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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AI로 새로운 게임성을 만든다는 것: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의 이가빈 PD,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의 한규선 PD
크래프톤의 스튜디오 중 하나인 렐루게임즈는 딥러닝 기술을 게임과 접목시켜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여러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음성 역할 시뮬레이터와 프리폼 채팅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게임 장르를 만들어냈다. 이번 호에서는 평단과 게임사의 관점뿐 아니라, 유저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즈큥도큥>)의 이가빈 PD와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하<스모킹건>)의 한규선 PD를 만나, AI 기술의 가능성과 현시점에서의 한계를 짚어보고, 새로운 게임성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 Back [인터뷰] AI로 새로운 게임성을 만든다는 것: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의 이가빈 PD,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의 한규선 PD 19 GG Vol. 24. 8. 10. 바야흐로 AI의 시대이다. 미래 기술로 인식되던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고, 그중에서도 게임은 기술적 도입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공정에서 AI 기술이 활용된다고 'AI 게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순 없을 것이다. AI 기술을 이용해서 게임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다양해지고 그로 인해서 새로운 게임성이 만들어질 때, 'AI 게임'의 시대가 열린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게임 기획자들이 있다. 특히, 크래프톤의 스튜디오 중 하나인 렐루게임즈는 딥러닝 기술을 게임과 접목시켜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여러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음성 역할 시뮬레이터와 프리폼 채팅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게임 장르를 만들어냈다. 이번 호에서는 평단과 게임사의 관점뿐 아니라, 유저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즈큥도큥>)의 이가빈 PD와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하<스모킹건>)의 한규선 PD를 만나, AI 기술의 가능성과 현시점에서의 한계를 짚어보고, 새로운 게임성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경혁 편집장: 최근 게임씬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렐루게임즈의 PD님들을 모셨는데요.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와 맡으신 게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가빈 PD: 안녕하세요. 저는 이가빈이라고 하고요. 게임 디자이너 출신으로, 지금은 '마법 소녀 그 긴 거' 담당 PD를 맡고 있습니다. 저희는 음성 인식을 통해서 유저들의 목소리를 게임의 데미지로 바꾸어 공방을 주고받는 형태의 게임을 만들었고요. 딥러닝을 본격적으로 사용해서 (게임 내) 판정이나 자연어 인풋, 에셋에도 딥러닝이 들어가게끔 만들었습니다. 한규선 PD: 저는 한규선이고요.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라는 게임 PD입니다. 저희 게임은 근미래의 탐정이 돼서 로봇 용의자들과 대화를 하는 게임이거든요. 그래서 사건 현장에 가서 증거들을 수집하고 그 증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용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때, GPT가 사용되어서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무슨 말이든 로봇 용의자가 받아치면서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게임의 가장 큰 특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저는 두 게임을 다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는데요. 플레이하면서 레퍼런스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즈큥도큥> 같은 경우에는 옛날 플래시 게임 중에 <장미와 동백>이라는 게임이 떠올랐는데요. 혹시 이 게임을 아시나요? 이가빈 PD: 실제로 많이 참고했어요. 특히 그 게임의 대화나 컨셉에서 화족(근대 일본의 귀족 계급)이 나오잖아요? 화족이라고 하면 고고한 컨셉인데, 실제로 인물들은 상욕을 하고 뺨을 때리거든요. 그렇게 반전을 넣은 것을 보면서 컨셉에 반전을 주는 지점이라거나 B급 감성 같은 것들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참고를 많이 했어요. 이경혁 편집장: 실제로 참고를 하셨군요. 저는 <즈큥도큥>를 보면서 그 게임 생각이 많이 났거든요. 익숙한 컨셉이지만 이걸 더 직관적으로 살려낸 느낌이 들었어요. 한편으로, <스모킹 건>을 보면서는 게임이 아니라, <크라임씬> 생각이 많이 났거든요.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보면 <크라임씬>을 유저가 직접 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사건의 전말' 같은 것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한규선 PD: 오! 맞아요. 저도 <크라임씬> 팬이었고, <대탈출>이나 그런 프로그램들을 다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처음 기획할 때에는 사실 인간 용의자를 상정하고, <크라임씬> 같은 컨셉을 아예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당시에는 GPT나 AI 기술이 지금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인공지능이 말을 잘 못했거든요. 그래서 용의자를 로봇으로 설정한 게 그런 한계를 어느 정도 커버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스토리를 풀어나가거나 게임의 컨셉을 지키는 입장에서 더 잘 표현되는 지점들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저도 처음에는 '왜 굳이 로봇 이야기일까?'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유저에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더라구요. <장미와 동백> 이경혁 편집장: 지금 두 게임 다 렐루게임즈 소속이고,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AI 기술을 중요하게 다루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더 사람들의 관심도 받고,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먼저, GPT를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나갈 것 같은데, 매출과 비교했을 때 효용이 있나요? 이가빈 PD: 사실 얼마를 벌어도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죠. (웃음) 서비스를 할 수록 비용이 나가거든요. 한규선 PD: 추리 게임 장르 같은 경우에는 장르적 특성도 있는 것 같고요. 만약에 다시 하라고 그러면 조금 더 대중적인 장르를 할 것 같아요.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을 때, 플레이어들은 다시 플레이할 만한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거든요. 그래서 더 넓은 시장으로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조금 더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매출과 관련된 질문을 드린 이유는, 오늘날 AI에 관련된 담론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게임에서 콘텐츠를 만들 때 AI가 적용되면 리소스적인 효율성이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만드시는 입장에서 스토리를 AI가 만든다고 하면, 조금 더 경제적인 효율성이 나올 수 있을까요? 한규선 PD: 스토리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 쓰고 있거든요. 이야기나 대사 같은 것들을 제작팀이 다 쓰고 있고, GPT나 AI에 맡기는 부분은 일부 리소스 정도이지,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려면 아직은 AI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제작팀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가빈 PD: 저희도 비슷해요. GPT나 LLM 같은 경우엔 인간 상식의 평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만약, 스토리를 라이트하게 쓰고자 한다면 쓸 수는 있는데, 극단으로 가는 자극적인 스토리나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 부분, 혹은 강한 조미료를 뿌려야 하는 부분은 맡기기 힘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규선 PD: AI는 절대로 아스파탐을 못 떠올릴 거예요. 아마. (일동 웃음) 이경혁 편집장: 그렇군요. 오늘날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AI는 모든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그려지곤 하지만, 실제로 작업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만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여쭤보았습니다. 한규선 PD: 그래도 보조도구로는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가빈 PD: 맞아요. 도구로써는 정말 좋은 역할을 해줘요. 저희도 주문 같은 걸 만들어야 한다거나, 스토리에서 메꿔야 할 빈 공간이 있을 땐 AI에 물어보고 참고도 합니다. 일단, 어딘가에 물어볼 곳이 있다는 사실은 무조건 좋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좋아요. 이상한 답변을 주더라도 내가 물어볼 곳이 있고 진지하게 같이 고민을 해준다는 건 좋은 거죠. 이경혁 편집장: 약간 그런 느낌일까요? 옛날 수도승들이 벽하고 대화하는 느낌? 한규선 PD: 제가 느끼기에는 어떤 질문의 정수까지는 닿지 못하는데, 아는 것은 많은 친구 느낌이에요. 질문을 하면 아는 것이 많아서 뭐든 대답은 하는데, 정수에는 미치질 못하는 거죠.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사실 AI가 제작 도구로써도 활용되지만, 다른 방식으로도 게임씬에 들어오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령, <스모킹 건> 같은 경우에는 AI가 배우의 역할도 하지 않나요? 게임을 만드실 때, 거기 나오는 안드로이드에게 일종의 액팅 지도를 해야 하지 않나요? 한규선 PD: 실제로 액팅 지도가 들어가 있어요. 등장하는 캐릭터가 한 18개 정도 되는데, 그 캐릭터성을 다 다르게 표현하려 했거든요. 정보를 가지고 있는 형태는 유사할 수 있어도, 그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는 각자 다 다르게 하고자 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캐릭터마다 다 세팅을 하시는군요. 중간에 오타쿠 의사 로봇이 나올 때, 저는 연기 지도가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기존의 게임 디렉터와 다르게, 약간 영화 감독 같은 작업이 되었겠는데요? 이런 작업은 기존의 게임 개발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장면들이잖아요. 한규선 PD: AI를 활용한 작업은 저희에게 익숙합니다. 저희는 2019년부터 이런 작업을 4년째 했었거든요. 이경혁 편집장: 그러면 4년간 작업을 하시면서 AI를 활용한 작품 중에서 괜찮은 레퍼런스가 되었을 게임이 있었나요? 이가빈 PD: 내부에서 만든 게임이 주로 떠오르긴 하는데요. 사실 저희 <즈큥도큥>의 전신이 되는 게임 중에 <워케스트라>라는 게임이 있었어요. 이 게임은 음성으로 군대를 움직여서 전략 전투를 하는 게임이었는데요. 개발 테스트에서 음성으로 누굴 공격하라거나 어떤 스킬을 쓰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저는 주체적으로 말을 못 고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옵션을 제공하고 어떤 말을 해야할지 제공해야겠다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해서 만든 것이 <즈큥도큥>였어요. 한규선 PD: 저희도 이전에 프로토타이핑했던 <데몬>이라는 게임이 있었는데요. GPT가 악령이에요. 이 악령의 이름을 말하면 이기는 게임이거든요. 그래서 얘한테 정보를 숨겨놓고, 그걸 찾아서 성불시키는 게임이었는데, 뭐 개발 과정에서 처참하게 망했죠. (웃음) 이경혁 편집장: 저는 되게 재밌어 했을 것 같은데요? 한규선 PD: 저도 지금 만들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시에 가빈 PD님이 테스트를 엄청 깊게 해주셨거든요. 그 과정에서 게임에 정보를 숨기는 것이 어렵구나 하는 점을 배우고, 그다음에 추리 게임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이경혁 편집장: <스모킹 건>에서도 그런 장면을 봤었던 것 같아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기사에 실을 수는 없겠지만. 한규선 PD: 와! 맞아요. 그거를 이런 식으로 알아차리실 줄은 몰랐는데... 저만 알고 있는 건데... 맞아요. 이경혁 편집장: 기사를 읽으시는 분들도 전신이 되는 게임의 컨셉이나 노하우가 어디에 담겨있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으실 수 있겠네요. 이경혁 편집장: <즈큥도큥>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렐루게임즈에서 여러 인터뷰가 있었지만, <즈큥도큥> PD님은 인터뷰에 거의 나오신 적이 없잖아요? 이가빈 PD: 네. 이번이 첫 인터뷰예요. 이경혁 편집장: 아시겠지만, 지금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다니, 왜 이런 걸 만들어서, 만든 사람 주소 알아야 된다 뭐 이런 글들이 나오고 있어요. (웃음) 그러면서 우스갯소리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이걸 만든 사람은 지금까지 대체 어떤 게임을 했기에 이런 걸 만들 수 있냐'는 궁금증도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저도 그건 궁금하더라구요. 한규선 PD: 저도 궁금하네요. (웃음) 이가빈 PD: 개발자는 어떤 게임을 해놨냐는 질문에 두 가지 분류의 답이 있을 수 있잖아요? 먼저 만들어 온 게임으로 치면, 저는 <테라>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테라> 콘솔로 넘어갔다가, 지금은 없어진 프로젝트인데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전투를 담당하는 디자이너였어요. 그리고는 라는 AI 활용 퍼즐 게임에서 처음 AI를 만났죠. 그전까지는 던전 만들고, 전투 만들고, 칼과 방패를 들고 몬스터들과 싸우는 게임들의 콘텐츠 디자이너였어요. 플레이한 게임도 사실은 그것들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요. 소울라이크도 했었고, 시뮬레이션을 되게 좋아했었어요. 갓오브워나, 시티 빌더 류도 포함해서 경영 쪽이나 아니면 <용과 같이>도 재밌게 했었어요. 한규선 PD: 내면에 흑염룡이 있으셨군요. (웃음) 이가빈 PD: 그렇게 싱글 플레이를 위주로 했었고요. 딱히 그 안에서 '그런' 게임은 없었다. (일동 웃음) 상상하신 것처럼 집에 가서 뺨 때리고 그러지 않았어요. 저도 여러분과 같은 게임을 하면서 모두가 다 밟는 코스를 밟아왔어요.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웃음) 이경혁 편집장: 한편으로, 게임 제목에 대해서도 많은 추측과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어떤 의도로 게임 제목을 정하셨나요? 이가빈 PD: 그게, 원래는 가명이었어요. 어떤 게임을 만들지 소개하는 게임 기획 단계에서 원래는 '최대한 읽기 수치스러운 이름으로 정해야지' 하면서, 제가 생각했을 때 읽기 부끄러운 단어들을 이렇게 다 띄워놓은 건데, 출시할 때가 되니까 이름을 지을 시간이 없어서 (웃음) 바빠 죽겠는데 이름까지 처음부터 다시 정하려면 힘드니까. (그냥 냈어요) 한규선 PD: 최고의 선택이었다. (일동 웃음) 이경혁 편집장: 수치스러운 이름이라고 하셨는데, 게임 내용에서도 저는 참 이게 어렵더라고요. 방에 아무도 없어도 피드백을 주잖아요. 처음에는 뭣 모르고 시작했다가, 제 목소리라는 걸 깨닫고 그때의 수치감은... (웃음) 한규선 PD: 저도 디자이너지만, 디자이너로서 봤을 때 되게 혹독한 게임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이경혁 편집장: 보통은 그냥 자기 목소리 녹음을 해서 들어도 굉장히 어색한데 거기에 이펙트도 먹이고, 에코도 넣어서. 이가빈 PD: 원래 시작은 감정 모델로 음성을 보내서 데미지를 계산하는 통신 시간을 채우기 위함이었어요. 음성 데이터가 갔다 오는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유저에게 그 딜레이를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까 어떤 시스템이든 만들어야 했는데, 저희는 거기에서 유저의 메인 경험 안에 수치심이라는 걸 넣고자 했어요. 그리고 이 시간을 활용해서 수치심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죠. 이경혁 편집장: 멀티플레이를 제공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까요? 이가빈 PD: 그렇죠. 멀티플레이랑 PVE가 근본적으로 다른 건 뭐냐면, '진심으로 이기고 싶은 상대이냐? 아니냐?'. 그러니까 유저의 몰입도 측면에서 조금 더 내가 많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냐? 없냐?를 결정짓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저는 멀티를 딱 한 번 해보고 도저히 못 하겠어서 접었는데, 서로 모르는 사람이 길에서 만나서 바지를 누가 더 길게 내리는가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일동 웃음) 이가빈 PD: 그런데 그 시원함도 있죠. 일탈감? 해방감? 한규선 PD: 저희 팀 같은 경우에도 게임 출시하고 난 다음에 이제 쉴 수 있다고 했을 때, 다들 <즈큥도큥>를 한 번씩 키는 거예요. 그 해방감이 있죠. 이가빈 PD: 사회적 체면이라는 게 사실은 되게 별거 아니거든요. 이게 처음에 되게 창피하고 그렇지만, 사회적 체면을 내려놔야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점점 무뎌져 가는 부분들이 있어요. 저희는 그런 지점들을 고민하면서 게임을 만들었어요. 저희 팀원들의 경우에도 사실 매일 이걸 해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수치스럽다가, 지금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요. 한규선 PD: 다만, 저는 그게 무서울 때가 있어요. (일동 웃음) 처음에는 옆에서 게임을 하면 막 킥킥대면서 그랬는데, 지금은 심각하게 주문을 외우는데도 다들 일상화되어 있어요. 이가빈 PD: 그렇죠. 결국 수치심엔 내성이 생겨요. 몇 번 하고 나면 무뎌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게 또 리스크이지 않나요? 게임이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지를 본다면 그 해방감과 상쾌함이 순식간에 끝나는 것도 문제잖아요. 이가빈 PD: 맞아요. 그러니까 계속 더 강한 수치심을 느끼게끔 개발하고 있어요. (일동 웃음) 그런데 저는 이 해방감이 짧아도 좋고, 언젠가 끝나도 좋으니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드리고 싶었어요. 이경혁 편집장: <스모킹 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시나리오가 거의 SF 형태인데 크레딧에 나오는 작가분들이 원래 SF 작품 활동을 하시는 분들인가요? 한규선 PD: 아, 시나리오는 주로 제가 썼고요. 원래 SF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 로봇이 살인범 이려면은 두 가지 경우밖에 없더라고요. 하나는 스스로 자유 의지를 가지고 살인을 한 경우든지, 아니면 사람의 조종이 있어야 하든지 두 경우이죠. 그런데 시나리오를 확장하려다보니, 아이디어가 점점 커졌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제가 흥미롭다고 느꼈던 점은 로봇 3원칙을 안 썼다는 점이었거든요. 보통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 클리셰인데도, 그걸 안 쓰신 이유가 있을까요? 한규선 PD: 저도 처음에 검토를 했었는데, 로봇 3원칙 자체가 특정 작품에서 나온 이야기더라고요. 그래서 이 개념을 사용할지 고민을 하다가, 그냥 우리만의 방식으로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경혁 편집장: 이런 세계관을 구축하신 것도 대단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추리 게임을 좋아해서 더 관심이 가는데, 시즌제를 만드실 계획은 혹시 없으신가요? 한규선 PD: 시즌 2를 만들고는 싶어요.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 생각해놓은 게 있거든요. 마지막 부분에 보면 회수하지 않은 떡밥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다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시즌 2를 언급해주셨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AI를 활용한 게임이 종합적인 연출의 능력들도 필요하다 보니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도 활용할 여지가 많을 것 같아요. 혹시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셨나요? 한규선 PD: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처음 써봤거든요. 그런데 종합적으로 연출하고 상상력을 표현하는 일들이 너무 재밌는 작업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NPC라는 영역을 발견했죠. 그래서 나중에는 이런 기술과 시나리오를 조금 더 대중적인 장르에 접목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를 들어 RPG라든지, 시나리오가 탄탄하게 있는 게임에다가 이런 기술을 도입하는 거죠. 이경혁 편집장: <발더스게이트> 같은 게임에 자유 대화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군요. 한규선 PD: 네. 맞습니다. 그런데 핵심은 그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대화를 통해서 거래를 한다든지 설득을 한다든지 이런 시스템이 메인인 어드벤처 게임도 만들어보고 싶고, 시즌 2를 만들어도 시즌 1에서 배웠던 노하우들을 확장시켜서 플러스 알파로 넣고 싶은 기술들이 많습니다. 특히, <스모킹 건>에서 말로 NPC를 제어하는 파트가 있거든요. 이후 작업에서는 이런 기능을 확대하면서 완전 새로운 게임성을 느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한편으로 <스모킹 건>의 시점이 1인칭이잖아요. 주인공 캐릭터를 아예 안 보여주는데, 1인칭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한규선 PD: 최근에 어떤 분이 리뷰 쓰신 내용에 공감이 갔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입력하는 게임 형식이기에 이 캐릭터를 규정하는 데 괴리감이 클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실제로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어떤 사람은 굉장히 강압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어떤 사람은 친절한 탐정이 되거든요. 이렇게 사람마다 플레이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제가 캐릭터를 규정해버리면 느낌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캐릭터를 규정하지 않은 거고요. 그리고 게임 내의 인터랙션 요소가 제4의 벽이라고 그러잖아요. 현실까지 이어지는 요소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도 모두 플레이어가 탐정이 되는 경험을 주고 싶었던 점들과 연결돼 있어요. 이경혁 편집장: 두 게임 다 AI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또 다른 공통점으로 플레이어마다 각기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보인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제작자의 입장에서 유저들의 데이터들을 보실 때, '이런 플레이는 생각도 못 했는데'라고 떠올린 적이 있으세요? 이가빈 PD: 저희 게임에선 똑같은 문장을 어떻게 연기하느냐에서 다른 플레이 모습들이 나오는데요. '향아치'라는 유튜버분께서 조선시대 양반들이,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 창을 하듯이 말씀을 하시는데, 이렇게까지 다양한 컨셉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한규선 PD: <스모킹 건>은 사건 해결을 위해 추리를 하는 내용들이 정해져 있지만, 그 외의 부분은 사실 다 열려 있어요. 예를 들어, 저녁 식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게끔 되어 있죠. 그런데 저희가 이 게임을 처음 디자인했을 때, 그런 자유의 영역이 재미의 요소가 될 순 있어도 이걸로 5시간을 플레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추리 자체의 완성도라든지 이야기의 깊이가 없으면 이 게임을 끝까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유저분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까 자유 대화하는 부분까지 충분히 즐기시더라구요. 특히, 게임에서 에코라는 친구가 말을 되게 잘하는데, 많은 분들이 이 친구와의 대화를 즐기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요. 이경혁 편집장: 추리의 영역은 결말이 정해져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한편으로는 결말이 있어도 사건을 플레이어가 조립하는 과정은 각자 달랐던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기존의 게임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고정된 메시지가 일단 나가고 플레이어마다 그 메시지를 다르게 해석했다고 한다면, <스모킹 건>은 고정된 메시지가 나가는 것이 아닌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유저가 완전히 사건을 다르게 구축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한규선 PD: 네. 예를 들어서 어떤 캐릭터가 어떤 일을 했느냐에 대해서는 해석하는 게 되게 다양하게 열려 있어요. 물론, 전체적인 사건의 전말은 기준점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 사이사이는 플레이어가 메꾸게끔 기획했는데 그걸 되게 즐기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이 상상을 하셔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런 부분을 정식 스토리에 반영한 경우도 많아요. 이경혁 편집장: 요즘 AI를 활용하는 게임 개발 프로젝트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요. 혹시 PD님들은 렐루게임즈 외에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알고 계신가요? 이가빈 PD: 스팀에서만 찾아봐도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많아요. 사소하게는 에셋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죠. <도키도키(두근두근 AI 심문게임)> 같은 게임이나 <페이크북>도 그렇고, 저희도 (관련된 게임이 나오는 소식에 대해) 약간 촉각을 곤두세워보는 것 같아요. 특히, AI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면 궁금해져요. 저희는 AI 기술의 가능성도 알지만, 시행착오도 겪어봤잖아요. 그러다 보니, AI와 관련된 한계를 어떻게 처리했을지, 어떤 돌파구를 찾았을지 이런 점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말씀하신 것처럼 에셋에 도입하는 경우는 많지만, 한편으로 게임에 AI를 넣는 것과 게임을 AI로 만드는 것은 다르잖아요? 저는 렐루게임즈의 시도가 좋았던 지점이 게임의 규칙과 메커니즘에 AI를 넣었다는 점이거든요. 한규선 PD: 렐루게임즈의 규칙이랄까 대원칙이 하나 있는데, 게임의 코어에 딥러닝이 들어가지 않으면 저희는 프로젝트 승인 자체가 되질 않아요. 아이디어 단계에서 이 게임이 코어에 딥러닝 기술을 필요로 하느냐를 살펴보고, 거기에 게임적 재미를 어떻게 부여할지 살피게 됩니다. 만약 AI 기술과 관계없이 재미있는 게임 기획을 가져오면 승인이 안 날 거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제안도 안 해요. 이가빈 PD: 저희는 만드는 중에도 계속 체크를 해요. 이게 진짜 딥러닝 없이 불가능한 게임인지. 이경혁 편집장: 그렇군요. 그런데 게임을 만들면서도 AI 기슬이 발달하잖아요? 그러면 <호라이즌 제로 던>의 엘리자베스 소벡 박사가 가이아를 키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실 것 같은데, 변화하는 기술을 보며 어떤 기분이 드세요? 한규선 PD: 저희 게임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AI가) 말을 되게 못했어요. 예전에는 비용이나 속도 문제 때문에 GPT 3.5를 썼었는데, 그때 로봇은 말도 잘 못하고 약간 떨어지는 느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GPT 4로 바꾸니까, 로봇이 초등학생이다가 갑자기 대학을 준비하는 애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 있었어요. 특히, 유튜버분들이 플레이하는 거 보면 옛날에는 조금 불안한 지점이 있었는데, 요즘은 저도 놀랄 정도로 말을 잘하고, 내 새끼, 잘한다 이렇게 될 때가 있거든요. (웃음) 앞으로는 더 발전할 거라고 봐요. 어떻게 보면 지금 자유대화가 가능한 NPC의 상용화 앞 단계에 있다고 봐야 하는데, 저는 앞으로 그렇게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이경혁 편집장: 맞죠. 대화형 인공지능의 영역에서 사람들은 오류가 있는지의 여부를 중요하게 살펴보지만, 저는 오류가 있어도 괜찮은 영역이 놀이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모킹 건>의 시나리오를 보면 오류가 생기는 지점도 상정을 하시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반가웠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로 AI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나오는 주제가 편향성이잖아요? 인간이 AI의 편향성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들도 나오고 있는데, 현업에서 AI를 다루시는 입장에서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가빈 PD: 저는 편향성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AI를 따라가더라도 어디까지 얼마나 따라갈 것인지에 대한 취사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오히려 그런 의존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AI 기술을 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있어요. 한규선 PD: 저도 동감하는 지점이,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들은 오히려 쉽지만, 어슴푸레한 뭔가가 있다고 하면 오히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유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지점들은 연구할수록 더 확립될 거고요. 이가빈 PD: 조금 더 첨언하자면, 가끔은 AI를 따라가다 보면 역으로 발견할 수 있는 지점들도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들을 모아서 어떤 아웃풋이 나왔는지 발견하다 보면 사람들이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지, 왜 이런 게임이 좋은 것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한규선 PD: 저희 회사에서 만든 는 AI로 생성하는 퍼즐 게임이거든요. 여기서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스테이지들이 있고, 이것을 얼마나 생성하는지가 중요한 과제였어요. 이런 지점에서 '재미 자체를 학습하는 딥러닝'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중요한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예요. 이경혁 편집장: 말씀하신 지점들에선 게임 분야가 더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은 것 같네요. 이가빈 PD: 처음에 저는 게임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모든 게임은 행동에 대한 피드백과 학습이 일어나고, 거기서 몰입이 생기면서 유저들이 즐기게끔 설계가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딥러닝을 도입하면 유저의 행동 자체도 모호해지고 피드백도 모호해지는 부분들이 나오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게임에서 자연어로 질문을 하면 이거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보다 훨씬 모호한 행동이에요. 그러면 피드백도 모호할 수밖에 없죠. 유저들도 행동을 하면서 이게 얼마나 스스로에게 유의미하고 보상이 될지 모르다 보니,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좌우하느냐가 AI 게임 개발의 핵심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한규선 PD: 그런 지점에서 오늘날 AI에 관한 기사도 많고, 관련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쏟아져 나오지만, 실제로 AI나 자연어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많이 나왔는지 묻는다면 아니거든요. 기술 발전에 비해서 게임 분야의 활용이 좀 더디거나 오히려 보수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렐루게임즈가 주목받는다고 한다면,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이 이유가 될 것도 같고요. 그래도 이렇게 일종의 거품이 생기는 지점들은 사람들의 기대치가 있다는 의미이니, 앞으로 AI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가 밝혀지면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경혁 편집장: 마지막으로 두 게임 다 AI를 사용했지만, 기술을 활용한 방식이 다르고 게임성이 다르기 때문에 홍보 전략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 그런 지점에서 어떤 분들이 우리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한규선 PD: 일반적으로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는 정해진 선택지를 따라서 진행하기 마련인데, <스모킹 건>은 그런 지점에서 새로운 방식의 플레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추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즐거워하실 것 같고요. 그리고 수다 떨기 좋아하시는 분들? 시시콜콜한 대화를 즐거워하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과 로봇, AI 사회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엔딩까지 재미있게 플레이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가빈 PD: <즈큥도큥>는 뭐랄까요. 햄버거집에 가서 주문 못하시는 분들? 부끄러움을 되게 많이 타시거나 그런 분들이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렸을 때는 저도 짜장면 집에 전화 못하고 되게 창피하고 그랬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한 번 하고 나면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붙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겨요. 그런 것처럼 극단적인 체험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서도원 재미있는 삶을 살고자 문화를 공부합니다. 게임, 종교, 영화 등 폭넓은 문화 영역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개척, 애정, 확장성: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그리고 제다이 서바이버
이번에 얘기한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를 플레이해보며, 스타워즈라는 새로운 문화에 발을 내딛는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 Back 16 GG Vol. 24.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Yeon Lee After learning programming as a child, a wide-ranging interest in culture and the arts led to the goal of becoming a game designer. While at university, is preparing to enter the game industry, and at the same time frequents game-related exhibitions, festivals, and e-sports competitions.
- <마우스워싱>: 노스탤지어가 흐물거릴 때
자본주의적 체인 안에서 상품이 개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은 세세하게 분할되어 실체는 추상적인 절차로 파편화되고 프로세스는 우연적인 집합에 불과할 때, 블랙 박스 속 물건을 통해 주권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지미의 시도는 실패로 끝난다. < Back <마우스워싱>: 노스탤지어가 흐물거릴 때 21 GG Vol. 24. 12. 10. -이 글에는 <마우스워싱>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들어있습니다.- 노스탤지어적 로우 폴리곤 역사학자인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는 저서인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에서 다양한 시대와 형태의 노스탤지어를 소개한다. 디즈니의 영화 리부트나 N64와 같은 1990년대의 미디어가 2020년대에 각광받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아널드포스터는 세대론적 관점을 제시한다. 2020년대 초반에 성년이 된 사람들이 1990년대에 태어났으며, 이 시기는 또한 “21세기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모든 것이 나오기 전의 마지막 시기”라는 설명이다 [1] . 실제로 itch.io와 같은 인디 플랫폼에 제출된 로우 폴리곤 기반의 게임들, N64나 PS1을 키워드로 게임의 제작자와 향유자는 노스탤지어를 적잖이 인용한다. 그러므로 이들 90년대생이 유년기에 향유하던 게임의 추억을 현재로 데려오고자 하는 시도로써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관점이 그렇게까지 이상한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이런 양식의 게임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으로는 제작에서의 이점을 간과할 수 없다. 호러 인디 게임 컴필레이션 을 엮은 브레오간 해케트는 90년대의 저해상도 3D로 게임을 제작하는 동기로 접근성을 언급한다. “텍스처에 4K 해상도가 필요하지 않고 캐릭터 모델이 수천 개가 아닌 수십 개의 폴리곤으로 계산될 때 솔로 크리에이터가 3D로 전환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이다 [2] . 그렇게 빚어낸 이미지는 AAA 게임과 직관적인 차이를 구획하고, 와 같은 작품이 드러내듯 아예 스스로를 실패작으로, 인디한 것으로 천명하며 등장하기도 한다 [3] . 무엇보다도 이런 종류의 기하학적인 신체와 저해상도 텍스처가 지속적으로 향유되는 데에는 특유의 매력이 있을 것이다. 3D로의 이행은 명백히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 평면적이면서도 블록 같은 질감은 투박하지만 분명 구체적인 신체성을 지닌 무엇이다. 그 위에 기입된 엉성한 텍스쳐는 계속해서 미끄러지므로 인식의 혼란을 초래하며 불안을 자아낸다. “때때로 게임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이러한 그래픽은 따라서 호러 장르와 밀접하게 얽히게 된다. 이렇게 레트로 호러 게임이 향유되는 동기를 살펴봤을 때, 지난 9월에 출시된 심리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마우스워싱Mouthwashing>은 설명에 모범적으로 들어맞는 사례처럼 읽힌다. 롱 올간Wrong Organ 스튜디오의 멤버들은 스웨덴 게임 개발 교육 기관에서 만나 팀을 이뤘다. 거기서 그들은 전작인 <하우 피쉬 이즈 메이드How Fish is Made>를 완성했고, 확장팩에서 후속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마우스워싱>의 핵심 인물인 ‘컬리’는 이 게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그가 운행하던 우주선 ‘툴파르’ 호는 천체와 충돌하는 사고를 겪게 되는데, 폭발은 컬리의 전신을 강타하며 흔적을 아로새겼다. 작중에서 컬리는 사지와 눈꺼풀을 잃고 극심한 화상으로 인해 신음한다. 게임의 1인칭의 카메라는 플레이어블 아바타와 플레이어의 시점을 융합시키며 가상의 신체로부터 비롯되는 감각을 끊임없이 의식하게 한다. 격통이 화면 너머 플레이어에게 전달되지는 않기에 끔찍한 몸에 접속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특별한 감각을 일깨우지는 않는다. 그보다 더 두드러지는 공포는 가상의 육신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붕괴와 결합에서 파생된다. 어떤 퀘스트는 컬리의 살을 자르고 섭취할 것을 종용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덩어리나 다름없어 보이는 저화질의 벌건 살은 가상의 신체가 언제든 인접한 다른 환경으로 무너져 내릴 가능성을 자극한다.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21세기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모든 것이 나오기 전의 마지막 시기”를 향유한다는 게이머 노스탤지어에 관한 설명은 “추억 소환 섹션”에 놓여 있는 대상에 한정한다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4] . <마우스워싱>은 로우 폴리곤이라는 장치가 범연히 1990년대적인 것의 부흥이라고 설명한 바와 다소간의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상상적으로 구현된 미디어적 참조는 현재적으로 “풍부한 시청각적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5] . <마우스워싱>이 엮어내는 영상 소스(뤼미에르 형제의 <유쾌한 해골>부터 1950년대 반공주의 프로파간다 애니메이션인 을 거쳐 가글액의 광고 화면으로 이어진다)는 로우 폴리곤이 표방하는 1990년대 게임 하드웨어 이전의 시기까지 소급해 가며 현재화를 시도한다. 주권성에 대한 노스탤지어 노스탤지어로 상상되는 과거는 현재를 인식하는 방식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노스탤지어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시간에 속한 순간들”에서 촉발되는데, 결국 “현재 우리가 보유한 가치나 윤리, 자기감에 더욱 부합하게끔 정보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6] . 이 지점에서 90년대와 지금 사이의 연속성을 되짚어보게 된다. <마우스워싱>의 내러티브가 디디고 있는 역사적 토대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인식과 밀접하다. 80~90년대 워싱턴 컨센서스를 통해 구현된 신자유주의는 “사사화privatiation와 개인의 책임”을 핵심으로 한다. “부와 의사 결정이 대중과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정책 결정 기구에서, 개인이나 기업과 같은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손으로 넘어” 가는 것이다 [7] . 그 결과 구조 조정과 노동유연화, 고용 불안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풍경이 삶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마우스워싱> 속 툴파르 호는 마지막으로 남은 유인 우주 화물 서비스를 전문 기업인 포니 익스프레스의 소속이다. 열악한 근무 조건 속에서 승무원들이 화물을 운반하는 와중에 툴파르 호가 소행성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부함장인 ‘지미’는 구조가 올 때까지 다른 동료들을 책임지고 건사하고자 한다. 한편 비선형적으로 이어지는 게임의 내러티브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사고의 전후를 퍼즐처럼 재구성하도록 요청한다. 작중에서 상기의 영상 콜라주는 한 장의 메일을 트리거삼아 재생된다. 그 메일이란, 본사는 이번 배송을 완료한 후에 툴파르 호의 인원이 전원 해고될 것이며 포니 익스프레스의 서비스가 무인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컬리가 함장의 자격으로 그 메일을 수신하는 장면은 잠시 중지되고, 구시대의 애니메이션들이 흘러나오며 경제적 주체로서의 가장과 같은 자본주의의 유익한 삶을 역설한다. 이미지의 잡동사니가 멎은 자리에는 끄트머리가 꺾여버린 사다리들이 놓여 있다. 사다리는 컬리가 지미와 나누었던 대화를 환기하는 요소다. 컬리 : ...최근 이런 생각을 좀 해 봤어. 이걸로 충분한 건가? 지금까지 잘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이대로 살아도 되나? 좋은 장거리 화물선 함장으로 말이야. 지미 : 그게 안 좋은 건가요? 컬리 : 내가 하려는 말이 바로 그거야. 안 좋지는 않아. 하지만... 아주 무서운 일이지. 이런 생각이 들어. “이게 내 최선인가? 앞으로도 평생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 지미 : 이 사다리의 꼭대기에 올랐는데... 애초에 잘못된 사다리를 오른 건 아닐까 생각하신다는 거죠. 그래도 어떤 관점에서 보든, 한참 위까지 올라가셨잖아요. ...전 아직도 그 사다리를 끝없이 오르고 있는데 말이죠. 『잔인한 낙관』을 저술한 로런 벌랜트는 신자유주의 문화에서 ‘좋은 삶’이라는 환상을 구성하는 애착심에 관해 이야기한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내는 위험하고 불안정한 삶 속에서 우리는 소진되거나 마모되면서도, 더 좋은 삶이라는 환상에 애착을 품는다.“잔인한 낙관은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대상에 애착심을 유지하는 상태”이며 또한 “우리에게 ‘좋은 삶’이라고 호명하는 대상에 대한 정동적 애착심 속에 기거하면서 ‘좋은 삶’을 살펴보게 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8] . 위의 대사에서 컬리는 지금껏 유지해 왔던 삶의 형식이 어느 정도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는 정황을 감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벌랜트 식으로 표현하자면 마모된 주체인 그는 ‘좋은 장거리 화물선 함장’이 주는 낙관이 불능에 처했음을 미묘한 어휘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허무감을 공유받는 지미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사다리의 ‘한참 위’에 있기에 가능한 토로라고 일축한다. 그러므로 사고 이후 임시 함장이 된 지미는 지속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되뇌며, 부상으로 불능 상태가 된 컬리를 대신하려 한다. 지미는 선원들의 안위와 툴파르 호의 위기를 책임지려 한다. 더 나아가서 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수습함으로써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도 한다. 지미는 생존 물품을 찾아보기 위해 운송 창고 개방을 결단한다. 창고를 개방할 수 있는 열쇠는 함장만이 소지 가능하다. 그가 의기양양하게 휘두른 주권은 곧 미끄러진다. 영상의 콜라주로 이어진 시퀀스가 종료되면 마침내 플레이어는 창고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 내용물은 생존에는 하등 쓸모없는 가글액에 불과하다. 이 가글액은 포니 익스프레스가 직접 생산하지 않은 물건일뿐더러 1950년대의 애니메이션과 병치된 광고 형식은 시대착오적이다. 요컨대 목전으로 닥친 자동화와 무인화의 미래를 절대 극복해 주지 못할 물건이다. 자본주의적 체인 안에서 상품이 개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은 세세하게 분할되어 실체는 추상적인 절차로 파편화되고 프로세스는 우연적인 집합에 불과할 때, 블랙 박스 속 물건을 통해 주권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지미의 시도는 실패로 끝난다. 그는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 함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주권성이란 객관적 상태라고 오인된 환상”으로 “개인적, 제도적 자기 정당화의 수행성을 열망하는 입장이며, 그 입장이 안전과 능률성을 제공한다는 환상과의 관계 속에서 통제권을 갖는다는 정동적 느낌”이다 [9] . 일반적으로 법에서는 주체를 행위하고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상정한다. 이는 범박한 의미에서의 게임이 플레이어의 개입을 통해 상호작용 하는 미디어로 정의된다는 지점을 환기한다. 지미의 행위를 견인하는 동기는 플레이어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로우 폴리곤 아바타를 꾸역꾸역 붙들고 있는 이유와도 일치한다. 툴파르 호와 승무원을 건사하는 것이다. <마우스워싱>의 게임 플레이는 정해진 루트를 따라 나가는 일방적인 워킹 시뮬레이터식 진행에 가깝다. 이 같은 구성은 전권을 휘두르는 주권성으로부터 비껴 나간다. 사고 당시를 재연하는 프롤로그는 이어질 전개의 메타포다. 소행성이 눈앞으로 들이닥치는 가운데, 조종간을 오른쪽으로 돌리라는 경고문이 주어지지만 플레이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오직 왼쪽으로 꺾는 일뿐이다. 여기서 주권성은 실패한 선택지를 고르는 데에 발휘된다. 그렇게 지미는 툴파르 호를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고, 플레이어는 지미의 ‘업보’를 책임지지 못한다. 1인칭 카메라를 활용한 시점 트릭은 여태껏 플레이어가 불완전한 책임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시점으로부터 미끄러져 나가며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마우스워싱>은 노스탤지어적 장치를 활용하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짤막한 역사적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 잔인한 낙관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구현해 내는 것은 <마우스워싱>의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싶다. 모든 관계가 파탄 난 상황 속에서 지미는 부상당한 컬리를 수면 장치에 밀어 넣는다. 비록 컬리는 망가진 신체와 고통으로 잠 못 드는 신세임에도 일단 수십 년간 냉동 수면 상태에 있다 보면 언젠가는 구조되리라는 일방적인 기대에 내걸린다. 훗날 컬리가 어색하게 눈을 떴을 때, 그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1]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손성화 역.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서울: 어크로스. 2024. 273쪽. [2] Natalie Clayton, “The horror games harking back to the PSone era”, 2019.10.31.등록, 2024.11.05.접속, WhyNowGaming, [3] 이 게임은 닌텐도 64를 위한 게임을 “야심넘치게 개발하다가 프로젝트를 폐기할 위기”에 놓인 일련의 이야기로 소개된다. https://l4ndo.itch.io/abandoned-64 [4]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273쪽. [5] Natalie Clayton, 위의 글. [6]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15쪽. [7] 리사 두건. 한우리·홍보람 역. 『평등의 몰락-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가』. 현실문화. 2017. 57쪽. [8] 로런 벌랜트. 윤조원·박미선 역. 『잔인한 낙관』. 서울: 후마니타스. 2024. 48·55쪽. [9] 로런 벌랜트. 184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 무엇이 이스포츠팀을 팀으로 만드는가
2021년 10월말, 이스포츠 업계에서는 전기가 될만한 일이 일어났다. 북미의 명문 이스포츠 구단인 페이즈 클랜이 SPAC을 통해서 내년 상반기에 나스닥 상장을 노린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사실 이스포츠 구단들의 성장세는 가팔랐고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최초도 아니다. 덴마크의 이스포츠 구단 아스트랄리스는 2019년 나스닥 코펜하겐 거래소에 상장됐고 영국의 길드 이스포츠는 2020년에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놀란 것은 페이즈 클랜 측이 밝힌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였다. < Back 03 GG Vol. 21.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ounghoon Hong Lives in California and works in the game industry. Aims to offer insight to as many people as possible through podcast appearances and contributions to various outlets. Hopes to spend a lifetime writing engaging pieces across every field, from fashion to games.
- [Editor's view] 선언을 넘어선, 실천으로서의 게임문화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도도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것이 〈게임 제너레이션〉의 목표다. 첫 호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그 길로 가고자 한다. 동시대의 교양으로서, 혹은 지금 시대의 가장 뜨거운 놀이로서 게임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이어질 의 모든 이야기일 것이다. < Back [Editor's view] 선언을 넘어선, 실천으로서의 게임문화 01 GG Vol. 21. 6. 10. 디지털게임은 이제 뉴미디어라고 부르기엔 다소 민망한 나이가 되었다. 처음 등장한 것으로도 거의 반세기에 달하는 이 매체는 그러나 그 발전과 변화의 폭이 너무 넓어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도대체 어디까지를 공통점으로 봐야 할 것인지 난감할 지경의 다양성을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도 게임이란 무엇인가 라는 정의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등장 이래 조금씩 저변을 넓혀 온 게임은 이제 모바일 네트워크 시대에 이르러 서브컬처가 아닌 대중문화의 일환으로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산업적 규모에 대한 찬사이건, 혹은 디지털게임이 만들어 낸 기존의 매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사고와 감정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동경이건 간에 이제 게임은 대중문화의 프레임 밖에 두기 어려운 존재감을 확보했다. <게임 제너레이션>은 먼 훗날 최초의 게임 세대로 일컬어질 수 있을 바로 이 시대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시작된 잡지다. 게임이라는 매체를 만나 변화하기 시작한 인간의 삶과 생각, 행동이 다시 또 게임에 반영되는 과정 전반을 살피며 우리의 관심사는 게임을 넘어 게임하는 인간을 향한다. 게임을 곱씹어 거기에 비춰지는 우리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에의 탐색이 〈게임 제너레이션〉의 가장 큰 목표다. <게임 제너레이션>은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매 호마다 선정되는 ‘집중기획’을 통해 동시대 게임 담론의 주요 주제들을 깊은 호흡으로 검토하고, 빠르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흐름을 ‘TRENDS’에서 놓치지 않도록 주시한다. 마지막으로 ‘ARTICLES’에서 오늘날 게임에 대한 비평과, 게임개발자 및 게이머라는 사람에게 묻는 인터뷰로 게임과 게이머라는 게임문화의 근간을 맨손으로 훑으며 우리 시대의 게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로서의 게임’을 손쉽게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그 말이 현재로서는 다분히 공허한 선언에 그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 ‘게임은 문화다’라고 선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게임을 문화의 틀 안에서 바라보고 사고하며 이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일일 것이다. <게임 제너레이션>의 창간과 도전은 그런 실천을 통한 실험이며, 창간호의 기획도 그러한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문화로서의 게임'이라는 대주제를 두고 먼저 고민한 것은 다른 선배격의 매체들이 겪어 온 과정이었다. 영화와 만화라는 두 매체가 표현양식에서 서브컬처를 지나 대중매체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지점들은 없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한송희, 이재민 두 평론가의 글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문화'라는 말을 굳이 강조해야 하는 지금 게임의 상황은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나타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이정엽 교수가 고민의 결과로 가져왔다. 문화매체 성립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비평의 영역은 어떤 과정을 거쳐오고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강신규 박사의 글도 적지 않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동시에 같은 고민을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는 북미의 게임연구자 Mia Consalvo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시대적 공통요소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하고자 했다. TRENDS에서는 현재 가장 뜨거운 단어들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했다. 2021년 7월 다시한번 불타오른 셧다운제 이슈와 함께 게임 관련법들에 대한 관심이 재부상했는데, 수 차례 여러 가지 입법 발의는 뉴스에 나왔지만 실제로 입법되었는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실제 국회에서 게임법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이도경 비서관이 현업의 시각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해 주었다. 게임 플레이와 콘텐츠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결제양식에 최근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인 구독형 결제는 어떤 변화와 가능성을 내포하는지를 홍성갑 기자가 점검했고, 비즈니스 워드로 2021년 하반기 중심에 선 메타버스라는 말이 게임과 갖는 유사성으로부터 시작되는 메타버스 게임에 대한 관심이 품고 있는 실체와 허상을 분리하고자 하는 고민을 김재석 기자가 담아냈다. 디지털게임에 대한 다양한 비평을 담는 Articles 코너에서는 비평이나 평론의 형식을 정의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의 글들을 모아보고자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장 구성이 갖는 원근법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김얼터 작가의 글은 시각예술의 측면에서 게임디자인에 접근하는 흥미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2021년 상반기 트럭시위 사태로 화제가 되었던 〈로스트아크〉난민사태에서의 '난민'을 본격적으로 해석하고자 한 오영진 평론가의 도전은 실제 게이머들의 위상을 생각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스탠스들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2021년 GOTY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잇 테이크 투〉를 살피는 이명규 기자의 시선은 코옵이라는 보기 드문 형태의 플레이를 이해하는 단초들을 제공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도 정작 '초딩 게임'이라는 선입견에 강하게 묶여 있는 〈로블록스〉의 의미는 박이선 연구자의 정리를 통해 좀더 뚜렷해진다. 야쿠자 게임으로만 알려져 있던 〈용과 같이〉에 접근하는 시사평론가 김민하의 글은 이 게임을 '관광 게임'으로 정의하며 일본이라는 현실배경과 게임의 연계를 되새기게끔 한다. 게임텍스트 뿐 아니라 사람으로도 이뤄지는 것이 게임문화다보니 매 호에서는 항상 사람을 향한 인터뷰를 포함하고자 했고, 첫 호에서는 두 사람을 만났다. 인디게임 개발자 somi는 스스로의 작품들을 '죄책감 3부작'이라고 부르며 연결성을 부여하고, 이는 게임에서의 작가론을 가능케 하는 점이다. 작가로서의 의미를 가능케 하는 somi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시에 세계 최대 e스포츠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진예원 PD를 만나 한국 e스포츠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현업의 시각에서 느끼는 바를 받아적고자 했다. 격월로 정리하는 이슈들은 아무래도 시기마다 적절한 대응이라기보다는 좀더 긴 호흡에서 한국의 게임문화를 곱씹는 결과물로 자리할 것이다. 긴급한 소식에 대한 논의는 다른 여러 매체와 커뮤니티에 맡기고, 우리는 숨을 고를 때 비로소 보이는 문제들로 시선을 던지고 말을 걸고자 한다. 기획회의 내내 이야기했던, '웹진보다 무겁게, 학술지보다 가볍게'라는 기조는 주제와 소재, 톤까지를 아우르는 우리의 슬로건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글을 찾아 읽을 독자가 있을 거냐고 반문하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없으면 때로는 독자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도 잡지의 힘이자 의무이기도 했음을 잊지 않는다.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도도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것이 〈게임 제너레이션〉의 목표다. 첫 호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그 길로 가고자 한다. 동시대의 교양으로서, 혹은 지금 시대의 가장 뜨거운 놀이로서 게임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이어질 의 모든 이야기일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돈스타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농사의 중요성을 알고있을 것이다. 당장의 굶어 죽을 위기에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밥을 찾아 헤매는 일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따라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게이머들은 어느 순간부터 터를 잡고 작물들을 키워나간다.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 Back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18 GG Vol. 24. 6. 10. 1. 효율을 위한 공간 <돈스타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농사의 중요성을 알고있을 것이다. 당장의 굶어 죽을 위기에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밥을 찾아 헤매는 일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따라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게이머들은 어느 순간부터 터를 잡고 작물들을 키워나간다.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돈스타브>에서 농장은 곧 ‘효율을 위한 공간’이다. 여기서 플레이어들은 농사를 하기 위한 땅을 선점하고 생존에 유리한 작물을 선택하여 공간에 배치한다. 이 모든 활동들은 ‘효율’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겨냥하는데, 이때 효율이란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둬들이는 시스템을 뜻한다. 즉, 시간 대비 최대의 수확량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돈스타브>의 농사는 아주 세심하게 이루어진다. 과연 무엇이 더 효율적일지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땅, 작물, 배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 <돈스타브> 농장 사례. 출처: https://www.fanatical.com/ko/game/dont-starve-together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을 위한 공간’은 더욱 다채로워진다. 여기에는 농장 뿐만이 아니라, 동물들을 모아 기르는 목장, 나아가 아이템을 자동으로 수집하게 해주는 공장들도 있다. 자동으로 수집되는 물품들 역시 매우 다양한데, 단순 작물부터 광물 경험치까지 게임 속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자동화의 대상이 된다. 한편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을 위한 공간’은 <돈스타브>의 것과 성격상의 차이를 지닌다. 이는 수확물에 대한 즉각적인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데, 긴박한 생존 게임이 아닌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화 과정은 본격적인 놀이의 과정으로 편입된다. * <마인크래프트> 농장 사례. 출처: https://youtu.be/kf8yXlobhOQ?si=4QZ_wF0Ddjf0UgmV 앞서 필자는 효율이 ‘들인 노력 대비 얻은 결과의 비율’임을 밝혔다. 농장, 목장, 공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둬들이기 위함이다. 이들은 플레이어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효율화 과정이 본격적인 놀이의 일부로 편입될 경우 ‘효율’은 매우 역설적인 양태를 띤다. 주목해 볼 점은 <마인크래프트>에서의 몇몇 효율화 작업이 결코 ‘효율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자동화 장치가 매우 많은 생산량을 산출해내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이를 만드는 일은 너무나도 큰 노력을 요구한다.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시간에 그냥 수렵·채집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수준이다. 예를 들어 밀을 자동으로 수확하는 농장을 만드는 일은 ‘광물 캐기, 몬스터 잡기’ 등의 부가적인 절차를 요구하는데, 이는 밀을 그냥 키워내는 것보다 몇 배는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여기에 드는 효율화 과정을 포함한다면 농장/목장/공장을 만드는 것은 결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일이 아니다. [1] 필자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야생에서 자동화된 농장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솜씨가 서툴러서 인지 회로를 짜고 재료를 모으는데 한 평생이 결렸고, 모으고 나서는 정작 작동 방식을 구경하다 게임을 떠났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그 이후에도 작동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만들고 서버를 버리는 일들이 몇 번 더 반복되기도 하였다. 정작 생산물을 얻는 것보다도 ‘효율적인/효율적일’ 구조를 짜고 만들어 보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꼈던 것이다. <마인크래프트>의 사례가 알려주는 것은 효율을 구상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마냥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값어치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언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효율적인/효율적일’ 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2. 타이쿤에서의 ‘기업가 정신’ 이때의 즐거움을 정확히 포착해낸 장르가 바로 ‘타이쿤’이다. ‘타이쿤(Tycoon)’은 에도시대의 쇼군을 의미하는 대군(大君; Taikun)을 철자만 바꾸어 영어 식으로 표현해 놓은 것인데, 게임 문화에서는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를 뜻한다. 어원을 통해 짐작 해보자면, 마치 쇼군(대군)과 같은 위치에서 특정 대상을 사업/경영해 보는 시뮬레이션 게임들이겠다. 구상과 운영에 특화된 이 장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효율’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주어진 시간, 땅, 돈, 인력 안에서 더 좋은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방법을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효율에 대한 추구는 시간이나 자원적 제한을 걸어 두어두는 등 게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의도되기도 하며, 의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게임 안에서의 플레이 과정은 효율과 딱히 멀어지지 않는다. 플레이어들이 끊임없이 더 좋은, 더 참신한 방식을 고안해 내기 때문이다. 타이쿤은 무엇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장르이다. 보다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슈의 라면집>과 같은 타임어택 타이쿤에서 플레이어들은 당장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적의 방식을 찾아 나선다.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더 높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 도전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더 효율적인 전략과 더 좋은 피지컬이 요구된다. 다른 한편 <롤러코스터 타이쿤>과 같이 높은 자유도를 지닌 게임에서 효율에 대한 추구는 보다 창조적인 과정으로 거듭난다. 여기에서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구조를 고민해보며 그를 통해 무엇이 가장 많은 산출물들을 만들어 낼지를 찾아나선다. 이때 타이쿤 게임은 본격적으로 ‘효율적인/효율적일’ 시스템을 구상하는 실험실이 된다. * <롤러코스터 타이쿤>에서의 실험 사례. 출처: https://youtu.be/h0kTdVw8nxo?si=F4196cZ6cs4dICX8 사실, 타이쿤과 같은 효율의 놀이화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만은 없다. 더 많은 축적과 더 높은 수익을 갈구하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마치 신자유주의 서사 안에서의 기업가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즉, 효율에 골몰하는 게이머들이 마치 생산과 축적에 도취된 현대의 경영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다이어-웨더포드와 드퓨터(Dyer-Witheford & De Peuter, 2009/2015)의 연장선상에서 타이쿤이 신자유주의적 주체성을 기르는 기계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가능할 것이다. 3.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다만, 이 글은 타이쿤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것이 지니는 가능성에 대하여 주목해보고자 한다. 첫 단락에서 살펴보았듯이, 효율이 놀이가 되는 순간 그 중심에는 ‘구상의 과정’이 있다. 플레이어들은 무엇을 어떻게 위치시켰을 때 더 효율적일지를 생각하고 실험하며 최적의 방식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러한 ‘효율적인/효율적일’것을 찾는 구상의 과정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됨으로써 놀이화 된다. 이때의 효율에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존재한다. 본래 효율이 적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많은 산출물들을 얻는 비율이라면, 효율적인 구조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서버를 떠나거나 만들어 놓은 것을 부수는 식으로 시스템들을 구상하다 세계를 떠난다. 굉장히 비효율적인 수준에서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다. 이는 효율의 놀이가 실제 생산된 결과물에 다소 무관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움이 생산보다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타이쿤 플레이어들을 보며 그것이 너무나도 신자유주의적이라 비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실제 생산 활동과 빗대어서만 타이쿤을 생각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인 시각에서 놀이를 사유하는 것이다. 타이쿤으로 대표되는 효율에 대한 놀이는 마냥 생산에 도취되는 것이기 보다는 효율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에 가깝다. 플레이어들은 오히려 실제 생산량에 무관심하며 그저 이후 벌어들이게 될 생산량을 기대하는 수준에서 멈추기도 한다. 여기서 효율의 또 다른 의미를 가져와보자. 효율은 시간 대비 벌어들이는 생산량의 비율이다. 따라서 효율적이라 함은 그 시간을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에 대한 추구는 곧 해야할 일이 없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 이기도 하다. 타이쿤에서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찾아가는 과정은 마치 탑을 쌓아나가는 것만 같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그저 안주하기 보다는 더 좋은, 더 자유로운 삶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구상한다. 때문에 너무나도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는 마치 잘 만들어진 수식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타이쿤의 묘미는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만들어보는 것은 아닐까? 생산과 축적을 끌어안기보다는 사람들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삶을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타이쿤의 묘미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Dyer-Witheford, N., & De Peuter, G. (2009). Games of empire: Global capitalism and videogames. 남청수 (역) (2015). <제국의 게임>. 서울: 갈무리. [1] 물론 이는 개인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만약, 플레이어가 한 야생에서 막대한 시간을 생활한다면 100시간을 들인 기계도 장기적으론 효율적일 수 있겠다. 다만, 이 글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이 효율적인 시스템(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기에 그와 같은 가능성은 생략하였다. Tags: 굶지마, 시뮬레이션, 타이쿤, 대량생산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이연우 함께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의 관계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다함께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 게임제너레이션 GG
< Back GG Vol.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Playing with Shivering Bodies: Expectation, Exploration, Perception
The dark hallway I walk through seems to be deserted. I can only hear my own steps and the eerie soundscape of the cranking metal pipes surrounding me, and can barely see what lays beyond the light of my flashlight. I’m afraid, as I don’t know if something is waiting in the shadows for me. As I enter the next room, I hear heavy breathing and as the light catches a mutilated body, in between the dead and living, I feel my stomach contract from disgust. < Back Playing with Shivering Bodies: Expectation, Exploration, Perception 19 GG Vol. 24. 8. 10. The dark hallway I walk through seems to be deserted. I can only hear my own steps and the eerie soundscape of the cranking metal pipes surrounding me, and can barely see what lays beyond the light of my flashlight. I’m afraid, as I don’t know if something is waiting in the shadows for me. As I enter the next room, I hear heavy breathing and as the light catches a mutilated body, in between the dead and living, I feel my stomach contract from disgust. For playing such horror scenarios, found in similar form across multiple games, one of our key motivations is to experience strong emotions: the feeling of suspense in supernatural scenarios, the virtual threat of being hunted by often invisible enemies, the disgust caused by body horror. To achieve such feelings, digital games often rely on narrative motives established and familiarized through their movie counterparts and are aimed at creating similar expectations and experiences as other horror media. Still, the specific nature of digital games, their frameworks, interactivity, atmosphere, and direct experience of virtual environments, allow us to understand horror in digital games as a separate and unique phenomenon. As the category of horror games includes a large variety of different subcategories, from gore-loaded combat-games to narrative-driven psychological horror, it is impossible to provide a comprehensive overview over the experience of horror in digital games. Therefore, we will here take a look at some of the more general elements which affect horror experiences in digital games: expectation building, exploration and curiosity, and bodily perception. Emotions and Curiosity Before looking into players’ experience of horror games, the almost impossible has to be attempted, a definition of what horror games are. This problem is especially based in the large diversity of subcategories across horror games and their often-blurry lines. Typical examples for this issue as The Dredge or Prey (2017) include familiar elements of horror, while especially online it is often discussed to which extend they belong to the horror genre. Therefore, horror games are here very broadly understood as games which are primarily characterized by atmospheres which are perceived as scary, threatening, and/or distressing. Horror games, as well as general horror media, further provide narratives and spaces for transgression. They are primarily aimed at evoking strong emotional reactions in players, centered around the experience of suspense, uncertainty, disgust, and shock. Horror games are opportunities for intense stimulation: if we play Horror Games, we want to experience strong emotions and are curious to explore the abnormal, horrifying, and scary. Not only do narratives contribute to this objective: all parts of the game’s sensory design, including visuals, music and sound effects, and (rarely) haptics are typically designed to support and evoke such experiences. Based on those elements, and consciously not considering the multitude of elements relevant to specific subgenres across horror games, we arrive at an initial and very brief understanding of horror games, which will lead us through the following aspects and element: Horror games are first and foremost aimed at intense engaging and emotional experiences, playing with our natural, biological, and culturally informed perception of what is threatening and scary as well as our (morbid) curiosity towards the unknown and unfamiliar. In the next sections, we will dive deeper into some of those specific aspects contributing to those experiences. Managing Expectations: References and Representations This very broad understanding of horror games for the most part is unsurprisingly aligned with a general categorization of horror media, especially movies, and their impact on the consumer. Our experience of a horror game is typically preconditioned by our knowledge of general horror media and previously experienced other horror games. By relying on familiar motives and elements in its design, a game can present us with clear points of reference. Seeing a deserted village covered in fog, we immediately expect a scary experience coming up, as we have probably seen this exact motive several times in horror films, literature, or formative games as Silent Hill . Dan Pinchback in his essay on horror imagery in games describes this as “horror by reference” (2009, p. 81). We are used to encounter specific elements, as mansions, hellish demons or the undead, in horror media and therefore connect them immediately with previous experiences of horror. Additionally, games encompass what Pinchbeck refers to as “representational level” (2009, p. 81), the design of elements which support and contribute to our understanding of a scary or horrifying atmosphere. This includes the visual design of the surroundings, the creation of enemies and NPCs which are perceived as abnormal, as well as sound design, making the game a multisensory experience of horror. This further extends to the expected mechanics, for horror games typically including resource scarcity, hidden hints to the lore, the need to hide when an enemy approaches, and the expectation of the occasional jump scare. While from a design-perspective entirely relying on this familiarity to establish horror quickly can turn into predictable and boring experiences, the selective use of such still builds up necessary and motivating expectations in players. While those expectations do not have to necessarily be proven correct, being familiar with those elements will still influence what we want and expect from a horror game. As Pinchback writes, based on these familiar patterns and points of reference, “we are expected to find the subject matter horrific because we already know it is supposed to be” (2009, p. 81). Exploring Unknown Environments While many of the elements introduced so far can be found both in horror media and games, we now arrive at one of the major aspects setting horror games apart from their counterparts in literature and film: the opportunity to actively explore and engage with a horrifying environment, rather than just witnessing it. As we play horror games, we are typically curious towards our virtual environment, as we want to gain an understanding of it. Especially within survival horror games, it is not necessarily only a manifest enemy, which is perceived as the primary threat by the player, but rather the environment itself. To understand how to survive, the environment has to be made gradually comprehensible by players. While a general curiosity can explain players’ motivation for uncovering more information on their environment as they progress through the game, further the specific trait of morbid curiosity (Scrivner, 2021) relates here to the fascination of some players with disgusting, horrifying, and destructive elements and the wish to explore those more closely within the game world. Digital horror games typically support these types of curiosity by enabling explorative behavior through building up scenarios which cannot be understood immediately. Players must reveal new information on the unfamiliar, uncanny, threatening environment and/or its inhabitants to overcome those. While narratives of other horror media (especially movies) are also gradually unveiling new information and appeal to our curiosity, there we are just witnessing those reveals, rather than having the potential to reveal them ourselves. This becomes especially clear, if we do not only consider the players progression trough the main storyline, but also the typical presence of additional documents, logs, graffiti, and easter eggs, all potentially contributing to a curiosity-led experience of the environment. Depending on the game, it might be the exploration which dominantly contributes to feeling scared, with especially psychological horror games primarily relying on searching for new information and building up a generally discomforting atmosphere, rather than utilizing materialized enemies. A mechanical design aspect supporting such exploration, we encounter in games as Phasmophobia and Fatal Frame . We are initially able to only perceive a deserted space. Only by using in-game tools we can catch glimpses of supernatural powers surrounding us, never able to safely perceive the whole picture or gain a continuous insight. Especially in the case of Phasmophobia we initially enter spaces often without knowledge of what to expect besides a general haunting and have to uncover piece by piece what is waiting for us. Additionally, digital games as a medium allow for the extension of such tools into the physical space of the player. In SOMA the avatar is alarmed by audio-visual glitches, as soon as lethal monsters approach. This signaling is extended to the physical space of the player by intensifying controller vibrations, letting us experience the rising thread haptically. While this feature allows to regain a little bit of situational control, it still contributes to the feeling of an invisible threat. Even if a threat is not seen yet, it creeps into our sensory perception. The experience of spaces as horrifying clearly relates to the amount of information made available to the player through such sensory elements as well as HUDs and their presence or absence. HUDs provide us with a feeling of control, as they allow us to have insight into the information relevant to our navigation and survival. Making them diegetic as in Dead Space allows us to immerse ourselves more intensely into the virtual environment, while taking them away or reducing them actively creates uncertainty, which again contributes to a feeling of vulnerability and loss of situational control. And indeed, one of the probably most prominent elements of horror games in comparison to other game categories are the often reduced or fully absent HUDs. Using the example of Limbo , we can see why. With an already partially unclear plot, we are thrown into a 2D world without any additional information provided to us through health bars, maps, or hints. We seem to know nothing more (or even less) than the protagonist of the game. Exploration here functions as a way to gradually gain such control, by understanding at least partially how to navigate the unknown by familiarizing oneself with it, uncovering the reasons for horrifying events encountered, or finding ways to overcome initially seemingly invincible enemies. The here underlying idea is a simple one, also hinted towards in the previous section: if you do not know everything about your surroundings, you are not in full control of your environment and safety. Therefore, you should be scared. Embodied Perception The experience of digital games in general and horror games specifically is not only mental but also physical, meaning that atmosphere, actions, and narratives of the game are reflected in bodily reactions of the player. We flinch during jump scares, contract when witnessing extreme violence, feel tension in our muscles when trying to fight or escape an enemy. We relate on an embodied level to the virtual experience of our avatar, as the player’s body on a neural level mirrors what the virtual body experiences. Therefore, in-game events are not only experienced on a cognitive or emotional level, but initially through the player’s body, leading to an empathetic relation with the virtual body of the avatar. Here, the previously introduced elements of experience come together, as they also partially contribute to this bodily experience. Understanding horror games as somatic media, based on Max Ryynänen’s somatic film theory (Ryynänen, 2022), specific atmospheric and material elements are designed to trigger a real physical response. And while this approach once again stems from film theory, we can assume that playing digital games, with its audio-visual-haptic perception and our actions through the virtual body (rather than just witnessing it as in film) even intensifies this phenomenon. We are not just observing, we are actively involved in the virtual space through our actions. In an interview by Glen Schofield, developer of The Callisto Protocol, he points out that the third-person perspective allows for something crucial to somatic perception of the avatar: being able to see what happens to the avatars body in detail and how the virtual body reacts (Kim 2020). To mirror the experience of a virtual body, we have to perceive it visually. With the exception of Doom ’s iconic status bar face or the use of mirrors for example in SOMA , first-person perspective rarely allows us such a perception. Still, somatic perception is not limited to the body of the avatar itself, but also its surroundings and what is witnessed within there. Exemplary, this becomes especially clear in games which center bodies as a site of disgust, as the Cronenberg’ian mutants of the Resident Evil series or the mutilations of The Evil Within . We do not necessarily have to visually perceive those disgusting elements, equally the soundscape or in rare cases the appearance of unpleasant vibrations can make us aware of something abnormal and horrifying happening. And the more disturbing and disgusting is what we perceive, the more intense our bodily reaction to it (even though players’ familiarity might influence how intense they experience those). As we witness abnormal transformation and digusting acts, we know consciously that what we are witnessing is not real. And still our body reacts to some degree unconsciously as it would be real. We experience something as scary, disgusting, or threatening, because our body clearly signals it to us. In the case of digital games, this signaling however is expected and becomes part of an intense and activating play experience. Summary: Horror Media, Games, and Experience To summarize, horror games as well as horror media in general appeal to our curiosity for experiencing intense, horrifying, and dangerous situations without any real danger for ourselves. Horror games are embedded in a net of transmedia references, with our expectations and experiences of play being conditioned by horror culture surrounding us, no matter if film, literature, or tales. Our experience is informed by what is perceived as scary within our respective cultures, the literature we read, and the movies we consume. Still, there ar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horror games and general media, specifically in relation to the experience of agency and our relation to protagonists. We are not observers, but rather interact and explore through our virtual extension, contributing both to the feeling of gaining and losing control. And while most of the of the here introduced elements are rather broad and do not take into consideration the intricate specifics of some subcategories of horror games, we can find a general definition of horror games through looking at the appearance of bodily reactions. Horror games first and foremost are somatic media: designed to make our body react on a subconscious level and played by us to experience such intense reactions. References Kim, M. (2020) The Callisto Protocol Wants to be The Scariest Next-Gen Horror Game Ever. Available at: https://nordic.ign.com/news/42235/the-callisto-project-wants-to-be-the-scariest-next-gen-horror-game-ever . Pinchbeck, D. (2009) ‘Shock, horror? First-person gaming, horror, and the art of ludic manipulation.’, in Horror video games: essays on the fusion of fear and play. Jefferson, NC: B. Perron, pp. 79–94. Ryynänen, M. (2022) Bodily Engagements with Film, Images, and Technology: Somavision. 1st edn. New York: Routledge. Available at: https://doi.org/10.4324/9781003248514 . Scrivner, C. (2021) ‘An Infectious Curiosity: Morbid Curiosity and Media Preferences during a Pandemic’, Evolutionary Studies in Imaginative Culture, 5(1), pp. 1–12. Available at: https://doi.org/10.26613/esic.5.1.206 .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Researcher) Aska Mayer A Doctoral Researcher at Tampere University Game Research Lab and the Finnish Center of Excellence in Game Culture Studies. Aska’s research is focused on bodily perceptions of digital games and technology, as well as apocalyptic media.
- 제1회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 발표
안녕하십니까, 게임제너레이션입니다. 제1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 Back 07 GG Vol. 22.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게임 to 현실, 현실 to 게임: <게임의 사회학> 서평
〈게임 사회학〉은 저자 스스로 그 빈칸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었다. 저자가 스스로 게이머들이 왜 이런 행동을 보였을지 이유를 추적하고 그 인과성을 검증하는 모델을 세우는 과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즉 정량적인 연구라도 연구 문제를 설계하고 모델에 어떤 변수를 채택하고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일은 다시 사람의 몫이다. 전통적인 사회과학이나 통계학 연구자들이 딥러닝을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딥러닝 모델이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관계를 설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필요성이 부각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XAI는 알고리즘이 왜 이런 결과를 내놓았는지 추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량적인 연구와 정성적인 연구가 연결되는 지점이며, 앞으로 게임과 그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사회과학 연구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Byeongjun Kim Research professor at the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KAIST. As an undergraduate, a literature-loving youth who studied Korean literature, but in graduate school majored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and data science. Works mainly on digital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 research using large-scale data and quantitative methods. The favorite game of a lifetime was Warcraft III, race of choice the Orcs. Sadly, these days there's no time to actually play.
- When games become a new branding battlefield: Nike, Roblox, and the case of Vietnam
Advergames, a form of digital game designed for commercial purposes, have emerged as a significant trend in modern digital marketing strategies (Hera, 2019). This represents a substantial shift from traditional advertising toward interactive methods of reaching target audiences. Roblox, a platform known for fostering user-generated content (UGC) and interactive engagement, is widely regarded as an ideal environment for implementing advergame strategies (Vayner3, n.d.). < Back When games become a new branding battlefield: Nike, Roblox, and the case of Vietnam 25 GG Vol. 25. 8. 10. Advergames, a form of digital game designed for commercial purposes, have emerged as a significant trend in modern digital marketing strategies (Hera, 2019). This represents a substantial shift from traditional advertising toward interactive methods of reaching target audiences. Roblox , a platform known for fostering user-generated content (UGC) and interactive engagement, is widely regarded as an ideal environment for implementing advergame strategies (Vayner3, n.d.). One notable example is Nikeland , Nike’s successful advergame initiative aimed at enhancing brand awareness (Temperino, 2023). Beyond showcasing products, Nikeland serves as an experimental platform for testing digital strategies and innovations. Following Roblox ’s official partnership with VNG and its launch in Vietnam (Vietnam News, 2024), local brands now have the opportunity to leverage advergames as effective tools to enhance customer interaction and brand awareness, especially among the 13–18 age demographic. This article sheds light on the critical success factors of Nikeland in building brand awareness on Roblox and proposes strategic implications for Vietnamese brands. The Rise of Advergame In 2023, Vietnam ranked among the top five countries with the highest number of mobile game downloads worldwide, marking a significant milestone for the local gaming industry. With a compound annual growth rate (CAGR) of 9.39% (Interesse, 2024), Vietnam’s gamer community is projected to exceed six million individuals between 2025 and 2030. This presents a golden opportunity for brands to harness gamification as an effective marketing channel. According to Nguyen-Masse (2024), in-game marketing has undergone substantial transformations. Rather than relying solely on traditional brand placements, companies are now integrating their products and services directly into virtual environments, positioning games as exclusive platforms for building brand awareness. This shift reflects a broader industry trend—from passive exposure to experiential branding. In particular, advergames , or digital games designed for promotional purposes, are emerging as a prominent trend. Although relatively new to the Vietnamese market, advergames have garnered significant attention, with the global market forecasted to reach USD 12.32 billion by 2028 (AppROI, 2023). Originally introduced in the mid-2000s as tools for entertainment, advergames have rapidly evolved into a strategic marketing instrument in parallel with technological advancements. Early implementations typically involved indie-style games featuring brand mascots or characters to create memorable consumer experiences. For instance, McDonald’s M.C. Kids and Pepsi’s Pepsiman exemplify early efforts to blend entertainment with advertising through consoles and PCs (Gibson & Baird, 2024). By 2020, the rise of Roblox marked a key milestone by offering a user-generated virtual environment in which brands could engage younger audiences—particularly Gen Z and Gen Alpha—through immersive experiences. This illustrates the transition of advergames from basic promotional tools into comprehensive marketing ecosystems (Berezka et al., 2019). Rather than developing standalone games, brands have opted to build within Roblox , leveraging its interactive infrastructure and user base while significantly reducing development costs. Contemporary advergame strategies focus on platform culture and social features to deepen consumer-brand relationships and foster loyalty. Studies show that players notice branded content 100 times more than they do in social media advertisements, with brand recall increasing by approximately 211% compared to television ads (Lee, 2025). These findings underscore the effectiveness of immersive advergame experiences in eliciting deeper emotional engagement, especially among children and adolescents, who prefer interactive activities and are more inclined to engage with digital products, virtual events, and user-generated content over passive media (Program-Ace, n.d.). Alongside the rise of advergames, Game Finance (GameFi) emerged as a notable phenomenon in Vietnam’s gaming sector between 2019 and 2021 (Proelss et al., 2023). GameFi combines decentralized finance (DeFi) with video games, enabling players to earn real income through the ownership and trade of digital assets such as tokens and NFTs. The introduction of CryptoKitties on Ethereum in 2017 marked the beginning of NFT integration in gaming. While earlier forms of monetization existed, such as black-market trading in RuneScape or World of Warcraft —GameFi formalized these mechanisms. Meanwhile, Roblox established a user-generated gaming platform with a virtual currency convertible to real money. However, unlike GameFi’s focus on speculative finance, Roblox emphasizes creative content and community-driven development. The period from 2019 to 2021 saw explosive growth in GameFi, fueled by the rise of DeFi and cryptocurrency. Axie Infinity (2018) epitomized the “play-to-earn” model, achieving notable success in countries like the Philippines and Vietnam. However, this success triggered a wave of imitative GameFi projects, many of which overemphasized financial mechanics—such as staking and token inflation—while neglecting content development. As a result, when the crypto market collapsed in mid-2022, many GameFi tokens lost over 90% of their value, and approximately 93% of projects lasted less than four months (Takahashi, 2024). Nansen Research (2022) reveals that the GameFi sector has been in decline since 2021 and requires significant restructuring to ensure sustainability. Given the volatility that led to GameFi’s downturn, a critical question arises: could advergames face similar risks? GameFi’s reliance on speculative financial instruments makes it inherently unstable (Xu et al., 2024). In contrast, advergames generate value not through user monetization but through marketing investment, making them a more stable and sustainable model—evident in initiatives such as McDonald’s and Nike’s Nikeland . Furthermore, advergames enhance customer engagement and pave the way for innovative interactive advertising (Jami Pour et al., 2023). Ultimately, GameFi and advergames exemplify two contrasting models: one fast-paced and high-risk, the other gradual yet sustainable. GameFi is defined by its alluring financial incentives but often lacks narrative depth, making it vulnerable to market fluctuations. Conversely, advergames, while not generating direct revenue, are deeply embedded in brand strategies and offer long-term sustainability through identity-building and user engagement. As such, advergames represent a more resilient model for sustainable development, fostering meaningful connections between brands and consumers through interactive experiences. Brand Transformation in the Digital Era Advancements in technology have fundamentally reshaped how brands engage with customers, particularly young audiences. According to Zeng et al. (2023), technologies like virtual reality (VR) and augmented reality (AR) are powerful tools for building brand awareness among digitally native consumers who seek personalized, interactive experiences. Within this evolving digital landscape, games are increasingly recognized as effective advertising platforms due to their immersive nature and emotional appeal. Chaney et al. (2018) demonstrate that in-game advertising methods—such as banner ads and product placement—significantly enhance brand recall. Furthermore, the success of such advertising depends largely on user perceptions, including factors like entertainment value, interactivity, personalization, and level of annoyance (Playable Factory, 2023). Engaging, well-designed advergames can foster deeper brand associations and improve conversion rates (Eyice Başev, 2024). Buijsman (2024) reports that the global gaming industry reached $187.7 billion with over 3.4 billion players in 2024, reinforcing games as one of the most effective channels for interactive communication. The integration of VR within platforms such as Roblox enables users to co-create content, enhancing brand involvement. With 60% of its users under 13 (Ramic, n.d.), Roblox allows global brands such as Nike, Gucci, and Unilever to engage younger audiences through virtual worlds, as exemplified by Nike’s innovative Nikeland . Nikeland : Successful Brand Strategy in Roblox Launched in 2021, Nikeland is a virtual environment on Roblox that replicates Nike’s global headquarters. Designed as a dynamic blend of gaming, social interaction, and user personalization, it functions as a digital hub where users can immerse themselves in branded experiences. The initiative has proven remarkably successful, attracting over 21 million visits to Nike’s Roblox store (Sutcliffe, 2022) and positioning itself as a benchmark for effective brand engagement in virtual spaces. One of the primary reasons for Nikeland 's success lies in Nike’s strategic decision to leverage Roblox as a platform. With nearly 98 million daily active users, most of whom are under the age of 18 (Ekhator, 2025), Roblox offers a highly concentrated audience of digital natives. By recreating its headquarters and integrating interactive sports-themed gameplay, Nike constructed a virtual environment that allows users to compete, communicate, and collaborate. This digital recreation not only enhanced brand familiarity but also enabled Nike to execute a gamification strategy that immerses users in brand narratives rather than traditional advertising. Nike’s focus on creative content, rather than short-term promotional tactics, has further elevated Nikeland 's impact. The experience allows users to design their avatars, virtually try on Nike sportswear, and customize athletic playgrounds. High-profile events, such as the NBA All-Star Week featuring LeBron James, garnered widespread attention and reinforced brand visibility across global gamer communities. By embedding elements of entertainment, interactivity, and product trial into the experience, Nike successfully aligned its brand with the digital behavior of younger users. These emotional and memorable interactions are consistent with the principles of the Processing of Commercial Media Content (PCMC) model (Buijzen et al., 2010), which explains how positive engagement enhances both short-term and long-term memory performance, particularly in adolescents. Targeting young users between the ages of 13 and 18, Nike strategically aims to foster early brand relationships that can mature into long-term consumer loyalty. At this developmental stage, individuals are not only forming preferences but also demonstrating peak cognitive abilities related to memory retention and emotional impression. Rather than promoting a passive consumption model, Nikeland empowers users to become co-creators of their brand experience. This participatory dynamic deepens emotional engagement and shifts the brand-consumer relationship from transactional to relational. Importantly, Nikeland is not an isolated marketing campaign, but a key component of Nike’s broader digital strategy. In 2023, Nike allocated more than $4 billion to digital advertising and promotional activities, which contributed to digital sales reaching $13.3 billion, accounting for approximately 26% of the company’s total global revenue (Haleem, 2023; Reid et al., 2024). The company’s consistent branding, paired with strategic flexibility and innovation in digital environments, has created a cohesive brand ecosystem that fosters sustained consumer engagement. Through this long-term investment, Nike has demonstrated how immersive, interactive digital experiences can effectively reinforce brand identity and customer loyalty in a rapidly evolving marketing landscape. Implementations for the Vietnamese Brand’s Strategy Using advergames in brand strategy has been successfully adopted by developed nations. South Korea should be cited as a prime example since this country has been among the biggest gaming markets in East Asia, and a long-standing partner of Vietnam in digital game imports. The country has developed a comprehensive gaming ecosystem, spanning esports, the metaverse, and cross-platform titles, with the industry expected to reach USD 31.6 billion by 2025 (Statista, 2025). Because of this, Roblox decided to join Korea by opening an office in Seoul on July 16, 2021. Roblox Korea was established to support online gaming services and development platforms, which show the potential of this market (Choi, 2021). The platform has grown significantly and gained strong attention from the Korean gaming community, particularly among younger Gen Z and Gen Alpha users. Leading brands like Samsung and Hyundai have recognized the huge potential of the metaverse for reaching future buyers. Hyundai became the first global automotive manufacturer to establish the "Hyundai Mobility Adventure" experience on Roblox for the local market. Beyond product brands, K-pop bands like BLACKPINK have also actively entered the metaverse when YG Entertainment partnered with metaverse studio Karta to create a virtual BLACKPINK experience on Roblox and received supportive investment from the Korean government of about $170 million (Dalugdug, 2023). Furthermore, destination brands such as Busan City Creative Team have used metaverse platforms to promote tourism and culture. The Korean government invested approximately $177.1 million in the metaverse (Kul, 2022), demonstrating institutional commitment to technology that may assume a central role in future digital ecosystems. Similarities between South Korea and Vietnam illustrate the effectiveness of using gaming platforms as marketing channels for brands, and Vietnam can learn from how Korean brands adapt and use them as successful case studies. Vietnam’s gaming industry generated over $500 million in 2024, making it the fifth-largest market in Southeast Asia (Vietnam Plus, 2024). Mobile gaming, in particular, is growing at a rate of 6.5% annually (Statista, 2024). The overlap between Roblox ’s demographic and Vietnam’s young gamers—86% of whom are aged 16–24—presents a favorable opportunity for Roblox ’s local expansion and brand engagement through gamification. The official partnership between VNG and Roblox , launched in May 2024, marks a significant development. By localizing the platform through translation, cultural adaptation, and community-building, VNG plays a pivotal role in Roblox ’s success in Vietnam. This localization paves the way for Vietnamese businesses to create immersive branded experiences, boosting brand recall, consumer sentiment, and purchase intent. Nikeland ’s success demonstrates the immense potential of the metaverse in cultivating brand loyalty. Unlike traditional communication models, metaverse platforms allow consumers to become co-creators of branded experiences, fostering emotional bonds and long-term engagement. Brands targeting the 13–18 age range are especially well-positioned, as this group is at a peak stage for memory retention and impression formation. Vietnam’s rapidly growing gaming ecosystem—ranking third in Southeast Asia for mobile game downloads in Q1/2025 (Pelizzoli, 2024) —makes it an attractive market, especially in contrast to saturated regions like North America (Circana, 2024) and East Asia (Quarneti, 2024), which are experiencing declining revenues and studio downsizing Vietnam’s growth presents opportunities not only for local developers but also for global corporations with established reputations and financial capabilities. Companies from South Korea and Japan, such as CJ, Samsung, Netmarble, and Nexon, have already cultivated strong brand presence in Vietnam. These corporations could replicate Nike’s strategy by creating virtual experiences within platforms like Roblox to reposition their brands and establish loyal communities. This is also a strategic moment for international gaming giants like NCSoft, Netmarble, and Krafton to invest in Vietnam’s burgeoning game development sector (Hoài Phương, 2025). Leveraging local talent and government support, these companies can produce “Made in Vietnam” titles with regional and global reach. Early investment can help secure talent pipelines, ensure product quality, and unlock new partnerships across eSports, metaverse technologies, and multi-platform distribution. Concluding remarks Technologies such as VR, AR, and metaverse platforms are reshaping brand engagement, particularly among youth aged 13–18. These tools enable brands to move beyond traditional models, offering deeply immersive and emotionally resonant experiences. Roblox serves as a prime example, offering an interactive gateway to younger audiences. Nike’s Nikeland illustrates how brands can achieve long-term success through four key strategies: selecting the right platform, developing engaging content, targeting appropriate audiences, and aligning with strategic goals. With Roblox now officially operating in Vietnam, bo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brands have a rare opportunity to engage young consumers meaningfully. However, success requires careful alignment with brand identity, strategic direction, and resource allocation. Vietnam’s expanding gaming market positions it as a vital hub for future digital brand engagement and innovation, especially in Southeast Asia. Brands that act early and invest wisely will be well positioned to lead in this next frontier of marketing. References AppROI. (2023, September 20). Sự phát triển của Advergaming: Liệu có khả thi? [The development of advergaming: Is it feasible?] AppROI. https://www.approi.co/post/su-phat-trien-cua-advergaming-lieu-co-kha-thi Berezka, S., Sheresheva, M., Galkina, N., Zhigulskaya, D., & Gorbunova, A. (2019). Understanding the role of brand mascots using consumer neuroscience research methods. Proceedings of the European Marketing Academy.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33632638_Understanding_the_role_of_brand_mascots_using_consumer_neuroscience_research_methods Buijsman, M. (2024, August 13). The global games market will generate $187.7 billion in 2024. Newzoo. https://newzoo.com/resources/blog/global-games-market-revenue-estimates-and-forecasts-in-2024 Buijzen, M., Van Reijmersdal, E. A., & Owen, L. H. (2010). Introducing the PCMC Model: An Investigative Framework for Young People's Processing of Commercialized Media Content. Communication Theory, 20(04), 427–450. https://doi.org/10.1111/j.1468-2885.2010.01370.x Chaney, I., Hosany, S., Wu, M.-S. S., Chen, 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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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 내기 -
<댓 드래곤 캔서>가 ‘게임’으로 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댓 드래곤 캔서>는 게임으로 제작되었지만, 당시의 조류에 있어서 일반적인 형식을 취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그것은 왜 반드시 게임이여야 했을까? < Back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 내기 - 16 GG Vol. 24. 2. 10. ※ 본 글은 의 주요한 게임의 줄거리 및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사랑을 담은 게임 (이하 < 댓 드래곤 캔서 >) 는 2016 년 Numinous Games 의 소규모 팀에 의하여 개발된 자서전 형태의 게임이다 . 라이언 그린 (Ryan Green) 과 에이미 그린 (Amy Green) 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게임을 제작하였는데 , 그들은 자신들의 셋째 아이인 조엘 (Joel) 이 암을 투병해 나가는 모습을 게임으로 담아내었다 . 게임의 제목인 ‘ 댓 드래곤 캔서 ’ 는 ‘ 암 (cancer)’ 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기 위하여 고안된 상징적 장치로 , 조엘이 겪고 있는 암을 무찔러야 할 ‘ 드래곤 ’ 그리고 투병 중인 조엘을 ‘ 용사 ’ 로 묘사한다 ( Green, 2017). 그림1, 2. 용사 조엘과 드래곤(Numinous Games) 그린 부부의 셋째 아들인 조엘은 생후 1 년 만에 뇌암을 진단받았다 . 당시 의사들은 아이의 수명이 4 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지만 , 조엘은 치료를 통해 3 년을 더 살았고 4 살이 되던 해에 숨을 거두었다 . 추가적으로 얻게 된 3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린 부부는 “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 ” 을 배웠으며 이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하여 < 댓 드래곤 캔서 > 를 제작했다 (Aki, 2016). 그림3, 4. 라이언과 그의 아들 조엘(Robertson, 2016; Numinous Games) 게임은 간단한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1 인칭과 3 인칭을 오가며 진행된다 . 플레이어는 그린 부부의 시점에서 매 순간을 조엘과 함께하게 되는데 , 이로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그를 돌보는 부모의 경험에 참여하게 된다 . 게임을 구성하는 14 개의 작은 챕터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특정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 각 챕터들을 통해 플레이어는 투병 중인 아이와 함께하며 얻게 되는 기쁨과 , 불안 , 사랑과 , 의심 , 절망 등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경험한다 .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내기 조엘과 함께한 시간을 심리적으로 기록한 < 댓 드래곤 캔서 > 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담아낸 게임이다 . 그린 부부가 실제로 느꼈던 조엘에 대한 당시의 ‘ 사랑 ’ 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인 셈이다 . 한편 , ‘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 은 이야기를 다루는 모든 미디어에서 가장 흔한 주제 중 하나이다 . 자식에 대한 부모의 절절한 사랑을 다루는 글이나 영화는 특히나 넘쳐 난다 . 그럼에도 개발자들은 ‘ 게임 ’ 으로 자신들의 ‘ 사랑 ’ 을 담아 내길 선택했다 . 그렇다면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왜 하필 게임이었을까 ? 제작자인 그린 부부가 자신들을 사랑을 기록하기 위해 ‘ 게임 ’ 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왜 영화나 소설이 아니었을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2016 년 SDF 1) 에서 진행된 라이언 그린의 짧은 강연으로부터 엿볼 수 있다 . 2) 해당 강연에서 라이언은 제작 중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어떻게 사랑을 담는 매체가 될 수 있는지 , 그리고 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 “게임은 재미를 위한 매체 ” 라는 풍조 속에서 < 댓 드래곤 캔서 > 는 환영 받을 수 있는 주제는 아니었다 . ‘ 시한부 아이의 투병기 ’ 는 이용자들이 쉽게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어둡고 무거운 주제였기 때문이다 . 이러한 괴리는 투자금 확보에 있어 큰 장애가 되었는데 , 제작자들은 왜 이 새로운 주제가 게임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계속해서 증명해야만 했다 . 3) 여기서 라이언 그린은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이야기 하며 < 댓 드래곤 캔서 > 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 먼저 , 게임에 대한 그의 정의는 다소 광범위하다 . 라이언에 따르면 , 게임은 ‘ 인터렉티브 미디어 ’ 로 수용자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독특한 매체이다 . 즉 , 어떠한 행동 (action) 을 취하는 것이 게임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 게임 제작자들은 특정한 행위성을 만들어 내고 , 수용자는 게임을 플레이하게 됨으로써 제작자가 정한 특정한 행위를 수행하게 된다 . 4 ) 한편 , 대부분의 게임들이 따르는 행위성은 매우 한정적이다 . 그들은 특정한 미션을 제시하고 , 플레이어의 행위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형식을 취한다 . 그리고 , ‘ 성과 ’ 라는 기준으로 플레이어의 ‘ 행위 ’ 를 판단하는 위와 같은 게임들은 너무나도 신자유주의적이다 . 수많은 게임들이 장애물을 극복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중요한 행위의 척도로 설계되지만 , 이는 성취 지향적이고 자기책임 논리에 복속되어 있는 미디어의 한 형태일 뿐이다 . 결국 인터렉티브 미디어는 어떤 행위성에 대한 설계이며 , 그 행위성은 사회의 특정 가치를 담고 있다 . 그렇다면 , 게임이 담아낼 수 있는 행위성 역시 다양할 것이다 . 게임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될 수 있고 ,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 될 수도 있으며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그를 사랑하는 것 역시 될 수 있다 . 즉 , 게임이라는 매체가 담을 수 있는 행위는 무궁무진하다는 말이다 . 여기서 , 라이언 그린은 인터렉티브 미디어가 포용적이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제시하는 행위가 사회 공동체적 가치와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성공이나 성취를 위한 행위 보다는 사랑과 배려 , 관용을 베푸는 게임 , 즉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게임을 설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 그리고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정확히 이러한 주장과 맞닿아 있다 . 그림5. 풍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떠나가는 조엘(Numinous Games) <댓 드래곤 캔서 > 는 본질적으로 성취가 불가능한 게임이다 . 약 두 시간 남짓의 플레이 타임 동안 플레이어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지만 , 그 어떤 행동도 조엘의 병을 이겨내게 할 수 없다 . 무슨 선택을 하더라도 ‘ 암으로 인한 조엘의 죽음 ’ 이라는 하나의 결말로 나아갈 뿐이다 . 실제로 , 플레이 과정 중 이용자들이 하는 모든 액션은 성공이나 실패로 나누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 < 댓 드래곤 캔서 > 에서 유저들은 아이와 놀아주고 ,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 편지를 읽는다 . 모두는 ‘ 실패가 불가능 ’ 한 활동들이다 . 이는 미니게임에서 역시 마찬가지인데 , 카트 라이딩에는 제한 시간이 없으며 , 드래곤을 무찌르고자 나아가는 용사 조엘은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나아가며 미션을 완수한다 . 행위에 대한 적절성 보다는 무언가를 한다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이 , < 댓 드래곤 캔서 > 는 ‘ 성취 ’ 가 아닌 ‘ 사랑 ’ 을 위해 디자인 된 게임이다 . 한 방의 역전이나 선택에 따른 긴장은 없지만 , 플레이어들은 ‘ 불치병에 걸린 아이와 함께 산다 ’ 라는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을 수행하며 전혀 다른 상황 안에 있는 사람들에 공감할 기회를 얻게 된다 . 이러한 접근은 게임이란 매체 자체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하였는데 , 제작자들은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반드시 얻어 내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 혁신성 (Most Innovative)’ 분야의 상을 수상하였다 . 그림6,7. 미니게임 장면들(Numinous Games) 여기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 < 댓 드래곤 캔서 > 가 ‘ 게임 ’ 으로 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 < 댓 드래곤 캔서 > 는 게임으로 제작되었지만 , 당시의 조류에 있어서 일반적인 형식을 취하지도 않았다 . 그럼에도 그것은 왜 반드시 게임이여야 했을까 ? 이는 제작자들이 담아내고자 한 것이 아가페 (Ageape) 적 사랑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 ‘ 헌신적인 거룩한 사랑 ’ 을 의미하는 아가페는 대상에 무조건적으로 베풂으로써만 실천된다 . 시한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아이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애정을 베푸는 것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게임은 아가페적 사랑이 가능한 유일한 매체이다 .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교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 5) 이처럼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사랑의 매체로서 게임을 보여준다 . 게임은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그냥 주는 것 역시 될 수 있다 . 그리고 , 사랑은 순간적인 감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행동을 통해 표현하는 적극적인 행위이기에 , 행위성을 통해 보여지고 게임을 통해 담아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참고문헌 라이언 그린 (2016, 5, 20). 친밀함을 위한 게임 디자인 : 댓 드래곤, 캔서 [That Dragon, Canc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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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L: https://www.polygon.com/features/2015/4/16/8374481/that-dragon-cancer 1) SDF(SBS D포럼)는 SBS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실시해온 지식나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2) 강연에 대한 전체 내용은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sdf.or.kr/archive/2016/ko/video/10000000347 3) <댓 드래곤 캔서>의 투자금 유치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예술로서의 게임’ 논쟁으로 유명한 캘리 산티아고(Kellee Santiago)이다. 그녀는 <댓 드래곤 캔서>가 가지는 가능성에 주목하여 투자금 유치에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어주었다(Stafford, 2015). 이후 개발자들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Kickstarter를 통해 약 3,700명의 후원자로부터 100,000달러 이상을 모금 받아 게임을 제작하였다. 때문에 게임 내부에는 클라우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 및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4) 이는 게임을 행위성의 매체로 본 티 응우옌(Nguyen, C. Thi)의 주장과도 닿아 있다. 5) 실제로, 제작자들은 조엘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보다는 그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방점을 맞추었다. 조엘을 그대로 남기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세세한 묘사에 효과적인 영화나 수필이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이연우 함께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의 관계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다함께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인터뷰] AI로 새로운 게임성을 만든다는 것: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의 이가빈 PD,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의 한규선 PD](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00576bf427c0462f9e0cb48138c0d103~mv2.jpg/v1/fit/w_176,h_124,q_80,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00576bf427c0462f9e0cb48138c0d103~mv2.jpg)



![[Editor's view] 선언을 넘어선, 실천으로서의 게임문화](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5241a82347ca4455814e9dc13f080bd5~mv2.jpg/v1/fit/w_176,h_124,q_80,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5241a82347ca4455814e9dc13f080bd5~mv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