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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277개 검색됨

  • [Interview] The Story of Digital Game Diversity & Accessibility and Making Books About it – Kyung-jin Lee, Diversity & Inclusion Director at Smilegate

    In August 2024, Smilegate – one of the best-known South Korean game developers & publishers, published two books aimed at game developers, focusing on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The first book, “게임 접근성 개념과 사례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explores the concept and current state of accessibility and diversity in South Korean games and case studies. It also delves deep into design approaches to ensure all players can fully enjoy games without restrictions. Smilegate’s second book, “콘텐츠 다양성 개념과 사례(Concepts and Cases of Content Diversity)”, introduces the idea of "cultural diversity" and examines how it has been implemented in South Korean media and games.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Diversity, DEI, D&I, smilegate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그들만의 게임 바깥에서 서성거리기 : 다크소울3과 ‘프롬갤’의 ‘요르시카 살해 전통’ (장려상)

    다크소울3은 나의 첫 패키지 게임이었다. 유튜브를 돌아다니다 이 게임을 소개하는 영상을 우연히 접했다. 고딕 건물이 빛바랜 색감과 얽혀드는 게임 속 광경이 매력적이었고, 그렇게 난생처음으로 스팀 게임이라는 걸 구매해 봤다. 무턱대고 시작한 게임은 참 까다로웠다. 알고 보니 다크소울은 어려운 난이도로 이름이 높은 타이틀이었다. 이 게임의 디자인은 다양한 함정이나 어려운 전투를 활용해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부각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죽고 화면에 떠오르는 'You Died' 문구는 일종의 밈이 될 정도였다. < Back 07 GG Vol. 22.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ri Kim Interested in the ways games let us experience stories. After poking around here and there, lately played Marathon.

  • 2023 국정감사의 게임 이슈 톺아보기

    지난 10월 한 달 동안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된 게임 관련 이슈를 톺아본다. 공교롭게도 딱 10개 이슈가 나왔는데, 9개는 주무 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다뤄졌으며 하나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졌다. < Back 15 GG Vol. 23.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텍사스 한복판에서 사회주의 게임의 깃발을 꽂다 - Tonight we Riot

    ‘투나잇 위 라이엇’은 너무도 투박하게. 그리고 솔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순하게 바라보자면 그저 이룰 수 없는 폭력과 메시지만을 담은 게임이 될 것이란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하지만 적어도 몇 부분에서는 현실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려 노력하는 계기로는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 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현실의 한계와 폐해를 담아낸 게임이 있듯이, 한편으로는 해방이라는 소재로 사회주의의 한계와 현실적 고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게임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Pilkwon Jeong A farmer, a baker, and a barista. Currently in an eighth year of writing as a game journalist. Striving to experience and witness as much as possible within the limited time given.

  • 숏폼 콘텐츠 유행이 우리에게 남긴 것

    다만 이러한 현실 추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BM을 긍정해 나가면서 한국 게임 시장은 더욱 노골적으로 메타버스, P2E, NFT 등 현행 법률로 합법화되기 어려운 영역까지 허용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의 게임 회사들은 플레이의 외부적 요소로 취급되던 현금과 결제, 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더욱 외재화하여 환금성을 부추기게 된다면, 이는 한국 게임업계가 그동안 트라우마로 안고 있었던 “바다 이야기” 사태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 Back 숏폼 콘텐츠 유행이 우리에게 남긴 것 06 GG Vol. 22. 6. 10. 1. 숏폼 콘텐츠와 연쇄적 소비 바야흐로 짧은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대이다. 평균적으로 50분의 상영시간을 가진 TV 드라마는 15분 내외의 웹드라마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유튜브에는 ‘너덜트’나 ‘숏박스’ 같은 채널을 중심으로 3-4분 정도로 짧은 콩트들이 유행하고 있다. 게임 역시 짧게는 수십 시간, 길게는 몇 백 시간의 플레이 시간을 요하는 PC나 콘솔 게임보다는 1회 플레이 시간이 짧은 모바일 게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최근에 벌어진 일은 아니며, 모빌리티를 무기로 하는 각종 플랫폼들이 기존의 하드웨어를 대체한 2000년대 후반 이후 지속화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72초TV’가 상영시간을 채널명으로 전면화 하여 인기를 끈 것은 숏폼 콘텐츠(Short form contents)의 승리를 상징하는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 모바일 시대 초압축 드라마의 표본을 제시한 ‘72초 TV’의 한 장면 이러한 숏폼 콘텐츠가 고전적인 다른 고전적인 콘텐츠보다 주목받는 것은 이의 주 소비층이 10대와 20대의 젊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시간을 부족한 이들에게 짧은 콘텐츠는 부족한 여가시간의 틈을 메울 수 있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가 된다. 등하교길이나 화장실에 들르는 잠깐의 쉬는 시간에도 몇 분만 할애하면 게임 한 판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숏폼 콘텐츠는 금세기의 여가 문화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의 대부분이 SNS나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 된다는 점에서 구매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에게 잘 먹히는 콘텐츠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핵심적인 서사를 바로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숏폼 콘텐츠에는 전후 맥락이 생략되어도 상관없는 내용들이 주종을 이룬다. 짧은 콘텐츠 재생시간 속에서 완전하지 못한 서사를 갖춘 숏폼 콘텐츠들은 긴 설명이나 전후 관계에 대한 인과관계를 설명하기보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형적인 소재를 본론부터 진행하는 방식을 취한다. 너덜트 채널의 첫 에피소드인 “당근마켓 남편들”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중고거래 현장을 비춘다. 이 영상에서 공감대는 이미 해당 마켓들 통해 거래를 해본 기혼 남성들의 일상적 공감을 양분으로 삼아 전후의 맥락을 제거하고 거래 현장만 집중하여 짧은 상영 시간에 맞게 콘텐츠를 압축할 수 있게 해준다. * 너덜트의 〈당근마켓 남편들〉 일반적으로 숏폼 콘텐츠는 짧은 플레이 시간을 바탕으로 연쇄적인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숏폼 콘텐츠를 멍하게 반복적으로 여러 개 지켜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게임의 경우도 한 번 플레이하는 시간이 짧을 뿐이지 이를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실제로 하드코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못지 않은 시간이 소모된다. 게임학자 예스퍼 율(Jesper Juul)은 〈캐주얼 레볼루션(Casual Revolution)〉에서 캐주얼 게이머들이 게임을 캐주얼하게 소비할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실제로는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여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사실을 실제 사용자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예스퍼 율, 이정엽 역, 『캐주얼 게임: 비디오 게임과 플레이어의 재창조』, 커뮤니케이션북스, 2012.)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콘텐츠의 연쇄적 소비가 트래픽을 불러일으켜 광고 수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하 BM)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유저들이 사이트에 오래 머무를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플랫폼은 어떤 특정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나서 고양된 감정으로 사이트를 떠나는 현상을 방지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하나의 콘텐츠 소비가 끝났을 때 다음 콘텐츠를 이어 보고 싶은 감정을 계속 유발해야 한다. 이는 게임으로 환원하면 짧은 플레이를 무수히 반복해서 쌓아나가는 방식에 해당될 것이다. 다만 비슷한 메커닉의 반복적인 플레이는 지루함을 유발하여 접속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여기에 캐릭터 성장 시스템과 BM을 연계시키는 방식이 사용되는 것이다. 2. 숏폼 게임의 메커닉 축소과정과 비즈니스 모델 물론 처음부터 숏폼 형태의 게임과 BM이 초창기부터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PC나 콘솔 게임이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처음으로 전환되던 시점에는 키보드나 컨트롤러를 이용한 복잡한 컨트롤을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로 단순하게 바꾸는 UI 차원의 시도가 먼저 이루어졌다. 이 때 통상적인 게임 장르는 그대로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환경에 따라 게임 메커닉을 약간씩 변형하면서 이식된다. 예를 들어 PC 게임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가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같은 AOS 장르로 이식되기보다는 약간의 변형을 거쳐 숏폼으로 변화하게 된다. 〈클래시 로얄(Clash Royale)〉은 통상적으로 CCG(Collectible Card Game)이나 RTS(Real-time Strategy ) 장르로 분류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메커닉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이를 숏폼으로 축소한 게임이라 볼 수 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소환사의 협곡 지도와 〈클래시 로얄〉의 지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가장 유명한 맵 “소환사의 협곡” 지도와 〈클래시 로얄〉의 지도를 비교하면 크게 3갈래로 갈려진 지도가 〈클래시 로얄〉에서는 2개의 다리를 중심으로 한 경로로 축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아군과 적군의 미니언들은 AI에 의해 자동으로 움직이고, 챔피언만 플레이어가 컨트롤 할 수 있지만, 〈클래시 로얄〉에서 플레이어는 각종 캐릭터의 처음 시작하는 위치만 지정할 수 있으며, 그 캐릭터의 개별 전투는 모두 AI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된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특별히 정해진 플레이 타임이 존재하지 않지만 평균적으로 1회당 3-4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클래시 로얄〉은 처음 3분의 타임 어택과 추가 1분 30초의 타임 어택을 포함해 최대 1판이 4분 30초를 넘지 않게 디자인되어 있다. 다시 말해 〈클래시 로얄〉은 PC에서 사용되던 플레이어에 의한 복잡한 컨트롤을 최대한 줄이고, AI에 의한 자동전투를 극대화시키면서 플레이 타임을 거의 1/10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클래시 로얄〉에서 더욱 강조된 부분은 각 캐릭터의 성장을 ‘카드 강화 시스템’을 통해 극대화 시켰다는 점이다. CCG 장르의 카드 강화 메커닉을 활용하여 자신의 카드가 성장하는 느낌을 부여하면, 그 카드의 효용을 실험해보고 싶어 다시 플레이를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덱이 8장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모든 성장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어 〈클래시 로얄〉의 BM은 그다지 노골적이지는 않은 편이다. 오히려 〈클래시 로얄〉은 현질을 통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요소를 제한하여 게임의 밸런스를 훌륭하게 구현한 좋은 예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성공 이후 RTS의 AI 전투 시스템은 축소하고 카드 강화의 BM만 극대화 한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다. 실제 이 때에도 RTS적인 요소들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에 이들을 동일한 장르로 분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방치형 이나 CCG로 불리는 현질 유도 게임은 현재에도 무수히 양산되고 있지만, 문제는 앞선 사례들에서 적절히 제한되었던 현질의 밸런스 붕괴를 막기 위한 적절한 제한 요소들은 차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3. BM의 전면화와 미학의 소외 물론 콘텐츠의 길이가 짧다고 해서 미학적으로 열등하다고 간주하긴 어렵다. 소설과 영화에서도 장편과 단편의 미학이 다르며, 단편은 장편이 구현하기 어려운 단일 플롯의 직접성과 단도직입적인 풍자 등을 통해 독립적인 미학을 쌓아왔던 것이다. 장대한 서사시와 촌철살인의 미학은 애초부터 목표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필요가 없다. 게임에서도 짧은 플레이 시간 내에 추구할 수 있는 한 판의 쾌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 타임을 축소시키는 과정에서 잘려나간 풍성한 서사, 전후의 맥락, 컷신, 텍스트, 맵의 디테일, 전략적 요소 뒤에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 과정에서 앞서 말한 고전적인 재미요소를 제거하고 BM만 남겨놓아도 플레이어가 잔존한다는 사실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확인된 이상 게임 회사들은 굳이 어렵게 게임을 풍성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모바일 게임의 소프트 런칭 시스템(특정 국가 하나 정도만을 대상으로 게임을 시범적으로 출시하는 방식으로, 게임 회사들은 이를 통해 특정 메커닉의 잔존율(retention)을 실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잔존율 낮은 메커닉이나 BM은 도태시키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은 특정 메커닉과 BM의 잔존율을 아주 쉽게 테스트 할 수 있게 해주어, 노골적인 BM의 확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게임 내 퀘스트를 클리어 하기 위해 설정만 해놓으면 해당 퀘스트가 다 클리어된다거나, 별다른 스토리에 대한 설명도 없이 바로 사냥과 전투가 시작되는 게임들을 더 이상 플레이어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치형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형식적 요소와 몰입을 위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던 것이 게임이라는 장르의 형식적 미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을 위해 깎여나간 게임의 숏폼화는 결국 BM와 노골적인 결제 모듈만 남기고 게임을 앙상하게 만들어버렸다. * 게임 플레이어 모두에게 1억이 지급되면 그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일까? 최근의 게임 광고들은 노골적으로 상당한 금액의 확률형 아이템을 지급한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지급되는 아이템이 상대적인 가치를 가질 리 만무하다. 물론 이러한 방치형 게임들을 유저의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시간이 부족한 학생이나 직장인이 성장의 재미만 누리게 하는 게임으로 일정 가치를 지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현실 추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BM을 긍정해 나가면서 한국 게임 시장은 더욱 노골적으로 메타버스, P2E, NFT 등 현행 법률로 합법화되기 어려운 영역까지 허용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의 게임 회사들은 플레이의 외부적 요소로 취급되던 현금과 결제, 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더욱 외재화하여 환금성을 부추기게 된다면, 이는 한국 게임업계가 그동안 트라우마로 안고 있었던 “바다 이야기” 사태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수)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게임 스토리텔링과 게임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디게임 페스티벌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창설을 주도하고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인디게임 행사인 Independent Games Festival(IGF)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디지털 스토리텔링』(공저, 2003), 『디지털 게임, 상상력의 새로운 영토』(2005), 『인디게임』(2015), 『이야기, 트랜스포머가 되다』(공저, 2015), 『81년생 마리오』(공저, 2017), 『게임의 이론』(공저, 2019), 『게임은 게임이다: 게임X생태계』(공저, 2021) 등이 있다.

  • The Coevolution of Arcade Games, Gamers, and Interfaces

    As such, interfaces may evolve to accurately construct the ideals projected on the design, but that design can easily change based on coincidental chance. The modified interface also brings about transformation to one’s gameplay itself, and this change in gameplay can change the experience provided by the game, thus bringing about an effect that makes the game itself feel different. Therefore, the interface is not merely a simple input device nor a factor that does not bring any fundamental changes to the game, but rather is the very hardware that constitutes the game and simultaneously the “physicalized” mechanical object connected to the gamer. The interface does not evolve or progress according to the game’s design; it lies in the process of ever-changing co-evolution while interacting with the game, the gamer, and all environments tied to the self.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병’의 은유 : 요코오 타로의 질병 서사

    <니어> 시리즈와 <드래그 온 드라군> 시리즈에서 질병은 반복해서 절망의 폐쇄회로를 다룬다. 세계멸망의 꽃이 나타나 드래그 온 드라군 월드에 레드아이가 퍼지고, 카임은 레드 드래곤과 계약을 맺어 2003년 도쿄 신주쿠에 이르기까지 결전을 벌이며, 레드 드래곤의 몸속에 마소가 확산되어 니어 월드에 전파되고, 인간이 만든 로봇들은 마소를 다른 세계로 돌려보내 세계멸망의 꽃은 Zero의 눈에 탄생하게 된다. < Back 14 GG Vol. 23. 10. 10. Tags: 드래그온드라군, 니어오토마타, 질병서사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Activist, Writer) Zhang Cheng (Activist, Writer) Myeonggyo Hong Activist and writer. Works at the social movement organization Platform C on East Asian international solidarity and social movements. Author of To My Vanished Chinese Friend and A Ghost Throws a Punch at the World, and translator of Xinjiang Uyghur Dystopia and Dying for an iPhone (co-translated).

  • 게임과 시신경제 (Necronomics)

    시신경제 (Necronomics)는 아킬레 음벰베 (Achille Mbembe)의 시신정치 (Necropolitics)에서 영감을 받은 개념이다. 시신정치는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의 생명정치 (Biopolitics)가 권력이 생명의 영역을 지배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동시대의 현실은 죽음을 단지 생명권력 (Biopower)을 위한 수단으로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으로서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 Back 게임과 시신경제 (Necronomics) 22 GG Vol. 25. 2. 10. * <엘든 링>의 대표적 룬 노가다 장소 시신경제 (Necronomics)는 아킬레 음벰베 (Achille Mbembe)의 시신정치 (Necropolitics)에서 영감을 받은 개념이다. 시신정치는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의 생명정치 (Biopolitics)가 권력이 생명의 영역을 지배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동시대의 현실은 죽음을 단지 생명권력 (Biopower)을 위한 수단으로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으로서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1] . 즉, 생명정치의 관점에서라면 제도적 폭력이나 전쟁이 발생시키는 죽음은 결과적으로 생명권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는 장치여야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미 죽음으로 권력이 이양되었고 따라서 생명보다도 죽음 그 자체의 극대화가 목표라는 것이 시신정치의 전망이다 [2] . 시신경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생명이 가치를 띠고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곧 재화가 되는 체계에 주목한다. 즉, 살아있는 인간의 목숨보다 죽은 뒤 그 신체의 교환 가치가 더욱 높게 매겨지는 현실인 것이다. 게임 속에서 시신경제는 이미 가장 보편적인 체계 중 하나로 기용되고 있다. 적과의 전투를 주 플레이 내용으로 삼는 액션 게임에서 적의 죽음은 경험치뿐만 아니라 화폐의 축적에도 계산된다. 우리는 흔히 ‘노가다 (farming)’라는 어휘로 불리는, 획득 화폐의 극대화를 위한 적 살해의 최적 효율 전략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보통 적 살해 자체가 금전의 획득을 보장하지는 않고 시체의 인벤토리를 뒤져 적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금품을 노획하거나 장비를 장물로 팔아넘기는 행위를 통해 부차적으로 경제 활동을 일삼긴 한다. 그러나 대표적으로 프롬소프트웨어 (FromSoftware)의 게임들과 같은 경우엔 추가적 노획 행위 없이도 죽음 그 자체가 화폐의 획득을 보장한다. <소울> 시리즈에서는 ‘소울’의 형태로, <엘든 링>에서는 ‘룬’의 형태로, <아머드 코어> 시리즈에서는 현상금의 형태로 보상이 들어온다. 특히 소울 (soul)은 말 그대로 영혼 그 자체로, <소울> 시리즈에선 플레이어가 죽인 자의 영혼을 재화로 획득하며 사용한다. <엘든 링>의 룬은 <소울> 시리즈의 보상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함에 따라 조금 덜 직관적으로 되지만, 세계관 내 우주적 존재의 ‘축복’이라는 점에 따라 존재와 생명에 아주 핵심적인 요소를 살해 행위에서 얻는다는 점에선 마찬가지이다. <아머드 코어>에선 보상 금액의 형태보다 그것이 사용되는 방향이 시신경제에 접촉해 있는데, 현상금은 전부 주인공 파일럿 신체의 연장이나 마찬가지인 작중 기체 AC (Armored Core)의 부품들을 구매하고 강화하는 데에 투자된다. 특히 <아머드 코어 VI 루비콘의 화염>에서 주인공은 몸을 오로지 AC 탑승 및 조종에만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개조 받은 ‘강화인간’으로, 대신 그 외의 모든 신체 기능을 희생하는 수술의 부작용으로 인해 ‘뇌가 익어버려’ 기체 바깥에선 제대로 된 생활이나 거동을 영위할 수 없다. 따라서 작중 주인공이 살해하는 적들은 현재 사실상 그의 진정한 신체라고 말할 수 있는 AC의 활동 역량을 확장하는 금액으로 환산되고, 종국에는 재수술을 받아 AC 바깥에서도 그 자체로 활동할 수 있는 몸을 되찾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 내에서 정확히 어떤 연유에서 이름도 없는 주인공 강화인간 ‘C4-621’이 그런 극단적인 수술을 받게 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지만, 결국 <아머드 코어 VI 루비콘의 화염> 내에서 플레이어가 임하는 모든 전투와 파괴, 살해의 용도는 저당 잡힌 주인공의 신체를 되찾기 위해 채무 를 상환 하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신체를 저당 잡는 튜토리얼 채무는 시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죄와 벌’이라는 인간 법과 도덕 세계의 발생지이다. 니체는 독일어로 ‘죄 (Schuld)’가 ‘채무 (Schulden)’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죄에 대한 벌은 언제나 등가물 을 가정하고 죄인을 고통 스럽게 해서라도 실제로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관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 극히 경제적인 법을 각인시키기 위한 기억술 의 원형으로 고문을 꼽는다 [3] . “기억 속에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달구어 찍어야 한다: 끊임없이 고통을 주는 것 만이 기억에 남는다. (중략) 인간이 스스로 기억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길 때, 피나 고문, 희생 없이 끝난 적은 없었다. 가장 소름끼치는 희생과 저당, 가장 혐오스러운 신체 훼손, 모든 종교 의례 가운데 가장 잔인한 의식 형태 – 이 모든 것의 기원은 고통 속에 가장 강력한 기억의 보조 수단이 있음을 알아차린 저 본능에 있다. (중략) 예를 들면 돌로 쳐 죽이는 형벌, 수레로 사지를 찢어 죽이는 형벌, 말뚝으로 꿰뚫어 죽이는 형벌, 말로 찢어발기거나 밟아 죽게 만드는 형벌, 범인을 기름이나 포도주로 삶는 형벌, 인기 있었던 살가죽 벗기는 형벌, 가슴에서 살점을 저며내는 형벌, 그리고 또 범죄자에게 꿀을 발라 이글대는 태양 아래 파리떼가 우글거리게 놓아두는 형벌 등 고대 독일의 형벌을 생각해보라.” [4] 그러므로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규칙이라는 법을 전부 제대로 각인시켜야만 하는 의무를 가진 튜토리얼에서 가장 효율적인 예시로 시신경제가 등장하는 것 또한 우연은 아니리라. 2007년도 게임 <어쌔신 크리드>에선 주인공이 튜토리얼 이후 계급을 강등당하고 가지고 있던 모든 장비를 빼앗기는데, 어째선지 전투 및 이동 기술 등 각종 다양한 신체 능력마저 덩달아 잃어버리고 만다. 마찬가지로 2016년작 <용과 같이: 극>의 튜토리얼에선 가장 강한 ‘도지마의 용’ 전투 스타일을 모두 갖고 시작하지만 정작 튜토리얼이 끝나고 난 뒤엔 주인공이 10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터라 해당 신체 기술들을 전부 잊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이 게임들에서 계급과 인연 등을 차차 되갚아가며 다시 찾아야만 한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주인공은 분명 이 모든 신체 역량들의 원래 소유주였음에도 불구하고 튜토리얼이 끝난 직후 어느새 몸의 기능들을 저당 잡힌 채무자로 전락하고 만다. 이때 캐릭터의 신체는 외적인 시각에선 훼손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기능들이 ‘죽은’ 것이다. 물론 이는 기본적으로 튜토리얼에서 해당 게임 중 플레이 가능한 능력의 최대치를 맛보게 해주고 얼마만큼의 액션과 재미가 가능한지 미리 알려주려는 연출 전략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플레이어에게 주인공의 신체를 ‘죽여’ 앞으로 하나하나 갚아 나가야 하는 채무의 대상으로 각인시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게임 내 규칙에 자연스럽게 복속시킬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죽은 신체의 교환 가치 *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 잘라 온 머리가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현상금을 깎는 다트리 소령 (Major Dhatri) 채무자는 자신이 되갚을 것이라는 약속에 신용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자신이 한 약속의 진지함과 성스러움을 보증해주기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는 상환을 의무나 책임으로 자신의 양심에 새기기 위해서, 계약의 효력은 그가 상환하지 못할 경우 채권자에게 그가 그 외에 ‘소유’하고 있는 어떤 것, 그 밖에 그의 권한에 있는 것을, 예를 들면 자신의 육체나 혹은 자신의 자유, 또는 자신의 생명 역시 저당 잡히는 것이다. 더구나 특히 채권자는 채무자의 육체에 온갖 종류의 능욕과 고문을 가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부채 액수에 적합해 보이는 크기만큼 그의 육체에서 살로 도려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곳곳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지 하나하나와 신체의 각 부분을 정확하게, 부분적으로는 무서울 정도로 세세하게, 합법적으로 가격을 산정해왔다.” [5]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채무자가 자신의 신체를 저당 잡힐 때 자기 자신 외에 ‘소유’하고 있는 것을 내놓고 있는 것이란 점이다. 즉, 니체의 채무법에서 채무자의 신체는 채무자 그 자신이 아니며 철저히 분리된다. 따라서 저당 잡힌 몸은 그 순간 생명을 가진 인간이 아닌 시체로서 죽은 물건이 된다. 시신경제에서 시체를 “돈벌이가 되는 물건”으로 만드는 건 죽음 그 자체이다 [6] . 즉, 단적으로 말해 시신경제는 장기매매라는 명백한 형태의 신체 부위 교환 형태를 굳이 띠지 않더라도 죽음 그 자체로 재화를 교환한다. 1755년 4월 24일 매사추세츠 영국령 식민지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머릿가죽 하나당 70파운드의 현상금을 달았다 [7] . <폴아웃 3> (2008)에선 바로 매사추세츠에서 대략 683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수도 황무지에서 손가락 하나당 5에서 10병뚜껑으로, 귀 하나당 10에서 15병뚜껑으로 보상받는다. <폴아웃: 뉴 베가스> (2010)에선 매사추세츠에서 4348킬로미터 떨어진 모하비 황무지에서 머리 하나당 250병뚜껑을 보상받는다. 특히 <폴아웃: 뉴 베가스>의 머리는 해당 부위가 파손되었을 시 가격이 50병뚜껑으로 줄어든다. 단순히 죽음과 부위의 차원에 가격을 매기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신체의 보존도마저 산정하는 것이다. “채무자에게 가해지는 형벌에서 채무의 상환량은 단순히 채무자가 입는 고통만이 아니라 채권자가 느끼는 쾌감까지 계산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고통을 보는 것은 쾌감을 준다.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더욱 쾌감을 준다.’” [8] 게임 속 시신경제는 게임 내에서 금전적 형태로 보상을 제공하지 않을 때조차 신체의 죽음을 교환한다. 정확히는 오히려 게임 속 인물들의 신체에 아무런 부차적 가치가 부여되지 않았을 때만 작동하는 시신경제가 있다. 바로 죽음과 웃음의 교환이다. 가장 잔인한 고어 액션 게임에서마저 적의 죽음은 플레이어가 구가하는 살해 행위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적 쾌감 이상의 보상을 항상 제공한다. 최소한 얼마만큼 잔인하게 더 많은 적을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죽였는지를 추산하여 점수나 등급으로라도 보여주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일반적으로 게임이 시신경제를 작동시키는 방법이지만 그마저도 없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신체를 훼손시키도록 만드는 게임들이 바로 고어 코미디 게임들이다. 2008년 플래시 게임 <해피 휠스 (Happy Wheels)>부터 2019년 <피플 플레이그라운드 (People Playground)>, 2024년 <헬다이버즈 2>까지, 유구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래그돌 (Ragdoll) [9] 고어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와 적의 구분 없이 그 어떤 죽음에도 고집스러우리만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는 경직된 래그돌 신체가 웃음을 자아내는 원리처럼 생명적인 것에 덧붙여진 기계적인 것 이라는 희극의 기본 명제에 부합하도록 만들기 위해 해당 캐릭터들의 신체에서 죽음이 응당 가져야만 할 의미마저 의도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다 [10] . 심지어 적의 죽음에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의 죽음에 이렇다 할 페널티마저 크게 부여되지 않아, 죽이는 행위뿐만 아니라 죽는 행위마저 권장된다. 따라서 모든 신체는 지킬 이유도 없고 언제든지 교체되어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양陽의 가치도 음陰의 가치도 아무 의미도 없이 날아다니는 사지들, 육편들, 내장들은 피아의 구분도 없고 재화로서도, 그리고 당연히 인격으로서도 기능하지 않는다. 다만 그 ‘생명으로서 응당 있어야 할 것들이 없음’이라는 성질이 래그돌 고어 게임들 속 죽음에서 발견되고 결국 죽음은 웃음이라는 쾌락과 교환되며 역시나 또 다시 시신경제를 작동시키는 행위 목적이 되는 것이다. 하나의 장르로서 시신경제: 과잉과 음의 미학 * <크루얼티 스쿼드>의 플레이 화면 지금까지 다룬 시신경제는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이 신체를 기용하는 방식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체계로서 등장했지만, 대주제이자 장르로서 이 개념에 투신하는 게임이 있다. 앞서 언급한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들도 세계관 전반을 시신경제가 감싸고 있고, <사이버펑크 2077> (2022)의 세계 속에서도 직접적으로 편재한다. 우선 장기매매가 주 생계 수단인 ‘스캐빈저 (Scavengers)’라는 집단이 등장하고 <사이버펑크 2077>의 배경 ‘나이트 시티 (Night City)’ 사람들은 주인공과 NPC를 막론하고 거의 모두가 <아머드 코어> 시리즈에서 그러했듯이 ‘일을 하기 위한 몸을 사기 위해 일을 한다.’ 나이트 시티에선 강화인간의 수준을 넘어 모두의 일상적 신체 자체가 유기체보다는 무기물의 영역으로 대거 이동한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거진 인형人形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모습을 유지하고는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시신경제를 작동시키는 잔인함, 잔인함을 보장하는 인격은 신체의 죽음에 유지된다. 하지만 <사이버펑크 2077>조차 주제이자 내용으로서만 시신경제를 다룰 뿐 매체적 차원에서는 시신경제를 딱히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려한 그래픽의 AAA게임의 정반대편에서 ‘최악’, ‘최흉’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고 감히 말해도 어폐가 없을 <크루얼티 스쿼드> (2021)의 경우에는 게임의 모든 면이 전적으로 시신경제를 말하고 있다. 마치 누군가가 와서 망막에다가 직접 형광펜을 칠하고 썩은 찰흙을 덕지덕지 바르는 듯한 고채도 고대비 저-폴리곤 (Low-Polygon)의 끔찍한 비주얼과 누군가가 사용 중인 화장실을 그대로 공사하는 중 장비가 망가진 순간이 영원히 반복되는 듯한 극악스러운 음향은 처음 마주했을 시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게임을 일정 시간 이상 플레이하면 진짜로 시청각적으로 고통스럽기 시작하게 되는 것을 넘어 두통마저 느껴진다. 메뉴 버튼의 기괴한 아이콘들은 정확히 뭐가 뭐를 가리키는지 눌러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나아가 듣도 보도 못한 HUD 프레임이 존재하는데, 다시 말해 정말로 1인칭 화면의 테두리를 상시 뒤틀린 이미지가 덮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레임의 상부 가운데에는 게임의 제목인 ‘CRUELTY SQUAD’가 계속 떠 있다. HP는 바의 형태도 아니고 게이지의 형태도 아니고 알 수 없는 방울-뭉치-덩어리의 형태로 정말 불필요하게 크게 화면에 부유한 채 꿈틀거리며 그 위엔 마찬가지로 생명 (LIFE)이란 글자가 굳이 쓰여 있다. 총알과 탄창 개수를 가리키는 숫자 사이에는 어째선지 웃는 얼굴이 그려져 있고 총알을 발사하거나 무기를 바꾸는 등의 행위를 할 때에 이 얼굴은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회전한다. 즉, 이 게임은 그래픽, 음향, UI를 불문하고 전력을 다해 실용성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총을 장전할 때 R키와 같은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마우스를 위아래로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는 기가 찰 지경이다. 문제는 이 흉물스럽고 황당한 디자인이 게임 속 극대화된 기업 자본주의 바이오펑크 디스토피아 사회의 끔찍한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면면과 더할 나위 없이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디스토피아는 과장되어 있기는 해도 당장 아무 인터넷 플랫폼이나 들어가 봐도 맞닥뜨릴 수 있는 주식 및 자기 계발 신봉자들처럼 NPC들이 ‘CEO 마음가짐 (CEO Mindset)’을 중언부언 읊어대고 펀코팝 (Funko Pop)의 패러디 천코팝 (Chunkopop)이 등장하는 등 작금의 현실이 지배받고 있는 체제와 크게 다르지도 않으므로 게임 속 세계가 어느 지점까지 ‘있는 그대로’ 생긴 것인지, 아니면 그 세계에 살며 해리되고 분열된 주인공의 정신 상태에 이러한 형태로 인식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물론 이는 또한 현실에서도 개인들의 세계 인식 자체에 던질 수 있는 이미 고루한 실존적 질문이다. 구태여 인식과 세계의 현실을 분리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애초에 분리가 가능하지도 않을 만큼 이미 주인공은 정신뿐만 아니라 몸까지 철저히 뒤틀려 있다. 그의 두개골에는 총이 달려 있고 등에서는 가속을 위한 액체가 분비되며 내장은 밧줄처럼 사용된다. 그의 몸에는 살 위에 더 많은 살이, 내장 위에 더 많은 내장이 부착되어 있으며, 임계점을 넘은 생명 공학 그 자체가 구토하고 있다. 주인공은 회사 청산을 주 업무로 맡는 보안 업체 ‘크루얼티 스쿼드’의 청부업자로 <아머드 코어>, <사이버펑크 2077>의 연장선에서 번 돈으로 또 자신의 신체를 개조하고 개조한 신체로 더 많은 돈을 번다. 죽음이 삶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죽음을 위해 매진된다. 게임을 켜면 짧게 지나가는 도입 장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삶에의 권위... (The Authority on life...)” 그리고 주인공의 수입원은 암살 의뢰의 보상이기도 하지만 임무 수행 중 암살 대상 외에 아무런 처벌도 손해도 없이 아주 자유롭게 죽일 수 있는 민간인들의 장기를 수확해 실시간으로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게임 내 실시간 시장에선 주식과 장기가 나란히 거래되며 노골적으로 시신이 경제의 부富라는 것을 가리킨다. 나아가 말 그대로 시신경제에서 죽음이 최종적이며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하기 위해 주인공은 고용주를 죽이고 신마저 죽일 수 있다. 그리고 ‘생의 요람 (Crade of Life)’에 도달해 그 자신이 신이 되는 결말에선 조르주 바타유 (George Bataille)의 『저주받은 몫』을 직접 인용하며 도대체 그래서 시신경제는 왜 죽음을 추구하며 작동하는 기계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구 표면에서 에너지의 작용들이 결정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 있는 유기체는 원칙상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 (부)를 수용한다. 이러한 과잉의 에너지는 어떤 체계 (예를 들어 어떤 유기체)의 성장에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 체계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되면, 또는 에너지의 과잉이 그 성장에 전적으로 흡수될 수 없다면, 자발적이든 아니든, 영광스러운 방식으로든 아니면 파국적인 방식으로든, 필연적으로 그러한 과잉은 이득 없이 상실되고 소비되어야 한다.”[ 11] 즉, <크루얼티 스쿼드>는 생의 과잉과 포화가 곧 죽음이라는 그 자체로서는 음의 가치를 경제의 방향타로 잡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시신 경제에서 부富와 부腐는 하나이다. 모든 사회가 아무런 의심 없이 성장을 테제로 삼고 있는 현실과 상승 지향의 영적 전파가 시신경제를 이 땅에 소환하는 의식의 제단이다. <크루얼티 스쿼드> 게임으로서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달려나감으로써, 효율, 실용, 세련, 편안에 반대되는 음의 가치를 매체의 모든 자원을 다해 표현함으로써 시신경제의 현실을 고발한다. [1] Achille Mbembe. “Necropolitics.” Public Culture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03), vol. 15, no. 1, pp. 11–12. [2] Ibid., pp. 39-40. [3] 프리드리히 니체. 『도덕의 계보』 (서울: 책세상), 402~406쪽. [4] 위의 책, 400~401쪽. [5] 위의 책, 404쪽. [6] 장-피에르 보. 『도둑맞은 손』 (서울: 이음, 2019), 50쪽. [7] Massachusetts. Acts and Resolves, Public and Private, of the Province of the Massachusetts Bay (Boston: Wright & Potter, 1869-1920), vol. 15, p. 308. [8] 프리드리히 니체. 앞의 책, 407쪽. [9] 래그돌은 본래 헝겊 인형이라는 뜻으로 게임 속 물리 엔진 상에서 관절에 힘이 없이 축 늘어진 채 허우적허우적 휘둘리는 신체 모델들을 일컫는다. [10] 앙리 베르그송. 『웃음』 (파주: 도슨트, 2022) 37쪽. [11] 조르주 바타유. 『저주받은 몫』 (파주: 문학동네, 2022), 29~30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영이 폭력과 고통, 분열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쓴다. 『정서 지도 그리기』, 『밑 빠진 독(毒)에 물 붓기』, 『월간 종이』 등을 제작하고 연극 <오페라 샬로트로니크>, <벼개가 된 사나히> 드라마터지를 맡았다. 『호르몬 일지』와 『게임 코러스』를 썼고, 『미친, 사랑의 노래』를 함께 썼다.

  • <컨슘 미> 리뷰: 개인적 게임의 등장과 먹는 행위의 의미적 변화

    <컨슘 미(Consume Me)>는 여러모로 특이한 면이 많은 게임이다. 중국계 미국인 개발자 제니 지아오 샤(Jenny Jiao Hsia)와 그의 동료 AP 톰슨(AP Thompson)이 개발한 이 게임은 2025년 IGF(Independent Games Festival)에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시머스 맥널리 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게임 씬에서 가장 권위있는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 언론에서 이 게임이 리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산업 담론에만 관심 많은 한국의 게임 웹진은 차치하고라도 1,000건이 넘는 스팀 게임 리뷰 중에서도 한국어 리뷰는 단 3건에 불과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컨슘 미>를 비평한 매체는 17군데로 이 가운데에는 《Edge》, 《Eurogamer》 등 주요 게임 매체를 포함하여 《Guardian》과 같은 종합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컨슘 미>에 대한 거의 아무런 비평도 일어나지 않았다. < Back <컨슘 미> 리뷰: 개인적 게임의 등장과 먹는 행위의 의미적 변화 30 GG Vol. 26. 6. 10. <컨슘 미(Consume Me)>는 여러모로 특이한 면이 많은 게임이다. 중국계 미국인 개발자 제니 지아오 샤(Jenny Jiao Hsia)와 그의 동료 AP 톰슨(AP Thompson)이 개발한 이 게임은 2025년 IGF(Independent Games Festival)에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시머스 맥널리 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게임 씬에서 가장 권위있는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 언론에서 이 게임이 리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산업 담론에만 관심 많은 한국의 게임 웹진은 차치하고라도 1,000건이 넘는 스팀 게임 리뷰 중에서도 한국어 리뷰는 단 3건에 불과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컨슘 미>를 비평한 매체는 17군데로 이 가운데에는 《Edge》, 《Eurogamer》 등 주요 게임 매체를 포함하여 《Guardian》과 같은 종합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컨슘 미>에 대한 거의 아무런 비평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무엇보다 <컨슘 미>를 개발한 제니 자신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가공의 게임적 상황으로 변모시킨 개인적 게임(Personal Games)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국내 게임 저널리즘이 산업 중심의 문법 속에서 발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반응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한국의 게임 담론은 오랫동안 시장 규모, 플랫폼 경쟁, BM, 업데이트, e스포츠와 같은 산업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그 결과 게임을 개인적 표현이나 수행적 경험의 차원에서 읽어내는 비평 언어는 상대적으로 축적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작은 게임을 개발해 온 개인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플래시나 유니티, HTML5 등으로 무기들을 바꿔가며 시장 내에서 생존했고 이는 인디게임 개발의 민주화로 거듭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2년 『비디오 게임 진스터의 부상(Rise of the Videogame Zinesters)』이라는 책을 쓴 안나 앤스로피(Anna Anthropy)는 이 책에서 게임을 예술적·개인적 표현의 도구로 바라보며,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1] . 게임 제작 도구의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표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러한 흐름을 과거의 자비출판 문화인 ‘진(zine)’ 운동에 비추어 설명했다. 이 책의 부제는 “괴짜, 평범한 사람들, 아마추어, 예술가, 몽상가, 낙오자, 퀴어, 주부, 그리고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예술 형식을 되찾고 있는가”이다. <컨슘 미>를 개발한 제니는 다이어트에 민감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감수성 예민한 10대에 불과했지만, 뉴욕대(NYU) 게임센터에 진학하여 프로그래밍을 보강해줄 파트너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게임으로 바꿔낼 수 있게 되었다. <컨슘 미>는 제니 자신이 고교 생활 중 경험했던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을 소재로 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제니의 입장이 되어 퍼즐 형태의 미니 게임을 통해 음식을 먹을 때 칼로리 목표를 맞추어야 하고, 이를 오버했을 때에는 운동이나 가사 등을 통해 칼로리 목표치를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챕터가 진행될수록 제니에게 부과되는 일과 이벤트는 늘어나게 된다. 챕터 2에 들어가면 남자 친구와의 데이트를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는 가사 일을 도우면서 엄마로부터 용돈을 타쓰는 것으로 충당해야 한다. 챕터 3에 들어가면 학교에서 라이벌이 생기고 그 대결에서 승리해야 하며, 동시에 칼로리 관리 수치도 높아진다. 또한 챕터 4에 들어가면 남친과는 원거리 연애를 지속해야 하는데, 메시지를 보내거나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이 모두 하루에 얼마 남지 않은 자유 시간을 저당잡히게 된다. 그러다보면 운동도 밀리고, 빨래, 청소, 강아지 산책, 공부 등이 소홀해지기 쉽다. * <컨슘 미>의 식사 장면 <컨슘 미>의 게임 진행은 전반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다이어트와 시간 관리로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게임 메커닉과 큰 차이가 없는 방식이다. 다만 먹는 행위에 관한 개발자의 메커닉 설정과 게임을 결말 짓는 태도는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게임들과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먹는 행위는 에너지의 회복과 버프를 통한 성장 등 보상 체계의 문법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컨슘 미>에서 먹는 행위는 죄책감과 칼로리 계산을 통한 자기 검열로 이어지며, 이는 게임 내 주인공 제니의 심리적 불안으로 확대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컨슘 미>의 핸드드로잉 기반 비주얼 스타일이다. 게임 속 제니의 표정과 몸짓, 음식의 형태,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낙서 같은 과장과 귀여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 상황을 지나치게 비극적이거나 병리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도록 만든다. 제니는 끊임없이 칼로리를 계산하고 자기 관리를 실패하면서 불안에 휩싸이지만, 게임은 이를 무겁고 우울한 방식으로만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컨슘 미>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자조적인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자기혐오와 강박을 관찰하게 만든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플레이어를 값싼 동정이나 자기연민으로 밀어넣기보다, 흔들리는 인간의 수행 구조를 잠시 따라가 보도록 만드는 데 더 가까워 보인다. <컨슘 미>의 식사 장면은 간단한 미니 게임류의 퍼즐 맞추기로 진행된다. 음식들은 테트리스의 블록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제니의 위장 속을 가득 채워야 한다. 그러나 늘 한두 칸 정도 채우지 못하는 블록이 남게 마련이고, 이는 제니의 포만감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는 매점에서 $3를 주고 1칸짜리 블록인 치즈 토핑을 구매해 놓은 뒤 퍼즐을 맞추거나 하는 식으로 넘길 수 있다. 다만 이 치즈 토핑은 블록 크기 대비 매우 고칼로리이고 또 가격도 높기 때문에 자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칼로리가 낮지만 가격이 높은 채소 요리 등을 늘 가게에서 비싸게 상비해 놓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엄마의 가사 일을 완벽하게 도와 용돈을 채워넣어야 한다. 그러나 가사 일과 먹는 행위에만 충실하면, 공부와 운동, 남친과의 데이트를 할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일정과 이벤트에 따른 엄정한 계획과 시간 관리가 필요해진다. 그러나 <컨슘 미>는 일정표에서 도중에 플레이어가 통제하기 어려운 랜덤한 이벤트를 삽입함으로써 이러한 시간 관리 체계를 흔들어 놓는다. 플레이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몸과 식단, 자기관리는 얼핏 보기에 게임 내의 목표로 설정되어 있지만 게임은 지속적으로 이러한 이상적인 몸과 자기관리를 실패할 부분을 삽입시키고 있다.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의 유명한 게임 이론서 『설득적 게임(Persuasive Games)』의 실패의 수사학(Rhetoric of failure) [2] 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 게임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수없이 경험했던 그 자기관리의 실패 과정을 답습하게 만들어 놓았다. <컨슘 미>에서 경험하게 되는 실패는 단순히 자기관리의 실패를 의미한다기보다는 현대 사회의 자기 관리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지속 불가능한가를 체험시키는 장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컨슘 미>는 보고스트가 『설득적 게임』에서 예시로 든 <9월 12일(September 12th)>나 <맥도날드 비디오게임(McDonald’s Videogame)>과 같은 극단적 실패의 수사학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 게임의 결말은 몇몇 이벤트에서 우리 삶에 굉장히 가까울 정도로 딱딱한 형태의 절차성과 인과관계와 결말을 알 수 없는 인간성 사이를 번갈아 가면서 횡단하게 만든다. 챕터 3으로 넘어가면 제니의 남자친구 올리버는 잠시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는데, 이 때 게임은 매일 둘의 관계를 –3씩 감소시킨다. 메시지를 보내면서 채팅을 하면 관계는 +2가 회복되고 영상 통화를 하면 +5가 회복되는데, 메시지 채팅에는 1시간, 영상 통화는 2시간이 소모된다. 하루에 주어진 자유 시간은 2시간뿐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늘 가사일이나 공부, 운동 등에 최소 1시간 정도는 투자해야 하고, 나머지 1시간을 올리버와 메시지 채팅으로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메시지 채팅만을 반복한다면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챕터 4로 넘어가면 제니는 진학지도 선생님과의 상담 후에 목표 대학을 정하고 입학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니는 울면서 올리버에게 이러한 상황을 털어놓는다. 이 때 올리버는 “우리 관계는 비디오 게임이 아니야. 내가 그렇게 쫌생이로 보여? 한 1주일 정도 네가 나한테 연락하지 않더라도 나는 우리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봐. 그러니 대학 입학 에세이 작성에 집중해.”라고 친절하게 답해준다. * <컨슘 미>의 영상 통화 장면 <컨슘 미>는 이처럼 게임이 가진 절차적 수사학(혹은 실패의 수사학) 자체가 지니는 기계적인 패턴의 함정을 흔들어 놓으면서 개인적 게임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결국 이 게임에서 어느 시점에선가 플레이어는 이러한 기계적인 자기 관리의 메커닉을 완벽하게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게임 내 주인공 제니 스스로도 다이어트, 연애, 운동, 입시, 교우 관계 등을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그래도 삶은 지속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어찌보면 우리 삶이 늘 지탱해오는 ‘자기 타협’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는 디지털 게임의 절차성과 매우 다른 면모를 지닌다. 게임이 가지는 절차성의 기계적 면모를 어떻게 근대 소설이 가진 사소설(私小說)적 개인성으로 대치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컨슘 미>는 플레이어를 수행(agency)의 구조로 밀어넣는다. 철학자 C. Thi Nguyen은 게임을 플레이어가 일시적으로 다른 수행 구조를 차용하는 ‘임시적 수행(temporary agency)’의 예술 형식으로 설명한 바 있다 [3] . 마치 사소설이 근대적 주체의 내면을 언어화했던 것처럼, 개인적 게임은 동시대의 개인적 주체를 구성하는 시스템을 플레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그 안에서 사고하게 만든다. 그리고 플레이어를 절차성의 시스템을 철저히 따르도록 내면화 시킨 후, 그 안의 결점을 통해 우리 삶이 절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교묘하게 비틀어 인간성을 옹호하는 모호한 결말을 내린다. 사실 <컨슘 미>를 처음으로 플레이 했던 것은 2019년 BIC에서였다. 코로나가 일어나기 직전 해에 열렸던 BIC에서 필자는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그 때 플레이 했던 <컨슘 미>는 지금의 챕터 1, 그러니까 제니가 겪었던 섭식 장애만을 다룬 게임이었다. 그 불완전했던 빌드는 지금보다는 좀 더 소셜 임팩트 게임에 가까웠고 개인성은 크게 돌출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5년의 개발 후 스팀에 공개된 <컨슘 미>는 볼륨이 더해지면서 연애, 입시, 교우 관계 등이 결합된 더 복합적인 개인적 게임으로 돌아왔다. 물론 섭식 장애에 대한 명확한 문제 설정은 다소 희석되었고, 초기 데모가 지녔던 폐쇄적 강박의 밀도 역시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5년의 개발 과정 속에서 <컨슘 미>는 단순한 소셜 임팩트 게임을 넘어 연애, 입시, 교우 관계, 노동과 같은 삶 전체의 구조를 포괄하는 개인적 게임으로 변화했다. 상용화된 <컨슘 미>는 훨씬 더 풍부하고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되었지만, 바로 그 풍부함 때문에 초기 데모가 보여주었던 숨막히는 자기관리의 감각은 다소 완화되었다. 초기의 <컨슘 미>가 플레이어를 하나의 강박적 수행 구조 안에 밀어넣는 게임이었다면, 완성된 <컨슘 미>는 그 구조 속에서도 인간은 끝내 완전히 절차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임에 가까워졌다. * <컨슘 미>의 다양한 주차별 목표와 자기 관리 시스템 그러면 현대 게임 개발 문화에서 이러한 개인적 게임이 잘 출현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규모 게임 개발은 집단적 창작이기 때문에 개인적 표현이 불가능했고 인디 게임에 와서야 1인 개발 혹은 소규모 팀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겨우 입밖으로 낼 수 있었다는 이유는 절반만 맞는 설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임은 구조적으로 게임을 특정한 방향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수행(agency) 구조, 뚜렷한 플레이의 목적이 설정되어야 하는 시스템 투명성을 요구받는 매체이다. 다시 말해 게임이라는 매체가 오랫동안 ‘개인적 경험’을 표현하기에 부적합한 방식으로 설계되어 왔다는 것이 나머지 절반의 설명에 해당하지 않을까. 문학과 영화라는 매체가 비교적 빠르게 개인의 우울과 욕망, 강박, 사소한 감정을 표현 대상으로 받아들인 것에 비해 게임은 오랫동안 승리, 숙련, 정복, 효율, 명확한 목표를 중심으로만 체계를 발전시켜 왔던 것이다. 다시 말해 게임에는 명확한 목표, 계산 가능한 가치, 최적화 가능한 선택 등을 위한 단순화된 합리성이 필요했던 것인데, 개인적 게임은 여러 수사학 장치들을 이용해 그간 게임에서 표현이 어려웠던 섭식장애, 우울, 자기혐오, 불안, 강박 등을 조금씩 표현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적 게임은 단순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 <컨슘 미>는 플레이어에게 부여되는 수행 구조를 비틀면서 반복적인 강박과 자기 감시, 불완전한 선택에 따른 실패를 감내하면서 감정적 소모를 경험하는 평범한 개인, 그리고 흔들리는 인간을 그린다. 근대의 사소설이 근대인의 내면을 발견했다면, 현대의 개인적 게임은 자기관리와 최적화의 논리 속에서 살아가는 동시대 인간의 수행 구조 자체를 플레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컨슘 미>는 그 구조 속에 끊임없이 우발성과 실패, 감정적 흔들림을 삽입함으로써 인간은 결코 완전히 절차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 Anna Anthropy, Rise of the Videogame Zinesters, Seven Stories Press, 2012 [2] 이안 보고스트는 게임 개발자가 메커닉 설계를 통해 게임 속에 실패의 과정을 의도해서 삽입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실패를 경험하게 하여 의도적인 깨달음을 얻게끔 만드는 실패의 수사학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실패의 수사학은 다른 매체에서 구현이 어려운 게임 고유의 수사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Ian Bogost, Persuasive Games: The Expressive Power of Videogames, The MIT Press, 2010. [3] C. Thi Nguyen, Games: Agency as Art, Oxford University Press, 202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수)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게임 스토리텔링과 게임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디게임 페스티벌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창설을 주도하고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인디게임 행사인 Independent Games Festival(IGF)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디지털 스토리텔링』(공저, 2003), 『디지털 게임, 상상력의 새로운 영토』(2005), 『인디게임』(2015), 『이야기, 트랜스포머가 되다』(공저, 2015), 『81년생 마리오』(공저, 2017), 『게임의 이론』(공저, 2019), 『게임은 게임이다: 게임X생태계』(공저, 2021) 등이 있다.

  • [인터뷰] SNS의 규칙을 게임의 메커니즘으로 바꾸는 여정 : <페이크북> 제작사 반지하 게임즈 이유원 대표

    SNS가 현대인의 소통창구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러나 교통, 통신의 기술이 해마다 급격하게 발전하고, 문화적 양상은 그보다 더 빠르게 급변하기에 오늘날 SNS의 특징을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최근 SNS 활동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출시되었다. 심지어 게임을 만든 회사가 일상의 규칙성을 게임의 매커니즘으로 녹이는 데 특화된 ‘반지하 게임즈’이다. 그들은 어떤 고민을 통해 SNS의 규칙을 게임화하였을까? GG 2호 이후 오랜만에 반지하 게임즈의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 Back 22 GG Vol. 25.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won Seo Studies culture in pursuit of a more interesting life. Curious about a wide range of cultural domains, including games, religion, and film.

  • 곰고기 백파운드: 교육용 게임과 〈오레곤 트레일〉의 유산

    현 시점에 〈오레곤 트레일(The Oregon Trail)〉에 대한 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다. MECC(Minnesota Educational Computing Consortium)가 만든 이 고전 게임에 대한 글은 수없이 많은데, 예컨대 캐릭터가 게임 내 여정 속에서 가장 많이 겪게 되는 이질(dysentery)은 유명한 관용구가 되어 온갖 상황에서 사용되어왔다. 이 글은 〈오레곤 트레일〉이 남긴 유산 그리고 여전히 미국의 게임문화와 주류 대중문화를 이어주고 있는 게임의 영향력에 대한 증언이다.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Marc is a PhD candidate in Concordia University's department of communication studies in Montreal, Canada. Marc’s research focuses on toxicity in online games. He is driven to understand toxic phenomena in order to help create more positive conditions within games with the ultimate hope that we can produce more equitable and joyful play experiences for more people. He has published on the Steam marketplace and DOTA 2, and is a co-author of the upcoming Microstreaming on Twitch (under contract with MIT Press).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변호사의 눈으로 본 역전재판

    벌써 오래 전 이야기다. 토요일 아침이면 신문을 펼쳐 TV 편성표를 살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곤 했다. 특히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에서 어떤 영화를 방영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넷플릭스도 IPTV도 없던 시절이니, 시간도 돈도 없는 학생에게는 영화를 볼 기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편성표 옆에는 영화평론가들이 영화를 간단히 소개하며 별 5개 만점으로 나름의 평가를 달아두었는데, 별점이 높은 영화가 방영되는 날에는 종일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Byeongchan Lee A lawyer of fourteen years who has loved games since childhood. Keenly interested in the new future that video games may bring. Still struggling, even today, just to clear games on normal difficu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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