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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277개 검색됨

  • 로우스코어 걸: (Not Really) Full Game Walkthrough

    게임의 현실성에서 빠져나와, 잠시 현실의 게임성을 생각해보자. 세계가 0과 1의 현실로 재구성되고 있다 해도, 거기서의 ‘룰즈 오브 플레이’와 그에 따른 난관이 본질상 그대로라면 세계는 언제까지나 익숙한 현실일 뿐이다. 불균등하고 블록화된 구조로 작동하는 접속가능성(connectivity)이라든지, 메타버스와 관련해 각종 투기가 당연하다는 듯 횡행하는 상황 등을 둘러보면, 과거의 기술 물신적 낙관과는 다르게 가상 인프라의 역능 역시도 딱히 평평해지지 않는 세계의 현실에 귀속되어 있는 것 같다. < Back 03 GG Vol. 21.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in Kim A member of "Mods," a game club for curators. Thinks now and then about art as legacy, or art as subculture, and now and then curates an exhibition.

  • 온라인 시대에서 ‘PC방’이 살아가는 법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과 함께한 놀이 문화로 통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오락이 가능한 값비싼 콘솔기기로 시작해, PC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가정 내 기초 게임 환경 구축이 가능해졌고, 지금에 와서는 거리와 관계없이 편하게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 Back 08 GG Vol. 22.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Chanjung Lee Alongside enjoying games across a range of genres, taking a multifaceted look at what PC bangs look like today.

  • [논문세미나] <하스스톤>에서 플레이어들은 왜 감정 표현을 오용하는가?

    저자들은 위의 요소를 모두 고려해 비매너 상호작용의 다섯 가지 형태를 정리한다. 제시된 유형들은 가장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것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항복(concede)’은 여기서 가장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모순점인데, 항복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모두가 비매너 플레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 Back 14 GG Vol. 23. 10. 10. Tags: Arjoranta, siitonen, 콜오브듀티, 하스스톤, 비매너, 커뮤니케이션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woo Lee Interested in games played together, and studies the relationality of games. Hopes that games can bring joy to everyone, all at once.

  •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 Back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11 GG Vol. 23. 4. 10.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저자는 존 밴더호프(John Vanderhoef), 매튜 토마스 페인(Matthew Thomas Payne)이다. 둘 다 미국에서 미디어 관련 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특히 매튜 토마스 페인은 밀리터리 게임과 전쟁의 관계에 관한 저서를 쓴 이력이 있다. 게임 스터디즈는 게임의 학문적 연구를 주관하는 국제 학술 저널이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소속되어 있거나 열람권을 유료 결제해야 논문 전문을 읽을 수 있지만, 게임 스터디즈는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웹에서 무료로 논문을 제공하고 있다. 웹 기반으로 운영되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주제로 한 전세계의 다양한 논문들이 게재되어 왔다. 원문을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URL에 접속하여 직접 읽어볼 수 있다: https://gamestudies.org/2203/articles/vanderhoef_payne 논문의 배경은 게임 리뷰에서 나타난 ‘불만’ 레드 데드 리뎀션2(Red Dead Redemption 2, 이하 레데리2)는 미국의 게임회사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의 ‘레드 데드(Red Dead)’ 시리즈의 3번째 작이다. 동일 회사의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오픈월드 시스템에 1800년대 말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게임이 펼쳐진다. 그래서 ‘서부판 GTA’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콘솔 플랫폼에 먼저 출시되었고, 1년 뒤에 PC 플랫폼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레데리2는 출시 되자마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게임은 매우 현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었고 게임 전반에 탁월한 현실 고증이 배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초원을 활보하는 카우보이가 된 듯하게 말을 모는 방법이나 공간 이동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NPC가 플레이어의 상황에 반응하여 대화를 나누고, 야생 동물 등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이 현실감있게 구현 되었다. 레데리2의 자유도는 무궁무진해서 “이것도 될까?”하는 실험 영상 클립이 온라인 공유되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스팀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할만큼 게임의 인기는 독보적이었고, 다수의 게임 어워드에서 노미네이트 되었다. 전작 이후 약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개발된 이 게임은 출시된 이후 락스타 게임즈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레데리2의 인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높은 평점과 별개로 사람들의 리뷰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불만이 있던 것이다. 장점을 언급한 다음 게임 플레이가 “너무 느리다”, “지루하다”, “답답하다”라는 표현이 일색인 것이 여러 리뷰에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게임의 현실성이 장점으로 평가되었지만, 동시에 캐릭터가 현실적인 속도 그대로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에 플레이어들은 지루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말았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이 현실성 구현이라는 단일한 특성이 가지는 양가적인 의미에 주목했다. "It is defiantly slow-paced, exuberantly unfun, and wholly unconcerned with catering to the needs or wants of its players" (이 게임은 분명히 느리고, 지루하며, 플레이어들의 요구나 욕구를 고려하지 않는다) – from 평론가 “game should be called Red Dead Slow Motion” (게임 이름은 '레드 데드 슬로우 모션'이라고 불려야 한다) – from 메타 크리틱 "It is a boring and tedious simulation game... with horribly unresponsive controls and terribly slow pacing” (이 게임은 지루하고 답답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흉측할 만큼 반응이 늦은 컨트롤과 지나치게 느린 페이스로) – from 메타 크리틱 * 논문에서 언급된 레데리2의 해외 부정적인 리뷰들 무엇이 게임을 느리게 할까요? 우리는 ‘게임적 속도감’에 익숙해져있다. 떨어진 아이템에 스치면서 ‘줍기’ 버튼을 눌러 인벤토리로 즉시 이동시키고, 식재료를 선택하여 ‘요리하기’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음식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동할 때면 포탈이나 워프 기능을 사용해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단숨에 찾아갈 수 있다. 어찌보면 게임의 현실은 진행 속도가 빠르다기보다, 뒤따라 이어지는 불필요한(현실에서는 필요한) 과정을 삭제하고 바로 결과값을 제공하고 있다. ‘과정의 삭제’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레데리2는 게임적 속도감이 적용되지 않는다. 논문에서 다양한 예시들이 언급되지만, 대표적으로 시체에서 아이템을 얻을 때 직접 허리를 굽혀 뒤적이는 것이 그 예이다. 집 안에서 파밍을 할 때면 방 전체를 돌아다니며 가구를 일일히 손으로 열어서 확인해야한다. 공간 이동의 경우, 원거리 워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게임 안에 (눈에 안 뜨이게) 제공되고는 있지만, 레데리2는 드넓은 맵을 말을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내러티브적 구조를 가진다. 게임에서 많은 일이 실제 우리가 행동하듯 벌어지도록 구현이 되어 있다. 이렇게 결과로 바로 이행되지 않고 현실처럼 모든 과정을 겪도록 하는 경험은 플레이어에게 불쾌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느린’ 감각을 게임의 부정적인 면으로 꼽고 있으니, 게임을 만든 회사의 입장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게임 가격은 게임에 푹 빠지기 위한 값이다 레데리2는 AAA(트리플 A)게임이다. 트리플 A를 특집으로 다루었던 GG 지난 호에서 충분히 언급되었듯, AAA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아주 긴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이 투입된다. 게임 산업에서 AAA는 영화 산업에서 쓰이는 ‘블록버스터’라는 말과 비슷하다. 게임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큰 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려한 그래픽, 탄탄한 내러티브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가 품을 수 있는 상상을 게임 내에서 최대한 허용하며 호불호를 줄이고 자유도와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한 테스트 과정도 거치며 게임의 모난 면은 둥글게 깎여나간다. AAA게임의 신작 출시 소식이 예정되면, 사람들은 게임에서 어떻게 시간이 ‘순삭’ 될지 기대한다. 지갑을 손에 쥐고 결코 저렴하지 않는 그 값을 기꺼이 지불할 순간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게임에 몰입한 채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방대한 맵을 탐험하다 정신차려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잘 시간이 되어있는 게 AAA 게임 플레이의 감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AAA게임 플레이어가 가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개발사는 게임 제작에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하나 하나 대충 그려내지 않기 위해 긴 시간동안 공을 들인다. 만약 표현이 어색해서 몰입이 깨지거나 개발 공수가 덜 들어간 것처럼 보여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게 되면 회사 이미지에 금이 갈 수도 있다. AAA 게임의 영역에서 게임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되는 그 ‘몰입적 리얼리티’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공수가 과도한 나머지 너무 디테일한 표현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기다려야하고 몰입이 깨져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의 입장에서 게임의 현실감 추구가 가지는 모순적인 결과다. 논문의 저자들은 상업성의 최전선에 있는 AAA 게임이 현실적인 표현에서 두 가치의 충돌을 발생시키고 있는 현상을 문화정치(cultural politics)의 순간으로 보고 있다. 제목에도 쓰여 있는 문화정치라는 말은, 문화의 영역에서 다양한 의미들이 충돌하고 각각 관계와 역학이 드러나는 상태 를 뜻한다. 고자본 투입의 결과로 고급 노동력을 오랜 시간 투입하여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AAA게임을 개발했지만 그 가치는 역설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일부 이끌게 되었다.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2007년 게임 학술 기관인 DiGRA 컨퍼런스에 ‘플레이의 헤게모니(hegemony of play)’라는 주제로 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빠른 상호작용에 능숙하고 복잡한 공간을 파악해 공간 전환을 잘 하는 사람에게 맞추어진 게임 디자인이 산업이나 플레이어 담론에서 주류 혹은 지향되어야 하는 가치로 일컫어지면서, 게임 플레이에서 일종의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문화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헤게모니(hegemony)란 지배를 뜻하는 개념이다.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지배적인 위치에 놓여있는 것, 그러니까 어떠한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더 우월하고 지배적으로 생각되는 상태를 말한다. 2007년의 발표에 이어, 본 논문의 저자들은 레데리2를 통해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hegemonic game time’를 말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빠르고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가치로 인정된다. 이는 하나의 게임을 어떻게 헤매지 않고 빠르게 클리어 했는지의 문제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아이템과 시간을 소비하여 원하는 목표로 도달함은 ‘게임을 잘하는’ 능력이며 우월한 가치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에서의 시간 개념은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와도 연결되고, 어떠한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추구되어야 할 가치이며 개발사도 그에 맞게 어느 정도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레데리2의 개발사는 그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게임을 통해 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시간 개념 시간이라는 개념은 점차 발전해왔다. 산업자본주의, 후기 산업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거치며 시간은 낭비되어서는 안되는 귀한 가치로 여겨져 왔다. 동일한 시간 안에 더 많은 효율성을 추구하자는 목적 아래에 사회 시스템 전반의 모든 장치들이 움직이고 있다. ‘경제성’은 같은 의미를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 개념에 부합하기 위해서, 심지어 즐거움조차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 이 논문과 마찬가지로, 최근 발간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도 비슷한 현상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15초 뒤로’ 또는 ‘배속’ 기능을 통해 빠르게 시청할 수 있다. 또는 영화를 시청하는 대신, 영화 줄거리를 간략하게 전달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간 압박이 발생하는 나머지 여가생활의 일환으로서 영화 한 편을 2시간동안 시청하는 과정보다 ‘영화를 봤다/안봤다’, ‘영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라는 경험의 유무로서 또는 지식의 습득으로서 콘텐츠 소비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 시간 개념에서 즐거운 여가생활이란, 시간이 낭비된다는 감각이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달성될 수 있다. 따라서 레데리2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 아서 모건의 지난한 인생을 기다리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키패드에 손이 결박되는 것처럼 느끼는 답답함과 그로 인해 몰입이 끊기면서 내가 얼마나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다시 ‘현생’을 자각하게 되는 이 감각은 우리 사회에서 귀중한 시간의 가치를 드러낸다. 온라인 리뷰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가치와 멀어질 때 발생하는 긴장감과 불안함으로서 볼 수 있다고 분석될 수 있다. “(X)를 눌러 사색 하시겠습니까?” 이 논문은 그렇다고 레데리2가 극도로 느린 게임은 아니라고 주의한다. 글 전체에 걸쳐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을 분석하고 있지만 게임을 더이상 못할 정도로 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논문 또한 레데리2가 지루하다는 리뷰에 하나 더 첨가되는 것이 아니라, AAA게임으로서 추구되어야 하는 리얼리즘이라는 가치가 담겼으나 그것이 ‘과했을 때’ 플레이어들에게 부정적인 감각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게임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가치가 추구되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목적 하에 연구를 전개해나갔다. 콘솔 게임기 패드에서 ‘X’는 어떤 행동 수행을 결정하는 키다. 하지만 레데리2에서는 X는 곧 플레이어에게 (잠시의) 기다림을 요하는 키이기도 하다. 레데리2라는 게임을 통해 AAA게임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게임 디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시간 압박 인식은 어떤 의미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더 나아가 이 논문을 통해 과정을 삭제하고 결과로 직행하는 ‘게임적 속도감’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게임이 현실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게임이 정말 현실과 같아졌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인지해야 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하여 - 젠지글로벌아카데미 백현민 디렉터

    이러한 시선을 바꾸고 e스포츠라는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리더들이 필요한데, 이 리더들은 e스포츠에 대해서 열정만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분야에 대한 전문가여야 합니다. 그 분야가 마케팅이 될 수도 있고, 영업이나 스폰서십이 될 수도 있고 교육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서 e스포츠가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e스포츠 배경이 아니라 교육 배경을 가지고 있고 저희 CEO님 같은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야구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e스포츠를 사랑하면서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업계가 성장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Back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하여 - 젠지글로벌아카데미 백현민 디렉터 03 GG Vol. 21. 12. 10. 오늘날의 게임 생태는 많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e스포츠는 ‘보는 게임’으로의 전환이 가장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영역이다. e스포츠의 시청자층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그 안에는 직접 게임을 하지 않지만 중계를 챙겨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실제로 2012년에 1억 3000만이었던 세계 e스포츠 시청 규모는 2023년에 6억 4,600만 명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있어 우려도 존재한다. 급변하는 게임 환경 속에서 e스포츠 시장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속 빈 강정이 되지 않을지에 관한 우려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처럼 게임 생태는 급변할 수 있음에도, 다음 세대를 바라보고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얼핏 보면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게임과 교육을 접목시키려 한다. 심지어 게임 교육기관이 미국 대안학교로 인증을 받고, 유수의 대학들과도 연계했다. 이들은 e스포츠에 대해서 어떤 상(想)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GGA, 이하 GGA)의 백현민(Joseph Baek) 디렉터를 편집장이 만나고 왔다. 편집장: 기본적으로 아카데미가 가지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백현민 디렉터: 저희의 비전은 저희 학생들이 e스포츠 내에서 성공적인 길을 걷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성공은 단순히 게임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각기 다른 꿈을 이루는 것입니다. 편집장: 그러면 그 비전 속에서 학생들의 일과나, 한 학기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 아카데미의 실제 운영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백현민 디렉터: 먼저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GEEA)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GEEA는 국제학교로서 학업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엘리트 학교에서 하루 4시간 고등 교육에 해당하는 수업을 받고 그다음에 저희 건물로 넘어와서 e스포츠 관련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때, 수업들은 블록 스케줄 식으로 운영이 돼 월, 수 / 화, 목을 나누어 각기 다른 수업을 하고, 금요일은 선택 과목을 듣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e스포츠에 관련해 제공하는 교육은 게임 이론 즉, 영상을 보면서 게임에 대해 배우는 부분도 있고, 스크림을 통해서 팀플레이를 배우는 부분도 있고, 금요일 선택 과목 같은 경우에는 e스포츠의 역사나 e스포츠 업계에 관하여 배우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교육적 관점에서 저희 GEEA의 특별한 지점은 단순히 게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개별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가르친다는 부분입니다. 많은 학부모님이 저희한테, “자녀가 예전에는 잠도 안 자고, 밥도 제때 안 먹었고 게임을 했는데, GEEA 수업을 듣고 나서는 새벽 1시에도 영어 숙제를 하고 있었다”는 말씀들을 해주십니다. 이처럼 학업이나 일상적인 부분에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데, 저희는 이런 학업적인 성장이 그들의 게임 플레이에도 반영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학생들의 평균 티어가 다이아 3이었을 때, 평균 티어가 다이아 1인 다른 학원과의 스크림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저희 학생들이 피지컬 쪽에서 떨어지더라도 팀플레이로 부족한 부분들을 메꾸었기 때문입니다. 편집장: 결국 게임 플레이라는 것이 그냥 ‘논다’는 의미로만 묶이지 않는 것 같아요. 학업도, 게임도 일종의 사회 활동이고 이런 활동을 통해 게임 플레이에서도 기존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계시는 거지요? 백현민 디렉터: 네. 맞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내용을 기반으로 저희의 두 번째 주요 프로그램인 GGA 온라인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GA는 온라인 학원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GGA 온라인은 개개인의 역량에 맞춘 굉장히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로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경우에 ‘이번 플레이가 좋았다’, ‘안 좋았다’는 식의 단순한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희 코치님들 같은 경우에는 ‘이 순간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팀원의 플레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지’ 등 세부적으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학생의 게임 실력뿐 아니라 소통하는 방법 등 인간적인 영역에서의 성장을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저희 학생들끼리도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었지?’ ‘그 전략이 왜 성공했지?’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소통을 합니다. 이러한 초점은 많은 학생들이 더 빠른 속도로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편집장: 요즘에는 사설이나 과외 형태로 개인 강습을 받는 학원이나 프로그램이 많은데, GGA 같은 경우에는 그냥 게임을 잘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백현민 디렉터: 네. 저도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최고의 선수가 단순히 게임 실력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통해서 인간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학생들은 더 높은 티어의 선수들과 스크림을 해서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점수나 티어 등에 신경 쓰지 않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 학원을 운영했었는데 다른 학원들을 보면 굉장히 대표적인 한국 스타일, 그러니까 시험 점수를 올리는 것을 강조하고, 시험을 볼 때 필요한 전략이나 노하우, 팁들을 굉장히 중요시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연습을 하다 보면 시험 점수는 올라가겠지만, 시험 점수 이외에는 얻는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학생들에게는 내용을 이해하고 이 내용이 왜 중요한지 강조하곤 합니다. 그리고 GGA에서도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성장을 함으로써 티어가 함께 올라가고 있습니다. 편집장: e스포츠 선수들 같은 경우에 한동안 인성 문제로 굉장히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e스포츠 플레이에 대한 교육을 받는 데 인성에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가 되고 있나요? 백현민 디렉터: 네. 저희도 그런 부분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좀 상대적으로 덜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미국에서는 굉장히 강조되는 부분이 ‘소프트 스킬’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직업에서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나 능력이라기보다 팀워크나 리더십, 소통, 적응력 등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들을 소프트 스킬이라고 하는데, 하버드 조사에 따르면 직업에서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의 85%가 소프트 스킬이라고 합니다. 저도 많은 프로 선수들이 과거 인성 문제로 논란이 되어 있었다는 걸 알고 있고, 그것 때문에 아직도 e스포츠의 평판이 안 좋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음 세대의 선수들의 인격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부분은 다음 세대 선수들이 좋은 쪽으로 업계를 대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세대에 투자함으로써 e스포츠 업계가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미래를 가질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에 게시된 GEEA의 수업 사진 편집장: 아카데미의 첫 번째 사업이 일종의 대안 교육의 형태이면서 한국에서는 생소한 방식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생소함이 같이 있는데 첫 번째는 게임을 가지고 교육을 한다는 생소함. 두 번째는 게임이 아니더라도, 스포츠와 교육을 병행한다는 생소함입니다.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는 교육과의 병행을 목표로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 교육이 정말 성과가 있을지 실제로도 학부모들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으실 텐데 주로 어떻게 답변을 하시나요? 백현민 디렉터: 네. 학부모님들이 그런 걱정을 많이 하세요. 특히 한국에서는 학업과 스포츠를 병행한다는 일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전통적인 스포츠보다 e스포츠가 학업과 병행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통적인 스포츠는 신체적인 부분에 많이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e스포츠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인간적인 성장 혹은 학업적인 성장을 많이 유도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학생 중에서는 학교에서 성적이 굉장히 안 좋거나 학교를 자퇴한 학생들이 있었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학교를 간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e스포츠의 특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한 학생 같은 경우에는 저희한테 처음 왔을 때 실력이 그렇게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거치고 현재 오버워치 팀 서울 다이너스티의 선수로 등록이 되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런 성공 사례들을 기반으로 전에는 학교에서 성적을 잘 못 내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성적을 잘 내는 학생들도 저희 프로그램과 함께함으로써 자신의 미래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서 많이 오고 있습니다. 편집장: 대안학교 이야기가 나왔는데, 젠지 아카데미는 대안학교로의 기능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백현민 디렉터: 먼저 GEEA는 공식적으로도 대안학교로 인정을 받고 있고요. GGA 온라인의 경우, 대안학교는 아니지만 결국은 GEEA와 같은 결과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GGA 역시 e스포츠 교육을 중점으로 하고 있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외국으로 유학 가거나 한국 내에서 대학교를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편집장: 고등학교를 대안학교에 다닌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데에서 오는 불안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게임의 특성상 경쟁을 하다 보니까 지거나 도태된다는 점에서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있을 것 같은데, 혹시 그런 지점들에 대한 관리가 별도로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백현민 디렉터: 물론 학생들이 경쟁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코치들이야말로 그런 부분을 케어해 주시기에 가장 적합한 분들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코치들은 전부 프로 경험이 있거나 업계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일해온 분들이기에 게임 내에서의 승패와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코치진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잘 케어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안학교라는 게 남들과 다른 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요즘에는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한다고 해서 좋은 직업이나 좋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e스포츠라는 색다른 길을 감으로써 더 성장을 하고 더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편집장: 많은 학생들이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립니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 도달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당연히 많은 청소년이 좌절감을 느낄 것인데,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좌절감을 걷어내고 또 다른 길을 제시해 주셔야 하잖아요. 이에 어떤 길들을 주로 제시하시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진출해서 본인도 만족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례가 있으신지 묻고 싶습니다. 백현민 디렉터: 둘 다 한꺼번에 대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은 학생들이 저희 GGA를 찾아오는 이유는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부분이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학생들에게 얘기하는 것은 ‘GGA가 자동으로 프로 게이머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꿈을 좇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점입니다. 다만, 조금 더 생산적인 방법으로 꿈을 좇게끔 도와주는 것인데, 프로 선수가 된다는 꿈 하나만 너무 좁은 초점으로 바라본다면 프로 선수가 되기를 실패했을 때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게 너무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생들이 좀 넓은 시야를 갖고 다양한 가능성을 바라보게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학에 진학한 친구를 사례로 말씀드리자면 그 친구 같은 경우에는 프로 선수가 꿈이었지만 나이나 기타 상황의 문제로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새로운 꿈으로 삼았지만 그것도 잘 안 됐습니다. 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국의 캔터키 대학에 40% 장학금을 받고 진학을 할 수 있었고 지금도 캔터키 대학에서 e스포츠 관련 부분에 대해 리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 학생 같은 경우에는 저희 젠지 재단에서 후원을 받고 젠지와 인턴십 경험까지 하면서 꿈을 확장시킨 사례입니다. 프로 선수라는 원래 꿈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저희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대안이나 다른 커리어를 제공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집장: 한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 같은데요. 홈페이지에 지금 나와 있는 소개를 보면 미국 대학으로의 진출 케이스들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한국 학부모들은 아카데미 출신이 한국 대학에 특례 입학 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백현민 디렉터: 네. 저희도 한국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실 아직도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게임을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거나 애들이 스트레스 풀려고 하는 것이라고 가볍게, 혹은 안 좋게 보는 시선들이 많습니다. 이에 저희는 e스포츠를 보는 시선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와 게임 업계는 전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미래에 성장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e스포츠라는 업계가 책임감 있고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려면 이런 시선을 바꿔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국의 대학들이 시선을 바꿀 수 있게끔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저희 졸업생 한 명이 이번에 한성대학교에서 20%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게 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한성대학교는 ‘리그 오브 레전드’ 관련 신설 학과를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졸업생은 아니지만 GGA 학원을 경험한 학생도 비슷한 목표를 달성한 학생이 있습니다. 편집장: e스포츠는 굉장히 큰 산업이죠.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항상 가지고 있는 우려, 즉 하나의 게임, 하나의 장르가 영원할 수 없다는 리스크도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 한 장르가 쇠퇴했을 때, 그 길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막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실지 묻고 싶습니다. 백현민 디렉터: 네. 말씀하시는 부분도 분명히 우려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같은 사례가 있다시피 게임 종목이 갑자기 퇴보할 수도 있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일단 다양한 종목을 가르치고 있고, 무엇보다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게임 자체라기보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인간적으로 학생들이 성장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새로운 게임, 새로운 종목들이 나오면 그것을 통해서 또 미래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데 노력하려고 합니다. 편집장: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에서 게임이, 그리고 e스포츠가 어떤 식으로 인식되면 좋겠다라는 꿈이 있으실까요? 백현민 디렉터: 중요한 것은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뀔지에 관한 것일 것 같습니다. e스포츠를 사랑하고 e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업계가 더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사회적으로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선수들이나 코치, 매니저 등 e스포츠라는 환경 자체는 만들어져 있었지만,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거나 체계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선을 바꾸고 e스포츠라는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리더들이 필요한데, 이 리더들은 e스포츠에 대해서 열정만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분야에 대한 전문가여야 합니다. 그 분야가 마케팅이 될 수도 있고, 영업이나 스폰서십이 될 수도 있고 교육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서 e스포츠가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e스포츠 배경이 아니라 교육 배경을 가지고 있고 저희 CEO님 같은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야구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e스포츠를 사랑하면서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업계가 성장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서도원 재미있는 삶을 살고자 문화를 공부합니다. 게임, 종교, 영화 등 폭넓은 문화 영역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우리가 했다 번역을 - 한글 패치 30년의 흐릿한 역사

    유저 한국어 번역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저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기록을 성실하게 남기지도 않았고, 그 기록은 현재 대다수가 소실되어 있다. 또한 다수의 초기 번역 팀은 폐쇄적으로 작업했기에 사료가 존재한다 한들 그 존재를 인지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 Back 29 GG Vol. 26.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어린이를 위한 게임은 없다

    도발적인 제목을 들고 왔지만, 놀랍게도 필자는 어린이가 아니다. 더 놀랍게도 필자는 아직 2세가 없다. 당사자성이 없는 사람이 어린이와 게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게임제너레이션(GG) 편집장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가정에 어린이가 있는 필자를 새로 구해보시는 게 어떠냐'라고 완곡하게 돌려 말했다. 편집장은 '어린이가 없는 입장이 보다 객관적'이라고 답했다. GG 편집진의 고약한 취미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Back 18 GG Vol. 24. 6. 10. Tags: 게임이용자, 유소년, PC방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Worked for eight years as a reporter at ThisIsGame. Now handles external relations at a subculture startup. Loves editors and the power of cheat codes.

  • [공모전수상작] 〈Ib〉: 미술관이라는 공포 체험

    2022년은 〈Ib〉의 공개로부터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제작자kouri는 스팀을 통해 기존 〈Ib〉에 새로운 기능이나 디테일을 더한 리메이크판을 공개했다. 이듬해 2023년에는 닌텐도 Switch 용 〈Ib〉의 발매 소식이 공개되었고, 게임 홍보를 목적으로 게임의 전시를 재현한 ‘게르테나전’이 도쿄 시부야에서 열리기도 했다. < Back [공모전수상작] 〈Ib〉: 미술관이라는 공포 체험 20 GG Vol. 24. 10. 10. “어서오세요 게르테나의 세계에”: 미술관 나라의 이브 2022년은 〈Ib〉의 공개로부터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제작자kouri는 스팀을 통해 기존 〈Ib〉에 새로운 기능이나 디테일을 더한 리메이크판을 공개했다. 이듬해 2023년에는 닌텐도 Switch 용 〈Ib〉의 발매 소식이 공개되었고, 게임 홍보를 목적으로 게임의 전시를 재현한 ‘게르테나전’이 도쿄 시부야에서 열리기도 했다. 〈Ib〉는 여러 가지 장르로 설명될 수 있다. RPG 만들기 툴(RPG Maker)로 만들어진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이기도 하고, “프리호러게임” [1] 에 들어가기도 하고, 캐릭터 간의 대화 횟수나 대사 선택지에 의해 엔딩이 갈린다는 점이나 캐릭터의 매력을 살린 2차 창작으로 입소문을 탔다는 점에서는 미소녀 게임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개념미술가 다니엘 뷔랑은 “전시회의 주제가 더 이상 전시된 미술 작품들이 아닌, 미술 작품의 전시 그 자체로 바뀌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2] 이러한 주장에 따른다면, 〈Ib〉에 등장하는 미술 작품들은 대부분 배경 소품이나 ‘모브 캐릭터' 정도로 등장하는 데에 그치더라도 ‘게르테나전’이라는 전시회 자체가 〈Ib〉의 주제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전시회 체험’으로서의 〈Ib〉에 주목한다. 〈Ib〉에서 ‘게르테나전'은 크게 서너가지 시공간을 가리킨다. 첫번째로 이브가 처음에 부모님과 함께 도착한 미술관이자 비일상적인 호러 세계를 빠져나와 돌아가야 할 장소인 작중 일상 세계의 “게르테나전”이다. 두 번째는 이브가 홀로 뛰어들어 게리와 메리와 함께 탐험하게 되는 위험천만한 “상상화의 세계”이다. 그 안에서도 메리의 세계인 “스케치북의 세계"는 나머지 “상상화의 세계"와는 다소 궤를 달리하는, 어느정도 독자적인 공간으로서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Ib〉의 세계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을 포함하는, 제작자 kouri의 전시라고도 할 수 있을 2022년판 〈Ib〉의 “진 게르테나전”이 있다. 다양한 ‘게르테나전’을 탐험하는 〈Ib〉라는 어드벤처 게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는 ‘이브’인 동시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자신의 분신이다. 게임 도중 특수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일정 부분을 다른 캐릭터의 시점에서 플레이할 수 있기는 하지만, 플레이어는 대체로는 이브를 통해, 이브가 되어 ‘게르테나전’을 경험한다. 플레이어/이브에게 있어서 ‘게르테나전’이 어떤 식으로 ‘신비롭고도あやしくも 아름다운’ 경험이 되는가 살펴보자. * 이미지 1: “게르테나가 생전에 그린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작품들을 부디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어로 あやしい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것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수상하고 불길한 것을 가리키는 형용사이기도 하다. “작품에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게르테나전이라는 ‘화이트 큐브’ 〈Ib〉에서 새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부모님과 함께 미술관에 가는 장면 속에 놓인다.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게임의 주인공인 ‘이브’는 미술관을 처음 경험하는 아홉 살 소녀이다. 블라우스에 붉은 치마와 리본, 구두 차림에 “진짜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된 손수건을 가지고 있다. 미술관에 도착한 플레이어/이브는 티켓 접수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부모님에게 먼저 들어가서 전시를 보고 싶다고 표현한다. 게임의 진행을 위해서라도 ‘엄마'는 허락하면서도, 다른 관람객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조용히 관람해야만 한다며 거듭 주의를 준다. 아무튼 잔소리를 다 들었다면, 비로소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이브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게르테나전에 발을 들이는 순간 가장 의식하게 되는 세 가지는 흰 벽, 액자 그림, 그리고 BGM ‘코렐리 라 폴리아'다. 테이트 미술관 홈페이지는 “화이트 큐브"란 “사각형 공간, 희게 칠한 벽, 그리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광원으로 대표되는 전시회들의 특정한 미적 형식"이라고 요약한다. 바로크 클래식 음악과 관객으로부터 동떨어져(야만 하는) 흰 배경에 놓인 값비싼 예술품들은 ‘화이트 큐브’를 구성하는 요소들 그 자체이다. “게르테나전”과 같은 ‘화이트 큐브’는 지금도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익숙한 미술 전시의 형태일 것이다. 이브/플레이어는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관람객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대뜸 작품에 대한 감상을 물어봤으면서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면 어린애라고 무시하는 관람객이 있으면, 작품의 일부를 먹어보고 싶다는 식욕 왕성한 관람객도 있고, 조각 작품이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질 것 같다며 배상금을 상상하며 두려워하는 관람객이 있기도 하다. 그런 관람객들이 넌지시 드러내는 공통된 두려움에 끄떡이듯, 조각상 근처의 벽에는 “작품에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하는 경고문이 걸려있다. 게임의 도입부의 “게르테나전”은 플레이어에게 달려드는 초상화나 접촉하면 ‘게임 오버’가 되는 조각품 같은 것들이 등장하지 않는 ‘안전한’ 공간이다. 그러나 아홉 살 어린이 이브에게 있어서, 어쩌면 ‘호러 게임’ 〈Ib〉의 ‘호러’는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느껴졌다. 전시장은 여자 어린이 이브에게 있어서, 그리고 아홉 살 소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면에서 이브와 비슷한 면이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코 편안한 장소가 아니다. 미술관이란 손을 대면 때가 탈 것만 같은 새하얀 벽에 둘러싸여 있고, 실수로라도 만졌다가는 무시무시한 금액을 물어내야 할 성스러운 미술품들이 걸려있는 데다, 기침이라도 했다가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엄격한 공간이다. “게르테나전” 2층에는 “고양이다-! 엄마아-! 고양이 그림이 있어-!” 하며 작품에 대한 열의를 공유하려고 했으나 “알겠으니까 조용히 하렴! 큰 소리 내면 안돼!”하고 꾸중만 듣고 마는, 이브보다 어려 보이는 (작은 도트로 표현되는) 어린이 관람객이 있다. 같은 층의 다른 관람객의 말( “으…… 역시 너 같은 아이한테는 아직 이해하기 어려우려나……” )처럼, 미술관은 때로는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조예’나 ‘똑똑한 머리’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이브는 한자로 표기된 작품 라벨을 거의 읽지 못한다. 이브가 혼자서 읽을 수 없는 어려운 한자는 모두 물음표로 표현되고, 라벨이 물음표로 표시되는 작품의 제목을 알기 위해서는 어른 동료와 동행해야만 한다. 미술관에서 실수하기는 너무나 쉽고 미술을 이해하기는 너무 어렵다. “상상화의 세계": 미증유의 ‘그레이 존'에 뛰어들기 이런 게르테나전을 헤매던 이브 앞에 불현듯 나타난, 읽기 쉬운 히라가나로 된 “이 리 오 렴 이 브”는 ‘화이트 큐브’에서 꺼내주겠다고 하는 유혹과 같았을지도 모른다. 불가항력처럼 뛰어든 “상상화의 세계”는 원래 세계의 게르테나전과는 사뭇 다른 미술관의 모습을 보여준다. 벽은 붉고 푸르고 초록색이며, 미술 작품은 자유롭게 만질 수 있고 가격이 매겨져 있지도 않다. 라벨이 없는 작품도 여러 점 있으며, 작품은 반드시 벽에 걸려있지도 않고, 심지어 자아를 가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도 한다. * 이미지 2: 먼 곳의 높은 벽에 걸려있는 자신의 초상화에 접근할 수 없는 개미를 위해 액자를 벽에서 떼어 들고 가서 보여줄 수도 있다. 눈높이에서 보고 싶은 작품을 마음대로 떼어서 볼 수 있는 초록색 전시관은, 하얗고 고요한 “게르테나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상상화의 세계”는 원래 세계의 게르테나전에 대한 대안의 상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디지털 문화 이론가 레브 마노비치는 20세기부터 미술관과 극장theatre은 반대되는 개념이었으며, ‘화이트 큐브’인 미술관은 고급문화로, 그리고 ‘블랙 박스’인 극장은 저급문화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3] 한편, 현대예술에서는 공연의 거처가 ‘블랙 박스’에서 ‘화이트 큐브’로 옮겨진 경우도 있다. 극장에서와 달리, 미술관에서의 공연은 유동적인 관객을 상정하기에 관객이 없어도 계속될 수 있으며, 동시에 극장 공연에 비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기에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클레어 비숍은 이와 같이 ‘블랙 박스’와 ‘화이트 큐브’의 특성이 혼재된 공간을 ‘그레이 존’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4] 이브나 게리가 뛰어들기 전부터 존재했던 듯이 보이며, 작품이 자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관람객/플레이어와 교류하는 “상상화의 세계”는 ‘그레이존’이라는 설명에 딱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상화의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 RPG 게임 〈Ib〉에서, “상상화의 세계”에서 자아를 가진 작품들은 플레이어를 향해 달려들며 목숨을 노리고, 그러면서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지 말고 영원히 남으라고 종용한다. 이것은 확실히 호러다. 그렇다면 작중 서사에서 “상상화의 세계”가 공포스럽게 작용하는 방식을 배제하고, 하나의 전시로서의 “상상화의 세계”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상상화의 세계”라고 해서 “게르테나전”보다 모두에게 안전하고 재미있는 전시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흰 벽에 불안과 강박을 느끼지만, 대안으로써 알록달록한 벽을 채택한다면 과잉된 시각적 자극에 감각 과민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관람객이 미술품을 만질 수 있게 하면 시각장애인이나 신경다양인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되지만, 감염의 위험이 커져서 면역이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5] 전통을 거스르는 대안적 시도는 필연적으로 다면적인 복잡함과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상상화의 세계”는 ‘화이트 큐브’를 벗어나려고 하는 시도의 불확실성, 그리고 실패 가능성에 대한 불안의 은유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상상화의 세계”는 “게르테나전”의 한계를 타파하고 극복한 결과라기보다는, 오히려 “게르테나전”에서 느낀 공포의 연장선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 예시로, 작중 이브가 꾸는 악몽에서는 “게르테나전”의 공포와 “상상화의 세계”의 공포가 하나로 합쳐지기도 한다. * 이미지 3: 이브가 “상상화의 세계”에서 정신력이 다해 쓰러졌을 때 꾼 악몽. “상상화의 세계”에 비해 “게르테나전”은 안전하다. 비록 부모님이 데리러 오지 않으면 떠날 수 없고, 큰소리도 내면 혼나고, 쉽게 이해할 수도 없는 데다, 전시품을 건드리면 변상해야 하지만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상화의 세계”보다는 무한히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상상화의 세계”에 비해서 안전하다고 해서, “게르테나전”이 모두에게 있어서 가장 안전하다는 주장은 ‘화이트 큐브’가 내세우는 이데올로기 그 자체 같다. 미술관에 ‘화이트 큐브’를 처음 적용하기 시작한 데 스틸과 바우하우스와 같은 예술가 그룹들은 ‘화이트 큐브’에 둘러싸여 있을 때 미술이 가장 돋보이고, 방해받을 여지 없이 안전하게 관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6] 정말 그럴까? 만약 그렇다면, ‘화이트 큐브’에서 ‘안전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브는 거기에 포함될 수 있을까? “스케치북의 세계”: ‘화이트 큐브’에 대한 메리의 도전 큐레이팅이란 무엇일까? 폴 오닐은 저서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를 통해 큐레이터가 단순히 작품을 관리하고 요구에 따라 꺼내어 전시하는 위치에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대의 큐레이터는 전시라는 예술적 경험을 총괄하는 비평가이자 일종의 메타적인 예술가라고 주장한다. ‘게르테나전’이 크게 서너 가지 존재하는 것과 짝을 맞추어, 〈Ib〉에는 크게 서너명의 큐레이터가 존재한다. 이브와 부모님이 사는 세계의 ‘게르테나전’을 만든 작중에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큐레이터, “상상화의 세계”의 근본에 있는 바이스 게르테나 (그는 의식적으로는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스케치북”의 세계를 만들어낸 메리, 그리고 물론 ‘진 게르테나전’은 〈Ib〉를 제작한 kouri와 〈Ib〉를 플레이해서 완성하는 플레이어의 합작이다. * 이미지 4: 미술관이 어린이를 환대하는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할까? “상상화의 세계” 안에서도 “스케치북”은 메리가 직접 그리거나 모은 오브제들로 구성된 맵이다. 메리가 즐겨 쓰는 그림 도구인 크레용으로 그려진 세계에는 집, 사람, 나무 외에도 백조가 있는 호수, 나비들의 공간, 커다란 푸딩 등이 그려져 있다. 검은 공간은 여백이기에 만지거나 걸을 수 없으며, 색이 칠해져 있는 부분만 물성을 지닌다는 자체적인 물리법칙도 있다. “스케치북 안에는 “장난감 상자”가 있고, “장난감 상자”에는 스토리의 진행에 필요한 열쇠 외에도 그림, 인형, 조각 등… 요컨대 메리의 ‘친구들’이 흩어져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미술재단 Recess에서 발행한 미술관 접근성 가이드 “Accessibility in the Arts: A Promise and a Practice”에서는 아이들을 동반한 관람객을 위해 미술관에서 놀이방이나 장난감과 그림 도구로 채운 상자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7] 이 제안의 모습과 유사한 메리의 “스케치북"은 꼭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놀이공간 같다. * 이미지 5: “스케치북” 속 “장난감 상자” “스케치북” 세계는 그림은 액자 안에 존재해야 하며 액자는 미술관에 걸려 있어야 한다는 전제 자체를 무시한다. 밟고 있는 길, 들어갈 수 있는 집, 호수와 백조와 나무와 과일은 모두 캔버스 바깥에 존재하는 물체인 동시에 그림으로 인식된다. 이런 자유로움은 어린 시절 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려서 즐겼던 땅따먹기 놀이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평면에 그린 그림을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로 인식해 3D 영상으로 렌더링하던 초기 AR(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미술관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화이트 큐브’를 벗어나 놀이 공간에 가까워지려고 더 자주 시도한다면, 메리와 같이 에너지가 많고 집중력이 짧은 어린이 관람객에게도 덜 무섭거나 지루한, 심지어 신나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억의 미술관 이브의 다사다난한 미술관 경험에서도 비추어지듯, ‘화이트 큐브'로 대표되는 미술관은 어린이 혹은 그 밖에도 신경다양인, 장애인, 티켓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 조용하게 걸을 수 있는 신발이 없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썩 환대의 공간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너무나 오랫동안 미술관의 전통으로 굳어져 온 ‘화이트 큐브'의 대안을 고안하고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방식의 전시는 저마다 모두 나름의 의의와 한계들이 있고, 때로 전시의 한계는 상업성과 자본이라는 맥락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게르테나전’은 지난 2023년, 닌텐도 Switch 판 〈Ib〉의 발매를 기념해 현실로 옮겨오기도 했다. 2023년의 게르테나전은 시부야 PARCO백화점 지하 1층의 전시공간인 GALLERY X BY PARCO에서 열렸다. [8] 150점이나 되는 게르테나의 작품이 모두 전시되지는 못했지만, 특히 조각 작품은 제작과 운반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는지 한 점도 전시되지 못했다. 흰 사각형 벽에 액자가 걸려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화이트 큐브’였지만, 그러면서도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그림의 ‘움직이는’ 요소를 재현하고 흰 벽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VR헤드셋을 쓰고 ‘파란 인형의 방’을 체험할 수 있는 ‘블랙 큐브’도 있었다. 그렇지만 프로젝션 매핑이나 VR 등의 기술적인 시도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은 체험은 ‘세이브 포인트’였다. 〈Ib〉 작중 세이브 포인트인 노트와 펜을 재현한 방명록에는 노트를 전부 채우고도 앞, 뒤표지까지 흘러넘칠 정도로 빽빽한 ‘세이브’가 기록되어 있었다. 전시를 관람했을 뿐만 아니라, 게르테나의 세계에 참여했다는 경험의 기록을 남기고자 한 사람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흔적은 방명록뿐만아니라 수많은 관람객의 휴대폰의 카메라 롤과 SNS의 미디어함에도 기록되었다. ‘그레이 존’ 개념을 제안한 클레어 비숍은 관객이 동원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기술이 늘어나, 기존에는 촬영을 금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미술관에서 SNS를 통한 전시의 공유와 확산을 권장하게 된 현상이 ‘그레이 존’의 예시라고 보았다 [9] . 그렇다면 ‘화이트 큐브’, ‘블랙 박스’와 ‘그레이 존’의 요소가 모두 존재한 현실의 게르테나전은 아홉 살 이브에게 조금은 더 친절하고 마음 놓이는 공간이 될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미술관이 그저 무섭고 끔찍한 공간일 뿐이라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호러’라고 정의한다고 해서 그것이 즐거움이나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Ib〉라는 게임도 그렇다. 어쩌면 이브/〈Ib〉가 그렇듯이, 어린 시절의 ‘호러’의 경험은 곧잘 ‘모험’과 연결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스탠 바이 미〉는 사이가 좋은 어린 소년들이 함께 철길을 따라 걸으며 자라는 성장 영화라고 요약되곤 하지만, 호러적인 위험이 가득한 모험을 통해 묻혀있는 시체를 찾는다는 시놉시스는 영락없는 공포 영화이기도 하다. 이러한 〈스탠 바이 미〉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비디오 게임 〈MOTHER〉 역시 어드벤처 RPG의 교과서적인 고전 작품이지만, 최종 보스 ‘기그’의 공포성은 〈MOTHER〉에서 인상깊은 부분으로 손꼽히는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첫 〈포켓몬스터〉 게임들 역시 유령이 등장하는 ‘보라타운’이나, 엔딩 후 동굴 깊은 곳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강력한 ‘뮤츠’는 많은 게이머들의 어린 시절 강렬한 공포 경험으로 남아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오즈의 마법사』도, 『피터 팬』도…… 어린이가 훗날에는 마치 꿈과 같은 기억으로만 남게 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명작들은 모두 어딘가 공포스러운 면이 있다. 이브의 미술관 모험 역시 공포스러운 동시에 흥미진진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화이트 큐브’는 분명 무서운 공간이고, 특히 이브와 같은 어린이 관람객을 환대하는 것에는 아직 실패하고 있음도 분명하다. 그러한 사실은 ‘화이트 큐브’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미술관이 ‘화이트 큐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브가 흥미진진한 미술의 세계를 즐길 여지는 언제든 있다고 믿고 싶다. [1] 〈유메닛키〉, 〈아오오니〉 등 RPG 만들기 툴로 제작된 호러게임 중 제작자의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된 게임 전반을 이르는 장르명으로, 〈Ib〉의 유행 시기를 중심으로 2010년대 초 한국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2] “Écrits - Conférences / Les Écrits : Quelques Textes Daniel Buren,” 1972. https://danielburen.com/bibliographies/2/8 . [3] Lev Manovich, “The Poetics of Augmented Space,” Visual Communication 5, no. 2 (June 1, 2006): 219–40, https://doi.org/10.1177/1470357206065527 . [4] Dancing Museums, “Black Box / White Cube - Dancing Museums,” April 16, 2022, https://www.dancingmuseums.com/artefacts/black-box-white-cube/ . [5] Carolyn Lazard, Accessibility in the Arts: A Promise and a Practice (Reading PA: The Standard Group, 2019), 28. [6] Tate, “White Cube | Tate,” n.d., https://www.tate.org.uk/art/art-terms/w/white-cube . [7] Lazard, Accessibility in the Arts, 27. [8] “Nintendo Switch版『Ib』 発売記念『ゲルテナ展』 | GALLERY X BY PARCO | PARCO ART,” PARCO ART, 2023, https://art.parco.jp/galleryx/detail/?id=1160 . [9] Dancing Museums, “Black Box / White Cube - Dancing Museums,” April 16, 2022.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윤수빈 2007년부터 시작된 포켓몬스터 시리즈와의 인연으로 게이머가 되었으나, 2023년에 결별을 선언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포켓몬 게임 시리즈의 출력 텍스트인 "햇살이 강해졌다!"가 삶의 모토. 좋아하는 게임이 생기면 동인지를 만드는 삶을 살아왔지만, 2024년부터는 게임 비평이라는 새로운 감상의 언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종종 '룬츠'라는 닉네임으로 2차 창작을 쓰고 그린다.

  • 울기 싫은 플레이어의 애도하기: <마이 리틀 퍼피>

    애도는 개와 인간의 관계만큼이나 <마이 리틀 퍼피>의 중요한 주제다. 봉구에 대한 애도는 재회에 대한 염원에서 시작해 게임에 등장한 모든 영혼에게 각자의 해피엔딩을 쥐어주는 것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봉구와 ‘아빠’는 개와 인간, 죽은 자와 산 자로 관계맺으며 서로를 변화시켰을 것이다. < Back 28 GG Vol. 26. 2. 10. Tags: 건조, 강아지, 반려동물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ujin Park A day-job creator of current-affairs YouTube and podcasts, and an ordinary gamer. Often takes part in telling game stories infused with current affairs.

  • <검은 신화: 오공>의 성취는 중국 문화권 바깥에서도 충분히 이해되는 것인가?

    이를테면 많은 한국 게이머들은 매 챕터가 끝날 때 등장하는 ‘다음 회에서 알아보자’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는 회본 형태로 챕터가 정리되는 서유기 원전의 끝 문장을 그대로 차용해 온 부분이고 원전 ‘서유기’가 한국에서는 널리 읽히는 편은 아니라는 문제에서 기인한다. 그나마 친연성이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상황인데, 서구권까지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오공>을 이해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인터뷰] 북미 게임연구자 Consalvo, 한국과 북미의 게임문화를 말하다

    콘살보 교수와의 이번 인터뷰는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고찰에 있어 필수적인 게임학의 현재를 진단해보는 한편 북미의 상황에 대해 들어봄으로써 이 시점, 여기에서 고민해볼 만 한 지점들을 모색하고자 기획하였다. 실시간 인터뷰가 어려운 현재 여건상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예술이 되기 전에, 현실의 주인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오로지 게임애호가일 뿐인 입장에서 게임과 예술에 대해 생각하면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외침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다들 아는대로 이러한 클리셰적 항변은 예술과 게임의 본질이나 실제로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 등을 따지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다. ‘게임을 하는 나’에 대한 정당화 시도가 핵심이다. < Back 12 GG Vol. 23. 6. 10. Tags: 예술, 전시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Kim is known for his activities as a critical expert on current affairs in various press media. But he is also an active gamer who never let go of games. Some of his publications includes 『a cynical society』, 『Otaku Loved Lenin』, as well as a co-author of 『Now, Here, Far-Rightism』, 『right-wing discontent』, 『Twitter, that 140-character egalitarianism』. His latest publication is 『Democracy where you vote because you don't like that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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