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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이라는 기억, 죽음이라는 기록 : 『리턴 오브 디 오브라 딘』

    회중시계의 이름은 플레이어에게 내리는 일종의 명령이다. 죽음이라는 사건을 기억하라(memento mortem).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 죽음이라는 개념을 상상하라. ‘기록’될 죽음 위에서 죽음의 ‘기억’을 상기하라. 그러므로 결국, 죽음의 장면(mortem)이 아닌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 Back 31 GG Vol. 26. 8. 10. Tags: 리턴 오브 디 오브라 딘, 루카스 포프, 기억과 기록, 추리 게임, 1비트 그래픽, 타코마, 딜리버 어스 더 문, Return of the Obra Dinn, Lucas Pope, 1-bit Graphics, Detective Game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in Lee Writes and lectures freely across comics, games, and film. A lifework: clearing every Final Fantasy title except the MMORPGs. Mainly plays on the Steam Deck.

  • [인터뷰] 창간 2주년, 우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 <게임제너레이션> 이경혁 편집장 인터뷰

    그렇다면 독자들과 여러 필진이 함께 만들고 있는 게임 담론은 지금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우리’의 읽고 쓰는 행위는 게임문화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사회적 실천이 되고 있는가? 창간 2주년을 맞아, GG의 이경혁 편집장과 평소에는 담지 못했던 웹진 자체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왔다. GG가 만들어졌던 배경이나, GG를 만드는 당시 상상했던 독자층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은 위와 같은 질문을 더욱 고민하게 할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 Back [인터뷰] 창간 2주년, 우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 <게임제너레이션> 이경혁 편집장 인터뷰 13 GG Vol. 23. 8. 10. 글을 쓴다는 행위의 목적은 무엇인가? 물론, 세부적으로는 글의 양식과 성격에 따라 글의 목적이 다양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글은 소통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통이란 필자의 ‘쓰기’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읽기’와 함께 구성된다. 2년 전, <게임제너레이션>(이하 GG)은 “선언을 넘어선, 실천으로서의 게임문화”를 외치며 창간했고, 설령 독자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 믿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라던 대로 독자층이 만들어지며, 우리는 함께 다양한 게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그렇다면 독자들과 여러 필진이 함께 만들고 있는 게임 담론은 지금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우리’의 읽고 쓰는 행위는 게임문화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사회적 실천이 되고 있는가? 창간 2주년을 맞아, GG의 이경혁 편집장과 평소에는 담지 못했던 웹진 자체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왔다. GG가 만들어졌던 배경이나, GG를 만드는 당시 상상했던 독자층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은 위와 같은 질문을 더욱 고민하게 할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Q: 평소에는 함께 인터뷰 질문을 드리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편집장님께 질문을 하는 상황이 신선하네요. 독자분들도 비슷한 감상이실 것 같은데, 먼저 편집장님을 잘 모르시는 독자분들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2016년에 첫 단행본이 나왔고 2015년부터 게임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까, 게임 이야기를 하면서 밥 벌어 먹고산 지 8, 9년 차 되는 전업 게임 평론가입니다. 지금은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이 제일 큰 직함이네요. Q: 오늘은 저희 GG에 관한 질문들을 드리고 싶은데요. 기억하시겠지만, 첫 회차 ‘에디터의 글’에서 “웹진보다는 무겁게, 학술지보다는 가볍게”라는 문장을 일종의 슬로건처럼 말씀하셨어요. 이런 문장으로 GG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이경혁 편집장: 저는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게임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일반인들도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아카데미에서는 이미 나온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역으로 생각하면 아카데미의 잘못도 있는 것이, 맨날 학계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것이 자기들 안에서만 돌고 사회에 전혀 영향력을 못 주고 있다는 거예요. 물론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게임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 영향력을 우리가 간파하면서 어떻게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파고드는 것들은 세상에 전혀 유통되지 않고 있어요. 세상은 게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전부 똑같은 이야기만 하거든요. “한국 게임 다 망해라!”, “확률형 아이템 나쁘다!”, “중독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은 너무 가볍고, 반복적일 뿐, 발전적인 논의가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게임 담론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데, 전문성과 대중성이 서로 붙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사회에 이 둘을 접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다면 전문성과 대중성을 어떻게 붙이지?’를 고민했을 때, 저는 아직까지 글이 효과적인 매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유튜브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고. (웃음) 저도 밥 먹고, 책 읽고, 게임하고 사실 시간이 없어요. 나오는 게임을 다 할 수도 없고 나오는 현상을 다 이해할 수도 없으니, 이런 것을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또 전문가를 키우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렇게 만들게 되었어요. Q: 그런데 사실 그런 사명감을 가지셨어도, 실제로 이렇게 웹진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인력도 필요하고, 재화도 필요하지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지금 GG는 크래프톤의 후원으로 게임문화재단이 만들고 있는데요. 어떻게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크래프톤이나 게임업계들이 모여 중독 치유 사업을 하는 게임문화재단과 같은 마음을 모으셨고, 어떤 과정을 통해 이 마음을 서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저는 원래부터 이런 걸 하고 싶어 했어요. “어떻게든 게임문화 담론을 만들어서 올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하고 주변에 많이 떠들고 다녔죠. 그런데 어느 날 대학원 지도 교수님이 밤에 전화를 주신 거예요. 지금 바로 나와봐야 할 것 같다고. 근데 저희 교수님이 전혀 그런 분이 아니시거든요. 사적으로 부른다거나 일절 그러시는 분이 아닌데, 의아해하면서 나가봤더니, 크래프톤 담당자께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냐고 물어본 거죠. 이야. 세상에 이런 기회가 있다니! (웃음) 그래서 그걸 매개할 수 있는 곳으로 게임 문화 재단과 함께 하면서 게임문화를 다루는 웹진을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이게 절대 제가 잘나서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에요. (다른 영역도)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뭔가가 떠오르는 건 누군가가 혼자 유니크한 발상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 시대에 그 생각에 대한 니즈(요구)가 떠오르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저는 GG도 제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가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요구들이 딱 엮이는 특정한 순간이 있고, 저는 그 결과물이 게임제너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Q: 하필 그 시기에 크래프톤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지점이 신기하네요. 이경혁 편집장: 그러니까 어떤 마음을 먹으면 여기저기 많이 말하고 다녀야 해요. (웃음) 저는 ‘저 이런 것(게임문화 담론을 만드는 플랫폼) 하고 싶다’, ‘이런 것 필요하다’고 많이 떠들고 다녔거든요. 저희 지도 교수님도 저에게 그 이야기를 귀에서 피가 날 때까지 들으셨기 때문에, 그 순간에 제가 생각난 것이 아닐까요? (웃음) 자기 계발서 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닌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해요. Q: 그럼 처음에 GG를 기획하셨을 때, 당시에 예상하셨던 독자층은 어땠나요? 이경혁 편집장: 독자층은 (사실상)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소수일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아요.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게임은 재밌으면 그만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또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틀렸다고 보지도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가지고 심각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괜히 진지하게 무게 잡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래도 뭐가 있지 않을까”라고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소수일 수밖에 없어요. 영화도 처음에 그랬으니까요. 실제로 영화도 비평의 흐름을 타고, 씬을 통해 표현되는 사회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 역사에서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웹진의 독자층 역시 소수일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크래프톤 담당자한테 이 사업의 의미를 설명할 때도 그 얘기를 했어요. “독자는 우리가 만들거고, 이 독자를 만들어내며 숫자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이 사업의 핵심이다.” 저는 지금도 그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고민이 되기도 해요. 너무 뻑뻑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고, 그러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남들이 다 한 이야기를 하자니 그건 의미가 없고. 그래서 그 고민이 아까 그 슬로건에 나오는 거죠. 웹진보다는 무겁게, 학술지보다는 가볍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교집합의 독자들한테 깃발을 흔드는 거죠. “여기 우리가 있다! 와서 우리와 함께 하자.” 물론, GG를 공론장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영향력이 크진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크래프톤도 그걸 알고 있기에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그래도 한 4, 5년 지나서 뭔가 쌓였을 때, 누군가가 게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동안 우리가 쌓아놓은 것들이 일종의 레퍼런스로 기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적이 있어요. Q: 말씀하셨던 맥락에서 학술지와 웹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러면 GG가 지향하는 글쓰기 방식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GG는 최대한 필자의 글을 건드리지 않아요. 설령 문법이 이상하더라도 이렇게 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문법을 지키는 게 대체로 가독성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되니까 우리가 문법을 지키지만, 어떤 경우에는 문법을 희생하면서 자기가 강조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봐요. 그걸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게 제 입장입니다. 누군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편집장이라고 깎아낸다는 것은 옳지 못할뿐더러, ‘제가 글쓴이의 생각을 얼마나 알고 있기에 손을 대는가’라는 생각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의 기준과 GG에 나가는 글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Q: 그러면 편집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글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경혁 편집장: 좋은 글이라는 것을 게임 쪽으로 한정을 한다면, 저는 인사이트라고 생각을 해요. 오늘날 같은 미디어 시대에는 누구나 다 한마디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남들이 이미 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제 물리적으로도 환경 낭비가 되는 상황에 이르렀죠. 같은 게임을 했더라도, 아직 미처 닿지 않은 생각들을 끌어낼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문학이 아닌 이상에야 독자들이 “우와”라고 반응하는 글들은 문장이 유려해서가 아닐 거예요. 글을 통해 우리가 다루는 것은 ‘생각’이니,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이 중요하니까, GG에서 글을 청탁할 때도 주제를 잡은 뒤에 해당 주제에 대해서 당신의 ‘생각’을 들려달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과 GG의 글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것은, 단순히 모든 글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측면이 아니라, 인사이트라는 것이 쓰는 사람으로부터만 정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제 입장에서 좋은 글이어도 독자를 이해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세상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GG는 오히려 이 부분을 컨트롤하지 않으려 해요. 각주가 수십 개 달린 뻑뻑한 글이어도, 게임을 통해서 사회에 단면을 드러내는 한 문장이면 또 누군가는 “우와”하면서 따라 읽을 수도 있고, 반대도 될 수 있지요. 결국 필력을 넘어서는 매력을 만들어낸 건 인사이트일 겁니다. Q: 말씀해 주신 지점처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 GG의 목적일 것인데, 이를 제공하기 위해서 매 회차에 어떤 주제들을 어떤 과정으로 정해가는지, GG의 아이디어 선정 과정과 절차를 독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저희가 2개월에 한 번 나오니, 보통 2개월마다 기획 회의가 있어요. 5명의 편집 위원이 있고, 이번 회차에는 어떤 주제를 다루면 좋을지 논의합니다. 그렇게 대주제를 잡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일반 웹진들과의 가장 큰 차이죠. 저희는 대주제를 가지고 상당히 다양하게 논의를 해요. 주제들을 우선순위도 뽑아가면서, ‘너무 큰 주제다’ 싶으면 6개월짜리 기획을 하기도 하고, 어떤 주제는 지금 상황에서 신속하게 다루어야겠다 싶어서 빠르게 주제를 정하기도 하고. 저희가 매번 트렌디한 걸 다루진 않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이 주제는 중요한데 언제 다루지?’ 하다가 나중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게 대주제를 잡으면, 그다음엔 필자를 찾아요. 이 주제에 대해서 잘 이야기할 수 있는 필자는 누가 있을까? 결국 좋은 글은 좋은 필자에서 나오니까요. 다만, 이 과정이 또 어렵죠. 한국에 게임 관련된 글들이 많이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추리를 하기도 해요. 어떤 필자는 어떤 분야에서 공부를 했고, 어느 곳에서 이런 글을 썼으며, 어디에 나가서 이런 이야기를 했으니, 이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연락처를 구해서 전화해보는 거죠. 어떤 경우에는 추리가 안 들어맞아서 연락을 드렸는데 전혀 관심 없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딱 알맞은 관심사를 가지고 계시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글을 받아서 마지막 2주간 편집을 하고 완성이 되는 구조예요. 다만, 처음에는 100% 이 과정을 거쳤는데, 지금은 고정 코너들이 생겼어요. 특히, 최근에 공을 들이고 있는 논문 세미나는 어떻게 보면 GG를 시작했던 지향점과 가장 부합하는 코너거든요. 재미없고 유통이 안 되는 논문 중에 유의미한 이야기를 가져다가 말랑말랑하게 가공을 해서 재배포를 하는 작업이잖아요? 그런 지점이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여기(GG)는 그래도 게임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오시기 때문에 그런 글들이 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Q: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무리 좋은 지향점이 있어도, 10회차 넘게 2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텐데, 매번 새로운 주제를 잡고 새로운 필자를 발굴하는 과정에서의 고충은 없으신가요? 이경혁 편집장: 고충이야 많죠. (웃음) 그리고 사실 저는 돈을 많이 못 받아요. 그런데 저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면서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과정이 쉬워져도 문제예요. 이 과정이 쉬워지면 아마 공장제 웹진이 될 거예요. 그럴듯한 이슈 하나 세워서 대충 있어 보이는 말들로 포장해버리면, 사실 웹진의 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그 변화를 파악하지, 양적 평가로는 그냥 이어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GG가 의미를 잃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작업이 계속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저는 연구자라는 정체성을 딛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도 연구의 일환이라고 보거든요. 그 과정이 쉬워지면 저는 연구를 안 하는 거죠. Q: 게임 비평에 대한 질문들도 조금 깊게 여쭤보고 싶은데요. GG가 이번에 제2회 게임비평공모전을 열었잖아요? 그런데 게임 비평에 대한 꿈이 있으신 분들 중에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더 게임을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더 많은 게임을 해서 모든 게임의 재미들을 그래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게임 비평이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이경혁 편집장: 일단 모든 게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도 게임 비평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새로 나오는 게임을 다 해볼 수가 없어요. 인간의 24시간은 결국 한정돼 있거든요. 오히려 역으로 조심해야 하는 건, 게임만 하고 다른 활동이나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에요. 그런 경우에 저는 생각보다 많은 게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아까도 말씀드렸던 인사이트가 나오지 않는 것이죠. 남들이 안 하는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남들이 많이 안 하는 데는 또 이유가 있어요. 그러니 결국 어떤 새로운 것이 왜 유의미한지 논리적으로 감정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글을 써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게임만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공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만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에요. 하다못해 게임을 하고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좋은 비평을 위해선) 타인과 생각을 교류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게임을 하고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이에 대해서 다들 동의하는지 아니면 나만 그런지 그 차이를 이해하려면 친구랑 같이 말을 섞어봐야 해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두 번째로 결국 게임은 인간과 사회를 다루거든요. 그래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냥 게임만 해서는 좋은 비평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그냥 레퍼런스를 넓히고, 더 많이 알아야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세상을 계속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이해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죠. Q: 그러면 결국 “게임 비평은 게임의 재미를 다루는 것이다”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본질적인 게임의 재미’나 ‘모든 콘텐츠를 관통하는 유니버셜한 재미’ 같은 개념은 게임 비평이 다룰 수 없을뿐더러 애초에 성립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겠네요. 이경혁 편집장: 많은 사람들은 “게임은 재밌어야지”, “게임의 본질은 재미지”라고 이야기하지만, 재미없는 매체가 뭔지 생각해볼까요? 다큐멘터리는 재미가 없나요? 뉴스는 재미가 없나요? 그렇게만 이야기하기는 너무 어렵죠.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교류하는 모든 미디어는 그 재미가 다른 유형의 재미일 수 있을지언정 기본적으로는 다 재미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게임이라는 미디어의 본질만 재미라고 이야기하면, 게임에 대한 이해의 폭을 굉장히 한정시켜요. 게임 역시 다양한 사용방식이 존재할 수 있거든요. 시리어스 게임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게임을 통해 특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하거나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고 하는 경우들도 있잖아요? 그러면 이런 것들은 본질을 놓친 것인가? 이처럼 재미만이 게임의 본질이라고 얘기할 경우에는 다룰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소거하는 것 같아요. 영화의 본질도 처음에는 재미였죠. 그런데 요즘은 재밌는 영화만 나오지 않잖아요? 세상 어려운 이야기들도 많이 하죠. 그러니까 그런 가능성을 버리지 말자는 거예요. Q: 마무리하기 전에, 최근에 편집장님의 학창 시절이 지구 오락실에 나오면서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슈가 됐었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저희가 인터뷰를 위해 질문을 받았을 때, 한 독자분께서 ‘어릴 적부터 누구 닮았다고 이야기 듣는지’ 질문을 했었잖아요? 물론, 편집장님께서 “이걸 답변해 드릴 리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하셨지만, (특별히) 비밀로 해드리겠습니다! 누구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이경혁 편집장: 아... 이 이야기하면 무조건 악플만 달릴텐데... 나는 진짜 대학교 때 애들이 디카프리오 닮았다고 그랬거든요. (한숨) 진짜 억울한 게,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요즘은 오히려 친구들이 화를 내면서 인정하는 분위기예요. 그러니까 디카프리오가 살이 찌고 나서... 그런데 이 이야기를 꼭 담아야겠나요? 굳이? Q: 비밀로 해드리겠습니다. (웃음) *‘지구오락실2’에 나온 학창시절의 편집장과 디카프리오 근황, 온게임넷 ‘우리 아이 게임 사용 설명서’에 나온 최근 편집장>(편집장님. 비밀로 해드리겠다는 약속... 지키지 않아 죄송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이경혁 편집장: GG를 보시는 분들은 한국 게임에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고 공감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GG는 저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여러 편집 위원들과 기획을 같이 하고, 많은 필진이 있으며,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재단과 크래프톤이 함께 하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저희와 대의가 같다면 사실 독자분들께도 함께 공유해주시고 게임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협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이력서 취미란에 게임을 못 쓰던 시절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함께 여기까지 온 거예요. GG보다 라이트한 시도들은 많잖아요. 사실 게임 유튜브도 어마어마하고, 그쪽도 게임문화를 이야기할 때 저변을 굉장히 넓혔지요. GG는 어찌 보면 이러한 방향성에서 그중 조금 뻑뻑한 한 부분을 맡고 있고 그래서 더 유들유들해지지도 않을 겁니다. 누군가는 뻑뻑한 걸 해야 하는 게 맞죠. 그렇다고 더 뻑뻑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저 아무도 안 하니까, 저희는 이런 것을 하는 정체성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글을 알아주시고, 그런 걸 같이 봐주시는 것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공유해달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저희 글들을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GG의 가능성이 됩니다. 여러분의 존재가 스폰서를 이해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시는 거예요. 그리고 그 스폰서십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GG의 글 값은 결코 싸지 않습니다. 이건 필자분들이 아실 거예요. 그걸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힘에는 여러분의 트래픽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고, 감사드립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디어문화연구자) 서도원 재미있는 삶을 살고자 문화를 공부합니다. 게임, 종교, 영화 등 폭넓은 문화 영역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려진 힘, 그리는 힘, 그림의 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와 이미지, 그리고 리얼리즘

    클레르 옵스퀴르〉는 그 제목부터 미술과 연관성이 명확하다. 잘 알려져 있듯 클레르 옵스퀴르(Clair-obscur)는 이탈리아어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키아로스쿠로는 chiaro(밝은)와 oscuro(어두운)의 합성어로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적으로 사용하는 미술 기법을 말한다. 이탈리아 맥락에서는 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로 대표되는 바로크 양식의 연출을 꼽을 수 있고, 프랑스어인 클레르 옵스퀴르로 번역해서는 촛불 그림으로 유명한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1593–1652) 같은 경우를 떠올릴 수 있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hyun Kwon Writes and plans a range of projects. Works in the art world, yet is always more drawn to things not readily regarded as art. Explores how things outside art might be thought through as objects within it. Continues researching with weight placed on a perspective that grasps the political as a matter of the sensory. (7000eichen@gmail.com )

  •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 < Back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 27 GG Vol. 25. 12. 10.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58077160-3aa6-4af8-80e1-6702aff5fb80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 According to a 2023 report (Korea Press Foundation, 2023), 90%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in Korea were identified to use in some degree. And among teenagers, it ranks just behind YouTube and KakaoTalk, regardless of gender. This staggering number not only indicates the media dominance of but also underscores the significance of this emerging platform, which is practically a “metaverse”-based game platform. And it is used by people of all genders from elementary school through high school. So we must acknowledge that children are not simply playing ; They are living in . From there, “The Children’s Media Usage Research for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How Do Children Live in Roblox” research project began with a problem statement that we need a better understanding of our children's digital media usage for a better pedagogical approach to digital citizenship. Including, their experience in . So together with teachers and researchers from the Korea Association of Teachers of Media Literacy (KATOM), we have conducted qualitative research with active and young users. And in this article, we present some of its notable cases to shed light on the true stories of our children in . - online playground and a small global village It wa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at emerged as a key platform for Korean children. It was a time when kids all across the earth were isolated from their friends and the outside world, and thus began gathering in to socialise. But even after the pandemic, remains the most sought-after digital playground for young children in Korea. Why is that so? We speculate that it may be due to the growing presence of smart devices, followed by the shrinking shared playtime of children in Korea due to increased demands in private education after-school programmes, amid the country’s competitive education environment. Children are also constrained from engaging in physical activity due to rising conflicts between neighbours in mega-apartment complexes (caused by sound pollution from inadequate soundproofing) and the difficulty of finding safe play areas in ultra-urban environments like the Seoul capital area. All of these factors contributed to pushing children away from real-world playgrounds, instead leading them to escape to online. And there, offered a place where kids could meet and play, even late at night or just for a few minutes. Children can also connect in with friends even after they moved away to a different town or school, or even abroad. Children we spoke to said that simply wandering around with friends online already gives them comfort and a sense of empowerment. Picture cards made by Seohee (11, female), shown below, illustrate her experience as if visiting an amusement park. The feeling of being connected and belonging is perhaps the essence of these kids’ experiences. In , children are not just interacting with friends and family. They also meet and form new relationships on the platform, sometimes building an entirely new network of people that they’ve never met in real life. Jinhee (12, female) shared how joyful she was when making new friends online through . While playing a simple platformer game via , she teamed up with strangers. They played the game collaboratively and in a friendly manner, encouraging each other as they tried to jump over the obstacles in the game. Even though they didn’t know each other in real life, that shared gameplay experience was more than enough to establish emotional bonding. Many children have multiple online relationships through . They also perceive the diversity of players and the opportunity to mingle with people in as a positive, beneficial experience. We also had some cases where they said that they prefer playing with foreign players, instead of Koreans, because they tend to wear “cooler looking (in-game) skins” or are relatively more polite and less competitive than some Korean players. Since every communication in can fully be mediated through various body gestures, emotes, VR interactions, and other forms of nonverbal expression in , English proficiency is not necessary. “Skins”, referring to the visual looks of one’s avatar, are also deemed to play an especially important role in online communication. Children we spoke to said they use these skins to express themselves and to read others’ virtual identities. It is generally considered that those who only decorate themselves with free skins might be looked down on by others, often being ignored or even mocked for no real reason. So, in some ways, the world of reflects what it is like in our capitalist real world, where socialising comes with the consumption of products. Negative experiences on As we can tell from the free-skin story, experiences in also have downsides, especially when it comes to socialising with strangers in the online space. One of the most common complaints children shared with us was about players with aggressive behaviour. To our surprise, many also claimed that players in Korea are generally more aggressive than others. They said people turn rude or violent during gameplay or while trading virtual items in . There was also a case in which the aggressor followed the kid to continue insulting and vent their anger. Our participants said that such shocking experiences tend to linger in their memories for a long time. Figure: A picture that illustrates the experience of Minna (10 years old, female), when she was suddenly being insulted while playing . Generally, young kids seem to ignore such aggressive responses by shutting off the game or walking away, but some choose to fight back. Meaning, they would insult them in return and pass down negative behaviours. Bullying directly from “Admin” in is also often more direct and aggressive. In and its many Free Admin games, every player can gain administrator privileges. And because the level of admin power is tied to how much “Robux” (currency of ) they have, this creates a situation where players with higher-level admin rights abuse their abilities to disrupt other players’ gameplay – killing others or input commands that would manipulate lower-tier’s game experiences. Jaeyoon (11 years old, female) filled the paper full of resonance of unpleasant memories from when asked to draw a mind map titled “My Thoughts on ” (figure below). When it came to describing “jump maps”—one of the most popular game types among children—she repeatedly put texts like “too many admins (어드민이 많다)”, “bad admins (나쁜 어드민)”, and “ruining the map so you can’t play (게임을 못하게 맵을 망가트린다)”. Another shocking experience many children reported to us involved being scammed on . For instance, we can see the word “scamm (사기)” in Jaeyoon’s mind map above. The word also frequently appeared in mind maps from other participants. One of the most frequently mentioned games was “Adopt Me! (입양하세요!)”. One of our participants, Awon (16, female), shared a story from years ago when she was still an elementary student. In the game, she raised a chicken until one day another player approached her, offering to trade it for a valuable item. She agreed, but that player went away – just took the chicken and vanished (see image below). Leaving Awon in shock. Others also wrote “I couldn’t believe it”, “denial of reality”, “sat down and cried (because I) worked so hard in the game”. Scams like this in can instantly wipe out not just a child’s digital belongings but also their time, effort, and emotional attachment that they put in the game. Life is hard, feat by “Robux” We think these issues stem from the fact that the world of , where our children live and play, is not free but instead commercially built. It is artificially built spaces of consumerism, perhaps as harsh as the competitive reality that we’re living in right now. operates on a Robux-based virtual economy with no free points or giveaways. In an ideal world, this economy could serve as a healthy training ground where children learn to navigate financial decision-making in digital media without being overexposed to exaggerated commercial advertisements. But in practice, is a world of survival. It is a world where the rich control, often leaving young players (with lesser money to spend in games) vulnerable within the system. Alongside the scams mentioned earlier, we found several repeated keywords from our participants, such as “begging”, “donations”, and even “labour” – things that would never be acceptable if they were happening to children offline, yet online, they are largely unprotected. And because these problems occur between individual players, the company is not obligated to take responsibility in such situations. One example is the game “PLS DONATE”, a space specifically designed for giving and receiving Robux between players. Children who play without spending real money often earn Robux by completing tasks such as jumping, playing, and responding to commands. They then sometimes donate whatever remains that they manage to earn. Many of the children we interviewed described this as “labour” rather than play. For them, this was anything but fun. Instead, it was doing something meaningless to earn Robux. And even after grinding through these meaningless actions, the payment was not always guaranteed. Hyunsoo (11 years old, female) compared this to, to quote, “working as a construction site worker and not getting paid.” In some cases, kids even resort to begging for Robux, something that can be jarring for non-Roblox-playing adults to hear. But in fact, this is the harsh reality for young players in . In 2021, the United Nations clarified in General Comment No. 25 that children’s rights apply in digital environments just as they do in the real world. However, the status of children's rights and protections in the digital media landscape is still in a dire situation. Digital citizenship and children's rights online A quick response of parents and adults on to protect our children is perhaps to block the child’s access to . But it is important to be aware that blocking or banning is not fully able to prevent children from living in the digital world. Instead, we must acknowledge what is happening there, be aware of it, develop practical solutions, and discuss how to navigate these issues more safely. In fact, cutting children off from digital spaces can also be deemed a violation of their right to learn how to use digital media properly and grow up to become media competent. Therefore, we have to acknowledge that diverse experiences, including tryouts and failures, do have a positive impact. Many of the participating children did not even recognise issues like unpaid labour, discrimination, sexual objectification, commercial exploitation, or verbal abuse as violations of their rights. But through interviews and conversations with our teachers, they began learning how to respond to threats, block malicious users, and protect themselves. Some even returned later to proudly share that they had successfully blocked a problematic player. Ultimately, the children in this research mutually concluded that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could help make a better world. Indeed, the world of is a precious space for them, and they believe it can be protected if everyone cooperates and follows shared values. This is when we need older players, the adults, to help. We are also active users of digital worlds like , perhaps with the power to yield far greater influence on media environments. That is why we believ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isn’t just for children and adolescents—it’s a responsibility for everyone online. The findings from this research were shared directly with the Roblox Corporation, and our participants’ stories have influenced some of 's new policies. We have also compiled a guidebook for teachers, parents, and children. There has also been some progress in the system, with strengthened reporting systems, and the platform now requires age verification to use chat. While these are pretty important steps, this shouldn’t be the end. To achieve greater digital media safety, we must act and start sharing our children's stories on . We must gain further, more comprehensive knowledge of what is actually happening to our young players and spread those stories to a broader public. We truly believe that greater awareness can shift how we think about game education and help build a healthier environment for children’s digital play. We hope that, with the collective effort of digital citizens, one day can become a safer, more supportive playground for children. [1]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Guidebook is available at the KATOM website ( katom.me ). Reference Park Yooshin, Kim Ami, Kim Sejin, Kim Wansoo, Kim Wonyoung, Park Sohyun, Seo Yongri, Yang Chuljin, Ha Yoonyoung, Cha Eunyoung (2023). “The Children’s Media Usage Research for The Digital Citizenship Education: How Do Children Live in Roblox”, Korea Association of Teachers of Media Literacy (KATOM).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교사) 박유신 초등학교 교사이며, 미디어와 교육 연구자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게임, AI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디지털 미디어에서의 삶과 문화를 인정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 알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에서 회장직을 수행중이다.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완벽히 이해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 - <잇 테이크 투>로 본 게임 플레이어의 조건

    2021년 상반기의 최대 화제작이자, 신데렐라를 뽑자면 첫번째로 나올 게임은 바로 <잇 테이크 투> 다. 아직도 영화 <깝스>에서 사타구니에 총을 끼우고 발사하던 장면을 연출한 장본인이라는 사실부터 떠오르는 영화 감독이자, 배우이자, 게임 제작자인 요제프 파레스의 이 최신작은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물이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 [Editor's View] 트리플 A, 거대한 만큼 희미한 개념을 헤치며

    안녕하세요,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입니다. GG의 호수가 오늘로 두자릿수에 진입했습니다. 격월로 나가는 호로 10회니 벌써 20개월을 지나왔다는 이야기겠지요. 매 호마다 GG는 오늘날 게임문화담론의 주요한 테마가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그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기획을 실어왔습니다. 때로는 기술에, 때로는 문화에 초점을 맞추며 지난 10호는 한국 게임문화담론을 이루는 여러 기초적인 요소들을 탐색해온 바 있습니다.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Editor's View] 손이 바쁜 공모전 특집호를 마무리하며

    비록 한 해에 여섯 호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GG의 발행은 꽤나 연속성이 있는 편입니다. 두 달에 한 번 발행하는 잡지를 위해 발행 전 달에 기획회의를 하고, 걸맞는 필자를 섭외한 뒤 각각의 필자들이 한 달간 원고를 준비합니다. < Back [Editor's View] 손이 바쁜 공모전 특집호를 마무리하며 26 GG Vol. 25. 10. 10. 비록 한 해에 여섯 호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GG의 발행은 꽤나 연속성이 있는 편입니다. 두 달에 한 번 발행하는 잡지를 위해 발행 전 달에 기획회의를 하고, 걸맞는 필자를 섭외한 뒤 각각의 필자들이 한 달간 원고를 준비합니다. 수집된 원고가 편집을 거쳐 나오기까지의 두 달은 생각보다 빠듯합니다. 아직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편집장의 여건상 월간 발행은 무리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달 한 번도 GG 업무는 멈춘 적 없이 4년이 흘렀습니다. 게임비평공모전은 어찌 보면 GG의 여러 농사 중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합니다. 게임비평의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내는 것은 곧 씬을 키우고 게임비평담론을 대중화할 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치열한 심사 토론을 거쳐 두 편의 수상작을 선정했고, 이번 26호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공모전 특집호는 항상 저로 하여금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돌아보게 만들곤 합니다. 정기적으로 매 년 한 번씩 초심을 되돌아볼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시작으로부터 나는 얼마나 변화해 왔는지를 짚어볼 수 있기에 여러모로 소중한 행사입니다. 올해도 공모전에 80편이 넘는 많은 응모작들이 들어왔습니다. 심사위원장 심사평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응모작들의 수준은 점점 올라가고 있어 심사위원들의 고충 또한 함께 늘어가곤 합니다. GG가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다면 더 넓은 가능성으로 더 많은 필자들을 모실 수 있겠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터라 매년 응모해주신 많은 분들께 송구한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공모전 특집호를 내다 보면 손이 바빠집니다. 공고를 내고 홍보하고 수집된 응모작을 정리하고 심사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기획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그래도 매 해마다 조금씩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감을 느낄 수 있는 공모전 특집호를 만드는 일은 게임비평 씬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무척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GG와 함께 해 주시는 많은 독자분들께서도 성장하는 GG를 보며 뿌듯해 하실 수 있도록, 내년에도 변함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Collaborate, Compete, and Broadcast: Gaming’s 21st Century Cultural Shifts from MMOs to Live Streaming and Online Platforms

    If you’re a video game enthusiast born after the year 2000, chances are good that you grew up with relatively easy access to video game media. Though gaming still maintains some of its countercultural reputation, it has simultaneously become a facet of mainstream culture, and the sheer volume of player-produced video game content has done a lot of legwork to keep our favorite games alive in our eyes and ears long after we’ve signed off for the night. For even some of the most obscure games, it feels like there is a limitless amount of game content available for players to consume without even needing to play. Video gaming’s cultural spaces now weave in and out of games, online communities, and numerous digital platforms like Steam and Discord.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NorthAmerica, MMORPG, Online Game, live streaming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arc Lajeunesse

  • 보편과 토착의 긴장 속에 도사리는 지정학적 미학: 〈7인의 사무라이〉에서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 이르기까지

    〈라스트 사무라이〉가 일본 대중문화에 심취한 와패니즘의 대명사인 반면, 〈킬 빌〉은 오리엔탈리즘을 전유하는 대중주의다. 무사도와 신성한 사무라이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라스트 사무라이〉의 상당 부분은 뉴질랜드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고, 〈킬 빌〉은 이소룡과 사무라이를 섞고 중국계 미국인 배우 루시 리우에게 기모노를 입혀 대문자 오리엔탈(The Oriental)을 혼성모방한다. < Back 보편과 토착의 긴장 속에 도사리는 지정학적 미학: 〈7인의 사무라이〉에서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 이르기까지 06 GG Vol. 22. 6. 10. 1. 그들은 왜 사무라이와 닌자를 사랑하는가 *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좌) 와 〈킬 빌〉(우). 〈라스트 사무라이〉가 일본 대중문화에 심취한 와패니즘의 대명사인 반면, 〈킬 빌〉은 오리엔탈리즘을 전유하는 대중주의다. 무사도와 신성한 사무라이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라스트 사무라이〉의 상당 부분은 뉴질랜드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고, 〈킬 빌〉은 이소룡과 사무라이를 섞고 중국계 미국인 배우 루시 리우에게 기모노를 입혀 대문자 오리엔탈(The Oriental)을 혼성모방한다. 정갈하게 무릎 꿇은 다이묘와 쇼군이 차를 마시며 명예와 무사도를 논한다. 일본 전통 음악이 흘러나오는 다다미방에서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와 복면을 두른 닌자가 밀서를 교환한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갈대밭에서 두 명의 검객이 우아하게 일본도를 맞부딪치고, 가문의 복수를 마친 사무라이가 함박눈을 맞으며 할복한다. 일본 대중문화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법한 장면들이다. 한국인들이 ‘왜색’ 이라며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표하는 것과는 별개로, 전 세계의 대중들은 사무라이와 닌자를 사랑한다. 지난 수십 년간 서방의 창작자들은 멋진 일본도, 이국적인 현악기 음악, 하이쿠와 다도, 명예와 바람의 길에 푹 빠졌다. 문화평론가들은 이를 8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와 문화산업의 융성에 힘입은 대중문화 와패니즘이라 규정하기도 하고, 문화연구자들은 전도된 시각성 속에서 문화제국주의를 읽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비평과는 상관없이 사무라이와 닌자는 오늘날에도 끝없이 재생산된다. 일본도를 든 여고생, 사이보그 닌자, 기모노를 입은 접대용 안드로이드 등등. 이러한 재현물들 중 대부분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표상과 설정만 가져와서 치장하는 키치(kitsch)이거나, 서구 재현체계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미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오리엔탈리즘인 경우가 많다. 어떤 지역 또는 공동체의 독특한 문화재현 양식을 상품화하거나, 굴절된 시선 속에서 전유하는 것은 마냥 좋거나(상업적 성공이란 관점에서) 혹은 나쁜(제국주의의 본질을 은폐하는)것일까? 일본문화에 대한 터부가 강한 한국에서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문화, 경제, 정치 전 영역에 걸친 식민지 경험을 통해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일본문화가 잔학무도하고 끔찍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사무라이는 신성한 바람의 길을 걷는 존재가 아니라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러 양민들을 학살하는 존재이고, 게이샤와 기모노는 문란한 일본식 성문화를 암시하는 상징물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를 수탈했던 서구인들은 한술 더 떠 일본의 극악성을 숭상하고 상업화하는데, 이들에게는 아무리 입이 닳도록 참견해도 쇠귀에 경 읽기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김구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하루 빨리 위대한 대한민국의 문화 영토를 세계 곳곳에 건설해 ‘왜색’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대안이 있다고 공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화적 재현양식을 국민-국가의 틀거리로 협소하게 규정해, 문화적 민족주의 또는 주류 문화(서구의 시선)의 눈에 들기 위해 스스로 오리엔탈리즘으로 치장하는 등의 인정투쟁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데에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국민-국가 문화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특정한 문화적 관습이나 재현이 민족성이나 혈통 등 고정불변한 요소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과정 속에서 구성된다는(부르디외가 ‘아비투스’ 라고 규정한) 접근을 지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경이 아니라 접경이 있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생동하는 기호계가 존재할 뿐이다. 그들은 도대체 왜 사무라이와 닌자를 사랑하는가? 국민-국가, 와패니즘, 오리엔탈리즘보다 더 큰 심급이 여기에 도사린다. 즉 지구(global)와 지역(local), 보편(universal)과 토착(vernacular) 사이를 편류하는 지정학적 미학을 포착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2. 보편과 토착의 변증법, 그리고 게이밍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일찍이 『계몽의 변증법』에서 전 지구적으로 평평하게 된 문화산업의 지배 하 상품처럼 찍어내는 대중문화의 보편성을 발견했다. 상품으로서의 대중문화가 융성하기 위해서는, 지구 어느 지역에서라도 수월히 팔릴 수 있고 또 이를 균질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체계(재현, 내러티브)가 전제되어야 한다. 패스트푸드가 그 보편적인 맛 때문에 뉴욕에서나 상파울루에서나 똑같이 잘 팔리듯이, 문화상품 또한 그러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구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문법과 체계가 준비되어야 했고, ‘장르’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고안되었다. 장르는 즐길 거리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하나의 문화적 테일러리즘으로 출발했다. ‘중간계’에 심취한 이들은 중간계를 변용한(혹은 이름과 설정만 바뀐) 또 다른 판타지를 찾는다. 셜록 홈즈에 감명받은 사람들은 에르큘 포와로와 파일로 반스가 등장하는 다른 추리물을 소비하고, 〈스타워즈〉의 장엄한 우주 서사시는 〈듄〉에서 새롭게 변주된다. 전 지구의 문화소비 시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자본은 바로 이러한 보편성을 바탕으로 우리가 빠져나올 수 없으리만치 촘촘한 포획망, 즉 프레드릭 제임슨이 정확히 표현하는 것처럼 “우리 마음과 상상력이 쉽게 파악해낼 수 없는 문화생산의 권력과 통제망”인 지정학을 형성한다. * 지정학은 특정하게 축적된 ‘익숙함’의 소비 감각을 상업문화 재현체계 전반에 편재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힘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예술-상업문화 간 첨예한 마찰은 지정학의 매끄럽고 평평한 톱니바퀴들을 마모시키고, 불규칙하지만 미학적인 불협화음을 연출한다. 보편성의 공고한 지구적 벨트가 곳곳에서 작동을 멈추고, 차이를 드러내며 지정학에 반대하는 힘들, 즉 토착적인 것(The Vernacular)이 부상해 새로운 힘-관계를 형성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서부 활극 속에서 사무라이 활극이 나타나고, 갱스터물의 범람 가운데 스타일을 추구하는 필름누아르가 발아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단지 지역 특산물이나 여행지의 이국적인 음식을 즐기고자하는 취향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독특한 정치적, 사회적 힘 관계들을 반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헐리우드의 스튜디오-스타 시스템을 해체하고자 했던 프랑스 누벨바그는 68혁명의 탈영토화의 물결 위에서 다양한 실험적 기법들(핸드헬드, 소외효과, 소비에트 몽타주, 즉흥연기 스토리보드 없는 촬영)을 개발했으며, 영화에 실존주의 철학을 결합시켰다. 뉴 저먼 시네마는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 성찰이 요청되는 가운데 누벨바그와 브레히트의 서사극를 접목한 문명 비판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지정학에 반대하는 힘들은 중심부 국가 뿐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토착성을 만들어내며 미학과 래디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경향을 띤다. 나아가, 장르 문법을 역으로 전유해 지역 공동체의 정치적·계급적 모순들을 징후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나아가기도 한다(이 분야에서 현재 가장 권위 있는 사람으로는 봉준호 감독이 꼽힐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여기고, 또 가장 궁금한 것은 ‘게이밍에서 지정학에 반대하는 미학이 가능한가?’이다. 이는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게임이 정치적일 수 있는가?’ 보다 더 광범위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형식으로서의 예술이라는 협의의 질문으로 소구시킨다면, 그렇다, 게이밍은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예술이 될 수 있다. 이 질문은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 되어가고 있는데, 새롭게 등장한 언리얼 엔진5, 유니티 디지털 휴먼, GPT-3 기반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Dall-E 2 등의 기술은 형식으로서의 재현 경계(시네마, 애니메이션, 게임, 포토리얼리즘)를 무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발명은 더 많은, 균질화된 재현의 생산에 봉사하고자 개발되고 있는 것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르가 문화적 층위에서의 지정학을 위해 고안되었다면, 상기의 신기술은 컴퓨터적 층위에서의 기술적 지정학을 위한 평탄화 작업의 일환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게임이 정치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페이퍼, 플리즈〉, 〈스펙 옵스: 더 라인〉 같은 작품들은 게임이 특정한 방식으로 정치적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정학에 반대하는 힘을 생성하는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방대하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예술형식이나 정치를 촉발하는 행위성 이전에, 전 지구적으로 평평한 문화재현 체계의 인력에 무의식적으로 부딪치는 척력과 결부해 있기 때문이다. 시네마와 문학이 지역의 독특한 언어와 풍습, 사회구조와 닿아있는 토착성을 반 지정학으로 발전시킨 것과 반대로, 컴퓨터의 언어는 공용 언어였기 때문에 기존의 장르적 보편성과 쉽사리 연동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도, 일본인도, 인도인도, 유럽인도 베이직과 C++언어를 공용 언어로 사용한다. 초창기 전자 게임인 〈스페이스 워!〉가 일본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 〈갤러가〉 등 거의 동일한 형태로 출현했음을 상기하자. 초기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게이밍의 작은 역사는 가장 보편적이고 평평한 것들만을 골라서 한정된 비트의 시공간에 구현해내는 과정이었다. 요컨대 토착성은 게임과 가장 거리가 먼 개념이며, 이안 보고스트의 지적처럼 지금까지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는 컴퓨터 언어(즉 보편 기술언어)로 현상된 ‘절차적 수사학(procedural rhetoric)’ 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게임 속 플레이어의 조형행위를 유도하는 절차적 수사학의 개념만으로는 게이밍의 지정학적 미학을 찾아내는 데 불충분하다. 미국식 RPG(자유도)와 일본식 RPG(캐릭터와 선형성)의 차이를 규명하는 정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는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지정학에 대항하는 힘을 주조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3. 공통적인 것들의 은하계, 게이밍의 지정학적 미학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사무라이 영화들이 세계 시네마에 엄청난 내파를 불러일으킨 이후, 지역 장본인인 일본과 서구의 창작자들은 무수히 많은 사무라이들을 재생산해 왔다. 〈황야의 7인〉 같은 서부영화가 사무라이 결투를 참조해 새로운 서부극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와패니즘과 오리엔탈리즘은 제외하도록 하자). 게임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일본에서는 〈천주〉, 〈귀무자〉, 〈인왕〉 시리즈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서구에서는 〈쉐도우 택틱스〉, 〈세키로〉 같은 게임들이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사무라이와 에도시대라는 토착성을 재구성해냈다. 〈쉐도우 택틱스〉가 치밀한 퍼즐풀이 설계 기믹 속에 사무라이와 닌자, 게이샤의 스테레오타입을 녹여낸다면, 〈세키로〉는 극한의 조작술을 요구하는 게임 매커닉에 사무라이 결투의 긴장감을 조화시켰다. 가장 최신의 결과물 중 하나인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몽골군의 쓰시마 침략에 맞서 싸우는 사무라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게임은 매우 고급스러운 방식으로 토착성을 소환하는데, 다양한 게임의 조형적 요소들과 기존 재팬 사무라이 시네마가 추구한 미학적 장치들을 조합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캐릭터의 등 뒤를 조작 시점으로 채택하는 게임들이 필수적으로 도입한 미니맵(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한) 대신, 버튼을 누르면 바람이 불어 목적지를 알려준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조작해 피리를 연주할 수 있는데, 이 순간 게임 속 날씨가 바뀐다. 또한 특정한 장소에 가면 플레이어는 주어진 문구들을 조합해 하이쿠를 창작할 수 있는데, 시점을 옮겨가며 특정 풍경 사물에 위치해 있는 시구들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시감을 정해 시를 쓰는 방식이다. 이러한 독특한 매커닉들은 구로사와 아키라를 위시한 많은 사무라이 시네마가 추구하던 토착성의 기법들을 게임적인 방식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사무라이들이 결투를 시작하면 바람이 불고, 갈대가 흔들린다.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창문을 열면, 눈이 내리고 있다.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토착적 힘은 자연환경의 변화와 군중의 움직임을 화면 안에서 기하학적으로 배치하는 데서 나온다. 이는 헐리우드가 매끄러운 카메라워크로 평평하게 화면을 흘려보내는 상업영화의 보편성에 저항하는 강력한 단자로 작용했고, 유수의 상업영화 감독들(스필버그, 피터 잭슨, 조지 루카스) 및 작가주의(스탠리 큐브릭, 타르코프스키)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 구로사와 아키라를 위시한 일본 사무라이 시네마의 강력한 설득력은 화끈한 칼싸움, 이국적인 복장이나 전통문화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치밀한 계산 위에 위상학적으로 배치된 군중들, 사건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치된 환경과 날씨 및 이를 통해 당대 사회의 모순과 긴장을 고도로 은유하는 전개가 핵심이다. 우리가 익히 접한 것과 달리 사무라이들의 칼싸움은 매우 둔탁하거나 정적이다(좌, 〈하리키리〉). 또한 대다수의 사무라이들은 무쌍이나 멋과는 거리가 멀며(우, 〈7인의 사무라이〉),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힌 채 굴욕적인 삶을 살아간다. 위로부터의 혁명, 군국주의,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여전히 유예된 일본의 봉건적인 사회 모순들이 복잡한 심경으로 표현된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이러한 토착성의 미학 요소들을 디지털 게임의 보편화된 기술적 작동 인자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보편적인 것들의 공통화’를 꾀하며, 시네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정학에 저항한다. 이를 기점으로 사무라이와 일본도는 더 이상 일본의 전통 문화도, 일본적인 것도 아닌, 보편적이면서 낯선 공통의 것으로 전화한다. 구로사와 스타일로 배치된 치밀한 공간과 화면,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비쳐지는 광원 효과는 단순히 게임의 그래픽을 치장하는 것을 넘어 플레이어들은 쓰시마의 어느 장소, 어떤 환경에 있건 아름다운 경관의 포토제닉 속에 머무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왜색’에 반감이 깊은 한국의 플레이어들마저도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미려한 토착 구상 앞에서 국민-국가의 감각을 관대히 걷어내게 된다. 이는 한국의 대중들이 탈식민적 저항을 멈추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사무라이물’이 지닌 토착성의 반-지정학이 세계 공용의 언어가 되어, ‘공통적인 것(The Common)’ 들로 이뤄진 하나의 문법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의 문화계는 이러한 공통계를 낯설게 여기고 협소한 국민-국가 문화의 틀에 사로잡혀 사무라이와 고양이, 교복 여고생과 일본도의 혼성모방만을 도돌이표처럼 재생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네마와 문학이 보편타당하고 지구적인 지정학에 토착성으로 부딪친다면, 게이밍은 이미 공고해진 문화산업의 보편성 속에서 ‘공통적인 것’들을 찾아내 평평한 세계를 다시 구형으로 입체화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사실 〈고스트 오브 쓰시마〉 같은 게임은 극히 일부의 가능성 또는 이행적인 징후에 지나지 않는다. 매커닉과 인터페이스-상호작용 환경구성은 사무라이, 닌자, 에도시대 같은 지역적 재현 요소들보다 더욱 보편성이 큰 만큼 공통적인 것이 되기도 쉽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 계급적 알레고리를 게임 내 공간·사물과 상호작용하는 매커닉에 결합시키는 시도는 보편적인 것들의 공통화라는 게이밍의 미적 목표에 더욱 용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소보 전쟁을 알레고리로 하여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형성하는 〈디스 워 오브 마인〉, 대만의 전체주의와 정치탄압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2차원적 평면구상 안에서 회상하는 〈반교: 디텐션〉, 그리고 이를 다시 다른 지역(제주 4.3사건)의 정치적 사건과 결합시키는 〈동백이야기〉는 어떨까? 이들 게임은 횡스크롤 방식으로 탐색하는 시공간에 지구적인 참극들이 상업적 보편성이 아닌 공통계 안에서 연대될 수 있고, 촘촘하고 광범위한 문화산업의 그물망에 구멍을 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게이밍의 문화적-기술적 공통계를 창작자들과 플레이어들이 함께 경작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민족-국가나 지역의 지엽성을 뛰어넘어 대항적인 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경로들을 발견한다. 어쩌면 게이밍의에서 이미 지역적 경계들은 이미 접경화 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앞으로 더 넘어서기 힘든 장벽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기는 하다. 언리얼과 유니티로 대동단결된 재현 생산 체계에서 토착적인 것들의 맹아들은 점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가 기존의 문학과 시네마에서 찾을 수 있던 여행의 감각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반비례해 ‘공통화’의 미덕이 어떻게 대중미학으로 나아며, 또 지정학을 전복하는 힘으로 발로되는가를 관찰하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전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디지털 문화연구/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신현우 문화연구자, 문화평론가이며 기술비판이론과 미디어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게이밍, 인공지능, 플랫폼, 블록체인을 둘러싼 문화현상을 연구하며 서울과기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한다.

  • [제4회 게임비평공모전] 심사위원장 심사평

    실망하지 말고 계속 게임을 즐기고, 분석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며, 끊임없이 글을 생산해주기를 기대한다. 문학적 재능이나 학술적 깊이 하나만으로는 훌륭한 비평문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게임에 대한 애정을 품으면서도 독창적인 문제의식과 충실한 개념 자원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이왕이면 재미있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비평가들의 출현을 기대한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jin Yoon After earning a PhD in television drama studies, has spent more than twenty years teaching, researching, and writing on media-cultural phenomena. The subjects have been varied—games, webtoons, the Korean Wave, variety programs—but all share a common thread: the exploration of "activities that many people enjoy." A few years ago came a small book titled A Study of Digital Game Culture, and these days runs a research organization called the Yonsei Game & Esports Research Center (YEGER), pursuing a range of studies on game culture together with younger researchers.

  • 동시대 레트로 게임 : ‘동시대’와 ‘레트로’의 불편한 공존에 관해

    우리의 동시대에는 그와 완전히 상반되는 현상, 즉 ‘레트로 스타일’이 존재한다. 포토 리얼리즘의 극단을 완성해 나가는 이 시기에 고전적인 픽셀 아트와 칩튠 사운드, 단조로운 게임 플레이로 구성된 게임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우리의 보편 인식, 즉 기술 중심의 비디오 게임史에 입각해 보자면 이레귤러들로 봐야 할까? 그런데 그렇게 단정 짓기엔 ‘동시대 레트로 게임contemporary retro game’은 너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in Lee Writes and lectures freely across comics, games, and film. A lifework: clearing every Final Fantasy title except the MMORPGs. Mainly plays on the Steam Deck.

  • 〈로블록스〉의 상상된 즐거움

    로블록스는 조악함으로 가득하다. 게임에 보이는 텍스트의 한글 번역은 개발자가 어떤 번역기를 사용했는지 궁금해질만큼 기괴하고 오류가 많다. 글로벌 게임의 필수 업무인 현지화 작업은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게임의 3D디자인은 대체로 투박한 로우 폴리곤이다. 그 오브젝트를 감싸는 텍스쳐는 단색이거나 대충 그려진 수준이 허다하다. 외형만 그러한가. 캐릭터가 걸어다니는 애니메이션은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캐릭터의 몸은 게임 도중에 이유없이 뒤틀리고, 기물 사이에 쉽게 낀다.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버그로 리포트되는 것들이 로블록스에서는 일상적이다. 게임이 추구하는 주제들 또한 무겁지 않고 가볍다. 게임 일부를 예로 들면, 보모가 되어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좀비가 나타나는 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무서운 돼지 귀신을 피해 도망다니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자 전부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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