다. *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 등장하는 소버린 문명의 군대는 전투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수행한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 2]에서 소재 중 하나로 다룬 적이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병사’ 개념이 떠오른다. 현재 드론 조종사의 전투 업무 형태가 후에는 더 많은 보직의 군인에게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의 끝에서, 질문은 다음 지점으로 흐르게 된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나아가 구독 경제는 이 정도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될까? 우버의 예를 떠올려 보면, 2010년대의 화두 중 하나였던 공유 경제 개념은 예상보다 세상을 많이 바꾸지는 못했다. 최종 단계의 퍼블리셔들이 기존 체제와의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반면 구독 경제는 기존 체제의 일부를 변형한 버전이다. 이미 완성차 구독 서비스도 등장한 만큼, 적응이 훨씬 쉽다. 그리고 작아서 적응하기 쉬운 변화는 불가역적 변화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스팀의 ‘양식화된’ 태그를 통해서 본 예술로서의 게임, 혹은 게임으로서의 예술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12년 전, 그러니까 2014년에 ‘태그’ 기능이 스팀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스팀은 스스로 이 기능을 “새롭고 강력한 게임 구매 방법”이라 설명한다. “지속적으로 부착된 태그는 독립적인 부류로 나누어지고, 모두가 함께 정의한 장르, 주제, 특징으로 나누어진 상품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즉 여기서 ‘태그’는 “장르, 주제, 특징”과는 다른 제4의 분류법이다. 나아가 스팀의 ‘태그’ 기능 소개 페이지는 “어떤 단어로도 태그를 달 수 있”음을 명시한다. < Back 29 GG Vol. 26.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g-Yi Writes with an interest in the interrelations among violence, suffering, and division. Produced works including Mapping the Affective, Pouring Water into a Poisoned Bottomless Jar, and Monthly Paper, and served as dramaturg for the plays Opera Charlotronique and The Man Who Became a Pillow. Author of Hormone Journal and Game Chorus, and co-author of A Mad, Love Song.
- 2023 국정감사의 게임 이슈 톺아보기
지난 10월 한 달 동안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된 게임 관련 이슈를 톺아본다. 공교롭게도 딱 10개 이슈가 나왔는데, 9개는 주무 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다뤄졌으며 하나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졌다. < Back 15 GG Vol. 23.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Editor's View] 무던히도 게임이 많았던 2023년을 마무리하며
2년 반동안 GG의 글들을 눈여겨 봐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년 2월, GG는 여전히 디지털게임과 우리라는 주제를 들고 변함없이 돌아오겠습니다. 차분함과 평온함이 가득한 연말연시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Back 15 GG Vol. 23.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현실과 가상의 구분을 없앴던 비범함에 대해서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2024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노르웨이의 ‘마츠 스틴’라는 게이머의 삶에 주목한다. 작품은 작년 한 해 동안 선댄스 영화제에서의 수상과 더불어 여러 영화제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얻었고, 현재는 OTT서비스 ‘넷플릭스’와 계약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다큐멘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있다.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다큐멘터리, WOW, MMORPG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editor's View] 먹지 못하는 매체가 먹는다는 본능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d7b2758a51c7467cb550da0d64068a8f~mv2.png/v1/fit/w_176,h_124,q_85,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d7b2758a51c7467cb550da0d64068a8f~mv2.png)

![[인터뷰] 게임은 현대미술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 MMCA서울관 〈게임사회〉 展](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f9d62b938d51405d94e8f6f287650666~mv2.jpg/v1/fit/w_176,h_124,q_80,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f9d62b938d51405d94e8f6f287650666~mv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