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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277개 검색됨

  •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리뷰: 이용률 급락의 구조적 맥락과 데이터가 말하지 않는 것들

    게임을 떠난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답은 “동영상 시청으로 갔다”다. 게임 대신 선택한 여가활동의 86.3%가 ‘OTT·영화·TV·애니메이션 시청’이었다. 이 항목이 나타내는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중첩적임은 차치하고, 그 수치가 압도적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 Back 28 GG Vol. 26.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논문세미나] 여성 게이머들은 어떤 편견 속에서 플레이하며 어떻게 대처하는가?: 필리핀 AOS 게임 <모바일 레전드>를 사례로

    <모바일 레전드>를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국가는 필리핀으로, 필리핀에서만 1억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으며 월별 접속인원은 2천 5백만 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레전드>의 필리핀 e-스포츠 리그에서 여성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으며, 게임의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여성 게이머에 대한 젠더 고정관념과 편견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의 온라인 게임 경험이 남성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su Kim Studies a range of fields—culture and knowledge, space, and the academic field. Also interested in the history of games and the lives of gamers.

  • 게임, 폭력, 범죄 연구의 타임라인

    2023년 8월 11일, 검찰은 신림동에서 거리에서 서있던 20대 남자를 흉기로 공격하여 사망하게 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젊은 남성을 공격하였다”라고 설명하며,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지목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각계에서 의견을 밝혔지만,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의견들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 Back 게임, 폭력, 범죄 연구의 타임라인 14 GG Vol. 23. 10. 10. 2023년 8월 11일, 검찰은 신림동에서 거리에서 서있던 20대 남자를 흉기로 공격하여 사망하게 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젊은 남성을 공격하였다”라고 설명하며,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지목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각계에서 의견을 밝혔지만,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의견들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따라 이번 논문 세미나에서는 게임과 범죄의 관계에 대한 계량적인 연구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독자들이 계량연구에 익숙치 않은 것을 고려하여, 조금 평이하게 개인의 감정도 가득 담아서 리뷰를 하였으니, 이 점을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게임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시작: 게임과 폭력(aggression)과의 관계와 현실과의 괴리 게임이 범죄를 만들어낸다라는 주장은 생각보다 많이 만연해있다. 이러한 주장의 이론적 배경은 크게 두가지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첫번째는 GAM(General Aggression Model)이라고 부르는 이론이다 (Allen & Anderson, 2017). 이 이론은 Social Learning Theory (Bandura, 1977)에 근거하고 있는데, 어떤 행동을 습득하는 것은 직접적인 경험도 중요하지만 관련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이들 학자는 이 이론을 TV, 영화나 게임과 같은 매체에 적용하여 폭력적인 콘텐츠를 계속 접하면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두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이론은 둔감화 이론(desensitization theory)이다 (Griffiths & Shuckford, 1989). 이 이론은 반복적인 폭력적인 매체의 노출은 이용자가 폭력적인 행동 및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며, 이후 이용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원래 TV 콘텐츠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론이지만 게임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하여 게임과 폭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실험을 통해서 폭력적인 게임을 이용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폭력적인 경향을 많이 보인다는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이 폭력을 야기하며, 더 나아가 범죄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특히 게임과 폭력 간의 관계에 대한 대표적인 학자들(Anderson이라던지…)은 위의 실험결과를 기초로 미국의 학교에서 총기난사사건에는 폭력적인 게임이 연관되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Ferguson, 2008). 이러한 실험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에 대한 논란도 매우 크다. 1) 무엇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은 제한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하도 이상한 실험을 해대는 연구자들이 많아서(ex. 흑인들을 대상으로 몰래 진행한 매독실험, 감옥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다루겠다고 실제로 사람을 가두고 폭력적인 행위를 조장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 등), 요즘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임상시험 심사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실험은 당연히도 승인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 실험에서는 폭력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한 이후 설문을 진행하거나, 상대방에게 (듣기 괴로운) 백색소음을 얼마나 많이 들려주는지, 편지에서 빈칸에 어떤 단어를 채우는 지를 이용하였는데, 이러한 측정이 폭력성을 제대로 측정하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존재한다. 게다가 실험 프로세스 전반에 있어서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를 강력하게 믿는 사람들이 진행했던 실험에는 문제가 많았으며, 실험 프로세스에서 문제(ex. 대상 선택이라던가, 변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통제 등)들을 개선한 후속 연구들 및 메타분석, 그리고 종단연구들에서는 게임과 폭력간에는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Ferguson, 2015). 특히 심리학 실험에 대한 문제들이 많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먼저 실험 설계를 공개하고, 이후에 공개된 실험설계와 일치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형태로 실험연구를 진행하는 연구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게임과 폭력과 관련된 연구에서 이렇게 먼저 실험설계를 공개한 연구들과 공개하지 않은 연구들 간에 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Ferguson, 2020). 퍼거슨은 더 나아가 이러한 새로운 매체에 대한 “폭력”에 대한 우려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에는 글쓰기에 대해 높은 우려가 존재하였으며, 소설, 만화, 음악, TV, 영화 등을 거쳐 이제 게임에 오게 되었는데, 이러한 우려에는 반복적인 패턴이 존재하며 학자들은 이러한 패턴을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Drotner, 1999; Ferguson, 2008) 2) . 아무튼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를 긍정하는 연구들은 과학적인 절차 측면에서도 문제를 많이 보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그림 1>과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GAM 및 둔감화 이론에 기반한 실험연구의 결과대로라면 게임의 이용량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범죄가 증가해야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전반적인 범죄율 뿐만 아니라 청소년 범죄율 모두 90년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그림 1 – 범죄율과 비디오 게임 판매량 추이(1998-2015). 출처: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2021) Ferguson은 게임과 폭력간에 사실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게임과 범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첫번째로 학술연구를 발표한 사람이기도 하다. Ferguson (2008)은 무엇보다 폭력적인 게임과 연관관계가 높다고 주장한 총기난사사건의 범인에 대한 기존의 profile 연구들을 살펴보고 폭력적인 게임과 범죄간에 실제적인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Ferguson이 주목한 연구는 2002년에 미국 비밀경호국과 교육부가 공동 연구를 진행한 총기난사사건 범인들에 대한 프로파일 연구이다 (Secret Service, 2002). Ferguson은 이 연구결과에서 총기난사사건 범인들의 게임 이용률을 역산했는데, 이는 14%에 불과하여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총기난사사건의 범인들이 오히려 게임을 적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위에 보인 그림 1을 첫번째로 학술논문에 제시하며 게임과 범죄간에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현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였다. 물론 Ferguson (2008)의 그림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짧은 기간의 그림이었지만,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게임은 범죄를 감소시키는가? 계량연구의 어려움 위 <그림 1>을 보면 “게임은 범죄를 감소시키는구나, 증명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 그림만으로는 사실 게임이 범죄를 감소시키는 지를 계량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이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 때문인데, 소위 “황새와 신생아 이야기”라는 우화로 유명하다 3) . 산업혁명이 한참 진행될 때, 네덜란드에서는 황새의 개체수가 증가하니 신생아 숫자가 증가하는 변화가 이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산업화가 진행되며 도시에 인구가 몰리는 현상과, 도시에서 쉽게 음식을 구할 수 있게 된 황새들이 증가하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즉, 황새와 신생아는 상관관계는 존재하지만,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버전으로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황새의 개체수가 감소하자, 신생아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아무튼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명료하게 계량적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접근을 한다. 하나는 시계열 분석이다. 어떤 요인이 원인이었다면, 그 영향은 이 원인이 발생한 시점 이후에 만들어지며, 그 이전에 변화가 있다면 이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접근이다. 다른 하나는 패널 데이터분석이다. 패널데이터 분석은 다수의 대상이 여러 시점의 변화들을 다루는 분석 모형인데, 특정 요인에 대한 영향이 다수의 대상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면 이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마지막은 준실험설계(quasi-experiment)라는 방법인데, 현실에서도 실험과 같이 특정한 요인에 노출된 실험군과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을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의 사전-사후 변화들을 비교하면 인과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게임과 범죄 간의 연구에 대한 흐름은 이 세가지 모두가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접근방법들이 존재함에도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게임업계 때문이다. 게임과 관련한 통계가 생각보다 부실하게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공개들을 꺼려하는 관행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엮어서 분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학자들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을 딛고 분석을 진행해 왔다. Ward (2011)의 연구: Video games and crime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에 대해서 첫번째로 계량적으로 접근한 사람은 텍사스 대학 알링턴 캠퍼스의 경제학자인 Micheal R. Ward이다. 이 분은 패널데이터 방식으로 접근을 하였는데, 사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패널데이터 분석을 하기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단일한 경제체제 아래에서 전혀 다른 정치적, 경제적 정책을 활용하는 50개 주를 보유하고 있고, 50개주의 차이를 패널데이터로 살펴보면 인과관계를 (조금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측면에서 미국의 주별 데이터는 큰 차이가 없었는지, Ward 교수는 미국의 400개가 넘는 카운티를 대상으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패널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카운티 별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범죄 간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카운티 레벨에서 게임 이용자 숫자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우니 그 대안으로 카운티 안에 존재하는 게임샵의 개수를 게임 이용자 통계의 대안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통제변수로서 카운티의 평균 소득, 실업률, 카운티 내 경찰관 수 및 인구와 영화간의 개수, 스포츠용품 샵도 포함시켜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측면에서는 범죄라는 것이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포아송 패널 회귀 분석을 사용하였는데, 뭐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아무튼, 분석 결과, 살인과 강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서 게임샵 개수가 많을수록 범죄가 감소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강건성(robustness) 확인 과정에서도 명확하게 인과관계를 보임을 확인하였다. Cunningham et al. (2011) & Cunningham et al. (2016)의 연구 Ward 교수와 미국 베일러 대학의 Cunningham 교수, 그리고 독일 다름슈타트 대학의 Engelstätter 교수가 함께 공저한 이 연구는 준실험설계 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가 주목한 것은 성인과 청소년들의 게임의 양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이 새롭게 출시되었을 때 새로운 게임에 집중하는 청소년들과 그렇지 않은 성인들은 (게임과 범죄 간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게임 출시 이후 범죄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진행하였다. 또한 기존 Ward(2011)의 연구에서는 게임 매출 전반을 활용하였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폭력적인 게임과 비폭력적인 게임의 매출을 VGChartz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리하여 활용하였다. 또한, 게임이라는 것은 자체는 출시 시점의 판매량보다는 게임 플레이가 중요한데, 게임 플레이 시간의 분포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모형화하여 분석에 반영하였다. 이를 통해서 일반적인 게임은 범죄율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폭력적인 게임은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게 기여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또한, 성인과 청소년 간의 비교를 통해 청소년에 있어서 게임이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보이고, 이를 통해 게임과 범죄간, 특히 폭력적인 게임이 범죄율을 감소시키는 인과관계를 실증하였다. Markey et al. (2015): 게임과 범죄 간의 인과관계에 이론을 더하다. Markey는 미국 빌라노바 대학의 심리학과 뇌과학 학부 교수로서 심리학 관점에서 게임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하는 학자 중 한명이다. Markey 교수 연구팀은 시계열 관점에서 폭력적인 게임과, 일반적인 게임, 그리고 범죄 간의 인과관계를 시계열분석을 통해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 게임은 현실의 폭력을 증가시키기보다는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사실 이 연구에 실린 다음 그림 하나로 요약해볼 수 있다. GTA의 출시 및 이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구글 검색량)은 폭력적인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시계열분석의 복잡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실증하였다. * 그림 2 – 폭력적인 게임(GTA) 출시와 폭력적인 범죄 간 변화율 비교(2003 – 2011)> 그러나 이 연구의 가치는 시계열분석을 통한 인과관계 증명보다는 도대체 왜 게임이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타르시스 이론을 제시하였는데, 격한 게임을 하고 나면 내재된 공격성이 해소되어서 현실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범죄에 관련한 연구에서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지루함”이라는 결과가 있는 만큼, 이 이론도 설명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이론을 제시한 학자들 조차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Beerthuizen et al. (2017) : 네덜란드에서 GTA5의 출시와 청소년 범죄와의 관계 이 연구는 서두에서 청소년 범죄가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게임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연구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GTA 5의 출시효과를 모형화하여서 폭력적인 게임의 대명사인 GTA5가 네덜란드의 청소년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2012년부터 15년까지 일간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GTA5의 출시는 청소년들의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GTA5만 이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게임을 바꾸어서 “콜오브듀티:블랙옵스2”, “콜오브듀티: 고스트”에 대해서도 동일한 분석을 진행하였는데, 이들 게임도 모두 청소년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가 중요한 점 하나는 게임과 범죄간의 관계를 RAT(Routine Activity Theory)라는 범죄모형(Cohen & Felson, 1979)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후 연구들은 게임과 범죄간의 관계를 설명할 때 이 이론들을 중심으로 이 현상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RAT 이론은 범죄는 범죄동기를 가지고 있는 공격자가 효과적인 보호가 배제된 적절한 대상을 적절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공격자가 동일한 시간과 공간 내에 존재하지 않도록 한다면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때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되면 범죄동기를 가지고 있는 공격자는 게임으로 인해 피해자를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나기가 어렵게 되고 범죄가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피해자 측면에서도 게임을 하느라 집에 계속 있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감소하고 이는 범죄율의 감소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RAT 이론을 활용하여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RAT 이론은 범죄자를 가두어서 범죄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즉 교도소의 운영을 지지하는 이론이지만 이렇게 게임과 범죄의 관계에서도 유효한 설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McCaffree & Proctor (2018) : 이불 밖은 위험하다. 이 연구는 앞의 연구와 같이 RAT 이론에 주목하여,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통계를 만들어낸 뒤,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범죄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았다. 이렇게 연구들을 시간상으로 늘어놓으니 이 연구가 Beerthuizen et al. (2017)의 영향을 받은 듯 해보이지만, 보통 이러한 경제학 도구를 활용한 연구들이 출간되는 기간들이 1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거의 동시에 진행된 연구라고 봐도 무방해보인다. (게다가 RAT 이론이 게임과 범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는 Griffiths & Sutton (2013)과 같이 여러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미국의 50개주의 통계들을 잘 엮어서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물론, 자료의 한계로 인해 1997, 2001, 2003년 3개년의 자료를 바탕으로 패널을 분석하였다. 분석에 있어서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 비율 뿐만 아니라 빈곤층 비율, 실업률, 인구밀도 등 범죄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는 주요한 요인도 함께 반영을 하였다. 분석 결과,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높은 주에서는 범죄율이 낮게 나타나는 추세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모든 범죄율을 낮추어주는 것은 아니다. 절도, 무단침입, 살인 등에 있어서는 집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을수록 범죄율이 감소하였으나, 폭력범죄나 강간 등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이를 통해,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범죄를 피하는 데 효과적이며, 이불 밖은 위험하다라는 오래된 격언이 의미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좋은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Ferguson & Smith (2021) : 이번에는 전세계적으로 살펴볼까 기존의 연구들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만 진행되었기 때문에 Ferguson과 Smith는 92개국의 통계를 기반으로 회귀분석을 통해 게임과 범죄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92개국 전반에 걸쳐서 살인과 자살과 같은 문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소득수준이나 빈부격차와 같은 경제적인 지표이며, 게임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살인의 경우 빈부격차가 높을수록 살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며, 게임은 오히려 살인범죄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의 경우, 소득수준이 핵심적인 유인이며 게임과 자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반대되는 결과의 연구도 존재하지만, 문제들이 좀 많다. 물론, 위의 방법들과 유사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게임이 범죄를 높인다고 주장하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Impink et al. (2015)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일간 자료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범죄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 게임이 출시된 시점에서 청소년의 범죄가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게임의 출시가 범죄율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문제는 이들이 통제변수를 단순히 게임등급별 게임 출시 여부로만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게임 출시 여부 이외 일반적인 범죄를 설명하는 통제변수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재윤(2017)은 패널 회귀분석을 통해 54개국의 청소년범죄, 살인, 성폭력, 강도, 폭행, 절도, 빈집털이 등에 1인당 게임소비금액을 반영하여 게임이 범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 때 게임 이용량은 1인당 게임지출비용을 활용하였으며, 비디오게임과 PC/온라인 게임, 모바일게임 소비를 분리하여 효과를 측정하였다. 또한, 통제변수로는 1인당 GDP, 청소년 인구비율, 인터넷보급률, 경찰 인원 규모 등을 반영하였다. 분석 결과 1인당 PC/온라인 게임 소비나 모바일 게임 소비는 범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청소년 범죄를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나, 1인당 비디오게임 소비가 증가할수록 청소년 범죄나 성폭력, 강도, 폭행,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1인당 비디오 게임 소비금액은 해당 국가의 게임 이용량을 대표하는 지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랫폼별 차이가 범죄율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음에도 분리하여 분석을 하였는데, 이 부분에도 큰 우려가 존재한다. 그럼 저자는 리뷰만 하고 연구는 안하나? 물론… 이런 오해를 할 수가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학술출판이라는 개념을 (이미 아시겠지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를 짜잔하고 만들었다면, 이를 논문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좀 잘하는 사람은 1주일만에 다 끝낸다고 주장하지만, 생각보다 이 기간이 오래 걸린다. 뭐, 오래 걸린다고 해도 1년씩 걸리는 건 아니다. 보통 방학 기간에 해결하기 때문에 6개월 정도가 일반적인 기간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낸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는 기간이다. 학술지에 투고하고 의견을 반영하여 출판되는 데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까지 걸리기도 한다. 저자의 경우 2014년에 만든 연구가 2020년에 실리는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어흑). 우리 연구팀의 연구가 공교롭게도 리뷰를 작성하는 기간에 논문에 투고가 되며, 자동적으로 아직 심사가 안된 논문이 공개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래서 최근 저자의 생생한 연구는 다음에서 보실 수 있다.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4586747 우리 연구의 핵심은 준실험설계(quasi-experiment)이다. 특히 셧다운제로 인해 16세 미만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게임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16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 이를 활용하여서 16세 미만은 실험군, 16세 이상은 대조군으로 잡아 게임 이용량의 감소가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비행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사실 게임 이용량이 감소하였다고 학교 폭력이 감소하지는 않았다. 즉, 게임소비량과 학교폭력 간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기존 연구들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유사한 실험설계를 활용하여 게임과 여러가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을 준비하고 있는데, 늘 게임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쪽의 강력한 재정적 지원을 보며 아쉬워할 뿐이다. 아무튼, 저자도 리뷰 뿐만 아니라 연구 측면에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1)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Anderson vs Ferguson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많은 연구들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Bayesian님이 정리한 [게임과 심리학]의 관련 링크( https://ppss.kr/archives/5827)를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이 싸움의 전방에서 가장 열심히 싸운 퍼거슨 교수와 마키 교수는 “모럴 컴뱃”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는데, 이 책이 2021년에 나보라 박사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으니, 이 책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2) 슬픈 사실은 이렇게 학술적으로는 명확하게 게임과 폭력간의 관계가 부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긍정하는 수많은 (잘못된) 연구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3) 서양에서는 아이는 황새가 물어다준다는 설화가 존재한다. 참고문헌 Allen, J. J., & Anderson, C. A. (2017). General aggression model. The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media effects, 1-15. Bandura, A., & Walters, R. H. (1977). Social learning theory (Vol. 1): Englewood cliffs Prentice Hall. Beerthuizen, M. G., Weijters, G., & van der Laan, A. M. (2017). The release of Grand Theft Auto V and registered juvenile crime in the Netherlands. European journal of criminology, 14(6), 751-765. Cunningham, S., Engelstätter, B., & Ward, M. R. (2011). Understanding the effects of violent video games on violent crime. ZEW-Centre for European Economic Research Discussion Paper(11-042). Cunningham, S., Engelstätter, B., & Ward, M. R. (2016). Violent video games and violent crime. Southern Economic Journal, 82(4), 1247-1265.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2021) Essential Facts about Games and Violence available at https://www.theesa.com/wp-content/uploads/2021/03/EFGamesandViolence.pdf Ferguson, C. J. (2008). The school shooting/violent video game link: Causal relationship or moral panic? Journal of Investigative Psychology and Offender Profiling, 5(1‐2), 25-37. Ferguson, C. J. (2015). Do angry birds make for angry children? A meta-analysis of video game influences on children’s and adolescents’ aggression, mental health, prosocial behavior, and academic performance.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0(5), 646-666. Ferguson, C. J. (2020). Aggressive video games research emerges from its replication crisis (sort of). Current opinion in psychology, 36, 1-6. Ferguson, C. J., & Smith, S. (2021). Examining homicides and suicides c ross‐nationally: Economic factors, guns and video games.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 56(5), 812-823. Griffiths, M. D., & Shuckford, G. L. J. (1989). Desensitization to television violence: A new model. New Ideas in Psychology, 7(1), 85-89. doi: https://doi.org/10.1016/0732-118X(89)90039-1 Griffiths, M., & Sutton, M. (2013). Proposing the Crime Substitution Hypothesis: Exploring the possibl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excessive adolescent video game playing, social networking and crime reduction. Education and Health, 31(1), 17-21. Impink, J., Kielty, P., Stice, H., & White, R. M. (2015). Do Video Games Increase Crime? Available at SSRN 2652919. Jeon, R., Kim, J., & Yoo, C. (2023). No Gameplay Makes Jack a Good Boy?: A Study of Online Games and Aggression in a Quasi-Experimental Setting.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4586747 Markey, P. M., Markey, C. N., & French, J. E. (2015). Violent video games and real-world violence: Rhetoric versus data. Psychology of Popular Media Culture, 4(4), 277-295. McCaffree, K., & Proctor, K. R. (2018). Cocooned from crime: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crime. Society, 55(1), 41-52. U.S. Secret Service & U.S. Department of Education. (2002). The final report and findings of the Safe School Initiative: Implications for the prevention of school attacks in the United States. Retrieved from https://www.secretservice.gov/sites/default/files/2020-04/ssi_final_report.pdf Ward, M. R. (2011). Video games and crime. Contemporary economic policy, 29(2), 261-273. 최재윤. (2017). 플랫폼별 게임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 국가단위 자료를 이용한 분석. 법경제학연구, 14(2), 361-393. Tags: 폭력성, 연구리뷰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수) 유창석 경희대학교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넥슨, 엔씨소프트, CJ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11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산업이나 관광산업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소비자 연구 및 산업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경제학적 도구를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며, 최근에는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과 게임 이용자의 행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의 강력한 압박에 굴복하여 지금까지 29편의 국내 학술지 및 17편의 해외 학술지에 학술연구를 발표하였으며, Journal of Media Economics,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Information Processing & Management와 같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 제5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안내

    게임제너레이션은 한국 디지털게임 비평의 활성화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매년 게임비평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26년의 공모전을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 Back Announcement: The 5th GameGeneration Game Criticism Contest 31 GG Vol. 26. 6. 10. GameGeneration holds an annual Game Criticism Contest to invigorate the criticism of digital games in Korea and to discover new writers, and we are pleased to announce the 2026 contest as follows. We look forward to the participation of all who are interested. ■ Format and How to Enter Topic | Criticism of a digital game (subtopic open; see existing GG articles and past winning entries for reference) File format | Submit as a word-processor file (HWP, DOC, etc.). Include the title and author's name in the filename. Length | Approximately 4,000–8,000 characters (no more than 5 images). How to submit | Send to the contest email ( ggcriticcomp@gmail.com ). ■ Awards Around 4 winning entries will be selected and awarded. Prize and certificate: 1.2 million KRW per entry (pre-tax, manuscript fee included). The award ceremony is scheduled to take place at G-STAR 2026 (Busan, expected November). Winning entries will be published in GG issue 32 (October 2026). ■ Schedule Fri, Sep 11, 2026 — Submission deadline (by 23:59 KST) Fri, Oct 2, 2026 — Judging completed and results announced Thu, Oct 10, 2026 — Winning entries published in GG Nov 2026 — Award ceremony held during G-STAR (details to be announced separately once confirmed) ■ Notes Submitted manuscripts will not be returned. Upon publication in GG, winning entries are treated the same as GG articles: they are reproduced under GG and may not be contributed to other outlets. Entries are limited to one work per person; submitting more than one may result in a penalty. Past winners of the GG contest are excluded from selection. All entries undergo a plagiarism check; if plagiarism is found, the award may be revoked even after selection. For other inquiries, please write to the official contest email ( ggcriticcomp@gmail.com ). ■ Organized by Game Culture Foundation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게임과 시신경제 (Necronomics)

    시신경제 (Necronomics)는 아킬레 음벰베 (Achille Mbembe)의 시신정치 (Necropolitics)에서 영감을 받은 개념이다. 시신정치는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의 생명정치 (Biopolitics)가 권력이 생명의 영역을 지배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동시대의 현실은 죽음을 단지 생명권력 (Biopower)을 위한 수단으로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으로서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 Back 22 GG Vol. 25.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g-Yi Writes with an interest in the interrelations among violence, suffering, and division. Produced works including Mapping the Affective, Pouring Water into a Poisoned Bottomless Jar, and Monthly Paper, and served as dramaturg for the plays Opera Charlotronique and The Man Who Became a Pillow. Author of Hormone Journal and Game Chorus, and co-author of A Mad, Love Song.

  • “진보가 게임을 망친다?” <데스티니2>의 부침을 따라서

    흔히 재난에 “‘별 혹은 행성의 불길한 국면’이라는 첫 번째 정의와 ‘갑작스럽거나 커다란 불행’이라는 두 번째 정의가 함께 관계”해 왔을 때, 일반적으로 <데스티니2>에서 묘사되는 재난은 전자의 의미를 조명하는 쪽에 가깝다. < Back “진보가 게임을 망친다?” <데스티니2>의 부침을 따라서 14 GG Vol. 23. 10. 10. 플레이어와 적(敵)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흔히 재난에 “‘별 혹은 행성의 불길한 국면’이라는 첫 번째 정의와 ‘갑작스럽거나 커다란 불행’이라는 두 번째 정의가 함께 관계”해 왔을 때, 일반적으로 <데스티니2>에서 묘사되는 재난은 전자의 의미를 조명하는 쪽에 가깝다. 1) 이 게임에서 조성되는 위기 국면은 언제나 ‘여행자’의 불능에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여행자는 태양계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로서, 게임의 공간을 독특하고도 문제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데스티니2는 여행자라는 초월적인 구체가 인류를 방문해 태양계를 테라포밍하여 황금기를 누리게 해주었다는 설정을 채택했다. 한편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여행자에 관한 이해는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는 거점 베이스 맵인 탑을 계속 방문하게 되는 장소인데, 하늘에는 여행자가 흰 구체의 형상으로 떠 있다. 분명 시점을 위로 올려다 보며 여행자를 포착할 수는 있으나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행할 수는 없다. FPS 장르의 문법이 1인칭의 눈으로 대상을 감각하는 것을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으로 연결 지었다면, 여행자는 FPS의 문법에서 규정하는 인간적인 시각과 불화하는 존재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행자의 위기는 마치 “인간이 막을 수 없는 하늘의 영역에” 속하는, “명명 불가능한” 재앙의 요소를 품고 있다. 그러나 게임은 플레이어의 자리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게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환경으로, 인간 행위자가 개입해야 비로소 의미 항을 생성하는 매체로 상상되어 왔다. 따라서 데스티니2의 개발사인 번지(Bungie) 스튜디오는 “재앙에서 재난의 몫을 구별해내기 위해” 2) 여행자가 퍼뜨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일종의 자원으로 인식하고, 서로 다른 종족이 희소 자원을 둘러싸고 갈등한다는 정치의 내러티브로 위기를 빚어냈다. 여행자를 억류하고 그 힘을 탈취하려는 외계인 장군을 격퇴한 데스티니2의 첫 확장팩인 ‘붉은 전쟁’은 하나의 대명사가 되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게임 세계관에서 타도해야 할 타자를 외계의 침략자로 일방적으로 구성하는 관행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방법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새로운 재난을 구성하고, 그에 대처하는 주체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 번지는 이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채택한 듯하다. ‘목격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적은 여행자의 반대 선상에 배치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게임 내에서 여행자의 형태가 추상적인 구체로 제시되는 반면, 목격자의 외형은 캐릭터적으로 뚜렷하다. 두 눈과 코는 흰 얼굴 위에 선명히 놓여 있으며, 안면 뒤로는 무수한 얼굴이 증기처럼 피어오르는 두상을 갖췄다. 여러 사람의 음성이 겹친 목소리는 뚜렷한 응시와 함께 명확한 의도를 품고서 전달된다. 얼굴이 전통적으로 주권의 표상으로 기능할 때, 인격화된 초월체인 목격자는 깔끔하게 지목 가능한 적수다. 이 같은 설정은 그간 스튜디오가 행해 온 반성적 해석을 다소 무색하게 만든다. FPS 문법이 급진적으로 사유되지 못하고 다시 적과 아군의 구획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번지는 오랜 세월 ‘떡밥’을 던지며 조성한 적을 야심만만한 형상으로 빚어놓았지만, 그 기표는 어딘가 공허하게 다가온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윤리, 인간 게이머가 이길 수 없는 대상과 마주하기 이 같은 관성은 번지가 <헤일로> 대부터 매끄럽게 구축해 온 하이퍼 FPS의 문법과 연관이 깊다. 헤일로는 스튜디오에는 메이저한 스튜디오의 명성을 안겨준 타이틀이다. 플레이어는 강화 군인 ‘마스터 치프’가 되어 외계 종족 ‘코버넌트’의 쇄도로부터 인류를 수호해야 한다. 코버넌트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연상케 하는 종교를 믿고 모든 생명체를 잠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헤일로’에 집착한다. 인류를 지키는 것은 곧 은하 전체를 지키는 것과 등치 되어 대립을 자연화하는 구성을 취한다. 3) 물론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슈팅을 연결한다는 발상이 그 자체로 특수한 정치적 돌출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 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가 외계인의 침략을 쏘아 막는다는 플레이를 기획한 게 대표적이다. 리자르디는 2000년대 초에 미국이 다른 세계와의 관계를 모색하는 동안 출시된 비디오 게임들이 “일반적인 유사성”을 형성했음을 지적한다. 4)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와 인간성이 겪는 위기, 이를 복원하기 위한 전투와 저항을 주요 요소로 삼은 게임들이 9·11 테러나 이라크 전쟁과 같은 특수하고 문제적인 맥락으로 재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데스티니 시리즈 역시 헤일로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외부의 적과 마주한다는 골조를 채택했다. 작중의 시점은 황금기가 저문 이후의 어수룩한 문명에 선 인류를 다룬다. 여행자로부터 선택 받아 특수한 힘을 쓸 수 있는 ‘수호자’는 온갖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탑을 세우고 인류를 견인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구분하는 모일란의 논의를 따라, 페레즈-라토레는 주요 게임들이 어떻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는지 분류하고 있다. 특히 디스토피아 내에서도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소수의 유토피아적 근거지는 주로 세 가지 방식에 의해 묘사된다. (1)‘카우보이형’ 고독한 영웅 (2)자연으로의 회귀와 자급 자족적 생활 (3)공감과 연대를 통한 집단적 생존. 5) 이 입장들은 명확히 나눠떨어지기보다 중첩되며 개개의 효과를 자아낸다.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는 “까다로운 조건에서 개의치 않고 험준한 환경을 질주하는 동시에 자유와 정복이라는 가능성을 향하는 선구자로 낭만화”되는 영웅이기에 첫 번째 유형에 가깝게 읽힌다. 치프 개인이 공동체와 불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전사로 간주된다. 홀로 수행하도록 고안된 게임 내의 미션들은 아웃사이더의 뉘앙스를 강화한다. 이처럼 소수의 선각자를 부각하는 방식은 게임이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하여 활약할 만한 국면을 확보하는 데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뒤를 이은 데스티니 시리즈 역시 영웅을 만들어 내는 문법을 능숙하게 구사했다. 데스티니1에서 주인공 수호자는 단일한 몸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은 위인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는 지형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빛의 저편’ 확장팩 이후부터다. 혹한의 행성 ‘유로파’를 바탕으로 몰락자들이 거주하던 폐허를 묘사함으로써 황량한 풍경에서 비롯되는 애수와 정동이 인간의 감상으로만 독점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부연되었다. 스튜디오가 그간 행해온 작업에 대한 반성적 기획은 ‘사냥의 시즌’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시되었다. 적이었던 ‘울드렌’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본래 그는 유머를 겸비한 총잡이로 인기가 많았던 인물 ‘케이드-6’를 살해함으로써 공분을 일으켰다. 케이드-6의 죽음이 감정적 방아쇠가 되어 확장팩의 성공을 가져왔을 때, 울드렌을 부활시킨다는 발상은 스튜디오가 그간 행해온 작업에 대한 반성적 기획으로 읽힌다. 개인의 층위에서 국한되었던 유토피아적 충동은 이제 (3) 공감과 연대를 통한 집단적 생존으로 이어진다. 원래라면 적으로 배치되었을 외계 종족은 기꺼이 장벽 안으로 수용되었다. 공동체는 이들을 포용하고 건전하고 든든한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다가오는 재난에 대비하려 한다. 이를테면 ‘망령의 시즌’에서는 악몽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인물들의 굴절된 과거를 눈앞으로 불러내 해소하는 작업을 펼친다. 이때 카타르시스를 겪는 인물은 인류에게만 특권적으로 한정되지 않고, 한때 적이었던 외계인에게도 배분됨으로써 동맹의 정서적 울타리를 단단하게 엮어 낸다. 또한 인류에 대한 주류적 상상-건강한 백인 남성-에서 소외되어 있던 소수자성 역시 공동체의 이름으로 수용된다. 게임에서는 장애인 비행기 조종사나 디스포리아를 겪는 기계 인간 등의 매력적인 메타포가 제시된다. 그러나 게임이 공감과 연대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동안 커뮤니티 내에서는 불만이 커져 갔다. 주요한 비판 중 하나는 여러 인물이 탑으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주인공은 그저 국면을 눈에 담는 목격자가 될 뿐, 개입자로서의 효능감을 크게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즉 데스티니2가 게임 세계와 관계 맺어 온 플레이어에게 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을 재고하는 데에 혼란을 느끼는 것처럼 비친다. 이 점에 있어서 국내 데스티니2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주 해적의 시즌’에서 두 남성 인물의 키스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을 두고 오직 ‘PC’에 대한 역행적인 반발로만 읽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소수자성을 부각하는 텍스트가 곧 남성적 개입의 플레이 전반에 대한 위협으로 수용된 것은 아닐까. 파올로 루피노는 포스트휴먼 관점에서 게임을 검토하며 상호작용성과 도구주의에 대한 잘못된 신화와 “이 개념에 내재된 남성주의”에 도전한다 6) . 그에 따르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는 인류세의 위기를 만능으로 타파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기대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모두 통제하려는 자신감 과잉”을 드러내는데, 이는 인간과 기계를 이원적으로 바라보며 상상적 분리를 심화하는 기존의 게임 담론과 유비 관계를 가진다고 이해한다. 이때 게임은 인간이 도구성과 합리주의를 견지하여 풀어내야 할 문제 텍스트로 인식된다. 데스티니2는 인간이 개입하여 통제해야 할 대상의 기준을 뒤흔들면서도 전통적인 적수의 문법에 따라 목격자를 둠으로써 우왕좌왕하고 있다. 진보적 가치를 반영한 게임 개발과 플레이는 성공할 수 있을까? 데스티니2는 플레이어 이탈이 극심해 존폐를 걱정해야 했던 게임이다. 번지 스튜디오의 수석 개발자인 저스틴 트루먼은 2022년 지스타에서 이 문제에 관해 공개 강연을 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서비스 개선 과정에서 라이브 스튜디오로서 ‘속도’를 유지하는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강조했다. 7) 데스티니2의 시즌 패스 콘텐츠는 번지가 추구하는 속도를 잘 보여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미션이 업데이트된다. 플레이어의 꾸준한 참여를 스토리와 컷씬 등을 통해 고무한다. 그리고 약 3개월 남짓의 짧은 기한 안에 한 시즌의 기승전결을 제공해야 한다. 번지는 매년 새롭게 출시한 확장팩으로 게임 전체의 윤곽을 그리고, 다시 그 안에 4개의 시즌을 배치한다. 이처럼 속도를 중점으로 두고 콘텐츠를 관리함으로써 데스티니2가 현재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는 것이 스튜디오 내부의 평가다. 같은 맥락에서 트루먼은 게임 발매 전 고강도의 야근을 일삼는 업계의 크런치 관행을 지양해야 할 것으로 언급했다. 스튜디오의 장기적인 수명을 깎아 먹기 때문이다. 이처럼 번지는 속도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 시장성 및 장기적 신뢰로 비견된 윤리라는 두 축을 포괄하려 시도한다. 스튜디오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2020년의 Black Lives Matter 캠페인과 관련해 공개한 입장문 등이 대표적이다. 8) 또한 UI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세처는 ‘Trans in Bungie’를 꾸리고 게임 내 콘텐츠로 트랜스젠더 플래그를 본뜬 엠블럼을 제작한 것과 같이 소수자 정체성을 연결하고 확대하려 한 기획이 고루 존재한다. 9) 그러한 방침 아래 제작된 게임 텍스트 역시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제스처를 취한다는 점에서 제법 인상적이다. 2021년 5월 12일에 출시된 ‘융합의 시즌’에서는 본래 적대 팩션이었던 외계 종족 ‘몰락자’에게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여 인간 사회의 장벽 안으로 수용했다. 피난민을 배척한 강경파가 몰락한다는 결말은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불안과 고통을 승화하려는 몸부림처럼 비친다. 데스티니2라는 게임 텍스트 내외에서 행적을 읊어 봤을 때, 이는 시장 질서 내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진보로 읽히기도 한다. 이토록 야심 찬 청사진은 과연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을까. 2020년 도입한 ‘콘텐츠 금고’ 조치는 그들이 봉착한 어려움을 드러낸다. 오래된 콘텐츠를 따로 빼 두었다가, 훗날 다시 가져오겠다는 기획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더해질수록 용량의 부담이 심화 되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구매한 콘텐츠가 삭제된다는 불만을 토로했으며, 더 나아가 스튜디오의 역량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기존의 콘텐츠를 유지·보수하는 것도 허덕인다면 매주 새 콘텐츠를 업데이트 한다고 해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 소외된 정체성을 하나씩 끌어들여 태그를 붙인 후 연합에 끌어들이는 일련의 흐름은 텅 빈 구호로 흘러들어가는 주체의 무한한 자기 긍정처럼 보인다. 플레이어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자기 갱신이 요구된다. 매주 업데이트 되는 이야기의 흐름에 제대로 탑승하기 위해서는 전투력을 올려야 한다. 결국 목적은 갱신 그 자체가 되고 만다. 데스티니2 6년 차에 출시된 ‘빛의 추락’ 확장팩은 목격자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무엇도 해소된 것 같지 않다는 원성을 자자하게 받으며 스팀에서 부정적인 평가에 놓였다. 비장한 제목 앞에서는 아무것도 새롭게 추락하지 않는다. 실은 모든 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데스티니2는 광대한 재난을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 부각할 때 발생하는 균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텍스트다. 앞으로의 게임들이 어떻게 위기를 발굴하고 개입자를 위치 지을 것인지에 관해 고민을 던져준다. 1) 황호덕. (2022). 한국 재난 서사의 계보학 - 비인지적 낯익음에서 인지적 낯설게 하기까지. 현대소설연구, (88), 432쪽. 2) 윗글, 437쪽. 3) Voorhees, (2014) “Play and Possibility in the Rhetoric of the War on Terror: The Structure of Agency in Halo 2”, Game Studies, 14(1), https://gamestudies.org/1401/articles/gvoorhees 4) Lizardi, (2009) “Repelling the Invasion of the ‘Other’: Post-Apocalyptic Alien Shooter Videogames Addressing Contemporary Cultural Attitudes”, Eludamos: Journal for Computer Game Culture, 3(2), pp. 298. doi: 10.7557/23.6011. 5) Pérez-Latorre, (2019) “Post-apocalyptic Games, Heroism and the Great Recession”, Game Studies, 19(3), https://gamestudies.org/1903/articles/perezlatorre 6) Ruffino, P. (2020), "Nonhuman Games: Playing in the Post-Anthropocene", Coward-Gibbs, M. (Ed.) Death, Culture & Leisure: Playing Dead (Emerald Studies in Death and Culture), Emerald Publishing Limited, Bingley, pp. 11-25. https://doi.org/10.1108/978-1-83909-037-020201008 7) “[지스타 2022] 번지 CDO, "기존 게임 개발 공식을 바꿔야 한다"”, 김승주, 디스이즈게임, 2022.11.17.등록, 2023.09.29.접속, https://m.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162164 8)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Destiny Dev Team, Bungie, 2020.06.01.등록, 2023.09.27.접속, https://www.bungie.net/ko/Explore/Detail/News/49184 9) “Trans at Bungie”, Destiny Dev Team, Bungie, 2021.03.31.등록, 2023.09.27.접속, https://www.bungie.net/ko/Explore/Detail/News/50218 Tags: 데스티니, 재난서사, 포스트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 게임이 대체 왜 예술이 되어야 할까? 『게임: 행위성의 예술』을 둘러싼 이야기들

    C. 티 응우옌의 『게임: 행위성의 예술』은 게임에 대한 미학이자 윤리학이다. 그는 우리가 게임을 단지 이기기 위해서만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한된 행위성(agency)의 조건을 게임 플레이를 하는 동안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는 분투형 플레이(striving play)가 가능하다는 점은 그의 이야기의 핵심에 있다.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가 만들어 놓은 규칙과 환경, 그리고 행위성이라는 형식 안에서 머리 싸매는 고투(struggle)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한다. < Back 12 GG Vol. 23. 6. 10. Tags: 행위성, 응우옌, 행위성의예술, 북리뷰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hyun Kwon Writes and plans a range of projects. Works in the art world, yet is always more drawn to things not readily regarded as art. Explores how things outside art might be thought through as objects within it. Continues researching with weight placed on a perspective that grasps the political as a matter of the sensory. (7000eichen@gmail.com )

  • [인터뷰] 근대에서 현대로의 궤적을 따르다, <더 파이어 노바디 스타티드> 아로코트 개발자

    작년 8월 열린 부산인디게임페스티벌(BIC)에 출품된 <더 파이어 노바디 스타티드(The Fire Nobody Started)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게임들과는 다른 내러티브와 아트의 독창성을 자랑하는 게임이다.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형식의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각각 특정 시대로 대변되는 기차 칸들을 오가며 유럽 근세사의 질곡을 체험하게 된다. 산업혁명기부터 베트남 전쟁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는 이 게임에는 인류로부터 비롯되는 발전과 폭력이라는 양가적 주제가 녹아나 있다.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근대, 인디게임, 역사, 1인개발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su Kim Studies a range of fields—culture and knowledge, space, and the academic field. Also interested in the history of games and the lives of gamers.

  • 펌프잇업의 플레이 분화에 놓인 '기계'의 의미

    앤서니 던에 따르면 전자제품의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들을 제품에 구현된 가치와 개념을 사용자들이 스스로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동안 학습시킨다.1) 이것이 전적으로 맞는 전제라고 가정한다면 게임도 마찬가지일까? 게임은 다른 전자제품들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상품은 그것이 완성되거나 완벽하게 조립된 것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로서의 게임은 완성된 상품이기도 하지만 그 소프트웨어가 제공하고자 하는 게임이라는 상품의 형태는 게이머의 ‘수행’이라는 행위에 의해서 각각의 게이머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체험된다. 소프트웨어로서는 완성된 상품이기도 하지만, 게이머가 게임을 수행하고 난 뒤에야 ‘게임’ 그 자체는 완성된다.  < Back 11 GG Vol. 23.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Eunki Jeon Majored in cultural anthropology and cultural studies, and currently works as a researcher at the Cheonggyecheon Technology and Culture Research Lab and the Institute for Global Multicultural Studies at Hanyang University.

  • 공명하는 사무라이: 역사적 정확성과 시장성 사이에서

    이제 어느 정도 피로감마저 느껴질 만큼 야스케라는 인물이 게임 주인공으로 등장한 사실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반발은 이미 잘 알려진 논란이 되었다. 이 논란은 2024년 처음 불거졌는데, 사실 2022년의 유비포워드Ubifoward 행사에서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가 ‘코드네임 레드’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당시에는 야스케의 존재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Editor-in-Chief in GameGeneration) Andrei Zanescu Andrei Zanescu is a postdoctoral fellow and part-time faculty member in Communication Studies, and Anthropology & Sociology, at Concordia University, in Montreal, Canada. He specializes in AAA studio cultural adaptation practices involving resonance as a corporate strategy, as well as the legitimation of games through the formation of awards bodies tied to film and television cultural capital. He regularly publishes game and platform studies concerning a range of games (Assassin's Creed, Magic the Gathering & DOTA 2) and awards bodies, and in New Media & Society (2021), Games & Culture (2024), The Journal of Consumer Culture (2021) and Convergence (Forthcoming). He is also a co-author of Streaming by the Rest of Us: Microstreaming Videogames on Twitch (MIT Press, 2025). (Editor-in-Chief in GameGeneration)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일상시뮬레이션, 현실을 편집하는 꿈을 꾸다 - <심즈> 시리즈를 중심으로

    <심즈>는 특정 대상의 생활을 시뮬레이션하는 소위 ‘라이프 시뮬레이션(Life Simulation)’ 비디오 게임 중에서도 대명사 격에 위치한 시리즈다. 현대적인 직업을 갖고, 퇴근 후 집안일을 하며, 때에 맞춰 공과금을 내야 하는 생활을 다루는 <심즈> 시리즈는 “가장 말도 안 되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비디오 게임으로 예화 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심즈> 시리즈의 디자이너 윌 라이트(Will Wright)는 최초에 <심즈>를 구상했을 때 이 게임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회사에 설득하기가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 Back 일상시뮬레이션, 현실을 편집하는 꿈을 꾸다 - <심즈> 시리즈를 중심으로 20 GG Vol. 24. 10. 10. "Video games are great. They let you try out your craziest fantasies. For example, on The Sims, you can have a job and a house." "비디오 게임은 위대하다. 게임은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정신 나간 공상까지 이뤄준다. 예를 들어 <심즈The Sims>에서, 당신은 직업과 집을 가질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 발견한 익명의 농담 * 심즈3(The Sims™ 3) 스팀 소개 이미지, EA 제공 <심즈>는 특정 대상의 생활을 시뮬레이션하는 소위 ‘라이프 시뮬레이션(Life Simulation)’ 비디오 게임 중에서도 대명사 격에 위치한 시리즈다. 현대적인 직업을 갖고, 퇴근 후 집안일을 하며, 때에 맞춰 공과금을 내야 하는 생활을 다루는 <심즈> 시리즈는 “가장 말도 안 되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비디오 게임으로 예화 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심즈> 시리즈의 디자이너 윌 라이트(Will Wright)는 최초에 <심즈>를 구상했을 때 이 게임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회사에 설득하기가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게임”의 기획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세계를 구하거나 제트기를 조종하는” 게임들과 비교하면 <심즈>에 흥미로운 요소가 없다고 생각했다(Barnes). “가장 정신 나간 공상”이라고 일컬어진 대목은 물론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 공상은 <심즈>에서 플레이어가 서는 출발선과 관련을 맺는다. <심즈>를 최초로 시작할 때, 플레이어는 ‘심’이라고 불리는 아바타를 하나 혹은 여럿 만들어낸다. 심의 성격과 취향, 생김새를 빚어낸 플레이어는 주어진 초기 예산을 바탕으로 그의 심들에게 거주지를 지정한다. 자신의 거주지를 거점으로 심들은 <심즈>의 가상 세계에 진입하고 직업을 구해 본격적으로 생계와 살림을 꾸려 나간다. 심의 생계와 살림은 ‘허기’, ‘용변’, ‘재미’, ‘수면’, ‘위생’과 ‘사교’로 대표되는 그들의 여섯 가지 욕구를 충족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즉각적인 욕구를 충족하기를 넘어서 다종다양한 야망을 이룰 수 있도록 심의 일상을 구조화해 나갈 수 있다. 『커밍 업 쇼트』에서 제니퍼 M. 실바(Jennifer M. Silva)는 포스트산업 노동 계급의 세대가 “성인이 되는 경험”을 “블루 칼라 일자리가 아니라 그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생겨난 유동성과 유연성”으로서 정의하는 보편적인 경향을 확인한다(실바 54-55). <심즈> 시리즈는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 중산층 교외의 삶을 테마로 삼아 출발했다. “당신은 직업과 집을 가질 수 있다”로 끝나는 펀치라인은 플레이어의 심에게 주어지는 출발점 자체가 “가장 정신 나간 공상”의 영역에 속하게 된 유동성과 유연성의 시대를 가리키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당신’의 현실에서 불가능한 바를 게임 속에서 이룬다는 대리 충족의 논리는 우리가 라이프 시뮬레이션, 혹은 생활 시뮬레이션을 유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깔끔한 설명을 내놓는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왜 우리가 가상 세계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기를 감수하는가? 그게 더 나은 삶, 더 좋은 삶의 가능성이 확정적으로 열려 있는, 개연성 있는 허구적 세계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 좋은 삶’에 대한 정의는 물론 개인화되고 다양화될 수 있겠다. 하지만 어떠한 정의에서나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이 그 좋은 삶의 가능성을 유지하는 목적 지향적인 행동으로 의미 지어지고, 반복할 만한 가치와 쾌감을 띄는 것은 동일할 것이다. ‘진짜 현실과는 다르게’ 말이다. 이는 아바타와 플레이어 사이의 강한 동일성을 근거로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설명은 생활 시뮬레이션의 다양한 플레이 양상 중 한 가지 버전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여러 생활 시뮬레이션 중에서도 적어도 <심즈>는 아바타와 플레이어 사이의 강력한 동일시를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들이 강제력을 갖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아바타를 가상 세계의 중심에 두고서 등 뒤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혹은 아바타의 1인칭 시점으로 주변을 관망하도록 강제 받지 않는다. 하나의 아바타만 조작하는 플레이가 장려되는 것도 아니다. <심즈 4>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시점에 일치된 카메라로 심들이 자리한 공간을 원형 극장처럼 360도 돌려가며 관망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정밀 카메라를 조작하는 듯한 감각으로 한 아바타의 움직임을 쫓거나 상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도 있고, 하나의 심, 하나의 가정만을 조작하지 않고 다른 동네에 사는 여러 가정을 돌아가며 조작할 수도 있다. 거주지만이 아니라 심들이 방문할 수 있는 술집, 클럽, 헬스장을 지을 수 있고, 심의 생활을 플레이하는 도중 잠시 시간을 정지시키고 인테리어를 바꿀 수도 있다. 이러한 가단성은 ‘놀이터’, ‘모래사장’ 혹은 ‘장난감’으로 시뮬레이션 게임을 다루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놀이터’의 은유는 게임 연구가 곤살로 프라스카(Gonzalo Frasca)의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시뮬레이션의 교육적이고 윤리적인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던 프라스카는 카이와와 피아제의 개념을 참조하며 “루두스”와 “파이디아”의 이원론을 비디오 게임에 도입한 걸로 잘 알려져 있다. 루두스적인 게임이 승리와 패배를 결정하는 규칙들을 가지며 “체스보드”, “운동장”, “축구장”과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게임이라면, 파이디아적인 게임은 승리와 패배를 결정하는 규칙들을 갖지 않으며, 전통적으로 “놀이터”에서 펼쳐지는 역할극과 같은 놀이 행위다(프라스카 11). 그는 ‘루두스’의 위상이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고 “파이디아”의 위상이 최종 심급이며, “괴물과 트롤”이 아니라 “우리와 매우 친숙한 실제 사람”을, 그리고 그들이 삶을 관리해가는 체계를 모델화했다는 점에서 <심즈>가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 이슈들”을 다루기에 적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프라스카, 46). 프라스카는 “루두스”의 차원이 존재하지 않는 “파이디아”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의 동기, 이 특정한 유형의 게임을 함으로부터 얻어지는 쾌와 재미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걸로 보인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조작을 촉구하고 전제하는 매체의 잠재력을 논의할 때, 게임 디자인에 호응하거나 그것을 ‘오용’하는 조작의 동인, 곧 관습적 경로를 따라가면서 변주하는 쾌감을 살피지 않는 건 반쪽짜리 논의가 될 테다. ‘놀이터’의 은유를 통해 말하자면, 젠더화된 소꿉놀이, 아름다운 모래성을 짓고 파괴하는 손짓, 이파리와 자갈 따위를 배치해 개미의 진로를 방해하는 감각 등이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거나 강화하며 재미를 만들어내는지 질문하는 게 역시 필요한 것이다. 오히려 프라스카가 시뮬레이션의 급진적 가능성이 충분히 개화되지 못한 형태로서, 혹은 보편화될 수 없는 형태로서 평가했던 플레이 유형들로부터 우리는 <심즈> 시리즈와 같은 생활 시뮬레이션이 선사하는 재미에 대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표적으로 <심즈>의 ‘포토앨범’ 기능에 대한 프라스카의 언급을 살펴보자. 심들의 생에서 특별한 순간들을 스냅사진으로 찍을 수 있도록 하는 이 기능을 플레이어는 디자인된 의도를 넘어서 “그들의 심들이 주연하는 스토리들을 창조”하려고 활용한다(프라스카, 228). 플레이어들은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는 어떤 상황을 창조하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고 “텍스트적인 주석”을 덧붙이는 등의 편집을 가미함으로써 “스토리보드”를 구성하고 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한다(프라스카 ,81). 심들의 자율성으로 인해서, 가족 앨범 스토리의 시퀀스에 추가할 만한 제대로 된 스냅사진을 찍는 건 많은 시간과 정성이 소요될 수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심즈>의 많은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시간과 정성을 감수하고 스냅사진 기능을 활용해 대체로 “통속적이거나 멜로드라마적”인 “선형적인 내레이션”을 만들어냈다(프라스카, 81). 게임이 고정된 내러티브로 환원되는 걸 경계했던 프라스카는 “만화를 창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것은 사진을 찍기 위해 무비카메라를 활용하는 것과 같다”고 평하며 좀 더 친숙한 영상과 애니메이션의 문법적 관습에 기댄 이러한 실천들이 시뮬레이션이란 매체의 가능성이 완벽하게 표현된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Frasca 82). 하지만 프라스카의 이러한 부인 속에서 플레이어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포토앨범’ 기능을 활용하는 강력한 동인이 시뮬레이션된 세계로부터 선형적인 이야기를 함축한 시퀀스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욕구이며 “사진을 찍기 위해서 무비카메라를 활용”하는 비효율적인 행위에서 오는 쾌락임이 드러난다. 프라스카의 논의는 주로 심즈 프랜차이즈의 첫 판본을 다루고 있다. 시리즈는 UI와 그래픽, AI의 정교함 상에서 기술적으로 발전했고, ‘포토 앨범’의 기능 역시 정교화되었다. ‘심즈 일지’로 불리는 스토리텔링 형태도 이에 발맞춰 복잡성을 획득했다.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스크린샷 기능, 모더(modder)들이 배포하는 특수한 조명 효과, 포토샵 보정 기능 등을 활용하여, 플레이어들은 심들의 반복되면서도 변화하는 일상을 기록하고 그것을 시퀀스를 가지도록 배치한다. ‘일지’라는 규정은 개인화된 경험에 방점을 찍는다. 하지만 대체로 ‘심즈 일지’는 ‘나’를 주어로 하지 않고 심에게 부여된 가상의 이름을 주어로, 즉 3인칭으로 서술된다. 플레이어들은 아바타에 동일시되기보다는 카메라의 줌인과 줌아웃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카메라 감독과 같은 위치에 선다. ‘심즈 일지’의 제작 과정은 특정 시퀀스나 내러티브를 환기하는 요소들을 정교하게 배치하고 주변 환경을 조성하며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서 움직이는 심들을 수고스럽게 조작함으로써 이뤄진다. 하지만 ‘심즈 일지’를 만드는 유저들은 이러한 조작 과정을 최종적인 내러티브 산물로부터 세심하게 삭제한다. <심즈 4>의 경우 ‘심즈 일지’를 더욱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게임 내에 스크린샷과 녹화 기능을 단축키로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심들을 기동하고 조작하는 버튼 인터페이스와 ‘욕구’와 관련된 UI를 편리하게 배제한 채로 스크린샷을 저장할 수 있다. 저장된 스크린샷의 개연성 있는 배치와 텍스트 주석을 통해서 ‘일지’는 심들에게 개인화된 역사성을 부여한다는 환상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환상을 지탱하는 강력한 근거인 기록물은 버튼을 누른 뒤 다시 하위 버튼을 누르는 식의 마우스 연타, 특정 행동을 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의 계측, 원하는 상황을 연출해 내도록 돕는 모드의 다운로드 등 게임 내외적으로 이뤄지는 복잡한 조작을 거쳐 연출되지만, 이러한 조작 절차는 자주 비가시화된다. ‘심즈 일지’로부터 우리는 자신의 시뮬레이션에 대한 조작 과정이 전면화되기를 원치 않는 플레이어들의 소망을 읽을 수 있다. 인터페이스를 배제하는 스크린샷의 기능은 ‘포토앨범’ 스토리텔링에 이미 잠재되어 있던 수요에 게임 디자인이 반응한 결과다. 게임사에서 새로운 DLC를 예고할 때 보이는 티저 이미지 등에서도 역시 조작 인터페이스는 드러나지 않게 처리된다. <심즈> 시리즈의 트레일러들은 마우스와 키보드 클릭이 필요치 않은, 일일 연속극의 예고편을 차라리 연상시킨다. ‘심즈 일지’를 작성하는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상호작용하며 시뮬레이션을 조정해 나가는 차원의 인터페이스는 기록 과정에서 전면화되지 않기를 넘어서 은폐되어야 한다. 시뮬레이션된 세계가 띄는 허구적인 리얼리티는, 이 시뮬레이션의 전제 조건들과 설정들을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의 은폐를 통해서 추체험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C94CHpni1Y * The Sims 4 그로잉 투게더: 공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The Sims 제공 은폐를 실천하는 다양한 전략들 중 흥미로웠던 심즈 일지의 양태는 심들이 하는 대화를 상상적으로 구성하고 스크린샷의 하단에 ‘자막’을 달아서 표시하는 형식이다. 심들은 옹알이처럼 들리기도 하는 “심리시(Simlish)”라는 가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걸로 가정되어 있는데, 자막 형식의 사용은 마치 실재하는 언어를 플레이어의 모국어로 번역해낸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이 같은 편집은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를 없는 체하는 기만과는 다르다.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은폐의 전략들을 활용하면서, 플레이어는 ‘현실’에 대한 편집자이자 촬영 감독의 자의식을 표현해낸다.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 내 상호작용을 포괄하여, 게임 내외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자의식의 표현이 <심즈> 시리즈가 전하는 쾌의 중핵을 이룬다. 앞서 언급한 ‘모더’들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심즈> 시리즈는 모딩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랜차이즈다. 나는 <심즈 4>를 정확히 밝히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긴 시간 동안 플레이했는데, 이는 <심즈 4>가 시리즈 중 가장 진보했거나 흥미로운 판본이기 때문은 아니다. 심즈 유저들과 모더의 커뮤니티가 현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성화되어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타냐 시보넨(Tanja Sihvonen)의 정의를 빌려오자면, 모딩(Modding)은 “공식적으로 발매된 컴퓨터 게임, 그 게임의 그래픽과 소리, 캐릭터를 사용자 정의 콘텐츠를 통해서 확장하고 변경하는 다양한 방식”을 가리키는데, 이는 “새로운 게임 메카닉, 새로운 게임 플레이 레벨”을 창조하는 것까지 의미할 수 있다(Sihvonen 6). 모더들은 게임 플레이 상의 편의성과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증대하기 위하여 게임의 전제들을 뒤바꾸기도 하고, 심의 외양과 건축물을 꾸밀 수 있는 사용자 정의 콘텐츠(custom contents)를 창조한다. <심즈>의 모더 역시 모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코딩 절차나 포토샵, 블랜더와 같은 툴의 사용을 전면화하기보다는 허구적 리얼리티의 편집자로서 자의식을 표현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취한다. 그 전략들이 자주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현대적 직업의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표현된다는 건 특기할 만하다. 가령 게임 속 심에게 입힐 수 있는 새로운 복장들을 만들어내는 모더들은 심들의 옷을 갈아 끼우는 게임 플레이 기본 화면을 통해 자신의 옷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단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심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모델 화보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 페이지의 전면에 내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Sentate와 같은 모더들은 그가 제작한 의상 모델링을 걸치고서 <심즈 4> 내에서 워킹을 하는 심 모델들이 출연하는 패션쇼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LzV7vMvQuU * Sentate Haute Couture 2022 Collection (Sims 4 CC), Sentate 제공 케이팝 아이돌과 한국의 예능인을 닮은 심을 창조하는 유튜버 심즈 아무나AMUNA 역시 그가 세심한 조작을 통해서 빚어낸 심을 ‘출연’시켜 뮤직비디오나 한국 예능의 문법을 패러디한 영상들을 만들어낸다. 한편, <심즈> 시리즈에서 깔끔하게 지워지거나 코믹하게 그려질 따름인 폭력과 비극적인 사고를 구현하는데 관심이 있는 모드 “Life is Tragedy”의 경우 과잉의 부정적 감정 표현을 선보이는 막장 멜로드라마의 제스처들과 컬트 영화의 황당무계한 폭력들을 함께 빌려온다. 모더의 홈페이지는 자신의 모드로 <심즈> 상에서 연출할 수 있게 되는 장면들을 슬래셔와 코미디에 각각 반 발자국씩 걸쳐 있는, B급 영화의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섬네일을 통해 예고한다. <심즈> 시리즈의 모더와 플레이어 모두 다양한 층위에서 시뮬레이션의 전제들을 조작하고 변경하며 상상적으로 현실을 구성하는 이들이란 점에서 시뮬레이터로 느슨하게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시뮬레이터가 화려하게 인테리어한 건축물을 만들고 그것을 다른 플레이어의 심이 생활해갈 수 있는 환경으로서 공유한다면, 또 다른 이는 하이틴 드라마나 컬트 무비의 PD이자 촬영 감독이 되고, 패션 디자이너와 뮤직비디오 촬영 감독으로서 의식을 표현하기도 한다. 시뮬레이터의 무궁무진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자기표현은 <심즈> 시리즈의 폭넓은 자유도나 소위 ‘현실’과의 근접성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시뮬레이터의 자기 상은 매스미디어의 문법들, 그 심상들과 함축을 조립하고 편집하는 소위 ‘창작자’의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자의식을 대체로 참조한다. ‘자기 브랜딩’의 영역을 유희화하는 수준에까지 말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심즈> 시리즈가 무한한 자유도를 보장한다기보다는, 그것에 함축된 통속성, 현대적 분업과 ‘창조적’ 생활의 맥락이 시뮬레이터의 즐거움을 장르화하고 구체화하는 차원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텍스트, 게임의 이데올로기적 함축과 인터페이스와의 관계, 그리고 그 게임에 지배적인 장르들이 교차하여, 시뮬레이터의 자의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즐거움이 띌 수 있는 형상들을 빚어낸다.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 제반 조건을 변화시키고 조작하며 편집적인 현실을 생성하는 과정은 시뮬레이터 자신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이는 시뮬레이터의 자기 표현 과정 역시 게임적인 쾌가 펼쳐지는 장소이며, 게임 디자인과 플레이가 상호 개입하며 기틀을 잡아가는 구조물로서 식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 문헌 곤살로 프라스카.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비디오게임, 김경섭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제니퍼 M. 실바. 커밍 업 쇼트 :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 문현아, 박준규 역, 리시올, 2020 Barnes, Adam. “The Sims Turns 20: Creator Will Wright Reflects on the Battle He Waged to Get One of the Best Games of All Time Made.” Gamesradar , GamesRadar+, 4 Feb. 2020, www.gamesradar.com/the-making-of-the-sims/ . Sihvonen, Tanja. Players Unleashed ! Modding the Sims and the Culture of Gaming . Amsterdam University Press, 2009.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성훈 문학을 전공했다. 게임과 만화를 좋아한다. <심즈 4>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게임인데 1500시간 정도 했고 그게 수치스러운지 웃긴 건지 헷갈린다. 뚜이부치란 필명으로도 활동한다.

  • 인벤토리 시스템은 어떻게 효율을 재미로 연결시켰는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꽉찬 인벤토리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23년 대흥행을 이루었던 <발더스게이트3>에서는 아이템의 무게가 발목을 붙잡는다. 일반적으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어떤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고, 어떤 아이템이 ‘잡템’인지 알 수 없어서 보부상처럼 모든 아이템을 들고 다닌다. 그러다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면 아이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때 무엇을 들고 다닐 것이고 무엇을 버리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관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유튜브나 커뮤니티에는 ‘발더스게이트 인벤토리 관리 꿀팁’ 글들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 Back 인벤토리 시스템은 어떻게 효율을 재미로 연결시켰는가? 18 GG Vol. 24. 6. 10.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꽉찬 인벤토리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23년 대흥행을 이루었던 <발더스게이트3>에서는 아이템의 무게가 발목을 붙잡는다. 일반적으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어떤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고, 어떤 아이템이 ‘잡템’인지 알 수 없어서 보부상처럼 모든 아이템을 들고 다닌다. 그러다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면 아이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때 무엇을 들고 다닐 것이고 무엇을 버리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관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유튜브나 커뮤니티에는 ‘발더스게이트 인벤토리 관리 꿀팁’ 글들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한편, <마비노기>나 <디아블로2>에서는 아이템의 부피가 플레이어의 고민을 유발한다. 성능이 좋지만 부피가 큰 아이템이 떨어졌을 때, 플레이어는 가치가 낮은 아이템을 순차적으로 버리면서 인벤토리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애쓴다. 그리고 버린 아이템보다 얻은 아이템의 가치가 월등히 높다는 확신이 들면, 득템의 기쁨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 각각 무게와 부피로 제한을 두는 <발더스게이트 3>와 <디아블로2>의 인벤토리 시스템 그런데 사실 정말로 효율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인벤토리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된다. 게임사가 인벤토리를 디자인할 때, 무게나 개수, 부피의 제한을 두지 않으면 게이머들은 더 빠르게 사냥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획득하자마자 강해지는 방식을 사용하면 더 직관적이고 더 빠른 플레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 게임들도 다수 존재한다. 가령, <하데스>와 같은 로그라이크의 경우에는 인벤토리 창이 따로 없고, 자신이 획득한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창만 제공한다. 그렇다면 게임사는 왜 인벤토리에 제한을 두어서 게이머들을 괴롭히는 것일까? 인벤토리 시스템은 게이머들에게 스트레스만 안겨주는 개념인가? 효율성을 고민하며 아이템을 먹게 만드는 비효율적 시스템은 누굴 위한 것인가? 이러한 지점에서 인벤토리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질문을 던져보자. 인벤토리의 한계는 리얼리티의 재현인가? 인벤토리 시스템은 디지털 게임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전통이다. 초창기 게임 역사에서 자주 이름을 <던전앤드레곤> 시리즈와 <로그>, <울티마> 시리즈는 텍스트로 플레이어가 획득한 아이템을 보여주며 해당 아이템을 활용하여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중에서도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가 확립한 초창기 CRPG의 인벤토리 시스템은 이후 게임 계보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벤토리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획득한 아이템을 텍스트로 읽으며 상상해야 했기에 직관적이지 못했다. 이에 <던전 마스터>는 선형적인 텍스트 인벤토리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고, 결국 오늘날까지도 활용되는 그리드 인벤토리나 퀵바 등의 형식을 도입할 수 있었다. 아이템을 넣을 수 있는 칸을 제공하고, 거기에 아이템의 아이콘을 넣거나 빼는 그리드 인벤토리 시스템은 캐릭터와 세계의 분리감을 줄이고, 게임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이후의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그리드 인벤토리 시스템이 만들어낸 토대 위에서 직관성과 상호작용성, 편의성 등을 고려하며 인벤토리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 텍스트로 구현되는 <로그>의 인벤토리 시스템과 <던전 마스터>의 그리드 인벤토리 시스템 이러한 맥락에서 인벤토리 시스템의 발달 과정을 리얼리티의 재현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존재한다. 그리드 인벤토리 시스템이 게임 세계와 플레이어의 간극을 좁혔던 것처럼, 기술 발달로 인해 더욱 현실적으로 게임을 만들 수 있었고 앞으로도 더욱 현실성 높은 게임 구현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물론, 이러한 예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임에도 총기의 기능 고장을 구현해서 군필자들에게 PTSD를 불러오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경우에는 인벤토리 시스템도 최대한 현실적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게임들은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인벤토리의 물리적, 현실적 한계들을 무시한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경우에도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게임에 도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성이 게임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성을 기준으로 인벤토리 시스템의 발달 과정을 선형적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재미이다. 획득하는 즐거움 그렇다면 게임의 즐거움이라는 차원에서 인벤토리 시스템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할 때, 우리는 어떤 재미를 느끼는가? 내 캐릭터가 강해졌다는 느낌, 앞으로 해당 아이템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는 자유. 이러한 재미들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 내 시스템에서 대미지의 수치만 올라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가시적으로 내가 얻은 아이템의 가치를 보여줄 때, 이러한 재미는 배가된다. <던전 마스터>가 <로그>의 텍스트 아이템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유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보고 그 가치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아이템을 다자인하고 기능을 가시화해왔다. 그러나 아이템 획득의 기쁨은 늘 일시적이다. 캐릭터 성장에 따른 상황이 함께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직선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아케이드 게임이나 로그 라이크의 경우에는 이런 재미가 반감될 가능성이 비교적 적다. <메탈슬러그> 시리즈를 할 때, 핸드건을 쓰다가 헤비머신건을 먹거나, 헤비머신건을 쓰다가 로켓 런처를 먹으면 성장의 기쁨이 느껴지고, 죽거나 탄환이 떨어지면 다시 아이템 획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RPG의 경우에는 자신이 강해진 만큼 대적자도 강해지거나, 해당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아이템 획득이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이 무한히 확장될 수 없기에, 아이템 획득의 재미는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이러한 점이 고민이었을 것이다. 특히, 초창기 CRPG의 경우에는 게임에 넣을 수 있는 데이터 양에 제한이 있었다. 이에 현실성보다는 현실적 이유로 게임 세상을 넓게 구축할 수 없었고, ‘득템의 기쁨’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을 마련했다. 가령,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는 아이템의 특성을 다양하게 만들고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의 한계를 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고, 효율을 좇게 만들었다. 최적화하는 즐거움 일상의 노동 과정에서 늘 효율을 좇아야 하는 오늘날, 게이머는 게임에서까지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가? 효율을 좇는 것이 어떻게 재미를 줄 수 있단 말인가? 이때 흥미로운 참고점이 있다. 바로 레고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에 레고를 조립하며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완성품을 팔지 않고 조립 전 모습을 판매하는 레고라는 상품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상품이다. 물론, 레고의 조립이 꼭 완성품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과정에서 창의력이 발휘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10,000 피스 퍼즐은 어떠한가? 어떠한 창의력도 발동될 수 없게끔 모든 피스의 위치에 정답이 존재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퍼즐을 맞추며 재미를 느끼는 것일까? 극도로 비효율적인 상품이 팔리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게이머들이 인벤토리 시스템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재미와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한다. 자신의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재미, 즉 최적화하는 재미이다. 게이머들은 현재 많은 게임들이 활용하고 있는 인벤토리 시스템에서 아이템을 어떻게 정리하고 활용할지에 관한 재미를 발굴했다. 앞서 언급했던 아이템 선택의 사례, 버린 아이템보다 획득한 아이템의 가치가 높다는 확신에서 오는 즐거움 역시 이러한 재미의 일환이다. 이 과정은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최적화된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덱빌딩 게임은 이런 재미를 극대화한 장르이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시간보다 덱을 구성하고 최적화시키는 시간이 길지만, 플레이어들은 고민 끝에 자신이 의도한 결괏값이 나왔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자동사냥 게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플레이 자체의 시간은 거의 없지만,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들을 정리하고 활용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게임의 즐거움이 된다. 자동사냥 게임이 무슨 게임이냐고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직장에서 자동사냥을 돌려놓고 퇴근길에 체크하는 과정에서 소유하는 즐거움과 최적화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효율을 좇게 만드는 비효율적 게임 시스템은 게이머에게 불편함만을 주지 않는다. 게이머는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재미를 찾고, 유희하고 있다. 참고문헌 CRPG Book Project. URL: https://crpgbook.wordpress.com/ Bateman, C. & Zagal, J. P. (2017). Game Design Lineages: Minecraft’s Inventory. MuBmann, M., Truman, S., Mammen, S. (2021). Game-Ready Inventory Systems for Virtual Reality. Tags: 인벤토리, 롤플레잉, 아이템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서도원 재미있는 삶을 살고자 문화를 공부합니다. 게임, 종교, 영화 등 폭넓은 문화 영역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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