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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ushin Park An elementary school teacher and a researcher of media and education. Holding to the belief that recognizing children's lives and culture within digital media—from comics and animation to games and AI—is the foundation of education, wants to understand more, though it's no easy task. Currently serves as president of the National Media Literacy Teachers Association.
- [Editor's view]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근래들어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을 묶을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는 ‘복고’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이 넘은 게임들이 새로운 플랫폼과 형식으로 다시 현역 복귀 신고를 줄줄이 하고 있는 분위기다. 왕년의 인기 게임들은 함께 성장해 이제는 중장년에 이른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앞세우며 다시금 인기를 몰았다. 가장 최근 출시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20여년 전 게임규칙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PC방 게임순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 Back [Editor's view]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02 GG Vol. 21. 8. 10. 근래들어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을 묶을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는 ‘복고’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이 넘은 게임들이 새로운 플랫폼과 형식으로 다시 현역 복귀 신고를 줄줄이 하고 있는 분위기다. 왕년의 인기 게임들은 함께 성장해 이제는 중장년에 이른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앞세우며 다시금 인기를 몰았다. 가장 최근 출시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20여년 전 게임규칙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PC방 게임순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임의 역사도 어느새 반세기가 넘어가기 시작한 만큼, 게임에도 이제는 복고라는 말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많은 인디게임들이 내세우는 8비트 도트그래픽 풍은 시대가 지나고 기술이 변하는 와중에 하나의 양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고전 게임들이 안겨줬던 감성들은 이른바 ‘정신적 후속작’들을 통해 계승되기도 한다. <게임 제너레이션> 2호의 테마는 ‘레트로, 클래식, 복고’다. 복고 열풍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게임의 역사가 나름의 숙성을 거쳤다는 반증이고, 우리는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어떤 일련의 흐름들에 주목할 필요를 떠올린다. 과거지향적이면서도 마냥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레트로 게임들과 그 계승작들은 오늘날 우리에겐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보고자 했다. 인트로의 두 글은 각각 클래식 게임을 상정한다면 어떤 조건일지에 대한 고민과, 오늘날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의 저변에 자리한 노스탤지어로서의 감성을 다룬다. 메인 기획에서는 레트로 시절에 존재했던 한국 게임비평의 흔적들을 더듬고, 인류 최초의 디지털게임 세대로 일컬어볼 수 있을 노년 게이머의 존재에 대한 질문들을 던져보고자 했다. 인디게임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레트로 양식의 재구현은 어떤 맥락일지를 검토하고, 한국이 아닌 북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는 레트로게임에 관한 담론들을 받아보았다. 트렌드 섹션의 세 꼭지 중 첫번째는 9월 팬데믹 상황에서 진행된 부산인디커넥트 2021 현장 직관의 경험을 듣고자 했다. 현직 변호사가 보는 <역전재판>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출시를 기점으로 블리자드라는 대형 게임사의 변화를 지켜보고자 했다. 2호의 아티클들은 1호보다 숫자를 늘려 좀더 풍부하게 구성하고자 했다. 조이스틱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게임과 게이머의 공진화를 살펴봄으로써 기술문화연구의 측면에서 게임에 접근하는 시선의 의미를 볼 수 있었고, <퀘이크> 리마스터에 대한 비평은 메인기획에서도 다룬 레트로의 유유한 흐름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시한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면서도 정작 알려진 바는 적은 중국의 초창기 게임사에 대한 해외기고글은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새로운 정보들을 제공한다. 새로 신설한 북리뷰 코너에서는 매 호마다 게임을 다루는 서적과 논문, 연구자료들을 접하기 쉽게 정리하고자 한다. 첫 글로는 게임의 폭력성 문제를 다루며 올해 번역 출간된 <모럴 컴뱃>을 함께 읽는다. 게임을 다루는 젊은 작가들의 시도는 각각 게임에서 벌어지는 모험에서 나타나는 젠더 문제와 초창기 3D그래픽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접근을 다룬다. 인터뷰 기사는 오래된 레트로게이머이자 유튜버인 ‘꿀딴지곰’과 나눈 레트로게임 이야기와 ‘서울2033’으로 알려진 인디게임개발사 반지하게임즈 이유원대표와 나눈 인디게임 이야기를 정리했다. 프로그램 자체는 아카이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정작 프로그램을 통해 플레이어가 만들어낸 플레이는 설령 화면을 녹화한다 하더라도 보존이 쉽지 않은 것이 디지털게임이라는 매체의 독특한 점일 것이다.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남은 편린을 여러 필자들과 함께 되짚으면서 떠오른 것은 지나간 나의 게임 플레이 순간들이었다. 말로 설명하려 해도 쉽게 전달되지 않는, 그러나 나의 기억 안에서만큼은 너무나도 짜릿했던, 혹은 생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어떤 순간들은 기록하고 보존할 수 없기에 더욱 아련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노랫말대로,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 레트로 게임을 거쳐 간 이들의 플레이일지도 모르겠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플레이어의 숙련도가 머물렀던 곳은 어디였을까: 터치스크린 시대의 숙련도
매체라는 말은 A와 B 사이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텔레비전과 영화, 스마트폰을 우리가 매체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들이 각각 생각과 생각, 창작자와 수용자,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도구로 활용된다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게임도 같은 의미에서 매체다. < Back 11 GG Vol. 23.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여름은 언제 시작할까 - 북미 최대의 게임쇼, E3가 맞이한 변화와 도전
미국에는 100일간의 여름(100 days of summer)라는 개념이 있다. 5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자리잡고 있는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한국으로 치면 현충일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메모리얼 데이는 가진 의미와는 상관 없이 그렇게 한국의 절기로 치면 입하같은 날이다. 그리고 여름의 끝은 9월의 첫째 월요일인 레이버 데이다. 노동절 연휴가 되면 이제 여름이 끝났음을 실감한다. 대략 이 기간이 100일이기 때문에 이 때를 100일간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끈 영화 500일의 썸머 또한 이런 개념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여름에 특별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개념. 이 개념에 입각해서 보자면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과 끝은 뭘까?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은 E3고 끝은 게임스컴이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ounghoon Hong Lives in California and works in the game industry. Aims to offer insight to as many people as possible through podcast appearances and contributions to various outlets. Hopes to spend a lifetime writing engaging pieces across every field, from fashion to games.
- Of green gaming and beyond
Since 2020, customers buying a new iPhone no longer have a charger included in the box. According to Apple, this omission was aimed at reducing packaging waste as well as e-waste. The company explained that this move means it has to consume fewer raw materials for each iPhone sold, and it also allows for a smaller retail box, which means 70 percent more units can fit on a single shipping pallet, thereby reducing carbon emissions (Calma, 2020). < Back Of green gaming and beyond 22 GG Vol. 25. 2. 10. *이 글의 한글 번역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550034c6-61ca-49db-8587-7ac8cc27914a From physical to digital Since 2020, customers buying a new iPhone no longer have a charger included in the box. According to Apple, this omission was aimed at reducing packaging waste as well as e-waste. The company explained that this move means it has to consume fewer raw materials for each iPhone sold, and it also allows for a smaller retail box, which means 70 percent more units can fit on a single shipping pallet, thereby reducing carbon emissions (Calma, 2020). Whether this rationalization is authentic or not, the omission signifies a new era of pro-environmental electronic goods. Not only smartphone makers but also manufacturers of washing machines, refrigerators, and microwaves are finding ways to make their products more environmentally friendly or at least more energy efficient. How about one of the largest industries in the world in terms of revenue (US$187 billion worth in 2024), users (~3.32 billion active users), and time (a product can generate three billion hours of entertainment each month) (Ball, 2021; Konvoy Ventures, 2023; Sinclair, 2023; Technavio, 2025)? The relationship among the video game industry, the digital industries at large, and the environment is not entirely clear-cut. In the physical era of video games, one of the most infamous incidents is the “Atari video game burial,” which now has a dedicated Wikipedia page. In the 2014 book Game After: A Cultural Study of Video Game Afterlife , Raiford Guins detailed the events that occurred around the 1980s and conducted interviews with residents from the location of the landfill (Guins, 2014). Since that landfill legend, the concept of sustainability has circulated in the video game industry regarding how to use less plastic and create more eco-friendly packaging (Martin, 2020). Indeed, the physical appearance of video games in this era helps users understand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in a more tangible and salient way. However, as digital stores opened, the Internet became faster, and more gamers chose to download games rather than own a hard copy; the concept of being environmentally friendly in the video game industry has slowly shifted toward carbon footprints and energy consumption. Tracing the cleanliness of energy sources has not been easy. Currently, we know that something is not right, but figuring out precisely what is wrong and how severe it is requires a cumulative effort from all sides: gamers, publishers, designers, policymakers, researchers (Tapsell & Purchese, 2021). Practically, concerns have been raised. For instance, the in-depth report by Chris Tapsell and Robert Purchese in Eurogamer has provided a comprehensive overview of the issue and how we, as consumers, might strive for more responsible and sustainable gameplay (Tapsell & Purchese, 2021). Moreover, there are movements and initiatives that have been conducted, such as the Green Game Jam, which is a game-making event with the core theme focused on the environment. The term “green gaming” has also started to circulate in various outlets. Theoretically, what have researchers found about the problem of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And how are academics defining green gaming? Detour: A little bit about method In our latest preprint (the manuscript is under review), my colleagues and I conducted a systematic review of 50 documents, including journal articles, books and book chapters, conference proceedings, and dissertations, related to video games and environmental issues (Ho et al., 2024). We searched for documents using various keywords such as “green gaming” or “ecogames” in several scholarly databases, including Web of Science and Google Scholar, as well as other sources like journal recommender systems. The query returned more than 400 documents. We conducted several rounds of screening by reading titles, then abstracts, and finally full texts, ultimately identifying 50 relevant documents. Here is what we found. Main Contributors Traditional game studies, which are rooted in the discipline of media studies, have contributed significantly to our understanding of video games. The field views video games as a form of text, much like a work of literature or art, that can be theoretically and critically analyzed for deeper insights. Our word analysis of abstracts, titles, and categories suggested this dominance, as most papers are from game studies. Notable works include Playing Nature: Ecology in Video Games (2019) by Alenda Y. Chang and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2022) by Benjamin J. Abraham (Abraham, 2022a; Chang, 2019). These books offer important theoretical foundations for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video games and the environment, as well as the roles that developers, distributors, and customers play in making the video game industry more environmentally friendly. Further explorations can also be found in different chapters from the edited volume Ecogames: Playful Perspectives on the Climate Crisis (de Beke et al., 2024). Video games are not only seen as works of art; they are also tools and embodiments of technology. Thus, other fields have also sought to understand the effects of video games on humans (psychology), used video games for educational purposes (education or architecture), or directly contributed to the technology behind video games (computer science). Most papers from computer science discuss various techniques and methods that can potentially make games greener. Cloud gaming has been theoretically suggested as one of the best ways to play games in an environmentally friendly manner (Chuah et al., 2014). However, as we know from the failure of Stadia, the application of cloud gaming has not been successful. Some studies also suggest that cloud gaming merely offloads the energy burden to the data center, which needs to run 24/7 to support game operations (Aslan, 2020; Mills et al., 2019). Education: From video games to pro-environmental awareness The defining hardware of video games, the Graphics Processing Unit (GPU), has provided sufficient horsepower to simulate reality. Modern technology has recreated reality to the utmost perfection. Humans, ogres, and witches inhabit these lands with their daily routines that are incredibly lifelike. The weather also interacts with you and other non-player characters (NPCs) in a realistic manner: the cold makes you tremble, the rain makes you wet, and the thunder can strike your iron sword. Aside from the technological perspective, the increasing immersion of video games and photorealistic graphics suggests what my teacher hinted at in his studies: a potential for shaping reality and the public's perception. Thus, researchers, scientists, and educators have also recognized this feature. For instance, Jeffrey Fung from the Institute for Advanced Study developed a GPU-based program to simulate solar systems, stars, and planets (Fung, 2020). Similarly, an important, and probably one of the most significant uses of video games when it comes to environmental issues, is fostering awareness. Researchers have found potential in serious or education games, i.e. games that were made with specific educational games in mind. For instance, Eco ( https://play.eco/ ), which began as a Kickstarter project and later received funding from the U.S. Department of Education, creates a scenario where players must work together to avert a predicted meteor collision while maintaining ecological balance. Consequently, the finite resources and external impacts designed into Eco contribute to a realistic gameplay experience that reflects genuine developmental challenges (Fjællingsdal & Klöckner, 2019). Researchers have also assessed the effects of serious games, commercial games, satirical games, and gamified applications on encouraging gamers to adopt pro-environmental behaviors. Designed to promote awareness of environmental issues and the dangers of exploitation, these games have been found to have a moderate impact on translating in-game sustainable skills into everyday real-life actions, as they positively influence players' awareness (Boncu et al., 2022). More recently, studies have been conducted using commercially successful titles as research sites. Crowley et al. (2021) used the world of Red Dead Redemption 2 to study the educational aspects of the game. The researchers tested players' and non-players' knowledge of the wildlife species depicted in the game. Interaction with the species inside the virtual world helped players identify more species, especially ungulates and fish. Players actually learn and remember names, habitats, and even sounds of fish when they catch a lot of them in video games. Another perspective is the observation that gamers, even in a virtual space, are naturally drawn to locations with high levels of green vegetation and rate these areas more positively (Truong et al., 2018). Video games are more than playing Apart from computer science, which directly focuses on the technical aspects behind video games, most disciplines study one specific aspect of video games: playing. Video games have been considered a new art form that holds up to scrutiny like films or literature (Gee, 2006). However, for films or literature, the acts of reading a book or watching a movie are translatable across different individuals. The interpretation of meaning may differ, yet the act of consuming itself is synchronized across individuals. Meanwhile, playing video games can involve different understandings among individuals with varying setups, preferences, and genres. For instance, playing Call of Duty offers a very different experience compared to Candy Crush. Consequently, researchers from traditional game studies have been critically examining the act of playing video games to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our engagement with them. For instance, when gamers immerse themselves in virtual worlds like Red Dead Redemption 2 or World of Warcraft , their gameplay can lead to unexpected learning (Crowley et al., 2021; Truong et al., 2018). Moreover, even though there is an intended way to play any game, gamers will always find new ways to engage—through speedrunning (completing a game as fast as possible), challenges (completing games using only one mechanic), and modding (changing appearances or creating new games). These actions are derivatives of playing; however, they embody the endless and boundless creativity inherent in video games (Lamerichs, 2024; Scully-Blaker, 2024). The more gamers engage with video games, the more possibilities there are to think about them differently. Hence, researchers are also evolving in their perspectives on both video games and the gaming industry as a whole (Abraham, 2022a; Fizek, 2024). Moving away from a singular focus on gameplay, researchers are beginning to examine the industry with more questions directed at developers, regulations, and publishers. For instance, in the book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 Benjamin J. Abraham breaks down the carbon footprint of video games—from production to distribution and finally to when gamers play (Abraham, 2022a). Accordingly, Abraham suggests that video games need to consider themselves within a larger context regarding their effects on the world—both positive and negative. Indeed, studies that focus especially on the hardware of video games are rare. In 2019, Evan Mills and his colleagues found a severe lack of technical research, energy policies, computer energy labeling programs and standards, and regulations regarding the energy usage of video game hardware (Mills et al., 2019). Consequently, our understanding of the actual environmental impacts of video game consumption remains limited. Green Gaming In 2019, I started spending a significant amount of time traversing the world of Breath of the Wild . Then, during the lockdown, the island in Animal Crossing: New Horizons provided me with a comforting sanctuary filled with mundane tasks like fishing, planting trees, and flowers. According to a definition of ‘green gaming’ from Colin Milburn, these games can be categorized as “the games of environmental control”, in which players can directly control and manipulate the environment (Milburn, 2018). Throughout the short history of game studies, researchers have used different terms interchangeably with ‘green gaming’ to describe video games and environmental issues: ‘ecogames,’ ‘ecological games,’ ‘sustainable games,’ or ‘climate change games’ (Abraham, 2022b; Abraham & Jayemanne, 2017; de Beke et al., 2024). Nevertheless, these terms are usually confined within academic contexts and—as we have described above—are heavily focused on the act of playing. Researchers such as Benjamin J. Abraham and Evan Mills are among the rare voices advocating for a fresh perspective that extends gaming into a more comprehensive activity involving producing and distributing software, choosing specific hardware, as well as considering a wide range of users’ preferences and behaviors. Indeed, from a practical perspective, if you search for ‘green gaming’ on Google, the first result is likely from HowStuffWorks, which mainly focuses on saving energy while gaming, recycling hardware, and raising environmental awareness through gameplay (Watson, n.d.). Thus, researchers may need a new perspective on green gaming that encompasses not only playing video games but also producing, choosing, purchasing, and consuming hardware and software. Therefore, “green gaming refers to the environmentally conscious production, purchase, and consumption of both hardware and software for video games. Developers and gamers’ behaviors in this context are driven not only by a desire to fulfill entertainment needs but also by a commitment to societal welfare, particularly regarding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and resource conservation” (Ho et al., 2024). It is only recently, in light of the severity of climate change and other environmental issues happening before our eyes, that we have come to realize the need to reconsider our environmental impacts, even in our daily activities. Scientific research regarding video games and their environmental effects has been somewhat narrow and unsatisfactory. Regardless, video games are a dominant form of entertainment for younger generations. Thus, the question is no longer about the potential of video games but rather about more real and practical findings on how to produce, choose, purchase, consume, and play video games responsibly. References Abraham, B. J. (2022a).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Palgrave Macmillan Cham. https://doi.org/https://doi.org/10.1007/978-3-030-91705-0 Abraham, B. J. (2022b). What Is an Ecological Game? In B. J. Abraham (Ed.), Digital Games After Climate Change (pp. 61-88).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https://doi.org/10.1007/978-3-030-91705-0_3 Abraham, B. J., & Jayemanne, D. (2017). Where are all the climate change games? Locating digital games? response to climate change. Transformations, 30, 74-94. Aslan, J. (2020). Climate change implications of gaming products and services University of Surrey]. https://doi.org/10.15126/thesis.00853729 Ball, M. (2021). Netflix and Video Games. MatthewBall.vc . Retrieved April 27 from https://www.matthewball.vc/all/netflixgames Boncu, Ș., Candel, O.-S., & Popa, N. L. (2022). Gameful green: a systematic review on the use of serious computer games and gamified mobile apps to foster pro-environmental information, attitudes and behaviors. Sustainability, 14(16), 10400. Calma, J.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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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ieved January 26 from https://www.eurogamer.net/gaming-downloads-climate-crisis Technavio. (2025). Video Game Market Analysis APAC, North America, Europe, South America, Middle East and Africa - US, China, South Korea, Canada, Germany, India, UK, Japan, France, Brazil - Size and Forecast 2025-2029. Technavio. Retrieved January 25 from https://www.technavio.com/report/video-game-market-industry-size-analysis#:~:text=The%20video%20game%20market%20size,a%20surge%20in%20mobile%20gaming . Truong, M.-X., Prévot, A.-C., & Clayton, S. (2018). Gamers Like It Green: The Significance of Vegetation in Online Gaming. Ecopsychology, 10(1), 1-13. https://doi.org/10.1089/eco.2017.0037 Watson, S. (n.d.). What is green gaming? https://science.howstuffworks.com/environmental/green-science/green-gaming.htm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researcher) Mạnh Toàn Hồ Centre for Interdisciplinary Social Research, Phenikaa University, Ha Noi, Viet Nam
- [Editor's view] 무용한 것들의 세계 속 효율을 생각하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김희성(변요한 분)이 자주 하던 말을 떠올립니다. 나는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그런 것들.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들 중에 유용한 것이 삶을 지탱하는 기초라면, 무용한 것들은 그 기초를 딛고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곤 합니다. 먹고 살 만 해지면 자아 실현을 돌아본다는, 마르크스가 말했던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삶은 모두에게 요원하지만 누구나 꿈꾸는 것이겠지요. < Back [Editor's view] 무용한 것들의 세계 속 효율을 생각하기 18 GG Vol. 24. 6. 10.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김희성(변요한 분)이 자주 하던 말을 떠올립니다. 나는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그런 것들.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들 중에 유용한 것이 삶을 지탱하는 기초라면, 무용한 것들은 그 기초를 딛고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곤 합니다. 먹고 살 만 해지면 자아 실현을 돌아본다는, 마르크스가 말했던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삶은 모두에게 요원하지만 누구나 꿈꾸는 것이겠지요. 게임도 어찌보면 대단히 무용한 매체입니다. 우리가 이 매체를 붙잡고 있는 이유나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이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무용한, 그저 플레이하는 순간이 즐겁고 감동적이기에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오히려 게임이 뭔가에 유용하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문제이겠지요. 아이템 거래나 랜덤박스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용한 게임 안에서도 우리는 유용성의 방법론인 효율을 생각합니다. 최적의 파밍 루트, 특정 구간 돌파를 위해 최소한의 시간과 자원을 들이는 방법을 우리는 연구하고 훈련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의 유용성에 연관된 효율과는 다른 의미겠지요. 무용한 것에서 효율을 찾게 되는 이 아이러니는 무엇일까요? GG 18호는 바로 그 질문을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같은 주제를 두고 필자들의 시선은 제각기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완전히 비효율적인 게임, 게임 안에서의 최적화, 현실의 물류와 게임의 물류... 그러나 찬찬히 이들 글을 읽다보면 우리는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효율의 추구가 무엇인지 얼핏하게나마 감을 잡게 됩니다. 저도 김희성만큼이나 무용한 것들을 사랑합니다. 제가 디지털게임을 이처럼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는 이 매체가 가진 특유의 무용함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용함을 글과 말로 다루는 일은 나름 우리 삶과 사회에 작게나마 유용성으로 남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번 호의 주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무용하면서도 유용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사라진 컨트롤러 : 가상현실 게임 속의 컨트롤러의 특징들
가상 현실 게임에서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컨트롤러는 게임 내에서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팀(Steam)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가상현실 게임인 〈하프라이프: 알릭스 (Half Life: Alyx)〉나 PSVR2의 대표작인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 (Horizon Call of the Mountain)〉을 비롯한 다양한 슈팅 및 액션 게임에서도 대부분 손을 보여주는 방식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 Back 11 GG Vol. 23.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yuncheol Kim Studied industrial design and brain & cognitive sciences as an undergraduate, earned a master's degree in human-computer interaction, and is now a doctoral student in the Visual Cognition Lab at the Graduate School of Culture Technology, KAIST. Conducts research evaluating human-computer interaction experiences using behavioral and physiological data.
- [게임과 예술] 로딩중인 세계의 권태와 노동에 관한 소고
상희는 유희와 즐거움의 이미지로서 소비되던 게임의 형식을 빌려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노동하는 신체에 관한 감각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즉각적인 쾌락과 만족, 완전히 개인화된 세계에서 내면적 사유로서 ‘권태’가 가진 정서를 재조명한다. < Back 16 GG Vol. 24.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inju Lee Lee Minju majored in Western painting and art theory. Writes and organizes a range of projects. Has curated Animal Loop (Gong-Won, 2019, co-curated), which examined the relationship between performance and performance documentation; Non-Caption Interview (An Unexpected Combination, 2021, curated), which illuminated the aesthetics and politics of the documentary image; and #2 (Doosan Gallery, 2023, co-curated), which explored the event-ness of the exhibition through the form of theater. Attending to the events and performative qualities that images produce, reflects on critical writing and researches the translational relationship between image and text.
- 효율, 계산 가능성 그리고 민맥싱
테크 전문 월간지인 와이어드WIRED는 지난 3월 [1](효과/효율적 이타주의의 종언)이라는 장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째서 특정한 철학 사조를 비판하는 철학자의 글이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잡지에 실리게 됐으며, 이토록 큰 관심을 유도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효과/효율적 이타주의(통칭 EA)가 처한 특수한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EA는 실리콘 밸리의 유력한 엔지니어들과 테크 억만장자들(이 두 그룹은 종종 겹친다.) 사이에서 이미 실질적인 종교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Back 18 GG Vol. 24. 6. 10. Tags: 민맥싱, 최적화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Wombat A freelancer who does odd jobs of all kinds. Interested, fittingly, in all kinds of odds and ends. With games, the interest runs especially deep.
- 별점·평점이라는 표면
별점의 역사를 짧게 훑어보자. 최초의 별점은 1820년경 영국의 마리아나 스타크가 펴낸 『유럽대륙 여행가이드』라 알려져 있고, 본격적으로 별점이 대중화된 것은 1920년대 시작된 ‘미슐랭 가이드’의 별점을 통해서다. < Back 별점·평점이라는 표면 20 GG Vol. 24. 10. 10. 별점의 역사를 짧게 훑어보자. 최초의 별점은 1820년경 영국의 마리아나 스타크가 펴낸 『유럽대륙 여행가이드』라 알려져 있고, 본격적으로 별점이 대중화된 것은 1920년대 시작된 ‘미슐랭 가이드’의 별점을 통해서다 [1] . 국내에 경우 『조선일보』에 기고하던 영화평론가 정영일이 미국의 영화평론가 레너드 말틴이 매년 발간한 『레너드 말틴의 영화 가이드북 Leonard Maltin's Movie Guide 』의 별 4개 만점 시스템을 별 5개 만점 시스템으로 변경해 가져온 것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으며 [2] , 1995년 『씨네21』의 창간과 함께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포털사이트의 시대가 열리며 영화는 물론 음악, 문학, 만화 등 거의 모든 대중문화 영역에 별점 평가를 남기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플랫폼의 시대인 지금 음식점은 물론 배달, 과외, 중고거래, 택시 등 생활의 모든 영역에 별점 평가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악의적인 별점테러가 자영업자에게 큰 손해를 입히거나 창작자의 평판을 박살내는 등 일종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별점은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출발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상을 평가하거나 평가를 찾아보기 위한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의 영역에서 특히 공고하게 자리 잡은 별점 평가는 기자와 평론가들이 남기는 잡지와 신문의 공식적인 별점부터 (지금은 서비스 종료한) 네이버 영화와 다음 영화의 네티즌 평점, 왓챠피디아나 키노라이츠와 같은 관객 개인이 직접 평점과 짧은 평을 남길 수 있는 서비스로 이어진다. 해외의 경우에도 IMDB와 레터박스 등을 떠올려볼 수 있겠다. 이와 비슷한 다른 방식도 존재하는데, 단순한 호불호를 표기하는 것이다. 가령 레너드 말틴이 별점평가를 도입한 것과 비슷한 시기 대중적 영화평론가로 이름을 알리던 로저 이버트는 ‘엄지 올리기/내리기(thumbs up/thumbs down)’ 평가방식을 도입했는데, 이와 같은 방식은 ‘썩음/신선함(rotten/fresh)’으로 호불호를 표기하고 참여한 이들의 평가 비중을 퍼센트화하여 공개하는 로튼토마토로 이어지며, 현재 CGV에서 사용하는 ‘골든에그’ 평가의 경우에도 이를 참조한 것이다. 별점 평가가 대상을 수치화하는 것에 비해 단순 호불호만을 표시하는 이러한 방식은 조금 더 환영받는다. 별점 평가가 별점테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넷플릭스에서 별점을 폐지하고 좋아요/싫어요 표기 체계로 변경한 바 있다. 혹은, 아예 메타크리틱에서처럼 각 사이트의 평점을 100점 만점 시스템으로 환산하여 조금 더 정교한 평점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게임 웹진의 글인데 영화 이야기를 너무 길게 했다. 현재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 또한 사실 별점보단 단순 호불호 평가다. 스팀의 경우 긍정적/부정적 평가만 남길 수 있으며, 긍정적 평가가 80~100%는 매우 긍정적, 70~79%는 대체로 긍정적, 40~69%는 복합적, 20~39%는 대체로 부정적, 0~19%는 매우 부정적으로 구분되고, 리뷰가 500개 이상이면서 긍정적 평가가 95~100%일 경우 압도적으로 긍정적, 0~19%인 경우에는 압도적으로 부정적, 리뷰가 50개 미만이면서 80~100%는 긍정적, 0~19%는 부정적으로 표기하는 등 총 9개의 평가로 구별된다. 2017년 국내 런칭한 게임 전문 커뮤니티 플랫폼 ‘미니맵’의 경우 별 5개 평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유저가 남긴 평가를 기준으로 취향과 성향에 맞는 게임을 추천해준다는 지점에서 영화 별점 플랫폼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게임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평점으로 채워지는 대표적인 매체는 메타크리틱일 것이다.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등의 분야에서 여러 웹진이 남긴 평점을 종합해 100점 만점으로 평균을 내는 메타크리틱은 대부분의 극찬(Universal acclaim, 90~100), 전반적인 호평(Generally favorable reviews, 75~89), 복합적이거나 보통(Mixed or average reviews, 50~74), 전반적인 혹평(Generally unfavorable reviews, 20~49), 압도적 저평가(Overwhelming dislike, 0~19)의 다섯 단계로 구별된다. 여러 전문가의 평가를 종합한다는 점에서 로튼토마토가 신뢰를 얻는 것처럼, 여러 평점을 종합한 결과라는 지점에서 유저들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게임의 정식출시 전 미리 플레이해본 평론가와 기자들의 평점이 가장 먼저 공개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다. 이처럼 평점과 별점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중 비평의 가장 일상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트리플A 게임의 메타크리틱 점수가 공개되는 날이면 소셜미디어와 게임 커뮤니티에 일대 소란이 일어나고, 주요 게임의 대형 업데이트는 스팀 평가란의 변동을 통해 즉각적 반응으로 표기된다. 영화에서의 별점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수다거리 정도일 뿐 뉴스거리까진 되지 못하지만 [3] , 메타크리틱이나 스팀 평가의 공개와 변동은 게임언론의 기사로 다뤄지기도 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디스이즈게임은 지난 2월 출시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출시 당일 스팀에서 ‘복합적’ 평가를 기록한 것이 며칠 뒤 ‘매우 긍정적’으로 변한 것을 두고 “출시 초기의 악평을 극복한 모양새”라고 평가한다 [4] [5] . 게임메카는 지난 4월 <백영웅전>, 이번 8월 <검은 신화: 오공>이 각각 출시를 앞두고 공개된 메타크리틱 평점을 보도하며 평점과 리뷰 내용을 종합하여 게임을 평가한다 [6] . 물론 스팀의 평가는 출시 이후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가 남긴 평가이며 메타크리틱은 평론가와 기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이들이 남긴 평점의 종합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두 평점 모두 게임의 퀄리티를 평가하는 주요한 지표로서 자리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점은 정말로 비평의 기능을 수행하는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사례처럼 유저와 전문가 사이의 견해 차이가 논란으로 비화된 사례는, 어떤 면에서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전문가들이 남긴 평점이 비평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가깝다. 메타크리틱에서 현재 132명의 전문가에게 93점(100점 만점)을 받아 ‘메타크리틱 머스트-플레이’ 마크를 받은, 163,543명의 유저에서 5.8점(10점 만점)의 평점을 받아 ‘복합적 혹은 평균’을 받은 상반된 평가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비평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나아가 이것이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역설적으로 평점이 비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증거한다. 오히려 문제적인 것으로 여겨질만한 것은 게임즈비트의 저널리스트 딘 타카하시가 <컵헤드>의 튜토리얼을 가까스로 통과하고 첫 스테이지마저 클리어하지 못하는 처참한 게임플레이 [7] 를 보여준 뒤 혹평하는 프리뷰 기사 [8] 를 작성했던 사건이다. 게임의 기본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그의 플레이는 많은 게이머로 하여금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그의 전문성을 의심케 했다. 평점이 갖는 비평으로서의 기능 이전에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갖지 못한 이들이 평점을 남긴다는 사실은 많은 게이머의 분노를 끌어냈다. 사실 전문성이란 것은 애매한 영역이며, 명확한 기준은 없다. 더군다나 게임 평론가가 되기 위해서 (게임제너레이션의 공모전 등이 있긴 하지만) 등단을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게이머들은 그 기준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것을 요구한다. 마치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영화 별점을 매길 때 “비평적으로 할복자살할 마음의 준비” [9] 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종종 게임 평론가들이 남긴 평점은 그들의 모든 비평적 견해를 대리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게임 평점을 남기는 일련의 전문가들이 겪는 고충은 단지 평점 혹은 별점이라는 표면만으로 환산되기 어렵다. 그것은 비평 행위라기엔 (정성일의 말이 드러내는 것처럼) 너무 가볍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방식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은 2007년 영화 <디 워>와 관련해 영화비평과 관련한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대중비평(mass criticism)에 관한 발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중비평에서 드러난 ‘대중’은 기존 평론가들이 제시하지 못한 참신하고 새로운 각도의 영화보기의 가능성에서부터 파워 블로거나 파워 트위터리안 같은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 쉽게 의견이 조작될 수 있는 획일성까지, 또한 특정 영화인이나 비평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악플에서도 드러나듯이 별다른 성찰이 없는 파시즘적인 양상까지 다양한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10] 프롬소프트웨어의 <엘든 링>이 출시됐을 당시 메타크리틱 97점이라는 평론가 점수가 논란이 됐었다. 게임 자체의 높은 난이도 속에서 평론가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온전한 평가를 내렸을지에 관한 의심과 평점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만들어낸 논란이었다. 이에 대해 유튜버 ‘중년게이머 김실장’이 남긴 말은 참고할만 하다. “(<엘든 링>이라는) 하나의 타이틀이고 똑같은 게임인데, 우리는 그 게임을 통해서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까?” [11] 모든 문화예술 작품(혹은 상품)은 향유자의 경험을 전제로 삼는다. 다만 그 경험의 파생물로서 등장하는 비평이 비평으로서 승인되기 위해서는 동일한 대상을 경험했다는 전제를 두어야 한다. 김실장의 말은 하나의 게임을 두고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딘 타카하시의 다소 극단적 사례처럼 플레이 실력의 문제일 수도 있고, 선호하거나 더 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장르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마감의 문제로 평론가에게 부여된 게임플레이 시간의 제약이 문제일 수도 있다. <엘든 링>이나 <발더스 게이트 3>와 같이 볼륨이 큰 게임의 경우 하나의 게임을 전혀 다른 경험으로 받아들일 길이 게임 자체에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게임플레이 경험은 녹화되어 리플레이될 수 있을지언정 과학적으로 재연될 수는 없다. 그 경험은 한 편의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만큼 동등한 경험이 되지 못한다. 게임 비평이 지닌 곤란함은 여기서 출발한다. A라는 게임의 고인물이 B 게임의 뉴비가 되기도 하고, 모든 게임을 훑어가며 플레이하는 라이트 유저와 하나의 게임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헤비유저 사이의 차이도 존재한다. 그 안에서 비평의 토대라할 수 있는 공통의 경험을 제시하는 것은 꽤나 곤란하다. 누군가가 발견한 요소를 누군가는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고, 여러 제약이 가져오는 탐색의 불가능은 게임 전체를 파악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모두가 비평가의 태도로 게임을 대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같은 지평 위에 서 있는가? 웹진과 언론을 통해 드러나는 별점과 평점은, 영화에서의 별점이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지닌 것처럼, 게임 구매를 결정하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수는 있다. 다만 그것을 진지한 비평과 등치시키는 것은 경험의 차이, 혹은 평점이라는 표면 뒤에 있는 리뷰와 비평의 영역을 지워버리는 것에 가깝다. 참고하되 그것을 절대적으로 여기지 않을 것, 우리는 미슐랭 3스타 식당에 가서 음식 맛이 없다고 할 수도, 이동진 평론가가 별 5개를 부여한 영화를 보고 지루함에 빠져 잠들 수도 있다. 경험이 상대적인 것처럼 비평 또한 상대적이다. 별점과 평점은 그 상대성의 표현일 뿐이다. [1] 김성태 (2021.05.24). ‘별점’의 함정, 무엇이 문제인가. <지디넷 코리아>. https://zdnet.co.kr/view/?no=20210524104310 [2] 한현우 (2009.03.31). [그것은 이렇습니다] Q: 영화나 뮤지컬에 '별(★)점'을 매기는 이유는?.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30/2009033002002.html [3] 물론 올해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박평식 평론가가 별점 4.5개를 준 것으로 크게 화제가 되며 기사까지 난 적이 있지만, 이는 오히려 예외적 사건이다. 대부분의 영화기자/평론가의 별점은 보도자료나 포스터 디자인 등 마케팅의 하나로써 사용된다. [4] 김승주 (2024.02.06). '복합적'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스팀 평가 역주행한 게임. <디스이즈게임>. https://thisisgame.com/webzine/nboard/11/?page=3&n=184405 [5]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복합적’ 평가의 주된 이유는 출시 초기 발견된 버그 때문이었다. 버그나 최적화의 문제는 유저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평가기준이 된다. 다만 서로 다른 기술적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그것은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있는가? 나아가 그것은 비평과 얼마나 관련 있는가? 이것은 이 글에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6] 이우민 (2024.04.22). 평작과 수작 사이, 백영웅전 메타크리틱 78점. <게임메카>.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748202 , 김미희 (2024.08.19). 분위기·전투 호평, 검은 신화: 오공 메타크리틱 82점. <게임메카>.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752250 [7] Cuphead Gamescom Demo: Dean's Shameful 26 Minutes Of Gameplay https://www.youtube.com/watch?v=848Y1Uu5Htk&embeds_referring_euri=https%3A%2F%2Fnamu.wiki%2F&source_ve_path=MjM4NTE [8] Dean Takahashi. (2017.08.24.). Cuphead hands-on: My 26 minutes of shame with an old-time cartoon game. GameBeat. https://venturebeat.com/games/cuphead-hands-on-my-26-minutes-of-shame-with-an-old-time-cartoon-game/ [9] 정성일, 허문영 (2010). [씨네산책2] 정성일과 허문영이 김영진, 김혜리, 이동진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2). <씨네21>. 776호. [10] 심영섭 (2007). ‘대중비평(Mass Criticism) 시대’의 등장, 그리고 비평가와 대중의 거리(距離). http://fca.kr/ab-1068-4 [11] 엘든링에 대한 엇갈린 평가? 경험과 기대에 대한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LSndHMGBFMA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비평가) 박동수 학부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를 전공하고 있다. 영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미술, 게임, 방송 등 시각문화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고 있다. 영화평론가, 팟캐스트 [카페 크리틱] 진행자, 공동체상영 기획자이기도 하다.
- 두려움, 공포 그리고 폴아웃: 게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공포의 양상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기억하고 있는 공포의 유형으로는 2가지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겁을 먹은 것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의 악명 높은 장면을 플레이했을 때였다. 당시 <레지던트 이블>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속도가 느린 액션 게임쪽에 가까웠는데, 게임 내에서 복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두려움과 혼란, 공포를 느꼈다. < Back 두려움, 공포 그리고 폴아웃: 게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공포의 양상 19 GG Vol. 24. 8. 10. 들어가는 말: 공포에도 종류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기억하고 있는 공포의 유형으로는 2가지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겁을 먹은 것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1] 의 악명 높은 장면을 플레이했을 때였다. 당시 <레지던트 이블>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속도가 느린 액션 게임쪽에 가까웠는데, 게임 내에서 복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두려움과 혼란, 공포를 느꼈다. 이는 게임(및 여타 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준적인 점프 스케어(역주: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였다. 당시 이 장면으로 겁을 먹긴 했지만, 스펜서 저택의 복도를 돌아다닐 때 약간 불안해진 것 말고는 그 개들 또는 그 개들이 상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지는 않았다. 게임을 하면서 겁에 질렸던 두번째 - 그리고 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 기억은 <폴아웃3(Fallout 3)> [2] 에서 였다. 게임 초반 플레이어는 캐피탈 웨이스트랜드를 돌아다니면서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약탈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어둡고 칙칙한 식료품점 수퍼-두퍼 마트(the Super-Duper Mart)를 발견하게 된다.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과 다른 점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내가 이미 알고 있으며 이 곳에서 약탈자들이 나타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약탈자들의 모습은 가시적이기까지 한데, 한 때 식료품점이었던 이 황폐한 장소의 복도를 초록빛 형광등이 희미하게 비추면서 생기는 그림자로 인해 약탈자들의 실루엣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멀리서 희미하게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종류의 고기가 천장에 걸려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바로 시체고기인데, 인간 신체의 부속물들이 천장의 쇠사슬로 연결되어 늘어져 있는 이 모습은 플레이어도 만약 발각된다면 그렇게 될 운명임을 알려주는 지표다. 게임 초반에 이 장소에 도달했었기 때문에 자원이 별로 없어 이 상황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이 부족한 상태였으나, <폴아웃3>의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웨이스트랜드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약탈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필요할 것임은 분명했다. 적들과 마주치지 않고 필요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돌아다니는 동안 내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졌고, 예상치 못하게 모퉁이에서 발소리를 듣거나 약탈자를 발견하게 되면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수퍼-퍼 마트에서는 단 하나의 점프 스케어도 없었지만, <폴아웃3>의 이 시퀀스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정말 무서웠던 기억으로 내게 남아있다. * <폴아웃 3>의 수퍼두퍼 마트와 레이더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겪었던 이와 같은 두 종류의 공포 경험은, 두려움과 공포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도 상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점프 스케어 및 깜짝 놀라게 되는 공포(sudden frights)와 일상적인 공포간 차이, 그리고 스토리텔링, 게임 메커닉, 환경, 분위기에 대한 특정한 접근 방식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기적 형태의 공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Sudden Frights 깜짝 놀래키기 깜짝 놀래키는 것, 즉 "점프스케어"는 많은 호러 게임에서 사용되어왔다. 우리는 호러 게임을 플레이할 때 긴장과 불안, 충격과 공포로 가득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은 기꺼이 겁에 질리는 것을 기대한다. 갑작스러운 공포(sudden frights)에는 특정한 즐거움이 있으며, 그래서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에서부터 호러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떤 (놀래키는) 공포가 다가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는 늘 엔터테인먼트의 일부가 된다. 밤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아웃라스트(Outlast)> [3] 와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Amnesia: The Dark Descent)> [4] 의 게임 디자인이 어떤 식으로 플레이어들을 깜짝 놀래키면서 공포를 주는지를 알아보자. 스포일러 주의 <아웃라스트(Outlast)>는 1인칭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마운트 매시브 정신병원(Mount Massive Asylum)에서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가는 기자 마일즈 업셔(Miles Upshur)가 되어 게임을 플레이한다. 마일즈는 캠코더를 들고 정신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거기에 있던 모두가 a) 죽었거나, b) 임상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c) 임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살인자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마일즈는 “마틴 신부(Father Martin)”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 인물은 자칭 “월라이더(Walrider)”의 수행자로서 후에 정신병원 깊숙한 곳에 감금되어있던 어떤 환자가 조종하는 나노머신의 환영인 것으로 밝혀진다. <암네시아(Amnesia)> 또한 비슷한 1인칭 서바이벌 호러 게임인데, 다만 퍼즐적 요소가 좀 더 복잡하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떤 성 안의 방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하는데, 자신이 다니엘(Daniel)로 불린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 게임은 성 깊숙한 곳에 있는 알렉산더(Alexander)라는 남자를 죽이라는 예전의 자신(다니엘)이 쓴 편지에 따라 진행되는데, 성 안에는 각 구역마다 끔찍하게 변형된 모습의 괴물들과 다니엘을 죽이려는 “섀도우”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 두 게임 및 유사한 유형의 호러 게임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두려움을 자아내기 위해 미지의 것(the unknown)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혹은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암네시아>에서 이는 다니엘이 자초한 기억상실증의 결과로서 발생한 말 그대로의 무지(알지 못함)의 형태로 나타나며, <아웃라스트>에서는 취재하는 기자로서의 마일즈라는 인물 설정에서 나타나는데,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생소한 장소를 별 다른 단서 없이 돌아다니는 두 명의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게임 내 환경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암네시아>의 성과 <아웃라스트>의 정신병원에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을 무언가를 계속 추측하게 만드는 미로 같은 복도와 그림자 진 어두운 코너가 디자인되어 있다. 연구자 매즈 할(Mads Haahr)은 호러 게임에서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플레이어의 시각을 변형시키는 다양한 방식들을 분석한 바 있는데, 흐릿하게 만들기(그림자와 안개), 왜곡(플레이어의 시각을 워핑(warp)하는 것), 그리고 매개(<아웃라스트>의 캠코더처럼 2차 렌즈로 세상을 보도록 하는 것) 등은 두 게임 모두에서 발견된다 [5] . 두 게임의 1인칭 시점 또한 플레이어의 가시 범주를 제한하는데, 이는 내 눈에 보이는 주변부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아웃라스트>에서 마일즈가 코너를 빠르게 살필 수 있는 "엿보기(peeking)" 메커닉은 플레이어가 자신을 발견한 적과 갑자기 맞닥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하나의 효과로서 공포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것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될 때 고조된다 [6] . 이와 같은 시각의 변형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긴장이 점점 고조되는데 이 모든 과정의 목적은 그 긴장을 깨뜨리는 것이 된다. *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의 복도. [7] 한편 청각 디자인은 플레이어에게 시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나무가 삐꺽거리고 바람이 부는 소리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바짝 긴장하도록 하는 한편, 특정한 소리는 어떤 적이나 위협이 근처에 있음을 알려준다. <암네시아>에서 몬스터들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그들이 다니엘 근처에 있음을 의미하며, <아웃라스트>에서 체인이 쩔그렁거리는 소리나 무거운 발자국 소리는 마일즈를 잡으러 특정 구역의 보스들이 왔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청각 신호들이 플레이어에게 지침을 주지만, 이 적들은 여전히 "들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8] 존재로서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공포감을 더한다. 한동안 플레이어의 뒤를 쫓는 소리가 들리다가 마침내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점프 스케어 같은 느낌을 배가시킨다. 일반적인 환경음과 달리, 적에게 추격당할 때의 소리는 강렬한 음악과 함께 헐떡이는 숨소리로 빠르게 바뀐다. 플레이어가 적에게 발견되는 이 시나리오는 갑작스럽게 추격전이 벌어지면서 당연히 공포와 패닉을 유발시키지만, 플레이어는 이러한 추격전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자가 드리워진 주변을 부지런하게 살피고 청각 신호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플레이어의 뒤에서 적이 나타나면 점프 스케어는 크게 성공한다. 언제 어디서 위협이 발생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갖추고도 예측하지 못한 적의 등장은 플레이어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드러낸다 [9] . 무력함은 깜짝 놀라는 공포(sudden frights)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두 게임의 오프닝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달리거나 숨거나 혹은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에 대한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옵션이 없는 것이다. 이는 권능에 대한 판타지를 제공해왔던 비디오게임의 전형에 대한 완전한 전복이다. 플레이어는 마법과 힘으로 무장한 용감한 전사가 아니라 단지 지옥같은 공간에서 도망치려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갑자기 나타난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방법이 없으며, 이는 완벽히 위협적인 상황이다. 이에 더해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장르를 정의할 수 있는 메커닉인 자원 관리(resource management) 또한 플레이어의 무력감을 배가시킨다. <암네시아>와 <아웃라스트>의 경우 자원은 플레이어의 구역을 좀 더 밝게 유지하는 것과 연관되는데, <암네시아>에서의 틴더박스나 기름, <아웃라스트>의 캠코더용 배터리가 이에 해당한다. <암네시아>에서는 어둠에 노출되면 죽을 때까지 정신이 쇠약해지고, <아웃라스트>에서는 캠코더의 나이트비전으로 어둠 속의 적들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나이트 비전이 없다면 정신병원 안을 돌아다니는 일이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다. 플레이어는 (모든 자원의 위치를 아는 것이 아닌 한) 대개 게임하는 내내 자원 부족의 위기를 겪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은 플레이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다. 일부 구역은 적의 경로와 가까운 곳에 있어 플레이어는 종종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를 무서운 상황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자원을 확보하되 잡힐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그 구역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안전을 도모할 것인지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플레이어들에게 던져지는 전략의 문제다. * <아웃라스트>의 야간투시경 화면. [10] 깜짝 놀래키는 유형의 게임에서는 안전을 확보하는 것마저 불안할 수 있다. <레지던트 이블>의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을 저장할 수 있는 세이프룸이 있지만, <암네시아>와 <아웃라스트>에는 그러한 메커닉이 없다. <아웃라스트>의 경우 마일즈가 게임의 목표에 맞춰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스토리 장면이나 컷신 - 열쇠를 찾은 것, 경비실로 가는 것 등 - 있다. 게임 초반에 플레이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이러한 컷신들이 긴장을 잠시 풀 수 있는 비디오게임의 "체크포인트"와 같은 것이라 여기게 된다. 하지만 마일즈가 보안실에 도달하자마자 마틴 신부에게 붙잡혀 마취된 후 정신병원 깊숙한 곳에 갇히게 되는데, 이 부분은 게임 내 주요 점프 스케어 중 하나다. 무력함과 마찬가지로 '그리 안전하지 못한 체크포인트'는 전형적인 비디오게임의 흐름을 뒤집으면서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키는데 기여한다. 깜짝 놀래키는 공포와 관련하여 언급할 마지막 부분은 지금까지 논의한 두 게임을 넘어 게임 내 플레이어의 죽음에 관한 것이다. <에일리언(Alien)> [11] 이나 <툼레이더(Tomb Raider)> [12] 같은 게임에서 리플리(Ripley)나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는 (갑작스러워) 깜짝 놀래키는 방식으로 죽는다. 리플리가 제노모프(Xenomorph)에게 잡히는 장면이나 라라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 속에서 손을 놓치는 장면 등은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키면서 그녀들이 죽거나 또는 어둠 속으로 추락할 것임을 예상하게 하는데, 이 모든 시퀀스에는 잔인한 유혈이 등장한다. 이러한 다양한 죽음의 시퀀스는 실패를 예감한 플레이어가 이번에는 어떤 끔찍한 방법으로 리플리나 라라를 죽게 한 것인지를 숨 죽인 채 온갖 애니메이션들을 봐야 함을 의미한다. 갑작스럽게 놀래키는 유형의 공포는 두려움에 대한 기대감, 겁을 먹으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 잘 디자인 된 게임플레이 경험에 대한 보상이다. 우리는 그것들이 실제로 우리를 다치게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음의 점프 스케어를 기대하고 비명을 지르다가 웃어제끼면서 플레이를 이어간다. 갑작스러운 공포를 제공하는 호러 게임들이 초기 유튜버들의 커리어를 띄워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갑작스러운 공포/놀래킴은 즐겁고 기억에 남으며 다른 누군가가 겁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공포/놀래킴은 호러 게임 장르의 기준과 기대치를 충족할 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Persistent Motivating Fears 지속적으로 동기를 유발하는 공포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특정한 행동을 취할 때 우리의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면서, 넬 반 데 모셀러(Nele Van De Mosselaer)는 허구적 게임 플레이어 찰스의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여기서 찰스는 공포 게임에서 슬라임과 맞닥뜨리는 등 비디오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대표한다: “화면 속에서 갑자기 초록색 슬라임 괴물이 자신을 향해 기어오자 찰스는 깜짝 놀랐다. 공포로 몸이 움츠러든 그는 콘트롤러의 스틱을 급하게 움직이면서 슬라임으로부터 도망쳤다. 자신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괴물을 보자 목숨이 위태로워진 찰스는 몸을 돌려 주먹으로 괴물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괴물은 고통스럽게 으르렁 거리면서도 찰스를 죽일 수 있었다 [13] ” 모셀러는 처음에는 도망치던 찰스가 몸을 돌랴 슬라임을 죽이려는 행동을 취하게 된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괴물에 대한 찰스의 두려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가 느낀 공포가 그로 하여금 괴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콘트롤 스틱을 급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었고, 또한 괴물이 너무 가까이 왔을 때는 공격 버튼을 눌러대도록 만든 것이다. 슬라임 괴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또 다른 찰스를 상상해보자. 그는 이미 세번이나 죽임을 당해서 괴물에 대해 (공포보다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이 찰스는 괴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콘트롤 스틱을 사용하기 보다는, 괴물을 향해 가기 위해 스틱을 움직일 것이며 공격 버튼을 보다 열심히 눌러댈 것이다 [14] .” 모셀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바란, 사소한 수준의 두려움일지라도 다양한 장르와 메커닉에 걸쳐 우리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에 동기를 부여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공포(fear)는 놀람을 유발하는 순수한 정서적 반응을 넘어 오늘날의 게임 디자인에서 게임 내 행동과 메타게임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호러 게임 속에서 평범한 적 대신 끔찍한 좀비가 등장한다면 적에 대한 공격적 대응이 도피하는 반응으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공포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방정식에서 제외한다면 공포의 역할은 무엇일까? 인간은 다양한 것(어둠, 거미, 유령 등)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호러 게임이나 호러 관련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매일같이 다양한 공포(실직하면 어쩌지, 내 파트너가 나를 떠나면 어쩌지, 아프고 싶지 않아 등)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을 주도한다. 한정 시간 이벤트를 제공하는 호요버스의 인기 가챠 게임들이나 <로스트 아크> [15]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16] 등 인게임 머니를 벌기 위해 매일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지속형 게임의 플레이 패턴에 대해 생각해보자.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는 이러한 유형의 게임 모델에 있어 핵심적인 원동력이다. 한정된 기회를 놓치거나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생각은 이러한 유형의 게임들에 있어 플레이어들이 강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합법적인 두려움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종종 중독적인 플레이 패턴과 더 연계되지만, 플레이어 집단 내에서 사회적 지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슬렌더맨이나 좀비보다는 덜 폭력적으로 보일지라도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 자주 게임을 플레이하고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어 플레이어가 실패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이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광범위한 두려움을 활용하는 것인 한편, 그럼에도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죽음과 현실에서의 죽음이 동일한 위험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서 죽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정립되어있는 상실 및 그것을 피하려는 욕구를 자극한다. 게임은 상실을 어느 정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아블로(Diablo)>나 <파이어엠블렘(Fire Emblem)> 같은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할 때 '하드코어' 캐릭터를 만들거나 '영구 사망(permadeath)'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한 번 사망하면 재시도를 하거나 체크포인트 같은 데서 부활할 수 없어 영원히 캐릭터가 삭제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스타일의 게임플레이는 꽤 인기가 있으며 게임 플레이에 긴장감과 흥분도를 높린다. 사람들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심지어 그것이 허구적인 것일지라도 자신이 캐릭터에 대해 내리는 모든 결정에 새로운 감정적 이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Nuclear Anxiety and Lingering Terror 핵에 대한 불안과 지속되는 두려움 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sumi)의 책 의 도입부를 보면 버디 홀리(Buddy Holly)나 제임스 딘(James Dean) 같은 유명인 사고 희생자들이나 체르노빌이나 보팔 등의 유명한 재앙, 그리고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악명 높은 질병의 이름들이 챕터 내에 크고 굵은 글씨로 눈에 띄게 표기되어 있다 [17] . 이러한 단어들은 우리 내면에 지속적인 공포와 불안을 일으키는 상징적 힘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한 것들은 과거의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건에 대한 기억들을 우리의 마음 속에 집어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공포 - 과거에 대한 지식으로 인해 예상하게 되는 미래의 공포 - 를 각인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은 두려운 예측은 겁에 질리도록 하는 공포(terror)로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공포 안에서 미래의 공포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18] . 다시 <레지던트 이블>과 <폴아웃3>로 돌아오자. 이제 나는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이 촉발시켰던 점프 스케어보다 수퍼-두퍼 마트의 약탈자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미국의 풍경을 담은 웨이스트랜드 내에서 약탈자들이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그들과의 첫 조우 이래 지속적으로 환기되었기 때문이다. 폴아웃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인간이 얼마나 절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폴아웃3>를 플레이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고, 이후 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거대한 두려움 - 여전히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핵 분쟁 및 그에 따른 두려움과 같은 [19] - 속에는 우리 사회가 갈수록 지속가능성을 잃어감에 따라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고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그에 따른 공포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는 훨씬 더 단순하고 작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이비드 페캠(David Peckham)은 "불안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 대해 우리가 치르는 대가" [20] 라고 말한 신경과학자 조셉 르두(Joseph LeDoux)의 연구를 언급한 바 있다. 폴아웃과 같은 시리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존재하는 역사적인 그리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공포를 바탕으로 다가올 수 있는 미래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지던트 이블>의 개들처럼 점프 스케어를 통해 단순히 사람이 깜짝 놀라는 반응을 일으키는 것 보다는, 수퍼-두퍼 마트에 잠입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는 여러 겹의 공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호러, 공포, 패닉, 그리고 불안이 한데 아우러져 공포의 완전한 패키지로서 함께 제공되는 것이다. 그 공간의 분위기와 매달려있는 사체들은 내가 내 캐릭터에 가할 수 있는 끔찍한 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공포를 야기한다. 발자국 소리를 듣거나 발각될 것 같다는 생각은 약간의 패닉을 느끼게 한다. 궁극적으로 폴아웃 세계의 약탈자들이 지닌 함의 및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지닌 끔찍한 가능성을 표상하고 있는 방식이야말로 게임 그 자체의 경계를 넘어 우리와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나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 게임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우리가 공포스러운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의미있고 강력한 공포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몰입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진정한 공포는 갑작스러운 소리나 끔찍한 괴물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서 발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및 그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우리라는 존재가 지닌 끔찍한 의미가 그러한 놀램과 함께 고조될 때 발생한다. 만약 게임이 이런 종류의 위협을 - 그것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것일지라도 - 야기하기 위해 겁주기/놀래키기(scare)를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움을 느낄 때다. 갑작스럽게 놀래키는 공포(sudden frights)은 그 원천이 일상적인 것이든 초자연적인 것이든 간에 예상치 못했을 때 발생한다. 반대로 지속적인 공포와 불안은 '만약에(what if)?'로부터 야기된다. 폴아웃의 경우 너무나 현실적으로 무너진 사회의 모습을 '만약에?'으로 다루었다. 진짜가 아님을 알면서도 겁을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위안도 분명 있겠지만, 우리 자신이 지닌 위험의 가능성 보다 더 불안한 것이 과연 있을까? [1] Capcom, 1996. [2] Bethesda Softworks, 2008. [3] Red Barrels, 2013. [4] Frictional Games, 2010. [5] Mads Haahr, ‘Playing with Vision: Sight and Seeing as Narrative and Game Mechanics in Survival Horror’, in Interactive Storytelling, ed. Rebecca Rouse, Hartmut Koenitz, and Mads Haahr (Cham: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2018), 193–205, https://doi.org/10.1007/978-3-030-04028-4_20 . [6] Sara Ahmed, ‘The Affective Politics of Fear’, in The Cultural Politics of Emotion (Edinburgh, UNITED KINGDOM: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14), 62–81, http://ebookcentral.proquest.com/lib/concordia-ebooks/detail.action?docID=1767554 . [7] Amnesia: The Dark Descent Full HD 1080p/60fps GTX1070 Longplay Walkthrough Gameplay No Commentary, 2016, https://www.youtube.com/watch?v=hyUf3Ctx-Ck . [8] Rebecca Roberts, ‘Fear of the Unknown: Music and Sound Design in Psychological Horror Games’, in Music In Video Games (Routledge, 2014). [9] Tanya Krzywinska, ‘Hands-on Horror’, Spectator 22, no. 2 (2002): 12–23. [10] OUTLAST | Full HD 1080p/60fps Longplay Walkthrough Gameplay No Commentary, 2017, https://www.youtube.com/watch?v=zZNfd04GO-U . [11] Creative Assembly, 2014. [12] Crystal Dynamics, 2013. [13] Nele Van De Mosselaer, “How Can We be Moved to Shoot Zombies? A Paradox of Fictional Emotions and Actions in Interactive Fiction.” Journal of Literary Theory 12(2), 2018: 286. [14] Ibid., 286-287. [15] Smilegate, 2019. [16] Blizzard Entertainment, 2004. [17] Brian Massumi. “Everywhere You Want to Be: Introduction to Fear.” The Politics of Everyday Fear.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3; 3-38. [18] Joseph LeDoux. Anxious: Using the Brain to Understand and Treat Fear and Anxiety. New York: Penguin Books, 2015. [19] Ryan Scheiding. “War Never Changes? Creating an American Victimology in Fallout 4.” Representing Conflicts in Games: Antagonism, Rivalry, and Competition. Edited by Björn Sjöblom, Jonas Linderoth, and Anders Frank. London: Routledge, 2023; 135-152. [20] Joseph LeDoux, Lecture, New York State Writers Institute 2016. Cited in David Peckham, Fear: An Alternative History of the World. London: Profile Books, 2023, 7.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마크 라제네스 캐나다 몬트리올 콩코디아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 온라인 게임의 독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 공평하고 즐거운 놀이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게임 내에서 더 많은 긍정적인 조건을 들어내기 위한 독성 현상에의 이해를 추구한다. 스팀 마켓플레이스와 DOTA 2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 바 있고 곧 출시될 '트위치 마이크로스트리밍'의 공동 저자이다. (게임연구자) 나보라 게임연구자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게임학을 접한 것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우연히 게임 수업을 수강하면서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간간히 게임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역사>, <게임의 이론>, <81년생 마리오> 등에 참여했습니다.
- 몰입은 정말 즐거움의 중심에 있는가? - 칙센트미하이의 flow를 다시 생각하다
2021년에 출간된 는 바로 그 생략을 지적한다. 제목을 한글로 옮기면 “몰입에 반하여”가 되듯, 이 책은 몰입 이론의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인 사용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관건은 몰입 이론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자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이론을 충분히 재검토해서 이 개념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고, 어떤 가치를 전제하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동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몰입의 반대나 해체가 아닌 재검토에 가깝다. < Back 몰입은 정말 즐거움의 중심에 있는가? - 칙센트미하이의 flow를 다시 생각하다 28 GG Vol. 26. 2. 10. 주변을 잊게 만드는 경험, 몰입 게임을 하다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간 시간에 놀랄 때가 있다. 행동 하나하나 의식하기보다 자연스럽게 게임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즐기게 되는 순간. 항간에 ‘시간 순삭’ 게임이라고 평가되는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나 <문명> 시리즈의 리뷰에서는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침이 됐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모든 게임이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즐기며 빠져드는 경험을 겪는다. 이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되는 개념으로 ‘몰입’ 또는 ‘플로우(flow)’가 있다. 몰입이란 하나의 활동에 깊이 빠져든 상태에서, 자기 의식이 옅어지고 시간과 공간 감각이 약화되는 순간을 가리킨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1990년에 베스트셀러 (국내 번역: 몰입, FLOW)를 통해 이 이론을 대중적으로 확산시켰다. 정의만 놓고 보면, 사람들이 게임하면서 푹 빠졌던 감각은 “몰입 상태에 있다”로 설명된다. 한창 긍정심리학과 자기계발 열풍이 있을 때, 몰입 이론은 자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필승 전략으로 소개됐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게임 분야에서 이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를 설명하는 분석 틀이자 “잘 만든 게임은 이렇게 만들어야한다”는 설계 규범으로 자주 쓰인다. 게임 디자인, 게임 경험 분석, 게이미케이션, 게임 연구 등 학계 및 산업계 전반 종사자라면 알아야 할 ‘기본 지식’ 중 하나다. Against Flow, 몰입에 반하여 사실, 이론이 널리 쓰인다고 해서 충분히 검토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몰입의 조건‘이라는 말의 요약본만이 체크포인트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이론의 효용만 강조되고, 조건이 딛고 있는 전제는 생략된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충분한 검토 없이 우리는 몰입이라는 개념을 그저 ‘좋은 것’으로만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론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과 주변의 사상적 맥락을 살피면, 몰입 이론은 그렇게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무색무취의 중립성을 띠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실제 사용되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검토가 자주 생략된다. 2021년에 출간된 는 바로 그 생략을 지적한다. 제목을 한글로 옮기면 “몰입에 반하여”가 되듯, 이 책은 몰입 이론의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인 사용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관건은 몰입 이론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자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이론을 충분히 재검토해서 이 개념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고, 어떤 가치를 전제하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동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몰입의 반대나 해체가 아닌 재검토에 가깝다. 이 글은 가 던진 문제의식을 발판으로 삼아, 몰입 이론을 다시 들여다보려 한다. 이론의 정합성보다는 게임 학계와 산업계에서 이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쓰여왔는지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 , MIT Press (2021)** 이론의 시작: 인간을 성장시키는 즐거움에 대한 질문 몰입 이론은 처음부터 성공한 게임의 비밀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은 절대 아니었다. 이론을 제시한 칙센트미하이는 1960년대 후반, 인간이 언제 자신의 활동을 즐겁고 의미있게 경험하는지를 탐구하고자 했다. 그는 등산가, 체스 플레이어, 화가, 무용수, 운동선수 등이 다양한 활동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보상이 없어도 활동 그 자체에 깊이 빠져드는 경험을 묘사했고, 행동에 대해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며, 배고픔이나 위험에 대한 감각까지 잊어버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1971년 칙센트미하이는 이 경험을 ‘몰입’이라는 모델로 개념화하여 논문으로 제시했다. 몰입의 영어명은 행동이 끊기지 않고 흐르는 듯한 감각을 비유한 ‘플로우(flow)’이며, 또 다른 영어 단어인 immersion과는 차이가 있다. 몰입 이론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요소는 ‘실력’과 ‘도전‘이다. 실력은 개인이 현재 보유한 수준이고, 도전은 목표가 요구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몰입은 이 두 수준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 발생한다. 만약 실력보다 도전이 낮으면 지루함을 느끼고, 반대로 실력이 도전보다 높으면 불안과 좌절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균형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상호 조정되어야 한다. 실력이 향상되면 도전의 수준도 함께 상승해야 몰입이 유지된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상태가 인간을 성장시키는 즐거운 과정임을 밝혔다. 이 설명은 단순하면서도 설득력을 가지며 이후 다양한 분야에 ‘즐거움의 정치학’이라는 명칭으로도 확산되었다. 이론의 성격: 마르크스주의의 대안? 그렇다면 칙센트미하이는 왜 이러한 이론을 주창하게 되었을까? 그가 몰입에 탐닉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개인사가 깊게 얽혀 있다. 그는 1934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을 정면으로 겪었다. 그의 가족은 모두 전쟁을 피해 헝가리로 가게 되었고, 비극적으로 소련이 헝가리를 점령하면서 그 여파로 칙센트미하이의 가족들이 소련군에 의해 죽거나 수용소에서 행방불명되는 참혹한 피해를 입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무의미하고 잔혹하고 혼란스러웠다”라고 기억한다. 칙센트미하이는 난민 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체스를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체스를 두는 순간, 그는 자신의 주변에 펼쳐지는 전쟁의 혼란을 잊어버리는 신기한 경험을 깨닫게 된다. 그에게 체스는 세계의 붕괴 속에서 내면을 되찾는 방식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어린 시절 전쟁에서의 경험은 이후 그의 학문적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칙센트미하이는 소련으로부터 삶이 무너졌기에 소련이 추구하던 사회 변혁 사상에도 반감을 갖게 된다. 사회가 인간의 의식을 규정한다는 관점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고, 나아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이어졌다. 1967년 칙센트미하이의 초기 저작을 살펴보면,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사회가 인간의 의식을 규정한다고 한 것에 그가 개탄하면서, 계급의식과 혁명의 사회적 흐름에서 자아를 해체하지 말고 오히려 개인적 의식을 강화해야 비로소 연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의식이 약화될수록 사회적 연대 역시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몰입은 ‘소외’를 다루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소외란 마르크스주의에서 노동자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의 노동의 결과와 자기 자신, 타인으로부터 분리되는 상태를 뜻한다. 그는 마르크스주의가 해소하지 못하는 소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몰입 이론을 생각했다. 몰입 이론에서 소외는 외부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에서 해결 가능하며, 혁명 없이도 삶에 몰입함으로써 소외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사회 변혁이 반드시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가 비판한 것은 마르크스주의만이 아니었다. 인간을 그저 반응 기계처럼 보는 행동주의, 인간의 행위를 무의식과 욕망의 산물로 해석하는 정신분석학, 그리고 개인을 구성하는 외부적 힘을 밝혀내는 일에 중심을 두는 20세기 철학 전반의 흐름이 그에게는 의식의 몰락처럼 보였다. 칙센트미하이는 의식이 만들어내는 개인 행위성의 힘을 되찾고자, 여러 사상들과의 긴장 속에서 몰입 이론의 정치적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몰입 이론은 단순한 심리 상태 설명으로만 보기 어렵다. 그가 직접겪었던 경험에 대한 증명이며, 개인의 의식이 사회적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는 관점에 대한 반박이자, 소외의 문제를 다시 배치하려는 시도였다. 몰입은 즐거움을 설명하는 개념이기 이전에, 개인이 세계와 맺는 관계를 재구성하려는 하나의 입장이었다. * TED 강연 <몰입, 행복으로 향하는 비밀>(2008) 중 칙센트미하이. 출처: https://www.ted.com/talks/mihaly_csikszentmihalyi_flow_the_secret_to_happiness 이론의 재배치: 자본주의 그리고 게임 칙센트미하이가 1970년대 처음 이론을 주장했을 때와 달리 시간이 흐르며 이론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여러 저작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TED 강연은 성공적으로 확산되었다. 몰입은 긍정심리학과 자기계발 담론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어느새 개인의 ‘성장’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만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몰입은 자본주의 안에서 작동하는 심리학 이론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몰입이 약속하는 것은 더 많은 행복, 더 많은 에너지, 더 많은 성취이다. 칙센트미하이는 저서 <굿 비즈니스>에서 몰입을 통해 노동자의 만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관리자에게 제안하며, 사회 변혁의 대안으로 개인의 행위성을 되찾고자 했던 초기 구상은 결과적으로 더 깊은 몰입과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몰입은 삶을 재구성하는 태도라기보다 성과를 관리하는 기술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게임 산업에서도 이런 개념 전환은 그대로 반복된다. 몰입은 이용자의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리고, 이탈을 줄이며, 소비를 지속시키는 효과적인 개념이다. 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은 앞서 살펴본 이론적 배경이나 문제의식 없이 몰입을 게임 디자인의 핵심 원리로 제시한다. 경험을 설명하던 개념은 어느새 경험을 통제하는 기준으로 바뀌어버렸다. 그 결과 몰입은 게임 디자이너에게 하나의 실천 규범으로 기능하고 있다. <림월드>의 제작자 타이난 실베스터는 몰입을 좋은 게임 경험의 기반으로 규정한다. 몰입이 깨지면 경험 전체가 무너진다고 말하면서, 나쁜 게임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몰입이 깨져서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에픽 게임즈와 유비소프트에서 UX 전문가로 있었던 셀리아 호든트 역시 그의 저서 <게이머의 뇌>에서 몰입 이론의 실력-도전 난이도 곡선을 제작 프레임워크로 언급한다. 그리고 “몰입 파괴자”, 예를 들면 불공평한 죽음과 실패, 화면의 정지, 너무 긴 카메라 워크나 컷신은 이 개발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존재라고 강조한다. 이런 담론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게임 개발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업의 관점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에 더 오래 머물고, 주의를 게임 외부로 돌리지 않는 상태는 매우 이상적이다. 집중이 유지될수록 다음 콘텐츠와 다음 상품을 제안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몰입은 즐거운 경험의 조건인 동시에, 소비를 지속시키기 위한 환경 조건이다. 이론의 현재: 스스로 난이도를 고치는 게임 게임 산업이 점차 발전하면서 몰입 이론은 게임 시스템 설계까지 직접적으로 적용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적 난이도 조정(DDA, dynamic difficulty adjustment)이다. DDA는 플레이어가 좌절하거나 지루해지기 전에 난이도를 조정해 몰입 상태를 유지하려는 설계 방식이다. 플레이어가 선택을 통해 능동적으로 조정하거나 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있다. 어느 방식이든 공통된 목표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력 수준과 도전이 균형을 이루는 자신만의 ‘플로우 존’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게임의 시스템은 플레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그 결과에 따라 적의 수, 이동 속도, 공격 빈도 같은 요소들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고전적인 예로 <스페이스 인베이더>에서 적의 수가 줄어들수록 남은 적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구조를 들 수 있다. 현대의 게임들은 이보다는 복잡한 방식으로 여러 변수를 동시에 조정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DDA는 자연스럽게 작동해야하며 플레이어는 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한 채 자신의 성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DDA가 깊은 곳에서 몰래 작동할수록 플레이어는 자신의 실력 향상의 환상을 믿게 된다. DDA는 몰입 이론에 크게 의존하며 발전해왔다. 문제는 DDA가 지향하는 바가 즐거움을 생성하기보다 좌절과 지루함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에 맞춰졌다는 점이다. 게임 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임 중단, 접속 종료, 환불 등을 방지하기 위해, 몰입 이론은 위험 관리 수단이다. 이 구조는 궁극적으로 몰입을 중독의 방향으로 향하게 할 수밖에 없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맞춰진’ 경험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감각만을 반복적으로 강화한다. 반대로 현실에서는 그런 일들이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일들이 더 거칠고 불편하게 느껴지며, 게임에 몰입하는 동안 현실의 불안이나 우울을 잊게 된다. 하지만 잠시 잊혀질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몰입이 끝났을 때 다시 마주하는 것은 잠시 뒤로 밀어두었던 현실이다. 흥미롭게도 칙센트미하이는 자신의 연구에서 게임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놀이를 통해 몰입을 설명할 때 든 예시는 주로 체스였다. 1990년대 이르러서야 게임을 몰입의 사례로 간단하게 언급하지만, 그마저도 텔레비전 시청을 비판하는 맥락이었다. 그는 무비판적으로 텔레비전 시청에 빠져드는 상태를 경계했고, 마찬가지로 게임에 무비판적으로 빠져있는 사람들은 그가 꿈꿨던 이상적인 개인의 성장형 몰입의 상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야기는 쏙 빠지고 난이도 곡선만이 남아서 업계를 떠돌고 있다. 이론의 비판적 소비를 위하여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통해 개인이 소외를 극복하고 삶의 활동을 재구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한편 동시에 그는 여러 저작에서, 몰입이 중독이나 자기중심적 소비, 현실 회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한 자원이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한 외과 의사 이야기를 예로 들었는데, 수술하는 일을 즐겼던 의사는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휴가를 못 즐기고 수술해볼 수 있는 다른 병원을 휴가지에서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몰입은 어떤 경우에 고립을 초래하여 자아 내부에만 집착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칙센트미하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문제는 몰입이 좋은가 나쁜가를 가르는 데 있지 않다. 어떤 맥락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가가 더 중요하다. <플레이의 미학>을 쓴 브라이언 업튼은 몰입이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필수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실력과 도전을 두 축으로 한 매끈한 그래프 바깥에서도, 즐거움은 당연하게 발생할 수 있다. 가끔 그 어긋남 자체가 경험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숙련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때까지 좌절을 지속하거나, 아예 몰입을 깨뜨릴 목적의 게임은 무수히 많다. 나아가 는 거리두기를 통해 몰입을 깨는 게임, 몰입을 통해 오히려 현실의 성찰을 이끌어내는 게임 등 다양한 경험의 양상을 여러 사례로 보여준다. 우리는 이론이 단편적으로 소비되는 현 상황을 되돌아보고, 비판적 소비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몰입 이론이 굳어져 사용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은 참고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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