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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개최 안내
게임제너레이션은 한국 디지털게임 비평의 활성화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매년 게임비평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25년의 공모전을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 Back 제4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개최 안내 25 GG Vol. 25. 7. 3. 게임제너레이션은 한국 디지털게임 비평의 활성화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매년 게임비평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25년의 공모전을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 공모형식 및 참여방법 - 주제ㅣ 디지털게임에 대한 비평 (세부주제 자유. 기존 GG 아티클 및 공모전 수상작 참조) - 형식: 워드프로세서 파일(HWP, DOC 등) 형식으로 제출. 파일명에 글제목 및 저자명 포함. - 분량: 4천자 ~ 8천자 내외 (이미지 삽입 5개 이하) - 제출방법: 공모전 전용 이메일( ggcriticcomp@gmail.com ) 을 통해 제출 ■ 시상내역 - 총 4편 내외 당선작 선정 및 시상 - 상금 및 상장 수여: 편당 120만원(세전, 원고료포함). - 2025 G-STAR(부산)에서 시상식 진행 예정 - 당선작 GG 26호(2025. 10) 게재 ■ 일정 - 2025. 09. 07(일) 접수마감 (23:59까지) - 2025. 09. 23(화) 심사완료 및 결과통지 - 2025. 10. 10((목) GG 26호 수상작 게재 - 2025. 11. G-STAR 일정 중 시상식 진행 (세부일정 확정후 별도 통보) ■ 기타 - 제출된 원고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 수상작은 GG에 게재됨과 동시에 GG아티클과 동일하게 전재되어 타 매체에 기고할 수 없습니다. - 응모는 1인당 1작품을 기준으로 하며, 초과 투고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기존 GG 공모전 입상자는 선정에서 배제됩니다. - 제출되는 모든 응모작은 표절검사를 실시하며, 수상 이후라도 표절 문제가 확인될 경우 수상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기타 공모전 관련 문의는 공모전 공식 이메일( ggcriticcomp@gmail.com ) 으로 보내주십시오. ■ 주최: 게임문화재단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게임 노동자들은 왜 노조를 만드는가? - 북미 게임 산업의 노동운동단체 GWU Montréal 인터뷰
그런데 민주노총 같은 거대한 노동총연맹이나 기업별 노동조합이 아닌, 제 3자로서 게임 업계만을 지원하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다소 의외였다. 새로운 층위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 같아서, 흥미로운 마음을 가지고 포스터에 적힌 링크를 통해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 Back 게임 노동자들은 왜 노조를 만드는가? - 북미 게임 산업의 노동운동단체 GWU Montréal 인터뷰 26 GG Vol. 25. 10. 10. 2025년 6월, 나는 캐나다 몬트리올을 여행 중이었다.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한 장의 강렬한 포스터를 발견했는데, “Take the Controls”라는 온라인 정기 토론회를 홍보하는 포스터였다. 게임 업계의 고용 불안과 불투명한 보상 체계 등 산재한 여러 문제에 대해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든 모여 생각을 나눠보자는 초대의 말도 함께 적혀 있었다. 여행 중 마주한 풍경쯤으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그 포스터에 눈길이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게임 회사에 재직했을 때 사내 노조의 조합원이기도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는 GWU Montréal 라는 곳이었다. 이 단체에 대해 알아보니, Game Workers Unite(GWU)로서 “게임 업계에 노동조합 설립을 돕는다”는 사명을 갖고 여러 지원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은 유비소프트와 같은 대형 게임 회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자, 북미 최대의 게임 산업 허브로도 알려져 있다. 막연히 생각했을 때, 먼저 캐나다라는 선진국의 이미지가 떠올랐고, 프랑스와 문화적으로 연결된 퀘벡이란 지역의 맥락이 연상되었기 때문에, 이곳의 노동환경은 한국보다 훨씬 잘 보장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민주노총 같은 거대한 노동총연맹이나 기업별 노동조합이 아닌, 제 3자로서 게임 업계만을 지원하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다소 의외였다. 새로운 층위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 같아서, 흥미로운 마음을 가지고 포스터에 적힌 링크를 통해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행사 시간에 맞춰 토론장에 접속해보니,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게임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온라인 밋업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의 노동 문제에 관해서 모두가 솔직하게 현장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캐나다는 프랑스어와 영어가 함께 쓰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실시간 번역이 재빠르게 진행되는 모습도 굉장히 인상 깊었던 순간이었다. GWU Montréal은 독특한 입지를 갖고 있는 단체다. 귀국 후에도 그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남아있었기에, 이들의 활동과 관련한 상세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서 들어보기로 했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GWU Montréal의 소개 부탁한다. GWU Montréal은 게임 노동자들의 민주적 단체로, 게임 산업의 노동조합 설립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의 목표는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더 강한 목소리를 내고 정당한 권리와 보호를 보장받는 노동조합화된 게임 산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직장에서 노동조합 캠페인을 벌이고, 서로를 지원하며, 업계 전반 차원으로는 조직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제작한다. 우리 단체는 2018년 GDC에서 있었던 집단행동을 계기로 시작된 ‘Game Workers Unite’ 글로벌 운동의 한 단위로서 설립되었다. GDC가 열리기 몇 주 전, 행사 중 하나로 노동조합과 관련된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는 계획이 몇몇 게임 업계 종사자들에게 알려졌다. 그러나 라운드테이블이 전개될 방식에 우려되는 지점들이 있었고, 자칫 그 자리가 노동조합 파괴(union-busting)의 장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행사장에서 친노동조합적 존재가 되기 위해 조직화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GDC에서 배포할 텍스트 자료(zine)와 버튼 뱃지를 제작했고, 사람들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도록 했다. 행사장은 결국 노동조합화가 업계의 미래라고 믿는 사람들로 가득 찼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스스로를 노동조합화하고 있었던 북미의 저널리스트들이 특히 크게 주목했다. 이렇게 해서 GWU 운동이 탄생했고, 그때 참여했던 일부가 모여 이후 GWU Montréal을 설립했다. 북미 게임 산업에 노동조합이 필요한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가? 북미의 게임 노동자들은 크런치와 같은 장시간 노동, 과로로 인한 번아웃, 직장내 괴롭힘과 차별, 고용 불안과 잦은 해고, 창의적 자유나 중요한 의사결정 참여권의 부재, 그리고 유사한 일을 하는 다른 산업군보다 비교적 낮은 임금 수준 등 수많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문제들은 수십 년간 “열정(passion)”이라는 말로 정당화되어 왔다. 우리가 일에 애정을 가진다면 열악한 노동 조건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업계 현실에 지쳐가는 많은 게임 업계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의사 결정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해온 주요 사항으로는 해고로부터 보호하는 장치, 노동시간 단축과 일관된 초과근무 수당 지급, 투명한 급여 체계·승진·채용 절차, 임금 인상(특히 QA 같은 저임금 직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복리후생 개선, 생성형 AI 같은 신기술 도입과 활용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권 등이 있다. 노동조합, 노동자 권리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가 담긴 핀버튼 뱃지들 현재 북미 게임 산업 노동자들은 얼마만큼 서로 연대하고 있는가? 북미의 게임 노동자들 대다수는 노동조합 결성에 찬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업계에 대규모 해고 사태가 잇따르면서, 더 많은 노동자들이 조직화에 참여하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연대를 구축하고 조직화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지만, 이미 많은 비공식 네트워크 또는 집단 행동 사례들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해고와 직장내 괴롭힘에 항의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집단 퇴근하거나 파업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에는 성공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2025년에는 *제니맥스노동자연합(ZeniMax Workers United-CWA)이 파업 승인 투표에서 94%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고, 그 결과로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와 첫 번째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 제니맥스노동자연합은 300명 이상의 QA 노동자를 대표하여 2023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스튜디오로는 첫 번째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리고 2년 이상의 기나긴 협상 끝에 첫 번째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GWU Montréal은 2018년 GDC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글로벌 운동 'Game Workers Unite'의 몬트리올 지부로, 북미 게임 산업의 주요 거점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GWU Montréal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GWU Montréal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우리 자체는 노동조합이 아니지만, 조직화를 원하는 노동자들을 지원한다. 이들에게 조직화를 위한 지식과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우는 공동체가 만들어지도록 한다. 활동가들은 게임 업계의 다양한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인 동시에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노동법이나 노동조합 파괴 전술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조직화 교육과 공개 워크숍을 운영하고, 피크닉이나 토론의 밤, 버튼 뱃지 제작 모임 같은 사회적 행사도 개최한다. 아울러, 각종 배포 자료를 제작해서 노동조합에 관한 지식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직장 문제를 겪고 도움을 요청하는 노동자들을 지원한다. 법률 자원이나 지역 단체와 연결해주고 조언과 심리적 지지도 제공한다. 또한 우리는 지역 노동조합 연맹이나 전국 단위 노동조합들, 예를 들어 캐나다 전국노동조합총연맹(CSN)이나 미국통신노동조합(CWA)와 같은 조직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GWU Montréal의 활동이 직접적으로 노동조합 결성에 기여한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나? 2021년에 우리 단체의 회원 일부는, 미국통신노동조합(CWA)과 함께 노동조합을 조직하는데 참여했다. 게임 업계로서는 북미 최초로 공식 인증을 받은 보데오 게임즈(Vodeo Games)사의 노동조합이다. 조합원들은 모두 GWU Montréal 활동을 통해 노동조합에 대해 배우고 교육을 받았다. 미국통신노동조합(CWA)의 전문 조직자들과 함께 게임 업계의 노동조합 설립을 성사시킨 것이다. 또한 비디오게임노동자연합(United Videogame Workers, UVW-CWA)이라는 ‘직접 가입(direct-join)’ 노동조합의 조직화에도 참여했다. 북미 대부분의 노동조합은, 한 직장의 종사자들만이 가입할 수 있고 정부 노동위원회 인증을 필요로 한다. 반면에, 직접 가입 노동조합은 이러한 법적 구조 밖에서 운영된다.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정규직, 프리랜서, 심지어 실직자까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UVW-CWA는 북미 게임 산업 최초의 직접 가입 노동조합으로, 2025년 5월에 출범했다. 우리는 이외에도 여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해에는 캐나다 전국노동조합총연맹(CSN)과 함께 퀘벡주 게임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주(州)단위 노동조합 설립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GWU Montréal은 노동자의 권리를 알리는 다양한 자료들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네오플이 업계 최초로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의 권리와 파업의 정당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나는 북미에서는 파업이 어떤 법적 조건과 문화적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북미 게임 산업에서 ‘파업’을 둘러싼 법적·문화적 환경은 어떤가? 북미에서 파업은 법적으로는 허용되어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언제/어떻게 파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제한이 있다. 이른바 ‘랜드 공식(Rand formula)’이라는 규율에 따라,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협상 기간 중 협약이 만료된 경우에만 파업이 가능하다. 다행히 퀘벡 주에는 스캐빙(scabbing: 파업 등 노동쟁의시 회사가 대체 인력을 고용하는 행위)을 금지하는 법이 있어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일정 부분 보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자들은 여전히 파업이나 집단 행동이 경영진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본다. 2023년 할리우드 배우와 작가들의 파업과 최근 캐나다 승무원 파업은 게임 업계를 포함한 대중적 지지를 받으며 파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켰다. 반면에,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파업권을 더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파업이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부 장관이 임의로 파업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 영향이야말로 파업이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협상력의 핵심 원천이다. 노동조합들은 이에 맞서 싸워오고 있고, 올해 여름에는 파업 승무원들이 복귀 명령을 거부하며 파업을 계속 이어갔다. 이는 다시금 노동운동이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 북미 게임 산업은 어떤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현재 북미 게임 업계는 “trash fire(쓰레기 더미에 불이 붙은 상황)”라고 흔히 묘사된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대규모 해고와 스튜디오 폐쇄는 노동 인력을 초토화시켰고, 업계가 운영되는 방식에 많은 이들이 환멸을 느끼고 있다. 우리의 희망은, 지금은 암울해 보일지라도 노동자들이 힘을 합친다면 더 나은, 더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끊임없는 두려움과 불확실성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해고가 모두의 최대 관심사이긴 하지만, 최근 DEI 프로그램(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빠른 탄압은 이른바 “진보적”이라 자처하던 기업들의 노동자들조차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노동자들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점점 더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재택 근무, 주당 노동 시간, 차별 문제, 그리고 프로젝트에 대한 창작 통제권(특히 업무 과정에 AI 기술이 강제로 도입되는 문제에 맞서기 위해)을 중심으로 조직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GWU Montréal의 활동 모습 한국 및 글로벌 게임 산업의 노동 문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과 캐나다 모두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려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는 ‘반노동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18년이라는 이른 시기에 넥슨코리아 노동자들이 업계 최초로 법적으로 노동조합 지위를 획득한 것은 큰 영감을 주었다. 게임 산업은 국제적인 산업이며, 조직화 또한 반드시 국제적 노력이어야 한다. 서로 다른 법체계나 언어적 장벽이 국경을 넘어 연대를 구축하는 데 장애물이 되지만, 노동조합과 노동자 권력의 핵심은 어디에서나 동일하고 전 세계 노동자들은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노동자연대(Game Workers Coalition: 게임 산업 노동자 주도 노동 단체 및 노동조합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GWU Montréal도 네트워크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 )와 같은 단체는 각지의 노동자들을 이어주기 위해 활동하고 있고,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GWU Montréal의 목소리는 한국 게임 업계에도 중요한 울림을 준다. 캐나다와 한국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게임 노동자들이 직면한 본질적 문제는 다르지 않다. 고용 불안, 크런치, 괴롭힘, 임금 인상과 공정한 보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배제. 이 문제들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더 나은 게임 산업을 향한 길은 노동자들의 연대에서 시작된다. GWU Montréal의 활동가들이 그랬듯, 넥슨코리아와 네오플의 조합원들이 그랬듯, 변화는 누군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동료들과 대화하고, 작은 모임을 만들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 그 작은 실천들이 모여 산업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된다. 몬트리올 거리의 포스터가 그랬듯, 변화의 시작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Interview] A journey towards the next step of Korean game research, Prof. Tae-jin Yoon, the president of DiGRA-K
In March 2024, the South Korean regional chapter of the Digital Games Research Association (DiGRA) was established. DiGRA is one of the world's largest international associations for academics and professionals who research digital games and associated phenomena. Its Korean chapter, named “DiGRA-K”, is now the latest new regional hub followed by the ones in Europe, Asia, and North and South America. DiGRA-K aims to promote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to game research, strengthen connections with industry and academia, and support the next generation through international collaborations. Notably, DiGRA-K aims to overcome the gap between academic disciplines in Korea when it comes to research games, while seeking to encompass both industry practitioners and academia. < Back [Interview] A journey towards the next step of Korean game research, Prof. Tae-jin Yoon, the president of DiGRA-K 26 GG Vol. 25. 10. 10. In March 2024, the South Korean regional chapter of the Digital Games Research Association (DiGRA) was established. DiGRA is one of the world's largest international associations for academics and professionals who research digital games and associated phenomena. Its Korean chapter, named “DiGRA-K”, is now the latest new regional hub followed by the ones in Europe, Asia, and North and South America. DiGRA-K aims to promote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to game research, strengthen connections with industry and academia, and support the next generation through international collaborations. Notably, DiGRA-K aims to overcome the gap between academic disciplines in Korea when it comes to research games, while seeking to encompass both industry practitioners and academia. In this issue of GG, we had the opportunity to speak with Professor Yoon Tae-jin from Yonsei University, the co-founder and first president of DiGRA-K, to discuss their organisation’s core goals, key projects, and a critical assessment of Korean game culture. Kang: Shin-kyu Kang, editor of GG Yoon: Tae-jin Yoon, president of DiGRA-K Kang: Thank you for taking part in this Game Generation interview. Since many of our readers are engaged in critical writing, it would be especially helpful if you could share, not only your own perspective on the development of game research in Korea, but also some of the initiatives that DiGRA-K is pursuing to enhance our understanding of games as both cultural and industrial phenomenon. First of all, could you share with us how you became a founding member of DiGRA-K? And perhaps your vision when you took on the role as its first president? Yoon: Frankly speaking, being a procrastinator myself, I’ve never been the type of person to actively volunteer for major organisational roles. But with the case of the DiGRA-K in particular, somehow, I felt different. I’ve been considered that, compared to other academic disciplines, game research in Korea lack academic initiatives. Our situation is so dire, like a plain field with a vast open empty space. Our initial aim was that we should build at least a small hut—a small step at a time, and start populating that open space. Fortunately there were many who were eager to help out. Then what it turns out was that most of our founding members are still juniors in terms of their academic career, which made me suddenly the most senior members in the group. From there, I realized that it was my job to help this community to establish their first milestone. I thought “All I need to do is dig a little ground to settle the hut.” That was the mindset when I stepped in as the president of DiGRA-K. Kang: I’m curious why you chose to register an academic association instead of other forms of social group for researchers. And from there, more specifically, why did you decide to form a Korean regional hub of DiGRA, rather than starting a completely new one from the scratch? Yoon: That’s a bit of a chicken-or-egg question. At the time, while I was thinking about the necessity of academic initiatives for game researchers in Korea, international scholars from DiGRA approached me with an idea: how about settling DiGRA in Korea? As you might already know, Korea is a country with well-established video game industry and gaming culture. And not only with industrial maturity, but also when it comes to gaming policies. And yet, while DiGRA already had chapters in 16 countries there’s none in Korea and very few Korean scholars ever participated in their conferences. So I guess from the DiGRA’s perspective, they wanted Korea would take a more active role in advancing game research discipline. So they approached us and asked if we would be interested in establishing a Korean regional chapter, while also suggested hosting a regular DiGRA conference in Korea. That became our starting point. Kang: There are already a few game-related academic associations in Korea, and some that were established just recently as well. So, compared with these existing organisations, how did you envision DiGRA-K’s unique position? Yoon: I had attended some of the existing associations in the past. But I felt that their academic approaches were different from what I had envisioned about game research. So I never felt compelled to take an active role there. For instance, organisations that primarily focus on computer research or policy analysis felt very specialised and perhaps too specific, and distinct from my academic framework on games and game culture. That was one of the first reasons why I thought we needed a new game research community, DiGRA-K. Of course, I consulted with colleagues who were active in those other organisations, doing research on games in other disciplines. And matter in fact, some of them eventually became advisors to DiGRA-K. Kang: I also had a similar impression that many of the existing game-related organisations in Korea tend to be oriented toward business or engineering related academic disciplines, somewhat distant for game researchers. They are also quite specific and narrow in the sense that we would need a more inclusive venue to accommodate this multidisciplinary field of games. In contrary, in the case of DiGRA-K, some might argue that its founding board members are lean too much on media and cultural studies background. What’s your thought on this view? Yoon: I believe the academic orientation of an ‘association’ will naturally take shape over time. Even if you try to set a specific direction from the beginning, it rarely stays the same along the course. When we founded DiGRA-K, I had two seemingly contradictory thoughts: On one hand, I thought it might be impactful to build a specialised association that narrowly accommodate game cultural studies, in the same way that some of the other associations focus on other game-related topics like law, policy, or engineering. On the other hand, because we are also a local chapter of DiGRA, which hosts international academic conferences while actively seeking collaboration with the game industry, I concerned the inclusivity of the topic would limit the venue’s true potential. So basically, it was about whether to build a group with a deep-focused unique identity or instead taking a more of a generalist approach. But then when I supervise my students, I often use the term “funnel”. As in, you may start with a broad topic in the beginning, but gradually narrow down until you reach your own unique contribution to the academic field. We realized that we see the future pathway of DiGRA-K in the same manner. At this early stage, I believe we should maintain a broad and inclusive scope so that the venue is open to game researchers from various disciplines like programming, design, development, marketing, and beyond. But that doesn’t mean we aim to cover absolutely everything about games. Gradually, the areas where we have greater expertise or a stronger interest will emerge and thus clarifies the identity of DiGRA-K eventually. But for now, I want to maintain a sense of openness and flexibility of our organisation. Kang: I’ve also had the impression recently that academic associations don’t really change much regardless of who becomes their leader. But as you said, if the organisation can broadly encompass a diverse range of people at the top – top of the “funnel” per se, and then gradually narrows down collectively by its members, then perhaps it could strike a balance between broadness and specificity. I can see where you’re visioning and personally also agree with that direction. Then, since its establishment in March 2024, DiGRA-K has been actively holding events and projects. Could you tell us more on those, and perhaps the one that you personally feel accomplished the most? Yoon: From the very beginning, our founding members’ primary agenda was to do a foundational work for DiGRA-K. And there were two things I emphasised in doing that. One is to foster international academic exchange and facilitate an environment to nurture the next generation of game scholars. Secondly, I also wanted to ensure that DiGRA-K remained connected to the game development scene, constantly attempting to share knowledge and information with the game practitioners. International collaboration is at heart of our organisation’s goal, as one of the regional chapter of the worldwide DiGRA network. But one of the concerns that I have in mind about the Korean academic scene is that the concept of “international collaboration (knowledge exchange)” is often misrepresented and very one-sided. For instance, Korean universities or associations tend to spend a lot of money to host a foreign scholar’s visit, to hear what these foreigners have to say, and then make a big fuss about it in the press. Honestly, the game development scene is no exception to these odd interpretations of “international collaboration”. What I would like to see is a more natural flow of knowledge sharing and exchange of insights. There are many people coming to Korea of their own will, either as tourists, international students, or researchers. Some researchers wish to come here as visiting scholars so they can do research in Korea. I want DiGRA-K to welcome as many of these willing individuals as possible. So that they are not excluded from the local community of scholars here in Korea, and to engaged in continuous efforts together, instead of situated as others. The recent two international talks we organised through DiGRA-K were meant for that exact idea. It was organised in a way that Korean students, industry professionals, and researchers would feel like visiting scholars from abroad is not just here to give a one-sided talk but should be welcomed and engaged in long-term discussion. So in a way, intercultural knowledge exchange in a natural and welcoming atmosphere. In terms of nurturing the next generation of game scholars, I guess that’s a shared concern in every academic fields. But especially in game research, due to its short-history and still fragile ground of games in conventional academic landscape, I’ve seen many young game scholars eventually departure from this field of research. For example, sociologists or psychologists who begin by studying games often shift to other topics to seek research jobs or to align with funding requirements. To prevent this, I want DiGRA-K to become a communal space that can accommodate researchers of all levels interested in games, sending young scholars a message that there are people and a community who will continue to care about their work. Kang: I get the impression that, for you, both international collaboration and nurturing younger scholars are not about creating something grand but more about laying a foundation to build a natural and inclusive atmosphere of co-learning. I also think this issue applies not only to early-career researchers but to established senior scholars as well. For example, there were a number of Korean media researchers who studied games in the early 2000s, but you may be the only one in Korea that still actively doing media studies on games to this date. Ensuring the long-lasting space for game research, therefore, appears to be a challenging task – junior or senior alike. Then let me turn the question towards you. You started your academic career researching Korean popular culture, coming from television studies, before shifting your attention to games. Then where do you position yourself as a researcher? Yoon: I regard myself as a popular culture researcher. For instance, one might have read far fewer webcomics than younger people, but still can research webcomics. One who can’t immediately guess all those names of popular K-pop groups still can do research on K-pop phenomenon. By that same logic, I study games, but I don’t necessarily consider myself a researcher who is solely devoted to researching games. My research was heavily focused on games up until about 2010. After that, I spent several years researching the Korean Wave (hallyu). Since 2017–2018, I’ve returned to conducting more game research. As I’m about to retire in about ten years, I think at this state, my final years of academic career are likely to be devoted on game culture studies. So in that perspective, I see perhaps the title of “born-as” game researcher will become more common in the next generation. Kang: Hearing you say that makes me wonder, who really counts as a “game researcher”? And what does it mean to be one? This might be something readers of GG are curious about as well. For instance, I sometimes feel that when I teach game-related courses at university. At some point I wish I could proudly say things like, “I play (this game) better than you,” to the students, so they can appreciate my expertise in teaching games. Because in gaming, people tend to think that “no one can talk about games better than the person who plays it best.” In which, creates sort of skepticism among gamers toward game researchers. In light of that, what is your message towards gamers on behalf of game researchers? Yoon: I think that’s a very common dilemma among game researchers. I don’t think game researchers should try pretending that they are also good at playing games, or to confront to answer that question at all, just for the sake of justifying their legitimacy of doing research. The most common way to answer that question long has been, phrases like, “Just because you like games and play them well doesn’t make you a good scholar!” or “I may not be good at games, but I’ve had extensive scholarly training!” Unfortunately, I don’t think that would convince anyone at this state of time. I personally identify myself as a game researcher, as a kind of television (studies) researcher from the 1970s. Back when I was in university in the 1980s, many lecturers and professors taught their students about television and media despite they didn’t know much about how the television industry works. Some hardly even watched TVs. But were their research and lectures meaningless? They did. Their most significant contribution is that they seeded the idea that “we can research television. It is a legitimate object for scientific research”. That very idea is how they managed to train their students, who later in turn produced further advanced knowledge on television. So in a sense, I agree with Henry Jenkins—ultimately, it’s better when fans become scholars rather than scholars trying to become fans. That’s perhaps a more sustainable direction for the discipline. For me, personally, I think I’m too senior to start going that path. So when such questions about my gaming skill arise, I respond by saying: “You, the players, have much more potential to become a game researcher than I do. My job is to build a pathway for you.” I think of research organisation like DiGRA-K are, again, a ‘small hut’ in the plain field where, when the day comes that these young gamers can go and claim their ownership for it. And by that point, I believe the community of game researchers will mature academically in ways we can’t yet imagine. Kang: There are also various collaborations between an academically established senior scholar and young gamers with an insightful mindset. In that sense, as a supervisor, do you enjoy interacting and co-working with students who genuinely love game? If so, did those engagements with students also provides you inspiration for future research in return? Yoon: Absolutely. This might sound cliché, but I genuinely learn far more from my students. I often get bored when I have to approach my students’ papers simply as an instructor. Whereas I think about 70% of what I learn these days comes from reading my students’ dissertations and papers. When I come across something interesting in their work, I go on to explore it further myself. That’s how I learn these days, and how I’ve been conducting research alongside my students. Kang: Then what role can game research play for gamers? While DiGRA-K is currently aiming to foster dialogue between academia and industry, I feel that engaging with gamers could be something that should be achieved in the long run. If so, how can game researchers communicate meaningful dialogue with gamers? Yoon: That question reminds me of Korea’s long vibrant history of Korean film fandom. There were many cinephiles (i.e., people who are fond of cinema), and some of them went on to become film directors, producers, or even studied abroad to become scholars. If the Korean film research scene had been more developed at the time, they might have been able to accommodate those passionate individuals to also become scholars. And perhaps that could have flourished the Korean film scene yet again, with energy and innovative thinking of cinephiles to bridge the gap between film academia, industry, and various other related fields. I think a similar process is possible with games. Of course, the scale and characteristics of Korean game scenes and film scenes are different. But there are already people doing similar things for games. For example, I think the “GG Game Critic Award” is an excellent example as a venue for networking and knowledge exchange between game enthusiasts and game critics. It provides people with a message that anyone can provide and learn about new insights and perspectives on games, or get to learn about other countries’ game discourse, and etc, even if you’re not a trained game researcher. As long as you love games and have a good idea, then anyone could join the discourse. Such openness and accumulated energy will eventually synergy together to flourish both the game industry and game research discipline. Kang: I sometimes feel that while it’s beneficial for those studying popular culture or film to naturally extend their work into games. But it also raises the question of the specificity of researching “games” – the unique elements that only apply to games. You’ve already described what you envision about DiGRA-K. But then, how could DiGRA-K contribute, and game research as a whole, to move forward in the absence of distinctly game-specific theories or methodologies? If anyone trained in popular culture studies can analyse games as a research object, then what is game research? Have you thought about this? Yoon: I see things a bit differently. I’m not hinged on the idea that game research needs to establish a fully independent academic identity, and I also disagree that one research discipline must acquire distinct theories or methodologies to achieve its ground. Take qualitative research as an example. Every discipline has its own version of qualitative methods, but in practice, the differences primarily lie in research topics and interest. So I see the drive to create discipline-specific methods as more of a compulsion, per se, than a necessity. When we founded DiGRA-K, it was to initiate an academic venue. More of an institutional purpose. We didn’t find DiGRA-K to segregate game research as a stand-alone discipline away from other academic groups like in sociology or media studies. In fact, I think it’s perfectly okay if people see our organisation as a place to drop by to see about game research. It’s fine even if they are not solely devoted for this particular research discipline. For the same reason, we welcome amateur critics or industry practitioners to our organisation. They can come as they will and leave also as they will. They could contribute to our community for a while and then always can move on. A sort of natural flow of knowledge exchange. Besides, I think the very definition of “games” is becoming blurred. Take a look at various media phenomena around us these days, like short-form video, the metaverse, virtual reality, and augmented reality and so forth. Some might argue that this is precisely why we must quickly solidify the ontological definition of games and thus the identity of game research as stand-alone discipline and institutionalise it, and lay down a strong footstep. On the other hand, some might counter argue that we should deliberately keep the game research scene fluid and inclusive, enabling a wide range of topics to be explored under its umbrella, and in turn, letting game research contribute outward to other areas as well. I lean overwhelmingly toward this second opinion. Kang: Let me ask a bit more about the direction of DiGRA-K. Do you see ways in which the association could engage practically more or even intervene in societal issues surrounding the game industry and its culture? For instance, the interpretation and implementation of the WHO’s gaming disorder classification? Yoon: Let me answer this question in two parts. First, I don’t think it’s appropriate for the academic association itself to assert a rigid position on such contentious issues. In my view, the role of an academic group is to create a space where people with diverse views can come together and discuss. Whether it’s about supporting or opposing the classification of gaming disorder, or how to regulate loot boxes…I don’t see the compelling reasons why association like DiGRA-K would have to decide which side they are in – one side or the other. However, I do think we need to be agile in responding to specific issues. For example, we are already planning a seminar early next year, specifically on the issue of the WHO’s gaming disorder manual. The seminar is about exploring international cases and see how it is being codified into law or institutional actions, and what the potential problems are. Our aim here is to approach the issue openly in a way that could open up a new perspective of seeing things – to start a dialogue. In short, I oppose steering the association to a specific direction, either towards an overtly industry-friendly or policy-driven manner. I also consider that our organisation must be clear about that. But if there are particularly important issues related to the game industry, political discourse, society, or international relations, then yes, I do believe we should quickly act and create a space for experts to come together and discuss. Kang: Good point. I hope your vision on DiGRA-K could reach to more people out there, so that people from various fields and disciplines can freely come and engage to research games. Yoon: Since this interview will be published to online readers of GG, I would also like to point out one additional thing although this might sound a bit of a sidetrack. I don’t know how many GG readers are game scholars or students, or amateur critics or gamers who love games and want to read articles about them. It is unfortunate that these days, many people tend to make a kind of “political judgment” whenever a new organisation is established, when a book is published, or a game-related event happens. And by “political”, it’s no longer conventional political discourse on left vs. right. More so, we’re seeing more and more cynical and polarised responses on every spectrum, such as “Oh, DiGRA-K. This is probably a pro-game industry organisation trying to make money,” or “That person’s a feminist, so articles from this person would be full of shit,” or “This book is obviously written with some hidden message” etc etc. We saw some of those reactions to articles at the GG Game Critic Award, in which readers were dismissing some of the submissions claiming that they are “wrong.” Perhaps, compared to other fields of popular culture, such as television or K-pop, reactions toward games are often more skeptical and cynical, with hardly ever a positive response. It can be challenging to find supportive or forward-thinking attitudes in the gaming world these days. I do hope this culture will shift eventually. I know it won’t disappear entirely, and what we can hope for is to reduce the severity of its toxicity at most as it is coming from a larger gamer discourse worldwide not just in Korea. But I still want to say out loud here that we, who love games, should eventually have to move on from normalized habitual negativity. And perhaps start asking ourselves, “what can (we) contribute to make the game scene better?” Of course, game companies have made mistakes and wronged people. But ultimately, the industry also needs to exist and thrive so that ones can continue to make games that we love. Despite I myself have little interest in game business, policy, or management, I still know in my heart that it would be devastating if the gaming scene were to collapse. The same goes for academia. People often react cynically towards academia, with comments like, “Oh, professors just published yet another book on whatever by making their students to write something.” But I still believe there is always something that can be seen and told positively if one looks for it. Kang: We’ve covered a lot today. Thank you for providing valuable insight. And this is going to be the last question for today. Which, a question from editor-in-chief, who insisted that we should ask this question to you: As president of DiGRA-K, what’s your favorite game? Yoon: Well, for some reason, I can’t really play games where I have to clash with strangers online. It’s just my personal preference, not wanting to show others how bad I am at games (laughs). So I tend to stick to games without Internet connections, like console games or single-play mobile games, which I can play by myself. And since I usually play games as a short break from work, I prefer ones that end quickly. Arcade games, for example. I also often play simple crosswords or match-3 puzzles. The game I’ve played the longest in my life is actually , which I played when I was young while studying abroad. At that time, I wasn’t good at speaking their local language so got bored and lonely. So I played games to overcome that boredom. I eventually became quite good at it, to the point that when I walk into the arcade shop, people would step aside to give me more space. I also played and with my kids. More recently, I’ve tried games like and , partially because everyone else around me was playing those games – more like social obligation rather than my personal interest in that game per se. Although I actually quite enjoyed . So I also try out games that seem worth trying out, even if that wouldn’t fit my personal preference. And I guess that’s about it.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연구자) 김지수 문화와 지식, 공간과 학술 장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합니다. 게임의 역사와 게이머의 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부분 화면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재규정하는가
그러나 방치형 게임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관습화된 감이 있다. 초창기의 시도가 장르 규칙으로 굳어지면서, 메커니즘(부재 시간의 플레이 편입, 실감 가능한 성장을 가시화하는 대시보드형 인터페이스, 자동화의 단계적 해금 등), 과금·보상 구조(보상형 광고, 프리미엄 가속재 혹은 패스, 온보딩 메타 등), 이용 행태(백그라운드 혹은 세컨드 스크린 소비, 효율 중시 공략 문화 등) 차원 모두에서 자유도 강화나 새로운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 Back 부분 화면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재규정하는가 26 GG Vol. 25. 10. 10. 방치형 게임의 역설과 관습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이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두고 벌이는 끊임없는 경쟁의 장이다. 이런 장에서 ‘방치형 게임’류는, 플레이어의 지속적·적극적 개입 없이도 플레이가 자동으로 진행되고 자원·보상이 누적되도록 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주류로 부상했다. 물론 플레이어의 개입이 적게 이뤄진다는 점은, 소셜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 플레이가 진짜 게임 플레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치형 게임을 단순히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그것을 플레이하는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따지기보다,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플레이되고 있는 방치형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논의하는 일이 생산적일 듯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방치형 게임의 성공은 플레이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규정을 수반한다고도 할 수 있다. 방치형 게임의 인기요인은 역설적으로 플레이어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전통적인 게임에서 플레이가 능동적인 수행을 의미했다면, 방치형 게임에서의 플레이는 자동화를 통해 수행의 필요성을 약화 혹은 무화하고 플레이어의 역할을 시스템 관리자로 변화시킨다. 재미 역시 순간적인 조작의 쾌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원 배분과 업그레이드 순서 등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그 결과가 기하급수적인 성장으로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는 만족감에 기인한다. 그러나 방치형 게임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관습화된 감이 있다. 초창기의 시도가 장르 규칙으로 굳어지면서, 메커니즘(부재 시간의 플레이 편입, 실감 가능한 성장을 가시화하는 대시보드형 인터페이스, 자동화의 단계적 해금 등), 과금·보상 구조(보상형 광고, 프리미엄 가속재 혹은 패스, 온보딩 메타 등), 이용 행태(백그라운드 혹은 세컨드 스크린 소비, 효율 중시 공략 문화 등) 차원 모두에서 자유도 강화나 새로운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부분 화면 인터페이스의 혁신: <러스티의 은퇴> 사례 등장 그런 중 방치형 게임의 인터페이스 자체를 혁신한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러스티의 은퇴(Rusty’s Retirement)>다. <러스티의 은퇴>는 인디 개발사 미스터 모리스 게임즈(Mister Morris Games)가 제작한 방치형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24년 4월 스팀(Steam)을 통해 출시되었다. 미스터 모리스 게임즈는 2022년 <로봇 하이쿠(Haiku the Robot)>로 이름을 알렸는데, <러스티의 은퇴>에 그 세계관의 로봇 캐릭터들이 등장해 팬들에게 친숙함을 더한다. 방치형 농장 시뮬레이션이라는 비교적 친숙한 장르를 채택했음에도 <러스티의 은퇴>를 혁신 사례로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모니터 일부 화면만을 활용하게 함으로써 ‘게임이 위치하는 공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가로 혹은 세로 띠 형태로 모니터 하단이나 우측 약 1/3 정도 크기만 차지하도록 설계된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시선만 살짝 옮겨 농장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간단한 조작을 통해 운영을 할 수 있게끔 한다. 멀티태스킹 디자인을 위해 이용자 인터페이스(UI) 요소도 효율화돼 있는데, 초기 설정을 통해 항상 게임 화면이 다른 창 위에 표시되고, 필요한 정보(로봇 범위 표시나 작물 언락 조건 등)가 마우스 오버 툴팁으로 제공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UI 확대 및 축소, 다른 모니터로 이동, 인터페이스 크기 조정 등의 편의 설정이 지원돼 플레이어 환경에 맞게 화면을 구성할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플레이어가 집중할 일이 있을 때 ‘집중 모드(Focus Mode)’를 켜면 게임 속 작물 성장속도가 절반으로 느려지고 그동안에는 농장이 천천히 돌아간다. 집중 모드를 통해 플레이어는 다른 일에 몰두해야 할 때 게임 진행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게 하고, 다시 여유가 생기면 모드를 해제하여 정상 속도로 돌리는 식으로 현실 작업과 게임 속도를 조율할 수 있다. 모니터 일부 화면만을 활용하는 공간적 측면만이 아니라, 게임 세계 속 시간적 측면, 그리고 게임 바깥 플레이의 시간적 측면까지를 고려한 설계인 것이다. 시간적 분리에서 공간적 분리로 초기 방치형 게임은 플레이어가 웹 브라우저의 다른 탭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는 단순한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게임 플레이의 ‘시간적 분리’와 관련된다. 장르가 발전하며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자동화가 도입되면서 게임의 핵심도 ‘효율성의 극대화’가 되었는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방치형 게임들도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인지적 부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게임을 ‘방치’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더욱 ‘적극적으로’ 최적의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방치형 게임이 기존 게임의 틀을 많이 바꿔놓았음에도 중요한 문제 하나는 해결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바로 ‘화면 점유’였다. 게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어찌 됐든 하고 있던 작업을 잠시 중단하고 화면을 전환해 보고 있던 화면에 게임을 띄우거나, 게임이 띄워져 있는 다른 화면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러스티의 은퇴> 같은 게임을 통해 이제는 방치형 게임에서 ‘공간적 분리’까지 이뤄지게 되었다. 엠비언트 게이밍과 주변적 노동 기존의 게임은 전체 화면을 장악함으로써 플레이어를 가상세계에 몰입시켜왔다. 그것이 방치형 게임이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였다. 반면, <러스티의 은퇴>는 스스로가 ‘보조적’인 공존을 추구한다. 사용되지 않는 디지털 공간을 게임화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의식적 주의를 포착하면서도 지속적인 심리적 관여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구현했음을 의미한다. 게임이 항상 시야의 가장자리에 존재함으로써, 플레이어는 화면 전환 없이 농장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는 맥락 전환 비용을 제거하여 주된 작업의 흐름을 거의 방해하지 않으며, 기존 방치형 게임이 주지 못했던 플레이어와 게임 사이의 지속적인 연결감을 제공한다. 화면 주변부를 활용하는 디자인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게임을 ‘활동’이 아닌 ‘환경’으로 전환하는 이른 바 ‘앰비언트 게이밍(ambient gaming)’ 경험을 창출한다. 화면 한구석에서 로봇들이 움직이고 작물이 자라는 모습은 마치 디지털 분재 같기도 하다. 시각적 자극 역시 주된 인지 부하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낮게 설계되었다. 오히려 복잡한 업무 사이에 이루어지는 짧은 개입(씨앗 심기, 로봇 배치 등)이 마이크로 브레이크(micro-break) 역할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심리적 환기를 제공한다. 시선을 잠시 돌렸을 때 자원이 쌓여있는 모습은 즉각적이면서 작은 도파민 분출을 유도한다. <러스티의 은퇴>는 키오와 리처드슨(Keogh & Richardson, 2017)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백그라운드 게임(background game)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백그라운드 게임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기기나 게임 서버의 처리 능력을 배경에서 사용하며 과업을 진행하고 자원을 축적하는 게임을 말한다. 더욱이 그 백그라운드 게임이 플레이어의 일상, 그것도 일과 여가 사이에 자연스럽게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주변적 노동(ambient labor)’을 수행하게 만든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퀴클리흐(Kücklich, 2005. 1)의 ‘놀이노동(playbor)’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백그라운드 게임은 플레이어가 단순 반복적인 과업을 수행하거나, 혹은 그 노동을 전혀 하지 않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매우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노동 형태의 축약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단순 과업이 완료되기를 기다리는 행위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러스티의 은퇴>는 이러한 주변적 노동을 통해 명확한 성장 시스템을 제공하며 만족감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생산성을 배려하는 유희적 설계를 보여준다. 이는 일부 플레이어에게 업무 중 게임을 한다는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은퇴의 미학과 효율성의 아이러니 위에서는 주로 <러스티의 은퇴>가 제공하는 부분 화면 플레이가 게임 플레이를 어떻게 기존과는 다른 것으로 바꿔놓는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했지만, 게임의 테마 자체도 흥미롭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은퇴’라는 테마는 직접적인 스토리텔링보다는 게임의 상황 설정과 플레이 체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주인공인 로봇 러스티는 제작사의 전작 <로봇 하이쿠>의 세계관에서 긴 모험을 마치고 조용한 삶을 찾은 캐릭터다. 시·공간 배경은 인류 멸망 후 로봇들만 남은 미래로, 맵 곳곳에 과거 인간 문명의 잔해 위에서 러스티와 동료 로봇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군다는 설정이다. 전작에서 기계들이 지배하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그렸다면, <러스티의 은퇴>는 그 세계에서 인간이 사라진 지 오래인 지구를 로봇들이 다시 녹색으로 재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무엇보다 ‘은퇴’라는 테마는 게임 전반에 걸쳐 느긋한 톤으로 구현돼 있다. 러스티가 은퇴한 로봇답게 느릿느릿 움직이기에, 플레이어 역시 서두를 필요 없이 농장 일을 지켜보며 간간이 지시만 내리면 된다. 러스티에게는 이제 급한 일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 역시 느긋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게임에서 시간 제한요소(계절 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 하루 동안 해야만 할 일 등)가 발견되지 않으며, 어떤 것이든 아무리 오래 방치해 두어도 패널티가 없다. 모든 일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즐기도록 유도하는 게임이 <러스티의 은퇴>다. 이러한 느림의 미학은 가끔 모니터 구석에 시선을 두고 몇 가지 관리만 하면서 적당히 게임을 즐기려는 플레이어의 플레이 방식과도 딱 맞아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러스티의 은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과도한 효율 추구’에 대한 메시지, 즉 지나친 생산성과 효율성에의 강조에서 잠깐 벗어나 한눈을 팔게 만드는 딴짓 거리로도 읽힌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살피면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처음에는 여유롭게 시작하는 듯 보였던 농장이 점점 자동화되고 기계화될수록 플레이어는 더 큰 수익과 효율을 추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농장이 자동으로 돌아가 저절로 수확이 굴러 들어오는 상황을 목도하게 되는데, 이는 은퇴 후에까지 생산성과 최적화를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임이 이를 가시적이거나 풍자적으로 그리진 않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방치형 게임 특유의 끝없는 성장에 빠져드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찰을 유도한다. 요컨대 <러스티의 은퇴>는 겉으로는 평화로운 은퇴 생활의 모상을 제공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스스로 얼마나 최적화에 집착하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이중적 매력을 지니는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의 새로운 지평을 향하여 <러스티의 은퇴>는 제약을 통한 혁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게임이 언제, 어떻게 플레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상상력을 넓혀준다. 전통적인 게임/플레이 개념에 도전하면서도 새로운 참여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주의력 경제와 디지털 노동의 새로운 형태도 구현한다. 이러한 방치형 게임의 지속적인 변화(혹은 진화?)와 주류 게임 장르로의 편입은, 이들이 단순 틈새 장르를 넘어 새로운 게임 플레이의 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백그라운드 게임 플레이의 조건 하에서 비물질적 노동, 모바일 미디어 실행, 그리고 게임과 놀이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당분간 방치형 게임 ‘현상’과 그 변화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Brendan, K. & Richardson, I. (2017). Waiting to play: The labour of background games. European Journal of Cultural Studies, 21(1). Retrieved from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1367549417705603 Kücklich, J. (2005. January). Precarious playbour: Modders and the digital games industry. Fibreculture, 5. Retrieved from http://journal.fibreculture.org/issue5/kucklich_print.html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강신규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게임, 방송, 만화, 팬덤 등 미디어/문화에 대해 연구한다. 저서로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2024), <서브컬처 비평>(2020), <아이피, 모든 이야기의 시작>(2021, 공저), <서드 라이프: 기술혁명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2020, 공저), <게임의 이론: 놀이에서 디지털게임까지>(2019, 공저) 등이, 논문으로 ‘이기지 않아도 재미있다: 부모-자녀 게임 플레이의 사회성과 행위성, 그리고 분투형 플레이’(2024), ‘커뮤니케이션을 소비하는 팬덤: 아이돌 팬 플랫폼과 팬덤의 재구성’(2022), ‘‘현질’은 어떻게 플레이가 되는가: 핵납금 게임 플레이어 심층인터뷰를 중심으로’(2022, 공저), ‘게임화하는 방송: 생산자적 텍스트에서 플레이어적 텍스트로’(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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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재단이 만들고 (주)크래프톤이 후원하는 격월간 게임문화비평전문웹진. 게임비평 및 연구결과 수록. 게임문화 교양웹진, 게임 제너레이션 게임제너레이션은 한국 게임문화 담론을 선도해 나가고자 2021년 8월에 창간한 게임비평 전문 웹진입니다. 2개월에 한 번씩 GG는 동시대 디지털게임의 주요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시각에서 그 의미를 탐색하고 밝히고자 합니다. GG의 철학 GG는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디지털게임이 차지하는 영향력에 주목합니다. 우리는 디지털게임이 일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는 게임을 하는 이도 안하는 이도 게임으로부터 영향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게임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문화적 의미를 밝히는 것이 GG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현대 대중문화담론이 처한 위기는 무거움과 가벼움 양 쪽 모두를 딛고 있습니다. 학술적인 깊은 논의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지 못하고 있으며, 널리 퍼지는 이야기들은 게임문화담론의 깊이를 품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GG는 '학술지보다 가볍게, 웹진보다 무겁게'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보다 게임문화를 보다 무겁게 다루는 일이 충분히 대중적일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러한 독자와 필자를 찾아내고 담론장에 유통하는 일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GG를 만드는 사람들 척박한 게임문화담론을 개척하는 일에는 많은 인력과 자원, 시간이 들어갑니다. GG는 게임문화재단에서 제작을 맡고 있으며, 그 후원을 (주)크래프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후원은 전적으로 후원에 머무르며, 웹진 제작과정과 방향성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러한 후원을 바탕으로 GG는 많은 게임연구자들과 협업하며 게임문화담론의 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망라한 젊고 명망있는 게임연구자들, 게임의 문화적 비평에 의지를 가진 비평가들이 GG와 함께합니다. 더불어 새로운 필진의 발굴을 위해 GG는 매년 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주최, 동시대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자 노력중입니다. GG가 꿈꾸는 미래 한국은 게임문화에 있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문화담론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비단 한국어권에 머물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GG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게임문화담론을 전세계와 공유하고자 하는 미래를 꿈꿉니다. 해외의 다양한 게임연구, 담론, 비평을 공유하고, 또 한국에서 생산된 논의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와 함께 디지털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서의 GG를 우리는 상상합니다.
- 「스플릿 픽션」에 대해 쓰지 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합시다.
작년 겨울 즈음이다. 영화평론가 유운성 선생님께 ‘청탁이 점차 줄고 있다.’며 한탄한 적이 있다. 유운성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글 청탁이란 누구나 그 양이 줄어간다.’라고 답해주셨다. 마치 시간에 의해 소멸되는 무언가처럼, 평론가에게 있어서 글을 쓸 기회라는 것은 한정 자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요즘이다. < Back 「스플릿 픽션」에 대해 쓰지 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합시다. 26 GG Vol. 25. 10. 10. 내가 평론가로 등단한지도 벌써 8년차다. (이런 글에 걸맞는 매우 전형적인 클리셰다.) 2017년 만화 비평 공모로 등단해 지금은 게임에 관한 글도 함께 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게임 비평을 더 많이 쓴다. 곧 있으면 평론가의 생활도 10년차에 도달할 예정인데 슬슬 이 직업이 어떤 존재인지 고민이 되던 차였다. 이럴 때에 ‘평론가’에 대한 글을 청탁받았다는 사실에는 뭔가 운명적인 것이 있다. 평소대로라면 청탁을 받는 순간부터 플레이 할 게임을 고르고, 스크린샷을 열심히 찍고, AI비서에게 연구 자료 조사를 돌려놓았을 일인데, 아무런 사전 조사도 연구도 없이 불쑥 내 이야기를 쓰려니 영 손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데에서 뭔가 근질근질 거리는 걸 보면 그래도 평론가처럼 살아오긴 한 모양이다. 평론가로 살아오기 작년 겨울 즈음이다. 영화평론가 유운성 선생님께 ‘청탁이 점차 줄고 있다.’며 한탄한 적이 있다. 유운성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글 청탁이란 누구나 그 양이 줄어간다.’라고 답해주셨다. 마치 시간에 의해 소멸되는 무언가처럼, 평론가에게 있어서 글을 쓸 기회라는 것은 한정 자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요즘이다. 한편 2023년에 좋은 상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시상식에 나가서 함께 수상한 분들과 대화해보니 절반 정도는 이미 등단을 거친 분들이었기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등단 이후에 청탁과 기고의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 집필을 그다지 하지 못하신 분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청탁이 줄고 있다’며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조금 배부른 생각이지 않나. 여러면에서 따지자면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어찌되든 약 3년 정도 한 잡지로부터 꾸준히 청탁을 받았으며, 지금도 GG로부터 계속 글을 쓸 기회를 받고 있다. 평론가에게 글을 쓸 기회라는 건 상시적 자원이 아니다. 그것은 여러가지 조건을 통해 발생하고 그때그때 예정된 이들에게 돌아가는 선택적 자원에 가깝다. 이 ‘여러가지 조건’에는 정말 여러가지 것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전부 나열하기도 벅차다. 그것들을 어떻게 해석하든 평론가는 어느정도 ‘선택받는’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며, 그 조건은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평론가 개인의 관점에선 언제나 공평하게만도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내가 머리를 기르는 걸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데, 아버지께서 불만을 말씀하실 때 마다 ‘내 직업은 눈에 띄는 게 중요하다.’며 적당히 둘러댄다. 그런데 이게 또 아무말이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평론가는 어찌되든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야 하는 직업이지 않은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나에 대한 ‘주목’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으로 기회는 증가하지 않을까. 평론가의 세계는 주목경제의 세계인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청탁을 줄 리 없을 터이니’ 그 세계에 순응하면서도, 또다른 한편 ‘경제성의 효과’에 의탁해야 한다는 사실이 내가 가진 평론가의 자아와 충돌한다. 길을 걷다가 또는 대중 교통을 타고 이동하다가 문득 ‘어떤 사람이 계속 청탁받는 평론가인가’에 대해서 질문해보곤 하는데, 특별히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다양한 기회와 많이 접촉하는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나에게 그런 능력이 없는 것도 알고 있고, 다른 한편 그게 전부는 아니겠거니 싶기도 하다. 올해에는 비평을 써본 적 없는 사람들과 함께 비평 쓰기 스터디를 진행했다. 스터디를 진행하는 멤버들의 자기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진행을 주도하는 입장에선 결과가 꽤 만족스럽다. 어떤 글이 비평인지 설명할 수 있겠다 싶은 확신은 작년 GG의 비평 공모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가질 수 있었다. 뭐가 되었든 8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비평 쓰기라는 행위에 꽤 익숙해진 모양이다. 하지만 ‘비평 쓰기’에 대해서는 알아도 ‘비평을 쓰게되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천하다. 대체 누가, 어떤 경위로, 특정한 매체에 글을 쓰게 되는 걸까. 지난 8년간, 나는 ‘ㅇㅇ에서 글을 봤습니다. 저희 매체에도 써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청탁을 한 번 받아봤다. 이 직업을 얻기 전까진 평론가란 그렇게 글을 쓸 기회를 가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미디어를 통해 보편적으로 유통되는 전형적인 판타지의 일종인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그저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지. 어찌되든 올해는 좋은 기회가 있어 대학 강의를 시작했다. 교강사 미팅을 나갔더니 나를 알아보고 인사해주시는 분이 계셨다. 맞인사를 하곤 너무 부끄러워서 재빨리 자리를 벗어났는데, 혹시 이런 태도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여전히 머릿 속을 맴돈다. 게임 평론가로 살아오기 앞서 유운성 선생님과의 대화 와중,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조언은 다음과 같았다. 청탁을 기다리기 보다, 개인적으로라도 글을 꾸준히 쓰고 책을 출판하세요. 저자가 된다면 강연의 기회가 생기니 그렇게 대중과 접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나는 선생님의 훌륭한 조언에 바로 찬물을 끼얹었다. 선생님, 그런데 게이머들은 게임 평론가를 좋아하질 않아서 강연의 기회는 없을 것 같아요. 선생님은 ‘아 그렇구나’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며칠 전에 나는 ‘만화 작가 토크 콘서트’의 사회를 맡았다. 게스트인 두 작가와 친분이 깊어서 생긴 좋은 기회다. 나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만화평론가이지만(심지어 대본 초안에는 내가 ‘평론가이자 스토리 작가’인 걸로 나와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비평 쓰기와는 다른 ‘평론가의 일’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어떻게보면 지금 하고 있는 대학 강의도 만화 평론의 연장이기도 하니까. 이게 바로 내가 받은 조언의 핵심이다. 잘 생각해보면 평론가의 일은 집필에만 한정되진 않는다. 물론 여전히 비평 쓰기야 말로 이 직업의 근간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비평적으로 사유하기’가 그보다 더 심층에 있는 근간이라면 그 발산에는 다양함이 존재할 수 있다. 나는 2023년 즈음에 ‘게임 평론도 하는 만화 평론가’가 되기 보다는 확실히 ‘게임 평론가’가 되기로 다짐했다. 그 짐에 호응해주듯 GG로부터 계속 청탁을 받을 수 있었고, 이에 대해 언제나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 뒤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금붕어 똥같은 질문이 붙어다닌다. 과연 무엇이 나를 ‘게임 평론가’로 있을 수 있게 만드는 걸까.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GG에 더는 글을 기고하지 못하게 된다면, 나는 여전히 ‘게임 평론가’일까? 물론 게임을 플레이 하고, 비평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은 게임 평론가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어디까지나 존재론에 의거한 자신(自信)의 규정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로부터 ‘게임 평론가’로 지칭될 수 있는 조건이란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게임 평론가’로 인식되기 위해 GG에 기생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우기는 좀 어렵다.(GG 미안해요!) 브런치에 스스로 글을 쓰기로 결정하기도 했으나 ‘직업적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자꾸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니, 블로그 등을 통한 자가 기고가 핵심적인 해결책이라고만도 말할 순 없다. 역시 비평가의 활동이라는 것이 가지는 더 넓은 방법들과 접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그런데 그것은 어디에 있을까? 몇달 전에 어떠한 소셜 커뮤니티 모임의 모임 주도를 시도해본 적이 있다. 게임 평론가라는 사실을 좀 강하게 어필하고 게임을 통해 대화하는 모임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몇 개 정도의 기획서를 보냈지만 돌아온 건 ‘보드게임 모임처럼 모여서 즐겁게 게임을 하는 모임’같은 요청이었고, 나는 그냥 더 진행하기를 포기했다. 이 플랫폼과 함께 내가 원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사유하기’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마음을 가져서다. 더 강하게 밀어붙여서 설득하고 관철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 에너지를 내기도 전에 먼저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 하는 회의감도 들어 한동안 시달렸다. 그런데 이 플랫폼이 특별히 유별난 곳이겠는가. 이게 아마 지금 우리 세계의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평론가에 대한 세계의 규정은 시대의 요구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대한민국에서 비디오 게임 평론가로 산다는 건 스스로 유령이 되기로 결정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좀 거칠게 말하자면) 이 세계에는 아직 이 ‘직업’을 맞이해줄 마음이 준비되어있지 않다. ‘대체 게임 평론가는 무슨 이야기를 해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템플릿처럼 준비해 다닌다. 그래봐야 애당초 상대가 비디오 게임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절반 정도는 무력한 언어로 소비된다. 게임이 일상적인 세대의 탄생, 게임 인구의 점진적 증가 같은 이야기야 떠돌고 있지만 「어벤저스 : 엔드 게임」을 천만명이 봤다는 뉴스를 볼때와의 기분과 사뭇 다르지는 않다. 어쩐지 세계가 아직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공허한 다짐을 반복하는 기분도 든다. 그럼에도 게임 평론가로 살겠는가? 새 동료들이 탄생하는 좋은 자리에 음울한 이야기나 쏟아내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마음 한구석이 편치는 않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쏟아내면서도 나는 여전히 게임 평론가로 살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야말로 지금의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그런데 특별한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게임 평론이 재밌다. 나는 게임 평론이 다른 평론보다 ‘특별히’ 더 재밌다고 여긴다. 당연히 비디오 게임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특별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냥 내가 게임을 만화만큼, 혹은 영화만큼 좋아하기 때문인데, 딱히 우열은 가린 적은 없지만 세 분야를 비슷하게 좋아한다. 그리고 게임 비평을 특별히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마주침의 기회가 적기 때문인 것 같다. 더 희소한 일을 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는 편향된 결정은 아니다. 이경혁 선생님이 몇번이고 이야기하는 대로 지금의 시대에 게임 평론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나는 그러한 생각에 충분히 공감한다.) 필요는 하지만 요청받기는 어려운 일, 내가 하지 않으면 마주치기 어려운 일을 한다는 건 사유의 과감성을 준다. 어쩐지 내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매우 커다란 심적 만족감(!)을 주는 면도 적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 자기 고유성이라는 명예로운 만족감의 탓만은 아니다. 그냥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아무말이든 일단 던져볼 수 있다는 내적 만족감이 크게 작동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게임 평론을 하는 재미라는 건 아이러닉한 측면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세계로부터 유령처럼 취급되는 존재니까 아무렇게나 떠돌 수 있고, 그게 재미있다. 이러면 다시금 평론가로 살며 비평을 쓰는 이유로 환원되어버린다. 결국 우리는 왜 쓰고 왜 떠드는가? 어떠한 이야기를 진탕, 공식적으로, 마음껏 떠들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러니 저러니 이유를 붙였지만 ‘비디오 게임’에 대해서 대범하게 말할 수 있는 기회는 우리에게만 부여되는 특권이다. 비록 누가 읽고 있는지, 듣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도 특권화의 쾌락이 있다. 게임 평론가라고 칭할 수 있으니까 어느 자리에서건 권위있는 척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는 법이다. (자리를 함께하는 분들이 어떻게 쳐다볼지는 몰라도.) 여튼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다보면 언젠가 비디오 게임의 대중 강연도, 토크 콘서트도 많이 생길 지 누가 아는가. 이런 전장의 안개로 가득찬 미래를 뚫고 나갈 힘은 오직 쾌의 감각에서부터만 나오지 않을까. 실리나 명예, 가치의 취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기엔 너무 나약한 힘이다. 공자의 말 ‘호지자불여락지자( 好之者不如樂之者) ’를 당위의 관점으로 보기보다 생존의 관점으로 본다면 그럴싸하게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어떤 세계는 락지자만이 인고를 견딜 힘을 얻는다. 마지막. 평론가가 되고 한 4년차 즈음에 되었을 때, 어쩐지 나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평론가 동료들을 매우 친애하게 되었다. 그때 즈음이 평론가는 외로운 직업이라는 사실을 실감한 시기다. 물론 우리는 가끔 만날 수 있다. 서로에 대해 안부를 물을 수도 있고, 기회가 된다면 팟캐스트 같은 것으로 함께 프로젝트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결국 글을 쓸 때는 혼자다. 사유의 끝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남이 아니라 나를 끝없이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즐거워서 뛰어든 일이지만 때로는 외로운 일인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외로움을 안고 나아가야 하는 동지들에게 친애와, 연민과, 애정과, 존경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GG의 필진분들에게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려 한다. 올 봄엔 GG에 기고하는 평론가 셋이 모여서 한참을 떠든 날이 있다. 차마시고 밥먹으면서 한 7시간은 떠들었던 것 같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동료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그 때 나중에 온라인으로 「GTFO」를 함께하기로 했는데 역시나 실행은 안되고 있다. (다들 바쁜 것도 있고, 네 명일 때 최적으로 재밌는 게임이라는 말도 있어서 그만...) 그래서 생각하는데, 가끔은 멀티 플레이어 게임을 같이할 사람이 없을 때 함께 해주는 것도 꽤 괜찮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그래, 우리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스플릿 픽션」에 대해서는 쓰지 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하면 어떨까. 「스플릿 픽션」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평론가) 이선인 만화와 게임, 영화를 가리지 않고 넘나들며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합니다. MMORPG를 제외한 <파이널 판타지> 전 시리즈 클리어가 라이프 워크입니다. 스팀덱을 주로 사용합니다.
- [대담회] 게임비평의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 왔고 어디로 향해야 할까?
이번 대담에서는 창설에 기여했으며 초창기부터 공모전을 지켜보거나 심사위원 활동에 부분적으로 참여했던 연구자 및 평론가들이 모여, 가 만들고자 했던 게임 비평 및 담론 장의 성격과 현재까지의 성과와 이력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게임 비평 씬에서의 후속세대 양성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함께 짚어보았다. < Back [대담회] 게임비평의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 왔고 어디로 향해야 할까? 26 GG Vol. 25. 10. 10. 2021년 여름 창간 이래 국내 디지털게임 비평의 활성화와 신진작가 발굴을 목표로 하는 <게임 제너레이션(이하 GG)>의 게임비평 공모전이 4회차를 맞았다. 이 공모전의 창간과 지속적인 개최에는 게임에 대한 새롭고 신선한 시각을 발굴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 게임 비평 씬의 형성과 장기적인 유지 및 확장을 위한 고민들이 녹아 있다. 이번 대담에서는 창설에 기여했으며 초창기부터 공모전을 지켜보거나 심사위원 활동에 부분적으로 참여했던 연구자 및 평론가들이 모여, 가 만들고자 했던 게임 비평 및 담론 장의 성격과 현재까지의 성과와 이력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게임 비평 씬에서의 후속세대 양성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함께 짚어보았다. 게임비평 담론 장의 구축 매개로서 의 성과 이경혁 편집장: 반갑습니다. 게임비평공모전이 올해로 4회를 맞아, 이번 호는 공모전 특집입니다. 는 게임 비평문화 담론의 확산과 동시에 게임 씬의 성립을 위한 후속세대 양성을 목적으로 창간 첫 해부터 공모전을 시작해 왔습니다. 오늘 오시지 못한 강신규 박사님을 포함하면 여기 계신 분들이 창간부터 함께한 개국공신 같은 분들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편집장 후기에서도 풀겠습니다만, 어느덧 4회를 맞으니 개인적으로 남다른 소회가 생기더라고요. 오래전 저와 함께 이 작업을 해보자고 생각했던, <인문학협동조합>에서 출발해서 지금까지 함께한 나의 동료들은 시작 당시의 마음과 지금의 차이는 어떤지, 현재 게임 비평 씬에 대한 각자의 생각은 어떤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에게 게임 비평이란 옛날에 시작할 땐 뭐였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지?’ 정도를 얘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정엽 박사: ‘비평’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어떤 담론의 장 같은 게 살아 있어야 작동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가 없었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게임 비평을 위한 지면은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게임을 빠르게 공략할 수 있는 형태의 리뷰나 게임에 대한 산업적 형태의 기사였죠. 거기서 약간의 비평적 톤이나 메타 분석이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그건 그냥 필자가 그런 담론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로 한정됐었던 것 같고요. 제가 스스로 비평가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같은 저널이 생기는 게 게임 씬 내 비평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의 편집위원을 하진 않았지만 투고는 초반에 많이 했던 것 같네요. 이경혁 편집장: 사실 이정엽 선생님은 공모전 심사위원도 하셨지요. 이정엽 박사: 네. 공모전 심사도 그렇고 초기에 일을 도왔던 것 같은데. 4년이 지나면서 바뀐 부분이 있다면 그런 형태의 (비평을 위한) 담론의 장이 형성됐다는 거. 게임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나 사회적인 분석들이 통용될 수 있는 어떤 무대가 만들어졌다는 건 큰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아니, 처음부터 너무 잘 말씀해 주시는 것 아닌가요. 읽는 분들이 자기들끼리 짜고 친다고 욕할 것 같은데... 이정엽 박사: 조금 뒤에서 까면 되잖아요(웃음) 잘한 부분은 칭찬을 해야죠. 그 전까지 못 했던 건 확실히 맞거든요. 저는 <디스이즈게임>, <게임톡>, <인벤> 등 여러 지면에 기사를 실어본 경험이 있지만, 게임 관련해서 특정한 비평적인 시각을 갖고 분석해달라는 식의 청탁은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데스크가 현재 게임계의 트렌드를 소화하는 데에 치중하다 보니 메타적 분석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지 않나. 그러다 보니 게임 비평 관련 장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죠. 이경혁 편집장: 근데 ‘게임비평 장’이 있다고 하기에는, 가 게이머나 학술 대중 사이에서 굉장히 많이 읽힌다고 얘기하기는 아직 어렵지 않습니까? 이정엽 박사: 일례로 과거에는 여러 개 있었지만 지금은 <월간 게이머즈>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국내 게임잡지잖아요. 저는 <게이머즈>가 게임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버티면서 하나의 게임 담론을 만드는 독립된 분야로 성립하고 있다는, ‘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매체가 존재하는 이유에 조회수나 구독률만으로 책정할 수 없는 지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는 제 생각에 국내에서 유일한 게임 비평지라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다른 비평 조직들이 없었던 건 아니죠. <게임문화연구회>나 김상우 평론가님이 하셨던 <앨리스 온>도 있었지만, <앨리스 온>은 미디어 아트 쪽에 방점이 많이 찍혀 있었고. <게임문화연구회>는 저널을 만들기보다는 이너서클처럼 활동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외부의 사람들이 들어오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는 지속적으로 공모전을 하며 이너서클의 단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글 쓰는 필진도 굉장히 다양해졌잖아요. 제가 에 글을 안 쓴 지 한 1년쯤 된 것 같은데요. 요즘 나온 글을 읽으며 느끼는 게 잘 쓰는 후배들이 많아지니까 확실히 다양한 시각이 들어와서 좋아요. 그런 차원에서 오픈된 마인드로 계속해서 후속 세대가 양성된다는 생각이 들어 뜻깊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오영욱 선생님도 공모전을 1회부터 4회까지 쭉 지켜보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오영욱 박사: 네, 사실 이전에 네이버 공모전도 봐 왔는데 그게 한 5회 정도 했을거에요. 당시 상을 받으셨던 분들이 네이버에서 책도 발간하고 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계속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지면이 없었어요. 수상자 중에 계속 활동하시는 분이 제가 알기로 한 분밖에 안 계시거든요. 그런데 에서는 수상자들이 활동할 공간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좋고 게임비평 씬이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어요. 착각인진 모르겠지만 그간 게임 비평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2000년대 초에 <게이머즈>를 운영하던 게임문화가 일본에서 가져와서 발간한 <게임비평>이라는 잡지가 있었잖아요. 조금 나오다 휴간되었지만 그 후로도 사람들이 ‘우리도 그런 잡지가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얘기를 계속 했었거든요. 지속적인 수요는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는 지금 나오는 게임 비평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해요.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인 통찰이 담겨있고. 그 전시대의 게임 비평들은 사회적인 깊이는 담지 못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에 물론 게임 평론가들도 존재했죠. 게임 잡지에 쓴 글을 모아 평론집을 내기도 하고. 그보다 더 전에는 <컴퓨터 학습> 같은 잡지에서 게임 공략을 하던 대학생들이 있었고. ‘하이텔’도 아니고 ‘케텔’ 시절에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애니메이션부터 게임 비평까지 같이 하셨던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지금까지 씬의 유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있고요. 반면 지금의 는 연속성을 가지고 이어지는 부분들이 있어 좋은데 다만 이런 걱정은 있어요. 예를 들어 ‘경혁 샘이 쓰러지면 GG는 없어지겠지’ 같은 생각... 두 번째는 항상 얘기하던 거지만 지금 평론의 느낌이 인문학 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종류의 칼럼들이 많다는 것. 저는 어쨌든 기본적으로 게이머고 개발자다 보니 인문학도는 아니잖아요. 이걸 어떻게 하자라는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옛날 게임잡지를 복간하려는 작업을 하는데 그때 당시의 스타 기자들을 보면 그런 게 있거든요. 과거 스타 기자 중 하나인 정태룡 씨가 <게임라인>의 ‘B급 게임 코너'에서 <풍래의 시렌>이라는 게임을 추천한 적 있어요. 그 사람이 얘기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게임을 명작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이 발굴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있거든요. 당시 스타 기자가 자기가 좋아했던 B급 게임들을 추천하던 게 마치 영화 평론가의 픽처럼 동작했던 것 같아요. 요즘 영화 평론도 B급 영화도 막 건져내서 얘기하고 그러는데, 지금 에서 나오는 게임 얘기를 보면 사실 저희는 (발굴은커녕)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약간 힘들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에서 경혁 선생님 글을 많이 봐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대부분 게임에 대한 사회적, 외적 접근이 중심인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냉정하게는 제가 뭐 격겜을 그리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울류 게임을 열심히 하지도 않는데 학계의 물은 살짝 먹었고. 이런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긴 해요. 그러다 보니 (에) 어느 정도 제 성격이나 제가 추구하는 게 묻어나기도 해요. 그런데 신기한 건 공모전은 제 뜻대로 안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공모전에 대해서는 글이 너무 아카데믹하지 않나, 이렇게 어려운 걸 사람들이 읽을까 항상 고민입니다. 나름대로 심사위원 풀에 계속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만. 오영욱 박사: 근데 생각해 보면... 예를 들어 저는 <버추얼 파이터>같은 격투 게임에서 프레임 단위로 싸움이 일어나는데 그 프레임의 의미나 전투 디자인, 게이머의 수용과정을 고찰하는 글을 보고 싶거든요. 근데 <버파>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프레임 가지고 때리고 맞고 이런 거 얘기하면 그걸 누가 볼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웃음). 반대로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미국의 당시 사회상황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게임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글이라 비평하기 좋은 게임이지요. 이경혁 편집장: 아까 제가 하려던 얘기를 해주셨어요. 제가 어느 정도 비평 씬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 아웃풋들이 ‘게임하지 않는 독자’에게 먹혔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게임 갖고 저런 얘기를 하는구나를 따라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죠. 근데 우리 공모전을 보면 실제로 정말 게임 메카닉을 파고드는 비평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유의미할 수 있지만, 첫째로 충분히 깊이 파고들지 못한다는 것, 둘째로 굉장히 좁은 독자층에게만 먹힐 수 있는 글이라는게 고민입니다. 저는 그걸 잘 풀면 격투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도 따라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리듬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거기까지 나갈 수 있는 필자가 아직까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늘 가능성은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가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재현될 수 있다를 보여주진 못하지 않았나. 공모전이 이어진다면 그런 것들이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정엽 박사: 공모전 심사를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회고를 해보면, 아카데믹한 글들은 기본적으로 대학원에서 보통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그 대상을 분석해야 된다는 형태의 교육을 하잖아요. 그래서 어떤 이론적인 배경을 넣고 게임이라는 대상을 분석해야 된다는, 인문학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수련들을 (필자들이)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평 씬과 학계의 씬이 일정 부분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학계 씬이 (비평 씬의 형성에) 완전히 부정적인 역할을 했던 건 아닌게. 아까 <레데리>같이 사회적인 배경이나 역사가 존재하는 게임이 비평적으로 분석하기 좋다는 말씀을 주셨지만, 저는 거기에서부터 게임이 다른 분야와 연결될 수 있는 지점들로 같이 뻗어져 나간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를테면 비교 대상으로 삼을 다른 분야의 저널이 영화에서는 <키노>나 <씨네21>, 음악에서는 <웨이브> 같은 게 떠오르는데요. 그런 잡지들이 폐간되거나 침체되면서 한국 음악에서 인디가 가지는 힘 자체가 같이 줄어든 것 같아요. 과거 같으면 내가 정말 좋은 어떤 음악을 들었는데 <웨이브>에 가면 이미 비평이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 글을 보며 작품에 대해서 느꼈던 부분이 상호 교차하면서 훨씬 더 깊이 있는 시선을 갖출 수 있게 되고. 한국 안에서 이런 형태의 대중문화 관련 비평들이 크로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중반 정도까지가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미국의 게임 비평 분야에서도 시도가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킬 스크린> 같은 저널도 있었고, 아트포럼 형태의 스타일로 게임을 예술적으로 비평하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거기도 딱 2016년에 장이 끝나거든요. 2010년대 중반이 사실 그 기간내 매체의 변화를 정량적인 차원으로 환산해서 깊게 보지 않으면 그냥 자본주의 흐름으로 모든 것들을 환산해 버렸던 시점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신기하게도 그 시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가 참전했다는 게 저는 의미심장해요. 오영욱 선생님이 정리해 주셨지만 국내 게임 평론도 초창기의 흐름이 완벽하게 단절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몇몇 분들을 제외하면 게임 평론이라는 걸 (전문적으로) 했던 사람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다 학계에 적을 두면서 게임을 학술적으로 연구해서 살아남겠다는 형태였죠. 저도 그중의 하나였고. 그렇게 포지셔닝했던 사람들만 남아있던 상황에서 누군가 새롭게 ‘게임 평론가’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혼자 주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사회적인 형태의 공인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려면 일단 지면이 필요하고 담론의 장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걸, 아마 누구보다 먼저 알고 그걸 지면화를 시킨 게 의 의의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 영화도 비평이 망해가고 음악은 이미 아이돌 중심 음악으로 다 재편되어서 인디나 비평의 수혜랄까 이런 것들을 거의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게임은 그래도 국내에서 계속 게임들이 나오면 그런 것들에 대해 최소한 논의할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안도감 같은 것도 있어요. 우리 게임 씬 자체가 아직까지는 스스로에 대해서 반성적 회고를 할 수 있는 시선이 갖춰져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게임비평 공모전, 4년의 성찰과 아쉬움 이경혁 편집장: 아니, 깐다면서 왜 자꾸 칭찬을... (당황) 그럼 얘기를 돌려서 아쉬운 얘기에 초점을 맞춰 볼까요? 어쨌든 우리가 4년을 해 왔는데, 게임비평 공모전의 형식, 알려지는 숫자, 사회적 영향력 이런 면에서 우리는 뭘 더 해야 되고 뭐가 미진했는가를 한번 진단해보면 좋겠습니다. 오영욱 박사: 우선 저는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 평론 씬의 최전선은 어떻게 보면 트위터가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기존 평단에 없던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좋은 평론을 내서 출간하기도 하거든요. 지브리 영화나 안노 히데아키에 대해서 트윗을 쓰는 분이 계셨는데, 어떤 씬이 있고 이 장면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혼자 타래로 몇백 개의 트윗을 다셨거든요. 그 트위터 글만 모았는데 그게 두 권짜리 책으로 나왔어요. 그런 분들이 게임에 대한 글도 쓰시곤 하는데, 그런 느낌의 글들은 제가 지면에서 못 봤던 비평이기 때문에 공모전에도 올라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아마 심사위원이었다면 저는 그런 글을 올려봤을 것 같아요. 다만 트위터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이 공모전의 존재를 모를 가능성도 있어서. 저희가 그나마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데가 트위터이긴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조금 아쉬워요. 어쨌든 (에 글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학계가 좀 많다는 느낌을 받고요. 이정엽 박사: 저도 공모전 심사를 하면서 받았던 초기 글들은 여전히 아카데미의 영향력이 좀 있다고 보이고요. 어떤 글들은 방법론을 증명하기 위한 글인가라는 싶을 정도로 과도한 것들도 있었고. 사실 평론의 1차적인 목적이 분석할 대상이 게임이고 이 게임이 가지는 의미를 규명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그 1차적 목적을 망각하는 글들이 꽤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한편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나 미술, 애니나 웹툰 비평하시던 분들이 그 쪽의 담론 장이 사라지니까 기존에 자신이 했던 형태의 방법론을 가지고 게임을 분석하는 글을 많이 투고했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런 글들은 상대적으로 방법론적인 강박이 덜했던 것 같아요. 그런 비평을 하셨던 분들은 기본적으로 비평이 대상에 대한 어떤 애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들어가고, 사실 그런 의미에서 (분야간) 접점이 게임 장 안에서 많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권태현 선생님이 24호에 쓰셨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분석글 같은 경우 사실 미술 비평가의 시선이 아니라면 쓸 수 없었던 형태의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접점을 갖춘 글들이 안에 더 많이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4년간의 모든 로 데이터를 보면 생각보다 공모전 응모작 수에서 학계가 압도적인 건 아니긴 합니다. 또 아쉬웠던 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정엽 박사: 전에 이경혁 선생님께서 게임이 ‘세상을 보는 창’이라는 얘기를 하셨었지요. 그 표현이 참 좋았던 게 게임을 통해서 다른 연결 지점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고, 게임을 통해서 외부적인 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얻어져야 게임이 대중문화로서 성립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서였어요. 이를테면 <씨네21>을 보면 영화 얘기를 하지만 사회 문제를 얘기하고, 영화가 가지는 어떤 그 담론의 자장을 풍성하게 넓히는 역할들이 보여지거든요. 그런 것들이 게임 안에만 갇히게 하지 않고 우리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지점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시켜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대부분 퀄리티가 좋지만, 뭐랄까 게임 안의 담론들이 그냥 게임 안에 다 갇혀 있는 거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아요. 게임이 세상을 보는 창이어야 하는데, 게임을 통해서 외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서 게임을 계속 보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사실 게임 평론도 그렇고 글밥을 먹는 분들이 대부분 갖는 강박이 있는 것 같은데요. 게임 바깥으로 나갔을 때의 두려움이라는 게 있는 듯합니다. 내가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니니까 이 얘기를 해서는 안 되겠다.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부분을 얘기해야 되는데 일정 부분 이상 이야기를 안 하고 그냥 게임 담론 안으로 마무리를 지어버린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게 매체의 단점 때문인지 아니면 게임 평론가들의 어떤 인식적인 한계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분야 웹진이나 비평을 하는 매체와 비교했었을 때 여전히 갖고 있는 약점으로 보입니다. 오영욱 박사: 근데 그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누군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어요. 지금까지 게임 비평을 해 왔던 대부분은 기자들이었죠. 한국에서 게임 기자라는 직군 자체의 역사를 보면 처음에는 다들 학생들이었어요. 게임 잡지를 처음 만들고 게임을 잘 모르는 어른들이 PC 통신이나 게임을 잘하는 학생들을 데려다가 저단가 착취로 글을 쓰게 한 게 대부분 최초의 게임 공략이나 평론들이었던 겁니다. 그 사람들은 게임 얘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사회 경험도 많지 않고, 심지어 대학 안 가고 계속 게임 하신 분들도 있고 잘 풀리면 게임 회사에 가시고. 그 분들은 정말 밥 먹고 게임만 했거든요. 사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해 왔고요. 예를 들어 저는 <블랙 팬서>를 비평하는 사람들이 흑인 운동의 맥락을 얘기해 주기 전까지 그런 게 있는 줄 몰랐어요. 정치사회적인 지식도 예를 들면 학생운동부터 시작하셨던 경혁 선생님과 비교해 본다면 그게 끊겼을 때 대학에 들어가서 졸업할 때까지 사실은 잘 몰랐고요. 그런 상황에서 이제 게임을 해 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요즘은 다양한 경험을 해본 분들이 많이들 게임을 하니까 많이 나아졌다고는 생각하는데. 옛날에 게임을 하던 사람들은 극단적인 게임 오타쿠들이었고 게임 비평을 하던 사람들은 게임에 대해서만 잘 알고 그거를 (외부와) 어떻게 연결을 해야 할지는 몰랐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두 가지 고민이 드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게임만을 딥하게 파거나 메카닉이나 UI에 치중한 글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공모전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유니크한 글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근데 저도 과연 그런 글 중에 뭐가 정말 좋은 글인지를 확답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네요. 그리고 두 번째가 더 큰데, 잘 쓴 글이 하나 있을 때 이 필자가 이걸로 지속적으로 이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지속성에 대한 담보가 정말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 공모전의 목적은 결국은 신진 발굴인데, 4회 정도 진행해 보니 계속 작업을 하는 필자와 그렇지 못한 필자가 있지 않습니까? 냉정하게 얘기하면 게임 씬에서 자기 시각을 갖고 계속 비평이란 유의미한 활동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누군가가, 저와는 또 다른 포인트에서 전문성과 지속성을 갖고 나오면 최고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필자를 찾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정엽 박사: 그동안은 게임이 되게 기술 중심적인 미디어였고 게임 창작에는 큰 자본과 코딩실력 같은 것들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점점 그 장벽이 약해지고, 누구나 상용 게임 엔진을 바탕으로 게임을 쉽게 할 수 있게 됐죠. AI가 그런 허들을 더 낮춰주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게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적인 것들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게임도 사회 문제들을 굉장히 많이 다루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게이머들이 바라보고 있는 게임의 대상은 되게 장르화돼 있고 패턴화되어 있다고 보여요. 그거를 누군가가 풀어줘야 되는데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 게임 비평 씬에서는 서구도 그렇고 한국은 더 없었다는 생각이 들고. 근데 조금씩 그런 움직임들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일례로 제가 BIC 심사위원장 하면서 제안한 ‘소셜 임팩트 게임상’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데요. 그런 것들이 상으로 만들어졌을 때 ‘아 이런 주제로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고 개발자가 역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BIC에서 소셜 임팩트 게임상을 만든 뒤에, <언폴디드: 동백이야기>같이 4.3 사건을 다룬 게임들이 나오기도 하고요. 게임의 소재적 다양성이 넓어지고 역사, 젠더, 심리, 1인가구의 문제 등을 다루는 임팩트 게임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결국 ‘장을 만들어 주는 게 사람들한테 얼마나 큰 역할을 미치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역시 지금까지는 그 장을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한 것 같고요. 그런데 가 여기서 게임 안에 다시 갇혀버린다면 그건 가능성을 훨씬 더 줄이는 일인 것 같아요. 가 지금 보면 메인 토픽과 아티클, 인터뷰, 해외논문 번역 등 몇 가지 세션이 있는데 이 중 게임 바깥의 것을 보여주는 형태의 섹션이 필요하고, 그것과 게임의 관계를 어떻게 접목을 시킬 건지 통시적으로 점검하는 세션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게임과 다른 분야의 접점을 넓혀줄 거는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으로 평론이라는 건 일종의 분석 대상으로 삼는 매체가 사회와 맺는 관계를 어떤 식으로 재증명해야 되는지를 스스로 나름대로의 어떤 논리를 가지고 뚫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오타쿠의 한계다’라고 접어버리는 순간 그다음부터 그 가능성은 안 열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형태로든 담론의 공간을 만들어 놓고, 혼자 할 수는 없으니 많은 다른 평론가들에게 그런 형태의 지면들을 유도해 가며 담론을 만드는 것부터가 가 다시 해야 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영욱 박사: 제가 편집위원회를 그래도 좀 오래 했었는데, 이정엽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시도들을 다 해봤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더라구요. 예전에는 UI/UX 특집을 매일 연재해보자고도 했었는데, 두세 번 다음부터는 필자를 못 구했던 것 같아요.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특집도 자주 만들었는데 그것도 요즘은 좀 잘 못하죠. 사실 뭘 다루냐를 결정하는 것도 힘들고 쓸 사람이 부족해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그리고 또 드는 생각이, 예전에 제가 게임을 좋아하니까 대학에서 국문과에 있는 게임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텍스트 분석’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나요. 당시 전 공학 수학 배우던 공대생이었고 전공도 달라서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이 없었거든요. 어쨌든 평론의 동기를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 적잖이 있지만 ‘어떻게 글을 끝까지 쓰는 훈련을 받아서 정제된 형태의 글을 내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게임 씬의 후속 세대를 위한 과제와 전망 이경혁 편집장: 제가 매번 씬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결국 그 또래에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들이 모여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함께하는 그룹의 중요성이 크다는 걸 느껴요. 작년 공모전이 끝나고 제일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였냐면 수상자가 4명이 나왔어요. 지스타에서 시상식을 해서 다 초청했는데, 편집위원과 수상자들이 1차만 같이 하고 2차는 알아서 하라고 하셨는데 그 오신 분들끼리 2차를 가신거에요. 이 작업을 하며 3-4년 동안 가장 보람찼던 때가 그 순간이었어요. 이정엽 박사: 국문과에 오래 적을 두고 있다 보니 느낀 건데, 피어 리뷰를 통해서 생성되는 동료 의식이 중요하고 그런걸 만들어주는게 ‘문단’이잖아요. 글을 통해 드러나는 어떤 사람의 강한 자아의식도 동료의 의식과 같이 부딪혔을 때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한번 거쳐서 객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자정 작용을 해주는 부분이 문단일 텐데요. 게임은 사실 개인적으로 즐기고 SNS에 올려서 내 기분을 발산하는 형태의 문화가 기본적으로 자리 잡았기에, ‘동료에 의한 피어 리뷰를 거친다’는 마인드를 굉장히 적게 가지고 있는 미디어였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게이머, 게임 생산자, 게임 평론가들 사이를 아우르는 형태의 접점의 장이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정제되지 않았다고 해도 내 자의식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별로 부끄럽지 않은 거죠. 그런 마인드를 갖고 기본적으로 작업해 온 장르였기 때문에. 그런데 저는 평론이 어느 정도 공적인 담론에서 얘기해야 하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리뷰든 논문이든 어떤 글에서 갖춰야 할 사회적인 요건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게임 씬은 그걸 기존의 학계나 평단, 예술계의 스타일을 빌려와서 형성해왔던 건데. 예컨대 아즈마 히로키처럼 타 분야에서 내공을 쌓은 사람이 와서 이 분야를 휘저을 때 그것에 대한 대응 논리가 형성이 안 되는, 일종의 어떤 식민성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중요한 지적입니다. 매번 공모전마다 유행하는 주제가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 1회차에는 내러톨로지, 루돌로지에 대한 글만 한 열 개가 왔어요. 보면서도 아쉬웠던 게 한 가지 주제가 휩쓸면 다 그쪽만 다루는 것 같은 거에요. 오영욱 박사: 항상 공모전 수상 소감들을 보면 ‘자기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외로웠다’는 이야기들도 많거든요. 저는 그 분들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 얘기를 주변에서 지인들과 할 수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필진분들이 밖에서도 서로의 글을 읽고 비평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정엽 박사: 저도 그런 바람이 좀 있어요. 에서도 필진끼리 오프라인 만남 같은 것들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문단 같은 경우에는 한 명이 등단하면 등단지 외의 다른 모임도 가면서 그 안에서 서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있고, 그게 무언의 사회적인 소속감을 만들기도 하거든요. 인정감, 소속감이 만들어지면 그걸 바탕으로 내가 쓰는 글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문학 생태계나 씬 안에서 어떤 자장을 만들것인지 반성적인 태도를 갖게 되기도 하고요. 우리가 맨날 메타비평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그 메타 비평을 하는 주체에게도 사회적인 인정이 주어진 상황에서야 메타적인 사고가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이렇게 공모전을 거쳐 나온 평론가들에 대한 지면을 마련해 주는 걸로 끝나지 않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준과, 그들이 왜 게임을 비평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 질문에 대해 계속 화답할 수 있을 정도의 대외적인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비평이 지속될 수 있을 겁니다. 이런게 잘 형성이 된다면 어느 날 어떤 필자가 이경혁 선생님을 저격하려고 다른 잡지를 만들지도 몰라요. 그게 되어야 실질적으로 그 장이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경혁 편집장: 그 점은 제가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회적인 어떤 인정과 존경을 이 바닥에서 만드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레거시 미디어에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면(웃음) 외부에서는 여전히 오타쿠라는 말을 듣는 한편 내부에서는 평론가가 아니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요. 이제 시니어가 된 입장에서 다음 세대가 조금 더 편하게 자리잡게 하려면 말씀하신 사회적 인정을 어떻게 만들어주고 자존감을 북돋을 수 있는가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사실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잡지를 혼자 하고 있다 보니 그게 잘 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정엽 박사: 실은 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은 되게 외로운 형태의 싸움이었던 거 같아요. 경혁 선생님도 그런 차원에서 다른 미디어나 학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인 인준을 바라는 조직들로부터 부당하게 곡해당하거나 아니면 오타쿠 클리셰를 뒤집어 쓰시거나 이렇게 끝났다는 거는 우리가 그 안에서 사실 에 대응할 만한 형태의 거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어 게임 웹진들도 서로 계속 싸우고 있지만 그것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거울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생력 측면에서 게임 평론이 웹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 하면 분명히 쉽지 않지요. 원고료도 줘야 되고 필자도 모아야 되고, 그 안에서 어떤 무브먼트도 만들어 나가야 되고, 자기만의 어떤 시각들을 확보해 나가야 되는데. 분야를 막론하고 평론들 자체가 많이 붕괴한 상황에서 게임이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사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자장을 거의 못 만들고 있는 상황이니까. 여하간 어떤 거울이 빨리 생겨야 도 경쟁심도 갖고 배울 것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에서 역할이 좀 더 있다면 그런 걸 하고 싶어요. 후배 평론가들과 얘기를 더 나누고, 그분들이 아직 지면에 못 쓴 나머지 것들이 많이 있을 텐데 그게 무엇일지, 게임을 통해 세계의 어떤 측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건지, 이런 게 더 많이 나와야 된다라고 생각해서요. 여기도 어떻게 보면 세대 교체를 위한 ‘문단’을 형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여요. 오영욱 박사: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는 젊은 필자랑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젊은 게임 연구자들도 사실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저 같은 경우에는 게임 역사 얘기를 계속 해야 하는데 ‘게임 역사 연구자’라는게 있나, 내 작업물을 누군가한테 물려줘야 할 텐데 그걸 누구한테 물려주지 싶어요. 그러면 양성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나도 조금 있으면 40대 중반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 소명이 오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 처음에 공모전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우리 대담의 핵심은 게임비평 씬의 후속세대에 대한 고민이네요. 공모전이라는 이름을 걸고 우리는 ‘게임 이야기할 다음 세대의 사람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일을 해왔던 것 같고요. 저는 실무자로서 씬 형성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항상 고민이 있고, 그래서 사실 이 자리도 처음에 같이 의견을 모았던 사람들에게 도대체 우리는 어디까지 온 걸까라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공모전 수상작이 나가는 호에 같이 실리면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독자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담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연구자) 김지수 문화와 지식, 공간과 학술 장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합니다. 게임의 역사와 게이머의 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Levelling Up: An Overview of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One late afternoon in a quaint village. Rembo the rooster crowed loudly, adding to the countryside ambiance. You, your identical twin, and some friends from kindergarten were spinning tops in the yard. Just another joyful day of playing freely. < Back Levelling Up: An Overview of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26 GG Vol. 25. 10. 10. ***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8a98b78b-f8cc-4b81-bce9-f99c35d94529 One late afternoon in a quaint village. Rembo the rooster crowed loudly, adding to the countryside ambiance. You, your identical twin, and some friends from kindergarten were spinning tops in the yard. Just another joyful day of playing freely. Unbeknownst to you, Rembo had been causing havoc on his afternoon stroll. From demanding treats at the shaved ice hawker, snitching on kids playing hide-and-seek, to taunting people as they did chores, Rembo was relentless. That was until he encountered his nemesis, the neighborhood cat. Now he was being hunted by the feline across stalls and clotheslines before escaping through the woods. It is now up to you and your twin to chase the rooster and return him to the village elder. The events portrayed here are taken from the opening sequence of an adventure video game, Upin & Ipin Universe. Developed through a collaboration between Les’ Copaque Production and Streamline Studios, the game is an adaptation of the beloved Malaysian animated series Upin & Ipin. It follows two young twin brothers entangled in cheeky daily adventures as they learn about family, friendship, and community. The game captures the essence of childhood and simpler times. Chasing the chaotic rooster is just the first quest as more explorations await the players. Speaking at the launch of Upin & Ipin Universe in July 2025, Digital Minister Gobind Singh Deo said that the game “embodies the innovation and cultural richness that make Malaysian games stand out” (BERNAMA, 2025a). The game invites players to experience growing up in Southeast Asia, specifically the Malaysian kampung (village). The quests, interactions, and environment reflect the charm of rural life and local heritage, making the game both entertaining and educational. Players could experience settings such as cozy wooden houses, bustling night markets, peaceful rice fields, and evening scenes with fireflies. Besides the main narrative campaign, there are also mini activities such as fishing, farming, bug catching, cooking, cycling, and remote car racing. Retaining the animation’s heartwarming and family-friendly nature, the game is an offline-only experience without the mechanics of combat, microtransactions, and fail states. Image Source: Steam Regrettably, despite being backed by a supposedly big-budget, significant marketing, and an existing fanbase, the game’s reception was generally lukewarm. On the digital platform Steam, the game received ‘Mostly Negative’ reviews. Prominent Asia Pacific gaming website, Kakuchopurei criticized the game for its janky controls, buggy state, lack of meaningful progress, and workforce controversies involving the developer (Toyad, 2025). Across online spaces, players regarded the game’s price tag at RM180 ($43) as “too expensive” and unreasonable for what it offered, comparing it unfavorably to the price point of AAA games (Ralph, 2025). Similar issues were also reported by the Indonesian newspaper Tempo in the country where the animation had exploded in popularity (M. Faiz Zaki, 2025). Amid social media boycotts and PR crises, the development team continues to deliver patches and fixes for a better gaming experience. Clearly, while Upin & Ipin Universe shows promising potential, it is also mired in structural issues. To understand how this case fits into a wider context, it is useful to turn to the broader state of play in Malaysia. The Growth of the Malaysian Video Game Industry Malaysia is a multicultural country located in the region of Southeast Asia, with a population of 34.2 million as of 31 July 2025 (Department of Statistics Malaysia, 2025). The gaming industry is growing fast, with a forecast revenue of $649 million in 2024 and a steady compound annual growth rate of 7.55% to reach $807 million by 2027 (BERNAMA, 2024). This projected revenue contrasts with an earlier report from when the local industry had just started with limited technology, fewer companies, smaller grant schemes, and narrower talent pools (Chong, 2004). Malaysia’s serious entry into game development began in the 1990s, when the studio Motion Pixel contributed key development work to the internationally published title Ghoul Patrol for LucasArts. (Chong, 2004, p. 20). In the 2000s, local companies licensed and repackaged global titles, particularly MMORPGs, for the Malaysian market. In recent times, studios have become abundant, with most providing outsourced services of game art and co-development for well-known studios abroad. The examples include Passion Republic (Diablo IV, Uncharted 4, and Dark Souls 3), Streamline Studios (Street Fighter V and Final Fantasy XV), and Lemon Sky Studios (Marvel Spider-Man, The Last of Us Part II, and Warcraft III: Reforged). Besides that, Malaysian studios have also developed their own games. Three titles were identified as high-profile IPs that helped establish Malaysia’s reputation in the global video game industry: Magnus Games’ Re:Legend, Metronomik’s No Straight Roads, and Streamline Games’ Bake ‘n’ Switch (Wong, 2024). In 2023, Malaysia’s digital creative industry recorded a strong performance, generating revenue of RM5.3 billion ($1.25 billion) with exports comprising RM800 million (BERNAMA, 2025a). Bolstered by various targeted policies, the government, through the Malaysia Digital Economy Corporation (MDEC), aims to make Malaysia a regional and global hub for animation and games by the year 2030 (BERNAMA, 2025a). MDEC plays a crucial role in supporting the local game development scene. One recent initiative is a closer collaboration with PlayStation Studios Malaysia (BERNAMA, 2025b). Image source: Steam MDEC also organizes the annual Southeast Asia Game Developers Conference known as LEVEL UP KL, attracting professionals from across the region and beyond. Highlights of the event include conferences, business networking programs, exhibitions, pitching, the SEA Game Awards, and masterclass workshops. On Steam, MDEC not only showcases Malaysian-made games, but also recognizes outstanding IPs developed in Southeast Asia for the global audience. With MDEC’s support, the local industry is poised for continued expansion. However, more needs to be done at the industry level regarding the retention of game development talent. The main challenge affecting talent retention in the country is the limited career growth opportunities, leading many to leave for higher-paying markets such as Singapore, the United States, or Europe (Malaysia Digital Economy Corporation, 2024, p. 69). A notable theme in Malaysian-made games is the incorporation of rich cultural elements to instill appreciation and recognition of local identities. Besides the aforementioned Upin & Ipin Universe, other examples include Mastra, an ambitious Mobile Online Battle Arena (MOBA) by Todak Studios inspired by ancient and mythological Southeast Asian or Nusantara culture. The game recently launched its open beta for players in the region (Kalita, 2025). A similar theme has also been seen in recent indie game developments, as developers blended local culture with the nostalgia of childhood memories (Chandy, 2024b) with one citing Korean MMORPG Ran Online as his inspiration (Chandy, 2024a). The Trends of Malaysian Video Gamers Playing video games is not only a casual pastime, but also a growing contributor to the nation’s economy. In a 2022 survey, Malaysian Communications and Multimedia Commission (MCMC) reported that 35.7% of internet users engaged in online gaming, a decrease from 42.8% in 2020 when many were stuck indoor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lockdown (2022, p. 97). Factors that influence online gaming include entertainment, stress relief, social interaction, income generation, and escapism (Yunus et al., 2021). Approximately RM2.7 billion ($570 million) in revenue was reported from Malaysian gamers in 2020, an increase from RM2.5 billion ($527 million) in 2019 (Hassan, 2021). Many reportedly would not mind spending RM200 ($48) or more each month to purchase power-ups, cosmetics, and unique characters, making the country one of the highest-spending markets in Southeast Asia (Hassan, 2021). In terms of platforms, the accessibility of mobile phones and affordability of internet data made Malaysians prefer mobile gaming, thus surpassing PC gaming in demand and revenue (Lai, 2020). Popular titles that took Malaysians by storm include Mobile Legends: Bang Bang and PUBG Mobile which contributed to the rise of content creators and interactive spectatorship. Realizing the increasing popularity of esports, MOONTON Games recently established a formal partnership with the Malaysia Esports Federation (MESF) to develop structured gaming programs, train athletes, and boost the nation’s gold medal prospects for Mobile Legends at the upcoming South East Asian (SEA) Games (Salim, 2025). The country also aspires to provide an inclusive ecosystem by including persons with disabilities (Yeoh, 2021). In a broader gaming landscape, it is interesting to note that Malaysian gamers actively implement cultural identity in their gameplays, thus exercising their own creative agency. Notable examples include the recreation of a Malay-themed wedding procession in Grand Theft Auto V (Zikri, 2020), the construction of kampung houses with wooden stilts and rattan furniture in The Sims 4 (Ashaari, 2020), the building of a scale replica of the iconic Petronas Twin Towes in Minecraft (Tan, 2020), and the simulation of the Prime Minister swearing-in ceremony at the Royal Palace in Roblox (As, 2025). Additionally, gamers utilized Nintendo’s Animal Crossing: New Horizons for meaning-making, socializing, and staying productive during the COVID-19 pandemic lockdown (Tengku Sabri et al., 2024a, 2025a, 2025b). Gamers share their creations online, both on personal pages and in gaming communities. All these examples of creative endeavors show that Malaysians are not just passive gamers, but active producers who implement their own cultural identity in gameplay. The Tensions Around Video Games in Malaysian Society Despite the growing exposure and acceptance of video gaming across diverse Malaysian demographics, a few tensions still linger. Since the early 2000s, public stigma and moral panics have often shrouded the notion of ‘gaming’. Entertainment venues such as arcades were blamed for the increase in loitering and violence among Malaysian youngsters, as well as being associated with gambling and money laundering (Yoong, 2001). Cybercafes were also deemed threats leading to moral corruption due to patrons’ potential exposure to online gambling, pornography, and cybercrimes (Lee, 2014). There are also challenges in preserving religious sanctity while adapting to modern youth culture. During the Pokémon Go craze, for example, there were calls to ban the game by a religious state committee due to its purported ill effects (Malay Mail, 2016). More recently, there was public outcry when a prayer hall became a location for a Mobile Legends tournament (Fong, 2025). To this day, gaming continues to be perceived by some as morally and religiously corruptive, though there are also societal pushbacks as it becomes normalized and pervasive. Another major issue is cyberbullying. For example, female esports players face gender stereotyping and discrimination through disparaging comments in both text and voice chats from the audiences (Lim, 2021). Various gaming campaigns have been organized, most recently to tackle cyberbullying and promote mental wellness in the gaming community (New Straits Times, 2025). Ultimately, gaming is about having fun and connecting with people. Therefore, combating toxicity in the scene is necessary. To summarize, the Malaysian video game industry is experiencing rapid growth, driven by a rising number of developers, increasing investments, and enhanced infrastructures. As Malaysia advances in the global gaming arena, it is also worth reflecting on how democracy and cultural authenticity intersect with nation branding, especially since the current industry shows strong state presence (Wong, 2024). While some hiccups such as the recent shaky launch of Upin & Ipin Universe were regrettable, they also point to opportunities for improvement. What is important is the continued drive to grow. Additionally, beyond technological advancement and economic factors, the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is also shaped by sociohistorical and contextual factors (for a more detailed discussion, see Tengku Sabri et al., 2024b). This includes the gamers, audiences, and society as a whole as they play key roles in shaping the trajectory of this evolving culture, ensuring that Malaysia continues to ‘level up.’ References As, M. A. (2025, January 8). Popular Malaysian video game simulation MYSverse “elects” 22nd PM. New Straits Times. https://www.nst.com.my/news/nst-viral/2025/01/1158200/nstviral-popular-malaysian-video-game-simulation-mysverse-elects-22nd Ashaari, A. (2020, April 25). This Sims Fan Has Built a Malay Minangkabau House in The Sims 4. Kakuchopurei. https://kakuchopurei.com/2020/04/25/this-sims-fan-has-built-a-malay-minangkabau-house-in-the-sims-4/ BERNAMA. (2024, April 18). Malaysia’s video gaming industry projected to hit US$649mil revenue in 2024.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business/business-news/2024/04/18/malaysia039s-video-gaming-industry-projected-to-hit-us649mil-revenue-in-2024 BERNAMA. (2025a, July 4). Gobind launches ‘Upin & Ipin Universe’ as Malaysia’s digital creative industry hits RM5.3b. Malay Mail. https://www.malaymail.com/news/malaysia/2025/07/04/gobind-launches-upin-ipin-universe-as-malaysias-digital-creative-industry-hits-rm53b/182812 BERNAMA. (2025b, July 23). Malaysia set to lead regional gaming industry with Playstation Studios—Gobind. BERNAMA. https://bernama.com/en/news.php?id=2448596 Chandy, A. M. (2024a, November 15). Rooted in reminiscence: Malaysian game designers go big on the nostalgia factor.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tech/tech-news/2024/11/15/rooted-in-reminiscence-msian-game-designers-go-big-on-the-nostalgia-factor Chandy, A. M. (2024b, December 11). Back to school: A uniquely Malaysian time-loop adventure.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tech/tech-news/2024/10/26/back-to-school-a-uniquely-malaysian-time-loop-adventure Chong, C. (2004, January 20). Working for Play: Game On, Mala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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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Tengku Intan Maimunah Tengku Intan Maimunah is a PhD student at the Department of Media and Communication Studies, Universiti Malaya, Malaysia. Her research explores video game paratexts, focusing on the creative works and practices that players build around their favourite titles. Her gaming journey began on a Windows 98 PC and continues today on a Steam Deck. Outside of gaming, she edits and publishes books on visual arts. She credits her brother for the first step into the world of video games, her father for the love of stories, and her mother for the eye to see beauty in everything.
- [4회공모전수상작]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비평을 위한 시론 - 캐릭터 뽑기가 갖는 의의란
하지만 ‘서브컬처’라는 명명에는 꽤나 기묘한 구석이 있다. 문화연구 분야에서 서브컬처는 고급 문화 혹은 주류 문화에 대응하는 하위 문화를 뜻하지만 근래에는 그 외연이 확장되어 “‘주변부’의 취향 공동체로, 전체 문화 속 문화 혹은 사회 내 다양한 문화들”로 규정되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와 거기서 파생된 컨텐츠를 가리키는 용어로서 서브컬처가 수입 및 활용되며 정착된 사회적 의미가 존재한다. < Back [4회공모전수상작]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비평을 위한 시론 - 캐릭터 뽑기가 갖는 의의란 26 GG Vol. 25. 10. 10. 페이트/그랜드 오더, 블루 아카이브, 원신, 승리의 여신 니케 등등 2010년대 중후반부터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해온 소위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불리는 일군의 게임 장르가 있다. 서브컬처 게임의 특징은 모에 캐릭터/수집형/확률형 뽑기로 여겨진다. 추가적으로 일부 웹게임도 존재하며 미호요(현 호요버스)가 2020년 공개한 원신과 같이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향유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기도 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서브컬처’라는 명명에는 꽤나 기묘한 구석이 있다. 문화연구 분야에서 서브컬처는 고급 문화 혹은 주류 문화에 대응하는 하위 문화를 뜻하지만 근래에는 그 외연이 확장되어 “‘주변부’의 취향 공동체로, 전체 문화 속 문화 혹은 사회 내 다양한 문화들”로 규정되곤 한다. [1] 그러나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와 거기서 파생된 컨텐츠를 가리키는 용어로서 서브컬처가 수입 및 활용되며 정착된 사회적 의미가 존재한다. 유사하게 중국에서는 우리가 ‘서브컬처 게임’이라 부르는 장르를 2차원 모바일 게임(二次元手游)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2차원이란 단순히 그래픽이 2D냐 3D냐는 구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일본 오타쿠 컬처 에 바탕을 둔 ‘ACG(애니메이션・코믹・게임) 스타일’을 지칭한다. 즉 앞서 서브컬처 게임의 특징 중 하나로 언급한 모에한 이미지・그래픽으로 어느 정도 그 의미가 수렴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오타쿠 문화에 깊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는 한중일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증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체 게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보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이 동일 기간 약 3배에 가까운 성장율을 보여왔으며 앞으로도 1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2]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 상황과 달리 해당 장르는 진지한 비평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곤 한다. 게임 비평이 아니더라도 진성 게이머를 자처하는 이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뽑기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은 [3] 서브컬처 게임을 진정한 게임 미만의 것으로 치부하게 만드는 요인이곤 한다. 그 외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플레이어들의 향유 태도도 또한 게임의 플레이에서 오는 재미를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비평적 곤란함은 단순히 식자층이 던지는 자격 미달의 시선 때문만은 아니다. 전술했듯이 서브컬 처 게임은 대개 모바일 게임으로 완성된 패키지 게임이 아니라 라이브 서비스 게임으로 제공된다. 과거 온라인 MMORPG 게임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완결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다루는 비평이 작동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이렇게 끝이 지워지고 무한히 연속하는 라이브 서비스의 활동성live-ness은 유저에 의해 소유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실시간live으로 소화 및 접속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4]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 특히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을 두고 기존의 게임 비평은 하나의 메인 시나리오 혹은 하나의 캐릭터에 대한 서사적 분석 정도에 그치곤 했다. 간혹 게임 플레이에 중점을 둔 비평도 시도되었으나 캐릭터를 컨텐츠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서브컬처 게임의 모방적인 게임성으로 인해 한계가 뚜렷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과거와 같은 근대적 작품관에 입각한 비평으로는 동시대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온전히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다루기 위한 비평의 원리가 요청되고 있는 셈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기존의 게임 비평이 상정해온 ‘게임성’과 일선을 달리하는 서브컬처 게임을 위한 비평의 시론을 전개하고자 한다.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는 캐릭터 수집 요소라고 본다. 해당 장르의 제작자도 향유자도 모두 게임이라는 특정한 플레이 경험 속에서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캐릭터를 필수불가결적으로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타 게임 장르에 비해서 유독 두드러지는 캐릭터 존재가 컨텐츠의 핵심이라고 보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5] 특히 호요버스가 2020년 공개한 〈원신〉 이래로 트리플 A급 게임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레퍼런스 삼아 유려한 그래픽과 거대한 볼륨의 컨텐츠를 앞세운 중국발 서브컬처 게임─‘원신 라이크’들은 이러한 장르적 핵심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최전선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성의 강조에는 그것이 곧 뽑기라는 과금으로 이어지며 게임사의 매출과 직결한다는 이유도 존재한다. 게임 내 부분유료 컨텐츠로 제공되는 확률형 아이템, 즉 뽑기는 일반적으로 게임의 수익 모델로 여겨지곤 한다. 그리고 국내 게임 담론에서 BM에 대한 논의는 대개 사행성이나 유독성에 대한 논의에 머무르곤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뽑기는 게임성과 완전히 무관할까? 뽑기 시스템이 도입된 RPG 게임의 플레이 경험이나 그 게임성에 손상을 입힌다는 주장이 성립한다면, 특정 게임에서는 뽑기가 게임성을 구성하는 데에 핵심적일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메타 게이밍의 요소로서 현질을 플레이의 한 형식, 즉 ‘납금 플레이’로 이해하는 접근도 존재한다. [6] 그러나 여기서 납금이란 플레이 형식은 어디까지나 게임과 유저 사이에 존재하는 난이도와 숙련도 관계에 대한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지, 캐릭터의 매력이나 애정과 같은 게임 플레이에서 부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영역에서 추동되는 과금 행위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물론 서브컬처 게임에서 캐릭터 수집이 게임 플레이와 완전히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앞서 설명한 것처럼 캐릭터가 컨텐츠 기획의 핵심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게임 내적 난이도와 캐릭터의 성능은 매우 직접적 관계를 갖는다. 소위 라이브 서비스 중 버전이 진행됨에 따라 게임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점차 상승하는 난이도 및 다양한 기믹-메타에 최적화되어 최신 픽업 캐릭터가 디자인된다. 즉 최신 버전의 메타를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최신 캐릭터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점에서, 캐릭터의 사용가치는 중요하다. 그러나 캐릭터를 포함한 유료 아이템의 성능이 사업 모델과 직결하는 ‘페이 투 윈’ 과 조금 다른 이유는 성능이 다시 캐릭터의 매력으로 회수되기 때문이다. 그 예시로 원신에서 중국을 배경으로 한 리월 출신의 강력한 신이란 컨셉을 가진 종려 캐릭터가 자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실성능이 무척 낮다는 이유로 ‘자국 신임에도 성능이 낮다’와 ‘컨셉이 성능과 불일치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을 샀다가 큰 상향을 받게 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오타쿠 문화에 익숙한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외모도 성능이다’란 금언이 있었듯이, 실제 사용가치만으로 캐릭터 뽑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성능 때문에 뽑기도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자신의 취향에 완전히 맞지 않는 경우에는 그 어떤 게임 유저들과 다르게 강고한 거부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것이 바로 오타쿠 유저들이다. 원신 라이크 게임들에서는 각 버전마다 진행되는 메인 스토리에서 새로 추가된 픽업 캐릭터가 크게 활약하는 장면을 넣어두고 또 자연스러운 체험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강제애착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7] 하나의 게임 내에서 다양한 메인 스토리 및 이벤트, 서브 이벤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픽업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은 다양한 매체를 동시에 전개하는 미디어 믹스적 전략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호요버스의 최신 작품인 〈젠레스 존 제로〉 속 유즈하 캐릭터의 경우 픽업과 함께 추가된 메인 에피소드 외에도 여름 바캉스 특집 이벤트에 맞춰 스킨이 출시되며 해당 스킨에 맞는 대규모 특별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게임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성과 상품의 내적 연결고리가 강력하게 착종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상품의 사용가치(성능)와 별개로 상품이 갖는 일종의 기호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전략이 호요버스 게임 속에서 매우 첨예하게 갱신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서브컬처 게임의 최신 경향 속에서 캐릭터의 매력에 사로잡힌 유저가 자연스럽게 해당 캐릭터를 뽑아 수집하고자 한다는 일련의 흐름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대상에 대한 소유(수집)으로 이어진다는 비약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사랑에서 비롯되는 독점욕이나 소유욕과 같은 본성적 차원으로 소급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욕망이 자연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오늘날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은 비자연(=기술)적이기 때문이다. [8] 그런 의미에서 ‘비오타쿠의 현명함’이란 인터넷 밈은 복제가능한 이미지로서의 ‘캐릭터’가 게임 내 개인계정으로 수집되는 행위와 게임 외적으로 데이터로서의 기록(캡처)에 대한 의미론적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오타쿠적 소비 양태에 근간은 이루는 (과)몰입에 대한 냉소적 비판을 던지고 있다. 여기서 표적이 되는 것은 캐릭터라는 비실재 대상에 대한 애정과 몰입이라는 지 극히 ‘리비도적 경제’ 활동이다. 지금까지 많은 서브컬처 게임들이 서비스 종료됨에 따른 ‘최애’ 캐릭터들에 대한 상실과 그로 인한 불가능한 애도가 유저에게 문제가 되는 반면에, 페이 투 윈으로 유명한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의 서비스 종료는 유저 개인의 리비도가 아니라 아이템 재산이나 소유권 같은 지극히 실물 경제적 측면이 문제가 된다는 점에서 리비도적인 것의 차이를 도출할 수 있다. 동시대 서브컬처 게임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러한 리비도적인 것, 즉 애정과 몰입을 소유와 연결지어내는 마법과 같은 작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 롤랑 바르트가 《사랑의 단상》에서 보여준 놀라운 통찰을 빌려와 설명해볼 수 있다. 바르트는 매혹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첫눈에 반한 사랑’은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면에 대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면이란 ‘사물들의 배치’이며, 특정 대상을 둘러싼 환경이 대상과 맺는 관계성이 대상을 특별하게 만들며 대상을 사랑에 빠질만한 것으로 ‘축성을 내린다’. 그리고 이러한 바르트의 통찰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뤄지는 상품화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플랫폼, 알고리즘과 같은 디지털 기술에 의한 기호적 환경에 대한 이해로 연결될 수 있다. [9] 앞서 예시로 들었듯이 젠존제라는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제공되는 미디어 믹스, 그 이미지와 서사, 플레이의 관계망 속에 배치된 유즈하에 대한 애정은 매우 잘 짜인 코드화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0] 이처럼 종합적이고 중층적인 배치를 통해서 캐릭터가 제공되는 형태를 ‘장면화’라고도 부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게임 속 서사는 장면화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다 정확히는 서사의 장면화는 게임에서 제공되는 단일한 서사가 아니라 서사가 제공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수집형 서브컬처 게임 속에서 서사와 캐릭터의 매력이 결합하여 제공되는 구조적 형태에 대해 연구한 이아름의 연구에 따르면, [11] 수집형 게임 속에서 무수히 병렬되며 추가되는 캐릭터들과 그 서사는 “전체를 아우르는 큰 이야기”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각자로 완전히 별개된 ‘커뮤니케이션(=일정량의 작은 이야기)’으로 전환된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하나의 서사(루트) 속에서 선택과 분기를 경험할 필요 없이 초월적 위치에서 모든 가능성을 확보하며 하나의 시간성(=무시간성)을 체험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집이란 행위는 실제로 시간성을 초월한 질서를 수집된 대상에 부여함으로써 무역사성 안에서 자기 폐쇄적인 형태를 추구하는 행위다. [12] “모든 시간은 수집품의 세계 안에서 동시 존재 또는 동시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호요버스 게임에서는 이러한 수집형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집품’의 서사적 시간성의 구조뿐만 아니라, 그와 반대되는 ‘기념품’으로서의 시간성의 구조 또한 발견할 수 있다. 기념품은 “각각의 경험을 특별하게 인식”하며 “이야기를 통해 본래의 맥락을 끊임없는 소비의 맥락으로 대체”한다. 나아가 과거와 현재의 ‘거리’를 의식하며 우리의 관심을 과거로 전치시켜 “과거 안에 현재를 가둬 넣는 기능”을 수행한다. [13] 이아름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메인 스토리)와 함께 병치되는 다양한 이벤트 스토리 및 후속 이벤트를 통해서 메인 스토리에서 활약하지 못한 캐릭터의 주목도와 매력을 높이는 보완적 기능을 해낸다고 설명한다. [14] 그런데 흥미롭게도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이 ‘모바일 게임’으로서 갖는 특징은 과거에 진행된 픽업뿐만 아니라 한시적 이벤트까지도 반복해서 개최하는, 유실과 변형을 갖지 않는 무한 반복이 가능한 데이터성에서 비롯되는 소위 ‘복각’에 있었다. 하지만 출시 이래 원신은 기존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과 달리 현재까지 단 한 번도 과거에 이뤄진 이벤트를 복각한 적이 없었다. 유사하게 2015년 출시한 페그오의 경우도 2021년 이후로는 과거와 달리 거의 이벤트 복각이 이뤄지지 않는 운영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15] 이처럼 무손실의 반복과 복제가 가능한 데이터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복각 정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메인・이벤트 서사와 함께 연동된 캐릭터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유저에게 매우 찰나적이며 한정적으로 제공되는 셈이다. 때문에 신규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유저가 느끼는 애정이 ‘뽑기’를 통한 소유로 나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계정 내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그 ‘캐릭터 자체’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기념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가 뽑기를 통해 소유한 캐릭터는 해당 ‘캐릭터’에 대한 (상실과 추억의) 지표임과 동시에, 유저에 의해 뽑혀 게임 내에서 플레이됨으로써 상실된 과거에 대한 대상행동으로서 새롭게 생성되는 게임 내의 ‘행위서사’가 현재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의 핵심은 아즈마 히로키가 오타쿠 비평을 통해서 논한 바 있듯이 “캐릭터의 본질보다도 캐릭터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상상력의 환경”에 관한 것이다. [16] 아즈마가 분석하던 시기와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야기보다 캐릭터쪽이 기초적인 단위로서” 상정되고 있다는 상황 판단에는 여전히 시의성이 존재한다. 나아가 그는 작품 자체가 이미 소비 환경을 감안해 제작되었으므로 분석자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경 분석’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타쿠적 문화 소비의 가장 큰 특징은 ‘동인’이라고 하는 2차창작 향유라고 할 수 있다. 모에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서브컬처 게임들은 과거에도 일러스트 공모전과 같은 수용자 참여를 독려하는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하곤 했다. 그러나 아예 제작사가 전면에 나서서 공식적으로 이를 독려하는 대대적인 장을 마련한 것은 역시나 호요버스가 선구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21년부터 개최되어 여러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호요페어는 ‘공식’이 제공하는 재미를 보충하고 확장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게임 내외부로 순환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동인 품기’를 통해서 노리는 것은 역시나 게임 외적인 미디어 믹스가 빚어내는 ‘사물들의 배치’다. 나아가 현재 젠존제를 비롯한 호요버스의 게임들은 서비스 초기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신규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디테일하게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 유튜버들을 지원하여 신규 캐릭터에 대한 성능 및 육성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유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요버스는 현재 서브컬처 게임 제작사 중 가장 소비 환경을 잘 활용하는 회사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유저는 이처럼 게임 내외부의 환경 속 배치 안에서 해당 캐릭터의 매력에 매혹된다. 때문에 복제가능한 ‘모두의’ 캐릭터라고 할지라도 개인이 해당 캐릭터를 소유하고자 하는 것에는 ‘뽑은 캐릭터’가 고유명사로서의 캐릭터에 대한 기념품이자 수집품이란 양가적 의미로 성립한다. 뽑기는 단순히 해당 캐릭터를 구매하는 행위와는 다르다. 극악의 확률에 기대어 자신이 원하는 대상을 손에 넣는 우연성이 개입되어 있다. 물론 충분한 금액을 투여한다면 반천장과 같은 확률 조정 시스템을 통해 확실하게 얻을 수는 있지만 고래가 아닌 일반 유저들은 결국 확률에 기댈 수밖에 없고 유저들은 기원을 하게 된다. [17] 기도라는 행위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즉 우연(우발)성에 대한 요청이다. 그러나 만일 해당 기도의 내용이 이뤄진다면 기도란 행위 자체는 내용이 이뤄지는 것과 실질적인 인과성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후적으로 인과적 필연성으로 인식된다는 점에 기도의 신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뽑기를 통해 특정 캐릭터를 갖게 된 것은 우연성을 필연성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비오타쿠적인 현명함은 우연성을 포함한 총체적 ‘사물의 배치’ 외부에서 특정 대상만을 포착하는 것에서 비롯되지만, 오타쿠적 어리석음은 배치 안에서 우연성을 필연성으로 엮어내는, 바로 그 양가성의 성립을 통해서만 활성화되는 리비도에서 기인한다. 마지막으로 서브컬처 게임 비평에 관해 한가지 짚어두자면, 그렇다면 과연 뽑기 시스템은 서브컬처 게임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호요버스의 원신 이래로 게임 내 뽑기의 평균 단가가 상승해 과금 부담이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서브컬처 게임의 중소과금 유저들의 뽑기 양태는 ‘명전’ [18] 으로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25년 상반기에 발표된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매출은 전년의 19%에서 11%로 크게 하락했다고 한다. [19] 이처럼 포화 상태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중국발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20] 이러한 시도가 앞서 다룬 서브컬처 게임 장르의 핵심을 얼만큼 갱신시킬지는 아직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뽑기를 통해서 캐릭터와 유저가 맺게 되는 리비도 경제가 변화한다면 역시나 서브컬처 게임의 배치 또한 변화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게임성 자체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임은 분명하다. 원신으로 시작된 거대자본 서브컬처 게임이 5년차를 맞이하면서 해당 장르의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서브컬처 게임을 향한 비평의 움직임 또한 시동이 걸릴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 [1] 강신규, 《서브컬처 비평》, 커뮤니케이션북스, 2021, p.11 [2] 미래에셋증권, 〈시프트업─호요버스의 성장 스토리가 보인다〉, 2024.9.11 [3] 이경혁, 《현질의 탄생》, 이상북스, 2022, p.178-179 [4] KAI-YOU, 北出栞, 〈ソーシャルゲーム以降、主体的に生きることは可能なのか?──『マギレコ』サービス終了から始める批評原論〉, https://premium.kai-you.net/article/830 , 2024.8.21 [5] 기존 게임 장르 중 비슷한 경우는 격투 게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 경험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동시에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플레이어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레인보우 식스 시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컨텐츠 기획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방향으로 전환되어 왔다. 나아가 2021년 출시된 〈배틀필드 2024〉가 FPS 시리즈의 전통적인 병과 분류가 아니라 병과 내에서 비대칭 능력을 가진 개별 캐릭터(스페셜리스트)를 내세우며 변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이처럼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에서 점차 캐릭터 중심으로 컨텐츠가 재편되는 현상에서 서브컬처 게임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6] 이경혁, 같은 책, p.182-183 [7] 그러나 동시에 해당 메인 스토리에서의 활약 이후에 다른 메인 스토리에서 주연으로 다시 활약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할 수 있다, 家無しララ, “なぜガチャ嫌いの私は課金沼に堕ちたのか? 沼らせるカラクリを鳴潮から学ぼう”, https://www.youtube.com/@NHLala , 2025.8.4. [8] 앨피 본, 박종주, 《게임 사랑 정치》, 시대의창, 2023, p.174 [9] 앨피 본, 같은 책, p.55-61 [10] 물론 그 코드의 다발은 또 ‘서브컬처’라고 하는 오타쿠 문화에서 공유되는 모에의 데이터베이스 소비를 통해 구성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둘 필요가 있다. [11] 이아름, 디그라 한국학회 제1회 〈플레이어에서 프로듀서로─캐릭터 수집형 게임 시대의 게이머 주체성〉, 2025 [12] 수잔 스튜어트, 박경선, 《갈망에 대하여》, 산처럼, 2015, p.313 [13] 수잔 스튜어트, 같은 책, p.282-283, p.312 [14] 이아름, 같은 곳 [15] 이에 대해서는 2021년부터 페그오를 인수한 애니플렉스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페그오 자체가 매우 뒤떨어진 개발 엔진을 사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버전간 호환이 어려워 복각이 시스템적으로 어렵다는 추측도 있다. 그러나 2020년대 호요버스를 위시한 현재 서브컬처 게임 중 무복각 노선 운영이 일반적인 경우가 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신규 캐릭터・이벤트 중심으로 컨텐츠 지형이 이동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16] 아즈마 히로키, 이은미,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문학동네, 2007, p.27 [17] 〈원신〉에서 뽑기 시스템의 이름이 ‘기원'이며 이에 사용되는 교환 화폐의 이름은 ‘뒤얽힌 인연’이다. [18] 명함과 전용무기를 합쳐 줄여 부르는 용어. 명함은 중복 캐릭터 뽑기를 통해서 할 수 있는 돌파를 하지 않은 ‘돌파횟수 0’을 가르키는 말이다. 전용무기는 신규 캐릭터의 성능을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규 무기를 가르킨다. [19] 게임메카, 〈중국 게임시장 성장 속, '서브컬처’는 쇠퇴하고 있다〉,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764382 , 2025.8.5. [20] 게임메카, 〈캐릭터 뽑기 삭제, 듀엣 나이트 어비스 10월 28일 출시〉,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765332 , 2025.8.27.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강현 한일 오타쿠 문화 독립연구자. 근래 PC 싱글 게임 구력을 보드게임 구력이 추월하고 있다. 최근까지 티바트 세계(원신)와 뉴에리두(젠존제)의 수호자로 활동하고 있다.
- [논문세미나] 데이터가 만든 신화: ‘동남아 성장 신화’를 주도하는 게임 시장 분석 보고서 비판
그러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망에는 비판도 따른다. 게임 시장 전망을 내놓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사실은 시장 담론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웡(K.T. Wong) 교수는 2022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며, 뉴주(Newzoo)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이 만들어낸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의 서사가 이 지역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 구성된 분석이라고 지적한다. < Back [논문세미나] 데이터가 만든 신화: ‘동남아 성장 신화’를 주도하는 게임 시장 분석 보고서 비판 26 GG Vol. 25. 10. 10. *논문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읽을 수 있다. The Data-Driven Myth and the Deceptive Futurity of “the World’s Fastest Growing Games Region”: Selling the Southeast Asian Games Market via Game Analytics (2022) 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15554120221077731#fig1-15554120221077731 게임 업계 종사자라면 한 번쯤 동남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이라는 말이 업계 곳곳을 떠돌고 있다. 수년 전 중국이 신흥 게임 시장으로 주목을 받았을 때, 많은 게임 퍼블리셔들은 중국 시장을 선망했고 실제로 큰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제 그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지로 동남아시아가 호명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얀마, 브루나이, 라오스, 동티모르. 이 11개의 국가에는 게임 업계에 ‘제 2의 노다지’를 약속하는 미래의 잠재 고객들이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망에는 비판도 따른다. 게임 시장 전망을 내놓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사실은 시장 담론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웡(K.T. Wong) 교수는 2022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며, 뉴주(Newzoo)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이 만들어낸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의 서사가 이 지역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 구성된 분석이라고 지적한다. 이 글에서는 웡 교수의 논문 내용을 요약 전달하고, 우리가 믿어온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 서사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살펴본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뉴주(Newzoo)’ 로고 업계 담론을 움직이는 거대한 영향력, 뉴주(Newzoo) 뉴주는 세계에서 널리 인용되는 글로벌 데이터 기업 중 하나다. 게임과 디지털 기기 사용 관련한 다양한 분석을 내놓으며,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정기 현황을 결산하는 보고서를 발간한다. 뉴주의 보고서는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무수한 기사로 인용되고,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보고서에 참고되며, 무엇보다 게임 업계인들 사이에 널리 공유되어 주요 의사 결정과 투자의 흐름에 관여하고 있다. 뉴주가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유통하는 방식에는 크게 무료와 유료로 나뉜다. 유료의 경우, ‘2025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전망’과 같은 심층 보고서를 판매하는 형태로, 단독 상품 하나에 약 5,000달러에 판매된다. 하지만 실제로 더 큰 파급력을 지닌 것은 무료 버전의 보고서다. 무료로 제공되는 보고서는 유료의 일부분을 제공하는 라이트 버전이다. 누구든 다운로드할 수 있기에 출시 직후 언론에 빠르게 인용된다. 더 깊은 분석이 담겨 있는 버전보다, 라이트 버전이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셈이다. 뉴주가 무료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하면, 이는 곧 업계와 대중이 공유하는 ‘사실’처럼 자리 잡는다. 사람들은 세상을 뉴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웡 교수의 비판 지점은 단순히 이 분석이 참인지 거짓인지에 있지 않다. 뉴주가 담론에 권위 있는 기업으로서 미래를 ‘만들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에 있다. 뉴주의 2015년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 보고서 자본주의적 시간성으로 본 동남아시아 뉴주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이들이 쓴 동남아 시장 보고서 서론 부분을 보면, 대상 독자가 누구인지 힌트가 있다. 지난 번 중국 시장 보고서가 반응이 좋았다며, 다음 먹거리가 뭔지 기다렸을 독자를 위해 새로운 것을 준비했다는 투다. 이들의 독자는 주로 북미와 유럽의 서구권이고, 일본과 한국의 동북아시아권까지도 포함된다. 뉴주의 보고서가 그려내는 동남아시아의 이미지는 단순한 숫자와 그래프 같지만, 그 밑에는 특정한 시간관이 숨어 있다. 동남아시아는 아직 덜 발전했지만 곧 따라올 시장으로 묘사된다. 아직 개발 ‘중’인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y)으로서, 곧 선진국이 위치한 현재에 도달할 것이라는 직선적 시간관이다. 웡 교수는 이러한 시간관을 ‘자본주의적 시간성’으로 판단한다. 우리 모두 현재에 살고 있음에도, 보고서 속 동남아시아는 다른 시간대로서 구분하는 것이다. 특정 지역이 아직 뒤처져있는 과거로 비춰지는 과정에서 지역의 역사적 맥락, 인종 및 언어와 같은 복잡성은 사라지고, 11개 국가는 외부인이 이해하기 쉬운 ‘단일 시장’으로 뭉뚱그려진다. 이런 시선은 낯설지 않다. 16세기부터 서구가 동남아시아를 바라보던 틀과 닮아 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서구 열강에게 동남아시아는 자본을 창출하는 식민지였다. 기나긴 역사 끝에 탈식민 과정을 거쳐 자생력을 회복했음에도, 오늘날 이 지역은 다시금 외국 자본의 기회의 땅으로 호명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는 정책적 기조와 디지털 불법 복제 방지 운동, 중산층 소비력 증가가 보이면서 이곳은 게임 신흥 시장으로서 외국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과거의 그림자가 현재에도 반복적으로 드리우는 것이다. ‘신화’라는 이름의 성장 서사 웡 교수는 이 지점에서 ‘신화(myth)’가 발생한다고 본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말한 신화 개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해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신화란 어떤 의미를 사회 속에서 ‘당연한 것’처럼 굳어지는 체계다. 우리가 접하는 광고, 기사 같은 것들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사회적으로 재구성되어 본래의 역사적 맥락을 잃고 새로운 개념으로서 자연스러운 사실처럼 보이게 하는 체계가 바로 신화다. 여기서 허구냐 사실이냐의 문제는 핵심이 아니다. 바르트는 자신의 저작 <신화론>에서 프랑스 국기에 경례하는 흑인 병사의 이미지를 신화의 예로 든다. 이 이미지는 “프랑스 제국은 인종에 상관없이 위대하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나, 그 이면에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 지배 역사, 군국주의, 국가주의의 복잡한 맥락을 지우고 있다. 뉴주의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 보고서는 데이터 분석을 전달하고 동시에, 성장 신화를 생산한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이라는 문장도 신화와 같다. 동남아시아는 끝없는 성장의 보고라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둔갑한다. 내재하는 식민지 역사, 문화적 다양성, 불평등, 계급 같은 복잡성은 지워지고 ‘성장’만이 유일한 진실처럼 제시된다. 동남아 시장 신화를 구성하는 장치 웡 교수는 뉴주 보고서가 만들어내는 동남아시아 시장 신화를 구성하는 몇 가지 장치를 짚어낸다. 분석 대상이 된 뉴주의 보고서는 2015년, 2017년에 발행된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 관련 문서 3종이다. 1)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소비자 뉴주가 동남아시아 성장 신화에 핵심적으로 등장시키는 데이터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사람들(players-yet-to-be)의 수치이다. 이 수치는 인구 수에서 게임 이용자 수를 뺀 값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어 인구 수가 100명이고 게임 이용자 수가 30명이면, 나머지 70명은 아직 게임을 하지 않지만 앞으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사람들로서 희망적인 수치인 것이다. 사실 이 데이터는 실재하는 데이터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보고서 속에서만큼은 이미 숫자로 살아 움직인다. 웡 교수는 이를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의 소비자”라고 부른다. 뉴주가 파는 것은 결국 미래의 수익이 될 수도 있는 전망 그 자체다. 2) 임의적 단일화와 선택적 분할 뉴주가 제시하는 전세계 게임 시장 분석 도표에서 국가별 이용자 데이터는 미국, 중국, 인도처럼 국가 단위별로 나뉘어져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는 11개 국가가 속했음에도 ‘동남아시아’로 묶여 1개로 산정된다. 필요에 따라 묶어지고, 또 나누어진다. 동남아시아 11개국 중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는 묶어져 ’Big 6’라는 이름으로 강조된다. Big 6는 동남아시아 내 핵심 시장이다. 반면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동티모르, 브루나이의 나머지 국가는 기타(Other)로 묶인다. 이 국가들은 도표에서 잿빛의 어두운 색깔로 칠해지며, Big 6의 밝은 색과는 비교되며 사실상 존재가 지워진다. 뉴주의 임의적 지역 통합 및 분할이 문제적인 이유에 대해 웡 교수는 말레이시아의 중국인 게임 이용자 사례를 든다. 역사적으로 한족의 유입이 있었던 말레이시아는 인구의 30%가 중국계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은 경제 활동에 능한 사업가라는 스테레오타입을 형성했고, 식민지 지배층과 말레이인 사이에 위치하여 오랫동안 사회적 불평등을 발생시켜왔다. 현대에 이르러 말레이시아 내 중국계는 말레이인보다 상대적으로 게임을 많이 즐긴다. 말레이시아 게임 시장에서도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부 게임 퍼블리셔는 말레이시아에 중국어로 게임을 서비스하기도 한다. 그러나 뉴주의 그 어떤 보고서도 이러한 복잡성은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말레이시아가 “모바일 게임(매출 기준) 상위 10위에 중국 게임 타이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점을 강조는 하지만 그 이면의 배경은 방 안의 코끼리처럼 무시되고 있다. 보고서에 등장한 ‘Big 6’ 도표 3) 끝없는 성장을 보장하는 수치 뉴주의 동남아시아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장치는 연평균 성장률(CAGR)이다. CAGR은 특정 기간 동안 매년 일정한 비율로 성장했다고 가정하는 계산식이다. 5년 동안 시장 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면, CAGR은 매년 몇 퍼센트씩 성장해야 2배가 되는가를 수치로 보여준다. 실제 세계는 경기 변동, 규제, 사회적 사건 등으로 요동치지만 CAGR은 불확실성을 모두 지워버리고 깔끔한 직선적 상승 곡선만 남긴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동남아시아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시장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GDP는 자본주의 발전 정도를 숫자로 서열화하는 지표다. 개발도상국의 GDP가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따라잡아야 할 간극이 크기 때문인데,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동남아시아 시장이 두 배 성장했다”는 헤드라인을 뽑는다. ‘GDP 상승 = 발전 = 미래 = 희망’이라는 등식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수치들이 현재의 성장만 강조하며 과거와 미래를 지운다는 점이다. 수치를 언급할 때 과거 식민 경험이나 사회적 불평등, 미래의 성장 둔화 가능성은 드러나지 않는다. 오직 현재의 그래프만이 남아서 마치 미래가 이미 보장된 듯한 착각을 준다. CAGR과 GDP는 신화를 만들어내는 담론적 장치이다. 우리가 읽어야 할 데이터 너머의 맥락 다시 한번 말하지만, 웡 교수의 비판은 뉴주의 보고서의 진위 여부가 아니다. 보고서가 전달하는 것은 데이터 분석이자, 데이터 기반 신화이다. 이 신화는 동남아시아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복잡한 맥락들을 새롭고 깔끔한 의미로 구성하고, 원래 그래왔던 것처럼 자연화한다. 동남아시아는 실제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끝없는 성장의 신화만 좇는다면, 투자와 전략은 번번이 현실과 충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임 업계가 진정으로 자본주의적 성공을 원한다면 숫자의 화려한 곡선 너머에 가려진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조건을 함께 읽어야 한다. 데이터는 객관적 진실처럼 보이지만, 그 해석과 표현 방식은 특정한 이해관계와 시선을 반영한다. 숫자가 어디서 왔고 어떤 관점을 담고 있는지 묻는 일은 절대 외면되어서는 안 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비평공모전 4년을 거쳐 온 편집장의 회고
그렇게 시작한 게임비평공모전을 네 번째 거쳐오는 동안 나에게도 적지 않은 경험이 쌓였고, 어쩌면 게임비평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을 듯 싶다. 이 글은 어찌 됐건 2020년대 이후 꾸준하게 게임비평의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자 뛰어 왔던 한 개인의 회고록일 것이지만, 그 경험은 단지 개인 혼자 되새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해 지면 한 켠을 빌어 이야기를 새겨두고자 한다. < Back 비평공모전 4년을 거쳐 온 편집장의 회고 26 GG Vol. 25. 10. 10. 크래프톤, 게임문화재단과 게임비평잡지를 창간하면서 반드시 함께 하겠다고 넣은 아이템이 게임비평공모전이었다. 게임비평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보다, 비평임을 자처하는 글들을 뭉쳐 가면서 천천히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그 과정이 있어야만 편집장이 가진 특정한 비평에의 고집이 좀더 다양한 지평에 선 비평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게임비평공모전을 네 번째 거쳐오는 동안 나에게도 적지 않은 경험이 쌓였고, 어쩌면 게임비평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을 듯 싶다. 이 글은 어찌 됐건 2020년대 이후 꾸준하게 게임비평의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자 뛰어 왔던 한 개인의 회고록일 것이지만, 그 경험은 단지 개인 혼자 되새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해 지면 한 켠을 빌어 이야기를 새겨두고자 한다. 모든 종류의 사고와 글쓰기에 뛰어들기 시작한 AI에 대한 고민 4회 공모전 응모작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트렌드가 AI의 개입이었다. 절반은 의심이고 절반은 확신이다. 응모작들은 예년에 비해 기초적인 글쓰기의 기술적 측면에서 큰 폭의 질적 향상을 이루었다. ‘글을 못 썼다’라는 이유로 예심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는 측면에서 확실히 오늘날의 글쓰기, 특히 공모전과 같이 심사가 곁들여지는 형식의 글쓰기에는 AI의 강한 개입이 나타난다. 나는 글쓰기에 있어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원론적 입장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로부터인데, 첫 번째는 더 나은 정보와 전달력을 위해 향상된 효율의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는 오히려 적극적일 필요도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설령 인공지능과의 협업에 의한 글쓰기를 반대하더라도 이를 공모전과 같은 심사 체계에서 완벽하게 필터링할 방법도 없다는 점이다. 다만 말그대로 심사가 이뤄지는 공모전이기에 이는 단순히 합격 – 불합격의 문제를 떠나 애초에 이 공모전을 시작했던 이유까지를 거슬러 되짚어야 할 순간을 만들어낸다. 게임비평웹진에서 개최하는 공모전의 목적은 당연하게도 신진 필자 발굴과 육성이다. 그런데 이는 단지 주최측의 목적일 뿐, 응모자 입장에서도 반드시 ‘내가 게임비평을 쓰겠어!’라는 동일한 목적을 지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누군가는 그저 상금과 스펙을 위해, 누군가는 연습삼아 참가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AI가 개입할 경우 주최측의 고민은 조금 더 깊어진다. 우리가 찾는 것은 게임에 대한 비평적 관심을 꾸준하게 가져갈 수 있는 필자이지만, 그 꾸준한 관심과 통찰을 AI라는 도구를 통해 충분히 가장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시상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해당 필자를 지속적으로 게임비평 담론을 생산해내는 사람이라고 짚어내기는 어려워진다. 이런 고민은 비단 게임비평 뿐 아니라 아마도 다른 모든 류의 글쓰기 공모전에서 공통적으로 떠안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GG 공모전은 적어도 GG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계속 지속될 예정인데, 앞으로 모든 심사에서 AI가 던진 이 새로운 고민인 지속가능한 게임비평 필자의 발굴이라는 고민은 더욱 심사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한 응모자 집단 4년째 비평공모전을 이어 오면서 확인한 또 하나의 변화는 헛스윙이 줄어들고 있다는 흐름이다. 1회 공모전에서는 상당수의 응모작이 GG의 정체성과 잘 맞지 않거나, 혹은 아예 게임비평과 무관한 글들이었다. 이를테면 가장 많이 나온 주제는 “게임을 마약으로 치부하는 한국사회”, “확률도박이나 만드는 한국게임”, “페미가 게임을 망친다” 였다. 이런 주제들은 주최자의 기운을 빼곤 한다. 애초에 GG가 뭐하는 곳인지 글 하나도 보지 않고 응모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4회째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주제의 응모가 거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나름 길다면 긴 역사에 탑승해 흘러온 결과일 것이다. 적어도 게임제너레이션이라는 웹진이 어떤 글을 쓰고 있고, 어디를 지향하는지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해 주는 변화로 보인다. 일반적인 리뷰가 아니라 비평이라는 관점을 견지한다는 점에서 비평웹진의 독자 수는 아무래도 대중적이기는 어려우며, 이런 경우 독자층은 상당부분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 혹은 의지를 가진 집단과 겹치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GG는 과거보다는 좀더 올라간 인지도를 갖게 되었고, GG의 방향에 맞춰 글을 쓰거나, 혹은 GG와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아예 응모를 피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 이번 4회 공모전의 결과다. 아직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게임비평의 문제를 넘어 모든 종류의 비평 자체가 과거보다 허약한 대중성으로 인해 사그라드는 추세 속에서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은 나름 긍정적인 신호다. 아직 사회적으로 다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러한 흐름에 공감하고 게임비평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자 하는 일련의 그룹이 존재하고, 그 존재감이 다소 뭉툭하지만 하나의 덩어리로 만져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지난 4년의 작업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게임비평이 활성화되고, 대중문화 담론에서 갑작스럽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 당장 비평의 필요성을 말하는 입장에서 추구해야 할 과제는 큰 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불씨 하나를 죽이지 않고 살려 나가는 일이다. 언젠가 시기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왔을 때, 지금 살려낸 불씨 하나로 비로소 유의미한 불을 지펴낼 수 있는 불지킴이로서의 역할이 비평 전반이 죽어가는 시대에 비평을 생각하는 이들이 첫 손으로 꼽아야 할 일일 것이다. 과도한 무거움 언제가 될 지 모를 시기를 위해 비평의 불씨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현재까지의 게임제너레이션과 게임비평공모전에 남는 다소간의 아쉬움은 필요보다 과하게 무겁다는 점에 있다. 이는 좀더 엄밀하게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냥 무겁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보다 과하게’에 방점을 찍은 무거움이다. 나는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간혹 불필요하게 두꺼운 학술의 옷을 걸치려 하는 일련의 글쓰기 습관을 경계하곤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학술의 옷이라는 건 말그대로 옷처럼 대중 앞에 설 때 쉽게 발가벗기 어려운 일종의 습관이 함께 따라붙는다. 비평이라는 글쓰기가 상당부분 학술적 글쓰기가 일반적인 학계를 통해 학습되는 문제도 있고, 애초에 ‘진지하게 글쓰기’라는 방식에 묻은 스타일 자체가 그러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비평이 꼭 학술적이어야 할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GG와 공모전의 글들은 학술적인 글이라기보다는 학술적인 스타일의 글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대중성과 학술성의 가운데를 자임한다고 늘 이야기하는 웹진이지만 막상 거기 실리는 글들의 논지에 대한 근거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학자의 주장을 각주로 다는 것으로 갈음하곤 한다. 특정한 게임이 우리에게 주는 일련의 메시지와 감정들을 재해석하고 설명하는 데 반드시 다른 ‘학자’의 주장이 동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저 손쉽게 남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일종의 잘 갖춰진 우상을 등 뒤에 두고 자신의 해석을 풀어가는 것은 아닐지 경계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무거운 글의 문제는 앞서 이야기한 ‘불씨를 살리는’ 일과 맞닿는다. 정작 게임비평의 확산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대중적으로 퍼져나가기 어려운 그들만의 리그 같은 글들만이 쌓여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에 필요한 일을 해 나갈 수 있을까? 그것이 정말 적절한 순간을 위해 대비해 온 결과가 맞을까? 이론과 근거를 쌓아나가는 일은 솔직히 말하면 GG같은 웹진이 할 일이 아니라, 별도의 재정과 인력을 굴리며 그런 일을 하도록 사회적으로 자리매겨진 ‘학계’가 해야 할 일이다. GG는 아카데미가 아니며, 아카데미어야 할 이유도 없고, 아니 더 나아가 아카데미가 되어서도 안 된다. 모든 비평은 결국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아주 단순하고 과감하게 요약하자면 결국 모든 비평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지금 세상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더 나은 세상으로 나갈 방안을 찾아낸 뒤 이를 세상 모두에게 알리며 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비평은 때로는 텍스트를, 때로는 수용자를, 때로는 씬 전반을 주목하지만, 그 주목의 대상이 무엇이건간에 원론적 의미에서의 목적인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속성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디지털게임에 대한 비평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등장하고 나름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과정을 겪으며 인간과 사회는 게임을 통해 소통하고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몇몇 사례들을 통해 게임이 인간을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변화시킨 과정을 목격했고, 반대로 인간이 게임을 새롭게 만들며 더 나은 세계, 혹은 더 어두운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 또한 동시에 목격했다. 게임비평의 근본적 목적이라면 이 변화가 보다 인간과 사회 전반을 위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방향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을 것이다. 고작 게임 비평 가지고 무슨 거창한 이야기냐고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본래 모든 비평의 목적은 그리로 향하는 법이다. GG가 지향한다고 늘 말하는, 학술성과 대중성 사이라는 지향은 사실 이 근본적인 목적을 향하는 일종의 방법론이다. 깊은 성찰을 요하면서도 그 결과가 단지 소수의 그룹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모두에게 향할 수 있는, 깊이와 넓이를 모두 갖춘 통찰이 게임, 그리고 게임을 넘은 세상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이 GG 창간의 목적이었고, 아마도 이런 입장에 공감하는 많은 필진들의 목적과도 유사할 것이며, 이런 작업들과 함께 나아가는 비평공모전의 지향과도 총론의 입장에서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내년에 열릴 제 5회 공모전에서도 이런 지향이 좀더 많은 동지들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유년기부터 게임과 친하게 지내왔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야기를 업으로 삼은 것은 2015년부터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일련의 계기를 통해 전업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의 삶에 뛰어들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2016), 『81년생 마리오』(2017), 『게임의 이론』(2018), 『슬기로운 미디어생활』(2019), 『현질의 탄생』(2022) 등의 저서, '게임 아이템 구입은 플레이의 일부인가?'(2019) 등의 논문, 〈다큐프라임〉(EBS, 2022), 〈더 게이머〉(KBS, 2019), 〈라이즈 오브 e스포츠〉(MBC, 2020)등의 다큐멘터리 작업, 〈미디어스〉'플레이 더 게임', 〈매일경제〉'게임의 법칙', 〈국방일보〉'전쟁과 게임' 등의 연재, 팟캐스트〈그것은 알기 싫다〉'팟캐문학관'과 같은 여러 매체에서 게임과 사회가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한다. 게임연구소 '드래곤랩' 소장을 맡고 있다.
- 레벨 업: 말레이시아 비디오 게임 문화 개관
분명히 는 말레이시아산 게임의 잠재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구조적 문제에 얽매여 있기도 하다. 이 사례가 더 넓은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려면, 말레이시아 게임 산업 전반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Back 레벨 업: 말레이시아 비디오 게임 문화 개관 26 GG Vol. 25. 10. 10. *** 이 글의 영문 버전은 아래 URL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4f5bf4be-c2c0-4cfe-afa8-85a124a83a98 어느 아담한 시골 마을의 늦은 오후. 수탉 렘보가 크게 울어 시골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당신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그리고 유치원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들이 마당에서 팽이를 돌리고 있었다. 자유롭고 즐거운 하루가 또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렘보는 오후 산책길에서 소동을 벌이고 있었다. 빙수 장수에게 간식을 달라 떼를 쓰고, 숨바꼭질하던 아이들을 고자질하며,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을 놀려댔다. 그러다 마침내 천적인 마을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제 렘보는 장터와 빨랫줄 사이를 가로지르며 고양이에게 쫓기다가 숲 속으로 도망쳐 버린다. 이제 당신과 쌍둥이가 렘보를 잡아 마을 어른에게 데려다 주어야 한다. 이 사건들은 어드벤처 비디오 게임 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게임은 레스 코파케 프로덕션과 스트림라인 스튜디오가 협력하여 개발했으며, 사랑받는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 시리즈 을 각색한 것이다. 게임은 장난기 가득한 일상 속 모험에 휘말린 두 어린 쌍둥이 형제가 가족, 우정, 공동체를 배워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과 더 단순했던 시절의 본질을 포착한다. 소란스러운 닭을 쫓는 것은 첫 번째 퀘스트일 뿐, 플레이어에게는 더 많은 탐험이 기다리고 있다. 2025년 7월 출시 행사에서 말레이시아의 디지털 장관인 고빈드 싱 데오는 이 게임이 “혁신성과 문화적 풍요로움을 구현함으로써 말레이시아 게임을 돋보기에 했다”라고 말했다(BERNAMA, 2025a).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동남아시아, 특히 말레이시아의 캄퐁 (시골 마을)에서 성장하는 경험으로 플레이어들을 초대한다. 퀘스트, 상호작용, 환경은 농촌 생활과 지역 유산의 매력을 반영하며, 게임을 즐거우면서도 동시에 교육적으로 만든다. 플레이어는 아늑한 목조 가옥, 분주한 야시장, 고즈넉한 논밭, 반딧불이가 빛나는 저녁 풍경 같은 무대를 체험할 수 있다. 메인 캠페인 외에도 낚시, 농사, 곤충잡기, 요리, 자전거 타기, RC카 경주 같은 미니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이 게임은 애니메이션 원작의 따뜻하고 가족 친화적인 성격을 유지하며, 전투, 유료 결제, 실패 조건이 없는 오프라인 전용 게임이다. 이미지 출처: 스팀 안타깝게도, 큰 예산과 상당한 마케팅, 기존 팬층의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미지근했다. 디지털 플랫폼 스팀에서는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명 게임 웹사이트 카쿠초푸레이(Kakuchopurei)는 어설픈 조작감, 버그 투성이의 상태, 의미 있는 진행의 부재, 그리고 개발사를 둘러싼 노동 논란을 비판했다(Toyad, 2025). 온라인 공간 전반에서도 플레이어들은 RM180(미화 약 43달러)에 달하는 가격을 “제공되는 내용에 비해 너무 비싸다”고 보았으며, AAA 게임과 비교해 합리적 가성비가 아니라고 평가했다(Ralph, 2025).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유사한 비판이 현지 언론 Tempo 를 통해 보도되었다(M. Faiz Zaki, 2025). 소셜 미디어 보이콧과 홍보 위기 속에서도 개발팀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패치와 수정을 내놓고 있다. 분명히 는 말레이시아산 게임의 잠재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구조적 문제에 얽매여 있기도 하다. 이 사례가 더 넓은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려면, 말레이시아 게임 산업 전반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 비디오 게임 산업의 성장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다문화 국가로, 2025년 7월 31일 기준 인구는 3,420만 명이다(말레이시아 통계청, 2025). 게임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6억 4,9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고, 연평균 7.55%의 성장률로 2027년에는 8억 7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BERNAMA, 2024). 이러한 전망은 기술력 부족, 기업 수 제한, 보조금 규모 축소, 인재 풀 협소 등으로 막 시작 단계였던 과거 보고서와 뚜렷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Chong, 2004). 말레이시아가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1990년대였다. 모션 픽셀(Motion Pixel) 스튜디오는 루카스아츠의 글로벌 릴리즈 작품인 개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한 바 있었다(Chong, 2004, p. 20). 2000년대에는 말레이시아의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타이틀, 특히 MMORPG를 말레이시아 시장용으로 라이선스 받아 현지화하는 사업에 다수 착수한 바 있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는 게임 스튜디오 수가 급증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해외 유명 스튜디오들을 위한 게임 아트 아웃소싱 및 공동 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로 패션 리퍼블릭(<디아블로 IV>, <언차티드 4>, <다크 소울 3>), 스트림라인 스튜디오(<스트리트 파이터 V>, <파이널 판타지 XV>), 레몬 스카이 스튜디오(<마블 스파이더맨>, <라스트 오브 어스 2>,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 등이 있다. 이와 별도로, 말레이시아 스튜디오들은 자체 게임도 개발했다. 대표적인 3개 타이틀은 , , 로, 이들은 말레이시아가 글로벌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Wong, 2024). 2023년, 말레이시아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부문 산업은 53억 링깃(약 12억 5천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으며, 이 중 수출은 8억 링깃에 달했다(BERNAMA, 2025a).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정부는 MDEC(말레이시아 디지털 경제공사)을 통해 2030년까지 말레이시아를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지역·글로벌 허브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BERNAMA, 2025a). MDEC은 현지 게임 개발 지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 말레이시아와 협력을 강화했다(BERNAMA, 2025b). 이미지 출처: 스팀 MDEC은 매년 이라는 동남아시아 게임 개발자 회의를 주최하여 역내외 전문가들을 끌어모은다. 행사 주요 내용에는 콘퍼런스, 비즈니스 네트워킹 프로그램, 전시회, 피칭, SEA 게임 어워드, 마스터클래스 워크숍이 포함된다. 또한 스팀에서 MDEC은 말레이시아산 게임을 전시할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개발된 뛰어난 IP들을 글로벌 관객에게 소개한다. MDEC의 지원 덕분에 말레이시아의 게임 산업은 계속해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 인력을 유지하고 육성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더 많은 산업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에서 인재 유지에 영향을 주는 주요 문제는 커리어 성장이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기업 환경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싱가포르, 미국, 유럽과 같은 고임금 시장으로 떠나고 있다(MDEC, 2024, p. 69). 말레이시아에서 제작된 게임들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풍부한 문화적 요소를 포함해 지역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된 외에도 토닥 스튜디오의 야심찬 MOBA 게임 를 꼽을 수 있다. 이 게임은 고대 및 신화적 동남아시아, 즉 누산타라(Nusantara) 문화를 영감으로 삼아 개발되었으며, 최근 지역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Kalita, 2025). 이와 유사한 주제는 최근 인디 게임 개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성장해 온 배경인 말레이시아 문화를 어린 시절 추억의 향수와 결합했다(Chandy, 2024b). 어떤 개발자는 한국 MMORPG <란 온라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Chandy, 2024a). 말레이시아 비디오 게이머들의 경향 비디오 게임은 단순한 여가 활동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해 가고 있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는 인터넷 이용자의 35.7%가 온라인 게임에 참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렀던 2020년(42.8%)보다 감소한 수치였다(MCMC, 2022, p. 97). 온라인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오락, 스트레스 해소, 사회적 상호작용, 수익 창출, 현실 도피 등이 있다(Yunus et al., 2021). 2020년 말레이시아 게이머들로부터 발생한 수익은 약 27억 링깃(5억 7천만 달러)으로, 2019년 25억 링깃(5억 2천7백만 달러)에서 증가했다(Hassan, 2021). 많은 게이머들은 매달 200링깃(약 48달러) 이상을 파워업, 외형 아이템, 특별 캐릭터 구매에 기꺼이 지출한다고 보고되었으며,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지출이 가장 높은 시장 중 하나가 되었다(Hassan, 2021). 플랫폼 측면에서, 휴대전화의 접근성과 저렴한 데이터 요금은 말레이시아인들로 하여금 모바일 게임을 선호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수요와 수익에서 PC 게임을 앞질렀다(Lai, 2020). 말레이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대표적인 타이틀로는 과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 있으며, 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영상 스트리밍과 함께 성장하며 상호작용적 관람 문화의 성장을 이끌었다. e스포츠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음을 인식한 MOONTON 게임즈는 최근 말레이시아 e스포츠 연맹(MESF)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체계적인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선수를 훈련하며, 다가오는 동남아시아(SEA) 게임에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Salim, 2025). 또한 말레이시아는 장애인을 포함하는 포괄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Yeoh, 2021). 더 넓은 게임 환경 속에서, 말레이시아 게이머들이 자신의 플레이에 문화적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창의적 주체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에서 말레이풍 결혼 행렬을 재현한 것(Zikri, 2020), <심즈 4>에서 목재 기둥과 라탄 가구로 된 전통 가옥을 건축한 것(Ashaari, 2020), <마인크래프트 > 에서 말레이시아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축소 재현한 것(Tan, 2020), 그리고 <로블록스>에서 왕궁의 총리 취임식을 시뮬레이션한 것(As, 2025) 등이 있다. 또한 게이머들은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 을 활용해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의미 부여, 사회적 교류, 생산적 활동을 이어갔다(Tengku Sabri et al., 2024a, 2025a, 2025b). 게이머들은 개인 페이지와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창작물을 공유한다. 이러한 창의적 노력의 사례들은 말레이시아인들이 단순한 수동적 게이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게임 플레이 속에 구현하는 능동적 생산자임을 보여주었다. 비디오 게임을 둘러싼 말레이시아의 사회적 긴장 말레이시아 게임 산업과 문화가 빠르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비디오 게임에 대한 수용은 도전 과제 없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비디오 게임이 말레이시아 대중에게 소개되었을 때, 사회적 불안과 긴장이 함께 뒤따랐다. 2000년대 초반, 오락실은 청소년의 무단 결석, 비행, 폭력적 행동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도박및 자금 세탁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으며 정책에 의한 규제와 폐쇄를 겪기도 했다(Yoong, 2001). 같은 시기, 사이버카페(역자주: PC방)는 점점 인기를 얻었지만, 당국과 부모들에게는 해로운 생활 방식을 조장하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불법 도박, 음란물, 사이버 범죄와 같은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러한 카페들은 사회적으로 나쁜 평판을 얻게 되었다(Lee, 2014). 모바일 및 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종교적·문화적 우려도 제기되었다. 2016년에는 <포켓몬 GO>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으며, 일부 종교 당국은 해당 게임에 대해 경고를 내리고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Malay Mail, 2016). 최근에는 기도실에서 <모바일 레전드> 대회가 열리면서 논란이 일었고, 비판자들은 성스러운 공간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Fong, 2025). 결론 말레이시아 비디오 게임 산업과 문화는 개발사 수의 증가, 투자 확대, 인프라 강화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의 사례가 보여주듯, 여전히 개선해야 할 많은 부분이 남아 있다. 인력 유지, 품질 보증, 공정한 가격 책정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기술적·경제적 측면을 넘어, 말레이시아의 비디오 게임 문화는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의해서도 형성된다. 산업과 게이머들을 함께 살펴보면, 말레이시아인들이 어떻게 일상 속에서 게임의 기회와 긴장을 헤쳐 나가는지를 알 수 있다(Tengku Sabri et al., 2024b). 산업의 미래 성장은 기술 혁신과 정부 지원뿐 아니라, 더 넓은 문화적·사회적 차원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말레이시아의 게이머, 개발자, 제도 모두가 활기차고 포용적인 게임 문화를 향해 함께 ‘레벨 업’해 가고 있다. 참고문헌 As,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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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 Pulls Plug on Arcades as Threat to Teens’ Morality.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archive/politics/2001/01/14/malaysia-pulls-plug-on-arcades-as-threat-to-teens-morality/02b41603-17c2-4026-bcc3-3fbdaed70d69/ Yunus, Y. H. M., Yusoff, N. H., & Yan, N. C. (2021). Factors Influencing the Involvement of Malaysian Youths in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s (MMORPGs). Journal of Techno Social, 13(1), 59–67. https://publisher.uthm.edu.my/ojs/index.php/JTS/article/view/7970/4356 Zikri, A. (2020, May 19). MCO? Creative Malaysians gamers get together for a Malay themed wedding on Grand Theft Auto V (VIDEO). Malay Mail. https://www.malaymail.com/news/life/2020/05/19/mco-creative-malaysians-gamers-get-together-for-a-malay-themed-wedding-on-g/18675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Tengku Intan Maimunah Tengku Intan Maimunah is a PhD student at the Department of Media and Communication Studies, Universiti Malaya, Malaysia. Her research explores video game paratexts, focusing on the creative works and practices that players build around their favourite titles. Her gaming journey began on a Windows 98 PC and continues today on a Steam Deck. Outside of gaming, she edits and publishes books on visual arts. She credits her brother for the first step into the world of video games, her father for the love of stories, and her mother for the eye to see beauty in everything.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유년기부터 게임과 친하게 지내왔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야기를 업으로 삼은 것은 2015년부터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일련의 계기를 통해 전업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의 삶에 뛰어들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2016), 『81년생 마리오』(2017), 『게임의 이론』(2018), 『슬기로운 미디어생활』(2019), 『현질의 탄생』(2022) 등의 저서, '게임 아이템 구입은 플레이의 일부인가?'(2019) 등의 논문, 〈다큐프라임〉(EBS, 2022), 〈더 게이머〉(KBS, 2019), 〈라이즈 오브 e스포츠〉(MBC, 2020)등의 다큐멘터리 작업, 〈미디어스〉'플레이 더 게임', 〈매일경제〉'게임의 법칙', 〈국방일보〉'전쟁과 게임' 등의 연재, 팟캐스트〈그것은 알기 싫다〉'팟캐문학관'과 같은 여러 매체에서 게임과 사회가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한다. 게임연구소 '드래곤랩'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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