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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반대편에 있는, 생산하지 않는 활동으로서의 놀이는 노동과 같은 방식의 효율이라는 방법론을 추구하게 되었다. 생산하지 않는 활동에서의 효율이란 어떤 의미일까?

최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게임 하느라 몇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거야!’
이어서 등짝 스매싱이 날아온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장시간 게임에 몰두하는 청년, 청소년들은 ‘가정-내-관리자’로부터 고함을 동반한 힐난은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 고통을 수반한 손길까지 언제든 주어질 수 있음을 감수해야 했다.

엄지용

물류 전문기자로 살아온 것이 어언 10여년. 필자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으니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이다. 물류(物類)란 그 단어가 품은 의미처럼 ‘만물의 이동’이다. 우리가 물류라고 굳이 인식하진 않겠지만,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오늘 입고 신은 옷가지와 신발, 식당에서 사용한 식기와 반찬 종지까지 모든 것에는 물류가 따라왔다.

서도원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꽉찬 인벤토리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23년 대흥행을 이루었던 <발더스게이트3>에서는 아이템의 무게가 발목을 붙잡는다. 일반적으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어떤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고, 어떤 아이템이 ‘잡템’인지 알 수 없어서 보부상처럼 모든 아이템을 들고 다닌다. 그러다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면 아이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때 무엇을 들고 다닐 것이고 무엇을 버리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관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유튜브나 커뮤니티에는 ‘발더스게이트 인벤토리 관리 꿀팁’ 글들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이선인

프라스카를 포함한 루돌로지스트 관점에서의 분석대로 비디오 게임은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디지털digital의 시뮬레이션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본질적으로 비디오 게임은 세계를 어느 정도 계산 가능한 것digit으로 치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비디오 게임의 세계는 숫자로 치환된 현실을 가진다. 이것은 디지털 게임에 있어 불변의 조건이다.

이연우

<돈스타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농사의 중요성을 알고있을 것이다. 당장의 굶어 죽을 위기에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밥을 찾아 헤매는 일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따라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게이머들은 어느 순간부터 터를 잡고 작물들을 키워나간다.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보라무

효율성은 분명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그것이 유일한 플레이 방식일 필요는 없다. 게임에서 비효율을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성공에 관심 없는 것이나 열등하거나 패배적인, 혹은 의도에서 벗어난 부적응적인 태도라고 보긴 힘들다. <월든>에서 소로가 자연 속에서 존재하는 고유한 삶의 속도를 발견했듯이, 무엇이 게임에서 ‘성공'인지 각자가 내리는 정의가 다를 뿐이며 플레이어 각각에게 존재하는 삶의 속도가 다를 뿐이다. 비효율적인 게임 플레이는 게임이 단순한 목표 달성의 도구가 아닌 복합적인 경험의 장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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