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OTY 2025: 2025년 GG가 뽑은 올해의 게임과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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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5. 12. 10.
‘다사다난하다’는 말을 쓰기 가장 좋은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2025년은 어땠나요? 이 인사를 전하는 저 또한 일도 많고 탈도 많은(多事多難) 한해를 보낸 듯합니다.
게임계도 2025년도 참 복작거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발 공정에서 AI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고, 국내 핵심 게임사 한 곳은 전례 없는 파업과 노사 갈등을 겪었습니다. T1는 <리그 오브 레전드> 2025 월드 챔피언십에서 쓰리핏의 위업을 달성했고, 국내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시행되었습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33 원정대), <스플릿 픽션>, <킹덤 컴: 딜리버런스 2>(킹덤 컴 2) 등 흥미로운 게임은 또 얼마나 많이 출시되었나요?
게임제너레이션(GG)은 2025년을 돌아보며 총 27명의 필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올 한해 출시된 게임 중 가장 주목했던 게임’(최대 3개까지 중복 답변 가능)과 그 선정 이유, ‘2025년에 접하신 사건, 책, 논문, 보고서, 영상 중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2025년 GG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글’과 그 이유 등을 물었습니다. 우리는 2025년을 어떤 시간으로 기억할까요?

첫 GGOTY의 주인공은 33 원정대!
27명의 필자들은 어떤 게임을 ‘가장 주목했던 게임’으로 뽑았을까요? 편집장, 편집위원과 상의는 하지 않았지만 제 멋대로 GGOTY(Gamegeneration’s Game Of The Year)라는 조어를 만들어보았습니다. 2025년, 총 7명의 필자가 <33 원정대>를 GGOTY로 지목했습니다. 나현수 필자는 “턴제가 이렇게 어려울 수 있다니”라고, 박동수 필자는 “JRPG의 특징을 흥미롭게, 그리고 훌륭한 내러티브와 함께 갱신”했다고 평했습니다. 강신규 필자는 “독특한 설정과 내러티브의 일치, 아름다운 화면과 스펙터클”이라고 전했습니다.
<스플릿 픽션>은 총 6표를 받으며 GGOTY의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명규 필자는 “이미 스스로 성공했던 똑같은 시도를 한 번 더 비틀어서 흥미로운 플레이로 채운 담대함이 돋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선인 필자는 “로컬 코옵 플레이는 비디오 게임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수용자성이라고 봅니다. 헤이즈라이트 게임에는 그런 이유로 계속 주목하게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3위는 총 5표를 받은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실크송)이었습니다. 김규리 필자는 “출시까지 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실크송은 밈적 대상으로 부유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실제의 게임으로 발매되어 등장했을 때, 동시다발적으로 플레이된 실크송은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로 기능했”다며 게임이 불러 일으킨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이현재 필자는 “레벨 디자인! 레벨 디자인! 레벨 디자인!”이라는 간명한 외침을 남겼는데요. 과연 이 게임의 고난도를 짐작케 합니다.
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4표를 받으며 4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거머쥔 게임이기도 하죠. 이연우 필자는 “pc버전에 향수를 가지고 있던 라이트 유저들을 잘 이끌어냄”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임윤혁 필자는 “원작과 전혀 다른, 하지만 여태 쌓아둔 IP의 훌륭한 활용과 처참한 완성도에 반비례하는 재미”라는 복합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GGOTY 1위를 차지한 33원정대
공동 4위는 4표를 받은 <킹덤 컴 2>가 차지했습니다. 웜뱃 필자는 “새로운 세대 rpg의 가장 중요한 기수 중 하나로서 계속해서 사골국물처럼 회자될 작품”이라는 극찬을 남겼습니다. 이도경 필자 또한 “독창적인 세계관, 참신한 게임메커니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나란히 1표차를 기록했는데요. 5위 선정작도 3표의 <포켓몬 레전드 Z-A>입니다. 이규연 필자는 “포켓몬 XY라는 과거의 작품의 미완결됐던 스토리와 후속작의 부재를 해결하고 기존 턴제배틀에서 벗어나 실시간 배틀이라는 흥미로운 시스템을 추가”했다고 보았습니다. 윤수빈 필자는 “모든 화제작이 '리메이크'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시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리메이크'의 시대를 무사히 넘기고(?) 노스탤지어라는 세일즈 포인트를 '속편'이라는 접근으로 성공적으로 이어간 게임”이라며 <다마고치 원더 샵>과 <이나즈마 일레븐 영웅들의 빅토리 로드>를 같이 언급했습니다.
순위에 들지 않은 게임들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동헌 필자는 <루미너스 어라이즈>, <블루 프린스>, <스리폴드 리사이틀>을 선정하며 “각자의 장르적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준 게임들. 몇 년 사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게임 업계가 모멘텀이 약하다는 평가의 흐름 속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수진 필자는 <엘든링: 밤의 통치자>와 <아크 레이더스>를 꼽으면서 “올해 게임 시장은 협동 PvE 게임의 해였다고 생각한다” 며 “두 게임의 독특한 점은 장르 문법을 그대로 채택하면서도 협동과 환경(Environment)과의 인터랙션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드코어 솔로 플레이를 강조하던 장르가 협동 멀티 플레이와 PvE를 강조하면서 플레이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인디 시뮬레이션 게임 <술탄의 게임>(Sultan's Game)에 대해 장민지 필자는 “정치적 딜레마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플레이어의 윤리적 판단이 매 회차 다른 결과를 만들어냄”이라고, 김성은 필자는 “무척 다양한 스토리 흐름을 제공하는 rpg 시뮬레이션 게임. 우리는 게임에서 무엇을 체험하길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게임”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서도원 필자는 <스플릿픽션>과 <인조이>, <농부는 대체되었다>를 선정하면서 “올해는 새로운 매커니즘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게임보다 이미 아는 세상을 더 깊게 판 게임이 다수를 이루었던 것 같”다고 정리했습니다. 강지웅 필자는 <마리오카트 월드>, <메탈 슬러그 택틱스>(2024년 출시), <인디아나 존스 앤 더 그레이트 서클>(Xbox, PC 버전은 2024년 출시)를 뽑으면서 “같은 게임에서 익숙함과 낯섦을 느끼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넓은 스펙트럼의 매력”이라고 전했습니다.

2025년의 사건, 책, 논문, 보고서, 영상 중 주목해야 할 것은…
"2025년에 접하신 사건, 책, 논문, 보고서, 영상 중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목 혹은 주제를 적어주십시오"라는 문항은 대단히 포괄적인 질문으로 정리하기 다소 까다로웠습니다. 사건부터 간행물, 영화가 모두 한 답변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박찬욱, 어쩔 수가 없다”(이정엽 필자)와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KCD도입 재쟁점화”(이도경 필자)가 한 데 묶인 셈이지요.
그럼에도 몇 가지 흐름을 짚을 수는 있었습니다. 이동헌 필자, 임현호 필자는 “AI 도입”을 뽑았습니다. 이 필자는 “본격적으로 개개인까지 AI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제작, 유통, 마케팅, 비평 등 게임 업계의 전통적인 방식이 전방위에 걸쳐 변했”다고, 임 필자는 “AI 도입의 당사자이자, 경험자로서 지금의 현상이 너무 과대해석 되어 있단 생각이고, 한번은 누군가 짚어야 된다”고 말하면서 공론장 형성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현재 필자와 신주형 필자는 “닌텐도 스위치2 발매”를 올해의 사건으로 선정했습니다. 이현재 필자는 “여전히 폐쇄형 생태계를 구사하고 있는 닌텐도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아무리 스팀과 오픈 생태계가 활기를 띄더라도 콘솔은 여전히 게임 콘텐츠의 기준이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는 4개월만에 천만 대 판매 고지를 넘겼다”라고 답변했고, 신주형 필자는 “초기 불량 및 실제 성능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 국내에서 구매난이 지속되었던 닌텐도 스위치2 일본판 품절 현상은 닌텐도 팬덤의 맹목적인 지지와 강력한 수요, 희소성의 가치, 생산량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게임 문화 및 게임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답변했습니다.
이현재 필자는 “일본 콘텐츠 산업 2.0 정책”을 강신규 필자는 “정부의 K-콘텐츠의 국가산업산업 추진 천명”을 나란히 선정하면서 게임·콘텐츠 산업이 산업 정책의 영역으로 한 발짝 더 들어온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이 필자는 “일본경제산업성은 IP 비즈니스를 필두로 콘텐츠 & 관광 & 기술을 융합해 일본 경제의 구조 혁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한국의 오답노트'가 무엇을 목적으로 두고, 어떤 결과를 보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고, 강 필자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게임산업 지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쓰리핏의 금자탑을 세운 T1 또한 두 차례 언급되었습니다. 나현수 필자는 “트럭시위”와 “조화보내기 사건”을 지목하며 “이스포츠의 팬덤화의 고도화를 보여줌 실제 게임처럼 주류게임층과 고관여층의 분리가 나타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성은 필자는 “T1과 레드씨글로벌(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관광개발사) 스폰서십 체결 + 페이커 4년 재계약”을 고르며 “Lck의 흥행은 페이커라는 상징이 견인해가고 있다는 의견에 기대어, e스포츠계의 흥행이 4년 연장된 사건이라 봐도 무방하게 느껴진다. 또한 자본력으로 상징되는 사우디아라비아(오일머니..)의 국영 기업이 한국의 e스포츠 구단에 투자했다는 것(이는 lck에 대한 투자로도 자연히 이어진다)이 이젠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에 대한 질문을 넘어 그것만의 독자적인 문화와 강력한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음을 또한번 반증한 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3년 연속 월즈 우승을 달성한 T1
“코지 게임”, 편안한 게임은 장민지 필자와 이연우 필자가 주목했습니다. 장 필자는 “방치형(느긋하고 조용한 플레이스타일) 코지 게임의 성행”을 언급했고, 이 필자는 논문 <Coziness in Games: Second Homes, Audiences, and Esthetics>를 주목할 만한 텍스트로 뽑으면서 “‘편안한’ 게임이 점차 주목받는 상황에서 읽어볼만한 텍스트”라고 추천했습니다.
이밖에 응답된 주요 간행물은 <The platformization of cultural production>(이경혁 편집장), <Critical Words for Game Studies>(ゲームスタディーズ[クリティカル・ワード])(박수진 필자), 2025 글로벌 게임 플레이 영향력 보고서(강지웅 필자), <메타월드빌딩으로서의 SCP 재단 위키: 미디어 소프트웨어의 탈모방론적 속성을 중심으로>(김규리 필자), <연속 종이: 비디오게임의 죽음>(박동수 필자) 등이 있습니다.
2025년 게임제너레이션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글은 무엇이었습니까?
해당 중제의 질문에는 졸고(拙稿) <확률형 부분유료결제 앞에서의 EA가 마주한 고민>이 3회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이규연 필자는 “이번년도에 주요사건으로 꼽은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와 연관하여 게임 업계의 고민과 게임 산업의 변화에 대해 여러 게이머들도 읽어볼 좋은 글이기에 선택”했다고 전했으며, 이도경 필자는 “글로벌게임사의 BM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한국에 끼친 영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게임커뮤니티가 걸어온 지난 25년과 오늘>(홍성갑 필자)은 2명의 필자가 채택했습니다.서도원 필자는 “쉽게 읽히면서도 깊이있게 분석하여 관련된 큰그림을 제공함”이라며 이유를 자세히 쓴 반면, 김재석 필자는 “정리가 잘 된 느낌이었고, 옛날 생각도 나서 좋았습니다”라고 ‘옛날 생각’ 같은 불분명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스플릿 픽션」에 대해 쓰지 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합시다.>(이선인 필자) 또한 2명의 필자가 채택했습니다. 웜뱃 필자는 “다른 사람의 매우 개인적인 소회임에도 저에게 울림이 있었다”고 상찬했고, 박동수 필자 또한 “적지 않은 시간 GG의 필진으로 글을 써오며 생각했던 '게임평론'이라는 지점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밖에 모든 아티클이 1표를 받으면서 필자들의 관심이 특정 작품이나 현상보다 담론장 곳곳에 골고루 퍼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대'와 '레트로'의 불편한 공존에 관해> (이선인 필자)
→ 영이 필자 "현재 문화계 담론 속에 혼재된 개념들과 창의성 결여 현상에 대한 탁월한 정리"
<평화주의자는 게임에서 총을 쏠 수 있는가?> (쥬 필자)
→ 이명규 필자 "게임플레이와 현실의 행동 모두 당사자로서의 행위이지만 그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흥미롭게 소고"
<재현, 시뮬레이션 그리고 구현이라는 꼭짓점의 버뮤다 삼각지대> (웜뱃 필자)
→ 이선인 필자 "기술적 재현으로서의 가상 인터페이스가 갖는 맹점을 흥미롭게 논증"
<비평공모전 4년을 거쳐 온 편집장의 회고> (이경혁 편집장)
→ 이동헌 필자 "게임 비평의 방향과 현재의 고민을 다각도로 설명"
<번영과 몰락과 애도의 이야기, 33원정대> (이경혁 편집장)
→ 장민지 필자 "타이밍이 너무 좋았고, 게임 플레이와 적절히 맞물린 글"
<서울을 걷는 작은 이유, 피크민 블룸 서울 투어> (이연우 필자)
→ 김성은 필자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어떻게 외부 활동으로 확장되는지 보여줌"
<경계에 선 매체: “콘솔 게임은 대중매체인가?”> (이미몽 필자)
→ 강신규 필자 "콘솔 게임의 궤적을 매체론, 그리고 본인 경험과 영리하게 연결"
<거대 전쟁기계와 게이밍, 전 지구적 지각의 병참학> (신현우 필자)
→ 신주형 필자 "어렵고 흥미로운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낸 글"
<그려진 힘, 그리는 힘, 그림의 힘> (권태현 필자)
→ 이정엽 필자 "게임 자체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미술사적 해설을 통해 보완될 지점을 확인"
<<마우스워싱>: 노스탤지어가 흐물거릴 때> (김규리 필자)
→ 박수진 필자 "'학술지보다 가볍게, 웹진보다 무겁게'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게임과 시신경제 (Necronomics)> (영이 필자)
→ 윤수빈 필자 "게임을 사회과학의 화두의 관점에서 새롭게 볼 수 있게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