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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의 심즈, 내일의 인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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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5. 6. 10.

게임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국가의 경영과 역사 속 전쟁, 용과 엘프가 나오는 판타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의 생존은 훌륭한 게임 소재다. 그렇지만 컴퓨터 조립(PC 제작 시뮬레이터)이나 트럭 운전(유로트럭), 자동차 조립(카 메카닉 시뮬레이터)처럼 비교적 사소한 일들도 게임이 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게임 가운데 '청소'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게임은 꽤 매니악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필자의 지인은 '방 청소를 미뤄두고 <하우스 플리퍼>를 밤새 플레이했다'는 경험을 전했다. <하우스 플리퍼> 외에 고압세척기와 비누액으로 묵은때를 벗겨내는 개운함을 주는 쾌감을 가진 <파워 워시 시뮬레이터>나 살인현장을 청소한다는 콘셉트의 <연쇄청소부들>,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고 세차만 하는 <카 워시 시뮬레이터> 등이 유명하다.

 

게임의 소재가 이렇게도 무궁무진한데, 그 자체로 무궁무진한 삶은 또 얼마나 좋은 게임 소재겠나. 인간의 희노애락과 생로병사는 그 자체로 많은 공감 요소를 가진다. 비디오게임의 시대가 오기 이전부터 인간의 삶은 역할극이 됐고, 그러한 놀이로 현실에서 꿈꿀 수 없는 로망이 충족됐다. 바비 인형을 가지고 하던 놀이는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이 장르의 최고봉에는 단연 심즈 시리즈가 있다. 한국의 크래프톤은 올해 <인조이>의 얼리액세스를 시작하며 심즈 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적지 않은 프로젝트들이 심즈 시리즈의 아성을 넘보려했지만, 그 아성에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과연 <인조이>는 이 독창적 장르 안에서 안착할 수 있을까? 그를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라이프 시뮬레이션의 최고봉 '심즈' 시리즈

 

먼저 짧게나마 25년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심즈 시리즈의 역사를 돌아보려 한다. <심즈>(2000)는 <심시티>, <심어스>, <심앤트> 등을 '심'시리즈를 창작한 윌 라이트가 만들었다. 그의 스튜디오 맥시스는 '장난감'을 디지털게임으로 구현해야겠다는 철학(Toy-Based Design Philosophy)으로 90년대 게임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했다.

 

언급한 게임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딸 캐시 라이트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윌 라이트는 소꿉놀이를 하던 딸의 모습을 보고 <심즈>의 밑그림을 그렸다. 게임의 프로젝트명은 '인형의 집'(Dollhouse)이었다. 그간 도시나 농장 같은 큰 공간을 무대로 삼았던 맥시스는 규모를 줄여 마을 속에서 인간의 삶을 게임에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심즈>는 식욕, 수면욕, 명예욕, 그리고 성욕과 같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파라미터화했으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지적 시점에서 심(인간 캐릭터)들의 생을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이뿐 아니라 집을 짓는 건축 모드나 상품을 구매해서 살림살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구매 모드는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고도화된 상태로 준비됐다.

 

<심즈>를 개발하던 중, 맥시스는 공격적 M&A 전략으로 공룡이 되어가던 EA에 인수됐다. <심즈>는 2000년 EA의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에 출시됐다. <심즈>는 발매 첫해 177만 장이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했고, 공격적인 확장팩 전략으로 5년 동안 약 630만 장이 판매됐다.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물론 개발자들까지 '이런 게임을 누가 재밌어하느냐'라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윌 라이트의 '심'은 <심즈>로 당당히 마침표를 찍었다. <심즈>는 세계 비디오게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 <심즈>

 

 

<심즈 2>(2004)는 전편의 엄청난 성공 덕에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2.5D 그래픽에서 회전 가능한 3D로 개발되었으며, 부모의 생김새를 물려받거나 관계도 히스토리가 남는 등 여러 측면에서 고도화가 이루어졌다. 윌 라이트의 회고에 따르면 2004년 나온 <심즈 2>는 "플레이어가 세밀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캐릭터는 욕망과 두려움을 갖게 되었"으며 "이웃들은 절박한 주부들과 바람피는 남편들로 얽힌 TV 리얼리티쇼처럼 구성"되었다.

 

<심즈 2>에 접어들면서 모드(Mod; modification) 커뮤니티가 훨씬 더 활발해졌다. 전작 <심즈>에 모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즈> 플레이어들은 .iff 확장자를 분석하면서 여러 비공식 툴을 배포했고, EA도 이런 UGC(유저 창작 콘텐츠)를 딱히 막지 않았다. 그 결과 The Sims Resource, SimFreaks, 7DeadlySims 같은 홈페이지가 생겨났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모딩 콘텐츠를 배포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심즈>는 태생적으로 2.5D 게임이었고, 게임으로 표현할 수 있는 UGC 또한 한계가 명확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심즈 2>의 모딩, UGC 커뮤니티는 더 넓고 깊어졌다. 2000년대 중반이 되면서 패키지 게임을 하면서 온라인을 참고하는 일이 점차 익숙해졌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심즈>가 출시된 2000년의 인터넷 이용률은 52%, <심즈 2>가 출시된 2004년은 63%를 기록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DSL, 케이블 등 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보급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인터넷 접속을 경험했던 것이다.

 

* <심즈 2>

  

한편, <심즈 2>의 선임 게임 디자이너를 맡았던 윌 라이트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매료되고 있었다. 그는 <심즈 2> 발매 이후 <스포어>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2009년에는 맥시스에서 퇴사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심즈 시리즈의 25년을 기념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속편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I never really liked the idea of working on sequels)라고 고백했다.

 

윌 라이트는 떠났지만 <심즈 3>(2009)는 계속 개발됐다. <심즈 3>는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를 채택했다. 모든 부지를 연결한 대담한 시도는 박수를 받았지만, 발매 초기 최적화와 버그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오브젝트와 색감과 광택이 추가되면서 커스터마이징의 옵션이 전편에 비해 상당히 많아졌다.

 

오픈월드와 그 영향으로 높아진 자유도는 게임의 실행성과 범용성을 낮추는 대신 독특한 재미를 주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은 모두 액션이나 슈팅, RPG 장르의 게임이었다. 라이프 시뮬레이션에서는 오픈월드 게임이 개발되지 않았다. (물론 개발이 이루어진 해당 장르의 게임 자체가 적다)

 

심을 '래빗홀'로 빠뜨리지 않고 일상을 모두 보이는 곳에서 진행하기로 한 기획은 기술적 어려움을 딛고 결국 성공했다. 주변의 심들은 함께 늙어가고, 하나의 월드에서 함께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기술적 난도가 너무 높았던 탓에 맥시스는 <심즈 4>(2014)에서 오픈월드를 포기했다. 오픈월드와 자유도, 커스터마이징 삼박자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몇몇 매니아들은 아직도 <심즈 3>를 플레이한다.

 

* <심즈 3>

 

<심즈 4>는 오픈월드를 포기한 대신 편의성과 접근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월드가 작아지면서 스토리모드나 차량 등이 삭제됐지만, 커뮤니티에 자신의 플레이를 업로드하기 위한 여러 기능들이 추가됐다. '인칭 시점'과 '갤러리 공유' 등이 업데이트됐으며, 밥을 먹으면서 대화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기능들이 대폭 추가됐다. 동작과 감정 표현 또한 부드러워졌다.

 

다만 <심즈 4>는 가장 논쟁적인 심즈다. 오픈월드의 삭제에도 최적화 문제가 제기됐고, 게임이 원래는 온라인게임으로 개발되었으나 급하게 스탠드 얼론으로 출시됐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4편에 들어서 EA의 DLC 정책이 문제가 되었는데, 2025년 기준 <심즈 4>에는 90개 넘는 DLC가 출시되었다. 코어 이용자는 100만 원 이상을 사용해야 게임의 모든 월드, 직업, 테마, 아이템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차세대 심즈로 '프로젝트 르네'가 존재하지만, 발표가 늦어지면서 <심즈 4>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라이브게임의 형태로 계속 서비스되고 있다.

 

* <심즈 4>

 


쉽지 않았던 심즈 뛰어넘기

 

25년의 역사 동안 심즈 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민 프로젝트는 적지 않았다.

 

<세컨드 라이프>(2003)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무기로 삼았고 한때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세컨드 라이프>는 2020년대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재발굴되었으나 결론적으로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자리를 내줬다.

 

독일에서 만든 <싱글즈>(2003)는 '성인용 심즈'로 주목을 받았으나 2005년 2편 이후 발매가 멈추었다. 연애와 섹스에 거의 모든 기능을 맞추면서 큰 반향을 이끌지 못했다. 인터페이스와 AI의 만듦새 또한 <심즈>보다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모바일게임으로 출발한 <버츄얼 패밀리>(2009)는 PC 환경을 갖추지 않은 게이머에게 어느 정도 반향을 끌었다. 간략화된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말 그대로 '가상 가족'의 육성과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PC 심즈 시리즈와 비교하기에는 기능적으로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8년 EA가 <심즈 모바일>을 내놓으면서 이쪽 시장에서도 양분화가 이루어졌다.

 

* <세컨드 라이프>

 

파라독스의 '라이프 바이 유'는 가장 유력한 대항마였으나 출시를 2주 앞둔 2024년 6월 돌연 출시가 취소됐다. 해당 발표 이후 개발사는 폐쇄됐고 "게임이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었다"라는 전 직원의 폭로가 나오면서 파라독스 측의 일방적인 개발 취소였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 두 차례 연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추가 연기로는 ROI를 맞출 수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추측이 나온다.

 

그밖에 '알터라이프'와 '파라라이브'가 현재 개발 중이나 언제 출시될지는 알 수 없다. 개발진의 규모가 EA-맥시스와는 비교할 수 없이 기 때문에 심즈 시리즈와 비교할 수 있는 라이프 시뮬레이션이 나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여담이지만, 심즈 시리즈를 즐기는 주요한 이유는 ‘권능감’이었다. 수영장에 사다리를 치워버리거나, 불타는 방 안에 심을 가두어버리는 괴상한 플레이는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도전자들은 그러한 컬트적인 인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 <라이프 바이 유>

 


인조이의 도전장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지난 3월 얼리엑세스를 시작했고 출시 1주차에 100만 장의 판매량을 돌파하며 그간의 심즈 경쟁자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초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방송 플랫폼 SOOP(옛 아프리카)과 치지직에서 게임 카테고리 시청자 수 1위, 트위치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보는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인조이> 창작물 공유 플랫폼 '캔버스'(CANVAS)는 이용자 수 120만 명을 돌파했다.

 

기사를 탈고 중인 현재(5월 29일) <인조이>에는 1,678명의 일 피크 이용자가 접속한 것으로 확인된다. <심즈 3>에는 1,487명, <심즈 4>에는 32,035명의 피크 이용자를 기록했다. 초반에 보여준 파괴력을 라이브까지 안정적으로 잇고 있지는 못하는 인상이다.

 

개발진은 흐름을 되살리기 위해서 이달(2025년 5월) 말 공식 모드 개발 툴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모드킷에는 어셋 다운로드 기능, 마야 블렌더 플러그인, 언리얼엔진 5 기반 모드 프로젝트 생성, 커스포지 연동 등이 지원된다. 모딩을 통해 자신만의 게임을 즐기는 해당 장르 커뮤니티의 동향에 주목하는 행보로 보인다.

 

특정 게임을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필자는 다만 심즈 시리즈라는 거울을 통해 <인조이>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춰보고자 한다

 

* <인조이> 

 


인조이의 미래는 심즈에 있다

 

ⓐ 심즈: 사회에 대한 메시지

 

사실 25년 전 <심즈>로부터 기술적으로 배울 점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윌 라이트가 추구했던 작가주의는 <인조이> 개발진이 참고할 만하다.

 

<심즈>는 미국 중산층 가정의 소비문화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게임이었다. 게임 속 구매 모드에서는 냉장고와 TV는 행복을 보장하는 아이템처럼 묘사됐지만, 금방 고장나리기 마련이고, 심은 그것을 고치려다가 죽어버린다. 도둑이 들어서 물건을 훔쳐 가고, 게임은 플레이어를 놀리는 듯한 문구를 노출했다.

 

<인조이>에는 그런 날카로움이 거의 배제된 인상이다. 상호작용 옵션은 많지만 '사업 파트너'나 '천생연분'과 같은 미리 마련된 틀 안에 갇혀있으며, 시스템은 조이가 사고를 당하거나 좋은 일이 생길 때나 그저 다독일 뿐, 플레이어를 자극하지 않는다. 게임 속 구매 가능한 물건들을 모아놓은 카탈로그는 거의 비어 있으며, 얼리엑세스 버전부터 가전기업의 PPL 상품이 들어있다.

 

<인조이>는 언리얼엔진 5의 기능성을 선보이는 훌륭한 쇼룸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서 창작자의  메시지를 찾기는 어려웠다. AI 기반 자율 시뮬레이션 속에 인간 사회의 아이러니나 직업의 애환 같은 것은 이 게임에서 거의 없었다. 굳이 비판적인 메시지가 아니어도 좋다. 게임의 김형준 디렉터는 <인조이>로 하여금 "사람들이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는 게임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돋보일 수 있을까?

 


 

ⓑ 심즈 2: 모딩으로 완성되는 게임

 

<심즈 2>의 진정한 가치는 모딩에 있었다. 유저들은 새로운 옷과 가구, 맵뿐 아니라 캐릭터의 유전 구조와 사회적 관계까지 손을 댔다. 개중에는 일반적인 윤리의 선을 넘는 튜닝도 존재했지만, 이는 곧 게임이 창작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스팀에 착한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듯 말이다)

 

<인조이>도 '툴킷'이자 '플랫폼'을 지향해야 한다. 다행히 개발진은 그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캔버스(CANVAS) 플랫폼과 5월 말 예정된 공식 모드킷 업데이트로 <인조이>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다만 모딩이 성공한 모든 게임이 그러하였듯, 자유로운 창작이 그 생태계를 지탱할 것이다.

 

<심즈 4>에서는 범죄자 모드, 빌런 모드뿐 아니라 게임 속 시스템을 완전히 변경하는 모드들이 마련되어 있다. 아름다운 조이(인조이의 캐릭터)나 집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캔버스에서 활동하고, <인조이> 가능성의 극한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은 별도의 창작마당에서 논다면 <인조이>는 활력을 얻을 수 있다.

 


 

ⓒ 심즈 3: 양날의 검, 오픈월드

 

<심즈 3>의 오픈월드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심들이 동네 곳곳을 로딩 없이 오가고, 이웃들도 자율적으로 삶을 꾸려갔다. 한 세계 안에서 모두가 동시에 살아가는 구조는 유례없는 몰입감을 선사했지만, 동시에 끊임없는 버그와 성능 저하라는 대가를 치렀다.

 

<인조이>는 언리얼엔진 5 오픈월드를 채택했다. 높은 권장사양을 요구하고 있고, <심즈 3> 때와 유사한 최적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A가 그러했듯이 크래프톤 또한 이 장벽을 넘어서야 게임이 오래 가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게임을 즐기는 타겟층의 하드웨어 조건을 고려한다면, 권장사양의 다운그레이드는 반드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심즈 4: DLC는 얼마나 많아야 할까?

 

<심즈 4>는 라이브 게임으로 전환되면서 콘텐츠 확장에 집중했다. 문제는 그 확장의 방향이었다. DLC는 90종이 넘고, 모든 콘텐츠를 체험하려면 100만 원이 넘는 돈이 들게 됐다. 이는 유저들의 피로감으로 직결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심즈 4>에 들인 매몰비용이 <인조이>보다 많은 원인이 되었다.

 

<인조이>는 현재 44,800원에 판매 중이고 이 기간 동안의 DLC는 무료로 제공한다. <심즈 4>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채택했고, 잠재적인 경쟁자인 후속작 프로젝트 르네 역시 부분 유료화 모델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므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크래프톤의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BM에 대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DLC의 수와 가격보다 그것을 유저들에게 설득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콘텐츠를 분절해 파는 구조는 유저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그렇다고 유료 DLC가 전혀 없는 모델을 추구하면 만든 이들에게 상업적 효능감을 줄 수 없을 것이다. DLC 전략 또한 까다로운 커뮤니티와 ‘스파링’ 과정 끝에 제출되어야 할 것이다. DLC 전략은 콘텐츠 분할이 아닌,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되어야 한다. 크래프톤이 <인조이>를 일회성 화제작이 아닌, 살아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팔 것인가”보다 “누구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 97개에 달하는 <심즈 4>의 추가 콘텐츠

 


마치며

 

삶은 게임이 될 수 있을까? ― <심즈>는 이 질문을 25년간 반복해 왔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인조이>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형의 집’ 안에 담긴 욕망, 기술, 플랫폼, 그리고 가족은 독특한 게이머 그룹을 형성했고 10여 년 전에 나온 <심즈 4>는 아직도 파급력있는 라이브게임으로 군림하고 있다. 도전자의 위치에 선 <인조이>는 <심즈>가 이룩한 것과 같은 역사를 그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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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디스이즈게임 취재기자. 에디터와 치트키의 권능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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