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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 협상, 그리고 그림 -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소통하는가?

    게임은 본질적으로 소셜입니다. 1970년대 후반의 MUD게임에서부터 90년대 초반의 MMORPG에 이르기까지, 게임을 하는 것은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디어에서 만연한 ‘외톨이’ 게이머의 스테레오 타입과는 정반대입니다. < Back 핑, 협상, 그리고 그림 -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소통하는가? 14 GG Vol. 23. 10. 10. 게임은 본질적으로 소셜입니다. 1970년대 후반의 MUD게임에서부터 90년대 초반의 MMORPG에 이르기까지, 게임을 하는 것은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디어에서 만연한 ‘외톨이’ 게이머의 스테레오 타입과는 정반대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캐나다와 미국 일부 지역에 강제 봉쇄와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을 때 게임은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어울릴 수 있는 틀을 제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헤드셋과 키보드를 사용하여 게임을 하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반사회적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반사회적 행동의 전형적인 특징인 사회적 교류의 결여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종류의 사회적 '재미'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배치에서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어떻게 소통할까요? 그들은 게임을 하면서 무엇을 소통할까요? 게임은 게임 안팎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한 소통을 장려해왔고 이 소통은 조직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트롤링을 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폭넓은 연구는 '독성Toxicity 1) '이라는 오래된 문구를 이해하고 풀어내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이 글의 두 저자는 다양한 게임 커뮤니티(<오버워치>,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로스트아크>, <매직: 더 게더링 아레나>)를 연구해 이들이 소통하는 방식과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텍스트 채팅과 이에 대한 대응 가장 좋은 시작점은 게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텍스트 채팅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에서 대화와 정보를 주고받는 채널로, 플레이어들이 모집, 판매, 잡담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음성 채팅이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게임 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음성 채팅 이후에 텍스트 채팅은 제한적인 방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리고 텍스트 채팅의 제한적인 면은 텍스트 채팅이 발전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만의 게임 전용 어휘와 약어를 생성하고 구축해 텍스트 채팅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Riot Games, 2009). 플레이어는 팀 화면에 접속하면 일반적으로 텍스트 채팅으로 이동하여 다음을 수행합니다. 라인을 신청하고 상단, 중간, 하단 라인에 대해 '미드', '봇', '탑'을 입력합니다. 스스로를 원하는 라인에 할당하는 빠른 방법입니다.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텍스트 채팅을 사용하는 비슷한 예로는 로스트아크와 같은 MMORPG에서 월드 보스 (특정 시간에 나타나며 여러 플레이어가 함께 쓰러뜨려야 하는 보스 몬스터)가 등장할 때입니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월드 보스가 "왔다"고 입력하고 어떤 채널로 들어가서 싸워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텍스트 채팅은 미시에서 거시까지, 일대일에서 서버 전체 플레이어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달 범위에는 결과가 따릅니다. 혐오 발언은 텍스트 채팅을 통해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인종 차별, 성 차별 또는 동성애 혐오 발언 등 특정인 또는 모든 사람을 겨냥한 혐오 발언이 텍스트 채팅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이 문제가 너무 만연해져서 많은 게임 회사에서 혐오 용어를 차단하는 자동 필터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혐오적인 단어를 창의적으로 작성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싸이오닉스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데빈 코너스는 GDC 2018에서 로켓 리그의 사용 금지 단어 및 채팅 필터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이미지 1). 처음에는 20개의 금지 가능한 단어 목록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 리스트는 철자를 다르게 쓴 변형 단어와 다른 언어에서 발견되는 욕설이나 비속어까지 포함하게 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 이미지1 - 데빈 코너스가 로켓 리그의 밴 시스템에 대해서 GDC 2018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스크린샷) 블리자드는 텍스트 채팅에 표시되는 좋지 않은 스포츠맨십을 보다 재치 있는 방식으로 관리합니다. 플레이어가 오버워치에서 경기가 끝나고 상대 팀을 이기기 너무나도 쉬웠다는 의미로 "GG EZ"를 입력하면, 이 약어는 재빨리 여러 우스꽝스러운 문구 중 하나로 수정됩니다(예: "취침 시간이 지났어요. 제발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 또는 "세상에나! 재미있었어요. 잘 놀았어!"). 이것은 위협을 가하지 않고도 미세한 독성의 순간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한 밴을 하겠다는 위협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듭니다. 하지만, GG EZ가 이와 같은 메시지로 대체되더라도 플레이어는 처음에 작성된 내용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 위에 적절한 치장이 씌워져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분명히 이러한 유형의 동작은 로켓 리그 팀이 걸러내야 하는 것에 비해 유해성 임계값이 낮지만 오버워치에서도 똑같이 존재합니다. 이는 모두 텍스트 채팅에서 텍스트만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게임 플레이는 물론 일상적인 문자 메시지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이모티콘, 이모지, 스티커는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모티콘은 2) 게임에서 더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필수 요소였지만, 레전드 오브 룬테라(라이엇 게임즈, 2020), 매직: 더 개더링 아레나(위저즈 오브 더 코스트, 2018)(이하 매직), 마블 스냅(누버스, 2022)과 같은 인기 온라인 카드 게임에서 플레이어 간 커뮤니케이션의 유일한 수단으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매직에는 텍스트 기반 이모티콘이 있지만, 플레이어는 각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스티커 중 하나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미지 2). * 이미지 2 - <매직 더 개더링> 의 이모티콘 콜렉션 (저자 스크린샷) 언뜻 보기에는 커뮤니케이션을 비교적 적은 수의 문구와 애니메이션 이미지로 제한하면 플레이어의 독성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실제로 아주 적은 양으로도 많은 표현을 할 수 있으며 종종 이모티콘의 의도된 기능을 뛰어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직에서는 경기 시작 시 게임 캐릭터 중 하나인 기사(Gisa)가 좀비의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상대 플레이어에게 인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이미지 3). 이 이모티콘은 일반적인 '안녕하세요' 이모티콘보다 더 기발하고 재미있을 수 있지만 다른 불길한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이미지 3 - <매직 더 개더링> 캐릭터 기사가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 (저자 스크린샷) 매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세요. 두 명의 플레이어가 몇 분에 걸쳐 보드를 크리처로 채우면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카드를 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각 플레이어는 필드에 새로운 카드를 낼 때마다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노력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보드 청소’라고 알려진 카드를 내면, 한 플레이어가 게임 내내 쌓아온 수많은 카드가 전장에서 사라집니다. 그러면 보드를 파괴한 플레이어는 인사말 대신 "너의 모든 카드 안녕, 너의 모든 재미 안녕"이라는 의미의 기사 이모티콘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기사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이 예시에서 중요한 점은 플레이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이모티콘의 사용 사례와 해석을 스스로 개발하며, 디자이너의 의도에도 다르게 모든 이모티콘이 긍정적이고 친근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부 플레이어는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다른 플레이어를 트롤링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이러한 사용 사례는 게임 커뮤니티 전체에 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플레이어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이모티콘에 대해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인기 있는 밈을 모방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매직 이모티콘은 팝콘 먹는 캐릭터 사힐리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는 마이클 잭슨의 이미지와 다른 팝콘 먹는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 이미지 4 - 사힐리의 이모티콘과 마이클 잭슨이 팝콘을 먹는 모습 3) 이러한 이모티콘에서 영감을 얻은 밈은 특정 규칙이나 사용 사례를 조롱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황을 농담으로 바꾸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팝콘 먹는 마이클 잭슨 이모티콘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십거리를 볼 때 혹은 사회적 재난이나 드라마를 관찰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이러한 밈 형식을 기반으로 하는 이모티콘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의미가 미리 탑재되어 있으며,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는 상대방에게만 전달됩니다. 밈을 기반으로 이모티콘을 만들면 플레이어 간에 공유된 언어가 생기고 이모티콘이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의 관용적인 표현이 돼 더 쉽게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밈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농담을 만들어내는 방식 때문에 적대감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모티콘의 우스꽝스러움이 플레이 중에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도 있는 반면 사용 방식과 이미 형성된 연관성 때문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는 이모티콘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내포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온라인 게임에서 플레이어 사이에 사용되는 가장 제한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핑, 집어내기, 그리고 불만 표시하기 게임 플레이 중에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단어와 이미지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와 같은 MOBA에서 볼 수 있는 '핑'은 플레이어가 맵 영역, 아이템, 캐릭터를 클릭하면 해당 영역에 불이 들어와 다른 플레이어에게 무언가를 알리는 기능입니다. 핑은 느낌표나 물음표로 해당 영역에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4) 빠른 신호는 전략을 세우거나, 팀으로 이동 경로를 계획하거나, 팀원이 수집해야 할 중요한 아이템을 가리키거나, 또는 특정 지역을 피하라는 경고 시스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5) 핑과 관련된 여러 의미에 대한 일화는 저자 중 한명이 처음으로 AI가 아닌 실제 동료 플레이어와 를 플레이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첫 경기를 플레이하던 중 다른 플레이어가 자신의 주변 지역을 핑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가 자신의 주의를 끌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거나 그 순간에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규 플레이어가 경기 중 다른 플레이어와 소통하는 미묘한 방식에 대비할 수 있는 튜토리얼이 부족하다는 점이 더 논의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런 핑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티에서 구축된 방식으로 게임의 온보딩 튜토리얼에서 다루기 어렵습니다. 플레이어가 핑 버튼을 마구잡이로 클릭하는 공격적인 핑은 종종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에 불만을 표시하는 신호입니다. 만약 팀원 중 한 명이 게임을 포기하고 다른 팀원들을 방해하고자 할 때는 플레이어들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6) 음성채팅 모더레이션에 새로운 플레이어 음성 채팅은 1인칭 슈팅 게임부터 멀티플레이어 서바이벌 게임, 수많은 MMORPG의 대규모 그룹 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많은 온라인 게임에서 여전히 필수적인 기능입니다. 음성소통을 통해 플레이어는 빠르게 진행되는 온라인 플레이에서 종종 필요한 복잡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음성을 사용하면 플레이어가 팀원이나 무작위 플레이어에게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는 게임 내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는 상당한 독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7) 음성 채팅은 보다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가져왔고, 플레이어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기술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음성 채팅은 플레이어의 익명성을 제거하여 ‘키쇼나 그레이’가 '언어 프로파일링' 8) 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정체성(인종, 성별, 성적 취향)을 노출시켰습니다. 플레이어는 음성 채팅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했을 때 다른 플레이어로부터 듣는 혐오 발언과 받는 대우를 통해 자신이 가진 정체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상기하게 됩니다. 게임에서 발생하는 음성 채팅의 양과 발생 속도 때문에 음성 채팅은 텍스트 채팅과 비교했을 때 더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일종의 통합 음성 채팅 모더레이션(운영 및 조정) 9) 을 요청해 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일부 플레이어들은 2017년부터 이를 요청해 왔습니다. 10) 음성채팅 모더레이션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Modulate가 이러한 노력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Modulate는 게임 회사가 게임의 음성 소통에서 발생하는 유해성 사례를 식별, 분류, 사전 예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음성 중재 기술인 ToxMod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지난 8월, Modulate는 액티비전과 협력하여 출시 예정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액티비전, 2023년)에 ToxMod를 구현했습니다. Modulate의 COO인 테리 첸은 게임 내 소통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의 전반적인 의도는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과 그 공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재미는 우리가 하는 일의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특히 발로란트처럼 적을 상대로 전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음성 채팅]이 필요한 게임의 경우, e스포츠에서 음성 채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이 정도의 독성이 존재한다면 게임을 즐기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ToxMod는 머신 러닝 기술을 사용하여 독성을 감지하고 등급을 매기지만, ToxMod가 자체적으로 사용자를 금지하거나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테리는 ToxMod를 "게임의 협력자이자 필요한 경우 경청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종의 추가 플레이어"로 간주합니다. ToxMod가 감지한 유해성은 플레이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운영자에게 표시되기 때문에 ToxMod는 개발자 및 운영자와 협력하여 유해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됩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저는 유해성 문제를 해결하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서 기업과 플레이어가 문제해결을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테리에게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각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에서 유해성이 얼마나 흔한지 살펴봤는데,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테리는 두 가지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1) 가장 실력이 뛰어나거나 인지도가 높은 플레이어의 요구사항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게임 전체에 걸친 플레이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 전문가보다 더 많은 플레이어의 소중한 피드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최고 수준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으며, 게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구간 또는 등급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많은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2) 긍정적인 부분을 인지하고 보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테리는 "가장 진정성있는 조치는 Modulate ToxMod든, 나쁜 행동을 감지하고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개발한 것이든, 보상을 위한 도구를 구현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플레이어, 개발자, 연구자로서 우리는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인 측면을 너무 많이 접하다 보니 좋은 본보기가 되는 플레이어들에게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기계적으로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서 보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장려하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구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바타의 반대편에 있는 우리는 결국 실제 사람이니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시스템을 논의할 때 고려해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를 어떻게 운영하고 조정할 것인가입니다. 소셜 공간에서 특정한 형태의 관리방식을 만드는 것은 인적 자원, 기술력,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프로 게이머 지망생이든 단순히 게임 공간에서 경쟁을 즐기는 플레이어든 게임 플레이에 경쟁의 관점을 도입하면, 게임에 걸린 것이 커지고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아집니다. 같은 공간에 단순히 분위기를 즐기러 온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이기고 싶지만)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 측면은 이러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한 '트롤링'과 독성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떤 시스템이든 창의력을 발휘하여 원하는 대로 시스템을 전복하고 독성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게임은 사회적 본질을 가지고 있다는 이 글의 첫머리로 돌아갑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온라인에 접속해 불쾌감을 주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같은 플레이 공간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로 눈을 돌려보면, 최근 디스코드의 성공으로 인해 음성 채팅은 다소 세분화되었습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전용 서버에서 개인이 큐레이션한 커뮤니티 디스코드 서버로 음성 대화를 전환하여 게임 로비에 있는 낯선 사람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습니다. 일부 게임 전용 디스코드 서버가 존재하지만, 이는 게임 플레이 중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마케팅과 게임 관련 커뮤니티 구축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상 현실은 플레이어가 게임 중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지만, 지금은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장비를 착용한 어색한 반신체 아바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의지가 있는 곳에는 사회적 공간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For more on modulate you can visit their website, https://www.modulate.ai/ . ***번역: 홍영훈 1) 2) Wadley, G., Carter, M., & Gibbs, M. (2015). Voice in Virtual Worlds: The Design, Use, and Influence of Voice Chat in Online Play. Human–Computer Interaction, 30(3–4), 336–365. https://doi.org/10.1080/07370024.2014.987346 3) Saheeli image from draftsim.com. https://draftsim.com/mtg-arena-emotes/ (accessed September 24th, 2023). Michael Jackson image from knowyourmeme.com. https://knowyourmeme.com/memes/popcorn-gifs . 4) Leavitt, Alex, Brian C. Keegan, and Joshua Clark. ‘Ping to Win? Non-Verbal Communication and Team Performance in Competitive Online Multiplayer Games’. In Proceedings of the 2016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4337–50. CHI ’16. New York, NY, USA: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2016. https://doi.org/10.1145/2858036.2858132 5) Wuertz, Jason, Scott Bateman, and Anthony Tang. ‘Why Players Use Pings and Annotations in Dota 2’. In Proceedings of the 2017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1978–2018. CHI ’17. New York, NY, USA: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2017. https://doi.org/10.1145/3025453.3025967 . 6) ibid. 7) Reid, Elizabeth, Regan L. Mandryk, Nicole A. Beres, Madison Klarkowski, and Julian Frommel. “‘Bad Vibrations’: Sensing Toxicity From In-Game Audio Features.” IEEE Transactions on Games 14, no 4 (2022): 558-568. 8) Gray, K. L. (2014). Chapter 3 - Deviant Acts: Racism and Sexism in Virtual Gaming Communities. In K. L. Gray (Ed.), Race, Gender, and Deviance in Xbox Live (pp. 35–46). Anderson Publishing, Ltd. https://doi.org/10.1016/B978-0-323-29649-6.00003-0 9) Märtens, Marcus, Siqi Shen, Alexandru Iosup and Fernando Kuipers. “Toxicity Detection in Multiplayer Online Games.” Proceedings of the 2015 International Workshop on Network and System Support for Games (NetGames). 03-04 December, 2015, Zagreb, Croatia, 1-6. 10) Blamey, Courtney. ‘One Tricks, Hero Picks, and Player Politics: Highlighting the Casual-Competitive Divide in the Overwatch Forums’. In Modes of Esports Engagement in Overwatch, edited by Maria Ruotsalainen, Maria Törhönen, and Veli-Matti Karhulahti, 31–47. Cham: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2022. https://doi.org/10.1007/978-3-030-82767-0_3 . Tags: 핑, 커뮤니케이션, 트롤링, 음성채팅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코트니 블레이미, Courtney Blamey 캐나다 몬트리올 콩코디아대학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 재학중인 게임디자이너. 시리어스 게임에서의 의미발생 과정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중이며, 게임디자인에서 플레이어와 디자이너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오버워치에서의 커뮤니티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블리자드의 접근방식을 개발자 및 게임커뮤니티에 관한 조사를 통해 풀어낸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게임과 게임 플레이어, TAG(Technoculture Arts and Games)를 연구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는 공간인 mLab의 회원이다. (게임연구자) 마크 라제네스 캐나다 몬트리올 콩코디아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 온라인 게임의 독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 공평하고 즐거운 놀이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게임 내에서 더 많은 긍정적인 조건을 들어내기 위한 독성 현상에의 이해를 추구한다. 스팀 마켓플레이스와 DOTA 2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 바 있고 곧 출시될 '트위치 마이크로스트리밍'의 공동 저자이다.

  • 인간인듯 인간아닌 인간같은 너: 좀비의 과거와 오늘

    좀비물은는 비단 디지털게임에서만 붐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앞선 매체들인 영화나 소설 등에서도 좀비는 매력적인 소재로 특히 호러물에서 자주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마도 게임에서의 좀비 또한 앞선 매체들의 영향 아래 놓였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게임에 등장하는 좀비의 의미는 다른 매체의 의미를 포괄하면서도 동시에 게임 특유의 요소들로 인해 조금 더 두드러진다. 이 글에서는 좀비에 관한 긴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하고, 디지털게임에서의 좀비라는 보다 좁은 주제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Back 인간인듯 인간아닌 인간같은 너: 좀비의 과거와 오늘 19 GG Vol. 24. 8. 10. PC ESD플랫폼 ‘스팀’에는 늘상 좀비물이 넘쳐흐른다. AAA급 타이틀은 말할 것도 없고, 저예산의 소규모 게임들로 가면 온통 좀비 천국이다. 좀비의 인기는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호러 장르라면 좀비는 더욱 본격적이긴 하다. 좀비물은는 비단 디지털게임에서만 붐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앞선 매체들인 영화나 소설 등에서도 좀비는 매력적인 소재로 특히 호러물에서 자주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마도 게임에서의 좀비 또한 앞선 매체들의 영향 아래 놓였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게임에 등장하는 좀비의 의미는 다른 매체의 의미를 포괄하면서도 동시에 게임 특유의 요소들로 인해 조금 더 두드러진다. 이 글에서는 좀비에 관한 긴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하고, 디지털게임에서의 좀비라는 보다 좁은 주제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게임 속 좀비의 등장과 변화 단순하게 좀비라는 개념을 처음 게임 안에 가져다 놓은 게임을 꼽으라면 1984년의 <좀비 좀비Zombie Zombie>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의 경우는 좀비 게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정도의 특성만을 보여주었다. 좀비 영화가 나름의 흥행을 이어가던 시절, 이 게임은 그저 영상물로서 갖는 좀비의 인기를 비디오게임으로 가져오는 정도에 머물렀다. 고층 빌딩 위에서 좀비라고 불리는 적들을 밀어 낙사시키는 방식의 간단한 규칙 안에서 적 캐릭터들의 행동은 굳이 좀비가 아니어도 무방할 패턴이었기에 본격적인 좀비 게임의 시작이라고 <좀비 좀비>를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 <좀비 좀비>는 좀비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게임규칙 면에서 좀비가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블 데드Evil Dead>(1984)나 <고스트 앤 고블린(일명 ‘마계촌’) Ghost N Goblins>(1985) 등의 게임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좀비의 행동패턴이 게임 캐릭터 안에도 들어오는 흐름을 볼 수 있다. 다소 느릿한 움직임과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패턴을 통해 적 유닛으로서의 행동에 좀비 특유의 방식들이 녹아들기 시작하지만, 여기서도 언데드라고 불리는 그룹과 엄밀하게 구분해 좀비라고 부를 수 있는 만한 유니크함은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었다. * <이블 데드>와 <마계촌>부터는 언데드와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좀비의 행동적 특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마도 본격적으로 좀비라는 개념이 게임 안에서 자신의 위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대중적 게임을 꼽으라면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1996)을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봐도 언데드와 구분되는, 명확한 좀비로서의 외형과 움직임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게임 안의 공간이 어느 정도 3차원 공간으로 잡히는 시기와 엇비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적으로서 좀비가 갖는 특성 중 하나인 느릿한 움직임이 3차원 공간에서의 공격방식인 ‘조준하고 쏘기Aim and shoot’에서 좀더 두드러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케이드 오락실에서 실감형 게임으로 직접 전자총을 들고 조준해 사격하는 방식인 <하우스 오브 데드House of Dead>(1997)이 주요 대상으로 좀비(혹은 언데드)를 대상으로 한 것도 어느 정도 같은 영향력 하에 나타난 일로 보인다. * 3차원 공간에서의 에임 앤 슛에서 좀비의 행동은 좀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느릿한 움직임’이라는 좀비의 특성은 고정된 것은 아니기에 함부로 속단하기 어렵다. 오히려 2010년대 이후의 게임들에 등장하는 좀비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은 군집으로서의 양상이다. <데이즈 곤Dayz Gone>(2019), <그들은 수백만They are billions>(2017)등은 결코 느리다고 볼 수 없는 움직임의 좀비들을 투입하면서 대신 엄청난 숫자의 물량으로 밀려들어오는 좀비로부터 버터내야 하는 도전을 안기는 형태로 변화했다. 오늘날 좀비를 주적으로 삼는 많은 게임들에서 나타나는 좀비의 특성은 그래서 단일하다기보다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디지털게임과 좀비 디지털게임의 초창기부터 좀비라는 대상은 적으로 자주 활용되었는데,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좀비가 활용되는 것과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디지털게임의 특수성이 도드라지기도 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워킹데드>같은 드라마들에서 좀비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적대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지만 인간의 외형과 유사해 더욱더 불쾌감과 공포감을 주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게임의 경우에는 이러한 적에게 공격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사회적으로 디지털게임은 폭력성에 관한 오해를 자주 받곤 하지만, 실제로 게임 안에서 강렬하고 적극적인 폭력행동을 수행하는 일은 게이머에겐 때론 버거운 윤리적 부담감을 안겨주는 일이 적지 않다. 유명한 사례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에서의 ‘노 러시안’ 미션에서 많은 게이머들이 무고한 민간인에게 화력을 투사하라는 명령 앞에서 머뭇거렸다는 이야기로부터 우리는 이것이 비록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폭력의 사용이 매우 높은 심리적 장벽 앞에 부딪힌다는 사실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특히 액션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라면 좀비는 매우 그럴듯하게 윤리적 문제를 비껴나갈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좀비의 신체는 인간의 신체와 매우 유사하면서도 명백하게 이는 인간이 아님을 드러낸다. 작은 머리와 직립보행하는 두 다리, 양 팔을 가진 좀비의 신체는 액션게임에서의 조준과 식별 과정에서라면 실루엣상으로는 인간을 향한 사격과 동일하지만, 인간을 닮은 이들 폴리곤 위에 덧씌워진 텍스처는 아주 강력하게 이들이 인간이 아님을 어필한다. 사격의 기술적 과정에서는 인간을 쏘는 것과 동일하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좀비라는 존재는 막대한 화력을 투사할 때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앞서 이야기한 윤리적 장벽을 우회하며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좀비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들의 상당수가 중화기를 동원한 강한 화력을 선보이는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도 같은 의미다. 미니건이나 소형 전술핵과 같은 대량살상이 가능한 병기들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지만, 이를 인간을 향해 쏘는 일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좀비와 같은 대상이라면 보다 강력한 무기를 디자인하고 그 화력을 맛볼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근현대 화기가 갖는 위력이 만드는 강한 스펙터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좀비라는 타겟은 다른 매체와는 다른 게임만의 특징으로 거듭난다. 이러한 윤리적 문제는 좀비가 아닌 다른 대상으로도 나타나는데, <콜 오브 듀티: 나치 좀비> 나 <스나이퍼 엘리트: 나치 좀비 아미>와 같은 나치와 좀비를 결합한 게임들이다. 나치와 좀비의 콜라보레이션은 매우 간단한 의도가 담겨 있다. 중화기로 화력을 들이부어라! 이들은 ‘죽어도 싼’존재이기 때문이다! * 나치와 좀비를 콜라보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게임 속 좀비의 새로운 트렌드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 속 좀비는 한 시기, 한 모습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며, 매 시기마다 그 시기에 가장 걸맞는 형태로 변화해 온 바 있다. 그리고 이런 좀비는 윤리 문제를 넘어선 강한 화력의 투사대상이라는 관념 바깥으로도 확장되는 중이다. <식물 대 좀비Plants VS Zombies>에서 좀비는 전통적인, 위협적이지만 느릿한 존재이지만 공포보다는 코믹한 형태로 재구성된 대상이다. 코믹한 좀비는 혼자 사는 너드 아저씨 주인공의 집을 향해 천천히 걸어들어오지만, 이를 막아내는 것은 감자, 해바라기, 콩 같은 앞마당의 채소들이다. 외부의 조력 없이 혼자 자신이 사는 집의 앞마당yard을 침공해오는 좀비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게임 속 플레이어의 활동은 전형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물이지만, 이 때의 좀비는 공포가 제거된 대상이다. * <식물 대 좀비>에서 좀비는 공포를 뺀 대상으로 나타난다.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에는 동충하초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좀비가 적으로 나오지만, 사실상 이 게임에서 가장 무섭고 위협적인 적은 좀비가 아니라 사람이다. 자주 이야기되는, ‘사람이 더 무섭다’라는 이야기가 <라스트 오브 어스> 세계관과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고, 이 속에서 좀비는 ‘차라리 사람보단 낫더라’라는 이야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폴아웃>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구울이라는 집단을 상정하는데, 방사능에 피폭되어 인간의 골격을 하고 있지만 외형은 좀비와 닮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명확하게 좀비라는 존재로부터 기원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좀비들과는 달리 지성을 갖고 집단을 이루며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존재이며, 플레이어의 동료나 아군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여기까지 오면 우리는 좀비라는, 한때 ‘절대로 인간이 아님’을 강변하며 존재하던 개념 또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를 묻던 그 장면들처럼, 최근의 적지 않은 게임들은 완벽한 상상 속 창작물인 좀비 또한 반드시 인간으로부터 분리되고 구분지어져야만 하는 대상인가를 역으로 묻는다. 어떤 면에서, 좀비에 대한 이야기는 포스트휴먼에 관한 최근의 논의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나는 짤렸다: 미국 게임계의 해고 붐 한복판의 현장 스케치

    2023년 11월 나는 짤렸다. 상사가 예정에도 없는 짧은 미팅을 제안했고 그 때 부터 뭔가 좀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맡고 있던 큰 클라이언트가 계약을 해지했다는 뉴스를 들었기 때문이다. 불안함은 현실이 됐다. 상사가 나에게 절대 퍼포먼스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해줬지만 기분이 좋아지진 않았다. < Back 나는 짤렸다: 미국 게임계의 해고 붐 한복판의 현장 스케치 18 GG Vol. 24. 6. 10. 나는 짤렸다 2023년 11월 나는 짤렸다. 상사가 예정에도 없는 짧은 미팅을 제안했고 그 때 부터 뭔가 좀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맡고 있던 큰 클라이언트가 계약을 해지했다는 뉴스를 들었기 때문이다. 불안함은 현실이 됐다. 상사가 나에게 절대 퍼포먼스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해줬지만 기분이 좋아지진 않았다. 그래도 나는 인간적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퇴사하기 1달 전에 알려주면서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나의 재취업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내가 그 동안 들어오던 미국의 정리해고는 준비할 시간 조차 주지 않고 이메일이 와서 “30분 후 부터 너는 그 어떤 회사 정보에도 접속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사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2023년과 2024년은 미국의 게임업계에 전례없이 차가운 겨울이었다. 역대급 정리해고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게임업계에 있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악몽같은 시간을 보냈다. 겉잡을 수 없는 정리해고의 바람이 불었던 것이다. 글로벌 팬데믹 시기 정점을 맞이하면서 엄청난 돈잔치를 벌였던 게임업계는 코로나 만큼이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불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미국 게임업계에서 일하며 흉흉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것은 2023년 봄쯤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기억으로 이 모든 정리해고들의 시작을 끊은 것은 EA였다. EA는 2023년 3월 전체 인원의 6%에 달하는 800여명을 해고했다. 5월에는 유니티가 600여명을 해고했다. 이 뉴스가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유니티가 이미 1월에 300여 명을 해고했기 때문이었다. 6월에는 포켓몬으로 유명한 나이안틱이 200명 이상을 해고하고 LA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8월에는 정말로 큰 건이 터졌다. 중동측과 2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계약을 맺기로 한 유럽 게임계의 거인 엠브레이서 그룹이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자사 스튜디오들을 폐쇄해 나갔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세인츠 로우 시리즈로 유명한 볼리션이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나오는 이름들은 커져만 갔다. 9월에는 에픽 게임스가 80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했는데 이는 전체 직원의 16%에 달하는 것이었다. 데스티니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사 번지가 100명을 해고한 것은 놀랍지도 않은 수준이었지만 지인이 해고에 영향을 받아서 나에게는 좀 더 피부로 느껴졌다. 해고를 당한 내 지인은 본인이 데스티니 시리즈에 정말 ‘영혼을 갈아넣었’는데 해고를 당해서 도저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가 건넬 수 있는 위로의 말은 별로 없었다. ‘금방 다시 직업을 찾을거야’라는 말이 너무나 거짓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유비소프트는 대규모 해고보다는 각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등으로 지속적으로 해고를 했다. 전체를 보면 이미 500여 명이 해고당한 수준이었다. 게임에 대한 전폭적 투자를 해왔던 아마존 게임스는 11월 아예 한 부서를 없애며 180여 명을 해고했다. 가장 정리해고 규모가 컸던 달은 2024년 1월이었다. 직원을 계속 짜르던 유니티는 1800명을 추가로 짜른다고 발표했고 트위치는 500명을 해고했다. 라이엇 또한 500명 이상을 해고했고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무려 2000여 명에 가까운 사람을 해고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1월에 해고된 사람의 숫자가 5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재취업을 위한 노력 나는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다들 짜르기 바쁜 와중에 채용을 하는 곳이 별로 없었고 그나마 있는 곳도 내가 일하던 곳보다 훨씬 더 큰 개발사/퍼블리셔 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지원을 해 서류통과도 못하고 있었다. 매일 매일 거절을 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재미있는 현상이 보이긴 했다. 테크나 게임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본인들의 자구책을 ‘협동’을 하면서 만들어내고 있었다. 일단 커리어 전문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을 중심으로 해서 해고현황을 공유하고 업종별로 올라온 채용공고들을 공개된 구글시트에 모아놓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다. 정리해고의 아카이브를 보면 정말 들어본 적 없는 인디게임개발사의 정리해고까지 빼곡히 차있었다. 구직자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기 보다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링크드인에서도 서로를 태그해주는 등 ‘상부상조’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게임업계 사람들 답게 디스코드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보통 직군별로 정보를 공유하는 디스코드 채널이 있는데 그 곳에서 채용공고나 팁을 공유했다.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 열려있는 채용공고는 본인이 ‘리퍼럴’을 해주겠다고 먼저 나서는 사람도 많았다. 아예 본인 팀에 자리가 있다고 다른 곳에 공개적으로 게시하지 않지만 여기서 먼저 이력서를 받아보고 싶다고 한 사람도 봤다. 업계의 내부결속력은 어려운 시절에 더 잘 발휘됐다. 해고자의 모임 심지어 그들은 위로조차 모여서 했다. 블리자드가 해고를 발표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월말 블리자드 본사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한 카페에서 게임계 정리해고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모임 공지를 보고 같이 갈 사람을 찾았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내 특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침 모바일 전문 개발사에서 해고를 당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운영부서에 있었는데 본인이 담당하던 게임이 운영을 중단했고 회사 측에서는 회사 내 다른 팀에 자리를 찾으면 고용을 유지해줄 수 있지만 아니면 나가라고 통보했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본인이 받아줄 곳을 찾느라 정신이 없어 모임에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그 노력은 허사였고 그는 정리해고를 피할 수 없었다. 판타지한 배경으로 꾸며져 있는 카페에 혼자 들어서니 이미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료를 한잔씩 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가운데 있는 넓은 테이블에는 전지가 있었고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는 게시판 같은 역할을 했다. 이미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용기를 짜내서 말문을 열었다. 대부분이 블리자드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었고 대부분이 한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었다. 직종은 다양했다. 대부분은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 같은 개발직군이었지만 IT 인프라부터 마케팅까지 거의 모든 직종이 망라됐다. 우울함은 전혀 없었다. “20년 블리자드에서 일을 했는데 내 후임 교육 잘 시켜놨더니 나는 짤리고 그 후임이 내 자리 차지하더라”같은 자조적인 농담들은 있었지만 그것 또한 웃음의 재료일 뿐이었다. 서로 어디 면접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업계 전체적으로 해고의 바람이 불자 자연스럽게 생겨난 대처방법의 단면을 보았다. 겨울에 대처하는 방법 미국 게임업계가 얼어붙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미시적 경험들을 통해서 알게 된 업계에 대한 몇가지의 통찰이 있다. 과도한 인재영입 경쟁과 개발비용의 상승이 이러한 사태를 불렀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 게임계는 전에 없는 호황을 맞이했고 따라서 엄청난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다. 채용 중 일부는 필요한 채용이기도 했지만 경쟁업체에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한 채용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인들 중 게임회사에 뽑혔음에도 불구하고 몇달 동안 아무런 프로젝트도 배정받지 못한 경우도 들어봤다. 이는 채용이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였다는 말. 결국 이런 기형적 형태는 개발비용의 엄청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경쟁시장국(CMA)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종래 5000만 달러에서 1억5000만 달러 정도였던 AAA 게임의 개발비용은 이제 2억 달러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콜 오브 듀티나 GTA 같은 프랜차이즈는 개발비용으로 3억 달러를 넘게 쓰기도 한다. ‘인건비’가 전체 비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업계에서 상승하는 개발비용은 정리해고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특히나 프로젝트가 ‘접힐 시’에는 더 그렇다. 실제로 대형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일하던 지인은 본인이 맡은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하면서 실직상태가 됐다. 포스트 펜데믹이라는 경제적 상황 또한 게임업계에 좋지 못하게 작용했다. 야외 활동이 극도로 자제되는 코로나 기간에 올랐던 매출은 이미 2021년부터 상승세가 둔화됐다. 2022년 들어서는 외려 떨어지기도 했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쿠퍼하우스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의 전체 매출은 2022년과 2023년에 3.1%와 3.3%가 떨어졌다. PC게임시장도 2022년에는 1.4%가 쪼그라들었다. 비용은 늘고 매출은 떨어지는 시장이 할 수 있는 선택이란 단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비디오 게임은 오래된 산업이 아니다. 산업으로서 자리를 잡고 나서 역사를 보면 전체적으로 우상향을 그려왔다. 그리고 그 상승세는 코로나 시기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 찾아온 겨울은 어쩌면 산업으로서의 게임계가 몇번 겪지 못한 것이었을 수 있다. 미시적 시점과 거시적 시점에서 풍파를 겪어낸 나의 체험은 결국 업계에 대해서는 차가움을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따듯함을 느끼며 마무리 됐다. Tags: 북미, 미국, 해고, AAA게임, 게임산업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나성인) 홍영훈 캘리포니아에서 살면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매체에 기고를 하며 많은 분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패션부터 게임까지 분야에 상관없이 재밌는 글을 평생 쓰고 싶습니다.

  • What’s fair price for video games?

    In Korean gamer communities, there's this saying about playing games from the Steam library: "Back then, we never paid to play the game. Nowadays, we never play despite paying the game." The phrase sarcastically highlights the contrast between the game market back in the 80s-90s, when no one actually paid a fair price for video games with the abundance of pirated and copied games in Korea, compared to now with digital game distribution channels when people do not play the game despite after purchase. < Back What’s fair price for video games? 17 GG Vol. 24. 4. 10.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34e447be-d2b1-48f0-85e6-eb63ee2f907b In Korean gamer communities, there's this saying about playing games from the Steam library: "Back then, we never paid to play the game. Nowadays, we never play despite paying the game." The phrase sarcastically highlights the contrast between the game market back in the 80s-90s, when no one actually paid a fair price for video games with the abundance of pirated and copied games in Korea, compared to now with digital game distribution channels when people do not play the game despite after purchase. The internet is flooded with countless games available to play at any time. We are living in an era where people can purchase more game easily through online digital game distribution channels than what humans could possibly play in a lifetime. The normalization of digital distribution, like Steam, has certainly contributed to lowering the entry price of a video game. But coming up with a fair amount of price tag in reality is a bit more complex than that, and it is difficult to say whether the game prices have truly become affordable than before. The regular release price of so-called “AAA” game titles has been steadily on the rise, not to mention all those excessive special editions (e.g., deluxe packages, limited editions) that cost well over ₩100k (approximately $80). As such, in some degree games are affordable form of entertainment, but at the same time, they deemed as expensive. To fully comprehend this contradictory situation, we must start asking ourselves: what is actually a fair price for video games? We do know that a considerable amount of manpower and resources go into video game production. So, being able to come up with a mutual range of fair prices would contribute to the industry in terms of securing sufficient profits for the creator and, thus, the necessary funds for the development of a better game. It would also contribute to its users that fair price can contribute to a continuation of a good product that offer enjoyable and enriching virtual experiences. Challenges in Determining Regular Prices of Video GamesHistorical records suggests that the pricing of video games was not never really calculated based on systematic business forecasts but often by arbitrary guesswork. The normative rules of game prices have frequently changed as well. For example, early arcades operated on fixed-price coin-op business model, where the playable time per coin heavily depended on how the player is good at that particular game. Ironically speaking, the more skilled players play longer while spending less, resulting in fewer profits for arcade operators. (This led to instances where skilled arcade-players in Korean arcades were occasionally kicked out from the premises, with a coin refund, to make way for the next player in line.) As such, the cost of complete gameplay experiences varied from person to person, largely contingent on their gaming proficiency. Of course, it not all gamers back then expected to achieve complete gameplay experiences in every arcades. The emergence of console and PC “package” games introduced the concept of fixed prices in the game industry, which meant people could pay the same price regardless of the amount of gameplay hours of each user. Each cartridge, disk, or CD was sold at a fixed price, gradually forming an average price range for games. But with the rise of online digital distribution channels and their mass-scale discount systems, real-time price controls, and game subscription schemes, the range of regular prices for package-type games has begun fluctuating again. Determining the fair price of a game has become even more complicated with the rise of the micro-transactions in games, which has become increasingly prevalent in the online/mobile game era. Now the cost of a game is not only about the gaming proficiency but also the total amount spent in-game. The gameplay experience of a heavy user who spends $1,000 on micro-transactions in a free-to-play game like Uma Musume: Pretty Derby (Cygames, 2021) would vastly differ from that of someone who didn't spend a dime in that game. In such a vastly different player-base, coming up with a mutual ‘fair’ price is certainly not an easy task. What I would like to note here is that the topic of regular price of a game and the appropriate cost (i.e., what is deemed as appropriate amount of money that one can spend in games) are a different thing. Because, to put it simple, the amount of coins that a player bring to arcade shop is not just about how much each session of a gameplay in that particular arcade cost. Rather, it’s about how many sessions of gameplay that the player is going to (or willing to) pay, multiplied by the cost of each gameplay session. As such, answering the question of 'what is a fair price for a game' is not solely about the determining the sales price tag of a game product, but also about finding a mutual balance between producers and consumers – in a way to maintain a sustainable cycle of production, distribution, and consumption. While individual purchasing power is certainly an important indicator to look at, but the primary concern lies here is about how goods (in this case games,) can be fairly exchanged between producers and users. Then another thing that needs to be addressed is the issue of today’s digital game distribution method, specifically, its pluralistic nature of game as both a product and a service. In the arcade era, games were primarily operated as a rental business. Then, gradually, they transitioned into owning the game (or game machines) as goods in the home console and PC game era. However, with the normalization of online/mobile games, there has been a shift back to rental services – games that are channeled through server-based, internet-connected platforms. Therefore, we are now living in an era where games cannot be explained by a single value; rather, they are both products and services that intersect and coexist. So there cannot be a simple answer regarding the fair price of games. And this is not even considering all those numerous discounts deals and subscription services. So it is evidently clear that there is no magic number about ‘what is the fair price’ in a game – we cannot do simple math by ticking checkboxes. One ideal approach is perhaps to first examine the amount of money spent on game production and then propose a range of unit prices that could potentially recoup those production costs for its creators within a reasonable timeframe. Then whether that price range is acceptable are ultimately determined consumers, by finding just the right balance between the market’s natural supply and demand. Clearly, it’s not an easy task. But a tasks that must be done. Why should we talk about the fair price of games? The Korean Consumer Price Index (CPI) is calculated based on the cost of 480 essential goods and services, served as a common indicator to determine South Korea’s regular living cost and inflation rate. Among these, 47 fall under the category of “entertainment and cultural activities”, which include activities such as purchasing musical instruments, computers, film tickets, and books, and the costs of travelling and even repairing digital devices. However, game-related expenditures are not included in Korean CPI. Despite numerous reports about the significant increase in South Koreans' usage of games, and despite all those provocative media coverage of somebody ‘spending tens of thousands of dollars on video games in micro-transaction instead of doing something productive’. Some easily solution is to add already existing collectable data such as PC-bang hourly fees and average of online entertainment purchases. Even if so, there are clear limitations; as they do not fully capture the overall game-related spending patterns of general South Korean players. This call for thorough actions in order for us to truly able to say that games have become one of the mainstream media – regarded as one popular media and enjoyed as any other daily leisure activity. This would include polishing our societal system and facilitating infrastructures to finally acknowledge gaming as an act of leisure and cultural fulfillment in contemporary society, and economic analysis on game-related consumptions. For instance, Korea do have basic reports on how much money people spend on games per month and what the highest and lowest prices are – such as the Game User Census Report conducted annually by the Korean Creative Contents Agency. However, there are still rooms for improvement as those numbers are isolated from the overall economic index, such as other consumable indexes in Korean CPI. While the cost of watching films, television shows, and portable multimedia devices is accepted as a ‘valid’ indicator of the livelihood of South Korean households, the cost of playing games is still missing. Now is the time when we should finally acknowledge the significance of the cost of software that is called video games. And not just the price tag of the game itself but also the significance of games in the overall socioeconomic context. This then leads to my question, “What is the fair price of games?” In this complex, ever-connected era of gameplay, the question shouldn’t be limited to “how much should the game product cost” but rather should target the fundamental question of “what games mean” – the value of game-related consumptions intersect with other means of our entertainment, social, and leisure activities. Instead of fixated by the price tag of a game itself, we should start asking ourselves how the game-related expenditures are compared to other leisure and cultural activities. Why do people choose to spend money on games rather than other means of media? What’s unique about games? It is now time to surface these questions that are currently encapsulated within gamers' communities and web forums, further into mainstream societal discourse. Lastly, perhaps we now need to start asking the very fundamental question of “What is the (means of) fair price of games?” Because, controversial topic such as the toxicity of impulsive or excessive game micro-transactions, or the irony of free-to-play (that, there’s no such thing as free to play anything), eventually leads to the fundamental question; what could account for the price of gameplay? What are the fair means of purchasable in gameplay? What can be quantified and what cannot? And how to measure them? We must realize that we no longer live in the era of a simple supply and demand market that can determine the simple one-for-all price of games. Instead, now is the time to embrace this ever-complicated question even to video games as medium itself.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KyungHyuk Lee He has been close to games since childhood, but it was not until 2015 that he started talking about games in earnest. After living as an ordinary office worker, he entered the life of a full-time game columnist, critic, and researcher through a series of opportunities. Books such as "Game, Another Window to View the World" (2016), "Mario Born in 1981" (2017), "The Theory of Game" (2018), "Wise Media Life" (2019), and "The Birth of Reality" (2022); papers such as "Is purchasing game items part of play?" (2019); "Dakyu Prime" (EBS, 2022), Gamer (KBS), "The Game Law", 2019 BC) and "Economy of Game", etc.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institute 'Dragon Lab'.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논문세미나] 게임 플레이를 통한 파트너쉽: 장거리 연애 커플이 친밀감 증진을 위해 디지털 게임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

    “(게임) 플레이를 통한 파트너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연구는, 게임과 같이 사람들의 생활과 밀착된 활동에서 연인들 사이에 발생하는 실제 의사소통 과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롱디 커플이 관계 연결의 매개로 디지털 게임을 이용하는 현상을 탐구한다. < Back 28 GG Vol. 26.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su Kim Studies a range of fields—culture and knowledge, space, and the academic field. Also interested in the history of games and the lives of gamers.

  • 손맛보다 눈맛, 사람들은 이제 게임을 ‘본다’

    2020년 초, 한 모바일 게임의 광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제 모두들 손 떼!”라고 외치고, 가끔씩만 만져줘도 맛이 최고라며 게이머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게임은 원래 이 맛”이라고 선언한다. “어머, 어딜 손 대요?”라며 능청을 부리기도 한다. 게임의 제목부터 “키보드에서 떨어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소위 방치형 RPG로 불리는 〈AFK(Away from keyboard) 아레나〉 이야기다. < Back 03 GG Vol. 21.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jin Yoon After earning a PhD in television drama studies, has spent more than twenty years teaching, researching, and writing on media-cultural phenomena. The subjects have been varied—games, webtoons, the Korean Wave, variety programs—but all share a common thread: the exploration of "activities that many people enjoy." A few years ago came a small book titled A Study of Digital Game Culture, and these days runs a research organization called the Yonsei Game & Esports Research Center (YEGER), pursuing a range of studies on game culture together with younger researchers.

  • Is this Lies of K?: “Lies of P” game discourse in the context of the South Korean game industry’s longing for a stand-alone game title

    “Lies of P” (Neowiz, 2023) takes place in Krat, a fictional city inspired by the Belle Époque period in Europe. One of the game’s NPCs (non-player characters), Eugénie, is portrayed as an outsider from a distant country east of Krat. She claims to come from the so-called ‘country of the morning,’ with a visual character design that resembles East Asian ethnic groups. Perhaps this character’s story was inspired by the Joseon Dynasty, a kingdom that existed on the Korean peninsula from the 14th to 19th century, which was typified as the “Land of Morning Calm” in the West around the 18th century based on the loose translation of the country’s name in Chinese characters (朝鮮). < Back 19 GG Vol. 24.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ri Kim Interested in the ways games let us experience stories. After poking around here and there, lately played Marathon.

  • 2023년, 되새기고 싶은 게임들

    쏟아지는 게임들을 개인이 매년 다 챙겨 플레이해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꾸준히 신작들을 좇는 과정에서 느꼈던 올해의 여러 게임들을 간략히 정리해보면서 한 해의 게임들이 남긴 의미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GG는 딱히 평점을 매기거나 개별 타이틀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웹진은 아니지만, 한 해의 마무리로서의 의미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 Back 15 GG Vol. 23.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재현, 추상, 그리고 시뮬레이션의 정치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에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물을 아래가 아니라 위로 쏘아 올리던 고대 로마의 분수부터 폭포 아래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물레방아까지, 우리는 스스로 ‘작동(作動)’하는 대상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그리스의 헤론이 만든 회전하는 증기 장치에서 근대 산업기술 사이를 비집고 등장한 다양한 오토마타까지, 작동하는 무언가가 주는 즐거움은 기술의 고도화 여부와 관계없이 인류 문화 한켠을 차지해 왔다. < Back 재현, 추상, 그리고 시뮬레이션의 정치 27 GG Vol. 25. 12. 10. 오토마타와 시뮬레이션 사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에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물을 아래가 아니라 위로 쏘아 올리던 고대 로마의 분수부터 폭포 아래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물레방아까지, 우리는 스스로 ‘작동(作動)’하는 대상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그리스의 헤론이 만든 회전하는 증기 장치에서 근대 산업기술 사이를 비집고 등장한 다양한 오토마타까지, 작동하는 무언가가 주는 즐거움은 기술의 고도화 여부와 관계없이 인류 문화 한켠을 차지해 왔다. 디지털게임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작동의 세계를 한발 더 밀고 나간 개념이다. 단순히 작동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작동에 직접 개입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시뮬레이션의 독특한 즐거움이다. 무언가를 원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만든다는 말은,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언제든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뮬레이션’이 본래 게임 장르가 되기 이전에는 현실 세계의 현상과 질서를 모델링을 통해 재현하는 기술적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실제 장치나 제도를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경제적 비용뿐 아니라 실패가 낳는 기회비용까지—을 절감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작동의 실패는 언제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작동을 구경하는 즐거움은 게임화된 시뮬레이션 속에서는 실패의 위험을 관리하고 극복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무엇’을 만들어냈다는 성취의 즐거움으로 확장된다. * 골드버그 장치(위)와 <요절복통 기계>(1992)는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전자가 완성된 작동 장면을 감상하는 데 초점이 있다면 후자는 장치를 ‘만드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에 집중한다. 우리가 즐기는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이 두 가지 즐거움이 나란히 담겨 있다. <팩토리오>에서 플레이어가 설계한 자동화 공장이 오차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풍경은 시각적 쾌감을 넘어서는 스펙터클이다. 동시에 그 완성된 체계를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도 있다. 오토마타를 바라보는 즐거움과, 그 오토마타를 스스로 설계했다는 즐거움이 하나의 장르 안에서 조우한다. 완성된 레고 테크닉을 바라보는 기쁨과 레고를 조립하는 과정의 기쁨이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즐거움은 시뮬레이션 장르의 고유한 지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대전격투 게임을 떠올려보자. <철권>에서 플레이어는 복잡한 프레임 사이로 움직이며 상대의 체력을 깎아나간다. 여기서도 실패의 가능성이 전제되어 있고, 이를 넘어 승리했을 때의 기쁨은 분명 크다. 하지만 기술과 기술이 매끄럽게 연계되는 순간은 게임 속에 실시간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짧은 리플레이를 통해 스쳐 지나간다. 완성된 순간 자체를 오래 관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때로는 컷신처럼 게임 외부로 튀어나오거나, e스포츠나 영상 콘텐츠의 형태로 아예 바깥에 존재한다. 반면 <산소미포함>에서 완성된 지하도시가 철컹거리며 돌아가는 광경을 바라보거나, <롤러코스터 타이쿤>에서 자체적으로 굴러가는 완성된 공원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시뮬레이션 장르의 플레이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완성물을 관조한다는 것은 ‘복잡성을 장악했다’는 증명과도 같다. 복잡한 체계를 단순화된 규칙으로 조정해 낸 결론이 단순히 ‘승리!’라는 순간이 아니라, 그 완성된 작동이 펼쳐 보이는 논리적 풍경 전체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조금 현실적인 비유를 들자면, 제국을 완성한 권력자가 느끼는 ‘잘 돌아가는 제국’의 감각에 가깝다. 화폐와 도량형을 통일하고, 인프라를 하나의 질서 하에 묶어낸 진시황이 느꼈을 법한 그 만족감—시뮬레이션 게임이 겨냥하는 지점은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시뮬레이션에서 추상되는 것들 시뮬레이션 게임에 ‘제국의 지배자’가 되는 즐거움이 있다면, 조금 뜬금없게 들릴 수도 있다. 물론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모두 권력지향적일 리 없다. 현실에서 권력을 행사하려면 엄청난 리스크와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타인을 억압하거나 제거하는 폭력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적 법과 제도를 통해 이러한 욕망을 통제해 왔다. ‘게임’으로서의 시뮬레이션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본래의 시뮬레이션이 그랬듯이 현실의 비용—물리적·경제적·윤리적 비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놀이를 위한 시뮬레이션은 제한된 가상세계 안에서 적당한 성취를 맛보게 하고, 그 과정은 현실보다 훨씬 가볍다. 이 가성비 높은 즐거움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 바로 ‘추상화’다. 현실에서 어떤 욕망을 구현하려면 수많은 조건들이 따라붙지만, 놀이로서의 시뮬레이션은 그중 많은 요소를 과감히 생략한다. 전략 시뮬레이션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를 보자. 플레이어는 군웅할거의 시대에서 천하통일을 목표로 한다. 영토는 인구와 생산력 같은 기본 스탯을 가지고 있고, 내정을 통해 수치를 끌어올린다. 군대를 징병하려면 농업·상업 개발과 인구 증가를 통해 얻은 금과 식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내정’이라는 복잡한 개발 과정은 게임 안에서 그저 장수에게 하나의 커맨드를 실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렇게 간단히 처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실의 토지개발 과정을 그대로 모사하면 게임의 주제—군웅할거의 경쟁—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이 주는 즐거움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현실과의 대응 여부가 아니라, 재미를 기준으로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가 결정한다. <심시티>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은 도시의 성장과 번영을 탁월하게 그려내지만, 그 우상향 그래프의 바탕에는 경제력, 특히 땅값과 세금 구조가 놓여 있다. 그렇기에 디테일을 구현하면서도, 예컨대 땅값 상승으로 기존 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현실의 복잡한 요소들은 과감히 추상한다. 결국 시뮬레이션 게임을 평가하는 하나의 질문은 “무엇이 추상되었는가?”다. 이 기준을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에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논점이 발생한다. 실제 전투기와 흡사한 디테일이 ‘진정한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에이스 컴뱃>이 납득되지 않는다. 반면 <팰콘 4.0>의 <자본론>보다 두꺼운 매뉴얼 앞에서 좌절한 이들에겐 정도면 충분히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이다. 추상과 정치 이 지점에서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션 게임’은 분리되어야 한다. 양자는 정치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무엇을 추상하고 무엇을 남겼느냐가 즐거움의 기준이 되는 순간, 게임은 의도치 않은 정치적 해석에 휘말릴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심시티>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여기에 속한다. <문명> 시리즈는 이런 문제가 훨씬 더 첨예하게 드러나는 사례다. 이 게임은 인류사를 데이터와 연산을 기반으로 재구성하며 플레이어에게 ‘다른 시간선’을 만들어낼 기쁨을 준다. 실존 역사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의 원천이다. 하지만 제작사는 이 현실과 가상 사이의 간극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서구 백인 남성 중심으로 쓰인 기존 역사 서술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지도자의 성비를 조정하고, 말리·하와이·폴리네시아 같은 비서구 문명을 적극 편입했다. 최근 시리즈일수록 점령과 정복 중심의 승리 조건에서 벗어나 과학·문화·종교·외교 승리 등 다양한 엔딩을 제시하며 제국주의적 서사의 편향을 완화하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역사에 승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따라붙는다. 이는 결국 ‘추상’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고정된 서사를 보여주는 대신 여러 요소를 배치해 플레이어가 조합하도록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위해 무엇을 추상할지 결정하는 순간, 의도와 다르게 정치적 메시지가 발생할 수 있다. 재미를 위한 삭제가 ‘의도적 누락’으로 읽힐 때, 게임은 본래의 목적을 떠나 새로운 의미를 낳는다.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세계를 구성하는 데이터의 일부가 빠져 있다는 사실은, 그 세계가 이미 정치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실 모사와 재미, 혹은 즐거움의 문제로서의 시뮬레이션 게임 커뮤니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는 “게임은 재미가 최우선!”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말에 온전히 동의하진 않는다. 게임만이 재미를 추구하는 매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나 다큐멘터리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재미’를 준다. 특히 현실의 논리를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의 구조를 기반으로 삼되, 재미를 위해 일부 요소를 추상해야 한다. 이는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요구와 ‘재미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충돌하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앞서 언급한 오토마타 비유를 조금 바꿔 말하면 마치 건프라 조립 세트에 가깝다. 완성품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이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결국 현실의 특정 논리를 어떤 방식으로든 모사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현실의 모든 요소를 담아내는 시뮬레이션은 이미 게임이 아니라 실제 시뮬레이션 시스템이다. 게임으로 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상이 필요하고, 그 추상은 곧 ‘무엇을 빼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선택을 포함한다. 이 선택이 바로 정치다. 따라서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정치적인 행위다. 무엇이 빠져 있고, 무엇이 강조되었는지, 그 결과로 만들어진 세계가 어떻게 ‘완전한 작동’처럼 느껴지는지를 살펴보는 일. 이러한 감상과 이해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보다 비평적으로 즐기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Editor's View] Ways of Seeing

    아이템을 기획하는 내내 편집위원들과 편집장은 보는 게임이라는 개념의 모호함에 대해 토로했다. 어디까지가 게임일 것인가? 어디부터가 게임의 변화인 것인가? 인간의 역사가 늘 그래왔듯이 우리는 동시대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즉시성있는 답변보다 늘 우직하게 본질을 바라보는 질문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보는 게임’의 시대에 감히 어떤 정답을 내리기보다는, 다양한 질문과 사유를 통해 이 시대 게임의 변화를 사유하는 계기로 ‘GG’3호가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 Back [Editor's View] Ways of Seeing 03 GG Vol. 21. 12. 10. 이제는 고전이 된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Ways of Seeing’라는 책을 기억한다. 본다는 행위는 결코 영원히 고정된 의미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며, 시대와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며 변화해 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심지어 ‘보는 것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게임이라는 매체에까지도 닥쳐온 듯 하다. 오랫동안 디지털게임은 그 중심에 직접적인 상호작용성이 있다고 이야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현실에서는 이러한 개념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플레이어의 개입이 줄어든 방치형 게임, 타인의 게임플레이를 보며 즐기는 e스포츠나 게임스트리밍 등은 게임에 대한 관점을 보다 새롭게, 혹은 보다 폭넓게 정립하기를 요구한다. ‘게임제너레이션’ 3호는 바로 그 ‘보는 게임’ 현상에 주목했다. 플레이어의 개입이 줄어든 오늘날의 게임을 게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부터 이 변화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의 대중화에 대한 해석까지 우리는 적지 않은 과제를 받아안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의 다채로운 고민을 담고자 했다. ‘보는 게임’에 대한 두 접근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도 사뭇 다른 관점을 취한다. 윤태진과 이상우는 각각 ‘본다’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변화와, 그 변화로부터 나타나는 공백에 주목한다. ‘보는 게임’이라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방치형 게임이 만들어내는 플레이를 관찰하는 박이선의 글은 플레이어라는 주체의 위치와 자세를 되묻는다. 홍영훈은 e스포츠팀 속 개인으로서의 게이머라는 존재가 갖는 정체성을 되물으며, 가깝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일본의 게임문화 속 ‘보는 게임’의 의미는 신주형의 추적 끝에 우리 앞에 되살아난다. ‘트렌드’에서는 세 가지 테마를 관찰한다. 2021년 국감에 등장한 게임 접근성 문제는 어느새 대형 게임에서는 조금씩 적용되고 있는 트렌드다. 오랫동안 우리 곁을 맴도는 질문, 왜 한국의 콘솔게임 점유율이 낮은지에 대한 소고는 최근 들어 늘어나기 시작한 한국 게임제작사들의 콘솔 도전과 맞물린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가 보여준 전체채팅 금지라는 정책의 도입과 재철회 이슈는 그 원인인 온라인게임 채팅의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아티클 부문은 ‘보는 게임’의 또다른 반대편인 ‘듣는 게임’에 관한 임태훈의 글로 서두를 연다. 12월 개최되는 실험게임축제 ‘아웃오브인덱스’의 주최자인 박선용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서울 합정역 인근에서 열린 미술전시 ‘로우스코어 걸’은 게임의 방법론을 활용하고자 하는 미술의 도전을 보여주며, ‘메탈기어’ 시리즈와 주인공 스네이크의 통시적 변화를 다룬다. ‘데스루프’ 가 보여주는 회귀와 게임이라는 텍스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회귀성에 대한 영원회귀로의 접근, 실황중계를 통한 간접체험의 시대를 들여다보는 글들이 준비되어 있다. 인터뷰는 e스포츠, 유튜브, 방치형게임을 선택했다. 게임을 통해 교육을 준비하는 젠지 글로벌아카데미, 보는게임 시대의 중심에서 살아가는 게임유튜버 김성회, 대표적 방치형게임으로 거론되는 ‘어비스리움’의 운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날의 보는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품고자 애썼다. 아이템을 기획하는 내내 편집위원들과 편집장은 보는 게임이라는 개념의 모호함에 대해 토로했다. 어디까지가 게임일 것인가? 어디부터가 게임의 변화인 것인가? 인간의 역사가 늘 그래왔듯이 우리는 동시대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즉시성있는 답변보다 늘 우직하게 본질을 바라보는 질문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보는 게임’의 시대에 감히 어떤 정답을 내리기보다는, 다양한 질문과 사유를 통해 이 시대 게임의 변화를 사유하는 계기로 ‘GG’3호가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한국 게임비평의 궤적과 방향

    세계 최초의 게임잡지는 1981년 영국에서 발간된 <컴퓨터와 비디오게임(Computer & Video Games: CVG)>이다. 2004년부터 온라인으로만 발행되다, 2015년에는 온라인사이트까지 폐쇄하고, (www.gamesradar.com)로 리디렉션됐다. Gamesradar+는 여전히 기대작이나 신작 리뷰, 업계동향뿐 아니라 알찬 내용의 작품비평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한국에서 게임잡지가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1990년대 초반이다. 1980년대 PC 보급시기와 맞물려 닌텐도(Nintendo)의 ‘패미콤(Famicom)’을 국산화한 ‘현대 컴보이’가 소개됐다. 이후 세가(Sega)의 16비트 ‘메가 드라이브(Mega Drive)’를 삼성전자가 국내버전으로 바꾼 ‘수퍼 겜보이’가 발매되고, 콘솔게임에 대한 관심 급증이 게임전문잡지의 탄생을 추동했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확률이 만드는 스킵: 즐거움과 귀찮음 사이를 맥동하는 플레이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을 풍부한 경우의 수로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확률은 디지털게임에서 직면하는 상황의 다채로움을 만들어내며 빛을 발한다. ‘다키스트 던전’에서 랜덤하게 튀어나오는 스트레스 상황과 영웅의 기상은 플레이어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나락에서 극락까지의 폭넓은 감정 변화를 만들어내고,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 매 라운드마다 주어지는 랜덤한 카드보상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예측불가능한 도전에 대해 예측과 적응으로 돌파하게 만드는 즐거움의 원천이다. < Back 17 GG Vol. 24.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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