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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이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의 배경을 밝히기 위해 우선 기술 또는 게임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어낸다. < Back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16 GG Vol. 24. 2. 10. 2014년 미국에서 ‘게이머게이트(Gamergate)’라고 불리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특정 게임 개발자에게 온라인 상 집단 공격이 쏟아졌고 가해 집단은 ‘게이머’로 표상되는 익명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이었다. 이들이 목표물로 삼은 대상은 여성이었으며 “저 XX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게임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심리가 그들의 공격 속에 숨어있었다. 2023년 말, 한국에서 게이머게이트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형 게임 회사의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가 남성을 비하하는 특정 표식을 애니메이션 안에 의도적으로 심었다며 온라인 이용자들이 집단적 공격을 가한 ‘뿌리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의 미국의 게이머게이트와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10년의 시차가 발생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여성 게임 업계 종사자를 향해 다양한 방식의 폭력을 가했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사건을 함께 놓고 바라볼 수 있을까? 이번 논문 세미나에서 다룰 논문은 “오타쿠 남성성에서 게이머게이트까지: 사이버 폭력의 기술적 합리성(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이다. 저자는 게이머게이트 사건처럼 사이버 폭력이 발생한 배경에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고, 트위터나 포챈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사이버 폭력을 상당 부분 조장했음을 논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오타쿠 남성성이라고 번역한 개념의 원제는 ‘Geek Masculinity’다. ‘Geek’은 한국어로 보통 괴짜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괴짜 남성성’이라고 번역 할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특정 대상에 집착하고 사회적으로 폐쇄성을 보이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왕왕 부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살리기로 했다. 게이머게이트의 시작 게이머게이트 사건의 배경에는 2013년의 게임 가 있었다. 우울증 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1인칭 시점에서 담아낸 텍스트 기반 게임으로, 여성 게임 개발자 조이 퀸(Joey Quinn)이 개발했다. 퀸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게임의 서사를 구성하면서 다른 우울증 환자들이 이 게임을 통해 삶에 도움을 얻기를 희망했다. 게임은 유명 배우 로빈 윌리암스의 자살 소식과 같은 날 스팀에서 발매되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게임 매체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포챈 이용자들은 게임 발매 이후 개발자 조이 퀸을 비난하는 담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게임은 마치 소설을 읽듯 단조로운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진정한 게임’이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게임에서 표현하는 우울증은 사실 여성들의 문제이자 개인의 무능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논조도 있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퀸의 게임이 당시 게임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자 이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게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게임 발매 1년 뒤인 2014년, 포챈에 올라온 하나의 글로부터 문제가 촉발됐다. 이 글은 퀸과 과거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애론 조니가 작성한 것으로, 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이었다. 퀸이 자신을 두고 바람을 폈는데 그 대상은 게임 평론가였고, 퀸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게임 업계에 악용하여 게임이 실제 수준보다 높게 평가 받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글은 원래 포챈에 올라오기 전 다른 웹사이트에 처음 게재되었다. 하지만 게시판 관리자로부터 검열되어 빠르게 삭제되었고 조니는 퀸에 대한 비난 담론이 이미 있었던 포챈으로 자리를 옮겨 글을 재업로드한 것이다. 게임계 사이버 폭력의 대명사가 된 ‘게이머게이트’ 사실 이 주장은 조니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이건 아니건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그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퀸을 게임 업계를 망치려 한 악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퀸을 향한 비난 및 조롱이 담긴 글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또 재생산 되었다. 집 주소와 연락처 같은 신상 정보는 윤리의식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었다. 걷잡을 수 없는 집단 사이버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포챈에서 시작된 폭력의 흐름은 다른 곳으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에잇챈(8chan)과 같은 타 온라인 커뮤니티나 레딧(Reddit), 트위터(Twitter)로 퍼져갔다. 포챈과 에잇챈은 특히 ‘오타쿠’(geek)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들로 알려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상 정보가 노출된 퀸에게 자살 권유, 강간 협박, 살해의 위협이 이어졌다. 퀸은 친구들이 있는 안전한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으며 이러한 신상 털기와 신변 위협은 퀸 뿐만이 아니라 퀸 주변의 게임 개발자나 사태를 비판하는 평론가들, 더나아가 게임 업계 내 여성과 소수자 전반에게 가해지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이 사건이 ‘게이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애덤 볼드윈이라는 극우 성향의 미국의 배우가 있다. 그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우파 정치 메시지를 전파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과거 1970년대 미국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사실이 은폐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의 이름을 따와 게임계에서도 일부 종사자들로 인해 사실이 은폐되고 있다며 #gamergate 라는 해쉬태그를 트위터에 처음 만들었다. 그리고 좌파 성향의 페미니스트로 인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이에 동조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트위터에서 게이머게이트 해쉬태그를 달고 무분별한 악플을 일삼고 심지어는 ‘십자군 전쟁’ 밈 이미지에 이입하면서 피해자들과 이들에 동조하는 일반인들까지 집단적으로 괴롭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발 대규모, 연쇄, 집단 사이버 폭력 사태였던 게이머게이트는 온라인 대안 우파의 세력 확산에 불을 지피면서 결론적으로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히게 된다. 기술을 취해 남성성을 획득한 오타쿠들 오늘날 게이머게이트와 같은 사이버 폭력(online abuse)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에 따라 논문은 이러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컴퓨팅 기술의 발전 과정 속에서 나타난 ‘오타쿠 남성성’에 주목한다. 우선, 논문에서는 초기 컴퓨터가 여성의 도구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세계 대전 당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컴퓨터를 주로 여성 과학자들이 다뤄왔다. 전후에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인식이 지속되어, 컴퓨팅 분야에서는 낮은 임금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는 전문가들이 다루는 도구로 변모하게 되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남성 공학자들의 전유물로 간주되었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와 게임을 소유 및 정복하는 이미지가 남성 문화에 적합하다고 대중문화를 통해 여겨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남성성은 힘이 세다거나 건장한 외모, 사교적인 태도 등으로 여성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컴퓨팅 분야에서 기술적 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었다. 프로그래머나 컴퓨터 엔지니어 중에서 대인관계나 공감성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기술적 능력을 갖춘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실리콘 밸리 신화에서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성공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게임과 같은 기술 문화, 온라인 문화에 능숙한 오타쿠(논문에서는 ‘geek’)들은 자신의 입지를 지켜내기 위해 기술 지식과 적성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 논문의 분석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오타쿠 문화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대신하여 기술이라는 대안적 루트를 통해 남성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만약 게임이나 인터넷 문화 같은 기술의 영역에 남성적 정체성을 흔드는 다양한 사용자가 나타난다면, 침범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유지시키는 목적에서 기술 문화가 위협을 받게되면 공격적인 충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폭력을 더 키운 것은 ‘플랫폼 기술’ 온라인 플랫폼들의 소통 문화와 상호작용 메커니즘은 폭력적이고 격렬한 교류를 초래했지만 사용자를 타인의 학대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지 않았다. 게이머게이트 사건에서 포챈과 에잇챈이 주요 무대 및 자료 생산장으로 부각되었다. 익명 사용자로부터 작성된 글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며, 빠르게 댓글이 달리고, 밈이 전파되지만 이전에 작성된 글을 손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작성자가 내용에 책임감을 지지 않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있다. 트위터는 자신의 트윗에 대한 다른 사용자의 답글을 삭제할 수 없게 하며 논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따라서 자료를 신속하게 유통하는 유통망이자 집단적이고 연쇄적인 공격을 허용 할 수 있었다. 물론 트위터에는 부당한 대우에 맞서고 이름을 밝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평판, 고용, 사용자의 심리적 건강에 큰 피해를 입히는 대량 표적 공격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게이머게이트 사건은 논란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측에 의해 한 층 더 복잡해진다. 극우 저널리스트 마일로 야노풀로스(Milo Yiannopoulos)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이머게이트를 옹호하며 중요한 존재로 부상했다. 그는 여성 게임 평론가인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kesian)을 모욕하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이 영상은 핵심 메시지는 게이머게이트였고 사키시안을 향한 모욕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동영상은 수백만 회 시청을 기록하며 광고 수익을 창출했고, 그는 후원 플랫폼인 페트리온 계정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후원도 받았다. 이러한 개인뿐만 아니라 게이머게이트의 트래픽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가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로 작동하여 논란은 더욱 잔혹하게 진행되었다.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기술적 합리성’ 개념을 통해 1964년에 인간과 기계, 기술은 독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술 또한 사회가 만들어낸 요소로, 특정 장치나 도구를 넘어서 사회적 관계, 사고와 행동의 패턴이 모두 기술에 포함된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기술은 사회적 관계를 재생산하며 사회적인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포챈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이러한 기제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고, 더 이상 자유분방하고 중립적인 유틸리티가 아닌 합리성에 의해 젠더 불평등을 유지시킨 것이다. 게이머게이트를 통해 바라보는 뿌리 사태 이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의 배경을 밝히기 위해 우선 기술 또는 게임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어낸다. 만약 다른 정체성이 기술 영역을 침범했을 때 오타쿠 남성성은 그에 대한 방어 기제로서 공격적인 충동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양상이 온라인 상에서 당사자를 향한 허위 소문 유포, 모욕, 조롱, 신상 털기, 신변 위협 등의 폭력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투명한 공론장이라는 신화에 둘러싸인 온라인 플랫폼들은 사실상 폭력을 더 키우는 존재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사이버 폭력의 상황에서 합리성의 원칙에 의해 왜곡된 의견을 재생산하는데 일조 하기도 하고, 공격을 용이하게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시켜 이익을 취하기도 했다. 논문을 통해 적용하면,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남성을 비하하는 표식이 게임 애니메이션마다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고 믿는 음모에 휩싸인 한국 오타쿠 남성성 주체들이 일으킨 사이버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초 단위의 프레임으로 슬라이스 하여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화면의 구름 표현에서 집게 손가락 모양을 어름풋이 끼워 맞추는 허무한 주장들은 오타쿠 남성성의 근간을 유지해주는 게임이 다른 정체성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터는 10년 전 미국의 피해자들과 똑같은 수법으로 비난과 모욕을 받고, 개인 정보를 노출 당하고, 고용과 신변의 위협을 받는 꼴이었다. 비록 음모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소되어 더 큰 폭력으로 더해지진 않았지만 애니메이터를 고용했던 사업체는 평판에 위협을 받고 금전적인 피해를 떠안게 되었다. 다만 뿌리 사태에서 하나 더 짚고 갈 점은, 폭력을 더 키운 기반이 포챈이나 트위터가 아닌 원청을 준 게임사였다는 점일 것이다. 물신주의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유저 이탈의 두려움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보다는 폭력의 편에서 설 수밖에 없던 그들의 대처는, 과거의 논문이 다 짚어내지 못한 새로운 해석점을 요구하고 있다. 참고문헌 Salter, M. (2018).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Crime, Media, Culture, 14(2), 247-264.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여벌의 생명선_2인용 로컬 협동게임 속 목숨의 구도

    이혼을 결정한 부부 코디와 메이의 영혼은 부모의 이혼을 막고 싶은 딸 로즈가 빈 소원 때문에 조그마한 목각 인형에 씌게 된다. 자기들 나름의 추론을 거쳐서, 인형으로 전락한 부부는 딸의 눈물이 저주를 풀게 해주리라고 판단한다. 두 사람은 세계에 육박하게 거대해진 아이의 놀이방을 헤매면서, 로즈가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인형 큐티를 찾는다. 큐티를 망가뜨리면 속상한 아이가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 Back 24 GG Vol. 25.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gHoon Majored in literature. Loves games and comics. The Sims 4 isn't really a favorite, yet has logged some 1,500 hours in it—unsure whether that's a source of shame or just funny. Also goes by the pen name Ttuibuchi.

  • [공모전] 모순된 세계의 충돌을 '다시' 그릴 때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지를 좇는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고, 누군가에게는 믿음이다. 세상에는 언제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며, 현재 우리가 가진 논리나 통용되는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믿음. < Back 13 GG Vol. 23.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Haein Park A gamer who searches games for inspiration in life. Keenly interested in analyzing the ways games convey their intentions and concepts.

  • 프리 포 올에서 협력을 유도하기 – 아크 레이더스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도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정말이지 천차만별의 형태를 보인다. 게임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서로 적대적인가, 우호적인가,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실시간인가 비동기인가 같은 각종 요소에 따라 어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가의 큰 틀이 정해지곤 한다. < Back 프리 포 올에서 협력을 유도하기 – 아크 레이더스 28 GG Vol. 26. 2. 10.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도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정말이지 천차만별의 형태를 보인다. 게임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서로 적대적인가, 우호적인가,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실시간인가 비동기인가 같은 각종 요소에 따라 어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가의 큰 틀이 정해지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플레이어라는 변수는 항상 본래의 의도, 예측보다 거대하고 강력해서, 게임의 흐름과 문화 자체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고 가버린다. 그 정도에 따라, 어떤 게임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서비스를 아예 틀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게임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어버리는 무서운 일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이러한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의 플레이 유도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례가 있었다. 바로 ‘아크 레이더스’ 다. ‘아크 레이더스’ 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에서 시작된 익스트랙션 슈터의 유행을 따르는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분명히 독자적이고 다른 형태의 게임 플레이를 향유했다. ‘아크 레이더스’ 가 수많은 SNS 피드와 릴스, 숏츠를 장악한 원동력은 온갖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긴박한 프리 포 올(Free for all)의 전장에서 맺어지는 갑작스러운 유대와 배신에 있었다. 이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모두가 적이 되는 전장에서 낭만의 협력을 추구하게 된걸까? 물론, 이는 기본적으로 게임 제작자들의 의도와 그에 맞춘 설계가 뒷받침된 덕분이긴 하지만, 단순히 한두가지 변화로만 만들어진 건 아니었다. 각 게임의 문화는 플레이어와 제작자의 WWE 게임 플레이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플레이어의 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이다. 이에 대해서 여러 명작을 만들어낸 개발자들이 수도 없이 강연을 진행하거나 코멘트를 남겼을 정도다. ‘포탈 2’ 코멘터리 모드에서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플레이어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게임을 수정해온 경험을 들을 수 있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관련 강연에서도 개발자들은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철저히 플레이어들의 흐름, 방향을 유도하고 정하는 식으로 오픈월드를 설계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잘 짜여진 게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게임 제작자의 탁월한 의도와 유도방식에 플레이어가 나름의 방식으로 호응하여, 큰 틀에서는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세부적으로 제각각 플레이어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독자적 플레이가 만들어질 때 나온다. 너무 기본적인 플레이 노선을 벗어나게 되거나, 너무 틀에 박힌 플레이만 가능하다면 게임 플레이는 금새 지루해지고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이러한 플레이 유도를 철저히 잘 계산하여 디자인할 수 없다면, 좀더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계선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게 기본이다. 하지만 긴 호흡의 라이브 서비스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은 꾸준히 시도되어 왔다. PVP 게임은 아니지만, ‘헬다이버스 2’ 가 좋은 예이다. ‘헬다이버스 2’ 는 전체 지도 하에서 개발자들이 그때그때 플레이어들의 참여도와 성공률을 파악하며 다음 진행 루트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플레이어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단결하면서 게임 플레이 흐름을 정하고, 또다시 그에 따라 실제로 게임 내 플레이와 환경이 변화하는 게임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보다 한발 더 나아간 셈이었다. 기존의 라이스 서비스 게임들은 이미 사전에 설계된 플레이 과정을 제시하고, 이를 플레이어들이 개별 진척도로 이루어내는 일종의 비동기식에 가까운 방법을 추구했다. 하지만 게임들이 점차 커뮤니티 밀착이 강해지고, ‘헬다이버스 2’ 라는 특유의 게임 테이스트와 결합하여 전체 플레이어가 하나의 캠페인에 참가하는 온라인 공동 캠페인의 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전체 플레이어가 훨씬 ‘멀티플레이어 게임’ 에 걸맞는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헬다이버스 2’ 에서 함께 플레이하는 건, 비단 나와 함께 전장에 투입된 3명의 플레이어들 뿐만 아니라 함께 커뮤니티를 구성해나가는 모든 이들이었던 셈이다. 이런 예시처럼, 멀티플레이라는 개념 역시 꾸준히 발전해왔다. 그리고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을 키워드로 삼고 있는 익스트랙션 슈터의 문화를 바꾼 ‘아크 레이더스’ 의 방법론은 사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비롯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YO65XXU3sl0 ‘아크 레이더스’ 는 분명 PVP 라는 대전제가 붙어있는 게임이지만, PVP 게임이라면 왜 이런 기능이 있는지 의문이 들만한 디테일이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이모트휠 최상단에 위치한 “쏘지마!(Don’t Shoot!)” 으로, 싸우라고 만든 게임에서 쏘지 말라는 이모트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정확히 그 반대에는 “같이 팀할래?” 가 있고, 다른 쪽에는 “고마워!”, “맞아.”, “아니오.’ 가 위치해 있다. 즉, 이 게임의 이모트휠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목적성 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존재한다. 여기에 거리에 따라 들리도록 설정되어 있는 음성채팅이 적극 권장되는 게임이기에, 보통 가장 빠르고 편리한 대화수단인 총탄만큼이나 사람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이미 이보다 이모트가 훨씬 부실했던 게임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에서도 총소리만으로도 한국인끼리 우호적인 싸인을 보내는 문화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흔히 말하는 짝짝 짝짝짝 대한민국! 패턴) 이 이모트는 굉장한 발전이다. 거기다 부활 킷을 들면 적대 플레이어라도 살려낼 수 있고, 연주 가능한 악기가 존재하며, 여러 부착물, 지뢰 등의 작동 방식도 피아 식별 규칙이 일반적인 게임과 조금 다른 부분들도 많다. 즉,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또 디테일을 통해 예상 못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기본 목적과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이러한 디테일들은 결국 플레이어들이 협동을 하고자 할 때 얼마든지 그 시도와 신뢰 형성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수많은 여지가, 마침내 이루어진 협력을 각별하게 한다. 기간제 이벤트로 벌어지는 벙커 이벤트는 한두명이 아닌 세션 전체의 인원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당연히 그만큼 성공하는 일보다 실패하는 일이 많고, 때로는 뒤따르는 배신으로 깊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쉽지 않은 과정이 있기에 마침내 이루어낸 협력이 더욱 각별하게 여겨지고는 한다. 반대로, 배신의 과실도 그만큼 더욱 달콤하게 다가온다. 낯선 이를 만나 무방비 상태에서 함께 파밍을 했다면 대강 그가 어떤 아이템을 들고 있을지 알 수 있을 터. 또 때로는 가학적인 행위가 재미를 주기도 하는 PVP 게임인 만큼 상대방의 절망을 최고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최후의 배신이란 종종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즉, 이렇게 협력이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은 협력만큼이나 배신과 폭력도 더 달콤하게 만드는 셈이다. 또한 이러한 게임 시스템, 환경을 문화현상으로 비화하게 한, 게임에서 벌어진 일을 게임 밖 커뮤니티로 꺼내 공유할 수 있는 수단 자체의 발전도 특기해볼 만 하다. 엔비디아의 섀도우 플레이, OBS 같은 툴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은 이미 지나간 플레이도 저장하여 편집, 가공하기 쉽도록 되어 있고, 유튜브 등의 플랫폼 역시 이러한 쉬운 공유를 돕는다. 그렇게 소수의 플레이어가 직접 겪은 상황들이 넓게 퍼져나가 어떤 교훈이 되고, 예시가 되어주면서 새롭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 또한 “이 게임은 무작정 서로 총질만 하는 게임은 아니다.” 라는 사전 지식을 갖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중요한 건, 앞서 이야기했듯 결국 이러한 게임 제작자의 안배가 가득 들어있다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도록 하느냐이다. 아무리 랜덤하게 조우한 상대와 즉석에서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도구와 방법을 많이 준비해놓았더라도, 협력의 확실한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철저히 목적 중심으로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불필요한 사치가 될 뿐이다. 결국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공통된 목적의식, 또는 이러한 일시적 동맹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공통의 적, 아크가 등장한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 라는 명제 아래, 아크라는 공통의 무자비한 위협 앞에서 플레이어들은 빠르게 계산을 굴리게 된다. 아크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정하게 적대적이고 특유의 행동 패턴이 명확하기에 분석 가능한 적이다. 불확실성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늘리지만, 아크의 행동 패턴은 명확하기에 플레이어들의 계산은 명확해진다. 일시적인 동맹으로 아크를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 여기에 단순히 수집 퀘스트를 진행중이거나, 탈출 직전의 공생 아니면 공멸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선택의 여지는 매우 뾰족해진다. 플레이어의 행동 방향이 명확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게임의 매 순간마다 주어지는 목적성이 있기에, 플레이어들은 필요에 따라 일시적 동맹을 맺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즉, 단순히 커뮤니티 밈이자 재미를 위한 돈슛단을 넘어서서, 실제로 이러한 플레이가 상황과 플레이어에 따라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이 되는 셈이다.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 회색분자를 길들이기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따라오는 시스템이 바로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이다. 그 자체로서 오직 긍정적인 효과만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논쟁이 있지만,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이 이 게임에서 가져다주는 이점은 명확하다. 서로 비슷한 성향의 플레이어들을 묶어 그들이 겪는 허탈함이나 스트레스를 감내 가능한 선으로 낮추는 것이다. * 개발진 인터뷰를 통해, 속칭 카르마 매치메이킹, 또는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이 실존함을 알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GamesRadar+) 하지만,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은 한가지 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사실 어쩌면 이거야말로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는 부분으로, 협력과 폭력 사이의 회색지대를 주 무대로 삼는 이들을 향한 것이다. 익스트랙션 슈터가 극히 매니악하고 저변이 넓지 못한,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되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억울한 죽음’ 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훨씬 강력한 장비로 무장한 플레이어만을 만나거나, 또는 ‘아크 레이더스’ 처럼 협력이 가능한 게임이라면 자신은 명확히 적대한 적이 없음에도 일방적으로 살해당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당한다면 그 플레이어의 피로도는 수직상승하게 된다. 바로 이른바 양민학살, 불공정한 상황에서의 일방적 살육만을 즐기는 부류의 플레이어들이 그러한 불쾌감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다. 물론 이들이야말로 익스트랙션 슈터라는 게임 타입의 정체성과도 같은 플레이어들이지만, 이런 플레이어들이 더 많아지고 마주치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플레이어들은 고립되고 빠르게 수가 감소하기 마련이다. 즉,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게임 서비스 유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부류이기도 하다. ‘아크 레이더스’는 바로 이러한 플레이어들의 비중을 줄이는데 게임의 여러 요소를 할애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 살육을 하려면 자신 또한 살육당할 위험에 놓여야만 한다는게 이 게임의 룰이라는걸 주지시킨다. 이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게임이론의 ‘팃 포 탯(Tit for Tat)’ 과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물론 ‘팃 포 탯’ 의 중요 전제인 협력/적대 대상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고, 그동안 협력/적대에 대한 기록이 있다는 전제가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배제되지만, 비슷한 성향의 플레이어들을 한데 묶어놓는 이러한 매치메이킹에서는 매칭된 다수의 플레이어가 비슷한 성향의 그룹으로서 특정될 수 있기에 명확한 개인 대 개인의 데이터는 아니더라도 상대의 행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즉, 게임이론 하에서의 팃 포 탯이 각각 대상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면,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은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유사한 상대와 매칭된다는 전제에 대한 신뢰로 상대 유저에 대한 기대를 조정하여 행동을 결정한다는 근거의 차이가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비슷한 면이 있다. 이러한 기대치를 통해 팃 포 탯의 선제 협력, 즉각적인 응징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있다.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에 대해 가해지는 주된 비판은 게임 플레이의 촉매제와도 같은 이러한 플레이어들을 게임에서 배제시킨다는 점이다. 이를 옹호하는 이들은 이 또한 익스트랙션 슈터의 플레이이며 아예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조건적인 폭력이나 무조건적인 협력만 남는다면 그 폭력도 협력도 이만큼 각별해지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는 꽤나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게임 상에 오직 이런 플레이어들만 남게 된다면 흔히 말하는 뉴비 제초의 연쇄로 인해 더는 플레이어들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는걸 의미한다. 그만큼 이들은 아예 사라져서는 안되지만 적절한 비중으로 억제되어야 하고, 때문에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은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개발진은 밝히고 있다. 즉, 아무리 비슷한 성향의 플레이어들이 모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플레이를 펼칠 여지가 남아있음이 명확해야, 이를 플레이어들이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더 공정해져야 하는 부분은, 협력 대신 폭력을 선택한 플레이어들이 무조건적인 악, 또는 처벌받아야할 대상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러한 폭력의 긴장감이 없다면 이 게임은 매우 시시한 협력 게임이 되어버릴 뿐이다. 때문에 ‘가능성’ 측면에서, 폭력과 협력 중 어느 것도 순간적인 판단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긴장감은 이 게임 내내 유지되어야만 한다. 이에 대해 ‘아크 레이더스’ 의 개발자들도 공격성 기반 매치메이킹이 전투 성향의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지는 패널티가 아님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이를 통해 일방적인 양민학살만 즐기는 플레이어들을 회색지대에서 빼내어, 보다 예측 가능한 플레이어의 범주에 넣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시스템은 절대적인 판단자가 아니며, 플레이어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주요한 포인트다. 오래된 기록은 휘발되고 플레이어의 최근 행동에 기반하고 시스템의 판단 방식이 플레이어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마치 모범수인척 착하게 하루 정도를 보내다가 낮은 공격성의 플레이어들 속에 섞여 들어가 살육을 벌이는 것 까지는 막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또한 게임의 텐션을 유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이 게임이 정말 간단하게 서로 공격만 가능하게 하거나, 서로 협력만 가능하게 하는 이분법적인 게임 디자인을 따르지 않고 이러한 복잡한 유도체계를 활용한 이유도 이러한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긴장감과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배후의 연출자가 탁월할 때 무대는 다채로워진다 이렇게 수많은 안배에서 볼 수 있듯,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나가는 주도권은 플레이어에게 있지만 그 책임은 게임 제작자에게 있다. 고양이를 길들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정말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말 같지만 실제로 수많은 게임들의 플레이 구조가 완성되는 과정은 이러했다. 그럼 핵심은 어떤 영리한 방법으로 주도권을 쥔 이들을 알게모르게 자신이 원하는대로 몰아갈 것인가? 이며, ‘아크 레이더스’ 개발진이 내놓은 답안이 이러할 뿐이다. 익스트랙션 슈터의 주된 재미는 불확정성에서 오곤 한다. 어떤 상황을 겪을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두가 변수이고, 그러한 변수는 통제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교묘하게 플레이어마다 다른 기대치를 충족시키도록 조율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게임은 배후의 연출자가 되기를 택했다. 그게 바로 이 게임이 그동안의 다른 익스트랙션 슈터, 그리고 PVP 슈터와 확연하게 다른 면이다. Tags: 익스트랙션슈터, 코옵, 슈터, 1인칭, FFA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기자) 이명규 게임 기자(2014~), 글쓴이(2006~), 게이머(1996~)

  • 「테라 닐」: 안전한 절멸의 행성으로부터

    「테라 닐」 역시 시작시에는 건설을 위해 마련된 빈 공간을 보인다. 하지만 그 공간은 자연의 존재감 조차도 희박하다. 이 모든 공간은 ‘오염된 불모의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장소를 자원화해 부강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 자체를 자연의 공간으로 되돌릴 책임을 부여받는다. 즉 이 빈 공간에 올려놓는 모든 ‘건물’들은 그 자체가 자본적 축적을 위함이 아닌, 이 빈공간에 자연의 가능성을 심어놓기 위한 도구로 기능한다. 플레이어는 각 스테이지가 요청하는 정도의 ‘자연 회복’을 달성해야만 한다.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nin Lee Writes and lectures freely across comics, games, and film. A lifework: clearing every Final Fantasy title except the MMORPGs. Mainly plays on the Steam Deck.

  • <고룡풍운록>을 통해 보는 무협추리게임

    <고룡풍운록>은 무협과 추리를 어떻게 결합시켰을까? 이 무협 추리 게임은 어떤 역사가 누적돼 탄생한 걸까? 어떻게 해서 과거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혁신할 수 있었는가? 이 글은 <고룡풍운록>의 내용, 역사적 맥락, 혁신적인 디자인 및 윤리 개념의 4가지 관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 게임의 핵심을 보여주고자 한다. < Back 19 GG Vol. 24.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Activist, Writer) Feng Tien Shao (Activist, Writer) Myeonggyo Hong Activist and writer. Works at the social movement organization Platform C on East Asian international solidarity and social movements. Author of To My Vanished Chinese Friend and A Ghost Throws a Punch at the World, and translator of Xinjiang Uyghur Dystopia and Dying for an iPhone (co-translated).

  • 게임 역사 초창기의 기록들: 닌텐도 뮤지엄 방문기

    2024년 10월 2일, 닌텐도 뮤지엄(Nintendo Museum)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프로젝트 발표 이후 3년만의 소식이었다. 닌텐도의 역사와 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이 박물관은 일본 교토부 우지시에 자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박물관은 1969년에 세워진 우지 오구라 공장(Uji Ogura Plant)을 개조한 것인데, 이 공장은 닌텐도가 일본 전통 카드 게임인 화투와 서양식 트럼프 카드를 제작하던 시절부터 비디오 게임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까지 함께한 역사적인 공간이다. 닌텐도의 변천사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다시금 과거와 현재를 모아놓은 셈이다. < Back 22 GG Vol. 25.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eonwoo Lee Interested in games played together, and studies the relationality of games. Hopes that games can bring joy to everyone, all at once.

  • 몰입은 정말 즐거움의 중심에 있는가? - 칙센트미하이의 flow를 다시 생각하다

    2021년에 출간된 는 바로 그 생략을 지적한다. 제목을 한글로 옮기면 “몰입에 반하여”가 되듯, 이 책은 몰입 이론의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인 사용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관건은 몰입 이론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자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이론을 충분히 재검토해서 이 개념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고, 어떤 가치를 전제하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동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몰입의 반대나 해체가 아닌 재검토에 가깝다. < Back 28 GG Vol. 26.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 심사위원장 총평

    제 2회 게임 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에는 총 51편의 원고가 투고되었다. 작년에 비해 수적으로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원고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과 비평의 주제 및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 < Back 13 GG Vol. 23.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Taejin Yoon After earning a PhD in television drama studies, has spent more than twenty years teaching, researching, and writing on media-cultural phenomena. The subjects have been varied—games, webtoons, the Korean Wave, variety programs—but all share a common thread: the exploration of "activities that many people enjoy." A few years ago came a small book titled A Study of Digital Game Culture, and these days runs a research organization called the Yonsei Game & Esports Research Center (YEGER), pursuing a range of studies on game culture together with younger researchers.

  • 꿈으로서의 '쿠소게'

    "패미컴을 통해 초능력을 개발한다"라는 테마로 개발된 게임이 있었다. 1980년대 당시 일본의 초능력 붐 속에서 초능력자로 알려졌던 키요타 마스아키(清田益章; 통칭, 에스퍼 키요타)씨가 감수한 〈마인드시커〉라는 작품이다. 플레이 과정에서 조언자 격으로 등장하는 키요타씨의 지시를 받아 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핵심 컨셉은 "실제로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였다. < Back 05 GG Vol. 22.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Culture Researcher) Inoue Akito Game researcher. Currently a professor at Ritsumeikan University. Reached this position after serving as a research assistant at the International University of Japan's GLOCOM and as a specially appointed associate professor at Kansai University, among other roles. Centering on the question "What is a game?", also engages in projects related to game archiving and to solving social problems through the application of games. (Game Culture Researcher) Sujin Park A graduate student who has stepped into game studies. Currently taking courses at the Graduate School of Core Ethics and Frontier Sciences at Ritsumeikan University in Japan. Lately, exploring the varied game experiences mediated by games, as well as subculture within Japan. Writing is still hard.

  • 죄책감 3부작의 죄책감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한국의 게임개발자 somi는 자신의 작품 중 ‘레플리카’, ‘리갈 던전’, ‘더 웨이크’ 세 작품을 묶어 스스로 ‘죄책감 삼부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일련의 시리즈로 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세 작품에는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일련의 의도가 들어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somi는 자신의 게임을 통해 스스로 밝혔듯이 일련의 메시지를 게임이라는 매체의 방법론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하나의 시리즈로 명명된 그의 작품들 속에서 우리는 한 작가의 의도와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는다. < Back 12 GG Vol. 23. 6. 14. Tags: 소미, somi, 레플리카, 리갈던전, 더웨이크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4X장르의 강자 패러독스 인터랙티브가 구축한 대전략의 길

    개인적으로 4X/대전략 게이머가 되는 일에는 하나의 허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문명’ 시리즈로 만족할 것이냐, 아니면 거기서 더 나아가 다른 4X, 대전략 게임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느냐다. 애초에 일반적으로는 4X 라는 명칭도 무슨 소리인지를 잘 모른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yungKyu Lee Game journalist (2014–), writer (2006–), gamer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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