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View] 기록 너머의 기억이 게임과 감응하는 과정에 대하여
31
GG Vol.
26. 8. 10.
우리는 언어라는 체계 위에서 살고 사랑하고 사고합니다만, 그렇다고 마음 속의 모든 것이 언어기호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억이죠. 기억은 때로는 언어를 넘어섭니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놀이터에 비치던 햇살, 첫 단골 PC방에서 풍기던 특유의 방향제 냄새는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위해 언어로 표현하지만 그 기억 자체가 언어인 것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매체는 모두 각자의 기억이 주는 감정을 나누기 위해 기호화된 수단일 수도 있겠죠.
게임도 마찬가지로 기억이라는 방식에 다양하게 접근해 특유의 양식으로 이를 풀어냅니다. GG 31호는 그 기억과 게임이 맞물리는 지점을 생각하는 기획으로 꾸려졌습니다. 게임 속에서 기억은 때로는 주제와 소재로, 때로는 플레이 그 자체의 기록으로, 때로는 플레이어의 기억을 가상공간에서 이어나가기 위한 보조재로도 기능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 기억과 게임의 관계를 맥락화하기보다, 그 현상 자체를 폭넓게 널어놓고 조망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작은 메모리에 기록되는 수치화된 세이브 데이터부터 플레이어가 게임을 마치고 난 후에 갖는 감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기억이라는 이름의 넓은 호수 표면을 탐색합니다. 때로 어떤 필자는 표면의 작은 물결에 이끌려 잠수해 들어가기도 할 것입니다. 기록 너머의 기억에 대해 게임이 할 수 있는 많은 말들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아울러 GG가 5회째 여는 비평공모전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GG의 독자이시면서 동시에 할 말이 많은 분들이라면 망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공지의 마감일을 한번 더 확인해 주십시오.
GG는 날이 선선해지면 다시 새 기획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