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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든 링: 황금 나무가 솟은 정원
게임을 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도달한다. 완성한 지도에서 더 이상 가지 않은 장소는 없으며, 무한한 탐험을 약속하던 세계는 더 이상 광야가 아니다. 그때 〈엘든 링〉은 그림 같은 정원에 가까워진다. 자연물과 폐허를 포함한 정원은 “열정적인 기억, 회한, 달콤한 멜랑콜리를 더 잘 자극할 목적으로 새로이 부재를 만들어낸다.”16) 설령 엔딩이 일종의 종말을 선언한 이후에도, 플레이어들은 불완전한 총체성을 해소할 길 없이 꿈꾸며 정원을 헤맨다. < Back 엘든 링: 황금 나무가 솟은 정원 10 GG Vol. 23. 2. 10. 조지 R. 마틴을 협업자로 병기한 첫 트레일러가 공개되며 기대를 모았던 〈엘든 링〉은 메타크리틱 97점을 기록하며 출발했다. 2022년 11월 15일을 기준으로 1,700만 장 이상이 판매되며 화제 되었고, 2022년의 최다 GOTY수상작으로 꼽혔다. 1) 〈엘든 링〉이 매끄럽게 GOTY의 궤도에 안착했는지 확언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GOTY로 꼽은 언론들은 그에 호의적으로 일단락하는 듯하다. 디지털트렌드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어려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며 탐험할 수 있다”며 2) , 폴리곤은 “섬세한 게임 디자인이 별도의 첨언 없이도 즐거운 탐험을 경험하게 해준다”고 3) 서술한다. 한편 이러한 코멘트는 〈엘든 링〉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토론을 환기한다. 이전 작과 매우 흡사한 스타일로 출시된 〈엘든 링〉에게 과연 신작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대표적일 것이다. 조지 R. 마틴이 골격을 짰다는 〈엘든 링〉의 설정은 〈다크 소울〉 시리즈나 〈블러드본〉과 확연히 다르지만, 그러한 작품들의 연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태껏 스튜디오가 쌓아 올린 역량을 총합하여 게임을 제작했다는 디렉터 인터뷰는 이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4) 조언이나 혈흔과 같은 온라인 플레이 요소부터 시작해, 게임을 규정하는 근본적인 메커닉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컨대 “도처에 치명적인 함정을 배치하고 죽으면 여태껏 모은 자원을 잃는다는 페널티를 부과하며, 맵 탐색의 종착지에 보스전을 지정”하는 기획은 “세계를 근본적으로 추동하는 원리의 타락, 등장인물의 유산과 역사” 등의 요소와 맞물리며 특유의 효과를 자아낸다. 〈데몬즈 소울〉에서 유래한 스타일은 ‘소울본’ 게임의 문법을 확정한 것처럼 보인다. 5) 기존 다크 소울 시리즈는 엄격한 구성을 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한정된 공간 내에 밀집한 함정을 파훼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플레이어에게 주어진다. 무사히 다음 세이브 지점으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숱한 죽음을 겪으며 일종의 모범 답안을 찾아 나가야 하는 셈이다. 맵의 특정한 요소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조율하며 일정한 질서를 형성한다. 잠긴 문과 같은 장치는 별도의 동선을 요구하며, 위험한 구간을 생략할 수 있게 해주는 숏컷은 맵의 구조를 상기시킨다. 반면에 〈엘든 링〉은 단선적인 길을 우회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여러 갈래로 제공한다. 그러나 〈엘든 링〉이 오픈 월드라는 사실은 이전 작과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부각한다. 오픈 월드는 열려 있다는 의미의 ‘오픈(open)’과 게임 공간을 의미하는 ‘월드(world)’의 합성어로, 플레이 과정에 있어 고정된 순서가 존재하지 않아 공간 이동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게임의 형식을 일컫는 용어다. 6) 초반에 배치된 보스인 트리 가드는 이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서 보스전을 치르는 때는 맵 탐색을 완수했을 때이다. 보스전을 무사히 클리어하면 세이브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으며, 다음 맵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림그레이브 초입에 튀어나온 트리 가드의 존재는 난데없다는 인상을 안긴다. 더불어 트리 가드를 처치하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인 황금 할버드는 까다로울 만큼 높은 근력 수치를 요구한다.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가 실제로 활용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따라서 트리 가드 보스전에서 승리의 보상은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 플레이어 고유의 경험을 강조하며, 정서 패턴을 구축한다. 설령 보스를 쓰러뜨리지 않더라도 엘레의 교회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 작에서 학습한 메커닉과 배치되기도 한다. 물론 〈엘든 링〉에서 등장하는 모든 보스가 트리 가드처럼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기존의 문법을 연장하여 보스를 활용한다. 림그레이브에서 호수의 리에니에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접목의 고드릭이 놓여 있고, 도읍 로데일에 들어서려면 최소한 두 명의 데미갓을 제패해야 한다. 동선을 제한하는 조건을 둠으로써 플레이어의 행로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에게 시기에 따라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여 광범위한 정보나 상황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유도하는 활성 제약이기도 하다. 7) 그러나 다양한 우회로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조건은 이전만큼의 당위성을 갖지 못한다. 플레이어는 반드시 고드릭 보스전을 거치지 않더라도 스톰 빌 성벽의 외곽을 통해 호수의 리에니에로 진출할 수 있으며, 아예 림그레이브 남부에서 함정 포탈을 타고서 도읍 로데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NPC들은 우회로의 존재를 넌지시 알려주기도 한다. 이는 단선의 우회라는 방식을 학습하게 하며, 우회로의 존재는 필드가 품은 넓은 역량을 상상하게끔 유도한다. 그 외에도 간편해진 시스템은 그 자체로 풍부한 선택지를 확보한다. 〈엘든 링〉에서는 지도를 통해 축복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기동성이 뛰어난 영마를 쉽게 소환하고 해제하여 공간을 용이하게 정복한다. 위의 언론들에서 일컫던 ‘다양한 전술’에 기여하는 셈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자유도’라는 표현으로 압축되는, 게이머들이 오픈 월드라는 수사에 기대하는 가치를 고려해보았을 때 〈엘든 링〉이 이를 충족하는지 확언하기는 조금 어렵다. (비록 자유도라는 용어는 명확하게 정의된 바 없이 맥락마다 다른 의미를 갖지만) 놀이는 본질적으로 교란이며, 무언가의 정상적 상태를 교란하기 때문에 자유에 대한 기대는 근본적이다. 마인 크래프트와 같은 샌드박스 형 게임이 아니더라도, 플레이어는 그가 선택한 행위에 관해서 게임이 유의미한 피드백을 되돌려 주기를 원한다. 유원지로서 기대되는 오픈 월드는 다양한 행위를 수행하는 포괄적인 장이다. 그렇게 플레이어가 속한 세계에 대한 이해를 확충하게끔 해준다. 그러나 〈엘든 링〉에서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다지 넓지 않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하는 방식이 비/적대로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대면하는 거의 모든 것은 전투 가능한 상태이다. 언제든 죽음으로 정복될 여지를 가진다. 접촉 메커니즘은 적대와 평화를 가르는 한 번의 칼질로 규명된다. 그런 점에서 〈엘든 링〉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포함해 게임 세계에 놓인 구조물이 단순하다는 지적 역시 유효하다. NPC들은 원자화된 개인의 이합집산에 불과하며, 대사의 자막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이는 “실존적 복잡성에서 잠시 피난하여 적절한 행위를 산출하는 행위적 유형을 체득하게 한다”는 티 응우옌의 게임에 관한 정의를 떠올리게 한다. 8) 최종 보스전은 〈엘든 링〉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구현한다. 라다곤의 육체는 녹아내려 한 자루의 칼로 빚어진다. 뒤이어 등장한 엘데의 짐승은 생명체라기보다 관념에 가까워 보이며, 이를 무엇인가로 확정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보스전이라는 형태를 통해 플레이어의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작용하게 된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때리고 구르고 피하는 일련의 행위로 그를 해석한다. 세계성을 구축하려는 게임들은 플레이어가 그 스스로 인식하는 범위 이상으로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인상을 받길 바란다, 〈엘든 링〉의 메커니즘은 그러한 역량을 소거할 위험을 안긴다. 다크 소울 1에서는 게임 플레이의 장과 주변의 플레이 불가능한 공간을 흩뜨리는 방식으로 공간감을 높였다. 9) 플레이어는 숏컷을 뚫고, 현재 상호작용 불가능한 문 너머에서 반짝이는 아이템을 보며 공간에 관한 상상을 확장할 수 있다. 그 배후로 늘어진 배경 이미지는 비록 탐험 불가능한 영역일지라도 공간에 대한 경험을 통합해준다. 대신에 〈엘든 링〉은 풍경을 활용함으로써 플레이어가 탐구할 여백을 확보한다. NME는 〈엘든 링〉을 GOTY로 선정하며 풍경의 매력을 언급한다. 10) 확실히 풍경은 섬세한 오브젝트나 아름다운 색채 등을 통해 심미적 경험을 안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NME는 스톰 빌 성, 레아 루카리아와 같은 레거시 던전의 전체 윤곽이 포괄되는 시야로 이를 언급하고 있다. 공기원근법은 이전 작에 비해 약화하여 멀리 떨어진 대상을 눈앞으로 가져온다. 그렇게 풍경은 단순히 보고 읽는 배경이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어가 횡단하며 상호작용하는 주된 장이라는 점에서 각별하게 다가오며, 경험을 정교하게 부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11) 〈엘든 링〉에서 튜토리얼을 마치면 어두운 지하에서 승강기를 타고 올라와 림그레이브에 들어서게 된다. 위로 상승하는 동선은 널찍이 펼쳐진 바깥의 필드 중앙에 우뚝 선 황금 나무와 일치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나무는 틈새의 땅에서 살아가는 한갓 미물과 대비를 이룬다. 나무 아래 나열된 신수탑은 한눈에 포착된다. 주요 보스를 격파하고 방문하는 장소인 신수탑은 앞으로 진행할 여정을 집약적으로 제시한다. 그렇게 풍경은 플레이어가 사건을 겪고 맥락을 형성하게 될, 의미로 가득 찬 공간이 된다. 한편 필드에 늘어선 폐허는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며 플레이어의 경험을 입체적으로 부연한다. H. 루에젠과 푹스는 폐허의 재현이라는 관점에서 언리얼 엔진 5 공개 영상을 독해한다. 그에 따르면 포토리얼리즘의 사실적 구현이 몰두하는 주요한 부분은 어떻게 더 사실적으로 몰락과 폐허를 그려낼 것인가의 문제다. 12) 폐허는 과거에 존재했던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면서 동시에 그 단절을 드러낸다. 유적석이나 신전석과 같은 재료는 한때 거기에 파편이 아닌 총체가 남아 있음을 주지시킨다. 설령 소멸이나 죽음이라 할지라도. 13) 이 때 게임이 플레이어의 내면에 불러일으키는 감상은 경외심과 공포를 함께 아우르는 낭만주의적 정서인 숭고와 닮았다. 지각과 감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을 표상하면서 숭고는 생겨난다. 벨라는 게임에서 “닫힌 가능성의 광대한 공간을 드러냄으로써” 유희적 숭고가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4) 이는 로어에서도 유사하게 발견 가능하다. 아이템 로어는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황금시대를 부분적으로 상상하게 한다. 〈엘든 링〉에서는 몹이나 지역에 관한 이해를 도와줄 별도의 코덱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도감이나 백과사전 따위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상과 관련한 이야깃거리는 장비 아이템의 설명란에 짤막하게 붙어 있을 따름이다. 수많은 아이템에 산개된 정보를 일일이 재조합해야 한다. NPC의 대사나 비석과 같이 특정한 국면에서 상호작용 가능한 정보는 플레이어가 별도로 스크린샷을 찍어두어야만 저장할 수 있다. 불친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실상 정보의 폐허이기도 하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 특유의 불분명한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로어를 짜 맞춰 ‘프롬뇌’를 굴리며 이야기를 추론하는 집단적 움직임을 활성화했다. 부재하려는 것을 되살리려는 고고학적 시도인 셈이다. 고고학자 빌 팔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Archaeology Tube가 Video Game Archaeology 카테고리를 통해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을 그러한 시선으로 다루는 게 대표적이다. 15) 수직 요소를 적극적으로 가시화하는 〈엘든 링〉은 미스터리의 탐구를 종용하는 듯하다. 게임에서는 지도 후면을 통해 지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지상의 이미지가 겹치며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저는 그 자체로 비밀을 품은 땅이다. 추레한 몰골의 고드윈이나 드넓게 펼쳐진 붉은 부패의 늪은 미스터리의 탐구를 흥미롭게 만든다. 이처럼 〈엘든 링〉은 가지 않은 장소에 대한 환상을 유지함으로써 유지되는 플레이 동기를 지속한다. 그 세계는 적대의 원리에 의해 고독하고 적의에 차 있으나 동시에 그 특유의 부동성으로 기억과 경험을 수용해준다. 게임을 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도달한다. 완성한 지도에서 더 이상 가지 않은 장소는 없으며, 무한한 탐험을 약속하던 세계는 더 이상 광야가 아니다. 그때 〈엘든 링〉은 그림 같은 정원에 가까워진다. 자연물과 폐허를 포함한 정원은 “열정적인 기억, 회한, 달콤한 멜랑콜리를 더 잘 자극할 목적으로 새로이 부재를 만들어낸다.” 16) 설령 엔딩이 일종의 종말을 선언한 이후에도, 플레이어들은 불완전한 총체성을 해소할 길 없이 꿈꾸며 정원을 헤맨다. 1) Statistia, “Lifetime unit sales generated by Elden Ring worldwide as of November 2022”,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300663/elden-ring-sales-worldwide/ 2) Mike Mahardy and Polygon Staff, “The 50 best video games of 2022”, 2022.12.06., https://www.polygon.com/what-to-play/22956981/best-games-2022-list 3) Giovanni Colantonio and Tomas Franzese, “The 10 best video games of 2022”, 2022.12.05., https://www.digitaltrends.com/gaming/best-video-games-2022-top-10/ 4) “Elden Ring is based on a culmination of everything we've done with the Dark Souls series and with our games thus far.” Will Nelson, “‘Elden Ring’ is the “culmination” of FromSoftware’s games says Miyazaki“, 2021.12.30., https://www.gamesradar.com/elden-ring-fromsoftware-hidetaka-miyazaki-interview/ 참고. 5) Florence Smith Nicholas and Michael Cook, The Dark Souls of Archaeology: Recording Elden Ring. 2022. In Proceedings of the 1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Foundations of Digital Games.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1p. 6) 김정선, 오픈월드 게임의 레벨디자인 및 시스템 요소 연구 :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을 중심으로, 2019 한국게임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 2019, vol.20(3), 300쪽. 7) 윗글, 301쪽. 8) C. 티 응우옌, 게임: 행위성의 예술, 이동휘 역, 서울: 워크룸프레스, (2022), 86쪽. 9) Daniel Vella, No mastery without mystery: Dark Souls and the ludic sublime, Game Studies, 2015. vol.15(1). 10) “Best Bit: The way Elden Ring uses stunning vistas to show your objectives: Stormveil looming over Limgrave, the reveal of Liurnia and Raya Lucaria afterwards, the descent to Siofra River, the dragon in Leyndell…”, NME, “The 20 best games of 2022”, 2022.12.06., https://www.nme.com/features/gaming-features/the-20-best-games-of-2022-3360445 11) Paul Martin, The pastoral and the sublime in Elder Scrolls IV: Oblivion, Game Studies, 2011, vol.11(3). 12) Eduardo H Luersen, Mathias Fuchs, Ruins of Excess: Computer Games Images and the Rendering of Technological Obsolescence, Games and Culture, 2021. vol. 16(8), 1091p. 13) 장 스타로뱅스키, 자유의 발명/이성의 상징, 이충훈 역, 파주: 문학동네, (2018) 202쪽. 14) Daniel Vella, No mastery without mystery: Dark Souls and the ludic sublime, Game Studies, 2015. vol.15(1) 15) Archaeology Tube, An Archaeologist Plays Elden Ring (FIRST IMPRESSIONS), 2022.02.27., https://www.youtube.com/watch?v=Imtkh8B3U2Q 16) . 장 스타로뱅스키, 224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 [북리뷰] 이토록 숭고한 게임 속 괴물들 - 『플레이어 vs. 몬스터』
<다크 소울> 시리즈나 <엘든 링>과 같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에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죽음을 맞으면 화면에 빨갛게 떠오르는 ‘You Died’는 상징적인 밈으로 통용된다. 보스와의 전투는 게임의 까다로운 난이도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축이다. 게임 유튜버들은 보스전을 성취하는 데에 몇 번의 ‘트라이’를 거쳤는지와 같은 극악한 고투를 부각하기도 한다. 한편 보스들의 기괴한 외형은 이러한 플레이를 더욱 각별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다크 소울3>의 튜토리얼 보스인 군다는 2페이즈에서 별안간 검은색 고름 덩어리가 되고, <엘든 링>의 멀기트는 꼬리를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패턴 따위로 플레이어를 곤란하게 만든다. < Back [북리뷰] 이토록 숭고한 게임 속 괴물들 - 『플레이어 vs. 몬스터』 22 GG Vol. 25. 2. 10. <다크 소울> 시리즈나 <엘든 링>과 같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에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죽음을 맞으면 화면에 빨갛게 떠오르는 ‘You Died’는 상징적인 밈으로 통용된다. 보스와의 전투는 게임의 까다로운 난이도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축이다. 게임 유튜버들은 보스전을 성취하는 데에 몇 번의 ‘트라이’를 거쳤는지와 같은 극악한 고투를 부각하기도 한다. 한편 보스들의 기괴한 외형은 이러한 플레이를 더욱 각별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다크 소울3>의 튜토리얼 보스인 군다는 2페이즈에서 별안간 검은색 고름 덩어리가 되고, <엘든 링>의 멀기트는 꼬리를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패턴 따위로 플레이어를 곤란하게 만든다. 기이한 점은, 이렇게 적들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묘한 매료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플레이어 vs. 몬스터』의 저자인 야로슬라브 슈벨흐는 <블러드본>의 이브리에타스가 품은 괴물적인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경험을 서술한다. 그는 이 경이로운 생명체를 계속 바라보고 싶었기에 결국 싸움을 택하지 않았다. 그의 일화를 읽는데 문득 <다크 소울3>에서 미디르를 잡은 후, 묘한 허탈감에 시달리며 소사한 시체만 가득 쌓인 폐허를 한참 동안 서성이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처럼 게임에서의 괴물은 격퇴해야 할 목표로 상정되어 있으면서도 호승심을 초과하는 괴상야릇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렇다면 게임은 괴물을 어떻게 빚어내고 제시할까? 이 책에서 슈벨흐는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부터 <컨트롤(2019)>까지 게임을 역사적으로 아우르며 괴물의 존재론을 탐구한다. 숭고하지 않은 괴물 많은 문화에서는 저마다의 괴물을 이야기한다. 일본에서는 각종 요괴담이 돌고, 톨킨은 <반지의 제왕>에서는 스마우그가, <헤일로>에서는 외계인이. 이렇듯 널뛰는 괴물을 한데 모아 이 책에서는 범박하게 “현대 과학의 시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생명체”로 범위를 한정 짓는다. 전통적으로 괴물은 바람직하지 않은 속성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기형적인 외모를 지녔거나 부덕한 내면을 가진 괴물은 규범을 위반하는 존재다. 이를테면 중세 유럽의 사람들은 얼굴이 가슴으로 함몰된 형태의 블렘미아이Blemmyae라는 괴물이 아프리카에서 산다고 상상했다. 중세인에게 정상적인 인간이란 온전한 머리를 통해 사물을 이해하는 존재이자 “전지전능한 창조주의 육체적 거울상”이었기 때문에 머리가 없는 블렘미아이는 육체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열등한 생물이었다 [1] . 이런 괴물들은 이성이 그려내는 세계의 너머를 자극하기에 공포스럽다. 성서 속 리바이어던처럼 창조주의 질서 안에 놓이되 동시에 그 권위를 위협하기도 하며, 부패한 고름이나 혈액과 같이 원래는 온전했‘던’ 육신에서부터 튀어나와 혐오를 불러일으키기도 해, 그 결과로 온갖 범주를 뒤섞어놓으며 인지적 혼란을 빚어내는 것이다. 슈벨흐는 괴물이 감상자에게 불러일으키는 특유의 감정을 숭고로 설명한다. 숭고함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은 “우리의 표현 능력에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상상력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칸트는 이와 같은 숭고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큰 것, 혹은 엄청난 위력을 지닌 것으로부터 유래한다고 설명한다. 무한성(무형식)을 지닌 대상에서 발견되는 숭고는 인간 상상력과 지성의 한계 너머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매료시킨다는 것이다 [2] . 한편 슈벨흐는 인간 주체가 자신의 지식 구조에 괴물을 포함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말한다. 인간은 언제나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려 해왔다. 지도를 그리며 잘 모르는 세계의 지형을 정교화하고, 백과사전을 편찬해 인간 아닌 종을 서술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신비한 힘을 지녔던 괴물 역시도 점차 인간의 체계 안에 편성된다. 정리 작업의 최종적인 목표는 괴물을 지식화하여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슈벨흐는 괴물이 적이나 놀잇감의 형태로 단순화된다고 바라본다. 이누이트족의 투필라크는 그러한 설명과 걸맞은 사례이다. 본디 투필라크는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비밀스럽게 제작되는 복수귀였으나, 그린란드가 유럽에 복속된 이후 이누이트 문화의 이국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관광 기념품이 되었다. 괴물이 품은 고유한 아우라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숭고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괴물이 지닌 특별한 맥락은 계속 갱신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부연 되기 때문이다. 좀비 모티프가 끝없이 진화하듯, 그들은 유순하게 길든 자리에서 심연을 응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에서 괴물은 어떻게 그려지는가? 그에 앞서 슈벨흐는 비디오 게임이 놓인 역사적 맥락을 짚는다. 비디오 게임은 냉전이라는 특수한 지정학적 사고에 얽매여 있던 시기에 태동한 미디어이다. 정부나 군을 통해 직접적으로 제공받은 하드웨어나 컴퓨팅 프로젝트에 관한 후원은 비디오 게임의 토대를 이루었다. FPS 장르에 이르는 기술사적 계보를 추적한 김영대의 글은 흥미로운 사례이다. 그에 따르면 미군에서 폭격기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 개발되었던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이미지를 빠르게 렌더링함으로써 실시간성을 만들어냈고, 이는 <스페이심>과 같은 비디오 게임의 전투에 영향을 미쳤다 [3] . 이처럼 비디오 게임은 냉전의 문화적 요인에 긴박 되어 있다. 과학사학자 폴 에드워즈는 냉전의 세계관을 ‘폐쇄 세계closed world’로 설명한다. “모든 사고와 언어 그리고 행동이 궁극적으로 중심 갈등을 향하는 꼼짝 없이 자기 참조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발전된 컴퓨터 기술은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군사 통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가상의 기획을 현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그렇게 전산화된 세계는 하나의 형이상학적이고도 폐쇄적인 체계로 맺어졌다. “모든 요소가 통합되고 적절한 가중치가 부여되었다는 믿음 하에 계속해서 시나리오를 실행하고 또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에 전적으로 적합”했다 [4] . 즉 적대적 존재를 시뮬레이션의 세계에서 빚어내 입력에 따른 결과를 연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디오 게임의 괴물은 바로 그러한 시뮬레이션 안에 놓여 있다. 기호로 모델링된 괴물은 곧 조작 가능한 정의에 의해 좌우된다. 본래 냉전 시기 군사 이데올로기가 시뮬레이션의 발달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적과 나를 일관적인 시스템 안에 체계적으로 편성한 후, 행동과 미래를 예측하는 전략의 수립-가 비디오 게임 안에서 실현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비디오 게임 속의 괴물이 “연산적이고(computational) 상품화된 타자성”을 지니며, 이로 인해 “분명 위협적인 존재이나 토벌 가능한 모순”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한다. 이 관점에서 그는 게임의 폭력성을 문제화할 때 살해 애니메이션이나 혈흔의 표현과 같이 피상적인 차원에서 다루기보다는, 그렇게 되도록 결정하고 배치하는 디지털적 권력을 문제 삼길 제안한다. 책의 2장과 3장에서는 게임 속 괴물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빚어지는지에 관한 사례가 부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던전 앤 드래곤>은 연산 가능한 괴물을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데에 기여한 타이틀이다. PvE(Player Vs. Environment)를 “인간 심판이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의 제삼자가 일련의 장애물과 적을 제어하는 동안 플레이어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캐릭터를 조작해 그와 대결하는 게임 플레이 상황”으로 정의한다면, <던전 앤 드래곤>이 PvE의 형식과 함께 만연해졌음을 이해할 수 있다. ‘던전’이라는 어휘로 매혹적인 모험을 형상화하는 이 프랜차이즈는 톨킨식 장르 문학이 대중화됨에 따라 큰 인기를 누렸다. 톨킨은 허구의 세계인 아르다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계보나 언어와 같은 설정을 섬세하게 써 내려갔는데, 일종의 백과사전 집필로도 표현할 수 있는 톨킨의 작업은 이후 RPG 게임에서 시나리오를 짜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던전 앤 드래곤>은 바로 그러한 이질적 존재들, 백과사전 항목에 등재된 사우론과 프로도에게 각종 ‘능력치’를 부여했다. 그런 면에서 <던전 앤 드래곤>은 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계산적(computational) 게임이었다. 온갖 종류의 이종들은 정확한 통계에서 비롯된 능력치를 부여받아 “하나의 수학 규칙 매트릭스에 맞게” 배치되었고, 주사위를 랜덤하게 굴렸을 때의 수치와 고정 능력치를 조합하여 게임 이벤트가 진전되었다. 그 결과 “이미지, 문화, 통계를 결합해 괴물을 만들어내는 공식”이 게임계에 자리 잡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괴물들은 게임 플레이의 흐름을 형성하는 중책을 맡는다.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일련의 명확한 목표가 앞에 있을 때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5] 고 칙센트미하이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일정 수준 내에서 까다로운 괴물과 전투를 치르고 그에 대해 보상을 얻는 일련의 과정은 플레이어를 충분히 몰입시킨다. 따라서 난관을 어떻게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형상화할 것인가가 디자인의 주요한 화두가 된다. <갓 오브 워>의 전투 디자이너인 데니 예는 괴물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적이 가하는 공격은 일정한 패턴 속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충분히 관찰한 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미리 예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릴 수 있어야” 하는 괴물은 사용자의 경험이라는 요소를 우선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의 비디오 게임 속 괴물은 실용적인 방식으로 이해된다. 디자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실루엣 테스트는 괴물이 실용성과 미학성을 충족했는지 판별하기 위한 절차이다. 비교적 낯선 대상의 외형을 플레이어가 쉽게 판별하고, 다른 것들과 차별화해 구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괴물은 외형적으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그로 인해서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미학적 측면에서 리얼리즘은 비디오 게임의 괴물과 관련이 깊다. 환상 속의 존재를 그럴듯하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현실의 요소를 동원하기에 이른다. 슈벨흐는 리얼리즘을 두고 ‘현실적’이라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채택하는 일련의 미적이고 기술적인 관습들이라고 간략히 요약하는데, 특히나 비디오 게임에서 괴물을 디자인하는 데에 지배적인 것은 해부학적 리얼리즘이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비디오 게임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래리 해리하우젠과 같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창작 노트에서 상상 속 동물을 ‘자연스럽게’ 형상화할 수 있게 실존하는 동물의 생체적 지식을 기입하기도 했다. 그러한 인식은 비디오 게임 제작에서의 폴리곤 메쉬나 모션 캡쳐 등의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다. 특히 비디오 게임에서의 시청각적 표현은 3D 그래픽으로 전환하며 초기 영화에서의 괴수 표현이 그러했듯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형식으로 이해되었다. 타냐 크르지윈스카는 더 큰 그래픽 리소스가 아티스트들에게 “더욱 환상적인 개체를 만들 수 있을 자유”를 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도 했으나, 현실의 AAA게임에서 포토리얼리즘이라는 규범이 맹위를 떨치는 한, 괴물을 주변 환경에 걸맞게 높은 수준의 디테일로 모델링한다는 해부학적 개연성의 틀에 맞춘 재현이 지배적인 관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요컨대 비디오 게임이 창조한 괴물은 기능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객관화되고 관리 가능한 존재”로 표현된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포스트휴먼이 괴물에게서 숭고를 느끼는 법 슈벨흐는 비디오 게임에서 괴물을 조형하는 방식이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후로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서술한다. 기존의 PvE 도식을 고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시점에서 이와 같은 답보 상태는 문제적일 수밖에 없다. 인간 주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글로벌 금융 위기나 기후 재앙, 판데믹과 같은 사건을 겪으며 뒤흔들렸다. 전반적으로 현재 만연한 위기와 이에 대한 지적 대응은 무언가를 괴물 같은 타자로 식별하고 해석할 수 있는 관찰자의 특권을 불안정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시대 속에서 인간은 짓쳐 드는 위험으로부터 거리를 둔 채 패턴을 예측할 도피처도 없고, 그럴 만한 시간조차 없다. 더군다나 인간이 가상의 적을 효과적으로 적대하기 위해 고안한 테크놀로지는 버그나 데몬 같이 초자연적인 생명체처럼 움직이며 인간 제어를 무시하기도 한다. 버그는 컴퓨터의 오류를 의미하는 어휘로만 한정되지 않으며 ‘자그마한 오류’를 푸념하는 토마스 에디슨의 편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지난한 역사를 지닌다. 기계 상의 오류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일컫는 방식의 수사는 이들을 괴물의 한 종류로 볼 가능성을 확보한다. 결론적으로 슈벨흐는 숭고 개념을 재검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실 숭고를 이야기한 칸트에 따르면 위력을 지닌 무엇이 발하는 숭고는 “그 위력이 우리에게 강제력(실제의 위협)을 발휘하지 못할 때” 느낄 수 있다. 폭풍우에 실제로 휩쓸리는 동안은 오직 공포를 느낄 뿐이다. 진정 숭고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산장과 같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후에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제야 인간은 “감성의 한계를 넘어선 ‘거대한’ 것을 표상할 수 있으며, 상상력의 확장 가능성을 느끼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7] . 그러나 임박한 재앙은 쉬이 파악될 수 없고,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슈벨흐는 숭고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되, “헤아릴 수 없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타자성이라는 의미에서의 괴물”은 여전히 유효한 프레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출처: E nvironmental_Pea791. “If the game was 3D, I think the enemies would look like this.”. Reddit.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해부학적 개연성에 지배되지 않은 비디오 게임 속 괴물의 사례를 탐구한다. <언더 테일>과 같이 연민을 유발하며 인간의 거리 두기를 위협하는 괴물, 목적 없이 등장하며 파괴 불가능한 성질을 지닌 <컨트롤>의 아스트랄 스파이크, 다른 개체와 두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군체처럼 기능하는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쥐, 게임 코드나 인터페이스를 장악하는 <메탈 기어 솔리드>의 사이코 맨티스와 같은 사례는 기존의 PvE 도식이 전제하던 교전 개념을 유쾌하게 폐기한다. 이와 같은 존재를 감각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비판적 사유로서의 포스트휴먼 개념을 환기해 볼 수 있다. 포스트휴먼은 인간과 인간 아닌 것 사이를 엄격하게 나누는 이분법을 해체하려는 기획이다. 포스트휴먼의 사유에 의하면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 고유의 특별함 때문이 아니다. 다른 것들과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 안에 놓인 어떠한 위치가 그를 개인으로 배치할 뿐이다 [8] . 마찬가지로 슈벨흐가 열거한 사례는 인간 플레이어가 본래 누리던 우월한 지위를 해체하고, 게임이 할당한 디지털적 권력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감각할 수 있게 한다. 책을 따라서 이와 같은 예시를 읽다 보면, 이토록이나 다양한 괴물들이 PvE의 규범을 해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낄지도 모른다. 비디오 게임 속의 괴물 즉 기이한 이들과의 뒤얽힘 속에서 플레이어는 환경(Environment)과 오직 적대하기만 하는 인간이 아닌, 그 안에서 함께하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1] 잭 하트넬. 장성주 역. 『중세 시대의 몸』. (2023). 서울: 시공사. 50쪽. [2] 김예경. (2018). 『프랑켄슈타인』, 숭고와 그로테스크. 우리어문연구,(62), 405-407쪽. [3] 김영대. (2019). 던전의 전투기들: FPS의 짧은 기술사. 문화연구, 7(1), 165-168. [4] 앙투안 부스케. 최석현 역. (2022). 미국 전쟁 기계의 사이버네틱스화: 냉전기 과학과 컴퓨터. 아카루트. 7-8쪽. [5]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이희재 역. 『몰입의 즐거움』. (2009). 서울: 해냄출판사. 45쪽. [6] Denny Yeh. Fighting a God: Behind the Scenes of God of War’s First Boss Battle. 2018.08.16.등록. 2025.01.24.접속. Playstation.Blog . https://blog.playstation.com/2018/08/16/fighting-a-god-behind-the-scenes-of-god-of-wars-first-boss-battle/ [7] 김예경. (2018). 『프랑켄슈타인』, 숭고와 그로테스크. 우리어문연구,(62), 408쪽. [8] 박준영. (2023). 『신유물론, 물질의 존재론과 정치학』. 서울: 그린비. 119-124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 게임을 연구한다는 것 - 『크리티컬 워드 - 게임 스터디즈』가 던지는 질문들
북유럽에서는 디자인 학부가, 북미에서는 영화학과가, 일본에서는 사회과학이나 이공계가 게임 연구를 주도하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들은 문제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본다. 이 책은 단순한 게임 연구의 용어사전이 아니다. 여기에는 일본 게임 연구 공동체가 지난 20년 동안 축적해온 고민이 농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학문적 경계 위에 서 있는 한국 게임 연구자들 역시 공유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imong Lee From childhood to now, always in the company of Nintendo games. A few months ago, bought a Steam Deck on installment and has been enjoying it to the fullest. Studied business administration at Kyung Hee University and cultural mediatio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Yonsei University, and is currently a doctoral student in the Graduate School of Core Ethics and Frontier Sciences at Ritsumeikan University in Japan. Researches digital media content and culture, including games and webtoons.
- 코스믹 호러의 게임적 변용
이토 준지풍의 그림체와 크툴루 세계관이 결합된 <공포의 세계>의 장점 역시 동일하다. 그로테스크하고 이질적으로 변화한 마을 구성원들을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다는 소름 돋는 경험이야말로 등대에 강림할 고대신보다 공포스러운 일이다. 내가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확신은 일상의 궤도에서 이상 징후와 균열을 발견할 때 불안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 Back 코스믹 호러의 게임적 변용 19 GG Vol. 24. 8. 10.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인간의 감정은 공포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것이 바로 미지에 대한 공포이다. - H.P. 러브크래프트, 공포 문학의 매혹 중 코스믹 호러(cosmic horror)라는 특수한 조건에서만 실현 가능한 장르를 게임을 통해 재현하는 일은 그 목적이 플레이어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코스믹 호러는 단어 그대로 인간의 사유와 이성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거대한 존재를 마주쳤을 때 경험하게 되는 우주적 공포를 의미한다. 오랜 기간을 통해 축적해 온 문명을 포함한 인간적 가치가 통용되지 않는 불가해한 공포를 목도하는 상황과 그에 대한 매혹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대변하는 특징이다. 그리고 러브크래프트적 세계관은 그가 활동했던 시대보다는 오히려 지금에 와서 적극적으로 향유되고 차용하고 있다. “거기서 크툰을?”이라는 밈으로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을 <하스스톤>의 고대신의 저주 덱만 하더라도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의 고대신 중 하나인 크툴루 이미지를 빌려온 대표적인 사례다. 크툰(C'Thun)이라는 이름조차 크툴루(Cthulhu)를 연상케 하는 의도적인 작명이다. 게임을 비롯한 서브 컬쳐에서 크툴루가 코스믹 호러를 대표하는 표상이자 오마쥬로 손쉽게 활용되는 이유는 러브크래프트의 작업물 중 드물게 크툴루 만이 소설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외양이 묘사되어 있고 작가의 스케치도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시각화할 수 있는 뚜렷한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점은 공포를 야기하는 데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의 크리쳐를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했던 나 <콜 오브 크툴루>와 같은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던 요인 중 하나는 시각적 재현을 통해서는 공포를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그래픽 해상도나 디자인, 크리쳐의 거대함을 체감할 수 있는 상대적 크기의 구현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다. 오히려 분명하게 가시화된 것일수록 공포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러브크래프트는 기이한 이야기가 예술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정밀하게 사건을 묘사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분위기의 조성을 제안한 바 있다. 코스믹 호러를 경험하게 되는 소설적 사건은 그 자체가 비현실적이며 허구적인 것이기에 정밀한 묘사를 통해 리얼리티를 획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인간의 기분을 명확하게 상징화하는 것이야말로 묘사보다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영역이다. 공포, 그것도 특정한 맥락의 사건을 통해 야기되는 감정의 결을 상징화하는 작업은 시각을 중점적으로 매개하는 매체가 좀처럼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모호함, 불분명함에서 오는 상상이 야기하는 불안감이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포 영화는 본질적으로 시각 중심적 매체라는 영화의 장점 일부를 포기하고 카메라의 시야를 제한하고 대상을 어둡고 흐릿한 배경을 통해 부각하는 전략을 취한다. 아울러 관객이 사건을 목도하는 전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감상의 가이드라인으로써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게임은 플레이어의 행위성을 사건 전개의 중심축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영화와 같은 시각 매체 감상자가 경험하는 무력감, 일방향적인 위치에서 수행되는 관음에서 비롯된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글의 마중물로 활용한 인용문과 같이 공포는 대상을 온전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기원하는 감정이다. 그리고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속에서 앎으로 포섭할 수 없는 존재를 목도한 이들은 필연적으로 광기에 사로잡힌다. 다만 서술자는 광인으로 대변되는 낯선 타자를 목격할 때 경악하거나, 서서히 잠식되는 광기로 인해 미지의 대상에 매혹되며 변화하는 자신의 내면을 진술하는가로 나뉠 뿐이다. 최소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이 둘은 선행과 후행의 문제일 뿐 어느 쪽을 배제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소설 <벽 속의 쥐>의 모티브를 공유하고 있는 <다키스트 던전>은 고대신의 유적을 저택에 은닉하고 있는 전대 가주의 편지로 시작된다. 지하의 유적을 탐사하며 결국 고대신의 제물로 후손을 끌어들인 선조의 목적을 저지하더라도 탐사대의 파멸은 불가피하다. 광기에 잠식된 이들은 결코 이전과 동일한 내면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키스트 던전>은 후손의 자살을 암시하는 장면과 새로운 희생양이 될 또 다른 후손을 초대하는 편지로 끝을 맺는다. 이와 같은 서사는 한낱 인간으로서는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대한 악의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상기하는 러브크래프트적 세계관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그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다키스트 던전>이 광기를 하나의 변수이자 수치화할 수 있는 요소로 디자인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공포가 대응할 수 없는 미지에서 창출되는 감정이라면 공포 게임의 행위성은 그를 위배하는 방식으로, 달리 말하면 미지를 해소하고 장악하는 방식으로 디자인된다. 이 모순적인 결합방식을 시도한 결과물 중 눈여겨볼 만한 대표적인 게임은 크툴루 세계관을 기반으로 추리와 코스믹 호러의 공존을 시도한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이다. 추리는 과학을 포함한 근대적 지식을 동원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행위다. 이 경우 만약 이성이 미지를 해체하는 유용하고 적확한 도구라면 해소될 수 있는 공포는 하나의 소재로 활용될 뿐이다. 그러나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의 서사는 이성과 공포의 대결에서 공포에 손을 들어줬다. 홈즈는 어머니를 파멸로 이끈 광기가 자신에게도 유전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광기에 접근한다. 그리고 광기에 매혹된 자신이 근대적 이성으로 무장한 이전의 ‘나’는 같은 인간일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성은 미지의 사건을 해결하기에 충분한 도구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질서와 법칙으로 무장한 자신의 세계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불안한 외피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홈즈는 이전과는 다른 내면을 가진 인간이 된다. 심지어 고대신을 소환하고자 하는 이교도의 제의를 저지한 후일담에서 짐작할 수 있듯 홈즈의 정신은 그의 정체성이 붕괴되었던 상황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것은 게임을 통해 재현된 캐릭터의 내면일 뿐이며 플레이어의 영역에서 꼼꼼하게 단서를 모아가며 추리하는 플레이 경험은 이 게임이 ‘호러’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전자의 수식어가 약소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차라리 행위성을 제한하는 동시에 특정 행위성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광기를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다키스트 던전>이 광기를 활용하는 방식이 바로 그런 형태다. 플레이어는 지속적으로 특정 확률로 이상상태를 겪는 캐릭터들을 컨트롤하며 자신의 의지를 온전히 관철할 수 없는 세계를 인식한다. 물론 이것은 공포를 직접적으로 창출하기보다는 긴장감을 통해 몰입감을 고조시키는 효과이기는 하다. 그러나 공포를 해소하는 어드벤처식 게임 장르를 대신해 제안할 수 있는 하나의 예시로 고려될 수는 있을 것이다. <드렛지> 역시 광기를 게임적 요소로 활용한다. <드렛지>는 확률의 결과물만 보여주는 <다키스트 던전>보다 광기에 노출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재현한다. 게임 초반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새롭게 마을에 정착하고자 하는 낚시꾼의 일과 사이에는 간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이질감이 불거져 나온다. 심해에서 건져 올린 것 같은 기괴한 생김새의 어종, 이방인인 주인공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응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의미심장한 대사, 낮과는 전혀 다른 위협이 도사린 밤바다의 풍경은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정작 크툴루의 오마쥬인 것이 분명한 고대신은 게임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매우 짧게 모습을 드러낸다. 구체적으로 재현되면 될수록, 즉 대상을 명확하게 인지할수록 공포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전략은 유의미하다. 오히려 <드렛지>는 미지의 존재가 응시하는 시선을 화면 상단이나 심해의 충혈된 눈으로 표현하거나 광기에 잠식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차 붉게 번져가는 파라미터 등의 인터페이스로 재현한다. 불분명하고 암시적인 분위기가 캐릭터의 불안을 야기하고 공포라는 감정을 창출하는 것이다. 광인은 타자의 모습으로 재현되기 쉽다. 그러나 <드렛지>는 분열된 자아를 통해 이성의 영역에서는 확신할 수 없는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투신하는 인간의 모습과 미지에 공포를 느끼는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 희생된 아내를 부활시키기 위한 수집가의 광기는 설사 그것이 고대신을 소환해 마을이 소멸하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다섯 가지의 물건을 모아달라는 의뢰를 수락한 어부는 결국 이것이 스스로 초래한 비극의 후일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광기는 자신의 다른 얼굴이었던 셈이다. 코스믹 호러는 이제까지 믿어왔던 판단 능력에 대한 의심이자 철학의 붕괴, 신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공포다. 정상성, 실재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공포는 지극히 인간적인 발명이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토대, 근거가 전면적으로 붕괴될 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발상이 게임에 이식되는 과정에서 플레이가 경험하는 공포란 오히려 사소한 사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토 준지풍의 그림체와 크툴루 세계관이 결합된 <공포의 세계>의 장점 역시 동일하다. 그로테스크하고 이질적으로 변화한 마을 구성원들을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다는 소름 돋는 경험이야말로 등대에 강림할 고대신보다 공포스러운 일이다. 내가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확신은 일상의 궤도에서 이상 징후와 균열을 발견할 때 불안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성균관대학교 강사) 홍현영 패미콤을 화목한 가족 구성원의 필수품으로 광고한 덕분에 게임의 세계에 입문했다. <저스트댄서> 꾸준러. 『81년생 마리오』, 『게임의 이론』, 『미디어와 젠더』 등을 함께 썼다.
- 인벤토리 시스템은 어떻게 효율을 재미로 연결시켰는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꽉찬 인벤토리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23년 대흥행을 이루었던 <발더스게이트3>에서는 아이템의 무게가 발목을 붙잡는다. 일반적으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어떤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고, 어떤 아이템이 ‘잡템’인지 알 수 없어서 보부상처럼 모든 아이템을 들고 다닌다. 그러다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면 아이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때 무엇을 들고 다닐 것이고 무엇을 버리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관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유튜브나 커뮤니티에는 ‘발더스게이트 인벤토리 관리 꿀팁’ 글들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 Back 18 GG Vol. 24. 6. 10. Tags: 인벤토리, 롤플레잉, 아이템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won Seo Studies culture in pursuit of a more interesting life. Curious about a wide range of cultural domains, including games, religion, and film.
- [대담회]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 야스케 논란을 보는 여러 관점들
2024년 공개된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시리즈 최초로 일본 전국시대를 무대로 삼으며, 여성 시노비와 흑인 사무라이라는 두 명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작품이 공개된 이후 흑인 사무라이 주인공의 인종과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으며, 이는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역사 고증의 문제를 넘어 서구중심주의나 PC주의 비판 등의 다양한 논쟁으로 확산되었다. 이번호 GG에서는 홍현영 박사, 이정엽 박사, 강신규 박사 세 명의 디지털 게임연구자 및 인문사회 연구자들을 만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둘러싼 여러 층위의 쟁점을 나누고, 오늘날 게임이 재현하는 역사와 정체성의 의미와 딜레마를 검토해 보았다. < Back [대담회]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 야스케 논란을 보는 여러 관점들 24 GG Vol. 25. 6. 10. 2024년 공개된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시리즈 최초로 일본 전국시대를 무대로 삼으며, 여성 시노비와 흑인 사무라이라는 두 명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작품이 공개된 이후 흑인 사무라이 주 인공의 인종과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으며, 이는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역사 고증의 문제를 넘어 서구중심주의나 PC주의 비판 등의 다양한 논쟁으로 확산되었다. 이번호 GG에서는 홍현영 박사, 이정엽 박사, 강신규 박사 세 명의 디지털 게임연구자 및 인문사회 연구자들을 만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둘러싼 여러 층위의 쟁점을 나누고, 오늘날 게임이 재현하는 역사와 정체성의 의미와 딜레마를 검토해 보았다. 이경혁 편집장: GG의 이번 호 대담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배경설명을 해 드리자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17년 정도 된 오래된 프랜차이즈고요. 그간 예루살렘 근방의 어쌔신 집단, 이탈리아 피렌체, 미국 독립 전쟁 등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하다가 사실상 시리즈 최초로 동아시아를 다룬 게 이번의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 끝 무렵을 다루면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의 인물이 나오게 됩니다. 이번 작품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는데, 하나는 ‘후지바야시 나오에’라는 일본 여성 시노비이고 나머지 하나는 ‘야스케’라는 흑인 사무라이입니다. 이 중 후자가 이슈가 되었죠. ‘일본을 다루는 게임인데 일본인이 주인공이 아닌 경우가 어딨냐, 서구인들이 멋대로 만든 것이다’라는 이야기도 있고, 특히 무슨 게임이 나와도 항상 나오는 얘기입니다만, ‘고증이 엉망이다’라는 등의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흑인의 재현에 관한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의 논란이 기존의 논란과는 다른 맥락에서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논란에서 어떤 점에 주목을 해야 할지, 그리고 이 논란을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다음 게임과 게임 담론을 만들 때 우리가 고려해야 될 건 무엇일지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일단은 다들 관련 이슈를 보시니 어땠는지요? 커뮤니티 반응은 어떠셨을까요? 역사적 인물 ‘야스케’, 고증인가 상상력인가 홍현영 박사: 야스케라고 하는 캐릭터가 실제로 역사적 사료에 잠깐 등장한 내용을 굉장히 부풀려서 만들어낸 캐릭터잖아요. 커뮤니티 몇몇 댓글을 보면 저는 그게 궁금하더라구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무라이의 삶’이 있는것 같은데 그게 뭘까. 사무라이로서 재현되어야 되는 특정한 삶과 자격이 있는데 야스케가 그 자격에 속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또 이런 댓글도 봤습니다. 노부나가가 실제로는 야스케를 일종의 트로피처럼 데리고 다녔을 거다. 인간으로서의 존재라기보다는 과시하기 위한 하나의 사물이나 대상에 가까웠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이런 댓글을 굉장히 확신에 찬 태도로 쓴 사람들이 한국인들이라는 점이 가장 신기하고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경혁 편집장: 일본 현지에서도 흑인 사무라이에 대해서 여러 말이 많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이정엽 박사: 역사적으로는 야스케가 실제로 사무라이가 아니라고 하는 설도 있지만, 노부나가에게서 정식 사무라이가 될 때 받는 태도(太刀)와 집을 받았고 부하처럼 데리고 다녔다는 설들도 있습니다. 사실 전국시대가 게임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재현되었고, 202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다룬 NHK 대하드라마의 사례처럼 기존의 역사관과 다른 인물상이 재현되기도 했거든요. 저는 콘텐츠 안에서 허용될 수 있는 변용의 범주가 있다고 보고, 그런 점에서 야스케를 무사로 격상을 시켜서 활용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일종의 대체 역사물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 시리즈에서 그간 정사에 완벽하게 맞게끔 나왔던 주인공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와 상당히 밀접한 형태의 역사로 다가오고, 특히 일본이 조선을 침공했었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일본 역사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상당히 민감히 볼 수밖에 없게 되는 ‘감정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제가 처음 <어쌔신 크리드>를 하며 충격받았던 부분은, 야스케가 주인공일 때 플레이어가 ‘일본어를 할 줄 안다’와 ‘침묵’ 사이에서 선택하게 하잖아요. 여기서 전자를 고르면 반 년도 안 되어 오다 노부나가의 곁에서 같이 전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야스케가 노부나가와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혔음을 보여주는 부분이죠. 그 장면을 보며 ‘이 게임은 이런 형태로 극적인 허용을 최대치로 넓혀 놓고 상상력을 발휘해 들어가는구나’ 싶었고, 그때부터 이 게임에서 고증과 관련된 검증은 내려놓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야스케가 노부나가의 최심복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내용이 얼마나 흥미로운가의 여부만 초점을 놓고 파악하자는 거죠. 이경혁 편집장: 인정적인 면에 조금 더 주목을 해보죠. 일본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이라서 문제가 된 거라면, 만약 그 주인공이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홍현영 박사: 방금 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무라이의 상’을 언급한 바 있는데요. 아까 토템이나 트로피 이야기도 그렇고, 흑인 사무라이 비판 담론들에서 야스케는 정말 뭐랄까 ‘인간’으로서의 행위가 가능한 주체로 표현이 되지 않고 있거든요. 일본 전통이나 서브컬처에서 활용되는 사무라이의 전형성이라는게 있다면,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주체로 호명될 수 있는 존재는 흑인이 아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경혁 편집장: 생각해 보면 서양인 사무라이 설정도 영화로는 꽤 나왔던 것 같은데, 거진 백인 사무라이였네요. 강신규 박사: <어쌔신 크리드>에서 백인 사무라이가 나왔어도 논란이 되었을 수 있지만, 야스케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재현을 두 번 비튼 거죠. 사무라이를 백인도 아니고 심지어 흑인으로 만듦으로써 사람들의 어떤 문화적 고정관념을 굉장히 거슬리게 했기 때문에 더 그런 반응이 나왔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서양 회사에서 만든 게임이라 해도 동양 고유의 사무라이라는 직업을 다룰때는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이 배경에 깔려있는 거고, 흑인이 등장하니 이 불쾌함을 지우기 위해서 ‘원래 역사적으로는 어땠냐’ ‘실제로 이게 가능한 거냐’는 말을 들고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선생님들의 말씀과 연결되지만, 저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역사 왜곡도 아닌 것 같고, 오히려 일부 게이머들이 욕하는 PC 강요가 좀더 맞아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흑인 사무라이 논란은 ‘하나의 게임 안에서 다양성과 핍진성을 중심으로 한 재현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거죠. 게다가 유비소프트의 그동안의 게임들은 대체로 이래 왔습니다. 오리지널에서도 이집트 사람, 바이킹 등 여러 민족들이 등장해 왔지만, 동아시아적 남성성의 핵심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는 사무라이에 흑인 캐릭터가 배치되자 이런 논의가 불거졌던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야스케가 화제가 제대로 됐을 거라 생각하고 재현의 정치나 다양성의 정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효과가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정엽 박사: 사무라이가 실제로 전투했던 방식이 게임 메카닉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살피는 것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전국시대 전투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특징은 부대를 조직적으로 편성하려는 욕망이 강한, 구조주의적인 다이묘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런 자의 심복들이 게임에서는 ‘암살 닌자’와 ‘무쌍 찍는 흑인 무사’로 재현된다는 것이죠. 잘못하면 조총 한 방 맞고 끝날 수 있는 상황을 매우 판타지적으로 재해석하는 건데요. 사실 <다크 소울>로 대변되는 액션 RPG류가 히트를 치다 보니까, 유비소프트에서도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는 어떤 강박이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게임의 액션성을 강화하려던 시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거기에 가장 맞는 형태의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기존의 잠입액션을 포기할 수 없어서 나오에를 넣었고, 무쌍을 위해 야스케를 넣으면서 양쪽을 다 잡는 일종의 절충안을 넣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신규 박사: 결국 이런 인물들에게 서사 권력을 어떤 식으로 나누어 줄지에 대해 이정엽 선생님이 운을 띄워주신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를 플레이해보지 못했지만, 말씀을 들어보면 전투 방식부터 해서 현지 언어를 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들까지, 게임 속 흑인 사무라이의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최종의 결정권을 게임 플레이어에게 주는 것 같네요. 말씀하신 대로 유비소프트의 결정 자체가 굉장히 정치적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쪽에서도 당연히 이런 논란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 보입니다. <어쌔신 크리드>에 드러난 오리엔탈리즘의 문제 이경혁 편집장: 사실 <어쌔신 크리드>는 기존에 암살이 메인인 게임이었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암살이 잘 안 나오는데 그 이유는 암살이라는 메카닉 자체가 갖는 일종의 지루함 때문일까 싶거든요. 처음 암살을 해보면 숨는 기분도 들고 굉장히 재미있지만, 규칙에 익숙해진 순간부터는 넘기 힘든 벽이 있습니다. 무쌍은 액션 상황을 칼질 몇 번에 금방 해결할 수 있지만, 암살은 기다려야 하니 게임 플레이 시간도 늘어지죠. 그 때문에 게임 메카닉적인 면에서도 액션을 강렬하게 표현한 캐릭터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일본의 무예를 대표하는 두 가지 캐릭터인 시노비와 사무라이를 선택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근데 우리의 핵심 주제는 ‘왜 그 사무라이는 흑인이었을까’가 되는거죠. 관련해서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어쌔신 크리드>를 하다 보면 계절이 바뀌는 묘사가 상당히 디테일하다는 점입니다. 그런 걸 보면서 서구에서 일본이라는 동아시아 국가를 특징짓는 요소 중 하나가 극심한 계절변화가 아니었을까 싶더라구요. 다시 말해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서구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전제 자체가 매우 명확하고, 오리엔탈리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신규 박사: 그런데, 애초에 게임이라는 무국적인 공간 안에 일본을 구현하는 것도 굉장히 의도적인 것이기에 그 재현은 당연히 실제와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유비소프트에서 만든 그동안의 게임이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는 전부 사실성이 중요한 게임은 아니었다고 하셨잖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 말도 실은 조금은 모순되는 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언제나 대체 역사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역으로 항상 역사가 중요했던 게임이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일어난 역사에 기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도 그렇고, 게임의 주요 홍보 포인트로 ‘플레이어가 현장에 가서 진짜로 전자 관광을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을 내세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에는 관광 모드까지 있죠. 이정엽 박사: 동의합니다. 제가 거부감이 조금 들었던 부분은 야스케가 실제로 일본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오다 노부나가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일본어를 너무 잘하고, 일본에 있는 다양한 문화적인 습성들을 굉장히 빠르게 내면화한 캐릭터라는 거였어요. 이때 ‘흑인’이라는 설정은 사실상 스킨 같은 것이고, 실은 서양인들 입장에서 ‘일본의 대체역사 안에서 내가 무사가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부분을 빠르게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 하나의 시뮬레이션이라 생각합니다. 계절 표현이나 게임 구조물들도 꽤 고증이 잘 된 게임이지만 문제는 캐릭터 설정에서 ‘흑인이면 응당 가졌어야 할 이 문화에 대한 낯섦’, ‘일본 문화권과 흑인이 부딪히는 충돌의 지점’들이 충분히 나왔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 지점이 거의 재현이 안 된거죠. 프란츠 파농이 이미 후기 식민주의의 문제점으로 식민지 본국에서 가진 심상들을 식민 지배를 당하지 않은 세대의 사람들도 내면화하는 것을 지적한 바 있지요. 야스케를 만약 문화적 충돌이나 갈등이 들어가는 캐릭터로 묘사했다면 상당히 설득력과 핍진성 있는 캐릭터로 빠져나갈 수 있었을 텐데요. 이를 삭제한 채로 완벽하게 일본적인 것을 내면화한 흑인 사무라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일본식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의문이 드는 거죠. 설정까지는 그런 허용을 할 수 있어도 세부적인 재현에서는 여러 문제가 있고 그게 더욱 우리의 거부감을 증폭시켰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앞뒤를 잘라놓고 보면, 야스케는 그냥 검은 피부의 일본인일 뿐인거죠. 홍현영 박사: 저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이질적인 흑인 캐릭터를 선택함으로써 외국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일본에 대한 상을 부각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그거는 그냥 유비소프트에 대한 저의 과도한 기대였고(웃음) 전혀 그런 방식으로 나오지 않는군요. 강신규 박사: 그러니까 그 캐릭터가 거기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이나 복잡할 수 있는 이 사람의 여러 정체성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거네요. 이경혁 편집장: 최소한의 서사를 위한 고려는 되어 있지만 정말 스토리텔링에서의 세팅일 뿐이고, 사실 게임에서는 그보다 야스케라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다른 NPC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봐야 하거든요. 게임 중간에 국숫집 아저씨와 농담을 나누는 부분이나 일본의 다양한 진미를 모으는 서브 퀘스트 같은 게 나오는데, 일본 땅에 온 지 얼마 안 된 낯선 흑인 캐릭터가 능숙하게 농담을 하고 일본의 진미를 다 알아보는 걸 보면 약간 이상하게 느껴지긴 하죠. 이정엽 박사: 지금 시대에는 일본이 굉장히 인기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고, 우리 세대에서는 일본 문화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다 한 번씩은 접해봤을 것이기 때문에 서양인의 입장에서 다루기 제일 좋은 지역이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떻게 보면 자신이 이렇게 ‘약간만 알고 있는 공간’이 이런 형태의 판타지적 허용을 가장 쉽게 설정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경혁 편집장: 전국시대라는 배경 또한 그렇습니다. 가장 일본에서 유명한 시대기도 하고 이미 역사적으로 서양이 개입한 시대거든요. 그래서 <어쌔신 크리드>가 참 영리한 선택을 했으면서도 한계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게, 결국 서양인이 일본에 들어오는 시대를 선택했잖아요. 물론 역사적 맥락상으로도 예수회가 들어오고 서양인 선교사들을 따라 템플 기사단과 암살단이 들어온다는 선택을 하는게 자연스럽죠. 이미 기존의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암살단의 기원을 서구 역사에 따라가는 것으로 밝혀놨기 때문에, 일본에서 암살단이 자생적으로 나타났다고 쓰면 기존의 설정이 다 붕괴되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결국 이렇게 왔기에 이 이야기는 ‘일본의 암살단 이야기’가 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어쌔신 크리드>라는 프랜차이즈 안에서 이후에 어떤 제3세계를 건드리건, 이 이야기는 반드시 이미 서구의 역사에서 완성된 암살단과 기사단 이야기가 제3세계에 넘어가는 형태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 히스토리아 자체가 이미 서구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시리즈가 이야기의 다양성을 만들려면 무대도 바꿔야 되고 이제 계속 다른 세계를 다뤄야 되거든요. 어쩔 수 없이 그 확장의 과정 또한 이미 역사에 존재했던 제국주의적 확장의 과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정엽 박사: 말씀하신 대로 템플 기사단으로부터 비롯된 형태의 대체 역사가 인류 역사의 여러 단면들을 거쳐 간다는 <어쌔신 크리드> 설정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을 그간 어떤 균열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대부분의 문명권이 서양의 흐름을 어느 정도 따라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유비소프트의 개발자들이 간과했던 부분들은 ‘서양인 개발자’가 대체역사를 만들었을 때 아시아 유저들이 갖는 문화적 거리감이, 같은 것을 동양인 개발자가 만들 때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적용이 된다는 겁니다. 여전히 역사를 다루는 데 있어 ‘너희가 왜 우리 역사를 다루니’라는 식의 어떤 서로 넘어서는 안 되는 장벽들이 각 문화권 내에 심리적으로 존재하는 부분이 있고 그걸 건드린 거라고 봐요. 이를테면 한국의 개발사가 나오에의 암살물과 야스케의 무쌍물을 만들겠다고 하면 과연 이런 오리엔탈리즘 비판이 나왔을까 싶은 거죠. ‘역사’와 ‘관광’의 모순된 결합 홍현영 박사: 기존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서양 세계 내부 구성원이 등장하는 방식이었거든요. 실은 우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재현들이 얼마나 평면적이고 얄팍한 방식인지 포착하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번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역시도 어쩔 수 없이 ‘서양인 관광객’이 가지고 있는 1차원적이고 평면적인 시선에 가깝게 재현된다는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아까 이야기한 야스케가 오사카의 명물 음식을 먹는 장면은, 과연 관광이랑 무엇이 다를까요? 물론 이 게임에서 전자 관광이 중요한 모티브이기는 하지만, 달리 이야기하면 그 시대가 가진 특수한 맥락이나 다양한 재현 양상들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전자 관광에서 요구할 만한 부분에 대한 1차적인 충족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어쌔신 크리드>가 가지고 있던 배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데 그쳤다고 보입니다. 이경혁 편집장: ‘관광’이란 표현이 그래서 굉장히 핵심 키워드라고 느껴집니다. 태초부터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는 관광이라는 요소가 있었지만, 문제는 이뿐 아니라 이 시리즈가 역사라는 키워드를 또 하나 끌고 간다는 거죠. 하지만 역사는 관광과는 달라요, 같을 수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역사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둘을 계속 꿰맞추려는 시도를 오랫동안 해 왔어요. 역사를 기반으로 한 투어 프로그램도 굉장히 많잖아요. 저는 그런 역사 관광이라는 말이 갖고 있는 모순을 이 게임이 어느 순간 정확하게 보여준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정엽 박사: 저는 조금 더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극적인 허용과 설정 변용을 자국 개발자나 비슷한 형태의 문화권 개발자가 하면 문제가 덜 되는데, 왜 서양 개발자가 하면 큰 반발과 문화적인 배리어가 발생하는지 짚고 싶어요. 예를 들면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에서 사무라이 문화를 재해석하는 형태로 ‘광선검’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은유적인 시도들은 굉장히 많이 있었죠. 그냥 그렇게 바라보듯이 허용을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문제가 쉬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경혁 편집장: 저는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동의도 되지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사례를 보면 다르게 생각도 됩니다. 이 드라마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지만 조금 찜찜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이 드라마가 구한말 항일의병 독립운동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독립운동의 주체는 다 외세란 말이죠. 주인공도 미국인이고. 하지만 우리는 별로 그거에 대해서 거부감을 안 느껴요. 결국 <미스터 션샤인>은 한국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만약 똑같은 기획을 간사이에서 제작했다고 생각한다면 얘기는 정말 달랐을 겁니다. 강신규 박사: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만약 유비소프트가 일본 회사고 야스케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을까요? 설령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논란이 되는 사례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미스터 션샤인> 같은 사례가, 이를테면 누가 만들었느냐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얼마나 자연스러우냐’가 더 중요한 거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쨌든 역사를 재현하는 것 자체는 사실 무조건 해석의 산물인데, 그걸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말한 모든 걸 다 고려해야 한다는 거죠. 누가 만들었고, 다른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재현하고 있으며, 그게 얼마나 안에서 잘 녹아 있는지 등등 말입니다. 홍현영 박사: 저는 <미스터 션샤인>이 인물의 정체성을 그렇게 단순화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쌔신 크리드>와 같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유진 초이’라는 캐릭터는 미국인이 될 수밖에 없는 맥락이 있었어요. 이 사람은 백정 출신으로 기본적으로는 국민으로 호명되지 않는 존재였잖아요. 처음부터 조선인의 바운더리 안에서 튕겨져 나가는 존재였죠. 유일하게 지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었고요. 그랬기 때문에 다른 국적을 취득했고 심지어는 국민으로서 한 번도 승인받은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다시 조선에 들어와서 조선인이기를 기대받는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갖는 매우 아이러니한 공감대가 있는 거죠. 저는 야스케도 이런 식으로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그려졌다면 그렇게까지 사람들이 화를 냈을까 싶습니다. 이정엽 박사: 유비소프트에서 <어쌔신 크리드>의 제작처가 몬트리올 스튜디오인데, 몬트리올이 독특한 형태의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합니다. 몬트리올이 캐나다에 있지만 영어와 불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동시에 다 들어가 있잖아요. 정형화된 어떤 민족성 같은 것들로부터 굉장히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조금만 내려가면 뉴욕 등 여러 민족들이 사는 용광로 같은 도시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문화적인 교류나 상상력을 개입시키는 것도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다고 봅니다. 근데 동아시아인들이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부분까지는 고려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글로벌화되었다고 하지만 동아시아는 아직까지 자국 내 문화를 중점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공간이잖아요. 아마 <어쌔신 크리드>에서 그리스나 이집트 사례를 내부까지 파고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서양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 안에 문화권을 정형화시키고 스테레오 타입을 만드는 등 문제적으로 느껴질 구간들이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우리가 포착하지 못했을 뿐이겠지요. 이경혁 편집장: 최소한 일본을 배경으로 만든다고 했으면 일본 쪽의 자문진이 더 두꺼웠어야 한다, 그 정도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은 어떤 제작자가 만들더라도 타자화를 끌고 올 수밖에 없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필연적으로 관광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떤 관광객도 주체일 수는 없거든요, 항상 타자인 거고. 홍현영 박사: 그렇죠,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야스케가 아쉽습니다. 관광객의 장점은 사실 그 구역 내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고착화된 통념이나 기대 지평, 사고, 세계관을 오히려 바깥에서 다른 방식으로 느슨하게 사유할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야스케가 차라리 관광객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게임 시리즈의 정체성과 캐릭터 기대지평의 충돌 이정엽 박사: 사실 <어쌔신 크리드>에서 특이하게 재현되는 부분은 동아시아에서 흑인의 존재를 정말 모르다 보니 야스케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반응을 열심히 구현했다는 점이에요. 야스케를 바라보며 눈치 보고 놀라는 일본인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정작 야스케는 거기에 있어서 특별한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 놀랍죠.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야스케에 대한 재현보다는 개발자들이 뭘 그리고 싶었는가입니다. 야스케의 존재를 빨리 서양 유저들에게 내면화시키고 싶었고, 그 때문에 어떤 형태의 통역이 필요한 형태의 존재가 아니게끔 철저하게 서양식으로 캐릭터화된 존재를 만드는 게 목표였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이 캐릭터가 암살단의 일원이 되어서 기존의 업무들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문화권에 거부감을 느끼는 캐릭터 존재가 나온다면 전 시리즈의 어떤 통일성에 위배가 되는 부분이기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 문화권에서 특이하고 이질적인 형태의 존재를 집어넣었지만, 플레이어가 얘한테는 빨리 동화되어야 하고. 그러나 그 인물이 흑인이라는 형태의 인지는 계속 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곳의 인물들은 야스케를 이상하게 바라보지만 ‘나는 매우 일본화한 캐릭터다’라는 것들을 끊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홍현영 박사: 달리 말하면, 지금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흑인 캐릭터 재현에서 드러나는 기대 지평들이 계속 부딪히는 거네요. 이경혁 편집장: 그렇죠. 아까도 얘기했지만 이 시리즈는 결국 서구의 시리즈인 건데, 동양 얘기를 하려니까 어려워진 것이지요. 그런데 나름 플레이를 해보면, 중간중간의 설정이나 장치를 보면 개발자들이 이 문제를 나름 고민했다는 것도 느껴져요. 제일 대표적인 게 주인공을 듀얼로 설정한 것입니다. 암살의 시노비와 액션의 사무라이를 설정함으로써 젠더나 인종 차원에서 다양성이 고려된 설정 등으로 이야기가 됐을 겁니다. 결국 이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현이나 고증 차원의 이야기보다 역사는 서구에 의해 쓰였다는 점을 게임 내 장치로는 미처 넘어서지 못한 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강신규 박사: 우리가 이 게임에서는 야스케라는 존재를 통해 ‘서구 중심의 동양 재현’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을 텐데요. 이런 식의 어떤 경유 지점이나 시그널이 없는 다른 일반적인 게임들에 있어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오늘 자리가 만들어진 계기는 사실 플레이어들이 이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느냐였지요. 한국에 있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문제를 역사왜곡 뿐 아니라 PC 비판 등의 담론을 통해 접근한다면 이에 대한 논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논의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엽 박사: 우리가 야스케 얘기는 많이 했지만 시노비인 나오에에 대한 얘기는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여성 닌자가 존재했었냐는 의문이 있고 일부에서는 여성 닌자가 고위 인사들의 운송이나 특수한 형태의 임무 수행을 위해 있었다고는 하는데요.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에서는 여성 닌자를 중점적인 역할로 배분해서 암살과 무쌍을 동시에 할 수 있게끔 캐릭터를 배분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기존 시리즈에서 ‘에지오’를 중심으로 나왔던 전형적인 캐릭터성을 여기 와서 해체하는 거죠.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 게임에서 고증은 더 이상 제 생각에는 중요한 목표가 아니었다라고 보여져요. 이경혁 편집장: 약간 멍에를 쓴 것 같기도 해요. 아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의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이 게임의 원래 정체성과 메카닉 자체는 지루해졌고 대중들이 환호하는 쪽으로 가기 시작했더니 다른 문제들이 터지고 좀 이런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이정엽 박사: 우리가 지금까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 대해 암살 메카닉과 관광 등을 쭉 얘기해 왔는데, 이제 그 정체성에 있어서 관광은 유지하고 있지만 암살이나 서양 중심에 대한 정체성은 포기한 것 같기도 해요. 시리즈의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식으로 일종의 선언을 한 것으로도 느껴지거든요. 이경혁 편집장: 오히려 그래서 그냥 고증을 떠나 우리는 서양인의 시각에서 하는 게임이라고 세게 밀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이정엽 박사: 그러려면 아예 정말 더 문화적인 은유가 들어갔어야 했는데 매우 리얼하게 묘사해 놓고 ‘우리는 서양 중심적으로 할게’라고 얘기하니까 그 이율배반이 나오는 지점이 있는거죠. <어쌔신 크리드>를 하다 보면 극사실주의적인 묘사를 했기 때문에 정말 그곳 안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있잖아요. 굉장히 재현이 잘 되어있고 그걸 관광의 요소로 넣는 게 사실 이 시리즈의 미덕이었는데 그걸 포기할 수는 없었을 테고요. 이경혁 편집장: 관광이라는 게 분명히 장점도 있지만 갖고 있는 한계가 매우 명확한데, 그것이 게임이 되고 특히 역사라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조심스러운 소재와 만났을 때 결국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계속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정엽 박사: 이를테면 역으로 매우 옥시덴탈리즘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있어요. 여러분들이 잘 아는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입니다. 이 시리즈를 보면 서양 재현에 있어 굉장히 일본적인 시선이 많이 들어가 있고, 일본인 자신들의 문화권을 서양과 비교하고 싶어하는 욕망들이 그 안에 기본적으로 내재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걸 통해서 일본의 게임 회사들이 자신의 문화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방법론을 그동안 펼쳐왔던 것이구요. 그런데 우리는 그 게임을 플레이할 때 서양이 왜 이렇게 재현되었는지에 있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서양 문화권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옥시덴탈리즘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걸 게임적인 허용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거든요. 물론 아시아권이 오랜 기간 서구 문명에 의한 피식민 체험을 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양보가 불가능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서양만 동양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동양 또한 서양을 그렇게 포장을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그려왔던 게 게임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생님들과 제가 견해가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런 형태의 서양이 보여주는 시각 자체를 어느 정도 긍정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해당 문화권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는 이상 그 문화권 사이에서 해석의 문제는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형태의 문제 제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충분히 건설적으로 갈 수 있는 문제인데 이것 자체를 그리지 못하게 막는다는 게 잘못된 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커뮤니티 내 플레이어의 반응들에 대해 이경혁 편집장: 우리가 이 논란을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봤었잖아요, 저는 거기서 흑인이라는 키워드도 꽤 다양한 역할을 했다고 봐요. 게임 커뮤니티에서 논의되는 ‘흑인’은 이 게임에서 단독으로 유래된 맥락은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인어공주> 와 같이 그 앞에 있었던 흑인 캐릭터의 맥락들이 있어요.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흑인의 활용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오래 해온 커뮤니티의 입장에서 형성된 흑인에 대한 이미지가 있고, 이것이 <어쌔신 크리드> 논쟁에 와서 달라붙은 것은 아닐까 싶거든요. 이정엽 박사: 저는 이 부분에서 개발자와 유저 상호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계속한다는 점을 문제삼고도 싶습니다. 실제로 미국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 고집스러운 PC주의적인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컨텐츠가 나올 때,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의 사례처럼 이에 대한 백래시도 너무나도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은 야스케는 역사적인 근거도 있고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게끔 만들어진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품들에서 유래하는 백래시의 영향을 받아 지나치게 세게 얻어맞고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역사적 상상력을 넣어서 나름대로 고증에 성공해서 갔는데도 PC주의로 매도당하는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런 백래시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나름대로의 고증을 갖춘 형태의 게임의 근거 자체를 무너뜨리는 건 매우 문제적이라 봅니다. 우리가 역사서를 쓰는 게 아니고 콘텐츠를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작품이고 그 안에서의 주관적인 해석은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얼마든지 허용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발자가 어느 정도 의무감을 가지고 그 안에서 그 세계관이 갖추는 나름대로의 핍진성을 추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개발자도 유저도 그 원칙들을 양쪽 다 위배하며 서로 간의 진영 싸움을 오랜 기간 고집스럽게 벌여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실은 ‘자신이 어떻게 재현되는가’의 문제를 정말 중요시하기보다 ‘이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라는 것이 모든 양쪽 진영의 목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그를 통해서 오히려 더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경혁 편집장: 오늘 나온 이야기를 종합해서 앞에 얘기와 붙여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는 그 앞에 흑인 캐릭터 설정에 대한 맥락이 없었다면 생각보다 별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냥 ‘흑인이 온지 얼마 안 됐는데 왜 이렇게 일어를 잘해’라며 웃고 넘어갔을 문제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이 담론이 커뮤니티에서 나왔다는 것, 그리고 커뮤니티에는 그 앞의 맥락이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야기를 끌면 한도 끝도 없는 주제이긴 하지만, 약속드린 시간이 다 되어 대담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연구자) 김지수 문화와 지식, 공간과 학술 장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합니다. 게임의 역사와 게이머의 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논문세미나] 평행하다가도 뒤엉키는 게임과 현실의 시간: "Introduction to Game Time". In First Person: New Media as Story, Performance, and Game
게임에 열중하다가 시계를 봤을 때 몇 시간이 훌쩍 흘러가있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반대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면 많은 양의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몬스터가 다시 리젠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우두커니 한 자리에 서있는 그 순간은 몇 초밖에 되지 않더라도 어느 때보다 지난하게 흘러간다. 시간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체감되기 때문에 게임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흘러가는 면이 있다. < Back [논문세미나] 평행하다가도 뒤엉키는 게임과 현실의 시간: "Introduction to Game Time". In First Person: New Media as Story, Performance, and Game 21 GG Vol. 24. 12. 10. 게임에 열중하다가 시계를 봤을 때 몇 시간이 훌쩍 흘러가있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반대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면 많은 양의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몬스터가 다시 리젠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우두커니 한 자리에 서있는 그 순간은 몇 초밖에 되지 않더라도 어느 때보다 지난하게 흘러간다. 시간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체감되기 때문에 게임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흘러가는 면이 있다. 온라인 게임이 보편화된 지금, 공통의 시간을 다시금 다르게 쪼개는 것은 네트워크 환경이다.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는 사람의 게임 세계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흘러간다. 시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캐릭터가 갑자기 몇 보 순간이동을 하기도 하고, 팀 플레이에 지장을 주거나 대화를 할 때 갑자기 뒷북을 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렇듯 현실 세계와 게임 세계의 시간이 서로 똑같이 흘러가지 않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독특한 지점이다. 어떤 게임에서 두 세계의 시간은 평행하게 흘러가지만, 어떤 게임에서는 서로 뒤엉켜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과학과 철학에서 시간이라는 개념이 오랫동안 탐구의 대상이 되었듯 게임학에서도 시간을 본질적으로 개념화해볼 수 있지 않을까? 게임 시간에 대한 소개 오늘 소개할 글은 2000년대 초반에 쓰여진 “게임 시간에 대한 소개”(2004)로, 게임 시간의 개념화를 시도했던 초기 논의에 해당된다. 이 글이 쓰여진 시기는 게임학이 막 학문의 한 분야로 정립되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그 당시는 게임이 소설 및 영화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질문하기 바빴던 때였고, 이 글의 저자인 예스퍼 율은 다른 문화와 다르게 게임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이 무엇일까 고심했다. 하여 독자적인 이론 구축의 시도로서 게임의 시간성에 대해 논의를 더했다. 게임의 시간성이란 수치화되거나 구조화된 시간만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경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포함한다. 특히 게임 저장이라는 기능은 한 시점을 고정하로 계속 회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매체에서 관찰되지 않는 독특한 지점이기도 하다. 글의 전문은 예스퍼 율의 개인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 http://www.jesperjuul.net/text/timetoplay/ ) 게임 시간성의 기본 개념: 플레이 시간, 이벤트 시간, 매핑 저자에 따르면, 게임에서 시간은 두 가지 주요 차원으로 작동한다. 첫째는 플레이 시간(play time)으로, 플레이어가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물리적이고 실제적인 시간이다. 둘째는 이벤트 시간(event time)으로, 게임 세계 안에서 발생하는 서사적 또는 메커니즘적 시간이다. 게임 세계 안과 밖의 이 두 가지 시간. 이들의 관계는 게임 장르와 설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체스나 테트리스 같은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 세계에 몰입하기보다 규칙에 따른 게임 상태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이러한 게임을 ‘추상적 게임’이라고 부르는데, 추상적 게임에서 시간은 플레이어가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 시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게임를 한 수 한 수 두는 지금 이 순간이 시간성인 것이다. 반면 퀘이크3이나 언리얼 토너먼트(오늘날 게임으로 따지면 배틀그라운드 또는 발로란트)와 같은 실시간 FPS에서 플레이어가 발사 버튼을 누르면 즉시 총이 발사된다. 현실과 게임의 시간은 동기화되어 있고 마치 평행 세계처럼 작동한다. 앞서 언급한 개념을 가져오면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이 서로 1:1 매칭되는 것이다. 심시티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또 다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현실 플레이에서 몇 분 남짓한 시간이 게임에서 1년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이런 게임에서 시간의 속도를 조정하는 버튼을 빠르게 돌리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를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이 각각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고, 아니면 다른 단위의 척도로 작동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 간 매칭되는 현상을 매핑(mapping)이라고 부른다. 액션 게임에서는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이 1:1로 매핑되어 실시간으로 동일하게 작동하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도를 선택함으로써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 간의 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 매핑되는 시간은 단순히 기술적인 동기화에 그치지 않고, 게임의 설정에 따라 중세 시대나 근미래 등 다양한 시공간으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서는 15세기를 배경으로 플레이어가 시간 속도를 가속해 이벤트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지금의 1분이 1400년대 배경의 10일이 될 수 있는 매핑의 개념은 게임의 경험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시간의 단절과 역행: 컷신, 레벨, 유물 게임에서 컷신이란, 이야기 설정을 설명하거나 미션을 제시하기 위해 중간에 재생되는 영상이다. 종종 미션을 완료했을 때 보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컷신이 재생되고 있을 때 플레이어는 작동을 멈추고 감상을 하게 되며, 그 사이에 서사는 진행되기 때문에 이벤트 시간은 흘러간다. 컷신은 플레이 시간에서 이벤트 시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벤트 시간을 플레이어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하며,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동안에도 서사를 전달함으로써 컷신은 게임 경험에 몰입감을 부여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잠시 쉬어갈 틈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으며, 시간의 단절은 게임의 서사와 메커니즘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고도 볼 수 있다. 컷신과 함께 게임이란 매체의 독특한 특성인 게임의 레벨 구조는, 게임에서 시간의 흐름을 재편성한다.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이 일치하더라도, 레벨 전환 시점이나 로딩 중에는 두 시간이 모두 멈추게 된다. 때에 따라 로딩 시점을 컷신으로 대체하여 시간이 멈추는 느낌을 미연에 방지하기도 하는데, 아케이드 게임 ‘펭고’는 레벨 사이의 전환을 컷신으로 매꾼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레벨을 완료하면 펭귄들이 춤을 추며 축하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시간의 흐름을 끊기지 않도록 했다. 저자는 레벨 구조가 소설이나 영화 같은 전통적인 내러티브 구조에는 없는 불연속적인 구조라고 하머, 어떻게 보면 스포츠의 라운드 개념과도 비슷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독특한 매체적 특징인 점을 어필한다. 아무래도 2000년대 초반은 아직 게임학이 성립이 안되었던 때라서 이런 지점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레벨은 게임 속에서 경험의 단위로 작용하며, 플레이어에게 새롭게 설정된 시간과 공간을 탐험하도록 독려한다. 그 외에도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특정 유물과 상호작용하기를 선택하여 시간을 이동하거나 과거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가 예로 드는 90년대 게임 <미스트>에서도 그랬듯, 최근의 게임 <오브라딘 호의 귀환>에서 플레이어는 타임머신 같은 장치를 사용해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라는 시간대를 플레이어가 직접 탐험하게 하면서, 시간의 흐름이 일차원적인 요소가 아니라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밖에도 저자가 언급하진 않았지만, 턴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의 경우, 플레이 시간이 지속적으로 흘러가지만 턴을 종료하기 전까지 게임의 이벤트 시간은 중단되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과 이벤트 시간 간의 단절이 발생하는 또 하나의 장치로 볼 수 있다. 게임 저장: 시간을 조작하는 행위 게임 저장 기능은 플레이어가 특정 순간으로 돌아가 이전의 실패를 극복하거나 게임 진행을 반복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게임 경험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통제력을 부여한다.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플레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하거나 게임의 긴장감을 낮추고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다. 저자는 게임 저장을 게임의 시간성에 대한 중요한 설계 요소로 거론하면서, 이는 마치 ‘시간을 조작하는 행위’와 같다고 설명한다. 또한, 온라인 게임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게임 저장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버와 항시 소통하여 매 상태가 저장되는 케이스이고, 플레이어는 온라인 게임에서 저장된 것을 다시 로드하거나 하는 통제 가능성은 없다. 온라인 게임들은 시간을 되돌리는 옵션을 허용하지 않으며, 플레이어는 현재의 시간을 기반으로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대신, 게임 내에서 저장 가능한 것은 플레이어가 획득한 아이템뿐이다. 저자는 추가로, 저장을 반드시 시켜야만 하는 게임 디자인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게임 디자이너 크리스 크로포드의 말을 인용한다. 크로포드는 정상적인 게임 디자인이라면 중간에 죽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게임을 잘하든 못하든 끝까지 통과할 수 있어야 하며,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플레이 도중에 죽음을 강요하고 ‘재장전’을 반복하게 만드는 게임은 디자인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이다. 경험으로서의 시간: 죽은 시간, 몰입된 시간 마지막으로 저자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시간을 어떻게 주관적으로 경험하는지를 논의한다. 그는 ‘죽은 시간’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분석하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 의미 없이 기다리거나 반복 작업에 시간을 들이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게임에서 시간이란 단순히 플레이 시간과 이벤트 시간의 관계를 넘어서, 플레이어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방식에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시간은 게임의 맥락에서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종종 즐겁지 않은 경험으로 남는다. 몰입(flow)과 같은 심리학적 개념이 게임 시간 경험의 중요한 측면을 설명한다고 주장하지만, 게임 시간의 복잡성을 완전히 포착하지는 못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몰입 상태란 플레이어가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한 상태로, 몇 시간이 몇 분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말한다. 이 경험은 플레이어의 능력과 게임 난이도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발생하는데, 너무 어려운 게임은 좌절과 불안을 유발하고, 너무 쉬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죽은 시간으로 느껴지게 한다. 물론, 플로우 개념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더라도, 게임의 모든 시간 경험을 완벽히 정의할 수는 없다. 게임은 때로는 의도적으로 죽은 시간을 설계해 몰입을 조율하거나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결국, 시간은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의 가장 본질적인 층위에서 작동하며, 그 주관성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시간 논의의 과거와 현재 문학에서 채트먼이 스토리 시간과 담화 시간을 나누며 서사구조를 설명했듯, 게임학이 한창 성립될 때 문학과 다른 논의를 펼치기 위해 저자 예스퍼 율은 이 글을 통해 게임 시간을 개념화했다. 게임의 시간성은 플레이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험과 게임 설계의 메커니즘적 구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 현실과 평행하게 흘러가는 시간도 있고, 게임 속 독특한 방식으로 왜곡되거나 단절되는 시간도 있다. 이벤트 시간과 플레이 시간의 매핑, 저장 기능과 시간 조작, 죽은 시간과 훌쩍 지나가버리는 몰입된 시간 경험은 모두 게임의 시간성이 얼마나 유연하고 다양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0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예를 들 수 있는 장르들이 많이 출현한 상태에서, 저장이란 것이 없는 상태에서의 과거 시간으로 회귀를 보여주는 ‘로그라이크’ 장르나, 게임의 맺고 끊음이 분명하지 않고 항상 플레이되고 있는 모바일의 ‘방치형 게임’ 장르,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 또는 현실 시간과 똑같이 400일이 흘러야 게임이 진행되는 이나, 문학처럼 12분이라는 사건의 스토리 시간을 긴 시간으로 늘려 곱씹어보고 반복하는 게임 ,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퍼즐을 푸는 게임 의 내러티브 장치는 시간을 게임의 주된 메커니즘으로 활용한 사례로 논의를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Interview] The Story of Digital Game Diversity & Accessibility and Making Books About it – Kyung-jin Lee, Diversity & Inclusion Director at Smilegate
In August 2024, Smilegate – one of the best-known South Korean game developers & publishers, published two books aimed at game developers, focusing on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The first book, “게임 접근성 개념과 사례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explores the concept and current state of accessibility and diversity in South Korean games and case studies. It also delves deep into design approaches to ensure all players can fully enjoy games without restrictions. Smilegate’s second book, “콘텐츠 다양성 개념과 사례(Concepts and Cases of Content Diversity)”, introduces the idea of "cultural diversity" and examines how it has been implemented in South Korean media and games. < Back [Interview] The Story of Digital Game Diversity & Accessibility and Making Books About it – Kyung-jin Lee, Diversity & Inclusion Director at Smilegate 23 GG Vol. 25. 4. 10. **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this URL: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181117cd-bed7-427a-bc3c-ecba6413a629 In August 2024, Smilegate – one of the best-known South Korean game developers & publishers, published two books aimed at game developers, focusing on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The first book, “게임 접근성 개념과 사례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explores the concept and current state of accessibility and diversity in South Korean games and case studies. It also delves deep into design approaches to ensure all players can fully enjoy games without restrictions. Smilegate’s second book, “콘텐츠 다양성 개념과 사례(Concepts and Cases of Content Diversity)”, introduces the idea of "cultural diversity" and examines how it has been implemented in South Korean media and games. For this special issue of GG, we spoke with Kyung-Jin Lee, Director of Smilegate’s Diversity & Inclusion (D&I) department, to discuss why the company emphasizes D&I and what this means for socially and commercially in game productions. Editor: Thank you for coming. One of the reasons we wanted to interview you was to highlight what Korean game companies are taking action regarding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Smilegate has taken a proactive approach to this topic by publishing these guidebooks. We all agree that taking the first step is never easy, especially when there are only a few known cases to reference here in Korea – yet. So, thank you for taking the initiative. So, our first question is, were there any challenges you faced when initiating this accessibility and diversity project at Smilegate? What’s your thought on this? Lee: About six months after I joined Smilegate, I attended the GDC (Game Developers Conference) in the US for the first time. Seeing tens of thousands of developers gather to discuss a wide range of topics—many of which weren’t directly tied to the profitability of the games—was eye-opening for me. What caught my eye was that those topics were not isolated within specialized teams within each company. Instead, they were discussing these topics with various stakeholders between the team and companies. It was astonishing to see that game developers were organically sharing various insights and know-how on making games better for the future. The issue of game accessibility, in particular, stood out to me the most. Considering that video games continue to grow as a mainstream entertainment medium, I wondered, ‘Are we truly considering players from diverse backgrounds when designing our games? Are we listening to their needs?’ And the reality was that we had a long way to go. One of the biggest hurdles pointed out at the GDC that year was accessibility for players with disabilities, presented by actual people with physical challenges. It was also insightful to see that some game companies actively hire people with physical challenges while developing a game or establish community channels to gather feedback directly from those people to achieve better game accessibility. So, that visit to the US was a pivotal experience for me. Upon coming back to Korea, we realized that this was something that we needed to do here at Smilegate. So, after a series of discussions, we decided to hire game developers with disabilities – as we thought that would be the most effective way to tackle the issue of our game accessibility. Editor: Right. So, if I understood correctly, your team hired several game testers to work on accessibility together? Can you tell us more about how it went? Was it easy to find candidates? Lee: Hiring was not the biggest issue. For example, one of our current game accessibility testers is an active game player born with a hearing impairment. They told us that until the age of six, they were unable to speak. Thankfully, after getting a hearing aid, their language skills developed rapidly. For this person, video games were both a friend and a way of life. Opportunitie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were relatively sparse. If we do a rough estimation, say roughly 5% of the population has some form of disability, then it would make sense to have that amount of job opportunities in game-related fields for those individuals. The reality is, apparently not. So, we thought there would be enough people to join our initiative and start posting job listings looking specifically for game accessibility testers. We also worked closely with the Korea Employment Agency for the Disabled (KEAD) to explain our intentions and goals. KEAD also saw great potential in this because most jobs often offered to people with disabilities in Korea are primarily concentrated in the service sector, like nail polish art or car washing jobs, but have little to do with the creative industry. So KEAD was like, ‘This is a new thing for us,’ and provided significant support in the recruitment, which resulted in a surge in applicants. During interviews, I realized something profound: many people love games and want to turn that passion into a career, yet they have never been given the opportunity to do so. One of our testers, who I mentioned earlier, the one with hearing impairment, later told me, ‘If not for this job, I would never have imagined myself being able to engage deeply and think about games that I love in this professional manner’. Editor: When implementing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initiatives, companies often view business objectives as their natural pursuit of profitability while perceiving ethical responsibilities as something they ‘have to’ do because of rules. This could be a bit of a sensitive question, but if we were to categorize Smilegate’s motivations into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which one would hold greater weight? Business or ethical considerations? Lee: That’s a great question. Initially, I approached this initiative purely from social and ethical responsibility, believing it aligned well with Smilegate’s corporate values. However, as more testers came in, we received incredibly detailed feedback about the games we were developing. Since they were passionate gamers, they analyzed the games meticulously and reported their experiences to the developers. I can confidently say that their input significantly improved our games’ quality. We also acknowledge that people play games in many different ways—some use one hand, some use their feet, and others rely entirely on their eyes. Meeting and talking with these players who use ‘diverse’ ways to play games helped us pinpoint the issue more in-depth and iterate our game designs. While game accessibility may be seen as an initiative to improve the game for the ‘few,’ what it does is that it benefits the ‘many.’ That’s why we now consider improving accessibility means improving our overall game quality, which in turn attracts more players. Editor: Would you say Smilegates’ accessibility-related tasks primarily focus on testing but not so much on the actual game development process? Lee: That is correct. Our current primary focus is identifying issues within games. We try constantly testing our various game titles, pinpoint problematic areas from an accessibility standpoint, and report them to the development team. Since our testers play many games across genres, they provide us with how different each game is, good or bad, in terms of accessibility. For instance, one game might include colorblind-friendly features, while another in the same genre might completely lack such a thing. Such insights allow us to provide constructive feedback to developers, with actual references for them to benchmark on. For players with hearing impairments, visualizing audio cues in games is quite crucial. If all in-game sounds can be represented as visual indicators, the barriers to their playing games will be significantly improved. So we try to provide as many references to our game developers, on how to iterate UX/UI design solutions that can effectively translate audio into visual elements. Which serves as a good guide for our developers to iterate their designs. Editor: Solutions like that seem like not just an isolated issue for players with disabilities. For instance, such visualized audio cues would also be helpful for those playing games in the metro or other public spaces without audio devices. I also often say, “Low-floor buses are not just for those with wheelchairs; in fact, they also help my mom and her knees.” In the same way, accessibility doesn’t just help usability for minorities; it enhances usability for everyone. So, in your case, having testers with firsthand experience with game accessibility challenges has been crucial in identifying where and what to improve Smilegate’s games. Then, have you noticed any changes within the development teams due to their feedback? Lee: Frankly speaking, that was one of my biggest concerns at the beginning of this initiative. Game development teams are often under tight deadlines and limited resources, so game accessibility issues might not always be a priority compared to, let’s say, fixing critical bugs in the game. So, it wasn't easy to bring up the topic at first. But thankfully, over time, I sense that our game development teams’ overall awareness of game accessibility has significantly improved. For example, one of our Smilegate teams working on new game projects has proactively approached us, saying, ‘Since we’re targeting a global audience, we want to make sure our game meets accessibility standards. Could you test our game?’ I think there’s certainly a market demand here. I was in discussion with some game projects at Smilegate that aim for a global launch. And we hear things like, ‘We had to make several revisions because our game lacked game accessibility issues’. This shift in mindset shows that the industry is starting to recognize the need for accessibility. Editor: How long did it take for your development teams to recognize these needs for accessibility efforts? Lee: We hired accessibility testers in January and then held our first game accessibility review open session in June. Many game developers attended, and one lead developer told me that despite working in games for over a decade, they had never considered accessibility in this way. They also said that they have felt deeply about the need for game accessibility and will consider it when making games. I’d say it took us about a year and a half until we started receiving proactive requests from teams to review game accessibility in their projects. That was also the amount of time we needed to raise awareness of the issue to take root; if we do not consider game accessibility now, the game will end up in trouble. One and a half years was the time that we needed to reach the point where, in development team meetings, it became natural to have someone asking, ‘Is this okay from an accessibility standpoint?’ or where a project lead would say, ‘let’s make sure to consider accessibility as well’ to their team. Editor: Okay, so one and a half years, until you noticed changes. Was it shorter or longer than you anticipated? I’m asking because I also hope to interview other game companies in Korea and their relevant departments on what we can learn from this experience. So, it would be nice to provide some hope to teams out there who are working on similar issues that you’ve faced. Lee: I think things improved quicker than I thought. Perhaps it’s because quite a few people at Smilegate were already interested in game accessibility, which helped us spread the idea faster. Editor: We’re also interested in hearing about the game accessibility in gameplay devices, aka, hardware. You’ve recently showcased a gameplay device accessibility exhibition as well. But Smilegate isn’t particularly a hardware company; it’s a company that develops and publishes games. So, are there any challenges you face regarding game accessibility due to limitations coming from gameplay hardware rather than software? From your game accessibility department’s perspective, are there any unsolvable challenges you might have that come from the physical limitations of the gameplay devices? Something that is beyond game software developers’ control? Lee: So far, we have only tackled areas that we can control and haven’t caught up with such hardware issues. There are vendors that provide various assistive devices for living and gaming. We worked closely with the Gyeonggi Assistive Technology and Rehabilitation Assistant Center (GGATRAC), which allowed us to showcase various assistive equipment at the exhibition. However, we still need to talk with players using those types of equipment in daily life to pinpoint what we can do to iterate our games. That’s why we expect a one-day panel session with these individuals to hear their needs and discuss what we could do. Unfortunately, we are having difficulty finding enough participants for this session. Editor: Even if a game company is committed to improving their games’ accessibility, there are still limits to the limited hardware infrastructure. So, in that sense, perhaps your work goes beyond just enhancing Smilegate’s internal game development process. It seems more about fostering a dialogue and external collaboration. Lee: Absolutely. Expanding accessibility requires a broader foundational work. That’s why we’ve been discussing a project with GGATRAC to install some gameplay device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The center has around 1,000 members and is equipped with about 165 square meters of available space. So perhaps we could use profits from our two books to set up some computers and assistive devices there, transforming the space into a place where people with disability could play games freely at any time. And call it a ‘Game Play Lab’ or ‘Game Living Room’—something like that. Editor: Funny that you mentioned the profit from the books. Making profits by selling books is not always easy these days. I guess the books have sold decently well? Lee: True. It’s not easy. But honestly, we never aimed to profit from these book projects, so we didn’t have high expectations. We mainly released these books because, when pioneering something new, we have to develop a cohesive language (vocabulary) for it, too. Without a clear terminological framework, it’s challenging to articulate ideas and concepts or define them in a way that would resonate with many people. By putting these ideas into words, we hoped to spread awareness and help people understand the value of accessibility. In many ways, this book is our first step. It is about establishing language and providing a foundation for future works before it’s too late. Our next goal is to refine these concepts further to continue evolving our work. Perhaps we can publish more books in the future. Editor: Oh, so would there be follow-ups? If so, what are the plans for the next publications? Lee: Yes. If you take a look closely at our books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and “Concepts and Cases of Content Diversity,” you’ll notice that they are labeled as books number 1 and 2. We don’t have concrete plans for a third or fourth book just yet, as we’re still in work progress. Our current aim is to document more of our internal case studies and investigate more case examples in future volumes. In fact, the third chapter of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already includes some of our real-case examples. We want to continue recording and sharing our journey onwards. In addition to book publishing, we also have some educational videos titled "An Alternative Perspective on Diverse Players: Inclusive Game Design (다양한 플레이어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식, 포용적 게임 디자인)", which is specifically designed as an educational video for game developers. Right now, we are in the process of distributing the video internally within our company—to game developers here in Smilegate. But of course, our long-term goal is to expand its reach to universities and industry organizations, exposing them to future game developers. We plan to collaborate with institutions that recognize the importance of this topic, providing the content for free and integrating it into their pedagogical coursework. Editor: This might be a bit sensitive question, but do you feel that our industry and education have the necessary expertise to effectively educate people on diversity and inclusion? Lee: Surely diversity and inclusion haven’t been part of the mainstream agenda of our conventional paradigm in Korean society. That’s why we are exploring potential partnerships with universities and academic organizations in Korea that align with our vision to incorporate the topic of diversity and inclusion. The aim here is to tackle the issue in a more structured way, such as curricula and practical pedagogical implications for future game devs. For example, we could organize an academic conference with bo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speakers while also discussing with these experts the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book. When we first started this work, we collaborated with experts from the AbleGamers Foundation, a US-based nonprofit organization focused on game accessibility, and professionals specializing in inclusive game design worldwide. We envision one day inviting these experts here and hosting a forum where we could foster industry and education-wide conversations. We look forward to joint collaboration with academia and industry experts in the future. Editor: The issue of game accessibility is not the one-game-company problem, and Smilegate cannot tackle this alone. We were particularly struck by, during the recent accessibility exhibition, how many representatives from different companies were present, indicating a growing industry-wide interest in this topic. What’s your thought on this? Lee: There are outside cases like the Fair Play Alliance. It’s the place where game companies and players meet and collaborate to make gaming more inclusive. I think these kinds of cross-industry conversations help not only improve accessibility but also grow the game market itself. I believe Korea would greatly benefit from similar open discussions and exchanges of ideas among game developers. Editor: IT sectors tend to establish industry standards through international dialog, where companies and academia work together to discuss certain new terminologies and technologies. And eventually, establish universal standardized protocols across the industry. I see that we perhaps also need such cross-regional cross-sectional collaboration for games. Some countries already do have some game accessibility guidelines, but they aren’t always shared or discussed outside their comfort zone. What’s your thought on this? Why does game accessibility still struggle to achieve broad dialog? Lee: I’ve been contemplating this issue, too. For instance, North America has proactively driven game accessibility initiatives, but those initiatives’ connection to Asia remains weak. This is a bit surprising for me, given how rapidly the Asian gaming industry has grown in the past years. However, I also sense that we’re living in a moment of change. I see that things are different now. Within our company, I’ve noticed a shift in the atmosphere. More game developers are expressing interest in game accessibility. For instance, I’ve met a front-end developer who has reached out to us, saying they resonate with these values and want to learn more. Seeing this kind of naturally emerging engagement motivates us to keep pushing forward. Even if it starts with just a handful of individuals, sustaining this momentum is key to long-term progress. Editor: It’s remarkable to see how your company has made significant strides in promoting game accessibility. And we’re starting to see some tangible results. But what about the public sector? You seem to be actively collaborating with public organizations—do you think greater government involvement and support could accelerate progress? Lee: Last month, there was a conference discussing tax benefits for game companies investing in game accessibility. Unlike other media, games rely heavily on complex technology, making accessibility solutions particularly challenging to implement without the private sector’s effort. There’s certainly a growing discourse about the need for game accessibility, and that is also true even in the public sector. So, I believe things will move faster from now on, as both public and private sectors are on board. What stood out to me was their shift in focus—not just recognizing the importance of accessibility but actively considering how to encourage companies to take action rather than the government trying to approach this top-down. Editor: Perhaps we will see more game companies that have dedicated accessibility and diversity teams in the future. Some may take individual initiatives, but do you think there’s value in forming an industry-wide coalition in Korea for game accessibility initiatives? Like an overarching organization to drive progress beyond each company and its teams working individually that could perhaps help foster further external collaboration. Lee: Surely, it would be nice to have a diverse group of people contributing to this effort in their ways. But then, I firmly believe that game developers must be at the center of these efforts. They are the creators. They are the ones developing games that directly reach their consumers (players), so their engagement will be crucial to making meaningful changes. In Silicon Valley, developers take the initiative to identify challenges, collaborate with experts from various backgrounds, and drive innovation. If developers who are passionate about accessibility come together, discuss these issues, and work toward solutions, we can avoid stagnation and create real impact. That’s why we’ve been building an internal accessibility community—bringing game developers together, at least within our company, to nurture knowledge-sharing and problem-solving and gradually expand our efforts. Editor: The ideal situation would be to have people with actual experience, with needs for game accessibility and inclusive design, to work on game development. But the reality is that you would need education and training to develop games, and accessible game education barely exists in Korea. One could be willing to learn about game development, but with a physical disability, entering a game career itself can be challenging. Lee: Absolutely. We also want to see more and more game developers with various backgrounds, including those with disabilities, join the industry. That’s why I think, despite the fact that we are currently hiring accessibility testers, their career journey shouldn’t stop there. Instead, we need to create pathways for them to become game designers, programmers, etc. And supporting them if necessary. In the end, establishing a culture where everyone, regardless of disability, has the opportunity to develop their game development skills will benefit the entire industry. When people from different backgrounds collaborate, they bring new perspectives that spark innovation. Our role is to help create those intersections—where diversity leads to fresh ideas and meaningful progress. Editor: I fully agree. That’s also the reason why I keep coming back to the idea that we need something beyond individual companies tackling accessibility on their own. Because game development education—especially in areas like accessible game design—shouldn’t fall solely on one company’s shoulders. It makes me wonder if there would be any external organization that could take the lead on this. For example, game education institutions could introduce designated intake quota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or create development environments designed with game accessibility and hire people who are fit for such workspace. But as far as I know, we’re not quite there yet. That’s why I feel that we need to scale up these efforts, such as a designated organization or consortium. What’s your thought on that? Lee: That could certainly play a role in laying the groundwork. Our current goal is to open up a conversation. If someone says, ‘Accessibility is not my major focus in game development’ but later says, ‘Thanks to your effort, now I know why and how it is needed’ – then we did our job. That’s what we’re aiming for. What we’re striving for now is to create more moments where people realize, ‘Yeah, game accessibility is something I can contribute to.’ That way, I believe more and more people would be actively discussing game accessibility as one of the main agenda items in the design meetings. Also, I think that Korea, in particular, could adopt accessibility measures at a much faster pace. Because the game industry here tends to be quick to catch up with global trends, and Korean game companies’ technical capabilities are in a strong position – they can implement solutions effectively. So, I believe that once we gain momentum, we can excel in this area. Editor: Watching you and your team’s efforts as it unfolds has been inspiring. But I can’t help but think about how challenging this must be for you. One of the toughest aspects, I imagine, is addressing not just game accessibility but also the issue of diversity. The two issues overlap but are not quite precisely the same. How would you describe the current attitude toward diversity in Korea’s game industry? (Translator’s note: The issue of “diversity,” more specifically the topic of gender diversity and equality, is a highly debated topic in the South Korean game scene since post-#gamergate.) Lee: Yes, accessibility and diversity are not identical concepts. One key distinction is that diversity is interpreted in a much broader range of ways, often shaped by personal experiences, and thus, how someone perceives diversity is largely influenced by their experiences. It’s a delicate subject, but we’ve seen cases where some games received negative reception because they pushed certain ideological messages too forcefully without a strong foundation in gameplay. At the core, I believe a game must be fun to play. We’ve seen games that fail because their fundamental foundation for fun gameplay is weak but instead leans too heavily on a social message that does not correspond to its core design. Although diversity and a game’s success can be linked, they are not directly causal with each other. Because if you cannot separate “fun” from game design, it would break the fundamental equation of games. Of course, another aspect here is that we must not isolate the “fun”-ness of the game targeting one specific target audience, the so-called ‘core gamers.’ Instead, we need to acknowledge the wide variety of gamer profiles and their broad range of games out there in the world. When addressing diversity, regardless of global collaboration or direct engagement with stakeholders, the crucial thing here is to bring in people with disabilities and experts who know about accessibilities to join. Having those direct stakeholders to get involved. Without that, efforts can backfire. Editor: We GG sometimes receive articles from Canadian researchers. And I asked them what comes to mind when they think of Smilegate. Many have answered “K-games,” which makes me wonder…beyond accessibility, how much of your work on diversity intersects with localization? Have you encountered practical challenges in this area? Lee: Well, of course, developing a game with a single build for global distribution has its advantages in terms of business efficiency. However, we have to acknowledge that certain elements may be universally accepted, while some cannot. Awareness of cultural nuances that specific regions may find problematic is vital in global game service. We also tried to emphasize such cultural aspects of it in our book. I consider localization shouldn’t be treated as an afterthought. Recognizing and addressing elements that could be sensitive or provocative to people in different parts of the earth is essential to game service. However, localization isn’t just about avoiding pitfalls; it is something that can also be used as a powerful marketing tool. For example, we’ve seen success in Indonesia when games incorporate elements that resonate with local audiences. Companies that have access to diverse groups of people and a channel to discuss such cultural aspects have the advantage of it. Game companies with a global presence, like subsidiary offices around the earth, have an advantage here. If a game features a Japanese character, their Japanese office can provide insights on attracting their game to the local audience. And the same applies to Korean players. Therefore, companies that primarily operate with homogenous groups of talents and domestically isolated pipelines would face more challenges in maintaining a global approach to diversity and localization. Without direct access to diverse perspectives, there’s a higher risk of missing core elements that could either alienate or engage different audiences. Editor: This might be a more challenging topic. Regional cultural diversity is a relatively less sensitive topic to discuss in games compared to, let’s say, gender diversity in games. We still consider gender issues, and gender representation in games is something that we should pay attention to. So, in terms of gender diversity, what is Smilegate’s approach? Lee: No one (in Smilegate) has brought up that issue (about gender diversity) with us face-to-face until this moment. But few people brought it up online, and we have seen fearsome debates and conflicts emerge on social media and web forums. (Translator’s note: The issue of gender diversity and equality has been a highly debated topic in the South Korean game scene since post-# #gamergate .) Over time, I’ve come to realize that whenever we talk about diversity, whether in discourse or terminology, there are always supporters but also people who strongly reject it. Witnessing this wide range of spectrum of reactions coming from both in and out of our company has been a valuable learning experience for me, particularly in understanding how to navigate and balance this discourse. Editor: So, it sounds like you’re saying that reactions tend to exist on both ends of the spectrum? And you’ve witnessed reactions from both sides? Lee: Exactly. But I’ve realized that even people with vastly different perspectives, even those with extreme points of view, can all engage in conversations to learn more about each other. The problem is that, in many cases, people dislike something without fully articulating why they don’t like each other’s thoughts. So, I’ve taken the approach of simply asking: What exactly don’t you like? What would be acceptable to you? And surprisingly, it worked. It’s certainly not easy, but I’ve come to see that the effort to balance the dialog is incredibly difficult but also absolutely necessary. Editor: It is certainly not easy. Communication is arguably one of the most complicated aspects of mankind. And even when you put in the effort, you don’t always see immediate results. What do you think of that? Lee: That’s true. To be honest, I was intimidated to talk with gamers whose views were very different from mine. But instead of avoiding those conversations, I tried to meet with them and talk to them if possible. And some of the discussions turned out to be incredibly insightful. I realized that these conversations and efforts to find a common ground are essential for conflict management. From there, I also try to navigate the discussions with tangible example cases or topics. Like, rather than debating abstract concepts, I prefer to create something – whether it’s a book, a game, or another concrete project. And use that as a basis of conversation. I came from a non-game development background and worked in different sectors before joining the game industry. I’ve also learned to be extra careful and always ask more questions before assuming anything. Editor: I feel even more strongly that more game companies should be engaging in these conversations. As someone who personally identifies as a gamer, I’ve always been frustrated by the way gamers are often stereotyped in one particular profile. Ironically, even gamers themselves are trapped in this idea that they are supposed to resist diversity to secure their ground. But when it comes to the topic of diversity in games, it also extends to the issue of diversity of gamers. Lee: You just pointed out one of the essential things that I think about when it comes to diversity in games; the diversity of gamers. Anyone can be a gamer. This person can be a gamer, that person can also be a gamer, and even people who haven’t yet played a game can become gamers. We need to broaden our view and definition of gamers. I believe that is the way to elevate the societal view towards gaming in Korean society in a more positive direction and recognize a mainstream cultural activity – instead of being neglected as a nerdy activity for a deserted few. We are getting there. Everland (Translator’s note: one of Korea’s largest amusement parks) recently hosted a Game Culture Festival featuring popular game IPs, targeting family visitors. That tells us that gaming has become a widespread, accessible form of entertainment. If that’s the case, then we need to move beyond outdated stereotypes about games and gamers about who qualifies as a real gamer. Shifting that mindset isn’t just about inclusivity. It’s also an important mindset for game production and business standpoints as well. Editor: Games have the potential to achieve the aspect of diversity that no other conventional media can do. For example, games could do something that films cannot do. But the key part of game design is making players see diversity as inherently fun – and align with the core gameplay. Making the topic of diversity attractive and fun to play is a matter of game design. It’s a game design challenge, which is why I don’t see diversity as a sole issue of game ethics. Lee: I agree. If we frame diversity purely as a moral obligation, it can feel forced. What I’d really love to see is gamers engaged in thoughtful discussions about why diversity matters instead of blunt negative reactions like ‘Oh! I hate this political correctness…’ blah blah blah. (Laugh). Look at “Baldur’s Gate 3”. The level of freedom in gameplay there is extraordinary. The game allows players to freely customize their experience, adjusting everything from the visibility of sensitive content to detailed character appearance options. The game offered gameplay for diverse people to enjoy the game in the most diverse way possible, and in turn, received an overwhelmingly positive response. Perhaps that’s the direction we should be leaning toward when it comes to diversity in games. Just like players have different game preferences, they also have unique aesthetic and narrative tastes. By embracing that diversity in game design, companies can turn diversity into a strategic asset, not just a social responsibility. Tags: Diversity, DEI, D&I, smilegate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공모전] 최종장과 변방_비디오 게임 속 공간적 한계의 실감
게임 세계의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것은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무료 플래시 게임이 세상에 존재하는 비디오 게임의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의 나는 커비와 똑 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플래시 게임에 빠져 있었다. 정식 게임판의 커비보다 이 안광 없는 가짜 “커비”와 먼저 면을 익혔다. 그때의 기준으로도 비춰봐도 결코 흥미진진한 게임은 아니었다. < Back [공모전] 최종장과 변방_비디오 게임 속 공간적 한계의 실감 13 GG Vol. 23. 8. 10. 1. 게임 세계의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것은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무료 플래시 게임이 세상에 존재하는 비디오 게임의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의 나는 커비와 똑 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플래시 게임에 빠져 있었다. 정식 게임판의 커비보다 이 안광 없는 가짜 “커비”와 먼저 면을 익혔다. 그때의 기준으로도 비춰봐도 결코 흥미진진한 게임은 아니었다. 이 “커비”도 정식 게임판의 커비처럼 적을 빨아들이거나 뱉으면서 납작한 2차원 세계를 전진해나갔다. 숨을 참으면 둥둥 뜰 줄도 알았다. 다만 이 “커비” 게임의 어떠한 장애물도 시간을 바쳐 극복할 가치가 없었다. 몬스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무라도 지키듯이 듬성듬성 떨어져 돌아다니며 내외했다. 모아봐야 아무런 효능이 없는 별들이 잘도 모였다. 탈출해야 하는 구덩이는 얕았고, 점프해 올라타야 하는 발판은 낮았다. 분량은 짧았다. 조물주는 이 세계를 완성하지 않고서 소피를 보러 떠난 것 같았다. 그렇게 떠나버리고서, 무언가를 미완으로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사실조차 영영 잊어버린 것이다. 십분 이상 잡고 있을 가치가 없는 조잡하고 공허한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매혹되었다. "커비"는 무성의하게 마지막 발판에 도착해 승리의 깃발을 올린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면, 발판이 사라지고 발판 없는 바다가 이어졌다. "커비"는 이 바다 위로 날아갈 수 있었다. 키만 주의해서 누르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날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콜럼버스라고 상상하는 어린이 제국주의자는 이 바다에 매혹되었다. 언젠가 그 넓디넓은 바다를 횡단하고, 인내하는 자들을 위하여 마련된 히든 스테이지를 발견하리라 믿었다. 그렇게 수 시간 동안 같은 화면을 바라보며 키를 눌렀다. 숨을 참으며 둥둥 떠다니는 커비를 지켜보았다. 영원에 육박하는 시간이 더 지났다. 영원은 그 채도 높은 평면의 바다, 수면에 닿으면 바로 숨이 넘어가는 지옥의 바다, 파도 한 번 치지 않는 적막의 바다가 무한히 반복되는 병풍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사실을 이해하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나는 분통을 터뜨렸고, 사기극에 휘말렸다고 믿었으며, 땅이 꺼지는 허무로 괴로워했다.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의 실존이란 무엇인지 자문하고 또 자문하고, 시대의 진리가 될 답변을 거의 얻을 뻔했다... 2. 게임 세계의 종점, 그것은 사실 신대륙일 필요도 없었다. 최소한 세계 끝자락의 상어라도, 상어의 지느러미라도, 이마를 찧어야 하는 벽이라도 발견하면 족했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 전진의 여지는 필연적인 근거를 갖고 생성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제는 추억이 된 커비 플래시 게임을 제작한 익명의 인물은 진행을 가로막는 벽이나 끝이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러나 아바타의 공간적 이동의 여지를 마련한 게임에 있어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가 아니다. 출발선에서 시작해 결승선에 달하는 플레이어의 움직임은 제작자의 의도와 게임 장르의 오락적 규약의 다발들 사이의 교류를 통해서 그려지는 필연적 배치에 의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 필연적 배치 안에서 자신이 예상치 못한 무언가와 조우를 강제당하기를 원한다. 정확히는 예상한 범위 내에서 예상치 못한 조우를 강제당하기를 원한다. 스테이지로 나뉜 플랫포머 게임에서, 그 최후의 대단원이 되어 줄 조우는 마지막 스테이지에 일어날 것으로 흔히 기대된다. 측면의 얼굴만 보여주는 수줍음 많은 플레이어의 아바타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다른 스테이지로 향하기 위해 돌파해야 하는 이차원적 통로면서, 그 돌파를 방해하는 물리적 저항이기도 하다. 공중에 떠 있는 발판은 점프를 지시한다. 밧줄은 위로 올라가기를 지시한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발판은 타이밍에 맞는 점프를 지시한다. 구덩이 속 뾰족뾰족한 가시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점프를 지시한다. 스테이지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플레이어가 아바타를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지시하는 추상들의 구문이기도 하다. 게임의 공간적 끝, 게임의 마지막 행위, 게임의 마지막 무대(stage)를 보고자 하는 소망은 그러므로 중첩되고, 혼재되며, 나뉘어 떨어지지 않는다. 플랫포머 게임에서 최후의 공간, 최후의 조우에 대한 소망은 더불어 충족된다. 가령 <슈퍼 마리오Super Mario> 시리즈는 쿠파와 같은 강대한 보스와 대결하고 납치된 피치 공주를 구조하는 스테이지를 항상 대단원의 스테이지로 삼는 전통을 갖고 있다. 반면 <슈퍼 마리오> 의 안티테제이고자 하는 게임 <브레이드Braid>는 플레이어가 마지막 스테이지에 이르러서야 여태까지의 여정과 전진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무대를 배치한다. 주인공이 공주를 구하고자 달려온 게 아니라, 그 주인공으로부터 달아나는 공주를 쫓고 있었다는 진실 말이다. 스테이지 게임 저변에 깔린, 명쾌하고 명료하며 직선적인 이야기는 한편으로 스테이지 간의 근원적인 단절을 숨기고, 좌우로 길게 봉합된 스테이지의 연쇄를 통과하며 전진하고 있단 환상을 유지한다. 오르페우스 신화에의 변용인 게임 <돈룩백Don’t Look Back>은 공간적 연속성이란 환상을 선형의 이야기가 지탱하는 구조를 잘 보여준다. 말 없고 추상적인 픽셀의 세계에서 주인공은 케르베로스와 하데스를 상대하고, 붉은 용암을 뛰어넘으며, 에우리디케의 혼을 만나 함께 무사히 지하 세계를 빠져나온다. 그러나 주인공은 오르페우스 신화의 대안적이고 희망적인 결말이 아니라, 묘지를 떠난 적조차 없는 자기 자신의 뒷모습을 마주한다. 스테이지 구조의 수미상관은 이 아바타가 전진하는 게 아니라, 죽은 자가 구원되지 않고 단지 썩어갈 뿐이란 사실로부터 달아나고 있었음을 표명한다. 묘지를 애초에 떠난 적조차 없다는 진실은 스테이지 게임의 불안정한 틈새를 벌려 보인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며 플레이어는 이전 스테이지와 이후 스테이지를 지나친다. 그 통로의 연속성은 시간적 선후 관계와 공간적 연결을 혼동하는 결과물로서만 담보될 수 있다. 이 연속성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 혹은 순식간에 믿음직스럽지 못해질 수 있는지를 전진과 회귀의 구조를 통해 <돈룩백>은 보여준다. <돈룩백> 시작 화면 플랫 포머 게임들은 이처럼 이차원적인 움직임으로서의 전진에 대한 비평을 게임 내적인 논리에서 마련한다. 그 비평은 특히 게임이 제공하는 최후의 조우와 최후의 공간을 중첩하는 방식에 따라서 특유의 완결된 형식미를 갖춘다. 그러므로 가짜 커비 게임에서, 게임의 끝을 아직 마주하지 않았다는 감각이 마음을 부글부글 끓게 했고, 그 끝이 한참 전부터 반복 재생되고 있었음을 깨달았을 때 그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형식미가 부재하며 의미화되지 않는 전진과 그 전진의 최종 국면이란 게임 세계에서 용납될 수 없어 보였다. 3. 게임 세계의 종점으로 향하는 선로가 증식한다. 무료 플래시 게임을 섭렵한 뒤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더 좋은 사양의 콘솔 기기, 게임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공간, 대형 제작사의 게임을 구매할 돈 등을 통해 얻은 접근성으로, 나는 소위 "오픈 월드Open-World" 게임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종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은 "오픈 월드" 게임의 진화로 인해 더욱 복잡다단하게 변화한다. “자유롭게 배회하는Free-Roaming”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오픈 월드”는 형식미가 부재하며 의미화되지 않는 무한한 전진을 장려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 “오픈 월드”는 게임의 3차원적인 종점에 해당하는 경계 지대를 필연적으로 탐색할 필요는 없도록 공간을 구조화한다. 우선, “오픈 월드"는 게임 디자인 차원에서 엄밀히 정의된 개념이기보다는 사용자들이 특정 게임 경험을 유형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임을 밝혀야겠다. 게임 기술의 발전과 컴퓨터 사양에 크게 의존하는 ”오픈 월드“는 게임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서 상대적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어떤 오픈 월드는 거짓 오픈 월드고, 어떤 오픈 월드는 진정한 오픈 월드란 식의 판정을 벌이는 토론은 포럼에서 아주 흔히 보이고, 이는 오픈 월드가 게임을 분류하는 항목인 동시에 가치의 척도로서 이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사용자들은 근 10년 이내에 발매된 동시대의 오픈 월드 게임을 말하며 함께 GTA, 젤다의 전설, 위쳐 3,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폴아웃 3 이후의 폴아웃 시리즈 등을 떠올린다. 내러티브를 가진 ”오픈 월드“로서 잘 알려진 이 대형 게임들에 대한 대체적 진술로서 ”오픈 월드“를 묘사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사용자들은 이동 제약의 제거를 기대하고, 이동 제약의 제거를 실감할 수 있도록, 오픈 월드 게임은 제작 단계에서 복수의 진로, 단 하나의 선택지가 아닌 선택지의 다발을 염두에 두게 된다. 오픈 월드 게임은 더불어 영영 멀어지는 지평선이 있는 광대한 풍경으로 플레이어를 초대한다. 1인칭 카메라를 통해 플레이어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로 화하며, 3인칭 카메라의 경우, 지평선 앞에 자리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아바타의 뒷모습을 비춘다. 이 카메라는 360도로 돌아갈 수 있는 경우가 잦지만, 원근법상 현실적인 축적과 눈높이를 갖고서 게임 세계에 떨어진 플레이어의 아바타를 비춰야 한다. 플레이어는 지도를 켜거나 미니맵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실시간 위치를 식별한다. 또한, “오픈 월드”는 게임 스테이지(stage)에 의한 분단과 로딩을 최대한 제거하고자 한다. 그리고 변형의 가능성으로부터 닫혀 있는 방해물이었던 오브젝트(object)는 되도록 플레이어의 조작을 통해 이동 혹은 변형 가능한 원자재로서 나타나야 한다. 더불어 게임의 내러티브와 여러 가지 목표들은 플레이어가 직선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저마다의 진로를 개발해내고, 방사선과 같이 뻗쳐 나가는 확산적인 배회를 장려한다. <위쳐 3>의 전체 맵 스테이지 게임의 형식미는 방해물을 뛰어넘으면서 돌파해 가야 하는 진로이자 그 진로에 대한 저항력으로서 공간을 추상화한다. 그러므로 더는 전진할 수 없는 최후의 공간은 여정의 결말이 펼쳐지는 대단원의 무대와 동일시된다. 반면 “오픈 월드”에서, 맵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지역은 끝자락이라는 이유만으로 최후의 조우가 벌어지는 공간적 배경으로 배치될 필연성을 갖지는 않는다. 경향적으로 “오픈 월드”의 주요 이벤트는 전체 지도의 중심부에 밀집되어 있다. 게임의 여러 사건과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지점을 표시하는 지도의 마크가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지를 통해 우리는 그 경향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심부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중반 즈음에 진입하고, 그 이후 가장 자주 드나들게 되는 곳이며, 사방으로 “열려 있다”는 점에서 “오픈 월드”의 공간적 한계에서 오는 이질감을 가장 옅게 느끼는 장소이다. <위처 3>의 “노비그라드”나 <폴아웃 4>의 “다이아몬드 시티”에서 그러하듯이, 중심부는 자주 동시대인의 지리적 현실성에 대한 감각에 반응하여 상공업이 활발한 도시, 문명의 중심부, 서로에게 이방인인 자들이 모이고 자본이 축적되는 메트로폴리스로 나타난다. 사건과 갈등과 정치가 중심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플레이어는 이곳에서 수많은 사연을 지닌 NPC들을 마주친다. 축적해놓은 재물과 귀중품을 팔 상가를 찾을 수도 있다. 중심부는 게임의 엔딩을 보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한 번은 반드시 발을 디뎌야 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갖는 게임이 무한히 확장되며 무한한 자유를 갖고서 배회하고, 무한히 다양한 사건과 조우할 수 있는 공간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유로운 배회”도 복수의 다발을 가진 플레이어의 진로도 지향될지언정 결국에는 제한될 운명이다. 지도의 어느 경계에 이르러 플레이어는 한 발자국도 더 뻗어 나아갈 수 없는 종막에 도달한다. 경계 너머는 로딩되지 않는다. 경계 너머가 애당초 만들어진 바 없으며, 그러므로 두 영역을 나누는 경계조차 애초에 존재한 바 없기 때문이다. 경계 대신 항시 존재해왔던 건 벽이다.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영상 작업 <평행 1~4> 연작이 우스꽝스럽고 집요한 충돌을 통해 보여주듯이, 그래픽은 플레이어가 렌더링의 끝을 표지하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게 아니라, 산맥, 강줄기, 절벽과 같은 자연적 지형지물에 의해 진행이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그 주장만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일은 실패하고 만다. 파로키의 <평행> 연작만을 보면 오픈 월드에 있어 경계 너머란 현실성을 자처하는 게임 세계의 가상성과 허위를 폭로하는 시각적 신기루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신기루는 그 착시의 효과가 존속되어야만 하는 신기루다. 오픈 월드가 자청하는 현실주의의 설득력이 지탱되기 위하여 공간은 단절되어서는 안 되고 계속해서 연장되어야 한다. 이곳이 곧 끝이지만, 게임 내적으로 이곳이 곧 끝이라고 선언되어서는 안 된다는 역설. 경계 부근은 열린 세계의 닫힌 지역이라는 점에서 오픈 월드의 모순이 격화되는 장소다. 그리고 그 모순을 요철 없이 매끄럽게 만들기 위하여, 게임은 시각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다. 오픈 월드 게임은 활발하게 변방, 오지, 무인지대에 대한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상상력을 동원한다. 자주 변방은 천연자원의 제공처로서 나타난다. 오픈 월드 맵의 주변부는 상대적으로 NPC의 인적이 드물며, 사건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황무지, 야생지, 원시림인 경우가 잦다. 자연물은 투명한 벽을 가리는 시각적인 눈속임의 기능으로만 머물지는 않는다. 오픈 월드의 경계지에 도달한 플레이어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하여 게임은 진귀한 광물 자원과 희귀한 동물 가죽을 찾는 등의 보상을 준비해둔다. 손상되지 않은 천연자원을 제공하는 변방을 그리는 가장 대표적인 게임 공간으로서,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북서쪽 산맥 부근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로키 산맥을 본뜬 이 산맥은 되짚어 돌아갈 수 없는 서부 개척 시대와의 단절을 가파르게 물리적으로 표시하며 경외감을 일으킨다. 두꺼운 옷을 인벤토리에 챙기지 않으면 동상을 입게 되는 이 산맥 부근은 희귀한 알비노 물소와 백마가 서성거리며, 가죽이 손상되지 않아 가치가 높은 야생 동물들이 뛰노는 곳이기도 하다. 아트 디렉터 아론 갈버트는 한 인터뷰에서 램브란트와 같은 목가 화가에 덧붙여서 알버트 비어슈타트Albert Bierstadt와 같은 19세기 미국 풍경 화가로부터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영감을 받았음을 밝힌다.1) 램브란트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은 알버트 비어슈타트는 미국의 자연을 발명하고자 하는 국가주의적 수요에 발맞춰서 문명의 발길이 닿지 않은 서부의 야생지를 그리며 명성을 얻은 자연주의 화가다. 그에 대한 당대의 논평 하나는 그의 풍경화를 “숭고한 자연의 형태와 무례한 야만인의 삶”을 담아낸 “순수히 미국의 풍경”이었노라고 상찬한다. 변방이 만들어진 제국의 자연으로서, 제국의 문명이 결국에 극복하고 정복해야 하는 대상으로서 재현되거나 혹은 해석되어 온 역사는 길고 강고하다. 그것은 변방을 변방으로 여기지 않으며 살아온 선주민의 역사를 망각하는 방식으로 강고해져 왔다. 자연에 대한 사실주의적 재현으로서 널리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풍경과 알버트 비어슈타트의 연결 고리는 형식 없는 자연이란 언제나 이미 형식으로서 현현함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목가적 풍경과 대조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 세계의 최남단 변방은 동시대의 갱신된 중심부와 주변부의 관계를 반영하듯이 메트로폴리스가 토해낸 폐기물이 마천루만큼 드높게 쌓여가는 매립지로 상상된다. 최북단 변방은 가동을 멈춘 유정으로, 주인공의 인격에 빌붙어 사는 전직 로커이자 테러리스트 귀신인 조니의 시체가 유기된 곳이다. 실상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 없는 논평일 때가 잦은 사이버 펑크 세계관에서, 변방은 중심부 도시의 폐기물이 어디로도 떠나지 못한 채 부표로서 매여 있는 토성의 고리이며, 과거의 산업 폐기물과 과거의 저항이 구분되지 않고 뒤섞여 폐기되는 곳이다. 또한 모두의 발길이 닿지는 않는 맵의 주변부는 그 게임의 서사적 필연성 외부를 맴도는 존재들을 끌어들여 플레이어를 위한 의외의 조우를 성기게 마련한다. <위쳐 3>은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달리 비옥한 자연이 아니라 전란으로 황폐해진 늪지대 벨렌을 의미심장한 변방으로서 제시한다. <위쳐 3>의 세계는 중세에서 르네상스에 걸쳐있는 유럽 생활사와 민속 신앙 속 이물들이 동위에서 뒤얽힌 세계다. “노맨즈랜드”라는 별칭을 가진 벨렌은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 전의 게롤트가 초중반에 머물며 능력치를 올린 뒤 떠나는 출발점과 같은 장소다. 탈영병을 린치하는 것이 이 동네 오락의 전부고, 돼지와 사람이 뒤엉켜 자는 오두막 몇 개가 비스듬하게 기대선 게 마을의 전부다. 흙길은 가축 오물과 노상 방뇨한 오줌이 끊기지를 않는 장마 속에서 고여 매일 뻘과 다름없는 상태다. NPC에게 말을 걸어도 욕설을 하거나 가래침을 뱉을 뿐이다. 주인공 게롤트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중세 대학 도시, 부농들의 과수원과 농장, 르네상스 극단과 범죄 조직이 들끓는 대도시와 같은 흥미진진한 공간들을 통과한다. 그 과정에서 불쾌한 사람들과 불쾌한 공기만 넘치는 벨렌은 돌아갈 이유가 크게 없는 장소이자 변경지대가 된다. 푼돈을 받고서 역사보다 오래되고, 미신적으로 숭배받는 괴물들을 처단하고 다니는 걸 업 삼은 게롤트는 빈곤한 밭과 아이에 매여 돼지와 엉켜 잘 도리뿐인 NPC와 달리 자유로운 이동의 특권을 가지고, 괴수의 미신적인 힘을 조소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의 압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무적의 게롤트도 상대하지 못하는 여성 괴물들이 벨렌의 가장 가난한 경계 지대에서, 늪 지대의 가장 깊은 곳에서 군림한다. 운명의 여신처럼 세 자매인 그들을 게롤트는 스토리 상으로도 퀘스트로도 결코 완전히 죽이거나 이기지는 못한다. 거듭해서 성장하며 거듭해서 정복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특권이 닿는 영토 너머에서 그들은 존재한다. 게롤트는 잊혀진 세 자매의 영토로 돌아와서 그가 비웃던 미신적인 힘에 사로잡히기를 자처한 것처럼 죽은 자의 유품을 구한다.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무익한 싸움을 하고서 덫에 걸린 개처럼 무명의 죽음을 맞는다. 벨렌은 최악의 결말, 최악의 상실을 할당받은 변방, 중세인들 사이에서 근대인과 같이 자유롭고 합리적인 남성 주체이고자 했던 게롤트의 의외의 악몽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변방은 자주 지배적인 현실주의를 반영하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현실주의와의 분절을 도리어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데스스트랜딩>의 타르 강을 떠올려 보자. <데스스트랜딩> 세계에서는 죽은 자가 “BT”로 불리는 반물질 유령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시체가 시한장치가 달린 핵탄두와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살육은 편리한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무기는 기본적으로 비살상으로 주어지지만, 어쩌다 사람을 죽이게 되면 언제나 트럭에 시체를 켜켜이 쌓는 동작을 진행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폐기하기 위해 달려 가야 한다. 소각로로, 혹은 타르로 가득한 호수와 강으로. <데스스트랜딩> 최북단 변방은 시체를 한 구 한 구 다시 옮겨서 소각해야 하는 소각로보다 편리하게 수장시킬 수 있는 폐기처다. 플레이어는 거대한 타르 강에 시체를 밀어 넣기 위하여 그곳을 찾게 된다. 그 강은 투명한 벽과 달리, 그 무엇도 가라앉은 뒤로 떠오를 수 없고 다가서는 무엇이든 먹어치우고자 하는, 입이 달린 경계로서 숨 쉰다. 시체는 느릿느릿하게 타르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 경계는 벽이라기보다는 현세에 현신한 테티스 강과 같다. 강은 그러나 탐욕스럽거나 두렵기보다는 모든 더러운 육체와 녹슨 폐기물(두 가지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을 삼킬 수 있는 자애로운 구순으로서 상호작용한다. 오픈 월드의 변방은 공간의 차등화와 분절화에 대한 현실주의적인 논평인 동시에, 현실주의에 반하는 새로운 지리학을 체현하는 픽션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을 지닌다. 오픈 월드의 모순이 집약되어 있다고 하는 변방은 도리어 서사적 필연성과의 느슨한 관계 속에서 그 “열린 세계”의 정체성을 축약해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1 )Gies, Arthur. “The Painted World of Red Dead Redemption 2.” Polygon, 26 Oct. 2018, www.polygon.com/red-dead-redemption/2018/10/26/18024982/red-dead-redemption-2-art-inspiration-landscape-paintings.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성훈 문학을 전공했다. 게임과 만화를 좋아한다. <심즈 4>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게임인데 1500시간 정도 했고 그게 수치스러운지 웃긴 건지 헷갈린다. 뚜이부치란 필명으로도 활동한다.
- 현질의 탄생, 새로운 플레이의 탄생: 〈현질의 탄생〉 서평
지금의 게임 플레이가 더 이상 게임의 시공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임 텍스트-플레이어 간 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납금 플레이 개념이 갖는 타당성과 확장성은 크다. 실제 산업자본의 욕망 하에서 비자율적으로 혹은 다분히 교섭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전혀 즐겁지 않다면 게임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지속하는 플레이어들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시대적 당위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질에 기인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어떤 플레이가 그냥 별일 아닌 것이라 해버리면, 그 말은 게임이 그 이상의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 Back 현질의 탄생, 새로운 플레이의 탄생: 〈현질의 탄생〉 서평 09 GG Vol. 22. 12. 10. 놀이란 본래 아무것도 (경제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무언가였다. 디지털 게임(이하 ‘게임’)은 놀이라는 맥락에 디지털 기술이 덧붙으면서 탄생했다. 놀이와 디지털 기술의 접합으로 가상공간에 새로운 환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놀게끔 만든 것이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이 지닌 폭발적인 가능성에 주목한 산업자본의 개입으로 게임도 산업화된다. 이제는 일부 예술적 실험들을 제외하면 게임은 대부분 엔터테인먼트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작동하는 일종의 상품이자 서비스이다. 게임이 상품이자 서비스라는 말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일종의 대가를 지급해야 함을 의미한다.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데 크고작은 비용이 드는 만큼 플레이어들의 대가 지급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 방식이나 정도에 따라 게임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고 플레이어들의 반응 또한 바뀔 수밖에 없다. 광고를 보든,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이든, 현금으로 결제를 하든 게임 플레이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게임사-게임-플레이어 간 경합의 영역이 된다. 이경혁의 신간 〈현질의 탄생〉은 그 영역 내 양상과 의미를 밝히고자 하는 텍스트다. 책은 크게 2부로 구분된다. 각 부별 분량도 거의 비슷하다. 1부에서는 먼저 게임의 ‘결제사(史)’를 다룬다.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 (하지만 가끔은 해외 맥락과의 관계 속에서) 게임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결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핀다. 결제는 게임 공간, 플레이어의 실력과 같은 ‘게임 밖’, 그리고 난이도, 장르와 문법, 플레이 타임과 같은 ‘게임 안’의 요소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살피기 위해 저자는 두 축을 구분틀로 삼는다. 한 축은 게임 플랫폼이다. 아케이드 게임에서부터 가정용 콘솔게임, PC 게임, 온라인 게임, 그리고 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플랫폼의 등장시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다른 한 축은 결제와 관련된 요소들로, ‘대여-구매·소장-불법복제’, ‘물리적 매체 구매·소장-디지털 (소프트웨어) 다운로드-스트리밍’, ‘무료-정액결제-부분 유료결제’와 같이 여러 기준에 따라 본문에 따로 또 같이 등장한다. 이처럼 플랫폼의 축을 결제와 관련된 여러 축들과 교차시키며, 결제가 게임에서 갖는 의미들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것이 1부의 대강이다. 2부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현질 이야기가 시작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한 반발을 사지만 한국 게임이 역대급 매출 및 이용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모순적이거나 양가적인 상황이, 현질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보여준다고 저자는 입을 뗀다. 현질은 일차적으로는 현금(現金)의 ‘현’과 접미사 ‘-질’의 합성어로, 게임 내 캐릭터, 아이템, 재화 등을 현금으로 사는 행위를 낮잡아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저자는 특정 결제방식을 현질이라고 부를 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이 결제가 실제 게임 플레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와 ‘그러한 결제가 사실상 강제되는가’임에 주목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어울려 경쟁하는 온라인 게임 안에서 부분유료결제를 통해 게임 내적인 승패나 우열의 관계에서 확실한 우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 결제가 만드는 우위가 매우 확고하고 넘어서기 어려워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 그 영향력이 크다면, 그것이 현질’이라고 조작화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질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결제방식은 현질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의 승패를 결정하는 특정한 결제양식은 게임 내부의 변화, (저자가 문제적 상황으로 인식하는) 자동전투와 확률형 아이템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먼저, 자동전투의 배경에는 무한히 영속하는 게임시간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정이 필수적으로 자리한다. 경쟁에서 게임 플레이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행위는 그보다 훨씬 더 간편한 해결책인 경험치와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하거나 부스트하는 현질과 선택적 상호관계를 이룬다. 또,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은 유용한 아이템이나 기능을 순수하게 구매할 수 없게 하고 오직 확률형 아이템으로만, 그것도 아주 낮은 확률로 뽑히도록 만듦으로써 플레이어가 많은 지출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현질과 자동전투-확률형 아이템을 따로 떼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지점이 이렇게 나타난다. 현질이 놀이로서의 게임 플레이에 긍정적이지 못한 것이라 치부하고 그것을 멀리하자고 말해버리면 편하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현질을 유도하거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게임산업의 전략이 아주 은밀하면서도 치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이 알게 모르게 게임산업의 상업적 팽창과 지속에 복무하고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하게, 현질의 자장 속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이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 현장에서 게임을 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전통적 플레이에서 난이도와 숙련도 사이의 길항은 이제 게임 텍스트와 플레이어 사이의 독립적 상호작용 속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고난이도 상황에 대해 숙련도가 미치지 못하더라도, 현질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이용자와 규칙이라는 전통적 플레이 상호작용은 그렇게 현질로 인해 계속 침범받는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러한 상황을 두고 현질에 기반한 플레이는 진정한 플레이가 아니라고 비난하지만, 저자는 현질의 시대 게임 플레이를 진정한 플레이가 아니라기보다는 새로운 플레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현질 플레이를 진정한 플레이가 아니라고 규정한다면, 현질에 매달리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전통적인 게임 내 플레이를, 게임 외적인 납금행위와 연결함으로써 플레이 개념 자체를 확장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후 논의를 끌어가기 위해 ‘납금 플레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납금 플레이란 ‘플레이어가 게임 규칙 안에 존재하는 아이템이나 경험치 등을 포함한 게임 내 수치와 상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상을 구매함으로써 플레이를 만드는 난이도-숙련도 길항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현실의 행위면서도 게임의 난이도와 숙련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납금 플레이로 새롭게 개념화함으로써 현질 대중화 이후 현실과 직접적인 교차점을 지닌 현실의 결제로 게임 이후의 플레이를 살펴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현질과 플레이 사이의 그 무엇들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지금의 게임 플레이가 더 이상 게임의 시공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임 텍스트-플레이어 간 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납금 플레이 개념이 갖는 타당성과 확장성은 크다. 실제 산업자본의 욕망 하에서 비자율적으로 혹은 다분히 교섭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전혀 즐겁지 않다면 게임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지속하는 플레이어들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시대적 당위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질에 기인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어떤 플레이가 그냥 별일 아닌 것이라 해버리면, 그 말은 게임이 그 이상의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게임에의 참여가 플레이어에게 어떤 영향력이 있는 무언가라면, 그에 대한 이해는 진지한 것이어야 한다. 좋은 플레이와 나쁜 플레이, 바람직한 플레이와 바람직하지 못한 플레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플레이다. 게임을 하는 모두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게임 프레임과 현실세계의 프레임이 교차하는 제3의 공간에 거주한다. 그 안에서 플레이어들은 그들만의 방법을 찾고 그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그런 점에서 플레이어는 (만약 그가 정말 플레이어 빠져들고 있다면) 더 잘 플레이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도 돈을 쓰기 위해 플레이하는 것도 아니며, 오직 플레이하기 위해 플레이한다. 본문의 흐름을 좇으며 써내려간 서평이지만, 앞에서 다루지 못한 〈현질의 탄생〉의 여러 미덕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하고 싶다. 대표적으로, 석사학위논문에 기반한 텍스트임에도 쉽게 잘 읽힌다. 저자가 연구자만이 아니라 비평가로서 (그것이 텍스트를 매개한 것이라고는 해도) 독자와의 만남을 늘 고민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 이론을 정리하고 그에 기반해 논리를 쌓아가는 대신 이슈를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면서 그 과정에서 슬쩍슬쩍 개념들을 내놓는 방식, 혼자 말을 꺼내는 대신 앞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 등 논의방식도 꽤 독특하다. 전자오락실에서 숙련된 플레이어들의 대전을 함께 서서 지켜보던 (하지만 본인은 게임을 정말 잘 하지는 못하는) 동네 선배가 흘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달까. 다만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방식으로 종합해 들려주는 선배. 마지막으로 책 제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 책은 게임 결제 전반을 둘러싼 환경과 결제의 역사, 그리고 그 결제‘들’이 갖는 의미를 폭넓게 다룬다. 그런데 왜 책 제목이 ‘결제’의 탄생이 아니라 ‘현질’의 탄생이었을까? 저자도 92쪽에 이르러서야 “여기부터가 현질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라고 언급할 정도로 현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야 등장한다. 하지만 책 전체 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1부 게임의 결제사를 지나, 2부를 읽으면서 현질이 게임의 안과 밖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읽고나면, 그제서야 지금의 게임산업과 문화에서 현질의 탄생이 갖는 중요한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현질의 탄생〉은 결제도 아니고 현질도 아닌, 지금의 게임을 말하는 연구서이자 보고서이자 비평서라 할 수 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게임을 계속 해나가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말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펼쳐들어야 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강신규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게임, 방송, 만화, 팬덤 등 미디어/문화에 대해 연구한다. 저서로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2024), <서브컬처 비평>(2020), <아이피, 모든 이야기의 시작>(2021, 공저), <서드 라이프: 기술혁명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2020, 공저), <게임의 이론: 놀이에서 디지털게임까지>(2019, 공저) 등이, 논문으로 ‘<체인소 맨>의 한국적 수용과 문화적 증폭’(2026), ‘극사실주의의 게임적 재구성: <나는 SOLO>의 상호/텍스트성과 수용구조’(2026), ‘이기지 않아도 재미있다: 부모-자녀 게임 플레이의 사회성과 행위성, 그리고 분투형 플레이’(2024), ‘커뮤니케이션을 소비하는 팬덤: 아이돌 팬 플랫폼과 팬덤의 재구성’(2022) 등이 있다.
- 개척, 애정, 확장성: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그리고 제다이 서바이버
이번에 얘기한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를 플레이해보며, 스타워즈라는 새로운 문화에 발을 내딛는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 Back 16 GG Vol. 24.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Yeon Lee After learning programming as a child, a wide-ranging interest in culture and the arts led to the goal of becoming a game designer. While at university, is preparing to enter the game industry, and at the same time frequents game-related exhibitions, festivals, and e-sports competitions.
- 심사위원장 총평
제 2회 게임 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에는 총 51편의 원고가 투고되었다. 작년에 비해 수적으로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원고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과 비평의 주제 및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 < Back 심사위원장 총평 13 GG Vol. 23. 8. 10. 제 2회 게임 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에는 총 51편의 원고가 투고되었다. 작년에 비해 수적으로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원고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과 비평의 주제 및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이 각 원고에 대한 개별 평가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집단 토론을 거쳐 7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작년과 달리 대상, 우수상 등의 위계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당선작에 대한 간단한 심사평을 접수번호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게임과 행위 원리"는 <핫라인 마이애미>의 서사와 숨겨진 결말을 통해 게임 플레이의 근본적 목적을 질문하는 글이다. 게임의 본질을 잘 이해한 작가가 특정 개념에 얽매이지 않은 채 창의적이고 참신한 논의를 전개하였다. 논리가 다소 거친 면은 있으나, 글의 재미와 완결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바일 리듬 게임에서 '엄지러'를 선택하기"는 리듬게임 장르의 엄지러 규범의 의미를 파헤치는 흥미로운 비평문이다. 독창적 아이디어가 돋보였고, 가독성도 뛰어난 글이다. 다양한 예시와 논의가 결론에서 집약되는 논리적 수렴이 다소 미흡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1993년 게임 <시스템 쇼크>의 오디오 로그를 차분하게 분석한 "오디오 로그의 문학적 요소와 방법론"은 심사위원 전원이 별 이의 없이 당선작으로 선정한 수작이다. 독창성과 문장력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고, 무엇보다 저자가 가진 문제의식이 잘 드러난 비평문이다. "모순된 세계의 충돌을 '다시' 그릴 때는"은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의 리메이크작 분석을 통해 러브크래프트와 셜록 홈즈의 만남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치밀한 관찰과 탄탄한 논리로 풀어나갔다. 성실함이라는 비평가의 덕목이 돋보였고, 문장력 또한 뛰어났다. "현 시대의 택티컬 FPS 게임은 무엇을 담고 있는가 Ready or Not 비평을 중심으로"는 다른 투고작들과는 다소 결이 다른, 어쩌면 게임 비평의 영역을 확대하려 시도한 글이다. FPS 게임에 대한 장르 비평이자 게임비평을 통한 사회비평이기도 한 이 글은, 다소 힘이 떨어지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저작 의도의 차별성을 높이 평가할 수 있었다. 게임 공간의 한계에 대한 호기심을 훌륭한 비평으로 승화시킨 "최종장과 변방_비디오 게임 속 공간적 한계의 실감"은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저자의 지적 관심과 애정이 부각되는 글이다. 다소 장황하고 나열적 문체라는 점이 아쉽기는 했으나, 논지 전개의 발상이 흥미롭고 여러 게임을 넘나드는 횡단적 분석의 장점이 잘 살아난 비평문이라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레벨 디자인을 넘어서"는 게임 텍스트나 수용자 분석이 아닌 생산과정 비평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내용적으로 다소 평이하고 현장과의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유용한 개념의 활용이나 적절한 레퍼런스 등을 높이 평가하였다. 무엇보다 저자의 독창적 시선이 신선했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한 저자 51명은 모두 우리나라의 척박한 게임비평 씬을 어떻게든 일궈보려는 게임 애호가이자 게임 플레이어이자 게임 연구자들이라 생각한다. 이들의 애정이 여러 문을 거치고 턱을 넘고 다리를 건너 언젠가는 우리나라 게임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특히 수상에 영예를 안은 일곱의 새내기 비평가들은 당선의 기쁨이 이력서의 한 줄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게임에 대한 애정을 비평문 집필로 형상화하는 노력을 꾸준하게 지속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2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심사위원장 윤태진 심사위원 명단 윤태진 (심사위원장.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김상우 (더플레이 대표. 게임평론가)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명규 (게임웹진 기자)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교수)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세대학교 교수) 윤태진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금까지 20년 이상 미디어문화현상에 대한 강의와 연구와 집필을 했다. 게임, 웹툰, 한류, 예능 프로그램 등 썼던 글의 소재는 다양하지만 모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활동들”을 탐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몇 년 전에는 『디지털게임문화연구』라는 작은 책을 낸 적이 있고, 요즘은 《연세게임·이스포츠 연구센터(YEGER)》라는 연구 조직을 운영하며 후배 연구자들과 함께 여러 게임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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