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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 ‘통로’를 지나 풀 다이브(full-dive)
필자는 지난 호에서도 큐레이터 동료가 언급한 바 있는 전시, 《MODS》(2021, 합정지구, 서울)에서 장진승 작가와 프로젝트 ‘SYNC’를 진행했었다.1) 전시를 위한 이 프로젝트는 작가와 서로 관심이 있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되었는데, 우리의 대화는 동시대 시뮬레이션 비디오게임 플레이어의 자율성, 몰입도로 초점이 맞춰졌다. < Back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 ‘통로’를 지나 풀 다이브(full-dive) 05 GG Vol. 22. 4. 10. [이미지1] 《MODS》 (사진:박승만) 시작하기 필자는 지난 호에서도 큐레이터 동료가 언급한 바 있는 전시, 《MODS》(2021, 합정지구, 서울)에서 장진승 작가와 프로젝트 ‘SYNC’를 진행했었다. 1) 전시를 위한 이 프로젝트는 작가와 서로 관심이 있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되었는데, 우리의 대화는 동시대 시뮬레이션 비디오게임 플레이어의 자율성, 몰입도로 초점이 맞춰졌다. [이미지2] 사이버펑크2077 SYNC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그 때는 2020년 12월로, CDPR의 〈사이버펑크2077〉이 엄청난 기대와 함께 출시될 무렵이었다. 출시까지의 8년은 기대감을 집중시켰고 발매와 동시에 갖은 논란들을 가져왔다. 그 중 출시 전까지 수년간 “오픈월드”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놓은 개발사의 언론 마케팅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스토리나 플레이의 면면을 파헤침 당하며 다양한 공방을 일으켰다. 그리고 ‘사이버펑크’라는 이제는 대중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문화코드에 대한 기대함 또한 빼놓을 수 없었는데, 많은 영화나 게임에서 이미 너무 많이 그려진 적이 있는 이 세계를 얼마나 더 새롭고 황홀한 그래픽과 아트웤으로 완성할 것인지가 게임을 기다리는 게이머들의 또 다른 설렘이기도 했다. 게임이 출시되고 거세게 일었던 일련의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필자는 게이머들에게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하면 이제 이동의 자유는 기본이고, 물리적, 감각적으로 젖어 들어갈 수 있는 환경과 함께 무궁무진한 상호작용이 보장되어 있어야하며, 플레이어의 창발적 플레이 또한 시도해 볼 수 있는 그런 방대한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하게 의미가 부여된 ‘이머시브 심(Immersive Simulation)’과 같은 게임 장르가 이미 호명되어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RPG에 기대하는 바가 확장되었다는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2 ) 접속과 동시에 게임의 가상세계로 몰입이 가능하며, 피부 가까이에서 그것을 느끼고, 시스템 안에서 적극적인 수행자로서 개인의 마음과 자유에도 또한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접속-되기 [이미지3] 〈존 말코비치되기〉 포스터 “Ever want to be someone else? Now you can.” - 영화 〈존 말코비치되기(Being John Malkovich)〉 (1999) 게임으로의 ‘접속’이라는 건 마치 다른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 속 ‘통로’로 물리적 비유가 가능하다. 영화의 주인공 크레이그 슈와츠(Craig Schwartz: 존 쿠삭 분)는 어느 날 다니고 있는 회사의 ‘딥 스토리지Deep storage’에서 영화배우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15분간 그의 눈으로 보고, 그의 몸으로 감각하며, 온전히 그의 삶을 가상체험 할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한다. 생계를 위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동시에 무명의 마리오네뜨 인형술사였던 크레이그는 그 통로를 통해 말코비치의 주체가 된다면 우울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 유명한 사람이 되어 꿈을 이루고 짝사랑하는 맥신(Maxine: 케서린 키너 분)의 마음 또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자리를 잡고 원하던 바를 이룬다. 말코비치의 머리에 들어간 또 다른 사람인 그의 아내 라티(Lotte Schwartz: 카메론 디아즈 분)는 그 통로를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었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평생의 사랑을 이루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의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 알 수 없었던 것들을 타인되어 극복하게 되고, 성취하게 된다. 이 타인의 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영화적 설정은 ‘자아와 타인이 구별되는 지점은 무엇인가, 육체와 분리된 영혼은 존재하는가, 경험을 한 육체와 경험을 기억하는 의식 중에 자아를 구성하는데 더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등과 같은 형이상학적이며 아득한 질문을 상기시키면서도 동시에 어쩌면 언제나 인간은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보는 상상을 별스럽지 않게 항상 하고 있지 않은가, 항상 그렇게 되기를 염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통로’로 풀 다이브(full-dive) [이미지4] 장진승,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 2021 스틸컷 장진승 작가의 13분 25초 길이의 영상작업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은 등장인물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어떤 세계에서 눈을 뜨면서 시작된다. 감각이 없었던 상태에서 점차 들리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등장인물 ‘나’는 본인의 감각을 의심하면서도 그 곳이 어딘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리는 말소리와 빗소리에 집중한다. 사실 그는 디지털 게임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인데, 첫 장면에서는 본인이 현실에 존재하는지 가상에 존재하는지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다가 빠르게 청각과 시각의 감각을 획득하면서 본인이 있는 세계를 파악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나’는 그래픽으로 구성된 특정한 세계의 안에서 그의 본질과 존재하고 있는 위치를 알아내고, 주어진 세계 밖을 넘어가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화면은 1인칭과 3인칭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그와 밀착하기도 했다가 멀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화면의 변화가 몰입을 위한 최적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붙었다가 떨어지는 접속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5,6] 장진승,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 2021 스틸컷 스스로 존재하는 곳에 대한 지각적 신념을 갖게 된 영상 속 그는 거의 모든 것을 예측가능하다고 하면서 현재 그가 존재하는 가상현실이 아닌 다른 특정 시공간으로 자신을 ‘전송’하고자 한다. 영상의 말미에는 실험실 같은 곳 유리창 너머에서 다른 차원에 존재할 ‘그’와 같은 인물을 만들고 있는 또 다른 ‘나’들이 등장하며 끝난다. 마치 ‘통로’에서 빠져나와 나로 돌아온 것 같달까. 작품의 제목이 주지하듯 작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인지하게 되는 ‘나’의 경험을 ‘망상 현실’로 규정하고자 했다. ‘망상’은 ‘현실’을 전제하지 않는, 그래서 양립불가능한 개념이지만, 유효한 것으로 병존시켜놓음으로써 “이 불안한 동시에 유연하기도 한 자기 파열의 내적 구조만이 서로 다른 차원에 놓인 세계들에 자유로이 동기화 할 수 있는 ‘의식 연동’의 가능성을 내재할 지도 모른다” 3) 는 명제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수잔 손탁(Susan Sontag, 1933-2004)은 역사적으로 ‘기예’들이 예술로 승격화 되었던 첫 번째 ‘신화적 예술’의 탄생 이후 예술은 보다 복잡하고 비극적인 것이 되었다고 언술한 바 있는데, 이를테면 단순한 기준으로 스스로를 긍정하는 의식에서 머무르지 않는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예술은 (단순한) 의식의 표현이 아니라 “의식 속에서 생겨난 의식의 해독제(antidote)”인 셈이다. 4) 가상현실에서 만들어진 가상인간이 모델로 등장하는 광고들이 종종 눈에 띄는 요즘, 가상현실로의 풀 다이브는 가능한 것인가라는 이 글을 시작하는 질문은 꽤나 주관적인 답안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능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고 그것에 일루젼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갖고 쫓는 것은 시각예술에 있어서 기실 늘 중요한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에 이어 장진승 작가와 두 번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다양한 분과에서 더 매끈하게 열려가고 있는 ‘통로’에 관하여, 그 현상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보고, 패치 후 또 다른 궤적을 그려볼 예정이다. 1) 큐레이터-게이머 동인 모즈(Mods)의 전시 《MODS》 관련 지난 아티클, https://gamegeneration.or.kr/board/post/view?pageNum=2&match=id:65, 김세인, 「로우스코어 걸: (Not Really) Full Game Walkthrough」, GG vol.3. 2) 유명 유투버나 위키, 개발자들이 정리한 바로는 ‘몰입가능한 거대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제시된 시스템과 규칙을 활용하여 창발적 플레이가 가능한 물리엔진과 인공지능’을 갖춘 ‘선택과 결과에 방점이 찍힌 비선형적 디자인(을 지향하는 형식)’의 게임을 말한다. [Immersive Sim]https://www.giantbomb.com/immersive-sim/3015-5700/ [The Comeback of the Immersive Sim] ]https://www.youtube.com/watch?v=kbyTOAlhRHk 3) 작가노트 참고. 4) 수잔 손택, 「침묵의 미학」, 『급진적 의지의 스타일』(현대미학사, 2004), pp.11-16 참고.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큐레이터 게임 동호회 ‘Mods’ 멤버) 구윤지 유미주의자이지만 항상 카니발적 그로테스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타이쿤류의 게임들을 좋아해서 척추가 망가졌다. 게임이든 뭐든 궁금한건 못 참아서 빠르게 엔딩을 보고 자주 새로 시작한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이재민
2013년부터 만화/웹툰 리뷰 팟캐스트 ‘웹투니스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2019년 콘텐츠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기성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읽고, 글을 쓰고, 만화를 중심으로 이뤄진 시장 저변의 많은 것들을 찾아보는 일을 합니다. 소설 <룬의 아이들>과 스타리그, LCK, 그리고 수많은 웹툰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이재민 이재민 2013년부터 만화/웹툰 리뷰 팟캐스트 ‘웹투니스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2019년 콘텐츠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기성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읽고, 글을 쓰고, 만화를 중심으로 이뤄진 시장 저변의 많은 것들을 찾아보는 일을 합니다. 소설 <룬의 아이들>과 스타리그, LCK, 그리고 수많은 웹툰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Read More 버튼 읽기 즐기는 사람들을 지켜라 - 만화는 어떻게 멸시와 비하를 딛고 일어섰는가 1972년 6월 29일 동아일보에선 “불량만화 화형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불량만화는 사회악의 근원이다”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한국아동도서보급협회’는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위치한 자리다!)에서 ‘어린이 악서 추방대회’를 열고 만화책을 모아 불태웠다. 이 단체는 만화를 두고 ‘유소년의 정서발달을 해친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주류의 시선에서, 당시 만화는 ‘악서’였던 셈이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김성은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국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인생 게임은 . ‘인생은 요지경’이 ‘인생은 낯설어’로 변화한 순간을 엿본 뒤로 게임이란 세계에도 푹 빠져있는 중입니다. 김성은 김성은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국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인생 게임은 . ‘인생은 요지경’이 ‘인생은 낯설어’로 변화한 순간을 엿본 뒤로 게임이란 세계에도 푹 빠져있는 중입니다. Read More 버튼 읽기 공포라는 감각, 낙차라는 설계도, 림보하는 질문 - <위니언 바이러스>에 나타난 호러 연출, 언캐니와 리미널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영화 <언프랜디드:다크웹(2018)> 속 ‘다크웹’은 사이버 공간일 뿐임에도 그곳을 실제 존재하는 공간처럼 연출했다. 나룻배를 타고 벽마다 희미한 횃불이 붙은 좁은 동굴 통로를 따라 한참을 깊숙이 들어가야만 닿는 곳. 해당 장면은 앞서 나온 어떤 잔인하고 폭력적이던 장면보다 오싹한 공포감을 일으켰는데, 꼭 그 미지의 공간이 실제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엔딩 크레딧 이후 세트장은 철거되고, 배우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그 공간만은 계속 그곳에 남아 손짓하는 것 같았다. 버튼 읽기 [공모전수상작] 게임으로부터의 선택, 선택으로부터의 풍경-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언더테일>의 제4의 벽 활용을 중심으로 퀀틱드림의 <디트로이트 : 비컴 휴먼>은 사람과 무척이나 유사한 안드로이드의 출현 이후, 그들이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SF적 상상력 아래 제작된 게임이다. 스토리라인은 크게 수사 보조 안드로이드 코너, 가정용 안드로이드 카라, 그리고 칼이란 인물을 위해 특별제작된 안드로이드 마커스, 이 셋이 초점화자가 되어 진행된다.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 장르답게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여러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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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1 한국에서 문화로서의 게임이라는 말은 다양한 함의를 내포한다. 중독을 유발하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규제담론과 산업으로서 진흥되어야 한다는 산업담론 사이에서 갈곳을 잃은 문화담론의 의미를 짚는다. 게임의 문화적 존재론: 천출(賤出), 기술적 총아, 참여문화 이 작품의 결말은 AR 안경을 쓰고 이루어지는 놀이와 장난스러운 일이 등장인물의 연애 관계를 넘어 트라우마를 발생시키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를 사용하는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 부모들은 AR 안경을 압수해버리려고 하는데, 이 때 주인공인 유코와 그의 친구들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한 번 그 세계에 몸담아서 그 세계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게임의 세계를 이미 경험해버렸기 때문에 이제 게임 이전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그렇다면 게임이 만들어 낸 달콤함과 고통 모두를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Read More <용과 같이>, 관광게임 속의 정치적 맥락들 그러나 현실의 우리에게도 용과 같이 시리즈의 주인공 처럼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휴가를 내서 관광지로 여행을 떠난 경우가 그렇다. 일상으로 돌아가 해결해야 할 여러 복잡한 난제를 머리 속에 넣고 있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도쿄 신주쿠, 오사카 도톤보리, 오키나와,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 요코하마 등의 거리를 거닐고 지역 음식 등 문화를 경험하면서 하루종일 즐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용과 같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우리는 코로나19 시대에 일본 관광을 즐기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게 이 시리즈가 본질적으로 관광 게임인 이유이다. Read More QUOVADIS, 게임법 - 국회 안에서 바라본 게임법 진행의 경과와 미래 물론 전부개정안의 모든 내용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발의하고 보니 보완해야할 부분들도 여럿 보였다. 특히 국내대리인지정제도는 더욱 강화해서 발의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개정안에 빠져 있거나 부족한 부분들은 심사 과정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다. 또한 다른 게임법 일부개정안과도 병합심사되어 더 좋은 내용으로 고쳐질 것이다. 이를테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컴플리트 가챠 규제 법안이나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 규정 법안과 함께 병합심사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느릴지언정 멈추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내딛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국민의 꾸준한 관심은 국회를 일하게 한다. Read More [Editor's view] 선언을 넘어선, 실천으로서의 게임문화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도도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것이 〈게임 제너레이션〉의 목표다. 첫 호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그 길로 가고자 한다. 동시대의 교양으로서, 혹은 지금 시대의 가장 뜨거운 놀이로서 게임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이어질 의 모든 이야기일 것이다. Read More [인터뷰] 북미 게임연구자 Consalvo, 한국과 북미의 게임문화를 말하다 콘살보 교수와의 이번 인터뷰는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고찰에 있어 필수적인 게임학의 현재를 진단해보는 한편 북미의 상황에 대해 들어봄으로써 이 시점, 여기에서 고민해볼 만 한 지점들을 모색하고자 기획하였다. 실시간 인터뷰가 어려운 현재 여건상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Read More [창간사] 문화를 향하는 가교의 역할을 기대하며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적은 인구와 제한된 국토가 우리의 현실이다. 즉 우리의 하드웨어는 매우 초라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창조하고 혁신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소프트웨어다. 그것도 기발한 생각들이 필요하다. 그 절묘한 연결성들을 만들어 내는 게임에 관해 말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미술이 문화로 자리잡은 건 미술관과 큐레이터 때문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게임에도 그 장소와 사람이 필요하다. 가 그 역할을 할 가장 중요한 적임자가 되어 주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Read More [축사] 창간을 축하합니다 이렇듯 게임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서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게임의 가능성과 가치를 계속 공유하고 논의해야 합니다. 이번에 창간하는 ‘게임 제너레이션’이 게임의 역사, 게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게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등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담론의 장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또한 정부와 게임업계, 이용자들이 소통하는 대표 창구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Read More ‘보는 게임’ 제작의 현장을 찾아서 - ‘LCK’ 세계화의 주역,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진예원 프로듀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스포츠 리그는 라이엇 게임즈의 LCK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일 것이다. LCK는 국내와 해외 등지의 LOL 게이머들과 프로 선수들의 팬덤을 아우르는 최대의 축제이다. 이 축제에서 관객들은 경기를 관전하는 짜릿함과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다. 이렇게 LCK는 게임이 가져다 주는 재미를 끊임없이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롤드컵 결승은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에미 (Emmy) 상을 거머쥐어 그 저력을 톡톡히 증명해내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서 LCK 프로듀싱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진예원 PD를 만나 LCK 제작의 비화를 듣는 것은 물론 이스포츠의 전망까지 살펴보도록 할 예정이다. Read More “개발자는 자기 자신을 향해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 죄책감 3부작의 개발자 somi 인터뷰 세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죄책감을 느슨한 연결로 풀어낸 SOMI의 ‘죄책감 3부작’이 막을 내렸다. 전의 두 작품이 세상 밖으로 닿는 길을 터주었다면, 2020년 신작 <더 웨이크>는 한 개인의 과거와 깊은 내면으로 안내한다. 암호를 해독하며 엔딩에 이르렀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가장 개인적인 삶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Read More 〈로블록스〉의 상상된 즐거움 로블록스는 조악함으로 가득하다. 게임에 보이는 텍스트의 한글 번역은 개발자가 어떤 번역기를 사용했는지 궁금해질만큼 기괴하고 오류가 많다. 글로벌 게임의 필수 업무인 현지화 작업은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게임의 3D디자인은 대체로 투박한 로우 폴리곤이다. 그 오브젝트를 감싸는 텍스쳐는 단색이거나 대충 그려진 수준이 허다하다. 외형만 그러한가. 캐릭터가 걸어다니는 애니메이션은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캐릭터의 몸은 게임 도중에 이유없이 뒤틀리고, 기물 사이에 쉽게 낀다.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버그로 리포트되는 것들이 로블록스에서는 일상적이다. 게임이 추구하는 주제들 또한 무겁지 않고 가볍다. 게임 일부를 예로 들면, 보모가 되어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좀비가 나타나는 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무서운 돼지 귀신을 피해 도망다니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자 전부다. Read More 게이머는 난민이 될 수 있는가? - <로스트아크> 대량이주 사태와 난민의 정체성 2021년은 한국 mmorpg 게이머들에게 대량이주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메이플 스토리>나 <마비노기>의 경우, 아이템을 강화하는 세공도구 같은 유료아이템의 불투명한 확률 매커니즘이 문제였다. 랜덤이라고 표기되었지만 실은 옵션별 숨어있는 차등확률을 통해 랜덤확률에도 못미치는 효과를 보거나, 응당 적용되어야 할 옵션이 오류로 적용되지 않아 수년동안 0%의 확률로 실패한 뽑기를 유발한 것이 문제였다. Read More 게임문화/비평에 대한 작은 바람 -권력투쟁을 위한 비평의 역할과 책임에 관하여 몇 달 전의 일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 동생이 꽤나 발칙한 사고를 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요 귀여운 녀석이 게임에 미쳐 부모님 몰래 수십만 원어치의 현질을 했고, 그걸 들켜 죗값을 달게 받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장성한 아들을 둔 우리 엄마는 비슷한 일을 이미 여러 번 겪은 바, 대수롭지 않게 ‘애들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라며 심심한 위로를 건넸지만 이모는 ‘이노무 시키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발을 동동거렸다. Read More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Read More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동적 원근법에 관한 노트 변화하는 원근법과 그에 맞추어 재편되는 게임 내 공간감, 플레이어의 시각성은 앞으로 우리의 시각 문화에서 더욱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시각성은 과연 우리의 눈에 어떤 변화들을 불러들일까? 복수 개의 원근법, 회전하는 원근법이 구성하는 세계는 어떤 풍경일까? 우리의 눈은 그런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더 많고 풍성한 논의가 이 글 위에 쌓여 가기를 기대해 본다. Read More 메타버스, 호흡을 고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고 발언했다. 에픽게임즈 CEO 팀 스위니도 1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메타버스를 핵심 비전으로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향후 5년 후에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펄어비스와 텐센트도 메타버스를 주요 아젠다로 언급했고, 지난 NDC에서도 넥슨 김대훤 부사장이 “더이상 게임 회사, 게임 산업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제안했다. 다분히 메타버스를 의식한 발언이다. Read More 여름은 언제 시작할까 - 북미 최대의 게임쇼, E3가 맞이한 변화와 도전 미국에는 100일간의 여름(100 days of summer)라는 개념이 있다. 5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자리잡고 있는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한국으로 치면 현충일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메모리얼 데이는 가진 의미와는 상관 없이 그렇게 한국의 절기로 치면 입하같은 날이다. 그리고 여름의 끝은 9월의 첫째 월요일인 레이버 데이다. 노동절 연휴가 되면 이제 여름이 끝났음을 실감한다. 대략 이 기간이 100일이기 때문에 이 때를 100일간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끈 영화 500일의 썸머 또한 이런 개념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여름에 특별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개념. 이 개념에 입각해서 보자면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과 끝은 뭘까?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은 E3고 끝은 게임스컴이다. Read More 완벽히 이해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 - <잇 테이크 투>로 본 게임 플레이어의 조건 2021년 상반기의 최대 화제작이자, 신데렐라를 뽑자면 첫번째로 나올 게임은 바로 <잇 테이크 투> 다. 아직도 영화 <깝스>에서 사타구니에 총을 끼우고 발사하던 장면을 연출한 장본인이라는 사실부터 떠오르는 영화 감독이자, 배우이자, 게임 제작자인 요제프 파레스의 이 최신작은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물이다. Read More 즐기는 사람들을 지켜라 - 만화는 어떻게 멸시와 비하를 딛고 일어섰는가 1972년 6월 29일 동아일보에선 “불량만화 화형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불량만화는 사회악의 근원이다”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한국아동도서보급협회’는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위치한 자리다!)에서 ‘어린이 악서 추방대회’를 열고 만화책을 모아 불태웠다. 이 단체는 만화를 두고 ‘유소년의 정서발달을 해친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주류의 시선에서, 당시 만화는 ‘악서’였던 셈이다. Read More 한국 게임비평의 궤적과 방향 세계 최초의 게임잡지는 1981년 영국에서 발간된 <컴퓨터와 비디오게임(Computer & Video Games: CVG)>이다. 2004년부터 온라인으로만 발행되다, 2015년에는 온라인사이트까지 폐쇄하고, (www.gamesradar.com )로 리디렉션됐다. Gamesradar+는 여전히 기대작이나 신작 리뷰, 업계동향뿐 아니라 알찬 내용의 작품비평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한국에서 게임잡지가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1990년대 초반이다. 1980년대 PC 보급시기와 맞물려 닌텐도(Nintendo)의 ‘패미콤(Famicom)’을 국산화한 ‘현대 컴보이’가 소개됐다. 이후 세가(Sega)의 16비트 ‘메가 드라이브(Mega Drive)’를 삼성전자가 국내버전으로 바꾼 ‘수퍼 겜보이’가 발매되고, 콘솔게임에 대한 관심 급증이 게임전문잡지의 탄생을 추동했다. Read More
- 『아이프리버스』와 『비밀의 아이프리』, “프리파라 아저씨”: 무엇이 ‘비밀’인가?
체크 남방을 입은 덩치 산만한 남자가 자기 몸뚱이만 한 알록달록한 보라색 아케이드 게임기 앞에 앉아 있고, 그 뒤에서 작은 여자아이가 차례를 기다리는 사진이 밈처럼 퍼진 적이 있다. 그 게임의 이름은 『프리파라』다. 모두가 사진을 찍혀 밈이 되어 인터넷 세상을 부유하지는 않지만, 많은 수의 프리파라 “프리파라 아저씨”들이 있었고, 프리파라의 시대 당시 10대 중반이었던 나에게 프리파라의 모든 것을 가르쳐준 것도 프리파라 아저씨(들)이었다. < Back 『아이프리버스』와 『비밀의 아이프리』, “프리파라 아저씨”: 무엇이 ‘비밀’인가? 27 GG Vol. 25. 12. 10. 비밀의 아이프리 체크 남방을 입은 덩치 산만한 남자가 자기 몸뚱이만 한 알록달록한 보라색 아케이드 게임기 앞에 앉아 있고, 그 뒤에서 작은 여자아이가 차례를 기다리는 사진이 밈처럼 퍼진 적이 있다. 그 게임의 이름은 『프리파라』다. 모두가 사진을 찍혀 밈이 되어 인터넷 세상을 부유하지는 않지만, 많은 수의 프리파라 “프리파라 아저씨”들이 있었고, 프리파라의 시대 당시 10대 중반이었던 나에게 프리파라의 모든 것을 가르쳐준 것도 프리파라 아저씨(들)이었다. 이미지 1: 2020년대 들어서는 “어이 내 몸으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짤”로도 알려진 이미지. “프리파라 아저씨”로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 ‘밈화’된 이미지들이 곧잘 그렇듯 원본 이미지의 출처는 알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프리파라』 기기가 시대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아이프리』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나는 아이프리 아저씨가 되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아홉 시부터 오후 여섯 시 정도까지 바지 정장을 입고 (때에 따라 넥타이까지 한다) 일을 하다가 저녁을 먹고 한밤중이 다 되어서 아이프리를 하러 가면, 꼴이 영락없이 후줄근한 ‘프리파라 아저씨’의 전형 그 자체다. 집에서 가까운 대형 마트에도 아이프리 기기가 있지만, 어린이와 주부 용품이 있는 층에 있는 단 한 대뿐인 아이프리 기기를 쓰고 있으면,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더라도 왠지 여자아이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시내의 오락실을 선호한다. 그래도 가능하면 너무 후줄근하지 않은 차림으로, ‘아이돌 프린세스’에 어느 정도 걸맞은 용모로 아이프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나에게 프리파라를 가르쳐 주고 우정 티켓을 교환해 준 프리파라 아저씨들보다 나와 놀아준 적도 없는, 서울 시내의 가챠샵에서 로리타 양복을 차려입고 멋들어지게 프리파라를 하던 프리파라 언니들에 가까운 태도를 어느새 체화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이프리를 하는 데에 자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아이프리를 플레이함으로써 우리는 아이프리적 태도와 가치관이 우리 안에 침투하도록 허락하고, 나아가 우리의 현실을 조종하도록 허락하기도 한다. 아이프리는 『프리티 리듬』, 『프리파라』 등을 발매한 신소피아와 타카라토미 아츠의 ‘여아용 아케이드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TV 애니메이션과 병행되는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로, 주요 대상층으로 아동을 상정했기에 오락실이 아닌 주택가 주변의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이프리 게임기는 두 종류가 있는데, 플레이어의 아바타인 ‘마이 캐릭터’에게 옷을 입혀서 간단한 리듬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이프리버스』, 그리고 라이브를 감상하고 TV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카드를 수집할 수 있는 『비밀의 아이프리』가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작중 캐릭터들에게 있어서 아이프리가 어쩌다 ‘비밀의’ 아이프리가 되었는지 간략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애니메이션 스토리의 디테일이 작품의 제목까지 『비밀의 아이프리』로 설정된 이유를 완전하게 설명한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사실 시간순으로는 『비밀의 아이프리』라는 IP 타이틀이 먼저 정해지고, 애니메이션 각본의 상세가 나중에 작성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개연성이 있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그러면 아이프리는 도대체 왜 비밀인 것인가? 내 의견으로는, 아이프리가 비밀인 이유는 아이돌 프린세스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기 때문이다. 아이프리는 분명히 위험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아저씨라면 더욱 그렇다. 넥타이를 꽉 조이고, 선배와 거래처에는 깍듯하게 대하고, 여유는 최소한으로 두고 솔선수범 성실하게 노동하되 질병을 얻거나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 아저씨가 ‘아이돌’로도 모자라서 ‘프린세스’를 추구하는 데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여아’라고 해서 아이프리가 완전히 안전하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1] . 당신이 어른이라면, 아주 오래된 기억을 되짚어보자―‘공주병’이라는 표현이 가장 효과적인 인신공격으로 작용하는 것은 초등학교 교실이다. 아이프리는 자의식과 미의식의 과잉이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마이캐릭터’의 신체성과 퍼포먼스에서 우리 자신을 보게 하는 해리 현상이다. 그것은 비밀이 될 수밖에 없다. 바비니쿠 원조 아케이드용 미소녀 옷 입히기 카드게임이었던 『멋쟁이 마녀♥ 러브 and 베리』(2004) [2] 는 큰 틀에 있어서 ‘프리파라’나 ‘아이프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지고 있는 의상 카드의 바코드를 게임기에 스캔해서 가상의 미소녀를 코디하고, 라이브 무대를 상징하는 리듬게임을 플레이해서 점수를 얻고, 플레이 보상으로 얻는 새로운 의상 카드는 다음 게임 플레이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된다. 차이점은, 『러브베리』에서 플레이어는 스티커북을 열어 옷 입히기 스티커를 붙이듯 ‘러브’, ‘베리’, 혹은 ‘미샤’의 의상을 고르고 그들의 라이브를 대리로 플레이했다면, 이후에 발매된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 자신의 아바타가 되는 캐릭터를 스스로 이름 붙이고 기본적인 신체 부위의 단위에서부터 커스텀한다는 점이다. 나아가서 아이프리에서는 ‘마이캐릭터 룸’이라는 웹페이지와 연동하여 간단한 프로필을 작성하거나, 남의 ‘마이캐릭터’ 사진에 ‘좋아요’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로써 기존에는 픽션 속 캐릭터의 코디력과 댄스력을 키우는 일종의 육성 게임에 가까웠던 러브베리의 장르적 지향성으로부터, 아이프리에 이르러서는 플레이어 자신의 가상의 육체를 치장하고 공유하는, 말하자면 VRChat에 가까운 이입형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변형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VRChat 이용자 및 ‘버추얼 유튜버’들을 표현하는 용어 중 ‘바비니쿠’라는 단어가 있다. ‘바비니쿠’ 혹은 ‘버미육’은 ‘버추얼 미소녀 수육(バーチャル美少女受肉)’의 줄임말로, 대개 지정성별 남성인 사람이 버추얼 아바타를 통해 미소녀의 육체로 활동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바비니쿠에 관한 연구는 바비니쿠가 대체로 수육자에게 기존의 신체로는 불가능했던 표현의 자유로움을 가져다준다는 경향성을 발견해 왔다. 여기에는 버추얼 미소녀의 육체를 수육하는 이의 ‘현실’ 내지는 비-버추얼 육체는 미소녀가 아니며 대체로 아저씨라는 전제가 있다 [3] . 체크 남방을 입은 육중한 프리파라 아저씨의 육체를 대리하는 늘씬하고 화려하고 어린 마이 캐릭터는 이러한 ‘바비니쿠’의 정의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듯하다. 여기서 잠시 “프리파라 아저씨” 밈에 등장하는 게임인 프리파라를 살펴보자. 마이캐릭터 룸 같은 웹페이지와의 연동도 없었고, 최신 티켓을 잃어버리면 그대로 플레이 데이터를 잃어버리게 되었던 프리파라의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은 단연코 ‘우정티켓’이다. 프리파라의 ‘카드’는 ‘티켓’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프리티켓’에는 공연 티켓이나 비행기 티켓처럼 절취선이 있는데, 절취선을 아래로는 플레이어의 세이브 데이터와 캐릭터에게 입힐 수 있는 의상의 데이터가 담겨있고, 절취선 위로는 친구에게 주는 ‘우정 티켓’이다. 플레이어가 우정 티켓을 게임에 읽어 들이면, 우정 티켓의 소유주를 플레이어 자신의 게임 세계에 불러올 수 있는 식이다. 이미지 2: 한국어판 프리티켓. 위쪽의 우정티켓을 뜯지 않은 상태이다. 이미지 3: ‘마이캐릭터 룸’ 웹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모두의 프리포토’ (왼쪽), WEB 프렌드 카드 (오른쪽). 프리파라와 아이프리버스 사이에 인터넷 기술은 한층 발전하여, 아이프리버스는 만나본 적 없는 이 세상 어딘가의 플레이어를 나의 아이프리 광장에 등장시키기도 하고, 생판 모르는 남의 라이브 사진에 ‘좋아요’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우정 티켓의 역할을 계승하는 ‘프렌드 카드’는 이제는 ‘마이캐릭터 룸’ 웹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스마트폰으로 공유하고 스캔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돈선필은 이러한 “기술적 여건이 마련”되었을 때 “온라인에 접속하는 그 순간에만 미소녀로 변신하는 유연성”이 발휘되어 “모든 선택이 외부가 아닌 내부, 즉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되는 것의 조건이 만족된다고 보았다. ‘우정티켓’이 전자 발송이 가능해짐으로써, ‘좋아요’한 아이돌 프린세스와 ‘친구’가 되어 ‘함께’ 라이브를 하고 사진을 찍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상대가 프리파라 아저씨인지 프리파라 언니인지 어떤지 같은 사실은 완벽하게 아이프리버스라는 세계관verse 바깥의 영역으로 가려질 수 있게 되었다. NPC와 플레이어 캐릭터와 플레이어의 경계선을 가로지르는 마이캐릭터 NPC(논-플레이어 캐릭터)와 플레이어 캐릭터, 그리고 플레이어의 경계는 때때로 모호해진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가 이입하여 조종하는 캐릭터를 플레이어 캐릭터, 플레이어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캐릭터를 NPC로 총칭하는 듯하나, ‘컷씬’으로 대표되듯 플레이어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는 경우 [4] 도 있고, 반대로 NPC로 여겨지는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한 게임도 있다. 캐릭터를 ‘조종한다’는 개념의 정의에 질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정해진 스토리라인에 따라 UI가 지정한 범위의 움직임만을 실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로 캐릭터를 조종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비평가 안준형이 서술하듯, “오히려 마치 내가 그의 정해진 운명을 재생할 뿐인 주인공 캐릭터의 대리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5] . 이미지 4: 『아이프리』에서 ‘프렌드 카드’를 스캔하면, ‘프렌드’가 정중앙에 나타난다. 프리파라 및 아이프리에서 ‘우정티켓’이나 ‘프렌드카드’로 불러온 ‘친구’는, 실은 QR코드의 데이터에 저장된 신체부위와 의상의 조합을 불러올 뿐, 친구의 당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환되고 움직임은 게임 코드에 내재된 모션을 재생할 뿐이라는 점에서, 이 행위를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반적인 용례로는 어려울 듯하다. 그렇다면 아이프리 게임 속 친구는 NPC라고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앞선 논의와 같이, 플레이어의 주관으로 정해진 마이캐릭터 파츠와 의상을 불러와서 짜여진 움직임을 재생한다는 점에서는 ‘마이캐릭터’ 역시 ‘친구’와 다르지 않다. 안준형은 현실 세계를 불완전하게 재현하는 가상 세계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NPC의 다양성”의 한계를 든다. 아이프리버스에서 만나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아바타는 NPC와 동일한 모션으로 움직이더라도, 누군가의 주관과 취향이 반영된 의상과 누군가에게 고유한 이름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으므로 “복제인간”의 혐의를 벗어나는 듯하다 [6] . 마이캐릭터는 대개 짜여진 대로 움직이는 만큼, ‘버그’를 위시한 예기치 못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아이프리버스에서 플레이어가 리듬게임을 잘 치거나 엉망으로 치면 스코어에 다소간의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 아이템의 획득에 차질이 생길 수는 있으나, 예상치 못하게 캐릭터의 움직임이 흐트러지거나 멈추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매끄럽게 최적화된 그래픽의 재생에는 실패의 가능성도, 망설임도 없다. 반면, 기존의 바비니쿠 관련 논의의 중심이 되는 버추얼 유튜버나 VRChat 아바타는 마이캐릭터와 달리 컴퓨터 코드로 짜여진 각본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그러한 버추얼 유튜버들이 드러내는 사실은, 가상에서 현실을 감각하는 순간은 가상이 현실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가상이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발생하는 버벅거림과 균열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버추얼 아바타에 반영하는 모션 트래커가 실패하는 순간에 우리는 버추얼 아바타 너머에 있는 사람의 존재를 떠올리고 [7] , 게임 맵의 제한된 범위는 순환하되 어느 순간 칼로 자른 듯 끝나버리지는 않는 우리의 물리적인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8] . 버추얼 유튜버를 연구한 돈선필이 관찰하듯 “의도하지 않은 열화된 상태는 우리에게 실재하는 대상 특유의 정서를 전달”한다면, 열화의 여지를 인게임 UI로 단단하게 제한한 아이프리에는 비밀이 새어 나올 균열이 없는 듯이 보인다. 프리티켓의 절취선 사이로 새어 나가는 혁명적인 비밀에 관하여 영이의 저서 『게임 코러스』는 “코러스에서 발생”한 연극을 “UI의 연속체”인 게임에 비교한다. 고대의 연극에서는 배우가 무대에 올라가서 연기나 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UI처럼 합창단이 비일상적이고 도취적 차원의 세계가 존재함을 나타냈다고 한다. 『아이프리』의 게임 세계도 연극 세계와 비슷하다. 동전을 넣고 QR코드를 스캔하여 플레이어 캐릭터를 불러오고 의상을 입히는 일련의 UI의 연속이 플레이어를 비밀의 세계로 불러온다. 마침 아이돌 게임인 아이프리의 세계는, 말 그대로 “무대 위의 디오니소스적 세계”(61)인 셈이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코러스는 ‘무대 위의 세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결국 이 무대 위의 세계가 곧 자신들의 현실로서 실재한다고”(23) 깨닫고 실천하기 위한 장치였다. 영이는 게임의 UI가 연극의 코러스와 같은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UI가 플레이어를 “배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게임 코러스>가 대표적 예시로 드는 <언더테일>에서는, “픽셀 그래픽 게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게임이 갑자기 실사 그래픽을 사용”하거나 “게임이 화면 바깥으로 기어나와 게임 자신의 프로그램 제목까지 바꾸”는 연출이 플레이어를 배반하고 “플레이어를 경험적 현실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61). 게이머 용어로는 ‘자유도’로 일컬어지는, UI가 허락하는 게임 속 움직임의 범위에 있어서 프리파라와 아이프리는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다. 앞서 서술했듯, 의외성이나 버그 등 “UI의 배반”으로 일컬어질 만한 현상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러나 프리파라의 가상 세계에는 균열이 있었다. 그 균열은 바늘자국처럼 일렬로 숭숭 뚫린 구멍의 모양으로, 인쇄업계에서는 그 균열을 가리켜 ‘미싱’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그 균열로부터 프리티켓을 “똑하고 반으로 나눠서 친구들을 컴플릿하자バキンと半分こで 友達コンプリートしよ [9] ”는 프로파간다야말로 프리파라의 세계의 근본이었다. 우정티켓은 실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물리적 ‘현실’의 세계에서 교환될 필요가 있었다. 프리파라 아저씨와 만나거나, 적어도 우편을 교환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자크 데리다라는 철학자나 일반우편으로 티켓을 교환한 경험이 있는 여러 프리파라 유저들의 기록에 따르면 우편물이 반드시 발신인으로부터 수신인에게 똑바로 도착하리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발신이라는 절차가 있었다는 사실로부터 벌써 비밀에는 균열이 나기 시작한다. 비록 프리파라 아저씨들의 ‘비밀’에 균열을 내는 기능을 대표적으로 도맡았던 우정티켓은 이제는 프리파라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아이프리는 여전히 카드 용지가 부족해지면 직원을 불러와야 하는 카드 게임이고, 여전히 커다랗고 알록달록한 게임기와 조그만한 의자와 동전 투입구와 카드 배출구가 있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질량 없이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아이프리에서 프렌드 카드의 데이터를 불러 오거나, 마이캐릭터 룸에서 누군가의 사진에 좋아요를 찍거나, 아이프리 광장에서 다른 사람의 마이 캐릭터와 마주칠 때 떠올릴 수 있다. 그 순간, 각각 가상과 현실이라고 생각되었던 게임과 삶의 경계가 느슨해진다. 아이프리 아저씨는 자신이 모션 파일을 재생하는 소녀를 바라보는 감상자인 동시에, 그녀를 “추동하는 의지”[ 10] 이자 그녀 “안의 사람 [11] ”이라는 사실을 마주한다. 그에게는 ‘아이돌’을, ‘프린세스’를 표현하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반동적인 욕망이 있다. 2020년경 업로드된 프리파라 게임 OST 「Realize!」를 “완전 카피”한 남성을 찍은 유튜브 쇼츠의 조회수가 요사이 폭발적으로 올라, 2025년에는 프리파라의 음악과 댄스를 맡은 원본 아티스트 i☆Ris가 반대로 “완전 카피남”을 모방하는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다. 여자 아이돌과 완전 카피 프리파라 아저씨가 “힘을 합쳐 두근거림을 발견力合わせて トキメキ探してく [13] ”하는 프리파라의 전복적 가치를 “리얼라이즈”하고 있다고 해석하기에 손색없는 장면이다. 이미지 5: 통칭 “완전카피남 完コピニキ”로 알려진 남성이 「Realize!」를 완벽하게 따라하고 있다 [14] . (왼쪽) / 「Realize!」를 포함한 프리파라의 OST 전반을 맡은 아이돌 유닛 I☆Ris의 공식 틱톡 채널에 게시된 영상 [15] (오른쪽) 그리고 시스-헤테로-비장애인-신경전형인-성인 남성들의 가치로 가득한 사회를, 아이돌 프린세스들이 소녀들의 파라다이스에서 체득한 이데올로기로 모두 전복하고 만다면…… 프리파라의 제작사가 스스로 드러낸 욕망의 편린인 아래 사진이 만우절 농담에 그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16] [1] TV 애니메이션 〈비밀의 아이프리〉의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들이 각각 아이프리를 비밀로 향유하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주인공 히마리와 미즈키는 개인적인 층위에서는 서로에게 알리지 않고 아이프리에 ‘데뷔’한 사실을 숨기고 있고, 사회적인 층위에서는 마땅히 학생의 본분이어야 할 공부를 방해한다는 명목으로 작중 학교 사회에 내려진 아이프리 금지령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2]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에서는 세가코리아를 통해 2006년부터 서비스되었던 『멋쟁이 마녀♥러브 and 베리 オシャレ魔女♥ラブandベリー』는 세가가 개발한 카드 게임 형식의 아케이드 게임이다. 2025년 지금까지도 일본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시리즈인 『벌레킹 ムシキング』의 여아용 버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시 ‘러브베리’와 ‘벌레킹’은 동일한 규격의 기기로 가동되었다. https://ja.wikipedia.org/wiki/%E3%82%AA%E3%82%B7%E3%83%A3%E3%83%AC%E9%AD%94%E5%A5%B3%E2%99%A5%E3%83%A9%E3%83%96and%E3%83%99%E3%83%AA%E3%83%BC https://dpg.danawa.com/news/view?boardSeq=60&listSeq=877378&past=Y [3] “브레디키나와 지아드...에 따르면, 바비니쿠 문화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저항한다. 버튜버들은 연약함, 의존적임, 매력적임과 같이 자기 자신에 내재되어 있지만 동시에 보편적 남성성에 벗어나는 특성들을 수행하기 위해 ‘나’를 표현하고 탐구하는 수단으로서 미소녀 아바타를 선택한다.” 우엉. 2022년 2월 22일. 미소녀를 뒤집어 쓴 남성들. 페미니스트 연구 웹진 Fwd. https://fwdfeminist.com/2023/02/22/vol-7-7/ “바비니쿠들이 미소녀를 연기하며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이분법적 성별의 역할극에 빠져 있는 현대사회에 대한 대안점이 바비니쿠라는 형태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돈선필. 2025년 1월 16일. 레자: 가면보다 무겁고 허물보다 두터운 것. 서울시립미술관 모두의 연구실 ‘코랄’. http://semacoral.org/features/sunpildon-reja-lighter-than-the-mask-thicker-than-the-shell [4] 영이. (2025). 게임 코러스. 워크룸프레스. 53 [5] 안준형. 2021년 5월 1일. 안준형_게임 세계의 유물론적 유령들과 폐쇄성: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안 무너진대요. 크리틱-칼. http://www.critic-al.org/?p=6525 [6] 위의 글 [7] 돈선필. 앞의 글 [8] 안준형. 앞의 글 [9] 森月キャス, Make it!, 2014 [10] 게임 속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추동하는 의지가 된다.” 영이, 앞의 책. 53 [11] “버츄얼 유튜버 팬덤 사이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을 ‘안에 있는 사람(中の人)’이라고 따로 부르는 명칭이 있는 것을 보아도 확실한 현실 인식을 확인할 수 있지요.” 돈선필, 위의 글. [13] Hifumi, inc., Realize!, 2015 [14] @maelbeek (2020). i☆Ris realizeを完コピするオタクおじさんが凄すぎるwww / A man who copies woman's movement perfectly [영상]. 유튜브 쇼츠. https://www.youtube.com/shorts/pDOrdfAcfgg [15] i☆Ris (2025). あの動画、知ってますか…? #プリパラ #i_Ris #アイドル #コピーダンス #UNIDOL #ユニドル2425冬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영상]. 틱톡. https://www.tiktok.com/@iris_official_1107/video/7472738322863934727 [16] タカラトミーアーツ公式. (@tartsPR). “4月4日からの『アイドルタイムプリパラ』放送開始に合わせて、タカラトミーアーツでは名刺交換の代わりに「トモチケ交換」を行なうことが義務付けられました。これから弊社社員と出会うお客様、ぜひパキってください。 #pripara #エイプリルフール #アーツフール .” 2017년 4월 1일. 트위터. https://x.com/tartsPR/status/847976817604427776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윤수빈 2007년부터 시작된 포켓몬스터 시리즈와의 인연으로 게이머가 되었으나, 2023년에 결별을 선언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포켓몬 게임 시리즈의 출력 텍스트인 "햇살이 강해졌다!"가 삶의 모토. 좋아하는 게임이 생기면 동인지를 만드는 삶을 살아왔지만, 2024년부터는 게임 비평이라는 새로운 감상의 언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종종 '룬츠'라는 닉네임으로 2차 창작을 쓰고 그린다.
- [논문세미나] Do Videogames Simulate? - 비디오게임 연구의 오래된 전제에 대한 고찰
시뮬레이션 철학자 폴 험프리스(Paul Humphreys, 1991)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핵심 용도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여기에는 분석적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모델의 해를 구하는 해결책 제공이다. 둘째, 실제 실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너무 비싼 경우 컴퓨터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는 수치 실험이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만들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론 모델 탐구다. < Back [논문세미나] Do Videogames Simulate? - 비디오게임 연구의 오래된 전제에 대한 고찰 27 GG Vol. 25. 12. 10. TEXT: Karhulahti, V.-M. (2015). Do Videogames Simulate? Virtuality and Imitation in the Philosophy of Simulation. Simulation & Gaming , 46 (6), 838–856. doi: 10.1177/1046878115616219 현생과 부동산 이슈로 포기하기는 했으나 한동안 버킷 리스트에 레이싱 게임용 휠과 페달, 전용 시트가 장착된 거치대를 올려둔 적이 있다. <이니셜 D>로 운전을 배운 사람에게 레이싱 게임이 전달하는 사실감은 드리프트 순간 아스팔트의 질감이나 타이어의 마찰력까지도 구현된 듯한 착각을 꽤 오랫동안 불러일으킨다. 비단 레이싱 게임만은 아니다. 과 같은 비행 시뮬레이터는 조종석의 복잡한 계기판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실제 기상 조건까지 반영한 비행기 운전 경험을 구현한다. 이처럼 몰입감 높은 게임 플레이 경험 덕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게임이 현실을 시뮬레이션한다고 표현하는 것을 용인해 왔다. 이는 단순히 플레이어의 감상에만 머무르는 말은 아니다. 게임 연구에서 ‘게임은 본질적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명제는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여졌다. 재현을 토대로 하는 다른 매체와 게임의 변별력이 시뮬레이션에 있다는 주장 역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리학자, 컴퓨터 과학자, 혹은 분석철학자에게 “모든 게임은 시뮬레이션이다”라고 말한다면 이들은 분명 의아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는 단어가 해당 분야에서는 게임 연구에서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더 엄격하고 구체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정의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기도 하다. 과학과 공학에서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모방’이나 ‘재현’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은 과학적 지식을 얻기 위한 정밀한 도구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슈퍼컴퓨터의 복잡한 모델을 떠올려 보자. 이 시스템은 대기의 움직임, 해류의 패턴, 빙하의 융해 속도, 태양 복사 에너지 등 수많은 변수를 실제 물리 법칙에 기반한 수학 방정식으로 계산한다. 항공사에서 조종사 훈련에 사용하는 수백억 원대의 비행 시뮬레이터 역시 특정 항공기 모델의 공기역학, 엔진 특성, 기상 조건, 비상 상황까지 정밀하게 재현한다. 시뮬레이션 철학자 폴 험프리스(Paul Humphreys, 1991)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핵심 용도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여기에는 분석적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모델의 해를 구하는 해결책 제공이다. 둘째, 실제 실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너무 비싼 경우 컴퓨터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는 수치 실험이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만들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론 모델 탐구다. 이 모든 과학적 시뮬레이션의 공통점은 ‘참조 시스템’이 반드시 그리고 명확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후 모델은 ‘지구의 기후’를, 비행 시뮬레이터는 ‘보잉 747’이라는 실제 항공기를 참조한다. 얀 클라버스(Jan Klabbers, 2009)의 정의처럼, 시뮬레이션은 “유효한 대응 규칙을 통해 참조 시스템을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모델이다. 그 목적은 단순히 현실을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미래를 예측하고, 혹은 특정 기술을 훈련하는 데 있다. 반면 게임 연구에서는 이 용어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 오닉시아도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고, <포켓몬스터>의 피카츄도 시뮬레이션이라고 지칭한다. <다크 소울>의 망자의 저주나 <젤다의 전설> 속 마법 시스템 역시 시뮬레이션이라는 범주 안에 쉽게 포함되곤 한다. 여기서 과학자들의 질문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피카츄의 참조 대상은 무엇이며, 마법 시스템이 모방하려는 현실의 메커니즘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것이 핀란드의 게임 연구자 벨리-마티 카훌라띠(Veli-Matti Karhulahti)가 2015년 학술지Simulation & Gaming에 기고한 「비디오게임은 시뮬레이션하는가?(Do Videogames Simulate?)」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논문에서 제기한 핵심 비판이다. 카훌라띠 는 게임 연구가 ‘시뮬레이션’이라는 용어를 과학적·철학적 정의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느슨하고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연구자들은 시뮬레이션의 핵심인 ‘참조 시스템’과 ‘모방’이라는 개념을 사실상 제거해버리고, “컴퓨터로 구동되는 모든 동적 시스템”이라는 의미로 용어를 확장해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장 보드리야르의 ‘하이퍼 리얼’ 개념이 게임 연구에 수용된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시뮬라크르(simulacra)’는 더 이상 원본을 참조하지 않는 복제품, 즉 원본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의미한다. 게임 연구자들은 이를 차용해, 게임 속 드래곤은 원본이 없으므로 현실의 드래곤을 모방한 것이 아니며, 그 자체로 실재하는 시뮬레이트된 드래곤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펜 올셋(Espen Aarseth, 2006)은 “우리는 컴퓨터 게임에서 용을 시뮬레이트할 수 있으며, 실제 세계의 대응물이 없더라도 그 용은 여전히 허구의 용이 아니라 시뮬레이트된 용”이라고 썼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시뮬레이션의 관점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논리적 비약이다. 이러한 용어의 불일치는 단순히 학자들 사이의 말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카훌라띠 가 지적했듯이, 이는 “무관세 학제성(duty free interdisciplinarity)”의 전형이다. 한 분야의 용어를 그 분석적·역사적 맥락 없이 무비판적으로 가져다 쓰는 전형적인 사례로, 실제로 게임 연구가 다른 학문 분야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예를 들어 교육용 게임의 딜레마를 볼 수 있다. 교육학 연구자가 게임 기반 학습의 시뮬레이션 효과에 대해 논문을 쓸 때, 그들에게 시뮬레이션이란 화학 실험이나 역사적 사건과 같은 실제 학습 상황을 재현하는 특정 메커니즘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게임 연구자는 점수, 레벨업, 퀘스트를 비롯한 게임의 모든 동적인 요소를 시뮬레이션으로 이해할 수 있어, 두 연구자는 시뮬레이션이라는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완전히 다른 대상을 논의하게 된다. 카훌라띠 는 배리 앳킨스(Barry Atkins, 2003)를 인용해, 이러한 교육용 게임을 “시뮬레이터의 사생아”라고 부른다. 교육적 메시지와 유희적 경험 사이에서 필연적인 타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 시뮬레이션 개발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의사들은 해부학적으로 100% 정확하고 실제 수술의 물리적 반응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과학적 시뮬레이터를 기대한다. 반면, 게임 디자이너는 조작이 재미있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으며 게임 메커니즘이 흥미로운 컴퓨터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하나의 단어가 양측에서 완전히 다른 기대치를 만들어 내 프로젝트를 표류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철학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만약 게임 속 드래곤이 시뮬레이션이라면, 그것의 참조 시스템은 무엇일까? 일부 학자들은 디자이너의 생각이라 답한다. 하지만 카훌라띠 는 이 주장을 날카롭게 반박한다. 비물질적 참조 시스템인 디자이너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질적 참조 시스템인 실제 현상을 부정하는 것이며, 이는 시뮬레이션 검증의 수단인 테스트를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시뮬레이션은 과학적 도구로서 가장 중요한 속성인 검증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게임이 시뮬레이션인지 아닌지는 과연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이 논쟁은 두 가지 주요 관점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 중심 관점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현실의 무언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그것이 곧 시뮬레이션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며 실제 건축 공학의 원리를 탐구한다면, 그에게 <마인크래프트>는 건축 시뮬레이션이 된다. 또 다른 플레이어가 를 플레이하며 도시 교통 시스템의 혼잡도를 연구한다면, 그것은 도시 생활 시뮬레이터가 된다. 이 관점의 극단적인 예는 자넷 머레이(Janet Murray, 1997)가 제시한 <테트리스> 해석이다. 머레이는 <테트리스>를 1990년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미국 직장인의 삶을 시뮬레이션한다고 해석했다. 블록으로 형상화된 끝없이 밀려오는 업무를 필사적으로 줄 맞추듯 처리하지만, 결국 과부하에 이르러 게임 오버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은 심각한 철학적 문제를 안고 있다. 만약 플레이어의 주관적 해석이 게임의 본질을 결정한다면, ‘시뮬레이션’이라는 개념은 어떤 것도 구별해내지 못하는 무의미한 용어가 되어버린다. <테트리스>가 직장 생활의 시뮬레이션이라면, <캔디 크러쉬>는 제과 산업의 시뮬레이션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시뮬레이션을 ‘은유’나 ‘알레고리’와 혼동하는 것이다. 카훌라띠 가 제안하고 옹호하는 것은 두 번째 관점, 즉 ‘시뮬레이션의 의도적 철학(intentional philosophy of simulation)’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게임은 스스로 무언가를 시뮬레이트하지 않는다. 게임이 시뮬레이션인지 아닌지는 그것을 설계한 설계자의 명확한 의도에 달려 있다. 여기서 ‘의도’란 단순히 디자이너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심리적 상태가 아니다. 그 의도는 반드시 ‘기능적 증거(functional evidence)’로서 게임 아티팩트 자체에 물질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즉, 디자이너가 특정한 현실의 참조 시스템을 모방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게임을 설계했으며, 물리 법칙, 경제 모델, 생태계 순환과 같은 모방을 위한 기능적 메커니즘이 게임 코드와 시스템 속에 실제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심시티>의 개발자 윌 라이트는 실제 도시 계획 이론과 제이 포레스터(Jay Forrester)의 시스템 동역학을 연구하여, 교통 체증, 공해, 범죄율, 세금 징수 시스템 등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도시 모델을 게임에 구현하려 했다. 여기에는 명확한 ‘의도’와 ‘참조 시스템’, 그리고 ‘기능적 증거’가 모두 나타난다. 따라서 <심시티>는 명백한 시뮬레이션 혹은 시뮬레이터다. 반면, <테트리스>의 창시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는 어떤 현실 시스템도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펜토미노>라는 수학적 퍼즐에서 영감을 받아, 떨어지는 블록이라는 순수하게 재미있는 게임 메커니즘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따라서 <테트리스>를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며, 범주의 오류이다. 그렇다면 현실을 참조하지 않는 게임 속 요소들, 즉 드래곤, 마법, 좀비, 외계인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은 무엇일까? 단순한 허구(fiction)일까, 아니면 환상(fantasy)일까? 카훌라띠 와 현대 게임 철학의 맥락을 빌려 여기서 ‘가상성(virtuality)’이라는 대안적 개념을 제시한다. 여기서 가상은 단순히 ‘가짜(fake)’나 ‘현실의 반대(unreal)’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같은 철학자들이 발전시킨 개념에 따라,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잠재성을 지닌, 현실의 또 다른 양태”로 이해된다. 인공 생명 연구의 선구자 크리스토퍼 랭턴(Christopher Langton, 1986)은 가상성을 “너무나 생생해서 생명의 모델이기를 멈추고 생명 그 자체의 예시가 되는” 영역이라고 정의했다. 게임 속 드래곤이나 좀비는 현실 세계의 불완전한 복사본,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게임 세계라는 고유한 맥락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독립적인 대상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가상화된 픽타(virtualized ficta)’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셜록 홈즈를 생각해 보자. 셜록 홈즈는 현실의 런던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코난 도일의 이야기 세계라는 허구적 진실 속에서는 베이커가 221B번지에 살며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왓슨 박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실제적인 인물로 자리한다. 마찬가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드래곤 오닉시아는 그 게임 세계 안에서 실제로 기능한다. 먼지진흙 습지에 서식하고, 화염 숨결을 사용하며,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현실의 어떤 도마뱀도 시뮬레이션하지 않지만, 아제로스라는 세계 내에서는 완벽하게 일관적이고 실제적인 가상적 대상이다. 이러한 구분은 게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게임 속 드래곤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나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게임 세계 속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성공적인 가상적 창조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과 ‘가상성’의 엄밀한 구분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게임의 범주를 훨씬 더 정교하게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다. 명확한 현실 참조 시스템과 모방 의도를 가진 시뮬레이션 게임은 처럼 정확성과 사실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반면, 현실의 일부와 가상적 요소를 결합한 부분적 시뮬레이션 게임은 <심시티>나 <콜 오브 듀티>처럼 현실적 기반 위에 게임적 규칙을 더한다. <다크 소울>이나 <파이널 판타지>와 같은 가상성 게임은 현실 참조 없이 창조된 독립적 가상 세계의 일관성과 독창성으로 평가받는다. 마지막으로 <테트리스>나 <포탈>과 같은 추상적 혹은 절차적 게임은 세계의 재현이 아닌 순수한 규칙과 메커니즘, 즉 절차 자체에 집중한다. 이러한 개념적 구분이 단순히 학자들의 현학적 유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게임 산업과 문화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실천적인 이유가 있다. 연구의 명확성 측면에서, 게임 연구가 교육학, 의학, 공학 등 다른 학문과 성공적으로 대화하고 협력하려면 ‘시뮬레이션’과 ‘가상성’이라는 공통의 언어와 명확한 구분이 필수적이다. 또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게임 개발팀 내부에서 우리는 중세 전투를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을 만든다고 합의했다면, 이것은 단순히 중세 판타지 게임을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며, 역사적 고증이나 물리 엔진의 정확성에 자원을 집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비평의 기준도 확립된다. 비행 시뮬레이터가 실제 비행과 다르다고는 비판할 수 있지만, <엘든 링>의 마법이 현실 물리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고는 비판하지 않는다. 이는 애초에 시뮬레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법적·윤리적 논쟁도 정교화할 수 있다. <콜 오브 듀티>가 실제 전쟁을 시뮬레이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둠>에서 악마를 사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성균관대학교 강사) 홍현영 패미콤을 화목한 가족 구성원의 필수품으로 광고한 덕분에 게임의 세계에 입문했다. <저스트댄서> 꾸준러. 『81년생 마리오』, 『게임의 이론』, 『미디어와 젠더』 등을 함께 썼다.
- [논문세미나] 미국에서의 비디오게임 비평에 대한 개론 - 2017 (원제: Videogame Criticism and Games in the Twenty-First Century)
이번 논문 세미나는 비평 공모전 특집에 맞춰, 시카고 대학 영화 및 미디어학과와 영문학과 연구 교수인 패트릭 자고다(Patrick Jagoda)가 2017년에 쓴 "비디오게임 비평과 21세기 게임"을 다루고 있다. 자고다는 시카고 대학에서 웨스턴 게임 랩(Weston Game Lab)과 미디어 아츠 앤 디자인(Media Arts and Design, MADD) 학부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시카고 대학을 북미 게임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Back [논문세미나] 미국에서의 비디오게임 비평에 대한 개론 - 2017 (원제: Videogame Criticism and Games in the Twenty-First Century) 20 GG Vol. 24. 10. 10. 이번 논문 세미나는 비평 공모전 특집에 맞춰, 시카고 대학 영화 및 미디어학과와 영문학과 연구 교수인 패트릭 자고다(Patrick Jagoda)가 2017년에 쓴 "비디오게임 비평과 21세기 게임"을 다루고 있다. 자고다는 시카고 대학에서 웨스턴 게임 랩(Weston Game Lab)과 미디어 아츠 앤 디자인(Media Arts and Design, MADD) 학부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시카고 대학을 북미 게임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자고다에 따르면, 2017년에 '게임이 예술이다'라는 주장은 이미 너무도 자명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식상한 주제다. 그래서 그는 게임 비평의 필요성을 이론적으로 논증하기보다는, 2017년 당시 미국에서 존재했던 다양한 실험적 게임과 그 비평 흐름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중요한 사건들과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게임들을 기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도 자고다가 언급한 게임들과 비평적 작업을 최대한 빠짐없이 정리하는 방향을 택했다. 수많은 설명을 듣는 것보다, 여기에 언급된 게임들을 직접 찾아 살펴보는 것이 게이머와 게임 비평가들에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의 게임이나 비평을 이상적인 모델로 삼을 필요는 없다. 또한 이 글은 7년 전에 쓰여진 것이므로, 최신 경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게임 비평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글이 실린 게임 제너레이션 20호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임계의 변화 자고다는 2007년을 인디 게임, 아트 게임, 시리어스 게임, DIY 게임 제작, 캐주얼 게임과 같은 다양한 게임들이 눈에 띄게 성장한 시점으로 평가한다. 동시에,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게임적 사고방식이 사회적 도구로서 확장된 중요한 시기로 진단한다. 그가 언급하는 주요 흐름은 다음과 같다: 캐주얼 게임: 2006년 닌텐도 Wii를 시작으로 대중을 겨냥한 게임들이 더욱 활발히 제작되기 시작했다. [예: 위 스포츠 ( Wii Sports , 2006), 타운으로 놀러가요 동물의 숲 ( Animal Crossing: City Folk, 2008)] 작가주의적 게임 디자이너들의 등장: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조나단 블로우(Jonathan Blow), 메리 플라나간(Mary Flanagan), 제이슨 로흐러(Jason Rohrer)와 같은 디자이너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 페세지 ( Passage, 2007), 브레이드 ( Braid, 2008), 플라워 ( Flower, 2009)] 주류 게임사의 변화: 같은 시기, 더욱 복잡한 내러티브와 다층적인 캐릭터를 도입한 게임들이 출시되었다. [예: 바이오쇼크 ( BioShock , 2007), 매스 이펙트 ( Mass Effect , 2007), 폴아웃 3 (Fallout 3 , 2008)] 예술적 기반: 게임에 대한 예술적 논의가 활발해졌고, 예술 분야에서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었다. [예: 스미소니언 비디오 게임 전시회, MoMA의 비디오 게임 컬렉션] 기술 발전: Unity, Twine과 같은 제작 도구와 Steam, PlayStation Network, Xbox Live 같은 온라인 배포 플랫폼이 확산되었다. 제도적 발전: 독립 및 아트 게임 컨퍼런스들이 성장했다. [예: Indiecade, Games for Change Festival, Independent Games Festival] 이와 같은 다양한 발전은 문학 비평의 방법론 역사와 유사한 흐름을 반영하면서, 게임 비평 분야에도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가져왔다. 예를 들면: 역사적 연구: 켄트의 2001년 연구 (Kent, Steven L. The Ultimate History of Video Games: From Pong to Pokémon and Beyond: the Story Behind the Craze That Touched Our Lives and Changed the World. Roseville, CA: Prima Pub, 2001.) 형식주의적 연구: 머레이의 1997년 연구 ( Murray, Janet. Hamlet on the Holodeck: The Future of Narrative in Cyberspace. New York: Free P, 1997.) 현상학적 연구: 수드노의 1983년 연구 (Sudnow, David. Pilgrim in the Microworld. New York: Warner Books, 1983.) 플레이어와 게임 캐릭터와의 동일시: 쇼의 2014년 연구 (Shaw, Adrienne. Gaming at the Edge: Sexuality and Gender at the Margins of Gamer Culture. Minneapolis: U of Minnesota P, 2014.) 놀이와 미학 이론: 업튼의 2015년 연구 (Upton, Brian. The Aesthetic of Play. Cambridge, MA: MIT P, 2015.) 게임에서의 감정에 대한 역할: 이스비스터의 2016년 연구 (Isbister, Katherine. How Games Move Us: Emotion by Design. Cambridge, MA: MIT P, 2016.) 네트워크 비디오 게임에서의 정동: 자고다의 2016년 연구 (Jagoda, Patrick. Network Aesthetics. Chicago: U of Chicago P, 2016.) 디자인과 비평의 교차점 : 슈리에의 2016년 연구 (Schrier, Karen. Knowledge Games: How Playing Games Can Solve Problems, Create Insight, and Make Change. Baltimore: Johns Hopkins UP, 2016.) 게임이란 무엇인가? 자고다는 비디오 게임이 PC, 콘솔, 모바일, AR 등 여러 플랫폼과 장르에서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면서, 무엇을 비디오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졌다고 지적한다. 단적인 예로, 크리스틴 러브(Christine Love)의 아날로그 ( Analogue: A Hate Story , 2012)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에 대한 대중적 반응을 보면, 과거 체스나 바둑과 같은 추상 전략 게임에만 국한되었던 '게임'이라는 범주가, 이제는 멀티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작품에까지 마케팅 용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의 정의에 대한 이러한 모호함은 아날로그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조이 퀸(Zoe Quinn)이 패트릭 린제이(Patrick Lindsey)와 아이작 생클러(Isaac Schankler)와 협업하여 만든 디프레션 퀘스트 ( Depression Quest, 2013)에서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형식과 장르의 관점에서 디프레션 퀘스트 는 대화형 내러티브와 롤플레잉 게임의 융합으로 볼 수 있다. 이 게임은 주로 텍스트 기반의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지만, 게임적 요소인 의사 결정과 정기적인 피드백 시스템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프레션 퀘스트 를 비난하는 이들이 자주 제기했던 불만 중 하나는 이 게임이 '게임이 아니다'라는 주장이었다. 디프레션 퀘스트 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진정한 게이머’와 비디오 게임의 정의를 누가 소유할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었다. 자고다는 디프레션 퀘스트 가 게임이 아니라는 비판이 형식주의적 논의를 방패로 삼아, 게이머 문화의 경계를 고착화하고 외부인의 침범으로부터 방어하려는 보수적 문화적 충동을 은폐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외부인'에는 PC주의를 대표하는 여성과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의 주류적 예시와 깔끔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진지한 예술적 게임이나 DIY 게임 제작자들도 포함된다. 실제로, 이러한 실험적 형식에 자주 사용된 트와인(Twine) 엔진을 활용한 디자이너들 중 다수는 백인, 남성, 이성애자 엔지니어가 아닌, 조이 퀸(Zoe Quinn), 안나 앤트로피(Anna Anthropy), 메릿 코파스(Merritt Kopas), 폴펜틴(Porpentine)과 같은 퀴어 및 트랜스 여성들이었다. 게임이라는 범주를 넘어 게임의 정의가 확장되면서, 오락적 기능보다는 교육적 효과를 강조하는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등장하거나, 게임의 기능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리어스 게임 시리어스 게임은 1970년 클라크 앱트(Clark Abt)가 제안한 개념으로, "분명하고 신중하게 고안된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오락을 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게임을 뜻한다. 2004년에는 사회적 참여를 장려하는 게임의 제작과 배포를 지원하는 게임즈 포 체인지 (Games for Change) 재단이 설립되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리어스 게임들이 등장했다. 다르푸르 이즈 다잉 ( Darfur Is Dying , 2006): 액션과 경영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다르푸르 전쟁과 난민 위기를 다루는 게임. 맥도날드 비디오게임 ( McDonald's Videogame , 2006)과 오일 갓 ( Oil God , 2006): 기업의 탐욕을 패러디한 시뮬레이션 게임. 카트 라이프 ( Cart Life , 2011)와 스펜트 ( SPENT , 2011): 미국의 저취업과 빈곤 문제를 다룬 게임. 페이트 오브 더 월드 ( Fate of the World , 2011)와 바이오하모니어스 ( Bioharmonious , 2013): 기후 변화와 환경 균형 문제를 다룬다. 게이미피케이션: 전통적으로 게임이 아닌 활동에 게임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소비자 행동, 직원 교육, 건강 및 운동 습관, 교육 및 기타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비디오 게임 형태의 매체가 일상 생활의 다양한 측면으로 스며들어 학습을 장려함 [예: 칸 아카데미 (Khan Academy, 2006), F-12 (2013, DirecTV의 직원 교육 게임)] 전문가와 아마추어 모두의 기여를 요청하여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고자 하는 시도들 [예: 폴딧 ( Foldit , 2008), EteRNA (2010)] 개인적인 서사, 혹은 특정 인물의 전기를 다루는 게임들: 메리 플래너건(Mary Flanagan)의 도메스틱 (domestic , 2003): 인칭 슈팅 엔진을 사용하여 어린 시절의 집 화재에 대한 기억을 되새긴다. 안나 앤트로피(Anna Anthropy)의 오마이갓 아 유 올라이트? ( ohmygod are you alright? , 2015): 차에 치인 경험으로 시작하여, 적절한 재정적 자원이 없는 트랜스 여성으로서 병원과 의료를 탐색하는 어려움을 탐구한다. 피터 브린슨(Peter Brinson)과 쿠로쉬 발라네자드(Kurosh ValaNejad)의 더 캣 앤 더 쿠 ( The Cat and the Coup, 2011): 민주적 수단으로 선출된 최초의 이란 총리 모하마드 모사데그를 무너뜨리기 위한 1953년 CIA 쿠데타를 다룬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아트 게임과 게임 아트: “아트 게임” 은 제이슨 로흐러(Jason Rohrer)가 2005년에 제안한 개념으로, 매체의 고유한 속성을 사용하여 예술적, 철학적 문제를 탐구하는 게임을 말한다. [예: 조나단 블로우(Jonathan Blow)의 브레이드 ( Braid , 2008)] 반대로, "게임 아트" 는 존 샤프(John Sharp)가 제시한 용어로, 게임을 이용해 만든 예술 작품을 의미하며, 게임에서 "예술"로 초점을 옮긴다. [예: 코리 아칸젤(Cory Arcangel)의 슈퍼 마리오 클라우즈 ( Super Mario Clouds , 2002)] 게임 비평의 경향 비디오 게임은 이제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일상 생활의 일부이자, 대중 매체로서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개인적이거나 예술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이러한 비디오 게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 비평은 다양한 학제 간 방법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주요 경향을 살펴보면... 게임 미학과 형태 존 샤프의 2015년 연구 (Sharp, John. Works of Game: On the Aesthetics of Games and Art. Cambridge, MA: MIT P, 2015.) 샤프는 사물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암시하는 특성을 설명하는 제임스 깁슨의 "어포던스" 개념을 활용한다. 샤프는 조디(Jodi)의 SOD (2002)와 브렌다 로메로(Brenda Romero)의 씨오칸 레앗 ( Sîochân Leat, 2009) 같은 아방가르드 게임에서 개념적, 형식적, 경험적 어포던스를 분석하며, 그래픽, 서사, 메커닉, 규칙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분석은 형식주의적이지만, 게임 공동체에 대한 이해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샤프는 게임 공동체가 체스를 하나의 게임으로 보는 반면, 예술 공동체는 체스를 예술적 표현의 재료로 보는 관점을 대조하며, 미술사와 시각 디자인의 전통에 기반하여 분석한다. 비디오 게임의 문화와 역사 칼리 코큐렉의 2015년 연구 (Kocurek, Carly A. Coin-Operated Americans: Rebooting Boyhood at the Video Game Arcade. Minneapolis: U of Minnesota P, 2015.) 코큐렉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비디오 게임과 오락실이 미국 남성성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탐구한다. 코큐렉은 이러한 게임들이 젊은 남성들에게 컴퓨터 중심의 화이트칼라 서비스 경제와 규제가 완화된 시장에서 노동자이자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준비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연구는 미국학과 문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게임 자체보다는 오락실 공간, 사진, 기타 역사적 문서에 초점을 맞춘다. 이같은 연구는 게임 문화 연구라는 성장하는 학문 분야에 속하며, 비슷하게는 Twitch TV에서 특정 플레이어를 시청하는 커뮤니티와 e스포츠 관객들에 대한 연구도 유망한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문학 비평과 창작 글쓰기 사이에 큰 격차가 있는 영문학과 같은 학문 분과와 달리, 게임 연구는 이론과 실천을 자주 통합한다. 케이티 살렌(Katie Salen)과 에릭 짐머만(Eric Zimmerman)의 2003년 저서는 형식적인 이론과 실용적인 디자인 조언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Salen, Katie and Eric Zimmerman. Rules of Play: Game Design Fundamentals. Cambridge, MA: MIT P, 2003.) 슈라이어(Schrier, Karen)의 2016년 저서도 학문 분과 간의 경계를 넘는다. 슈라이어는 심리학, 교육학, 비판 이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끌어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을 효과적으로 디자인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Schrier, Karen. Knowledge Games: How Playing Games Can Solve Problems, Create Insight, and Make Change. Baltimore: Johns Hopkins UP, 2016.) 기타 철학과 비판 이론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을 사용하는 연구 맥켄지 워크의 2007년 저서 (Wark, McKenzie. Gamer Theory. Cambridge, Mass: Harvard UP, 2007.) 디지털 게임의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탐구하는 연구 몬포트의 2009년 저서 (Montfort, Nick and Ian Bogost. Racing the Beam: The Atari Video Computer System. Cambridge, MA: MIT P, 2009) 실제 플레이어의 행동을 민족지학적, 질적 방법론을 통해 연구 쇼의 2014년 연구 (Shaw, Adrienne. Gaming at the Edge: Sexuality and Gender at the Margins of Gamer Culture. Minneapolis: U of Minnesota P, 2014) 나아가, 21세기 초반 게임 연구에 중요한 기여자 중 일부인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와 메리 플래나간(Mary Flanagan)은 게임의 형식, 문화, 역사에 주목하면서도 성공적인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김지윤 연세대학교에서 언론홍보영상학과 인류학을 공부하고,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를 전공했다. 부족한 실력으로 게임을 하다가 게임의 신체적 퍼포먼스에 관심을 갖게 되어 게임 연구를 시작했다. 여성 게이머의 게임 플레이 경험을 분석한 석사학위 논문을 써서 2020년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우수 학위논문상을 받았다. 현재 미국 시카고대학 영화·미디어학과 (Cinema and Media Studies) 박사 과정에서 게임문화를 전공하고 있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Ida Jørgensen
Holds a PhD in game studies from the IT University of Copenhagen, Denmark where her research revolved around gender representation, game culture and games as media. Today she works as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Ida Jørgensen Ida Jørgensen Holds a PhD in game studies from the IT University of Copenhagen, Denmark where her research revolved around gender representation, game culture and games as media. Today she works as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Read More 버튼 읽기 Towards more responsible representational practices in games How we talk about a medium reveals a lot about who we consider its target audience or user and what purposes we attribute to their engagement with the medium. The public discourse on digital games in both Europe and North America, have for many years been characterized by the idea, that digital games was, roughly speaking, for young, teenage boys, who spend hours upon hours painted by the luminescence of the computer screen and immersed in mindless entertainment. This was of course never true. 버튼 읽기 The challenges of subscription-based gaming in Europe The last 15 years have witnessed major changes in the way we design and consume games made possible by better and faster internet connections, and new (mobile) technologies. Where computer games were once bought as physical copies in a retail shop, and then required the player to spend hours in front of the family computer or gaming console of the living room, games can now be played everywhere and at any time. But this has not only changed how we consume games, but also how games are designed and put to market. A range of very different new business models and monetization schemes have emerged such as games-as-service, microtransactions, cloud-gaming, in-game advertising along with collectibles and NFT´s and so forth.
- 눈 먼 돈 사냥: 멈춰버린 메타버스와 살아있는 메타버스 진흥법
그 시절의 보도자료 중 대부분은 메타버스-NFT&P2E 소식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기업이 '메타버스'를 선언했다. 게임사는 물론이고 통신사, 제조사, 심지어 은행까지 너도나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들의 보도자료는 놀랍도록 비슷했다. 실체가 모호한 가상공간 그림 몇 장에 'MOU 체결', '생태계 확장', '미래 선도' 같은 단어들이 버무려져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은 메타버스를 완성할 열쇠처럼 여겨졌다. < Back 눈 먼 돈 사냥: 멈춰버린 메타버스와 살아있는 메타버스 진흥법 25 GG Vol. 25. 8. 10. 지금으로부터 대략 5년 전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자.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모두가 집 밖을 나가기 꺼리던 시절, 필자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도 유례없는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으로 가득 찬 출근길 지하철을 탈 수 없다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하릴없이 침대에 누워 보도자료를 읽던 때였다. 필자는 또렷이 기억한다. 잠옷 바지에 와이셔츠를 챙겨 입고 화상인터뷰를 했던 나날들을. 공교롭게도 그 시절에는 읽을 만한 보도자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야외활동 대신 집에서 게임을 즐기라는 세계보건기구의 조언 덕인지 게임 유저는 날로 늘어갔고 매출도 잘 나왔지만, 모두가 원격으로 일을 해야 하는 시기여서 정작 다룰 만한 신작 소식은 드물었다. 여러 주요 기업들은 개발자들에게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제안하면서 화제가 됐고, '단군 이래 최대 연봉 인상 직종'이라는 농담까지 돌았다. 그 시절의 보도자료 중 대부분은 메타버스-NFT&P2E 소식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기업이 '메타버스'를 선언했다. 게임사는 물론이고 통신사, 제조사, 심지어 은행까지 너도나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들의 보도자료는 놀랍도록 비슷했다. 실체가 모호한 가상공간 그림 몇 장에 'MOU 체결', '생태계 확장', '미래 선도' 같은 단어들이 버무려져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은 메타버스를 완성할 열쇠처럼 여겨졌다. 과문한 필자의 눈에는 대단히 기이한 광경이었다. 수십 년간 'MMORPG' 또는 '가상세계' 내지는 그냥 '게임'이라고 불러온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메타버스'라는 이름표를 달고 미래를 구원할 신개념으로 등장한 것이다. 필자와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이들이 결코 적지 않았으나, 이 광풍은 수년간 꺼질 줄 몰랐다. 돌이켜보면 좋지 않은 어감의 게임 대신에 '메타버스'라는 비전을 판매하는 것이 더 쉽고 빠르게 투자를 유치하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 소란스러운 시장의 움직임을,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기회'의 신호로 읽었다. 기업들이 열광하고 언론이 떠드는 이 '메타버스'라는 것을 국가적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조급증이 퍼져 나갔다. 2025년, 지금 미디어에서 메타버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극히 줄어들었다. 그때 메타버스가 온다던 분들은 지금 인공지능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혹스럽다. 물론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결합을 추구할 수 있을 일이지만, 이렇게도 하나의 개념이 반짝였다가 수그러들 수 있는 것인지. 하지만 지금부터 필자가 하려는 이야기는 제법 씁쓸하다. 기술 유행어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정책이 어떻게 산업 생태계를 왜곡하고 '눈먼 돈'의 향연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소극이자 비극이다. 메타버스의 홍보에는 이런 이미지가 왕왕 쓰였다. (출처: 블록체인어스) # 눈 먼 돈 사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기왕 과거로 온 김에 시계를 조금만 더 돌려보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행어가 널리 유포되던 2016년 10월, 정부는 VR을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2020년까지 VR 전문기업 50개 육성, 1조 원 규모의 신시장 창출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됐다. 언론은 연일 VR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국방, 의료,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이에 발맞춰 과기정통부와 문체부는 수천억 원의 R&D 및 콘텐츠 제작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앞다퉈 VR 체험관을 구축하며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예산 편성 소식에 전국의 연구자들과 기업도 발빠르게 반응했다. '다누리 엔진'도 그중 하나였다. 2015년부터 7년간, 357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국책 사업이다. 국산 VR 엔진과 저작도구를 개발해 외산 기술에 대한 종속을 끊고, 'K-VR' 생태계를 자립시키겠다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오늘날 이 VR 엔진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감사 결과로 이 모든 것은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났다. 감사를 해봤더니 연구를 주관하는 기관이었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실제로 엔진을 개발하지 않았다. 이들이 일을 맡긴 민간 기업이 가지고 있던 외산 엔진(아마 두 엔진 중 하나일 것이다)의 소스코드를 거의 그대로 복사해 '다누리'라는 이름만 붙여놓고는 "자체 개발한 국산 엔진"이라며 허위로 보고했다. 이뿐 아니라 이 엔진은 실사용이 불가능한 미완성 상태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제자가 창업한 업체에 7억 원 규모의 용역을 몰아주고, 공동연구기관으로부터 1천만 원의 현금을 받는 등 개인 비리까지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국산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기술 사기와 부패가 공공연하게 벌어진 것이다. 이 '다누리 엔진' 사건은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었으나 어떻게 보면 수면 위로 드러난 하나의 관행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특별하거나 일회적인 일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모습은 필자가 반복적으로 목격해 온, 기술 유행을 좇는 '눈먼 예산'이 만들어내는 왜곡된 산업 생태계의 단면에 불과하다. 팬데믹 시절, 필자가 메일로 받은 무수히 많은 보도자료는 대체로 그 유행을 만들어내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었다. 눈 먼 돈 사냥 생태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필자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눈먼 돈 사냥’에는 일종의 패턴이 있다. — 과제가 뜰 수 있도록 외곽에서 부채질을 한다. VR나 메타버스는 거기에 동원된 중요한 개념어였다. 공무원들이 설득되고 정부 과제 공고가 뜬다. 이때 일을 쉽게 만들기 위해 산학협력단 또는 컨소시엄을 조직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사업계획서에는 온갖 유행어가 삽입된다. 때로는 내부자의 비호 아래 기술도 경험도 없는 업체가 수억 원의 용역을 수주하기도 한다. 이렇게 선정된 기업들은 단기 결과물 납품에만 집중할 뿐, 지속적인 서비스 운영이나 고도화에는 관심이 없다. 만들어서 납품하면 시쳇말로 ‘땡’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인력은 흩어지고, 결과물은 방치된다. 전국적으로, 장기적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지금부터 하나씩 그 예를 불러드리겠다. 오세훈 시장이 65억 원을 투입하고도 하루 이용자 수백 명을 넘기지 못한 채 사라진 <메타버스 서울>, 10억 원을 들여 만들었으나 조악한 품질로 외면받은 <잼버리 메타버스>와 새만금의 실물 체험관, 통영 VR존, 광주 VR/AR 제작거점센터, <메타버스 대구>, <부산 메타버스>, <전주·익산 도서관 메타버스>, <강원 청소년 동계올림픽 메타버스>, 이밖에 셀 수 없이 많은 각종 VR, 메타버스 제작 지도 자격증과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들… 정부의 VR 사업 진흥 정책으로 본격화된 업계의 관행은 코로나19라는 새로운 흐름을 타고 메타버스라는 유행을 만나게 됐다. 수십억 규모의 메타버스 지원 사업이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도 활발하게 서비스되는 메타버스는 사실상 없다. 돈만 쓰고 활용도가 지극히 낮은 결과물만 남게 된 것이다.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프로젝트는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 이제 그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되었다. 다누리 엔진이라는 것이 있었다. 2016년 정부는 VR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지만,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누리 엔진은 특별한 먹거리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출처: 다누리 엔진) # 후일담이 되었어야 할 이야기 ‘가상현실’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이제는 잠잠해졌다. 우리는 일상을 회복했고, 메타버스는 빠르게 잊혀져 갔다. 팬데믹도, 메타버스 유행도 끝났지만, 지금은 법이 남게 됐다. 후일담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른바 '메타버스 진흥법'이 통과되어 법전에 명문화됐다. 미증유의 아이러니다. 2024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같은 달 8월 시행을 시작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은 전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진흥 법률이다.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하여금 3년마다 '가상융합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 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원칙을 적용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법령이 없거나 불분명할 경우, 일단 허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나중에 규제하는 원칙을 명문화했다. 또 정부 주도의 직접 규제보다는 민간 중심 자율규제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성했다. 이 법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현행 '게임산업법'과의 중복 및 충돌 문제를 안고 있었다. 문체부는 메타버스 안에 게임이 있다면 당연히 게임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제페토>와 <이프랜드> 등의 메타버스가 등급분류를 피하게 되고, P2E의 뒷문을 열어버리면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네이버제트를 포함한 업계와 과기부는 메타버스를 게임과 다른 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게임법의 엄격한 규제를 피하려 했다. 결국 접점은 '메타버스 안에 게임이 있다면 게임법의 적용을 받는다'라는 애매한 지점에 형성되었고, 혼란이 해결되기 전에 네이버제트를 제외한 다수의 사업자들이 메타버스에서 한 발 빼면서 지금의 애매한 형국이 나타나게 됐다. 업계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설명하다가, 자신이 설명하려던 사업을 접어버렸고, 법은 남아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꼴이 되었다. 과기부 장관의 기본계획 정도가 거의 유일한 쟁점인데,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 개발 기반 조성을 위한 국책사업을 펼칠 수 있다. 그동안 필자는 이 국책사업이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관해서 길게 설명해드렸다. 여기서는 그만 이야기하겠다. 지난 상반기, 서울회생법원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컬러버스에 파산을 선고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가 주도하던 프로젝트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SKT의 <이프렌드>도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여러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거의 빛을 보지 못했다. 미래를 예견하기는 어려운 일이나, 지금까지의 메타버스는 명백히 실패했다. 과거를 점검하고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포스트모템이나 백서라도 잘 남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그런 일도 하지 않았다. 공공의 지원사업은 물론이요 사기업의 메타버스가 얼마나 근시안적인 프로젝트였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하긴 페이스북도 메타로 사명을 바꾸었으니 국내 기업만 탓할 일은 아니다. 혹자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으나 그 물꼬도 좀처럼 트이지 않고 있다. 화려한 구호와 넘치는 지원사업 대신에 냉철한 평가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한국형 인공지능을 다누리 엔진처럼 만들 수는 없을 일 아닌가.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융합세계 분야 규제 개선방안 도출 과정표. 과기정통부는 아직 이 계획에 대해 입장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 (출처: 과기정통부) Tags: 게임산업, 정책, 공공기관, 메타버스, 산업진흥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기자) 김재석 디스이즈게임 취재기자. 에디터와 치트키의 권능을 사랑한다.
- Three Trends in Western AAA Games Research: Creators, Culture, and Cash.
The AAA space continues to be one where art, industry, and culture coalesce. What games research attunes us to most is that each of these elements, while moving forward, seems to be stuck in stasis where the problems of the past remain unresolved. In the pleasure of the next big release, the anticipation of the next hype cycle, and the excitement of the next awards ceremony, it’s clear that AAA development is no-doubt heading full-bore into a future of even greater artistic heights, but these heights come with even more troubling extremes. Despite interventions on the part of games journalists and academics, and mobilization attempts from game workers, long-standing and pervasive issues with the legitimacy of games, and the exploitation of workers and players alike, persist. Academic work on the AAA space shines a spotlight on the issues that continue to go unresolved while major gaming studios propel forward in the perpetual quest for artistic recognition, prestige, and the almighty dollar. < Back Three Trends in Western AAA Games Research: Creators, Culture, and Cash. 10 GG Vol. 23. 2. 10. On December 8th, 2022, the 9th iteration of The Game Awards, a Hollywood-style awards show “celebrating the best in games,” streamed live to 103 million viewers. 1) Not unlike the Oscars, The Game Awards is an amalgamation of industry recognition for games large and small, a validation of the artistic or technical merits of games, and an indicator of the cultural spaces games are being marketed towards. While The Game Awards does recognize smaller games, it is largely part of the cultural apparatus of AAA marketing and recognition for the most recent blockbuster games. Indeed, the Game Awards have been a hype and marketing machine, where numerous awards are given out rapid-fire style without ceremony or acceptance speeches to make room for trailers, first-looks, and gameplay premieres, some of which include elaborate musical presentations, or lead-ins from super-star creators like Hideo Kojima, famous for the Metal Gear franchise (Konami), and more recently Death Stranding (Kojima Productions, 2019). The largest AAA titles such as last year’s God of War: Ragnarok (Sony, 2022) and Game of the Year Winner Elden Ring (FromSoftware, 2022) get the lion’s share of the screen time, and while smaller games are not forgotten, it is mainly a night to celebrate and market big budget and mainstream games. Not inconsequentially, the night ended with a now-infamous young man crashing Hidetaka Miyazaki’s acceptance speech - another reminder that no matter how much we dress up mainstream games culture there is a level of meme-driven social deviance bubbling beneath the artifice. This confluence of socio-economic forces as seen through the pageantry of The Game Awards is emblematic of three linked trends within Western research on the AAA game space: First is the creative domain and the artistic merits of big budget games. Second is the cultural domain, which is concerned with both the studio spaces and work environments that produce and ship these large-scale projects, which tie into the cultures of play that grow out of communities of players. Third is the monetary element through the marketing and monetization of games as premium entertainment experiences. This article is a brief introduction to a small portion of the discourse around these trends in the context of AAA games. To begin with the creative and artistic merits of games, it’s important to understand that a great deal of media and scholarly attention on games into the late 1990s and early 2000s focused on the harms and benefits of games on society, with the largest emphasis on the impact of violent gaming content on children and youth. 2) While many players and some scholars of this time implicitly understood games as having artistic value, there was a prevalent current of thought that saw games as a lesser media form. As Felan Parker notes, the discussion around games and their artistic merit came about in the wake of American film critic Roger Ebert’s notorious, and still oft-quoted comments, “that games can never be art,” between 2005 and 2010. 3) More attention within journalism and academic spaces was reserved for this debate in the wake of these comments, and one strategy to uplift games from this ‘non-art’ assumption was to elevate game designers as auteur figures, not unlike world-famous Hollywood directors who are able to leave a distinct artistic flourish on their games. 4) This trend is still visible through the elevation of key directors at The Game Awards just a few months ago. AAA games, due to their high visibility and large budgets for production and marketing, maintain a status as flagship games for new consoles. They are also more likely to be games that push the technological limits of design, and so dominated the discussion of artistic games until the indie boom of the early 2010s. Brendan Keogh notes that AAA game studios operate under large publishers most interested in making profits, and so many games designed within a AAA framework have traditionally been conventional or risk-averse. 5) Yet, the legend of the videogame auteur continues, and games like Kojima’s Death Stranding (Kojima Productions, 2019) can make unconventional choices regarding gameplay and aesthetic, while ‘indie’ games make up a much smaller portion of games discourse than they did through the 2010s. In part, AAA has both been influenced by and co-opted elements of ‘Indie’ design and aesthetic. 6) There are certainly familiar AAA games that do not defy convention with any regularity, such as annual sports releases or FPS franchises like Call of Duty (Activision). Awards season, and to a larger extent games journalism, has adapted to celebrate a form of AAA game that takes the familiar tropes and genre conventions of yesteryear’s big budget titles while providing the slightest bit of something new or challenging to our collective sensibilities, thereby offering a hint of indie spirit that upholds the idea that these titles are the products of auteurs. In part because the ‘are games art’ debate is still alive in popular culture, players and the industry support this arrangement because it seems to validate gaming as an activity, while elevating the cultural cache of games which will ultimately sell more copies and grow the consumer base. The inner workings of the AAA studio space are unfortunately lost in the emphasis of the auteur figure, but this has also been taken up in academic work on AAA games. There are two prominent topics when thinking about AAA work culture: overwork and the gendered work space. An early piece on overwork in the games industry was written by Dyer-Witheford and de Peuter in 2006, and examined labor exploitation, burnout, worker turnover, and struggles to unionize within this extreme work culture. 7) Twelve years later, in 2018, former Kotaku writer Jason Schreier posted an exposé on the overwork, or ‘crunch culture’ within Rockstar Games as the company was finishing work on Red Dead Redemption II (Rockstar Games, 2018). 8) Despite being a known issue within big budget game development for nearly two decades, crunch persists and continues to be a key topic of analysis, particularly as scholars explore possibilities for unionization and workers rights. 9) Related to this is the gender divide within game studios. Drawing from a 2013 Game Developer’s Magazine survey, deWinter and Kocurek point out that “the gendered disparity in salary is significant in all areas of game employment except programming and engineering (which is 96 percent male).” 10) Contrary to assumptions that this is because women to not play games or are averse to entering the games industry, deWinter and Kocurek found that women were far more likely to be alienated by the workplace culture that has itself been influenced by the toxic and misogynist elements of game culture, and as a consequence would burn out more quickly and leave the industry. 11) Much of the work written on games culture indirectly engages with AAA games precisely because of this feedback loop between the culture and the workplace. Critically, any change to either the player culture or work culture of gaming needs to occur simultaneously between the labor and leisure spaces of gaming culture. Recently much of the focus on AAA games, and gaming in general, has been on business models and monetization. In particular, the prevalence of microtransactions, loot boxes, and battle passes. While these tend to be associated with mobile and free-to-play games, there is no set definition for AAA games and so there is no inherent exclusion of a game from the AAA category based on a free-to-play model. As Daniel Joseph’s work on battle passes shows, big-budget games produced by large studios, such as Apex Legends, DOTA 2, or Fortnite, can use free-to-models and microtransactions as the primary method of monetizing their games. 12) Importantly for Joseph, these models effectively turn games into shopping platforms that obfuscate their primary goal of extracting money from the consumer. 13) Exactly how predatory these models are becoming is of great concern, as is the way microtransactions change what kinds of AAA games are being made as there is a much larger emphasis on the service, or seasonal model of games precisely because they can make more money off of their players. It isn’t just a question of exploitation, but how these monetization models change the way AAA games are made and how they’re consumed. Building on the labor issues within AAA design, this also is creating new forms of crunch, as Joseph points out that Fortnite developers “...reported exhausting 100-h work weeks due to the massive success of the game and the drive to constantly be developing for the next season and battle pass.” 14) The AAA space continues to be one where art, industry, and culture coalesce. What games research attunes us to most is that each of these elements, while moving forward, seems to be stuck in stasis where the problems of the past remain unresolved. In the pleasure of the next big release, the anticipation of the next hype cycle, and the excitement of the next awards ceremony, it’s clear that AAA development is no-doubt heading full-bore into a future of even greater artistic heights, but these heights come with even more troubling extremes. Despite interventions on the part of games journalists and academics, and mobilization attempts from game workers, long-standing and pervasive issues with the legitimacy of games, and the exploitation of workers and players alike, persist. Academic work on the AAA space shines a spotlight on the issues that continue to go unresolved while major gaming studios propel forward in the perpetual quest for artistic recognition, prestige, and the almighty dollar. 1) Zheng, Jenny. “The Game Awards 2022 Received Over 103 Million Views, Sets New Viewership Record.” Gamespot. December 16th, 2022. 2) Ivory, James D., “A Brief History of Video Games.” The Video Game Debate: Unraveling the Physical, Social, and Psychological Effects of Digital Games. Edited by Rachel Kowert and Thorsten Quandt. New York and London: Routledge, 2016, 16-17. 3) Parker, Felan. “Roger Ebert and the Games-as-Art Debate.” Cinema Journal 57, no 3 (2018):77-79. 4) Ibid., 95-96. 5) Keogh, Brendan. “Between Triple-A, Indie, Casual, and DIY: Sites of Tension in the Videogames Cultural Industries.” The Routledge Companion to the Cultural Industries. Edited by Kate Oakley and Justin O’Connor. New York and London: Routledge, 2015. 153-154. 6) Lipkin, Nadav. “Examining Indie’s Independence: The Meaning of ‘Indie’ Games, The Politics of Production, and Mainstream Co-optation.” Loading… The Journal of the Canadian Game Studies Association 7, no 11 (2012): 8-15. 7) Dyer-Witheford, Nick, and de Peuter, Greig. “‘EA Spouse’ and the Crisis of Video Game Labour: Enjoyment, Exclusion, Exploitation, Exodus.” Canadian Journal of Communication 31, no 3 (2006): 599-617. 8) Schreier, Jason. “Inside Rockstar Games’ Culture of Crunch. Kotaku. October 23rd, 2018. 9) Cote, Amanda, and Harris, Brandon, C. “‘Weekends Became Something Other People Did’: Understanding and Intervening in the Habitus of Video Game Crunch.” Convergenc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New Research into Media Technologies 27, no.1 (2021): 161-176. 10) deWinter, Jennifer and Kocurek, Carly. “” Gaming Representation: Race, Gender, and Sexuality in Video Games. Edited by Jennifer Malkowski and Treaandrea M. Russworm.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7, 65. 11) Ibid. 12) Joseph, Daniel. “Battle Pass Capitalism.” Journal of Consumer Culture 21, 1 (2021):68-83. 13) Ibid., 81. 14) Ibid.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Marc is a PhD candidate in Concordia University's department of communication studies in Montreal, Canada. Marc’s research focuses on toxicity in online games. He is driven to understand toxic phenomena in order to help create more positive conditions within games with the ultimate hope that we can produce more equitable and joyful play experiences for more people. He has published on the Steam marketplace and DOTA 2, and is a co-author of the upcoming Microstreaming on Twitch (under contract with MIT Press). (Game Researcher) Bora Na I'm a game researcher. I've been playing games for a long time, but I happened to take a game class at Yonsei University's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fter graduation, I sometimes do research or writing activities focusing on game history and culture. I participated in , , and so on.
- 여벌의 생명선_2인용 로컬 협동게임 속 목숨의 구도
이혼을 결정한 부부 코디와 메이의 영혼은 부모의 이혼을 막고 싶은 딸 로즈가 빈 소원 때문에 조그마한 목각 인형에 씌게 된다. 자기들 나름의 추론을 거쳐서, 인형으로 전락한 부부는 딸의 눈물이 저주를 풀게 해주리라고 판단한다. 두 사람은 세계에 육박하게 거대해진 아이의 놀이방을 헤매면서, 로즈가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인형 큐티를 찾는다. 큐티를 망가뜨리면 속상한 아이가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 Back 여벌의 생명선_2인용 로컬 협동게임 속 목숨의 구도 24 GG Vol. 25. 6. 10. 이혼을 결정한 부부 코디와 메이의 영혼은 부모의 이혼을 막고 싶은 딸 로즈가 빈 소원 때문에 조그마한 목각 인형에 씌게 된다. 자기들 나름의 추론을 거쳐서, 인형으로 전락한 부부는 딸의 눈물이 저주를 풀게 해주리라고 판단한다. 두 사람은 세계에 육박하게 거대해진 아이의 놀이방을 헤매면서, 로즈가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인형 큐티를 찾는다. 큐티를 망가뜨리면 속상한 아이가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부부는 미로를 헤매고 퍼즐을 풀고 미친 청소기와 싸우는 우여곡절 끝에 장난감 왕국의 여왕 큐티와 마주하게 된다. 자기를 해치려 들자, 큐티는 자신의 운명에서 도망치려는 헛된 발버둥을 치면서 넝마가 되어간다. 마침내 부부는 무력화된 인형을 절벽으로 끌고 가고, 합심해서 무저갱만큼 깊은 놀이방 바닥에 밀어 넣는다. 이 처형을 진행하기 위해서, 게임은 언제나 그래왔듯 두 사람분의 협동을 요구한다. 게임 디자이너 요제프 파레스(Josef Fares)가 설립한 헤이즐라이트 스튜디오의 <잇 테이크 투It Takes Two>는 2인용 로컬 협동게임이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은 함께 게임을 할 플레이어를 자동으로 배정해 주지만, 로컬 협동게임은 자동 배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시작부터 두 사람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2인용 로컬 협동게임은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서 기획된다. <잇 테이크 투>의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시큰둥한 부부인 것도, 어쩐지 불쾌하게 친근한 부부 상담가처럼 구는 하킴 박사가 여정의 안내자인 것도 기획에 어울리는 설정인 셈이다. 두 플레이어 모두 카메라를 자기 뜻대로 조작할 수 있도록 게임 화면은 자주 두 개로 분할된다. 가능한 이동의 양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3D 공간상에서 주목해야 할 퍼즐 요소 역시 다르게 주어진다. 두 플레이어는 자기 몫의 퍼즐을 풀기 위해 선제 되어야 할 행위를 요청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긴밀하고 상보적인 공조를 통해서만 그들은 닫힌 문을 열고 장애물을 뚫을 수 있다. 큐티를 처형장으로 끌고 가는 시퀀스 역시 이 공조로부터 예외가 아니다. 큐티는 마분지 로켓을 타고 도망치려다 추락하고 속절없이 인형 뽑기 통에 갇힌다. 화면은 분할되지 않고, 시네마틱으로부터 플레이 화면으로 분절 없이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본래 두 손으로 조작하도록 만들어진 인형 뽑기 집게의 계기판은 플레이어의 아바타에 비해 너무 거대하다. 코디는 조이스틱을 조작하고, 메이는 방향키를 그 위에서 풀쩍풀쩍 점프하면서 버튼을 짓눌러야 한다. 큐티는 정형행동을 하는 동물처럼 빙글빙글 돌며 집게를 피하려 하고, 공황에 빠져 흐느낀다. 간신히 큐티를 집어 올리는 데 성공하면, 큐티의 다리는 인형 배출구에 걸려 버린다. 각자의 아바타가 큐티의 팔을 한 짝씩 쥔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은 버튼을 연타해서 큐티를 잡아당긴다. 억지로 당겨진 인형의 한쪽 다리가 뜯겨 나간다. 발버둥 치는 큐티를 놓치지 않고 어떻게든 끌고 가기 위한 조작이 계속 진행된다. 큐티는 친구 로즈한테 도움을 요청하며 울부짖고, 기어서라도 탈주하려 몸부림치다 귀까지 잃는다. 코디와 메이는 플레이어의 조작에 인도되어 느릿느릿 지지부진하게 코디를 절벽으로 끌고 간다. 주인공들에 비하면 거대하지만 무력하고 취약한 코디의 몸은 공격성이 배제된 밀가루 포대와 같다. 코디와 메이는 몸서리치며 외친다. "이 일이 다 끝나면 우리는 상담을 받아야 해." 그들은 어쨌거나 함께 그 일을 해낸다. 부부는 영영 목각 인형으로 살 수는 없지 않냐는 합리적인 이유로 살해를 감행한다. 전문가와의 사후적인 상담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처치하는 걸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장난감과 레고 블록과 타일이 널브러진 세계에서, 플레이어 역시 "살아있고 소리 지르는" 생명을 죽이는 느린 협업을, 일치된 버튼 연타와 섬세한 조작을 강제 받는다. 이야기는 이후 당면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진정으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나아가긴 한다. 그렇지만 포로를 처형하는 과정을 연상시키는 충격은 교과서적인 메시지로 무마되기에는 지나치게 강렬하다. 자기 잇속만 따지는 어른들의 공모로서 협동의 기제가 나타나는 이 시퀀스는 속도감 있는 전환과 유쾌한 게임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잇 테이크 투>에서 돌출적일 정도로 느리게, 긴 시간을 들여 전개된다. 그런데 게임의 줄거리는 마치 그 일이 일어난 적 없었다는 식으로 흘러간다. 결말부에서 주인공 부부는 여태까지의 반목이 없었다는 듯이 급작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를 도모한다. 그들은 로즈와 다시 화목한 가족으로 돌아간다. 식상한 결말이라면 식상한 결말일 것이다. 그런데 플레이어의 의식 속에선 절박하고 동물적인 생존의 갈구가 모두 실패하고 공포와 고통 속에서 떨다가 추락하는 봉제 인형 스너프가 여전히 어른거린다. 새된 어린아이 목소리로 말하는 유아적인 인형을 처분하기 위해 일치단결하는 시퀀스는 필요 이상으로 불쾌하고 잔혹한 농담으로 의도된 것만 같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적인 게임을 기대한 사람들에게서 평을 깎아 먹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불쾌함까지 포함해서, <잇 테이크 투>의 농담은 게임 내의 협동 행위에 대해 흔히 이뤄지는 가치 평가에 대한 유의미한 재고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협동'은 게임이 폭력과 반사회성을 부추긴다는 혐의에 저항하며 게임을 변호하는 대항 무기로서 기능해 온 키워드다. 비디오 게임의 심리적 효과를 공정하게 다루려 노력하는 문헌들 다수가 게임이나 게임의 표면적 폭력성이 문제가 아니라 경쟁적 환경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이월슨 등이 진행한 연구는 피실험자에게 <헤일로Halo>와 같은 폭력적인 게임들을 경쟁적으로, 혹은 협동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든 결과, 협동적으로 플레이한 경우 오히려 사회적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1] 최근의 연구는 게임 내외로 이뤄지는 협동적인 상호작용을 일면적으로 긍정하기를 넘어서, 그것이 동질적이고 유독한 게임 커뮤니티를 형성할 때 발생하는 문제 역시 활발히 다룬다. 그렇지만 사회성의 함양과 관련하여 논의되는 '협동'은 대체로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협동인 경우가 잦다. 그건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친분이 배제된 낯선 사람들이 임시로 팀을 이뤘을 때 목표 달성을 위한 의사소통을 어떻게 행하는지 살피는데 더 용이한 게임 문법을 갖추고 있고, 동시대의 게이머에게 온라인 멀티플레이 환경이 더 익숙하고 보편적이기 때문일 테다. 이런 멀티플레이 협동 게임의 재미는 현실과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회적인 관계를 꾸리는 재미와 맞닿아 있지만, 2인용 로컬 협동 게임은 그 조건상 완전히 다른 제반에서 재미가 작동한다. 요제프 파레스는 2인용 로컬 협동 게임을 제작하는 의도가 "함께 스토리 경험을 공유하는 것"과 만난다는 걸 밝힌 바 있다. [2] 2인용 로컬 협동 게임이 가진 계보와 환경은 소위 "스토리 경험의 공유"에 방점이 찍힌다는 점에서 멀티플레이 상의 협동과 궤를 달리한다. 이 2인용 협동 비디오 게임의 역사는 이 인용 조종간을 갖춘 형태가 대부분인 아케이드 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우리의 UX를 찾아서: 오락실 코옵을 추억하다"는 "서로의 캐릭터에 더 도움이 되는 버프 아이템(또는 무기)를 양보하는 미덕"과 "나는 살아남았지만 혼자 남아서 플레이하기 싫어 2p를 부활시키기 위해 선뜻 100원을 내"는 실천들이 뒤얽힌 아케이드 오락실을 회상한다. [3] 서로의 생명을 100원짜리 동전을 대신 지불해 기꺼이 상대의 목숨을 연장하는 협력의 동인은 기기가 변화하며 새로운 경향성을 띠게 된다. 콘솔로 옮겨간 2인용 협동 플레이는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제공되는 사례가 많다. 본래 싱글 플레이에 기반을 둔 게임에 두 사람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아바타를 추가하는 식이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마리오와 루이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커비와 웨이들 디, <컵헤드>의 컵헤드와 머그맨, <컬트 오브 더 램>의 어린 양과 검은 염소가 대표적인 쌍일 테다. 2p 아바타는 자주 오리지널 주인공의 혈육이거나 절친한 친구이거나 상대의 보색을 띤 분신으로 설정된다. 두 캐릭터의 역할이 주인공과 보조자로 분명히 나뉠 수도 있고, 싱글 플레이 주인공과 복제 수준으로 유사한 능력과 기술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때 두 번째 플레이어, 2p의 경험은 조작 실력과 게임에 대한 이해도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플레이어 역시 아우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놀이터가 아닌 비디오 게임에서 '깍두기'를 들이는 것과 유사하다. 2p 플레이는 필수로 강제되지 않는다. 그건 게임을 함께 경험하고 싶은 아이, 가족, 친구, 연인, 동생을 포함하기 위한 기능이다. 로컬 2인용 협동의 선택지는 그저 게임을 '시청'하는 게 아쉽고, 조작하고 놀고 고투하며 밀고 나가는 게임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소망에 대한 응답으로 작동한다. 그로부터 2인용 협동 게임의 보편적인 생존 양상이 나타난다. 한 플레이어가 게임 오버를 맞이해도, 다른 플레이어가 살아남았다면 플레이는 계속된다. 마치 아케이드 게임에서 2p 플레이어를 위해 동전을 넣으면 계속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두 사람이 동시에 게임 오버를 맞지 않는 이상 게임 오버를 맞은 이도 금방 부활할 수 있다. 시간적인 지연을 두거나 다음 스테이지까지 조작을 할 수 없는 식의 일시적인 페널티를 받을 뿐이다. 게임의 난이도에 따라서 페널티의 수준은 달라지지만, 2p 옵션에서 동반자로 인해 겪는 불편이나 다툼의 여지가 최소화된다는 점은 공통된다. 함께 게임을 하는 상대를 탓하며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2인용 협력 플레이에서, 두 사람의 플레이어는 서로에게 있어 여벌의 체력, 생명, 하트이며 게임 오버를 막는 보증이다. 그들은 분명 분리된 캐릭터를 조종한다. 그렇지만 플레이어는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듯이, 죽은 이후에도 상대를 통해 게임이 지속될 수 있음을 안다. 더불어 그 지속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염두에 두고 협상한다. 나는 너보다 체력이 많이 달아서 금방 죽을 테니까, 더 공격적으로 근접전을 벌이거나 방어적으로 보조하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커비와 웨이들 디는 아이템을 먹어 획득할 수 있는 추가 '하트'를 뽀뽀로 상대에게 나눠 줄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서 주고받아지고 타협이 이뤄지는 건 생명이 아닌 생명의 은유고, 그 생명의 은유는 계속해서 가상의 시공간을 전개해 가고, 게임을 진행하고, 역경을 돌파하기 위해 필요한 권한 자체다. 두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생명이 편리하게 유연한 공유물이란 점에서, 2p 협동 플레이는 연대책임을 강제하고 그 강제가 재미의 일부가 되는 멀티플레이 게임들의 방식과 대척점에 있다. 연대책임 멀티플레이의 가혹한 판본 중 하나인 <체인드 투게더Chained Together>와 대조해 본다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다만 2p 협동 플레이의 선택이 극적으로 난도를 낮추거나 쾌적하기만 한 플레이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싱글 플레이를 위해 구성된 화면이기에 상대 아바타의 활달한 움직임 자체가 나의 이동과 조작에 가야 할 시선을 분산시키고 산만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헷갈리지 않게끔 두 캐릭터가 완전히 구별되는 색깔을 키 컬러로 가짐에도 불구하고 혼선은 일어난다. <컵헤드>와 같이 난전이 벌어지는 고난도 게임에선 협동플레이가 싱글 플레이보다 더 어렵다고 여겨진다. 2P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비디오 게임이 대체로 횡 스크롤 혹은 탑다운 뷰 게임에 기반을 두는 시리즈인 까닭도 카메라의 주도권과 초점을 누가 가져가야 하냐는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커비 디스커버리>는 카메라가 세 축으로 모두 움직일 수 있는 3D 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커비를 조작하는 이가 카메라의 조작 능력을 가지고, 플레이 영역에서 웨이들디가 벗어나면 자동으로 커비 곁에 소환되게 했다. 두 플레이어가 같은 화면을 바라보게 끔 하는 보이지 않는 불편한 강제력이 작동하고 있음을 플레이어는 실감할 수밖에 없다. <잇 테이크 투>와 마찬가지로, <웨이 아웃Way Out>, <스플릿 픽션Split Fiction>에서도 헤이즐라이트 스튜디오의 게임들은 분할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카메라의 주도권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은 이인 협력 플레이가 선택지이기를 넘어서, 시작부터 이인 협력 플레이를 위해 디자인된 구성이기에 가능하다. 두 게임에서 분할 화면이 줄곧 유지되는 건 아니다. 횡 스크롤과 탑다운 뷰를 동원해 2인용 협동 플레이에 친숙한 다종의 게임 문법을 참조하기도 한다. 그렇게 3D 공간 상의 퍼즐, 파쿠르, MMOPRG, 레이싱의 동사들이 대거 공존하는 협력 게임이 된다. 게임 오버의 기준은 위에서 소개한 2인 협력 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두 플레이어의 아바타가 동시에 죽는 것이다. 다른 플레이어가 생존해 있다면, 내가 아무리 기가 막힌 실수를 해서 아바타를 죽이기를 반복하더라도 게임 오버는 일어나지 않는다. 매분 매초가 아슬아슬한 생존의 기로로 화하는 액션 시퀀스에선, 죽은 이가 부활하는 데 약간의 '쿨타임'이 요구된다. 남은 이는 그 쿨타임 시간 동안 홀로 살아남아서 게임 오버를 막을 수 있다. 사실 게임 오버 자체도 크나큰 실패로 의미화되진 않는다. 짧은 간격으로 이뤄지는 자동 저장이 플레이어를 게임 오버 거의 직전의 순간으로 되돌려 놓는다. 설령 둘이 나란히 죽는다 해도 다시 새로운 방식의 협동을 빠르게 시도해 볼 수 있다. 가상의 시공간을 전개해 가고 게임을 진행하고 역경을 돌파하기 위해서 필요한 권한, 정체되지 않고 움직여 가는 이야기의 생명은 이런 죽음과 부활의, 정지와 재생의 재빠른 교대를 통해서 힘을 얻는다. 그런데 이 교대는 서로가 생명선 손금의 연장이 되어주는 협력 플레이의 플레이어성 역시 변화시킨다. 어쩐지 일론 머스크를 닮은 사악한 출판사 사장이 불공정 계약으로 작가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뽑아내 XR로 재구성하겠다는 괴상한 계획을 펼친다는 배경에서 시작하는 <스플릿 픽션>를 살펴보자. 이 계획에 걸려든 상극의 성격, 상극의 취향인 두 여자 주인공 미오와 조이는 각자가 만든 픽션 속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판타지풍의 세계관을 함께 오가며 미래형 사무라이가 되거나 톨킨 풍의 판타지 마법사로 활약한다. 게임적인 숏폼의 릴레이를 구성하려는 듯이 카메라, 화면 분할, 조작 방식, 액션 양상은 쉴 새 없이 변화한다. 두 플레이어의 아바타는 단순히 시각적 일관성이나 유사성에 일치되지 않고, 협력의 두 축을 이루는 매개체로서, 위아래로 흔들어 움직일 수 있는 시소의 양 끝으로 인식된다. 우화를 연상케 하는 시퀀스 하나가 이것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조이가 어린 시절에 쓴 동화 속 세계에 미오와 조이는 귀여운 돼지가 된 채로 떨어진다. 한 돼지는 마법 방귀로 멀리 날아갈 수 있고, 다른 돼지는 목에 달린 스프링을 사용해 높이 튀어 오를 수 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법 돼지 농장의 마법 돼지를 조작하며, 플레이어는 협력해서 퍼즐을 풀어나가야 한다. 집채만 한 거대 돼지나 날개 달린 돼지에 슬슬 익숙해지고 이 세계도 썩 나쁘지 않고 유쾌하단 걸 받아들일 무렵이면, 미오와 조이는 퍼즐 풀이 끝에 도착한 종착지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간다. 그 미끄럼틀은 사실 도축 공장의 기계로 이어진다. 두 돼지는 이제 식탁 위의 소시지가 되고, 불판 위를 구른 후 서로에게 케첩과 마요네즈를 칠해줘야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 "그래, 우리 자신을 굽지 않을 이유가 없지!" 플레이어의 조작을 통해 접시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은 마침내 인간에게 먹힌다. 너는 나의 게임플레이를 지속하도록 해줄 지렛대이며 여벌의 심장이다. 나는 너의 게임플레이를 지속하도록 해줄 지렛대이며 여벌의 심장이다. "두 사람이 드는(It takes two)" 일이란 건, 두 사람이면 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잇 테이크 투>에서, 갚아야 할 대출금과 이혼 문제와 독박 육아 및 출퇴근으로 닳을 대로 닳은 부부 코디와 메이는 토이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동적인 무생물의 세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어린 딸의 환상 세계를 돌파해 간다. <스플릿 픽션>에서 출판 계약이 절실한 무명작가 미오와 조이는 자신들의 머릿속에 잠들어 있거나 폐기된 픽션의 세계를 돌파해 간다. 너와 나는 동격이지만, 그 외의 여타 존재자는 너와 나만큼 동격으로 부상하거나 하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모든 걸 함께 감수할 수 있다. 우리의 놀이를 지키기 위해 희생 제의의 공범이 될 수도 있고, 우리의 놀이를 지속하기 위해 도축되고 먹히도록 서로를 부추길 수도 있다. 우리는 그로서 그토록 함께한다. 2인용 로컬 협력 게임의 상호 의존은 로맨틱하면서도 섬뜩해질 수 있는 폐쇄성을, 개인화되기보다 공모됨으로써 드러나는 폭력성을 도주로 없이 경험하는 환경을 이루기도 하는 것이다. 인형 살해와 돼지 자살을 다루는 두 개의 농담은 2p 로컬 게임의 협력 방식에 함축될 수 있는 폐쇄성과 폭력성을 까뒤집어 보인다. 이 분절적인 농담들은 협동 플레이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목숨' 개념을 통해 공동체에 대한 편안한 긍정으로 이어지기 쉬운 협동 개념이 그보다 복잡함을 드러내고 있다. 2인용 로컬 협동게임이 같은 화면을 바라보고 함께 떠들면서 게임을 하는 친근한 두 플레이어를 전제한 로컬 환경에서 대체로 진행됨을 고려해 상상하자. 전략적인 협력을 도모하던 대화가 끊긴다. 어색한 정적이 끼어든다. 황망한 웃음을 터뜨릴 수도 있다. 서로를 바라보면서 '어... 이게 대체 뭐지?' 하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이미 받아들이고 익숙해진 협동의 조작은 진행될 것이다. 게임의 진행을 위해 두 사람이 함께 필수적으로 겪고 공유해야 하는 "스토리 경험"이란 그러한 불편한 침묵과 괴리를 함께 감내하는 차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다. [1] Ewoldsen D, Eno C, Okdie BM, Velez J, Guadagno R, et al. (2012) Effect of playing violent video games cooperatively or competitively on subsequent cooperative behavior.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15: 277–280 [2] Regan, T., & Fares, J. (2025, February 18). ‘No micro transactions, no bullshit’: Josef Fares on Split Fiction and the joy of co-op video games. Tom Regan. The Guardian . Retrieved May 30, 2025, from https://www.theguardian.com/games/2025/feb/18/josef-fares-interview-split-fiction-coop-video-games . [3] 우리의 UX를 찾아서: 오락실 코옵을 추억하다 . 게임제너레이션 GG. (2022, October 10).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14df370d-2dfd-4c3f-b711-79e58f3b5cc5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성훈 문학을 전공했다. 게임과 만화를 좋아한다. <심즈 4>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게임인데 1500시간 정도 했고 그게 수치스러운지 웃긴 건지 헷갈린다. 뚜이부치란 필명으로도 활동한다.
- ‘K-의 거짓’ : 으로 바라보는 스탠드 얼론 게임을 향한 갈망
이라는 이례적인 작품의 사례는 그 플레이 경험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대항 담론이라는 것이 어떠한 기준점에 부합함과 부합하지 않음으로 나뉘며 게이머 커뮤니티의 ‘진정성’을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 Back ‘K-의 거짓’ : 으로 바라보는 스탠드 얼론 게임을 향한 갈망 15 GG Vol. 23. 12. 10. “난 바다 건너 아침의 나라 출신이야. 어떤 곳인지는 묻지 마. 그곳에 대해서는 나도 딱히 말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은 벨 에포크 시기의 가상 도시 크라트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서 등장하는 NPC 유제니는 거의 유일한 동양인 소녀다. 유제니는 그의 고향을 ‘아침의 나라’라고 직접 밝힌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줄곧 서구에 해설되던 1800년대의 조선을 인용하는 셈이다. 기술자로서의 열정을 감추지 않는 유제니는 작중에서 주인공의 장비를 강화하고 수리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주인공이 여정을 진행하며 크라트라는 세계의 상을 완성해가는 동안, 유제니는 그 한 축이 된다. 그리하여 시계태엽과 기계장치로 맞물린 크라트의 테크놀로지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는 동시에 아침의 나라는 아득한 온정의 저편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설정은 콘솔 게임 세계로의 진출을 열망하며 발현된 국내의 이야기 구도를 유비적으로 환기한다. , 자랑스러운 ‘국산 트리플 A’ 은 국내 게임사인 네오위즈 산하의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개발되었다. 온라인이 아닌 싱글 플레이 게임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스탠드 얼론 게임으로 분류된다. 장르는 일본의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유래한 소울라이크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전투를 치르고, 맵을 탐색하고 보스와 전투를 벌이는 것을 주축으로 한다. 일반적인 한국 게임이 ‘리니지라이크’로 요약되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확실히 이질적이다. "소울라이크 팬이라면 만족"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낸 은 ‘국산 트리플 A 게임’으로 자부심을 담아 호명된다. 국산이라는 호명 뒤로는 그간 한국 게임이 어떤 맥락에 놓여 있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제 된다. 2022년 기준으로 게임 이용자가 74.4%에 달할 정도로 게임을 향유하는 사람은 많고 1) , 문화예술진흥법의 대상으로 편성되었지만 정작 문화로서의 위상을 뒷받침할 만한 자국 게임이 부족하다는 절박함이 크게 자리한다. 수용자의 불만은 생산자들의 요구와도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 “수익성 등의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했다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최지원 디렉터의 인터뷰 멘트 2) 는 자신을 개발자와 수용자 모두를 아우르는 재미-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의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와중에 한국 게임계가 주력하던 온라인 분야에서도 중국의 선두가 이어지며 위기의식이 짙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뉴스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을 서치해보면 ‘MMORPG’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과 같이 반대 항으로 설정된 장르가 함께 인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출시된 은 한국 디지털 게임의 역사에서 특수한 좌표를 설정한 작품으로 위치 지어진다. 우선 콘솔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도 성공적인 판매를 거두었다는 측면이 강한 인상을 남긴 듯하다. 10월 17일 기준으로 은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장을 달성함으로써 상업성을 입증했다. 판매의 9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침체된 한국 게임 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제시한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특히나 코로나 특수가 끝나며 전체 게임 이용자의 비율이 현저히 줄어든 시점이다 3) . 콘솔 게임은 드물게 이용률 증가를 경험한 영역으로 부각되었다. 이에 의 성공 경험에 비추어 포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제시되기도 한다. 4) 그러는 한편, 다른 측면에서는 작품성에 관한 논의가 검토된다. 일반적으로 게임전문지가 기존의 소울라이크 게임과 문법을 인용하며 게임의 작품성을 평가한다. 즉 이 이미 형성된 문법으로서의 소울라이크를 얼마나 충실히 좇는지가 주로 서술된다. 그 안에서 게임의 독자성을 부각하는 요소로는 “최적화”와 “그래픽”이 꼽힌다 5) . “세계적인 개발사들도 PC 구동 환경 마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대에, 독보적으로 완벽한 최적화를 구현해 놀라움을 샀다” 6) , “시원한 타격감, 독특한 세계관, 사실적인 그래픽 등도 호평을 받았다”와 같은 기술이 대표적이다. 7) <폭스 레인저>와 으로 보는 스탠드 얼론 게임의 과거와 현재 이처럼 을 둘러싼 기사들을 읽다 보면,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 그와 관련해 당시에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지 불쑥 궁금증이 든다. 한국 게임의 역사를 죽 훑었을 때, 스탠드 얼론 패키지 게임의 시원은 1992년에 발매된 <폭스 레인저>에 닿는다. 이 작품은 소프트 액션 사에서 개발되었다.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발매된 최초의 PC 패키지 게임으로 거론된다. 소프트 액션은 “PC 통신망을 통해 한 스테이지만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개용 버전을 배포하는 마케팅 기법을 구사”하고, “‘고급 기술’이 구현되었다는 것에 맞춰” 게임을 홍보했다 8) . 이와 같은 지점은 정식 출시 이전에 데모판을 공개함으로써 플레이어를 유치하고 게임의 최적화 수준을 주요한 홍보 지점으로 세운 을 연상케 하는 측면이 있다. 당시의 언론 보도는 외국산 게임에 잠식된 한국을 위기로 진단한다. “일본·미국산이 90%이상을 차지하는 전자게임시장”이라는 문구를 통해 게임 선진국으로 어떤 나라가 상정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은 게임의 개발과 게임 향유 문화의 측면에서 모범상으로 자주 거론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는 사뭇 비장하게 강조된다. 수출주도 경제를 추구하는 기조, 그리고 다가오는 정보화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필요는 인기 작품 <폭스 레인저>를 개발한 남상규를 “컴퓨터 산업 전사”로 일컫기도 한다 9) . 인터뷰에서 그는 “한글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일본 가나 글자를 독해하며 게임에 몰두하는 현실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바라보며 “어떤 소프트웨어보다도 게임 소프트웨어의 국적을 찾는 일이 급하다”고 모종의 사명감을 드러낸다 10) . 이때 게임에서 언어는 ‘우리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남상규의 인터뷰를 염두에 두고서 2023년에 발매된 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이 게임이 별도의 한국어 음성 없이 영어만 녹음한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게임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작중 인물인 소피아는 주인공에게 닿길 바라며 말을 건네고, 그리하여 “Can you hear me?”는 그를 어둠으로부터 깨워낸다. 이는 이 글로벌 게임 체인에 깊이 가닿고자 하는 열망과 겹쳐 보인다. 실제로 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게임 패스에 입점했으며, 초국적 기업이 견인하는 거대 콘솔 플랫폼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하여 로컬과 글로벌 사이에서 경합하는 접두사 ‘K-’가 구현된다. 이 접두사는 한국을 환기하면서도 “국가 지리적 범주를 넘어” “원산지가 외국인 콘텐츠를 전유한 사례”로서 복잡한 의미항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11) . 즉 은 소울라이크라는 같은 장르를 즐겨 온 전 세계 게이머에게 호소한다. 그러는 동시에 국내의 게이머들에게는 양질의 게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다. 그 결과 게임 문화장에서 선진국으로 간주해온 국가와 상호 동등한 주체로 서고 싶다는 국내 게이머들의 기대가 충족된다. 이 같은 점은 을 리뷰하는 매체들에서 드러난다. 독특하게도 몇몇 기사들은 이전에 소울라이크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이 없으며 이 첫 소울라이크 게임이라는 점을 밝히고 시작한다. “처음 플레이해보는 기자에게도 P의 거짓은 그야말로 ‘신세계’”와 같은 문장에서 “소울라이크 초심자가 즐겨본 P의 거짓은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입문용 소울라이크 타이틀’”로 이어지는 흐름은 사뭇 모순적으로도 들린다 12) . 그러나 여기서 발생하는 결절점을 ‘초대 받음’의 감각으로 읽는다면 어떨까. 은 소울라이크로 상정된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과 한국인 게이머 사이에 놓인 매개물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게임’에 가닿고자 하는 열망 소울라이크 게임에 ‘초대 받음’으로써 느끼는 기대나 흥분이 작품이 제공하는 경험에서 비된다. 한편으로 ‘초대’는 안과 밖의 구분을 상정한다. 그렇다면 어디가 글로벌 콘솔 게임의 내부고 외부일까? 따라서 소울라이크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경험한 긍정적인 기분이 사회적 맥락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일이 필요해진다. 미아 콘살보는 <애니팡>과 같은 캐주얼한 소셜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 기존의 게임 개발자 및 커뮤니티가 이를 두고서 ‘진정한 게임’이 아니라며 적대하던 현상에 주목한다. 이에 ‘진정한 게임’과 ‘그렇지 못한 게임’을 가르는 기준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제시한다. 첫 번째는 과거에 어떤 ‘적통’ 게임을 만들었는지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게임의 메커닉이다. 손가락 터치 몇 번 만으로 간편하게 수행되는 모바일 게임은 키보드·마우스 및 게임 패드와 같이 복잡하고 정교한 조작으로 구동하는 게임에 비해 일견 하찮게 느껴진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은 진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닿게 된다. 이러한 기준들을 적용하여 만들어지는 상상의 ‘게이머’ 커뮤니티는 진정한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구분하는 룰을 영속화한다. 그러한 열망은 왜 한국에서 게임과 친숙한 이들이 에 환호하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13) . 물론 첫 번째 기준을 문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의 위상은 다소 애매해진다. 한국 게임사는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을 구가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MMORPG 중심으로의 전환을 거치며 “아케이드 게임과 비디오 게임 위주의 세계 게임 시장의 표준적인 흐름과 뚜렷이 구별되며 철저하게 온라인 게임에 편향된 성장”을 이뤘다. 을 개발한 네오위즈의 경우 <맞고>와 같이 소셜 카지노게임이 매출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실적을 견인해왔다. 즉 ‘진정한 게임’과 거리가 먼 게임을 서비스 해 왔던 온라인 게임 회사들이 다시금 콘솔 게임의 주축이 되고 있다. 그들이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어 게임 문화를 제고하기를 바라는 갈망은 “게임 강국 한국에서는 왜 GOTY수상작이 안 나오는 걸까?”와 같은 IT 기사의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유추된다 14) . ‘게임 강국’이라는 말에서 전제되는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매끄럽게 구현한 한국의 거대 게임 산업 맥락이다. 물론 배틀 그라운드가 고티를 탄 사례가 있지만, 이 기사에서 비교항으로 설정되어 거론되는 작품은 ‘위쳐 시리즈’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같은 스탠드 얼론 게임이다. 그 같은 논리 설정은 온라인이 ‘진정한 게임’과 일정 부분의 거리가 있음을 드러내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을 ‘진정한 게임’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항은 소울라이크라는 장르에서 강하게 유래한다.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성장한다’는 구현함으로써 직관적인 호소력을 지닌다. 이는 많은 모바일 게임이 간단한 터치로 수행되며, 성장의 감각이 플레이어가 아닌 캐릭터에 축적되는 것과 대비된다. 플레이어의 성장은 그 신체나 인지에 귀속됨으로써 고유성을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하고 정교한 메커닉을 신체적으로 습득하고 구현한다는 ‘진정한 게이머’ 판타지가 충족된다. 여태껏 게임 담론의 역사는 크게 규제 담론과 산업 담론으로 요약되었다. 중독의 대상이자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해 오락물로서의 게임, 그리고 해외 수출을 견인하는 자랑스러운 국력으로서의 상품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게임 중독 담론에 위기감을 느낀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의 사망’을 부르짖으며 ‘게임은 문화’라는 선언을 방어적으로 되풀이하기도 했다. “오래되고 어색한 슬로건” 15) 이지만 동시에 문화가 품은 넓은 의미에 기대어 역량을 발굴할 가능성을 제시할 수도 있다. 게임이용의 문화사를 발굴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라는 이례적인 작품의 사례는 그 플레이 경험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대항 담론이라는 것이 어떠한 기준점에 부합함과 부합하지 않음으로 나뉘며 게이머 커뮤니티의 ‘진정성’을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1)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전체 게임 이용률」, 『2022 대한민국게임백서』, 2023, 6쪽. 2) 이시영, 네오위즈 'P의 거짓', "기괴하지만 아름다워야한다", 고집스러운 철학 녹여내다, 2021.11.30.등록, 게임조선,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855993&memberNo=12478036 3)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3.10.19. 4) 조충희, 네오위즈 'P의 거짓' 성공, 내년 쏟아지는 콘솔 게임에 대한 기대와 우려, 2023.10.22. 비즈니스 포스트,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565 5) 김승주, [리뷰] "진실 혹은 거짓" P의 거짓은 재미있나요?, 디스이즈게임, 2023.09.14.등록. https://m.thisisgame.com/webzine/nboard/16/?n=176290#:~:text=%EC%B4%9D%ED%8F%89%ED%95%98%EC%9E%90%EB%A9%B4%20%3CP%EC%9D%98%20%EA%B1%B0%EC%A7%93,%EC%9D%98%20%EA%B1%B0%EC%A7%93%3E%EC%9D%80%20%EA%B2%B8%EC%86%90%ED%95%A9%EB%8B%88%EB%8B%A4 . 6) 길용찬, 프롬도 이건 배워야 한다, 'P의 거짓' 업계 최장점 2가지, 2023.10.19.등록, 게임플, https://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420 7) 피노키오 마법 통했다...네오위즈 ‘P의 거짓’ 콘솔 3관왕 비결은, 2022.08.31.등록, 뉴시스,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20830_0001996358 8) 남영. "1990년대 한국 PC 게임 산업: PC 게임 개발자들의 도전과 응전." 한국과학사학회지 39, no. 1 (2017): 33-63. 9) 박종성, 新世代(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3) SW의 승부사들, 1993.04.16. 경향신문,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0) 김명환, "우리말로 게임" 국산개발 활기, 1993.01.15. 조선일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1) 박소정. "확장하고 경합하는 K :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본 K 담론에 대한 분석." 한국언론학보 66, no. 4 (2022): 146-147, 10.20879/kjjcs.2022.66.4.005 12) 차종관, 못 깨는데 어떻게 리뷰를 써요…‘P의 거짓’ 해봤더니 2023.09.27.등록, 쿠키뉴스,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309260243 13) Mia Consalvo·Christopher A. Paul, "Facebook Games Were Evil", Real Games: What's Legitimate and What's Not in Contemporary Videogames, 2019:The MIT Press. 14) 김혜지, 게임 강국 한국에서는 왜 GOTY수상작이 안 나오는 걸까?, 2020.05.15.등록, 앱스토리, https://news.appstory.co.kr/report13261 15) 최태섭, 모두를 위한 게임 취급 설명서, 한겨레출판: 2021, 18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자기 소개 :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데스티니2를 오래 즐겨왔고, 다음 작인 마라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익숙한 게임이 주는 재미와 낯선 경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보려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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