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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게임 정책을 예견해 보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윤석열 후보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다. 공약을 열심히 들여다보면 집권 후 방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일 뿐이다. 다이나믹 코리아는 본게임 이전, 프리게임 때부터 치열하고 예측 불가능이다. < Back 05 GG Vol. 22.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온라인 시대에서 ‘PC방’이 살아가는 법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과 함께한 놀이 문화로 통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오락이 가능한 값비싼 콘솔기기로 시작해, PC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가정 내 기초 게임 환경 구축이 가능해졌고, 지금에 와서는 거리와 관계없이 편하게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 Back 08 GG Vol. 22.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Chanjung Lee Alongside enjoying games across a range of genres, taking a multifaceted look at what PC bangs look like today.
- 역사적 트라우마와 유령의 소환술: 〈반교: 디텐션〉의 역사주의
이처럼 애매하고, 역설적이고, 공백으로 가득 찬 대안적 역사인식의 상징극장(학교)을 탐색하며 퍼즐 열쇠들을 수집하는 플레이어는, 유령이 된 채 부재하는 현재의 표식들을 이어붙이고, 역사의 버려진 시신을 가르는 부검의가 된다. “너는 나고, 나는 너다” 며 자신의 그림자에게 읊조리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파편화된 상흔들은 수집과 탐색행위로 이뤄진 이 부검에 의해 점차 진혼된다. 플레이어의 부검은 사망 원인 추적에 그치지 않고, 망자의 부릅뜬 눈을 감기는 의식으로 연동되는 것이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yunwoo Shin A cultural researcher and cultural critic, specializing in critical theory of technology and the political economy of media. Researches cultural phenomena surrounding gaming,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s, and blockchain, and teaches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th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게임회사는 NFT의 꿈을 꾸는가 : ‘튤립’과 ‘국민템’ 사이에서
새로움은 한계가 눈에 보일 때 도드라진다.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그 시도가 만들 새로운 결과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그러한 새로움을 필요로 하는 현재에 대한 불만이 함께 놓여있다. 이를 생각하면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한다는 아이디어는 어떤 변화를 의도하는가와 더불어 그 변화가 왜 필요한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는 지금의 위치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나아갈 위치가 어디쯤일지 더 분명하게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Back 05 GG Vol. 22.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Developer, Researcher) Jiwoong Kang Senior researcher at the Institute for Social Development Studies, Yonsei University. Has written for various game outlets, including Gamers. Books include Game and Cultural Studies (co-authored) and The History of Korean Games (co-authored). Writes a regular game column for the children's magazine Goraega Geuraesseo. Believes that games are a culture that walks alongside us, touching countless moments of our lives. (Game Developer, Researcher) YoungWook Oh Game enthusiast, game programmer, and historian of games. A growing interest in Korean games turned into a hobby of collecting and organizing materials, and has been steadily gathering and archiving them since 2006. Co-authored books including The History of Korean Games and Mario, Born in '81, and contributed as a developer to games such as Dungeon & Fighter, Acropolis, Pony Town, and Timeline Dungeon.
- 니체, 영원회귀, 아모르 파티, 그리고 ‘데스루프’
〈데스루프〉 는 과정을 즐기는 게임이다. 지금까지 어떤 선형 구조의 게임들은, 모두 그 과정의 가치가 결과에 종속되어 있었다. 결국 영원회귀가 가지는 긍정성은 결과에 의해 보장된다. 그리고 그 결실을 얻은 과정은 다시금 플레이 할 가치를 빠르게 잃는다. 그러나 〈데스루프〉 는 그 결말에 이르러 진정으로 모든 과정을 긍정해버리면서 다시금 그 루프로 뛰어들게 만든다. 물론 플레이 메카닉이나 콘텐츠 면에서 다시 이 게임의 파괴와 생성을 플레이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게임에서 퇴장한 후에도 이들이 계속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갈 거라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플레이한 과정보다 더 즐거운 유희가 될 거란 것도. 이 부분이 조금은 특별하다. < Back 03 GG Vol. 21.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 기울어진 협곡에서 - <당신엄마가 당신보다 잘 하는 게임〉에 부쳐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공평하다는 것이다. 게임은 모니터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고, 오로지 그가 제때에 버튼을 누르고 있는지 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게임은 인종, 성별, 계급에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과 그것을 위해 쏟는 노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는 인터넷이 보편화 되던 시절 즈음에 유행하던 “전자민주주의”라는 장밋빛 구상, 즉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온라인에서는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의견 대 의견으로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의 게임 버전이었다. < Back 기울어진 협곡에서 - <당신엄마가 당신보다 잘 하는 게임〉에 부쳐 05 GG Vol. 22. 4. 10. 평등한 게임이라는 환상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공평하다는 것이다. 게임은 모니터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고, 오로지 그가 제때에 버튼을 누르고 있는지 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게임은 인종, 성별, 계급에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과 그것을 위해 쏟는 노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는 인터넷이 보편화 되던 시절 즈음에 유행하던 “전자민주주의”라는 장밋빛 구상, 즉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온라인에서는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의견 대 의견으로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의 게임 버전이었다. 이런 주장은 다양한 이유로 게임에 접근조차 어려운 사람들, 예컨대 장애인이나 극 빈곤층 등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한계를 이미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간 많은 게임 커뮤니티들에서 어린 고수들에게 게임의 도道를 사사 받은 풋내기 성인들의 경험담 같은 것들을 심심찮게 봐왔다. 어쨌거나 게임의 세계에서는 게임 잘하는 사람이 최고라는 사실은 유효하다. 하지만 생각해볼 것은 오늘날 게임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저런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재능하나로 돌파하는 천재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지는 따져볼 일이다. 데이터 과학자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통념을 배반하는 데이터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가령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NBA(전미농구협회)를 가난한 흑인들이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장으로 여긴다. 하지만 정작 데이터는 반대다. NBA는 점차 중산층 이상의 배경을 가진 선수들로 채워지고 있고, 그들이 가난한 선수들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저자는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든다. 하나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양육된 아이들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면서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절제하고, 인내하고, 규칙을 지키는 등의 사회적 능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1). ‘게임을 누가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게임이 사회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던 시절’에는 무시당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게임은 다른 무엇보다도 ‘돈’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는 것을 놔두는 것은 책임방기에 속한다. 동시에 이런 개입들은 필연적으로 게임을 더 돈이 되는 방향으로 끌어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우리는 Pay to win이라는, 돈을 많이 낼수록 강해지고 승리하는 게임들의 승승장구와, 하나의 게임을 잡다하게 쪼개서 팔아치우는 부분유료화의 전면화를 목도하고 있다. 물론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게임들이 있다. 하지만 자녀가 게임에 재능이 있다고 해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최신형 컴퓨터를 사주고 프로게이머 학원에 보내주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게임계에서 걸핏하면 터져 나오는 ‘인성’논란이나, 과거의 행적에 대한 문제들은 앞선 예처럼 교육과 양육환경의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프로스포츠들에 비하면 아직은 덜 체계화 되어 있을 수는 있지만, 만약 e-sports가 진짜로 다른 인기 스포츠들만큼의 위상을 획득한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프로게이머가 되려고 게임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하면서 즐거움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별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나뉜다. 무엇보다 이런 것들은 티어로 알 수도 없고, 반영되지도 않는다. 엄마가 모욕이 된 세계 오늘날의 인터넷이 그렇듯이, 게임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평등하게 소통하기보다는 무차별적 모욕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혹자는 누구에게나 무차별적으로 모욕하는 것이니 그것 또한 평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욕이 진짜로 ‘무차별적’인지는 살펴봐야 한다. 박서련의 단편 소설인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2)은 동명의 소설집의 표제작이다. 소설은 무용을 전공할 뻔하고, 외국계 게임회사에 다니는 남자와 결혼해 아들을 하나 낳은 중산층 가정주부인 ‘당신’3)의 이야기를 다룬다. 초등학생인 아들은 게임실력이 형편없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아이에게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는 헌신적인 부모인 당신은 고민 끝에 게임과외를 떠올린다. 최초로 찾아온 것은 명문대를 다니며 챌린저 티어인 남자 대학생이다. 그는 게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을 나무라며 부모라도 아이가 하는 게임을 알아야 한다고, 그러니 자기가 가르쳐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임을 가르쳐 주겠다던 그는 그걸 빌미로 손을 잡고 가슴에 팔꿈치를 갖다 대며 성추행을 한다. 이제 어리지로 순진하지도 않은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챘고, 단호하게 그를 내쫓는다. 불쾌감을 뒤로하고 새롭게 만난 과외선생은 다이아 티어의 명문대를 다니는 여대생이다. 당신은 그에게 여성적 매력이 없음을 안도하며 아이의 과외선생으로 낙점하지만, 그는 아이가 아니라 당신이 게임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과외선생의 등쌀에 떠밀리듯 당신은 게임을 시작한다. 그런데 당신은 놀랍게도 재능이 있었다. 당신은 승리를 쌓아가며 오랜만에 온전한 성취감을 맛본다. 순식간에 아이의 티어인 브론즈를 넘어 골드에 진입한 당신은, 때마침 아이의 라이벌이 아이와 전교회장 출마를 두고 게임으로 승부를 내자고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당신은 불신하는 아이를 이겨 실력을 입증하고, 아이의 라이벌을 게임으로 불러내 보기 좋게 압살해버린다. 하지만 사실 게임을 그다지 잘 하지도 못했던 아이의 라이벌은 패배에 승복하지 않고 아이의 계정에 접속해 있는 당신에게 조롱의 메시지를 쏟아낸다. 그리고 당신은 알게 된다. 게임에서 ‘엄마’는 그 자체로 욕설로 받아들여지고, 당신이 엄마라고 타이핑할 때마다 ‘XX’가 그것을 대체한다는 것을. 아이의 라이벌은 계속해서 우회적으로 너희 엄마를 외치지만, 게임은 엄마인 당신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게임에서 이긴 것은 당신이지만,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패배감을 맛본다. 게임, 엄마, 여성 이 소설은 여성과 게임의 관계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사례들을 엮어 한편의 악몽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악몽은 엄마의 것이다. 소설 속의 ‘당신’은 새로운 세대의 교육받은 엄마이고, 자녀 양육에 관한 최신의 정보와 자원을 충분히 습득하고 있는 중산층이다. 훈육과 금지보다 이해와 도움을 통해 자녀를 양육하려고 하고, 과도한 애정관계를 형성해 아이를 의존적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소위 깨인 엄마이기도 하다. 물론 소설은 이런 듣기 좋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조금도 먹혀들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신은 아이의 미래를 자신의 계획과 계산을 통해 성취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헬리콥터 맘이고, 아이에게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아이는 의존적이고 버릇없게 자라고 있다. 당신은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전전긍긍하고 모든 것에 일일이 대응하려 하는 미숙한 어른임에도, 자신이 아이를 빈틈없이 케어하고 있다는 허위의 자족감에 빠져 있다. 따라서 소설은 엄마인 당신을 온전한 피해자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당신은 당신이 빠져있는 함정에 매몰되어 있거나 심지어 공모하고 있는 존재에 가깝다. 게임문화에서 엄마의 표준적인 모습은 당장 게임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라고 닦달하는 존재이지만, 소설 속의 당신은 이런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녀의 모든 영역을 빈틈없이 조망하고 싶어 하는 욕망 혹은 그래야만 한다는 압박 때문에 게임에 직접 뛰어들게 되는 인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금지든 방임이든 개입이든 간에 게임은 엄마들에게 불안의 영역이다. 그것이 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는 가운데,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담론이나 연구들은 온전한 논의가 아니라 각자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정해두고 말하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때문에 엄마들은 대부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게임에 맞서는 것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이런 역할들을 엄마가 도맡게 되는 것은 여전히 양육과 돌봄이라는 문제가 엄마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엄마의 일’로 여겨지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한 사람의 모든 삶이 평가되는 종류의 문제이다. 하지만 학업성적이나, 일의 성과 같은 것에 비해 양육은 지극히 평가가 어렵다. 사회적으로는 아이가 명문대에 입학하고 고소득 직업을 갖는 것 정도가 성공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인생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이런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결국에는 엄마의 잘못이 되고야 만다. 이 함정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양육의 책임을 모든 가족과 사회에 실질적으로 분산하고, 엄마들에게 합당한 사회적 인정과 자리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엄마에게 대부분의 책임을 지운다. 직장에서는 자기만 조직에 헌신적이지 않은 이기적인 존재이며, 밖에서는 이기적인 ‘맘충’이고, 가족들에게는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는’ 엄마이자 아내다. 게임에 대한 ‘엄마’들의 적대는 이런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방어적인 반응이다. 자신의 의무는 아무것도 줄어든 것이 없는데, 남편과 자녀가 시간과 돈을 게임이라는 잘 알지도 못할 것에 쏟아 붓고 있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수 있겠는가? 다른 한편의 악몽은 여자에 대한 것이다. 게임에서 가장 심한의 모욕은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여성형이다. 게임을 못한 것이 남자일지라도 욕을 먹는 것은 애꿎은 엄마와 전국의 아무 상관없는 ‘혜지’들이고, 평생을 모쏠로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남자친구 따라서’ 게임을 시작한 줏대 없는 게이머 취급을 당한다. 그런가하면 많은 남자게이머들이 여자게이머를 잠재적 연애대상으로 여긴다. 엄마, 선생님, 여가부(!)처럼 여자는 게임을 방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지만, 게이머 여성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마저도 그 여성은 나보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존재이며, 게임을 ‘가르쳐’줘야할 존재일 것이라는 가정이 붙는 경우가 대다수다. 게임을 잘하는 여성이 등장하더라도 그의 실력은 언제나 ‘합리적 의심’에 휩싸이고, 폄훼당하기 일쑤다. 자신이 그 여성게이머보다 게임을 못하더라도, 게임실력을 의심하고 훈수를 둘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남성게이머들이 넘쳐난다. 게임문화의 공식적인 입장은 ‘게임만 잘하면 되지 네가 무엇이든 상관없다’이지만, 이것으로는 게임문화 전반에 넘쳐나는 여성혐오와 소수자혐오를 설명할 수 없다. 딜루트는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에서 많은 게임커뮤니티의 주류담론들이 모두를 동등한 게이머로만 대해야 하며, 친목질을 방지하고 성별을 밝히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드러내선 안 되는 성별은 오직 ‘여성’뿐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서로를 형이라고 지칭하고, 여성 게이머 이슈에서는 입을 모아 조롱하기에 바쁘지만 그런 것에 문제를 제기할 때 만 “남자건 여자건 그냥 각자 게임을 하면 그만”이라고 답한다는 것이다.4) 최근 몇 년간에 걸쳐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게임업계의 성차별, 남성중심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아시아시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북미나 유럽에서도 이런 흐름에 대한 불만을 가진 게이머 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곳의 책임 있는 단위들이 하다못해 말이라도 차별에 대한 반대를 뚜렷하게 표하는데 반해, 한국과 아시아는 모든 것을 소비자-게이머들의 뜻이라며 회피하기에 바쁘고, 거기에서 힘을 얻은 일부 남성게이머들은 차별을 정당화하고 앞장서서 여성과 소수자를 탄압하기에 열을 올린다. 이렇듯 오늘날의 게임문화는 엄마에게도 여성에게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이 이렇게 특정한 남성 집단들의 전유물이 된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런 새로움도 품을 수 없음을, 그래서 결국에는 고립되고 도태될 것임을 예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소설에서 ‘당신’은 게임을 통해 그간 얻지 못했던 승리감을 맛본다. 그가 현실에서 다뤄야 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결코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없고, 끝나지도 않는 종류의 것들이다. 그러나 게임은 짧은 시간동안 승리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해준다. 어쩌면 당신은 패배 역시 기뻤을지 모른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조차 없는 세상과는 다르게 명확하게 판정을 내려주고, 심지어 언제든지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이런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였다. 게임은 이미 현실세계에 만연한 여성혐오로 침식되어 있었고, 게임은 그를 “XX”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게임의 세계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존재 할 수 없고, 현실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협곡에서도 똑같은 기울기로 존재한다. 때문에 그는 게임에서마저도 자신의 존재를 끝없이 의심하며 또 다른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는 게임을 사랑하지만 가끔은 지겨워진다. 왜 우리는 우리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에 기어코 현실의 가장 나쁜 것들을 끌고 들어오고야 마는가? 왜 누군가를 모욕하고 신뢰를 깨트리는 것에서 음침한 즐거움을 얻는 이들에게 질질 끌려 다녀야 하는가? 왜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게임하는 것 대신에 진짜게이머와 가짜게이머를 구분하는 의미 없는 언쟁에 휘말려야 하는가? 게임은 가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지만, 그것이 나아가는 방향은 우려스럽다. 더 약탈적인 비즈니스모델,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무지와 무시, 독성을 가득 머금고 여성과 소수자를 혐오하는 커뮤니티문화. 이 흐름들을 멈출 수 없다면, 게임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것과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해버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만큼의, 우리와 닮은 ‘게임문화’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니 더 손을 쓰지 못하게 되기 전에 게임을 되찾자. 이 모든 것들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자. 1)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모두 거짓말을 한다》, 더 퀘스트, 2018. 2) 박서련,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민음사, 2022. 3) 당신은 이름이 아닌 2인칭 대명사이다. 4) 딜루트,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동녘, 202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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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 레트로: 핀란드의 레트로게임 문화
핀란드에서 컴퓨터게임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부터 였고 80년대부터는 상업화 되었으니 그 역사는 꽤 긴 편이다. 최초의 e스포츠 토너먼트 - 당시에는 “이스포츠”가 아니라 “핀란드 컴퓨터게임 챔피언십”이라 불렸다 - 가 1983년에 이미 개최되었으며, 90년대 초반에 이르면 게임플레이가 청소년들의 주요 여가활동으로 자리잡는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Veli Matti-Kahulathi Veli-Matti Karhulahti is Senior Researcher at University of Jyväskylä and holds Adjunct Professorship in University of Turku. His research tackles gaming, play, and technology use in many ways, and he is the author of the book Esport Play: Anticipation, Attachment, and Addiction in Psycholudic Development (Bloomsbury, 2020).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우리의 UX를 찾아서: 오락실 코옵을 추억하다
그 시절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는 일종의 의식이 있었다. 무슨 게임을 하든 가장 마지막 코스는 <갈스패닉 S2>로 플레이하기로 한 것이었다. <갈스패닉>이란 쉽게 말해 땅따먹기 게임으로 상하좌우에 대각선까지 8방향으로 기체를 조작해 구역을 확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거짓말에 가깝다. <갈스패닉>에서는 땅을 따먹으면 그 구역에는 ‘갈’이 등장했고, 특정 퍼센테이지를 완수하면 온전한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다. 이 게임의 핵심 인기 요인은 일러스트였다. < Back 08 GG Vol. 22.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Worked for eight years as a reporter at ThisIsGame. Now handles external relations at a subculture startup. Loves editors and the power of cheat codes.
- 〈Deluded Reality (망상 현실)〉: ‘통로’를 지나 풀 다이브(full-dive)
필자는 지난 호에서도 큐레이터 동료가 언급한 바 있는 전시, 《MODS》(2021, 합정지구, 서울)에서 장진승 작가와 프로젝트 ‘SYNC’를 진행했었다.1) 전시를 위한 이 프로젝트는 작가와 서로 관심이 있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되었는데, 우리의 대화는 동시대 시뮬레이션 비디오게임 플레이어의 자율성, 몰입도로 초점이 맞춰졌다. < Back 05 GG Vol. 22.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unji Gu An aesthete, yet forever mulling over the carnivalesque grotesque. Loved tycoon games from an early age—and wrecked a spine for it. With games or anything else, can't stand not knowing, so races to the ending and often starts over.
-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에 부쳐
GG 7호는 제1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꾸몄습니다. 게임비평이라는 영역 자체가 사회 전반에서는 다소 낯선 부문일 수 있겠지만, 무려 93건의 응모작이 들어온 것을 보면서 적어도 게임에 대한 비평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심사 과정에서 가졌던 고민들과, 공모전과 GG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 Back 07 GG Vol. 22.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우리가 했다 번역을 - 한글 패치 30년의 흐릿한 역사
유저 한국어 번역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저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기록을 성실하게 남기지도 않았고, 그 기록은 현재 대다수가 소실되어 있다. 또한 다수의 초기 번역 팀은 폐쇄적으로 작업했기에 사료가 존재한다 한들 그 존재를 인지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 Back 29 GG Vol. 26.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어려움에 직면한 유럽의 게임 구독 서비스
스태디아는 실패했고,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게임팬들로부터 어느 정도 회의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이와 같은 유형의 서비스가 미래 시장성을 가지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단 오늘날 게임 시장에서 하드코어 게이머는 소수다. 유럽에서 게임은 나이를 뛰어넘어 매우 광범위하게 확산 되어있는 활동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6~60세 연령대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많은 수가 아마도 휴대폰으로 무료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그친다 할지라도, 따라서 현 시점에 클라우드 게임이 그리 매력적인 상황은 아니라 할지라도, 구독 기반 게임의 부상은 그리 먼 시점의 일이 아닐 수 있다. < Back 09 GG Vol. 22.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Ida Jørgensen Holds a PhD in game studies from the IT University of Copenhagen, Denmark where her research revolved around gender representation, game culture and games as media. Today she works as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