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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스피릿의 별매 낚시 컨트롤러로부터 본 게임 경험의 확장
전세계에서 게임을 하는 입력 인터페이스로 가장 많이 이용 되는 것은 무엇일까. 몇 년 전이라면 자신있게 게임 패드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터치 인터페이스 역시 적지 않기 때문에 자신있게 게임 패드라 말할 수 는 없겠다. 다만 터치인터페이스 위에 구현되어있는 가상 패드까지 고려하면 현재에도 게임 입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입력 인터페이스는 게임 패드일 것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보았을때의 경향이며, 한국에서는 가정용 게임기보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한 게임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흔히 키마라고 부르는 키보드 마우스 컨트롤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 Back 낚시스피릿의 별매 낚시 컨트롤러로부터 본 게임 경험의 확장 11 GG Vol. 23. 4. 10. 전세계에서 게임을 하는 입력 인터페이스로 가장 많이 이용 되는 것은 무엇일까. 몇 년 전이라면 자신있게 게임 패드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터치 인터페이스 역시 적지 않기 때문에 자신있게 게임 패드라 말할 수 는 없겠다. 다만 터치인터페이스 위에 구현되어있는 가상 패드까지 고려하면 현재에도 게임 입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입력 인터페이스는 게임 패드일 것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보았을때의 경향이며, 한국에서는 가정용 게임기보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한 게임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흔히 키마라고 부르는 키보드 마우스 컨트롤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게임패드는 지금 보기에는 게임을 하기에 매우 당연한 도구이고, 게임을 나타내기 위한 아이콘으로도 흔하게 사용된다. 많은 게임들이 게임패드를 지원하며, XBOX용 패드가 윈도우와 매우 잘 호환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 게임은 게임패드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같은 안내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이 처음부터 게임패드로 게임을 즐겼던 것은 아니다. 굳이 〈둘을 위한 테니스tennis for two〉 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신호탄을 쏜 〈퐁Pong〉은 다이얼 형태의 동그란 컨트롤러가 달려있었다. 어떤 아케이드 게임들은 조이스틱이 달려있기도 했다. 비행기를 조종하기 위한 스틱에서 온 컨트롤러 형태는 기계식 게임기를 거쳐 전자 아케이드 게임에서도 그대로 비행기를 조종하기 위해 자리 잡았다. 게임 개발자들은 이 스틱으로 굳이 비행기만 조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2차원 평면에서 움직여야 하는 모든 것들을 스틱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번째 가정용 게임기로 여겨지는 마그나복스의 컨트롤러는 흰색 직육면체에 3개의 다이얼이 달려있는 형태였으며 아타리가 가정용으로 제작한 TV퐁은 게임기에 다이얼이 달려있는 형태였다. 이러한 다이얼이 달린 컨트롤러는 아타리가 만든 가정용 게임기인 아타리 2600에서 패들paddle 이라 불리는 전용컨트롤러 형태가 일반적으로 되면서 회전을 위한 컨트롤러를 칭하는 놉(knob), 휠(wheel), 다이얼(dial)대신 패들(paddle)이란 단어가 일반적인 호칭으로 자리잡았다. 기존 입력장치의 이름이 아닌 탁구채를 뜻하는 패들이 대표적인 이름으로 이유는 해당 컨트롤러가 탁구를 모사한 퐁을 위한 컨트롤러 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타리 2600의 컨트롤러중에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적이었던 것은 조이스틱이었다. 게임기에 기본으로 포함되어있는 이 조이스틱은 경쟁 게임 사들의 조이스틱 보다도 가장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직관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기는 아타리의 조이스틱을 가장 초기의 게임에 대한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 아타리 2600용 컨트롤러 미국 기업들이 과도한 경쟁 때문에 스스로 가정용 게임시장에 대한 매력을 못느껴 시장을 포기하는 동안 일본의 닌텐도는 패미콤을 준비해서 전 세계의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차지했다. 자사의 게임&워치의 동키콩에서 사용한 방향키(D-pad)를 이용한 게임패드는 닌텐도 패미콤의 게임패드에도 들어갔다. 이 입력방식의 변화는 가정용 게임기의 입력방식의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중 하나일 것이다. 방향키와 B,A 버튼이 달린 (그리고 스타트와 셀렉트버튼이 있는) NES의 게임 패드는 매끈한 플레이스테이션의 듀얼쇼크가 나오기 전까지 아타리의 조이스틱에 이어 게임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 북미 NES용 컨트롤러 닌텐도는 패미콤의 출시와 함께 자사의 서드파티를 강력하게 관리했다. 미국 게임기 제작사들의 부진을 소프트웨어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보았던 닌텐도는 패미콤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패미컴 용으로 제작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패드에 최적화할 수 밖에 없었다. 오리사냥 같이 아주 특수한 닌텐도 전용 광선총(재퍼 - 일본에서는 그냥 총(Gun)으로 발매되었다. 모양 역시 그냥 리볼버 권총에 가까웠다.)을 지원하는 총 컨트롤러나 R.O.B나 파워글로브 같이 대중적으로 자리잡는데는 실패한 컨트롤러만이 게임패드와 차별화된 플레이를 제공했다. 패미콤 이후 가정용 게임의 컨트롤은 게임패드르 완전히 굳어졌다. 아케이드에서는 여전히 아케이드만의 독특한 조종 방식을 가진 게임들이 나왔지만, 이러한 아케이드용 게임들이 가정용 게임기로 이식되는 경우에도 대부분은 게임패드에 최적화된 조종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며 추가로 부가장치가 나올 때가 있었지만 그 가격은 대부분 게임 보다 비쌌고 가끔씩은 게임기보다도 비쌌다. 방향키와 두개의 버튼만 존재하던 게임패드는 게임기의 세대가 거듭되며 발전하면서 지금은 방향키와 조이스틱 두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4개의 입력버튼과 범퍼로 불리는 상단 좌우에 두개씩 위치한 버튼들 스타트 버튼과 옵션 버튼. 그리고 조이스틱을 버튼으로 활용하는 L3, R3 까지 10개의 버튼과 3개의 축입력장치가 거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대부분 자이로를 통한 6축센서와 함께 게임기에 따라 터치등의 추가 인터페이스가 들어가있기도 하다. 솔직한 감상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바로 게임을 시작하기에는 과거의 게임기 비해선 복잡해졌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익숙해지면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의 게임 패드는 게임을 오래 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며, 게임 안의 캐릭터를 설명서를 보지 않더라도 대충 이전에 했던 감각으로 조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은 게임패드에 어울리지 않는 게임들이 거실에 자리잡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여전히 키보드와 마우스가 게임패드보다 편한 실시간 전략 장르나 AOS 같은 장르의 게임은 가정용 게임기보다는 컴퓨터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게임기와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게임패드와 키보드 마우스이외의 컨트롤러는 한정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를테면 주로 시뮬레이션 장르이다. 드라이빙 시뮬레이션과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를 위한 주변기기인 드라이빙 휠과 플라이트스틱은 꾸준히 발매되고 있으며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각 장르의 마니아에게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필수로 갖추어야 하는 장비로 인지되고 있다. 드라이빙휠의 경우는 특히 기능에 따라 장비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며 실제 운전할 때 처럼 운전 상황에 따라 운전대에게 힘을 전달하는 포스피드백 기능이 있는 드라이빙 휠은 특히 더 비싼 가격이며 이를 위한 거치대나 시트. 좀 더 사실적인 게임을 위한 사람들에게는 시트를 움직여주는 모션시뮬레이터등의 장비를 더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부가장비의 경우 게임값을 넘어서 가끔은 컴퓨터 혹은 게임기 값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는 힘들며, 이러한 게임들 대부분 게임 패드로도 게임을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닌텐도 Wii 가 본격적으로 자이로와 가속센서를 사용하는 컨트롤러를 사용하면서 컨트롤러에 제한된 게임 플레이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스포츠게임이 있겠지만 그러한 변화를 하나를 언급하자면 기존에 존재하던 낚시 게임이 이러한 컨트롤러 특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스포츠로서의 낚시는 아무래도 “손맛”이라 부르는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아케이드를 제외한다면 지금으로선 실제 물고기의 움직임을 포스피드백으로 전달하는 낚시대 컨트롤러가 대중화된 적은 없다. 적어도 진동 덕분에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부분은 비단 6축을 사용하지 않는 게임이라 하더라도 진동기능이 있는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동물의 숲에서의 낚시는 컨트롤러 진동의 특성을 잘 살려서 정품 컨트롤러가 아니면 그 느낌을 충분히 느낄수 없다. 컨트롤러를 흔들고 돌리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낚시 게임에 릴을 감는 행위를 컨트롤러를 돌리는 것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이 기능은 옵션이다. 손목의 건강과 함께 선택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오락실은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극장 근처의 오락실이나 혹은 키즈카페 앞의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기계가 있다. *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딥 시 파티 딥 시 파티라는 이 게임은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사실은 2012년에 일본에 출시된 반다이 남코의 〈낚시 스피릿〉과 흡사한 게임이다. 6인 까지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은 비슷하긴 하지만 컨트롤러가 매립되어있어서 미끼를 던지는 것도 버튼으로 해야하며, 스크린이 1개라는 차이점이 있다.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반다이 남코의 〈낚시 스피릿(Ace Angler〉은 현실 낚시 보다는 일본의 전통축제에서 볼 수 있는 금붕어낚시 등의 영향이 더 큰 편이라 낚시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라고 부를 수 있는 장소, 로드, 플로트, 릴등을 선택해서 현실 낚시와 가깝게 즐기는 게임과는 결이 다르다. 낚시 스피릿의 플레이 실제 낚시와는 거의 다른 물고리를 낚아 메달을 모으는 게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게임에선 다른 종류의 낚시 게임과는 같은 지점이 있다. 릴을 컨트롤하며 물고기가 낚였을 때 릴을 감아야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던지는 방향과 힘을 버튼으로 정하고 필살기가 있으며 보스 스테이지가 존재하는 현실 낚시와는 매우 동떨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낚시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이라면 바로 이 컨트롤러 일 것이다. 2012년에 출시가되어 이제는 10년이 넘어가는 시리즈인 이 게임은 컨트롤러의 특성상 아케이드에서밖에 즐길수 없었지만 2019년에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게임이 출시되면서 상황이 좀 바뀌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동전을 잡아먹는 아케이드 게임은 집에서 했으면 그 손맛을 위해 좋겠지만 6인용 게임기를 집에 들여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닌텐도 스위치의 조이콘은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지원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오락실에서 낚시대를 휘두르고 릴을 감는 그 느낌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개발사는 게임의 고유한 조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스위치 조이콘의 자이로센서와 각속도를 이용하여 조이콘을 휘두르는 형태로 낚시대를 던지고, 들고 돌리는 행위로 릴을 감는 동작을 재현했다. 전통적인 닌텐도 스위치와 컨트롤러를 붙여서 쓰는 방식으로도 게임을 하는데는 문제는 없다. 이경우는 다른 많은 낚시게임이 그렇듯이 버튼으로 릴을 감는다. * 인게임 도움말 닌텐도 스위치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기로도 낚시 게임은 많이 나오는 편이며 고전이며 명작으로 불리는 세가 배스 피싱 같은걸 언급하지 않더라도 굳이 낚시 스피릿을 가져온 이유는 이 게임이 전용컨트롤러가 아닌 기존 컨트롤러에 붙여 쓰는 “사오콘”을 별매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종류의 컨트롤러를 확장하는 개념은 Wii 리모콘부터 PS Move, 가깝게도 VR 컨트롤러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는 편이지만 낚시 스피릿의 경우 2019년에 〈Ace Angler 낚시스피릿 Nintendo Switch버전〉을 이번엔 2022년에 나온 〈Ace Angler 낚시스피릿 파닥파닥 즐거운 수족관〉이 두차례에 걸쳐 나왔는데 추가장치로 나온 사오콘의 형태가 다르다. 물론 새로 나온 파닥파닥 즐거운 수족관에서도 이전 버전의 추가장치를 지원하고는 있고 이러한 별매 사오콘이 없더라도 조이콘을 통해서 물리적으로 컨트롤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며, 게임에 연결한 상태에서 버튼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다. * 호리사에서 나온 첫번째 사오콘 첫번째로 나온 사오콘의 특징이라면 결과적으로 조이콘 두개를 쥐고 흔드는 형태의 플레이를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가이드에 가깝다. 일본의 게임용 주변기기 전문 업체인 HORI사에서 제작한 이 컨트롤러는 결과적으로는 이 컨트롤러 없이도 같은 형식의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릴역할을 해주는 부분있어서 좀 더 줄을 감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에이스 앵글러 파닥파닥 즐거운 수족관과 함께 나온 두번째 사오콘 두번째로 나온 파닥파닥 즐거운 수족관과 함께 나온 사오콘은 조이콘 두개를 쓰는 형태가 아닌 하나만 쓰는 형태로 돌릴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나는 릴이 달려있는 형태인데, 왼쪽 조이콘과 오른쪽 조이콘의 버튼 배치가 다른 것에 대응하기 위해 릴을 분리할 수 있는 형태의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였다. 두 컨트롤러의 중대한 차이점이라면 첫번째 사오콘이 조이콘 두개가 달려있으면서 또한 릴에 조이콘 하나가 붙어있어야만 하는 구조라서 실제로는 무거워서 플레이가 힘든 구조 였다면 두번째 사오콘은 처음부터 회전을 조이콘틀 통해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한바퀴 회전할 때마다 A버튼을 두번 누를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는 사실상의 연타기계라는 점이다. * 사오콘 연타 기믹 – 릴을 돌릴 때마다 흰 부분이 A버튼을 눌러준다 기계적으로 릴의 회전을 강제로 조이콘의 A버튼과 연결한 이 기믹 덕분에 정작 선택하는 A버튼을 누르기 힘들다는 단점이 생기긴 했으나 이전 버전보다 훨씬 가볍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조이콘의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전 조이콘들의 조작 역시 지원을 하지만 낚시 스피릿의 후속작에서 조이콘을 직접 회전하는 방식이 아닌 버튼을 통한 입력으로 돌린 이유는 아무래도 무게가 동반된 회전 조작이 조종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리라 짐작한다. 이 게임은 컨트롤이 없더라도 1개의 컨트롤러로 즐길 때의 조작 방법으로 낚은 후에는 어찌되었던 열심히 릴을 감는 동작을 모사해야 물고기를 낚을수 있다는 점에서 낚시 게임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조작으로는 릴을 감는 행위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낚시용 부가 컨트롤러로는 이미 Wii 리모트를 활용한 경우가 있었고 낚시 전용 컨트롤러로 가면 가정용 게임기는 물론 국내 PC용 게임으로도 나온 컨트롤러도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울 건 없다고 할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컨트롤러가 이러한 릴을 감는 장치를 어떻게든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낚시 컨트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VR 게임에서도 이러한 낚시 시뮬레이션이 점차 출시되고 있으며, 낚시가 주는 가장 큰 현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VR 특유의 양손 컨트롤러는 현재로는 모두 게임패드를 절반으로 나눠 한쪽씩 쥐는 형태로 수렴하고 있으며 한손에 쥐기 편하도록 총의 손잡이 형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양손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많은 VR 게임들은 이 컨트롤러에 손을 매칭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가상 공간에 있는 물체와 상호작용 하도록 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피드백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은 허우적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따로 이러한 컨트롤러를 끼워서 사용 할 수 있는 확장 컨트롤러가 나오기도 한다. 현재로선 가장 인터페이스의 확장에 진심인 것은 따로 물리적 비용이 필요없는 VR 장르의 게임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회전시키는 입력장치 인터페이스는 게임의 탄생과 함께 했지만 결국 기존 게임 컨트롤러에 포함되는데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레이싱휠이나 낚시 컨트롤러를 통해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은 아케이드에서 컨트롤러의 물성이 강하게 필요한 게임들만이 가정용 게임기에 피드백 되고 있지만 한차례 조이스틱이 사라졌다가 결국 게임패드에 포함되었던 것 처럼 새로운 물성이 게임 컨트롤러에 들어갈 수록 플레이의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VR 공간이 될지 물리적 공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플레이의 확장은 게이머에게도 게임디자이너에게도 좀 더 많은 가능성을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개발자, 연구자) 오영욱 게임애호가, 게임프로그래머, 게임역사 연구가. 한국게임에 관심이 가지다가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것에 취미를 붙이고 2006년부터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있다. 〈한국게임의 역사〉, 〈81년생 마리오〉등의 책에 공저로 참여했으며, 〈던전 앤 파이터〉, 〈아크로폴리스〉, 〈포니타운〉, 〈타임라인던전〉 등의 게임에 개발로 참여했다.
- [공모전] 최종장과 변방_비디오 게임 속 공간적 한계의 실감
게임 세계의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것은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무료 플래시 게임이 세상에 존재하는 비디오 게임의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의 나는 커비와 똑 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플래시 게임에 빠져 있었다. 정식 게임판의 커비보다 이 안광 없는 가짜 “커비”와 먼저 면을 익혔다. 그때의 기준으로도 비춰봐도 결코 흥미진진한 게임은 아니었다. < Back [공모전] 최종장과 변방_비디오 게임 속 공간적 한계의 실감 13 GG Vol. 23. 8. 10. 1. 게임 세계의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것은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무료 플래시 게임이 세상에 존재하는 비디오 게임의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의 나는 커비와 똑 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플래시 게임에 빠져 있었다. 정식 게임판의 커비보다 이 안광 없는 가짜 “커비”와 먼저 면을 익혔다. 그때의 기준으로도 비춰봐도 결코 흥미진진한 게임은 아니었다. 이 “커비”도 정식 게임판의 커비처럼 적을 빨아들이거나 뱉으면서 납작한 2차원 세계를 전진해나갔다. 숨을 참으면 둥둥 뜰 줄도 알았다. 다만 이 “커비” 게임의 어떠한 장애물도 시간을 바쳐 극복할 가치가 없었다. 몬스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무라도 지키듯이 듬성듬성 떨어져 돌아다니며 내외했다. 모아봐야 아무런 효능이 없는 별들이 잘도 모였다. 탈출해야 하는 구덩이는 얕았고, 점프해 올라타야 하는 발판은 낮았다. 분량은 짧았다. 조물주는 이 세계를 완성하지 않고서 소피를 보러 떠난 것 같았다. 그렇게 떠나버리고서, 무언가를 미완으로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사실조차 영영 잊어버린 것이다. 십분 이상 잡고 있을 가치가 없는 조잡하고 공허한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매혹되었다. "커비"는 무성의하게 마지막 발판에 도착해 승리의 깃발을 올린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면, 발판이 사라지고 발판 없는 바다가 이어졌다. "커비"는 이 바다 위로 날아갈 수 있었다. 키만 주의해서 누르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날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콜럼버스라고 상상하는 어린이 제국주의자는 이 바다에 매혹되었다. 언젠가 그 넓디넓은 바다를 횡단하고, 인내하는 자들을 위하여 마련된 히든 스테이지를 발견하리라 믿었다. 그렇게 수 시간 동안 같은 화면을 바라보며 키를 눌렀다. 숨을 참으며 둥둥 떠다니는 커비를 지켜보았다. 영원에 육박하는 시간이 더 지났다. 영원은 그 채도 높은 평면의 바다, 수면에 닿으면 바로 숨이 넘어가는 지옥의 바다, 파도 한 번 치지 않는 적막의 바다가 무한히 반복되는 병풍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사실을 이해하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나는 분통을 터뜨렸고, 사기극에 휘말렸다고 믿었으며, 땅이 꺼지는 허무로 괴로워했다.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의 실존이란 무엇인지 자문하고 또 자문하고, 시대의 진리가 될 답변을 거의 얻을 뻔했다... 2. 게임 세계의 종점, 그것은 사실 신대륙일 필요도 없었다. 최소한 세계 끝자락의 상어라도, 상어의 지느러미라도, 이마를 찧어야 하는 벽이라도 발견하면 족했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 전진의 여지는 필연적인 근거를 갖고 생성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제는 추억이 된 커비 플래시 게임을 제작한 익명의 인물은 진행을 가로막는 벽이나 끝이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러나 아바타의 공간적 이동의 여지를 마련한 게임에 있어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가 아니다. 출발선에서 시작해 결승선에 달하는 플레이어의 움직임은 제작자의 의도와 게임 장르의 오락적 규약의 다발들 사이의 교류를 통해서 그려지는 필연적 배치에 의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 필연적 배치 안에서 자신이 예상치 못한 무언가와 조우를 강제당하기를 원한다. 정확히는 예상한 범위 내에서 예상치 못한 조우를 강제당하기를 원한다. 스테이지로 나뉜 플랫포머 게임에서, 그 최후의 대단원이 되어 줄 조우는 마지막 스테이지에 일어날 것으로 흔히 기대된다. 측면의 얼굴만 보여주는 수줍음 많은 플레이어의 아바타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다른 스테이지로 향하기 위해 돌파해야 하는 이차원적 통로면서, 그 돌파를 방해하는 물리적 저항이기도 하다. 공중에 떠 있는 발판은 점프를 지시한다. 밧줄은 위로 올라가기를 지시한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발판은 타이밍에 맞는 점프를 지시한다. 구덩이 속 뾰족뾰족한 가시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점프를 지시한다. 스테이지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플레이어가 아바타를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지시하는 추상들의 구문이기도 하다. 게임의 공간적 끝, 게임의 마지막 행위, 게임의 마지막 무대(stage)를 보고자 하는 소망은 그러므로 중첩되고, 혼재되며, 나뉘어 떨어지지 않는다. 플랫포머 게임에서 최후의 공간, 최후의 조우에 대한 소망은 더불어 충족된다. 가령 <슈퍼 마리오Super Mario> 시리즈는 쿠파와 같은 강대한 보스와 대결하고 납치된 피치 공주를 구조하는 스테이지를 항상 대단원의 스테이지로 삼는 전통을 갖고 있다. 반면 <슈퍼 마리오> 의 안티테제이고자 하는 게임 <브레이드Braid>는 플레이어가 마지막 스테이지에 이르러서야 여태까지의 여정과 전진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무대를 배치한다. 주인공이 공주를 구하고자 달려온 게 아니라, 그 주인공으로부터 달아나는 공주를 쫓고 있었다는 진실 말이다. 스테이지 게임 저변에 깔린, 명쾌하고 명료하며 직선적인 이야기는 한편으로 스테이지 간의 근원적인 단절을 숨기고, 좌우로 길게 봉합된 스테이지의 연쇄를 통과하며 전진하고 있단 환상을 유지한다. 오르페우스 신화에의 변용인 게임 <돈룩백Don’t Look Back>은 공간적 연속성이란 환상을 선형의 이야기가 지탱하는 구조를 잘 보여준다. 말 없고 추상적인 픽셀의 세계에서 주인공은 케르베로스와 하데스를 상대하고, 붉은 용암을 뛰어넘으며, 에우리디케의 혼을 만나 함께 무사히 지하 세계를 빠져나온다. 그러나 주인공은 오르페우스 신화의 대안적이고 희망적인 결말이 아니라, 묘지를 떠난 적조차 없는 자기 자신의 뒷모습을 마주한다. 스테이지 구조의 수미상관은 이 아바타가 전진하는 게 아니라, 죽은 자가 구원되지 않고 단지 썩어갈 뿐이란 사실로부터 달아나고 있었음을 표명한다. 묘지를 애초에 떠난 적조차 없다는 진실은 스테이지 게임의 불안정한 틈새를 벌려 보인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며 플레이어는 이전 스테이지와 이후 스테이지를 지나친다. 그 통로의 연속성은 시간적 선후 관계와 공간적 연결을 혼동하는 결과물로서만 담보될 수 있다. 이 연속성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 혹은 순식간에 믿음직스럽지 못해질 수 있는지를 전진과 회귀의 구조를 통해 <돈룩백>은 보여준다. <돈룩백> 시작 화면 플랫 포머 게임들은 이처럼 이차원적인 움직임으로서의 전진에 대한 비평을 게임 내적인 논리에서 마련한다. 그 비평은 특히 게임이 제공하는 최후의 조우와 최후의 공간을 중첩하는 방식에 따라서 특유의 완결된 형식미를 갖춘다. 그러므로 가짜 커비 게임에서, 게임의 끝을 아직 마주하지 않았다는 감각이 마음을 부글부글 끓게 했고, 그 끝이 한참 전부터 반복 재생되고 있었음을 깨달았을 때 그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형식미가 부재하며 의미화되지 않는 전진과 그 전진의 최종 국면이란 게임 세계에서 용납될 수 없어 보였다. 3. 게임 세계의 종점으로 향하는 선로가 증식한다. 무료 플래시 게임을 섭렵한 뒤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더 좋은 사양의 콘솔 기기, 게임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공간, 대형 제작사의 게임을 구매할 돈 등을 통해 얻은 접근성으로, 나는 소위 "오픈 월드Open-World" 게임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종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은 "오픈 월드" 게임의 진화로 인해 더욱 복잡다단하게 변화한다. “자유롭게 배회하는Free-Roaming”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오픈 월드”는 형식미가 부재하며 의미화되지 않는 무한한 전진을 장려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 “오픈 월드”는 게임의 3차원적인 종점에 해당하는 경계 지대를 필연적으로 탐색할 필요는 없도록 공간을 구조화한다. 우선, “오픈 월드"는 게임 디자인 차원에서 엄밀히 정의된 개념이기보다는 사용자들이 특정 게임 경험을 유형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임을 밝혀야겠다. 게임 기술의 발전과 컴퓨터 사양에 크게 의존하는 ”오픈 월드“는 게임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서 상대적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어떤 오픈 월드는 거짓 오픈 월드고, 어떤 오픈 월드는 진정한 오픈 월드란 식의 판정을 벌이는 토론은 포럼에서 아주 흔히 보이고, 이는 오픈 월드가 게임을 분류하는 항목인 동시에 가치의 척도로서 이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사용자들은 근 10년 이내에 발매된 동시대의 오픈 월드 게임을 말하며 함께 GTA, 젤다의 전설, 위쳐 3,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폴아웃 3 이후의 폴아웃 시리즈 등을 떠올린다. 내러티브를 가진 ”오픈 월드“로서 잘 알려진 이 대형 게임들에 대한 대체적 진술로서 ”오픈 월드“를 묘사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사용자들은 이동 제약의 제거를 기대하고, 이동 제약의 제거를 실감할 수 있도록, 오픈 월드 게임은 제작 단계에서 복수의 진로, 단 하나의 선택지가 아닌 선택지의 다발을 염두에 두게 된다. 오픈 월드 게임은 더불어 영영 멀어지는 지평선이 있는 광대한 풍경으로 플레이어를 초대한다. 1인칭 카메라를 통해 플레이어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로 화하며, 3인칭 카메라의 경우, 지평선 앞에 자리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아바타의 뒷모습을 비춘다. 이 카메라는 360도로 돌아갈 수 있는 경우가 잦지만, 원근법상 현실적인 축적과 눈높이를 갖고서 게임 세계에 떨어진 플레이어의 아바타를 비춰야 한다. 플레이어는 지도를 켜거나 미니맵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실시간 위치를 식별한다. 또한, “오픈 월드”는 게임 스테이지(stage)에 의한 분단과 로딩을 최대한 제거하고자 한다. 그리고 변형의 가능성으로부터 닫혀 있는 방해물이었던 오브젝트(object)는 되도록 플레이어의 조작을 통해 이동 혹은 변형 가능한 원자재로서 나타나야 한다. 더불어 게임의 내러티브와 여러 가지 목표들은 플레이어가 직선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저마다의 진로를 개발해내고, 방사선과 같이 뻗쳐 나가는 확산적인 배회를 장려한다. <위쳐 3>의 전체 맵 스테이지 게임의 형식미는 방해물을 뛰어넘으면서 돌파해 가야 하는 진로이자 그 진로에 대한 저항력으로서 공간을 추상화한다. 그러므로 더는 전진할 수 없는 최후의 공간은 여정의 결말이 펼쳐지는 대단원의 무대와 동일시된다. 반면 “오픈 월드”에서, 맵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지역은 끝자락이라는 이유만으로 최후의 조우가 벌어지는 공간적 배경으로 배치될 필연성을 갖지는 않는다. 경향적으로 “오픈 월드”의 주요 이벤트는 전체 지도의 중심부에 밀집되어 있다. 게임의 여러 사건과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지점을 표시하는 지도의 마크가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지를 통해 우리는 그 경향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심부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중반 즈음에 진입하고, 그 이후 가장 자주 드나들게 되는 곳이며, 사방으로 “열려 있다”는 점에서 “오픈 월드”의 공간적 한계에서 오는 이질감을 가장 옅게 느끼는 장소이다. <위처 3>의 “노비그라드”나 <폴아웃 4>의 “다이아몬드 시티”에서 그러하듯이, 중심부는 자주 동시대인의 지리적 현실성에 대한 감각에 반응하여 상공업이 활발한 도시, 문명의 중심부, 서로에게 이방인인 자들이 모이고 자본이 축적되는 메트로폴리스로 나타난다. 사건과 갈등과 정치가 중심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플레이어는 이곳에서 수많은 사연을 지닌 NPC들을 마주친다. 축적해놓은 재물과 귀중품을 팔 상가를 찾을 수도 있다. 중심부는 게임의 엔딩을 보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한 번은 반드시 발을 디뎌야 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갖는 게임이 무한히 확장되며 무한한 자유를 갖고서 배회하고, 무한히 다양한 사건과 조우할 수 있는 공간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유로운 배회”도 복수의 다발을 가진 플레이어의 진로도 지향될지언정 결국에는 제한될 운명이다. 지도의 어느 경계에 이르러 플레이어는 한 발자국도 더 뻗어 나아갈 수 없는 종막에 도달한다. 경계 너머는 로딩되지 않는다. 경계 너머가 애당초 만들어진 바 없으며, 그러므로 두 영역을 나누는 경계조차 애초에 존재한 바 없기 때문이다. 경계 대신 항시 존재해왔던 건 벽이다.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영상 작업 <평행 1~4> 연작이 우스꽝스럽고 집요한 충돌을 통해 보여주듯이, 그래픽은 플레이어가 렌더링의 끝을 표지하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게 아니라, 산맥, 강줄기, 절벽과 같은 자연적 지형지물에 의해 진행이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그 주장만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일은 실패하고 만다. 파로키의 <평행> 연작만을 보면 오픈 월드에 있어 경계 너머란 현실성을 자처하는 게임 세계의 가상성과 허위를 폭로하는 시각적 신기루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신기루는 그 착시의 효과가 존속되어야만 하는 신기루다. 오픈 월드가 자청하는 현실주의의 설득력이 지탱되기 위하여 공간은 단절되어서는 안 되고 계속해서 연장되어야 한다. 이곳이 곧 끝이지만, 게임 내적으로 이곳이 곧 끝이라고 선언되어서는 안 된다는 역설. 경계 부근은 열린 세계의 닫힌 지역이라는 점에서 오픈 월드의 모순이 격화되는 장소다. 그리고 그 모순을 요철 없이 매끄럽게 만들기 위하여, 게임은 시각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다. 오픈 월드 게임은 활발하게 변방, 오지, 무인지대에 대한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상상력을 동원한다. 자주 변방은 천연자원의 제공처로서 나타난다. 오픈 월드 맵의 주변부는 상대적으로 NPC의 인적이 드물며, 사건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황무지, 야생지, 원시림인 경우가 잦다. 자연물은 투명한 벽을 가리는 시각적인 눈속임의 기능으로만 머물지는 않는다. 오픈 월드의 경계지에 도달한 플레이어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하여 게임은 진귀한 광물 자원과 희귀한 동물 가죽을 찾는 등의 보상을 준비해둔다. 손상되지 않은 천연자원을 제공하는 변방을 그리는 가장 대표적인 게임 공간으로서,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북서쪽 산맥 부근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로키 산맥을 본뜬 이 산맥은 되짚어 돌아갈 수 없는 서부 개척 시대와의 단절을 가파르게 물리적으로 표시하며 경외감을 일으킨다. 두꺼운 옷을 인벤토리에 챙기지 않으면 동상을 입게 되는 이 산맥 부근은 희귀한 알비노 물소와 백마가 서성거리며, 가죽이 손상되지 않아 가치가 높은 야생 동물들이 뛰노는 곳이기도 하다. 아트 디렉터 아론 갈버트는 한 인터뷰에서 램브란트와 같은 목가 화가에 덧붙여서 알버트 비어슈타트Albert Bierstadt와 같은 19세기 미국 풍경 화가로부터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영감을 받았음을 밝힌다.1) 램브란트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은 알버트 비어슈타트는 미국의 자연을 발명하고자 하는 국가주의적 수요에 발맞춰서 문명의 발길이 닿지 않은 서부의 야생지를 그리며 명성을 얻은 자연주의 화가다. 그에 대한 당대의 논평 하나는 그의 풍경화를 “숭고한 자연의 형태와 무례한 야만인의 삶”을 담아낸 “순수히 미국의 풍경”이었노라고 상찬한다. 변방이 만들어진 제국의 자연으로서, 제국의 문명이 결국에 극복하고 정복해야 하는 대상으로서 재현되거나 혹은 해석되어 온 역사는 길고 강고하다. 그것은 변방을 변방으로 여기지 않으며 살아온 선주민의 역사를 망각하는 방식으로 강고해져 왔다. 자연에 대한 사실주의적 재현으로서 널리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풍경과 알버트 비어슈타트의 연결 고리는 형식 없는 자연이란 언제나 이미 형식으로서 현현함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목가적 풍경과 대조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 세계의 최남단 변방은 동시대의 갱신된 중심부와 주변부의 관계를 반영하듯이 메트로폴리스가 토해낸 폐기물이 마천루만큼 드높게 쌓여가는 매립지로 상상된다. 최북단 변방은 가동을 멈춘 유정으로, 주인공의 인격에 빌붙어 사는 전직 로커이자 테러리스트 귀신인 조니의 시체가 유기된 곳이다. 실상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 없는 논평일 때가 잦은 사이버 펑크 세계관에서, 변방은 중심부 도시의 폐기물이 어디로도 떠나지 못한 채 부표로서 매여 있는 토성의 고리이며, 과거의 산업 폐기물과 과거의 저항이 구분되지 않고 뒤섞여 폐기되는 곳이다. 또한 모두의 발길이 닿지는 않는 맵의 주변부는 그 게임의 서사적 필연성 외부를 맴도는 존재들을 끌어들여 플레이어를 위한 의외의 조우를 성기게 마련한다. <위쳐 3>은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달리 비옥한 자연이 아니라 전란으로 황폐해진 늪지대 벨렌을 의미심장한 변방으로서 제시한다. <위쳐 3>의 세계는 중세에서 르네상스에 걸쳐있는 유럽 생활사와 민속 신앙 속 이물들이 동위에서 뒤얽힌 세계다. “노맨즈랜드”라는 별칭을 가진 벨렌은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 전의 게롤트가 초중반에 머물며 능력치를 올린 뒤 떠나는 출발점과 같은 장소다. 탈영병을 린치하는 것이 이 동네 오락의 전부고, 돼지와 사람이 뒤엉켜 자는 오두막 몇 개가 비스듬하게 기대선 게 마을의 전부다. 흙길은 가축 오물과 노상 방뇨한 오줌이 끊기지를 않는 장마 속에서 고여 매일 뻘과 다름없는 상태다. NPC에게 말을 걸어도 욕설을 하거나 가래침을 뱉을 뿐이다. 주인공 게롤트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중세 대학 도시, 부농들의 과수원과 농장, 르네상스 극단과 범죄 조직이 들끓는 대도시와 같은 흥미진진한 공간들을 통과한다. 그 과정에서 불쾌한 사람들과 불쾌한 공기만 넘치는 벨렌은 돌아갈 이유가 크게 없는 장소이자 변경지대가 된다. 푼돈을 받고서 역사보다 오래되고, 미신적으로 숭배받는 괴물들을 처단하고 다니는 걸 업 삼은 게롤트는 빈곤한 밭과 아이에 매여 돼지와 엉켜 잘 도리뿐인 NPC와 달리 자유로운 이동의 특권을 가지고, 괴수의 미신적인 힘을 조소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의 압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무적의 게롤트도 상대하지 못하는 여성 괴물들이 벨렌의 가장 가난한 경계 지대에서, 늪 지대의 가장 깊은 곳에서 군림한다. 운명의 여신처럼 세 자매인 그들을 게롤트는 스토리 상으로도 퀘스트로도 결코 완전히 죽이거나 이기지는 못한다. 거듭해서 성장하며 거듭해서 정복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특권이 닿는 영토 너머에서 그들은 존재한다. 게롤트는 잊혀진 세 자매의 영토로 돌아와서 그가 비웃던 미신적인 힘에 사로잡히기를 자처한 것처럼 죽은 자의 유품을 구한다.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무익한 싸움을 하고서 덫에 걸린 개처럼 무명의 죽음을 맞는다. 벨렌은 최악의 결말, 최악의 상실을 할당받은 변방, 중세인들 사이에서 근대인과 같이 자유롭고 합리적인 남성 주체이고자 했던 게롤트의 의외의 악몽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변방은 자주 지배적인 현실주의를 반영하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현실주의와의 분절을 도리어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데스스트랜딩>의 타르 강을 떠올려 보자. <데스스트랜딩> 세계에서는 죽은 자가 “BT”로 불리는 반물질 유령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시체가 시한장치가 달린 핵탄두와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살육은 편리한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무기는 기본적으로 비살상으로 주어지지만, 어쩌다 사람을 죽이게 되면 언제나 트럭에 시체를 켜켜이 쌓는 동작을 진행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폐기하기 위해 달려 가야 한다. 소각로로, 혹은 타르로 가득한 호수와 강으로. <데스스트랜딩> 최북단 변방은 시체를 한 구 한 구 다시 옮겨서 소각해야 하는 소각로보다 편리하게 수장시킬 수 있는 폐기처다. 플레이어는 거대한 타르 강에 시체를 밀어 넣기 위하여 그곳을 찾게 된다. 그 강은 투명한 벽과 달리, 그 무엇도 가라앉은 뒤로 떠오를 수 없고 다가서는 무엇이든 먹어치우고자 하는, 입이 달린 경계로서 숨 쉰다. 시체는 느릿느릿하게 타르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 경계는 벽이라기보다는 현세에 현신한 테티스 강과 같다. 강은 그러나 탐욕스럽거나 두렵기보다는 모든 더러운 육체와 녹슨 폐기물(두 가지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을 삼킬 수 있는 자애로운 구순으로서 상호작용한다. 오픈 월드의 변방은 공간의 차등화와 분절화에 대한 현실주의적인 논평인 동시에, 현실주의에 반하는 새로운 지리학을 체현하는 픽션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을 지닌다. 오픈 월드의 모순이 집약되어 있다고 하는 변방은 도리어 서사적 필연성과의 느슨한 관계 속에서 그 “열린 세계”의 정체성을 축약해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1 )Gies, Arthur. “The Painted World of Red Dead Redemption 2.” Polygon, 26 Oct. 2018, www.polygon.com/red-dead-redemption/2018/10/26/18024982/red-dead-redemption-2-art-inspiration-landscape-paintings.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성훈 문학을 전공했다. 게임과 만화를 좋아한다. <심즈 4>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게임인데 1500시간 정도 했고 그게 수치스러운지 웃긴 건지 헷갈린다. 뚜이부치란 필명으로도 활동한다.
- “진보가 게임을 망친다?” <데스티니2>의 부침을 따라서
흔히 재난에 “‘별 혹은 행성의 불길한 국면’이라는 첫 번째 정의와 ‘갑작스럽거나 커다란 불행’이라는 두 번째 정의가 함께 관계”해 왔을 때, 일반적으로 <데스티니2>에서 묘사되는 재난은 전자의 의미를 조명하는 쪽에 가깝다. < Back “진보가 게임을 망친다?” <데스티니2>의 부침을 따라서 14 GG Vol. 23. 10. 10. 플레이어와 적(敵)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흔히 재난에 “‘별 혹은 행성의 불길한 국면’이라는 첫 번째 정의와 ‘갑작스럽거나 커다란 불행’이라는 두 번째 정의가 함께 관계”해 왔을 때, 일반적으로 <데스티니2>에서 묘사되는 재난은 전자의 의미를 조명하는 쪽에 가깝다. 1) 이 게임에서 조성되는 위기 국면은 언제나 ‘여행자’의 불능에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여행자는 태양계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로서, 게임의 공간을 독특하고도 문제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데스티니2는 여행자라는 초월적인 구체가 인류를 방문해 태양계를 테라포밍하여 황금기를 누리게 해주었다는 설정을 채택했다. 한편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여행자에 관한 이해는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는 거점 베이스 맵인 탑을 계속 방문하게 되는 장소인데, 하늘에는 여행자가 흰 구체의 형상으로 떠 있다. 분명 시점을 위로 올려다 보며 여행자를 포착할 수는 있으나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행할 수는 없다. FPS 장르의 문법이 1인칭의 눈으로 대상을 감각하는 것을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으로 연결 지었다면, 여행자는 FPS의 문법에서 규정하는 인간적인 시각과 불화하는 존재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행자의 위기는 마치 “인간이 막을 수 없는 하늘의 영역에” 속하는, “명명 불가능한” 재앙의 요소를 품고 있다. 그러나 게임은 플레이어의 자리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게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환경으로, 인간 행위자가 개입해야 비로소 의미 항을 생성하는 매체로 상상되어 왔다. 따라서 데스티니2의 개발사인 번지(Bungie) 스튜디오는 “재앙에서 재난의 몫을 구별해내기 위해” 2) 여행자가 퍼뜨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일종의 자원으로 인식하고, 서로 다른 종족이 희소 자원을 둘러싸고 갈등한다는 정치의 내러티브로 위기를 빚어냈다. 여행자를 억류하고 그 힘을 탈취하려는 외계인 장군을 격퇴한 데스티니2의 첫 확장팩인 ‘붉은 전쟁’은 하나의 대명사가 되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게임 세계관에서 타도해야 할 타자를 외계의 침략자로 일방적으로 구성하는 관행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방법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새로운 재난을 구성하고, 그에 대처하는 주체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 번지는 이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채택한 듯하다. ‘목격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적은 여행자의 반대 선상에 배치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게임 내에서 여행자의 형태가 추상적인 구체로 제시되는 반면, 목격자의 외형은 캐릭터적으로 뚜렷하다. 두 눈과 코는 흰 얼굴 위에 선명히 놓여 있으며, 안면 뒤로는 무수한 얼굴이 증기처럼 피어오르는 두상을 갖췄다. 여러 사람의 음성이 겹친 목소리는 뚜렷한 응시와 함께 명확한 의도를 품고서 전달된다. 얼굴이 전통적으로 주권의 표상으로 기능할 때, 인격화된 초월체인 목격자는 깔끔하게 지목 가능한 적수다. 이 같은 설정은 그간 스튜디오가 행해 온 반성적 해석을 다소 무색하게 만든다. FPS 문법이 급진적으로 사유되지 못하고 다시 적과 아군의 구획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번지는 오랜 세월 ‘떡밥’을 던지며 조성한 적을 야심만만한 형상으로 빚어놓았지만, 그 기표는 어딘가 공허하게 다가온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윤리, 인간 게이머가 이길 수 없는 대상과 마주하기 이 같은 관성은 번지가 <헤일로> 대부터 매끄럽게 구축해 온 하이퍼 FPS의 문법과 연관이 깊다. 헤일로는 스튜디오에는 메이저한 스튜디오의 명성을 안겨준 타이틀이다. 플레이어는 강화 군인 ‘마스터 치프’가 되어 외계 종족 ‘코버넌트’의 쇄도로부터 인류를 수호해야 한다. 코버넌트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연상케 하는 종교를 믿고 모든 생명체를 잠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헤일로’에 집착한다. 인류를 지키는 것은 곧 은하 전체를 지키는 것과 등치 되어 대립을 자연화하는 구성을 취한다. 3) 물론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슈팅을 연결한다는 발상이 그 자체로 특수한 정치적 돌출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 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가 외계인의 침략을 쏘아 막는다는 플레이를 기획한 게 대표적이다. 리자르디는 2000년대 초에 미국이 다른 세계와의 관계를 모색하는 동안 출시된 비디오 게임들이 “일반적인 유사성”을 형성했음을 지적한다. 4)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와 인간성이 겪는 위기, 이를 복원하기 위한 전투와 저항을 주요 요소로 삼은 게임들이 9·11 테러나 이라크 전쟁과 같은 특수하고 문제적인 맥락으로 재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데스티니 시리즈 역시 헤일로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외부의 적과 마주한다는 골조를 채택했다. 작중의 시점은 황금기가 저문 이후의 어수룩한 문명에 선 인류를 다룬다. 여행자로부터 선택 받아 특수한 힘을 쓸 수 있는 ‘수호자’는 온갖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탑을 세우고 인류를 견인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구분하는 모일란의 논의를 따라, 페레즈-라토레는 주요 게임들이 어떻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는지 분류하고 있다. 특히 디스토피아 내에서도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소수의 유토피아적 근거지는 주로 세 가지 방식에 의해 묘사된다. (1)‘카우보이형’ 고독한 영웅 (2)자연으로의 회귀와 자급 자족적 생활 (3)공감과 연대를 통한 집단적 생존. 5) 이 입장들은 명확히 나눠떨어지기보다 중첩되며 개개의 효과를 자아낸다.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는 “까다로운 조건에서 개의치 않고 험준한 환경을 질주하는 동시에 자유와 정복이라는 가능성을 향하는 선구자로 낭만화”되는 영웅이기에 첫 번째 유형에 가깝게 읽힌다. 치프 개인이 공동체와 불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전사로 간주된다. 홀로 수행하도록 고안된 게임 내의 미션들은 아웃사이더의 뉘앙스를 강화한다. 이처럼 소수의 선각자를 부각하는 방식은 게임이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하여 활약할 만한 국면을 확보하는 데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뒤를 이은 데스티니 시리즈 역시 영웅을 만들어 내는 문법을 능숙하게 구사했다. 데스티니1에서 주인공 수호자는 단일한 몸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은 위인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는 지형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빛의 저편’ 확장팩 이후부터다. 혹한의 행성 ‘유로파’를 바탕으로 몰락자들이 거주하던 폐허를 묘사함으로써 황량한 풍경에서 비롯되는 애수와 정동이 인간의 감상으로만 독점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부연되었다. 스튜디오가 그간 행해온 작업에 대한 반성적 기획은 ‘사냥의 시즌’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시되었다. 적이었던 ‘울드렌’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본래 그는 유머를 겸비한 총잡이로 인기가 많았던 인물 ‘케이드-6’를 살해함으로써 공분을 일으켰다. 케이드-6의 죽음이 감정적 방아쇠가 되어 확장팩의 성공을 가져왔을 때, 울드렌을 부활시킨다는 발상은 스튜디오가 그간 행해온 작업에 대한 반성적 기획으로 읽힌다. 개인의 층위에서 국한되었던 유토피아적 충동은 이제 (3) 공감과 연대를 통한 집단적 생존으로 이어진다. 원래라면 적으로 배치되었을 외계 종족은 기꺼이 장벽 안으로 수용되었다. 공동체는 이들을 포용하고 건전하고 든든한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다가오는 재난에 대비하려 한다. 이를테면 ‘망령의 시즌’에서는 악몽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인물들의 굴절된 과거를 눈앞으로 불러내 해소하는 작업을 펼친다. 이때 카타르시스를 겪는 인물은 인류에게만 특권적으로 한정되지 않고, 한때 적이었던 외계인에게도 배분됨으로써 동맹의 정서적 울타리를 단단하게 엮어 낸다. 또한 인류에 대한 주류적 상상-건강한 백인 남성-에서 소외되어 있던 소수자성 역시 공동체의 이름으로 수용된다. 게임에서는 장애인 비행기 조종사나 디스포리아를 겪는 기계 인간 등의 매력적인 메타포가 제시된다. 그러나 게임이 공감과 연대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동안 커뮤니티 내에서는 불만이 커져 갔다. 주요한 비판 중 하나는 여러 인물이 탑으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주인공은 그저 국면을 눈에 담는 목격자가 될 뿐, 개입자로서의 효능감을 크게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즉 데스티니2가 게임 세계와 관계 맺어 온 플레이어에게 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을 재고하는 데에 혼란을 느끼는 것처럼 비친다. 이 점에 있어서 국내 데스티니2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주 해적의 시즌’에서 두 남성 인물의 키스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을 두고 오직 ‘PC’에 대한 역행적인 반발로만 읽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소수자성을 부각하는 텍스트가 곧 남성적 개입의 플레이 전반에 대한 위협으로 수용된 것은 아닐까. 파올로 루피노는 포스트휴먼 관점에서 게임을 검토하며 상호작용성과 도구주의에 대한 잘못된 신화와 “이 개념에 내재된 남성주의”에 도전한다 6) . 그에 따르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는 인류세의 위기를 만능으로 타파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기대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모두 통제하려는 자신감 과잉”을 드러내는데, 이는 인간과 기계를 이원적으로 바라보며 상상적 분리를 심화하는 기존의 게임 담론과 유비 관계를 가진다고 이해한다. 이때 게임은 인간이 도구성과 합리주의를 견지하여 풀어내야 할 문제 텍스트로 인식된다. 데스티니2는 인간이 개입하여 통제해야 할 대상의 기준을 뒤흔들면서도 전통적인 적수의 문법에 따라 목격자를 둠으로써 우왕좌왕하고 있다. 진보적 가치를 반영한 게임 개발과 플레이는 성공할 수 있을까? 데스티니2는 플레이어 이탈이 극심해 존폐를 걱정해야 했던 게임이다. 번지 스튜디오의 수석 개발자인 저스틴 트루먼은 2022년 지스타에서 이 문제에 관해 공개 강연을 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서비스 개선 과정에서 라이브 스튜디오로서 ‘속도’를 유지하는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강조했다. 7) 데스티니2의 시즌 패스 콘텐츠는 번지가 추구하는 속도를 잘 보여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미션이 업데이트된다. 플레이어의 꾸준한 참여를 스토리와 컷씬 등을 통해 고무한다. 그리고 약 3개월 남짓의 짧은 기한 안에 한 시즌의 기승전결을 제공해야 한다. 번지는 매년 새롭게 출시한 확장팩으로 게임 전체의 윤곽을 그리고, 다시 그 안에 4개의 시즌을 배치한다. 이처럼 속도를 중점으로 두고 콘텐츠를 관리함으로써 데스티니2가 현재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는 것이 스튜디오 내부의 평가다. 같은 맥락에서 트루먼은 게임 발매 전 고강도의 야근을 일삼는 업계의 크런치 관행을 지양해야 할 것으로 언급했다. 스튜디오의 장기적인 수명을 깎아 먹기 때문이다. 이처럼 번지는 속도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 시장성 및 장기적 신뢰로 비견된 윤리라는 두 축을 포괄하려 시도한다. 스튜디오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2020년의 Black Lives Matter 캠페인과 관련해 공개한 입장문 등이 대표적이다. 8) 또한 UI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세처는 ‘Trans in Bungie’를 꾸리고 게임 내 콘텐츠로 트랜스젠더 플래그를 본뜬 엠블럼을 제작한 것과 같이 소수자 정체성을 연결하고 확대하려 한 기획이 고루 존재한다. 9) 그러한 방침 아래 제작된 게임 텍스트 역시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제스처를 취한다는 점에서 제법 인상적이다. 2021년 5월 12일에 출시된 ‘융합의 시즌’에서는 본래 적대 팩션이었던 외계 종족 ‘몰락자’에게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여 인간 사회의 장벽 안으로 수용했다. 피난민을 배척한 강경파가 몰락한다는 결말은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불안과 고통을 승화하려는 몸부림처럼 비친다. 데스티니2라는 게임 텍스트 내외에서 행적을 읊어 봤을 때, 이는 시장 질서 내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진보로 읽히기도 한다. 이토록 야심 찬 청사진은 과연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을까. 2020년 도입한 ‘콘텐츠 금고’ 조치는 그들이 봉착한 어려움을 드러낸다. 오래된 콘텐츠를 따로 빼 두었다가, 훗날 다시 가져오겠다는 기획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더해질수록 용량의 부담이 심화 되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구매한 콘텐츠가 삭제된다는 불만을 토로했으며, 더 나아가 스튜디오의 역량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기존의 콘텐츠를 유지·보수하는 것도 허덕인다면 매주 새 콘텐츠를 업데이트 한다고 해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 소외된 정체성을 하나씩 끌어들여 태그를 붙인 후 연합에 끌어들이는 일련의 흐름은 텅 빈 구호로 흘러들어가는 주체의 무한한 자기 긍정처럼 보인다. 플레이어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자기 갱신이 요구된다. 매주 업데이트 되는 이야기의 흐름에 제대로 탑승하기 위해서는 전투력을 올려야 한다. 결국 목적은 갱신 그 자체가 되고 만다. 데스티니2 6년 차에 출시된 ‘빛의 추락’ 확장팩은 목격자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무엇도 해소된 것 같지 않다는 원성을 자자하게 받으며 스팀에서 부정적인 평가에 놓였다. 비장한 제목 앞에서는 아무것도 새롭게 추락하지 않는다. 실은 모든 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데스티니2는 광대한 재난을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 부각할 때 발생하는 균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텍스트다. 앞으로의 게임들이 어떻게 위기를 발굴하고 개입자를 위치 지을 것인지에 관해 고민을 던져준다. 1) 황호덕. (2022). 한국 재난 서사의 계보학 - 비인지적 낯익음에서 인지적 낯설게 하기까지. 현대소설연구, (88), 432쪽. 2) 윗글, 437쪽. 3) Voorhees, (2014) “Play and Possibility in the Rhetoric of the War on Terror: The Structure of Agency in Halo 2”, Game Studies, 14(1), https://gamestudies.org/1401/articles/gvoorhees 4) Lizardi, (2009) “Repelling the Invasion of the ‘Other’: Post-Apocalyptic Alien Shooter Videogames Addressing Contemporary Cultural Attitudes”, Eludamos: Journal for Computer Game Culture, 3(2), pp. 298. doi: 10.7557/23.6011. 5) Pérez-Latorre, (2019) “Post-apocalyptic Games, Heroism and the Great Recession”, Game Studies, 19(3), https://gamestudies.org/1903/articles/perezlatorre 6) Ruffino, P. (2020), "Nonhuman Games: Playing in the Post-Anthropocene", Coward-Gibbs, M. (Ed.) Death, Culture & Leisure: Playing Dead (Emerald Studies in Death and Culture), Emerald Publishing Limited, Bingley, pp. 11-25. https://doi.org/10.1108/978-1-83909-037-020201008 7) “[지스타 2022] 번지 CDO, "기존 게임 개발 공식을 바꿔야 한다"”, 김승주, 디스이즈게임, 2022.11.17.등록, 2023.09.29.접속, https://m.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162164 8)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Destiny Dev Team, Bungie, 2020.06.01.등록, 2023.09.27.접속, https://www.bungie.net/ko/Explore/Detail/News/49184 9) “Trans at Bungie”, Destiny Dev Team, Bungie, 2021.03.31.등록, 2023.09.27.접속, https://www.bungie.net/ko/Explore/Detail/News/50218 Tags: 데스티니, 재난서사, 포스트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 부분 화면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재규정하는가
그러나 방치형 게임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관습화된 감이 있다. 초창기의 시도가 장르 규칙으로 굳어지면서, 메커니즘(부재 시간의 플레이 편입, 실감 가능한 성장을 가시화하는 대시보드형 인터페이스, 자동화의 단계적 해금 등), 과금·보상 구조(보상형 광고, 프리미엄 가속재 혹은 패스, 온보딩 메타 등), 이용 행태(백그라운드 혹은 세컨드 스크린 소비, 효율 중시 공략 문화 등) 차원 모두에서 자유도 강화나 새로운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 Back 부분 화면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재규정하는가 26 GG Vol. 25. 10. 10. 방치형 게임의 역설과 관습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이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두고 벌이는 끊임없는 경쟁의 장이다. 이런 장에서 ‘방치형 게임’류는, 플레이어의 지속적·적극적 개입 없이도 플레이가 자동으로 진행되고 자원·보상이 누적되도록 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주류로 부상했다. 물론 플레이어의 개입이 적게 이뤄진다는 점은, 소셜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 플레이가 진짜 게임 플레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치형 게임을 단순히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그것을 플레이하는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따지기보다,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플레이되고 있는 방치형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논의하는 일이 생산적일 듯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방치형 게임의 성공은 플레이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규정을 수반한다고도 할 수 있다. 방치형 게임의 인기요인은 역설적으로 플레이어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전통적인 게임에서 플레이가 능동적인 수행을 의미했다면, 방치형 게임에서의 플레이는 자동화를 통해 수행의 필요성을 약화 혹은 무화하고 플레이어의 역할을 시스템 관리자로 변화시킨다. 재미 역시 순간적인 조작의 쾌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원 배분과 업그레이드 순서 등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그 결과가 기하급수적인 성장으로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는 만족감에 기인한다. 그러나 방치형 게임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관습화된 감이 있다. 초창기의 시도가 장르 규칙으로 굳어지면서, 메커니즘(부재 시간의 플레이 편입, 실감 가능한 성장을 가시화하는 대시보드형 인터페이스, 자동화의 단계적 해금 등), 과금·보상 구조(보상형 광고, 프리미엄 가속재 혹은 패스, 온보딩 메타 등), 이용 행태(백그라운드 혹은 세컨드 스크린 소비, 효율 중시 공략 문화 등) 차원 모두에서 자유도 강화나 새로운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부분 화면 인터페이스의 혁신: <러스티의 은퇴> 사례 등장 그런 중 방치형 게임의 인터페이스 자체를 혁신한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러스티의 은퇴(Rusty’s Retirement)>다. <러스티의 은퇴>는 인디 개발사 미스터 모리스 게임즈(Mister Morris Games)가 제작한 방치형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24년 4월 스팀(Steam)을 통해 출시되었다. 미스터 모리스 게임즈는 2022년 <로봇 하이쿠(Haiku the Robot)>로 이름을 알렸는데, <러스티의 은퇴>에 그 세계관의 로봇 캐릭터들이 등장해 팬들에게 친숙함을 더한다. 방치형 농장 시뮬레이션이라는 비교적 친숙한 장르를 채택했음에도 <러스티의 은퇴>를 혁신 사례로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모니터 일부 화면만을 활용하게 함으로써 ‘게임이 위치하는 공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가로 혹은 세로 띠 형태로 모니터 하단이나 우측 약 1/3 정도 크기만 차지하도록 설계된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시선만 살짝 옮겨 농장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간단한 조작을 통해 운영을 할 수 있게끔 한다. 멀티태스킹 디자인을 위해 이용자 인터페이스(UI) 요소도 효율화돼 있는데, 초기 설정을 통해 항상 게임 화면이 다른 창 위에 표시되고, 필요한 정보(로봇 범위 표시나 작물 언락 조건 등)가 마우스 오버 툴팁으로 제공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UI 확대 및 축소, 다른 모니터로 이동, 인터페이스 크기 조정 등의 편의 설정이 지원돼 플레이어 환경에 맞게 화면을 구성할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플레이어가 집중할 일이 있을 때 ‘집중 모드(Focus Mode)’를 켜면 게임 속 작물 성장속도가 절반으로 느려지고 그동안에는 농장이 천천히 돌아간다. 집중 모드를 통해 플레이어는 다른 일에 몰두해야 할 때 게임 진행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게 하고, 다시 여유가 생기면 모드를 해제하여 정상 속도로 돌리는 식으로 현실 작업과 게임 속도를 조율할 수 있다. 모니터 일부 화면만을 활용하는 공간적 측면만이 아니라, 게임 세계 속 시간적 측면, 그리고 게임 바깥 플레이의 시간적 측면까지를 고려한 설계인 것이다. 시간적 분리에서 공간적 분리로 초기 방치형 게임은 플레이어가 웹 브라우저의 다른 탭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는 단순한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게임 플레이의 ‘시간적 분리’와 관련된다. 장르가 발전하며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자동화가 도입되면서 게임의 핵심도 ‘효율성의 극대화’가 되었는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방치형 게임들도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인지적 부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게임을 ‘방치’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더욱 ‘적극적으로’ 최적의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방치형 게임이 기존 게임의 틀을 많이 바꿔놓았음에도 중요한 문제 하나는 해결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바로 ‘화면 점유’였다. 게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어찌 됐든 하고 있던 작업을 잠시 중단하고 화면을 전환해 보고 있던 화면에 게임을 띄우거나, 게임이 띄워져 있는 다른 화면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러스티의 은퇴> 같은 게임을 통해 이제는 방치형 게임에서 ‘공간적 분리’까지 이뤄지게 되었다. 엠비언트 게이밍과 주변적 노동 기존의 게임은 전체 화면을 장악함으로써 플레이어를 가상세계에 몰입시켜왔다. 그것이 방치형 게임이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였다. 반면, <러스티의 은퇴>는 스스로가 ‘보조적’인 공존을 추구한다. 사용되지 않는 디지털 공간을 게임화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의식적 주의를 포착하면서도 지속적인 심리적 관여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구현했음을 의미한다. 게임이 항상 시야의 가장자리에 존재함으로써, 플레이어는 화면 전환 없이 농장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는 맥락 전환 비용을 제거하여 주된 작업의 흐름을 거의 방해하지 않으며, 기존 방치형 게임이 주지 못했던 플레이어와 게임 사이의 지속적인 연결감을 제공한다. 화면 주변부를 활용하는 디자인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게임을 ‘활동’이 아닌 ‘환경’으로 전환하는 이른 바 ‘앰비언트 게이밍(ambient gaming)’ 경험을 창출한다. 화면 한구석에서 로봇들이 움직이고 작물이 자라는 모습은 마치 디지털 분재 같기도 하다. 시각적 자극 역시 주된 인지 부하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낮게 설계되었다. 오히려 복잡한 업무 사이에 이루어지는 짧은 개입(씨앗 심기, 로봇 배치 등)이 마이크로 브레이크(micro-break) 역할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심리적 환기를 제공한다. 시선을 잠시 돌렸을 때 자원이 쌓여있는 모습은 즉각적이면서 작은 도파민 분출을 유도한다. <러스티의 은퇴>는 키오와 리처드슨(Keogh & Richardson, 2017)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백그라운드 게임(background game)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백그라운드 게임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기기나 게임 서버의 처리 능력을 배경에서 사용하며 과업을 진행하고 자원을 축적하는 게임을 말한다. 더욱이 그 백그라운드 게임이 플레이어의 일상, 그것도 일과 여가 사이에 자연스럽게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주변적 노동(ambient labor)’을 수행하게 만든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퀴클리흐(Kücklich, 2005. 1)의 ‘놀이노동(playbor)’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백그라운드 게임은 플레이어가 단순 반복적인 과업을 수행하거나, 혹은 그 노동을 전혀 하지 않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매우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노동 형태의 축약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단순 과업이 완료되기를 기다리는 행위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러스티의 은퇴>는 이러한 주변적 노동을 통해 명확한 성장 시스템을 제공하며 만족감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생산성을 배려하는 유희적 설계를 보여준다. 이는 일부 플레이어에게 업무 중 게임을 한다는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은퇴의 미학과 효율성의 아이러니 위에서는 주로 <러스티의 은퇴>가 제공하는 부분 화면 플레이가 게임 플레이를 어떻게 기존과는 다른 것으로 바꿔놓는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했지만, 게임의 테마 자체도 흥미롭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은퇴’라는 테마는 직접적인 스토리텔링보다는 게임의 상황 설정과 플레이 체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주인공인 로봇 러스티는 제작사의 전작 <로봇 하이쿠>의 세계관에서 긴 모험을 마치고 조용한 삶을 찾은 캐릭터다. 시·공간 배경은 인류 멸망 후 로봇들만 남은 미래로, 맵 곳곳에 과거 인간 문명의 잔해 위에서 러스티와 동료 로봇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군다는 설정이다. 전작에서 기계들이 지배하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그렸다면, <러스티의 은퇴>는 그 세계에서 인간이 사라진 지 오래인 지구를 로봇들이 다시 녹색으로 재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무엇보다 ‘은퇴’라는 테마는 게임 전반에 걸쳐 느긋한 톤으로 구현돼 있다. 러스티가 은퇴한 로봇답게 느릿느릿 움직이기에, 플레이어 역시 서두를 필요 없이 농장 일을 지켜보며 간간이 지시만 내리면 된다. 러스티에게는 이제 급한 일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 역시 느긋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게임에서 시간 제한요소(계절 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 하루 동안 해야만 할 일 등)가 발견되지 않으며, 어떤 것이든 아무리 오래 방치해 두어도 패널티가 없다. 모든 일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즐기도록 유도하는 게임이 <러스티의 은퇴>다. 이러한 느림의 미학은 가끔 모니터 구석에 시선을 두고 몇 가지 관리만 하면서 적당히 게임을 즐기려는 플레이어의 플레이 방식과도 딱 맞아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러스티의 은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과도한 효율 추구’에 대한 메시지, 즉 지나친 생산성과 효율성에의 강조에서 잠깐 벗어나 한눈을 팔게 만드는 딴짓 거리로도 읽힌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살피면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처음에는 여유롭게 시작하는 듯 보였던 농장이 점점 자동화되고 기계화될수록 플레이어는 더 큰 수익과 효율을 추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농장이 자동으로 돌아가 저절로 수확이 굴러 들어오는 상황을 목도하게 되는데, 이는 은퇴 후에까지 생산성과 최적화를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임이 이를 가시적이거나 풍자적으로 그리진 않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방치형 게임 특유의 끝없는 성장에 빠져드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찰을 유도한다. 요컨대 <러스티의 은퇴>는 겉으로는 평화로운 은퇴 생활의 모상을 제공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스스로 얼마나 최적화에 집착하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이중적 매력을 지니는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의 새로운 지평을 향하여 <러스티의 은퇴>는 제약을 통한 혁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게임이 언제, 어떻게 플레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상상력을 넓혀준다. 전통적인 게임/플레이 개념에 도전하면서도 새로운 참여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주의력 경제와 디지털 노동의 새로운 형태도 구현한다. 이러한 방치형 게임의 지속적인 변화(혹은 진화?)와 주류 게임 장르로의 편입은, 이들이 단순 틈새 장르를 넘어 새로운 게임 플레이의 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백그라운드 게임 플레이의 조건 하에서 비물질적 노동, 모바일 미디어 실행, 그리고 게임과 놀이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당분간 방치형 게임 ‘현상’과 그 변화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Brendan, K. & Richardson, I. (2017). Waiting to play: The labour of background games. European Journal of Cultural Studies, 21(1). Retrieved from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1367549417705603 Kücklich, J. (2005. January). Precarious playbour: Modders and the digital games industry. Fibreculture, 5. Retrieved from http://journal.fibreculture.org/issue5/kucklich_print.html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강신규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게임, 방송, 만화, 팬덤 등 미디어/문화에 대해 연구한다. 저서로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2024), <서브컬처 비평>(2020), <아이피, 모든 이야기의 시작>(2021, 공저), <서드 라이프: 기술혁명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2020, 공저), <게임의 이론: 놀이에서 디지털게임까지>(2019, 공저) 등이, 논문으로 ‘<체인소 맨>의 한국적 수용과 문화적 증폭’(2026), ‘극사실주의의 게임적 재구성: <나는 SOLO>의 상호/텍스트성과 수용구조’(2026), ‘이기지 않아도 재미있다: 부모-자녀 게임 플레이의 사회성과 행위성, 그리고 분투형 플레이’(2024), ‘커뮤니케이션을 소비하는 팬덤: 아이돌 팬 플랫폼과 팬덤의 재구성’(2022) 등이 있다.
- 부분 화면 게임 플레이는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재규정하는가
그러나 방치형 게임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관습화된 감이 있다. 초창기의 시도가 장르 규칙으로 굳어지면서, 메커니즘(부재 시간의 플레이 편입, 실감 가능한 성장을 가시화하는 대시보드형 인터페이스, 자동화의 단계적 해금 등), 과금·보상 구조(보상형 광고, 프리미엄 가속재 혹은 패스, 온보딩 메타 등), 이용 행태(백그라운드 혹은 세컨드 스크린 소비, 효율 중시 공략 문화 등) 차원 모두에서 자유도 강화나 새로운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 이토록 ‘스트레인지 리얼’한 토요일 – 탑승형 시뮬레이터 게임에 대한 소고
그렇다고 해서 현실 모사를 향한 <에이스 컴뱃>의 시도와 곤혹이 완전히 축소되지는 않는다. 2025년 지스타 컨퍼런스의 세션에서 청중 질의를 소화하던 코노 카즈토키는 시리즈의 근본적인 제약을 쓰게 웃으며 인정한다. 30년 간의 진보를 이야기하는 데에 있어 게임이 구름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구현했는지 거듭 되풀이하는 이유는, 실상 그 외에 발전사를 검토할 만한 인상적인 요소가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Back 27 GG Vol. 25.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ri Kim Interested in the ways games let us experience stories. After poking around here and there, lately played Marathon.
- <마우스워싱>: 노스탤지어가 흐물거릴 때
자본주의적 체인 안에서 상품이 개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은 세세하게 분할되어 실체는 추상적인 절차로 파편화되고 프로세스는 우연적인 집합에 불과할 때, 블랙 박스 속 물건을 통해 주권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지미의 시도는 실패로 끝난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yuri Kim Interested in the ways games let us experience stories. After poking around here and there, lately played Marathon.
- [논문세미나] 데이터가 만든 신화: ‘동남아 성장 신화’를 주도하는 게임 시장 분석 보고서 비판
그러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망에는 비판도 따른다. 게임 시장 전망을 내놓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사실은 시장 담론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웡(K.T. Wong) 교수는 2022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며, 뉴주(Newzoo)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이 만들어낸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의 서사가 이 지역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 구성된 분석이라고 지적한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 Levelling Up: An Overview of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One late afternoon in a quaint village. Rembo the rooster crowed loudly, adding to the countryside ambiance. You, your identical twin, and some friends from kindergarten were spinning tops in the yard. Just another joyful day of playing freely. < Back Levelling Up: An Overview of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26 GG Vol. 25. 10. 10. ***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8a98b78b-f8cc-4b81-bce9-f99c35d94529 One late afternoon in a quaint village. Rembo the rooster crowed loudly, adding to the countryside ambiance. You, your identical twin, and some friends from kindergarten were spinning tops in the yard. Just another joyful day of playing freely. Unbeknownst to you, Rembo had been causing havoc on his afternoon stroll. From demanding treats at the shaved ice hawker, snitching on kids playing hide-and-seek, to taunting people as they did chores, Rembo was relentless. That was until he encountered his nemesis, the neighborhood cat. Now he was being hunted by the feline across stalls and clotheslines before escaping through the woods. It is now up to you and your twin to chase the rooster and return him to the village elder. The events portrayed here are taken from the opening sequence of an adventure video game, Upin & Ipin Universe. Developed through a collaboration between Les’ Copaque Production and Streamline Studios, the game is an adaptation of the beloved Malaysian animated series Upin & Ipin. It follows two young twin brothers entangled in cheeky daily adventures as they learn about family, friendship, and community. The game captures the essence of childhood and simpler times. Chasing the chaotic rooster is just the first quest as more explorations await the players. Speaking at the launch of Upin & Ipin Universe in July 2025, Digital Minister Gobind Singh Deo said that the game “embodies the innovation and cultural richness that make Malaysian games stand out” (BERNAMA, 2025a). The game invites players to experience growing up in Southeast Asia, specifically the Malaysian kampung (village). The quests, interactions, and environment reflect the charm of rural life and local heritage, making the game both entertaining and educational. Players could experience settings such as cozy wooden houses, bustling night markets, peaceful rice fields, and evening scenes with fireflies. Besides the main narrative campaign, there are also mini activities such as fishing, farming, bug catching, cooking, cycling, and remote car racing. Retaining the animation’s heartwarming and family-friendly nature, the game is an offline-only experience without the mechanics of combat, microtransactions, and fail states. Image Source: Steam Regrettably, despite being backed by a supposedly big-budget, significant marketing, and an existing fanbase, the game’s reception was generally lukewarm. On the digital platform Steam, the game received ‘Mostly Negative’ reviews. Prominent Asia Pacific gaming website, Kakuchopurei criticized the game for its janky controls, buggy state, lack of meaningful progress, and workforce controversies involving the developer (Toyad, 2025). Across online spaces, players regarded the game’s price tag at RM180 ($43) as “too expensive” and unreasonable for what it offered, comparing it unfavorably to the price point of AAA games (Ralph, 2025). Similar issues were also reported by the Indonesian newspaper Tempo in the country where the animation had exploded in popularity (M. Faiz Zaki, 2025). Amid social media boycotts and PR crises, the development team continues to deliver patches and fixes for a better gaming experience. Clearly, while Upin & Ipin Universe shows promising potential, it is also mired in structural issues. To understand how this case fits into a wider context, it is useful to turn to the broader state of play in Malaysia. The Growth of the Malaysian Video Game Industry Malaysia is a multicultural country located in the region of Southeast Asia, with a population of 34.2 million as of 31 July 2025 (Department of Statistics Malaysia, 2025). The gaming industry is growing fast, with a forecast revenue of $649 million in 2024 and a steady compound annual growth rate of 7.55% to reach $807 million by 2027 (BERNAMA, 2024). This projected revenue contrasts with an earlier report from when the local industry had just started with limited technology, fewer companies, smaller grant schemes, and narrower talent pools (Chong, 2004). Malaysia’s serious entry into game development began in the 1990s, when the studio Motion Pixel contributed key development work to the internationally published title Ghoul Patrol for LucasArts. (Chong, 2004, p. 20). In the 2000s, local companies licensed and repackaged global titles, particularly MMORPGs, for the Malaysian market. In recent times, studios have become abundant, with most providing outsourced services of game art and co-development for well-known studios abroad. The examples include Passion Republic (Diablo IV, Uncharted 4, and Dark Souls 3), Streamline Studios (Street Fighter V and Final Fantasy XV), and Lemon Sky Studios (Marvel Spider-Man, The Last of Us Part II, and Warcraft III: Reforged). Besides that, Malaysian studios have also developed their own games. Three titles were identified as high-profile IPs that helped establish Malaysia’s reputation in the global video game industry: Magnus Games’ Re:Legend, Metronomik’s No Straight Roads, and Streamline Games’ Bake ‘n’ Switch (Wong, 2024). In 2023, Malaysia’s digital creative industry recorded a strong performance, generating revenue of RM5.3 billion ($1.25 billion) with exports comprising RM800 million (BERNAMA, 2025a). Bolstered by various targeted policies, the government, through the Malaysia Digital Economy Corporation (MDEC), aims to make Malaysia a regional and global hub for animation and games by the year 2030 (BERNAMA, 2025a). MDEC plays a crucial role in supporting the local game development scene. One recent initiative is a closer collaboration with PlayStation Studios Malaysia (BERNAMA, 2025b). Image source: Steam MDEC also organizes the annual Southeast Asia Game Developers Conference known as LEVEL UP KL, attracting professionals from across the region and beyond. Highlights of the event include conferences, business networking programs, exhibitions, pitching, the SEA Game Awards, and masterclass workshops. On Steam, MDEC not only showcases Malaysian-made games, but also recognizes outstanding IPs developed in Southeast Asia for the global audience. With MDEC’s support, the local industry is poised for continued expansion. However, more needs to be done at the industry level regarding the retention of game development talent. The main challenge affecting talent retention in the country is the limited career growth opportunities, leading many to leave for higher-paying markets such as Singapore, the United States, or Europe (Malaysia Digital Economy Corporation, 2024, p. 69). A notable theme in Malaysian-made games is the incorporation of rich cultural elements to instill appreciation and recognition of local identities. Besides the aforementioned Upin & Ipin Universe, other examples include Mastra, an ambitious Mobile Online Battle Arena (MOBA) by Todak Studios inspired by ancient and mythological Southeast Asian or Nusantara culture. The game recently launched its open beta for players in the region (Kalita, 2025). A similar theme has also been seen in recent indie game developments, as developers blended local culture with the nostalgia of childhood memories (Chandy, 2024b) with one citing Korean MMORPG Ran Online as his inspiration (Chandy, 2024a). The Trends of Malaysian Video Gamers Playing video games is not only a casual pastime, but also a growing contributor to the nation’s economy. In a 2022 survey, Malaysian Communications and Multimedia Commission (MCMC) reported that 35.7% of internet users engaged in online gaming, a decrease from 42.8% in 2020 when many were stuck indoor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lockdown (2022, p. 97). Factors that influence online gaming include entertainment, stress relief, social interaction, income generation, and escapism (Yunus et al., 2021). Approximately RM2.7 billion ($570 million) in revenue was reported from Malaysian gamers in 2020, an increase from RM2.5 billion ($527 million) in 2019 (Hassan, 2021). Many reportedly would not mind spending RM200 ($48) or more each month to purchase power-ups, cosmetics, and unique characters, making the country one of the highest-spending markets in Southeast Asia (Hassan, 2021). In terms of platforms, the accessibility of mobile phones and affordability of internet data made Malaysians prefer mobile gaming, thus surpassing PC gaming in demand and revenue (Lai, 2020). Popular titles that took Malaysians by storm include Mobile Legends: Bang Bang and PUBG Mobile which contributed to the rise of content creators and interactive spectatorship. Realizing the increasing popularity of esports, MOONTON Games recently established a formal partnership with the Malaysia Esports Federation (MESF) to develop structured gaming programs, train athletes, and boost the nation’s gold medal prospects for Mobile Legends at the upcoming South East Asian (SEA) Games (Salim, 2025). The country also aspires to provide an inclusive ecosystem by including persons with disabilities (Yeoh, 2021). In a broader gaming landscape, it is interesting to note that Malaysian gamers actively implement cultural identity in their gameplays, thus exercising their own creative agency. Notable examples include the recreation of a Malay-themed wedding procession in Grand Theft Auto V (Zikri, 2020), the construction of kampung houses with wooden stilts and rattan furniture in The Sims 4 (Ashaari, 2020), the building of a scale replica of the iconic Petronas Twin Towes in Minecraft (Tan, 2020), and the simulation of the Prime Minister swearing-in ceremony at the Royal Palace in Roblox (As, 2025). Additionally, gamers utilized Nintendo’s Animal Crossing: New Horizons for meaning-making, socializing, and staying productive during the COVID-19 pandemic lockdown (Tengku Sabri et al., 2024a, 2025a, 2025b). Gamers share their creations online, both on personal pages and in gaming communities. All these examples of creative endeavors show that Malaysians are not just passive gamers, but active producers who implement their own cultural identity in gameplay. The Tensions Around Video Games in Malaysian Society Despite the growing exposure and acceptance of video gaming across diverse Malaysian demographics, a few tensions still linger. Since the early 2000s, public stigma and moral panics have often shrouded the notion of ‘gaming’. Entertainment venues such as arcades were blamed for the increase in loitering and violence among Malaysian youngsters, as well as being associated with gambling and money laundering (Yoong, 2001). Cybercafes were also deemed threats leading to moral corruption due to patrons’ potential exposure to online gambling, pornography, and cybercrimes (Lee, 2014). There are also challenges in preserving religious sanctity while adapting to modern youth culture. During the Pokémon Go craze, for example, there were calls to ban the game by a religious state committee due to its purported ill effects (Malay Mail, 2016). More recently, there was public outcry when a prayer hall became a location for a Mobile Legends tournament (Fong, 2025). To this day, gaming continues to be perceived by some as morally and religiously corruptive, though there are also societal pushbacks as it becomes normalized and pervasive. Another major issue is cyberbullying. For example, female esports players face gender stereotyping and discrimination through disparaging comments in both text and voice chats from the audiences (Lim, 2021). Various gaming campaigns have been organized, most recently to tackle cyberbullying and promote mental wellness in the gaming community (New Straits Times, 2025). Ultimately, gaming is about having fun and connecting with people. Therefore, combating toxicity in the scene is necessary. To summarize, the Malaysian video game industry is experiencing rapid growth, driven by a rising number of developers, increasing investments, and enhanced infrastructures. As Malaysia advances in the global gaming arena, it is also worth reflecting on how democracy and cultural authenticity intersect with nation branding, especially since the current industry shows strong state presence (Wong, 2024). While some hiccups such as the recent shaky launch of Upin & Ipin Universe were regrettable, they also point to opportunities for improvement. What is important is the continued drive to grow. Additionally, beyond technological advancement and economic factors, the Malaysian video game culture is also shaped by sociohistorical and contextual factors (for a more detailed discussion, see Tengku Sabri et al., 2024b). This includes the gamers, audiences, and society as a whole as they play key roles in shaping the trajectory of this evolving culture, ensuring that Malaysia continues to ‘level up.’ References As, M. A. (2025, January 8). Popular Malaysian video game simulation MYSverse “elects” 22nd PM. New Straits Times. https://www.nst.com.my/news/nst-viral/2025/01/1158200/nstviral-popular-malaysian-video-game-simulation-mysverse-elects-22nd Ashaari, A. (2020, April 25). This Sims Fan Has Built a Malay Minangkabau House in The Sims 4. Kakuchopurei. https://kakuchopurei.com/2020/04/25/this-sims-fan-has-built-a-malay-minangkabau-house-in-the-sims-4/ BERNAMA. (2024, April 18). Malaysia’s video gaming industry projected to hit US$649mil revenue in 2024.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business/business-news/2024/04/18/malaysia039s-video-gaming-industry-projected-to-hit-us649mil-revenue-in-2024 BERNAMA. (2025a, July 4). Gobind launches ‘Upin & Ipin Universe’ as Malaysia’s digital creative industry hits RM5.3b. Malay Mail. https://www.malaymail.com/news/malaysia/2025/07/04/gobind-launches-upin-ipin-universe-as-malaysias-digital-creative-industry-hits-rm53b/182812 BERNAMA. (2025b, July 23). Malaysia set to lead regional gaming industry with Playstation Studios—Gobind. BERNAMA. https://bernama.com/en/news.php?id=2448596 Chandy, A. M. (2024a, November 15). Rooted in reminiscence: Malaysian game designers go big on the nostalgia factor.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tech/tech-news/2024/11/15/rooted-in-reminiscence-msian-game-designers-go-big-on-the-nostalgia-factor Chandy, A. M. (2024b, December 11). Back to school: A uniquely Malaysian time-loop adventure. The Star. https://www.thestar.com.my/tech/tech-news/2024/10/26/back-to-school-a-uniquely-malaysian-time-loop-adventure Chong, C. (2004, January 20). Working for Play: Game On, Mala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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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gaming: Making sense of Malaysia’s COVID-19 Movement Control Order through Animal Crossing. Jurnal Komunikasi: Malaysian Journal of Communication, 41(1), 70–86. https://doi.org/10.17576/JKMJC-2025-4101-05 Tengku Sabri, T. I. M., Md Syed, M. A., & Shamshudeen, R. I. (2025b). Virtual socialisation among Malaysian Animal Crossing players during Movement Control Order. Journal of Communication, Language and Culture, 5(1), 73–90. https://doi.org/10.33093/jclc.2025.5.1.5 Toyad, J. (2025, July 24). Upin & Ipin Universe Review: Village Idiots. Kakuchopurei. https://www.kakuchopurei.com/2025/07/upin-ipin-universe-review/ Wong, K. T. (2024). Globalization and Heterogeneity: Locating the Malaysian Indie Game Production Culture. Media Industries, 11(1), 35–56. https://doi.org/10.3998/mij.3882 Yeoh, A. (2021, September 23). Malaysia announces first-ever national eSports league for the disabled – Para ME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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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Tengku Intan Maimunah Tengku Intan Maimunah is a PhD student at the Department of Media and Communication Studies, Universiti Malaya, Malaysia. Her research explores video game paratexts, focusing on the creative works and practices that players build around their favourite titles. Her gaming journey began on a Windows 98 PC and continues today on a Steam Deck. Outside of gaming, she edits and publishes books on visual arts. She credits her brother for the first step into the world of video games, her father for the love of stories, and her mother for the eye to see beauty in everything.
- 로우스코어 걸: (Not Really) Full Game Walkthrough
게임의 현실성에서 빠져나와, 잠시 현실의 게임성을 생각해보자. 세계가 0과 1의 현실로 재구성되고 있다 해도, 거기서의 ‘룰즈 오브 플레이’와 그에 따른 난관이 본질상 그대로라면 세계는 언제까지나 익숙한 현실일 뿐이다. 불균등하고 블록화된 구조로 작동하는 접속가능성(connectivity)이라든지, 메타버스와 관련해 각종 투기가 당연하다는 듯 횡행하는 상황 등을 둘러보면, 과거의 기술 물신적 낙관과는 다르게 가상 인프라의 역능 역시도 딱히 평평해지지 않는 세계의 현실에 귀속되어 있는 것 같다. < Back 03 GG Vol. 21.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in Kim A member of "Mods," a game club for curators. Thinks now and then about art as legacy, or art as subculture, and now and then curates an exhibition.
- 여름은 언제 시작할까 - 북미 최대의 게임쇼, E3가 맞이한 변화와 도전
미국에는 100일간의 여름(100 days of summer)라는 개념이 있다. 5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자리잡고 있는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한국으로 치면 현충일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메모리얼 데이는 가진 의미와는 상관 없이 그렇게 한국의 절기로 치면 입하같은 날이다. 그리고 여름의 끝은 9월의 첫째 월요일인 레이버 데이다. 노동절 연휴가 되면 이제 여름이 끝났음을 실감한다. 대략 이 기간이 100일이기 때문에 이 때를 100일간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끈 영화 500일의 썸머 또한 이런 개념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여름에 특별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개념. 이 개념에 입각해서 보자면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과 끝은 뭘까?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은 E3고 끝은 게임스컴이다. < Back 여름은 언제 시작할까 - 북미 최대의 게임쇼, E3가 맞이한 변화와 도전 01 GG Vol. 21. 6. 10. 여름은 언제 시작할까? 한국에는 입하라는 날이 있기 때문에 이 날이 공식적으로 여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절기상 여름 말고 사람들은 누구나 본인의 문화적 배경이나 취향에 따라서 서로 다른 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생각할 것이다. 미국에는 100 일간의 여름 (100 days of summer) 라는 개념이 있다 . 5 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자리잡고 있는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 한국으로 치면 현충일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메모리얼 데이는 가진 의미와는 상관 없이 그렇게 한국의 절기로 치면 입하같은 날이다 . 그리고 여름의 끝은 9 월의 첫째 월요일인 레이버 데이다 . 노동절 연휴가 되면 이제 여름이 끝났음을 실감한다 . 대략 이 기간이 100 일이기 때문에 이 때를 100 일간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 한국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끈 영화 500 일의 썸머 또한 이런 개념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 여름에 특별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개념 . 이 개념에 입각해서 보자면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과 끝은 뭘까 ? 게이머들에게 여름의 시작은 E3 고 끝은 게임스컴이다 . 매년 E3 가 열리던 6 월은 게이머들에게 올해 대작들은 뭐가 나오는지 볼 수 있고 더운 여름 집 안에 혹은 사무실에서 ‘돌릴’ 게임이 뭔지 생각해 보는 시기였다 . 화려한 부스들이 가득한 E3 의 행사장에 가지 못하면 무척 아쉽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 역사적으로 봐도 E3 는 ‘산업종사자들을 위한 행사’였던 기간도 꽤 길다 .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었을 때도 많았다는 이야기 . 하지만 E3 는 언제나 일반 게이머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 대형 게임사들이 발표하는 뉴스만으로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북미의 게이머들에게 E3 는 ‘게임의 여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코로나는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 . 게임의 여름도 . 하지만 2020 년에는 게임의 여름이 없었다 . 코로나가 여름이란 존재를 삭제해버렸다 . E3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오프라인 이벤트들이 취소됐다 . 미국 내에서 2020 년에 가장 크게 유행을 탔던 말을 하나 꼽자면 ‘취소’ (cancel) 였을 정도 . 취소를 망설이면서 시간을 끄는 행사들은 온라인에서 ‘책임감없이 행동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 E3 의 오프라인 이벤트 취소는 너무 당연한 수순이었다 . E3는 아주 전형적인 공룡이었다 . 기업은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재택 근무로 전환해야 하며 이런 유연성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라는인식에 기초해 볼 때 E3 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직된 회사였다 . 온라인 이벤트로 재빠르게 전향해서 브랜드를 살릴 기회가 없던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취소한 뒤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 온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할 능력이 없었다 . 게임의 여름은 신호탄 없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 그리고 진공상태가 된 이 자리를 누가 채울까 하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 온라인 이벤트로 E3 에 모일 시선을 잡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 그리고 그 자리를 치고 들어가서 가장 눈 길을 끈 것은 제프 킬리였다 . 진공상태를 채우려던 제프 킬리 제프 킬리는 캐나다 출신의 게임 저널리스트이자 게임 행사의 사회자이며 프로듀서다 .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E3 의 메인 행사들을 진행했었다 . 게임계 최대의 이벤트마다 호스트로서 함께 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거대했다 . 본인이 주관하고 프로듀싱하는 ‘아카데미 스타일’의 게임 시상식인 The Game Awards(TGA) 를 시작한 2014 년 경부터 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 보통 매체에서 선정을 하고 리스트만을 발표하던 기존의 게임 시상식과는 달리 TGA 는 화려한 쇼를 동반했고 그 중심에는 호스트인 제프 킬리가 있었다 . TGA 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GOTY 를 정할 때 메이저로 거론되는 행사에 꼽힐 정도로 급성장을 했다 . 그렇게 본인 자신의 브랜드가 그 어떤 게임계의 인사보다 커져감을 느낀 그는 사실 2020 년에 본인의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오랫동안 해오던 E3 호스트 역할을 고사했다 . 본인이 떠남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 E3 를 대체할 무엇인가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인들의 예상이었다 . 타이밍 또한 절묘했는데 그 동안 영향력이 꾸준히 하락해 온 E3 는 2020 년에 치명타를 맞을 것으로 보였다 . 제프 킬리 외에도 행사장의 디자인을 책임지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하기로 했던 에이전시 iam8bit 또한 e3 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 행사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 그런데 코로나는 이런 계획에 도움도 아니고 타격도 아닌 이상한 상황을 만들었다 . E3 가 없어진 진공상태를 만들었지만 제프 킬리 조차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 완벽히 대비됐을리가 없다 . 그는 업계인들에게 Summer Game Fest(SGF) 라는 행사를 조직할 것이며 원하는 게임제작사나 퍼블리셔들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가능하다고 덱을 만들어 돌리기 시작했다 . 딱 봐도 허술한 느낌이 들었지만 급하게 만들어진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 급조된 100% 온라인 이벤트긴 했지만 제프 킬리 개인의 브랜드를 통해 꽤 많은 게임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 E3 가 없어진 공간은 누구도 제대로 채우진 못했지만 그나마 제프 킬리가 앞서가고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었다 . 승부의 해 2021 년 2021년에는 자연스럽게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 2020 년을 통채로 날려버린 E3 측은 이번에야 말로 100%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하면서 2 월부터 계획을 발표해나갔다 . 버추얼 부스와 온라인 컨퍼런스를 혼합한 형식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 공식적으로 게임의 여름이 돌아왔음을 알린 것이다 . 지난해 SGF 는 물론 TGA 까지 100% 온라인 이벤트로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은 제프 킬리는 2021 년을 E3 타도 원년의 해로 정한 것같이 매우 공격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 E3 의 개최날짜가 발표되자 거의 비슷한 시기를 골라서 SGF 를 개최했다 . 정면승부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행사가 조금씩 가까워 오자 양측은 게임의 여름을 준비하는 퍼블리셔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 닌텐도 , 마이크로소프트 , 유비소프트 , 소니와 같은 초대형 퍼블리셔들이 어떤 행사에 참가하는지가 이벤트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 주목도가 높은 이벤트에 마케팅 예산을 쏟아부어 자신의 게임을 알려야 하는 중소 퍼블리셔들은 치열한 눈치게임에 들어갔다 . 게임의 여름에서 살아남은 승자는 SGF 일지 E3 일지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 E3와 SGF 누가 이겼을까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무승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 E3 는 전통의 강자답게 많은 퍼블리셔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 닌텐도 , 유비소프트 , 스퀘어 에닉스 , 엑스박스와 베데스다 등이 E3 의 브랜딩 아래 자신들의 행사를 진행했다 . 하지만 E3 의 버추얼 부스 및 행사의 진행은 최악이라는 평을 면하지 못했다 . 특히나 시스템 오작동으로 버추얼 부스를 운영해야 하는 벤더들이 접속조차 하지 못하는 사고가 기사화 되기도 했다 . 코타쿠가 쓴 ‘ E3 는 매우 실망스럽다’는 직설에 가까운 기사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 SGF가 완승이냐고 하면 그렇게 말하긴 힘들다 . 많은 퍼블리셔들이 SGF 의 브랜드 아래서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 하지만 최소한 제프 킬리는 현재 게임계에서 가장 많이 기대를 받는 게임 엘든링을 본인의 행사를 통해서 공개하면서 이른바 ‘대세감’을 보여줬다 . 최소한 SGF 가 E3 와 ‘맞짱’을 뜰만하다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 물론 엘든링을 제외하면 쇼 자체는 AAA 급 타이틀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망스럽단 의견도 많았다 . 게임쇼의 미래 사실 그렇다면 SGF 와 E3 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 미국에서 격돌을 한 두개의 행사는 게임쇼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이벤트는 과연 우리에게 게임쇼라는 것이 필요한가 되묻게 한다 . 일주일 동안 벌어진 게임계의 축제는 E3 나 SGF 라는 ‘행사의 브랜드 네임’보다는 거대한 게임을 보유하고 언제 어떻게 이를 공개할지 칼자루를 쥐고 있는 퍼블리셔들에게 좌우됐다 .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동시시청자수를 기록한 것은 닌텐도의 이벤트였다 . 엘든링이 나온 SGF 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후속편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 닌텐도의 행사 자체는 닌텐도의 중역들이 어설픈 스피치를 하는 최악의 것이었지만 IP 의 힘으로 310 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 그렇다면 닌텐도의 발표가 E3 라는 브랜딩 아래 이뤄지지 않았다면 과연 주목도가 떨어졌을까 ?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따라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 과연 게임쇼라는 커다란 우산을 필요할까 ? 퍼블리셔들이 그 우산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 이것에 대한 답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PAX 웨스트 때 다시 한 번 떠오를 것이다 . 코로나는 모든 것을 바꿨지만 가장 크게 바꾼 것은 게임쇼라는 개념 자체일지도 모른다 .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나성인) 홍영훈 캘리포니아에서 살면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매체에 기고를 하며 많은 분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패션부터 게임까지 분야에 상관없이 재밌는 글을 평생 쓰고 싶습니다.
- When games become a new branding battlefield: Nike, Roblox, and the case of Vietnam
Advergames, a form of digital game designed for commercial purposes, have emerged as a significant trend in modern digital marketing strategies (Hera, 2019). This represents a substantial shift from traditional advertising toward interactive methods of reaching target audiences. Roblox, a platform known for fostering user-generated content (UGC) and interactive engagement, is widely regarded as an ideal environment for implementing advergame strategies (Vayner3, n.d.). < Back 25 GG Vol. 25. 8. 10. Tags: metaverse, nikeland, vietnam, roblox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AN Nguyen Huyen Anh, NGUYEN Thanh Binh, TRAN Tien Bang, PHAN Quang A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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