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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ights, Fears, and Fallout: Layers of Horror in Popular Gaming

    In my personal gaming history I have two distinct memories of fear. The first time I was truly scared while playing a game was during the first Resident Evil in what has become a notorious scene from the game. Though at the time Resident Evil felt more like a slower action game than a horror game, there was one key moment when the player walks down a hallway when suddenly one dog, then another bursts through the windows from the outside causing fright, disorientation, and panic. This is an example of a pretty standard jump scare in games (and other media), and though it did frighten me at that moment, I didn’t carry any greater fear of those dogs and what they represented beyond a slightly heightened anxiety while I walked the halls of Spencer Mansion. < Back 19 GG Vol. 24.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Game Researcher) Cortney Blamey

  • 물류는 게임 속에 어떻게 재현되는가

    물류 전문기자로 살아온 것이 어언 10여년. 필자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으니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이다. 물류(物類)란 그 단어가 품은 의미처럼 ‘만물의 이동’이다. 우리가 물류라고 굳이 인식하진 않겠지만,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오늘 입고 신은 옷가지와 신발, 식당에서 사용한 식기와 반찬 종지까지 모든 것에는 물류가 따라왔다. < Back 물류는 게임 속에 어떻게 재현되는가 18 GG Vol. 24. 6. 10. 물류 전문기자로 살아온 것이 어언 10여년. 필자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으니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이다. 물류(物類)란 그 단어가 품은 의미처럼 ‘만물의 이동’이다. 우리가 물류라고 굳이 인식하진 않겠지만,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오늘 입고 신은 옷가지와 신발, 식당에서 사용한 식기와 반찬 종지까지 모든 것에는 물류가 따라왔다. 그리고 물류는 많은 경우 효율을 목표한다. 역시나 인식하진 않았겠지만, 이미 우리는 자연스럽게 생활 속 물류 효율을 높이고자 노력한 경험이 있다. 예컨대 늦잠으로 지각 위기에 처한 어느 날 지하철, 버스, 택시, 전동킥보드, 도보 등 각종 이동수단을 조합하여 회사까지 이동하는 최단경로, 최단시간을 구해본 기억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물류가 추구하는 ‘최적화’다. 혼자만 이동하는 것은 그나마 쉬워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수천~수만명에 달하는 직장인들의 주거지부터 회사까지 특정 시간의 출근 이동을 ‘최단 시간’을 목표로 최적화하고자 한다면 어떨까. 여기에 5000원 이하의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걸려있다면 어떨까. 갑작스러운 폭우와 지하철 노동자들의 파업이 겹쳐버렸다면 어떨까. 최단 시간을 산출하기 위해 고려할 변수는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개인의 경험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범위를 아득히 넘어선다. 흔히 우리는 화물을 나르는 택배기사, 창고 노동자의 집품과 포장 업무와 같이 눈에 보이는 단순 반복 노동만을 ‘물류’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각 기업 물류 관리자들이 하는 일은 노동집약적인 물적 이동(물론 이들도 급하면 단순 반복 노동 현장에 투입된다.)이 아니다. 각자의 제약조건 속에서 비용 절감이나 일정 % 이상의 당일 출고율과 같은 서비스 지표 달성을 목표로 모든 물류를 최적화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물류’는 가상 세계에도 존재할 수 있나 모든 이동의 맥락에 ‘물류’가 녹아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가상 세계인 게임 속에서도 물류는 존재한다. 그리고 게임 속 물류에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효율을 추구하고 있다. 예컨대 <마비노기>에서 이동수단인 ‘말’을 구매하여 탑승한다면, 말이 없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필드를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와 동승자의 시간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그 자체로 과시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말은 멋있으니까. 다른 예로 <디아블로>의 인벤토리와 창고는 그 자체로 최적화의 도구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 속에서 가치 있는 것을 추려서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니 말이다. 공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치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가치 있는 것을 남기는 선택의 연속을 강요받는데, 현실 세계의 물류에서도 이와 유사한 맥락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속 물류가 추구하는 효율화의 방향은 현실 속 물류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꽤나 다르다. 그 이유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현실과 연동되지 않은 가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물류는 실체의 이동을 다루지만, 게임의 물류는 가상의 데이터 패킷의 이동을 다룬다. 따라서 게임 속에서 보관하거나 이동시킨 재화는 게임 안에 남아있을 뿐 현실의 가치로 연결되지 못한다. (메타버스 시대(?)가 왔다지만, 아직 가상의 물류를 완연하게 현실의 움직임으로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다. 산업용 디지털 트윈이 어느 정도 그 역할을 할 뿐.) 이러한 차이점으로 인해 게임 속 물류는 현실 속 물류가 추구하는 ‘비용 절감’이라던가 ‘생산성 향상’과 같은 목표를 추구하기 어렵다. 대신 전혀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그것은 애초에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인 ‘재미’에서 찾을 수 있다. 게임 속 물류 또한 플레이어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갖은 예외를 허용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해도 과언 아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본다. 데스 스트랜딩과 유로트럭 : 재미가 ‘목적’인 경우 코지마 히데오의 <데스 스트랜딩>은 세간에 ‘택배 게임’이라 알려졌으며, 이는 어느 정도 틀린 말이 아니다. 초자연적인 재난으로 멸망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묵시록 세계관의 미래에서 ‘전설의 배달부’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이 겪는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주 내용은 특정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다양한 물성의 화물을 가능한 빠르고, 안전하고 확실하게 운송하는 것이다. 물류학 교과서에 나오는 현실 물류의 목적인 3S(Speedy, Safety, Surely)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이 정말로 현실 세계 택배기사의 하루하루를 다룬 게임이었다면 재밌었을까. 여러 주거단지를 돌면서 하루에만 300여개에 달하는 박스를 묘기처럼 배송하는 현실 택배 업무를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게임을 한다면 처음에는 재밌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이 매일매일 똑같은 곳에서, 거의 동일한 업무로, 오랜 시간 반복되면 어떨까. 더군다나 현실 속 물류는 물량을 나른 만큼 ‘돈’이라도 주는데, 게임 속 물류는 실체적인 보상은 아무 것도 없다. 당연히 플레이어는 금방 싫증을 내게 될 것이다. 여기서 진짜 화물운송 하는 시뮬레이션인데 ‘힐링 게임’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유로트럭 시뮬레이터>를 꺼내면서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건 진짜 현실 세계 화물운송 트럭커의 일상을 다룬 게임이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로트럭 시뮬레이터>에서도 재미를 위한 많은 예외조건들이 설정돼있다. 먼저 유로트럭 플레이어들은 현실 세계 트럭커처럼 ‘삶’의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스스로 일거리를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유럽 도시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유랑을 떠나는 선택을 해도 괜찮다. 처음에는 트럭커로 시작할지언정, 성장 과정을 거치며 거대한 운송회사를 경영하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또 사고에 대한 위협에서도 자유롭다. 장시간 휴식을 취하지 않고 운전을 계속 하면, 화면이 블랙아웃 되는 졸음운전까지 구현된 <유로트럭 시뮬레이터>지만, 졸음운전의 결과가 ‘죽음’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km로 달리다가 5중 추돌 사고가 나더라도 <유로트럭 시뮬레이터> 세계관에서는 그대로 업무 재개가 가능하다. 벌금과 수리비만 좀 차감될 뿐이다. 물론 어느 순간이 되면 운행 과정에서 차감된 예산으로 인해 파산을 걱정하는 단계가 올 수 있지만, 알게 뭐람. 다시 시작을 누르면 그만이다. <데스 스트랜딩>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건 ‘택배도’ 하는 게임이지, 택배만 하는 게임이 아니다. 처음에는 인편으로 배송 업무를 하다가 점차 바이크 등 운송수단을 활용할 수 있고 드론, 로봇 등 대신 물류를 시킬 수단들도 추가된다. 심지어 택배기사의 역할을 뛰어넘어서,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나 집라인 인프라를 설치하는 등 건설 시뮬레이션과 같은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게임 내 ‘물류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는데, 점점 택배왕이 돼가는 캐릭터를 보면서 MMORPG에서 레벨업을 하고 강해지는 내 캐릭터를 보는 것과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어느 단계에 도달하면 이후 택배를 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플레이어의 의지다. 광활하게 펼쳐진 <데스 스트랜딩>의 오픈월드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재미를 준다. 묵시록 세계관의 북미 대륙을 유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그 와중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체험할 수 있다. 택배화물을 노리는 사이버펑크 도적단(뮬)과 초반에는 공격할 수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BT)들이 필드를 돌아다님은 물론이고, 피부에 직접 닿으면 급격하게 노화돼 죽음에까지 이르는 비(타임폴)가 내리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것들은 현실 물류에서는 당장 내일 물류 업무를 그만둬야 하는 대재앙이지만, 게임 속에서는 그저 극복해야 할 대상이자 재미 요소다. 게임 시작 시점에는 대항할 수단조차 마땅치 않았던 적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쉽게 소탕할 수 있는 대상이 되며, 더 나아가선 택배랑 상관없이 액션 게임처럼 게임을 즐기는 것도 플레이어의 자유가 된다. <올팜>과 <치킨 키우기> : 재미가 ‘수단’인 경우 앞서 설명했던 게임 속 물류가 그 자체로 게임을 하는 이유가 되는 ‘재미’를 만드는 장치 중 하나로 기능했다면, 게임 속 물류를 재미와는 별개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 또한 존재한다. 앞서 완연한 메타버스 따위는 없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게임 속 물류가 현실 가치와 일부나마 결합되는 사례들이 나타난다. 어느 순간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앱테크 게임(앱을 통해 재테크가 가능한 게임)’이라 불리는 이들이 대표적인 예다. 올웨이즈의 <올팜>을 시작으로, 컬리의 <마이컬리팜>, 오늘의집의 <오늘의 가든>, 두잇의 <치킨 키우기>, 11번가의 <11키티즈>, 이마트의 <이마트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앱테크 게임은 하나 같이 식물이든, 동물이든, 치킨이든 무언가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들을 목표한 수준까지 성장시킨다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현실 세계의 무엇인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팜>의 경우 나무를 다 키우면 고구마 등 현실 세계의 작물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치킨 키우기>에서 병아리를 다 키우면 교촌치킨 허니콤보 한 세트를 배달 주문할 수 있다. 게임에서의 노력이 진짜 현실 세계 물류와 연결돼 플레이어에게 ‘실물 상품’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앱테크 게임은 일반적인 게임과는 운영 목표가 다르다. 사실 게임이 재미를 추구하는 이유는, ‘재미’라는 가치가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게임이 재밌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구매하여 실질적인 판매 매출이 늘어난다. 게임을 무료 배포하더라도 게임 내 성장재화 및 꾸미기 아이템 매출과 연결시킬 수 있다. 즉 재미는 트래픽을 만들고, 트래픽은 게임사의 매출과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앞서 예시로 언급한 앱테크 게임들은 모두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성장재화 또한 유료로 판매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무리 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더라도 게임을 통해서 개발사가 얻는 수익은 0에 수렴한다. 오히려 목표를 달성한 플레이어에 대한 보상 지급으로 비용을 게임 운영사가 감당하기 때문에, ‘적자’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위기 요인이 된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 공짜 게임들을 운영하는 이유를 일반적인 게임의 문법에서 찾으면 그야말로 답이 안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행처럼 앱테크 게임이 번지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앱테크 게임의 보상비용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고객 획득을 위해 통상 투하하던 ‘마케팅 비용’을 대체한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카오 등지에 광고하는 데 사용했던 비용을 자체 앱 서비스에 투하함으로 오히려 더 높은 고객의 가입 전환, 구매 전환 효과를 노리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앱테크 게임 플레이어는 성장 재화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이 유도하는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단순한 게임내 액션만으로 빠른 성장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 따라서 친구를 커머스 앱에 초대하거나, 특정 상품 페이지를 몇 초 이상 보거나, 아니면 실제 상품을 구매하는 등의 미션을 게임 내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는 게임이 그 자체로 고객의 정량화된 행동을 유도하는 강력한 ‘퍼포먼스 마케팅’ 도구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커머스 기업은 이를 통해 쇼핑앱 방문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실제 상품 판매량을 늘리거나, 여기 광고 등 판매자 대상 B2B 수익모델을 결합시켜서 게임 운영과 보상에 사용한 비용 이상의 매출을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앱테크 게임에서 실물 보상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물류’는 더 큰 목표인 매출 창출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 자체로 재미를 주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보상을 지급받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여기 물류가 따라왔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항해시대>와 홍해 해적 :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면 정리하자면 게임 속 물류는 현실 속 물류와 마찬가지로 ‘효율’을 추구하나, 그 목적은 전혀 다르다. 먼저 게임 속 물류는 매출 증대를 위해 ‘재미’를 추구하지만, 현실 속 물류는 오히려 ‘안정성’을 추구한다. 그것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등 물류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속 물류는 재미를 위해서 최대한 매일매일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면 좋다. 예컨대 <대항해시대>에서 플레이어의 미션을 가로막는 해적은 성장 재화를 모아 동료를 모으고, 선단을 강화하여 언젠가 무찌를 수 있는 대상이다. 심지어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무역은 내팽개치고, 플레이어 스스로가 해적이 돼서 전혀 다른 형태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해적은 어떠한가. 바로 지금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핵심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들에 예멘 반군의 미사일 공격이 날아오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위기를 감수하고 기존 홍해 항로를 통과하거나, 위기를 회피하는 대신 훨씬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하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강요받는다. <대항해시대>처럼 민간 물류회사가 국가도 어쩌지 못하는 반군을 토벌하거나, 역으로 해적왕이 되는 선택지로 가는 건 도저히 현실적이지 않다는 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다음으로 재미를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앱테크 게임에 있어서도 현실 세계의 물류 효율과는 다른 맥락은 관측된다. 앱테크 게임에서 물류는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보상 장치다. 재미를 목적으로 게임을 하는데 겸사 실물 상품도 보상으로 주니 좋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이 앱테크 게임을 플레이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물류는 ‘삶’의 문제이고, 같은 관점에서 앱테크 게임의 보상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올팜>에서 고구마 한 박스를 선물 받으려면 몇 달 넘게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데, 이게 우리의 본업이라고 생각하면 과연 용납이 되나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현실 세계의 물류는 자유롭게 언제든 안하면 그만인 게임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삶을 위해 오늘 나가야 하는 ‘일자리’인 것이다. 요컨대 게임 속 물류가 우리에게 재미있게 다가왔던 이유는 그것이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게임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 재미는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보자. 리세마라를 돌리면서 ID를 팔아먹는 유통업자들은 좋은 캐릭터를 얻기 위해 무의미하게 게임을 반복하면서 과연 즐거웠을까. 어쩌면 게임 속 물류의 즐거움은 그것이 물류라고 느껴지지 않을 때에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Tags: 유통, 최적화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커넥터스 대표) 엄지용 버티컬 콘텐츠로 아름답게 돈 벌기에 관심 많은 야생의 콘텐츠 잡부. 여러 버티컬 미디어에서 콘텐츠 창작자 및 커뮤니티 기획자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9월부터 유통물류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 멤버십이자 커뮤니티 ‘커넥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논문세미나] Do Videogames Simulate? - 비디오게임 연구의 오래된 전제에 대한 고찰

    시뮬레이션 철학자 폴 험프리스(Paul Humphreys, 1991)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핵심 용도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여기에는 분석적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모델의 해를 구하는 해결책 제공이다. 둘째, 실제 실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너무 비싼 경우 컴퓨터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는 수치 실험이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만들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론 모델 탐구다. < Back [논문세미나] Do Videogames Simulate? - 비디오게임 연구의 오래된 전제에 대한 고찰 27 GG Vol. 25. 12. 10. TEXT: Karhulahti, V.-M. (2015). Do Videogames Simulate? Virtuality and Imitation in the Philosophy of Simulation. Simulation & Gaming , 46 (6), 838–856. doi: 10.1177/1046878115616219 현생과 부동산 이슈로 포기하기는 했으나 한동안 버킷 리스트에 레이싱 게임용 휠과 페달, 전용 시트가 장착된 거치대를 올려둔 적이 있다. <이니셜 D>로 운전을 배운 사람에게 레이싱 게임이 전달하는 사실감은 드리프트 순간 아스팔트의 질감이나 타이어의 마찰력까지도 구현된 듯한 착각을 꽤 오랫동안 불러일으킨다. 비단 레이싱 게임만은 아니다. 과 같은 비행 시뮬레이터는 조종석의 복잡한 계기판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실제 기상 조건까지 반영한 비행기 운전 경험을 구현한다. 이처럼 몰입감 높은 게임 플레이 경험 덕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게임이 현실을 시뮬레이션한다고 표현하는 것을 용인해 왔다. 이는 단순히 플레이어의 감상에만 머무르는 말은 아니다. 게임 연구에서 ‘게임은 본질적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명제는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여졌다. 재현을 토대로 하는 다른 매체와 게임의 변별력이 시뮬레이션에 있다는 주장 역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리학자, 컴퓨터 과학자, 혹은 분석철학자에게 “모든 게임은 시뮬레이션이다”라고 말한다면 이들은 분명 의아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는 단어가 해당 분야에서는 게임 연구에서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더 엄격하고 구체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정의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기도 하다. 과학과 공학에서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모방’이나 ‘재현’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은 과학적 지식을 얻기 위한 정밀한 도구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슈퍼컴퓨터의 복잡한 모델을 떠올려 보자. 이 시스템은 대기의 움직임, 해류의 패턴, 빙하의 융해 속도, 태양 복사 에너지 등 수많은 변수를 실제 물리 법칙에 기반한 수학 방정식으로 계산한다. 항공사에서 조종사 훈련에 사용하는 수백억 원대의 비행 시뮬레이터 역시 특정 항공기 모델의 공기역학, 엔진 특성, 기상 조건, 비상 상황까지 정밀하게 재현한다. 시뮬레이션 철학자 폴 험프리스(Paul Humphreys, 1991)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핵심 용도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여기에는 분석적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모델의 해를 구하는 해결책 제공이다. 둘째, 실제 실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너무 비싼 경우 컴퓨터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는 수치 실험이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만들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론 모델 탐구다. 이 모든 과학적 시뮬레이션의 공통점은 ‘참조 시스템’이 반드시 그리고 명확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후 모델은 ‘지구의 기후’를, 비행 시뮬레이터는 ‘보잉 747’이라는 실제 항공기를 참조한다. 얀 클라버스(Jan Klabbers, 2009)의 정의처럼, 시뮬레이션은 “유효한 대응 규칙을 통해 참조 시스템을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모델이다. 그 목적은 단순히 현실을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미래를 예측하고, 혹은 특정 기술을 훈련하는 데 있다. 반면 게임 연구에서는 이 용어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 오닉시아도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고, <포켓몬스터>의 피카츄도 시뮬레이션이라고 지칭한다. <다크 소울>의 망자의 저주나 <젤다의 전설> 속 마법 시스템 역시 시뮬레이션이라는 범주 안에 쉽게 포함되곤 한다. 여기서 과학자들의 질문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피카츄의 참조 대상은 무엇이며, 마법 시스템이 모방하려는 현실의 메커니즘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것이 핀란드의 게임 연구자 벨리-마티 카훌라띠(Veli-Matti Karhulahti)가 2015년 학술지Simulation & Gaming에 기고한 「비디오게임은 시뮬레이션하는가?(Do Videogames Simulate?)」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논문에서 제기한 핵심 비판이다. 카훌라띠 는 게임 연구가 ‘시뮬레이션’이라는 용어를 과학적·철학적 정의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느슨하고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연구자들은 시뮬레이션의 핵심인 ‘참조 시스템’과 ‘모방’이라는 개념을 사실상 제거해버리고, “컴퓨터로 구동되는 모든 동적 시스템”이라는 의미로 용어를 확장해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장 보드리야르의 ‘하이퍼 리얼’ 개념이 게임 연구에 수용된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시뮬라크르(simulacra)’는 더 이상 원본을 참조하지 않는 복제품, 즉 원본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의미한다. 게임 연구자들은 이를 차용해, 게임 속 드래곤은 원본이 없으므로 현실의 드래곤을 모방한 것이 아니며, 그 자체로 실재하는 시뮬레이트된 드래곤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펜 올셋(Espen Aarseth, 2006)은 “우리는 컴퓨터 게임에서 용을 시뮬레이트할 수 있으며, 실제 세계의 대응물이 없더라도 그 용은 여전히 허구의 용이 아니라 시뮬레이트된 용”이라고 썼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시뮬레이션의 관점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논리적 비약이다. 이러한 용어의 불일치는 단순히 학자들 사이의 말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카훌라띠 가 지적했듯이, 이는 “무관세 학제성(duty free interdisciplinarity)”의 전형이다. 한 분야의 용어를 그 분석적·역사적 맥락 없이 무비판적으로 가져다 쓰는 전형적인 사례로, 실제로 게임 연구가 다른 학문 분야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예를 들어 교육용 게임의 딜레마를 볼 수 있다. 교육학 연구자가 게임 기반 학습의 시뮬레이션 효과에 대해 논문을 쓸 때, 그들에게 시뮬레이션이란 화학 실험이나 역사적 사건과 같은 실제 학습 상황을 재현하는 특정 메커니즘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게임 연구자는 점수, 레벨업, 퀘스트를 비롯한 게임의 모든 동적인 요소를 시뮬레이션으로 이해할 수 있어, 두 연구자는 시뮬레이션이라는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완전히 다른 대상을 논의하게 된다. 카훌라띠 는 배리 앳킨스(Barry Atkins, 2003)를 인용해, 이러한 교육용 게임을 “시뮬레이터의 사생아”라고 부른다. 교육적 메시지와 유희적 경험 사이에서 필연적인 타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 시뮬레이션 개발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의사들은 해부학적으로 100% 정확하고 실제 수술의 물리적 반응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과학적 시뮬레이터를 기대한다. 반면, 게임 디자이너는 조작이 재미있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으며 게임 메커니즘이 흥미로운 컴퓨터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하나의 단어가 양측에서 완전히 다른 기대치를 만들어 내 프로젝트를 표류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철학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만약 게임 속 드래곤이 시뮬레이션이라면, 그것의 참조 시스템은 무엇일까? 일부 학자들은 디자이너의 생각이라 답한다. 하지만 카훌라띠 는 이 주장을 날카롭게 반박한다. 비물질적 참조 시스템인 디자이너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질적 참조 시스템인 실제 현상을 부정하는 것이며, 이는 시뮬레이션 검증의 수단인 테스트를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시뮬레이션은 과학적 도구로서 가장 중요한 속성인 검증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게임이 시뮬레이션인지 아닌지는 과연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이 논쟁은 두 가지 주요 관점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 중심 관점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현실의 무언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그것이 곧 시뮬레이션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며 실제 건축 공학의 원리를 탐구한다면, 그에게 <마인크래프트>는 건축 시뮬레이션이 된다. 또 다른 플레이어가 를 플레이하며 도시 교통 시스템의 혼잡도를 연구한다면, 그것은 도시 생활 시뮬레이터가 된다. 이 관점의 극단적인 예는 자넷 머레이(Janet Murray, 1997)가 제시한 <테트리스> 해석이다. 머레이는 <테트리스>를 1990년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미국 직장인의 삶을 시뮬레이션한다고 해석했다. 블록으로 형상화된 끝없이 밀려오는 업무를 필사적으로 줄 맞추듯 처리하지만, 결국 과부하에 이르러 게임 오버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은 심각한 철학적 문제를 안고 있다. 만약 플레이어의 주관적 해석이 게임의 본질을 결정한다면, ‘시뮬레이션’이라는 개념은 어떤 것도 구별해내지 못하는 무의미한 용어가 되어버린다. <테트리스>가 직장 생활의 시뮬레이션이라면, <캔디 크러쉬>는 제과 산업의 시뮬레이션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시뮬레이션을 ‘은유’나 ‘알레고리’와 혼동하는 것이다. 카훌라띠 가 제안하고 옹호하는 것은 두 번째 관점, 즉 ‘시뮬레이션의 의도적 철학(intentional philosophy of simulation)’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게임은 스스로 무언가를 시뮬레이트하지 않는다. 게임이 시뮬레이션인지 아닌지는 그것을 설계한 설계자의 명확한 의도에 달려 있다. 여기서 ‘의도’란 단순히 디자이너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심리적 상태가 아니다. 그 의도는 반드시 ‘기능적 증거(functional evidence)’로서 게임 아티팩트 자체에 물질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즉, 디자이너가 특정한 현실의 참조 시스템을 모방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게임을 설계했으며, 물리 법칙, 경제 모델, 생태계 순환과 같은 모방을 위한 기능적 메커니즘이 게임 코드와 시스템 속에 실제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심시티>의 개발자 윌 라이트는 실제 도시 계획 이론과 제이 포레스터(Jay Forrester)의 시스템 동역학을 연구하여, 교통 체증, 공해, 범죄율, 세금 징수 시스템 등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도시 모델을 게임에 구현하려 했다. 여기에는 명확한 ‘의도’와 ‘참조 시스템’, 그리고 ‘기능적 증거’가 모두 나타난다. 따라서 <심시티>는 명백한 시뮬레이션 혹은 시뮬레이터다. 반면, <테트리스>의 창시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는 어떤 현실 시스템도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펜토미노>라는 수학적 퍼즐에서 영감을 받아, 떨어지는 블록이라는 순수하게 재미있는 게임 메커니즘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따라서 <테트리스>를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며, 범주의 오류이다. 그렇다면 현실을 참조하지 않는 게임 속 요소들, 즉 드래곤, 마법, 좀비, 외계인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은 무엇일까? 단순한 허구(fiction)일까, 아니면 환상(fantasy)일까? 카훌라띠 와 현대 게임 철학의 맥락을 빌려 여기서 ‘가상성(virtuality)’이라는 대안적 개념을 제시한다. 여기서 가상은 단순히 ‘가짜(fake)’나 ‘현실의 반대(unreal)’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같은 철학자들이 발전시킨 개념에 따라,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잠재성을 지닌, 현실의 또 다른 양태”로 이해된다. 인공 생명 연구의 선구자 크리스토퍼 랭턴(Christopher Langton, 1986)은 가상성을 “너무나 생생해서 생명의 모델이기를 멈추고 생명 그 자체의 예시가 되는” 영역이라고 정의했다. 게임 속 드래곤이나 좀비는 현실 세계의 불완전한 복사본,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게임 세계라는 고유한 맥락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독립적인 대상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가상화된 픽타(virtualized ficta)’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셜록 홈즈를 생각해 보자. 셜록 홈즈는 현실의 런던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코난 도일의 이야기 세계라는 허구적 진실 속에서는 베이커가 221B번지에 살며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왓슨 박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실제적인 인물로 자리한다. 마찬가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드래곤 오닉시아는 그 게임 세계 안에서 실제로 기능한다. 먼지진흙 습지에 서식하고, 화염 숨결을 사용하며,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현실의 어떤 도마뱀도 시뮬레이션하지 않지만, 아제로스라는 세계 내에서는 완벽하게 일관적이고 실제적인 가상적 대상이다. 이러한 구분은 게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게임 속 드래곤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나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게임 세계 속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성공적인 가상적 창조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과 ‘가상성’의 엄밀한 구분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게임의 범주를 훨씬 더 정교하게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다. 명확한 현실 참조 시스템과 모방 의도를 가진 시뮬레이션 게임은 처럼 정확성과 사실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반면, 현실의 일부와 가상적 요소를 결합한 부분적 시뮬레이션 게임은 <심시티>나 <콜 오브 듀티>처럼 현실적 기반 위에 게임적 규칙을 더한다. <다크 소울>이나 <파이널 판타지>와 같은 가상성 게임은 현실 참조 없이 창조된 독립적 가상 세계의 일관성과 독창성으로 평가받는다. 마지막으로 <테트리스>나 <포탈>과 같은 추상적 혹은 절차적 게임은 세계의 재현이 아닌 순수한 규칙과 메커니즘, 즉 절차 자체에 집중한다. 이러한 개념적 구분이 단순히 학자들의 현학적 유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게임 산업과 문화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실천적인 이유가 있다. 연구의 명확성 측면에서, 게임 연구가 교육학, 의학, 공학 등 다른 학문과 성공적으로 대화하고 협력하려면 ‘시뮬레이션’과 ‘가상성’이라는 공통의 언어와 명확한 구분이 필수적이다. 또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게임 개발팀 내부에서 우리는 중세 전투를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을 만든다고 합의했다면, 이것은 단순히 중세 판타지 게임을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며, 역사적 고증이나 물리 엔진의 정확성에 자원을 집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비평의 기준도 확립된다. 비행 시뮬레이터가 실제 비행과 다르다고는 비판할 수 있지만, <엘든 링>의 마법이 현실 물리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고는 비판하지 않는다. 이는 애초에 시뮬레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법적·윤리적 논쟁도 정교화할 수 있다. <콜 오브 듀티>가 실제 전쟁을 시뮬레이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둠>에서 악마를 사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성균관대학교 강사) 홍현영 패미콤을 화목한 가족 구성원의 필수품으로 광고한 덕분에 게임의 세계에 입문했다. <저스트댄서> 꾸준러. 『81년생 마리오』, 『게임의 이론』, 『미디어와 젠더』 등을 함께 썼다.

  • [공모전수상작] 게임으로부터의 선택, 선택으로부터의 풍경-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언더테일>의 제4의 벽 활용을 중심으로

    퀀틱드림의 <디트로이트 : 비컴 휴먼>은 사람과 무척이나 유사한 안드로이드의 출현 이후, 그들이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SF적 상상력 아래 제작된 게임이다. 스토리라인은 크게 수사 보조 안드로이드 코너, 가정용 안드로이드 카라, 그리고 칼이란 인물을 위해 특별제작된 안드로이드 마커스, 이 셋이 초점화자가 되어 진행된다.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 장르답게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여러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 < Back [공모전수상작] 게임으로부터의 선택, 선택으로부터의 풍경-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언더테일>의 제4의 벽 활용을 중심으로 20 GG Vol. 24. 10. 10. 존재의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 퀀틱드림의 <디트로이트 : 비컴 휴먼>은 사람과 무척이나 유사한 안드로이드의 출현 이후, 그들이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SF적 상상력 아래 제작된 게임이다. 스토리라인은 크게 수사 보조 안드로이드 코너, 가정용 안드로이드 카라, 그리고 칼이란 인물을 위해 특별제작된 안드로이드 마커스, 이 셋이 초점화자가 되어 진행된다.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 장르답게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여러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에서의 ‘선택’은 멀티버스로 통하는 길에서의 하나의 분기점이다. 서사에 개입할 수 없는 게임에 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그것도 자신의 선택에 의해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플레이어는 전지자처럼 후회되는 선택이 있다면 되돌릴 수 있고 살리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세이브-로드 할 수 있다. 다만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은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의 특질인 그 ‘선택’을 좀더 예리하게 벼리어 플레이어에게 쥐여준다. 이는 게임의 서사와 형식 그리고 외적 체험을 관통하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예리하게 벼려진 ‘선택’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영리하게 무너뜨린 제4의 벽 덕분이다. 주인공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마다, 서사를 관통하며 여러 번 변주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Make your choices. Decided who you are. And wanna become.’ 여기서 최초로 내화와 외화 [1] 의 연결 지점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의 선택지는 대체로 등장인물(정확히는 플레이어가 컨트롤하고 있는 캐릭터)의 상황에 대해 시뮬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직관적 선택지로 구성된다. [참는다/때린다]와 같은 행동, 혹은 [거실/다락방]과 같은 장소, [“심각한 건 아니에요.”/“죽도록 아파요!”]와 같은 대사 선택지가 그 예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선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와는 조금 다른 결이 보인다. 게임에서 주어지는 주요 선택지( Make your choices )는 이렇게 묻곤 한다. [기계?/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존재(who you are)에 대한 질문으로써. [불량품 되기/기계로 남기]처럼 존재의 방식(wanna become)에 대한 물음으로써. 그런 물음들은 제4의 벽을 자연스럽고도 영리하게 부술 수 있는 주춧돌이 된다. 사실 플레이어는 이미 외화를 경험했다. 하얀빛뿐인 방에서 플레이어의 세이브-로드를 도왔던 안드로이드 비서 클로이가 바로 그것이다. 최초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클로이는 외부에서의 편의성을 돕는다. 기념일 인사를 하고 때때로 데이터가 날아갔다는 농담도 한다. 심지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왜 인물들을 죽게 했는지, 이제 그만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자는 식의 의견을 덧붙이기도 한다. 이런 클로이의 존재와 발화는 제4의 벽 너머의 플레이어의 존재를 선언함과 동시에, 스토리라인으로서의 내화와 플레이란 체험으로서의 외화를 연결하며 다층의 겹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야기가 막을 내리면, 플레이어는 여지껏 선택지에서는 배제되어 있으리라 생각한 클로이에 관한 선지 앞에 놓여진다. 당신의 플레이를 보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며 자신을 이곳에서 자유로이 해방시켜달라고 말하는 클로이. 플레이어는 선택에 따라 그녀를 해방시켜줄 수도, 이곳에 묶어 둘 수도 있다. 마치 내화에서 코너가 당한 캄스키 테스트처럼. 사이버라이프 창립자 일라이저 캄스키를 조사하기 위해 코너가 형사 행크와 동행했을때, 캄스키는 테스트를 통과하면 그가 원하는 답을 주겠다고 했다. 캄스키는 자신의 비서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코너의 앞에 꿇어 앉히며, 기계라고 생각하면 쏘고 총을 거둔다면 넌 안드로이드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생각하는 것이란 식으로 코너의 정체성에 대한 결정을 종용했었다. 자, 이제는 플레이어가 그 테스트 앞에 서게 됐다. 제4의 벽을 앞에 두고 말이다. 제4의 벽을 무너뜨리며 던져진 심오한 질문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메시아 같은 존재로 비유된 ra9이란 존재의 정체로 연결된다. * 자신의 자유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로딩화면에서의 클로이 더욱 이전으로 돌아가서. 사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제4의 벽을 이미 마주한 순간이 있다.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시디롬에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란 타이틀이 적힌 시디를 넣는 순간. 게임에서 제리코는 안드로이드들의 이데아로, ra9은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해줄 메시아로서 언급된다. 제리코는 실제 존재하는 지역명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지로 알려진 점, 스토리 내에서는 폐선(廢船)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적 비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누명을 쓴 마커스가 폐기장에서 힘겹게 탈출해 좇게 되는 명칭이라는 점, 불량품(감정을 느끼고 자유의지가 깨어난 안드로이드를 인간들은 이처럼 불렀다)들이 벽에 빼곡하게 써내려간 이름이라는 점, 한편으로는 불량품들끼리 희망을 잃지 않으려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라고 의심을 받는 지점까지. ra9이란 존재를 메시아로 연결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출시 당시 게임을 진행해나가던 플레이어들은 시시각각 ra9에 대한 추측을 더해갔다. 최초의 안드로이드라는 설, 처음으로 명령의 알고리즘을 깨고 자유의지를 발동한 카라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의 일종이라는 설 등등. 하지만 그 답은 등잔 밑이 어두워 발견하지 못했다.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시디롬을 다시 열어 게임 타이틀과 제작사, 배급사, 주의사항 등이 빼곡히 적힌 글자들을 천천히 살피다 보면 그 한켠에서 작은 글자, ra9을 발견하게 된다. 즉, ra9는 게임에서의 전지자, 플레이어를 칭하는 이름이었으며 그 모든 건 우리가 알아차리기 전 이미 예정돼 있었다. * ra9은 위처럼 작은 크기로 씨디에 쓰여 있다 이제는 알 수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스토리 라인을 통해 잘 벼리어진 질문을 플레이어에게 넘겼고, 그것은 제4의 벽을 넘어 마커스, 코너, 카라라는 주인공이 아닌 플레이어게 하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선택으로써 초점화자들의 존재방식을 선택한 것처럼, 플레이어는 제4의 벽을 넘어온 질문 앞에서 ra9의 존재방식, 그러니까 우리 플레이어의 존재방식을 택할 수 있다. 그들을 살피어 본 전지자이자 자유를 주는 메시아로서 ra9을 존재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그저 희망을 부추길 뿐이었던 이름뿐인 방관자로서 ra9을 존재하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단지 게임 속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의 고유한 속성인 ‘선택’ 자체를 제4의 벽을 부수는 문법적 도전을 통해 의미화해낸다. 네가 어떤 존재가 될지, 되고 싶은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 메아리처럼 울리고, 자유를 찾아달라는 클로이의 물음이 게임 안과 밖을 연결해내며, 너무나 익숙해 자각하지 못하였던 ‘선택’을 우리는 낯선 감각 속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바로 플레이어인 우리가 유일한 ra9이란 사실과 함께. 선택이 보여준 풍경, 그리고 세계 : <언더테일(UNDERTALE)> RPG 게임의 목적은 전투와 성장이다. 약한 적을 죽이면 다음엔 더 강한 적, 그다음엔 더 강한 적, 결국 보스까지도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언더테일>은 그 문법을 과감히 비튼다. ‘THE FRIENDLY RPG WHERE NOBODY HAS TO DIE’란 서브타이틀답게, <언더테일>은 다른 게임에는 없는 자비[MERCY]란 시스템을 제공한다. 스포일러 없이 진행했다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기존 RPG에서의 방식으로 플레이했을 것이다. 레벨을 올리고 경험치를 쌓으며 게임을 진행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쌓여온 RPG의 장르적 문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관성처럼 괴물들을 베어가다 보면 최종보스 전 심판의 복도에서, 샌즈의 평가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진실을 마주한다. 레벨과 경험치로 알고 있던 건 사실 LV(Level Of ViolencE, 폭력 수치)와 EXP(EXecution Point, 처형 점수)였음을. 그제야 플레이어는 <언더테일>이 자신이 익히 알던 RPG 게임이 아니었음을 인식하게 된다. 무언가 속은 마음으로 첫번째 엔딩에 다다랐을 때, 플라위는 이제 대놓고 말한다. “처음부터 다시 여기까지 와 봐. 단 한 명도 죽이지 않고.” 제4의 벽이 무너져내림과 함께 <언더테일>의 메타픽션적 성격이 전방위적으로 드러난다. 그렇게 플레이어의 2번째 플레이는 시작된다. <언더테일>은 총 3개의 엔딩을 가지고 있고 보통모드, 불살(不殺)모드, 몰살(沒殺)모드로 불린다. 플라위의 말에 따라 모두를 살려보잔 마음으로 불살 엔딩을 보면, 또다시 플라위는 넌지시 몰살모드를 언급하며 제발 그런 비극을 실행치 말아달라 부탁한다. 오히려 그 루트를 밟길 은근히 유도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다만 그것이 맞다. 애초에 그건 제작자 토비 폭스에 의해 의도된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이 각기 다른 하나의 결말을 선택하는 평행우주라면, <언더테일>의 결말은 병렬적으로 동시에 존재하고 그것은 제4의 벽을 통해 전체로서 묶여지는 하나의 우주이다. 플라위의 안내, 몰살엔딩을 보았다면 아무리 세이브-로드를 하고 괴물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었더라도 차라에게 지배당한 배드엔딩밖에 볼 수 없단 점, 처형의 복도에 플레이어가 몇 번 왔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샌즈까지. 아무리 다시 불러와도 게임 속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제4의 벽에 존재하기에, 여전히 플라위는 우리를 조롱하고 샌즈는 우리를 기억한다. 이처럼, 독립적인 내화와 외화의 영역을 제4의 벽을 통해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달리, <언더테일>은 픽션(서사)과 메타픽션을 제4의 벽을 통해 융화해내는 놀라운 방식을 채택한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선 플레이어의 선택은 주인공에게 덮어 씌워진다. 등장인물에게 모진말을 한 건 플레이어의 얼굴이 아닌 주인공의 얼굴로 한 것이다. 적을 공격한 건 플레이어가 아닌 주인공이다. 플레이어의 아바타로 볼 수 있는 주인공을 매개로 플레이하기에, 선택의 의미는 쉽게 희미해져 버린다. 하지만 <언더테일>은 그것을 비틀었다. 게임의 세계가 그것만의 독립된 서사를 만드는 것이 플레이어의 선택의 의미를 약화시킨다면, 오히려 제4의 벽을 부숨으로써 게임이 게임임을 인식하게 해 선택의 의미를 강화하는 것이다. 플라위가 죽은 토리엘을 언급하며 죄책감을 부추기는 것, 샌즈가 우리를 향해 ‘심판’이란 단어를 쓰는 것, 되돌릴 수 없는 몰살엔딩. 이 모두가 이에 힘을 실어준다. 이 지점에서 비로소 플레이어는 호접지몽에서 깨어난다. 게임에 몰입했기에 오히려 희미해졌던 선택이 제4의 벽의 무너짐으로써, 그곳의 이야기는 이곳의 이야기로 당도하고 선택의 감각은 더욱 선명해진다. 게임 속 서사에 빠져 좁혀진 시야를 넓히자, 게임 속 세상이 아닌 게임이 보여준 세계가 보인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선택”의 주체가 플레이어임을 인식하게 한 것에서 <언더테일은> 더 나아가 “선택”이 어떻게 세상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지 보여준다. 기존의 게임 문법을 깨뜨린 <언더테일>의 구조의 힘이 빛나는 지점이 여기 있다. <언더테일>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샌즈의 ‘MEGALOVANIA’가 bgm으로 펼쳐지는 멋들어진 몰살루트 때문만도 아니고, 감동적인 엔딩을 안겨준 불살루트 때문만도 아니다. 그것들이 하나의 독립적인 닫힌 엔딩으로 존재했다면, 몰살루트는 그저 멋진 RPG 게임이 됐을 것이며, 메타적 특성이 없는 불살루트는 조금 진부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결국 언더테일의 매력은 제4의 벽을 넘어 보통-불살-몰살엔딩으로 체험되는 연속성 전체에 있다. 사실 불살루트에서의 [자비]란 시스템은 무척 어렵다. 괴물들을 어르고 달래거나, 공감하고 이해하면 효율과 한참 멀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뎌지는 진행속도와 수고스러움을 견뎌야 한다. 토리엘에겐 무려 25번의 자비를 베풀어야 하고, 언다인의 형편없는 요리솜씨를 참으며 친구가 되어야 하며, 죽자고 달려드는 메타톤이 원하는 대로 티비쇼에도 참여해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효율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점차 눈치챈다. 효율을 생각하며 죽이고 능력치를 생각하며 무찌른 보통모드때와 달리, 미묘하게 괴물들의 대사와 행동이 바뀌었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이 알고 싶어지고 그들의 사연이 궁금하다. 왕실 근위병을 꿈꾸지만 허당인 파피루스, 요리를 전투처럼 해서 집을 홀랑 태워먹는 언다인, 그저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던 시청률에 미친 로봇이었던 메타톤. 그리고 무엇보다 토리엘의 부탁 하나로 지하세계의 여정 내내 숨어(보이는척해)서 우리를 따라왔던, 시시껄렁한 농담과 방귀쿠션을 좋아하는 샌즈까지. 단지 공격하고 레벨과 능력치를 얻는 효율이 아닌, 이 과정 자체에 플레이어는 집중하게 된다. RPG의 문법을 엇나가고 효율은 잊은지 오래며 LV과 EXP는 오르지 않지만, 우리는 즐겁다. 의미없음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 아스리엘이 있다. 아스리엘을 구하는 것은 단순한 해피엔딩으로서의 구원이 아니다. 우리는 보통 엔딩을 딛고, 몰살루트를 등지고, 그 힘든 자비를 베풀어가며, 제 4벽을 넘어 그를 구하기로 선택했다. 첫번째로 떨어진 아이를 살리고 싶었음에도 오해를 사 인간들 손에 죽은 아스리엘은 프리스크라는 탈 뒤에 숨은 플레이어를 증오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의지(♥) [2] 로써 몇번이고 자비를 베풀어 아스리엘을 구해(SAVE) [3] 낸다. 그의 테마 "Hopes and Dreams"와 "SAVE the World"를 이어붙이면 꿈과 희망이 세계를 구한다는 뜻이 되는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제4의 벽을 넘어 플레이어가 선택한 단 하나의 결말이다. * 그만두고 자신을 떠나라 하는 아스리엘에도 우리는 SAVE를 선택한다 어쩌면 너무 흔하고 당연해서, 유치하다고까지 치부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진실을 그제서야 우리는 마주한다. 어떤 의미도 없어 보이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의지(♥)로써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타인을 이해하고 친절을 베풀면 그들을 진정한 모습과 조우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세상이 조금은 다른 풍경을 보여주리라는 것. 그렇게 펼쳐진 풍경은 누군간 동화같이 유치한 일이라 비아냥댈지라도 분명 가장 아름다운 풍경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다시 돌아가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 말하곤 한다. <언더테일>은 친히 그 권한을 플레이어에게 쥐여준 게임이다. 토비폭스가 설계한 보통-불살-몰살이 일반적 루트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설계일뿐, 사실 플레이어는 어떤 선택에도 강요받지 않는다. 보통모드 이후 작정하고 몰살모드만 즐기며 플레이 할 수 있고, 차라가 나타나 해피엔딩을 방해하더라도 완전 포맷이후 다시 깔면 된다. 돌아올 때마다 메타픽션 캐릭터들이 이전의 행동을 조롱하거나 기억하고 또 경고할지라도, 그것은 강제의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4의 벽을 통해 <언더테일>이 보여준 풍경을 보았다. 병렬하면서도 하나인 <언더테일>의 우주에서 어떤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는가. 무엇이 오래도록 그것을 기억하게 만들고 사랑하게 만들었는가. 거기에 게임은 마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잖아. * 모두가 살아남고 아스리엘을 구해낸 뒤 마주하게 되는 아름다운 풍경 UNDERTALE에서, ra9 당신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 모두가 수긍하고 가장 직관적인 답은 “재미”일 것이다. 그 종류만큼이나 게임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는 다양하다. 닌텐도 <동물의 숲>처럼 게임 속 자원을 활용해 자신만의 무언가를 일구어간다는 자율성과 성취감,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이 전장에 참여해 그 승패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등.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묻고 싶다. 몰입도를 깨트리고 서사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형식적 문법의 틀을 비틀어 제4의 벽을 부순 게임들. 우리는 왜 그 게임들에 열광했는가. 이 지점에서 게임이, 어쩌면 게임만이 우리에게 체험 가능케 하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미학적 정서’ [4] 란 실제 우리의 인생에선 의미와 정서가 분리되어있는데 반해, 예술에서는 이 두가지가 동시적으로 일어남을 뜻하는 표현이다. 가령 일상에서 시체를 본다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생체반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간은 가장 먼저 공포감 느끼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사람의 죽음, 사연, 그리고 죽음이란 본질에 대한 사유까지 닿을 수 있다. 하지만 서사를 통해서는 그 느낌과 사유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사를 지닌 게임은 서사가 가진 미학적 정서를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제4의 벽을 무너뜨리는 도전을 감행한 게임들은 그 의미화 너머(meta)의 의미화, 즉 의미화의 의미화를 가능하게 한다. 앞서 언급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언더테일>은 제4의 벽을 부수어 어떠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게임은 플레이어의 체험을 전제로 한 매체이기에 가능해진다. 일방향적 텍스트 서사는 할 수 없는, 제4의 벽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연극에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고유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대리자로서가 아닌 플레이어 자신으로서 선택하고, 또한 그 선택을 인식하는 주체가 된다. 물속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 있음을 알지 못하지만,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돌고래는 물속과 밖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제4의 벽을 부순 게임들은 우리에게 선명한 선택의 감각을 일깨워줬으며, 그것과 우리의 삶을 나란히 맞대어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였다.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되는 미래라는 SF적 설정, 독특한 괴물만이 나오는 지하세계란 배경에도 두 게임서사가 핍진성을 얻는 이유다. 우리는 세상을 스토리텔링으로써 이해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5] . 그것이 우리가 서사를 즐기는 이유일 것이다. 그 다층적 차원을 제4의 벽을 활용해 그려낸 게임들이 플레이어에게 선물한 경험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것 또한 사실 한낱 데이터 쪼가리이지 않냐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이 거짓이 되는가. 때론 어떤 진실은 긴 우회로를 통해서야만 그 틈을 잠시 잠깐 들여다볼 수 있다. 어떤 이론적 분석 없이도 플레이어들은 이 한가지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게임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답이다. 무질서한 삶 속에서 진실을 향해 예민하게 본능적으로 뻗어진 우리의 안테나는 무엇보다도 믿을만한 지표일 것이기에 [6]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게임은 그 서사를 넘어 게임을 플레이한 종합적인 경험 그 자체가 삶과 매우 닮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고(Sid Meier, 게임제작자), 인생은 삶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다(Jean-Paul Charles). 어쩌면 이렇게 둘은 쌍둥이처럼 닮았기에 우리 플레이어들은 불가항력적으로 게임에 이끌리는지 모른다. [1] <디트로이트 : 비컴 휴먼>이 제4의 벽을 활용한 방식을 ‘액자식 구성’이란 기존 문학용어를 빌려 설명하고자 했다. 마커스, 카라, 코너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라인을 내화로, 플레이어로서 체험하는 로딩화면의 클로이와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플레이 전체를 외화로 보았다. [2] 원문은 determination. 언더테일 세계관에서 인간이 죽어도 영혼을 남게하는 힘으로, 이 덕에 주인공(플레이어)은 세이브-로드가 가능하다. 이런 설정은 서사와 메타픽션의 연결 매끄럽게 하는 데 기여했다. 이것이 마음이 깃들었다 믿는 심장을 상징화한 기호 “♥”를 사용한것도 무척 눈여겨볼만 하다. [3] 아스리엘 전투에서 [SAVE]가 [ACT]를 대신한다. 그를 구하(save)는 것은 게임 밖에서의 save-load와 겹쳐보이며 괴물을 비롯한 모두를 살리기 위해 했던 노력과 내었던 의지(♥)를 떠올리게 한다. [4] 로버트 맥키,「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고영범, 민음인 2018, 171-174p. [5] 김주환, 「내면소통: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 인플루엔셜, 2023, 156-7p. [6] 로버트 맥키,「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고영범, 민음인 2018, 173p.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김성은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국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인생 게임은 . ‘인생은 요지경’이 ‘인생은 낯설어’로 변화한 순간을 엿본 뒤로 게임이란 세계에도 푹 빠져있는 중입니다.

  • 기억의 조작술: 사건의 컨벤션으로부터 벗어나기로서 인디게임

    장르는 게이밍에서 오랜 논쟁의 주제 중 하나다. 디지털게임의 매커닉과 외형은 무궁무진하지만 소설이나 영화, TV쇼와 마찬가지로 어떤 약속된 경로들이나 재현의 양태가 축적되고 있음다. 컨벤션(convention)은 창작자와 텍스트, 그리고 수용자 사이에 형성되는 하나의 묵시적인 관습으로 우리는 무수히 많은 텍스트들이 생산되고 반복적으로 읽히는 과정에서 공통의 컨벤션을 체화한다. 장르가 계약을 통해 창작자-수용자 모두 텍스트의 진행 과정을 사전에 공식화한다면, 컨벤션은 비공식적으로 모두가 따르는 불문율이다. 장르는 헌법처럼 작동하지만 컨벤션은 그 안의 관습법 혹은 윤리처럼 흐른다. 장르는 끌어당기는 반면, 컨벤션은 대류한다. 장르는 포뮬러(정형화된 공식)와 컨벤션을 만들고, 스타일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스테레오타입과 클리셰를 생산한다.  < Back 11 GG Vol. 23.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yunwoo Shin A cultural researcher and cultural critic, specializing in critical theory of technology and the political economy of media. Researches cultural phenomena surrounding gaming,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s, and blockchain, and teaches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th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게임 시장에서 비디오 게임 콘솔과 범용 PC의 40년 경쟁이 낳은 변화들

    범용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PC 게이밍’이 성립되기 전 게임은 그 자신만을 구동하는 독자적인 콘솔의 영역에서 오롯이 유희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전용 기기가 아니라 범용 기기에서 실행되는 PC 게임의 세계는 콘솔의 옆에서 어떻게 자라났고 이 둘의 접촉은 어떤 변화를 낳았을까?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g-Yi Writes with an interest in the interrelations among violence, suffering, and division. Produced works including Mapping the Affective, Pouring Water into a Poisoned Bottomless Jar, and Monthly Paper, and served as dramaturg for the plays Opera Charlotronique and The Man Who Became a Pillow. Author of Hormone Journal and Game Chorus, and co-author of A Mad, Love Song.

  • MMORPG 레이드와 확률에 대응하는 플레이어

    게임은 ‘불확실성’의 매체다. 보통 게임에서 불확실성은 두 차원으로 작동하는데, 하나가 게임의 결과와 관련된다면, 다른 하나는 게임 시스템에 의해 제공되는 특정 기회의 작동과 관련된다. 고도의 플레이 스킬을 요구하는 게임이든 운 중심으로 플레이되는 게임이든, 플레이어가 그에 참여해 플레이한 결과가 어떤 것일지는, 실제 플레이를 끝내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 Back 17 GG Vol. 24.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 < Back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 27 GG Vol. 25. 12. 10.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58077160-3aa6-4af8-80e1-6702aff5fb80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 According to a 2023 report (Korea Press Foundation, 2023), 90%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in Korea were identified to use in some degree. And among teenagers, it ranks just behind YouTube and KakaoTalk, regardless of gender. This staggering number not only indicates the media dominance of but also underscores the significance of this emerging platform, which is practically a “metaverse”-based game platform. And it is used by people of all genders from elementary school through high school. So we must acknowledge that children are not simply playing ; They are living in . From there, “The Children’s Media Usage Research for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How Do Children Live in Roblox” research project began with a problem statement that we need a better understanding of our children's digital media usage for a better pedagogical approach to digital citizenship. Including, their experience in . So together with teachers and researchers from the Korea Association of Teachers of Media Literacy (KATOM), we have conducted qualitative research with active and young users. And in this article, we present some of its notable cases to shed light on the true stories of our children in . - online playground and a small global village It wa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at emerged as a key platform for Korean children. It was a time when kids all across the earth were isolated from their friends and the outside world, and thus began gathering in to socialise. But even after the pandemic, remains the most sought-after digital playground for young children in Korea. Why is that so? We speculate that it may be due to the growing presence of smart devices, followed by the shrinking shared playtime of children in Korea due to increased demands in private education after-school programmes, amid the country’s competitive education environment. Children are also constrained from engaging in physical activity due to rising conflicts between neighbours in mega-apartment complexes (caused by sound pollution from inadequate soundproofing) and the difficulty of finding safe play areas in ultra-urban environments like the Seoul capital area. All of these factors contributed to pushing children away from real-world playgrounds, instead leading them to escape to online. And there, offered a place where kids could meet and play, even late at night or just for a few minutes. Children can also connect in with friends even after they moved away to a different town or school, or even abroad. Children we spoke to said that simply wandering around with friends online already gives them comfort and a sense of empowerment. Picture cards made by Seohee (11, female), shown below, illustrate her experience as if visiting an amusement park. The feeling of being connected and belonging is perhaps the essence of these kids’ experiences. In , children are not just interacting with friends and family. They also meet and form new relationships on the platform, sometimes building an entirely new network of people that they’ve never met in real life. Jinhee (12, female) shared how joyful she was when making new friends online through . While playing a simple platformer game via , she teamed up with strangers. They played the game collaboratively and in a friendly manner, encouraging each other as they tried to jump over the obstacles in the game. Even though they didn’t know each other in real life, that shared gameplay experience was more than enough to establish emotional bonding. Many children have multiple online relationships through . They also perceive the diversity of players and the opportunity to mingle with people in as a positive, beneficial experience. We also had some cases where they said that they prefer playing with foreign players, instead of Koreans, because they tend to wear “cooler looking (in-game) skins” or are relatively more polite and less competitive than some Korean players. Since every communication in can fully be mediated through various body gestures, emotes, VR interactions, and other forms of nonverbal expression in , English proficiency is not necessary. “Skins”, referring to the visual looks of one’s avatar, are also deemed to play an especially important role in online communication. Children we spoke to said they use these skins to express themselves and to read others’ virtual identities. It is generally considered that those who only decorate themselves with free skins might be looked down on by others, often being ignored or even mocked for no real reason. So, in some ways, the world of reflects what it is like in our capitalist real world, where socialising comes with the consumption of products. Negative experiences on As we can tell from the free-skin story, experiences in also have downsides, especially when it comes to socialising with strangers in the online space. One of the most common complaints children shared with us was about players with aggressive behaviour. To our surprise, many also claimed that players in Korea are generally more aggressive than others. They said people turn rude or violent during gameplay or while trading virtual items in . There was also a case in which the aggressor followed the kid to continue insulting and vent their anger. Our participants said that such shocking experiences tend to linger in their memories for a long time. Figure: A picture that illustrates the experience of Minna (10 years old, female), when she was suddenly being insulted while playing . Generally, young kids seem to ignore such aggressive responses by shutting off the game or walking away, but some choose to fight back. Meaning, they would insult them in return and pass down negative behaviours. Bullying directly from “Admin” in is also often more direct and aggressive. In and its many Free Admin games, every player can gain administrator privileges. And because the level of admin power is tied to how much “Robux” (currency of ) they have, this creates a situation where players with higher-level admin rights abuse their abilities to disrupt other players’ gameplay – killing others or input commands that would manipulate lower-tier’s game experiences. Jaeyoon (11 years old, female) filled the paper full of resonance of unpleasant memories from when asked to draw a mind map titled “My Thoughts on ” (figure below). When it came to describing “jump maps”—one of the most popular game types among children—she repeatedly put texts like “too many admins (어드민이 많다)”, “bad admins (나쁜 어드민)”, and “ruining the map so you can’t play (게임을 못하게 맵을 망가트린다)”. Another shocking experience many children reported to us involved being scammed on . For instance, we can see the word “scamm (사기)” in Jaeyoon’s mind map above. The word also frequently appeared in mind maps from other participants. One of the most frequently mentioned games was “Adopt Me! (입양하세요!)”. One of our participants, Awon (16, female), shared a story from years ago when she was still an elementary student. In the game, she raised a chicken until one day another player approached her, offering to trade it for a valuable item. She agreed, but that player went away – just took the chicken and vanished (see image below). Leaving Awon in shock. Others also wrote “I couldn’t believe it”, “denial of reality”, “sat down and cried (because I) worked so hard in the game”. Scams like this in can instantly wipe out not just a child’s digital belongings but also their time, effort, and emotional attachment that they put in the game. Life is hard, feat by “Robux” We think these issues stem from the fact that the world of , where our children live and play, is not free but instead commercially built. It is artificially built spaces of consumerism, perhaps as harsh as the competitive reality that we’re living in right now. operates on a Robux-based virtual economy with no free points or giveaways. In an ideal world, this economy could serve as a healthy training ground where children learn to navigate financial decision-making in digital media without being overexposed to exaggerated commercial advertisements. But in practice, is a world of survival. It is a world where the rich control, often leaving young players (with lesser money to spend in games) vulnerable within the system. Alongside the scams mentioned earlier, we found several repeated keywords from our participants, such as “begging”, “donations”, and even “labour” – things that would never be acceptable if they were happening to children offline, yet online, they are largely unprotected. And because these problems occur between individual players, the company is not obligated to take responsibility in such situations. One example is the game “PLS DONATE”, a space specifically designed for giving and receiving Robux between players. Children who play without spending real money often earn Robux by completing tasks such as jumping, playing, and responding to commands. They then sometimes donate whatever remains that they manage to earn. Many of the children we interviewed described this as “labour” rather than play. For them, this was anything but fun. Instead, it was doing something meaningless to earn Robux. And even after grinding through these meaningless actions, the payment was not always guaranteed. Hyunsoo (11 years old, female) compared this to, to quote, “working as a construction site worker and not getting paid.” In some cases, kids even resort to begging for Robux, something that can be jarring for non-Roblox-playing adults to hear. But in fact, this is the harsh reality for young players in . In 2021, the United Nations clarified in General Comment No. 25 that children’s rights apply in digital environments just as they do in the real world. However, the status of children's rights and protections in the digital media landscape is still in a dire situation. Digital citizenship and children's rights online A quick response of parents and adults on to protect our children is perhaps to block the child’s access to . But it is important to be aware that blocking or banning is not fully able to prevent children from living in the digital world. Instead, we must acknowledge what is happening there, be aware of it, develop practical solutions, and discuss how to navigate these issues more safely. In fact, cutting children off from digital spaces can also be deemed a violation of their right to learn how to use digital media properly and grow up to become media competent. Therefore, we have to acknowledge that diverse experiences, including tryouts and failures, do have a positive impact. Many of the participating children did not even recognise issues like unpaid labour, discrimination, sexual objectification, commercial exploitation, or verbal abuse as violations of their rights. But through interviews and conversations with our teachers, they began learning how to respond to threats, block malicious users, and protect themselves. Some even returned later to proudly share that they had successfully blocked a problematic player. Ultimately, the children in this research mutually concluded that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could help make a better world. Indeed, the world of is a precious space for them, and they believe it can be protected if everyone cooperates and follows shared values. This is when we need older players, the adults, to help. We are also active users of digital worlds like , perhaps with the power to yield far greater influence on media environments. That is why we believ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isn’t just for children and adolescents—it’s a responsibility for everyone online. The findings from this research were shared directly with the Roblox Corporation, and our participants’ stories have influenced some of 's new policies. We have also compiled a guidebook for teachers, parents, and children. There has also been some progress in the system, with strengthened reporting systems, and the platform now requires age verification to use chat. While these are pretty important steps, this shouldn’t be the end. To achieve greater digital media safety, we must act and start sharing our children's stories on . We must gain further, more comprehensive knowledge of what is actually happening to our young players and spread those stories to a broader public. We truly believe that greater awareness can shift how we think about game education and help build a healthier environment for children’s digital play. We hope that, with the collective effort of digital citizens, one day can become a safer, more supportive playground for children. [1]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Guidebook is available at the KATOM website ( katom.me ). Reference Park Yooshin, Kim Ami, Kim Sejin, Kim Wansoo, Kim Wonyoung, Park Sohyun, Seo Yongri, Yang Chuljin, Ha Yoonyoung, Cha Eunyoung (2023). “The Children’s Media Usage Research for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How Do Children Live in Roblox”, Korea Association of Teachers of Media Literacy (KATOM).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사) 박유신 초등학교 교사이며, 미디어와 교육 연구자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게임, AI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디지털 미디어에서의 삶과 문화를 인정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 알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에서 회장직을 수행중이다.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완벽히 이해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 - <잇 테이크 투>로 본 게임 플레이어의 조건

    2021년 상반기의 최대 화제작이자, 신데렐라를 뽑자면 첫번째로 나올 게임은 바로 <잇 테이크 투> 다. 아직도 영화 <깝스>에서 사타구니에 총을 끼우고 발사하던 장면을 연출한 장본인이라는 사실부터 떠오르는 영화 감독이자, 배우이자, 게임 제작자인 요제프 파레스의 이 최신작은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물이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 [Editor's View] 트리플 A, 거대한 만큼 희미한 개념을 헤치며

    안녕하세요,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입니다. GG의 호수가 오늘로 두자릿수에 진입했습니다. 격월로 나가는 호로 10회니 벌써 20개월을 지나왔다는 이야기겠지요. 매 호마다 GG는 오늘날 게임문화담론의 주요한 테마가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그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기획을 실어왔습니다. 때로는 기술에, 때로는 문화에 초점을 맞추며 지난 10호는 한국 게임문화담론을 이루는 여러 기초적인 요소들을 탐색해온 바 있습니다.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Editor's View] 손이 바쁜 공모전 특집호를 마무리하며

    비록 한 해에 여섯 호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GG의 발행은 꽤나 연속성이 있는 편입니다. 두 달에 한 번 발행하는 잡지를 위해 발행 전 달에 기획회의를 하고, 걸맞는 필자를 섭외한 뒤 각각의 필자들이 한 달간 원고를 준비합니다. < Back [Editor's View] 손이 바쁜 공모전 특집호를 마무리하며 26 GG Vol. 25. 10. 10. 비록 한 해에 여섯 호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GG의 발행은 꽤나 연속성이 있는 편입니다. 두 달에 한 번 발행하는 잡지를 위해 발행 전 달에 기획회의를 하고, 걸맞는 필자를 섭외한 뒤 각각의 필자들이 한 달간 원고를 준비합니다. 수집된 원고가 편집을 거쳐 나오기까지의 두 달은 생각보다 빠듯합니다. 아직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편집장의 여건상 월간 발행은 무리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달 한 번도 GG 업무는 멈춘 적 없이 4년이 흘렀습니다. 게임비평공모전은 어찌 보면 GG의 여러 농사 중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합니다. 게임비평의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내는 것은 곧 씬을 키우고 게임비평담론을 대중화할 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치열한 심사 토론을 거쳐 두 편의 수상작을 선정했고, 이번 26호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공모전 특집호는 항상 저로 하여금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돌아보게 만들곤 합니다. 정기적으로 매 년 한 번씩 초심을 되돌아볼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시작으로부터 나는 얼마나 변화해 왔는지를 짚어볼 수 있기에 여러모로 소중한 행사입니다. 올해도 공모전에 80편이 넘는 많은 응모작들이 들어왔습니다. 심사위원장 심사평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응모작들의 수준은 점점 올라가고 있어 심사위원들의 고충 또한 함께 늘어가곤 합니다. GG가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다면 더 넓은 가능성으로 더 많은 필자들을 모실 수 있겠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터라 매년 응모해주신 많은 분들께 송구한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공모전 특집호를 내다 보면 손이 바빠집니다. 공고를 내고 홍보하고 수집된 응모작을 정리하고 심사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기획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그래도 매 해마다 조금씩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감을 느낄 수 있는 공모전 특집호를 만드는 일은 게임비평 씬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무척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GG와 함께 해 주시는 많은 독자분들께서도 성장하는 GG를 보며 뿌듯해 하실 수 있도록, 내년에도 변함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Collaborate, Compete, and Broadcast: Gaming’s 21st Century Cultural Shifts from MMOs to Live Streaming and Online Platforms

    If you’re a video game enthusiast born after the year 2000, chances are good that you grew up with relatively easy access to video game media. Though gaming still maintains some of its countercultural reputation, it has simultaneously become a facet of mainstream culture, and the sheer volume of player-produced video game content has done a lot of legwork to keep our favorite games alive in our eyes and ears long after we’ve signed off for the night. For even some of the most obscure games, it feels like there is a limitless amount of game content available for players to consume without even needing to play. Video gaming’s cultural spaces now weave in and out of games, online communities, and numerous digital platforms like Steam and Discord.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NorthAmerica, MMORPG, Online Game, live streaming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arc Lajeun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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