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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per Seminar] The Legacy Goes On: Wuxia and its impact seen in the gaming landscape of Vietnam
Wuxia represents the martial arts and fantasy literary subgenre that dominates East Asian and Southeast Asian cultures (Chen, 2009), especially where Chinese-speaking societies are founded, or the trace of Chinese culture is recorded. The Chinese martial arts and heroics of ancient times take place in wuxia stories that have expanded into various media such as literature and movies and television programming. Wuxia under its local names kiếm hiệp and truyện chưởng has established itself as an important cultural phenomenon in Vietnam. Wuxia fiction introduced in Vietnam during the early 20th century experienced various historical transitions through print media and online gaming until reaching its current state. The current wuxia content in Vietnamese video games will be examined through an investigation of how wuxia originated historically from its literary heritage. This article has the life course approach and concepts like nostalgia and cultural proximity recruited to study the influence of early wuxia experiences on current gaming choices in Vietnam.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vietnam, wuxia, MMORPG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스팀펑크적 제작 기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는 전투가 메인 컨텐츠인 MMORPG 게임이다. 세부적으로는 테마파크 유형이다. 작중의 세계에서 유저는 온갖 다양한 활동을, 현실의 그것을 모사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초나 광물을 채집할 수 있고, 낚시를 할 수 있고, 전투와 낚시를 통해 얻은 재료로는 요리를 할 수 있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후원 경제’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스타필드>와 <발더스 게이트 3>를 중심으로
2023년 비디오 게임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RPG 게임을 꼽으라면, 대다수가 <스타필드>와 <발더스 게이트 3>를 꼽을 것이다. 여론은 <발더스 게이트 3> 쪽이 우세다. <스타필드>는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고 홍보에 힘입어 많은 판매량을 올렸지만, 게임 디자인에서 실망스러운 지점도 있어, 베데스다식 RPG 게임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을 받았다면 <발더스 게이트 3>는 풍부한 상호작용과 롤플레잉으로 RPG 장르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으며,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과 함께 올해의 게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 Back 15 GG Vol. 23.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ihwan Lee After completing the Master of Fine Arts in Cinema Studies at the School of Film, TV & Multimedia,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currently contributes film and game criticism. Loves adventure games. (antistar23@gmail.com )
- ‘대항해시대 오리진’, 멀티플레이의 계층화와 사이버 농노들
비동기 멀티플레이는 모바일 게임의 시류에서 도드라진 방식이다. 모바일, 그리고 무선 네트워크라는 아직 태동기에 불안정성이 남아있던 플랫폼들은 참여자들이 동시에 접속하지 않으면서도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계를 필요로 했고, 이것은 비동기 멀티플레이라는 방안을 만들어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러했듯이, 현재 이 방식은 비단 모바일 플랫폼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특유의 선택적 연결성 덕분에 많은 게임에서 채용되곤 한다. < Back ‘대항해시대 오리진’, 멀티플레이의 계층화와 사이버 농노들 08 GG Vol. 22. 10. 10. 비동기 멀티플레이는 모바일 게임의 시류에서 도드라진 방식이다. 모바일, 그리고 무선 네트워크라는 아직 태동기에 불안정성이 남아있던 플랫폼들은 참여자들이 동시에 접속하지 않으면서도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계를 필요로 했고, 이것은 비동기 멀티플레이라는 방안을 만들어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러했듯이, 현재 이 방식은 비단 모바일 플랫폼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특유의 선택적 연결성 덕분에 많은 게임에서 채용되곤 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 은 분명 상시 온라인 접속을 요구하는 온라인 게임이지만,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직접 마주하거나 연결되는 순간이 매우 적다. 분명 마을에서 직접 캐릭터를 마주할 수 있는 게임임에도 할 수 있는 실시간 상호작용은 매우 적다. 플레이어 간의 전투는 서로가 서로의 전투력을 상정한 AI와 싸우는 비동기 전투로 이루어지며, 거래소의 경우에도 간접적으로 돈과 장비를 주고 받는다.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온라인 활동 중 하나는 바로 ‘투자전’ 이다. 협동 콘텐츠는 전무하며, 정작 ‘대항해시대’ 하면 떠올릴만한 유저 해적질, 속칭 ‘유해’ 는 그 여파가 상당히 간접적이고 애초에 양쪽이 모두 비동기로 전투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전투력을 복사한 AI와 대결하는 식이다. 굉장히 상호작용성이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맞붙는다는 느낌이 드는 콘텐츠는 투자전 하나 뿐이다. 이 투자전은 기본적으로 각 도시들에 두캇(인게임 머니)과 젬(유료 재화)을 소모하며 투자를 할 수 있고, 이 액수를 비교해 가장 높은 사람에게 시장 자리를 부여하고 해당 국가와 플레이어에게 소유권과 그 도시에서 발생하는 이득을 주는 시스템에 기반한다. 그래서 각자 중요한 항구를 두고 자본의 전쟁을 벌이고, 이 게임의 실질적인 PVP는 바로 이 투자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특이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온라인 플레이의 구조 때문에 ‘대항해시대 오리진’ 은 플레이어가 얼마나 온라인 플레이에 접근할 수 있는가, 온라인에 천착해있는가를 자본이라는 조건으로 구분짓기 때문이다. 현재의 구조를 따르면 실질적으로 투자전을 통해 거시적인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을만큼의 자본이 있는 경우에만 유의미한 게임 내 온라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자본은 물론 게임 내에서 벌어들이는 두캇을 포함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당 수급량에 제한이 있는 두캇보다는 레드젬, 즉 현질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투자전 자체의 문제는 단순히 비동기 멀티플레이의 거시화라는 관점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지속적인 현금 투입을 유도해야 하는 한국형 F2P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 투자전을 제외한 다른 온라인 플레이들이 전무하거나 또는 유의미할 만큼 게임 내 가치를 가지거나, 또는 플레이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겹치고, 때문에 이 ‘투자전’ 이 이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 자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문제가 도드라져 보인다. 여기서 마찬가지로 비동기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고, 또 마찬가지로 운송이 핵심인 게임 ‘데스 스트랜딩’ 의 온라인 활동은 어떤가. 비록 두 게임은 플레이어의 시점, 플레이의 밀도, 스케일 등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운송과 비동기 멀티플레이라는 테마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데스 스트랜딩’ 에서는 자신 이외의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는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온라인 동기화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가 건설한 도로나 건물, 장비들이 무작위 선별을 통해 내 월드에 설치되어 있고, 이것을 내가 직접 사용하면서 플레이 자체에 변화가 생긴다. 도로 하나, 충전기 하나의 차이만 해도 굉장히 큰 게임이고, 설원에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 운송을 하다 누군지 모를 사람이 설치해둔 충전기 하나를 본다면 그야말로 구원이나 다름없다. 내가 온라인 플레이에 참여하고 싶다면, 자원을 모아 건물을 설치하면 된다. 만약 정말로 필요한 건물을 적절한 위치에 설치했다면,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이용하면서 무수하게 쌓인 좋아요, 일명 따봉을 보게 된다. 재미있게도, 이 따봉은 플레이어가 온라인 플레이에 참여하도록 하는 순수한 원동력이다. 직접적인 채팅조차 불가능한 게임임에도 오히려 타 플레이어의 흔적, 영향이 게임 내에서 깊고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결국, 오히려 상시 온라인 접속을 요구하는 명실공히 온라인 게임인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 싱글 플레이도 가능한, 프리페이드 게임인 ‘데스 스트랜딩’ 에 비해 유저 간의 연결성, 온라인 플레이의 가치가 더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핵심은 동기식이냐 비동기식이냐, 플레이어 아바타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등의 차이는 이 상황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흥미롭게도, 이런 상황 하에서 ‘대항해시대 오리진’ 온라인 플레이는 ‘계층화’ 된다. 앞서 말했듯 이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는 투자전이 핵심이자,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투자전은 한편으로는 이 게임에서 현질을 유도하는 가장 큰 요소다. 한때, 필자가 플레이 중인 대서양1 서버에서 투자전이 한창 과열 양상에 들었을 때 한 플레이어가 도시 하나를 먹기 위해 들인 현금은 추정치 약 800만원이었다. 이 게임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고, 그 플레이어는 수십개의 도시를 한꺼번에 차지했다. 그럼 대체 얼마의 자본이 투입된걸까? 이처럼, 투자전은 단순히 게임 내에서 벌어들이는 두캇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벌어진다. 즉, 일정 규모, 적어도 백만 단위의 현질을 하지 않고서는 주요 도시를 차지할 수 없는게 이 시스템이다. 여기서 이러한 ‘도시 하나에 의미있는 영향을 끼칠만한 액수의 투자금’ 이 바로 일종의 입장권 역할을 한다. 이 게임에서 의미있는 온라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이 액수를 내야하고, 거기서 얼만큼을 더 지불해야 하는가는 게임의 시스템이 아닌 경쟁 상대의 지불 능력에 달려있다. 때문에, 이 게임 내에서 투자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는 지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의사결정이나 참여와 무관하게 결정되는 이 게임의 권력구도, 그리고 국가 및 도시 배치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흥미롭게도, 이는 마치 전근대 시절 대부분 국가의 전쟁이 하급 국민까지 모두 생사를 걸고 싸우는 총력전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권력 충돌이었던 양상과 일치한다. 결국 극소수의 투자자들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은 모두 사이버 농노가 되어 조금씩 이 게임의 제한된 콘텐츠를 소비해나갈 뿐이다. 그래서 그런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게임은 정말로 온라인 게임이 맞는가? 나는 이 온라인 게임의 일부로서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투사하고 있나? 또는 상위 계층에서 하향식으로 내려오는 영향에 맞추어 나는 어떤 영향을 상향식으로 끼칠 수 있는가? 보통 이러한 과금액수에 의한 플레이어의 계층화는 비슷한 F2P 모델을 가진 게임들에서는 모두 생겨나는 일이긴 하나, ‘대항해시대 오리진’ 은 그 계층의 카테고리도 얄팍하고, 상위 계층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음에도 그 괴리나 거리감은 훨씬 더 크다는 점이 부각된다. 즉, 왕족과 농노라는 양극화 계층만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대항해시대 오리진’ 의 플레이는 단순히 플레이어의 상승욕구를 자극해 돈을 쓰게하는 것을 넘어 아예 멀티플레이에 참여하는 걸 포기하도록 만든다. 물론 F2P 게임은 플레이어의 결핍을 만들어내고 이 결핍을 채우기 위해 현질을 하도록 유도한다. 수많은 역체감과 타인과의 비교우위를 만들어내어 이를 돋보이게 하고, 각 층위의 플레이어들이 서로 조금씩 다른 플레이 목표를 가지도록 조정한다. 그러나 이 게임은 후자, 최상위의 계층이 아닌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대단위 상호작용, 멀티플레이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나 별도의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준비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극단적인 양극화가 벌어진다. 결과적으로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바는, 온라인 플레이와 오프라인 플레이의 특색은 그저 기술적인 네트워크 연결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에 따라 오히려 ‘대항해시대 오리진’ 보다 ‘데스 스트랜딩’ 이 더 ‘온라인 게임’ 일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레이와 오프라인 플레이가 상하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의 게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강점과 특유의 재미를 얼마나 잘 구축했느냐는 중요한 판단거리다. 그러나 ‘대항해시대 오리진’ 은 분명 온라인 게임이라는 명제를 깔고 있음에도 이 온라인 플레이가 매우 선택적으로, 그것도 돈에 의해 작동한다. 온라인 게임으로서 ‘대항해시대 오리진’ 의 세가지 큰 문제는 먼저 투자전 중심의 온라인 플레이로 인해 생기는 플레이어의 계층화, 두번째로는 그 투자전 자체도 어떤 기획의 복합적인 아름다움이나 재미는 없는 단순한 숫자 대결 콘텐츠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 게임 내에 투자전 이외에 제대로 된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런 게임이 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은 이 게임 자체가 실무를 맡은 개발사가 기획 전권을 휘두르기 어려운 원본 IP를 토대로한 협력 개발 게임이고, 또 2차 클로즈 베타까지 게임의 근간이 계속 뒤엎어진 난항에 난항을 거듭한 게임이라는 개발 상황의 문제가 있다. 더불어, 그 근간이 F2P 모바일 게임이기에 수익 구조가 일부 고객들의 고액 지출에 기대어 디자인된 부분도 있다. 또 고의적으로 전투 부분에서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을 최소화시킨 영향도 있다. PVP 를 억제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때문에 수많은 고객이 이탈한 ‘대항해시대 온라인’ 의 사례를 재현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즉, ‘대항해시대 오리진’ 의 온라인 플레이는 직접 그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게이머의 입장보다는 온라인 플레이와 라이브 서비스를 결합하여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회사의 입장이 더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지 이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내 F2P 모델의 게임들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문제점이다. 게임이 수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산업화의 결과물이며 개발자들, 그리고 그 게임의 제작과 퍼블리싱에 참여한 모두가 정당한 금전적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그게 이렇게 기형적 형태의 기획에 의존하여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분명 과열된 투자전 와중에 벌어들인 수익은 상당하리라. 하지만 과연 그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투자전의 열기가 한차례 빠지고 난다면, 이 게임은 지속 가능성이 있을까? 이는 ‘대항해시대 오리진’ 의 개발자나 또는 서비스사에 대한 도덕적 규탄이 아니다. 이는 왜 이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는 이전작인 ‘대항해시대 온라인’ 에 비해 퇴화할 수 밖에 없었는지, ‘대항해시대’ 라는 인기 IP 이자 수십년이 지나도 아직도 특별한 재미가 있는 이 플레이 로직을 기반으로 왜 이 이상의 온라인 플레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는가 하는 게임 완성도 측면에서의 비판이다. 오프라인 베이스에 선택적 요소로서 비동기 멀티플레이가 첨가된 게임이, 오히려 상시 온라인 연결을 필요로 하는 대단위 멀티플레이어보다 오히려 더 밀도 있고 끈끈한 멀티플레이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매우 아이러니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대항해시대 오리진’ 은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아니다. 소수의 투자자들이 아닌 대다수의 플레이어들, 이 사이버 농노들은 이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라는 세계에서 어떤 플레이 목적, 또는 존재 의의를 찾아야 하는가? 그것이 이 과정을 거쳐 정제된 마지막 질문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기자) 이명규 게임 기자(2014~), 글쓴이(2006~), 게이머(1996~)
- '포터블'과 '모바일': 주머니 속 게임의 사반세기 변천사
'포터블'과 '모바일'이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둘 다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문화적 의미와 게임 경험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2005-2011년 사이 닌텐도 DS 시리즈와 소니 PSP 시리즈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병행하여 존재했던 시기에 주목하여 이 두 개념을 생산적으로 구분해서 사용하자고 제안한 연구도 있다(McCrea, 2011).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모바일, 닌텐도, 포터블, UMPC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imong Lee From childhood to now, always in the company of Nintendo games. A few months ago, bought a Steam Deck on installment and has been enjoying it to the fullest. Studied business administration at Kyung Hee University and cultural mediatio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Yonsei University, and is currently a doctoral student in the Graduate School of Core Ethics and Frontier Sciences at Ritsumeikan University in Japan. Researches digital media content and culture, including games and webtoons.
- 〈디아블로3〉는 왜 ‘똥3’, ‘수면제’가 되었는가?
누구든 이 글의 제목이 표시하고 있는 의문에 현혹되어 본문을 읽기 시작한 독자라면 그의 추억 속에서 디아블로가 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민속놀이’에 준하는 반열에 올려져 있음직하다.1) 특정 게임을 민속놀이에 비유하는 표현은, 물론 오래도록 익숙해진 대상에 대한 게이머들의 애정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밈 중 하나이다. 그러나 어느 로맨스도 항상 분홍빛으로만 채색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 애정은 옅어지고 힐난과 혐오의 감정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때마다 변하게 된 것은 ‘나’와 대상이거나 양자가 달라지면서 마땅히 뒤따른 관계의 양상이지 ‘사랑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 Back 〈디아블로3〉는 왜 ‘똥3’, ‘수면제’가 되었는가? 05 GG Vol. 22. 4. 10. 이 글은 〈게임과 공포 서사를 통해 살펴본 언어화와 공포의 비대칭적 상관관계에 대한 비교연구: 〈디아블로3〉, 현대 괴담, 고전 원귀서사를 중심으로〉(비교문학 86, 2022.2.)라는 표제로 공개된 논문을 웹진 형식에 맞추어 적절하게 개고한 글이다. 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15374 ‘갓겜’의 전락 누구든 이 글의 제목이 표시하고 있는 의문에 현혹되어 본문을 읽기 시작한 독자라면 그의 추억 속에서 디아블로가 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민속놀이’에 준하는 반열에 올려져 있음직하다. 1) 특정 게임을 민속놀이에 비유하는 표현은, 물론 오래도록 익숙해진 대상에 대한 게이머들의 애정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밈 중 하나이다. 그러나 어느 로맨스도 항상 분홍빛으로만 채색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 애정은 옅어지고 힐난과 혐오의 감정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때마다 변하게 된 것은 ‘나’와 대상이거나 양자가 달라지면서 마땅히 뒤따른 관계의 양상이지 ‘사랑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 대명사가 된 ‘똥3’. Google을 이용하여 ‘똥3’를 표제어로 삼아 검색해보면 무려 3천만 건 이상의 〈디아블로3〉에 관한 페이지가 결과로 주어진다(2022년 3월 현재 기준). 여기서 검토 가능한 정보들 대다수가 ‘똥3’을 곧 〈디아블로3〉의 대명사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확인된다. 이 글이 일단 주목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변이의 순간이다. 2012년, 〈디아블로3〉가 발매되었다. 시리즈의 전작과 신작 사이에 놓인 십여 년의 격차는 팬들의 기대를 더욱 부풀렸다. 출시 직후부터 〈디아블로3〉는 블리자드 사의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도 유례없이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2) 그만큼 성공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유저들 의 평가는 기존과 사뭇 달랐다. 일각에서는 “〈디아블로3〉를 하면 할수록 졸음이 쏟아진다”라고 호소했으며, 캐릭터가 죽었는데도 이미 유저는 태연히 잠든 사진들이 ‘유머 짤’로 퍼지기 시작했다. 한 웹진에서는 〈디아블로3〉를 비롯해 이른바 ‘수면제’라 불리는 게임들의 숙면 유도 효과를 검증하는 내용으로 아예 기사 한 꼭지를 채웠다. 3) 그 어떤 저예산의 아마추어 게임일지라도 지루함을 분명히 몰아내기만 한다면 이 점 하나만으로 그 게임은 자기의 탁월성을 증명한다. 기본 조건을 〈디아블로3〉가 어겼다고 여기는 일부 유저들은 게임 타이틀을 아예 ‘똥3’이라고 바꾸어 부르기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은 〈디아블로3〉가 잠을 부른다는 평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감하였음을 방증하면서도, 일종의 전락이라 이르기 충분한 낙폭을 또한 보여주고 있다. 상당한 기대감을 아우르면서 출시 직후까지 ‘갓겜’으로 불리던 상황이 어느새 ‘수면제’, ‘똥3’이라는 조롱 성격이 가득한 밈의 유행으로 대체된 것이다. * 죽었습니다. 4) 위 이미지들은 PC방에서 〈디아블로3〉 플레이 중에 잠들어버린 유저와 플레이 화면을 지켜보던 중에 잠들어 버린 고양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중 캐릭터의 사망 상태를 알리는 문장은 게임 자체에 대한 은유로도 쓰인다. 공포의 공백: 무섭지 않다 〈디아블로3〉는 왜 ‘똥’이 되었는가? 지루함과 잠은 결과이지 원인일 수 없다. 사람들은 몇 가지 요인들을 꼽아보기도 한다. 시스템적으로 전보다 단순해진 레벨링, 한정된 배경의 던전을 계속 전전하는 파밍, 이 과정의 반복이 지나친 나머지 화면 연출이 암만 화려하고 맵이 아무리 임의로 생성되더라도 그것들을 단조롭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유저의 인지 상태 등이 그것이다. 반복 속에서 차이가 희소해질수록 지루함이 찾아드는 법이다. 그러나 반복은 전작들에도 포함되어 있던 요소였고 더욱이 반복으로 인해 결국 잠들고 말았다는 평은 전작들에 대해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주의해서 기억하도록 하자. 물론 예의 레벨링 및 파밍에서 일어난 어느 변화가 신작의 흥미를 한껏 줄여버린 원인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만 고려할 때 쉽게 놓치고 마는 부분이 있다. 애초에 이 시리즈가 공포 요소를 상당히 강조하는 게임이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따라서 〈디아블로3〉가 전작에 비해 더 이상 플레이 중에 공포가 체험되지 않는다는 지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전히 있는 것들이 현재에는 달리 작동해서 가져온 결과에 대해 논하는 것보다, 있었던 것의 부재가 지금 가져온 결과에 대해 먼저 살피는 것이 사태의 중층성을 파헤치는 초석일 수 있다. 요컨대 1996년 마지막 날에 발매된 〈디아블로〉는 던전크롤링과 핵앤슬래시의 구현에 충실했다. 가공할 만한 몬스터, 과장된 유혈, 잔혹하게 도살된 인간들의 형상이 탐험 공간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서 공포와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기에도 알맞았다. 이를테면 특유의 외침과 함께 등장하는 부쳐(butcher)와의 첫 맞대결에서 압살당한 경험은 여전히 유저들 사이에서 소름 끼치게 충격적이었다고 회자될 정도다. 2000년에 발표된 〈디아블로2〉는 여전히 신비를 잃지 않은 초월자들의 등장과 암흑에 가까운 공간 연출 등으로 유저의 긴장을 적절히 고조시키고 공포감을 부풀리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다. 문제는 3편에서 이런 장점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는 것이다. 무엇이 과연 공포를 몰아냈을까? 이 자리에서는 다소 생경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언어화’다. * 부쳐(도살자)와 그의 소굴(〈디아블로 1〉). 훼손된 시체가 즐비한 방에 들어서자마자 ‘ah, fresh meat!’라고 외치며 달려드는 막강한 적에 압도되어버렸던 그 순간을 유저들은 절대 잊지 않는다. 이미지출처: Steve Burke, “Most Memorable Moments of the Diablo Franchise.” Gamers Nexus, 2012.5.14. www.gamersnexus.net/gg/844-most-memorable-diablo-moments 공백의 공포: 호러 바쿠이 디아블로 시리즈가 후속편을 이어가면서 나타낸 변화의 방향은 어느 정도 일관성을 띤다. 바로 온갖 언설과 언어적 존재들이 서사의 빈자리에 들어서며 늘어난다는 점에서 그렇다. 1편은 ‘최하층에 다다라 거대한 악을 물리친다’라는 단순한 목적을 곧 서사의 골자로 삼았으며 게임 체험의 거개를 전투로 채웠다. 유저가 가야 할 곳, 해야 할 일 등의 정보가 NPC들에 의해 거의 최소한으로 주어지고, 악마의 출처나 살육의 목적도 모두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그리고 디아블로라는, 게임 타이틀이 가리키는 악마 자신이며 최대 숙적인 그는 마지막에 쓰러질 때까지 그 이름을 제외하고서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비언어적이다. 1편에 비하여 2편은 세계관을 확대하고 세부적인 요소까지 규정했다. 선택 가능한 영웅 캐릭터들이 추가되었고 다변화된 지역을 배경으로 디아블로를 비롯해 그 형제들이 등장한다. 악마는 사실 오래전부터 천사와 대립하여 싸우고 있었으며, 더 강한 무력을 얻어 이 같은 쟁투에서 승리를 취하고자 인간 세계에 혼란을 몰고 왔다는 전사(前史)도 제시되었다. 이렇게 더 많은 사건과 내화(內話)를 배치하여 서사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면서도 다른 초월자의 존재, 세계의 기원 등 해명되지 않은 것들을 여럿 남겨놓음으로써 다음 편을 기대하도록 안배하기도 했다. 3편에서는 이야기의 구체성을 더하고 볼륨을 키우는 이러한 경향성이 굳어진다. 더 많은 캐릭터와 지역, 더 장구한 역사와 아티팩트, 다원화된 세계들 간의 더 깊은 갈등, 더 교묘한 음모, 더 복잡한 사연들이 새롭게 엮이고 관계를 형성한다. 작중 인물의 발화와 대화는 물론, 책자나 일지로 가장된 독백뿐만 아니라 시네마틱 영상, 내레이션을 통해, 이 이야기-언어는 인물 표현과 서사 부분에서 풍부함과 상세함을 더한다. 작중 해설가나 다를 바 없던 역을 담당한 캐릭터 케인이 죽음으로 퇴장한 이후에도 설명과 다변의 과잉상태는 달라지지 않는다. 살육과 폭력을 과묵하게 자행하던 악마도, 그런 악마를 저지하기 위해 분주하던 천사도, 모두가 자기에 대해 말을 (그것도 많이!) 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한다. 그리하여 디아블로 세계관이 낱낱이 해명된다. 그런데 이렇게 추가된 언설들이 아무리 다양해지고 서로 교차하더라도 그것들 사이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설명이 없던 부분에는 이야기를, 말이 없던 존재에게는 육성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이전 작들이 남겨놓은 서사상의 공백을 모두 메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적인 두려움을 제작진들이 해소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이다. 블리자드 사의 이 같은 행위 양상을 가리킬 수 있는 오랜 표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호러 바쿠이’이다. 이 관용구는 언필칭 그대로 ‘공백(Vacui)에 대한 공포(Horror)’를 의미하며, 어떤 여백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모든 자리를 패턴으로 채우려고 하는 특정 시기의 예술 양식이나 기법을 지시하기도 한다. 문제는 빈자리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채움의 강박이 과도한 언어화를 낳았으며 정작 게임이 전달할 수 있는 공포 정서를 축출해버렸다는 데 있다. 어째서 그러한가? 우선 이러한 현상이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여러 영역에서도 일반적으로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일러두기로 한다. * 호러 바쿠이 혹은 채움의 강박. Jean Duvet, 〈The Fall of Babylon〉 이미지 출처: Mads Soegaard, “Horror Vacui: The Fear of Emptiness.” Interaction Design Foundation, 2020.9. interaction-design.org/literature/article/horror-vacui-the-fear-of-emptiness . 16세기에 활동한 뒤베의 판화는 도상의 모든 면을 특별하게 의도한 알레고리로서 의미를 갖추도록 만들고 있다. 언어화는 공포를 잠식한다 “공포는 총성(bang)이 아니라 그것의 예측(anticipation)에서만 일어난다”라고 진술한 것은 히치콕이었다. 공포의 감정은, 감각과 언어로서 인지되는 사태의 바깥에 인간의 상상력이 미쳤을 때라야 어떤 예기(豫期)와 함께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그 어떤 규정성과 동질성 너머에 놓인 상상의 공간, 이 빈자리야말로 공포가 당당하게 차지하게 되는 자신만의 영토다. 이는 공포가 공백에서 발생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언어는 근본적으로 의미의 담지체로서 규정성을 발생시킨다. 어떤 사태를 포착한 단 한 장의 사진에 인과관계가 담긴 이야기를 덧붙이자 그것이 사태의 의미로 대체돼 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한다. 또한 언어는 인간의 인식, 사고, 정서, 행동 등에 담긴 질서를 근본적으로 반영한다. 그래서 어떤 존재가 언어를 구사하는 언어적 존재로 재현된다는 것은 그 존재가 이미 인간적 질서를 공유하고 그것에 동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언어화는 규정성을 부여하거나 이질적 거리를 단축함으로써(즉 동질성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빈자리를 채운다. 이러한 사실들은 〈디아블로3〉의 과잉된 언어화가 이미 잘 드러내주고 있기도 하다. 세계관, 전사(前史), 배경에 대한 다변들은 결국 게임 내 세계, 악마와 괴물, 천사에게서도 신비함을 탈각한다. 그들이 미지의 존재가 아니게 됨으로써 그들은 공포의 영역에서도 추방을 당한다.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구석을 찾아볼 수 없게 된 대상은 신비하고 공포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성가시거나 혹은 친근한 존재가 될 뿐이다. 경외와 두려움은 동근원적이다. 그리고 미지의 존재와 세계는 그 정체가 밝혀짐과 동시에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를 멈추고 우리에게 친숙해지고 만다. “ 그래서 떨어졌습니다. 내 의지로.” (〈디아블로3〉). 대천사 티리엘은 스스로 날개를 찢고 지상으로 떨어진다. 이 하강은 초월적이고 비의적 존재에서 인간적이고 탈신비화된 존재로의 변신이기도 하다. 미지의 대상이 설명됨으로써 정체가 폭로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언어적 존재로 변하여 묘사될 때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이어진다. 악마와 천사들은 〈디아블로3〉에 이르러 무척이나 수다스러운 존재로 나타났다.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꺼리는지, 무엇을 의심하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대해 그들은 말한다. 이와 동시에 악마와 천사는 공포를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공포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게다가 악마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은 그 악마를 격퇴시키기 위해 진격하고 있는 유저 자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저가 공포를 느끼기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우리는 공포에 떨고 있는 다른 누군가를, 심지어 우리 자신이 유발하는 공포에 의해 떨고 있는 그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민속놀이’의 부흥을 기대하며 지루함이나 잠은 공포와 대척점에 서 있다. 어떤 것이 충분히 음산하고 무섭다면, 그것은 우리를 잠으로 이끌지 않을 것이다. 공포를 다루는 많은 매체들이 ‘잠 못 드는 밤’을 강조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른 요인들도 물론 고려해야 할 테지만 ‘수면제’나 ‘똥3’이라는 밈에는 〈디아블로3〉의 과도한 언어화로 인해 공포를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이 반영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포는 공백과 짝을 이루어 실현되며, 언어화는 공백을 메움으로써 공포를 비워버린다. 이처럼 단순한 진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수많은 괴담이나 호러 영화를 두고 의식적으로 연결하여 공통된 특성을 골라내 보지 않고 있었을 뿐이다. 해원(解冤)을 모티프로 삼은 고전적인 귀신이야기는 어떠한가? 사람을 사로잡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악귀는 그저 공포의 대상일 수 있지만, 그 악귀가 어떤 원한에 사로잡혀 있는지 스스로 호소하며 탄원하는 순간 우리의 두려움은 줄어들고 급기야 달아나버리기까지 한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나폴리탄 괴담류’들은 어떠한가? 그중 성공적인 것들은 이야기-언어로 공포가 둥지를 틀 수 있는 인지상의 공백을 만드는 기교를 구사한다. 즉 규정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그것을 벗어난 상대적인 빈틈을 절묘하게 주조하면서, 그 빈틈에 어떤 경악할만한 것이 있을지 우리가 예감하도록 하여 심리를 불안하게 자극하다가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 한가운데로 우리를 포획하고 마는 것이다. 공포 구현에 있어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여타의 매체나 작품들이 후속편에 이르러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둠〉은 호러 요소로 과거 큰 인기를 끌었고 세기를 넘어서도 리부트를 비롯하여 새로운 후속편들을 다수 이어갔다. 그러면서 서사의 연장ㆍ삽입, 세계관ㆍ인물ㆍ사물에 관한 설정과 관계망의 추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공포가 발원하는 자리인 공백을 그러한 설명과 규정성의 과잉이 잠식해버린 결과에 대해 이 자리에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편 지난 여름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공개는 오랜 향수와 함께 신선한 열기를 불러왔다. 〈디아블로3〉가 출시된 지도 벌써 십수 년이 지난 상황에서 시리즈 후속작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제작진이 네 번째 작품을 더욱 어둡고 사실적으로 표현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5) 이것이 인상적인 까닭은 3편에서 공포의 부재를 가져온 그들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더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작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디아블로4〉가 그들의 계획대로 ‘갓겜’의 진면목을 이어가는 데 성공하려면 언어적 미니멀리즘은 불가결하다. 1) 특정 게임을 민속놀이로 일컫는 용례 가운데 하나는 다음 기사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삼대가 즐기는 한국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 《게임톡》, 2019.1.29. 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50637; 리마스터 판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2021년 여름 공개된 후 일대 선풍이 한동안 일어 디아블로 역시 민속놀이에 비유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았으나 대세를 이루지는 못했다. 2) 〈디아블로3〉는 출시 첫날 350만 장, 1주일 후 630만 장 판매량을 보였다. 발매가 이뤄진 2012년 한 해 동안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1,200만 장으로 추산되었는데, 이는 계측이 이뤄진 2013년 당시 기준으로만 보아도 전작 〈디아블로〉와 〈디아블로2〉를 합친 것을 압도한 수치였으며, 〈스타크래프트〉의 기록마저 넘어선 것이라고 한다. 〈'디아블로3' 1200만 장 판매, 확장팩 발표 없었다〉, 《머니투데이》, 2013.2.8. news.mt.co.kr/mtview.php?no=2013020814008169621 3) 〈한 판만 해도 꿀잠…최고의 수면제 게임은?〉, 《데일리게임》, 2016.11.2. game.dailyesports.com/view.php?ud=2016110117545981392_26 4) 이미지들의 출처는 다음과 같은 웹페이지들이며, 오래전부터 이들 밈이 광범하게 유포되었기에 원출처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부작용 없는 완벽한 수면제〉(유머 게시판 사용자 콘텐츠), 《루리웹》, 2018.10.04. 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744/read/39367858, 〈죽었습니다〉(유머 게시판 사용자 콘텐츠); 《이토랜드》, 2019.9.12. etoland.co.kr/bbs/board.php?bo_table=etohumor02&wr_id=650119&mobile=1 5) Andy Chalk, “Blizzard is trying to make Diablo 4 characters look cool while keeping them ‘grounded in reality’.” PCGAMER, 2021.7.1. pcgamer.com/blizzard-is-trying-to-make-diablo-4-characters-look-cool-while-keeping-them-grounded-in-reality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장지영 한국어문학을 전공으로 삼아 주로 근대 비평과 문화사를 공부했으며 식민지 시기 및 해방기의 학술과 관련한 지성사 연구를 이어왔다. ‘게임보이’로서 지냈으나 게임을 잘/많이 하지/알지 못했음을 뒤늦게 안 게이머이다. (철학연구자) 최건 철학연구자로서의 정체성과 게임애호가 및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강의, 강연, 연구, 저술, 번역 활동에 임해왔으며, 현재는 인하대 등에서 학생들과 사유를 공유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 판단하고 행동하는 효율의 <피크민 4>
프라스카를 포함한 루돌로지스트 관점에서의 분석대로 비디오 게임은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디지털digital의 시뮬레이션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본질적으로 비디오 게임은 세계를 어느 정도 계산 가능한 것digit으로 치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비디오 게임의 세계는 숫자로 치환된 현실을 가진다. 이것은 디지털 게임에 있어 불변의 조건이다. < Back 18 GG Vol. 24. 6. 10. Tags: 피크민, 감각, 시뮬레이션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in Lee Writes and lectures freely across comics, games, and film. A lifework: clearing every Final Fantasy title except the MMORPGs. Mainly plays on the Steam Deck.
-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번역가.
어쩌면 그래서 “힘세고 강한 아침” 같은 문장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 문장은 분명 이상하지만, 동시에 게임 번역의 역사 속 한 장면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사이에서 게임을 전달하려고 했던 초기의 시행착오가 그대로 남아 있는 흔적이니까. < Back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번역가. 29 GG Vol. 26. 4. 10.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왈도. 게임 커뮤니티를 조금이라도 돌아본 사람이라면 ‘힘세고 강한 아침’이라는 문장을 어디선가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 정확히 어떤 맥락이었는지는 몰라도 묘하게 웃긴 문장이다. 단어 하나하나는 익숙한데 문장으로 묶이는 순간 어딘가 미묘하게 비틀린다. 마치 한국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 어색함이 웃음을 만든다. “깔깔깔, 힘세고 강한 아침이래! 이게 무슨 말이야!” 이 문장은 1998년 4월에 출시된 PC 게임 <마이트 앤 매직 6>의 국내 발매판 번역에서 등장한 대사다. 요즘 세대에게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이젠 가망이 없어.”라는 대사가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힘세고 강한 아침’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일종의 조상 격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번역이 종종 인터넷 문화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번역이 어색할수록, 혹은 지나치게 직역에 가까울수록 오히려 새로운 재미가 생긴다. 커뮤니티에서는 스크린샷이 돌아다니고, 패러디가 생기고, 어느새 그 문장은 원래 게임과 별개로 독자적인 생명을 얻는다. 번역이 틀렸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이것도 번역이 겪게 되는 묘한 운명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범위를 넓혀 보면 이런 사례는 의외로 많다. 영화나 게임에서 어색하게 번역된 한 문장이 밈이 되어 커뮤니티를 떠돌다가, 나중에는 원작보다 더 널리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문장은 패러디가 되고, 어떤 문장은 유머의 소재가 되며, 어떤 문장은 인터넷 유행어가 되기도 한다. 언어가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살아 움직이는 셈이다. 배우를 비추는 조명 장치, 번역가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현상은 꽤 흥미롭다. 내가 번역가라는 직업을 설명할 때 종종 언급하는 책이 있다. 데이비드 즈와이그의 <인비저블>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겉으로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다룬다. 난 번역가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눈에 띄지 않을수록 좋으니까. 게이머가 게임 속 텍스트를 읽으며 “아, 이거 번역이네!”라고 느끼는 순간, 어딘가에서 이미 삐걱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은 게이머의 기억에 거의 남지 않는다. 게이머는 번역문을 기억하기보다는 캐릭터와 이야기, 세계관과 게임 플레이를 기억한다. 번역은 그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배경이지만, 동시에 그 배경 속으로 사라져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번역을 종종 무대 뒤의 조명처럼 비유한다.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조명 장치가 독자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선 안 된다. 하지만 조명이 없으면 무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번역 역시 비슷하다. 번역이 제대로 흘러간다면 게이머는 그것을 거의 인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번역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모든 시선은 번역으로 향한다. 아, 물론… 좋은 시선이 아니라, 안 좋은 시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티에서 밈이 되는 번역은 이 원칙을 정반대로 뒤집는다. 번역이 너무 눈에 띄어서, 너무 이상해서, 그래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번역이 본래 지향하는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의 방향이다. 게이머의 열망, 유저 번역의 시작 이런 기묘한 번역들은 사실 지금으로부터 약 20~25년 전, 해외 게임들이 ‘한국어 미지원’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국내에 들어오던 시기에 특히 많이 등장했다. 당시에는 해외 게임사가 정식으로 한국어 번역을 진행해 출시하는 일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한국 시장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현지화라는 개념도 지금만큼 체계적으로 자리 잡지 않았던 시기였으니까. 게다가 그 시절에는 ‘게임을 정식으로 구매한다’라는 문화적 인식 역시 지금과는 꽤 달랐다. 많은 게이머가 웹하드 사이트에서 게임을 내려받고, 포털 사이트에 ‘○○ 게임 한글판’이나 ‘○○ 한글 패치’를 검색하며 인터넷을 뒤지곤 했다. 몇 시간을 헤매다 결국 바이러스에 걸려 컴퓨터를 수리 맡기는 엔딩을 맞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찾아다녀도 한글 패치를 끝내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검은 건 글자요, 하얀 건 배경이니라’ 하는 심정으로 게임을 하곤 했다. 퀘스트 설명은 물론, NPC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지만 일단 해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 기묘한 플레이 방식이다. 이야기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 채로 퀘스트를 진행하고, 스킬 설명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로 스킬을 사용한다. 그런데도 게임은 이상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의미도 모른 채 버튼을 눌러 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게임을 익혀 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모험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게임을 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고, 동시에 ‘한국어로 게임을 하고 싶다’라는 욕구도 강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저 번역과 한글 패치 문화였다. 개인이나 소규모 팀이 자발적으로 게임 데이터를 뜯어 번역을 만들고, 그것을 패치 형태로 배포하는 일들이 이어졌다. 번역 품질은 들쭉날쭉했지만, 그 열정만큼은 놀라울 정도였다. 커뮤니티에서 이런 사람들이 ‘네임드’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면 거의 뭐 연예인 저리 가라는 수준으로 인기를 구사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작업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게임 파일 구조를 분석해야 했고, 텍스트 데이터를 추출해야 했으며, 때로는 프로그램을 직접 수정해야 했다. 그런데도 많은 게이머가 시간을 들여 자기들만의 번역을 만들었다. 순수하게 “이 게임을 한국어로 즐기고 싶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그 시절의 번역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 거칠었다. 문장은 어색했고, 용어는 제각각이었으며, 어떤 경우에는 문맥조차 맞지 않았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그 번역을 붙잡고 게임을 했다. 왜냐하면 그 몇 줄의 문장이야말로 게임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이다. 게이머를 게임 속 세상으로 이끄는 존재, 현지화 담당자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부분의 대형 게임은 출시와 동시에 여러 언어로 번역되고, 현지화 과정도 훨씬 체계적으로 다듬어졌다. 현지화 담당자들은 용어집을 만들고, 세계관 설정을 확인하고, UI 글자 수를 맞추며, 필요하다면 개발팀과 소통하면서 문맥을 검증한다. 예를 들어 게임 번역에서는 단순히 문장을 옮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UI 버튼 하나에도 글자 수 제한이 있고, 아이템 이름이 너무 길어서 아이템 창을 벗어나거나 잘려선 안 되며, 캐릭터의 말투는 세계관과 어울려야 한다. 어떤 게임에서는 스킬 이름이 플레이 스타일을 암시하기도 하고, 어떤 게임에서는 아이템 설명이 세계관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게임 번역은 퍼즐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주어진 공간 안에서 의미와 어감을 모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문장이라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표현이 필요할 때도 있다. 대사인지, UI 문구인지, 아이템 설명인지에 따라 번역 방식이 달라지니까. 아, 물론 요즘에도 대부분의 중소 게임 회사에서는 퍼즐을 놓을 퍼즐 판조차 준비되지 않은 채로 번역을 들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번역 일을 시작한 뒤에는 게임을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야기를 따라가거나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UI 문장 하나, 스킬 이름 하나에도 눈이 멈춘다. “왜 이 표현을 썼을까, 왜 이 단어를 선택했을까,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이렇게 줄어든 것은 아닐까.” 게임을 하면서도 자꾸 번역의 흔적을 찾는 나 자신을 보면 ‘참, 이 게임도 제대로 즐기기에 글렀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야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번역 조명 장치라고 말했지만, 사실 번역엔 조명 장치보다는 조금 더 능력을 뽐낼 기회가 존재한다. 문학성, 문장력, 흡입력… 같은 문장을 번역하더라도 번역가에 따라 결과물은 꽤 달라진다. 예를 들어 원문에 “He laughed.”라고 적혀 있다고 해보자. 가장 단순하게 번역하면 “그는 웃었다.”다.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피식 웃었다.”, “쓴웃음을 지었다.”, “껄껄 웃었다.”, “코웃음을 쳤다.” 같은 표현으로 바뀔 수도 있다. 같은 한 문장이지만 캐릭터의 성격과 장면의 분위기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런 순간은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 캐릭터 대사에서는 말투 하나만 바뀌어도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캐릭터가 “Let’s go.”라고 말한다고 해서 항상 “가자.”라고 번역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출발하지.”가 될 수도 있고, “가 보자고.”가 될 수도 있고, “따라와.”가 될 수도 있다.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같은 문장이 전혀 다른 온도를 갖게 된다. 그래서 게임 번역가는 종종 제2의 기획자가 되기도 한다. 원시 언어를 사용해서 최초의 이야기를 만드는 제1 기획자(대개 이야기 기획자, 시나리오 라이터 등), 그 이야기를 각 문화권에 맞춰 캐릭터를 조금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제2 기획자, 바로 나, 현지화 담당자. 번역이라곤 하지만, 결국 게이머들은 우리가 만든 번역문으로 새로운 세계를 접하기 때문에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지금 어떤 감정인지를 가장 나은 방법으로 게이머들에게 전달하는 게 바로 현지화 담당자이자 번역가인 우리들이 맡은 일이다. 사실 꽤 많은 경우에 원문 자체가 엉망인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경력 많고 경험 많은 현지화 담당자가 있다면 이런 원문의 부족한 부분을 번역으로 절묘하게 메꿔 꽤 볼만한 작품으로 탄생시키기도 한다. 가끔 이런 과정 속에서 특정한 문장이나 단어가 적절하게 번역되면 그런 걸 게이머들은 ‘초월 번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문과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히 대응시키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의미를 더 잘 전달하는 번역이다. 물론 이 영역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번역가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원문에서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가는 늘 두 가지 사이에서 줄타기하게 된다. 원문에 충실할 것인가, 아니면 독자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것인가… 일정은 어떤지, 번역을 만든 이후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가 번역한 이 한마디가 게임에 언제 어떻게 어떤 형식으로 입혀지게 되는지를 모두 고려해야 하니까. 어쩌면 번역이라는 작업의 가장 재미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문장을 두고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단어를 선택할지, 어떤 말투를 사용할지, 어디까지 자연스럽게 다듬을지 같은 고민을 말이다. 물론 이런 고민이 항상 눈에 띄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번역은 여전히 조명 장치처럼 조용히 뒤에 서 있다. 하지만 가끔은 번역 덕분에 캐릭터가 더 또렷해지고, 장면이 더 생생해지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면 번역은 단순히 문장을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 이야기에 작은 날개를 달아주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이머가 바라보는 번역과 내가 바라보는 번역 가끔 커뮤니티에서 번역 이야기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표현이 어색하다거나, 특정 용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다. 게이머의 관점에서 그런 반응은 자연스럽다.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언어는 매우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요소기 때문이다. 다만 내 입장은 게이머들과 사뭇 다르다. 게이머들은 이백만 개의 글자 중 단 몇 개를 골라 자기가 원하는 바를 피력하지만, 현지화 담당자의 관점에서 그건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글자 수 제한, UI 레이아웃, 기존 용어와의 통일성, 세계관 설정 같은 여러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번역이 특별히 변명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은 아니다. 번역은 결국 돈을 받고 번역이라는 작업을 한 ‘작업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마지막으로 ‘고객’인 게이머에게 전달되는 결과물이다. 문장이 어색하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기보다는 더 나은 문장을 고민하는 편이 옳다. 다만 게임 번역이라는 작업이 생각보다 많은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게이머’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다. 마치 맛없는 요리를 내놓은 요리사 주제에 요리의 과정에서 발생한 노고를 알아달라는 말처럼 이기적이지만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힘세고 강한 아침” 같은 문장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 문장은 분명 이상하지만, 동시에 게임 번역의 역사 속 한 장면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사이에서 게임을 전달하려고 했던 초기의 시행착오가 그대로 남아 있는 흔적이니까. 생각해 보면 번역은 늘 그런 일을 한다. 서로 다른 언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다. 그 다리가 때로는 삐걱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 다리를 건너 게임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게이머가 번역이라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그 세계를 걸어 다닐 수 있다면, 아마 그 번역은 제 역할을 꽤 잘 해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난 내가 번역의 길을 걷고 있다는 걸 참 즐겁게 생각한다.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하면 새로운 세계를 선물할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즐겁기 때문이다. 누구의 입맛에도 맞는 최고의 작품을 선물하는 게 목표지만, 그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최소한 이것 하나만은 약속할 수 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게이머를 위해’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병욱 게임을 사랑하고, 이야기를 사랑하고, 그만큼 게이머를 사랑하는 번역가이자 작가. 캐릭터의 감정과 세계관을 말보다 섬세한 호흡으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 물론 짝사랑이다 보니 가끔 게임에게 차이곤 한다.
- 게임으로 관객에게 말걸기 -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관람기
필자는 게임제너레이션으로부터 "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에 대한 게임전문가 관점에서의 리뷰"를 요청받았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게임전문가도, 미술애호가도 아니다. 그러니 여기서 잘못 주름을 잡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게 뻔했다. 하지만 북서울미술관은 필자의 집 앞이었던 데다, 고료의 유혹이 상당했다. 그렇게 흔쾌한 척 '퀘스트'를 수락했지만, 이 주제에 적당한 '레벨'인지 자문한다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 Back 12 GG Vol. 23. 6. 10. Tags: 북서울미술관, 전시, 미술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Worked for eight years as a reporter at ThisIsGame. Now handles external relations at a subculture startup. Loves editors and the power of cheat codes.
- RTT : 현대의 전면전을 디지털 세계에 격리하기
결국 RTT/워게임이 만들어지고 플레이되는 이유와 목적을 이해하는게 우선이다. 최초 프로이센 왕국에서 이루어진 워게임이 그러했듯, 결국 이 게임들은 전술의 개념적 검증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고자 하며 그래서 그 최초의 워게임의 특징을 답습하는 양상을 띄게 된다. < Back 25 GG Vol. 25. 8. 10. Tags: RTT, 현대전, 전술, 시뮬레이션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에 부쳐
2024년 10월 GG 20호는 제3회 게임비평공모전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GG는 처음 창간하면서부터 연 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여는 것을 주 업무로 삼았고, 다행히 한 해도 쉬지 않고 성공적으로 공모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Back [Editor's View] 게임비평공모전 수상작에 부쳐 20 GG Vol. 24. 10. 10. 안녕하세요,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입니다. 2024년 10월 GG 20호는 제3회 게임비평공모전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GG는 처음 창간하면서부터 연 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여는 것을 주 업무로 삼았고, 다행히 한 해도 쉬지 않고 성공적으로 공모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위원장의 상세한 심사평과는 별개로, 공모전 실무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3년동안 지켜본 공모전은 나름의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응모작들이 GG의 지향점에 대해 1회보다 훨씬 더 많이 이해해주기 시작하셨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잡지가 나름 게임비평에 관심있는 분들께 3년동안 더 많이 알려졌다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지요. 3회 공모전은 1 - 2회보다 수상작을 줄인 대신 개별 상금을 높였습니다. 게임비평이라는 영역이 아직 전체 대중으로서는 생소하고 마이너한 영역이고, 3년차 공모전이 되면 관심있던 사람들의 참여가 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2회와 비슷한 수준의 응모작 수가 들어왔고, 편집장으로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점에 자책감도 들었습니다. "오락같은것도 비평을 해요?"라는 말을 현실에서 들은 게 몇 년 전이지만, 이 흐름의 지향점과 가능성에 동의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GG는 계속 가려던 길에 확신을 갖고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GG 20호는 공모전 수상작 네 편과 함께 게임비평이라는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는 글들을 마련했습니다. 왜 게임에 비평이 필요한지, 지금 진행되는 비평의 흐름은 온당한 것인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편집장으로서 새롭고 젊은 게임 필자들을 만나는 일은 설레고 즐겁습니다. 새로운 네 분 필자들의 글과 함께 다음 세대 비평의 이야기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호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Can “Black Myth: Wukong” Be Truly Understood Beyond Chinese Cultural Borders?
As a cultural epicentre of East Asia for centuries, China has consistently brought its classical literature to games. From the earliest days of video games, Chinese developers have adapted their classic literature like “Investiture of the Gods (Fengshen Yanyi)” and “Strange Tales from a Chinese Studio (Liaozhai Zhiyi)” into virtual worlds. < Back Can “Black Myth: Wukong” Be Truly Understood Beyond Chinese Cultural Borders? 24 GG Vol. 25. 6. 10. ** You can see a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f480c8b6-53a4-4440-a3f4-af2f6c23e547 As a cultural epicentre of East Asia for centuries, China has consistently brought its classical literature to games. From the earliest days of video games, Chinese developers have adapted their classic literature like “Investiture of the Gods (Fengshen Yanyi)” and “Strange Tales from a Chinese Studio (Liaozhai Zhiyi)” into virtual worlds. Among these classics, “Journey to the West” in particular has been adapted into numerous games. Since the 8-bit era, Chinese game studios have repeatedly reimagined the tale through various genres, as seen in titles like “A Chinese Odyssey”, “ The Journey to the West 2”, “Water Margin” etc. (For more details on this, check out our previous GG article: " 중국의 레트로 게임: 8비트 시대의 흔적들 ") (Korean only) The digital adaptations of Chinese classics like “Journey to the West” extend across the broader East Asian cultural sphere, as their imaginative world and iconic characters have inspired countless modern media. For instance, in Japan, arcade games like “SonSon” (1984) were adapted directly from the novel. Then there’s the manga series “Dragon Ball” inspired by “Journey to the West”, which became so famous worldwide that its protagonist’s name ‘Son Goku’—a Japanese pronunciation of ‘Son Wukong’—particularly became a norm. In South Korea, animations like “Flying Superboard” and its sequel “Sa Oh Jeong” series—a Korean pronunciation of ‘Sha Wujing’ that is one of the main characters of “Journey to the West”—still bring people’s nostalgia from childhood. And even today, many Korean kids grow up reading educational comic books like “Magic Thousand Characters”, again inspired by the “Journey to the West”. These examples illustrate the remarkable cultural elasticity of this classic literature, capable of transcending national boundaries and resonating with contemporary audiences across generations. However, the initial announcement of “Black Myth: Wukong” was somewhat mixed with high anticipation as well as cautious scepticism. On the positive side, the game’s teaser trailer showcased a well-polished action-adventure experience, bringing gamers’ excitement about the game’s visual aesthetics and combat design. It also raised anticipation of how well ancient mythology would be able to come to life in modern digital gameplay. At the same time, some expressed concern as it is yet another “Journey to the West” adaptation that has been tried numerous times, which posed a risk of players' higher expectations and potential criticism on the industry’s creative stagnancy (i.e., ‘revamp, again?’). This mixed response was also accompanied by broader concerns about the Chinese game industry at that time, which had yet to produce internationally well-received, critically acclaimed ‘cultural heritage’ game titles. How “Wukong” gameplay mechanics shine through its genre Fortunately, “Black Myth: Wukong” received a positive reaction upon its release as it stands out for its storytelling and technical mastery within the action-adventure genre. Drawing inspiration from traditional Chinese martial arts like staff yielding and spear-based Wushu, the game delivers a delicately designed combo-driven combat system. Its powerful attacks are exaggerated just enough to feel engaging without becoming overblown. The true triumph of its combat design, however, lies in its diverse and intricately designed boss combats. Rather than relying on copy-paste fighting scenes, the game challenges players to solve the puzzle of various combat patterns. Interestingly, there is no difficulty selection menu in “Black Myth: Wukong”, which is a hurdle for some players. This makes the game’s early stages undeniably challenging, reminding us of infamously difficult ‘Souls-like games’. But the game balances this with a classic game design principle: Let the time and effort get you through. As players progress to the later stages of the game, they can naturally gain access to new spells that gradually ease the difficulty. This gradual progression of the game offers a sense of relief to the players, assuring them that their tryouts will eventually be rewarded. Importantly, even though the game does have a Souls-like vibe, it avoids one of the genre’s more punishing features, and players don’t lose anything upon game over. In a nutshell, “Black Myth: Wukong” is not easy, but it also doesn’t wholly withdraw casual players. Instead, it managed to find a balanced middle ground. Of course, evaluating a game based solely on its in-game mechanics would only offer a partial understanding of its overall design. If the game had just focused on featuring a combat system without a deep dive into the original story and world setting of the “Journey to the West” classic, the game’s true meaningfulness would have been greatly devalued. Fortunately, “Black Myth: Wukong” achievements in combat design gain full significance as they align well with its narrative. First of all, the game sets itself as a sequel to “Journey to the West”, focusing on what could have happened after the original classic. This way, the developers enabled the game’s creative flexibility, allowing them to reinterpret the classic mythology through a modern lens – reshaping the story suitable for the 21st-century players. A modern reinterpretation of a pre-modern fantasy world Like the “Investiture of the Gods”, another well-known Chinese classic fantasy literature, “Journey to the West” portrays various mythological creatures called ‘Yaoguai’. The Yaoguai kings and Yaoguai chiefs in “Black Myth: Wukong” are placed in the game not in chronological order according to the classic but based on how relevant it is for the game’s system and combat progression. So, rather than retracing the already-familiar story of the pilgrimage of Sun Wukong, the game opens the venue for the story of a mysterious warrior named “The Destined One”, Wukong’s successor, which makes the game’s progression more compelling in an action-adventure game structure. Meanwhile, the world that “Black Myth: Wukong” portrays is set after the conclusion of the original story of “Journey to the West”. Like many ancient classics, the original novel concludes with a happy ending and a moral message – that the world (probably) became better after the epic journey to the West. I mean, if sacred Buddhist scriptures were successfully brought to China, the world was meant to usher in an era of compassion and enlightenment. Right? Apparently not. The story of “Black Myth: Wukong” persistently challenges the idea that the pilgrimage was far from lasting salvation. In the game, we can see that the villages mentioned in the original story now remain in ruins. It is revealed that Sun Wukong, who, in the original classic, is described as having achieved enlightenment after his journey, had already died. The Buddhist scriptures were far from ushering in a utopia. What’s even more devastating about the “Black Myth: Wukong” story is that the people left in ruins no longer seek salvation through religious belief. The hope is very much lost. Instead, they cling to the idea that one day, the monkey king will resurrect. And that’s when the game’s protagonist, The Destined One, embarks on a quest to gather Wukong’s scattered relics (“Six Senses of the Great Sage”) to bring him back to life. As such, the game sets itself apart from the core message of the original classic. It’s not the Buddhist scriptures that would bring salvation, but people themselves—a hero, the protagonist (the player). Another story element to look into is the world setting. The world depicted in the original “Journey to the West” was set in strict hierarchies between divine beings, humans, and non-humans (Yaoguai). It is not strictly based on one’s origin (e.g., birth, species) but something that one’s commitments can alter. For instance, Sun Wukong, who was originally a Yaogui, is summoned to the divine realm and ends up sharing a table with the Jade Emperor or even attaining the rank of “Victorious Fighting Buddha”. On the other hand, divine beings like Marshal Tianpeng and General Juanlian can commit grave sins and be demoted to Yaoguai. But “Journey to the West” is also a world where one’s status is ranked and can rise or fall with clear consequences between rewards and punishments. Punishment, as in, at the beginning of “Black Myth: Wukong”, Sun Wukong cries out in despair, declaring that his elevated status (as the Victorious Fighting Buddha) is ultimately meaningless. In response to his outcry, the divine beings sent an army to silence him. This moment captures a critical aspect that the original “Journey to the West” couldn’t express, about the irony of the class system, but which a 21st-century digital game can now. In fact, this kind of modern reinterpretation of classical fantasy through games has already been tried out, most notably in the “God of War” reboot series, which the developers of “Wukong” have openly described as one of their inspirations. While the original Norse mythology is typically told from the perspective of the high gods, such as Odin and Thor, the “God of War” reboot retells the myth from the viewpoint of Loki, a figure traditionally seen as an anti-hero. Without a doubt, such a shift of protagonist altered the tone of the story. Odin’s famed wisdom, for example, is reinterpreted in the game as cunningly manipulative. It also turns out that the gods strive to dominate the world solely for their own good, and Ragnarök is not the end of the entire world but the collapse of those self-interested divines’ world. Such reinterpretation is key to reshaping the meaning of myth and, in some sense, more fitting with the narrative of a modern era that has long moved on from the rigid hierarchies of the caste system. And there’s “Black Myth: Wukong” that embarks on a modern reinterpretation of the Chinese classic “Journey to the West”. In an era where rigid class hierarchies were once the norm, the idea of divine beings overseeing mankind is now reinterpreted as a form of oppression. When “God of War” choose to reinterpret the myth through the lens of Loki, “Black Myth: Wukong” takes a different approach and emphasises the doubt and disillusionment that the original Wukong had suffered as a Yaoguai treated unequally by the divine beings. The game “Wukong” outside the Chinese cultural sphere A modern reinterpretation of a classic “Journey to the West” truly shines thanks to how the game developers have deeply and richly delved into the classic literature. It is not particularly surprising, considering how the original “Journey to the West” is loved and read by many modern-day Chinese even today. It is remarkable to see that characters in “Black Myth: Wukong” are all well-adapted game versions of the original novel, with altered personalities and traits tailored to suit the game’s mechanics and design. Some characters are also tightly integrated into gameplay mechanics, playing a major role in transforming the game into a truly modern interpretation of the classic. But, on the other side, because it is a derivative work built on a deep understanding of the “Journey to the West”, its digital game version “Black Myth: Wukong” inevitably includes story elements that may not fully resonate with players who had less exposure to the original novel. For example, many Korean gamers claimed that they struggle to understand the UI button that says “Let’s find out in the next edition” at the end of each chapter (Translator’s note: In the game’s English version, it is just translated as “Next Chapter”) [SP1] [SP2] . Some couldn’t realise whether this leads to the next chapter or a new edition, etc. This is because this particular UI in the Korean version was a direct reference to how each chapter is addressed in the “Journey to the West” – borrowing the original novel’s exact phrases used at the end of each instalment. Such details show that exposure to the original classic is somewhat of a necessity to fully grasp the hidden metaphors in the game. *A screenshot of the “Black Myth: Wukong” Korean version at the end of chapter two. On the bottom, next to the ∆ button, it says, “Let’s find out (more) in the next edition”. This confused the Korean players, who did not read the original novel. Surely, “Black Myth: Wukong” is an exceptionally well-crafted game. But one downside is that it is so well tailored to the original classic, and thus, the game’s intricacy may not fully convince players unfamiliar with the source material. While I was so impressed by the game’s meticulous reinterpretation of the classic, I couldn’t help but wonder, ‘Would people who haven’t read the original novel be able to understand all these?’ ‘How will players outside the Chinese cultura sphere, let’s say, Western players [SP3] [SP4] , be able to understand all of this?’ In order to resolve such confusion, perhaps the game may need to implement supplementary materials further to help players gain the additional context they might need to grasp the deeper layers of the original novel. *Would players without any knowledge of Chinese mythology understand the twisted story embedded in the Four Heavenly Kings’ battle scene? Or would they just regard it as one of the many epic battle scenes?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KyungHyuk Lee He has been close to games since childhood, but it was not until 2015 that he started talking about games in earnest. After living as an ordinary office worker, he entered the life of a full-time game columnist, critic, and researcher through a series of opportunities. Books such as "Game, Another Window to View the World" (2016), "Mario Born in 1981" (2017), "The Theory of Game" (2018), "Wise Media Life" (2019), and "The Birth of Reality" (2022); papers such as "Is purchasing game items part of play?" (2019); "Dakyu Prime" (EBS, 2022), Gamer (KBS), "The Game Law", 2019 BC) and "Economy of Game", etc.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institute 'Dragon Lab'.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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