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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제너레이션::필자::Aska Mayer
A Doctoral Researcher at Tampere University Game Research Lab and the Finnish Center of Excellence in Game Culture Studies. Aska’s research is focused on bodily perceptions of digital games and technology, as well as apocalyptic media. Aska Mayer Aska Mayer A Doctoral Researcher at Tampere University Game Research Lab and the Finnish Center of Excellence in Game Culture Studies. Aska’s research is focused on bodily perceptions of digital games and technology, as well as apocalyptic media. Read More 버튼 읽기 Playing with Shivering Bodies: Expectation, Exploration, Perception The dark hallway I walk through seems to be deserted. I can only hear my own steps and the eerie soundscape of the cranking metal pipes surrounding me, and can barely see what lays beyond the light of my flashlight. I’m afraid, as I don’t know if something is waiting in the shadows for me. As I enter the next room, I hear heavy breathing and as the light catches a mutilated body, in between the dead and living, I feel my stomach contract from disgust.
- GDC 2023 탐방기: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로부터 일어난 흐름들
길었던 팬데믹의 터널이 끝나고 게임쇼에도 봄이 돌아왔다. 물론 모든 게임쇼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며칠 전 발표되었던 E3 2023의 취소 소식은 게임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보스턴에서 3월 말에 열린 PAX EAST는 GDC 2023과 비슷한 시기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B2C 부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필자 역시 4년 만에 GDC를 찾았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2020년부터 2022년 GDC에 모두 등록했었다. 다만 온라인으로 열렸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참석이 불가능했고, 작년은 패스를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 Back GDC 2023 탐방기: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로부터 일어난 흐름들 11 GG Vol. 23. 4. 10. 길었던 팬데믹의 터널이 끝나고 게임쇼에도 봄이 돌아왔다. 물론 모든 게임쇼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며칠 전 발표되었던 E3 2023의 취소 소식은 게임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보스턴에서 3월 말에 열린 PAX EAST는 GDC 2023과 비슷한 시기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B2C 부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필자 역시 4년 만에 GDC를 찾았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2020년부터 2022년 GDC에 모두 등록했었다. 다만 온라인으로 열렸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참석이 불가능했고, 작년은 패스를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GDC 2023에서는 기존에 제공하던 온라인 중계를 막대한 비용 문제로 거의 중단하고 오프라인 중심으로 다시 돌아왔다. 공식 홈페이지 통계상으로는 28,0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방문했다고 하는데, 이는 작년 GDC 2022의 12,000명가량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 2019년의 GDC 참가자 29,000명에 거의 근접한 수치이다. 실제 참가한 개발자들 얼굴에서는 Covid-19의 영향을 느끼기 어려웠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즐겁게 서로를 대면하면서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다만 처음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되어 예년보다 매우 긴 패스 수령 줄이 이어졌다. * GDC 2023 기간 중 패스를 수령하기 위해 늘어선 긴 줄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의 GDC는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팬데믹 기간 중에 게임업계에서 일어났던 AI, Web3(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등의 기술적인 변화와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GDC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열리는 특정 주제 중심의 서밋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리는 메인 컨퍼런스로 양분되어 왔다. 그간 서밋은 인디게임, 내러티브, 게임 교육, 로컬라이제이션, 시리어스 게임, 스마트폰/태블릿 게임, 과금 제도, VR/AR 등 게임 디자인과 관련한 주제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올해 GDC 2023 서밋은 내러티브나 인디게임, 게임 교육 같은 전통적인 서밋이 어느 정도 남아있긴 했지만 많은 부분들이 기술 중심 서밋으로 대체되었다. AI, Web3, F2P, 퓨처 리얼리티(구 VR/AR), 온라인 게임 테크놀로지, 툴, 비주얼 이펙트 등 수많은 기술 중심 서밋들이 작년과 올해 새롭게 생겨났고, 이는 모두 팬데믹 이후 새롭게 부상한 게임 업계의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중 AI 서밋이 가장 많은 개발자들을 불러 모았으며, 자연어처리, 행동 패턴 설계 같이 AI의 전문 영역을 넘어 게임 배급과 유통 부문까지 AI의 영향력이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한국 게임 개발자들이 GDC를 많이 방문했으며, 발표 횟수도 늘었다. 이번 GDC에서 가장 적극적인 포지셔닝을 보여준 한국 게임회사는 위메이드였다. 작년에도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발표를 진행했으며, 올해는 아예 메인 스폰서 자격으로 Web3 서밋 키노트 스피치를 담당했다. 작년 GDC에서 장현국 대표는 위믹스 생태계에 100종 이상의 게임이 온보딩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말해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해까지 위믹스 플레이에는 25종의 게임이 각기 다른 토큰노믹스를 가진 채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아직 절반의 성공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GDC 엑스포 장에는 엄청난 크기의 위메이드 부스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메인 스폰서의 화려한 위용 뒤에 느껴지는 조급함을 감출 수는 없었던 것 같다. * GDC 2023 메인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 위메이드 최근 10여 년간 거의 매해 GDC에 참여하거나 최소한 온라인으로 컨퍼런스에 참가해 온 필자는 한국 게임 개발자가 한국 게임회사 소속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나 로컬라이제이션을 제외한 게임 디자인 영역에서 GDC 발표를 진행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예외가 있다면 2018년 〈PUBG〉의 사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말 스팀에 〈PUBG〉가 출시될 당시에는 한국 게임회사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로 PC 게임 플랫폼에서 판매 1위를 달성했다는 것이 정말 예외적인 사례로 취급받았던 시기였다. 물론 그 이후로도 이러한 사례가 자주 나온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처럼 GDC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발표가 거의 예외없이 게임 비즈니스 모델로 귀결되고, 게임 디자인이나 내러티브, 창의성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히 알려진 불편한 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 GDC 2015에서 〈룸(Loom)〉에 관한 클래식 게임 포스트모템을 진행하고 있는 브라이언 모리아티(Brian Moriarty) 한편으로 올해 GDC에서 느끼게 된 또 하나의 변화는 전통적인 게임 디자인 분야의 위상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게임 업계 내에서 아이디어 발상과 메커닉 개발에 치중하는 컨셉 디자인의 분야가 점점 시스템 기획이나 레벨 디자인 등으로 축소되어 버린 것도 한몫 할 것이다. IGF 파이널리스트에 올라온 소수의 창의적인 게임 일부를 제외하면 인디게임으로 엑스포에 전시된 상당수는 익숙한 장르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약간의 변주만을 거친 경우가 많았다. 컨퍼런스에서도 게임 디자이너들이 즐겨 찾았던 포스트모템(postmortem) 강연들이 대거 축소되어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2010년대 GDC에서는 최소 4-5회 정도의 클래식 게임 포스트모템 강연이 진행되었다. 올해에는 단 하나 반다이 남코 사의 CTO인 노부히코 모모이가 진행하는 〈다마고치〉의 클래식 게임 포스트모템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컨퍼런스 1주일 정도를 남겨놓고 개발자의 개인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인디 게임 포스트모템도 서밋 기간 중 보통 4-5회, 메인 컨퍼런스 기간 중에 2-3회 정도 열리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에는 거의 열리지 않거나 기술 중심 세션으로 대체되었다. 때문에 정식 클래식 게임 포스트모템은 아니었지만 〈별의 커비〉 시리즈 30주년을 맞아 해당 시리즈의 여러 측면을 회고하는 “The Many Dimensions of Kirby” 강연이 반사적인 인기를 누렸다. HAL 연구소의 쿠마자키 신야와 카미야마 타츠야가 출연한 이 강연을 보기 위해 강연장을 몇 바퀴 돌 정도의 긴 줄이 늘어섰으며, 예정 시간을 30분 넘긴 이후에야 모두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커비 캐릭터의 비정형성과 공중 부양, 몬스터를 빨아들인 후 외양과 스킬이 변화하는 전통적인 메커닉의 고안 과정이 개발 과정에서 산출된 다양한 컨셉 아트와 함께 제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는 1인 개발자 제임스 와들(James Wardle)이 출연한 “‘Wordle’: One Year Later”의 포스트모템이 인기를 끈 강연이었다. 그는 이 게임을 뉴욕타임스에 매각하여 7자리 숫자의 달러 수익을 거두었지만, 수익을 위해 게임 개발을 했던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 〈별의 커비〉 30주년을 기념한 GDC 2023 강연 이런 몇몇 예외적인 사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게임 디자인 강연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GDC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점점 게임 개발이 분업화되어가고,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광고를 통한 수익화가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게임 디자인이나 메커닉의 개선을 통한 컨셉 디자인의 영역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인디 게임 개발사들 역시 이제는 대형 퍼블리셔나 VC로부터의 투자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인디스러운 스타일만 유지한 채 인기 장르의 게임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내러티브와 비주얼만 바꾸어 기존 게임을 모방하는 케이스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점점 자기복제가 만연화 되어가도 이를 합리화하기에만 급급한 인디 게임 분야의 돌파구를 찾아보기 위해 방문했던 올해의 GDC였지만, 미국 인디 게임 씬에서도 뾰족한 해답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인디 게임 씬은 그간 외부에서 투입되는 자본의 단맛을 보면서 외연을 키워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AA급 게임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인디 스타일 게임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졌으며, 완성도가 높은 인디 게임들은 점점 스타일리시한 AA급 정도의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올해 IGF를 심사하면서도 느낀 사실이지만, 많은 심사위원들이 거칠면서도 날것을 보여주는 저예산 인디보다는 세련된 스타일의 AA급 인디게임을 더 높은 위치로 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올해 GDC는 여느 해보다 복잡한 심정을 안고 행사장을 떠나게 되었다. 이런 필자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맛있는 클램 차우더와 샤도네이 와인 한 잔 뿐이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수)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게임 스토리텔링과 게임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디게임 페스티벌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창설을 주도하고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인디게임 행사인 Independent Games Festival(IGF)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디지털 스토리텔링』(공저, 2003), 『디지털 게임, 상상력의 새로운 영토』(2005), 『인디게임』(2015), 『이야기, 트랜스포머가 되다』(공저, 2015), 『81년생 마리오』(공저, 2017), 『게임의 이론』(공저, 2019), 『게임은 게임이다: 게임X생태계』(공저, 2021) 등이 있다.
- 확률형 부분유료결제 앞에서의 EA가 마주한 고민
포인트를 구매할 수 없으면, 얼티메이트 팀을 구성할 수 없으므로 한국 시장에 은 핵심 요소가 사실상 탈거된 상태로 시장에 출시되었다. EA는 얼티밋 에디션과 FC 포인트 판매 제외의 이유에 관해 "국내법 변경으로 인해 한국에서 FC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 유저들이 7월 17일부터 선수팩, 드래프트, 소모품, 진화에 사용하는 FC 포인트를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소개했다. 국가의 규제와 게임사의 사업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 Back 확률형 부분유료결제 앞에서의 EA가 마주한 고민 26 GG Vol. 25. 10. 10. 2025년 7월,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는 (옛 FIFA, 이하 FC 26) 의 국내 판매 구조에서 확률형 과금 요소를 사실상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 이용자는 선수 카드 뽑기 등 확률형 아이템 구매에 쓰이는 FC 포인트를 결제할 수 없다. 이뿐 아니라 마이크로트랜잭션(소액결제) 혜택이 포함된 얼티밋 에디션도 구매할 수 없게 막혔다. 아예 과금 축이 제거된 채 게임이 나오게 된 것이다. 옛 FIFA, 현 FC 시리즈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게임 프랜차이즈다. 수십 년간 축구 팬들에게 사랑받아온 게임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이례적인 형태로 출시되는 것이다. 단적으로 게임의 얼티밋 에디션 구매가 막힌 것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한국뿐이다. 벨기에와 한국에서만 FC 포인트를 추가로 결제할 수 없다. 이 FC 포인트로 유료재화화로 선수 카드를 뽑는 팩을 구매할 때 주로 이용된다. 현재 'FC' 시리즈의 엔드 콘텐츠는 나만의 '궁극의 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선수 카드를 뽑아 스쿼드를 맞추고,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인트를 구매할 수 없으면, 얼티메이트 팀을 구성할 수 없으므로 한국 시장에 은 핵심 요소가 사실상 탈거된 상태로 시장에 출시되었다. EA는 얼티밋 에디션과 FC 포인트 판매 제외의 이유에 관해 "국내법 변경으로 인해 한국에서 FC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 유저들이 7월 17일부터 선수팩, 드래프트, 소모품, 진화에 사용하는 FC 포인트를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 라고 소개했다. 국가의 규제와 게임사의 사업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사진 1] 한국 출시 버전에서 얼티밋 버전은 제외된 모습 (스팀 상점 페이지). 한국 출시판에서는 FC 포인트의 판매도 제외되었다. 이 글에 주의를 기울일 독자라면 "국내법 변경"의 개요를 익히 알겠지만, 맥락을 되짚기 위해서 그 맥락을 짧게 톺아보자. 2024년 3월 개정된 게임산업법은 아이템 종류와 등급, 획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뿐 아니라 2025년 1월 추가 개정을 통해 표시의무 위반 시 손해배상 특례와 입증책임 전환이 도입되었다. 이 조항은 6개월의 기간을 거쳐 지난 8월 1일 최종적으로 시행 중이다. 새로운 게임산업법은 공개된 수치와 실제 게임 로그 간 차이가 확인될 경우 징벌적 배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임사가 확률 정보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해서 피해가 생기면 최대 3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게임사는 이 과정에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자료까지 만들어 소명해야 한다. EA가 아니라 그 어떤 게임사라 하더라도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의 '첫 사례'에 자기 이름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 터. EA는 패키지게임이 유행하던 1998년, 한국에 EA코리아의 형태로 일찌감치 진출을 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물론 의 서비스를 EA가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책임 또한 EA코리아가 지게 되는 구조다. 한국에 지사가 없거나, 미래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 대리인 정도만 두고 있는 기업들과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사진 2] 테헤란로에 위치한 EA 코리아 사무실. 일찍이 한국에 진출해 경영활동을 하고 있어 이들은 국내 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출처: EA 코리아) 더구나 EA가 한국에서만 각 카드 패키지에서 선수의 등장 확률을 공개해버린다면, 북미와 유럽의 플레이어들은 한국에서 발표된 장표를 참고해서 각 선수의 등장 확률을 모두 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페르소나 3 리로드>나 <앨런 웨이크 2> 사례처럼 과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결과 발표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지금은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 '블라인드 심의' 제도가 따로 운영 중이다.) 의 얼티메이트 팀은 글로벌 동일 서비스로 운영되기 때문에, EA는 이 확률을 일종의 '영업 기밀'로 보아 한국에서 극단적인 수를 내린 것이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1%라고 표기가 되었는데, 실제로 을 많이 플레이하는 유럽 권역에서 그 확률을 검증하려고 시도할 경우에도 EA에게는 관리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러한 위험 사항등을 고려해 결론적으로 EA는 확률형 BM을 에서 사실상 제거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은 이미 한국 법에 따라서 아이템과 카드 등장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단일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는 에서는 해당 리스크가 치명적이지만, 한국에서만 주로 서비스되는 에서는 규제 환경에 따른 준비와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은 에 대해서 곧잘 '유통기한 1년의 게임'이라고 부르곤 한다. 1년마다 'FIFA', 'FC' 신작이 발매되기 때문에 얼티메이트 팀을 즐기기 위해서 새 풀 프라이스 게임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새 게임이 나오면 지난 편에서의 얼티메이트 팀 스쿼드 가치는 (유저들이 떠나간) 과거작에만 머무르게 된다. 차라리 수년 간의 라이브 서비스를 보증하는 F2P 부분유료화 게임 사례가 더 건강하게 느껴질 수준이다. [사진 3] 은 ‘FC 27’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역사에 따르면 말이다. 물론 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스팀 등의 플랫폼에서 할인가로 판매된다. 그것을 플레이한다고 해서 배탈이 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BM이 빠진 상태로 출시된 이번 작에는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자막이 추가됐으며, 전문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해설까지 실려있다. EA코리아 입장에서는 법이 바뀌었지만, 이 1년짜리 게임에 나름의 투자를 감행한 셈이다. '유통기한 1년의 게임'이라고 했지만, 'FC' 과거작은 게이머의 기기에서 계속 소비되고 있다. 를 이 나온 지금 플레이해도 어떤 문제는 없다. 다만 EA는 계속해서 '이제 새 게임이 나왔으니 그것을 사보지 않으련' 하는 광고 팝업이 노출될 뿐이다. 결국 이번 케이스는 세계 최대급 퍼블리셔가 한국에서만 확률형 과금을 접었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는 확률 공개를 단순히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공개 수준과 검증 방식, 그리고 법적 책임 설계라는 차원으로 논의를 끌어올렸다. EA의 선택은 확률 공개 규제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산업 전략을 바꾸는 강력한 제도적 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토론은 이제 “확률 공개가 부분유료화 문제의 핵심인가, 혹은 더 큰 구조적 논의의 한 축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EA는 미국, 중국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단일 마켓인 한국 시장에서 게임의 핵심 BM을 제거시켰다. 세계 최대 스포츠 게임 프랜차이즈가 한국 시장에만 ‘반쪽짜리’ 형태로 들어오게 된 것은, 한국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의 효력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효력'으로 소비자들은 진정 그들의 권익을 보호받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은 보다 발전된 엔진과 메카닉을 자랑하고 있고, 때문에 EA의 시리즈를 넥슨의 온라인게임보다 선호하는 계층도 (소수에 이르지만) 분명 존재한다. 이번 조치로 법적 리스크는 사라졌지만, 국내 게이머는 글로벌 서비스와 유리된 경험을 유료로 경험해야만 하는 환경이 형성됐다. 지금의 확률 공개 제도의 핵심 목적은 소비자 보호였다. 하지만 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확률 공개냐 아니냐'의 이분법으로는 또렷이 설명할 수 없는 음영지대가 발생했음을 볼 수 있다. 새로운 규제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에서도 0.0000000067465506%의 확률이 공개되었지만 ([AG][NO.7 포함] 멀티 클래스 최종 OVR 116+ 선수팩 (3~7강)의 호날두 7강 카드) 정작 소비자들은 투명해졌다고 느낄 수 있을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는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질서를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졌지만, 정작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게임의 구조적 문제 (파워 인플레이션과 지속적인 과금 유도,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매몰비용, 서비스 종료 등으로 인한 지속 가능성 여부 불투명)는 온전하지 않으냐는 것이다. 원고를 탈고하는 지금, EA는 스스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사우디 국부 펀드는 사모펀드와 함께 약 77조 2,600억 원(550억 달러)의 현금을 들여 EA를 인수하고, 회사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EA는 나스닥 상장사가 가지는 사회적·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EA의 비상장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상 다음 시간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사진 4] 넥슨 의 한 선수팩 확률표 (출처: 넥슨) [1] [게임메카] 확률 공개 때문? 'EA FC 26' 한국에 유료 재화 안 판다 / 2025.07.17., 김미희 기자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기자) 김재석 디스이즈게임 취재기자. 에디터와 치트키의 권능을 사랑한다.
- e스포츠 25년, 그 좌충우돌의 역사
초창기 e스포츠는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했다. 1999년 처음 중계된 제5회 하이텔배 KPGL(Korea Professional Gamers League) 당시에는 방송국 지원이 없어 탁구대에 천을 씌워 경기 테이블과 중계석으로 사용했으며, 경기복 두 벌을 출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입었다. < Back e스포츠 25년, 그 좌충우돌의 역사 23 GG Vol. 25. 4. 10. 다른 그 무엇도 아닌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며 시작된 2000년은 한국이스포츠협회(이하 협회)의 전신인 ‘21세기 프로게임협회’가 창설되고 전문적인 리그대회가 한참 생겨나던 시기였다. 당시 e스포츠는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인기를 얻던 문화 콘텐츠였지만, 기성세대에게는 그저 유치하고 심지어 병리적인 사회 현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어느 누구도, 심지어 당시 게임을 플레이하던 프로게이머조차도 e스포츠가 이렇게 커다란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e스포츠는 치열하게 대결하며 전략과 열정을 공유하던 게이머 공동체에서 시작되었으나, 산업의 성장과 함께 e스포츠의 정체성도 변화되어 갔다. 연구자와 산업 관계자 각자 e스포츠에 대해 다른 정의를 내리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지점은 e스포츠가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갔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디어학자인 허친스(Brett Hutchins) 는 e스포츠가 미디어와 스포츠, 컴퓨터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하이브리드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게임과 e스포츠 문화를 연구하는 테일러(T.L.Taylor) 는 e스포츠가 텔레비전, 게임, 인터넷 그리고 온라인 네트워크의 융합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e스포츠는 그 전부터 존재했던 미디어·문화 산업의 울타리 안팎을 넘나들며 다른 그 무엇도 아닌 e스포츠만의 정체성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어느 하나로 규정하기 힘든 e스포츠의 혼종성은 게임 산업의 빠른 생애주기, 플랫폼의 전환 등 변화의 순간마다 과감한 결단을 통해 변화에 적응하고자 노력한 결과이다. 그래서 e스포츠는 매순간 위기와 함께 했다. 짧은 호황기를 누리다가도 돌발적인 변수로 인해 다시금 어려움을 맞닥뜨렸다. 불안정한 기반 위에서 내가 즐기고 있는 이 리그와 종목이 언제 무너지거나 중단될지 알 수 없기에 팬들은 늘 불안감을 품은 채 선수와 팀을 응원한다. 그렇기에 e스포츠가 무엇인지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보다는 그 변화의 흔적을 그저 따라가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공교롭게도 대한민국에서 e스포츠가 시작된 시점으로 여겨지는 1999년은 내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e스포츠의 역사를 훑는 일은 나의 성장기를 되짚어 보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글은 한 명의 팬으로서, 그리고 이 산업과 함께 자라온 동시대인으로서 e스포츠 문화의 궤적을 따라가 보려는 짧은 기록이다. 초기 e스포츠의 도약과 제도화 초창기 e스포츠는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했다. 1999년 처음 중계된 제5회 하이텔배 KPGL(Korea Professional Gamers League) 당시에는 방송국 지원이 없어 탁구대에 천을 씌워 경기 테이블과 중계석으로 사용했으며, 경기복 두 벌을 출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입었다. 좁은 방 하나에서 선수들끼리 함께 자거나 PC방에서 생활하는 일이 빈번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과 신생 산업의 불안정한 기반에도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버티던 게이머와 산업 관계자들은 2000년 말 붕괴한 닷컴 버블로 인해 한 차례 무너져 내렸다. KPGL, PKO, KIGL과 같은 초기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빠르게 폐지되었고 우후죽순 생겨나던 게임대회 주최사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게임만 해서 먹고 산다는 목표는 당시로서는 허황된 꿈에 가까웠다. 많은 선수들이 다른 직업을 겸하여 생활하거나 게이머 경력을 통해 게임 관련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프로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 최초의 프로게이머로 인정받는 신주영, 한국통신(Korenet) CF를 촬영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이기석, 지금은 방송인으로 더욱 유명한 기욤 패트리 등이 이 시기에 짧은 인기를 누린 게이머들이었다. 그리고 2003년부터 게임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차례의 도약이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온게임넷과 MBC 게임(당시 이름은 geMBC)이라는 두 케이블채널은 기존의 대회 주관 업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꾸며 방송 중심의 게임리그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1대1 대결이던 기존 대회 형식에 더해 팀 단위의 리그를 새로 만들면서 그와 함께 대기업의 재정지원을 받는 프로팀이 등장한다. 임요환, 최연성의 SKT와 강민, 홍진호, 박정석의 KT는 스타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며 통신사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이러한 구도는 단순히 팬들의 즐거움을 넘어 기업이 홍보를 위해 전면에 나서 팀을 만들고 자본을 투자하여 리그의 판을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특히 광안리에서 진행된 2004년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한빛 스타즈 vs SKT T1)에는 10만여 명의 관중이 몰려 상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고, 2005년 So1 스타리그 결승전(임요환 vs 오영종)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는 등 스타리그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당시 기사에서 SK텔레콤 T1은 팀 창단만으로 150억 원이 넘는 홍보 효과를 봤다고 전해지며 리그를 후원한 신한은행 역시 300억 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이를 기점으로 2006년까지 대기업팀의 적극적인 창단이 이루어졌다. * [2004년의 광안리 대첩(출처: https://home.kepco.co.kr/kepco/front/html/WZ/2023_09_10/sub1_4.html )] 특히 협회에 의해 2005년부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한 본격적인 제도화가 이루어졌다. 협회 공인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는 준프로게이머의 자격을 얻게 되고, 매년 진행되는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특정 팀에 소속되면 프로게이머가 되는 식이었다. 또한 각 팀 내에서도 연습생을 10여명 내외로 육성하며 선수 인력의 재생산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오늘날 대기업 구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e스포츠 아카데미의 국내 모델이 이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프로게이머는 점차 많은 게이머와 청소년들이 꿈꾸는 어엿한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한 차례의 위기 그리고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 그런데 이때부터 커진 파이 를 둘러싸고 산업 행위자들 사이의 치열한 힘 싸움이 시작된다. 2007년 협회와 양 방송사 사이의 중계권료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고, 2010년에는 블리자드와 협회, 방송사 간 지적재산권 소송이 이어졌다. 그 전까지 게임사가 협회와 방송사의 IP 활용을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형식이었다면, 이제는 e스포츠 산업의 생산과 유통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초창기 e스포츠 리그의 제작과 주최, 방송을 도맡아 하며 독점적인 권한을 수행하던 방송사는 이 시기부터 서서히 힘을 잃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힘 싸움에 더해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까지 벌어지며 스타크래프트 리그뿐 아니라 e스포츠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힌다. 다른 한편에서는 2011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서서히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이후 2013년, 넓게 보면 2016년까지 국내 e스포츠 산업은 과도기를 거치게 된다. 당시 나를 포함한 청소년들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또 적극적으로 수용하던 세대였을 것이다. 당장 PC방에서 친구들과 하던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로 바뀌었고, 당시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통해 아프리카 TV를 보는 것이 또래 문화가 되었다. 교실에서 남자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던 밈(meme)은 ‘날아오르라 주작이여’에서 ‘이걸 나진이’로 옮겨갔다. 페이커(Faker)가 미드 마이를 썼다느니 미드 리븐을 썼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경기 다음날 아침부터 화제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 TV와 트위치, 유튜브 게이밍과 같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보는 게임’ 문화의 대중화를 이끌며 산업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매체였는데,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여서 수용자층을 하드코어 게이머에서 캐주얼 팬으로까지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스트리밍 플랫폼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선수와 팬 사이의 온라인 소통의 기회도 확대되었다. 라이브 채팅을 통한 정동의 공유는 기존의 TV라는 일방향적 정보 제공을 넘어 실시간 상호작용에 기반한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테일러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e스포츠가 단순히 스포 츠가 아니라 복합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또 다른 장점은 방송사에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제한적으로만 방영할 수밖에 없던 다양한 종목의 리그를 중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 어렵게 찾아보아야만 했던 해외 리그나 철권, 워크래프트 3와 같이 한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 실패한 종목의 국내 리그도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챙겨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터넷 스트리머 중심의 게임 대회가 인기를 끌고 아마추어 게이머 대상의 리그 역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중계가 가능해지면서 풀뿌리 리그와 자생적 e스포츠 생태계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즉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전은 한편에서는 전 세계 팬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국제화의 흐름을 만들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과 소규모 리그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e스포츠 문화의 저변을 넓혀주었다. e스포츠의 황금기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전에 힘입어 e스포츠 산업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e스포츠 산업규모는 연평균 17.9%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국제적으로는 매년 30.7%의 고속 성장이 진행되었다. 경기장 역시 양적·질적 확장이 이루어져 2016년 OGN e스타디움이 개장한 이후 2018년에는 LOL 파크와 VSG 아레나가, 2020년에는 아프리카TV 콜로세움, V.Space 아레나, 부산·광주 e스포츠 경기장이 연이어 개장했다.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 역시 2018년 50% 넘게 뛴 데 이어 2019년에는 80%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두드러진 건 기술의 발전이었다. 대표적으로 e스포츠 관전 및 연출 기능이 개선을 거듭하면서 e스포츠는 거대한 스펙타클 이벤트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초창기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관전 및 연출 기능은 옵저버의 수동 조작과 선수 얼굴 클로즈업이 전부일 정도로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해설진은 경기 시작 전이나 직후 맵 위에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면서 바둑처럼 맵을 설명하고 각 선수의 전략을 예상했다. 선수의 미네랄과 가스 보유량, 인구수를 보여주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난 ‘EVER 스타리그 2007’이었다. 반면 2010년대에 들어 게임사가 리그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려는 의욕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관전 및 중계 모드의 기능을 대폭 개선하면서 보다 직관적이면서도 극적인 시청을 가능하게 했다. 2015년부터 LCK에서는 스포트라이트 카메라 기능을 통해 게임 화면을 3D 애니메이션처럼 연출할 수 있게 되었고 2018년에는 한국에서 개최된 월즈 무대에서 가상 걸그룹 K/DA의 증강현실 무대를 꾸몄다. 같은 해 OGN에서는 VR을 통한 배틀그라운드 경기 생중계가 국내 최초로 시도되었다. 이 같은 실험적 시도는 비록 모두 상용화되지는 않았더라도, 그 당시 기술의 발전과 e스포츠 산업 전반에 만연하던 낙관을 반영한 산물이었다. * 리그오브레전드 2018 월드 챔피언십 K/DA 오프닝 세레머니 영상 다시, 겨울을 나는 e스포츠 그러나 최근의 e스포츠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또 한 번 어려움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장 e스포츠 게임단과 게임 대회 운영사들의 누적된 적자가 문제되었다. 특히 젠지 e스포츠의 CEO인 아놀드 허(Arnold Hur)는 2023년 ‘e스포츠의 겨울’을 주장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함을 역설했다. 또 라이엇 게임즈나 블리자드, 일렉트로닉 아츠(EA)와 같이 게임과 e스포츠 업계를 지탱하는 게임사들이 2024년 들어 줄줄이 구조조정과 해고를 단행하며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위기를 초래한 내부적·외부적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를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종목에 편중되어 있는 산업 구조 역시 산업의 안정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이에 게임사와 구단은 나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LCK는 2020년부터 폐쇄형 프랜차이즈 리그 [1] 로 전환했으며 FC 온라인 슈퍼챔피언스 리그 역시 2025년부터 리그 프랜차이즈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대로 오버워치 리그는 프랜차이즈 및 연고제를 2024년부터 폐지하고 개방형 리그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다른 한편 2023년 정식출시한 게임 이터널 리턴은 국내 최초로 지역 연고 풀리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e스포츠 구단 역시 참여 종목 다양화와 함께 아카데미 설립, 국내외 대학과의 활동 연계, 팬덤 마케팅 활성화 등의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의 e스포츠는 빠르게 달려온 궤도를 잠시 조정하는 또 하나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처럼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에 무너지기보다, 이제는 산업 전체가 변화의 국면을 인식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차분히 모색하고 있다. 다가올 e스포츠의 모습,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두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e스포츠는 처음부터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았다. 스포츠이자 게임이고, 방송이자 오락이며 문화인 이 복합적 정체성은 위기의 순간마다 유연하게 적응하며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힘의 원천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무너졌을 때도, 방송사가 사라졌을 때도, 플랫폼이 전환되었을 때도 e스포츠는 멈추지 않았다. 누구도 이 산업이 여기까지 올 줄 몰랐듯, 지금의 과도기 역시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한번 자신을 재구성할 시간, 본질을 점검할 기회일지 모른다. 아직도 춥고 눈이 내리는 날씨이지만, 곧 봄이 올 것이다. 변화의 속도에 익숙한 e스포츠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 Hutchins, B. (2008) Signs of meta-change in second modernity: The growth of e-sport and the World Cyber Games. New Media and Society, 10(6): 851-869. - Taylor, T. L. (2018) Watch me play : Twitch and the rise of game live streaming, Princeton, New Jersey : Princeton University Press. - 박건하. (2004) 게이머들의 PC방 문화와 프로게임리그의 형성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 석사학위논문. - 이용범. (2020) 동북아시아 e스포츠 현황에 대한 기초연구 1: 정동(affect)의 실각, 한국 e스포츠 10년사.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20권 2호. 61-73. - 정헌목 (2009) ‘스타’ 게이머 팬클럽을 통해 본 e-스포츠 팬덤의 형성과정과 특성. <비교문화연구>, 15권 1호. 51-95. - 진예원. (2022) 이스포츠의 기술성(technicity) 분석을 통해 본 포스트디지털 문화 연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문화연구전공 석사학위논문. [1] 프랜차이즈 모델은 리그에 소속되는 팀을 고정하여 이 팀들이 강등이나 해체의 위험 부담 없이 수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반대로 개방형 모델은 리그 참가 및 탈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에 리그 소속팀이 자주 바뀌며, 승강제를 도입해 경쟁을 보다 치열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프로야구 KBO 리그는 프랜차이즈 모델, 프로축구 K리그는 개방형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Tags: e스포츠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연구자) 박여찬 e스포츠를 포함한 보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를 전공 중입니다.
-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Back 구독이 세상을, 게임을 바꿀까? - 구독형 결제,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01 GG Vol. 21. 6. 10. 여기 두 개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까?”와 “당신은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을 소유해봤습니까?”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온 두 개의 숫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게임은 플레이어가 소유하지 않았다. 혹은 소유할 수 없었다. 게임이 탑재된 게임기의 소유자는 게임기를 비치한 술집이나 음식점의 오너였으며, 플레이어들은 동전을 넣고 플레이 시간을 구매했다. 이 공간은 곧 오락실, PC방으로 바뀌었다. 시대가 지나니 집집마다 콘솔과 PC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 플레이어 개인이 게임 플랫폼을 소유했으니 게임도 소유할 수 있었고, 플레이어들에게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상점이 생겨났다. 이 상점들의 상당수는 현재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라고 불리는 온라인 마켓들로 바뀌었다. 현재의 시장은 어떨까. 소유와 대여가 섞여 있다. 여전히 콘솔과 PC 게임의 중요한 축이 소유인 한편,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많은 게임은 대여의 방법론을 갖고 있다. 인게임 결제를 주된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무료 게임들은, 플레이어 개인이 그 게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대여기간이 무기한이며 대여비용이 0일 뿐이다. 월정액을 지불하는 유형의 게임들도 본질은 대여다. 최근 들어서는 대여의 방법이 추가되었다. 구독 경제는 2020년대의 화두일 것으로 예상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이에 맞춘 듯 게임 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기존에 존재하는 시즌 패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시즌 패스는 향후 발매될 DLC(DownLoadable Contents)를 한 번에 조금 싼 가격으로 구매하고 발매 때마다 적용받는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구독 경제의 기본 개념과 같다. ‘일정 기간’만 접근권을 갖는, 정기 지불의 형태다. 영상물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서비스가 보여준 모델이다. 이 새로운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사업 주체는 세 종류다. 하나는 자체 유통망이 있는 개발사다. 현재 EA의 ‘EA 플레이’, 유비소프트의 ‘유비소프트 플러스’ 등의 서비스가 있다. 구독 서비스를 정착시키고 있는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자체적으로 성공한 ESD를 가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다른 개발사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유통사다. 온라인 마켓인 험블 번들의 구독 서비스인 ‘험블 초이스’는 매달 12개의 후보작을 골라서 구독자들에게 보내준다. 이중에서 구독자는 자기의 구독 등급에 따라 3~10개의 게임을 고를 수 있다. 애플 또한 ‘애플 아케이드’라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인게임 결제와 DLC 등의 추가 결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정책으로, 대여 형태에 큰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세 번째는 게임 콘솔 회사다. 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 3사는 제각각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갖고 있다. 이 세 서비스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을 포함한다. 즉,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온라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네트워크 접속권을 기본권으로 생각했던 플레이어 상당수가 당황하고 나아가 분노하기도 했다. 콘솔사의 서비스 셋 중에서는 닌텐도가 가장 초라하다. 고작해야 고전 콘솔 게임을 제공할 뿐이지만 볼륨 자체는 크다. 반면 소니의 경우에는 매달마다 무료 게임을 2개씩 제공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엔 엑스박스와 PC 양쪽은 물론 모바일까지 통합한 구독 옵션이 있다. 한쪽은 독점작 위주로 승부하고, 한쪽은 다양한 환경의 교차 통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성공이 이미 증명해줬듯, 소비자가 구독을 결정하게 하는 요소는 결국 컨텐츠의 양과 다양성이다. 이 부분이 보유한 히트 IP가 많은 EA와 유비소프트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이며, 현재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애플 아케이드의 향후 전망이 밝은 이유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의 우위는 제작사보다 유통사와 콘솔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최상위 퍼블리셔들이 동원할 수 있는 구독 리스트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이 일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OTT 시장에서 이미 보고 있는 것처럼, 구독의 힘은 컨텐츠에서 나온다. 따라서 컨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을 하는 제작사의 힘이 유통 퍼블리셔를 때때로 이기는 모습이 나올 것이다. 시장에서의 전망은 그렇다 치고, 게임 구독 서비스는 과연 게임 소비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소유가 중심인 시대를 끝맺고 다시 대여가 중심인 시대로 가게 될까? 이 대여의 코드를 공유하며 함께 엮인 사업 모델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단순히 세이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시켜 여러 곳에서 불러올 수 있게 하는 정도를 지나, 게임 플레이 자체가 클라우드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처음 질문에서 나왔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게임 구동 플랫폼을 개인이 소유하기 어려웠던 시절은 대여의 시기였다. 극초기의 아케이드가 그랬고, PC방이 그랬다. 기술이 대중화되고 가정 경제가 탄탄해져 구동 플랫폼을 개인이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소유의 시기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플랫폼의 사양이 비싸지면 대여로 가는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 걸까? 그래픽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구동 플랫폼의 하드웨어 사양은 꾸준히 높아졌다. 이런 고사양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PC방은 여전히 좋은 대안이다. 그리하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등장한다. 기본적인 개념은 스트리밍 형태다. 게임이 구동되는 기기는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 컴퓨터이고, 입력기기는 내 손 안의 컨트롤러나 모바일 기기이다. 그 조작 신호가 회사의 구동 기기에 가닿고, 기기의 게임 화면은 다시 이쪽으로 전송된다. 입력기기와 콘솔 간의 거리가 멀어봐야 몇 미터인 시대에서 몇십 내지는 몇백 킬로미터인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모두 5G의 기술과 인프라가 충분해졌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 연산장치와 입력인터페이스의 거리는 통신기술 발전에 힘입어 점점 멀어지는 추세다. 그리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최소한 당분간은, 구독 서비스와 함께 돌아갈 전망이다. 어차피 기기가 비싸거나 해서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인데다, 고스펙의 실물 기기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다. 대여 형식이 걸맞는 서비스 형태다. 5G 통신망을 사용해야 하니 이동통신사도 비즈니스에 들어오게 된다. 현재 마이크로스프트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베타 테스트 중인데 한국에서는 SKT와 협업을 한다. 엔비디아는 ‘지포스나우’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서의 협업 이통사는 LG유플러스다. KT의 경우엔 독자적으로 ‘게임박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상위 퍼블리셔 중 하나인 구글은 ‘구글 스테디아’를, 아마존은 ‘아마존 루나’를 발표했다. 구글의 경우를 보면, 우선 일시불로 조작용 컨트롤러와 접속용 크롬캐스트를 사고 3개월 이용권을 받는 형식이다. 정정, ‘이었다’. 구글 스테디아는 담당 팀이 해체되면서 서비스 포기로 가는 상태다. 아마존 루나는 여러 회사의 구독 서비스를 아마존의 플랫폼에 모아놓는 형태를 추구하고 있는데, 아직은 정식 출시 전인 얼리 억세스 단계라 채널이 많지 않다. 구독 서비스 유형 중에서 가장 최신의 형태이다 보니까 정착은커녕 아직 정돈이 되지 않은 모양새다. 동시에, 컨텐츠를 직접 보유하지 않은 퍼블리셔가 초기 단계에서 고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비스 형태가 정돈되어 시장에 정착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게임 기기를 원격으로 빌리는 서비스이니, 종래에는 기기 사양에서의 자유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소니가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라고 해서 반드시 플레이스테이션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의 스트리밍을 버리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슈퍼 컴퓨터를 콘솔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구도가 실현된다면 개발 환경은 크게 변할 것이다. 구동 기기가 PC이든 콘솔이든, 개발은 기기 사양의 한계점을 상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대중적 보급의 필요성 때문에 구동 기기의 한계선은 당대 기술의 최첨단보다는 몇 계단 낮다. 따라서 스트리밍이 모여드는 메인프레임의 사양이 최첨단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몇몇 장르는 현재 처해 있는 장르의 내적 한계를 돌파할 수도 있다. MMORPG가 서버 렉의 문제를 상당 부분 탈출할 수 있다거나, 오픈월드가 NPC의 리액션을 세세한 맥락과 상황에 따라 사실적으로 다르게 내보인다거나 하는 전망이 가능하다. 문제는 없을까?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만 저장하게 되면서 제기되었던 문제가 다시 나올 수 있다. 주도권이 회사에게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인게임에서 억울한 상황을 당해 소송을 벌인다거나, 잊혀질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데이터를 지워달라고 요청하는 유저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식의 갈등 과정에서 칼자루는 회사가 쥐고 있다. 반면 이런 중앙집권의 형태에서 반대의 논거를 읽어낼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른 대여 방식에 비해 구독은 지속성에 특징이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 구독이 끊긴다는 것은 소유권 판매를 할 때보다 이윤이 극도로 낮다는 의미다. 그리고 구독을 취소하는 것은 구매를 취소하는 것보다 간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는 구독자들의 반응에 더 예민해진다는 전망이다. 그래서 최초의 질문 2개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 2개가 솟아나게 된다. 하나, 게임 구독 리스트 내지는 ‘1면 게임’의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험블 번들이 매달 선정하는 12개의 게임이라든가, 리스트의 상단에 노출되는 게임은 어떻게 선정될까? 선정 기준은 합리적일까? 유튜브와 OTT 서비스의 경우엔 소비 패턴을 학습한 알고리즘이라는 대답을 내놓았지만, 이보다는 좀 더 진지한 질문과 대답이 필요할 것이다. 알고리즘이라는 방패 뒤에서 이용자들에 대한 취향 조작이 시도되고 있다는 의혹은 지금도 존재하며, 알고리즘 자체가 광고 상품이나 로비 내용이 되는 경우 또한 우려해야 한다. 둘, 세이브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인가? 게임 내 아이템과 인게임 결제 혹은 ‘현질’의 이슈에서 참고할 부분이 있겠지만, 예상되는 미래는 있다. 어쩌면 소비자들이 보유한 세이브 데이터가 정리되어야 할 부실기업의 인질이 되거나, 혹은 매각될 회사의 자산으로 처리되는 미래다. 그러면 이 데이터의 ‘소유권’은 회사에 있는 걸까 소비자에게 있는 걸까? 소유권은 빼더라도, 비유적 의미의 지분은 소비자에게 있는 것일까? 이 논의를 더 진행하면 데이터 주권에 따른 기본소득 논의와도 맞닿는다. 그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보자. 현재까지 제시된 구독 서비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성능 좋은 플랫폼 기기에 여러 사람이 스트리밍으로 접속하여 그 처리 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그 서비스를 구독의 형태로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내지는 회사에서 보유한 고성능 컴퓨터를 구성원들이 클라우드 스트리밍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리고 지자체와 회사는 이를 자신들의 강점으로 홍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산업단지 조성에 있어 새로운 옵션이 될지도 모르겠다. *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 등장하는 소버린 문명의 군대는 전투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수행한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 2]에서 소재 중 하나로 다룬 적이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병사’ 개념이 떠오른다. 현재 드론 조종사의 전투 업무 형태가 후에는 더 많은 보직의 군인에게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의 끝에서, 질문은 다음 지점으로 흐르게 된다. 게임 구독 서비스는, 나아가 구독 경제는 이 정도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될까? 우버의 예를 떠올려 보면, 2010년대의 화두 중 하나였던 공유 경제 개념은 예상보다 세상을 많이 바꾸지는 못했다. 최종 단계의 퍼블리셔들이 기존 체제와의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반면 구독 경제는 기존 체제의 일부를 변형한 버전이다. 이미 완성차 구독 서비스도 등장한 만큼, 적응이 훨씬 쉽다. 그리고 작아서 적응하기 쉬운 변화는 불가역적 변화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덩 젠 , 邓剑
쑤저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부교수. 디지털게임 문화연구를 주 관심사로 다루며, 〈澎湃新闻〉에서 게임에 관한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다. 덩 젠 , 邓剑 덩 젠 , 邓剑 쑤저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부교수. 디지털게임 문화연구를 주 관심사로 다루며, 〈澎湃新闻〉에서 게임에 관한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다. Read More 버튼 읽기 방치형RPG 비판 - 동시대 게임의 사회적 상상력의 문제 2010년대에 ‘방치’는 많은 비디오게임(이하 ‘게임’)의 핵심적인 플레이 방식으로 자리잡았고, 심지어 새로운 장르인 ‘방치형 게임(idle game)’까지 형성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게임 매체로 떠오르면서 방치형 모바일 게임의 성장을 추동했는데, 가령 캐주얼 모바일 게임인 ‘타비카에루(旅かえる)’는 5년 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방치형 게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버튼 읽기 중국의 레트로 게임: 8비트 시대의 흔적들 21세기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산업 규모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그 이전의 상황이나 흐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는 그 이전의 역사, 그러니까 ‘8비트 게임 시대’를 고찰함으로써 오늘날 중국 게임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이 글은 중국의 8비트 게임 시대를 조망하고 그 역사가 지닌 함의를 논한다. 이 글은 또한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초기 게임사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버튼 읽기 고전 명작과 현대 테크놀로지의 해후: 『검은 신화 : 오공』과 중국 AAA게임의 상상 2017년부터 중국 게임산업의 실제 매출은 확고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곧 중국 게임산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AAA게임이야말로 한 나라의 게임산업의 종합적인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게이머들에게 뼈아픈 점은 중국이 내내 자체적인 3A게임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관련된 시도조차 부족하다는 사실에 있다. 다시 말해, 상업적 성장 측면에서 중국 게임산업은 ‘최고의 시대’이지만, 문화예술과 창조성의 측면에서는 ‘최악의 시대’라는 것이다.
- 랜덤함: AAA와 인디게임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양날의 검에 관하여
요약하자면 현재 게임 산업 내 랜덤성의 인기와 그것에 대한 두 개의 극단적인 인식은, 처음에는 놀랍게 여겨질 수 있으나 우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는 랜덤성이 과거의 아날로그 게임들에서 어떤 식으로 기여했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 Back 랜덤함: AAA와 인디게임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양날의 검에 관하여 17 GG Vol. 24. 4. 10. 이 글의 영어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gamegeneration.or.kr Randomness is a double-edged sword. The opposite reception of randomness in AAA and indie game sectors It seems fascinating that the same mathematical phenomenon could become the foundation of the most acclaimed and the most despised design principles of modern gaming. As I will argue in this article, this is precisely what happened to randomness. 동일한 수학적 현상이 가장 찬양되는 동시에 가장 경멸받는 현대 게임 디자인 원칙의 기초라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다 . 이 글은 바로 그 현상 , 랜덤성 (Randomness) 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 랜덤성은 언제나 게임 개발에 있어 일부분이었으나 특히 지난 십여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러 면에서 현 시점은 게임의 랜덤성 황금기라 할 수 있는데, 이 글에서 논하는 랜덤성에 대한 고찰에 앞서 먼저 인지적 랜덤성 (perceived randomness) 과 객관적 랜덤성 (objective randomness) 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인지적 랜덤성은 우리가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과 관련 있는데 , 예를 들어 게임 내 이벤트가 ' 난데없이 ' 발생한 것처럼 느껴질 때 , 또는 두 번째 플레이 시 앞서 플레이했을 때보다 이벤트가 덜 발생한다고 느껴질 때 우리가 랜덤하다고 여기는 것을 가리킨다 . 당연한 얘기겠지만 완전히 불규칙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그것은 개발자의 신중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 반대로 , 객관적 랜덤성은 진짜로 무작위적인 것을 말한다 . 다시 말해 객관적으로 랜덤하다는 것은 우리의 지식 여부와 무관하게 진정으로 무작위적임을 의미한다 . 랜덤성이 지닌 다양한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측면들은 인지적 랜덤 성과 객관적 랜덤성간 차이에서 비롯된다 .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진정한 랜덤성을 구현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임무는 랜덤하게 보이게 만들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카지노를 재현한 게임(예를 들어 NES용 <카지노 키드(Casino Kid)>)의 개발자들은 카지노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진정한 랜덤성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은 도박과 유사한 메커니즘이 실제 화폐 구매와 결합되면서 부터다. 랜덤성과 소액결제가 결합되면서 우리는 현대 게임 디자인 내 랜덤성이 지닌 어두운 면을 직면하게 됐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7년 전 게임계를 강타했던 확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으로, 이는 EA가 <스타워즈 배틀필드2(Star Wars Battlefield II)>의 속편을 출시했을 때 게임 플레이에서 중요해진 확률형 아이템의 역할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예상치 못한 불만을 품고 반발했던 사건이었다. 이 게임에 대한 레딧(Reddit)의 게시물이 10만 개가 넘는 하위 포럼에서 가장 많은 싫어요를 받았다는 사실은 주목할만 것이었다. 이 스캔들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 게임을 일종의 위장 카지노로 간주하고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입법을 도입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어떤 개발사들은 게임을 수정해서 확률형 아이템을 시즌 패스(<오버워치 2(Overwatch 2)>) 등의 다른 시스템으로 대체했고, 또 다른 회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게 되었는데, 이 때 실제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드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확률형 아이템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랜덤 메카니즘(비록 동일한 시각적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이 특히 소위 가챠류 게임에서 크게 유행하였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원신(Genshin Impact)>의 출시 이후 글로벌해졌다. 한편, 주사위나 룰렛의 확률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처럼 확률이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확률형 아이템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주로 도박과의 유사성에 초점을 맞추곤 하는데, 이러한 비교가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게임의 랜덤성이 카지노에서보다 더 위험해질 수 있는 두 개의 중요한 차이점을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소위 '도박꾼의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는 우연의 게임에서 더 많이 질수록 최종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기는 느낌을 의미한다. 이론적으로 볼 때 이러한 느낌은 그러한 인식이 사실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라져야 한다. 다음에 던지는 동전은 이전의 모든 동전 던지기가 운이 없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행운은 마침내 찾아올 것"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지출을 계속한다. 디지털 게임의 이상한 점은, 이러한 느낌이 실제로 합리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어지는 후속 뽑기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불운한 플레이어의 손실을 우려하는 개발자들은 가치있는 아이템의 드롭을 보장하는 “동정 메커니즘(pity mechanics, 편집자 주: 한국의 '천장'이나 토큰식 아이템과 유사한 의미다.)”을 도입하곤 한다. 개발자들은 플레이어가 랜덤의 무저갱에 빠지기 전에 자신이 의도한 최적의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드롭을 제어하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두 번째 문제는 소위 "매몰 비용 오류"라 불리는 것과 관련된다. 우연의 게임에서 많은 돈을 잃은 도박꾼은 그 손실을 투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손실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곤 하는데, 이들은 불운이 연속되는 도중에 멈추면 불운함이 확정된다고 느낀다. 도중에 멈추는 것은 불운의 연속을 사실상 '만드는' 것이라 여기는 셈이다. 이러한 감정은 전통적인 우연의 게임에서는 완전히 비합리적인 것이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개발자가 특정 플레이어를 겨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달라진다. 일부 개발자들은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게 고액 유저를 겨냥해서 특별 혜택을 제공하거나 심지어는 게임 전체를 그들에 맞춰 바꾸라고 공개적으로 조언한다. 이것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일부 플레이어의 경우 손해를 보더라도 많은 지출을 하는 것이 투자로 간주되며, 이를 통해 스스로가 게임의 개발자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AAA 및 부분유료화 업계에만 집중했다면 위에서 설명한 어둠의 패턴이 이 글의 유일한 주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10년간 랜덤성은 인디 게임개발사들이 만든 게임에서도 핵심 메커니즘으로 자리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인디게임쪽에서는 이 기술이 격렬한 윤리적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이 분야에서 랜덤성은 오히려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새롭게 떠오르는 인기 장르의 탄생과 로그라이크와 같은 오래된 장르 부활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랜덤성과 오늘날 인디 게임의 성공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랜덤성이 그토록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여러 요인들이 매우 운좋게 합쳐진 데서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가장 큰 이유로는 개발 비용의 절감을 들 수 있다. 인디 게임이라고 해서 아무 것도 없는 진공에서 개발되는 것은 아니며, 대작 게임에 길들여진 플레이어들의 새로운 게임 습관에 적응하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인디 게임은 제작비 면에서 대작 게임과 경쟁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가격 대비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디 게임은 훨씬 나은 리플레이성, 더 다양한 파워-업과 무기들, 또는 더 큰 오픈월드와 같은 것들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 모든 장점들은 랜덤성을 능숙하게 활용할 때 가능해진다. 로그라이크 게임은 가장 오래된 장르 중 하나로서(오리지널 로그가 출시된 것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30년간을 틈새 장르로서 연명하다가 지난 10년동안 주류 게임의 대열에 들어섰다. 개발자들이 이 장르를 해체하고 다른 많은 장르에 로그라이크적인 랜덤성을 섞어 넣은 것은 이 특이한 궤적이 형성될 수 있었던 주 이유였다. 이러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두 게임이 바로 <스펠렁키(Spelunky, 2008)>와 <아이작의 번제(The Binding of Issac, 2011)>다. 이들 게임이 출시되기 전까지 로그라이크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준수해야 했는데, 퍼머 데스(perma-death), 랜덤 환경, 루팅(loot)이 포함되어야 했고 무엇보다도 RPG 장르에 속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 사람들이 대부분의 장르에서 동일한 유형의 랜덤성을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자 비로소 로그라이크 혁명이 발발했다. 랜덤 환경 생성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또 다른 장르, 즉 <마인크래프트(Minecraft)> 이후에 출시된 서바이벌 게임 장르의 기반이 되었다. 의심할 바 없이 이 장르의 인기는 기존 게임들에서는 단순하고 부차적인 방식으로만 존재했던 제작(크래프팅)과 생존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이었다. 하지만 이 장르의 대중화에 있어 랜덤성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무시해선 안된다. 인디 게임의 제한적 예산은 개발자들로 하여금 특정 장르 게임의 제작을 어렵게 만들어왔다. 한정된 자원으로 나 <스카이림(Skyrim)> 같은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유지 관리해야 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도 마찬가지다. 절차적으로 생성된 월드와 <마인크래프트> 이래 대중화된 얼리 액세스 모델은 인디 개발사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매출과 플레이어 참여의 측면에서 AAA 개발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비록 절차적으로 생성된 월드가 정교한 디테일이나 사실성 측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 월드와 경쟁할 수는 없다해도, 규모 면에서는 수작업 월드를 능가할 수 있으며 무한한 탐험을 가능케 해준다. 한편 랜덤성을 사용하여 두 번의 플레이 세션이 동일하지 않도록 하는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느낄 염려가 없다. 게임 제작의 용이성은 보다 자유로운 디자인 관행으로 확장되어 소규모 팀에서도 보다 수월하게 게임 개발작업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불운이나 행운은 플레이 경험의 일부로서 개발자가 모든 운이 '공정’하도록 또는 균형이 잡혀있도록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디자인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 상황(예컨대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해진)은 종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게임의 인기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많은 스트리머가 극단적이고 독특한 상황을 추구하는 가운데, 랜덤성은 그러한 것을 전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요약하자면 현재 게임 산업 내 랜덤성의 인기와 그것에 대한 두 개의 극단적인 인식은, 처음에는 놀랍게 여겨질 수 있으나 우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는 랜덤성이 과거의 아날로그 게임들에서 어떤 식으로 기여했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주사위나 막대 던지기, 카드 섞기 등은 놀라움과 리플레이 효과를 더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사용되어온 매우 오래된 메커니즘이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수백 년 동안 간단한 규칙으로서 사용되어왔다. 동시에 바로 그 동일한 것을 핵심 메커니즘으로 삼아 오락을 도박으로 만들 때 쉽게 오용되고 마는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코펜하겐 IT대학 교수) 파웰 그라바첵, Pawel Grabazeck (게임연구자) 나보라 게임연구자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게임학을 접한 것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우연히 게임 수업을 수강하면서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간간히 게임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역사>, <게임의 이론>, <81년생 마리오> 등에 참여했습니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박상우
몇몇 대학과 대학원에서 게임관련 강의를 했으며, 몇몇 잡지와 신문에 게임 관련 칼럼을 연재했고, 몇 권의 게임관련 책을 썼으나, 내가 산 책이 더 많다. 게임제작 및 퍼블리싱 관련 개발사 컨설팅을 하다가 막판에는 게임회사 대표직도 맡았고, 이제는 은퇴했다. 게임 평론가나 게임 전공 교수, 게임 컨설턴트나 게임회사 대표가 아닌 '게임을 참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박상우 박상우 몇몇 대학과 대학원에서 게임관련 강의를 했으며, 몇몇 잡지와 신문에 게임 관련 칼럼을 연재했고, 몇 권의 게임관련 책을 썼으나, 내가 산 책이 더 많다. 게임제작 및 퍼블리싱 관련 개발사 컨설팅을 하다가 막판에는 게임회사 대표직도 맡았고, 이제는 은퇴했다. 게임 평론가나 게임 전공 교수, 게임 컨설턴트나 게임회사 대표가 아닌 '게임을 참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Read More 버튼 읽기 Oldies But Goodies - 클래식 게임의 조건 그래서 다시 클래식 게임이다. 그의 분투는 눈물겹다. 이 보다 더 순수할 수 없을 그 시대만이 줄 수 있는 순정의 게임 경험과 이를 통한 자수성가형 성취감을 제공한 클래식 게임은 게임 미디어의 '형식'으로서 명예의 전당에 봉인되는 순간, 수 많은 아류작과 온전한 장르의 모태가 됨으로써 태를 바꾸어 '미디어'로 존재한다. 이렇게 미디어로 명명된 클래식 게임은 상징으로 일반화되고, 상징을 통해 제시된 '기대'는 클래식 게임 고유의 경험을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재현하고 확장한다.
-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 Back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11 GG Vol. 23. 4. 10.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저자는 존 밴더호프(John Vanderhoef), 매튜 토마스 페인(Matthew Thomas Payne)이다. 둘 다 미국에서 미디어 관련 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특히 매튜 토마스 페인은 밀리터리 게임과 전쟁의 관계에 관한 저서를 쓴 이력이 있다. 게임 스터디즈는 게임의 학문적 연구를 주관하는 국제 학술 저널이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소속되어 있거나 열람권을 유료 결제해야 논문 전문을 읽을 수 있지만, 게임 스터디즈는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웹에서 무료로 논문을 제공하고 있다. 웹 기반으로 운영되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주제로 한 전세계의 다양한 논문들이 게재되어 왔다. 원문을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URL에 접속하여 직접 읽어볼 수 있다: https://gamestudies.org/2203/articles/vanderhoef_payne 논문의 배경은 게임 리뷰에서 나타난 ‘불만’ 레드 데드 리뎀션2(Red Dead Redemption 2, 이하 레데리2)는 미국의 게임회사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의 ‘레드 데드(Red Dead)’ 시리즈의 3번째 작이다. 동일 회사의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오픈월드 시스템에 1800년대 말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게임이 펼쳐진다. 그래서 ‘서부판 GTA’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콘솔 플랫폼에 먼저 출시되었고, 1년 뒤에 PC 플랫폼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레데리2는 출시 되자마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게임은 매우 현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었고 게임 전반에 탁월한 현실 고증이 배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초원을 활보하는 카우보이가 된 듯하게 말을 모는 방법이나 공간 이동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NPC가 플레이어의 상황에 반응하여 대화를 나누고, 야생 동물 등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이 현실감있게 구현 되었다. 레데리2의 자유도는 무궁무진해서 “이것도 될까?”하는 실험 영상 클립이 온라인 공유되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스팀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할만큼 게임의 인기는 독보적이었고, 다수의 게임 어워드에서 노미네이트 되었다. 전작 이후 약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개발된 이 게임은 출시된 이후 락스타 게임즈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레데리2의 인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높은 평점과 별개로 사람들의 리뷰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불만이 있던 것이다. 장점을 언급한 다음 게임 플레이가 “너무 느리다”, “지루하다”, “답답하다”라는 표현이 일색인 것이 여러 리뷰에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게임의 현실성이 장점으로 평가되었지만, 동시에 캐릭터가 현실적인 속도 그대로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에 플레이어들은 지루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말았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이 현실성 구현이라는 단일한 특성이 가지는 양가적인 의미에 주목했다. "It is defiantly slow-paced, exuberantly unfun, and wholly unconcerned with catering to the needs or wants of its players" (이 게임은 분명히 느리고, 지루하며, 플레이어들의 요구나 욕구를 고려하지 않는다) – from 평론가 “game should be called Red Dead Slow Motion” (게임 이름은 '레드 데드 슬로우 모션'이라고 불려야 한다) – from 메타 크리틱 "It is a boring and tedious simulation game... with horribly unresponsive controls and terribly slow pacing” (이 게임은 지루하고 답답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흉측할 만큼 반응이 늦은 컨트롤과 지나치게 느린 페이스로) – from 메타 크리틱 * 논문에서 언급된 레데리2의 해외 부정적인 리뷰들 무엇이 게임을 느리게 할까요? 우리는 ‘게임적 속도감’에 익숙해져있다. 떨어진 아이템에 스치면서 ‘줍기’ 버튼을 눌러 인벤토리로 즉시 이동시키고, 식재료를 선택하여 ‘요리하기’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음식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동할 때면 포탈이나 워프 기능을 사용해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단숨에 찾아갈 수 있다. 어찌보면 게임의 현실은 진행 속도가 빠르다기보다, 뒤따라 이어지는 불필요한(현실에서는 필요한) 과정을 삭제하고 바로 결과값을 제공하고 있다. ‘과정의 삭제’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레데리2는 게임적 속도감이 적용되지 않는다. 논문에서 다양한 예시들이 언급되지만, 대표적으로 시체에서 아이템을 얻을 때 직접 허리를 굽혀 뒤적이는 것이 그 예이다. 집 안에서 파밍을 할 때면 방 전체를 돌아다니며 가구를 일일히 손으로 열어서 확인해야한다. 공간 이동의 경우, 원거리 워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게임 안에 (눈에 안 뜨이게) 제공되고는 있지만, 레데리2는 드넓은 맵을 말을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내러티브적 구조를 가진다. 게임에서 많은 일이 실제 우리가 행동하듯 벌어지도록 구현이 되어 있다. 이렇게 결과로 바로 이행되지 않고 현실처럼 모든 과정을 겪도록 하는 경험은 플레이어에게 불쾌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느린’ 감각을 게임의 부정적인 면으로 꼽고 있으니, 게임을 만든 회사의 입장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게임 가격은 게임에 푹 빠지기 위한 값이다 레데리2는 AAA(트리플 A)게임이다. 트리플 A를 특집으로 다루었던 GG 지난 호에서 충분히 언급되었듯, AAA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아주 긴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이 투입된다. 게임 산업에서 AAA는 영화 산업에서 쓰이는 ‘블록버스터’라는 말과 비슷하다. 게임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큰 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려한 그래픽, 탄탄한 내러티브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가 품을 수 있는 상상을 게임 내에서 최대한 허용하며 호불호를 줄이고 자유도와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한 테스트 과정도 거치며 게임의 모난 면은 둥글게 깎여나간다. AAA게임의 신작 출시 소식이 예정되면, 사람들은 게임에서 어떻게 시간이 ‘순삭’ 될지 기대한다. 지갑을 손에 쥐고 결코 저렴하지 않는 그 값을 기꺼이 지불할 순간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게임에 몰입한 채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방대한 맵을 탐험하다 정신차려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잘 시간이 되어있는 게 AAA 게임 플레이의 감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AAA게임 플레이어가 가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개발사는 게임 제작에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하나 하나 대충 그려내지 않기 위해 긴 시간동안 공을 들인다. 만약 표현이 어색해서 몰입이 깨지거나 개발 공수가 덜 들어간 것처럼 보여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게 되면 회사 이미지에 금이 갈 수도 있다. AAA 게임의 영역에서 게임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되는 그 ‘몰입적 리얼리티’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공수가 과도한 나머지 너무 디테일한 표현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기다려야하고 몰입이 깨져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의 입장에서 게임의 현실감 추구가 가지는 모순적인 결과다. 논문의 저자들은 상업성의 최전선에 있는 AAA 게임이 현실적인 표현에서 두 가치의 충돌을 발생시키고 있는 현상을 문화정치(cultural politics)의 순간으로 보고 있다. 제목에도 쓰여 있는 문화정치라는 말은, 문화의 영역에서 다양한 의미들이 충돌하고 각각 관계와 역학이 드러나는 상태 를 뜻한다. 고자본 투입의 결과로 고급 노동력을 오랜 시간 투입하여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AAA게임을 개발했지만 그 가치는 역설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일부 이끌게 되었다.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2007년 게임 학술 기관인 DiGRA 컨퍼런스에 ‘플레이의 헤게모니(hegemony of play)’라는 주제로 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빠른 상호작용에 능숙하고 복잡한 공간을 파악해 공간 전환을 잘 하는 사람에게 맞추어진 게임 디자인이 산업이나 플레이어 담론에서 주류 혹은 지향되어야 하는 가치로 일컫어지면서, 게임 플레이에서 일종의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문화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헤게모니(hegemony)란 지배를 뜻하는 개념이다.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지배적인 위치에 놓여있는 것, 그러니까 어떠한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더 우월하고 지배적으로 생각되는 상태를 말한다. 2007년의 발표에 이어, 본 논문의 저자들은 레데리2를 통해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hegemonic game time’를 말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빠르고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가치로 인정된다. 이는 하나의 게임을 어떻게 헤매지 않고 빠르게 클리어 했는지의 문제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아이템과 시간을 소비하여 원하는 목표로 도달함은 ‘게임을 잘하는’ 능력이며 우월한 가치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에서의 시간 개념은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와도 연결되고, 어떠한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추구되어야 할 가치이며 개발사도 그에 맞게 어느 정도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레데리2의 개발사는 그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게임을 통해 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시간 개념 시간이라는 개념은 점차 발전해왔다. 산업자본주의, 후기 산업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거치며 시간은 낭비되어서는 안되는 귀한 가치로 여겨져 왔다. 동일한 시간 안에 더 많은 효율성을 추구하자는 목적 아래에 사회 시스템 전반의 모든 장치들이 움직이고 있다. ‘경제성’은 같은 의미를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 개념에 부합하기 위해서, 심지어 즐거움조차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 이 논문과 마찬가지로, 최근 발간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도 비슷한 현상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15초 뒤로’ 또는 ‘배속’ 기능을 통해 빠르게 시청할 수 있다. 또는 영화를 시청하는 대신, 영화 줄거리를 간략하게 전달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간 압박이 발생하는 나머지 여가생활의 일환으로서 영화 한 편을 2시간동안 시청하는 과정보다 ‘영화를 봤다/안봤다’, ‘영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라는 경험의 유무로서 또는 지식의 습득으로서 콘텐츠 소비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 시간 개념에서 즐거운 여가생활이란, 시간이 낭비된다는 감각이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달성될 수 있다. 따라서 레데리2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 아서 모건의 지난한 인생을 기다리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키패드에 손이 결박되는 것처럼 느끼는 답답함과 그로 인해 몰입이 끊기면서 내가 얼마나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다시 ‘현생’을 자각하게 되는 이 감각은 우리 사회에서 귀중한 시간의 가치를 드러낸다. 온라인 리뷰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가치와 멀어질 때 발생하는 긴장감과 불안함으로서 볼 수 있다고 분석될 수 있다. “(X)를 눌러 사색 하시겠습니까?” 이 논문은 그렇다고 레데리2가 극도로 느린 게임은 아니라고 주의한다. 글 전체에 걸쳐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을 분석하고 있지만 게임을 더이상 못할 정도로 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논문 또한 레데리2가 지루하다는 리뷰에 하나 더 첨가되는 것이 아니라, AAA게임으로서 추구되어야 하는 리얼리즘이라는 가치가 담겼으나 그것이 ‘과했을 때’ 플레이어들에게 부정적인 감각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게임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가치가 추구되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목적 하에 연구를 전개해나갔다. 콘솔 게임기 패드에서 ‘X’는 어떤 행동 수행을 결정하는 키다. 하지만 레데리2에서는 X는 곧 플레이어에게 (잠시의) 기다림을 요하는 키이기도 하다. 레데리2라는 게임을 통해 AAA게임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게임 디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시간 압박 인식은 어떤 의미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더 나아가 이 논문을 통해 과정을 삭제하고 결과로 직행하는 ‘게임적 속도감’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게임이 현실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게임이 정말 현실과 같아졌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인지해야 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보라무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게임제너레이션::필자::김세인
큐레이터 게임 동호회 ‘Mods’ 멤버. 레거시로서의 미술, 또는 서브컬처로서의 미술에 대해 가끔씩 생각하며, 가끔씩 전시를 기획한다. 김세인 김세인 큐레이터 게임 동호회 ‘Mods’ 멤버. 레거시로서의 미술, 또는 서브컬처로서의 미술에 대해 가끔씩 생각하며, 가끔씩 전시를 기획한다. Read More 버튼 읽기 로우스코어 걸: (Not Really) Full Game Walkthrough 게임의 현실성에서 빠져나와, 잠시 현실의 게임성을 생각해보자. 세계가 0과 1의 현실로 재구성되고 있다 해도, 거기서의 ‘룰즈 오브 플레이’와 그에 따른 난관이 본질상 그대로라면 세계는 언제까지나 익숙한 현실일 뿐이다. 불균등하고 블록화된 구조로 작동하는 접속가능성(connectivity)이라든지, 메타버스와 관련해 각종 투기가 당연하다는 듯 횡행하는 상황 등을 둘러보면, 과거의 기술 물신적 낙관과는 다르게 가상 인프라의 역능 역시도 딱히 평평해지지 않는 세계의 현실에 귀속되어 있는 것 같다.
- [인터뷰] 척박한 사회에 다정함을 심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인디게임 개발자 somi
그가 돌아왔다. ‘죄책감 3부작’으로 한국 인디게임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인디게임 개발자 somi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라는 제목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 Back [인터뷰] 척박한 사회에 다정함을 심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인디게임 개발자 somi 16 GG Vol. 24. 2. 10. 그가 돌아왔다. ‘죄책감 3부작’으로 한국 인디게임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인디게임 개발자 somi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라는 제목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2016년도 <레플리카>를 시작으로 <리갈 던전>, <더 웨이크>까지 이어지는 ‘죄책감 3부작’은 그동안 여러 호평과 비평 사이에서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게임과 사회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질 수 있는가?’부터 시작해서 ‘게임의 완성도와 자본의 상관관계’까지. 물론, 이러한 고민거리에 대한 답은 게이머 각자가 다르게 내릴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구조화되지 않은 인디게임씬에서 작은 씨앗을 심고 있는 그의 행보는 귀하다. 그래서 더더욱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somi를 만나고 싶었다. 이경혁 편집장: 사실 ‘죄책감 3부작’이라는 이름 때문에 저는 이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번 작품도 죄책감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은 어떻게 분류가 될까요? 죄책감 4부작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somi: 저는 개인적으로 ‘죄책감 3부작’은 3부작으로 마무리를 했고, 이번 게임은 조금 결이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게임을 대하는 관점이 조금 달랐거든요. ‘죄책감 3부작’을 만들 땐 ‘게임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중점으로 게임을 만들었고, 그걸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 조금 더 주목했어요. 그리고 게임에서 표현하는 세계도 저나 제 주위의 사람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구성을 했죠. 그러니까 하나의 사회를 투영하는 창처럼 게임을 만들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번 게임은 완전히 저와 분리된 게임이라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순수하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기존의 ‘죄책감 3부작’과는 조금 차이를 두고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경혁 편집장: 그래도 게이머들은 ‘죄책감 3부작’과의 연계성을 떠올릴 것 같은데요. 가령,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전경이잖아요. <리갈 던전>의 전경이 나이 든 상태인 거죠? somi: 글쎄요. 그건 뭐 판단하시는 플레이어에게 맡기고요. (웃음) 사실 딱히 그 인물이 나이 들어서 이렇게 되었다고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저는 그냥 제가 만들었던 등장 인물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만들었지만 굉장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친구들, 아니면 스스로의 선택이든 플레이어의 선택이든 이를 통해서 악인으로 만들어졌던 인물들. 그런 등장 인물들에게 ‘너도 이런 인생을 다시 살 수 있지 않겠니’라고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서원이도 그렇고, 전경도 그렇고요. 이경혁 편집장: 어떻게 보면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이 좀 묻어나는, 일종의 ‘인물에 대한 스핀오프’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somi: 네. 맞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사실 <리갈 던전>은 플레이에 따라서 스토리 진행이 달라지잖아요? 그러면 이른바 전작의 진 엔딩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somi: 사실 <리갈 던전>의 스토리도 플레이하는 방식에 따라 워낙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중 어떤 엔딩이 지금 작품과 연결성이 있을지, 아니면 연결성이 전혀 없을지 등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이번에 내신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가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을 찍고 있는데요. somi: 처음이에요. 그래서 다소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아, 이전 작에서 많이 받으셨을 줄 알았는데, 처음이시군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평가가 이어지는 작품에 대해 앞으로 해외 번역 버전을 늘릴 계획은 없으신가요? somi: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영어 이렇게 총 4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다만, 번역에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이전 <레플리카>의 경우에는 팬 베이스로 번역을 다 열어놨거든요. 그런데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게임이 주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고민이 되긴 해요. 특히 제가 만든 게임은 거의 텍스트 기반이다 보니, 번역 과정이 너무 어렵거든요. <리갈 던전>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그노시아>라는 게임을 만든 Petit Depotto라는 스튜디오가 있는데요. 거기에서 게임을 만드시는 두 분이 <리갈 던전>을 플레이하시고 게임이 너무 좋다며 번역을 해 주시고, 일러스트도 그려주셔서 그 버전으로 재출시가 되었어요. 덕분에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런 좋은 번역가를 만나는 것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저희 GG의 이전 인터뷰에서, 크레딧에 항상 문학 작품들을 넣으시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 작품은 어떤 문학 작품이 가장 주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했을까요? somi: 사실 거창한 의미를 가지고 레퍼런스를 넣는다고 하기엔 민망하고요. 제가 책을 좋아하다 보니 게임을 만드는 가운데 읽고 있는 책이 있을 건데, 그 책 중에 기억나는 문구를 게임에 넣고 있어요. 그러니 ‘게임을 만드는 중간에 이걸 읽고 있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이번에 레퍼런스에 넣은 작품은 김연수 작가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라는 소설집인데, 김연수 작가를 제가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거기서 이런 대목이 나와요. “타인에게 이유 없이 다정할 때, 비로소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지고, 삶의 플롯이 바뀔 수 있다.” 이 게임의 기반이 되는 생각과 상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이 문구를 작가의 말에도 넣고, 크레딧에도 넣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비단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저는 somi님 작품이 항상 문학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한편으로 게임을 지금까지 만들어오신 입장에서 게임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디게임을 만들 때, 게임의 스토리를 위해서 문학적 지식이 필요할까요? somi: 게임의 스토리가 가지는 완성도나 참신함을 평가할 때,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 표현은 한편으로 게임이라는 장르가 독자적인 예술의 영역으로 아직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임이라는 장르는 스토리와 게임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장르잖아요? 그런 지점에서는 문학적 지식이나 스토리라는 개념을 별도로 떼어놓기보다, 게임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성들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는 책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이번 게임이 1월에 나왔잖아요? somi님 작품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같은 시상식에 출품하기에는 다소 불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걸립니다. somi: 제가 게임 개발 외의 현업이 따로 있는데, 최근에 오롯이 게임 개발에 좀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맞아서 그 시기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자 했어요. 다른 어워드나 게임쇼 일정은 고려하지 않고, 제 일정에 맞췄던 거죠. 이경혁 편집장: 어떻게 보면 전업 개발자가 아니시기에 일어난 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somi님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투잡을 유지하는 방식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somi: 일단 제 개인적으로는 창작의 자유로움이 큽니다. 물론,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고, 일상이 빡빡하지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일탈의 창구가 있다는 점이 커요. 가령, 직장에서는 창작 욕구를 발현하기가 어려운 지점들이 있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저만의 창작 욕구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게임 업계에 완전히 뛰어들지 못한 사람으로서 가지게 되는 스스로의 거리감이나 어려움들이 있어요.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게임을 만드는데, ‘너는 그렇지 않은 지점이 있지 않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판매 실적이나 리뷰와 같은 지점에서 자유롭게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말씀하신 지점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 1인 작가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어드벤티지도 있을까요? 예를 들어, somi님의 게임을 보면서 스튜디오를 차리고 게임을 만드시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somi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somi: 저도 어려울 것 같아요. 단순히 게임 안의 메시지가 강한지 강하지 않은지를 떠나서, 게임의 플롯을 만들고, 게임 메카닉을 짜고, 그 안에 어떤 그래픽 요소를 넣을지, 음악을 어떤 식으로 배치할지 이런 모든 작업이 저의 일관된 의도 하에 진행이 되고 있는데, 대규모 협업을 한다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게임을 만드는 방식이 처음부터 완전한 기획서를 만들어놓고 a부터 z까지 기획해놓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고, 때로는 부분부분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놓고 그것들을 조합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해요. 그 안에서 새로운 가지가 나오고, 그 가지에서 다시 또 게임의 형태를 갖춰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게임이 만들어지는데, 그런 것들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그래서 외주를 맡기는 것도 엄청 힘들어해요. 지난번에 <리갈 던전>에서 <그노시아>의 그래픽 디자인을 하시는 코토리 씨께서 일러스트를 만들어주셨는데, 캐릭터들이 너무 이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몰입도가 달라졌어요. 그래서 이번에 게임을 만들 땐 등장 인물들에게 얼굴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픽셀 아티스트분들을 찾아봤는데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상황에, 어떤 표정을 짓는 일러스트를 넣을지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해놓은 게 아니고, 대사를 쓰다 보면 이렇게 한번 그려봤다가 수정했다가 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외주를 맡길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결국 또 저 혼자 그리게 된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구성이 치밀하다는 호평이 자자한데요. 이번 작품도 작은 조합들을 배합하시는 방식으로 구성하신건가요? 아니면 전반적인 큰 구성을 먼저 해두신걸까요? somi: 사실 그 방식은 게임을 만들 때마다 다른데요. 어떤 게임은 문장 하나를 가지고 시작했던 경우도 있고, 필요한 문장들을 겹치다 보니까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던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번 게임은 처음부터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을 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플롯부터 짜서 이야기를 시작했죠. 특히, ‘미제사건으로 남겨달라’는 실종 아동 아버지의 대사로 시작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이 게임의 감동이나 재미를 더 배가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이경혁 편집장: 독자분들께서 읽으시고, 게임의 마지막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somi: 작가의 말에도 적은 내용인데요. 결국 이 게임을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최종적으로 가져가시게 될 이야기일 것 같아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가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방식을 강요하고, 당연시하잖아요? 그리고 분노와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데,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고,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틀린 게 아니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게임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서도원 재미있는 삶을 살고자 문화를 공부합니다. 게임, 종교, 영화 등 폭넓은 문화 영역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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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12 이제는 다소 진부해진 주제로까지 보이는 게임과 예술 사이의 관계들. GG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게임사회> 전시를 중심으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이야기를 다시한번 되짚어보고자 한다. Computer games and art: the practice of deepening our gameplay experiences The question ‘are computer games art?’ is not a productive one if there is the expectation that there can be a reasonable answer to it without some questioning of the question itself. I will explain why this is so and make the case that we would be better served by thinking about the ‘aesthetic experiences’ that playing computer games may foster as opposed to their categorization as art or as non-art. Read More Visually Impaired and Gaming: Overcoming the wall of prejudice I sometimes have had chances to discuss about "game accessibility" ever since I started working for Banjiha Games (Korean word for "Semi-basement") as a writer, while representing people with visual impairment like me. Sure, I do like games. But I'm not good at it. And frankly speaking, my current work also has to do little with the game. So I must admit that I try to talk cautiously whenever such a topic arises Read More [논문 세미나] Emitexts and Paratexts: Propaganda in Eve Online 〈이브 온라인(Eve Online)〉은 현재 ‘펄어비스’가 인수한 아이슬란드의 게임 제작사인 ‘CCP 게임즈(CCP Games)’가 2003년 출시한 SF 샌드박스 MMORPG이다. 가상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브 온라인〉은 오픈 월드 시스템을 통해 광활한 맵을 제공하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유저의 다양한 행위들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높은 자유도를 제공한다. RPG이지만 이 게임에는 캐릭터의 직업이 없다. Read More [인터뷰] 게임 전시가 줄 수 있는 사회적 담론의 균열 : <게임 사회> 기획자 홍이지 학예연구사 인터뷰 게임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2년 10월에 방영했던 EBS 다큐멘터리 <게임에 진심인 편>을 기억할 것이다. 해당 다큐멘터리 3부에서는 ‘근데 이제 예술을 곁들인’이라는 제목으로, ‘게임을 예술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담론들을 다루었다. 비단, <게임에 진심인 편>뿐만 아니라 게임과 예술의 경계를 어디로 둘 것인지에 관한 질문들은 훨씬 이전부터, 다양한 경로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 간단한 질문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담론의 두께만큼 다양한 관점이 혼재해있기 때문이다. Read More [인터뷰] 게임은 현대미술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 MMCA서울관 〈게임사회〉 展 국내 국립 미술관에서 게임을 주제로 한 전시가 기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사회〉 전에 대한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주제의 전시를 사람들은 어떻게 감상하고 있을까? 이번 호에서 GG는 〈게임사회〉 전에 다녀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왔다. Read More 게이머로서의 경험이 미술의 근간이 될 때, 〈게임사회〉 리뷰 현대미술을 볼 때마다, 스스로가 현대 미술을 향유하는 이들과 관심이 거의 없는 일반 관객들 사이의 회색분자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딱히 현대미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도, 어렸을 때부터 향유해온 것도 아니지만 뒤늦게 재미를 붙였고,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래서 꿈보다 제법 마음에 드는 해몽이 나오면 그걸 감상으로 삼아 마음에 두기. 그게 나름의 현대 미술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Read More 게임 인터페이스로서의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 전시 리뷰 ‘게임은 예술인가?’라는 질문이 다양한 담론장을 떠돌고 있다. 게임과 예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행정과 법의 영역에서도 게임의 위상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오가는 중이다. (물론 예술가, 행정가, 정치인, 사업가, 그리고 게이머 각각의 입장과 목표는 모두 다르겠지만) 이러한 정세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게임 주제전은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기에 일단 《게임사회》라는 전시는 주목할 만하다. Read More 게임과 예술 : 게임은 무엇으로 사는가? 우문에 현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게임이 일정한 미적인 속성을 체계적이고 인공적으로 구성한 형식이 아니면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했다. 사진과 영화가 아날로그 기술적 혁신에 대응하는 형식이었다면, 게임은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는 고도의 예술형식이라고 보는 게 당연하고 타당했다. “모든 예술형식의 역사를 보면 거기에는 위기의 시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는 이들 예술형식은 변화된 기술수준, 다시 말해 새로운 예술형식을 통해서만 비로소 아무런 무리 없이 생겨날 수가 있는 효과를 앞질러 억지로 획득하려고 한다. Read More 게임과 예술: 게임 플레이 경험을 깊이있게 만드는 것은 가능한가 ‘게임은 예술인가’라는 질문은, 그 질문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합리적인 대답을 기대한다면 생산적일 수 없다. 나는 이 글을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게 되는 “미적 경험(aesthetic experience)”에 대한 사유가 게임을 예술 또는 비예술로 분류하는 것보다 더 나은 접근 방법임을 주장하려고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ad More 게임으로 관객에게 말걸기 -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관람기 필자는 게임제너레이션으로부터 "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에 대한 게임전문가 관점에서의 리뷰"를 요청받았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게임전문가도, 미술애호가도 아니다. 그러니 여기서 잘못 주름을 잡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게 뻔했다. 하지만 북서울미술관은 필자의 집 앞이었던 데다, 고료의 유혹이 상당했다. 그렇게 흔쾌한 척 '퀘스트'를 수락했지만, 이 주제에 적당한 '레벨'인지 자문한다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Read More 게임이 대체 왜 예술이 되어야 할까? 『게임: 행위성의 예술』을 둘러싼 이야기들 C. 티 응우옌의 『게임: 행위성의 예술』은 게임에 대한 미학이자 윤리학이다. 그는 우리가 게임을 단지 이기기 위해서만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한된 행위성(agency)의 조건을 게임 플레이를 하는 동안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는 분투형 플레이(striving play)가 가능하다는 점은 그의 이야기의 핵심에 있다.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가 만들어 놓은 규칙과 환경, 그리고 행위성이라는 형식 안에서 머리 싸매는 고투(struggle)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한다. Read More 게임적 리얼리즘: "제3의 시간"과 다이성(多异性)의 순간 리얼리즘의 탄생은 근대 이래 과학주의의 확산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하지만 오늘날 디지털 문화의 다양성, 사회적 상호작용의 게임화는 리얼리즘과 과학주의 간 긴밀한 관계를 위협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는 리얼리즘이란 것에 대해 다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즈마 히로키(東浩紀)의 ‘게임적 리얼리즘(ゲーム的リアリズム)’ 이론은 그 안에 이론적 균열과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로하여금 리얼리즘 내러티브라는 문제와 침묵하는 독자를 자율적인 행위자로 바꾸는 게이머 문제를 사고하도록 해주었다. Read More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위한 제노바 첸의 작업들 게임이 미술관에서 ‘작품’으로 전시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듯, 게임을 만드는 것 역시 하나의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술 매체로서 게임, 예술가로서 게임 제작자. 게임을 예술 매체로 취급하는 새로운 시각과 함께 예술가로서 게임 제작자들의 존재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Read More 미술관에 놓인 게임: 게임은 미술관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한글로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영아적 판타지가 위협받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면 그리스어Μουσείον을 무세이온이라고 표기해야 할 때다. 오랜 옛날 무사이Μουσαι의 신전을 부르던 이름이다. 갱스터 근성을 타고 태어난 로마인들이 그곳을 참숯으로 만들었다. 파편처럼 흩어진 여러 기록에 따르면, 무세이온은 알렉산드리아의 대도서관을 거느린 거대기관으로, 세상의 온갖 학자들이 그 안에서 먹고 자고 싸면서 각종 연구를 자행하였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보존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Read More 박물관/미술관 속의 게임들과 그 역사 최근 들어 미술관에 게임이 전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게임사회” 전시나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와 같이 게임을 소재로 한 전시가 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되는 유물들은 단순히 그 오브제의 집합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작품들이 연계되어 만드는 다양한 맥락을 통해 그 작품의 의미는 재구성되기 때문이다. Read More 예술이 되기 전에, 현실의 주인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오로지 게임애호가일 뿐인 입장에서 게임과 예술에 대해 생각하면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외침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다들 아는대로 이러한 클리셰적 항변은 예술과 게임의 본질이나 실제로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 등을 따지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다. ‘게임을 하는 나’에 대한 정당화 시도가 핵심이다. Read More 죄책감 3부작의 죄책감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한국의 게임개발자 somi는 자신의 작품 중 ‘레플리카’, ‘리갈 던전’, ‘더 웨이크’ 세 작품을 묶어 스스로 ‘죄책감 삼부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일련의 시리즈로 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세 작품에는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일련의 의도가 들어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somi는 자신의 게임을 통해 스스로 밝혔듯이 일련의 메시지를 게임이라는 매체의 방법론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하나의 시리즈로 명명된 그의 작품들 속에서 우리는 한 작가의 의도와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는다.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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