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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년의 심즈, 내일의 인조이

    게임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국가의 경영과 역사 속 전쟁, 용과 엘프가 나오는 판타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의 생존은 훌륭한 게임 소재다. 그렇지만 컴퓨터 조립(PC 제작 시뮬레이터)이나 트럭 운전(유로트럭), 자동차 조립(카 메카닉 시뮬레이터)처럼 비교적 사소한 일들도 게임이 된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Worked for eight years as a reporter at ThisIsGame. Now handles external relations at a subculture startup. Loves editors and the power of cheat codes.

  • 규모의 문화상품 - 블록버스터 영화와 트리플A 게임

    약간의 오해를 감수하고 말해보자면, 어느 순간부터 게임 시장은 트리플A 게임과 인디게임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는 트리플A 게임과 종종 비교되곤 하는 영화의 블록버스터 개념과도 차이를 보인다. 소위 상업영화라 불리는 범주 속에 블록버스터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상업영화가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중저예산의 로맨스, 코미디, 호러 영화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영화들은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등 비상업적 영역에 속해 있지 않다. 다만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어 제작, 유통, 홍보되는 영화가 아닌 작은 규모의 상업영화일 뿐이다. 게임은 그 반대의 위치에 놓인다. 영화는 소수의 블록버스터를 ‘텐트폴 영화’라 부르며 그에 속하지 않는 다수의 저예산 상업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으로 구성된 시장을 지닌다. 게임도 몇몇 트리플A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스트레이〉(2022), 〈잇 테이크 투〉(2021)와 같은 인디게임들이 흥행을 기록하고 〈뱀파이어 서바이버즈〉(2022)처럼 유행을 선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게임은 트리플A 게임이든 인디게임이든 상업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비상업적 게임”이라는 어색한 어감의 단어조합은 극소수의 예술적 게임, 혹은 전시나 공공성을 위해 만들어진 몇몇 게임만이 속해 있을 뿐이다.   < Back 규모의 문화상품 - 블록버스터 영화와 트리플A 게임 10 GG Vol. 23. 2. 10. 약간의 오해를 감수하고 말해보자면, 어느 순간부터 게임 시장은 트리플A 게임과 인디게임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는 트리플A 게임과 종종 비교되곤 하는 영화의 블록버스터 개념과도 차이를 보인다. 소위 상업영화라 불리는 범주 속에 블록버스터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상업영화가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중저예산의 로맨스, 코미디, 호러 영화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영화들은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등 비상업적 영역에 속해 있지 않다. 다만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어 제작, 유통, 홍보되는 영화가 아닌 작은 규모의 상업영화일 뿐이다. 게임은 그 반대의 위치에 놓인다. 영화는 소수의 블록버스터를 ‘텐트폴 영화’라 부르며 그에 속하지 않는 다수의 저예산 상업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으로 구성된 시장을 지닌다. 게임도 몇몇 트리플A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스트레이〉(2022), 〈잇 테이크 투〉(2021)와 같은 인디게임들이 흥행을 기록하고 〈뱀파이어 서바이버즈〉(2022)처럼 유행을 선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게임은 트리플A 게임이든 인디게임이든 상업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비상업적 게임”이라는 어색한 어감의 단어조합은 극소수의 예술적 게임, 혹은 전시나 공공성을 위해 만들어진 몇몇 게임만이 속해 있을 뿐이다. 이는 게임과 영화라는 서로 다른 매체의 차이일까? 혹은 게임시장과 영화시장이 구성된 방식의 차이인 것일까? 게임이 ‘블록버스터 게임’이라는 말 대신 ‘트리플A 게임’이란 용어를 새로이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운동이자 사회운동으로 전유되었던 영화와 달리 게임은 태생부터 상업적인 것이었기 때문일까?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질문들에 관한 나름의 답안지를, 블록버스터와 트리플A 게임이라는 개념을 비교해가며 적어보고자 한다. 물론 트리플A 게임 이상으로 수익을 내는 모바일 게임이라든가 트리플A 게임이라 불러도 무방한 스케일을 지닌 온라인 게임처럼, 트리플A 게임과 인디게임 사이에 속한 무수한 게임들이 있다. 하지만 논의의 편의를 위해 이 글에서는 싱글 플레이 중심의 게임들을 중심으로 말하고자 한다. ∗ 〈죠스〉 포스터(왼쪽, 출처: IMDB)와 MCU 포스터(오른쪽, 출처: IMDB) 1. 블록버스터 영화와 트리플A 게임의 태동 영화에서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단어는 2차대전 시기 제작된 전쟁 영화 〈봄바디어〉(1943)의 홍보문구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본래 “한 블록을 날려버릴 수 있는 폭탄”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었던 단어이기에, 종전과 함께 잠시 자취를 감춘다. 1950년대 TV 보급에 맞서 〈쿼바디스〉(1951), 〈십계〉(1956), 〈벤허〉(1959) 등 스펙터클을 강조한 대규모 서사극이 등장하며 다시 등장한 이 용어는, 1975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가 대성공을 거두며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1970년대 당시의 블록버스터는 대자본이 투입된 영화라기보단 다수의 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월드와이드 4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둔 영화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죠스〉와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1981, 1984, 1989), 〈E.T.〉(1982), 〈백 투 더 퓨처〉 3부작(1985, 1989, 1990), 〈타이타닉〉(1997)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생산하며 1980~90년대에 블록버스터라는 용어는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동시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었음에도 실패한 영화들 또한 블록버스터를 홍보문구로 사용하며, 대규모 성공을 거둔 영화에서 점차 대자본이 투입된 영화로 개념이 이동하게 된다. 〈트론: 새로운 시작〉(2010),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2012) 등 흥행에 실패한 블록버스터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대체로 영화를 구현하는 데 많은 자본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SF, 판타지, 전쟁, 슈퍼히어로 장르 등을 생산해낸다. 폭발, 대규모 전투 등이 포함된 액션 장면이 삽입될 수 있는 장르들이 주로 채택된다고 할 수 있다. 회수해야 할 금액이 큰 만큼 고어나 누드 등 선정적인 표현은 가급적 지양되며, 많은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담아낸다. 물론 여러 반례(많은 관객이 해설을 요구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처럼 수위 높은 신체훼손을 묘사하는 영화)도 존재하지만, 문자 그대로 소수의 사례에 속한다. 블록버스터라는 용어의 가장 정확한 예시로는 아무래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꼽을 수밖에 없다. 묘사를 위해 대자본을 요구하는 장르적 특성, 대다수의 관객이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수위, 지나치게 클리셰적이라 비판받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관객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선형적인 서사 등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 〈파이널 판타지 VII〉 플레이 장면 (출처: 스팀 상품페이지) 트리플A 게임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몇몇 게임 개발사에서 사용하며 등장하였다. AAA라는 용어는 채권 신용등급의 용어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리플A 게임의 시초로 꼽히는 게임은 스퀘어 에닉스 〈파이널 판타지 VII〉(1997)다. 시리즈 최초의 3D 작품으로 당시로서는 놀라운 수준의 그래픽,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음악 등이 도입되었다. 그 중 영화처럼 연출된 FMV(혹은 컷씬)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1998)가 발매 전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것 등과 함께 떠올린다면 흥미로운 사례다. 트리플A 게임이 자신의 규모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비상호작용적인, 고쳐 말하자면 영화적인 장면들을 대거 투입하는 것은 지금의 트리플A 게임들과도 연결되는 특징이다. 이후 세가의 〈쉔무〉(1999) 등이 등장하였고, 〈둠〉(1993~)이나 〈툼레이더〉(1996~) 등 기존 히트작의 후속편이 트리플A 게임의 규모로 제작되며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슈퍼 마리오〉 (1985~)나 〈젤다의 전설〉 (1986~)처럼, 지금은 고전으로 자리잡은 시리즈의 후속편들 또한 마찬가지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달리 트리플A 게임의 장르는 비교적 다양하다. 이는 게임 매체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스타크래프트〉나 〈시드 마이어의 문명〉(1991~)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부터 〈배틀필드〉(2002~)나 〈콜 오브 듀티〉 (2003~) 등의 FPS 슈팅 게임, 〈심즈〉 (2000~)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철권〉 등의 대전격투 게임, 〈포르자〉(2005~)와 같은 레이싱 게임, 〈피파〉(1993~)와 〈위닝 일레븐〉(1995~) 등의 스포츠 게임 등 무수한 장르가 트리플A 게임의 범주에 속한다. 다만 지금의 시점에서 트리플A 게임을 말할 때 주축이 되는 것은 오픈월드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2011)과 〈GTA V〉(2013)가 비슷한 시기 대성공을 거두며 오픈월드를 트리플A 게임의 대표적인 장르로 만들었다. 2022년 한 해 공개된 트리플A 게임인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와 〈엘든 링〉은 처음부터 오픈월드를 표방했으며, 액션 어드벤처에 가깝게 분류되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도 전작에 이어 부분적으로 오픈월드의 방식을 차용해온다. 선형적인 내러티브의 게임이지만,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2020)의 경우엔 몇몇 구간을 소규모 오픈월드처럼 구성하기도 하였다. 2023년 발매 예정인 트리플A 게임 중 〈호그와트 레거시〉,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 〈스타필드〉 등 또한 오픈월드를 표방하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트리플A 게임은 다양한 장르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트리플A 게임=오픈월드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트리플A 게임이라는 용어가 연상시키는 장르가 오픈월드임을 부정하긴 어렵다. 하나 흥미로운 지점이라면, 트리플A 게임에서의 폭력 묘사는 블록버스터 영화와 정반대의 방식을 택한다. 많은 트리플A 게임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발매되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블록버스터 영화 대부분보다도 수위 높은 고어와 유혈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크래프톤의 트리플A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2022)와 같은 최근의 사례만 놓고 보아도, 고어 묘사 자체를 일종의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영화와 달리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작품 속 폭력에 개입하기 때문에, 플레이 영상만 봤을 때는 얼핏 기존 블록버스터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위의 게임들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기도 한다. 이를테면 〈호라이즌〉 시리즈(2017~)처럼 비교적 가벼운 수위의 게임들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다. ∗ 〈아바타〉 포스터 (출처: IMDB) 2. 영화와 게임의 플래그십으로서 두 개념 블록버스터와 트리플A 게임은 제작에 투여되는 자본의 크기만큼이나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 영화의 사례는 손쉽게 떠올려볼 수 있다. 〈트론〉(1982)이 처음 영화에 CGI를 도입한 이후 〈터미네이터 2〉(1992)의 T-1000과 〈쥬라기 공원〉(1993)의 공룡 등으로 이어지는 기술의 발전은 〈반지의 제왕〉 삼부작(2001~2003), 〈폴라 익스프레스〉(2004), 〈트랜스포머〉(2007) 등을 거치며 발전과 비판을 반복하여 받아왔다. 〈아바타〉(2009)는 그 정점에 있었으며, 속편 〈아바타: 물의 길〉(2022)은 그것을 다시금 증명하였다. 물론 〈아바타〉를 이야기할 때 3D를 빼놓을 수 없다. 〈아바타〉의 대성공은 3D 영화의 (일시적) 유행을 불러왔다. 물론 〈아바타〉 개봉 이전에도 3D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폴라 익스프레스〉도 3D로 개봉했었고, 〈아바타〉 직전에 개봉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008)와 〈블러디 발렌타인〉(2009)도 있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1952년 〈브와나 데블〉을 시작으로 1954년 히치콕의 〈다이얼 M을 돌려라〉까지 70여 편의 3D가 쏟아져 나왔던 시기도 있다. 〈아바타: 물의 길〉이 다시금 3D를 부흥시킬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블록버스터의 규모를 통해 가능해지는 기술의 도입은 어떤 기술적 유행을 만들어낸다. CGI의 발전이나 퍼포먼스 캡처처럼 유행을 넘어 상식이 된 기술의 경우들 또한 블록버스터가 지닌 규모를 통해 가능했다. 더 나아가 블록버스터에 투여된 자본과 기술은 시장의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일반관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3D 영화는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주도한 IMAX의 부흥이 특히 그러하다.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IMAX 화면비 장면을 삽입하는 것은 관례가 되었다. 이는 당연하게도 일반관보다 1.5배에서 2배 가까운 가격이 책정되는 IMAX 상영관으로 관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유인책이다. 물론 IMAX 상영관은 그 수가 적기 때문에 그것이 영화 한 편의 수익을 극적으로 바꿔 놓지는 못한다. 이는 IMAX를 포함해 돌비시네마, 4DX 등 여타 특별관도 마찬가지다. 다만 “IMAX 특별관 매진행렬!!”과 같은 홍보문구가 형성하는 시장장악력을 무시할 수 없다. 더불어 〈덩케르크〉(2016)나 〈놉〉(2022)의 경우처럼, 그것이 성공적이든 실패했든 종종 IMAX를 미학적 선택의 결과물로 내놓는 블록버스터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포스터 (출처: 닌텐도 스토어) 트리플A 게임의 경우 조금 더 적극적인 유인책으로 활용된다. 트리플A 게임의 시초격인 〈파이널 판타지 VII〉은 5세대 콘솔 경쟁 속에서 플레이스테션을 완전히 자리잡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새로운 세대의 콘솔이 등장할 때마다 소위 레퍼런스 게임이라 불리는 고사양 게임들이 등장하여 기기성능을 뽐낸다. 2020년 플레이스테이션5의 런칭 타이틀로 출시된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2020) 같은 경우는 기기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레퍼런스 게임으로 기능했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2021)처럼 기기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사양을 활용하는 독점타이틀 또한 마찬가지다. 혹은 닌텐도 스위치의 런칭 타이틀이었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2017)이라든가 플레이스테이션5의 런칭 타이틀이자 기기 독점 타이틀인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2020)처럼, 기기의 판매를 유인하기 위해 기존 트리플A 게임 프랜차이즈의 후속작이나 리메이크를 독점 발매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트리플A 게임은 스스로의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첨단의 사양을 지닌 기기를 요구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기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트리플A 게임의 기술적 성취는 블록버스터의 것과 다소 방향성을 달리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바타〉의 3D나 〈인터스텔라〉(2014)의 IMAX는 작품의 내적인 성취를 위해 도입된 기술이지,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산업적 요구가 작품에 앞서 존재하지는 않는다. 물론 〈아바타〉 이후에 등장한 질 낮은 3D 블록버스터들과 마케팅을 위해 IMAX를 도입하는 영화들이 무수히 존재하지만, 산업적 유행에 휩쓸려 제작된 기획영화들을 선구자 격의 영화들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독점발매는 게임시장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영화시장에서도 종종 독점개봉작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 작품들은 와이드릴리즈에 투여되는 비용부담을 절감하기 위한 중저예산 상업영화, 혹은 독립영화의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이는 게임 매체의 독특한 지위 때문이다. 다른 대중문화, 이를테면 문학, 만화, 음악, 영화와 같은 것들은 손 쉽게 복제가 가능하며 다양한 기기에 어렵지 않게 이식할 수 있다. 책처럼 문화상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동기화된 경우도 있고, 스트리밍 플랫폼의 도입으로 음악과 영화는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게임은 하드웨어의 성능적인 부분을 요구한다. 특히나 고사양을 트리플A 게임의 경우가 그렇다. 비록 경험적 차원에서는 구별될지라도, 블록버스터 영화는 IMAX관에서 보든 넷플릭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보든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 물론 엑스박스의 클라우드 게이밍처럼 빠른 인터넷 환경만 갖춰진다면 저사양의 기기에서도 트리플A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아직 음악과 영화의 스트리밍 시장만큼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사이버펑크 2077〉(2020) 발매 당시 많은 게이머가 PC사양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래픽카드를 구입했던 것을 떠올려보자. 아직까지 트리플A 게임은 PC나 콘솔 등 ‘하드웨어’와 깊게 결부된 것으로 다뤄지고 있다. 때문에 블록버스터 영화가 3D나 IMAX의 플래그십으로 작동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다. 반면 트리플A 게임이 차세대 콘솔 혹은 최신의 그래픽카드를 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플래그쉽으로 기능한다는 명제는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전자가 참이라 가정한다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CGI 기술의 도입을 위해 〈쥬라기 공원〉을 만들었다던가, 크리스토퍼 놀란이 IMAX를 영화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그들의 영화가 시장과 산업의 유행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후적인 결과에 가깝다. 더불어 영화의 흥행은 영화의 개봉시점에서 1~2주 안에 결정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이버펑크 2077〉이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2022)와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힘입어 뒤늦은 성공을 거두었거나,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뉴비’를 끌어 모으는 여러 트리플A 게임의 사례와는 다르다. 물론 트리플A 게임 또한 발매 시점에 구매가 몰리게 되지만,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다. 영화업계에서 블록버스터에 대해 플래그십이라는 말 대신 ‘텐트폴 영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큰 흥행을 거둘 수 있는 프랜차이즈 영화, 화려한 멀티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를 대목 시즌에 개봉시켜 빠르게 큰 수입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를 제작사와 배급사의 지지대처럼 활용하는 것은, 영화 한 편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입의 대부분이 개봉 초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발매일로부터 수 년의 시간이 흐른 뒤라 해도 플래그십의 기능을 수행한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하기 위해서 닌텐도 스위치가 필요하고,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불러온 논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플래그십의 기능을 다 한 게임의 경우 다른 콘솔이나 PC를 통해 일종의 재발매를 거치기도 한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발매에 맞춰 전작을 PC로 발매한 것처럼 말이다. 트리플A 게임, 아니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이 영화 콘텐츠에 비해 길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블록버스터가 단발적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면, 트리플A 게임은 플랫폼(콘솔 같은 하드웨어부터 게임패스 같은 플랫폼 서비스까지를 포괄하는 의미에서)을 견인하는 장기적인 수입창출 상품이다. 이 지점에서 트리플A 게임이 굳이 ‘블록버스터 게임’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폭탄의 이름에서 따온 블록버스터라는 명칭은 단발적으로 많은 수익을 거두는, 문자 그대로 박스오피스의 폭탄 같은 존재를 말한다. 앞서 적은 것처럼, 게임시장은 영화시장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트리플A 게임은 단기적으로 폭발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플랫폼의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작동한다. ‘AAA’의 어원이 채권 신용등급에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트리플A 게임은 기기의 성능, 플랫폼의 지속가능성, 엔딩까지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간적 비용 등을 모두 보장하고자 하는 단어처럼 다가온다. * 〈데스 스트랜딩〉 포스터 (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3. 영화적인 게임, 게임적인 영화, 각자의 재료가 되기까지 각각의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이나 역할은 다르지만, 블록버스터와 트리플A 게임은 제작방식과 작품 내부의 차원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다. 블록버스터에서 CGI와 모션 캡처의 발전은 그대로 트리플A 게임의 기술적 발전으로 연결되었다. 한 가지 부정적인 면모를 우선 짚고 넘어가자면, 블록버스터와 트리플A 게임 양측 모두에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크런치 모드에 관한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트리플A 게임 개발사인 너티독은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2016) 발매 당시 처음으로 회사 내 크런치 문제가 논란이 되었으며, 이는 스튜디오의 최근작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발매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지적되었다. 〈더 위쳐〉 시리즈(2007~)와 〈사이버펑크 2077〉의 CDPR과 〈GTA〉 시리즈(1997~)의 락스타게임즈 또한 같은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화업계에서의 크런치 모드 논란은 최근에서야 터져 나왔다. 2022년 한 해에만 3편의 영화와 3편의 드라마를 내놓은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그 대상이다. VFX를 맡았던 몇몇 이들이 작업 분량에 비해 적은 시간, 무수한 재작업 요구, 저임금 등의 상황을 폭로하며 크런치 모드가 비단 게임업계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렸다. 다만 크런치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문제가 있음을 언급하는 정도에서 지나가고자 한다. 영화에서 모션 캡처는 〈토탈 리콜〉(1990)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의 자자 빙크스와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골룸 캐릭터를 거쳐 〈아바타: 물의 길〉의 나비족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세기로 넘어오며 3D CGI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한 게임업계 또한 모션 캡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였고, 〈비욘드: 투 소울즈〉(2013)이나 〈데스 스트랜딩〉(2019)처럼 모션 캡처를 통해 유명 영화배우가 게임에 대거 출연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혹은 〈레드 데드 리뎀션 2〉(2018)처럼 모션 캡처로 말의 움직임을 게임 내에 구현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CGI의 발전에 따라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와 같은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포토-리얼리즘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려 했다. 〈라푼젤〉(2010)의 옷감 표현이나 〈굿 다이노〉(2015)의 자연물 표현, 〈겨울왕국 2〉(2019)의 눈을 구현하던 물리엔진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역으로 포토-리얼리즘한 CGI 이미지가 과거 〈폴라 익스프레스〉나 〈베오울프〉(2007)가 그랬던 것처럼 불쾌한 골짜기를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포토-리얼리즘이 작품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다루어지며 최근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들은 다른 방식의 이미지를 선보이곤 한다. 코믹스의 표현을 구현해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 포토-리얼리즘적 현실과 대비되는 세계를 비교적 단순한 선들로 표현한 〈소울〉(2020), 유화풍의 그림체를 가져온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2022) 같은 사례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사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다른 경우라 할 수 있겠지만, 똑같이 실사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게임에서 포토-리얼리즘을 추구하는 모습은 종종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게임엔진이 그대로 영화에 사용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언리얼 엔진 4가 영화 및 영상업계 전반에서 사용되었고, 언리얼 엔진 5의 경우엔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과 콜라보한 데모 게임 〈매트릭스: 어웨이큰스〉(2021)를 9세대 콘솔로 공개하기도 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의 2차 매체 부가영상을 보면 게임엔진이 영화의 프리 비주얼 등에서 활용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영상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VR 헤드마운트를 쓰고 게임처럼 구현된 CGI 세트장에 접속하여 디렉팅을 진행한다. 굳이 기술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트리플A 게임은 처음부터 영화와 모종의 친연성을 지녔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파이널 판타지 VII〉의 FMV씬과 〈스타크래프트〉의 시네마틱 트레일러처럼, 초기의 트리플A 게임은 자신들의 규모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영화적으로 연출된 장면들을 넣어 두었다. 이러한 방식은 더욱 강화된 방식으로 이어진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1996~)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 〈언차티드 4〉의 추격전은 QTE 방식의 조작을 택해 액션을 플레이하는 감각과 함께 관람한다는 감각을 함께 전달한다. 현재 실사 드라마로 방영중이기도 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2013)는 영화적인 플롯과 장면연출로 호평 받음과 동시에, 같은 이유로 비판받기도 했다. 지극히 게임적인 체험과 무수한 영화인이 출연하는 컷씬으로 양분된 〈데스 스트랜딩〉 같은 분열적인 사례도, 인터랙티브 드라마 장르를 채택하며 게이머의 여러 선택들로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2018)처럼 영화와 게임의 경계선상에 있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FPS의 시점을 채택한 〈하드코어 헨리〉(2016), 여러 전쟁 게임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던 원테이크 영화 〈1917〉(2019), 인터랙티브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영화’로 분류되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2018) 등 게임적 요소라 불리는 것을 가져온 영화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관련한 논의는 필자의 이전 글 [영화와 게임의 스침]( http://www.critic-al.org/?p=5927)을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qQssqOmBZw *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 로고 애니메이션(https://www.youtube.com/watch?v=5qQssqOmBZw)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을 원작으로 삼은 무수한 영화와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무수한 영화를 찾아볼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최근 몇 년간 〈명탐정 피카츄〉(2019), 〈슈퍼 소닉〉(2020)과 〈슈퍼 소닉 2〉(2022), 〈모탈 컴뱃〉(2021),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2021) 〈언차티드〉(2022) 등을 내놓았다. 흥미로운 것은 〈언차티드〉인데,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의 첫 장편영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영화 본편 상영 전 등장하는 프로덕션의 로고 영상을 보면 〈호라이즌 제로 던〉의 에일로이,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조엘과 앨리 등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의 실사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 스튜디오는 현재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HBO와 손잡고 제작해 방영 중이며, 앞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 〈그란 투리스모〉 등의 영화와 〈갓 오브 워〉, 〈호라이즌〉 등의 드라마를 제작할 예정이다. 하나의 IP가 여러 매체를 통해 소화되는 전략은 오랜 기간 보아왔던 것이지만, 트리플A 게임의 IP를 대거 보유한 퍼스트 파티가 직접 스튜디오를 차려 실사화를 진행하는 것은 첫 사례다. 게임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는 실패한다는 징크스가 있지만,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016)과 〈언차티드〉, 〈슈퍼 소닉〉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징크스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이 영화들에 대한 평가는 별개이겠지만 말이다. 트리플A 게임의 블록버스터 영화화, 블록버스터 영화의 트리플A 게임화는 IP의 소유권 위주로 재편된 지금의 미디어 생태계에서 당연한 일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게이머와 관객들은 이러한 상황에 싫증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미 플레이한, 관람한 이야기를 다른 매체로 이식할 뿐인 이 작품들에서 어떤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지금껏 이야기해온 영화와 게임의 친연성, 블록버스터 영화와 트리플A 게임이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곱씹으며 이 작품들을 다시 마주한다면 흥미로운 접점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1981~)에서 〈툼 레이더〉, 〈내셔널 트래져〉(2004), 〈언차티드〉로 이어지는 보물 사냥꾼의 계보를 그려본다든가, 〈소닉 더 헤지훅〉의 모션이 〈슈퍼 소닉〉에서 구현되는 방식에 관해 고민해보면서 말이다. 그러한 접점을 발견하는 것이 두 계열의 거대한 오락문화를 더욱 흥미롭고 다채로운 것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비평가) 박동수 학부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를 전공하고 있다. 영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미술, 게임, 방송 등 시각문화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고 있다. 영화평론가, 팟캐스트 [카페 크리틱] 진행자, 공동체상영 기획자이기도 하다.

  • 문예진흥법 개정: 게임이 예술 되어 돈이라도 있고 없고

    예술인복지법이 언제 어떻게 개정될지는 알 수 없다. 앞서 말했듯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게임의 예술화에 있어서 한국은 이제 첫 번째 페이지를 연 것이고, 단순히 법 한두 개를 개정하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인 업계 모니터링과 철학적 담론 탐색이 있어야 하며, 그 결과는 향후 여러 번의 개정으로 나타날 것이다. < Back 09 GG Vol. 22.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Interview] The Story of Digital Game Diversity & Accessibility and Making Books About it – Kyung-jin Lee, Diversity & Inclusion Director at Smilegate

    In August 2024, Smilegate – one of the best-known South Korean game developers & publishers, published two books aimed at game developers, focusing on game accessibility and diversity. The first book, “게임 접근성 개념과 사례 (Concepts and Cases of Game Accessibility)”, explores the concept and current state of accessibility and diversity in South Korean games and case studies. It also delves deep into design approaches to ensure all players can fully enjoy games without restrictions. Smilegate’s second book, “콘텐츠 다양성 개념과 사례(Concepts and Cases of Content Diversity)”, introduces the idea of "cultural diversity" and examines how it has been implemented in South Korean media and games.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Diversity, DEI, D&I, smilegate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Of green gaming and beyond

    Since 2020, customers buying a new iPhone no longer have a charger included in the box. According to Apple, this omission was aimed at reducing packaging waste as well as e-waste. The company explained that this move means it has to consume fewer raw materials for each iPhone sold, and it also allows for a smaller retail box, which means 70 percent more units can fit on a single shipping pallet, thereby reducing carbon emissions (Calma, 2020). < Back Of green gaming and beyond 22 GG Vol. 25. 2. 10. *이 글의 한글 번역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550034c6-61ca-49db-8587-7ac8cc27914a From physical to digital Since 2020, customers buying a new iPhone no longer have a charger included in the box. According to Apple, this omission was aimed at reducing packaging waste as well as e-waste. The company explained that this move means it has to consume fewer raw materials for each iPhone sold, and it also allows for a smaller retail box, which means 70 percent more units can fit on a single shipping pallet, thereby reducing carbon emissions (Calma, 2020). Whether this rationalization is authentic or not, the omission signifies a new era of pro-environmental electronic goods. Not only smartphone makers but also manufacturers of washing machines, refrigerators, and microwaves are finding ways to make their products more environmentally friendly or at least more energy efficient. How about one of the largest industries in the world in terms of revenue (US$187 billion worth in 2024), users (~3.32 billion active users), and time (a product can generate three billion hours of entertainment each month) (Ball, 2021; Konvoy Ventures, 2023; Sinclair, 2023; Technavio, 2025)? The relationship among the video game industry, the digital industries at large, and the environment is not entirely clear-cut. In the physical era of video games, one of the most infamous incidents is the “Atari video game burial,” which now has a dedicated Wikipedia page. In the 2014 book Game After: A Cultural Study of Video Game Afterlife , Raiford Guins detailed the events that occurred around the 1980s and conducted interviews with residents from the location of the landfill (Guins, 2014). Since that landfill legend, the concept of sustainability has circulated in the video game industry regarding how to use less plastic and create more eco-friendly packaging (Martin, 2020). Indeed, the physical appearance of video games in this era helps users understand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in a more tangible and salient way. However, as digital stores opened, the Internet became faster, and more gamers chose to download games rather than own a hard copy; the concept of being environmentally friendly in the video game industry has slowly shifted toward carbon footprints and energy consumption. Tracing the cleanliness of energy sources has not been easy. Currently, we know that something is not right, but figuring out precisely what is wrong and how severe it is requires a cumulative effort from all sides: gamers, publishers, designers, policymakers, researchers (Tapsell & Purchese, 2021). Practically, concerns have been raised. For instance, the in-depth report by Chris Tapsell and Robert Purchese in Eurogamer has provided a comprehensive overview of the issue and how we, as consumers, might strive for more responsible and sustainable gameplay (Tapsell & Purchese, 2021). Moreover, there are movements and initiatives that have been conducted, such as the Green Game Jam, which is a game-making event with the core theme focused on the environment. The term “green gaming” has also started to circulate in various outlets. Theoretically, what have researchers found about the problem of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And how are academics defining green gaming? Detour: A little bit about method In our latest preprint (the manuscript is under review), my colleagues and I conducted a systematic review of 50 documents, including journal articles, books and book chapters, conference proceedings, and dissertations, related to video games and environmental issues (Ho et al., 2024). We searched for documents using various keywords such as “green gaming” or “ecogames” in several scholarly databases, including Web of Science and Google Scholar, as well as other sources like journal recommender systems. The query returned more than 400 documents. We conducted several rounds of screening by reading titles, then abstracts, and finally full texts, ultimately identifying 50 relevant documents. Here is what we found. Main Contributors Traditional game studies, which are rooted in the discipline of media studies, have contributed significantly to our understanding of video games. The field views video games as a form of text, much like a work of literature or art, that can be theoretically and critically analyzed for deeper insights. Our word analysis of abstracts, titles, and categories suggested this dominance, as most papers are from game studies. Notable works include Playing Nature: Ecology in Video Games (2019) by Alenda Y. Chang and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2022) by Benjamin J. Abraham (Abraham, 2022a; Chang, 2019). These books offer important theoretical foundations for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as well as the roles that developers, distributors, and customers play in making the video game industry more environmentally friendly. Further explorations can also be found in different chapters from the edited volume Ecogames: Playful Perspectives on the Climate Crisis (de Beke et al., 2024). Video games are not only seen as works of art; they are also tools and embodiments of technology. Thus, other fields have also sought to understand the effects of video games on humans (psychology), used video games for educational purposes (education or architecture), or directly contributed to the technology behind video games (computer science). Most papers from computer science discuss various techniques and methods that can potentially make games greener. Cloud gaming has been theoretically suggested as one of the best ways to play games in an environmentally friendly manner (Chuah et al., 2014). However, as we know from the failure of Stadia, the application of cloud gaming has not been successful. Some studies also suggest that cloud gaming merely offloads the energy burden to the data center, which needs to run 24/7 to support game operations (Aslan, 2020; Mills et al., 2019). Education: From video games to pro-environmental awareness The defining hardware of video games, the Graphics Processing Unit (GPU), has provided sufficient horsepower to simulate reality. Modern technology has recreated reality to the utmost perfection. Humans, ogres, and witches inhabit these lands with their daily routines that are incredibly lifelike. The weather also interacts with you and other non-player characters (NPCs) in a realistic manner: the cold makes you tremble, the rain makes you wet, and the thunder can strike your iron sword. Aside from the technological perspective, the increasing immersion of video games and photorealistic graphics suggests what my teacher hinted at in his studies: a potential for shaping reality and the public's perception. Thus, researchers, scientists, and educators have also recognized this feature. For instance, Jeffrey Fung from the Institute for Advanced Study developed a GPU-based program to simulate solar systems, stars, and planets (Fung, 2020). Similarly, an important, and probably one of the most significant uses of video games when it comes to environmental issues, is fostering awareness. Researchers have found potential in serious or education games, i.e. games that were made with specific educational games in mind. For instance, Eco ( https://play.eco/ ), which began as a Kickstarter project and later received funding from the U.S. Department of Education, creates a scenario where players must work together to avert a predicted meteor collision while maintaining ecological balance. Consequently, the finite resources and external impacts designed into Eco contribute to a realistic gameplay experience that reflects genuine developmental challenges (Fjællingsdal & Klöckner, 2019). Researchers have also assessed the effects of serious games, commercial games, satirical games, and gamified applications on encouraging gamers to adopt pro-environmental behaviors. Designed to promote awareness of environmental issues and the dangers of exploitation, these games have been found to have a moderate impact on translating in-game sustainable skills into everyday real-life actions, as they positively influence players' awareness (Boncu et al., 2022). More recently, studies have been conducted using commercially successful titles as research sites. Crowley et al. (2021) used the world of Red Dead Redemption 2 to study the educational aspects of the game. The researchers tested players' and non-players' knowledge of the wildlife species depicted in the game. Interaction with the species inside the virtual world helped players identify more species, especially ungulates and fish. Players actually learn and remember names, habitats, and even sounds of fish when they catch a lot of them in video games. Another perspective is the observation that gamers, even in a virtual space, are naturally drawn to locations with high levels of green vegetation and rate these areas more positively (Truong et al., 2018). Video games are more than playing Apart from computer science, which directly focuses on the technical aspects behind video games, most disciplines study one specific aspect of video games: playing. Video games have been considered a new art form that holds up to scrutiny like films or literature (Gee, 2006). However, for films or literature, the acts of reading a book or watching a movie are translatable across different individuals. The interpretation of meaning may differ, yet the act of consuming itself is synchronized across individuals. Meanwhile, playing video games can involve different understandings among individuals with varying setups, preferences, and genres. For instance, playing Call of Duty offers a very different experience compared to Candy Crush. Consequently, researchers from traditional game studies have been critically examining the act of playing video games to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our engagement with them. For instance, when gamers immerse themselves in virtual worlds like Red Dead Redemption 2 or World of Warcraft , their gameplay can lead to unexpected learning (Crowley et al., 2021; Truong et al., 2018). Moreover, even though there is an intended way to play any game, gamers will always find new ways to engage—through speedrunning (completing a game as fast as possible), challenges (completing games using only one mechanic), and modding (changing appearances or creating new games). These actions are derivatives of playing; however, they embody the endless and boundless creativity inherent in video games (Lamerichs, 2024; Scully-Blaker, 2024). The more gamers engage with video games, the more possibilities there are to think about them differently. Hence, researchers are also evolving in their perspectives on both video games and the gaming industry as a whole (Abraham, 2022a; Fizek, 2024). Moving away from a singular focus on gameplay, researchers are beginning to examine the industry with more questions directed at developers, regulations, and publishers. For instance, in the book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 Benjamin J. Abraham breaks down the carbon footprint of video games—from production to distribution and finally to when gamers play (Abraham, 2022a). Accordingly, Abraham suggests that video games need to consider themselves within a larger context regarding their effects on the world—both positive and negative. Indeed, studies that focus especially on the hardware of video games are rare. In 2019, Evan Mills and his colleagues found a severe lack of technical research, energy policies, computer energy labeling programs and standards, and regulations regarding the energy usage of video game hardware (Mills et al., 2019). Consequently, our understanding of the actual environmental impacts of video game consumption remains limited. Green Gaming In 2019, I started spending a significant amount of time traversing the world of Breath of the Wild . Then, during the lockdown, the island in Animal Crossing: New Horizons provided me with a comforting sanctuary filled with mundane tasks like fishing, planting trees, and flowers. According to a definition of ‘green gaming’ from Colin Milburn, these games can be categorized as “the games of environmental control”, in which players can directly control and manipulate the environment (Milburn, 2018). Throughout the short history of game studies, researchers have used different terms interchangeably with ‘green gaming’ to describe video games and environmental issues: ‘ecogames,’ ‘ecological games,’ ‘sustainable games,’ or ‘climate change games’ (Abraham, 2022b; Abraham & Jayemanne, 2017; de Beke et al., 2024). Nevertheless, these terms are usually confined within academic contexts and—as we have described above—are heavily focused on the act of playing. Researchers such as Benjamin J. Abraham and Evan Mills are among the rare voices advocating for a fresh perspective that extends gaming into a more comprehensive activity involving producing and distributing software, choosing specific hardware, as well as considering a wide range of users’ preferences and behaviors. Indeed, from a practical perspective, if you search for ‘green gaming’ on Google, the first result is likely from HowStuffWorks, which mainly focuses on saving energy while gaming, recycling hardware, and raising environmental awareness through gameplay (Watson, n.d.). Thus, researchers may need a new perspective on green gaming that encompasses not only playing video games but also producing, choosing, purchasing, and consuming hardware and software. Therefore, “green gaming refers to the environmentally conscious production, purchase, and consumption of both hardware and software for video games. Developers and gamers’ behaviors in this context are driven not only by a desire to fulfill entertainment needs but also by a commitment to societal welfare, particularly regarding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and resource conservation” (Ho et al., 2024). It is only recently, in light of the severity of climate change and other environmental issues happening before our eyes, that we have come to realize the need to reconsider our environmental impacts, even in our daily activities. Scientific research regarding video games and their environmental effects has been somewhat narrow and unsatisfactory. Regardless, video games are a dominant form of entertainment for younger generations. Thus, the question is no longer about the potential of video games but rather about more real and practical findings on how to produce, choose, purchase, consume, and play video games responsibly. References Abraham, B. J. (2022a).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Palgrave Macmillan Cham. https://doi.org/https://doi.org/10.1007/978-3-030-91705-0 Abraham, B. J. (2022b). What Is an Ecological Game? In B. J. Abraham (Ed.),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pp. 61-88).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https://doi.org/10.1007/978-3-030-91705-0_3 Abraham, B. J., & Jayemanne, D. (2017). Where are all the climate change games? Locating digital games? response to climate change. Transformations, 30, 74-94. Aslan, J. (2020). Climate change implications of gaming products and services University of Surrey]. https://doi.org/10.15126/thesis.00853729 Ball, M. (2021). Netflix and Video Games. MatthewBall.vc . Retrieved April 27 from https://www.matthewball.vc/all/netflixgames Boncu, Ș., Candel, O.-S., & Popa, N. L. (2022). Gameful green: a systematic review on the use of serious computer games and gamified mobile apps to foster pro-environmental information, attitudes and behaviors. Sustainability, 14(16), 10400. Calma, J. (2020). Apple ditching chargers saves costs but not the planet. The Verge. Retrieved January 26 from https://www.theverge.com/2020/10/16/21519466/apple-iphone-12-chargers-airpods-greenhouse-gas-emissions-e-waste Chang, A. Y. (2019). Playing Nature: Ecology in Video Game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Chuah, S. P., Yuen, C., & Cheung, N. M. (2014). Cloud gaming: a green solution to massive multiplayer online games. IEEE Wireless Communications, 21(4), 78-87. https://doi.org/10.1109/MWC.2014.6882299 Crowley, E. J., Silk, M. J., & Crowley, S. L. (2021). The educational value of virtual ecologies in Red Dead Redemption 2. People and Nature, 3(6), 1229-1243. https://doi.org/https://doi.org/10.1002/pan3.10242 de Beke, L. o., Raessens, J., Werning, S., & Farca, G. (2024). Ecogames: Playful Perspectives on the Climate Crisis. Amsterdam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2307/jj.10819591 Fizek, 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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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standing Green Gaming: A Systematic Review of Environmental Awareness and Terminology in Video Game Research [Preprint]. PsyArxiv Preprints. https://doi.org/https://doi.org/10.31234/osf.io/2t5j4 Konvoy Ventures. (2023). Gaming Industry Report - Q1 2023. Konvoy Ventures. Retrieved April 19 from https://www.konvoy.vc/newsletter/gaming-industry-report-q1-2023 Lamerichs, N. (2024). Sustainable Fandom: Responsible Consumption and Play in Game Communities. In L. o. de Beke, J. Raessens, S. Werning, & G. Farca (Eds.), Ecogames: Playful Perspectives on the Climate Crisis (pp. 543-558). Amsterdam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2307/jj.10819591.29 Martin, S. (2020). The inescapable impact of plastics in the video game industry. Eurogamer. Retrieved April 20 from https://www.eurogamer.net/the-inescapable-impact-of-plastics-on-the-video-game-industry Milburn, C. (2018). Green machine. In C. Milburn (Ed.), Respawn: Gamers, hackers, technogenic life (pp. 172-198). https://doi.org/https://doi.org/10.1215/9781478002789 Mills, E., Bourassa, N., Rainer, L., Mai, J., Shehabi, A., & Mills, N. (2019). Toward Greener Gaming: Estimating National Energy Use and Energy Efficiency Potential. The Computer Games Journal, 8(3), 157-178. https://doi.org/10.1007/s40869-019-00084-2 Scully-Blaker, R. (2024). Reframing the Backlog: Radical Slowness and Patient Gaming. In L. o. de Beke, J. Raessens, S. Werning, & G. Farca (Eds.), Ecogames: Playful Perspectives on the Climate Crisis (pp. 505-524). Amsterdam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2307/jj.10819591.27 Sinclair, B. (2023). DFC: Global game audience reaches 3.7 billion. GamesIndustry.Biz . Retrieved April 19 from https://www.gamesindustry.biz/dfc-global-game-audience-reaches-37-billion Tapsell, C., & Purchese, R. (2021). What does gaming's all-digital future mean for the climate crisis? Eurog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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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자는 자기 자신을 향해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 죄책감 3부작의 개발자 somi 인터뷰

    세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죄책감을 느슨한 연결로 풀어낸 SOMI의 ‘죄책감 3부작’이 막을 내렸다. 전의 두 작품이 세상 밖으로 닿는 길을 터주었다면, 2020년 신작 <더 웨이크>는 한 개인의 과거와 깊은 내면으로 안내한다. 암호를 해독하며 엔딩에 이르렀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가장 개인적인 삶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 Back “개발자는 자기 자신을 향해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 죄책감 3부작의 개발자 somi 인터뷰 01 GG Vol. 21. 6. 10. 세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죄책감을 느슨한 연결로 풀어낸 SOMI의 ‘죄책감 3부작’이 막을 내렸다. 전의 두 작품이 세상 밖으로 닿는 길을 터주었다면, 2020년 신작 <더 웨이크>는 한 개인의 과거와 깊은 내면으로 안내한다. 암호를 해독하며 엔딩에 이르렀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가장 개인적인 삶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더 웨이크>로 ‘죄책감 3부작’이 완성되었다 두 번째인 <리갈던전>까지 만든 뒤 내 게임이 ‘죄책감’에서 기인한다는 걸 느꼈다. 사회적 부조리와 구조적 불평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방관자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더 웨이크>는 개인적이고 근원적인 죄책감의 발원지를 찾으면서 시작되었다. 사진과 영상이 풍부해 게임에 더 몰입했다 영상과 사진 모두 내 앨범에서 가져왔다. 영상도 어렸을 때 삼촌이 홈 비디오 카메라로 찍어주신 걸 컴퓨터 파일로 변환해서 넣었다. 일상 그대로를 담아선지 제작하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더라. 플레이 하는 사람들이 게임 속 아버지를 욕할 때마다 우리 아빤데 저런 식으로 욕을 먹네 싶어서 기분이 묘하다. (웃음) 사람들의 반응은 확인했는지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부모와의 연대에 대한 회고 형식의 글을 리뷰로 남겨주시는 분이 많아서 놀랐다.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 게임이 지난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싶더라. 게임은 ‘만드는 사람을 비추는 창’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결심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게임에 얽힌 추억이 궁금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 한국에 ‘재믹스’라는 게임기가 막 들어왔을 때 아버지께서 그걸 사오셨다. 동네 꼬맹이들이 모두 다 우리 집 앞으로 모여서 ‘갤러그’를 했고 가끔씩은 아버지, 어머니, 형, 나까지 네 식구가 함께 모여 ‘로드 러너’를 했다. 플레이어가 죽고 뜨는 정지 화면을 앞에 두고 온 식구가 어떻게 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지 궁리했다. 게임 광고 화면에 쓰일 법한 아름다운 모습이지 않은가. 이 기억 덕분에 게임에 애착을 느끼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메시지와 재미를 둘 다 잡는 데 성공한 개발자다 어떻게 하면 메시지를 부각하면서도 재미를 잡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게임의 ‘재미’란 뭘까? 혹자는 ‘재미’가 원시적인 말이라더라.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의미도 포괄적이다. 그 자체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을 목표로 삼다 보면 유행을 따르게 된다. 그래서 게임에 어떤 세계를 담을지 고민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세계관과 서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인격을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세계를 만드는 사람과 그의 생각을 닮게 된다. 그러니 개발자는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묻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나 유년기 이후로는 게임에 대한 기억이 없다. 친구들 다 스타크래프트 하던 학창시절에도 공부만 했다. 게임 개발을 위해서 다시 게임을 접했다. 게임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고등학생 땐 만화를 그렸고 대학생 때는 신춘문예 등단의 꿈을 갖고 소설을 썼다. 항상 내 창작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그러다 아이폰이 처음 들어왔을 때 앱스토어에 개인이 창작물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야기가 들어가는 앱을 제작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아예 게임을 만들어볼까 생각이 들어 3개월 동안 무작정 게임을 받아 보고 나름의 게임 공부를 해서 <레츠놈>을 만들었다. 창작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다르다는 걸 느꼈을 것 같다 게임 개발자에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어떤 특징이 장점이 될 지 단점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개발 초반엔 내 게임 경험이 부족해 기존 게임 문법을 모르는 게 단점이 될 줄 알았는데 그런 접근법을 신선하게 여기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그럼 본인의 장점을 꼽자면 한 분야에서 출중한 재능을 가지지는 못 했지만 작은 요소들의 조화를 이룰 줄 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해서 대학교 때는 그래픽 디자인을 했다. 디자인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내가 도맡아 했다. 문학적인 경험도 있고. 이렇게 여러 분야를 소화해 보고 작은 요소들을 접목할 줄 알았던 점이 게임이라는 특이한 장르에서 도움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로서 게임 크레딧을 보면 항상 책이 등장한다 각 게임마다 어떤 책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듣고 싶다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세상엔 귀한 작품이 많다. 게임 개발을 할 때도 다 끝내고 읽을 책을 리스트로 만들어둘 정도다. <레플리카>를 처음 완성했을 때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있는 리플리>라는 소설을 기반으로 했다. 그러다 2016년 국정농단이 한창일 때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한 국회의원분께서 코리 닥터로의 장편소설 <리틀 브라더>를 언급하시는 걸 듣게 되었다. 소설을 읽고 대한민국의 참혹한 현실과 대비되어 고민이 많아져서 원작 작가 분께 허락을 구하고 플롯을 가져왔다. <더 웨이크>를 제작할 땐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서적을 모아 읽고 있었다. 그때 엘리슨 백델의 그래픽노블 <펀 홈>을 접했다. 작가가 가족의 죽음을 중심으로 자아를 통찰한다는 데서 감화되어 기본 구성을 가져오게 되었다. 게임을 이끌어가는 암호 기계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사용한 ‘에니그마’를 차용했다. 이 또한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의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을 읽다가 찾은 소재다. 주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다 기억나는 사람들 반응은 <레플리카> 출시 초기에는 빨갱이 소리와 함께 ‘북한에서 만든 게임 아니냐’는 반응이 제법 있었다. 특이했던 반응은 …해외에서 전직 CIA 요원을 하셨던 분이 추천글을 써 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Voice Of America’란 매체에선 나를 ‘한국의 저항적 운동가’라고 표현하더라. (웃음) 정치적 내용이 포함된 게임인 만큼 어느 정도 예상한 전형적인 반응이라서 게임이 역할을 다 했다 싶었다. https://www.voanews.com/east-asia/south-korean-video-game-raises-awareness-government-surveillance 여러 포맷 중에서도 게임으로 이야기하면 무엇이 가능해질까 전엔 게임은 종합예술이라면서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휘황찬란하게 설명했다. 특히 탄핵 당일 날 사람들이 축배처럼 <레플리카>를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다.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서사에 참여해 공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이후에, 게임에서 주인공의 고통을 체험했을 거라 믿었던 사람들이 한 개인의 사상을 검증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 <레플리카>에서 정보 기관이 개인을 억압하기 위해 사용한 검열 방식과 유사했다. 더 이상 게임의 매체적 특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게임은 단지 이야기를 담는 그릇일 뿐이다. 중요한 건 게임 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얼마나 큰 감흥을 줄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문화다? 한국의 정부기관이 거론하는 ‘게임은 문화다’라는 구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형 개발사들은 플레이어들이 아이템에 더 큰 금액을 소비할 수 있도록 BM(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 설계에 열을 올리며 도박과의 경계가 흐릿한 확률형 가챠 게임을 쏟아낸다. 인간의 중독 기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중독 유발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자랑스럽게 인터뷰 한다. 여성혐오나 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게임이 지속적으로 출시 되고 여성 캐릭터의 신체 부위를 더 현실같이 재현하는 데 최신 기술이 동원된다. 우리가 게임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문화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보 같은 선언보단 지금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 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정말로 게임이 문화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문화로서의 게임, 가능할까 모두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만 보는 게 아니듯, 게임도 이야기의 힘만으로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투입된 자본의 양이나 중독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떠나서 매력적인 작품은 지금도 충분히 많다. 앞으로 그런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게임들이 국내에 많지 않은 게 문제다. 대형 자본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소규모 게임을 인디게임으로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다 인디게임 개발 당사자로서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다 인디 게임은 저항 정신이다. 국가와 사회의 주류에, 유행하는 장르나 플랫폼, 서사 구조, 기믹에 저항하면 인디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적인 부분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개발자들이 대형 퍼블리셔에 엮이는 건 그 우산 속으로 들어가야 자신의 게임을 더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인디게임 개발자로서 SOMI 크레딧을 보면 항상 협업자가 있다 협업자를 어떻게 구하는지 궁금하다 어디서든 좋은 음악이나 원화, 양질의 번역을 보면 작업 의뢰 연락을 드린다. 내 소개와 포트폴리오, 협업을 원하는 작업물에 대한 소개를 보내는 거다. 이렇게 해서 서로의 작업 방식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 상태로 협업을 시작하게 되면 제작에 대한 관점을 공유할 수도 있고 서로 작업물 퀄리티를 알아서 좋은 시너지가 난다.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인디게임 중 추천할 작품이 있다면 이탈리아 개발자 중 레너드 멘치아리의 '라이엇: 시빌 언레스트(RIOT: Civil Unrest,)'를 추천한다. 플레이어는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 경찰, 시위를 막는 경찰 중 누구든 선택할 수 있다. 각자 입장에서 플레이 하다 보면 시위 속 대립하는 당사자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개발자가 이탈리아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경험을 토대로 주요 국가를 돌아 다니면서 취재한 시위 현장을 게임에 녹여냈다. 그것도 사비로. (웃음) 2016년도 ‘인디 케이드(IndieCade)’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라, 그 게임의 한국판 경찰 목소리는 내가 연기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레너드와 퍼블리셔 사이에 마찰이 있어서 레너드 버전은 모바일에서 무료로 배포되어 있으니 꼭 플레이 해보길 바란다. ‘이터널 캐슬(The Eternal Castle)’도 추천한다. 다음엔 리듬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리듬 게임은 이상향 같은 존재다. 매번 잘못된 번역 때문에 시달렸다. 그래서 <더 웨이크> 때는 아예 문학 작품을 번역하시는 분께 의뢰 드렸고 전엔 팬분들이 배포 이후 자발적으로 번역에 참여해주시기도 했다. 늘 텍스트 없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만약에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긴다면 마음이 또 바뀔 거다. 언제까지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일과 게임 개발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으면 딱 8시 반, 아기랑 놀고 집안일 하다 보면 11시, 12시라 하루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새벽의 한 두 시간 뿐이다. 갑자기 게임이 빵 뜨면 6개월 정도 휴직하면서 게임을 마음껏 만들고 싶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박혜정 미디어와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궁금해 합니다. K-POP 팬덤 연구를 하며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 온라인 시대의 살아있는 화석, 보드게임 이야기

    1938년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그 존재가 알려진 실러캔스라는 어류 개체가 있다. 실러캔스는 약 3억 7천 5백만년 전 지구상에 출현하여, 약 7천 5백만년 전 절멸했다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러캔스는 살아있었다.   < Back 온라인 시대의 살아있는 화석, 보드게임 이야기 08 GG Vol. 22. 10. 10. 1938년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그 존재가 알려진 실러캔스라는 어류 개체가 있다. 실러캔스는 약 3억 7천 5백만년 전 지구상에 출현하여, 약 7천 5백만년 전 절멸했다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러캔스는 살아있었다. 실러캔스를 통해서 연구자들은 어류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양서류가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추론할 수 있었다. 나는 보드게임을 보고 있으면 문득 떠오르곤 한다. 몇 천년 전 인류 중 하나가 땅바닥에 놓인 돌멩이를 가지고 재밌게 노는 장면을 말이다. 놀이의 역사 속 보드게임 게임의 역사는 곧 보드게임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다. 지금 흔히 말하는 비디오 게임은 전기가 발견되고도 한참 후에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 게임을 즐겨왔던 인류는 보드게임을 게임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요한 하위징아 ‘호모루덴스’라는 책에서 문명은 놀이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좀 더 급진적으로 그는 문명의 모든 것이 놀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논란이 있다. 하지만 ‘놀이 문화’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건 부정하기 힘들다. 통일 신라 시대 유물로 알려진 안압지 14면체 주사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게임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종이가 발명되고 나서 나타난 카드의 존재는 게임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 덕분에 사람들은 정보를 이전보다 쉽게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종이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이점도 가졌다. 당나라에서는 종이 화폐, 즉 지폐에 해당하는 ‘지전(紙錢)’이 생겨났다. 이 때 지전을 활용하거나 혹은 비슷하게 따라한 종이돈을 만들어서 게임에 썼다고 한다. 이게 흔히 아는 트럼프 카드의 시초이다. 이런 카드는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이슬람에 전해지고, 이슬람에 전해진 제지 기술과 카드는 유럽까지 전해진다. 각 지역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던 카드 정보와 그림은 인쇄기술을 만나면서 점차 통일되어 간다. 인쇄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게임 관련 서적 발행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 카드게임 룰이 정리되고,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된다. 지금 한국의 보드게임은 어떠할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매년 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려주는 ‘게임백서’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한다. 2021년에 발간된 게임백서에서는 보드게임 동향에 대해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1. 수집으로의 보드게임 취미 확대 2. 소그룹 플레이 양상 3. 디지털 플랫폼에서 플레이 4. 코로나 19 방역조치로 인한 보드게임 카페의 저성장 5. 물류비 및 제조 원가 상승 6. 온라인 유통 채널의 급상승 7.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광고, 홍보 플랫폼 강화 2020년 당시엔 코로나 여파로 인해 대면활동이 매우 힘들었다. 이런 상황은 게임 산업 전반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보드게임 산업계에도 다르지 않았다. 보드게임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플레이를 하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업계 대부분은 매출이 줄지 않았을까 예상했다. 하지만 2021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보드게임 시장 1위인 코리아보드게임즈의 경우 전년 대비 32.7 %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의 매출도 전년대비 상승했다. 게임백서를 바탕으로 현재 보드게임 상황에 대해서 나름의 추측을 해보았다. 1. IP 컬러배러이션 등으로 비(非)보드게이머의 유입을 통한 매출 증대 2020년에는 위쳐, 워크래프트 등 보드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IP를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이 출시되었다. 컨텐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일종의 굿즈 느낌으로 보드게임을 소유하기 위해서 구매했다. 이를 기반으로 보드게임에 관심 없던 ‘비보드게이머’가 보드게이머가 되기 시작했다. 2. 매니아 취미로만 인식되던 보드게임, 코로나 19로 인한 가족 중심 소비 증가 코로나 19로 인해 어린이집 또는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졌고 아이의 보육과 교육을 온전히 가정에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이었는지 캐주얼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루미큐브(Rummikub)’ 등의 보드게임 판매가 늘었다. 이를 통해 보드게임에 대해 거의 모르던 사람들이 보드게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3. 코어 게이머의 증가와 함께 코어 게임 매출 증가 코로나 19 유행 이전부터 보드게임을 즐겼지만 난이도 있는 유로 게임까지는 즐기지 않은 게이머들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유행 이후로 다양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게임 홍보와 함께 보드게임 매니아(‘게임백서’에서는 이를 ‘코어 게이머’라 칭한다)를 위한 보드게임이 많이 출시되었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이 바이럴 되었다. 심지어 ‘글룸헤이븐(Gloomhaven)’은 두 번째 인쇄판이 나오기 전까지 리셀러들에 의해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추론을 종합해보면 보드게임 시장이 코로나 19가 유행한 상황에서도 매출이 커진 현상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일단 IP 컬러배레이션 등과 같은 이유로 보드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보드게임을 접한 사람들 중 보드게임에 관심이 커지는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한 여러 홍보채널을 통해 이전보다 더 다양하게 발매되는 보드게임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커뮤니티를 통해 ‘꼭 플레이 해봐야 하는 보드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에는 품절되는 일이 잦은 매니아용 보드게임은 거의 대부분 구매까지 이어진다. 보드게이머들 중에는 보드게임을 모으는 것 자체가 게임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보드게임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그 종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제조 원가와 물류비용 증가로 인해 보드게임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데도 구매를 주저하기는 커녕 오히려 지갑을 더 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데뷔하는 실험장 게임. 그리고 보드게임 게임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의 실험장이 되곤 했다. 컴퓨터와 관계된 기술은 게임을 위해서 개발된 기술이 아님에도, 이를 가장 먼저 활용하는 곳은 높은 확률로 게임이고는 했다. NPC의 다양한 행동을 위해서 내부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기도 하고 메타버스라는 개념 역시도 게이머들에겐 매우 익숙한 개념이었다. 증강현실도 마찬가지였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여러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했지만 대중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건 게임인 ‘포켓몬 GO’였다. 이처럼 게임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가장 빨리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보드게임은 어떨까? 보드게임은 만질 수 있고, 실제 움직일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다양한 기술의 접목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한밤의 늑대인간’ 이라는 마피아 류 보드게임에서는 진행자 없이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언락(Unlock)’ 이라는 게임 시리즈는 카드에 담겨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추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인데, 문제의 답과 판정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확인 할 수 있다. ‘광기의 저택’이라는 게임은 더 특이하다. 게임을 구매하면 이를 진행할 수 있는 피규어와 모듈 형 게임 판을 제공할 뿐이다. 스팀이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스토리를 확인하고 실제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 19 이후에 게임 홍보 역시도 온라인 채널을 활발히 활용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보드게임 콘 등 보통 신작 보드게임을 홍보하던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하기 힘들어지면서 많은 유통사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홍보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소통 채널은 비단 유통사만 활용한 것은 아니다. 많은 보드게이머들이 보드라이프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서 기존에 보드게임에 친숙하지 않던 이들이 정보를 찾기 쉬워졌으며, 여러 공략방법 역시 얻을 수 있었다. 점차 증가하는 코어 유저 수와 그들이 바라보는 보드게임 보드게임은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수고스러워진다. 많은 부분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비디오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에서는 플레이어 스스로가 해결해야하는 부분이 많다. 보드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하면 먼저 룰을 익혀 공부를 해야 한다. 게임에 따라서는 공간 자체도 필요하다. 혼자서 가능한 게임도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 보드게임 하나를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신경 써야 할 일이 정말 많다. 다시 말하자면 대부분의 보드게이머는 스스로 게임을 행사해야만 한다. 보드게임과 비디오 게임을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보드게임에 참여하는 모두는 룰북에 있는 룰을 숙지하고, 익숙해져야만 한다. 그 룰에 대한 판정은 플레이어 스스로가 감시하는 특징 역시 가진다. 이는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다. 다른 놀이와 비교해도 그렇다. 비디오 게임과도 그렇기에 다르다. 비디오 게임에서는 정해진 룰을 벗어나게 되면 게임 자체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플레이어를 막아 세운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룰북이 모든 걸 다 정해줄 수 없는 부분도 있어서 어떠한 경우에는 참여한 플레이어들간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중 대부분은 그 게임을 펼칠 공간과 같이 플레이할 사람이 필요하다. 모바일을 통해서 언제든지 실행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현재의 비디오 게임과는 다른 상황이다. 그래서 보드게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면 코어 유저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이렇게 변화한 보드게이머는 점차 더 다양한 게임적 경험에 대해 욕망하게 된다. 특히 함께 게임을 할 플레이어가 필요한 보드게임 특성상 커뮤니티나 모임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러캔스는 과연 실러캔스인가? 지금 발견되는 실러캔스는 과연 예전에 절멸했다고 말하는 실러캔스인걸까? 아무리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말을 하고,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러캔스는 그때의 실러캔스가 아니다. 보드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의 역사와 보드게임 역사는 거의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드게임은 게임이 가지는 본래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장르이다. 한편으로는 가장 실험적인 게임일 수 있다. 킥스타터 등의 펀딩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소량제작이 원활해지고, 국내에도 더욱 다양한 작가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보드게임 시장의 크기가 커짐과는 별개로 다양한 재미를 가진 게임이 발표되고 많이 플레이 될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더 흥미롭고 재밌어질 보드게임을 바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께도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참고문헌 & 자료 1. 호모루덴즈 (요한 하위징아 지음) 2. 게임의 역사와 이해 (김정태 지음, 도서출판 홍릉) 3. 카드 게임의 기원: 플레잉 카드(aka 트럼프 카드)의 역사 1편 - 카드 게임은 어디서 왔을까? (데굴데굴 studio 코리아보드게임즈 유튜브채널) 4.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5. 실러캔스 항목 (위키백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보드게임기획자) 윤창환 보드게임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보드게임을 만드는 재미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항시 보드게임 게이머 모집 중입니다. @imakeboardgames 인스타그램 으로 연락주세요.

  • 오래된 코옵에 관한 소고

    맥락의 큰 단절이라 할만한 흐름은 스마트폰, SNS, 유튜브 시대에 이르러 왔다. 이 시기 인터넷은 초연결의 시대에 도달한 후 마치 압력이 가득한 풍선이 뻥 터지는 것처럼 되었다. 원심력이 강화되면서 개별화, 파편화, 탈맥락화가 인터넷 문화의 핵심이 되었다. < Back 28 GG Vol. 26.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Kim is known for his activities as a critical expert on current affairs in various press media. But he is also an active gamer who never let go of games. Some of his publications includes 『a cynical society』, 『Otaku Loved Lenin』, as well as a co-author of 『Now, Here, Far-Rightism』, 『right-wing discontent』, 『Twitter, that 140-character egalitarianism』. His latest publication is 『Democracy where you vote because you don't like that side』.

  • 두려움, 공포 그리고 폴아웃: 게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공포의 양상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기억하고 있는 공포의 유형으로는 2가지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겁을 먹은 것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의 악명 높은 장면을 플레이했을 때였다. 당시 <레지던트 이블>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속도가 느린 액션 게임쪽에 가까웠는데, 게임 내에서 복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두려움과 혼란, 공포를 느꼈다. < Back 두려움, 공포 그리고 폴아웃: 게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공포의 양상 19 GG Vol. 24. 8. 10. 들어가는 말: 공포에도 종류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기억하고 있는 공포의 유형으로는 2가지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겁을 먹은 것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1] 의 악명 높은 장면을 플레이했을 때였다. 당시 <레지던트 이블>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속도가 느린 액션 게임쪽에 가까웠는데, 게임 내에서 복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두려움과 혼란, 공포를 느꼈다. 이는 게임(및 여타 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준적인 점프 스케어(역주: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였다. 당시 이 장면으로 겁을 먹긴 했지만, 스펜서 저택의 복도를 돌아다닐 때 약간 불안해진 것 말고는 그 개들 또는 그 개들이 상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지는 않았다. 게임을 하면서 겁에 질렸던 두번째 - 그리고 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 기억은 <폴아웃3(Fallout 3)> [2] 에서 였다. 게임 초반 플레이어는 캐피탈 웨이스트랜드를 돌아다니면서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약탈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어둡고 칙칙한 식료품점 수퍼-두퍼 마트(the Super-Duper Mart)를 발견하게 된다.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과 다른 점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내가 이미 알고 있으며 이 곳에서 약탈자들이 나타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약탈자들의 모습은 가시적이기까지 한데, 한 때 식료품점이었던 이 황폐한 장소의 복도를 초록빛 형광등이 희미하게 비추면서 생기는 그림자로 인해 약탈자들의 실루엣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멀리서 희미하게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종류의 고기가 천장에 걸려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바로 시체고기인데, 인간 신체의 부속물들이 천장의 쇠사슬로 연결되어 늘어져 있는 이 모습은 플레이어도 만약 발각된다면 그렇게 될 운명임을 알려주는 지표다. 게임 초반에 이 장소에 도달했었기 때문에 자원이 별로 없어 이 상황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이 부족한 상태였으나, <폴아웃3>의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웨이스트랜드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약탈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필요할 것임은 분명했다. 적들과 마주치지 않고 필요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돌아다니는 동안 내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졌고, 예상치 못하게 모퉁이에서 발소리를 듣거나 약탈자를 발견하게 되면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수퍼-퍼 마트에서는 단 하나의 점프 스케어도 없었지만, <폴아웃3>의 이 시퀀스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정말 무서웠던 기억으로 내게 남아있다. * <폴아웃 3>의 수퍼두퍼 마트와 레이더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겪었던 이와 같은 두 종류의 공포 경험은, 두려움과 공포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도 상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점프 스케어 및 깜짝 놀라게 되는 공포(sudden frights)와 일상적인 공포간 차이, 그리고 스토리텔링, 게임 메커닉, 환경, 분위기에 대한 특정한 접근 방식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기적 형태의 공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Sudden Frights 깜짝 놀래키기 깜짝 놀래키는 것, 즉 "점프스케어"는 많은 호러 게임에서 사용되어왔다. 우리는 호러 게임을 플레이할 때 긴장과 불안, 충격과 공포로 가득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은 기꺼이 겁에 질리는 것을 기대한다. 갑작스러운 공포(sudden frights)에는 특정한 즐거움이 있으며, 그래서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에서부터 호러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떤 (놀래키는) 공포가 다가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는 늘 엔터테인먼트의 일부가 된다. 밤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아웃라스트(Outlast)> [3] 와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Amnesia: The Dark Descent)> [4] 의 게임 디자인이 어떤 식으로 플레이어들을 깜짝 놀래키면서 공포를 주는지를 알아보자. 스포일러 주의 <아웃라스트(Outlast)>는 1인칭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마운트 매시브 정신병원(Mount Massive Asylum)에서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가는 기자 마일즈 업셔(Miles Upshur)가 되어 게임을 플레이한다. 마일즈는 캠코더를 들고 정신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거기에 있던 모두가 a) 죽었거나, b) 임상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c) 임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살인자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마일즈는 “마틴 신부(Father Martin)”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 인물은 자칭 “월라이더(Walrider)”의 수행자로서 후에 정신병원 깊숙한 곳에 감금되어있던 어떤 환자가 조종하는 나노머신의 환영인 것으로 밝혀진다. <암네시아(Amnesia)> 또한 비슷한 1인칭 서바이벌 호러 게임인데, 다만 퍼즐적 요소가 좀 더 복잡하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떤 성 안의 방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하는데, 자신이 다니엘(Daniel)로 불린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 게임은 성 깊숙한 곳에 있는 알렉산더(Alexander)라는 남자를 죽이라는 예전의 자신(다니엘)이 쓴 편지에 따라 진행되는데, 성 안에는 각 구역마다 끔찍하게 변형된 모습의 괴물들과 다니엘을 죽이려는 “섀도우”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 두 게임 및 유사한 유형의 호러 게임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두려움을 자아내기 위해 미지의 것(the unknown)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혹은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암네시아>에서 이는 다니엘이 자초한 기억상실증의 결과로서 발생한 말 그대로의 무지(알지 못함)의 형태로 나타나며, <아웃라스트>에서는 취재하는 기자로서의 마일즈라는 인물 설정에서 나타나는데,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생소한 장소를 별 다른 단서 없이 돌아다니는 두 명의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게임 내 환경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암네시아>의 성과 <아웃라스트>의 정신병원에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을 무언가를 계속 추측하게 만드는 미로 같은 복도와 그림자 진 어두운 코너가 디자인되어 있다. 연구자 매즈 할(Mads Haahr)은 호러 게임에서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플레이어의 시각을 변형시키는 다양한 방식들을 분석한 바 있는데, 흐릿하게 만들기(그림자와 안개), 왜곡(플레이어의 시각을 워핑(warp)하는 것), 그리고 매개(<아웃라스트>의 캠코더처럼 2차 렌즈로 세상을 보도록 하는 것) 등은 두 게임 모두에서 발견된다 [5] . 두 게임의 1인칭 시점 또한 플레이어의 가시 범주를 제한하는데, 이는 내 눈에 보이는 주변부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아웃라스트>에서 마일즈가 코너를 빠르게 살필 수 있는 "엿보기(peeking)" 메커닉은 플레이어가 자신을 발견한 적과 갑자기 맞닥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하나의 효과로서 공포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것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될 때 고조된다 [6] . 이와 같은 시각의 변형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긴장이 점점 고조되는데 이 모든 과정의 목적은 그 긴장을 깨뜨리는 것이 된다. *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의 복도. [7] 한편 청각 디자인은 플레이어에게 시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나무가 삐꺽거리고 바람이 부는 소리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바짝 긴장하도록 하는 한편, 특정한 소리는 어떤 적이나 위협이 근처에 있음을 알려준다. <암네시아>에서 몬스터들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그들이 다니엘 근처에 있음을 의미하며, <아웃라스트>에서 체인이 쩔그렁거리는 소리나 무거운 발자국 소리는 마일즈를 잡으러 특정 구역의 보스들이 왔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청각 신호들이 플레이어에게 지침을 주지만, 이 적들은 여전히 "들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8] 존재로서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공포감을 더한다. 한동안 플레이어의 뒤를 쫓는 소리가 들리다가 마침내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점프 스케어 같은 느낌을 배가시킨다. 일반적인 환경음과 달리, 적에게 추격당할 때의 소리는 강렬한 음악과 함께 헐떡이는 숨소리로 빠르게 바뀐다. 플레이어가 적에게 발견되는 이 시나리오는 갑작스럽게 추격전이 벌어지면서 당연히 공포와 패닉을 유발시키지만, 플레이어는 이러한 추격전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자가 드리워진 주변을 부지런하게 살피고 청각 신호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플레이어의 뒤에서 적이 나타나면 점프 스케어는 크게 성공한다. 언제 어디서 위협이 발생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갖추고도 예측하지 못한 적의 등장은 플레이어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드러낸다 [9] . 무력함은 깜짝 놀라는 공포(sudden frights)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두 게임의 오프닝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달리거나 숨거나 혹은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에 대한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옵션이 없는 것이다. 이는 권능에 대한 판타지를 제공해왔던 비디오게임의 전형에 대한 완전한 전복이다. 플레이어는 마법과 힘으로 무장한 용감한 전사가 아니라 단지 지옥같은 공간에서 도망치려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갑자기 나타난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방법이 없으며, 이는 완벽히 위협적인 상황이다. 이에 더해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장르를 정의할 수 있는 메커닉인 자원 관리(resource management) 또한 플레이어의 무력감을 배가시킨다. <암네시아>와 <아웃라스트>의 경우 자원은 플레이어의 구역을 좀 더 밝게 유지하는 것과 연관되는데, <암네시아>에서의 틴더박스나 기름, <아웃라스트>의 캠코더용 배터리가 이에 해당한다. <암네시아>에서는 어둠에 노출되면 죽을 때까지 정신이 쇠약해지고, <아웃라스트>에서는 캠코더의 나이트비전으로 어둠 속의 적들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나이트 비전이 없다면 정신병원 안을 돌아다니는 일이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다. 플레이어는 (모든 자원의 위치를 아는 것이 아닌 한) 대개 게임하는 내내 자원 부족의 위기를 겪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은 플레이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다. 일부 구역은 적의 경로와 가까운 곳에 있어 플레이어는 종종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를 무서운 상황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자원을 확보하되 잡힐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그 구역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안전을 도모할 것인지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플레이어들에게 던져지는 전략의 문제다. * <아웃라스트>의 야간투시경 화면. [10] 깜짝 놀래키는 유형의 게임에서는 안전을 확보하는 것마저 불안할 수 있다. <레지던트 이블>의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을 저장할 수 있는 세이프룸이 있지만, <암네시아>와 <아웃라스트>에는 그러한 메커닉이 없다. <아웃라스트>의 경우 마일즈가 게임의 목표에 맞춰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스토리 장면이나 컷신 - 열쇠를 찾은 것, 경비실로 가는 것 등 - 있다. 게임 초반에 플레이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이러한 컷신들이 긴장을 잠시 풀 수 있는 비디오게임의 "체크포인트"와 같은 것이라 여기게 된다. 하지만 마일즈가 보안실에 도달하자마자 마틴 신부에게 붙잡혀 마취된 후 정신병원 깊숙한 곳에 갇히게 되는데, 이 부분은 게임 내 주요 점프 스케어 중 하나다. 무력함과 마찬가지로 '그리 안전하지 못한 체크포인트'는 전형적인 비디오게임의 흐름을 뒤집으면서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키는데 기여한다. 깜짝 놀래키는 공포와 관련하여 언급할 마지막 부분은 지금까지 논의한 두 게임을 넘어 게임 내 플레이어의 죽음에 관한 것이다. <에일리언(Alien)> [11] 이나 <툼레이더(Tomb Raider)> [12] 같은 게임에서 리플리(Ripley)나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는 (갑작스러워) 깜짝 놀래키는 방식으로 죽는다. 리플리가 제노모프(Xenomorph)에게 잡히는 장면이나 라라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 속에서 손을 놓치는 장면 등은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키면서 그녀들이 죽거나 또는 어둠 속으로 추락할 것임을 예상하게 하는데, 이 모든 시퀀스에는 잔인한 유혈이 등장한다. 이러한 다양한 죽음의 시퀀스는 실패를 예감한 플레이어가 이번에는 어떤 끔찍한 방법으로 리플리나 라라를 죽게 한 것인지를 숨 죽인 채 온갖 애니메이션들을 봐야 함을 의미한다. 갑작스럽게 놀래키는 유형의 공포는 두려움에 대한 기대감, 겁을 먹으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 잘 디자인 된 게임플레이 경험에 대한 보상이다. 우리는 그것들이 실제로 우리를 다치게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음의 점프 스케어를 기대하고 비명을 지르다가 웃어제끼면서 플레이를 이어간다. 갑작스러운 공포를 제공하는 호러 게임들이 초기 유튜버들의 커리어를 띄워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갑작스러운 공포/놀래킴은 즐겁고 기억에 남으며 다른 누군가가 겁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공포/놀래킴은 호러 게임 장르의 기준과 기대치를 충족할 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Persistent Motivating Fears 지속적으로 동기를 유발하는 공포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특정한 행동을 취할 때 우리의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면서, 넬 반 데 모셀러(Nele Van De Mosselaer)는 허구적 게임 플레이어 찰스의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여기서 찰스는 공포 게임에서 슬라임과 맞닥뜨리는 등 비디오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대표한다: “화면 속에서 갑자기 초록색 슬라임 괴물이 자신을 향해 기어오자 찰스는 깜짝 놀랐다. 공포로 몸이 움츠러든 그는 콘트롤러의 스틱을 급하게 움직이면서 슬라임으로부터 도망쳤다. 자신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괴물을 보자 목숨이 위태로워진 찰스는 몸을 돌려 주먹으로 괴물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괴물은 고통스럽게 으르렁 거리면서도 찰스를 죽일 수 있었다 [13] ” 모셀러는 처음에는 도망치던 찰스가 몸을 돌랴 슬라임을 죽이려는 행동을 취하게 된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괴물에 대한 찰스의 두려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가 느낀 공포가 그로 하여금 괴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콘트롤 스틱을 급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었고, 또한 괴물이 너무 가까이 왔을 때는 공격 버튼을 눌러대도록 만든 것이다. 슬라임 괴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또 다른 찰스를 상상해보자. 그는 이미 세번이나 죽임을 당해서 괴물에 대해 (공포보다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이 찰스는 괴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콘트롤 스틱을 사용하기 보다는, 괴물을 향해 가기 위해 스틱을 움직일 것이며 공격 버튼을 보다 열심히 눌러댈 것이다 [14] .” 모셀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바란, 사소한 수준의 두려움일지라도 다양한 장르와 메커닉에 걸쳐 우리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에 동기를 부여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공포(fear)는 놀람을 유발하는 순수한 정서적 반응을 넘어 오늘날의 게임 디자인에서 게임 내 행동과 메타게임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호러 게임 속에서 평범한 적 대신 끔찍한 좀비가 등장한다면 적에 대한 공격적 대응이 도피하는 반응으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공포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방정식에서 제외한다면 공포의 역할은 무엇일까? 인간은 다양한 것(어둠, 거미, 유령 등)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호러 게임이나 호러 관련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매일같이 다양한 공포(실직하면 어쩌지, 내 파트너가 나를 떠나면 어쩌지, 아프고 싶지 않아 등)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을 주도한다. 한정 시간 이벤트를 제공하는 호요버스의 인기 가챠 게임들이나 <로스트 아크> [15]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16] 등 인게임 머니를 벌기 위해 매일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지속형 게임의 플레이 패턴에 대해 생각해보자.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는 이러한 유형의 게임 모델에 있어 핵심적인 원동력이다. 한정된 기회를 놓치거나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생각은 이러한 유형의 게임들에 있어 플레이어들이 강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합법적인 두려움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종종 중독적인 플레이 패턴과 더 연계되지만, 플레이어 집단 내에서 사회적 지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슬렌더맨이나 좀비보다는 덜 폭력적으로 보일지라도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 자주 게임을 플레이하고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어 플레이어가 실패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이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광범위한 두려움을 활용하는 것인 한편, 그럼에도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죽음과 현실에서의 죽음이 동일한 위험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서 죽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정립되어있는 상실 및 그것을 피하려는 욕구를 자극한다. 게임은 상실을 어느 정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아블로(Diablo)>나 <파이어엠블렘(Fire Emblem)> 같은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할 때 '하드코어' 캐릭터를 만들거나 '영구 사망(permadeath)'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한 번 사망하면 재시도를 하거나 체크포인트 같은 데서 부활할 수 없어 영원히 캐릭터가 삭제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스타일의 게임플레이는 꽤 인기가 있으며 게임 플레이에 긴장감과 흥분도를 높린다. 사람들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심지어 그것이 허구적인 것일지라도 자신이 캐릭터에 대해 내리는 모든 결정에 새로운 감정적 이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Nuclear Anxiety and Lingering Terror 핵에 대한 불안과 지속되는 두려움 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sumi)의 책 의 도입부를 보면 버디 홀리(Buddy Holly)나 제임스 딘(James Dean) 같은 유명인 사고 희생자들이나 체르노빌이나 보팔 등의 유명한 재앙, 그리고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악명 높은 질병의 이름들이 챕터 내에 크고 굵은 글씨로 눈에 띄게 표기되어 있다 [17] . 이러한 단어들은 우리 내면에 지속적인 공포와 불안을 일으키는 상징적 힘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한 것들은 과거의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건에 대한 기억들을 우리의 마음 속에 집어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공포 - 과거에 대한 지식으로 인해 예상하게 되는 미래의 공포 - 를 각인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은 두려운 예측은 겁에 질리도록 하는 공포(terror)로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공포 안에서 미래의 공포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18] . 다시 <레지던트 이블>과 <폴아웃3>로 돌아오자. 이제 나는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이 촉발시켰던 점프 스케어보다 수퍼-두퍼 마트의 약탈자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미국의 풍경을 담은 웨이스트랜드 내에서 약탈자들이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그들과의 첫 조우 이래 지속적으로 환기되었기 때문이다. 폴아웃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인간이 얼마나 절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폴아웃3>를 플레이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고, 이후 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거대한 두려움 - 여전히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핵 분쟁 및 그에 따른 두려움과 같은 [19] - 속에는 우리 사회가 갈수록 지속가능성을 잃어감에 따라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고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그에 따른 공포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는 훨씬 더 단순하고 작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이비드 페캠(David Peckham)은 "불안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 대해 우리가 치르는 대가" [20] 라고 말한 신경과학자 조셉 르두(Joseph LeDoux)의 연구를 언급한 바 있다. 폴아웃과 같은 시리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존재하는 역사적인 그리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공포를 바탕으로 다가올 수 있는 미래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처럼 점프 스케어를 통해 단순히 사람이 깜짝 놀라는 반응을 일으키는 것 보다는, 수퍼-두퍼 마트에 잠입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는 여러 겹의 공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호러, 공포, 패닉, 그리고 불안이 한데 아우러져 공포의 완전한 패키지로서 함께 제공되는 것이다. 그 공간의 분위기와 매달려있는 사체들은 내가 내 캐릭터에 가할 수 있는 끔찍한 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공포를 야기한다. 발자국 소리를 듣거나 발각될 것 같다는 생각은 약간의 패닉을 느끼게 한다. 궁극적으로 폴아웃 세계의 약탈자들이 지닌 함의 및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지닌 끔찍한 가능성을 표상하고 있는 방식이야말로 게임 그 자체의 경계를 넘어 우리와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나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 게임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우리가 공포스러운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의미있고 강력한 공포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몰입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진정한 공포는 갑작스러운 소리나 끔찍한 괴물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서 발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및 그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우리라는 존재가 지닌 끔찍한 의미가 그러한 놀램과 함께 고조될 때 발생한다. 만약 게임이 이런 종류의 위협을 - 그것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것일지라도 - 야기하기 위해 겁주기/놀래키기(scare)를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움을 느낄 때다. 갑작스럽게 놀래키는 공포(sudden frights)은 그 원천이 일상적인 것이든 초자연적인 것이든 간에 예상치 못했을 때 발생한다. 반대로 지속적인 공포와 불안은 '만약에(what if)?'로부터 야기된다. 폴아웃의 경우 너무나 현실적으로 무너진 사회의 모습을 '만약에?'으로 다루었다. 진짜가 아님을 알면서도 겁을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위안도 분명 있겠지만, 우리 자신이 지닌 위험의 가능성 보다 더 불안한 것이 과연 있을까? [1] Capcom, 1996. [2] Bethesda Softworks, 2008. [3] Red Barrels, 2013. [4] Frictional Games, 2010. [5] Mads Haahr, ‘Playing with Vision: Sight and Seeing as Narrative and Game Mechanics in Survival Horror’, in Interactive Storytelling, ed. Rebecca Rouse, Hartmut Koenitz, and Mads Haahr (Cham: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2018), 193–205, https://doi.org/10.1007/978-3-030-04028-4_20 . [6] Sara Ahmed, ‘The Affective Politics of Fear’, in The Cultural Politics of Emotion (Edinburgh, UNITED KINGDOM: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14), 62–81, http://ebookcentral.proquest.com/lib/concordia-ebooks/detail.action?docID=1767554 . [7] Amnesia: The Dark Descent Full HD 1080p/60fps GTX1070 Longplay Walkthrough Gameplay No Commentary, 2016, https://www.youtube.com/watch?v=hyUf3Ctx-Ck . [8] Rebecca Roberts, ‘Fear of the Unknown: Music and Sound Design in Psychological Horror Games’, in Music In Video Games (Routledge, 2014). [9] Tanya Krzywinska, ‘Hands-on Horror’, Spectator 22, no. 2 (2002): 12–23. [10] OUTLAST | Full HD 1080p/60fps Longplay Walkthrough Gameplay No Commentary, 2017, https://www.youtube.com/watch?v=zZNfd04GO-U . [11] Creative Assembly, 2014. [12] Crystal Dynamics, 2013. [13] Nele Van De Mosselaer, “How Can We be Moved to Shoot Zombies? A Paradox of Fictional Emotions and Actions in Interactive Fiction.” Journal of Literary Theory 12(2), 2018: 286. [14] Ibid., 286-287. [15] Smilegate, 2019. [16] Blizzard Entertainment, 2004. [17] Brian Massumi. “Everywhere You Want to Be: Introduction to Fear.” The Politics of Everyday Fear.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3; 3-38. [18] Joseph LeDoux. Anxious: Using the Brain to Understand and Treat Fear and Anxiety. New York: Penguin Books, 2015. [19] Ryan Scheiding. “War Never Changes? Creating an American Victimology in Fallout 4.” Representing Conflicts in Games: Antagonism, Rivalry, and Competition. Edited by Björn Sjöblom, Jonas Linderoth, and Anders Frank. London: Routledge, 2023; 135-152. [20] Joseph LeDoux, Lecture, New York State Writers Institute 2016. Cited in David Peckham, Fear: An Alternative History of the World. London: Profile Books, 2023, 7.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마크 라제네스 캐나다 몬트리올 콩코디아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 온라인 게임의 독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 공평하고 즐거운 놀이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게임 내에서 더 많은 긍정적인 조건을 들어내기 위한 독성 현상에의 이해를 추구한다. 스팀 마켓플레이스와 DOTA 2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 바 있고 곧 출시될 '트위치 마이크로스트리밍'의 공동 저자이다. (게임연구자) 나보라 게임연구자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게임학을 접한 것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우연히 게임 수업을 수강하면서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간간히 게임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역사>, <게임의 이론>, <81년생 마리오> 등에 참여했습니다.

  • ‘아카트로닉스’라는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이라는 것이 있다. 호기심의 방은 말 그대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진귀하고 이국적인 것들, 때로는 괴이한 것들로 가득찬 공간이었다. 주로 16-17세기 영국에서 개인 컬렉터들에 의해 만들어진 호기심의 방은 박물관의 기원 중 하나라고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 공간이 단순히 수집품을 모아두는 곳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수집 공간’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보여졌다. 당대에 가치있던 고미술품이나 유물, 또는 명망있는 화가의 작품이 아니었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형상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Back ‘아카트로닉스’라는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 08 GG Vol. 22. 10. 10.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이라는 것이 있다. 호기심의 방은 말 그대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진귀하고 이국적인 것들, 때로는 괴이한 것들로 가득찬 공간이었다. 주로 16-17세기 영국에서 개인 컬렉터들에 의해 만들어진 호기심의 방은 박물관의 기원 중 하나라고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 공간이 단순히 수집품을 모아두는 곳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수집 공간’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보여졌다. 당대에 가치있던 고미술품이나 유물, 또는 명망있는 화가의 작품이 아니었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형상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호기심의 방의 주인들은 때로는 수집품의 특정 주제를 선정하여 출판물을 펴내거나, 수집물을 통한 연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런 수집과 보여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현상들―컬렉션의 형성과 보존 및 복원, 그리고 전시―이 갖는 의의를 간과할 수 없다. 부천 신중동의 한 번화가 건물 3층에서도 캐비닛(cabinet)들로 채워진 호기심의 방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2018년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센터, 특히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슈팅 게임 전문이라는 슬로건으로 2018년 개업한 아카트로닉스다.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 소위 아케이드 게임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라면 돈파치(首領蜂, どんぱち), 케츠이(ケツイ ~絆地獄たち~), 트윈비(Twin Bee, ツインビー) 등의 슈팅게임 기판들이 가동되는 있는 모습에 놀랄 것이다. 게임 자체가 아니더라도 3개 스크린을 가로로 연결해 서비스되는 다라이어스(Darius, ダライアス) 기체의 생경한 위엄과 같은 걸 접할 수 있는 아카트로닉스란 누구에게든 호기심을 자아낼 수 있는 곳임이 분명할 것이다. 아카트로닉스(Akatronics)라는 이름은 현역 플레이어인 이곳 점장의 플레이네임인 ‘Akatian’의 ‘Aka’와 ‘electronics’의 ‘tronics’를 합쳐 만들어졌다. 이름에서도 어렴풋이 알 수 있듯 이 공간은 점장 개인의 취향과 기준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된다. 아카트로닉스의 최수권 점장은 일산의 한 오락실에서 스탭으로 근무하며 휴가 때마다 일본에 방문해 게임센터를 둘러보고 슈팅게임과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몇몇 레트로 게임들에 매력을 느끼면서 아케이드 게임 기판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아카트로닉스 오픈으로 이어지게 됐다. 여기서 그가 기판을 수집할 때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기준은 일본의 각종 아케이드 게임 관련 회사들이 모여 설립한 일본 어뮤즈먼트 머신 공업협회(Japan Amusement Machinery Manufacturers Association)에서 지정하는 통칭 ‘JAMMA’ 규격이다. 이 규격을 위주로 기판을 매입 및 수집하는 것은 ‘현역 플레이어’로서 조작의 반응 속도와 화면 출력까지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1) 여기에 추가로 점장으로서의 취향이 반영되어 아카트로닉스만의 아케이드 게임 컬렉션이 만들어져나간다. 이 수집가의 공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 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들이 가동, 또는 ‘보존’되어 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아카트로닉스의 컬렉션은 현재 약 50개 정도의 기판으로 이루어져있다. 기판과 캐비닛의 수가 상이하기에 가동되는 게임은 수시로 바뀌는데, 최수권 점장은 나름의 노하우로 게임을 가동시키기 적합한지 기체 컨디션을 판단해 기판을 교체한다. 조이스틱과 버튼 상태 등 게임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최적화된 상태를 계속 점검하며 게임을 교체해 내놓는 것이다. 또 CRT 모니터를 확보해두고 매일 같이 점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2) 올해 초 세가(SEGA)가 아케이드 운영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유명 오락실들이 폐업한다는 소식 또한 계속해서 들려온다. 모바일 디바이스로 언제 어디에서든 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PC와 콘솔에서도 특정 플랫폼이나 구독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게임을 바로 내려받아 해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 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오프라인의 특정 장소로 가야한다는 것은 이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오락실 세대’라 하기 힘든 90년대생 필자는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아마도 알고리즘에 이끌려–사라만다(沙羅曼蛇, Salamander)와 다라이어스의 플레이 영상을 접한 후 80-90년대 아케이드 게임에 매료되어 ‘현역으로 가동되고 있는 기판' 3) 을 찾아 나섰고, 아카트로닉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는 그저 예전 게임을 해보기 위해 아카트로닉스를 찾아 집을 나섰을지 몰라도, 돌아오는 길에는 아카트로닉스라는 공간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게 되었다. * 아카트로닉스의 하이스코어 보드 * 케츠이를 플레이하고 있는 최수권 점장 아카트로닉스에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은 과거의 것으로 놓여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점수가 경신될 수 있는 것으로서 현재에도 유효하게 존재한다. 최수권 점장은 아케이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혼자하는 카드놀이의 총칭인 솔리테어(solitaire)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가 아카트로닉스를 통해 제안하는 방법들은 각 게임의 솔리테어로서의 재미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4) 동전 하나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원 코인 클리어’는 아카트로닉스에서 가장 장려하는 것이다. 과거 오락실에서는 동전 하나로 오랜 시간 플레이하는 것을 보다못한 사장님들이 게임을 강제로 꺼버렸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기도 하지만, 아카트로닉스에서 원 코인 클리어는 이곳을 방문하는 플레이어들의 목표로 추천된다. 또 여기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계되는 ‘하이스코어’가 있는데, 일본 하이스코어 협회(日本ハイスコア協会, Japan Highscore Association)의 룰에 기반하여 아카트로닉스에서 집계되는 하이스코어는 플레이어들에게 스코어러(scorer)로서 점수를 격파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덧붙여 최수권 점장은 아카트로닉스를 일종의 ‘도장(道場)’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마치 도장에서 무술을 수련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듯, 플레이어들이 아카트로닉스라는 “정해진 장소에서 어디까지 (플레이)할 수 있을지” 5) 시험해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게임은 녹화 가능하고 중계될 수 있으며, 플레이어는 일종의 수련자로서 스스로 플레이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돌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즐거움과 수련의 방식들은 나름의 자취를 남긴다. 매일 같이 집계되고 발표되는 하이스코어, 기록되고 스트리밍되는 플레이들…. 이처럼 아카트로닉스라는 공간에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은 단순한 과거를 넘어 ‘경기’로서 영원한 현재성을 발휘해야 하는 무엇처럼 제시된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카트로닉스가 궁극적으로 ‘유지’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과거란, 어쩌면 수련자로서의 아케이드 게이머라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 나아가, 최수권 점장의 아카트로닉스 자체가 하나의 수련이자 도전인 것은 아닐까? 과거 유럽에서의 호기심의 방이 박물관의 원형처럼 기억되듯, 아카트로닉스와 같은 실천을 미래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아카트로닉스라는 새로운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에서, 진귀한 캐비닛(cabinet)들은 지금도 당신의 플레이를 기다리고 있다. [아카트로닉스 점장님의 추천] 아카트로닉스에 방문한다면 아카트로닉스의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3화면의 다라이어스와 테트리스 더 그랜드마스터 3를 꼭 플레이 해보시길! 1) 아카트로닉스 최수권 점장 인터뷰(2022.09.22., 부천 신중동) 2) 위의 인터뷰 3) “게임장 소개” 글의 표현 참고, 아카트로닉스 블로그, 2017년 10월 27일. https://akatian-retronics.tistory.com/3?category=761755 2022년 9월 20일 접속. 4) 위의 인터뷰 5) 위의 인터뷰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독립 기획자) 홍성화 큐레이터학과 예술학을 전공했다. 최근 레트로 게임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전시들을 준비하고 있다.

  • 보는 요리, 플레이하는 서바이벌: 요리 서바이벌 예능과 게임 사이의 빈 자리

    요리하는 게임은 많다. 손님의 주문을 받고, 재료를 조합하고, 제한 시간 내 접시를 완성하는 게임 말이다. 그런데 정작 텔레비전 방송이 오랫동안 다듬어 온 ‘요리 서바이벌’은 디지털 게임 안에서 좀처럼 장르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 비대칭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왜 요리는 방송에서 그토록 잘 작동하는 게임이 되었는데, 게임에서는 요리의 질을 두고 겨루는 경연의 중심에 서지 못할까? < Back 보는 요리, 플레이하는 서바이벌: 요리 서바이벌 예능과 게임 사이의 빈 자리 30 GG Vol. 26. 6. 10. 요리하는 게임은 많다. 손님의 주문을 받고, 재료를 조합하고, 제한 시간 내 접시를 완성하는 게임 말이다. 그런데 정작 텔레비전 방송이 오랫동안 다듬어 온 ‘요리 서바이벌’은 디지털 게임 안에서 좀처럼 장르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 비대칭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왜 요리는 방송에서 그토록 잘 작동하는 게임이 되었는데, 게임에서는 요리의 질을 두고 겨루는 경연의 중심에 서지 못할까? 요리 프로그램의 경우 흔히 정보 예능이나 먹방의 변주로 묶이지만, 적어도 서바이벌형은 그렇게만 보기 어렵다. 규칙이 분명하고, 자원과 시간이 제한되며, 판정과 탈락이 따른다. 관전의 재미도 갖춘다. 형식의 골격만 떼어놓고 보면 이미 (보는) 게임에 매우 가깝다. 그 중에서도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의 게임 메커닉을 가장 압축적인 형태로 드러내는 사례고, <흑백요리사>는 그 메커닉 위에 인물과 서사를 쌓아 이야기의 밀도를 끌어올리는 사례라 하겠다. 냉장고는 어떻게 게임판이 되는가 <냉장고를 부탁해>의 영리함은 요리를 둘러싼 조건을 극단까지 단순화한 데 있다. 출연자의 냉장고라는 제한된 자원 풀, 15분이라는 짧은 조리 시간, 두 (팀의) 셰프가 동시에 맞붙는 대결 구도, 긴박감 넘치는 중계, 그리고 즉각적인 시식과 판정. 한 회 안에서 이 요소들이 폐쇄적으로 완성된다. 요리 프로그램이라기보다 한 판짜리 대전 격투 게임 쪽에 가까워 보인다. * <냉장고를 부탁해>. 이미지출처: JTBC 이 때 핵심은 요리 자체가 아니라 요리를 둘러싼 규칙의 설계다. 재료는 무한하지 않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두 셰프는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되, 서로 다른 전략과 숙련도로 우위를 만들어야 한다. 방송은 셰프의 손맛이나 철학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그것이 제한 조건 안에서 어떤 선택의 조합을 통해 드러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 결과 시청자는 요리의 결과보다 경기의 흐름을 읽게 된다. 이런 구조는 게임 연구에서 흔히 말하는 규칙 기반 플레이의 즐거움과 통한다.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선택이 의미를 획득하고 긴장을 발생시킨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냉장고는 일종의 인벤토리이자 맵이다. 셰프들은 재료의 희소성과 조합 가능성을 즉석에서 계산하고, 상대보다 먼저 핵심 재료를 선점하거나 우회 경로를 택한다. 냉장고의 주인이자 출연진처럼, 시청자는 그 흐름을 따라가며 머릿속에서 채점을 한다. 직접 조리하지는 않지만 이미 규칙을 이해한 관전자가 되어 있다. 매회의 대결은 분명 한 명의 승리로 끝나지만, 시청 경험 전체는 그렇게 간단히 누적되지 않는다. 각 셰프의 스타일, 반복되는 전술, 즐겨 쓰는 식재료, 편집이 강조하는 리액션과 캐릭터성이 회를 거듭하며 쌓인다. 시청자는 그 항목들을 가지고 자기 안에 일종의 셰프 캐릭터 풀을 만든다. 누구는 안정형, 누구는 모험형, 누구는 초반보다 후반 운영이 강한 선수 같은 식이다. 이 지점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관전형 게임의 문법을 획득한다. 흑과 백, 캐릭터와 서사 <흑백요리사>는 같은 요리 서바이벌이나 설계 단위가 좀 다르다. 한 판의 대결을 넘어 시즌 전체를 하나의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요리 실력의 비교보다 실력 차이를 인물의 차이로 번역하는 능력에 있다. * <흑백요리사>. 이미지출처: 넷플릭스 흑수저와 백수저라는 명명 자체가 이미 캐릭터 슬롯처럼 보인다. 시청자는 참가자를 셰프만으로 기억하는 대신, 어떤 배경에서 올라온 사람인지, 누구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지, 어떤 순간에 흔들리고 또 어떤 순간에 힘을 발휘하는지 등을 따라가며 시리즈를 본다. 게임 메커닉이 전면에 드러나는 <냉장고를 부탁해>와 달리, <흑백요리사>는 그 메커닉이 만들어 낸 차이를 인물 서사로 재포장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서바이벌 예능 전반에서 나타나는 게임화 경향도 이와 닿아 있다. 규칙, 미션, 탈락, 승급이 뼈대라면, 그 위에 더해지는 부분은 대체로 감정 이입 가능한 캐릭터와 성장 서사다.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임무뿐 아니라 역할까지 부여하듯, 서바이벌 예능 역시 참가자에게 서사적 포지션을 나눠준다. 누군가는 압도적 강자, 누군가는 이변의 가능성, 누군가는 끝내 살아남지 못해도 오래 기억되는 변수가 된다. <흑백요리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요리의 맛을 직접 전달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를 캐릭터와 대결 서사의 과잉으로 메운다는 데 있다. 맛을 보여주지 못하는 대신, 맛을 둘러싼 드라마를 최대한 증폭하는 것이다. <흑백요리사>의 시청 경험은 요리의 승패를 확인하는 과정에 머물지 않는다. 시청자는 누가 이번 라운드의 서사적 중심에 설지, 탈락자의 패배가 어떻게 극복 혹은 이변의 발판으로 전환될지를 추적하며 몰입한다. 음식의 맛을 감각할 수 없는 화면 밖 우리에게 제공되는 진짜 미식은 다름 아닌 캐릭터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파열음이다. <흑백요리사>는 경연의 규칙이라는 뼈대 위에서, 대중이 열광할 수 있는 인물 서사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정교한 스토리텔링 공장인 셈이다. 요리 서바이벌의 메타게임 요리 서바이벌과 게임 간 관계를 좀 더 입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메타게임(metagame) 개념에 주목해볼 만하다. 메타게임은 좁게는 게임의 승패를 둘러싼 상위 전략이지만, 더 넓게는 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석, 관전, 예측, 재맥락화의 실천 전체를 가리킨다. 필자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게임 보기’가 게임 안과 밖을 잇는 독립된 행위이며, 게임 플레이 확장과의 관련 속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한 바 있다. 이 관점을 빌리면 요리 서바이벌 예능을 보는 일은 단순 시청이 아니라, 규칙과 인물과 결과를 둘러싸고 시청자가 수행하는 메타게임의 연속 같기도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볼 때 시청자는 셰프의 선택을 실시간으로 채점하고, 자신이라면 어떤 조합을 택했을지 상상하며, 방송이 끝난 뒤 레시피를 검색해 자기 부엌에서 재현해 볼 수 있다. <흑백요리사>에서는 메타게임의 층위가 한층 두꺼워진다. 누가 편집의 수혜를 입는지, 어떤 대결 구도가 다음 회차를 위해 설계되는지, 특정 참가자의 생존이 시즌 전체 서사에 어떤 효과를 낳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은 방송 밖에서 끝없이 토론한다. 소셜 미디어, 유튜브 클릭, 기사 댓글, 출연 셰프의 식당 방문 후기까지 그 토론의 일부로 흘러 들어간다. 스튜디오 안의 판은 끝나도, 그 결과를 가지고 노는 놀이는 스튜디오 밖에서 계속 이어진다. 요리라는 소재는 메타게임 증폭에 특히 잘 어울린다. 전략이나 아이템 빌드는 대개 그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렵지만, 요리는 누구든 어느 정도는 알거나 따라할 수 있다고 느끼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속 재료, 익숙한 조리법, 식당 경험, 입맛의 기억은 이미 시청자의 일상과 삶 안에 있다. 그래서 요리 서바이벌은 전문성의 경기인 동시에, (전문가만큼의 퀄리티를 따라잡기 어렵다 하더라도) 아마추어의 참견을 허용하는 영역이 된다. 덕분에 시청자가 판정자와 코치와 플레이어 사이를 오가는 일이 가능해진다. 왜 게임 속 요리는 대개 서바이벌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텔레비전은 요리를 이토록 훌륭한 게임으로 만들었는데, 게임은 요리를 부가 시스템이나 생활 콘텐츠 수준에 묶어 둬왔을까? 일단, 두 매체의 요리를 다루는 방식이 아예 다르다. 방송은 실제 맛을 전달할 수 없는 대신 경쟁의 형식과 인물의 드라마를 전면화함으로써 맛에 대한 상상력을 키운다. 반면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매체다. 요리를 정교한 심사와 취향의 문제로 끌고 가는 순간, 규칙화와 피드백 설계가 어려워진다. 게임에서 좋은 시스템은 대체로 입력과 결과의 관계가 명확해야 한다. 공격 버튼을 누르면 피해량이 나오고, 회피 타이밍을 맞추면 더 큰 공격 기회가 돌아온다. 그러나 요리의 맛은 단일 수치로 환원하기 어렵다. 같은 미디엄 굽기의 스테이크라도 누군가에게는 완벽한 굽기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과한 익힘으로 다가갈 수 있다. 방송은 이 난점을 심사위원의 권위와 편집의 리듬, 참가자의 표정·행동과 서사로 덮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은 플레이어가 납득할 만한 일관된 판정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게임이 요리를 버프와 회복, 제작 시스템으로 우회 처리하는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맛의 질적 차이를 다투기보다, 요리를 기능적 결과로 환산하는 편이 설계상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요리의 질을 두고 직접 겨루는 게임이 아예 없지는 않다. <프린세스 메이커 2(Princess Maker 2)>에서는 10월마다 수확제가 열리는데, 요리 실력으로 요리를 만들어 승부를 가리는 대회를 포함했다. 요리와 감수성 수치가 평가 기준이다. 좀 더 본격적으로는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Battle Chef Brigade)>가 식재료 사냥과 매치-3 퍼즐, 심사위원 판정을 엮어 요리 토너먼트를 게임의 메인 플롯으로 끌어올린 예가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들은 어디까지나 예외에 가깝다. <오버쿡드(Overcooked)> 시리즈처럼 협동과 혼란의 물리적 코미디로 가거나, <쿠킹 마마(Cooking Mama)>처럼 조리 동작 중심의 미니게임으로 가는 쪽이 흔하다. 물론 모두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들이지만, 요리의 질을 두고 권위와 서사와 탈락이 맞물리는 요리 서바이벌 예능과는 결이 다르다.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 맛 자체보다 맛을 둘러싼 사회적 드라마를 소비하는 장르라는 점도 짚을 필요가 있다. <흑백요리사>에서 누가 어떤 배경에서 올라왔고 어떤 위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역시 냉장고 재료 조합 못지않게 셰프의 캐릭터와 입담, 상대와의 심리전이 재미를 만든다. 방송이 요리를 게임화할 때 중심에 놓는 재료는 음식이 드러내는 사람과 계급, 취향, 전문성, 즉흥성이다. 이때 작동하는 재료들은 본질적으로 일회적·우연적이며, 무엇보다 참가자가 방송 바깥에 가지고 있는 실제 삶에 뿌리를 둔다. 한 셰프가 오랫동안 운영해 온 식당의 이름, 또 다른 셰프가 업계에서 쌓아 온 평판, 패배 이후 그가 마주할 다음 날의 영업 등이 한 라운드의 무게를 만든다. 방송은 이 외재적 무게를 그대로 끌어와 편집과 심사로 의미화하지만, 게임은 그 모든 무게를 처음부터 내재해야 한다. 게임이 이 재료들을 옮겨오려면 플레이어가 그것을 반복 가능한 규칙으로 체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바로 그 반복 가능성의 설계가 요리라는 소재에서는 의외로 까다롭다. 그래서 아직 혹은 여전히 비어 있는 자리는 요리 게임이 아닌 것이다. 맛을 직접 재현하지 못하면서도 맛에 대한 사회적 판정과 관전을 시스템화하는 게임의 형식, 더 정확히는 그런 형식이 들어설 자리다. 이 빈 자리는 게임의 한계라기보다 방송의 강점이 위치한 지점에 가깝다. 방송은 일회적인 대결 위에 권위와 편집과 인물 서사를 덧입혀 시청자에게 ‘게임 같은’ 경험을 매번 새로 제공한다. 게임이 같은 일을 해내려면, 일회성을 반복 가능성으로 번역해 줄 별도의 장치(실시간 시청자 투표나 시즌제 운영, 외부 평판 시스템과의 연동 같은)를 매체 안에 끌어안아야 한다. 그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요리 서바이벌은 당분간 방송이 가장 잘하는 게임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요리 서바이벌 예능의 성공은 게임이 아직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영역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며, 동시에 방송이 점점 더 게임을 닮아 가는 흐름 속에서도 방송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무엇인지를 가장 또렷한 형태로 보여 준다. 보는 요리는 어떻게 놀이가 되는가 여기까지 오면, 요리 서바이벌 예능을 ‘게임 같은 방송’이라 칭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보는 행위 자체가 놀이가 되는 텍스트다. 시청자는 요리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규칙을 읽고, 캐릭터를 선택하며, 결과를 예측할 뿐 아니라, 방송 밖에서까지 판을 계속 이어 간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한 판의 설계와 즉각적 승부의 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면, <흑백요리사>는 같은 승부를 장기 서사로 늘려 관전의 지속성을 높인다. 둘 다 메타게임으로서의 방송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방송이 만든 이 놀이가 다시 현실의 식생활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는 레시피를 따라 하고, 셰프의 식당을 찾아가고, 특정 재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매직 서클 바깥에서 계속 이어지는 이러한 실천은 게임을 보고 이야기하고 흉내 내는 행위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결국 요리 서바이벌 예능은 요리를 둘러싼 경쟁과 판정과 관전, 그리고 그 이후의 모방과 관련 소비까지 통째로 묶어내는 거대한 메타게임 장치라 할 수 있다. 텔레비전은 여기서 요리를 방송한 것이 아니라, 요리라는 행위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을 통해 플레이 가능한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강신규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게임, 방송, 만화, 팬덤 등 미디어/문화에 대해 연구한다. 저서로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2024), <서브컬처 비평>(2020), <아이피, 모든 이야기의 시작>(2021, 공저), <서드 라이프: 기술혁명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2020, 공저), <게임의 이론: 놀이에서 디지털게임까지>(2019, 공저) 등이, 논문으로 ‘<체인소 맨>의 한국적 수용과 문화적 증폭’(2026), ‘극사실주의의 게임적 재구성: <나는 SOLO>의 상호/텍스트성과 수용구조’(2026), ‘이기지 않아도 재미있다: 부모-자녀 게임 플레이의 사회성과 행위성, 그리고 분투형 플레이’(2024), ‘커뮤니케이션을 소비하는 팬덤: 아이돌 팬 플랫폼과 팬덤의 재구성’(2022) 등이 있다.

  • 떨리는 몸으로 플레이하기: 기대, 탐험, 그리고 인식

    텅 비어있는 것 같은 어두운 복도를 걸어간다. 내 발소리와 금속 파이프에서 들려오는 끼익거리는 소리만이 이 고요함을 깨뜨린다. 손전등이 비추는 곳 너머의 어둠 속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어 두려움이 엄습한다. 다음 방에 들어서자, 무거운 숨소리가 들려오고, 훼손된 사람의 신체가 불빛에 드러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그 모습에 나는 속이 메슥거린다. < Back 떨리는 몸으로 플레이하기: 기대, 탐험, 그리고 인식 19 GG Vol. 24. 8. 10. 텅 비어있는 것 같은 어두운 복도를 걸어간다. 내 발소리와 금속 파이프에서 들려오는 끼익거리는 소리만이 이 고요함을 깨뜨린다. 손전등이 비추는 곳 너머의 어둠 속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어 두려움이 엄습한다. 다음 방에 들어서자, 무거운 숨소리가 들려오고, 훼손된 사람의 신체가 불빛에 드러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그 모습에 나는 속이 메슥거린다. 이러한 공포스러운 시나리오는 유사한 형태로 여러 게임에서 발견된다.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주된 이유는 초자연적인 시나리오에서 오는 긴장감, 보이지 않는 적에게 쫓기는 가상의 위협, 바디 호러(body horror) [1] 에서 오는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감정을 성공적으로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디지털 게임은 종종 영화에서 익히 활용되던 서사적 동기를 차용해 그와 유사한 기대와 경험을 창출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게임의 특수한 성격, 구조, 상호작용, 분위기 그리고 가상 환경에서의 직접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은 ’공포 게임(horror game)’을 하나의 별개의 장르로 이해하게 한다. 고어(gore) [2] 함으로 가득 찬 전투게임부터 서사적 장치를 통해 심리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것까지 다양한 하위 범주를 포함하고 있어, 디지털 게임에서의 공포 경험을 개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디지털 게임에서의 ‘기대 형성’, ‘탐험과 호기심’, 그리고 ‘신체 인지’라는 디지털 게임에서 공포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감정과 호기심 공포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경험을 살펴보기 전에, 이 공포 게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아마도 거의 불가능한 시도일 테지만 말이다). 공포 게임이라는 장르를 정의하는 데에 있어서의 난점은 그것이 매우 다양한 하위 범주를 가지고 있고, 그 범주 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Black Salt Games, 2023)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2017)와 같은 게임들은 ‘호러’의 익숙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이 ‘공포 게임’ 장르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온라인상에서의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공포 게임을 ‘무섭고 위협적이며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분위기의 게임’이라는 매우 포괄적인 정의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호러 미디어(horror media)’ [3] 와 같이, 공포 게임은 현실 규범을 벗어날 수 있는 서사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들은 플레이어에게 긴장감, 불확실성, 혐오감, 충격 등의 강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를 목표한다. 플레이어들에게 공포 게임은 강렬한 자극을 느낄 기회로, 우리는 공포 게임을 통하여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고자 하고자 비정상적이고 끔찍하고 무서운 것을, 호기심을 가지고 탐험한다. 한편, 서사만이 이러한 목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시각, 청각(음악, 효과음), 드물게 촉각 등 게임의 모든 감각적 요소는 플레이어의 강렬한 감정을 일깨우는 걸 목표로 설계된다. 그리고 특정 하위 장르에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요소를 통하여 공포 게임에 대한 초기의 간략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공포 게임은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하기를 목표하며, 이는 우리의 자연적, 생물학적, 문화적으로 형성된 위협적이고 무서운 것에 대한 인식과 미지의 것에 대한 (무시무시한) 호기심을 가지고 플레이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경험에 기여하는 특정 측면에 대하여 더 깊이 탐구하고자 한다. 기대감을 관리하기: 참고와 기대 놀랍지 않게도, 공포 게임을 이렇게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공포를 다루는 다른 미디어(특히 영화)와 그것이 수용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일반적인 범주와 일치한다. 공포 게임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경험은 호러 미디어 일반과 이전에 경험한 다른 공포 게임에 의하여 사전에 조건 지어지는데, 게임 디자이너들은 여타 미디어를 통해 익숙해진 ‘공포스러운 요소’를 디자인에 사용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참고할 만한 것들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를테면 안개로 뒤덮인 버려진 마을을 보는 순간 우리는 즉시 무서운 상황이 닥칠 것을 예상한다. 이는 우리가 동일한 모티프를 여러 공포영화나 소설, 그리고 공포 게임 장르의 선구적인 게임인 <사일런트 힐>(코나미, 1999-)에 걸쳐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댄 핀치백(Dan Pinchback)은 ‘호러 이미저리(horror imagery)’ [4] 를 다루는 그의 에세이에서 이를 “참조에 의한 호러”(2009, p.81)로 설명한다. 저택, 지옥의 악마, 또는 언데드 등을 공포 미디어에서 익숙하게 마주하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즉각적으로 이전의 호러 경험과 연결 짓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게임은 핀치백이 “표현의 수준”(2009, p. 81)이라 언급한 것을 포괄한다. 표현의 수준이란 우리가 무섭고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를 더하는 디자인적 요소를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주변 환경의 시각적 디자인, ‘비정상적’으로 인식되는 적과 NPC들, 게임의 공포를 다차원적인 감각 경험으로 만드는 음향 디자인이 포함된다. 이는 또한 자원 부족, 전설(lore)에 대한 숨겨진 단서, 적을 피하여 숨어야 하는 일, 그리고 ‘점프 스케어(jump scare)’ [5] 에 대한 기대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요소에 전적으로 기대어 ‘공포’를 디자인하는 것은 게임을 뻔하고 지루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를 선택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플레이어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플레이어의 기대가 반드시 맞아떨어질 필요는 없지만, 위와 같은 요소에 익숙해지는 건 우리가 공포 게임에서 원하고 기대하는 일에 영향을 준다. 핀치백이 호러 이미저리에서의 익숙한 패턴과 참조점을 바탕으로 "우리가 이미 그것이 무섭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주제를 공포스럽게 느낄 것”(2009, p. 81)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말이다. 미지의 환경을 탐험하기 지금까지의 논의들이 문학이나 영화를 포함한 호러 미디어 전반에 적용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공포 게임에만 적용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하여 다루어보고자 한다. 무서운 환경을 단순히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탐험하고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공포 게임을 플레이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탐험하고 있는 그 가상 세계를 알아가는 데에 흥미를 느낀다. 특히 생존 공포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놓인 환경 그 자체는 분명히 주어진 적보다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생존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점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에서의 ‘일반적인 호기심(general curiosity)’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발견하고자 한다는 플레이어의 동기로부터 설명할 수 있지만, 그에 더 나아가 ‘병적인 호기심(morbid curiosity)’(Scrivner, 2021)은 역겹고 끔찍하며 파괴적인 것에 매료되어 게임 세계를 더 자세히 파고들고자 하는 몇몇 플레이어들의 욕구와 관련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상에서의 공포 게임은 곧바로 이해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제공하여 플레이어의 탐구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 이러한 유형의 호기심을 장려하는데, 플레이어는 이렇게 친숙하지 않고, 알 수 없고, 위협적인 환경의 새로운 정보를 밝혀내야만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영화와 같은 다른 공포 미디어의 서사 역시 점차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고 수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거기에서 우리는 직접 그 정보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을 목격할 뿐이다. 한편,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환경을 직접 탐험한다. 이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문서, 기록, 낙서, ‘이스터에그(easter egg)’ [6] 등 비디오 게임의 요소로 고려한다면 더욱 명확해지는데, 모두는 호기심을 가지고 그 환경을 탐험하는 것을 독려한다. 게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플레이어의 탐험은 그가 무서움을 느끼는 것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실체화된 적을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게 하고 전반적으로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심리적인 공포 게임에서 더욱 그렇다. 이와 같은 탐험을 뒷받침하는 기술적인 디자인 측면은 <파스모포비아>(2020, Kinetic Games)나 <제로>(2001-, 테크모)와 같은 게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는 처음에 황량한 공간만이 펼쳐져 있을 뿐인데, 플레이어는 게임 안의 도구를 사용해야만 그를 둘러싼 초자연적인 힘을 엿볼 수 있으며, 결코 전체 상황을 완전히 통찰하거나 지속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다. 특히 <파스모포비아>의 경우 플레이어는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유령 말고는 무엇이 나타날지 알지 못한 채 공간에 들어가서 무엇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지 하나씩 밝혀내야 한다. 디지털 게임은 이상의 도구를 플레이어의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소마>(2015, 프릭셔닐 게임즈)에서는 치명적인 몬스터가 접근하면 플레이어의 아바타에 시청각적인 경고(glitch)가 가해진다. 이 신호는 또한 컨트롤러의 진동을 통하여 플레이어가 위치한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는데, 그를 통하여 플레이어는 상황을 보다 제어할 수 있게 되지만 동시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위협을 느끼게 된다. 즉, 보이지 않는 위협은 진동을 통하여 우리의 감각적 인식에 스며든다. 공간을 공포스럽게 경험하는 것은 이러한 감각 요소와 HUD(Heads-Up Display) [7] 를 통하여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양, 그리고 이것의 존재 여부와 관련이 있다. HUD는 탐색과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에 플레이어에게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제공해 준다. <데드 스페이스>(2008, EA)처럼 HUD를 다이제틱(diegetic) [8] 하게 만들면 가상 환경에 더 잘 몰입할 수 있고, 이를 제거하거나 줄인다면 플레이어는 나약하고 상황 통제력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다른 게임 카테고리와 비교했을 때 공포 게임에서 두드러지는 요소 중 하나는 HUD가 축소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림보>(2010, 플레이데드)를 예로 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이미 부분적으로 불분명한 게임의 플롯(polot)으로 인하여, 체력 바, 지도, 힌트 등을 통하여 제공되는 추가 정보 없이 2D 세계로 던져진다. 우리는 게임의 주인공 말고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때 탐험은 미지의 세계에 익숙해지고, 끔찍한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거나, 처음에는 무적처럼 보였던 적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등 점진적으로 통제력을 되찾는 방법이 되어준다. 이전 단락에서도 암시되었듯이 여기서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매우 간단하다. 바로 주변 환경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면, 자신이 놓인 환경과 안전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겁을 먹어야 한다. 체화된 인식 디지털 게임, 특히 공포 게임에 대한 경험은 정신적일 뿐만이 아니라 신체적이기도 하다. 게임의 분위기, 행동, 서사는 플레이어의 신체적인 반응에 반영되는데, 우리는 점프 스케어에서 움찔하고, 극단적인 폭력을 목격할 때 몸이 수축하며, 적과 싸우거나 도망치려고 할 때 근육의 긴장을 느낀다. 우리는 가상 공간에서의 아바타의 경험을 신체적인 차원으로 연결하며, 플레이어의 몸은 신경 차원에서 가상의 몸이 경험하는 것을 반영한다. 따라서 게임 안에서의 이벤트는 인지적 또는 감정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플레이어의 신체를 통하여 경험되며, 이 물리적인 신체는 가상의 신체와 공감적 관계를 맺는다. 여기서, 지금까지 소개된 공포 게임 경험에 관여하는 요소들은 한 데 모아 이해할 수 있다. 모두는 부분적으로 신체적 경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맥스 리나넨(Max Ryynänen, 2022)의 신체 영화 이론(somatic film theory)에 기반하여 공포 게임을 신체적인 미디어(somatic media)로 이해해 보면, 특정한 분위기나 물질적 요소들은 실제의 신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설계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시 한번 영화 이론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디지털 게임의 시청각적-촉각적 지각과 가상 신체를 통한 행동이(영화에서처럼 단순히 목격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강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하여 가상 공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2022,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개발자인 글렌 스코필드(Glen Schofield)는 인터뷰에서 아바타의 신체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가상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3인칭 시점이 아바타의 신체 지각에 중요한 요소임을 지적했다(Kim, 2020). 가상 몸의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이를 시각적으로 인식해야 하는데, <둠>(1993, 이드 소프트웨어)의 상징적인 상태 표시줄(status bar)이나 [9] <소마>에서 거울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일인칭 시점에서는 캐릭터의 가상 신체에 대한 지각을 하기 어렵다. 신체적 지각(somatic perception)은 아바타의 몸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환경과 그 안에서 목격된 것에도 적용된다. 이는 몸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게임에서 더욱 명확해 지는데, 플레이어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크로넨버그적인 돌연변이(Cronenberg’ian mutants) [10] 나 <더 이블 위딘>(2014, 탱고 게임웍스)의 절단된 신체를 반드시 시각적으로 인지할 필요는 없으며, 사운드나 드물게 있는 불쾌한 진동으로도 비정상적이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지각하고 있는 것이 더 불쾌하고 혐오스러울수록, 우리의 신체 반응은 더욱 강렬해진다. 그러한 것들에 대한 플레이어의 친숙함이 경험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말이다. 비정상적인 변형과 혐오스러운 행위를 목격할 때,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이 어느 정도 실제인 것처럼 반응한다. 우리는 몸이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무언가를 무섭고 혐오스러우며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디지털 게임의 경우 이러한 신호는 예상되는 것이며,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플레이의 일환이다. 요약: 호러 미디어, 게임, 그리고 경험 요약하자면, 일반적으로 공포 게임과 호러 미디어는 실제의 위험 없이 강렬하고 끔찍하며 위험한 상황을 경험하고자 하는 우리의 호기심에 호소한다. 공포 게임은 트랜스미디어적인 참조가 일어나는 그물망 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영화, 문학, 설화 등의 공포 문화(horror culture)는 우리의 기대와 게임 플레이 경험을 조건 짓는다. 즉,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는 우리의 경험은 각 문화에서 무섭다고 인식되는 것, 우리가 읽은 문학 작품, 감상한 영화에 의하여 형성된다. 그런데도 공포 게임과 일반 미디어 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특히 에이전시(agency) [11] 경험과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그러한데, 우리는 가상 환경에서의 대리자를 통하여 단순히 관찰자로 남지 않고 상호작용하고 탐험하면서 통제력을 얻거나 잃는 느낌을 동시에 경험한다. 여기서 소개된 대부분의 요소는 공포 게임의 세부적인 하위 카테고리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다소 광범위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신체적 반응의 양상을 살핀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공포 게임의 일반적인 정의를 찾아낼 수 있다. 공포 게임은 무엇보다도 우리 몸이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그러한 반응을 경험하기 위하여 플레이되는 게임이다. 참고문헌 Kim, M. (2020) The Callisto Protocol Wants to be The Scariest Next-Gen Horror Game Ever. Available at: https://nordic.ign.com/news/42235/the-callisto-project-wants-to-be-the-scariest-next-gen-horror-game-ever . Pinchbeck, D. (2009) ‘Shock, horror? First-person gaming, horror, and the art of ludic manipulation.’, in Horror video games: essays on the fusion of fear and play. Jefferson, NC: B. Perron, pp. 79–94. Ryynänen, M. (2022) Bodily Engagements with Film, Images, and Technology: Somavision. 1st edn. New York: Routledge. Available at: https://doi.org/10.4324/9781003248514 . Scrivner, C. (2021) ‘An Infectious Curiosity: Morbid Curiosity and Media Preferences during a Pandemic’, Evolutionary Studies in Imaginative Culture, 5(1), pp. 1–12. Available at: https://doi.org/10.26613/esic.5.1.206 . [1] 바디 호러(body horror는 사람의 신체를 기괴하게 변경시켜 공포감을 자극하는 장르를 의미한다. [2] 고어(gore)는 잔인함을 통하여 공포감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르를 의미한다. [3] 호러 미디어(horror media)는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는/일으키기를 목표하는 미디어 일반이다. 본고에서 저자는 주로 공포소설, 공포영화 등의 다른 미디어를 공포 게임과 대조하기 위하여 위의 용어를 사용한다. [4] 이미저리(imagery)는 상징을 통하여 만들어진 심상이나 다른 종류의 감각적 인상을 의미한다. 주로 문학 작품이 독자에게 심리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키기 위해서 사용된다.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2019). What is Imagery? 링크: https://liberalarts.oregonstate.edu/wlf/what-imagery-definition-examples [5] 점프 스케어(jump scare)는 주로 수용자를 갑작스럽게 놀라게 하는 기법으로 공포영화나 공포 게임에서 자주 사용된다. [6] 비디오 게임문화에서 이스터에그는 마치 부활절 계란처럼 제작자들이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메시지를 의미한다. [7] 비디오 게임에서 HUD는 상태(status)를 비롯한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출처: webopedia (2021). HUD – Heads Up Display. 링크: https://www.webopedia.com/definitions/hud/ [8] 다이제틱이란 인터페이스의 요소가 실제로 게임 안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가 예시로 든 <데드 스페이스>는 디이제틱 UI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출처: Game Developer (2010). Game UI Discoveries: What Players Want. 링크: https://www.gamedeveloper.com/design/game-ui-discoveries-what-players-want [9] <둠>의 상태 표시줄 중앙에는 게임 내 플레이어의 상황을 반영하는 캐릭터의 얼굴이 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의 체력이 감소하면 얼굴에서 피가 난다. [10] 여기서 크로넨버그란 영화 감독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를 의미한다. 그는 잔혹함과 폭력성에 대한 묘사와 내세우는 변형·변신체들의 괴기스러운 형상으로 유명하며, 바디 호러 장르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11] 에이전시(agency)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실행하여 게임 세계와 스토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에 자주 동반되는 에이전트(agent)는 일반적으로 게임 내에서 행동을 수행하는 주체를 뜻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아스카 메이어 핀란드 탐페레 대학교(Tampere University)의 게임연구소(Game Research Lab)와 핀란드 CoE(Centre of Excellence in Game Culture Studies)의 박사과정 연구원이다. 디지털 게임과 기술에서의 신체 인식, 아포칼립스 미디어를 연구하고 있다. (게임연구자) 이연우 함께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의 관계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다함께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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