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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이 새로운 브랜딩 전장이 될 때: 나이키, 로블록스, 그리고 베트남 사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게임 시장은 향후 디지털 브랜드 참여 및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동남아시아 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새로운 마케팅 전환점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브랜드는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 Back 게임이 새로운 브랜딩 전장이 될 때: 나이키, 로블록스, 그리고 베트남 사례 25 GG Vol. 25. 8. 10. *** 이 글의 영문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광고 목적을 위해 설계된 디지털 게임의 한 형태인 애드버게임(advergame)은 현대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Hera, 2019). 이는 전통적인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대상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한 접근 방식으로의 중대한 전환을 의미한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와 상호작용 중심의 참여를 장려하는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는 이러한 애드버게임 전략을 실행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으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Vayner3, n.d.).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키의 애드버게임 프로젝트인 ‘나이키랜드(Nikeland)’로, 이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목표로 한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된다(Temperino, 2023). 나이키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전략과 혁신을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로블록스가 VNG와의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Vietnam News, 2024), 현지 브랜드들은 이제 애드버게임을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하여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는 특히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있어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글은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나이키랜드(Nikeland)의 주요 성공 요인을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브랜드들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제안한다. 애드버게임의 부상 2023년,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 상위 5개국에 포함되며 자국 게임 산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연평균 성장률(CAGR) 9.39%를 기록한 베트남의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는 2025년에서 2030년 사이 6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Interesse, 2024). 이는 브랜드들이 게임화(gamification)를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의미한다. Nguyen-Masse(2024)에 따르면, 인게임 마케팅은 최근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게임 내 브랜드 배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은 이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가상 환경 속에 직접 통합하여 게임을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기 위한 독점적인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전반에 걸친 보다 큰 흐름, 즉 수동적 노출에서 체험 중심의 브랜딩으로의 전환을 반영한다. 특히, 홍보 목적의 디지털 게임인 애드버게임(advergame)은 두드러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아직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지만, 애드버게임은 이미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123억 2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AppROI, 2023). 애초에 2000년대 중반에 오락용 도구로 도입되었던 애드버게임(advergame)은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해왔다. 초기의 애드버게임은 주로 브랜드 마스코트나 캐릭터를 활용한 인디 스타일 게임으로, 소비자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M.C. Kids 나 펩시의 Pepsiman 은 콘솔과 PC 플랫폼을 통해 오락성과 광고를 결합하려는 초기 시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Gibson & Baird, 2024). 2020년 무렵, 로블록스(Roblox)의 부상은 이러한 흐름의 전환점이 되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 생성 가상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들이 Z세대 및 알파세대와 같은 젊은 층을 몰입형 경험을 통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는 애드버게임이 단순한 홍보 도구에서 포괄적인 마케팅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Berezka et al., 2019). 브랜드들은 이제 독립적인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로블록스의 인터랙티브한 인프라와 사용자 기반을 활용하여 그 안에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개발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도 낳고 있다. 현대의 애드버게임 전략은 플랫폼 문화와 소셜 기능에 주목하여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심화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게이머는 소셜 미디어 광고보다 브랜드 콘텐츠를 약 100배 더 인지하며, TV 광고와 비교했을 때 브랜드 기억률은 약 2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2025). 이러한 결과는 특히 몰입형 애드버게임 경험이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는 데 있어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이는 특히 상호작용적인 활동을 선호하고, 수동적인 미디어보다 디지털 제품, 가상 이벤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동 및 청소년층에게 두드러진다(Program-Ace, n.d.). 애드버게임의 부상과 함께,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베트남 게임 산업에서는 ‘게임 파이낸스(GameFi)’가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떠올랐다(Proelss et al., 2023). 게임파이(GameFi)는 탈중앙화 금융(DeFi)과 비디오 게임을 결합한 개념으로, 플레이어들이 토큰이나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 거래함으로써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2017년 이더리움 기반으로 출시된 CryptoKitties 는 게임에 NFT를 통합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으며, GameFi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물론 이전에도 RuneScape 나 World of Warcraft 와 같은 게임에서의 암시장 거래와 같은 형태의 수익화 방식은 존재했지만, GameFi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공식화하고 구조화했다. 한편, 로블록스(Roblox)는 사용자 생성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가상 화폐를 실제 화폐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GameFi가 투기적 금융 활동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로블록스는 창의적 콘텐츠와 커뮤니티 주도형 개발을 중심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DeFi(탈중앙화 금융)와 암호화폐의 부상에 힘입어 GameFi(게임파이)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시기였다. 2018년에 출시된 Axie Infinity 는 ‘플레이 투 언(play-to-earn)’ 모델의 대표 사례로, 필리핀과 베트남 등지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수많은 모방형 GameFi 프로젝트의 등장을 촉발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콘텐츠 개발보다는 스테이킹(staking)이나 토큰 인플레이션과 같은 금융 메커니즘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 결과, 2022년 중반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하자 많은 GameFi 토큰의 가치는 90% 이상 폭락했고, 전체 GameFi 프로젝트 중 약 93%는 4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Takahashi, 2024). Nansen Research(2022)에 따르면 GameFi 분야는 이미 2021년부터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GameFi의 몰락을 초래한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애드버게임(advergame) 역시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가? Xu 외(2024)에 따르면, GameFi는 본질적으로 투기성 금융 수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반면, 애드버게임은 사용자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케팅 투자에 기반하여 가치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로 평가된다. 이는 맥도날드나 나이키의 나이키랜드(Nikeland)와 같은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분명히 드러난다. 더 나아가, 애드버게임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고객 참여를 심화시키고, 상호작용 중심의 혁신적 광고 방식을 실현하는 토대를 마련한다(Jami Pour 외, 2023). 이러한 점에서 애드버게임은 GameFi와는 달리, 투기적 리스크보다는 콘텐츠와 브랜드 경험 중심의 전략적 장기 가치를 지닌 모델로 간주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GameFi와 애드버게임(advergame)은 서로 대조적인 두 가지 모델을 대표한다. 하나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고위험을 수반하는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점진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GameFi는 매력적인 재정적 보상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지만, 서사적 깊이나 콘텐츠 완성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 반면 애드버게임은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지는 않지만, 브랜드 전략에 깊이 통합되어 있으며, 정체성 구축과 사용자 참여를 통해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애드버게임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적 경험을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보다 회복력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 전환 기술의 발전은 브랜드가 고객, 특히 젊은 소비자층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Zeng 외(2023)에 따르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은 맞춤형·상호작용 중심의 경험을 추구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이처럼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게임은 점점 더 몰입감과 감정적 호소력을 지닌 효과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Chaney 외(2018)는 배너 광고나 제품 배치(product placement)와 같은 인게임 광고 방식이 브랜드 기억률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이러한 광고의 성공 여부는 사용자의 인식에 크게 좌우되며, 오락성, 상호작용성, 개인화 정도, 불쾌감 여부 등의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Playable Factory, 2023). 사용자 친화적이고 잘 설계된 애드버게임은 브랜드 연상도를 심화시키고 전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Eyice Başev, 2024). Buijsman(2024)의 보고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게임 산업은 1,877억 달러 규모에 달했으며, 이용자 수는 34억 명을 넘어섰다. 이는 게임이 가장 효과적인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 하나임을 입증한다. 특히 로블록스(Roblox)와 같은 플랫폼에 VR 기능이 통합되면서,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공동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는 브랜드 참여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로블록스 사용자의 60%가 13세 미만이라는 점(Ramic, n.d.)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플랫폼은 나이키, 구찌, 유니레버 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가상 세계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나이키의 혁신적 프로젝트인 나이키랜드(Nikeland)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나이키랜드(Nikeland): 로블록스에서의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 2021년에 출시된 나이키랜드(Nikeland)는 로블록스(Roblox) 플랫폼 내에 구축된 가상 공간으로, 나이키의 글로벌 본사를 디지털로 재현한 환경이다. 게임, 소셜 인터랙션, 사용자 개인화 요소가 결합된 이 공간은 브랜드 경험에 몰입할 수 있는 디지털 허브로 기능한다. 이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로블록스 내 나이키 스토어에 2,100만 회 이상의 방문을 기록함으로써(Sutcliffe, 2022), 가상 공간에서의 효과적인 브랜드 참여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나이키랜드의 성공 요인 중 핵심은 로블록스를 전략적 플랫폼으로 선택한 점에 있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약 9,800만 명에 달하고, 그 대다수가 18세 미만의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에서(Ekhator, 2025), 로블록스는 청소년층을 직접 타겟팅할 수 있는 집중된 채널을 제공한다. 나이키는 자사 본사를 가상으로 재현하고, 스포츠 테마의 상호작용 게임을 통합함으로써, 사용자들이 경쟁하고,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 몰입형 가상 환경을 구축했다. 이 디지털 공간은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는 동시에, 단순한 광고를 넘어 사용자들이 브랜드 서사에 직접 참여하는 게임화 전략을 가능케 했다. 다시 말해, 나이키는 로블록스를 단순 광고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사용자 간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참여 기반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나이키는 단기적인 판촉 전략보다 창의적인 콘텐츠에 중점을 두며 나이키랜드(Nikeland)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시켰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디자인하고, 나이키 스포츠웨어를 가상으로 착용해보며, 운동장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NBA 올스타 위크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참여한 이벤트와 같은 대형 행사는 전 세계 게이머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으며, 브랜드 가시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처럼 나이키는 엔터테인먼트, 상호작용성, 제품 체험 요소를 경험에 통합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디지털 행동 양식에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맞춰냈다. 이러한 감정적이고 기억에 남는 상호작용은 상업 미디어 콘텐츠 처리 모델(Processing of Commercial Media Content, PCMC) 이론(Buijzen et al., 2010)과도 부합하는데, 해당 이론은 긍정적인 참여가 특히 청소년에게 단기 및 장기 기억 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나이키는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이 시기에 형성되는 브랜드 경험을 장기적인 소비자 충성도로 이어지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발달 단계에서 개인은 취향을 형성할 뿐 아니라, 기억력과 감정적 인상의 인지 능력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다. 나이키랜드는 수동적인 소비 모델을 넘어서, 사용자가 브랜드 경험의 공동 창조자가 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참여 기반의 구조는 감정적 몰입을 더욱 깊게 만들고,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를 거래적 관계에서 관계 중심의 연결로 전환시킨다. 중요한 점은, 나이키랜드가 단발적인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나이키의 광범위한 디지털 전략의 핵심 구성 요소라는 것이다. 2023년, 나이키는 디지털 광고 및 프로모션 활동에 4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며, 이로 인해 디지털 매출은 133억 달러에 달해 전체 글로벌 매출의 약 26%를 차지했다(Haleem, 2023; Reid et al., 2024). 나이키는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 전략적 유연성, 디지털 환경에서의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나이키는 몰입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디지털 경험이 빠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충성도를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베트남 브랜드 전략을 위한 실행 방안 애드버게임을 브랜드 전략에 활용하는 방식은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채택되어 왔다. 동아시아 최대 게임 시장 중 하나이자, 베트남과 오랜 기간 디지털 게임 수출입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대한민국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은 e스포츠, 메타버스, 크로스 플랫폼 게임에 이르는 포괄적인 게임 생태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게임 산업은 2025년까지 316억 달러(USD)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Statista, 2025). 이러한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여, 로블록스(Roblox)는 2021년 7월 16일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로블록스 코리아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 및 개발 플랫폼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시장이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Choi, 2021). 이후 로블록스는 특히 Z세대 및 알파세대의 젊은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을 보였으며, 한국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이는 베트남 브랜드들이 로블록스를 활용한 애드버게임 전략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유의미한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Samsung)과 현대(Hyundai)와 같은 선도 브랜드들은 메타버스가 미래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현대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로블록스(Roblox)에 "Hyundai Mobility Adventure"라는 체험형 공간을 구축하며 국내 시장을 겨냥한 메타버스 전략을 전개했다. 제품 브랜드를 넘어, 블랙핑크(BLACKPINK)와 같은 K-팝 그룹도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에 진입하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 스튜디오 카르타(Karta)와 협력하여 로블록스 내에 가상 블랙핑크 체험 공간을 만들었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약 1억 7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 투자를 단행했다(Dalugdug, 2023). 또한, 부산시 크리에이티브 팀과 같은 지역 기반의 목적지 브랜드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관광 및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메타버스 산업에 약 1억 7,710만 달러를 투자하며(Kul, 2022), 향후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이 될 기술에 대한 제도적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과 베트남은 디지털 인프라, 청년 중심의 인구 구조, 게임 소비 문화 등에서 유사한 점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게임 플랫폼을 브랜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전략이 베트남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베트남은 한국 브랜드들이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적응하고 활용했는지를 참고함으로써, 성공적인 벤치마킹 사례를 도출할 수 있다. 2024년 베트남 게임 산업은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며 동남아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Vietnam Plus, 2024). 특히 모바일 게임 부문은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Statista, 2024). 로블록스(Roblox)의 주 이용자층과 베트남의 젊은 게이머 사이에는 높은 일치율이 존재하는데, 베트남 게임 이용자의 약 86%가 16세에서 24세 사이인 것으로 나타나, 이는 로블록스의 현지 확장과 게임화를 통한 브랜드 참여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2024년 5월, VNG와 로블록스 간의 공식 파트너십 출범은 이 같은 흐름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플랫폼을 번역하고, 문화적으로 조정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등 로컬라이징 작업을 주도한 VNG는 로블록스가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는 베트남 기업들이 몰입형 브랜드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브랜드 기억률 향상, 소비자 감정 강화, 구매 의향 증대에 기여한다. 나이키랜드(Nikeland)의 성공 사례는 메타버스가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과 달리, 메타버스 플랫폼은 소비자가 브랜드 경험의 공동 창작자가 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감정적 유대와 장기적인 관여를 강화한다. 특히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층은 기억 유지력과 인상 형성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로,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는 메타버스 기반 전략을 통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베트남은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에서 동남아시아 내 3위를 기록하며(Pelizzoli, 2024),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는 매출 감소와 개발사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북미(Circana, 2024) 및 동아시아(Quarneti, 2024)와 같은 포화 시장과 비교할 때, 베트남이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은 단지 현지 개발자들에게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고한 명성과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CJ, 삼성, 넷마블, 넥슨 등 한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 내에서 강력한 브랜드 존재감을 구축해 왔으며, 이들 기업은 나이키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로블록스와 같은 플랫폼 내에 가상 경험을 설계함으로써, 브랜드를 재포지셔닝하고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NC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과 같은 글로벌 게임 기업들이 베트남의 급성장 중인 게임 개발 산업에 투자하기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다(Hoài Phương, 2025). 이들은 현지 인재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메이드 인 베트남' 타이틀을 제작할 수 있으며, 초기 투자를 통해 우수 인재 확보, 제품 품질 제고, e스포츠·메타버스·멀티 플랫폼 유통 전반에 걸친 신규 파트너십 창출 등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결론 VR, AR, 메타버스 플랫폼과 같은 기술은 특히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참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전통적인 모델을 넘어, 더욱 몰입적이고 감정적으로 공감 가능한 경험을 가능케 하며, 로블록스(Roblox)는 이를 구현하는 대표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나이키의 나이키랜드(Nikeland)는 브랜드가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네 가지 전략을 통해 보여준다: 적절한 플랫폼 선택, 매력적인 콘텐츠 개발, 명확한 타깃 설정, 그리고 전략적 목표와의 정렬. 로블록스가 베트남에 공식 진출한 지금, 국내외 브랜드는 젊은 소비자들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위해서는 브랜드 정체성, 전략적 방향성, 자원 배분이 정교하게 조율되어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게임 시장은 향후 디지털 브랜드 참여 및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동남아시아 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새로운 마케팅 전환점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브랜드는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AppROI. (2023, September 20). Sự phát triển của Advergaming: Liệu có khả thi? [The development of advergaming: Is it feasible?] AppROI. https://www.approi.co/post/su-phat-trien-cua-advergaming-lieu-co-kha-thi Berezka, S., Sheresheva, M., Galkina, N., Zhigulskaya, D., & Gorbunova, A. (2019). Understanding the role of brand mascots using consumer neuroscience research methods. Proceedings of the European Marketing Academy.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33632638_Understanding_the_role_of_brand_mascots_using_consumer_neuroscience_research_methods Buijsman, M. (2024, August 13). The global games market will generate $187.7 billion in 2024. Newzoo. https://newzoo.com/resources/blog/global-games-market-revenue-estimates-and-forecasts-in-2024 Buijzen, M., Van Reijmersdal, E. A., & Owen, L. H. (2010). Introducing the PCMC Model: An Investigative Framework for Young People's Processing of Commercialized Media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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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VNU School of Interdisciplinary Sciences and Arts, Hanoi, Vietnam) DOAN Nguyen Huyen Anh, NGUYEN Thanh Binh, TRAN Tien Bang, PHAN Quang Anh VNU School of Interdisciplinary Sciences and Arts, Hanoi, Vietnam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일상시뮬레이션, 현실을 편집하는 꿈을 꾸다 - <심즈> 시리즈를 중심으로

    <심즈>는 특정 대상의 생활을 시뮬레이션하는 소위 ‘라이프 시뮬레이션(Life Simulation)’ 비디오 게임 중에서도 대명사 격에 위치한 시리즈다. 현대적인 직업을 갖고, 퇴근 후 집안일을 하며, 때에 맞춰 공과금을 내야 하는 생활을 다루는 <심즈> 시리즈는 “가장 말도 안 되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비디오 게임으로 예화 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심즈> 시리즈의 디자이너 윌 라이트(Will Wright)는 최초에 <심즈>를 구상했을 때 이 게임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회사에 설득하기가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 Back 20 GG Vol. 24.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gHoon Majored in literature. Loves games and comics. The Sims 4 isn't really a favorite, yet has logged some 1,500 hours in it—unsure whether that's a source of shame or just funny. Also goes by the pen name Ttuibuchi.

  • 평화주의자는 게임에서 총을 쏠 수 있는가?

    ‘평화주의자는 게임에서 총을 쏠 수 있는가?’라는 문장은 매체를 통해 재현되는 전쟁의 문제, 윤리와 당위의 문제, 현실과 가상이라는 구분의 문제 등 다양한 층위의 함의를 지닌다. 이 글은 게임과 전쟁, 폭력에 관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 Back 평화주의자는 게임에서 총을 쏠 수 있는가? 25 GG Vol. 25. 8. 10. 나는 평화활동가다. 반전 집회를 조직하고, 무기 산업을 비롯해 전쟁과 군사화에 자본을 투자해 이윤을 얻는 전쟁수혜활동을 비판하며, 한국이 분쟁 지역과 독재 국가에 무기 수출하는 것을 감시하고 실효성 있는 통제체제 도입을 요구한다. 한편 게이머로서 나는 전쟁 게임을 즐긴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서든어택> 같은 FPS(1인칭 슈팅 게임)부터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같은 RTS(실시간 전략 게임), , <팬저 코어> 같은 TBS(턴 전략 게임), <리스크>, <임페리얼> 같은 보드게임까지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이런 이중의 정체성이 어째서 나에게 도덕적 모순을 제기하지 않는지 설명해보겠다. ‘평화주의자는 게임에서 총을 쏠 수 있는가?’라는 문장은 매체를 통해 재현되는 전쟁의 문제, 윤리와 당위의 문제, 현실과 가상이라는 구분의 문제 등 다양한 층위의 함의를 지닌다. 이 글은 게임과 전쟁, 폭력에 관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폭력적인 게임’이란 무엇인가? 폭력적인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폭력적·군사주의적으로 만드는가? 폭력적인 게임이 플레이어의 양심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무엇이 게임 속 폭력과 현실의 폭력을 구분하는가? ‘폭력적인 게임’이란 무엇인가? 게임이 그 자체로 혐오표현이자 폭력인 경우도 있다. 미국의 극우단체 국민동맹(National Alliance)이 2002년에 발매한 FPS <인종청소>에서 플레이어는 네오나치 스킨헤드나 KKK 단원이 되어 흑인, 유대인, 라틴 아메리카인을 학살해야 한다. 이 조악한 게임은 피해자들을 조롱하듯 마틴 루터 킹의 날인 1월 21일에 출시됐으며, 백인우월주의 상징 숫자인 14.88달러 [1] 에 판매됐다. 그러나 이 글에서 말하는 ‘폭력적인 게임’은 <인종청소>처럼 표현물로서 그 자체가 현실에서 정서적·문화적 폭력을 행사하는 게임이 아니라, 단지 매체로서 폭력을 묘사하거나 플레이어로 하여금 가상의 폭력 행위를 수행하게 하는 게임을 말한다. 이 두 범주가 칼 같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자는 혐오 표현처럼 사회적·역사적으로 억압받아 온 집단이나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는다고 거칠게 특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게임에서 왜 ‘가상 살인’은 허용되고 ‘가상 소아성애’는 허용되지 않는지에 대한 Luck(2009)의 설명과 맥을 같이 한다 [2] . 어떤 게임이 전쟁을 다루거나 ‘19금’이라는 이유만으로 플레이해서는 안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의 게임물관리위원회 같은 게임 심의 기구들은 게임의 전체 맥락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폭력, 섹스, 마약, 도박 등의 표현 수위에 따라 등급을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특정 게임이 해롭기 때문에, 평화주의자든 아니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게임이 해롭다고 말하려면, 단지 폭력을 묘사한다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예컨대 그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폭력적이거나 군사주의적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인종청소> 게임 플레이 영상 캡처 폭력적인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폭력적 · 군사주의적으로 만드는가?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를 둘러싼 많은 상반된 이론과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과 폭력 간의 연관성을 강하게 믿었던 이들이 진행한 초기 실험들은 여러 한계를 지녔으며, 문제를 보완한 후속 연구나 메타분석, 종단 연구들은 게임이 폭력에 영향을 준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 [3] . 오히려 어떤 연구는 폭력적인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착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부도덕한 가상 행위 [4] 에 대한 죄책감이 도덕적 감수성의 향상과 나아가 이타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5] . 게임이 이처럼 ‘윤리 교과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디스 워 오브 마인>과 <프로스트펑크>가 있다. 두 게임은 각각 전쟁과 기후재난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윤리적 딜레마로 플레이어를 몰아붙인다. 한편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폭력적으로 만들지는 않더라도, 군사적 세계관을 내면화하는 데는 영향을 줄 수 있다. Martino(2012)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군사화된 게임의 전형으로 본다. ‘군사적 아비투스(military habitus)’의 형태로 군사화(“사람이나 사물이 점차 군대의 통제하에 놓이거나 군국주의 사상에 종속되는 단계적 과정”)를 촉진하고, 플레이어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쳐 전쟁 선호 정서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6] . 게임이 직접적으로 폭력성을 증가시키지 않더라도, 위계질서에 익숙해지게 만들거나, 군사적 수단의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군국주의 선전 영화가 그렇듯, 일부 군사 게임도 폭력의 정상화(normalization)에 기여하고 교련 수업과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펙 옵스: 더 라인>처럼 폭력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게임도 존재한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케 하는 이 게임과 <콜 오브 듀티>를 구분 짓는 것은 플레이어에 의해 수행되거나 모니터와 스피커로 재현되는 가상 폭력의 수위가 아니라 맥락과 의도다. 군국주의 영화와 반전(反戰) 영화의 차이가 영상물 등급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덧붙여, 게임의 폭력성이나 유해성 논의는 대체로 FPS 내지 <배틀그라운드>, 같은 TPS(3인칭 슈팅 게임)에 집중된다. 그러나 어쩌면 일선 병사로서 전투를 수행하는 FPS나 TPS보다, 병사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휘관의 시점에서 전쟁을 재현하는 RTS나 TBS가 더 ‘해로울’ 수도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게임에 묘사된 폭력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재현되고 수행되는 맥락과 방식에 있다. 이것은 게임 플레이의 장단기적 영향에 대한 정량적 연구보다 게임 비평이 다뤄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이 같은 비평은 게임의 장르 구분이나 등급 심의에 대한 판단을 넘어, 개발자의 의도부터 게임이 나온 사회적 배경까지 개별 게임의 맥락을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스펙 옵스: 더 라인> 폭력적인 게임이 플레이어의 양심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한 동료 평화활동가는 20여 년 전 어느 날, FPS를 하다 참을 수 없는 어지러움과 두통을 느꼈다고 한다. 단순한 3D 멀미가 아니라, ‘병역거부자인 내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목표인 게임을 해도 되나?’라는 고민에서 비롯된 정신적 거부 반응이었다 [7] . 그렇다면 평화주의자는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같은 폭력적인 게임을 해서는 안 되는가? 앞의 질문이 사실과 진위 판단에 관한 것이라면, 이는 윤리와 당위에 관한 것이다. 특정 게임이 플레이어를 더 폭력적이고 군사주의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종청소>처럼 게임 자체가 폭력이 아닌 이상, 핵심은 게임 플레이가 개인의 윤리적 신념 내지 양심과 양립 가능한가 하는 문제다. 2018년 12월, 대검찰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판단 지침을 하달했다. 이 지침에는 FPS 게임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선 검찰은 지침에 따라 기소장에 병역거부자의 FPS 이용 기록을 적시했고, 이는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됐다. 2019년 6월,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서든어택> 등 FPS를 두 차례, 총 40여 분 이용한 병역거부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게임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접속 횟수나 시간에 비춰 보면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이 진실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8] . 그런데 바로 한 달 뒤인 2019년 7월, 대전지방법원은 다른 병역거부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입영을 거부한 이후에도 폭력성 짙은 게임을 한 점 등에 비춰보면 종교적 신념이 깊다거나 확고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9] . FPS 이용 기록이 판결의 유일한 근거는 아니었겠지만, 판결문에도 적시된 것을 보면 양심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게임 이용 기록이 과연 개인의 신념을 부정할 수 있을까? 폭력적인 게임 플레이를 진정한 평화주의자라면 할 수 없는 폭력 행사에 준하는 행위로 볼 수 있을까?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썸네일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마음가짐이다 게임은 가상 매체지만, 다른 매체들과 구분되는 ‘행위성(agency)’을 특징으로 한다. 소설 속 살육을 읽는 것과,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해 게임 캐릭터를 죽이는 가상 폭력을 행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게임 속 행위의 최종적인 책임은 게임이 아닌 플레이어에게 있다. 이는 사형 집행을 소재로 한 실험 게임 <엑시큐션>이 제기하는 도덕적 문제와도 일치한다. 1992년작 영화 <토이즈>에 이런 장면이 있다. 형으로부터 장난감 회사를 물려받은 전직 군 장성 릴랜드 지보는 장난감을 개조해 무기를 만들려는 전쟁광이다. 그는 오락실에서 탱크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며 적의 병력은 쏘지 않고 유엔 트럭들만 골라 파괴한다. 적의 탱크를 쏘면 300점, 헬리콥터를 쏘면 500점을 얻고, 유엔 트럭을 쏘면 1,000점이 감점되는데도 말이다. 이는 플레이어가 단순히 점수나 승리를 목표로 움직이는 자동 기계가 아니라, 자기 가치관에 따라 능동적으로 행위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게임은 고정된 텍스트가 아니며, 플레이를 통해 수용되는 상호작용적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령 특정 게임이 통계적으로 폭력과 군사화를 유발하더라도, 그것은 게임에 내재된 속성이기보다 게임이 개별 플레이어에게 수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면 평화주의자는 여전히 게임에서 총을 쏴선 안 되는가? 영화 <토이즈>의 한 장면 게임 플레이의 가상성과 연극성 폭력적인 게임 플레이가 평화주의 신념에 모순되는가라는 질문은, 게임 플레이의 ‘가상성’보다 ‘연극성’에 주목해야 한다. FPS에서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나 NPC(비플레이어 캐릭터)를 죽이는 행위가 폭력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가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가상 세계에서도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욕설을 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격투 스포츠나 BDSM 플레이는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지만, 이들을 게임과 같은 범주로 묶는 것이 연극성이다. 직접적·구조적 폭력이 해악인 이유는 그것이 누군가의 권리 실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무대(게임 공간)에서 배우(플레이어)들이 대본(합의된 규칙)에 따라 하는 연극(play)은 폭력이 아니다. 그것이 아무도 해치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있으며, 거기에 동의한 채 참여한다.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베트남 전쟁 당시 “어떤 베트콩도 나를 깜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며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누구도 알리가 직업적으로 사람을 때린다는 이유로 그의 전쟁 반대 신념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게이머는 한정된 가상 공간에서 합의된 규칙에 따라 한 행위로 양심을 의심받아야 할까? 게임에서 적 캐릭터를 죽이며 느끼는 성취감은, 사격 선수가 과녁을 맞췄을 때 기뻐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것은 폭력이나 폭력의 재현이 아니라, 난관을 극복하고 목표를 성취한 데 대한 반응이다. 폭력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놓인 맥락이다. 살인자 역의 배우나 권투 선수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듯, 플레이어는 죄가 없다. 게임에서의 폭력적인 행위가 현실 윤리의 배신은 아니다. 진정한 평화주의는 현실의 전쟁과 폭력을 멈추기 위한 고민과 실천이다. 그리고 게임이라는 가상의 체험은 오히려 그 고민을 더 깊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1] 14와 88은 각각 네오나치 은어로 “우리는 백인 민족의 존립과 백인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We must secure the existence of our people and a future for white children)”라는 슬로건을 뜻하는 ‘14단어’와 H가 알파벳의 8번째 글자라는 점에서 “히틀러 만세(Heil Hitler)”를 뜻하는 ‘HH’를 상징한다. [2] Luck, M. (2009). The gamer’s dilemma: An analysis of the arguments for the moral distinction between virtual murder and virtual paedophilia. Ethics and Information Technology 11 (1):31-36. [3] 유창석, 게임, 폭력, 범죄 연구의 타임라인, GG Vol. 14, 2023년 10월 10일.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9906eddb-0772-48e4-b3d0-6256f4accd17 [4] 피실험자들은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 콜드 워 크라이시스>의 변형된 버전에서 테러리스트(실험군)와 유엔 평화유지군(대조군) 중 하나를 플레이했다. [5] Grizzard, M.. et al. (2014), Being Bad in a Video Game Can Make Us Morally Sensitive,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2014 17:8, 499-504 [6] Martino, J. (2012). Video Games and the Militarisation of Society: Towards a Theoretical and Conceptual Framework. In: Hercheui, M.D., Whitehouse, D., McIver, W., Phahlamohlaka, J. (eds) ICT Critical Infrastructures and Society. HCC 2012. IFIP Advances in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vol 386. Springer, Berlin, Heidelberg. [7] 이용석, 폭력 게임이 폭력적인 사람을 만드나요, 폭력적인 사람이 폭력 게임을 하나요?, 전쟁없는세상 블로그, 2022년 12월 8일. http://www.withoutwar.org/?p=19647 [8] 한겨레, ‘살상게임’ 접속한 병역거부 여호와의 증인 신도 무죄, 2019년 6월 20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8621.html [9] 세계일보,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FPS 게임을 해?…‘병역법 위반’, 2019년 7월 16일. https://www.segye.com/newsView/20190716511591 Tags: 평화운동, 반전, 병역거부, 폭력성, 전쟁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활동가) 쥬 전쟁 게임을 즐기는 평화주의자. <인티파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세상을 바꾸다: 광장에서 국회까지>, <내 머릿속의 무지개> 등 반식민 투쟁과 비폭력 사회운동, 정신장애 임파워먼트 등을 주제로 보드게임을 만든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 게임의 문화적 존재론: 천출(賤出), 기술적 총아, 참여문화

    이 작품의 결말은 AR 안경을 쓰고 이루어지는 놀이와 장난스러운 일이 등장인물의 연애 관계를 넘어 트라우마를 발생시키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를 사용하는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 부모들은 AR 안경을 압수해버리려고 하는데, 이 때 주인공인 유코와 그의 친구들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한 번 그 세계에 몸담아서 그 세계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게임의 세계를 이미 경험해버렸기 때문에 이제 게임 이전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그렇다면 게임이 만들어 낸 달콤함과 고통 모두를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 Back The Cultural Ontology of Games: Lowborn, Technology's Darling, Participatory Culture 01 GG Vol. 21. 6. 10. Some ten-odd years ago, I had occasion to deliver a new-business pitch built around the keyword "metaverse" before the chairman of a major conglomerate—the kind of name you would recognize. It was the era when Second Life , the virtual world built by Linden Lab, was drawing attention under that very banner. The general manager from the conglomerate who was preparing the proposal alongside us kept giving our team the same warning: "The chairman truly detests games. He won't even let his own children play them. So our proposal for this new venture must never, under any circumstances, look like a game. In the presentation, we can't write so much as the 'g' in 'game.'" And yet—of all things—our concept was a fusion of a metaverse authoring tool in the vein of Second Life with an MMORPG along the lines of World of Warcraft , then at the height of its popularity. Because the chairman so disliked games, the core elements—the game mechanics and the like—were first swapped out for the phrase "fun factor," then for the English word "funness," and in the final version dropped altogether. The package was dressed up as a metaverse, of course, but here was software that plainly contained game-like elements designed to draw users in, and the fact that it could not be called a game was deeply ironic—and, at the same time, revealing of a double standard toward games. * Second Life . The mindset that wants to build a new platform like the metaverse and amass wealth from it, yet insists the platform's service must never be a game, belongs to the same logic that judges games and the act of playing them to be, by ordinary social standards, worthless and of no use. Latent in this aversion to games is the perception that games are culturally without value. Studies have shown that the more ignorant of games a person is, the more negatively they tend to regard them; yet this game phobia, crossing every generation and age group, has treated games as a fundamentally lowborn culture. Watching a film or listening to music counts as rest and as an investment toward the labor to come, while playing a game is dismissed as a waste of time. The many game regulations spearheaded over the years by politicians, the media, women's organizations, and religious groups—the Shutdown Law (a nighttime gaming curfew for minors), the cooling-off system, the proposed game-addiction bill, the move to register gaming addiction as a disease code—have done much to cast the game, as a new medium, as something at odds with established social values. Beneath the surface lies a mainstream society—politicians and media included—that is, in part, afraid of the younger generation who play these games. Korean society has long held up, as its ideology, an obsessive valuation of education and labor above all else.[1] It has therefore always made scapegoats of the various forms of popular culture that pull one's children and family away from the arena of study and work. If comics and animation were the scapegoats of the 1970s and '80s, then from the 1990s on—once games had settled in as a common form of popular culture among teenagers and twenty-somethings—national regulation and media criticism of games followed. Looking at what underlies this backlash, one can surmise that the reaction was so strong precisely because games had been more widely loved than other media. According to the 2020 White Paper on Korean Games , the game participation rate across the population reaches 70.5 percent.[2] Among them the rate for teenagers reaches 91.5 percent, with those in their twenties at 85.1, thirties at 74.0, forties at 76.6, and fifties at 56.8—showing that games are enjoyed across nearly every age bracket. The industrial growth and sheer scale Korean games have achieved since the 2000s have come to overwhelm every other category of cultural content. And yet the pride felt by those who work in the industry appears remarkably small. In May 2019, when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unanimously approved registering gaming disorder as a disease code, a range of opposing movements arose in Korea as well, led by the game industry, academia, and trade associations. One campaign raised at the time, unfolding mainly on social media, hoisted the slogan: "Games are not a disease. Games are culture." A pastime played by more than 70 percent of the population could hardly fail to be a form of popular culture—yet the campaign drew no broad support from game users online. This was because most of the industrial contribution of a sector with annual revenues exceeding 15 trillion won had been built on probability-based items (loot boxes) and enhancement systems. As the so-called "pay-to-win" system—where whoever pays more secures a more advantageous position—became the mainstream of the domestic market, the very users who had always sided with the industry over the Shutdown Law, the cooling-off system, and the game-addiction bill now turned their support into petitions demanding that the industry be regulated. Underlying this "games are culture" movement, led by industry, academia, and trade bodies, was a sense of grievance at having long been treated by society as a fundamentally lowborn culture. For in declaring "games are culture," the makers of games effectively conceded that, by common consensus, games had until then amounted to a culturally deficient form. Perhaps this inferiority complex surfaced because of the domestic industry's original sin: probability-based items and enhancement systems. But because most of the affirmative cases one could cite for games-as-culture were drawn from abroad, the claim won little echo even among game users, and ended as a movement internal to the industry. Still, I find myself wondering how things might have gone had the industry, instead of merely projecting resolve, responded with a little more composure. Had it acknowledged that outside perceptions of games were poor while also showing some willingness to reflect on the very things—probability-based items and the like—that keep games from being seen simply as culture, users would have regarded it far more favorably than they do now. Instead, two contradictory desires—to make money as money, and to be recognized as culture—became entangled, giving rise to the question: "Games are obviously culture, so why should we have to be recognized as culture by anyone?" That games became such a contentious medium owes, as Miguel Sicart has pointed out, to the fact that games carry rules that prompt action.[3] This prompting of action is at once the decisive difference that sets games apart from other media and the mechanism that, having induced an action, compels the player to fix attention on the next situation in the chain. Unlike other media, the game carves out—for the player—a gap of time and space for the player to enter, and has the player fill that gap. From the player's side, the time and space within the game become a stage one must step into, fill, and act upon. In this way games have created an environment that offers users a space to participate while drawing them into sustained immersion. * A scene from This War of Mine . The actions that occur within a game, moreover, are necessarily bound up with the appraisal of value. Because a game can induce its users to perform particular actions, it functions as a powerful persuasive medium, one that urges specific conduct. It is no accident that the past decade has seen a rapid rise in social impact games, which call on players to attend to a range of social problems. As is always noted in discussions of the genre, the examples are not only foreign ones like This War of Mine or Missing . At home, too, social impact games have been actively produced and have taken prizes at major indie game contests: the Unfolded series, which centers on the tragedy of the Jeju April 3 incident (the 1948 suppression and massacre on Jeju Island); 21 Days , a simulation of Syrian refugees trying to settle in Germany; and Pechka , which traces the life of Choi Jae-hyung, who led the independence movement in Russia's Maritime Province. As games' expressive power grows more refined, and as techniques for systemically persuading the player circulate among developers, the game is being reborn as the most effective medium for communicating with—and persuading—a new generation. To probe the question "Are games culture?" more closely, then, we first need to distinguish between "games" and "gaming." "Gaming" is the act of actually playing a game, but it is also a concept that encompasses the many activities appropriated around play—watching game streams on YouTube or Twitch, sharing information and impressions on game webzines, and so on. In other words, a game is in itself a cultural product carrying a certain value, and it is only through the process of gaming that it becomes a cultural mode of conduct. Before gaming became a universal cultural mode, it existed as an alternative to mainstream culture, within the bounds of a subculture epitomized by the otaku; but now, when more than 70 percent of the population takes part in playing, the game has become the single most representative popular medium of our time. In that process, to be sure, the tightly belonging subcultural identity once embodied by the otaku has loosened and weakened somewhat. With the arrival of online networked environments in video games, users became able to form communities within games and to sustain social activity, exchanging views in real time. Since the advent of the smartphone, such game-borne social activity has overrun the limits of time and space and is dissolving the boundary between work and play. Every day, tens of millions gather on YouTube, Twitch, and Discord to watch and debate one another's play and to produce entertainment of their own. Sandbox and metaverse platforms like Minecraft and Roblox teem with countless sub-games and missions made by users themselves. Recent gaming culture has steadily evolved away from the solitary, stand-alone game toward forms that draw out the user's active participation. As the recent metaverse boom flared up again, it brought to mind a Japanese animation I personally enjoyed, Den-noh Coil . Set around 2025–26 in the fictional Japanese town of Daikoku, the work follows the entangled fates of two schoolgirls who transfer there—Okonogi Yuko and Amasawa Yuko. Though made in 2007, it features, as if foreseeing the future, AR glasses that connect to the internet at any moment as a central motif. The story arrives at catastrophe: the games and pranks carried out through the glasses move beyond the characters' romantic entanglements to generate trauma and, in the process, to threaten the lives of those who use them. The parents try to confiscate the glasses, and at this point the protagonist Yuko and her friends offer a message of their own—that, having once dwelt in that world and come to know it, they cannot go back to how things were. Is our own life not much the same? Having already experienced the world of games, we can no longer return to the age before them. What remains, then, is only the task of enduring and accepting both the sweetness and the pain that games have wrought. * A scene from Den-noh Coil . Having stepped inside the game, can we ever step back out? [1] Lee Dong-yeon, "Who's Afraid of Games?," in Game Phobia (Seoul: Communication Books, 2021), 78. [2]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20 White Paper on Korean Games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 2020), 495–496. [3] Miguel Sicart, The Ethics of Computer Games , trans. Kim Gyeom-seop (Seoul: Communication Books, 2014), 6.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eong Yeop Lee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Culture & Contents at Soonchunhyang University. Researches game storytelling and game design as central concerns, and led the founding of the Busan Indie Connect Festival—a leading indie game festival—where serves as head of the jury. Also a juror for the Independent Games Festival (IGF), one of the most prestigious indie game events internationally. Books include Digital Storytelling (co-authored, 2003), Digital Games: A New Territory of Imagination (2005), Indie Games (2015), Stories Become Transformers (co-authored, 2015), Mario, Born in '81 (co-authored, 2017), The Theory of Games (co-authored, 2019), and Games Are Games: Game × Ecosystem (co-authored, 2021).

  • 게임의 문화담론 정착을 위한 발걸음, ‘게임제너레이션’

    1998년 이후 한국은 스스로나 해외로부터의 평가로나 자타공인 게임 강국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게임 강국 한국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다소 불균등한 지점이 존재하는데, 여기서의 게임강국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플레이’의 강국이라는 점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 Back 게임의 문화담론 정착을 위한 발걸음, ‘게임제너레이션’ 14 GG Vol. 23. 11. 5. 게임의 문화담론 정착을 위한 발걸음, ‘게임제너레이션’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그토록 많은 이들이 플레이하지만 왜 아직도 문화라는 말에 의문부호가 붙는가? 1998 년 이후 한국은 스스로나 해외로부터의 평가로나 자타공인 게임 강국으로 불려 왔다 . 그러나 게임 강국 한국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다소 불균등한 지점이 존재하는데 , 여기서의 게임강국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 플레이 ’ 의 강국이라는 점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 중 전세계적 흥행을 이끌어낸 게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적어도 2017 년의 ‘ 배틀그라운드 ’ 이전까지는 마땅한 작품을 꺼내들기 힘들었다 . 산업의 규모나 소비자시장에서라면 압도적일지 몰라도 , 씬을 대표할 특정한 타이틀 하나를 뽑아들기 어려운 형국은 e 스포츠 선수 풀이나 소비자 시장규모 , 제작산업 규모가 보이는 강세와 비교해볼 때 의아스럽다 . 탄탄한 소비자층과 시장을 보유하면서도 마땅히 내세울 타이틀이 드물었던 한국 게임계에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이 작용했겠지만 , 이를 하나로 통틀어 말해 본다면 아무래도 게임문화의 부재라고 부를 수 있을 어떤 상황일 것이다 . 게임을 잘 하고 많이 하지만 , 막상 그 게임을 두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저 수출액이 얼마 , 어느 대회에서 몇 위를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문화를 우리는 유의미한 규모로 가져 본 적이 드물다 . 그러나 디지털게임의 가능성은 산업적 규모나 플레이로서의 성취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 많은 게임들은 다른 예술장르처럼 인간과 사회 전반에 대한 밀도있는 통찰을 각자의 방식으로 담고 풀어냈으며 , 이를 향유하는 대중들은 작품에 담김 함의를 읽어내고 이를 다시 사회로 재환원시키는 과정을 거쳐 왔다 .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통틀어 문화라는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 충분히 발달한 게임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한국에는 게임을 문화로 소화할 인프라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 웹진 ‘ 게임제너레이션 ’ 의 시작은 바로 이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 노는 것을 터부시해온 산업화 일변도의 한국에서 게임비평은 쉽지 않았다 왜 게임을 문화로 다루지 못해왔는가 ? 이 질문에는 다양한 사회적 맥락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 한국 특유의 강한 교육열은 디지털게임 초기에 주대상이었던 청소년층으로 하여금 이 새로운 매체에 대한 손쉬운 접근을 불허한 바 있었다 . 학교와 정부 , 사회는 오락실이라는 공간을 불량청소년들의 집합지로 낙인찍었고 , 게임하는 이들을 사회낙오자에 준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 한참 산업화에 열을 올리던 8-90 년대에는 비단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노는 일은 시간의 낭비 , 게으름의 영역에 속했다 . 2000 년대 들어와서야 한국은 일주일에 이틀의 휴일을 얻을 수 있었고 , 직장 노동자들에게 질병이나 가정사가 아닌 이유로 휴가를 내고 쉰다는 건 게으름뱅이라는 낙인을 부르는 일이었다 . 노는 일을 터부시하던 급속한 산업발전기의 경험을 가진 한국인들에게 놀기 위해 장비를 사고 시간을 내야 하는 디지털게임이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었다 . 그러나 적어도 21 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놀이에 대한 터부는 과거와 같은 규모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주 5 일제의 도입이 오히려 여가부문의 산업을 촉진시키고 노동자로 하여금 충분한 휴식을 통해 더 나은 생산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 노는 일 playing 이 그저 쉬는 일 resting 이 아닌 , 또다른 의미의 창발성임을 터득한 바 있다 . 산업자본주의에서 이른바 인지자본주의 시대로 전환하면서 쏟아지는 고부가가치의 무형 콘텐츠산업의 중심은 언제나 노는 일이었다 . 영화를 보고 , 만화를 보고 , 음악을 즐기는 과정이 한국 산업의 중심을 차지함에 따라 노는 일의 중요성은 과거와 다르게 인식되었고 , 디지털게임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인식의 변화를 겪어 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다른 매체와 비교할 때 게임에서는 그 문화적 영향력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한다 . 여기에 개입하는 또다른 원인은 오랫동안 서브컬처의 영역에서 단지 ‘ 그들만의 이야기 ’ 로 치부되던 게임이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위치를 옮겼지만 여전히 담론장에서는 이를 소화할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있다 . 간단히 말하자면 , 평론의 부재다 . 음악 , 영화 , 미술 , 문학 등 기존의 많은 매체양식들이 예술 혹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일련의 씬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평론의 역할은 지대했다 . 작품의 의미를 해설하고 널리 알리며 , 완성된 작품을 단지 그 작품 하나만의 의미에 두지 않고 동시대와 과거 , 현재 , 미래를 엮으며 다른 모든 사회요소와의 관계망 속에서 다시 읽어내는 일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작품이 곧 우리가 사는 세계와 동떨어지지 않은 , 혹은 우리 자신이 투영된 어떤 모습임을 알게 되었다 . 만약 디지털게임에서도 이와 같은 평론의 장이 형성된다면 우리는 그때부터 비로소 게임문화라는 새로운 담론을 유의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 페다고지, 담론, 그리고 실천: 게임문화담론을 위해 필요한 방법들 2021 년 8 월 ‘ 게임제너레이션 ’ 이 첫 호를 내면서 선택한 주제가 그래서 ‘ 문화로서의 게임 ’ 이었다 . 그동안 한국에서 게임은 ‘ 게임은 문화다 ’ 라는 선언으로는 존재했지만 , 실천방안으로서의 문화적 개입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 게임을 문화담론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 우리는 문화입니다 !’ 라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로 게임을 중심에 두고 문화를 이야기하는 실천이다 . 그러한 실천을 수행할 장으로서 ‘ 게임제너레이션 ’ 은 만들어졌다 . 지난 14 개 호 동안 ‘ 게임제너레이션 ’ 은 디지털게임을 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 그리고 해야 하는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 네트워크 , 게임 결제와 같은 디지털게임을 구성하는 인프라가 얼마나 사회적 상황과 맞물리는지를 살펴보았고 , 과거의 게임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인 방치형 게임 , 온라인 / 오프라인의 구분이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 예술과 게임의 관계 , 게임이 가지고 있는 지역성과 같은 주제 뿐 아니라 ‘ 게임제너레이션 ’ 은 게이머 , 특히 그 중에서도 소수자들이 게임 안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 그리고 그런 소수자들은 오늘날의 디지털게임에 얼마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살피며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에 주목해 왔다 . 문화담론의 장 구축을 위해 ‘ 게임제너레이션 ’ 은 이러한 주제들을 다룸에 있어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접근하고자 했다 . 첫째는 ‘ 페다고지 Pedagogy’ 다 . 디지털게임에 대해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결과들을 취합하고 , 이를 일반 대중들에게 접근하기 쉽게 가공하여 대중화함으로써 전문지식에의 접근성을 높여 담론장의 기초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 둘째는 담론 Discourse 의 구축이다 . 다양한 전문가집단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각각의 디지털게임이 만들어낸 결과를 관찰 , 분석하고 , 이를 통해 비평이라는 방식으로 게임과 사회의 관계를 고찰하여 디지털게임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다 . 셋째는 실천 Implementation 이다 . 준비된 담론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자와 필진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게임비평공모전을 진행하고 , 새로운 필자 확보를 위해 폭넓은 연구결과들을 리뷰하며 동시에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트렌드와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북미 , 유럽 , 일본 , 중국 등의 주요 게임선진국과 네트워크를 구축 , 강화하는 작업을 ‘ 게임제너레이션 ’ 은 이어가고 있다 .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를 메꿔나가며 만드는 게임문화담론의 가능성을 위해 서브컬처로 오랜 세월을 지내 온 디지털게임이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마주하는 문화적 빈곤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 디지털게임에 대한 무거운 인문사회적 접근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성과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지 못하고 ,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함 많은 게임웹진들은 플레이 바깥에 존재하는 게임과 사회의 관계를 다루지 못한다 . ‘ 게임제너레이션 ’ 은 게임 담론이 가진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의 간극을 채워나감으로써 비로소 디지털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영역으로 안착시키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 ‘ 웹진보다 무검게 , 학술지보다 가볍게 ’ 라는 ‘ 게임제너레이션 ’ 의 슬로건은 곧 문화담론으로서 게임을 위치시키는 데 가장 시급한 방법론에의 선언이기도 하다 .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대담회] 같이 논다는 것의 의미: 골목에서 온라인까지

    우리는 이제 코옵을 장르로서 바라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장르로서 코옵의 핵심적 특성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코옵의 핵심 특성이 협업이라면, 협업과 경쟁은 완벽히 구분되는 것일까? 오프라인 코옵과 온라인 시대 코옵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 모든 게임 플레이 자체를 기본적으로 코옵이라고 불러야만 하는 건 아닐까? < Back [대담회] 같이 논다는 것의 의미: 골목에서 온라인까지 28 GG Vol. 26. 2. 10. 과거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같은 화면을 바라보며 버튼을 누르던 오락실의 기억부터, 온라인에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팀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코옵(Co-operation)의 의미는 다의적으로 확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헤이즈 라이트 스튜디오처럼 ‘코옵 게임'의 컨셉을 내세우는 게임사들도 등장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코옵을 장르로서 바라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장르로서 코옵의 핵심적 특성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코옵의 핵심 특성이 협업이라면, 협업과 경쟁은 완벽히 구분되는 것일까? 오프라인 코옵과 온라인 시대 코옵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 모든 게임 플레이 자체를 기본적으로 코옵이라고 불러야만 하는 건 아닐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 속에서, 이번 GG 대담에서는 게임연구자들이 만나 코옵 플레이의 역사적 변화와 감각적 차이를 짚으며 ‘함께 플레이한다’는 말이 어떤 조건과 전제를 포함하는지 탐색해 보았다. 오락실과 콘솔 2인용 게임으로부터: 오프라인 코옵의 원형적 경험 이경혁 편집장: GG의 대담회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제는 ‘코옵(Co-operation)’으로, 보통 코옵이라 하는 게임에 대해서 연구자나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 좀 어떤 감상을 갖고 있고 어떤 경험이 중요한 것인지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나보라 박사: 먼저 코옵의 정의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옛날에 우리가 오락실 2인용에 앉아서 게임한 것도 코옵이기도 할 텐데 둘이 협력을 할 때만 코옵이라 봐야 할지요? 경쟁형 게임은 포함이 안 될까요? 이경혁 편집장: 아무래도 Co-operation이니까 경쟁보다는 협력을 하는 게 전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들 오락실에서 해본 코옵 중에 기억나는 게임이 있으실까요? 이선인 평론가: 많습니다. 근데 제 시대에는 역시 <던전 앤 드래곤(DND) 2>가 생각이 나네요, 거의 안 하면 소외되는 수준이었어요. 이정엽 교수: 저희 때는 <더블 드래곤>, <골든 액스>, <보글보글> 그런 거 많이 했죠. 나보라 박사: 코옵에 준할 만한 것들은 오락실에서 해 본 기억이 나요. 요즘의 PC방 같은 공간에서는 코옵이 발생하는 경우가 없을까요? 이경혁 편집장: PC방 코옵도 충분히 가능하다 봅니다. <스타크래프트> 시대에 디펜스 류, 저글링 디펜스 이런 건 코옵이었어요. 여기까지는 우리가 코옵이라고 동의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3대 3 헌터 초보만”은 코옵인가 부터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요. 이게 코옵이라면 <리그 오브 레전드>도 코옵이 되는 셈입니다. 이정엽 교수: 그런데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부분적으로 코옵의 성질을 갖기도 하지만 먼저 ‘대전’이라는 차원이 들어가다 보니 코옵이라 부르지는 않는 듯해요. 공통의 목표를 향해서 PVP보다 PVE의 성격을 띨 때 보통 코옵이라고 많이들 얘기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같은 편이긴 하지만 라인이 서너 개로 갈라져 있고 각자의 라인을 책임지며 각자의 역할을 하는 거지, 상대방을 막 도와준다는 의미는 덜 부각된달까요? 메카닉 상으로 이 게임을 본다면 각자의 역할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네요. 이경혁 편집장: 즉 게임에 경쟁이나 대전적 요소가 들어간다면 협업의 속성보다 조금 더 상위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군요. 저도 <리그 오브 레전드>가 코옵이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점수가 팀 단위가 아니라 개인별로 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가 코옵이라고 부르는 게임들은 대체로 두 사람 사이의 경쟁이 완전히 없는 걸까요? 그렇다고 보긴 애매한 게, 게임 안에서도 간단하게 코옵을 하는 플레이어들 사이 대결을 시킬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아까 얘기하신 <더블 드래곤>의 경우 마지막에 두 플레이어를 싸움을 시키죠. 이선인 평론가: 코옵 개념이 애매한 게임 중에 하나가 <아이스 클라이머> 인 것 같아요. 둘 중 하나가 화면 위로 전진하면 나머지 하나가 죽는 구조다 보니 거의 ‘우정 파괴 게임’이라 불리는데, 기본적으로는 협업을 시키는 게임이긴 하잖아요. 이경혁 편집장: 무엇을 코옵으로 부르는지 논하려면, 메카닉 자체보다도 코옵 개념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따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제일 먼저 오프라인 코옵과 온라인 코옵의 특성을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옛날 코옵'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코옵과 온라인 코옵은 서로 같을까요, 다를까요? 이정엽 교수 : 옛날의 코옵부터 얘기해 보면, 일단 기본적으로 한 장소에 있어야 되니까 주로 오락실이나 2인용 가정용 게임기가 있는 집에서 게임을 했고.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대체로 학교 친구나 형제자매 같이 현실 속에서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았죠. 반대로 대전의 경우 오락실에서 하게 되는데,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예외도 있었지만 보통 모르는 사람과는 코옵을 잘 안 했던 것 같아요. 오락실에서 모르는 사람과 를 하려면 최소한 ‘같이 하실래요?' 정도의 인사나 제안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좀 뻘쭘하잖아요. 이경혁 편집장: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저도 1인용을 하던 시절,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옆에서 2P에 돈을 넣고 하는 걸 보고 부담스러워서 오락실을 나간 적이 있어요(웃음). 생각해 보면 대전 액션(에서의 조인)은 어떤 예절이 필요가 없고 동전 넣고 들어가서 이기면 내가 먹는 게 당연했죠. 하지만 PVE 아케이드 게임은 그렇지 않았는데 그 차이가 뭐였을까요? 이선인 평론가: 대전 액션의 핵심적 경험은 누군가가 내 상대를 해줘야지 연장되는 것인데, PVE 아케이드에서의 게임들은 결국 누가 (2P로) 들어오면 나의 경험을 해칠 수 있는 거잖아요. 나의 게임에 들어와서 잘해주면 다행인데 잘해줄 거란 보장도 없고 설령 잘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보니 내 경험이 파괴된다고 느끼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정엽 교수 : 그런데 <신야구(스타디움 히어로)> 같은 게임은 대전시에도 따로 매치를 해서 들어갔던 기억이 나거든요. 즉 대전도 예전에는 알고 있는 사람과의 대전이 일반적이었다가 모르는 사람과의 대전 개념이 생긴 게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보편화되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스파 2>가 나올 때 그게 굉장히 센세이션했던 기억입니다. ‘옛날 코옵’의 복원을 꿈꾸는 ‘요즘 코옵’,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작품들 이정엽 교수 : 최근에 나오는 코옵 이야기를 해 보자면, 아마 <스플릿 픽션>과 <잇 테익스 투>를 만들었던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올 것 같긴 합니다. 사실 헤이즈라이트는 <브라더스>나 <웨이 아웃>을 통해 그 전부터 코옵을 해왔는데, 전체적으로 작품들이 게임 메카닉상으로 엄청나게 발전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어요. 기본적으로 코옵 메카닉은 한쪽이 뭔가를 하면 다른 한 쪽이 거기에 대해 반응을 보여주어야 인터랙션이 완성되는 형태를 비슷하게 계속 쓰고 있다고 보여요. 그런데 그 이후 이들의 게임에서 무엇이 발전했는지 생각해 보면 바로 ‘내러티브’ 같아요. 예를 들면 처음에는 형제의 얘기였다가 두 번째는 같은 동료, 그 뒤에는 부부, 같이 글을 쓰는 작가 이런 식으로 시리즈 안에서 일종의 메타 서사 같은 느낌으로 서사가 발전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기존의 코옵은 승패가 분명하고 뚜렷한 형태의 목표가 있고 아케이드 안에서 서사가 그렇게 뛰어나진 않은 게임 위주였던 것 같은데, 이들이 코옵이라는 메카닉 안에 기존에 시도되지 않던 형태의 서사들을 넣어서 그 안에서 협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코옵의 의미와 형태를 바꾸지 않았나 싶어요. 그게 진화라면 진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선인 평론가: 제가 이번에 GG에 관련 글을 쓰는데, 헤이즈라이트의 전략은 배제적 방식을 쓴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이들이 배제하는 플레이 첫째가 AI를 이용한 1인 플레이를 금지하는 거였어요. TT 게임즈에서 만든 <레고 비디오 게임> 같은 경우도 2인이 풀어야 하는 퍼즐을 혼자서 플레이하면 AI가 자동으로 도와주는데 이 부분을 파기한 거죠. 둘째는 랜덤 온라인 매칭을 없애서 오히려 모르는 사람과는 절대 게임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겁니다. 전적으로 플레이어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게임이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아까 정엽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서사의 기능과 두 플레이어의 관계성이 만나는 지점 같아요. 이정엽 교수: 그렇죠. 저는 <스플릿 픽션>은 아들과, <잇 테익스 투>는 아내와 플레이했어요. 본래 관계가 이미 있는 사람들끼리 매칭을 시켜준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인 연결고리를 계속 맥락상으로 게임 안에 위치시키려는 전략 아닐까 해요. 제약을 많이 거는 거니까 그런 게 재미있는 부분이죠. 나보라 박사: 혹시 헤이즈라이트가 코옵에 천착하는 이유에 대해 따로 밝힌 바가 있었나요? 이정엽 교수 : 제가 알기로 디렉터가 원래 게임을 만들던 사람이 아니고 영화계에서 시나리오를 쓰던 분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시나리오의 초점을 맞추어 놓고 코옵의 메카닉도 이런 관계들과 매칭될 수 있게끔 맞춘 것 같아요. 이런 걸 보면 코옵에서 사실 (메카닉의 새로운) 방식을 더 이상 생각하는 게 어려운 것인데 그런 와중에 내러티브를 돌파구로 찾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보라 박사: 말씀을 들으면, 헤이즈라이트는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이나 메커니즘을 가지고 노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원래 (제작자가) 가졌던 어떤 영화적 시각을 토대로 게임이라는 매체를 활용한 느낌으로 들리네요. 역사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처음 <퐁>처럼 2인용을 기획한 형태의 게임이 나오다가, 기계의 성능이 올라가면서 1인용 플레이가 메인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여전히 2인용 게임들이 유지되면서 코옵 형태의 게임도 등장했을 것이라 예상하게 됩니다. 헤이즈라이트 이전에 코옵을 시도했던 게임은 어떤 의도로 만들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예를 들어 경쟁형과 달리 코옵형 게임은 게임 바깥에서 볼 때 어떤 비즈니스 모델상의 이점이 있었을까? 아니면 플레이 내적으로 봤을 때도 경쟁과는 달리 얻을 수 있는 뭔가가 있을 텐데 그건 무엇이었을까요? 이정엽 교수: 사실 오락실에서 코옵하게 되면 플레이 시에 쓰게 되는 동전의 개수가 더 많아지긴 합니다. <천지를 먹다> 같은 게임을 하면, 내가 동전 하나 넣어서 한 판을 플레이할 때보다 4명이 모여서 4배씩 넣을 때 게임 기대치도 4배 이상이었던 것 같아요. 혼자일 때보다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치가 있었고 실제로도 같이 플레이했을 때 재미가 배가됐구요. 이경혁 편집장: <라이덴> 같은 게임은 주로 1인용 게임인데, 코옵을 하면 비행기 2대를 겹쳤을 때 추가 총알 효과가 나오는 혜택이 있잖아요. 그 이유가 기계 한 대에 1명보다 2명 분량의 동전이 들어가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일 겁니다. 즉 혜택을 더 줘서 플레이가 길어지더라도 수익률 이득을 위해 코옵을 시키는 게 좋은 거죠. 그래서 코옵은 하나의 기기가 돌릴 수 있는 시간당 수익률을 올리는 방향으로 의도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선인 평론가: 코옵을 할때 플레이어들이 잘 인지하지 못했던 함정이 있는데, 사실은 이런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에는 플레이어 수에 따라서 난이도 증감률이 있습니다. 문제는 제곱으로 올라간다는 것이지만요(웃음). 나보라 박사: 같이 한다고 쉬워지는게 아니고, 협조하니까 더 힘들어지는 역설적인 구조네요(웃음). 이경혁 편집장: 물론 상품적인 측면만으로 코옵을 다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어깨를 맞대고 하는 코옵의 즐거움이 따로 있을 겁니다. 기존의 코옵은 어깨를 맞댈 수 있을 만큼 친한 사람의 관계여서 가능한 즐거움이었다면 헤이즈라이트 시대의 코옵은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같이 한다는 것’의 의미 자체도 온라인 이전과 이후로 달라지지 않았나 싶거든요. 이정엽 교수: 이를테면 MMO 안에서 공대나 레이드를 꾸릴 때, 초기에는 정말 길드 안에서 무작정 사람을 모으는 방식이라 공대를 위해서는 먼저 직업 얘기부터 하고 각자 잘하는 것들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한 30분 정도 있었죠. 그래서 실은 공대를 꾸리는 과정 자체도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자동 매칭을 시켜주니 재미가 덜한 느낌이 있어요. 이경혁 편집장: 자동 매칭도 있고 전처럼 직접 유저를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아이템 평균 레벨이나 클리어 업적이 얼마고, 토익 점수같이 스펙처럼 계량화가 되는 부분이 있죠. 이런 얘기가 ‘온라인을 베이스로 이제 우리는 어떤 소통이 더 가능할까’라는 얘기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온라인을 통해서 정보는 확실히 거리에 상관없이 실시간 연동되지만, 반대로 우리 게임 세계에는 온라인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정보를 갖고 있는 네트워크라는 게 있다는 걸 재발견할 기회도 생기는 듯 해요. 예를 들어 나보라 박사님과 제가 원거리에서 <웨이 아웃>을 그냥 같이 하는 것과 디스코드를 열어 놓고 하는 건 다르죠. 디스코드로 우리의 대화를 보면 게임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 다른 얘기도 엄청 하거든요. 단순히 청각 레이어가 하나 더 들어갔을 뿐인데 거기에 또 다른 (네트워크의) 레이어가 하나 더 들어가는 거죠. 다른 예시로 저와 연우 씨가 앉아서 <스플릿 픽션>을 같이 한다면 물리적 공간이 가까우니 디스코드에서의 딜레이조차도 사라지고 더 추가되는 맥락들이 있을 겁니다. 즉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코옵과 가까이에서의 코옵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헤이즈라이트의 코옵은 옛날 우리가 겪었던 그 코옵의 재현은 아닌거죠. 나보라 박사: 인터넷이 생기면서 예전에 아케이드 시절에 실제로 어깨를 부딪히면서 하던 직접적 코옵 경험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여러 형태로 확장됐잖아요. 같이 게임할 수 있는 사람들의 규모도 커졌고 생판 모르는 사람하고도 친해져서 게임을 할 수 있고. 그러다가 지금은 사람들이 그런 네트워킹을 번거롭게 여기면서 다시 그 과정이 자동화돼 버리고 생략되는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와중에 헤이즈라이트라는 스튜디오는, 온라인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오프라인에서의 그 어떤 끈끈했던 관계성을 살리고 싶어 하고 그걸 추구하려는 개발사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온라인 시대 코옵의 다양한 형태와 관계의 재구성 이정엽 교수: 요즘 유튜브 게임 라이브 방송을 보면 플레이할 때 옆에서 같이 댓글들을 치잖아요. 그 댓글의 느낌이 마치 우리가 오락실에서 예전에 했던 코옵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그 느낌을 1대 1로 직접적으로 하기보다 아예 사회적으로 틀거리가 만들어져 있는 방송 채널에서 익명성을 담보한 상태로 하는 것이고, 굳이 누군가와 사회적인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으나 경험은 왁자지껄한 느낌으로 소비했으면 좋겠다는 방식의 생각들을 많이들 하는 것 같아요. 즉 지금 세대가 (과거) 코옵의 느낌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돼 있다 보기는 어렵고, 나름대로 코옵과 비슷한 형태의 사회적 느낌을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발설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매체나 형식이 좀 다를 뿐이지요. 이경혁 편집장: 게임 라이브 채팅창은 옛날 오락실에서 동네 꼬마들이 옆에 앉아서 ‘아저씨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요 제가 깨 드릴까요?' 이런 느낌 아니에요? (웃음) 아주 넓은 의미로 코옵을 얘기한다면 오락실에서 옆에서 그거(훈수) 하는 것도 코옵이네요. 이정엽 교수: 당시에도 그런 게임들 할 때 보면 옆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동네 형들이 대체 어떤 기술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지 지켜보는 것 자체가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이 맥락은 사실 기존에는 코옵보다는 ‘보는 게임’의 맥락으로 많이 해석되곤 했죠. 이걸 코옵의 맥락으로 가져와서 잘 섞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옵의 형태를 극단적으로 주장해 보자면 인터넷 라이브의 형태로도 간다고 얘기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요즘은 라이브 중에 왼쪽 길로 갈지 오른쪽 길로 갈지, 누구를 살릴 것인지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받기도 하잖아요. 다들 투표만 하는 게 아니라 되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요. 이정엽 교수 : 그렇죠. 같은 게임을 보면 실제로 컴퓨터를 만지는 사람은 한 명인데 주변에 다른 사람이 매뉴얼을 보고 뭘 하라고 도와주지요. 플레이어와 비 플레이어간 비대칭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형태의 비대칭도 코옵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진짜 코옵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을 보고 무엇을 누르라고 일러주는 사람이 따로 없으면 게임 자체가 성립을 안 하고, 혼자서 플레이할 때 매뉴얼을 보고 자신이 그냥 입력을 해버리면 답안을 다 보고 찍는 셈이 되는 거니까 게임 자체가 재미 없어지게 되니까요. 이선인 평론가: 얘기를 듣다 보면 희한하게 느껴지는 게, 온라인으로서의 연결이 이상하게도 어떤 직접적인 협응은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방금 말씀하신 부분 같은 간접적인 협응은 오히려 되게 잘 작동한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데스 스트렌딩> 같은 게 대표적이지요. 그것도 코옵으로 보게 된다면 온라인적 특성이 강화되면서 실시간적 직접적 협응보다는 간접 협응이 더 강해지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정엽 교수: 온라인으로 맺어졌다고 해도 완전히 단절은 아닌 게, 모바일 <포켓몬 고>를 할 때 레이드 매칭을 쉽게 해주는 형태의 ‘포켓 레이드' 같은 앱들이 나오고 있어요.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전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빨리 친구를 맺어서 그룹화하는 과정을 지원해 주는 앱이에요. 그래서 실제로 레이드가 끝나면 친구를 바로 끊기도 하고 안 끊기도 하는데. 저는 레이드를 돌다 맺어진 친구들과 깊은 소통은 아니지만 계속 선물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 놓아서, 다음에 규모가 더 크고 익명으로 사람을 모아 가기 어려운 레이드를 뚫어갈 때 도움을 받곤 해요. 그들과 실제 대화도 자동번역 시스템으로 간단한 말만 주고받은 적밖에 없지만, 그 친구가 온라인에 들어와 있을 때는 바로 ‘우리 같이 누구 잡으러 갈까’ 이런 느낌이 들거든요. 그 친구가 들어와서 나를 초대하기도 하고 제 초대를 그가 받아주는 확률도 높고요. 이런 건 아주 진한 유대관계는 아니지만 가느다란 형태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관계죠. 그래서 모르는 사람과 플레이하지만 제가 맺었던 관계가 코옵이냐라고 물으면 저는 코옵이 맞다고 생각이 돼요. 이경혁 편집장 : 저는 정엽 선생님과는 반대 입장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이라는, 데이터만을 전송하고 주고받는 환경에서 이룰 수 있는 관계가 새로 구축되면서 그 이전에 어깨를 부딪히던 코옵에서 있었던 관계를 우리는 아예 말할 수 없게 된 것은 아닌가 싶거든요. 이 관계가 어떻게 보면 기존보다 얄팍해졌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은데, 온라인 네트워크 이후에 지배적인 환경이 된 변화로 볼 수 있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이정엽 교수: 게임 시스템들이 서로 깊은 관계를 못 맺도록 그걸 계량화시키는 부분이 있지요. ‘포켓 레이즈’도 결국 똑같긴 해요. 유저들끼리 서로 타이핑으로 대화할 수야 있지만 지금 당장 빨리 몬스터 하나를 잡아야 하는데 거기서 무슨 채팅을 치고 그러겠어요. 사실 상호관계의 지원이야 현재의 게임이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거고, 또 음성 채팅까지 넣을 수 있겠지만 그런 관계의 구축이 되지 못하는 것은 게임이 인터페이스적으로 사람과 사람 간의 사회적 교류를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래서 게임을 (협업보다는 각자) 빨리 플레이해서 어떤 소기한 목적을 이룰 수 있게끔 하는 힘이 되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환경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에 헤이즈라이트가 집중하는 그 코옵이 우리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지금의 어떤 데이터로 거래되는 베이스의 게임 내 관계는 코옵이 아니야,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코옵의 재미는 여기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지금 같은 익명 베이스의 랜덤 매칭으로 돌아가는 게임 환경에서 모르는 사람과 게임을 해봐야 재미가 없다라는 컨셉으로 익명의 랜덤 매칭을 배제했다는 게 큰 차이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이 게임 시리즈를 보면 매번 가슴이 약간 짠한 구석이 있어요. 노스탤지어를 느끼기도 하고요. 이선인 평론가: 그렇다면 노스탤지어가 처음부터 없는 사람들은 이 게임을 어떻게 느낄까요? 이정엽 교수: 아들이랑 <스플릿 픽션>을 했다고 했었는데, 제 경우 게임 서사가 어려운 편이다 보니 아들이 그 서사를 완전하게 다 공감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게임을 하면서 ‘아빠 여기서는 이렇게 해야 돼' 하면서 저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좋아진 건 있어요. 나보라 박사: 저 같은 경우 남편이나 아들과 <마리오 오딧세이> 같은 게임을 참 많이 했거든요. 헤이즈라이트와는 또 다른 형태의 코옵이 거기에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경혁 선생님 이야기와 연결될 수도 있겠는데 게임이 ‘게임 디자인’과 ‘게임 플레이’의 영역이 나뉘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어떤 디자인의 게임이든지 간에 근본적으로 플레이의 영역은 코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게임 디자인 자체는 서로 때리고 죽이는 게임일지라도 플레이하는 영역에서는 사실은 ‘야 왼쪽 쳐봐 오른쪽 쳐봐’ 이런 식의 플레이가 일어날 수 있는거죠. 즉 게임의 플레이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Co-operative한 성격을 가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현 단계 코옵의 두 가지 방향성 이정엽 교수: 예전에 세가에서 나온 <버추어 스트라이커>라는 축구 게임을 하면서 ‘왜 축구 게임은 한 명의 플레이어가 여러 명의 선수를 동시에 컨트롤하지? 각자 한 명의 선수만 컨트롤하면서 22명의 플레이어가 같이 하는 축구 게임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아마 과거엔 기술적 한계가 있었겠지만, 사실 요즘의 코옵도 대체로 최대 플레이어 수가 4-5인 정도고 그 이상은 잘 못 본 것 같거든요. 즉 우리가 게임이 발전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표현하지만 전부 보면 1인이나 2인 플레이 중심으로 빠른 랜더링이나 품질들을 높이기 위한 형태의 기술적 발전에 초점을 맞췄지 실질적인 메카닉 차원에서 여러 명의 협업을 동시에 하는 게임들을 지원하는 데까지는 발전하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다들 어떠세요? 나보라 박사: 그건 꼭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휴대폰 연락처가 천 명이 넘어가도 결국 자주 연락할 수 있는 인간의 수는 정해져 있는 것처럼, 인간이 기본적으로 의미 있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대의 수라는 게 한정될 수밖에 없는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요? 이정엽 교수: 실제로 그런 형태의 인터페이스가 지원되는 게임이 만들어질 경우, 상용화는 어렵겠지만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만 집중적으로 돌리면 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그래서 <스타크래프트>가 출시 당시 8명까지 동시에 대전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그 8명이 모였을 때의 경험, 플레이어 수 자체가 주는 어떤 베리에이션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저는 1대 1일 때 <스타>가 그렇게 재밌지 않았는데 4대 4가 되면 왁자지껄한 느낌도 들고 코옵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이경혁 편집장: MMORPG에서의 PV 레이드도 비슷합니다. 제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40인팟 공대장을 해 보니 분명히 짜릿한 순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와우가 정원을 결국 25명으로 줄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알겠더라구요. 공격 들어가기 전에 전투 준비 체크를 누르면 40명 전원에게 모두 ‘준비되셨습니까?' 메세지가 가고 응답을 받아야 되는데, 정말 40명이 한 번에 다 바로 동의한 적이 없어요(웃음). 진짜 미쳐버리겠더라구요. 다인 플레이에서 컨트롤되는 범주라는 게 한계가 있다는 걸 이젠 모두가 아는 것 아닐까요. 즉 여러 사람이 게임을 함께 했을 때 재미라는 게 원천적으로는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이미 디지털 게임 이전에 어렸을 때 같이 놀면서도 다 알고 있었고요. 그래서 22명의 축구 선수를 뛰게 만드는 게임도 요즘 기술로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인 차원의 문제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이선인 평론가: 우리가 계속 게임에 함께할 수 있는 플레이어 숫자 이야기를 했잖아요. 근데 이게 일정 숫자를 넘어가면 사실 그때부터는 플레이가 아니라 거의 '페스티벌'인 것 같습니다. 한 4명까지는 아폴론인데 8명쯤 넘어가면 이제 디오니소스예요(웃음). 그래서 아곤이랑 알레야가 없고 일링크스밖에 없습니다(웃음) 혼란스러운데 사실 그 재미로 노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플레이어 숫자가 늘어나면서 그 재미가 되게 그라데이션으로 변하죠. 그러나 디지털 공간은 어쨌든 계산된 놀이 공간인 거고, 혼돈이라는 것을 허용하기 어려운 규칙이 있다 보니까 40인팟에서 25인팟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코옵 얘기로 돌아가면 이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요. 그 밖에 있는 계산되지 않은 형태의 커뮤니케이션들이 배제된 상태에서의 재현이 디지털 코옵인 건 아닐까요. 다만 그것이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어떤 디지털 게임의 한계로 이해되기보다는 오히려 확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나보라 박사: 그러니까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두 가지 코옵의 방향성이 열린 셈인데요. 하나는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처럼 오프라인 시대의 코옵의 특성을 다시 살려보려는 방향성이 있는 거고, 다른 하나는 Co-operative한 것을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확장하려는 방향이 있는거고, 이렇게 코옵이라는 것이 구축된 것이 아닐지요. 그래서 전자는 코옵이라는 장르를 딱 잡고 나가는 거고, 후자의 경우 코옵이라는 장르로 분류하지는 않겠지만 스스로를 어쨌든 온라인이라는 세상 속에서 확장된 코옵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우리가 물리적 세계에서는 한 50년 이상의 인맥을 관리하기 힘든데 온라인의 경우에는 어쩌면 더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실험을 해 왔던 것이고 그 예시 중 하나가 아까 말씀하신 MMO 시대의 레이드가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정엽 교수: 우리가 디지털 코옵의 시대로 가면서 인터랙션을 다양하게 주기보다 계량화, 간소화를 통해 게임 플레이에만 집중하게 한다는 얘기를 했었지요. 그게 어떻게 보면 제약을 많이 두는 셈인 건데 제약 자체가 늘 코옵을 방해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전에 서로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게임을 했을 때, 어떤 유저에게 도움을 받아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서 필드 위에서 이렇게 하트 모양으로 열심히 걸었던 적이 있어요. 그게 제약 속에서 제가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던 방식인데, 제약을 계속 걸면 그 안에서 주어진 제약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를 표현하려고 하는 게 또 인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디지털 게임 시스템이 주어진 시간 안에 빠른 형태의 게임 플레잉을 유도하고 있지만, 플레이어들이 항상 거기에 맞춰서만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라 삐져나와서 자기만의 전유를 하는 느낌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도 코옵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매력 같습니다. 아까의 유튜브도 그런 식의 효과 같거든요. 그게 같이 있다는 느낌 혹은 공동의 어떤 목표가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공유하게끔 만드는 거라서. 그래서 저는 최근의 게임 디자이너들이 그런 사례를 잘 활용해서 약간의 숨통을 틔어주는 커뮤니케이션적 요소들을 잘 활용하면, 지금 이렇게 계량화된 게임 세계 안에서도 플레이어들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이경혁 편집장: 정리해보면, 어쨌든 제작자건 플레이어건 모든 사람들에게 ‘같이 하는 게임이 매우 재미있다’는 전제는 동일한 것 같아요. 다만 말씀하신 대로 그 같이 한다는 즐거움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서 제작자들 각자의 해법이 있는 거죠. 예를 들어 헤이즈 라이트는 아까 얘기한 대로 우리가 생각했던 그 코옵을 추구하고, MMORPG나 기타 협동 게임들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협업을 추구하는 것이고요. 제작자들의 입장이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은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모여서 방송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방식으로 재밌는 걸 해 나가는 입장인 것 같고요. 그 중에 우리가 이야기하는 ‘코옵’이라는 건 하나의 장르로서 이야기되는 어떤 한 지점일 것이다, 정도로 개인적인 정리를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각자가 나름의 방식대로 코옵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하셨으리라 생각하며 대담회를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Tags: 코옵, 이경혁, 나보라, 이정엽, 이선인, 헤이즈라이트, 잇테익스투, 웨이아웃, 스플릿픽션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연구자) 김지수 문화와 지식, 공간과 학술 장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합니다. 게임의 역사와 게이머의 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모든이에게 게임을! 국립재활원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 인터뷰

    그 중에서도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자립생활지원기술연구팀은 보조기기의 국산화를 위해 2020년부터 노인·장애인 보조기기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경제적 가치 부문과 사회적 가치 부문으로 나뉜다. 전자가 개인이 부담하기에 지나치게 비싼 해외 보조기기를 국내에서 연구개발하고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라면, 후자는 장애인과 노인에게 꼭 필요한 보조기기 수요를 공모를 통해 파악하여 수요자와 함께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유하는 프로젝트이다. < Back 모든이에게 게임을! 국립재활원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 인터뷰 04 GG Vol. 22. 2. 10. 필자는 약 반 년의 기간 동안 “그레이 게이머 연구”에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50대에서 70대를 망라하는 노인 게이머들의 게임 경험을 청취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60대 할머니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들었던 이야기였다. 평소 둔하고 무딘 손가락 때문에 애니팡 같은 쓰리매치 게임을 할 수 없었던 그 분은 펜슬이 달린 갤럭시 노트로 핸드폰을 바꾸면서 펜으로 꼭꼭 집어가며 원래는 할 수 없던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즐거워하셨다. 이 일화가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노년 게이머는 게임이 싫어서, 또는 게임의 재미를 몰라서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게임을 하는데 있어 자신의 신체에 잘 맞는 도구가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 주목하여 모두가 플레이 가능한 게임을 위해 게임 보조기기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번 지면에서는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뇌병변 장애인을 위한 게임 보조기기를 개발한 국립재활원의 보조기기 개발팀을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대해 나눈 대담을 소개할 예정이다. Q: 국립재활원과 보조기기 개발팀의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일반 병원이 사고를 당한 환자들의 치료에 중점을 둔다면,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은 사고에서 장애를 가지게 된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보조기기는 필수이다. 그 중에서도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자립생활지원기술연구팀은 보조기기의 국산화를 위해 2020년부터 노인·장애인 보조기기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경제적 가치 부문과 사회적 가치 부문으로 나뉜다. 전자가 개인이 부담하기에 지나치게 비싼 해외 보조기기를 국내에서 연구개발하고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라면, 후자는 장애인과 노인에게 꼭 필요한 보조기기 수요를 공모를 통해 파악하여 수요자와 함께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유하는 프로젝트이다. * 노인·장애인과 함께 보조기기를 개발하는 국립재활원 열린제작실 전경 Q: 기존에도 재활을 위해 게임이 사용되는 사례가 있지 않았나? 그러한 “재활 게임”과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재활 게임은 재활 과정 자체를 좀 더 쉽게 거쳐갈 수 있게 고안된 기능성 게임이다. 재활을 위해서는 같은 동작을 수백 번씩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을 좀 덜 지루하게 해낼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재활 게임이다. 반면,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에서는 장애인들이 게임 플레이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즉 ‘레저’의 의미에서의 게임을 위해 보조기기를 개발하였다. * 보조장비를 만들기 위해 열린제작실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들. Q: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과 성과를 소개해달라.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는 2020년 말 뇌병변장애인(장애가 심한 뇌성마비)의 어머님 다섯 분이 “장애인도 게임할 수 있나요?” 라는 신청을 함께 해 주셔서 시작하였다. 그 이후 자조모임의 형태로 뇌병변장애인과 가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보조기기를 개발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회의, 워크숍과 사용성평가 등을 진행하면서 각 신청인에게 적합한 형태의 보조기기를 개발, 개조하였다. 특히 모임에서 집중하였던 것은 조작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기존의 게임과 컨트롤러는 뇌병변장애인이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다. 따라서 이들에게 적합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데 집중하였다. 간단한 조작으로도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독자적 컨트롤러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물론 개발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장애인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호자나 활동지원사들이 그에 맞는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데, 그분들부터 게임 플레이에 익숙해져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의 성과를 취합한 결과 게임접근성 보조기기 12종(개발 10종, 개조 2종)을 개발하였고, 활용 매뉴얼 책자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다’를 발간하였다. 책자는 추후 pdf파일 형식으로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게임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성취감을 얻고 간접경험을 얻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게임플레이가 장애인의 사회 복귀와 적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야 말로 가장 큰 발견이자 수확이 아닐까. * 장애인의 기능수준을 고려하여 다양한 조이스틱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조작을 할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 출처: 국립재활원 공식 유튜브 *게임 컨트롤러의 실물. Q: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게임 접근성에 보다 주의를 기울일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 앞서 사업 성과에서 소개했듯, 장애인들에게 있어 게임은 성취감을 주고 간접경험을 제공받으며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장애인이 한 명의 인격체로서, 또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해 게임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굉장히 크다. 게임을 하다 보면 컴퓨터를 해보고 싶고, 그러다 보면 직업 훈련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영어를 배우기를 원하는 등, 게임으로 쌓이기 시작한 성취의 감각은 연이어 쌓여나가 삶에 대한 의지로 형태가 변한다. 또한 게임 접근성의 문제는 노년 게이머 문제 와도 결부되어 있다. 지금의 젊은 게이머들 또한 나이가 들 것이다. 노화에 따른 반응속도의 저하와 시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대비하여 게임을 조작하는 플레이어가 처한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상상하고 그것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낼 상상력과 기술이 지금부터라도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Q: 게임 접근성을 위해 국내 게임 개발사 및 퍼블리셔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 놀랍게도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장애 형태를 지닌 사람들도 각자에 맞는 게임 보조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여가를 즐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장애인 게임과 관련된 연구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Xbox Adaptive Controller (Xbox 접근성 컨트롤러)'와 ‘로지텍의 Adaptive gaming kit (어댑티브 게이밍 키트)’, ‘Nintendo의 Flex Controller’ 등의 연구 인프라와 그 결과물이 사회에 잘 자리 잡혀 있었다.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에서 주로 콘솔 게임이 연구 대상이 된 것 또한 이러한 해외의 상황,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장애인 게이밍에 대한 국내 게임 산업의 무관심과 맞닿아 있다. 플레이어의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해외 콘솔 게임과 다르게 (닌텐도 Wii의 경우, 영유아의 게임 플레이를 위한 접근성 설정을 지원한다) 국내 게임은 주로 PC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으로 양분되어 있고, 어느 쪽도 이 게임들의 경험에 맞는 컨트롤러나 소프트웨어 차원의 접근성 지원은 전무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 또한 국내 게임에 대한 반응이 더욱 좋았던 만큼, 국내 게임 제작사와 퍼블리셔들은 먼저 장애인 게이머와 노년 게이머 또한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게임에 잘 맞는 인터페이스가 게임 플레이의 경험을 더욱 높여주는 만큼 보다 다양한 게이머들이 처한 조건을 상상하고 구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같이 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 이후 후속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연구가 가능할 것인가? 이전 질문과 이어서, PC게임이나 스마트폰 게임에 이식할 장애인용 컨트롤러를 개발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내 게임과 연계하여 진행한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더하여 이번에 진행된 프로젝트는 뇌병변장애인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분류하는 장애의 기준은 15가지나 된다. 다른 장애유형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접근성과 컨트롤러 연구가 더 진행되어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에 진행되었던 게임보조기기들이 상용제품으로 나와, 사용자들이 쉽게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 보조기기연구개발팀은 게임보조기기 외에도 노인과 장애인의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보조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그림도구를 휠체어에 부착하는 그림그리기 보조기기. * 입술로 움직이고 바람을 불면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입술마우스. 상용제품이 높은 가격으로 접근이 쉽지 않아 저비용 제작이 가능한 키트화에 성공했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 일상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안경을 쓰는 것이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이라면, 장애인들이 보다 즐겁고 편안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여러 보조기기를 쓰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가 놓인 신체적 조건이 다르며,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일상을 위해 일정 정도 보조기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는 지극히 모호한 것이 된다. 마찬가지로 게이머 또한 각자 다른 신체적 조건 아래 놓여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를 깊이 고려한 게임이 설계되고 시장에 나왔을 때, 그 안에서 우리는 모두가 진정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에서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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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사] 창간을 축하합니다

    이렇듯 게임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서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게임의 가능성과 가치를 계속 공유하고 논의해야 합니다. 이번에 창간하는 ‘게임 제너레이션’이 게임의 역사, 게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게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등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담론의 장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또한 정부와 게임업계, 이용자들이 소통하는 대표 창구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ee Hwang

  • [논문세미나] Horror Video Games and the “Active-Passive” Debate 호러 비디오 게임과 “능-수동” 토론 / 데이비드 크리스토퍼 & 에이단 로이즐러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위의 작품들을 루돌로지적 상호작용성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루돌로지적 행위성을 강조하는 이분법으로는 위 작품들이 발휘하는 특유의 효과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모든 호러 게임을 루돌로지적 상호작용성의 원리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 Back 19 GG Vol. 24.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ri Kim Interested in the ways games let us experience stories. After poking around here and there, lately played Marathon.

  • 합리적 트릭스터: 플레이어와 설계자 사이의 숙련화 게임

    게임에 몰입한 플레이어에게 수지타산이나 합리성만큼 낯선 단어는 없을 것이다. 게임 플레이야말로 가장 비합리적인 행위다.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유용한 생산물을 안겨주지 않는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주변으로부터 ‘공부를 그렇게 했어봐라’ 는 말을 듣는 이유는 게임이 기본적으로 인생에서 효율적인 시간에 해당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인간의 노동은 삶의 여러 토대를 제공하지만, 게임은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일지언정 물질적인 도움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 Back 18 GG Vol. 24. 6. 10. Tags: 오픈월드, 트릭스터, 포디즘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yunwoo Shin A cultural researcher and cultural critic, specializing in critical theory of technology and the political economy of media. Researches cultural phenomena surrounding gaming,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s, and blockchain, and teaches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th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Is this Lies of K?: “Lies of P” game discourse in the context of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s longing for a stand-alone game title

    “Lies of P” (Neowiz, 2023) takes place in Krat, a fictional city inspired by the Belle Époque period in Europe. One of the game’s NPCs (non-player characters), Eugénie, is portrayed as an outsider from a distant country east of Krat. She claims to come from the so-called ‘country of the morning,’ with a visual character design that resembles East Asian ethnic groups. Perhaps this character’s story was inspired by the Joseon Dynasty, a kingdom that existed on the Korean peninsula from the 14th to 19th century, which was typified as the “Land of Morning Calm” in the West around the 18th century based on the loose translation of the country’s name in Chinese characters (朝鮮). < Back Is this Lies of K?: “Lies of P” game discourse in the context of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s longing for a stand-alone game title 19 GG Vol. 24. 8. 10. In Korean: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8237fbae-ebdd-45ba-b5e4-445769f3b0b9 “Suffice it to say I'm from the country of the morning, beyond the ocean. But I wouldn't be much of a tour guide. All I know about it is their weapons.” “Lies of P” (Neowiz, 2023) takes place in Krat, a fictional city inspired by the Belle Époque period in Europe. One of the game’s NPCs (non-player characters), Eugénie, is portrayed as an outsider from a distant country east of Krat. She claims to come from the so-called ‘country of the morning,’ with a visual character design that resembles East Asian ethnic groups. Perhaps this character’s story was inspired by the Joseon Dynasty, a kingdom that existed on the Korean peninsula from the 14th to 19th century, which was typified as the “Land of Morning Calm” in the West around the 18th century based on the loose translation of the country’s name in Chinese characters (朝鮮) . In “Lies of P,” Eugénie is described as an expert in weaponry who aids the players on their journey through Krat. Compared to the Belle Époque-inspired mechanical wonders of Krat, Eugénie’s ‘country of the morning’ is envisioned as a distant, warm place. I see that perhaps Eugénie's character reflects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s pseudo-expansionism, which seeks to venture into the distanced, admired and imagined realm of core console video games. Lies of P, the proud “AAA made in Korea” “Lies of P” was developed by Round8 Studio, a subsidiary of Neowiz Games, one of the leading game developers and publishers in South Korea. Unlike many South Korean games, which are often multiplayer-focused, “Lies of P” offers a single-player action-adventure experience and is classified as a ‘stand-alone’ game. It falls within the ‘soulslike’ genre, known for its high difficulty levels, resource-limited combat systems, and extensive exploration within the game environment—a term originally inspired by the Japanese “Dark Souls” franchise. Meanwhile,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 is dominated by free-to-play mobile games with the so-called ‘lineagelike’ genre, being criticised by Korean players for its extensive dependency on competitive multiplayer modes and toxic microtransaction schemes. The term originated from South Korean games like “Lineage M” and “Lineage 2M” . In this context, for Korean players, “Lies of P” stands out from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s norms of malpractice. Therefore, upon its release, the game was praised by local media as a worthy addition to the game industry, capable of “impressing” even “the soulslike fans” and earning its credibility as an “AAA made in Korea”. * Word cloud visualisation of “Lies of P” in South Korean domestic media coverages (Original source: Big Kinds big data analysis system. Translated by Solip Park.) To understand the rhetoric of “AAA made in Korea”, we must first consider the regional context and discourse surrounding the South Korean games. As of 2022, video games are one of the most popular forms of entertainment in the nation, with 74.4% of the South Korean population playing some form of games 1) . The country has dedicated laws to promote and develop its video game industry, such as the South Korean Culture and Arts Promotion Act. However, gaming is not yet fully acknowledged as a legitimate ‘cultural activity’ (e.g., leisure, entertainment, self-making) in South Korean society but rather as an offspring of a capitalistic ‘business’ (e.g., industry, revenue-seeking, profitability). Tension between Korean publishers and their aggressive game monetisation schemes and gamers being critical of these business practices is rising. Even some individual Korean game developers associate their occupational identity with being a ‘gamer first’ rather than being a game developer, expressing their critical view towards the industry’s business practices. For example, Choi Ji-Won, the director of “Lies of P”, remarked, “I would not have chosen this job if I had to consider realistic factors, like the profitability (of the game)” 2) . His statement reveals a tendency to define the occupational role of a game developer while being an active, legitimate member of the gamer community that seeks to promote games as cultural creations. At the same time, South Korea is struggling to compete with the Chinese game industry, which has recorded substantial growth in recent years and has outperformed South Korea in developing and servicing online multiplayer games. Considering these factors, it is unsurprising to see "Lies of P" portrayed by local media as a new alternative that could alter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 – an alternative that could save South Korean games’ future. This is evident in the word cloud visualisation of “Lies of P” (see picture above), which indicates that the game was frequently mentioned by local media with keywords such as ‘MMORPG’, ‘Multiple Access Role Playing Game’, and even ‘Lineage’, despite the game being prominently single-player based. “Lies of P” was portrayed as a pivotal game that could alter the norms of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 The game is console-based, which is unique on its own from Korea, and it managed to achieve commercial success with 1 million copies sold within the first month of its release. This is unprecedented in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 which has historically been predominantly PC and mobile-centric. It is also estimated that a significant portion of “Lies of P” revenue, up to 90%, comes from overseas markets outside Korea, which is also unheard of in mainstream South Korean games. It is therefore deemed as, to quote, “setting up a new pathway for the stagnant Korean game market” that is suffering from a post-COVID game economic downfall and a decrease in active PC and mobile gamers 3) . South Korean media also highlighted a lesser impact of post-COVID on the console gaming market. They thus praised the success of “Lies of P” as a significant milestone for the future of the Korean game industry towards the promising console market 4) . The media discourse then further moves on to the quality of game design in “Lies of P” and its resemblance to existing soulslike games and their in-game mechanics. In other words, they described how faithfully “Lies of P” follows soulslike design canons while highlighting the game’s better achievements in “optimisation” and “(visual) graphics” 5) . For example, the game is described as “a stunning technical achievement” for its “successful multi-platform optimisation, even when some world-class developers struggle to create a high-performance gaming experience on the PC operating system” 6) . Others reported that the game also received critical acclaim from overseas for its “neat combat system, unique world setting, and realistic visual graphics” 7) . “Fox Ranger” to “Lies of P” – the journey of Korean stand-alone game Looking closer at the local Korean media discourse surrounding “Lies of P,” I wondered if there have been any similar cases in the history of South Korean games. One similar case that comes to mind is “Fox Rangers”, released in 1992 by Korean game developer Soft Action. The game is regarded as the earliest PC-based package game made in Korea to reach the commercial market. Soft Action promoted their game by releasing “a playable demo through a PC network (i.e., dial-up internet), allowing players to experience the first in-game level” while emphasising the game's adaptation of “advanced (computer) technology” 8) . As such, despite being nearly three decades apart, the releases of “Fox Ranger” and “Lies of P” resemble each other in significant ways, such as playable demos and emphasis on technical achievements. In the early 1990s, during the release of “Fox Rangers,” South Korean media expressed concerns about heavy foreign dependency in the South Korean game market. The media portrayed the US and Japanese game industries as mainstream, stating that “more than 90% of the (Korean) electronic game market is dominated by Japanese and American products”. Japan was particularly highlighted as a role model for game design and development, where gaming was recognised as a legitimate cultural activity, unlike in Korea. They also elaborated on the early South Korean game software development with a tone of triumph, emphasising its potential significance for the nation’s future export-driven economy and advancing information era. Some praised Nam Sang-gyu, the developer of “Fox Ranger”, as the “man of arms of (our) computer industry” 9) . Nam also asserted in one of his interviews that “It is a shame that our land’s children, who cannot yet read Korean properly, are already immersed in games with Japanese Katakana letters”, and advocated for “finding our sovereignty with game software” as “more important than any other types of software” 10) . Thus, linguistic literacy in games (i.e., the ability to play games in the Korean language) was seen as a crucial indicator for distinguishing games as “ours” versus “theirs”. Fast forward to 2023, let’s examine the case “Lies of P”. The game features only English voice-over. Right at the start of gameplay, Sophia, a character in “Lies of P”, calls out to the player from the darkness, saying, “Can you hear me?” I see this illustrates how “Lies of P” aims to break into the global game value chain beyond domestic borders. Indeed, “Lies of P” successfully partnered with Microsoft and is now accessible via Xbox Game Pass, marking its long-awaited entry into the mainstream console platform market that multinational gaming corporations have long dominated. Finally, the game has achieved legitimacy in using the prefix ‘K-’ (akin to ‘K-pop’ or ‘K-drama’), an abbreviation of ‘Korea’ with cross-regional connotations. In the Korean context, ‘K-’ represents a nuanced term that is distinctly “Korean” yet transcends national borders, being “original enough and also embraced by foreigners” 11) . In essence, “Lies of P” is seen as a game that appeals not only to South Korean gamers but also to global gamers who appreciate the soulslike genre. Moreover, the game is recognised as meeting the expectations of South Korean gamers who have long sought high-quality gameplay besides toxic monetisation while also aspiring to become active actors in the global ‘mainstream’ gamer discourse. For instance, some of the reviews of “Lies of P” on South Korean game news platforms often begin with praise for the soulslike genre itself. Phrases such as “(Lies of P) provided a completely new experience, even though I had never played a soulslike game before” are followed by admiration for the genre itself, suggesting, “As someone new to the soulslike genre, I confidently recommend Lies of P as an entry-level game that anyone can enjoy” 12) . Consequently, these reviews position “Lies of P” as an ‘invitation’ that introduces unaware Korean gamers to the unexplored realm of the global console game market, symbolised by the soulslike genre. The desire for ‘real game’ The enthusiastic reaction to finally being ‘invited’ into the soulslike game genre highlights the inherent division players create between those ‘inside’ and ‘outside’ the realm of global console gaming. So where does this border lie? What makes Korean players feel good or accomplished about playing a soulslike game? To answer these questions, we need to delve deeper into the surrounding context. In their book “Real Games”, published in 2019, Mia Consalvo and Christopher A. Paul highlighted a social phenomenon within gamer and game developer communities where they actively distinguish casual social games, claiming they are not ‘real games’. Consalvo and Paul discussed what distinguishes ‘real games’ and identified factors that gamers use to determine a game's legitimacy. The first factor was the game’s pedigree, questioning whether its developers have a history of creating games recognised as legitimate among gamers. The second factor was the content of the game itself, specifically its mechanics and controls. For these gamers and game developers, mobile games that can be played easily with just a few finger taps appeared trivial compared to games requiring complex and sophisticated controls using traditional interfaces like keyboards, mouse, and console controllers. Following this notion, mobile games were often labelled as ‘not real games’. Such socially constructed imaginary frameworks of what legitimises ‘real’ gamers divided those who can play ‘real games’ from those who cannot. This explains why Korean gamers and those familiar with gaming with conventional interfaces generally show their appreciation for “Lies of P” 13) . Let’s now take a closer look at the case of “Lies of P” – is it a ‘real game’? In terms of pedigree, the game’s developer Neowiz is distant from being legitimate among the core gamers. Like most South Korean game developers and publishers, Neowiz have historically focused on online games that are deemed closer to ‘not real games’. Since the late 1990s,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 has predominantly centred around MMORPGs, to quote, “a market biased towards online games distinct from the global market of arcade and home video games”. Notably, a significant portion of Neowiz’s revenue comes from social casino online games such as “Gostop” (Neowiz, 2013), parallel to what is considered a ‘real game’. Therefore, Neowiz’s “Lies of P” is seen as a shed tear of repentance of a Korean online game company that once made games far from being ‘real games’ – and now seeks to break into the console gaming realm. Let’s also look at an excerpt from an IT news article, titled, “Korea is a gaming powerhouse – but why are Korean games excluded from GOTY (The Game Award for Game of the Year)?” 14) . The article exemplifies South Korean gamer discourse that is longing to be acknowledged as an active and legitimate core gamer from the West. The aim is to be legitimised from the outside in order to be legitimised back in the homeland – to have ‘gaming’ become acknowledged as a legitimate ‘cultural activity’ in Korean society. We can see this as they self-describe Korea as a gaming ‘powerhouse’ that has achieved success in the online mobile game business but lacks the ability to be awarded from a prestigious venue. Moreover, while applauding standalone games like “The Witcher” series and “The Legend of Zelda: Breath of the Wild”, they omit to mention Korean GOTY nominee online game “PUBG: Battlegrounds” (Krafton, 2017), seemingly distancing online games from the realm of ‘real games’. The media discourse further legitimises the soulslike genre and consequently underscores the value of playing the game “Lies of P”. The game is praised to be truly immersive, where not only do in-game characters power up, but players themselves can also learn and hone their skills – enhancing their ability to control further complex and sophisticated game mechanics. In contrast, mobile games that are easily playable with figuretips are disparaged for providing little to no immersion or learning outcomes to its players. It is as if the game experience must be meaningful to be legitimised. This leads to the glorification of the constructed fantasy of ‘true (real) gamers’, those who are physically and cognitively capable of learning and executing complex game control. South Korean gamer discourse has been inherently shaped by societal regulations and industrial logic for several decades. Games were initially viewed as addictive substances and harmful entertainment with negative health impacts. But simultaneously, they were also recognised as the nation’s most profitable products, anchoring the nation’s export-driven economy. South Korean game companies aggressively emphasised the economic value of video games to counter societal perceptions of their harmfulness and addictiveness. They criticised regulations as the ‘death of Korean games’ while arguing passively that ‘games are culture’. Despite being an “old and awkward slogan” 15) , I believe the message of ‘games as culture’ will still prompt further inquiries into the broader interpretations of ‘then what accounts as culture’ in Korea – and foster a critical understanding of games and gaming in this region. For example, we are now witnessing slow but steady analytical attempts to excavate and rediscover games as historical cultural heritage. So I see “Lies of P” is certainly unique within the South Korean game context that is worth to be further discussed. This would lead to even deeper inquiries to delve deeper into Korean gamers, industry actors, and scholars. And finally begin to critically inquire the core values that underpin the hegemony of ‘real’ versus ‘not real’ gamers in South Korean gamer discourse. 1) KOCCA. (2023). 2022 White Paper on Korean Games. P.6. https://www.kocca.kr/kocca/bbs/view/B0000146/2001838.do?searchCnd=&searchWrd=&cateTp1=&cateTp2=&useYn=&menuNo=204154&categorys=0&subcate=0&cateCode=&type=&instNo=0&questionTp=&ufSetting=&recovery=&option1=&option2=&year=&morePage=&qtp=&domainId=&sortCode=&pageIndex=1# 2) See: Game Chosun (News), [PS10]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855993&memberNo=12478036 (online news article, 30-November 2021). 3) KOCCA. (2023). Korean Gamer Status Report 2023. https://welcon.kocca.kr/cmm/fms/CrawlingFileDown.do?atchFileId=FILE_43e2b6fd-7f4b-46e5-97f4-5717804ae1b3&fileSn=1 4) See: Business Post (News),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565 (online news article, 22-October 2023). 5) See: Thisisgames.com (News), https://m.thisisgame.com/webzine/nboard/16/?n=176290#:~:text=%EC%B4%9D%ED%8F%89%ED%95%98%EC%9E%90%EB%A9%B4%20%3CP%EC%9D%98%20%EA%B1%B0%EC%A7%93,%EC%9D%98%20%EA%B1%B0%EC%A7%93%3E%EC%9D%80%20%EA%B2%B8%EC%86%90%ED%95%A9%EB%8B%88%EB%8B%A4 . (game review, 14-September 2023) 6) See: Gameple (News), https://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420 (game review, 19-October 2023). 7) See: Newsis (News),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20830_0001996358 (online news article, 31-August 2022). 8) Nam Young (2017). The Korean PC Game Industry in the 1990s: Challenge and Response of the PC Game Developers. 한국과학사학회지(Hanguk gwahaksa hakoeji) 9) See: Kyunghyang Shinmun (News), “新世代(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3) SW의 승부사들 10) See: The Chosun Ilbo (News), "우리말로 게임 국산개발 활기” (newspaper article, 15-January 1993. Retreived from Naver News Library digital archieve). 11) Park (2022). Expanding and Contesting ‘K’ : An Analysis of K Discourse of Korean News Reports.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66(4), 144-186, 10.20879/kjjcs.2022.66.4.005 12) Kukinews (News),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309260243 (online news article, 17-September 2023). 13) Mia Consalvo; Christopher A. Paul, "Facebook Games Were Evil," in Real Games: What's Legitimate and What's Not in Contemporary Videogames , MIT Press, 2019, pp.1-26.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8877565 [PS13] 14) See: Appstory (News), https://news.appstory.co.kr/report13261 (online news article, 15-May 2020). 15) Tae-seop Choi, 모두를 위한 게임 취급 설명서: 게임에 대해 궁금하지만 게이머들은 답해줄 수 없는 것들, Hanibook, 2019, p.18.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검은 신화: 오공>의 성취는 중국 문화권 바깥에서도 충분히 이해되는 것인가?

    이를테면 많은 한국 게이머들은 매 챕터가 끝날 때 등장하는 ‘다음 회에서 알아보자’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는 회본 형태로 챕터가 정리되는 서유기 원전의 끝 문장을 그대로 차용해 온 부분이고 원전 ‘서유기’가 한국에서는 널리 읽히는 편은 아니라는 문제에서 기인한다. 그나마 친연성이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상황인데, 서구권까지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오공>을 이해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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