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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퍼히어로물의 다음 세대를 건져올린 <디스패치>
가장 미국적인 문학 장르인 수퍼히어로는 경이(amazing)적 판타지의 장르다. 주인공 히어로와 빌런이 사용하는 초능력이라는 경이 요소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때문에 판타지이며 개연성 대신 핍진성만이 작동하는 장르다. 이 장르는 만화와 라디오 드라마를 거쳐 영상 영화를 지나 게임까지 와 있다. < Back 수퍼히어로물의 다음 세대를 건져올린 <디스패치> 28 GG Vol. 26. 2. 10. 디스패치의 수퍼히어로적 이분법 가장 미국적인 문학 장르인 수퍼히어로는 경이(amazing)적 판타지의 장르다. 주인공 히어로와 빌런이 사용하는 초능력이라는 경이 요소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때문에 판타지이며 개연성 대신 핍진성만이 작동하는 장르다. 이 장르는 만화와 라디오 드라마를 거쳐 영상 영화를 지나 게임까지 와 있다. 애드혹 스튜디오의 2025년작 디스패치(Dispatch)는 수퍼히어로 문학에서 찾기 어려운 약간 독특한 구도를 내세운다. 수퍼히어로 문학을 게임이 풀어낼 때는 전투라는 요소에 초점을 맞춰 히어로 체험을 메인 컨텐츠로 삼는다. 아캄 시리즈는 배트맨의 전투와 수사를 체험한다는 컨셉이고,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 역시 스파이더맨의 전투와 웹 스윙을 체험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반면 디스패치의 히어로 전투는 시네마틱 씬의 중간에 QTE(Quick Time Events)를 입력하는 정도이며 이는 게임의 강점인 체험 컨텐츠라기엔 무리가 있다. 디스패치, 파견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게임의 주인공은 히어로가 아니라 히어로를 보조하는 동료다. 히어로의 동료는 보통 조수 혹은 사이드킥(sidekick)으로 불린다. 디스패치의 주인공은 방금 일시 은퇴를 한 히어로지만 다른 히어로의 사이드킥이라기보다는 히어로들에게 임무 정보를 제공하여 임무 지역으로 보내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스파이더맨의 친구 네드 리즈는 이 오퍼레이터 역할을 의자에 앉은 자, Guys in the chair라고 표현했다. 그 말 그대로 주인공 로버트는 책상에서 네트워크 단말기 앞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 있다. 게임의 주 컨텐츠는 로버트가 들여다보는 화면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메카맨이라는 이름으로 3대째 히어로를 하던 로버트는 메카맨 수트의 파괴로 인해 일시 은퇴하게 된다. 그는 스카웃 제의를 받아 SDN(Superhero Dispatch Network)이라는 회사에 취직해 디스패치 업무를 맡게 된다. 이 회사는 구독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독 회원들은 앱을 통해 목격 사실을 제보하거나 의뢰를 하고, 회사는 소속 히어로를 현장에 투입하는 일종의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히어로 팀에게 임무 위치와 임무 내용을 설명하고 돌발 상황 발생시 추가 정보를 찾아 제공하는 업무를 로버트가 속한 디스패치 부서의 인원들이 맡는다. 그리하여 게임은 두 가지 축으로 돌아간다. 일과를 시작하면 로버트의 단말기 화면에 떠있는 지도 위에 의뢰 핀이 뜬다. 제한 시간 내에 해당 의뢰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조합으로 팀의 히어로 하나 이상을 선정해 파견(dispatch)한다. 파견된 히어로들이 해당 의뢰를 처리하고 복귀해 한숨 돌리는 동안에도 다른 의뢰가 뜨고, 각각의 제한 시간 내에 의뢰 접수를 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시간 분배와 캐릭터 조합을 행한다. 의뢰 성공의 보상으로 히어로가 성장 기회를 얻으면 그 성장 방향도 결정한다. 이 일과가 게임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일과 업무가 끝나고 내일 업무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에 벌어지는 QTE와 선택지다. 오프듀티 시간에 파괴된 메카맨 수트의 복구 같은 개인사, 담당하는 팀원들을 비롯한 회사 동료들과의 인간 관계가 여기서 진행된다. 이 두 축으로 이루어진 게임 플레이가 하루하루 쌓이면서 선택지에 의한 서사 분기도 이루어진다. 연애는 블론드 블레이저와 인비저갤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동시에 히어로로서는 낙제점인 인비저갤을 어떻게 성장시켜 히어로로 육성하는가 하는 멘토링 임무가 깔려 있다. 그러면서 로버트의 인간상을 고전적이고 윤리적인 ‘트루 히어로’로 할 것인가, 반대로 정의를 위해서는 윤리를 구부릴 수 있는 ‘안티 히어로’로 할 것인가의 선택지도 계속 주어진다. 이는 최후의 결전 후에 메인빌런 슈라우드의 생사를 결정하는 선택이 된다. 플레이 컨텐츠 두 가지, 연애 선택지 두 가지, 멘토링 성공의 이지선다, 윤리 선택지 두 가지, 세상을 선악의 둘 – 영웅과 악당으로 나누는, 물론 중간지대는 인정하지만, 수퍼히어로 장르의 세계관적 특성이 게임 플레이와 서사에도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본작 디스패치의 특성은 그렇게 나뉜 두 영역을 대표하는 히어로와 빌런 중에서는 주인공이 없다는 점이다. 로버트는 히어로였으나 본작에서는 히어로를 보조하는 ‘의자에 앉은 사람’ 역할을 수행한다. 여타의 수퍼히어로 서사에서는 주변 인물이었던 포지션의 시야가 중심 서사로 이동했다. 이는 수퍼히어로 장르가 꾸준히 발전시킨 현실성 강화 흐름의 한 형태인 동시에, 수퍼히어로 서사의 다음 돌파구를 찾는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 현실성을 찾는 수퍼히어로 1939년 수퍼맨이 탄생하면서 수퍼히어로 장르의 신드롬이 일어났다. 초능력을 가진 강력한 영웅이 자신을 상징하는 코스튬을 입고 범죄와 사고를 수습하며 사람들을 돕는다는 서사 장르였다. 당대의 최신 장르로 시작한 만화에서 시작해 라디오 드라마와 영화로 옮겨갔다. 장르의 특징이 서사의 구조에 있다 보니, 그 서사를 살려줄 수 있는 수많은 장르와 결합하면서 혼종 장르가 되었다. 수퍼맨은 SF의 요소를 가져왔고, 배트맨은 탐정 활극의 서사 요소가 들어왔다. 네이머와 원더우먼은 신화에서 가져온 소재였고, 캡틴 아메리카는 전쟁물과 첩보물의 문법을 일부 차용했다. 흥행 면에서 최고 기록을 올린 캡틴 마블 – 현재 명칭 샤잠은 아동 만화의 성격을 표방했고, 코믹 만화의 요소를 본격적으로 가져온 플라스틱맨 같은 예까지 등장하면서, 수퍼히어로 장르는 만화라는 신생 장르를 대표하는 하위 장르로 성장했다. 온갖 장르를 흡수하던 이 황금기를 음역하여 골든에이지라 부른다. 골든에이지는 2차대전의 종전 이후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명확한 선악 대비 구도로 서술할 수 있었던 전쟁에 수퍼히어로 장르가 프로파간다로서 복무한 직후, 만화의 버블 또한 함께 꺼지면서 몰락한 것이다. 하지만 60년대가 되면서 재부흥 시기가 도래했고, 이 두 번째 황금기를 골든 에이지에 이어지는 실버 에이지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도 타 장르의 성과를 차용하는 잡탕 장르로서의 성격이 보였다. 플래시는 물리학의 시간과 속도 개념을 대중 문학의 형태로 번역하면서 SF 수퍼히어로의 계보를 이었고, 리뉴얼된 그린랜턴은 아예 스페이스 오페라의 세계에 수퍼히어로를 넣는 작업이었다. 아이언맨은 역사 속 철가면의 이미지에 과학기술의 외피를 넣은 시도였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당대 호러 영화의 형식과 사이키델릭 음악의 분위기를 만화에서 접목하는 시도인 동시에 신화 요소 위에 오컬트의 요소가 덧씌워지는 시도이기도 했다. 그리고 60년대의 기술입국 분위기와 포스트모더니즘 분위기의 당대성은 실버 에이지의 수퍼히어로들의 설정을 조금은 더 현실적이게 만들었다. 전 지구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고 주먹질로 행성을 부술 수 있으면서도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물인 수퍼맨과, 신체 능력도 직업적 소양도 윤리철학의 관념도 모두 매우 모범적인 완벽한 인물인 캡틴 아메리카의 예시는 골든 에이지 시절의 수퍼히어로에 신화의 성격이 있음을 암시하는 증거다. 실버 에이지부터는 전능한 신과 같은 영웅보다는 제한된 초능력 혹은 인간적 약점이 있어 현실 세계에 접점을 갖는 히어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실성의 닻’이라고 부르기를 주창하는 이 흐름을 주도한 사람이 스탠 리다. 수퍼히어로의 서사와 설정이 심화 발전되면서, 이 현실성의 닻은 점점 커져 갔다. 70년대부터는 사람들이 비평적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그 질문은 이랬다. ‘현실이라면, 이런 히어로의 주변 사람들은 빌런에 의해 안전을 위협받을 것이다. 그럼 과연 히어로가 그 모든 주변인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73년에 그 대답이 나왔다. 스파이더맨의 연인 그웬 스테이시가 빌런 그린 고블린의 공격에 의해 사망했다. 사상 최초로 수퍼히어로 장르에서 주요 인물이 죽었고, 이 사건의 충격은 새로운 시대인 브론즈 에이지를 낳았다. * 이 상징적 장면은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었다. 시장 상황으로 서술하면 일종의 연착륙, 즉 골든 에이지의 급격한 몰락과는 대비되는, 일종의 성숙기인 이 브론즈 에이지의 특징은 실버 에이지 시대가 던진 화두인 ‘현실감 있는 세계 구축’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이다. 점점 동화적인 분위기가 줄어들었고, 등장인물들의 인격적 결점이 부각되었으며, 등장인물의 죽음이나 파멸 같은 소재가 점점 잦아졌다. 사회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 또한 이 시기의 특징이다. 1971년의 ‘Snowbirds Don’t Fly’는 그린 랜턴과 그린 애로우 두 사람이 마약 범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의 스파이더맨에서는 해리 오스본이 마약 중독으로 고통 받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두 만화는 검열 코드를 이겨내는 사례로도 많이 인용되지만, 동시에 수퍼히어로 만화가 사회 문제를 반영할 만큼 현실적으로 성숙해졌다는 증거로도 인용된다. 이런 조류가 더 많이 반영되는 동시에 다양성의 가지로 뻗어나간 현재를 일반적으로는 모던 에이지라고 부른다. 명확한 시기 정의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신호탄은 1986년의 ‘왓치멘’으로 꼽는 것이 중론이다. 모순 투성이의 사회에서 히어로는 딱히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증상을 억누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서사적 상상력이다. 그래서 별칭으로는 다크 에이지, 암흑기라고도 부른다. 또한 현대에 들어서면서 영상화의 시도가 늘어났다. 그리하여 현대 영화 장르에서 수퍼히어로를 정착시킨 1989년의 배트맨 영화 또한 어두운 도시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히어로 서사를 사용했다. 탐정 활극 소설이 배트맨의 모태였고 이후 역사가 진행되면서 탐정 느와르 또한 배트맨 서사에 들어왔는데, 그 어두운 테이스트가 그대로 영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더욱더 어두워야 하니 인물의 죽음이나 파멸을 통해 독자에게 충격을 전달하는 기법 또한 이어졌다. 1999년이 되면 작가 게일 시몬은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 이후 히어로 주변인물의 죽음과 파멸이 지나치게 자주 사용되며 동시에 주로 여성 인물에게 가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성 히어로의 동기 부여나 각성을 위해 여성 인물이 희생되는 이 현상은, 1994년 그린 랜턴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카일 레이너의 여자친구가 토막 나 냉장고에 들어가있었던 장면에서 따와 ‘냉장고 속 여자(Women in Refrigerators)’로 명명되었고 곧 프리징(fridging)이라는 약어도 등장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한 시도 중의 부작용이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영상화에선 핵심이었다. 몇십 년 전에 디자인된 코스튬은 영상으로 만들어놓으면 촌스럽거나 현실감이 없었다. 때문에 배트맨이건 엑스멘이건 모든 히어로의 영상화 과정에서 코스튬 디자인의 현대화는 필수 작업이 되었다. 미국적 핍진성 추구의 보수성 역사의 흐름은 계속해서 핍진성의 강화, 즉 현실감 강화였다. 그리고 그 첨단에서 디스패치는 기업이라는 조직을 상상한다. 히어로가 일상의 일부가 될 정도의 세계라면 히어로의 활동을 통해 가치 창출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생길 수 있다. 어벤져스, 저스티스 리그와 같은 히어로 집단이 법인이 된 세상이다. 이 상상력은 새롭지 않지만, 디스패치는 새롭게 만들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기업이 조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히어로가 아닌 히어로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의자에 앉은 자’의 시점으로 게임을 조직한 것이다. 그리하여 디스패치에는 그간 수퍼히어로 장르가 수집해 온 타 장르의 요소가 모두 자본주의적 기업의 아래에 모였다. 메카맨을 비롯한 테크놀로지 계통이 대표하는 SF, 말레볼라가 대표하는 신화와 오컬트 같은 다양한 요소 말이다. 이것 또한 지극히 미국적이다. 다종다양한 인종과 문화와 종교가 모여 있지만 완전히 섞여 온전한 하나가 되지는 않는, 샐러드 보울로서의 미국인 동시에 자본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 이를 모아놓은 것 또한 미국의 모습이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주고 받는 블랙 유머는 탐정 느와르의 흔적임과 동시에 농담을 중요시하는 미국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로버트가 담당하는 Z팀의 성격 또한 매우 자본주의에 포섭되어 있다. 갱생 전향한 전직 빌런들로 이루어진 이 팀의 실적은 매우 낮다. 로버트가 채용되면서 받아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실적 꼴찌인 인비저갤을 온전한 히어로로 키워내는 것인 동시에 Z팀을 회사가 해산하지 않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 멤버 한 명을 해고해야 하기도 한다. 이는 수퍼히어로 장르 자체가 가지는 한계 혹은 보수성을 연상시킨다. 수퍼히어로에는 혁명의 서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수퍼히어로는 중국 문학의 협객처럼, 공권력이 무력한 자리에서 정의를 행하는 존재다. 혁명 서사로 이어질 법도 한데, 그보다는 현재의 사고와 범죄를 처리하는 서사에 집중한다. 간간이 사회 변혁에 개입하기도 하는 무협 서사와는 달리 수퍼히어로 서사에는 기본 구도를 흔드는 식의 혁명성이 없다. 언제나 사고와 범죄가 있고 도움을 기다리는 무력한 대중이 있는 세계를 상정하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나오는 보수성이다. 그리하여 디스패치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회사, SDN은 물리법칙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Z팀 멤버들이 왜 빌런에서 갱생하여 히어로가 됐는지 그 동기도 다뤄지지 않는다. 전향한 것은 한 것이고, 회사에 들어왔으니 해고되지 않고 성장해야 하며, 해고되면 원한을 갖게 된다. 범죄의 근원을 찾지 않는 수퍼히어로처럼, 디스패치의 회사는 의심의 대상이 아니다. 개헌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미국다운 상상력의 한계이기도 하다. 시선 이동의 가치 한계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넘어가더라도, 시선을 옮긴 것은 중요한 시도다. 모던 에이지의 수퍼히어로 장르는 현재 답보 상태에 있다. 온갖 장르에서 가져온 요소를 엮고 섞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더 많은 서사를 위해 평행 우주를 만들어냈지만, 이 확장된 세계는 확장성의 맹점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되어버리는 모순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만화에서 발생한 양날의 검은 이제 영상에서도 발생했다. 어벤져스 다음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 봐야 하는 이전의 영화와 드라마가 너무 많아지고, 그 각각의 작품이 서로 너무 많은 예고 장면을 보여주면 관객들이 피로해졌다. 서사의 클리셰는 훨씬 오래 전부터 고민의 대상이었는데, 수용자가 장르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자 클리셰의 부정적 측면이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졌다. 수퍼히어로 게임이 맞닥뜨린 벽은 조금 다르다. 게임은 포맷의 획일성 하나만을 고민하는 중이다. 수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면 가장 먼저 착안하게 되는 것이 수퍼히어로 체험이다. 당연히 수퍼히어로를 직접 조작하는 것, 즉 전투 위주의 게임 플레이가 주축이 된다. 그리하여 주류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가 되었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모두가 같은 장르로 만들어졌다. 수집 배틀 장르는 꾸준히 시도되었지만 액션 어드벤처처럼 주류가 되지 못했다. 가장 먼저 시도된 장르인 격투 게임은 장르 자체가 매니아화 되면서 주류에서 밀려났다.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전투 위주의 장르이지만 턴제 전략을 기본 시스템으로 하면서 특색을 보였지만 흥행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면서 다른 시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본작 디스패치의 이전 세대인 텔테일 배트맨 시리즈 또한 클래식한 어드벤처 장르를 시도했지만 평이한 스토리와 선택지의 무의미함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디스패치는 텔테일 배트맨 시리즈의 미흡한 점을 보완한 동시에 아예 히어로를 주인공에서 내려버리는 발상까지 보여주면서 흥행 성적도 올렸다. 액션 장르 외의 어드벤처 형식으로도 충분히 수퍼히어로 게임을 만들 수 있음을 알린 동시에, 서사의 시점을 히어로가 아닌 주변인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다른 형태의 서사를 조직할 수 있음도 증명했다. 배트맨의 집사 알프레드로서 플레이하는 게임도 가능할 수 있다. 혹은 SDN의 CEO가 되어 경영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 게다가 상상을 조금 더 해보면, 현재 답보 상태인 만화와 영상에 건네는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최소한 클리셰 변형의 시도 중 하나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상상을 넓혀서 비약의 영역으로 간다면, 수퍼히어로 장르 전체가 변화하는 단초일 수도 있다. 모던 에이지의 시작은 정의에 따라 다르지만 80년대의 어느 시점 혹은 90녀대의 어느 시점이다. 이미 30에서 40년 가량 지나왔으니 다음 시대를 그려볼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두운 현실 반영으로 시작해 다양한 플랫폼과 형태로 뻗어나간 이 시대의 다음을 어떤 형태로 상상할까가 과제가 된다. 영웅 서사에서 영웅이 아닌 주변인의 시점으로 옮겨간 이 시도는 다음 시대로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가장 첨단의 미디어인 게임에서 제시되었다고 해석하면 첨단성에 대한 찬사로도 보일 것이다. 이 장르의 한 팬으로서는 충분히 기대하고 싶다. Tags: 히어로물, 코믹스, 골든에이지, 북미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콘솔게임 시장으로 진입하는 한국 게임산업을 바라보며
자주는 아니고 진지하지도 않지만 가끔 닌텐도 스위치 구매를 후회할 때가 있다. 최근 2년 넘게 스위치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오직 개인적인 게임 취향 탓이다. 무거운 테이스트에 충분한 핍진성을 통해 몰입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밝은 테이스트에 캐주얼한 게임이 많은 닌텐도가 잘 맞지 않음을 너무 늦게 즉 스위치 구매 후에 깨달았다. < Back 콘솔게임 시장으로 진입하는 한국 게임산업을 바라보며 11 GG Vol. 23. 4. 10. 자주는 아니고 진지하지도 않지만 가끔 닌텐도 스위치 구매를 후회할 때가 있다. 최근 2년 넘게 스위치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오직 개인적인 게임 취향 탓이다. 무거운 테이스트에 충분한 핍진성을 통해 몰입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밝은 테이스트에 캐주얼한 게임이 많은 닌텐도가 잘 맞지 않음을 너무 늦게 즉 스위치 구매 후에 깨달았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향후 출시 예정 타이틀을 둘러 보기는 한다. 콘솔은 어린 시절부터의 로망이었고(이 쓸데없는 개인사는 과거 칼럼인 ‘왜 한국 콘솔시장은 작을까? - 한국 콘솔게임에의 회상’ 의 도입부를 참조하면 좋다) 이왕 산 스위치이니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얼마 전 ‘베요네타 3’이 출시되어 실로 오랜만에 스위치를 켜보았다. 예정 신작 리스트를 볼 때마다 확인하는 부분은 한국어화가 되어 있는가이다. 영어여도 게임 진행을 할 수는 있는 정도의 어학 능력이 있긴 하나, 즉각적으로 독해가 가능한 모국어를 따라갈 수준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산 콘솔 게임이 적은 것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더 코마’가 스위치로 발매되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은 오래 남아 있다. 한국 게임의 콘솔 점유율이 낮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링크한 과거 칼럼에서 분석했던 바, 한국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로 인해서 당시 청소년이었던 게임 유저들이 거실의 권력을 가져가지 못했다. 대신 자기 권력이 작동하는 ‘방’에서 가능한 PC 게임이 가정 내 게임의 헤게모니를 가져갔다. 그 결과 약하지만 확실한 오프라인 소셜의 콘솔 게임보다 확고한 온라인 소셜의 PC 게임이 주류가 되었고, 오프라인 소셜의 성격이 지배적인 아케이드(PC방 포함) 게임의 전통은 역설적 오프라인 소셜 기능을 가진 모바일로 계승되었다. 이것이 모바일-콘솔 우선의 세계 여타 시장, 특히 북미 및 유럽 시장과 모바일-PC 우선의 한국 시장의 차이를 낳은 원인이며 과정이었다. (이제 저 과거의 글을 읽을 이유가 없어졌다!) 스위치 구매를 이따금 회의하는 가운데, 요즘은 PS5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와 같은 PS 독점의 트리플A 게임을 하고 싶기 때문인데, 스위치의 전례가 있다 보니 출시작과 출시 예정작을 면밀히 훑고 있다. 즐길 게임이 최소 두 자릿수는 있어야 저 돈이 아깝지 않을 테니까. 그러다 보면 괜히 살 마음 없는 엑스박스의 출시작 리스트도 보게 된다. 호기심엔 답이 없다. 이 지점에 오면 눈에 들어오는 경향성이 있다. 각 콘솔의 출시 예정작 중에서 한국산 게임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 NC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퍼스트 디센던트’ 등에 넷마블이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나혼자만 레벨업’ 등이 눈에 띈다. 여기에 네오위즈 작품인 ‘P의 거짓’,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개인적으로는 내 안의 변태를 깨우는 그래픽이라 위험작으로 분류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등까지. 여기에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와 같은 콘솔 기반의 VR 게임들까지 합하면 숫자와 무게감은 더욱 늘어난다. 전통적으로 콘솔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한국 게임사들이 대대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 2022년 한국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유저의 이용률로 볼 때 17.9%에 불과하다. 이를 세계 전체 게임 시장으로 확장해보면 시장 규모 대비 1.7%다. 자본 규모로는 1조 원 가량에다 5% 정도 비중의 작은 시장이다. 한국이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게임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세계 4위 시장임에도, 혹은 감안하지 않아도 작다. 그나마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은 최근 7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해오긴 했다. 2015년에 1.8% 비중에 불과했던 이 시장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히트작이 발매된 2020년에는 6.4%까지 성장했다. 다만 바로 대형 히트작이 없었던 바로 다음 해에 5.5%로 떨어지긴 했지만,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의 출시 예정작이 출시되면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출처 :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하지만 게임 개발 현장과 전문가들의 지적은 콘솔 성장보다 PC와 모바일의 성장에 집중되어 있다. 일단 최고 파이인 모바일의 비중과 매출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팬데믹 특수를 탔던 2020년에 잠시 성장세가 늘어났을 뿐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시장이 성장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 더욱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은 PC 게임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유명 IP의 신작이 출시되면 잠시 매출이 늘어나는 정도인데, 이건 시장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후라는 의미다. * 출처 :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이미 시장에서의 신호는 PC와 모바일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음이 관측되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 당장 오늘 먹을 것은 있지만 내일, 다음 주, 다음 달, 내년의 먹거리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장과 개발 현장이 성숙해지고 법적 예술의 지위도 확보된데다 노조들이 제 역할을 하려고 나서기 시작하면서, 인건비 상승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개발 비용 증가다. 그리하여 한국 게임사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과 NFT를 접목해서 환금성이 높은 게임을 만들어보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이 시도는 기존의 과금유도 게임과 기본 구조가 같고, 한국 국내 시장에서는 게임사의 현금 환금을 금지하는 법안이 합헌이라는 판결까지 나와 갈 길이 애매하다. 메타버스 개념을 활용하는 방안도 시도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환경만 제대로 조성된다면 이용자가 곧 컨텐츠 창작자가 되어주기 때문에 컨텐츠 개발 소요가 많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시장에 안착한 후에는 여타의 MMO 게임과의 차별성을 두는 부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온라인 성범죄의 플랫폼이 되는 등 신종 범죄에 이용 당하는 부작용도 관찰된다. 게임 개발의 노하우를 다른 분야에 적용시켜 가상인간이나 버튜버를 만드는 수익 모델도 제시가 되었지만, 일단 이건 게임 분야가 아니니 논외로 하자. 이런 와중에 느리게나마 확실하게 성장 중인 국내 콘솔 시장과, 이미 확고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북미/유럽의 콘솔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 수출 대상국 1위는 압도적으로 중국인데, 이런 중국의 게임 시장 상황은 최근 몇 년 동안 좋지가 않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 역량이 양질의 측면에서 궤도에 오르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게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줄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솔 게임에 진출하는 것은 중국 시장 대신 북미/유럽 시장을 개척하는 2중의 개척이며, 필수불가결한 개척이 된다. 여기에 더해서 진출 정체 상태인 중국 시장에서조차 콘솔 게임은 성장 중이다. 2021년 대비 2022년의 중국 콘솔 시장의 매출은 17% 증가했다. 비록 불법인 그레이마켓 매출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혹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잠재 성장 예상은 더 높다. 그렇다면, 판호만 얻어낼 수 있다면, 이 성장하는 콘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모로 한국 게임사에게 콘솔이 다음 개척지가 될 이유들이다. * 출처 : 니코파트너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게임 개발 현장에 준 메시지 중 하나는, 기존 MMO 게임처럼 온라인 퍼블리싱 판매가 아닌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에서의 판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 게임이 ESD에서 판매가 가능하다면, 그 ESD는 스팀일 수도 있고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일 수도 있고 닌텐도샵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배틀그라운드의 2017년 이후 대작과 인디 가릴 것 없이 많은 게임이 스팀을 비롯한 ESD를 통해 출시되었다. 스팀 기준으로 판매 및 접속 성적을 보면 ‘블레스’, ‘섀도우 아레나’ 같은 게임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지만, ‘스컬’,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즈’,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등은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고 보면 스위치에서 할 게임이 없다고 징징대던 내가 닌텐도샵에서 ‘더 코마: 커팅 클래스’를 샀던 시기도 배틀그라운드 이후인 2019년이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콘솔 게임 시장 진출 시도는 약간의 절박함도 묻어 있다. 집 안에서는 더 이상의 산출이 어려운데, 바깥에서 희망의 씨앗을 보았기에, 그리로 가는 것이다. 당장의 먹거리는 있지만 통계 지표는 그 먹거리가 조만간 포화 상태가 될 것을 경고하고 있으니까. 이는 제국주의에 비유할 수도 있고 이민자에 비유할 수도 있다. 사실 비유의 측면에서는 두 가지 모두 같은 동인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의 시장 성장이 한계이니 외국으로 나간다는 제국의 동인과, 국내에서 원하는 성취나 생존을 이루기 어려우니 외국으로 나간다는 이민의 동인은 사실 포화 상태에서 추동력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 단지 서있는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뿐이다. 매출 통계 보고서를 받아든 현장의 경영자와 개발자는 절박한 이민자의 마인드를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절박함은 보상 받을까? 앞서 스팀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본 게임들의 예를 들었는데, 최근에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비평적으로 실망을 끌어내면서 사실상 실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 올 도전들이 이런 식이 되면 큰일난다. 이미 ‘P의 거짓’과 ‘퍼스트 디센던트’는 아류작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눈길을 받고 있다. 우리가 출시 예정작의 미래를 전망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쉬운 단어는 ‘완성도’다. 특히 콘솔이면 소위 ‘패키지 게임’이 우선 떠오르기에 차차 고쳐나갈 수 있는 온라인 기반 게임보다도 출시 직후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하다. 가장 흔히 그리고 가장 먼저 짚는 요건이고,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하나마나 한 말이다. 그러니 자칫 놓치기 쉬운 완성도의 중요 요소를 짚어 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경영 분야에서 비유를 빌려온다면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원리가 있다.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동명의 저서에서 제시한 비유적 개념이다. 렉서스는 세계화, 보편성의 아이콘이고 올리브나무는 전통성, 문화적 오리지널리티의 아이콘이다. 이 짝패는 또한 개방성과 폐쇄성, 수출과 내 수의 상반된 개념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리드먼은 반대의 두 가치 중 하나를 선택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국적 요소에 의해 만들어져 다양한 국가로 팔려나가는 렉서스만을 택해 개방 일변도, 세계화로 나아가기만 하면 큰 시장에서 거대한 성과를 얻어낼 수는 있어도 지구 반대편의 악재로 인한 도미노 현상에 얻어맞을 수가 있다. 때 되면 찾아오는 금융 위기가 가장 확실한 예시다. 이것을 문화 분야로 번역하면 ‘상품에 줏대와 무게감이 없어진다’. 반면 동네 올리브나무를 놓고 싸우는 분쟁은 지엽적이고 유치해 보이지만, 동시에 지역의 뿌리이기도 하다. 프리드먼은 국가를 최후의 올리브나무라고 규정한다. 가족, 지역, 민족, 종교 등은 ‘우리’를 규정하는 판단 준거다. 배타주의와 혐오를 낳기 쉽고 확장성은 0에 가깝지만, 이 또한 렉서스만큼이나 확고한 인간 욕망의 한 축이다. 다시 이를 문화 분야의 언어로 번역하면 ‘확고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컨텐츠’가 된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장면은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 이블’의 1편, 도입부 컷신에서 흘러나왔던 전설적인 대사다. “Wow, What a Mansion!” 본래의 일본어 대사는 “대단한 저택이군” 정도의 문장이지만 허술한 영어 번역과 방만한 연기로 인해 저런 어처구니없는 감정선의 대사가 만들어졌다. 또는 드라마 ‘로스트’에서 한국 장면이랍시고 동남아 식생이나 60년대 간판을 등장시켰던 것을 떠올릴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제작진들이 렉서스를 제대로 타고 저쪽의 올리브나무에 도착하는 임무를 해내지 못한 경우다. * 1편의 왓어맨션은 밈이 되었지만 7편의 현지 재현도는 강력한 효과를 냈다. 반면 성공한 경우는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 이블’의 7편이다. 루이지애나 외딴 늪지에 위치한 베이커 저택의 음침함을 현실성 있게 표현해내기 위해, 제작사는 텍사스 출신의 작가를 기용하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를 따로 기용했다. 이는 해당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렉서스에 제대로 탑승한 시도였다. 반대의 경우는 드라마 ‘킹덤’이 있다. 일본도 중국도 아닌 조선의 복식과 정부 시스템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끈 것은 의외로 복식, 특히 갓이었다. 생소하지만 멋져 보이는 ‘cool hats’에 대한 관심은 올리브나무가 렉서스를 타고 넘어가 전파에 성공한 경우다. 유사한 성과를 보인 게임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들 수도 있겠다. * 드라마 속 복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시킨 드라마 ‘킹덤’. 이는 우리 동네 올리브나무를 설득력 있게 파는 방법에 대해 큰 힌트가 된다. 렉서스 개념과 올리브나무 개념은 서로 정반대의 원리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을 한 콘텐츠 안에서 구현하려고 한다면 둘의 지향점이 같아진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현실성 혹은 핍진성이다. 그리고 이 지향점의 끝은 몰입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완성도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향후의 콘솔 도전기에서 개인적인 기대작은 올리브나무를 제대로 분석해 딱 맞는 렉서스에 싣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펄어비스의 ‘도깨비’가 되겠다. 이 게임 역시 멀티 플랫폼으로 콘솔을 지원할 예정인데, 트레일러를 통해 본 예상 장점으로는 현대 한국적 환경을 훌륭히 녹여낸 배경이 있다. 한국적이라 하여 고궁이나 한복을 우선 내미는 구시대의 우를 범하지도 않고, 반대로 그런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지도 않으며, 전통과 현대가 맥락을 넘어 뒤섞여 있는 현실 한국의 특색을 그대로 녹여냈다. 딱히 이런 배경을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게임의 경우에도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원리는 적용될 수 있다. ‘쓰론 앤 리버티’에서는 ‘기상이 전술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구현해내는지가 이 게임의 올리브나무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 명의 게이머로서, 아무쪼록 모든 출시 예정작들이 자신의 올리브나무를 잘 파악하길 바란다. 가능하면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살 것 같지만, 어느 날의 내가 간이 커져서 PS5를 질렀을 수도 잇으니 장담은 못 한다. 다만 어느 버전이든 충분한 몰입감을 주는 핍진성 구축에 성공하였기를. 그리하여 우리의 게임 라이프가 PC와 모바일을 넘어 콘솔의 로망에 다시 가닿기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온라인 시대에서 ‘PC방’이 살아가는 법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과 함께한 놀이 문화로 통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오락이 가능한 값비싼 콘솔기기로 시작해, PC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가정 내 기초 게임 환경 구축이 가능해졌고, 지금에 와서는 거리와 관계없이 편하게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 Back 온라인 시대에서 ‘PC방’이 살아가는 법 08 GG Vol. 22. 10. 10.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과 함께한 놀이 문화로 통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오락이 가능한 값비싼 콘솔기기로 시작해, PC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가정 내 기초 게임 환경 구축이 가능해졌고, 지금에 와서는 거리와 관계없이 편하게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 우리가 접하는 '게임'의 모습은 계속 달라져왔다. 이런 게임의 변천사를 논하는데 있어서, 특히 국내에 한정해서 본다면 ‘PC방’은 빠질 수 없는 주제 중 하나다. 이르게 본다면 그 태동이 이루어진 1990년대부터, 가장 활발했던 2000년대까지, 한국 게이머에게 있어서 PC방은 누구나 한번쯤 거쳐간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게이머라면, 누구나 ‘PC방’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수많은 게이머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것은, 사실상 게임 트렌드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수많은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의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PC방 순위를 확인했으며, 프로모션 역시 가장 먼저 PC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PC방은 여전히 존재는 하지만, 그 위세가 이전과 같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는 온라인 시대가 대두되면서 단순히 PC방이 쇠락한 것일까? 아니면 오프라인상에서 게임을 즐기는 문화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이번 칼럼을 통해, 지금 PC방이 점한 위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PC방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곁에 ‘PC방’은 나름 오랜 시간 함께해왔다. 물론, 그 시작점은 어디까지나 외국의 ‘인터넷 카페’처럼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보다는 PC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국내에 한정해서는 이 PC방은 그야말로 게임 하나만을 위한 시설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점이 PC방의 ‘황금기’로 통하는 2000년대 초다. 수많은 사람들이 PC방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를 형성한 시점으로, 이 시점에 이미 주요 가정에는 PC 보급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별다른 방해 없이 친구들과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PC방 혜택 제공 등이 맞물리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시절의 분위기란… 아마 PC방이라는 단어를 듣고 친구들과 컵라면과 오다리를 먹으면서 게임을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면, 분명 이 당시에 PC방을 진하게 체험해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는 만큼, PC방에 대한 학부모 사이 경각심도 상당했다. 애당초 아직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동시에 PC방도 아직 간접 흡연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았기에 점차 여러 규제들이 적용되던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이때 축적된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나중에 PC방이 크게 달라진 후에도 걸림돌처럼 작용하기도 했다. 황금기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PC방은 e스포츠와 같은 게임 문화를 등에 업고 인기 시설로 군림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분위기마저도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PC방의 쇠퇴에 대해서는 매번 업계에서도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가장 많이 꼽는 것이 바로 ‘필요성’의 감소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게임을 위해 가정 내 고사양 PC를 구매하는 일이 일반화됐으며, 게임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면서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이 사라졌다. 아울러,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디스코드’와 ‘스카이프’ 같은 음성 채팅 프로그램이 떠오르면서 오프라인 모임을 고집할 이유마저도 없어졌다. 사실 그간 게임을 하면서 부족하게 느꼈던 부분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마당에, 게이머들 입장에서 더 이상 PC방을 선택할 이유들이 많이 사라졌다고도 할 수 있다. * 손님들의 게임 환경이 PC방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런 부분을 PC방 업계에서도 큰 위기로 인지하고, 이후에 크게 변한 모습이 우리가 현재 접하는 PC방 모습에 해당한다. 그저 게임 하나만을 보고 가던 시설은 복합 놀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상태며,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시설의 청결함과 다채로운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새롭게 달라진 PC방은 게임을 즐기는 손님의 편의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높은 고사양 PC와 주변기기는 기본이고, 보다 넓어진 좌석, 스마트폰 충전기 완비, 수준 높은 먹거리 판매, 그리고 특정 손님들 취향을 겨냥한 커플석, 단체석, 스트리머석 같은 좌석들도 존재한다. * PC방도 젊은 손님을 잡기 위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서비스의 발전을 반증하는 것처럼, 현 PC방의 매출에서 먹거리 매출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일부 PC방은 준수한 먹거리의 맛과 24시간 영업을 강점으로 내걸고, 배달앱까지 진출한 상태다. 주변 매장과의 경쟁이 점화될 수 있는 요금을 건드리는 대신에, 대부분 다른 서비스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다양한 업체와의 협력도 지금의 PC방을 논하는데 있어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하드웨어 브랜드, e스포츠 구단과 협력하여 이에 특화된 PC방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금 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손님을 만족시키고, 단골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먹거리도, 볼거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금의 PC방이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가 자주 접했던 동네 PC방 시절과는 크게 다르다. 오히려 그 형태는 하나의 기업체에 가까운 편이며, 보다 철저하고 확실한 기획을 바탕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 마무리 단계가 아닌 한창에 해당한다. 늘어난 선택지 속 ‘PC방’의 입지 위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지금의 PC방은 이전보다 훨씬 시설 면에서, 서비스 면에서 앞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제 자연스럽게 손님이 늘어나는 일만 남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 좋은 시설이 해답은 아니다. 일단 소위 ‘황금기’로 통하던 시절과 지금 현재의 게임 문화 차이를 비교해보자. 일단 앞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과거에는 사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애당초 집에서 게임을 즐기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값비싼 콘솔은 아예 논외였다. 그런 의미에서, PC방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편한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을 위해 최적화된 PC 사양, 남들 눈치는 크게 보지 않아도 되는 환경, 아울러 일부 게임의 월 정액제를 대신하는 가맹 PC방만의 혜택도 있어서 그야말로 게임을 위한 아지트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시기에는 근처 PC방에 우연히 들렀다가 가까운 친구를 만날 확률이 높을 정도로, PC방은 만남의 장으로써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자연히 친구들이 많이 가는 PC방은 집결의 장소가 됐고, 이런 부분에서는 한 시절을 풍미한 다른 오프라인 게임 문화 ‘오락실’의 입지를 계승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게임은 이제 가장 보편적인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위한 고사양 PC도 집에 대부분 갖추고 있다. 아울러, 굳이 PC가 아니더라 모바일, 콘솔과 같은 다른 플랫폼 선택지도 다양하게 준비된 상태다. 이런 시점에 PC방으로 향하는 사람은 극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손님 연령대의 변화다. 지난 2021년에 공개된 엔미디어플랫폼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PC방 이용자 수는 고등학생(17세~20세)과 대학생(21세~25세)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매출 관점에서 본다면 사회초년생(26세~30세)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들의 이용 요금이 먹거리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간접적으로 PC방을 진득하게 이용하는 손님 태반이 연령대가 높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 엔디미어플랫폼 PC방 이용 유저 평균 사용 금액(시간) 현장 의견도 크게 다르진 않다. 이전과 달리 연령대가 높은 손님들이 예전처럼 단골로 자리잡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PC방 업주들은 결국 과거 PC방을 경험해본 세대들이 PC방을 주로 이용하는 것이고, 보다 다양한 것을 접하고 있는 지금의 세대들에게는 PC방이 오프라인 게임 문화로써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그 말처럼, 지금의 세대들에게는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다. 오프라인 게임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굳이 장소가 PC방으로 한정되지 않고, e스포츠 대회 관람, 게임 행사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그게 꼭 PC방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이전처럼 PC방이 더 이상 ‘필요’에 의해 가는 장소가 아닌 시점에, 현 PC방 업계가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품기 위해 다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대로, 지금 국내 게이머들 입장에서 오프라인상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전과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된 시기도 아니거니와,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를 비판하는 시기도 아니기에 사실상 이전처럼 PC방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는 힘든 상태다. 어떤 의미로, 우리가 기억하던 PC방에서 함께 놀면서, 그야말로 랜파티가 수시로 일어나던 시절의 이야기는 이제 정말 ‘추억’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 PC방이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문화는 번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프라인 게임 문화가 이전에 비해 쇠퇴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게임이 대표적인 취미로 자리잡으면서, 달리 PC방이 아니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e스포츠 대회, 코스프레, 오프라인 행사, 팝업스토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아울러, PC방도 이런 분위기에 밀려나지 않고, 그 나름대로 지속 발전해나가면서 게임을 즐기기 위한 건전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무리 그대로 이전과 같지는 않다고 보는 시선들도 있지만, 그만큼 이러한 PC방을 즐기는 방식이 계속 변화하는 시점이기에 아직 온전히 바뀐 인식이 자리잡지 못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 마찬가지로 PC방도 그에 걸맞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게임업계에서는 PC방과 같은 오프라인 문화를 이제는 쇠퇴했다고 보고 다소 외면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이 산재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PNN 취재 기자) 이찬중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것과 더불어, 지금의 PC방 모습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에 부쳐
2024년 10월 GG 20호는 제3회 게임비평공모전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GG는 처음 창간하면서부터 연 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여는 것을 주 업무로 삼았고, 다행히 한 해도 쉬지 않고 성공적으로 공모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Back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에 부쳐 20 GG Vol. 24. 10. 10. 안녕하세요,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입니다. 2024년 10월 GG 20호는 제3회 게임비평공모전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GG는 처음 창간하면서부터 연 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여는 것을 주 업무로 삼았고, 다행히 한 해도 쉬지 않고 성공적으로 공모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위원장의 상세한 심사평과는 별개로, 공모전 실무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3년동안 지켜본 공모전은 나름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응모작들이 GG의 지향점에 대해 1회보다 훨씬 더 많이 이해해주기 시작하셨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잡지가 나름 게임비평에 관심있는 분들께 3년동안 더 많이 알려졌다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지요. 3회 공모전은 1 - 2회보다 수상작을 줄인 대신 개별 상금을 높였습니다. 게임비평이라는 영역이 아직 전체 대중으로서는 생소하고 마이너한 영역이고, 3년차 공모전이 되면 관심있던 사람들의 참여가 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2회와 비슷한 수준의 응모작 수가 들어왔고, 편집장으로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점에 자책감도 들었습니다. "오락같은것도 비평을 해요?"라는 말을 현실에서 들은 게 몇 년 전이지만, 이 흐름의 지향점과 가능성에 동의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GG는 계속 가려던 길에 확신을 갖고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GG 20호는 공모전 수상작 네 편과 함께 게임비평이라는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는 글들을 마련했습니다. 왜 게임에 비평이 필요한지, 지금 진행되는 비평의 흐름은 온당한 것인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편집장으로서 새롭고 젊은 게임 필자들을 만나는 일은 설레고 즐겁습니다. 새로운 네 분 필자들의 글과 함께 다음 세대 비평의 이야기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호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세계건설〉, 게임 방법론의 새로운 예술적 적용
무한한 가짓수를 만들어내는 작품과 함께 영화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수많은 이야기 중 단 하나, 찰리스라는 소녀가 겪은 이야기 한 줄기를 최적경로로 뽑아낸 애니메이션 작품이 놓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게임이었다면 무언가 관객의 상호작용을 유도했을 법한 장치를 동원했으리라고 여겼을 진부함을 넘는 도발적인 태도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들 속에 단 한줄기로 이어진 세계선으로서의 애니메이션이 놓인 의미는 인류가 오랫동안 탐구해 왔지만 여전히 미답의 경지에 놓여있는 그 카르마와 다르마의 문제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접근경로에의 제시로 읽힌다.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게임, 전쟁, 격리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 검투사 몇이 경기장에 있다. 다른 검투사 하나가 무기를 들고 입장한다. 새로 입장한 검투사는 적절하고 신속한 동작으로 상대 검투사들을 하나씩 도륙낸다. 이따금 불필요하지만 화려한 동작도 섞어준다. 관중들이 환호한다. 만신창이가 된 마지막 상대는 이미 전투 능력을 잃고 선 채로 죽어가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승자는 화려한 기술로 그를 두 동강 내버린다. 홀로 남은 승자가 된 검투사는 신이 나 있는 관중들에게 분노를 담아 외친다. “Are you not entertained?” < Back 25 GG Vol. 25. 8. 10. Tags: 재현, 전쟁, 워게임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Editor's view]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근래들어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을 묶을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는 ‘복고’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이 넘은 게임들이 새로운 플랫폼과 형식으로 다시 현역 복귀 신고를 줄줄이 하고 있는 분위기다. 왕년의 인기 게임들은 함께 성장해 이제는 중장년에 이른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앞세우며 다시금 인기를 몰았다. 가장 최근 출시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20여년 전 게임규칙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PC방 게임순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게임과 예술 : 게임은 무엇으로 사는가?
우문에 현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게임이 일정한 미적인 속성을 체계적이고 인공적으로 구성한 형식이 아니면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했다. 사진과 영화가 아날로그 기술적 혁신에 대응하는 형식이었다면, 게임은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는 고도의 예술형식이라고 보는 게 당연하고 타당했다. “모든 예술형식의 역사를 보면 거기에는 위기의 시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는 이들 예술형식은 변화된 기술수준, 다시 말해 새로운 예술형식을 통해서만 비로소 아무런 무리 없이 생겨날 수가 있는 효과를 앞질러 억지로 획득하려고 한다. < Back 12 GG Vol. 23. 6. 10. Tags: 예술 미술 비평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angwoo Kim Studied philosophy and aesthetics. Has gazed at the world through three lenses—art, media, and games—working in art curating and writing. Curated exhibitions including The Age of Sin (2010) and Just One More Round (2009), co-wrote Game and Cultural Studies, and translated books such as Intimate Murder and Turing's Man.
- [논문세미나] 데이터가 만든 신화: ‘동남아 성장 신화’를 주도하는 게임 시장 분석 보고서 비판
그러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망에는 비판도 따른다. 게임 시장 전망을 내놓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사실은 시장 담론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웡(K.T. Wong) 교수는 2022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며, 뉴주(Newzoo)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이 만들어낸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의 서사가 이 지역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 구성된 분석이라고 지적한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 [북미통신]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변화하는 북미 게임계의 DEI 기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하자마자 한 달안에 70개가 넘는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그 중에서도 취임 첫 날 바로 서명하고 공포한 행정명령들은 향후 정책적 방향을 가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중 하나가 백악관 행정명령 14151호다. 행정명령의 제목은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정부 DEI 프로그램의 종료’다. < Back [북미통신]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변화하는 북미 게임계의 DEI 기조 23 GG Vol. 25. 4. 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하자마자 한 달안에 70개가 넘는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그 중에서도 취임 첫 날 바로 서명하고 공포한 행정명령들은 향후 정책적 방향을 가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중 하나가 백악관 행정명령 14151호다. 행정명령의 제목은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정부 DEI 프로그램의 종료’다. DEI는 Diversity, Equity, Inclusion의 약자로 다양성, 평등, 포용을 이야기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성소수자나 소수인종과 같은 비주류 계층에 대한 차별하지 않고 나아가서 배려를 해주는 모든 정책을 의미한다. 행정명령은 정부기관 내에서 이 DEI 정책들을 폐기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다양성과 관련한 직책은 모조리 없애고 인종이나 성적 지향이 고려되서 지급되던 보조금 등은 다 폐지한다. 정부기관 채용을 할 때나 수의계약을 맺을 때도 인종이나 성적지향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사실 게임계에서도 DEI는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였다. 일부 게이머들은 게임 내용에 하등 상관없이 DEI적인 요소를 게임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하곤 했다. 게임 내 주요 캐릭터가 성적소수자이거나 소수인종인 경우에 격렬하게 반발하는 반응도 나오곤 했다. 심지어 게임 주요 캐릭터가 미형이 아니면 ‘또 PC(정치적 올바름) 묻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게임계는 DEI 문제에 대한 첨예한 전쟁터였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해리 포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였다. 해리 포터 원작자인 J. K. 롤링이 트랜스젠더 혐오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고 게임의 주요 제작진 중 한 명이 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가득찬 유튜브를 운영해온 것이 밝혀지자 많은 사람들이 게임의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를 비판하고 나섰다. 결국 완성된 게임을 보면 주요 NPC는 트랜스젠더거나 동성애자가 많았고 학교 내 캐릭터들도 ‘적절하게’ 인종적 분배가 되있었다. 플레이어 커스터마이제이션에는 트랜스젠더도 있었다. <어쌔신 크리드> 최신작을 끌고 들어오지 않더라도 대작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북미의 경우 게임계에서는 DEI의 위세가 강한 편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주류 계층 모두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싶기 때문이다. 백인 남성 위주였던 미국의 게이밍 커뮤니티의 외연을 확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DEI였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부문 한 임원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방법’ 중 하나가 DEI 측면의 부각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DEI 정책 자체가 공격받자 게임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직장 내 변화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역시 직장 내에서의 변화다. 한 때는 DEI의 전도사처럼 나섰던 테크업계와 게임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S&P 지수에 편입돼 있는 기업 100군데 중 DEI 프로그램을 축소한 것은 20%를 넘는다. 메타, 구글, 아마존도 DEI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게임업계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다. 엑스박스라는 플랫폼은 물론 액티비전블리자드킹의 모회사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는 DEI 관련한 팀 자체를 폐지하기도 했다. 당연히 게임업계에서는 이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의 일터는 남성중심적이고 여성혐오적인 문화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어서 더욱 그렇다. 수유실이 없어서 회의실에서 수유를 하고 있는 여직원을 놀리려 남자 직원들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는 에피소드가 법정에서 명시된 블리자드의 케이스가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아직까지 현직의 이야기가 기사화 등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서 변화를 느꼈다는 목소리는 조금씩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의 변화 게이밍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DEI를 공격하는 움직임이나 비판하는 목소리가 꽤 있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로는 강도가 한층 심해졌다는 인상이 크다. 이미 10여년 전 게이머게이트 사건으로 성차별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괴롭힘 논란이 있었던 것을 상기하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에 가장 큰 사례는 스윗 베이비 INC 사건이었다. 스윗 베이비 INC는 캐나다에 있는 내러티브 컨설팅 회사다. 말 그대로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서 자문을 하는 것이다. 게임 내 이야기 구성과 대사 작성 등을 전문으로 한다. <앨런 웨이크 2>와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등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게이밍 커뮤니티 일부에서 스윗 베이비가 게임에 강제로 다양성을 주입한다는 음모론이 확산됐다. <앨런 웨이크 2>에 등장하는 사가 앤더슨이 흑인 여성인 것은 스윗 베이비 때문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앨런 웨이크 2>의 디렉터가 직접 이를 부인했으나 소용 없었고 스윗 베이비가 참여한 게임은 불매하자는 스팀 그룹이 만들어져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DEI가 마치 게임업계 전체의 적처럼 공격받는 현상에 대해서 플랫폼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스팀은 스윗 베이비 안티 그룹에 대해서 활동을 제재하지 않았고 이 그룹을 움직이는 디스코드 서버 또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스윗 베이비의 CEO 킴 벨에어는 “우리는 게임 속 문제를 상상해 쓰는 작가들일 뿐, 실제 괴롭힘을 막는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플랫폼은 분명 더 나은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게임 내 변화 일터와 팬 커뮤니티 양 쪽에서 DEI가 거세게 공격받고 있기 때문에 이는 게임 내부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나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서 미국에서는 이제 성별은 단 두 개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성소수자들의 피해는 커질 것이다. 게임에서 등장했던 트랜스젠더 캐릭터들은 이제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과장된 위협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해 공개돼서 파장을 일으켰던 ‘프로젝트 2025’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프로젝트 2025는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공개한 문서로 향후 미국 보수정치의 전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공공연하게 젠더나 인종과 관련된 ‘평등정책’을 축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헤리티지 재단 대표 케빈 로버츠는 이미 트랜스젠더의 권리 옹호를 포르노그래피로 규정하고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프로젝트 2025가 그대로 실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맥락을 같이 하는 ‘두 개의 성별’ 행정명령을 발표한 마당에 <사이버펑크 2077>과 <발더스 게이트 3>에 트랜스젠더 캐릭터가 있다는 이유로 포르노로 취급될 수 있다는 예상은 웃어넘기기 힘들다. 여기에 플랫폼이 콘텐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플랫폼 책임 보호법도 폐지하자는 제안이 있어서 결국 게임사들의 자기검열은 더욱 심해지고 다양성과 관련한 콘텐츠는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예측은 힘을 얻는 중이다. 게임이라는 전장 게임은 이제 어린 세대만 즐기는 문화가 아니고 모든 세대가 즐긴다. 따라서 게임만큼 폭넓은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체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업계가 이데올로기의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 상업적인 이유로 혹은 문화적 트렌드로 지금까지 DEI가 힘을 발휘했다면 이제는 백래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최소한 트럼프의 정책적 추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2026년 중간선거 전까지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을 만드는 쪽과 게임을 즐기는 쪽은 어떤 선택을 할까에 대해서 고민은 커져만 갈 것으로 보인다. Tags: DEI, 트럼프, 북미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나성인) 홍영훈 캘리포니아에서 살면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매체에 기고를 하며 많은 분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패션부터 게임까지 분야에 상관없이 재밌는 글을 평생 쓰고 싶습니다.
- B급 게임이란 무엇인가
게임과 B급이 여러 차원에서 연결돼 왔기에, 둘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분명한 것은, 게임에서 ‘B급’이라 불리는 것들 역시 (그렇지 않은 것들 못지않게) 나름의 의미를 만들어가며 게임문화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게임과 B급에 대한 논의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앞서 말한 연결지점 중 세 번째와 네 번째 지점을 중심으로 게임+B급에 대해 논의하도록 한다. B급 정서나 코드가 게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그것을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핌으로써, 게임에서의 B급, B급 게임, B급 게임문화 등이 게임문화 전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한다. < Back 05 GG Vol. 22.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QUOVADIS, 게임법 - 국회 안에서 바라본 게임법 진행의 경과와 미래
물론 전부개정안의 모든 내용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발의하고 보니 보완해야할 부분들도 여럿 보였다. 특히 국내대리인지정제도는 더욱 강화해서 발의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개정안에 빠져 있거나 부족한 부분들은 심사 과정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다. 또한 다른 게임법 일부개정안과도 병합심사되어 더 좋은 내용으로 고쳐질 것이다. 이를테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컴플리트 가챠 규제 법안이나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 규정 법안과 함께 병합심사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느릴지언정 멈추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내딛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국민의 꾸준한 관심은 국회를 일하게 한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Kyung Lee My proudest achievement is having proposed and passed more game-related bills than anyone in the history of the National Assembly. But an even greater source of pride is landing the server-first kill on Lich King hard mode in WoW, and having played the shaman in RoMg, the famous Chaos clan...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에 부쳐](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d7b2758a51c7467cb550da0d64068a8f~mv2.png/v1/fit/w_176,h_124,q_85,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d7b2758a51c7467cb550da0d64068a8f~mv2.png)


![[Editor's view]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5241a82347ca4455814e9dc13f080bd5~mv2.jpg/v1/fit/w_176,h_124,q_80,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5241a82347ca4455814e9dc13f080bd5~mv2.jpg)

![[논문세미나] 데이터가 만든 신화: ‘동남아 성장 신화’를 주도하는 게임 시장 분석 보고서 비판](https://static.wixstatic.com/media/d03518_8137465a92a740f7a36178c98e26e8a0~mv2.jpg/v1/fit/w_176,h_124,q_80,usm_0.66_1.00_0.01,blur_3,enc_auto/d03518_8137465a92a740f7a36178c98e26e8a0~mv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