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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346개 검색됨

  • 유능함만으로 정말 충분할 수 있을까 - 디스이즈 더 폴리스 2

    숙련-발전-번영이라는 전반적 흐름은 플레이어에게 미래의 상승곡선을 약속한다. 점차 일을 잘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상황이 나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디스 이즈 더 폴리스This is the Police>는 여기에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aein Park A gamer who searches games for inspiration in life. Keenly interested in analyzing the ways games convey their intentions and concepts.

  • [대담회] 게임비평의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 왔고 어디로 향해야 할까?

    이번 대담에서는 창설에 기여했으며 초창기부터 공모전을 지켜보거나 심사위원 활동에 부분적으로 참여했던 연구자 및 평론가들이 모여, 가 만들고자 했던 게임 비평 및 담론 장의 성격과 현재까지의 성과와 이력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게임 비평 씬에서의 후속세대 양성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함께 짚어보았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su Kim Studies a range of fields—culture and knowledge, space, and the academic field. Also interested in the history of games and the lives of gamers.

  • 2023년, 되새기고 싶은 게임들

    쏟아지는 게임들을 개인이 매년 다 챙겨 플레이해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꾸준히 신작들을 좇는 과정에서 느꼈던 올해의 여러 게임들을 간략히 정리해보면서 한 해의 게임들이 남긴 의미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GG는 딱히 평점을 매기거나 개별 타이틀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웹진은 아니지만, 한 해의 마무리로서의 의미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 Back 2023년, 되새기고 싶은 게임들 15 GG Vol. 23. 12. 10. 팬데믹의 여파인지 , 2023 년에는 뭉쳐 두었던 게임들이 갑자기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오는 한 해였다 . 게임 마니아들도 ,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도 올해 나온 굵직한 게임들을 다 플레이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쏟아지는 게임들을 개인이 매년 다 챙겨 플레이해 볼 수는 없다 . 그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꾸준히 신작들을 좇는 과정에서 느꼈던 올해의 여러 게임들을 간략히 정리해보면서 한 해의 게임들이 남긴 의미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 GG 는 딱히 평점을 매기거나 개별 타이틀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웹진은 아니지만 , 한 해의 마무리로서의 의미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 올해의 아쉬움: <다키스트 던전 2>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지 못한 올해의 아쉬웠던 게임들이다 . 아무래도 아쉬움을 이야기한다면 올해는 1 순으로 < 다키스트 던전 2> 를 꼽지 않을 수 없다 . < 다키스트 던전 > 1 편은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가 게임 규칙을 통해 어떻게 얽히고 설킬 수 있는지를 훌륭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 심연의 공포는 심연 그 자체 이상으로 로그라이크 특유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 , 팀 구성과 이벤트가 결합하며 한 발 한 발 나갈 때마다 플레이어를 조여내는 공포감 , 절체절명의 순간에 단 한 번의 기회가 만들어내는 회생의 짜릿함을 극한까지 만들어낸 바 있었다 . 2023 년에 2 편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그래서 적지 않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선사했었다 . 그러나 정작 올해 출시된 2 편은 1 편의 위상을 넘지 못했다 . 영웅 캐릭터들의 배경을 보여주며 스킬을 오픈하거나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어둠의 심연을 향한다는 변경점들이 문제라기보다는 , 영웅 팀을 꾸려 상황에 맞게 성장시키는 본진 중심의 성장감이 크게 흐트러졌다는 점이 문제로 보인다 . 매 막이 끝날 때마다 영웅들의 인간관계가 흔들리며 스킬셋이 뒤바뀌고 , 캐릭터 성장의 누적치가 짧게 디자인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어드밴티지가 줄어드는 점은 여러모로 게임을 고정된 패턴의 반복에 가깝게 만든다 . 지속적인 플레이를 통해 점차 본진이 강화되는 점으로 성장치를 옮긴 듯 하지만 , 이는 결국 게임을 일정 수준 이상 플레이하기 위해선 결국 수십 번의 게임오버를 누적해야 한다는 전제가 되고 말았다 . 리메이크 붐 - <데드스페이스>, < 데드 스페이스 >, 처럼 올해 적지 않은 AAA 게임들은 리메이크를 기반으로 출시되었다 . 9 세대 콘솔게임기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이기도 하고 , 과거의 젊었던 게이머들이 이제 중년에 접어들며 자신의 과거에 남은 명작들을 다시금 곱씹어도 될 만큼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 비단 스탠드얼론 게임 뿐 아니라 2000 년대의 온라인게임들도 적지 않게 리부트되고 있는 상황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 산업적으로는 이러한 리메이크들은 게이머 소비자층의 인구구성 변동과 밀접하게 엮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 게임은 기본적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매체고 ,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10 대 -20 대층은 3-40 대에 비해 큰 폭의 인구 감소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 모수 층 자체가 두텁지 않다 . 더불어 소비력 또한 경제활동인구인 3-40 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2000 년대 게임의 리메이크 , 리부트는 훨씬 두터운 소비력을 지닌 3-40 대의 취향에 맞춰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개별 게임으로 이야기해본다면 , 중년층을 향하면서도 동시에 각각의 게임들은 20 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새로운 세대에게도 어필이 가능하게끔 하는 변경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 몇몇 게임들은 지금 시점에서 보기엔 여전히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유지하기도 했지만 전작을 고스란히 새 플랫폼에 포팅하기보다는 나름의 변경요소들을 통해 리 ’ 메이크 ’ 의 의미를 살리는 경향들을 보였다 . 향후 한 100 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이러한 리메이크가 이뤄진다면 우리는 ‘ 데드스페이스 2000’, ‘ 데드스페이스 2023’ 등으로 리메이크 년도를 중심으로 한 게임 플레이와 비평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고 , 이러한 시도들이 만들어내는 같은 게임에 대한 버전별 차이를 통해 또다른 의미들을 되새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국산 스탠드얼론의 해, <데이브 더 다이버>, 오랫동안 국산 게임의 중심이었던 모바일 MMORPG 들의 수익성이 예전같지 않음은 몇 년 전부터 지적되어 온 바였고 , 그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콘솔 , PC 를 기반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해 온지도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 2023 년은 그런 흐름 중 일부가 결과물을 드러낸 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 데이브 더 다이버 > 는 라이트한 톤을 선택했다 . 어렵지 않은 난이도로 주인공 데이브의 이미지처럼 편안하게 해변에서 맥주마시는 느낌으로 플레이 가능한 이 게임은 바다라는 대상에 대한 독특한 시선의 조합을 보여주었는데 , 휴양지로서의 해변과 취미로서의 다이버를 중심에 세운 뒤 주로 공포의 심연으로 다뤄지던 바닷속은 한편으로는 도전적이면서도 동시에 밝고 명랑한 판타지의 세계로 그려낸 뒤 융합시켰다 . 식량의 보고 , 휴양의 공간 , 심연의 공포와 판타지가 적절하게 융합된 < 데이브 더 다이버 > 의 바다는 라이트해 보이는 게임의 외양과는 달리 나름의 유니크한 세계 구축에 성공했고 , B 급 유머를 통해 전체적인 톤을 잡아가며 성공적인 해외 진출의 성과를 내는 중이다 . 단순 매출지표로서가 아니라 , 독창적인 세계관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는 게임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 은 AAA 급 소울라이크라는 일련의 도전을 시도했고 이 또한 유의미한 수준의 성과에 도달했다 . 게임 규칙은 과도한 난이도 꼬기나 지나치게 부드러운 진행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 납득 가능한 구조로 구축해냈고 , 그런 규칙은 디젤펑크 풍의 세계관 속에 캐릭터와 아이템을 통해 부드럽게 달라붙었다 . 오히려 눈길을 끈 것은 세계관과 스토리 부분이다 .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이 화두가 되는 시대에 은 근대 초기의 오토마타를 통해 동화 ‘ 피노키오 ’ 를 재해석해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 게임 초반 호텔 입구에서 “ 로봇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는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이 게임의 주요 주제는 챗 GPT 를 통해 거짓말을 달고 사는 AI 를 늘상 마주하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강철과 강철이 맞부딪히는 매 스테이지의 대전은 강한 추진력을 가진 이야기 진행을 통해 좀더 힘을 받는다 . 난이도에 대해 생각하기: <디아블로 4>와 <스트리트 파이터 6>, <아머드코어 6> < 디아블로 > 시리즈는 하드코어 모드를 따로 켜지 않는 한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은 아니다 . 플레이어의 숙련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벤트 클리어는 숙련도보다는 아이템과 스탯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 이는 일정 시간 이상을 투여함으로써 충분히 축적 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 시리즈의 핵심은 그래서 결국 ‘ 아이템 ’ 이다 . 아이템을 어떤 식으로 획득할 수 있느냐가 게임의 핵심이며 , 적어도 3 편에서 시도한 전설 아이템 드랍율 상향은 그다지 매력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 2 편의 영광과 3 편의 실망 이후 발표된 4 편을 처음 접하고 든 생각은 그 적당한 절충점을 찾는다는 게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 그러나 이는 단순히 드랍 확률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 결국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계기는 끊임없이 주어지는 ‘ 해야할 것 ’ 이 얼마나 있는가 , 그리고 그 ‘ 해야할 것 ’ 이 ‘ 해야할 가치 ’ 가 있는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스토리 진행과 무관하게 성장하는 캐릭터가 중심인 이 게임은 그러나 그 ‘ 해야할 것 ’ 보다는 ‘ 안해도 되는 것 ’ 에 더 무게를 실어버린 느낌이다 . 단순 선악구도에서 다면화된 캐릭터를 통해 복잡해진 이야기로 넘어간 시도는 흥미롭지만 그것이 ‘ 해야할 것 ’ 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 오히려 몹의 빈도 저하와 같은 패치들은 ‘ 해야할 것 ’ 의 양적 , 질적 저하를 가져온 결과를 낳았는데 , 부실한 오픈월드 구현과 함께 게임의 중심을 잃은 느낌을 받은 부분이었다 . 격투 게임을 전문적으로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 < 스트리트 파이터 6> 는 매우 놀라웠는데 , 5 편에 비해 확실히 초보 - 저랭크 존의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듦을 체감했기 때문이었다 . 스틱과 6 버튼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기술을 연속으로 넣어야 하고 , 이를 상대 캐릭터에 반응해 맞춰야 하는 고전적인 대전격투 게임의 방식은 QWER 과 쿨타임으로 구성된 요즘의 버튼과는 다른 차원의 인터페이스이고 , 이는 이른바 ‘ 고인물 ’ 들이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대전격투 게임의 자리를 만들어온 바 있었다 . < 스트리트 파이터 6> 가 도입한 새로운 컨트롤 방식은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였고 , QWER 세대에게도 대전격투의 공방과 심리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 정작 오래된 게이머 입장에선 손에 맞지 않아 클래식 컨트롤로 돌아가긴 했지만 , 라이트해진 컨트롤을 사용하는 상대와도 충분히 유의미한 대전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은 비전문 격투게이머에게도 한동안 < 스트리트 파이터 6> 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었음은 분명하다 . < 아머드코어 6> 는 난이도 측면에서도 메카배틀이라는 장르 특성에서도 메이저한 게임으로 부르기는 어려운 축에 속한다 . 6 편의 경우는 난이도가 다소 애매한데 , 어떤 세팅을 하는지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크게 요동친다는 점에서 단순하게 쉽다 어렵다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 조작성의 개선과는 별개로 아직까지 특유의 낮은 시인성 문제는 초심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장벽으로 보인다 . HUD 인디케이터를 통하지 않으면 정확한 타격 시점의 인지가 쉽지 않고 , 이는 일정 시간의 숙련을 거친다 해도 그다지 보편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형태의 숙련으로 자리하지는 않는다 . 그럼에도 숙달에 이르는 과정 자체는 부드러운 우상향을 만들어내고 있어 지속적인 플레이를 가능케한다 . 오히려 꽤 잘 기획된 것으로 보이는 스토리 측면에서 다소 허술한 개연성을 드러내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라면 아쉬운 부분 . 메이저 IP들의 성공, 실패, 그리고 아쉬움 - <마블스 스파이더맨 2>, <호그와트 레거시> < 호그와트 레거시 > 는 해리포터 세계관을 가져오되 해리포터 시대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원작 마니아들로부터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다 . 실제로 해리포터 IP 에 친숙한 이들이 플레이 중 발견하는 요소들은 꽤나 흥미로웠던 것으로 보이지만 , 문제는 IP 가 플레이 규칙 안으로까지 들어오지는 못한다는 점이었다 . 다양한 동적 오브젝트들을 통해 빽빽하게 채워진 호그와트 성과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주변 마을들은 해리포터 세계에 들어와있음을 보여주지만 , 이러한 세계관 요소들은 전투에 개입하지는 못한다 . 마법 속성을 통해 일련의 상성관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방어 - 회피 - 카운터 - 콤보를 유발하는 전투 방식은 해리포터 세계관 속의 전투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운 , 게임적인 우회 루트의 결과물로 이해된다 . 게임 내 지팡이 상점에서 지팡이를 교체해도 아무런 전투속성 변화가 없다는 점은 게임으로 < 호그와트 레거시 > 에 접근한 이들에겐 다소간의 실망감이었을 것이다 . 다만 원작의 전투 씬 자체가 다소 모호한 구성임은 감안할 필요가 있고 , 오히려 좀더 적극적으로 원작을 기반으로 전투의 공방을 새롭게 재구성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 마블스 스파이더맨 2> 는 같은 지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해볼 수 있겠다 . 1 편의 출시 때부터 < 배트맨 아캄 >3 부작의 프리플로우 액션은 < 스파이더맨 > 에 더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 2 편에서도 특유의 경쾌한 액션은 원작 IP 의 캐릭터 감성을 고스란히 살리며 이어졌다 . 기본적인 체술 , 웹 스윙을 통한 맵 이동 , 스파이더 센스를 활용한 공격알람 시스템 등은 1 편에서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 2 편에 추가된 새로운 특수기들과 장비들은 원작의 스파이더맨 ’ 들 ’ 이 과학 / 공학 너드라는 사실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설득력있으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 애초에 < 스파이더맨 > 시리즈는 원작부터가 도심을 기반으로 한다 . 웹 스윙은 건물이 없으면 사용이 어려운 기술인데 , 2 편에 도입된 윙슈트는 이런 점을 보완하면서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 어반 판타지 액션으로서의 완성도는 뉴욕의 젊은이라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와 일상을 녹이는 다양한 서브퀘스트와 잘 엮이며 스파이더맨 세계관이 정밀하게 작동하는 생동감넘치는 도시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 다만 이 시리즈가 가진 치명적 한계로서의 한국어 더빙 문제는 시리즈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비영어권 사용자들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 안그래도 빠른 액션 씬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주인공들의 입담은 자막 이용자들에겐 게임의 중대한 재미 하나를 순식간에 놓치게 만든다 . 닌텐도의 길: <젤다의전설: 왕국의 눈물>,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 젤다 : 왕눈 > 은 발매 직후의 고평가 외에 부정적인 평가들도 없지 않은 편이다 . 특히 1 편인 < 젤다 : 야숨 > 을 플레이했지만 시리즈의 팬이 아닌 경우 부정적 평가가 두드러지는데 , 1 편의 확장팩 같다는 평이다 .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평가는 다소 억울해 보일 정도로 2 편은 새로운 만질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 납득하지 못할 평가는 또 아니다 . 전반적으로 상대적 캐주얼함을 가지고 있는 ‘ 스위치 ’ 계열 게임 중에서 < 젤다 > 시리즈는 꽤 마니악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 이런 요소들이 인터페이스상의 불편함으로 들어간다면 조금은 개선점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 이를테면 인벤토리 처리의 불편함이라던가 , 새로 추가된 크래프팅 시스템이 주는 번거로움 같은 부분들은 설령 시리즈의 팬이라 하더라도 다소 부담스럽고 , 물흐르듯 이어저야 하는 플레이를 중간중간 멈추게 만드는 요인이다 . 그래도 전통적인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을 ‘ 스위치 ’ 플랫폼에서 계속 발전 ,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위치 기반 < 젤다 > 시리즈의 두 작품은 여전히 고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 오히려 과도하게 그래픽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 제작비와 제작시간이 산으로 가는 케이스와 비교한다면 < 젤다 > 시리즈 특유의 시각적 분위기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 더 많은 공수를 들일 수 있게 만드는 배경이며 , 그로 인해 매 신작마다 여전히 게임하는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 플랫포머 액션의 종손이라 불러도 될 <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 의 성취는 올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수준이다 . 시각과 청각을 모두 활용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게임 메카닉에 고스란히 녹아들며 , 각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새로운 적과 오브젝트들은 거의 40 년에 가깝게 이어진 2D 플랫포머라는 장르가 필연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진부함을 넘어서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기믹을 들고나온다 . 오히려 이 오래된 장르가 진부하기는커녕 앞으로도 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선언으로도 읽힌다 . 본격적인 스위치 플랫폼의 대표주자다보니 특유의 2 인 코옵 또한 훌륭하게 구현되었다 . 오프라인 코옵 뿐 아니라 온라인 코옵도 구현되었고 , 이를 통한 협업으로 난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성이라 말그대로 함께 하는 게임으로의 지향 또한 뚜렷하게 잘 드러나고 있다 . 특히 온라인 멀티플레이에서 익명의 매칭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트롤링에 대한 섬세한 대처는 이 게임을 빛나게 만드는 포인트 . 메이저한 게임은 아니지만, 눈길을 사로잡았던 게임들 건설운영 시뮬레이션 < 어게인스트 더 스톰 > 은 < 심시티 > 류처럼 엔딩없이 무한으로 도시를 키우는 방식을 벗어나 로그라이트적 개념을 통한 스테이지 클리어의 반복을 중심에 둔 게임이다 . < 시저 >, < 세틀러 >, < 안노 > 등의 비슷한 게임들이 최소한의 적을 두고 공 - 방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것과 달리 이 게임은 애초에 전투 유닛 자체가 없지만 , 주어진 과제의 기한 내 완수라는 미션이 주는 압박감은 매번 리셋되는 조건과 맞물리며 굉장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 중세 용병단을 다룬 전략롤플레잉 < 워테일즈 > 는 정해진 스토리 없이 말그대로 유랑하는 용병단의 상황을 풍성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 주어지는 상황들은 딱히 진엔딩이라 할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며 , 게임의 난이도 조절은 단순히 적의 레벨이 올라가는 것 이상으로 용병단의 재정적 운영 자체가 점점 힘들어지는 구조를 통해서도 이루어지며 전투와 운영 두 면에서의 충분한 고려를 요구하여 게임의 몰입을 높인다 . 사실상 후반부에 이르면 도덕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만큼의 처절한 상황 설정은 현실을 떠나 가상공간에 푹 빠져 오랫동안 사고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 팔루자에서의 6 일 > 은 아직 얼리억세스이지만 FPS 장르에서의 새로운 논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으로 보인다 .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편의를 높이는 게임적 방식이 아닌 , 전장이라는 현실이 제공하는 실제 장벽이 되는 상황들을 겪도록 만든 구성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른 의미의 몰입과 집착을 불러낸다 .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무전이 아닌 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 채팅이 지원되지 않으며 핑 포인트 또한 자주 시야를 가리는 등 사실상 전장에 놓인 병사가 겪게 되는 고립 상황은 특히 강렬한 사운드 효과들 – 귀가 멍해진다거나 실내 교전시 울리는 소리 등 – 에 의해 배가된다 . 다만 매우 가까운 시대에 실제로 벌어진 전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는 조금 더 차가운 시점에서의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 그래도 딱 하나를 꼽으라면 - <앨런 웨이크 2>, <발더스 게이트 3> 하나를 꼽겠다 해놓고 굳이 두 개의 게임을 집는 이유는 둘 다 큰 임팩트를 내게 남겼기 때문이다 . < 앨런 웨이크 2> 는 13 년만에 돌아온 후속작을 통해 전작이 미처 다 끝맺지 못한 이야기를 < 퀀텀브레이크 >, < 컨트롤 > 등을 통해 그동안 꾸준하게 쌓아 온 제작사의 세계관을 통해 완성시켰는데 , 그 완성도와 메시지가 올해 나온 여러 게임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 전작인 < 앨런 웨이크 1> 에서 게임은 작가를 통해 만들어지는 예술이 현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라는 주제를 통해 미스터리 어드벤처를 구현해 낸 바 있었다 . 이번 후속작은 창작과 예술의 심연으로 빨려들어간 작가 앨런 웨이크와 함께 FBI 요원 사가 앤더슨이 등장하며 작품을 예술이게 하는 기둥으로 존재하는 것이 작가와 영감 뿐 아니라 작품의 수용자임을 환기시킨다 . 세계를 이해한 작가가 자신의 경험과 영감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 만들어진 작품은 수용자에 의해 해석되고 피드백되며 다시 작가를 향한다 . 이 루프 피드백은 동시대 매체와 콘텐츠의 구조에 대한 제작자가 게임이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에게 보내는 새로운 산출물이며 , 우리는 이 작품에 대해 플레이하고 비평함으로써 비로소 작품을 완성시키는 구조 안에 놓인다 . < 발더스 게이트 3> 은 대중들이 디지털게임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퀄리티로 구현된 세계와 , 그 안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멋지게 얽어내며 모두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 탄탄한 원전 룰북의 힘을 통해 쌓아올려진 게임의 구성은 잘 만들어진 레고 블록으로 구현해 낸 ,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플레이어가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들마다 ‘ 우리도 그거 고민했어 ’ 로 대답하는 제작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다 . 그리고 그런 구조 위에 올려진 다양한 캐릭터와 이야기들 , 특히 사실상 진주인공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 더 다크 어지 ’ 의 이야기는 가히 오래된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클리셰를 가장 정통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되 멀티엔딩과 선택분기라는 방식을 통해 게임 매체적인 방법으로 가장 아름답게 구현한 결과를 빚어냈다 . 너무 많은 게임들이 충분히 유의미한 경험들을 남겨준 2023 년이었고 ,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도 나는 계속 쏟아지는 2024, 2025 년의 출시 예고작들을 본다 . ‘ 이 게임은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 것일까 ?’ 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또 그런 게임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2023 년은 정말 할 말도 , 할 게임도 많은 해였다 . 게임이 넘칠수록 바빠지는 삶이지만 , 이런 식의 바쁨이라면 앞으로도 어느 정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거라고 자위해볼 수 있는 미래가 될 것이다 . 모두의 게임 경험들이 내년에도 더 풍족하고 흡족하기를 .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이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의 배경을 밝히기 위해 우선 기술 또는 게임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어낸다. < Back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16 GG Vol. 24. 2. 10. 2014년 미국에서 ‘게이머게이트(Gamergate)’라고 불리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특정 게임 개발자에게 온라인 상 집단 공격이 쏟아졌고 가해 집단은 ‘게이머’로 표상되는 익명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이었다. 이들이 목표물로 삼은 대상은 여성이었으며 “저 XX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게임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심리가 그들의 공격 속에 숨어있었다. 2023년 말, 한국에서 게이머게이트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형 게임 회사의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가 남성을 비하하는 특정 표식을 애니메이션 안에 의도적으로 심었다며 온라인 이용자들이 집단적 공격을 가한 ‘뿌리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의 미국의 게이머게이트와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10년의 시차가 발생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여성 게임 업계 종사자를 향해 다양한 방식의 폭력을 가했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사건을 함께 놓고 바라볼 수 있을까? 이번 논문 세미나에서 다룰 논문은 “오타쿠 남성성에서 게이머게이트까지: 사이버 폭력의 기술적 합리성(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이다. 저자는 게이머게이트 사건처럼 사이버 폭력이 발생한 배경에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고, 트위터나 포챈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사이버 폭력을 상당 부분 조장했음을 논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오타쿠 남성성이라고 번역한 개념의 원제는 ‘Geek Masculinity’다. ‘Geek’은 한국어로 보통 괴짜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괴짜 남성성’이라고 번역 할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특정 대상에 집착하고 사회적으로 폐쇄성을 보이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왕왕 부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살리기로 했다. 게이머게이트의 시작 게이머게이트 사건의 배경에는 2013년의 게임 가 있었다. 우울증 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1인칭 시점에서 담아낸 텍스트 기반 게임으로, 여성 게임 개발자 조이 퀸(Joey Quinn)이 개발했다. 퀸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게임의 서사를 구성하면서 다른 우울증 환자들이 이 게임을 통해 삶에 도움을 얻기를 희망했다. 게임은 유명 배우 로빈 윌리암스의 자살 소식과 같은 날 스팀에서 발매되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게임 매체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포챈 이용자들은 게임 발매 이후 개발자 조이 퀸을 비난하는 담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게임은 마치 소설을 읽듯 단조로운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진정한 게임’이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게임에서 표현하는 우울증은 사실 여성들의 문제이자 개인의 무능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논조도 있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퀸의 게임이 당시 게임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자 이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게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게임 발매 1년 뒤인 2014년, 포챈에 올라온 하나의 글로부터 문제가 촉발됐다. 이 글은 퀸과 과거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애론 조니가 작성한 것으로, 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이었다. 퀸이 자신을 두고 바람을 폈는데 그 대상은 게임 평론가였고, 퀸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게임 업계에 악용하여 게임이 실제 수준보다 높게 평가 받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글은 원래 포챈에 올라오기 전 다른 웹사이트에 처음 게재되었다. 하지만 게시판 관리자로부터 검열되어 빠르게 삭제되었고 조니는 퀸에 대한 비난 담론이 이미 있었던 포챈으로 자리를 옮겨 글을 재업로드한 것이다. 게임계 사이버 폭력의 대명사가 된 ‘게이머게이트’ 사실 이 주장은 조니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이건 아니건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그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퀸을 게임 업계를 망치려 한 악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퀸을 향한 비난 및 조롱이 담긴 글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또 재생산 되었다. 집 주소와 연락처 같은 신상 정보는 윤리의식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었다. 걷잡을 수 없는 집단 사이버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포챈에서 시작된 폭력의 흐름은 다른 곳으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에잇챈(8chan)과 같은 타 온라인 커뮤니티나 레딧(Reddit), 트위터(Twitter)로 퍼져갔다. 포챈과 에잇챈은 특히 ‘오타쿠’(geek)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들로 알려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상 정보가 노출된 퀸에게 자살 권유, 강간 협박, 살해의 위협이 이어졌다. 퀸은 친구들이 있는 안전한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으며 이러한 신상 털기와 신변 위협은 퀸 뿐만이 아니라 퀸 주변의 게임 개발자나 사태를 비판하는 평론가들, 더나아가 게임 업계 내 여성과 소수자 전반에게 가해지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이 사건이 ‘게이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애덤 볼드윈이라는 극우 성향의 미국의 배우가 있다. 그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우파 정치 메시지를 전파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과거 1970년대 미국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사실이 은폐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의 이름을 따와 게임계에서도 일부 종사자들로 인해 사실이 은폐되고 있다며 #gamergate 라는 해쉬태그를 트위터에 처음 만들었다. 그리고 좌파 성향의 페미니스트로 인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이에 동조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트위터에서 게이머게이트 해쉬태그를 달고 무분별한 악플을 일삼고 심지어는 ‘십자군 전쟁’ 밈 이미지에 이입하면서 피해자들과 이들에 동조하는 일반인들까지 집단적으로 괴롭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발 대규모, 연쇄, 집단 사이버 폭력 사태였던 게이머게이트는 온라인 대안 우파의 세력 확산에 불을 지피면서 결론적으로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히게 된다. 기술을 취해 남성성을 획득한 오타쿠들 오늘날 게이머게이트와 같은 사이버 폭력(online abuse)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에 따라 논문은 이러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컴퓨팅 기술의 발전 과정 속에서 나타난 ‘오타쿠 남성성’에 주목한다. 우선, 논문에서는 초기 컴퓨터가 여성의 도구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세계 대전 당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컴퓨터를 주로 여성 과학자들이 다뤄왔다. 전후에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인식이 지속되어, 컴퓨팅 분야에서는 낮은 임금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는 전문가들이 다루는 도구로 변모하게 되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남성 공학자들의 전유물로 간주되었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와 게임을 소유 및 정복하는 이미지가 남성 문화에 적합하다고 대중문화를 통해 여겨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남성성은 힘이 세다거나 건장한 외모, 사교적인 태도 등으로 여성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컴퓨팅 분야에서 기술적 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었다. 프로그래머나 컴퓨터 엔지니어 중에서 대인관계나 공감성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기술적 능력을 갖춘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실리콘 밸리 신화에서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성공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게임과 같은 기술 문화, 온라인 문화에 능숙한 오타쿠(논문에서는 ‘geek’)들은 자신의 입지를 지켜내기 위해 기술 지식과 적성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 논문의 분석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오타쿠 문화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대신하여 기술이라는 대안적 루트를 통해 남성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만약 게임이나 인터넷 문화 같은 기술의 영역에 남성적 정체성을 흔드는 다양한 사용자가 나타난다면, 침범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유지시키는 목적에서 기술 문화가 위협을 받게되면 공격적인 충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폭력을 더 키운 것은 ‘플랫폼 기술’ 온라인 플랫폼들의 소통 문화와 상호작용 메커니즘은 폭력적이고 격렬한 교류를 초래했지만 사용자를 타인의 학대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지 않았다. 게이머게이트 사건에서 포챈과 에잇챈이 주요 무대 및 자료 생산장으로 부각되었다. 익명 사용자로부터 작성된 글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며, 빠르게 댓글이 달리고, 밈이 전파되지만 이전에 작성된 글을 손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작성자가 내용에 책임감을 지지 않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있다. 트위터는 자신의 트윗에 대한 다른 사용자의 답글을 삭제할 수 없게 하며 논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따라서 자료를 신속하게 유통하는 유통망이자 집단적이고 연쇄적인 공격을 허용 할 수 있었다. 물론 트위터에는 부당한 대우에 맞서고 이름을 밝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평판, 고용, 사용자의 심리적 건강에 큰 피해를 입히는 대량 표적 공격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게이머게이트 사건은 논란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측에 의해 한 층 더 복잡해진다. 극우 저널리스트 마일로 야노풀로스(Milo Yiannopoulos)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이머게이트를 옹호하며 중요한 존재로 부상했다. 그는 여성 게임 평론가인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kesian)을 모욕하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이 영상은 핵심 메시지는 게이머게이트였고 사키시안을 향한 모욕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동영상은 수백만 회 시청을 기록하며 광고 수익을 창출했고, 그는 후원 플랫폼인 페트리온 계정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후원도 받았다. 이러한 개인뿐만 아니라 게이머게이트의 트래픽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가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로 작동하여 논란은 더욱 잔혹하게 진행되었다.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기술적 합리성’ 개념을 통해 1964년에 인간과 기계, 기술은 독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술 또한 사회가 만들어낸 요소로, 특정 장치나 도구를 넘어서 사회적 관계, 사고와 행동의 패턴이 모두 기술에 포함된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기술은 사회적 관계를 재생산하며 사회적인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포챈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이러한 기제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고, 더 이상 자유분방하고 중립적인 유틸리티가 아닌 합리성에 의해 젠더 불평등을 유지시킨 것이다. 게이머게이트를 통해 바라보는 뿌리 사태 이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의 배경을 밝히기 위해 우선 기술 또는 게임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어낸다. 만약 다른 정체성이 기술 영역을 침범했을 때 오타쿠 남성성은 그에 대한 방어 기제로서 공격적인 충동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양상이 온라인 상에서 당사자를 향한 허위 소문 유포, 모욕, 조롱, 신상 털기, 신변 위협 등의 폭력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투명한 공론장이라는 신화에 둘러싸인 온라인 플랫폼들은 사실상 폭력을 더 키우는 존재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사이버 폭력의 상황에서 합리성의 원칙에 의해 왜곡된 의견을 재생산하는데 일조 하기도 하고, 공격을 용이하게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시켜 이익을 취하기도 했다. 논문을 통해 적용하면,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남성을 비하하는 표식이 게임 애니메이션마다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고 믿는 음모에 휩싸인 한국 오타쿠 남성성 주체들이 일으킨 사이버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초 단위의 프레임으로 슬라이스 하여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화면의 구름 표현에서 집게 손가락 모양을 어름풋이 끼워 맞추는 허무한 주장들은 오타쿠 남성성의 근간을 유지해주는 게임이 다른 정체성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터는 10년 전 미국의 피해자들과 똑같은 수법으로 비난과 모욕을 받고, 개인 정보를 노출 당하고, 고용과 신변의 위협을 받는 꼴이었다. 비록 음모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소되어 더 큰 폭력으로 더해지진 않았지만 애니메이터를 고용했던 사업체는 평판에 위협을 받고 금전적인 피해를 떠안게 되었다. 다만 뿌리 사태에서 하나 더 짚고 갈 점은, 폭력을 더 키운 기반이 포챈이나 트위터가 아닌 원청을 준 게임사였다는 점일 것이다. 물신주의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유저 이탈의 두려움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보다는 폭력의 편에서 설 수밖에 없던 그들의 대처는, 과거의 논문이 다 짚어내지 못한 새로운 해석점을 요구하고 있다. 참고문헌 Salter, M. (2018).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Crime, Media, Culture, 14(2), 247-264.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모에’는 어떻게 발현되는가?:  서브컬처 게임 속의 인물에 대한 애착 유발 구조의 고찰

    2022년 즈음부터, 한국의 게임 업계는 만화‧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비주얼 표현 기법을 내세우는 게임들을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만화‧애니메이션풍으로 묘사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라는, 이름이라기보다 차라리 서술에 가까운 호칭으로 일컬어졌던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간결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 Back ‘모에’는 어떻게 발현되는가?: 서브컬처 게임 속의 인물에 대한 애착 유발 구조의 고찰 16 GG Vol. 24. 2. 10. 서론: ‘애착’에 살고 죽는 ‘서브컬처 게임’ 대략 2022년 즈음부터, 한국의 게임 업계는 만화‧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비주얼 표현 기법을 내세우는 게임들을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만화‧애니메이션풍으로 묘사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라는, 이름이라기보다 차라리 서술에 가까운 호칭으로 일컬어졌던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간결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는 그러한 표현 양식을 내세우는 게임들에 의한, 시장에의 참여도가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순위 타이틀명 MAU(명) 19 원신 43만 23 좀비고등학교 39만 34 붕괴: 스타레일 31만 39 승리의 여신: 니케 24만 40 리버스 1999 24만 [표1] 2023년 12월 월간 인기 게임 순위(IGAWorks, 2023) 순위 타이틀명 스토어별 순위 구글 애플 원스토어 16 승리의 여신: 니케 14 18 - 18 원신 16 40 - 20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20 34 - 31 블루 아카이브 94 77 2 35 붕괴: 스타레일 33 28 - 41 리버스 1999 37 45 - 48 더블유: 크로스월드 43 61 34 39 던전앤파이터 44 36 - [표2] 2023년 12월 월간 게임 매출 순위(IGAWorks, 2023) 시장에의 참여도가 높아졌는가의 여부는, 그 장르의 게임들이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얼마나 고도의 월별 이용자(MAU) 인구수와 매출 순위를 기록하는지를 확인하여 알아볼 수 있다. IGAWorks가 발표한 2023년 12월 게임 MAU‧매출 순위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서브컬처 게임’ 중 상위권을 기록한 게임들은 〈원신〉(MAU 43만명, 19위/매출 종합 18위), 〈붕괴:스타레일〉(MAU 21만명, 39위/매출 종합 34위), 〈승리의 여신:니케〉(MAU 24만명, 39위/매출 종합 14위) 등 이미 다수가 존재한다(IGAWorks 2023) [표1][표2] . 한편으로는 MAU 실적 부문에서 다른 게임들에 비해 MAU에 있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서브컬처 게임’이 매출 기준으로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관측된다. 〈승리의 여신:니케〉와 더불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MAU 50위권 바깥/매출 종합 20위), 〈블루 아카이브〉(MAU 50위권 바깥/매출 종합 31위)와 같이, 똑같은 만화‧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비주얼을 사용하면서도 여성형 플레이어 캐릭터로 채워진 게임들이 그러한 특징을 잘 나타낸다. 간단히 말하여 이러한 게임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게이머들이 보다 많은 비용을 투자하며 즐기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러한 유형의 게이머들(이후 ‘서브컬처 게이머’들로 표기)은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여성형 플레이어 캐릭터로 채워진 게임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은 그 캐릭터에 대한 애착, 즉 ‘모에’(萌え)를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이정훈 2021). 도대체 서브컬처 게이머들은 어떤 이유로, 그들이 즐기는 게임 속의 인물에 대해 이와 같은 애착을 어필하는 것일까? 2. 본론: 캐릭터에 대한 ‘모에’의 보편화와 개량, 노출 [그림1] 〈겨울연가〉를 모티프로 일본만화 〈은혼〉의 패러디를 시도한 일본 동인지(©白玉団子) [그림2] 〈블루 아카이브〉를 패러디한 한국 동인지 〈삼인삼색〉(©순수한불순물) ‘모에’, 다시 말하여 캐릭터를 비롯한 공상적인 피조물을 깊이 마음에 품는 행태(야스다‧손낙범 편저 2016)가 발현되는 계기는 그 행위자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만 ‘모에’를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의 표현 요소가 하나의 작품군, 또는 하나의 캐릭터 안에서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음은 아즈마(東 2001) 등의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가 있다. ‘모에’라는 심리상태 자체는 그것이 굳이 만화‧애니메이션이 아닌 TV드라마를 통해서도 발현될 수 있으나(井手口 2009),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청하고 팬이 된 일본인 중에서, 작중 인물을 패러디하거나 세계관, 혹은 극중 클리셰를 오마쥬한 2차 창작물을 생산해 유통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림1] . 그러나 예를 들어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서브컬처 게임’을 향유하는 ‘서브컬처 게이머’들은 캐릭터를 모사하거나 다른 IP와 조합한 2차 창작 출판물, 즉 ‘동인지’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판매전에서 제작‧매매하는 형식으로 그 ‘모에’ 촉발 요소를 유통하고 있다 [그림2] . 즉, ‘서브컬처 게이머’들은 ‘모에’의 요소를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익숙해지고, 때로는 그 표현 양식에서 파생된 창작물을 스스로 제작‧유통함으로써, 자신들 또한 다른 향유자들이 같은 표현 양식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공모자에 위치하게 된다. 아즈마는 TV애니메이션 〈디‧지‧캐럿〉(デ・ジ・キャラット, 1998) [그림3] 의 주인공 캐릭터인 데지코(でじこ)의 대표적인 조형상 특징점인 ‘고양이 귀’, ‘메이드복’, ‘더듬이처럼 뻗은 머리카락 한 가닥’, ‘큰 손발’ 등이, 사실은 성인용 비디오 애니메이션 〈크림 레몬‧흑묘관〉(くりぃむレモン・黒猫館, 1989) [그림4] 이나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 〈키즈아토〉(痕, 1996) [그림5] 에서 처음 등장하여 전파된 의상이나 신체적 특징 묘사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 정리하였다(東 2001). 그의 설명대로라면 캐릭터를 조합하는 과정은 소비자로 하여금 최대한 ‘모에’를 느껴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상업적 프로세스인 것이다. 이윽고 만화 정보 검색 사이트 〈TINAMI〉( https://www.tinami.com) 와 같은 온라인 정보교류 공간을 통해, ‘모에’를 유발하는 캐릭터의 특징들을 팬들과 크리에이터가 공유하고 유통하는 구도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들이 캐릭터의 특징을 유통하는 과정에는 원작 캐릭터에 대한 패러디가 수반되기도 하며, 2차 창작을 통해 원작과 무관한 세계에 처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럼에도 그 대상이 되는 캐릭터는 자신만의 특색을 굳게 지켜나가고 있는데, 이는 이토(伊藤 2005, p54)가 지적했듯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중점을 둔 소비가 보편화된 것에 기인한다. [그림3(왼쪽)] 〈디‧지‧캐럿〉의 주인공 캐릭터 데지코 (©Bushiroad ©令和のデ・ジ・キャラット ©BROCOLLI) [그림4(가운데)] 〈크림 레몬‧흑묘관〉의 작중 장면(©フェアリーダスト) [그림5(오른쪽)]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 〈키즈아토〉(©Leaf) 2010년대 이후 한국의 ‘서브컬처 게임’ 크리에이터들 중에는, 상술한 과거 일본으로부터 전수된 ‘모에’ 코드를 이어받으면서도 그것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가공하고, 나아가서 ‘모에’를 유발하는 동기의 설명 자체를 개량하려 시도하는 개인도 등장하고 있다. 이후 〈블루 아카이브〉의 총괄PD에 오른 김용하는,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us)을 입증하는 ‘거위가 가짜 알을 품게 만들기’ 실험을 2014년 당시 강연에서 소개하면서, 실존하는 대상의 특징을 극대화한 가짜는, 심지어 자연계에서조차 진짜보다도 더욱 선호된다고 주장했다(Barrett 2010). 또한 인간이 보았을 때 가장 매력을 느끼는 타인의 얼굴에는, 성적 매력을 자극하는 요소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움의 요소가, 7:3 전후의 비율로 조합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선행 연구도 함께 언급하였다(김용하 2014). 그의 주장을 폭넓게 해석하자면, 앞에서 말한 ‘고양이 귀’, ‘메이드복’이나 ‘안경’과 같이 ‘모에’를 유발하는 요소를 무작정 조합하기보다, 캐릭터의 종합적 매력을 최대화하면서도 시대의 유행에 부합하는 맥락을 세우면서 그에 맞는 조합을 선택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청자들은 매주 정기적으로 시청한 TV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심리적으로 더욱 가깝게 느낀다는 연구 사례까지 고려하면, 똑같이 ‘모에’ 코드를 이어받은 게임 중에서도, 일별 로그인 보상과 같이 정기적인 접속을 권장하는 게임이야말로 유저의 친근감을 노리기 용이해진다. 예를 들어 TV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과 같이 연출상의 이유로 매주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장면은 시청자의 머릿속에 더욱 쉽게 기억된다. 그런데 해당 장면의 배경 장소가 실존하는 어딘가를 모티프로 삼았으며, 추후 시청자가 그 실존하는 장소를 실제로 찾았을 경우, 시청자는 그 장소에 대한 친근감을 크게 느낀다고 한다. [그림6(왼쪽)] 〈블루 아카이브〉의 뽑기 장면에 등장하는 ‘아로나’ (©2021 NEXON Korea Corp. & NEXON GAMES Co., Ltd.) [그림7(오른쪽)]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의 로그인 장면에 등장하는 ‘아오바 미사키’(©窪岡俊之 THE IDOLM@STER™& ©Bandai Namco Entertainment Inc.) 이러한 일종의 각인 효과는, 공간은 물론 인물에게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매일 게임에 로그인하여 소소한 게임머니나 강화 아이템을 비롯한 접속 보상을 챙기는 동안 [그림6] , 그 게이머는 자신이 ‘모에’를 느끼거나 느낄 만한 캐릭터가 출력되는 화면을, 로그인 화면이든 가챠(뽑기) 화면 [그림7] 이든 어디선가 일정한 상황에서 항상 접하게 된다. 3. 결론: 정리, 그리고 연구 노력의 필요성 지금까지의 내용을 순서대로 다시 정리해 보자. ‘서브컬처 게임’에 대하여 게이머들이 ‘모에’를 느끼게 되는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작용한다. 첫 번째로 현재의 ‘서브컬처 게임’들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과거의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 ‘모에’ 코드는, 이후 다른 크리에이터와 팬들에 의해 유통되고 재가공되면서 제작의 노하우를 축적했고 세력 또한 확장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캐릭터의 신체‧복장상 특징을 우선시하던 ‘모에’ 코드에의 고찰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얼굴에서 드러나는 ‘성적 본능 자극’과 ‘귀여움’의 요소 조합, 시대 맥락에의 부합까지 따지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완성도를 높여간 ‘모에’의 노하우는 게이머들에게 긍정적으로 기억될 수 있는 디자인 외적인 기회를 얻게 되는데, 매주‧매일마다 반복 방영되는 TV드라마나 애니메이션처럼 게이머들을 일상적인 접속으로 이끌게 해주는 일일 로그인 보상이나 가챠 연출과 같은 상투적 연출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승리의 여신:니케〉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블루 아카이브〉에게 모두 해당되는 말이지만, 게이머가 캐릭터에 대한 ‘모에’를 느끼는 게임들 중에는 미소녀를 내세우는 것들이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그로 인해 이들 게임을 ‘남성 전용 게임’이라고 오해하는 태도가 게임 업계의 내외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주마를 미소녀형 캐릭터로 재창조한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한국 서버 기준 남녀 성비가 2023년 7월 기준으로 정확히 50:50이었다는 기사에서처럼, 남성 캐릭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게임이라도 적지 않은 여성 유저들이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게임와이 2023.7.4.). 여성 게이머라고 해서 모두가 ‘모에’ 그 자체를 기피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미소녀 캐릭터를 문제시하는 여성 게이머들은 그 캐릭터의 디자인보다는, 예를 들어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성적 특성의 묘사와 같은, 다른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일련의 문제를 포함하여, 게임계에서의 ‘모에’ 담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와 분석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모에’를 소중히 생각하는 팬이나 크리에이터에 의한 자기진술 이외에도, 게임업계 바깥에서 문화연구라는 본업에 종사하는 다른 연구자들의 참여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참고문헌] 게임와이(2023.7.4) 「서브컬쳐의 힘…’우마무스메’ 국내에서 1년 동안 1,000억 원 매출 올렸다」, https://www.gamey.kr/news/articleView.html?idxno=3005749 . 김용하(2014) 「모에론」, 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14, http://ndcreplay.nexon.com/NDC2014/sessions/NDC2014_0015.html . 야스다 요시미‧손낙범 편저(2016) 「萌え」, 『엣센스 일한사전』, 민중서림. IGAWorks(2023) 「월간 인기 앱‧게임 순위 2023년 12월」, https://mktcloud.igaworks.com/report/mkt/376 . 이정훈(2021) 「콘텐츠투어리즘과 지역활성화: 일본의 ‘애니메이션 성지순례’를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 건국대학교 대학원. Barrett, D.(2010) Supernormal Stimuli ~How Primal Urges Overran Their Evolutionary Purpose~, W. W. Norton & Company. 東浩紀(2001) 動物化するポストモダン オタクからみた日本社会』, 講談社. 井手口彰典(2009) 「萌える地域振興の行方--「萌えおこし」の可能性とその課題について」, 『地域総合研究』(37), 鹿児島国際大学附置地域総合研究所, pp.57-69. 伊藤剛(2005), 『テヅカ・イズ・デッド ひらかれたマンガ表現論へ』, NTT出版.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연구원) 이정훈 ‘국민학생’ 시절부터 PC게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겼으나, 지금처럼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생활로 받아들인 것은 2001년부터의 일이었다. 특히 미소녀 캐릭터에 정성을 많이 두는 게임을 선호해 왔으며, 짧게나마 게임회사 및 라이트노벨 출판사에도 재직하는 기회를 얻은 바 있다. 업계를 떠난 이후에도 메이지대학 대학원 국제일본학연구과(2016~2018, 석사)와 건국대학교 대학원 일본문화·언어학과(2019~2021, 박사), 히로시마대학 인간사회과학연구과(2022~2023, 객원연구원) 등의 학업과정에서 서브컬처 문화를 계속 다루었다. 지금까지 「일본의 애니메이션 성지순례와 도시의 전략-시즈오카현 누마즈 시의 관광객 증감 및 상업시설의 형상 변화를 중심으로」(2020, KCI 등재), 「The Violation of the Freedom of Play by the Game Rating and Administration Committee of South Korea」(2023, A&HCI 등재) 등 총 8건의 논문을 집필하였다.

  • 콘솔게임 시장으로 진입하는 한국 게임산업을 바라보며

    자주는 아니고 진지하지도 않지만 가끔 닌텐도 스위치 구매를 후회할 때가 있다. 최근 2년 넘게 스위치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오직 개인적인 게임 취향 탓이다. 무거운 테이스트에 충분한 핍진성을 통해 몰입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밝은 테이스트에 캐주얼한 게임이 많은 닌텐도가 잘 맞지 않음을 너무 늦게 즉 스위치 구매 후에 깨달았다. < Back 콘솔게임 시장으로 진입하는 한국 게임산업을 바라보며 11 GG Vol. 23. 4. 10. 자주는 아니고 진지하지도 않지만 가끔 닌텐도 스위치 구매를 후회할 때가 있다. 최근 2년 넘게 스위치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오직 개인적인 게임 취향 탓이다. 무거운 테이스트에 충분한 핍진성을 통해 몰입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밝은 테이스트에 캐주얼한 게임이 많은 닌텐도가 잘 맞지 않음을 너무 늦게 즉 스위치 구매 후에 깨달았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향후 출시 예정 타이틀을 둘러 보기는 한다. 콘솔은 어린 시절부터의 로망이었고(이 쓸데없는 개인사는 과거 칼럼인 ‘왜 한국 콘솔시장은 작을까? - 한국 콘솔게임에의 회상’ 의 도입부를 참조하면 좋다) 이왕 산 스위치이니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얼마 전 ‘베요네타 3’이 출시되어 실로 오랜만에 스위치를 켜보았다. 예정 신작 리스트를 볼 때마다 확인하는 부분은 한국어화가 되어 있는가이다. 영어여도 게임 진행을 할 수는 있는 정도의 어학 능력이 있긴 하나, 즉각적으로 독해가 가능한 모국어를 따라갈 수준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산 콘솔 게임이 적은 것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더 코마’가 스위치로 발매되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은 오래 남아 있다. 한국 게임의 콘솔 점유율이 낮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링크한 과거 칼럼에서 분석했던 바, 한국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로 인해서 당시 청소년이었던 게임 유저들이 거실의 권력을 가져가지 못했다. 대신 자기 권력이 작동하는 ‘방’에서 가능한 PC 게임이 가정 내 게임의 헤게모니를 가져갔다. 그 결과 약하지만 확실한 오프라인 소셜의 콘솔 게임보다 확고한 온라인 소셜의 PC 게임이 주류가 되었고, 오프라인 소셜의 성격이 지배적인 아케이드(PC방 포함) 게임의 전통은 역설적 오프라인 소셜 기능을 가진 모바일로 계승되었다. 이것이 모바일-콘솔 우선의 세계 여타 시장, 특히 북미 및 유럽 시장과 모바일-PC 우선의 한국 시장의 차이를 낳은 원인이며 과정이었다. (이제 저 과거의 글을 읽을 이유가 없어졌다!) 스위치 구매를 이따금 회의하는 가운데, 요즘은 PS5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와 같은 PS 독점의 트리플A 게임을 하고 싶기 때문인데, 스위치의 전례가 있다 보니 출시작과 출시 예정작을 면밀히 훑고 있다. 즐길 게임이 최소 두 자릿수는 있어야 저 돈이 아깝지 않을 테니까. 그러다 보면 괜히 살 마음 없는 엑스박스의 출시작 리스트도 보게 된다. 호기심엔 답이 없다. 이 지점에 오면 눈에 들어오는 경향성이 있다. 각 콘솔의 출시 예정작 중에서 한국산 게임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 NC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퍼스트 디센던트’ 등에 넷마블이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나혼자만 레벨업’ 등이 눈에 띈다. 여기에 네오위즈 작품인 ‘P의 거짓’,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개인적으로는 내 안의 변태를 깨우는 그래픽이라 위험작으로 분류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등까지. 여기에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와 같은 콘솔 기반의 VR 게임들까지 합하면 숫자와 무게감은 더욱 늘어난다. 전통적으로 콘솔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한국 게임사들이 대대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 2022년 한국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유저의 이용률로 볼 때 17.9%에 불과하다. 이를 세계 전체 게임 시장으로 확장해보면 시장 규모 대비 1.7%다. 자본 규모로는 1조 원 가량에다 5% 정도 비중의 작은 시장이다. 한국이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게임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세계 4위 시장임에도, 혹은 감안하지 않아도 작다. 그나마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은 최근 7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해오긴 했다. 2015년에 1.8% 비중에 불과했던 이 시장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히트작이 발매된 2020년에는 6.4%까지 성장했다. 다만 바로 대형 히트작이 없었던 바로 다음 해에 5.5%로 떨어지긴 했지만,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의 출시 예정작이 출시되면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출처 :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하지만 게임 개발 현장과 전문가들의 지적은 콘솔 성장보다 PC와 모바일의 성장에 집중되어 있다. 일단 최고 파이인 모바일의 비중과 매출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팬데믹 특수를 탔던 2020년에 잠시 성장세가 늘어났을 뿐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시장이 성장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 더욱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은 PC 게임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유명 IP의 신작이 출시되면 잠시 매출이 늘어나는 정도인데, 이건 시장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후라는 의미다. * 출처 :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이미 시장에서의 신호는 PC와 모바일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음이 관측되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 당장 오늘 먹을 것은 있지만 내일, 다음 주, 다음 달, 내년의 먹거리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장과 개발 현장이 성숙해지고 법적 예술의 지위도 확보된데다 노조들이 제 역할을 하려고 나서기 시작하면서, 인건비 상승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개발 비용 증가다. 그리하여 한국 게임사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과 NFT를 접목해서 환금성이 높은 게임을 만들어보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이 시도는 기존의 과금유도 게임과 기본 구조가 같고, 한국 국내 시장에서는 게임사의 현금 환금을 금지하는 법안이 합헌이라는 판결까지 나와 갈 길이 애매하다. 메타버스 개념을 활용하는 방안도 시도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환경만 제대로 조성된다면 이용자가 곧 컨텐츠 창작자가 되어주기 때문에 컨텐츠 개발 소요가 많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시장에 안착한 후에는 여타의 MMO 게임과의 차별성을 두는 부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온라인 성범죄의 플랫폼이 되는 등 신종 범죄에 이용 당하는 부작용도 관찰된다. 게임 개발의 노하우를 다른 분야에 적용시켜 가상인간이나 버튜버를 만드는 수익 모델도 제시가 되었지만, 일단 이건 게임 분야가 아니니 논외로 하자. 이런 와중에 느리게나마 확실하게 성장 중인 국내 콘솔 시장과, 이미 확고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북미/유럽의 콘솔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 수출 대상국 1위는 압도적으로 중국인데, 이런 중국의 게임 시장 상황은 최근 몇 년 동안 좋지가 않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 역량이 양질의 측면에서 궤도에 오르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게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줄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솔 게임에 진출하는 것은 중국 시장 대신 북미/유럽 시장을 개척하는 2중의 개척이며, 필수불가결한 개척이 된다. 여기에 더해서 진출 정체 상태인 중국 시장에서조차 콘솔 게임은 성장 중이다. 2021년 대비 2022년의 중국 콘솔 시장의 매출은 17% 증가했다. 비록 불법인 그레이마켓 매출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혹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잠재 성장 예상은 더 높다. 그렇다면, 판호만 얻어낼 수 있다면, 이 성장하는 콘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모로 한국 게임사에게 콘솔이 다음 개척지가 될 이유들이다. * 출처 : 니코파트너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게임 개발 현장에 준 메시지 중 하나는, 기존 MMO 게임처럼 온라인 퍼블리싱 판매가 아닌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에서의 판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 게임이 ESD에서 판매가 가능하다면, 그 ESD는 스팀일 수도 있고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일 수도 있고 닌텐도샵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배틀그라운드의 2017년 이후 대작과 인디 가릴 것 없이 많은 게임이 스팀을 비롯한 ESD를 통해 출시되었다. 스팀 기준으로 판매 및 접속 성적을 보면 ‘블레스’, ‘섀도우 아레나’ 같은 게임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지만, ‘스컬’,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즈’,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등은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고 보면 스위치에서 할 게임이 없다고 징징대던 내가 닌텐도샵에서 ‘더 코마: 커팅 클래스’를 샀던 시기도 배틀그라운드 이후인 2019년이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콘솔 게임 시장 진출 시도는 약간의 절박함도 묻어 있다. 집 안에서는 더 이상의 산출이 어려운데, 바깥에서 희망의 씨앗을 보았기에, 그리로 가는 것이다. 당장의 먹거리는 있지만 통계 지표는 그 먹거리가 조만간 포화 상태가 될 것을 경고하고 있으니까. 이는 제국주의에 비유할 수도 있고 이민자에 비유할 수도 있다. 사실 비유의 측면에서는 두 가지 모두 같은 동인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의 시장 성장이 한계이니 외국으로 나간다는 제국의 동인과, 국내에서 원하는 성취나 생존을 이루기 어려우니 외국으로 나간다는 이민의 동인은 사실 포화 상태에서 추동력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 단지 서있는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뿐이다. 매출 통계 보고서를 받아든 현장의 경영자와 개발자는 절박한 이민자의 마인드를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절박함은 보상 받을까? 앞서 스팀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본 게임들의 예를 들었는데, 최근에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비평적으로 실망을 끌어내면서 사실상 실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 올 도전들이 이런 식이 되면 큰일난다. 이미 ‘P의 거짓’과 ‘퍼스트 디센던트’는 아류작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눈길을 받고 있다. 우리가 출시 예정작의 미래를 전망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쉬운 단어는 ‘완성도’다. 특히 콘솔이면 소위 ‘패키지 게임’이 우선 떠오르기에 차차 고쳐나갈 수 있는 온라인 기반 게임보다도 출시 직후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하다. 가장 흔히 그리고 가장 먼저 짚는 요건이고,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하나마나 한 말이다. 그러니 자칫 놓치기 쉬운 완성도의 중요 요소를 짚어 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경영 분야에서 비유를 빌려온다면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원리가 있다.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동명의 저서에서 제시한 비유적 개념이다. 렉서스는 세계화, 보편성의 아이콘이고 올리브나무는 전통성, 문화적 오리지널리티의 아이콘이다. 이 짝패는 또한 개방성과 폐쇄성, 수출과 내 수의 상반된 개념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리드먼은 반대의 두 가치 중 하나를 선택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국적 요소에 의해 만들어져 다양한 국가로 팔려나가는 렉서스만을 택해 개방 일변도, 세계화로 나아가기만 하면 큰 시장에서 거대한 성과를 얻어낼 수는 있어도 지구 반대편의 악재로 인한 도미노 현상에 얻어맞을 수가 있다. 때 되면 찾아오는 금융 위기가 가장 확실한 예시다. 이것을 문화 분야로 번역하면 ‘상품에 줏대와 무게감이 없어진다’. 반면 동네 올리브나무를 놓고 싸우는 분쟁은 지엽적이고 유치해 보이지만, 동시에 지역의 뿌리이기도 하다. 프리드먼은 국가를 최후의 올리브나무라고 규정한다. 가족, 지역, 민족, 종교 등은 ‘우리’를 규정하는 판단 준거다. 배타주의와 혐오를 낳기 쉽고 확장성은 0에 가깝지만, 이 또한 렉서스만큼이나 확고한 인간 욕망의 한 축이다. 다시 이를 문화 분야의 언어로 번역하면 ‘확고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컨텐츠’가 된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장면은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 이블’의 1편, 도입부 컷신에서 흘러나왔던 전설적인 대사다. “Wow, What a Mansion!” 본래의 일본어 대사는 “대단한 저택이군” 정도의 문장이지만 허술한 영어 번역과 방만한 연기로 인해 저런 어처구니없는 감정선의 대사가 만들어졌다. 또는 드라마 ‘로스트’에서 한국 장면이랍시고 동남아 식생이나 60년대 간판을 등장시켰던 것을 떠올릴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제작진들이 렉서스를 제대로 타고 저쪽의 올리브나무에 도착하는 임무를 해내지 못한 경우다. * 1편의 왓어맨션은 밈이 되었지만 7편의 현지 재현도는 강력한 효과를 냈다. 반면 성공한 경우는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 이블’의 7편이다. 루이지애나 외딴 늪지에 위치한 베이커 저택의 음침함을 현실성 있게 표현해내기 위해, 제작사는 텍사스 출신의 작가를 기용하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를 따로 기용했다. 이는 해당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렉서스에 제대로 탑승한 시도였다. 반대의 경우는 드라마 ‘킹덤’이 있다. 일본도 중국도 아닌 조선의 복식과 정부 시스템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끈 것은 의외로 복식, 특히 갓이었다. 생소하지만 멋져 보이는 ‘cool hats’에 대한 관심은 올리브나무가 렉서스를 타고 넘어가 전파에 성공한 경우다. 유사한 성과를 보인 게임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들 수도 있겠다. * 드라마 속 복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시킨 드라마 ‘킹덤’. 이는 우리 동네 올리브나무를 설득력 있게 파는 방법에 대해 큰 힌트가 된다. 렉서스 개념과 올리브나무 개념은 서로 정반대의 원리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을 한 콘텐츠 안에서 구현하려고 한다면 둘의 지향점이 같아진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현실성 혹은 핍진성이다. 그리고 이 지향점의 끝은 몰입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완성도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향후의 콘솔 도전기에서 개인적인 기대작은 올리브나무를 제대로 분석해 딱 맞는 렉서스에 싣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펄어비스의 ‘도깨비’가 되겠다. 이 게임 역시 멀티 플랫폼으로 콘솔을 지원할 예정인데, 트레일러를 통해 본 예상 장점으로는 현대 한국적 환경을 훌륭히 녹여낸 배경이 있다. 한국적이라 하여 고궁이나 한복을 우선 내미는 구시대의 우를 범하지도 않고, 반대로 그런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지도 않으며, 전통과 현대가 맥락을 넘어 뒤섞여 있는 현실 한국의 특색을 그대로 녹여냈다. 딱히 이런 배경을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게임의 경우에도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원리는 적용될 수 있다. ‘쓰론 앤 리버티’에서는 ‘기상이 전술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구현해내는지가 이 게임의 올리브나무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 명의 게이머로서, 아무쪼록 모든 출시 예정작들이 자신의 올리브나무를 잘 파악하길 바란다. 가능하면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살 것 같지만, 어느 날의 내가 간이 커져서 PS5를 질렀을 수도 잇으니 장담은 못 한다. 다만 어느 버전이든 충분한 몰입감을 주는 핍진성 구축에 성공하였기를. 그리하여 우리의 게임 라이프가 PC와 모바일을 넘어 콘솔의 로망에 다시 가닿기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스팀의 ‘양식화된’ 태그를 통해서 본 예술로서의 게임, 혹은 게임으로서의 예술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12년 전, 그러니까 2014년에 ‘태그’ 기능이 스팀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스팀은 스스로 이 기능을 “새롭고 강력한 게임 구매 방법”이라 설명한다. “지속적으로 부착된 태그는 독립적인 부류로 나누어지고, 모두가 함께 정의한 장르, 주제, 특징으로 나누어진 상품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즉 여기서 ‘태그’는 “장르, 주제, 특징”과는 다른 제4의 분류법이다. 나아가 스팀의 ‘태그’ 기능 소개 페이지는 “어떤 단어로도 태그를 달 수 있”음을 명시한다. < Back 29 GG Vol. 26.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g-Yi Writes with an interest in the interrelations among violence, suffering, and division. Produced works including Mapping the Affective, Pouring Water into a Poisoned Bottomless Jar, and Monthly Paper, and served as dramaturg for the plays Opera Charlotronique and The Man Who Became a Pillow. Author of Hormone Journal and Game Chorus, and co-author of A Mad, Love Song.

  • 라이브 서비스 전쟁 · 역사 기계 - <폭스홀>과 <헬다이버즈 2>

    <폭스홀>은 극단적으로 상세화된 활동적 측면으로, <헬다이버즈 2>는 운영진의 적극적 개입과 플레이어 활동 반영 등의 실시간 소통의 방식으로 각각 전쟁 앞 개인의 감각을 생산해 플레이어들에게 역사를 체험하게 만든다 할 수 있다. < Back 25 GG Vol. 25. 8. 10. Tags: 온라인게임, 라이브서비스, 전쟁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g-Yi Writes with an interest in the interrelations among violence, suffering, and division. Produced works including Mapping the Affective, Pouring Water into a Poisoned Bottomless Jar, and Monthly Paper, and served as dramaturg for the plays Opera Charlotronique and The Man Who Became a Pillow. Author of Hormone Journal and Game Chorus, and co-author of A Mad, Love Song.

  • 게임에 재현된 농업의 유형들과 재현의 의미에 대하여

    디지털게임이 농업을 다루는 일은 보기 드물지 않다. 적지 않은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농업의 과정을 재현함으로써 그 속에서 재미를 만들려고 하고, 농업 자체의 재현이 아닐지라도 농업이라는 개념 속에 우리에게 익숙한 어떤 과정을 게임 규칙 안에 편입시키는 시도를 많은 게임사들이 이어 온 바 있다. 다만 이 때 ‘농업’, ‘농사’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어보면, 같은 농업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고 살펴보며 의미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Back How Games Represent Farming: Five Types and What They Mean 30 GG Vol. 26. 6. 10. This essay is adapted from the paper [Lee Kyung-hyuk (2026), "How Is Agriculture Imagined in Games: Types of Agricultural Representation in Digital Games and Their Social and Cultural Meaning," Rural Society, vol. 36(1), 349–407]. The original can be read via the KCI link (here). How Does Farming Reach the City Gamer at the PC? In 2020 a rather striking thing happened in the world of games, in Korea and Japan at nearly the same moment: a single game brought down the websites of both countries' rural development agencies. Sakuna: Of Rice and Ruin , a platform-action game that folded the rice farming central to East Asia's food supply into surprisingly fine detail, sent its players hunting down every scrap of agricultural information they could find—because in this game, the minutiae of growing rice are effectively what governs the character's growth. This longing for a virtual paddy field flattened the servers and made the news. That digital games take up agriculture is hardly rare. A fair number of games set out in earnest to represent the processes of farming and to make their fun out of that representation, and even where it is not the representation of farming as such, many studios have carried on the attempt to fold some process familiar to us, under the heading of "agriculture," into the rules of a game. And yet if we put on a slightly more serious face and ask back what this "agriculture," this "farming," actually is, we find that people think about, examine, and give meaning to the very same word and concept from quite different angles. That the digital game—a medium that handles process—represents agriculture is something we cannot afford to miss when we want to examine how the concept of agriculture is understood in a modern society where the non-farming population is overwhelmingly the larger. But whereas there exists research asking what the story of farming and the countryside in the film Little Forest implies, there has been no study asking what it means for us when farming is handled in games. This essay collects the contents of the paper that set out from precisely that question: "How Is Agriculture Imagined in Games: Types of Agricultural Representation in Digital Games and Their Social Meaning" ( Rural Society , vol. 36, no. 1). The paper sorts the representations of agriculture appearing in digital games since the 2000s into five broad types, and tries to analyze how each type represents today's agriculture and countryside. The five types of agriculture and rurality represented in games appear as the pastoral way of life, the industrial management system, the reproductive apparatus for survival, the growth-support system, and the time-mechanism of cyclical recurrence—and each reveals, from a different vantage, how we perceive the idea of agriculture and the countryside. Pastoral Farming, Industrial Farming, Survival Farming The first type, agriculture as a pastoral way of life, is the type—represented by Stardew Valley —that renders farming and the countryside with a strong dose of the so-called "healing" element. In Stardew Valley , where the protagonist, sick of a regimented city life, moves to the country to rebuild and live on a farm, agriculture is drawn less as the mere production of crops than as a total set of relations encompassing the countryside as a lived space and the human networks woven within it. The so-called "rurality" carried in the word agriculture is the trait of farming and the countryside most prominently represented in Stardew Valley . Games that, carried down from titles like Harvest Moon , place this representation of rurality at their center want to see agriculture as one part of a pastoral way of life. What matters more than competition, risk, market, and production is the sense of stability, recovery, and settling in. To draw agriculture and the countryside as a space of such emotionally settled relations is a pattern that has already appeared in other media under the concept of the "rural idyll"—the way the aforementioned Little Forest , or Country Diaries , portray the countryside as a "space brimming with human warmth" set against the city being the representative cases. Such games, treating agriculture as a pastoral way of life, are counted as the type that effectively represents the farming game even if their numbers are not large—and the danger of drawing agriculture and the countryside as so romantic a space is a pattern already pointed out in other media. The rural sociologist Lee-Ann Sutherland conceptualized the image of agriculture and the countryside held by city dwellers who encounter farming only through games at their computers as the "desk-chair countryside," pointing out that this is a third way of understanding the countryside and farming, distinct both from living and farming in the countryside oneself and from looking at an image of the countryside someone else has made, as in a film or a novel. The second type is agriculture as an industrial management system. This type, represented by Farming Simulator , unlike the preceding one, strips farming of romance and human relations and handles only agriculture within a market system of crop production, distribution, and sale. Games of this type see crops not so much as food but, like factory-made goods sold on the market, as one kind of commodity, and they seek to represent a production process carried out not through communion with nature but through modernized equipment and systems, in mass quantities. If we split the image of agriculture in two, the earlier type would be closer to "farming in the countryside" and this one closer to "the farming of an agribusiness corporation." What most distinguishes the industrial-management type of farming game from the other types discussed below is that it looks at agriculture and its produce solely as a commodity relation. In Farming Simulator the player neither eats nor cooks the produce of farming; wheat and corn are portrayed as valuable only once they have been turned into cash through sale. It is a type best read as a representation of farming in spaces like North America—running mechanized agriculture on large tracts of land—rather than the small family farms and village-scale cooperation of Korean agriculture. The third type is agriculture as a reproductive apparatus for survival, perhaps the one most universally dissolved into all sorts of games. On the premise of a rule that says you die if you do not eat, agriculture is folded into games with survival rules as a part of securing food to stay alive. Don't Starve —a game whose very name stands for this concept—is the representative case: at the outset, food is procured by gathering and hunting, but later it shifts toward stabilizing the survival of the group's members by getting farming properly underway and folding it into a system of mass production. In the end the farming games of this type, too, come to possess a mass-production system at their final stage; but unlike the games handling agriculture as an industrial management system, here this mass production functions mostly as a device for "the survival of the members." In most survival and management-simulation games, where production must gradually be increased as the population grows, food is incidentally an element of trade but is fundamentally put to the use of "eating." The primal and fundamental aim of agriculture—creating food to live by, producing the edible in a game where not eating means death—is what this type of game represents. Farming as Growth Support, or as a Time-Mechanism The fourth type is games in which agriculture is handled as a growth-support system. A game like Sakuna: Of Rice and Ruin does not insert a rule that you starve to death if you do not eat, yet to raise the character's stats you must produce food and eat it. This is a type that also appears universally across many role-playing games to which no hardcore survival rule applies, dovetailing with the way food functions as a kind of buff in games like World of Warcraft . The fourth type proceeds under the notion that agriculture and food share in "food and medicine having one source" (食藥同原)—the idea that by eating, one grows stronger in body and mind. It is closer to a second layer laid down after the "you die if you do not eat" concept has been set as the groundwork: you grow stronger by eating, and to pursue that strength you must make something to eat. That players in the early days of World of Warcraft called the act of circling respawn zones to gather buff herbs "radish farming" speaks to the same context. The last, fifth type is one whose status as a representation of agriculture may itself be in doubt: agriculture as a time-mechanism of cyclical recurrence. It is easiest to grasp by looking back at the agriculture that appeared in FarmVille , which swept the West in the 2010s, and in many similar social network games. The agriculture in such games has the skeleton of farming—the production and harvest of crops—but examined closely, its structure is closer to the platform-designed cycle of revisits, the retention structure, dressed in the outer skin of agriculture. Such social games all share a structure of issuing a command to make or build some particular thing, which is then completed hours or days later; and the sowing-harvest cycle of agriculture entered as one of these. Agriculture represented this way becomes possible by being received from gamers as an industry in which harvest is possible only after waiting a fixed span of time. The cyclical structure of sowing seeds, then waiting and reaping, works as an element of persuasion that lets gamers naturally wait for the reward they want from the platform. The various images of countryside and agriculture discussed above matter little in this type. The key piece of evidence is that this type appears, in the first place, only when the user's revisit cycle is being designed on a mobile or online basis. Chewing Over the Deeper Meaning of Saying We Understand Agriculture Through Games To say that games handle agriculture, then, can by no means be generalized into a single way. All five types are representing agriculture, but as we have seen, the concept of agriculture itself is understood differently by each person, and depending on the web of relations through which one views farming, the agriculture represented in a game takes on a form wholly different in meaning and in structure alike. Even so, if there is a commonality cutting across these types, it is perhaps that the harshness of real farming is itself excluded or softened. As was pointed out in an earlier GG piece as well, in the representations of digital games conceived as play, the toil of farming is not something one bothers to draw. The debt that inevitably trails real farming, the catastrophic losses from a price collapse, the grueling labor and the natural disasters—these tend to be drawn at a level that is recoverable. The pastoral type covers over the difficulty of agriculture with the warmth of community; the survival type draws it as a strategically manageable crisis; the time-mechanism type resolves it into a predictable timer. This is, of course, not a claim that the game as a medium must capture every facet of agriculture. The agriculture and countryside drawn by a digital game—which produces meaning through rules and repetition—are bound to have limits to begin with, and that in itself cannot be held against it. The problem, rather, lies in the media-theoretical question of what it can mean to see, within a represented medium, only a system of agriculture that is sometimes romanticized and sometimes industrialized, inside a modern popular culture centered on city dwellers who are ever further removed from real farming. As the various objections to Little Forest pointed out, are we not passing excessively easy judgments on the very concept of agriculture and the countryside—which we have not actually experienced—on the strength of nothing but a medium's represented results? What ought to be weighed about agriculture in games may not be "how accurate it is." More important is what is chosen again and again and what is left out again and again, and which way the pattern of those choices drags our manner of imagining agriculture. To say this is not to deny the fun or the value of the farming game. On the contrary: a player who knows that the farming in a game is a single representation, carefully chosen and arranged by someone, can enjoy the pleasure of that experience while at the same time gauging where it meets real farming and where it parts from it. That odd curiosity that crashed the rural development agency's servers—was it not, after all, a fine occasion to remind city dwellers who do not know what farming is, once more, of just what "agriculture" might be?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쿨타임과 숨고르기

    숨고르기가 중요한 이유는 지속에 있다. 게임은 승패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재미있지만, 이겼을 때만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과정이 충분하다면 지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면 패배는 게임을 지속하는 것을 방해하며, 다른 게임을 선택할 때 이길 수 있느냐를 가장 염두에 두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에 흥미를 느끼는 동안 지더라도 다시 도전하고, 다른 게임을 선택할 때 자기만의 취향과 기준으로 고를 수 있다. 숨고르기는 게임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woong Kang Senior researcher at the Institute for Social Development Studies, Yonsei University. Has written for various game outlets, including Gamers. Books include Game and Cultural Studies (co-authored) and The History of Korean Games (co-authored). Writes a regular game column for the children's magazine Goraega Geuraesseo. Believes that games are a culture that walks alongside us, touching countless moments of our lives.

  • [인터뷰] 인도 게임 문화의 태동기: 크래프톤 인도 퍼블리싱실 이민우 실장

    그렇게 대회를 열었더니, 참가 수뿐만 아니라 동시 시청수도 엄청났어요. 최고 동시시청자 수가 40만 명을 넘겼고요. 총 시청 수는 2억 5천만을 넘었었어요. 그정도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가 인도에서는 지금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고, 지금 에코 시스템( 누구나 e-스포츠를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이미 구축이 되어 있습니다. 'Nodwin Gaming','Tesseract Esports' 같은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실력있는 업체들이 이미 이스포츠 에코시스템에 참여하고 있고요.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won Seo Studies culture in pursuit of a more interesting life. Curious about a wide range of cultural domains, including games, religion, and film.

  • 사파의 탄생과 몰락

    아케이드에서 가동 중인 대전 격투 게임을 가정으로 온라인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했던 최초의 시기는 94년 말 미국에 출시된 메가드라이브 용 X-Band로, 당시로서는 강력한 2,400bps 전송속도의 모뎀을 통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같은 게임들을 미지의 상대와 가정에서 대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콘솔 능력의 한계로 아케이드 게임 자체를 그대로 옮길 수 없던 시기였으니, 진정한 의미의 (열화 없는) 아케이드 게임을 온전히 집에서 즐기는 환경은 사실상 14.4kbps의 모뎀을 새턴에 연결하여 즐길 수 있었던 96년에 발매된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가 최초라 할 수 있다.  < Back 사파의 탄생과 몰락 08 GG Vol. 22. 10. 10. 아케이드에서 가동 중인 대전 격투 게임을 가정으로 온라인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했던 최초의 시기는 94년 말 미국에 출시된 메가드라이브 용 X-Band로, 당시로서는 강력한 2,400bps 전송속도의 모뎀을 통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같은 게임들을 미지의 상대와 가정에서 대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콘솔 능력의 한계로 아케이드 게임 자체를 그대로 옮길 수 없던 시기였으니, 진정한 의미의 (열화 없는) 아케이드 게임을 온전히 집에서 즐기는 환경은 사실상 14.4kbps의 모뎀을 새턴에 연결하여 즐길 수 있었던 96년에 발매된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가 최초라 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YHj0eFpfNU X-band는 미국의 경우 전용회선의 서비스를 일부 지역에 별도로 운영했으나, 대부분 플레이어는 모뎀 플레이의 문제점인 대전 도중 전화비용이 계속 청구되는 점과 집에 전화가 오면 통신이 끊기는 등의 문제, 디스커넥트로 인해 패배가 기록되면 억울하다고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운영 미숙과 아케이드에 비해 낮은 요금 경쟁성으로 전 세계에서 최대 15,000명의 플레이어만을 확보한 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지만, 그런데도 생애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을 경험한 사람들이 잊을 수 없는 유니크한 경험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상대는 내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무슨 행동을 하든 괜찮다’라는 점이었다. 아케이드에서 이렇게 플레이하면 바로 옆에 앉은 대전 상대에게 사람과 사람이 게임을 즐기며 지켜야 하는 예의가 무엇이 있는지를 몸으로 익혀야 할 위험이 있던 반면, 온라인 대전은 상대가 나를 모르기 때문에 예의를 알려줄 수 없다. 흔히 이러한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플레이어를 한국은 당시 무협물의 인기에 힘입어 ‘사파’라고 불렸는데, 이들이 내공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드디어 열리고 있는 것이었다. 우선 과거 분류되었던 정파와 사파에 대해 구분하자면, 정파는 쉽게 말해 서로 얼굴 붉히지 않을 내용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나의 승리인 것을 인정하도록 깔끔하게 경기를 지배하는 플레이어를 말하며, 사파는 이기기 위해 어떤 행동이라도 서슴지 않는 플레이어다. 이러한 행동은 처음에는 밸런스를 무너뜨릴 정도의 강한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정상적으로 나올 수 없는 버그 테크닉을 사용하는 플레이 등이 해당했다.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5에서는 숨겨진 커맨드로 보스 캐릭터인 오메가 루갈을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선택창에 이 강력한 캐릭터가 출현하는 순간부터 오락실 분위기는 늘 심상치 않았다. 한편으로는 게임의 밸런스를 커뮤니티에서 임의로 룰을 이용해 조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유명한 예라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어퍼 금지 룰’이다. 기본적으로 앉아서 강펀치로 구사되는 어퍼컷이 공중에 있는 상대를 너무 빠르고 쉽게 떨어뜨렸기 때문에, 게임 초보자와 숙련자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자 PC통신을 주축으로 서로 오프라인에서 얼굴 붉히지 않으면서 게임의 수명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어퍼컷을 쓰지 않기로 합의한 내용을 말한다. 당연히 모두가 이 룰을 알 수는 없었으며, 따라야 할 강제성도 없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일부 플레이어들은 오프라인 모임의 확대를 위해서는 이 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정파로 자신들을 규정한 그들은 이러한 룰을 지키지 않는 상대에게 난입 후 이길 수 있는 실력과 인지도가 있었기에 룰을 어느 정도 정착시킬 수 있었으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방법을 병행하여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했다. 지금이야 온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간단히 버그를 수정하고 밸런스를 개선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이러한 문화는 사라졌으니, 대전 격투 게임 붐에서 태어난 90년대의 이질적인 아케이드 문화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yoeNZQ-_eI * 피를 부르는 싸움의 적절한 예시 하지만 내 돈을 내고 아케이드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게임을 하겠다는데, 그것을 간섭하는 경우가 마냥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하자니 서로 얼굴 보며 게임을 하는 이상 불필요한 적을 만들 뿐이다. 이들에게 오프라인에서 진정한 자유란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화 속에 온라인 대전이라는 새로운 환경은 차선책이 되기에 충분했다. 내가 상대를 아무리 약올려도 뭐라 할 수 없는 비정한 곳이 온라인 세계다. 더해 특유의 위화감까지 더해지며,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었던 이들은 점차 온라인 세계의 특징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대전 격투 게임의 온라인 붐이 일어난 것은 2003년 출시된 Xbox Live가 시작으로, 이는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드림캐스트와 플레이스테이션 2의 온라인 플레이를 한국에서 즐기려면 VPN을 통한 우회 접속을 비롯해 굉장히 복잡한 과정과 높은 비용이 필요했고, 플레이스테이션 2의 온라인 서비스가 이후 한국에서 정식으로 시작되었지만 대전 격투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Capcom vs. SNK 2, 스트리트 파이터 15주년 기념판 등은 아케이드에서도 일부 점포만 가동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한국의 플레이어들은 실제로 해외 소식을 통해 듣기만 하던 온라인 플레이의 첫 실전을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듣기만 하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반응 속도가 아케이드와 비교해 느리다는 것이었다. 후에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며 등장하는 게임들은 어느 정도 네트워크 매치를 개발 단계부터 고려해 약간 먼저 버튼을 누르거나 커맨드를 대충 입력해도 기술이 구사되도록 보정 시스템이 있지만, 처음 등장한 Xbox live 대응 타이틀은 아케이드와 동일한 조작감이었고, 당시 아케이드의 격투 게임은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컨트롤의 난이도를 가장 극단적으로 어렵게 올리던 시기였으니 온라인과의 궁합이 좋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이 나에게 닿기 5프레임 직전부터 커맨드를 입력해야 구사되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블로킹 같은 테크닉은 감각이 아예 다를 정도였으며, 고수가 많았던 아케이드 유저들은 아케이드와 감각이 다른 점이 오히려 양쪽의 플레이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만큼, 다시 아케이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게임의 밸런스가 가정용에서 달라진 이유도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Q2miGOjhmY 이렇게 당시의 온라인 대전 감각은 다른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며, 이는 온라인 세계가 고유의 생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아케이드에서 익힌 능력은 쉽게 통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이기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라도 시도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또 하나의 유흥거리가 되었는데, 이 온라인 특유의 느린 반응 속도를 철저하게 승리를 위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차피 아케이드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게임을 즐기는 성향이라면 당연한 흐름이기도 했다. 혼다의 슈퍼 박치기, 브랑카의 롤링 어택 등 오프라인에서 막히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기술도 온라인에서는 막혀도 반응이 어려운 것을 알자. 온라인 세계의 상위 랭크는 ‘얼마나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플레이를 하는가’라는 능력이 더해진 비정한 전쟁터가 되었으며, 아케이드를 주축으로 한 오프라인 유저들은 그 들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사파로 규정하며 ‘랙만 아니면 내가 이긴다’라는 주옥같은 명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후 2009년에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 4, 블레이블루: 캘러미티 트리거 같은 게임들은 처음 게임 설계부터 네트워크 대전 상황도 고려했기에 한국에서 일본 등의 근거리 국가들과 아케이드와 플레이 감각이 비슷한(납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유저와 대전을 피하지 않는 사파들의 게임량을 따라갈 수는 없기에, 항상 게임의 최상위 랭킹은 온라인에 최적화된 플레이어들의 기록으로 쌓였다. 그렇게 2004년부터 약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대전 격투 게임의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별개의 게임이라는 인식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점차 형성되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인식도 서서히 변하게 되는데, 그 중심에 “롤백(Rollback)”이라 불리는 넷코드 기술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JHetORRpfQ * 인풋 딜레이 방식과 롤백 방식의 차이를 설명한 영상. 기존의 인풋 딜레이 방식은 서버에 입력 신호가 닿으면 화면에 적용되는 방식이며, 롤백은 일단 입력하면 상대의 행동을 예측해 다음 프레임을 미리 시뮬레이션 하는 형태이다. (영상의 1분 3초 ~ 1분 5초가 롤백 방식의 화면) 양쪽의 입력이 다를 경우 직전 상황으로 돌아오게 되는 새로운 문제도 있지만, 예측의 적중률이 높을수록 로컬과 같은 감각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니 최근 모든 격투 게임 플레이어 신이 롤백 방식을 선호하고, 예측을 적중시키는 노하우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어차피 광케이블이 빛을 이용한 속도인 이상, 지구 전체가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매질의 영향을 전혀 안 받는다고 해도 지구 반대편과는 8프레임의 입력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서로의 신호를 교환한 뒤 진행하는 인풋 딜레이 방식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는 예전부터 남미가 전통적인 강국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 각종 해외대회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만, 먼 미래에도 인풋 딜레이 방식으로는 물리적인 위치로 인해 정상적인 대전이 온라인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롤백 넷코드는 상대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고, 장르의 특성상 순간적으로 게임을 뒤흔들 변수가 적기 때문에, 유독 이 예측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다. 결국 이 기술은 상대의 행동을 빠르게 예측하는 것과 위화감 없이 화면을 보정하는 것이 중요한 아이디어 싸움이며, 개발사들은 배경 데이터와 사운드는 놔두고 캐릭터의 핵심적인 요소만 패킷이 이동하게 하는 등, 화면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데이터양을 줄이는 방법을 병행하며 이 요소를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공식 토너먼트까지 각 지역이 온라인으로 개최될 정도로 쾌적한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롤백 넷코드가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이상, 예측이 벗어날 경우 딜레이보다 더 처참한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프라인과 같은 감각의 입력이 가능한 것과 개발사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인해, 현재는 딜레이 넷코드를 밀어내고 대전 격투 게임의 요소 중 기본 사양이 될 정도로 지지받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 게임의 밸런스까지 수시로 업데이트되자 사파 게이머들 역시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었다. * 롤백 넷코드의 가장 비극적인 상황 중 하나 FPS 장르에서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인 배틀필드도 일부러 딜레이가 높은 서버에 들어가 나를 맞출 수 없는 스나이퍼를 향해 원거리부터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정면에서 접근하는 등, 타 장르 역시 온라인 입력 지연을 이용한 다양한 플레이 방법들이 있다. 그런데도 주제를 굳이 대전 격투 게임으로 한정 지어 이야기한 이유는, 비록 오프라인을 대표하던 아케이드는 존재감이 얕아졌지만, 장르의 특성상 온라인 환경은 대안일 뿐 여전히 콘솔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하거나 모임을 통해 실력 향상을 꾀하는 행동이 같이 진행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더해 온라인에서 재미를 느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여 점차 오프라인 행사의 규모가 다시 커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며, 상대의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이 네트워크 대전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특수한 상황도 흥미롭다. 개발사들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온라인에서 최대한 오프라인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점차 게임 환경을 구성하고 있고, 대전 격투 게임은 떠오르는 e스포츠 종목이기도 하기에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자들과 만나지 않도록 블랙리스트 설정 등의 관리 옵션도 점차 추가하고 있어, 이제 온라인에서도 자신이 보여준 플레이 행동은 반드시 책임이 동반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온라인도 반드시 예의를 지켜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지금은, 스포츠 정신과 게임의 지속적인 관리가 더해지면서 충분히 게임 내에서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해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기에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사파라 불리게 되던 요소들도 사라졌다. 그리고 사파라 불리던 플레이어들 역시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온라인 랭크를 달성하였기에 존재감을 형성한 만큼, 이기는 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그만큼 게임에 애정이 있는 것도 확실한 플레이어들이었다. 승리를 향한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새로운 시대에서 더욱 꽃피우기를 바란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IGN코리아 대표) 이동헌 1999년 월간 게임라인을 시작으로 게임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기간을 게임 개발사에서 보낸 뒤, 게임 제작자보다 글로서 게임 문화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2018년부터 IGN Korea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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