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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280개 검색됨

  • 노년게이머에에게 경외와 동료애를 - 그레이게이머 연구의 필요성에 대하여

    <리그 오브 레전드>가 처음 들어와 국내에서 조금씩 바람을 일으키던, 아직 프로씬은 만들어지기 전이었던 그 시절 전국구 고수로 이름을 떨치던 사람 중에는 ‘황충아리’라는 게이머가 있었다. 챔피언 ‘아리’ 장인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아리장인’ 보다 그는 ‘황충아리’로 더 이름을 떨쳤는데, 이유는 그가 노장 게이머였기 때문이었다. ‘삼국지연의’에서 노장 캐릭터로 유명한 황충의 이름이 그에게 붙었지만, 그의 당시 나이는 겨우 30대 중반이었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용과 같이》는 한국을 어떤 맛으로 기억하는가― 야키니쿠에서 김치까지, 게임 속 한식의 풍경

    무엇보다 (외국) 음식은 게임에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등장한다. 한식은 한국이라는 타지의 음식이며, 많은 경우 (재일)한국인이 운영 또는 소비하는 한식당에서 판매되고 게임 내에서 (재일)한국인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시리즈 내 한식과 함께 또 다른 ‘외국 음식’으로 존재하는 중식의 경우도 상황은 같다. < Back 《용과 같이》는 한국을 어떤 맛으로 기억하는가― 야키니쿠에서 김치까지, 게임 속 한식의 풍경 30 GG Vol. 26. 6. 10. 1. 왜 《용과 같이》에는 한식당이 이렇게 많을까?: 음식과 장소를 통해 드러나는 정체성 《용과 같이》 시리즈는 야쿠자와 범죄조직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중심에는 늘 인간의 욕망이 놓여 있다. 돈을 벌고, 권력을 얻고, 사랑을 쟁취하고, 더 좋은 삶을 꿈꾸는 욕망은 메인 스토리와 서브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요 동력이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사업을 확장하며, 연애를 하고, 유흥을 즐기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욕망하도록 유도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욕망이 게임 시스템 속에서 종종 '배고픔'과 '배부름'의 문제로 번역된다는 점이다. 게임의 캐릭터는 대개 화면 상단에 바(bar) 형태의 체력 게이지를 갖고 있으며, 게이지가 0이 되면 쓰러진다. 그런데 《용과 같이》에서 체력을 깎는 것은 적의 주먹만은 아니다. 상한 도시락을 먹거나, 원치 않는 여성과의 하룻밤을 보내어도 체력이 감소하며, 배가 불러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하는 정장제와 스킬이 존재한다. 권력욕·식욕·성욕이라는 욕망이 공복과 배부름의 수치로 가시화되는 셈이다. 소실된 체력은 드럭스토어에서 구입한 회복 아이템이나 음식 섭취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용과 같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음식점의 규모이다. 작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은 적게는 20여 곳에서 많게는 40곳이 넘으며, 이들 식당의 모든 메뉴를 제패하는 것은 게임이 권장하는 대표적인 수집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다시 말해 《용과 같이》에서 음식은 캐릭터의 생존을 돕는 아이템인 동시에, 도시와 장소를 경험하는 하나의 매개이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현대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판타지 요소가 거의 없이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시리즈 대부분의 작품을 제작ㆍ총괄하여 “《용과 같이》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는 나고시 토시히로 총감독은 다른 게임처럼 광활한 맵은 아니지만, 공간의 밀도라는 측면에서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게 구성된 맵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내었다. 북적이는 골목과 빽빽한 상점으로 구축된 “밀도 높은 공간”은 시리즈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적용되는 장치이자 일종의 문법이다. 그리고 추상적인 공간을 사실과 경험의 장소로 변모시키기 위해 《용과 같이》 시리즈는 음식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한식 역시 게임에서 ‘음식’이라는 메뉴이자 ‘음식점’이라는 공간의 형태로 재연된다.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플레이 스팟 중 하나인 음식점은, 플레이어의 체력을 보충하는 곳이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공간적 배경을 이루기도 한다. 게임 내 음식은 기능적으로는 게임 인물의 생존을 위한 체력 강화를 담당해왔다. 그러나 기능으로만 존재하는 포션과는 달리 음식점이라는 공간에서 판매하는 음식에는 일종의 서사가 부여된다. 상차림은 사진의 형태로 시각적으로 제시되고, 게임 주인공은 음식을 ‘맛보고’ ‘감상’을 제시한다. 음식은 단순한 회복 수단이 아니라 음미와 감상의 대상으로 제시된다. 게임 내 판매되는 메뉴는 신중하게 선별된다. 나고야의 히츠마부시, 홋카이도의 징기스칸 등과 같이 지역의 로컬리티를 드러내는 메뉴가 선별되거나, 지역을 대표하는 실제 명물 맛집이 등장하기도 한다. 1920년에 오사카에 본점을 두고 창업한 복어 요리 전문점 즈보라야나 1960년에 탄생한 게 요리 전문점 카니도라쿠 등이 그 예이다. 1개에 200엔 정도에 판매되는 꼬치튀김부터 1인분에 20000엔을 호가하는 카이세키 정식까지 게임 내 음식점은 다양한 아비투스를 이루는데, 이는 간판을 비롯한 매장 외관, 내부 인테리어, 메뉴, 인스토어 뮤직과 같은 방식으로 입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구현된다. 해당 음식점과 제휴하여 창업자나 경영인이 게임 내 캐릭터의 형태로 직접 등장하여 음식 메뉴나 경영 철학을 홍보하는 목적의 서브스토리를 전개하기도 한다. 또 인기 셰프테이너 카와고에 타츠야를 모델로 한 필수 퀘스트 〈타츠야의 수행〉을 통해 플레이어가 새로운 지역의 특산 메뉴 음식점을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음식점 방문이 퀘스트 진행의 조건이 됨으로써, 플레이어는 게임 내 공간에 장소성을 부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듯 음식과 음식점은 가상의 공간과 실제 세계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게임의 영향력이 화면 밖으로까지 확장되는 계기를 만든다. 게임 속 일본인 주인공이 한국 식당을 방문해 한식을 먹는 행위는 일종의 음식 관광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식 관광(Culinary Tourism), 즉 미식 기행은 지리학자 윌버 젤린스키가 창안한 개념으로, 특별한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 여행의 주된 동기가 되는 것을 일컫는다 [1] . 세계화로 인해 서로 엇비슷해지는 대도시의 풍광 속에서 관광객은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원하게 되는데, 이때 음식은 특정 지역의 고유성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현지인’처럼 ‘생활’하기를 목표로 호텔과 같은 ‘업체’ 대신 현지의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며 “○○에서 한 달 살기”라는 식의 네이밍을 적극 활용하는 등 휴가와 일상의 결합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여행 트렌드에서도 맛집 탐방은 놓칠 수 없는 이벤트이다 [2] . 무엇보다 (외국) 음식은 게임에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등장한다. 한식은 한국이라는 타지의 음식이며, 많은 경우 (재일)한국인이 운영 또는 소비하는 한식당에서 판매되고 게임 내에서 (재일)한국인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시리즈 내 한식과 함께 또 다른 ‘외국 음식’으로 존재하는 중식의 경우도 상황은 같다. 중국 마피아는 변발을 상기시키는 삭발에 차이나 칼라의 옷으로 중국이라는 국적을 가시화하는데, 이들의 아지트는 중식당으로 위장된다. 이곳은 음식을 먹는 공간이자 동시에 중식도, 청룡도, 돼지머리 등의 이국적인 무기와 음식에서 비롯된 무기용 소품이 즐비한 격투 공간으로 기능한다. 음식관광에서 타자성은 중요한 개념으로, 음식관광은 자신과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3] . 2. 《용과 같이》 내 한식당 탐방기 《용과 같이》 시리즈 내 등장하는 한식당 [4] 은 도쿄 카무로쵸에 위치한 “한래(韓來)”와 “규우엔(牛遊宴)”, 오사카 소텐보리의 “곱창구이전문점(元祖 ホルモン焼き)”, 요코하마 코리아타운과 인근에 위치한 “어머니의 약속”, “윤 식품”, “전설의 김치 상인”, “하버라이트”, “서바이버” 등이 있다. 한식당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06년 <용2>로, 시리즈에서 한국인 범죄조직 진권파의 등장과 시작을 같이 한다. 게임의 무대가 도쿄에서 오사카로 확장되면서 게임 내 핵심 세력인 동성회에 대항하는 해외 조직(원)으로 한국인이 설정된 것이다. 한국인의 캐릭터와 한식당의 상관 관계는 국적과 음식의 결합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용과 같이》에 등장하는 한식당을 소개한다. 야키니쿠 한래: 《용과 같이》를 대표하는 한식당, “저명 인사들도 방문하는 유명 고깃집” 한래는 “야키니쿠 한래(焼肉 韓來)”라는 간판처럼 고기구이와 한식을 취급하며, 2006년 발매한 <용2>에 처음 등장한 이래 이후 발매된 모든 시리즈와 스핀오프작에서 한 번도 빠짐 없이 등장하는, 시리즈를 대표하는 음식점이다. 한식당 한래는 게임에서 서브스토리나 이벤트가 발생하는 장소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곳이기도 한데, 특히 한류 스타 배용준을 차용한 이루전과 진권파의 보스 한준기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연출되었다. * 야키니쿠 한래의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관 도쿄 최고의 환락가를 표방하는 가상 공간 카무로쵸는 신주쿠에 위치한 유흥가 카부키쵸를 실제 모델로 하여 구현되었다. 한래가 위치한 카무로쵸 북서쪽을 실제 카부키쵸에 대입하면, 일본 최대의 (재일)한국인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와 경계를 접하는 지역에 해당한다. 입지 측면에서도 한래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재일한국인 문화권과의 접점 위에 놓인 장소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 속 한래가 시리즈의 전개와 함께 K-음식점으로서의 정체성과 이국성(異國性)을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갱신해 왔다는 사실이다. 초기 작품에서 ‘칸라이’로 읽히던 식당명은 배용준으로 대표되는 1세대 ‘한류’ 열풍과 맞물리며 ‘한라이’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한국적 이미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다소 허름했던 시리즈 초기에 비해 후기로 갈수록 규모도 커지고 내부 역시 정비되며, 한옥의 문살 문양을 활용한 벽면 장식과 전통 매듭공예를 활용한 벽걸이 장식 등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인테리어 요소가 추가된다. 이러한 변화는 한래가 단순히 ‘한국식 고기구이 식당’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당대 일본 사회에서 소비되는 K-컬처의 이미지와 문화적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곱창구이 전문점: 오사카 구도심에 자리한 원조 호루몬야키 음식은 특정 장소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표상 가운데 하나이다. 오사카의 “곱창구이 전문점(元祖 ホルモン焼き)”은 <용2>에만 등장하는 장소로, <용극2> 리메이크 과정에서 식당이 위치한 신세이쵸 맵 전체가 삭제되면서 함께 사라졌다. 신세이초는 오사카의 대표적 구도심인 신세카이를 모델로 한 지역으로, 실제로도 호루몬야키와 쿠시카츠 같은 서민적인 음식 문화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게임 속 식당은 별도의 상호 없이 “인테스턴(intestine)”이라는 키워드로 수수께끼처럼 제시되는데 [5] , 내장을 뜻하는 이 단어가 곧 식당의 위치를 찾는 실마리가 된다. 비록 작품 내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직접 명시되지는 않지만, 이 공간은 메인 서사 속에서 재일한국인 형사 카오루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의 중간 기점으로 기능한다. 동시에 생존을 위해 신분을 철저히 감춘 한국인 무라이의 은신처를 매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호루몬야키라는 음식 자체가 일본 사회에서 재일한국인 문화와 역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식당은 단순한 배경 공간을 넘어 재일한국인 공동체의 기억과 정체성을 환기하는 장소로 읽을 수 있다. 즉 이곳에서 음식은 단순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특정 장소성과 민족적 기억을 상징하는 문화적 기호로 기능한다. 규우엔: 한국인이 운영하는 “발군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고깃집” 2010년대 후반 《용과 같이》 시리즈는 야쿠자의 권력 다툼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서사의 시대적 한계와, 그간 누적된 타이틀과 함께 비대해지고 늙어버린 키류의 서사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용극1>ㆍ<용극2>처럼 전작을 리메이크하거나 <용0>처럼 새로운 과거의 서사를 창작하는 한편, <저지아이즈>나 <북두와 같이> 등의 스핀오프 작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던 끝에 <용6>에서 주인공 키류의 죽음을 위장하여 은퇴 처리하고, 2020년 <용7> 발매를 기점으로 시리즈의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다. 카스가 이치반이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고 턴제 전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거대한 요코하마 맵을 새롭게 도입하였다. 주인공들은 권력 승계를 위한 다툼에서 조직의 해산과 평화를 위한 다툼으로 방향을 전환하였고, 여성ㆍ외국인ㆍ노숙자ㆍ호스트 등의 하위 주체들이 플레이어블 파티 캐릭터로 대거 등장하며 시리즈가 구현하고자 했던 어두운 “뒷세계”에 다양한 색채를 부여하였다. “Yakuza”라는 영미권 타이틀을 “Like a Dragon”으로 교체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과 (재일)한국인, 한식을 비롯한 관련 콘텐츠도 <용7>부터 크게 증가한다. 카무로초와 이세자키 이진초라는 공간을 공유하며 일부 인물과 세계관을 연동하는 《저지 아이즈》시리즈의 야키니쿠점 “규우엔(牛遊宴)”이 <용7>에서부터 《용과 같이》 시리즈에도 등장한다. 규우엔은 고급 한식당을 표방하는 한래와 달리, 보다 대중적인 야키니쿠 전문점으로 재현된다. 특히 규우엔은 (재일)한국인 캐릭터가 운영하는 음식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 규우엔의 외관: 가게 앞에 배치된 거대한 소 조형물이 ‘날 것’의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규우엔의 사장 김원승은 <저지 아이즈>에서 주인공 야가미와 프렌드 이벤트를 통해 친분을 쌓고, 길거리 격투 이벤트를 주관하는 인물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또한 후속작 <로스트 저지먼트>에서는 전직 폭주족 출신 인물로 재등장하여 야가미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이처럼 김원승은 단순한 조연을 넘어 시리즈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서사를 부여받는 (재일)한국인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그의 이야기는 <용8>의 식사토크를 통해 다시 소환되며 《저지 아이즈》와 《용과 같이》 시리즈 사이의 세계관적 연속성을 형성한다. 요컨대 규우엔은 단순히 한식을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곳에서 음식점은 한국 음식의 소비 공간인 동시에 (재일)한국인의 존재를 서사 속에 연결하는 공간이다. 어머니의 약속: 본격 한식당의 개막, “어머니의 손맛으로 만든 한국 요리” <용7>에 이르러 선희와 한준기(김용수)라는 한국계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은 코리아타운 에어리어를 거점으로 조직 ‘거미줄(コミジュル)’을 운영하며 서사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이 지역은 실제 요코하마의 후쿠토미초 코리아타운을 모델로 한 공간으로, 거리 곳곳에는 한글 간판과 한국어를 음차한 상호가 즐비하게 배치되어 있고 (재일)한국인 불량배들과 벌이는 전투에서는 “너 뭐야?” “뒤지게 맞고 싶냐?” 등과 같은 한국어 음성이 사용되어 한국의 느낌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리아타운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한식이 핵심적인 문화 표상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이다. 게임이 재현한 야간 풍경에는 “고향의 맛 불고기”라는 대형 네온 간판이 랜드마크처럼 부각되며, 이를 중심으로 한국 음식점들이 밀집한 경관이 형성된다. 더욱이 과거 일본 사회에서 한국식 고기구이를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야키니쿠(焼肉)’ 대신 ‘불고기’라는 명칭이 전면에 내세워진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한식이 더 이상 일본 음식문화에 동화된 형태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로서 독자적인 정체성과 인지도를 확보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코리아타운의 야경을 붉게 밝히는 '불고기'의 위엄 이곳에 위치한 게임 내 한식당 “어머니의 약속(オモニの誓い)”은 특별하다. 상호에 표기된 ‘오모니(オモニ)’는 한국어 ‘어머니’를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고 음차한 것으로, 한국의 정체성을 즉각적으로 드러낸다. 이곳은 (재일)한국 조직의 본거지와 연결되는 비밀 통로를 품고 있는 장소이자, 코리아타운을 대표하는 본격 한식당으로 설정되어 있다. 점포 내부는 전통적인 공예품 일부와 한국어가 노출된 영화 및 광고 포스터를 적극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한국이라는 문화적 배경을 환기한다. * 어머니의 약속: 야키니쿠 없는 야키니쿠전문점 음식 구성 또한 기존 시리즈에 등장하던 야키니쿠 중심의 한식당과 차이를 보인다. 삼계탕, 닭갈비, 불고기, 삼겹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식 고기구이 전문점에 머물렀던 기존의 재현 방식을 넘어 보다 종합적인 한식 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즉 한식당 어머니의 약속은 상호, 공간 디자인, 메뉴 구성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의 흔적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장소이며, <용7>이 재현하는 코리아타운의 문화적 중심축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윤식당, 전설의 김치 상인: 한식 = 김치 이밖에도 노점 형태 [6] 의 “윤 식품”과 “전설의 김치 상인”이라고 표기되는 행상이 코리아 에어리어에 존재한다. 두 노점 모두 다른 음식을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김치만을 판매하며, 김치가 곧 한식의 동의어처럼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한국잡화 윤식품: 김치나 한국산 야채 외에도 한국드라마를 취급한다는 간판이 인상적이다. 실제로는 매대에서 “고급김치”만을 판매한다. 하버라이트, 서바이버: 코리아타운 주변의 한식 취급 주점 하버라이트는 중년의 마담이 운영하는 작은 주점이다. 육개장 국밥을 판매하는데, 식사 콤보명에도 “한국의 밥”이라는 표현이 명시된다. 코리아타운의 인근 스낵거리에 위치하여 한국인 조직 거미줄에게 전기를 상납하고 있는 점포 중 한 군데로 설정되어 있어 (재일)한국인 공동체와의 연관성을 드러낸다. 같은 스낵거리에 위치한 서바이버 역시 냉면을 판매하며 코리아타운과의 관계를 공유한다. 이들 장소는 협의의 한식당이라기보다 광의의 K-푸드 취급 점포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행상, 노점, 주점 등 영업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코리아타운 주변에 위치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즉 한식은 특정 식당에 국한되지 않고 코리아타운 전역의 생활 공간 속으로 확산되어 있으며, 한국과 재일한국인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일종의 문화적 경관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야키니쿠, 가장 오래된 재일한식 야키니쿠의 유래 《용과 같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한식의 메뉴는 크게 야키니쿠와 매운 한식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야키니쿠(焼肉)’라는 용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본래 ‘불고기’는 동물의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음식을 의미하지만, (재일)한국인에 의해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를 일본어로 직역한 ‘야키니쿠’라는 명칭이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이는 서양권에서 불고기를 통칭하여 ‘코리안 바비큐(Korean BBQ)’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한식의 정체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불고기’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불고기’는 간장 양념을 사용한 특정 요리를 가리키는 의미로 정착한 반면, ‘야키니쿠’는 일본 사회에서 형성된 한국계 음식문화 전반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더욱이 이 용어는 재일한국인과 한식이 일본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민족적 정체성과 국가적 정체성의 갈등, 그리고 문화적 융합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이 글에서는 ‘야키니쿠’라는 명칭을 사용하고자 한다. 야키니쿠는 《용과 같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최초의 한식이기도 하며, 실제 (재일)한국인들이 종사해 온 대표적인 업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일본에서는 불교의 확산과 함께 675년 덴무 천황이 육식 금지령을 내렸고, 이후 1871년 메이지 천황이 육식 해금을 선언하기까지 약 1200년 동안 육식 문화가 크게 제한되었다. 육식이 허용된 이후에도 일본인들은 주로 살코기를 소비하였으며 내장은 식재료로 활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1945년 패전 이후 (재일)한국인들이 소와 돼지의 내장을 조리하여 ‘호루몬야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사회에도 내장 섭취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한편 당시 재일한국인들은 국적 조항 등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취업의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았던 음식점 창업이 중요한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 음식문화에 존재하지 않았던 ‘불고기’, 즉 야키니쿠가 일본 사회에 정착하게 되었다 [7] . 따라서 야키니쿠는 단순한 음식의 명칭을 넘어 재일한국인의 노동과 생존, 그리고 일본 사회와의 문화적 교섭 과정을 담고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8] . 한국식 야키니쿠는 매콤한 식사, 일본식 야키니쿠는 달콤한 간식 야키니쿠가 한식 및 한식당을 대표하는 메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용과 같이》 시리즈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게임에 가장 먼저 등장한 한식당이자 시리즈 전반에 걸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한식당인 한래가 야키니쿠 전문점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시리즈 전체에서 등장했던 한식 관련 점포 7곳 가운데 2곳이 야키니쿠 전문점이라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인식이 제작 과정에서 나타난 일종의 무의식적 표상에서도 확인된다는 점이다. <용7>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약속은 삼계탕, 닭갈비,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본격 한식당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실제 메뉴에도 야키니쿠 관련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간판에는 야키니쿠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내부에는 직화구이용 화로가 설치되며, 벽면에는 야키니쿠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기 부위 안내도가 일본어로 구현되어 있다. 이는 제작상의 단순한 실수로 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 사회에서 한식당과 야키니쿠점이 강하게 중첩되어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 어머니의 약속 내부: 한글 포스터와 실제로는 취급하지 않는 야키니쿠 메뉴와 불판이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게임의 다른 요소들에서도 반복된다. 요코하마 코리아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용7>의 서브 스토리에는 정육점이 등장하며, <용2>에서는 (재일)한국인의 은신처를 찾는 과정에서 호루몬야키점이 중요한 단서로 기능한다. 이처럼 《용과 같이》 시리즈는 한국과 (재일)한국인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육식과 야키니쿠를 호출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야키니쿠를 (재일)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음식문화로 기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야키니쿠점을 한식당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야키니쿠는 재일한국인에 의해 시작된 업종이지만, 대중화와 함께 일본 식문화에 깊숙이 정착하면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야키니쿠점 역시 크게 증가하였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도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 도쿄와 오사카 두 지역 모두에 구현된 야키니쿠 식당 규가쿠(牛角)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규가쿠는 1996년 도쿄에서 출발한 야키니쿠 체인으로, “The World's Best Japanese YAKINIKU Restaurant”와 “Japanese BBQ”를 표방하며 일본 국내외에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식 야키니쿠 식당 규가쿠와 한국식 야키니쿠점을 비교하면 유사하면서도 몇 가지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이들 점포 모두 야키니쿠를 중심으로 식사 메뉴와 디저트를 곁들이는 기본적인 구성 방식을 공유한다. 또한 갈비ㆍ우설ㆍ등심ㆍ안창 등 주요 육류 메뉴를 중심으로 희귀하거나 품질이 높은 부위를 별도의 고급 메뉴로 구분한다. ‘특상’ㆍ‘황제’ㆍ‘최고급’ 등의 명칭으로 표기되는 고급 메뉴의 존재와 비중은 각 점포가 지향하는 위상을 드러내는 코드가 된다. 이를 통해 게임 속 야키니쿠점은 “최상급”을 표방하는 고급 음식점 한래와, “가성비” 또는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대중 음식점 규우엔 및 규가쿠로 세분화된다. 반면 한국계 야키니쿠점과 일본계 야키니쿠점 사이에는 두 가지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 첫째는 내장 메뉴의 유무이다. 한래, 규우엔, 호루몬야키 전문점에는 대창구이와 곱창구이 등 내장구이 메뉴가 포함되어 있지만, 규가쿠에는 이러한 메뉴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에서 내장 섭취 문화가 (재일)한국인에 의해 확산되었다는 역사적 배경과도 관련된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내장을 식재료로 활용하지 않았으며, 패전 이후 (재일)한국인들이 이를 조리·판매하면서 비로소 대중화되었다. 실제로 내장구이를 가리키는 ‘호르몬(ホルモン)’의 어원이 오사카 방언인 ‘호루모노(버리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9] . 따라서 내장 메뉴의 존재 여부는 단순한 메뉴 구성의 차이를 넘어, 야키니쿠가 지닌 한국계 음식문화의 계보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 요코하마 코리아타운의 풍광에서도 곱창은 빠질 수 없다 둘째는 사이드 식사 메뉴의 구성이다. 한래와 규우엔 등 한국계 식당에서는 김치를 중심으로 한 매운맛의 한식 메뉴가 적극적으로 제공된다. ‘모둠 김치’, ‘김치볶음밥’, ‘육개장국밥’, ‘순두부찌개’, ‘돌솥비빔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메뉴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기반으로 한 매운맛을 통해 한국 음식문화의 특징을 드러낸다. 반면 일본계 야키니쿠점인 규가쿠에서는 이러한 메뉴가 대부분 제외되고 퐁듀,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류가 비중 있게 배치된다. 냉면이 예외적으로 제공되기는 하지만, 이는 매운맛이 거의 제거된 일본식 냉면의 형태로 재구성되어 있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냉면은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모리오카 냉면’에 가까워 보인다. 토마토(수박), 매실, 시소 등을 고명으로 사용하고 단맛을 강화한 이 음식은 한국 냉면이 일본 사회에서 변용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불고기와 야키니쿠의 관계가 그러하듯, 냉면과 모리오카 냉면 역시 한식과 재일한식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직역하면 ‘매실 차조기 냉면(梅しそ冷麺)’이 되어야 하지만 게임은 이를 ‘매실 깻잎 냉면’으로 번역한다. 일본에서는 차조기[しそ]를 사용하지만 한국 이용자에게 익숙한 깻잎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 변용된 한식을 다시 한국어권 이용자에게 현지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한식이 다층적인 문화 번역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육개장은 게임 내에서 ‘육개장 국밥(ユッケジャンクッパ)’으로 표기된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육개장’만으로 통용되지만, 일본어판에서는 ‘국밥’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음식의 성격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는 한식이 일본 사회에서 수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 번역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육개장을 한식당의 메뉴로 선택한 것에는 후술할 김치와 더불어 한식의 본령을 매운맛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이기도 하다. 3. 그래도 한식=김치 야키니쿠와 더불어 김치는 게임 내 한식 관련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한다. 본격 한식당 어머니의 약속에서 “어머니의 김치(オモニのキムチ)”, “오이소박이(オイキムチ)”, “깍두기(カクテキ)” 등으로 김치를 세분하여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구현하는데, 이들을 일본어로 표기할 때에도 한국어 음가를 그대로 노출하고, 게임 내 음식점 소개 정보에서도 “어머니가 담근 김치의 맛이 일품이다”라며 김치를 가게의 정체성과 직결시키고 있다. 직접 담근 김치가 갖는 진정성 김치에 관련하여 주목해야 하는 특징은 김치를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직접 담그는 음식’으로 반복적으로 재현한다는 사실이다. 게임 내 메뉴 설명에서는 “가게 주인이 손수 담근”(규우엔), “식당의 ‘어머니’가 (…) 직접 담근”(어머니의 맹세), “김치 파는 노인이 만든”(전설의 김치) 등과 같은 표현이 사용된다. 즉, 김치는 단순히 소비되는 음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음식으로 강조된다. 이러한 재현 방식은 한식의 진정성(authenticity)과도 관련된다. 레이첼 살츠만은 뉴욕 캐츠킬 지역의 이민자 음식문화를 분석하면서, 전통 음식이 민족적 정체성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조리법과 의미가 변형되면서 진정성의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한다고 지적하였다 [10] . 김치를 ‘직접 담근 음식’으로 반복적으로 묘사하는 방식 역시 음식의 기원과 생산 과정을 강조함으로써 한식으로서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김치는 오랜 시간 동안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와 가족구조 변화로 인해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김치를 사 먹는가 혹은 직접 담가 먹는가는 여전히 한국 식문화의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한과 북한의 김치 문화가 각각 등재될 당시에도 단순히 김치 자체가 아니라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라는 명칭 아래 김치를 만들고 나누는 문화가 함께 등재되었다. 일본의 교과서 역시 김치와 김장을 한국을 대표하는 식문화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 또한 이러한 문화적 의미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매운맛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나 식재료가 아니라 한국과 (재일)한국인을 드러내는 대표적 문화 기호이며, 한식의 진정성을 구현하는 핵심 기호로 기능한다. 김치가 국민 음식으로 떠오르는 과정은 외국 음식의 상징적 지배에서 해방되어 대중적인 국내 음식을 특정하여 맛의 독립을 선언하고, 국민 음식의 우수성을 찬양하는 대대적인 홍보가 동원되었으며, 표준화나 국제 무역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문화의 형성 과정과 유사하다 [11] . 김치라는 기호의 저변에는 발효를 통한 저장성, 마늘과 고추가 만들어내는 매운맛 등의 의미망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김치가 한국과 한민족의 문화 코드로 작동하는 이유는 후자와 깊은 관련을 맺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김치는 민족성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였고,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매운맛’은 한국인의 성격과 기질을 상징하는 문화적 표상으로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고추는 한국인의 문화적 DNA를 대표하는 식재료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12] . 나아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은 작은 나라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국가라는 한국의 자기 인식과 결합하였으며, 오늘날에는 한국인만이 견딜 수 있는 매운맛에 대한 자부심, 이른바 ‘맵부심’이라는 형태로까지 발전하였다. 덴마크의 불닭볶음면 수입 금지 조치가 오히려 홍보가 되었다는 기사 [13] 나 일본인이 절대 안 믿는다는 한국인의 말 1위가 “안 매워요” [14] 라는 커뮤니티의 글은 우월감이 몇 방울 정도 섞인 웃음으로 향유된다. 이러한 인식은 《용과 같이》 시리즈에도 반영된다. <용8>의 식사 토크에서 난바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만 잘 먹지는 못한다며 “선희라면 괜찮지 않을까? 김치로 단련됐을 거 아냐?”라고 묻는다. 여기서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신체와 기질을 형성하는 문화적 자원으로 이해된다. 즉 한국인은 김치를 먹기 때문에 매운맛에 강하다는 문화적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서사 속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게임이 김치를 재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식의 대표 메뉴로서의 김치이고, 다른 하나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특별한 힘의 원천으로서의 김치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7>의 서브 스토리 “김치는 아주 매운 게 최고”이다. 코리아타운의 노인이 직접 담근 “전설의 김치”를 먹은 인물들은 그동안 망설이던 일을 실행에 옮기거나, 정체되었던 운동 능력을 회복하거나, 노쇠로 인해 겪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다.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하지 못하던 학생은 용기를 얻고, 기록 경신을 갈망하던 육상 선수는 새로운 추진력을 획득하며, 신호가 바뀌기 전에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던 노인은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 “전설의 김치”를 파는 행상 김치 파는 노인 이처럼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K-컬처의 대유이자, 매운맛을 통해 활력과 도전 정신을 부여하는 상징적 에너지의 원천으로 재연된다. 최고의 김치는 일본 고추로 만들어진다? 김치 파는 노인 : 오오! 총각은 알아주는구먼. 이 김치가 얼마나 훌륭한지. 그래. 이 김치야말로 압도적인 매운맛과 발군의 감칠맛을 겸비한 전설의 고추…… ‘오니노츠메’를 사용한 최고의 일품 이지. (중략) 건강에도 미용에도 아주 좋은데 이 매력을 도통 전할 수가 없단 말이지. (중략) 남녀노소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중략) 카스가 : 그 그렇군. 그나저나 고추 하나로 이렇게까지 김치의 맛이 달라지는구나. 김치 파는 노인 : 당연하지. 고추는 맵기만 한 게 아니야. 개중에는 토마토보다 단 고추도 있어. 오니노츠메로 만든 이 김치야말로 세계 최고의 김치라고 믿고 있지 [15] . <용7>에서 카스가와 전설의 김치파는 노인이 주고 받는 이 대화는 김치의 매력이 단순히 매운맛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과 감칠맛의 조화, 그리고 건강과 미용에 대한 효능에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김치의 특성이 모두 원재료인 고추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의 음식점과 급식소에서는 배추김치의 원재료인 배추와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모두 표시하도록 법률로 규정한다. 이는 김치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가 고추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문제는 게임이 김치의 비법 재료를 ‘오니노츠메(鬼の爪)’라는 품종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니노츠메’는 직역하면 ‘귀신의 손톱’이라는 뜻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고추 품종인 ‘다카노츠메(鷹の爪, 매의 발톱)’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품종이다. 다카노츠메는 오늘날 일본의 전통 고추 품종을 대표하는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오사카부가 지정한 전통 야채로 보호·육성된다. 즉 게임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의 핵심 재료를 일본의 전통 품종을 연상시키는 고추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김치”가 만들어진다고 서술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고추의 기원과 전래 경로를 둘러싼 논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특히 한일 관계에서는 임진왜란을 계기로 일본에서 유입되었다는 설과 조선을 통해 일본에 전파되었다는 설이 대립해 왔다. 그러나 주영하가 지적하듯 이러한 기원 논쟁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탐구라기보다 우열 관계를 전제한 전파론적 사고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음식의 역사는 특정 민족이 일방적으로 창조한 결과라기보다 다양한 공동체가 접촉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동화와 변용의 역사에 가깝다 [16]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적 자산이자 정체성의 표상으로 기능한다. 롱이 지적하듯 음식은 관광과 지역 정체성의 핵심 자원이 되었으며, 원산지와 식재료, 조리법은 진정성과 소유권을 둘러싼 중요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17] . 프랑스 와인의 원산지 명칭 제도와 같은 지리적 표시는 이러한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동일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을 사용하더라도 프랑스 보르도산 와인이 호주산 와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는 원산지 표기가 품질과 정통성의 지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용7>의 “전설의 김치” 서사는 주목을 요한다. 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사례가 <용5>에 등장하는 “아메리카 소스 순두부찌개”이다. 어패류와 갑각류를 활용한 아메리카 소스와 생크림, 코코넛 파우더를 결합한 이 메뉴는 순두부찌개라는 한식에 새로운 조리법과 맛을 접목한 퓨전 음식으로,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한식의 외연을 확장하는 미식적 실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음식문화는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변용되며 새로운 형태로 발전한다. 그러나 모든 변형이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순두부찌개에 아메리카 소스를 첨가하는 것은 기존 음식의 외연을 확장하는 시도일 수 있지만, 김치의 우수성과 정체성을 설명하는 핵심 근거를 일본 품종에 귀속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특히 김치가 한국과 한국인을 대표하는 민족음식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퓨전이나 현지화의 범주를 넘어 김치의 진정성과 문화적 소유권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더욱이 한국 사회에서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핵심 문화 기호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리아타운이라는 (재일)한국인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입을 통해 ‘세계 최고의 김치’의 비결을 일본 품종을 연상시키는 고추에 귀속시키는 서사는 민감한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특히 한일 양국 사이에는 식민지배의 역사와 그에 대한 기억, 책임, 해석을 둘러싼 쟁점들이 현재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단한 맥락 속에서 김치와 같이 민족ㆍ국가 정체성과 밀접하게 결합된 음식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일본의 전통 품종에 귀속시키는 서사는 한식에 대한 전반적인 호의적 재현과는 별개로, 음식의 원산지와 진정성, 그리고 문화적 소유권을 둘러싼 동시대적 논의를 요한다. 다시 말해 《용과 같이》 시리즈는 한식을 한국과 (재일)한국인의 문화적 표상으로 적극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그 정체성과 경계를 둘러싼 복합적인 긴장과 협상의 과정을 함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4. 날 것, 익힌 것, 썩은 것 레비스트로스는 『신화학』에서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날 것(le cru)’과 ‘익힌 것(le cuit)’의 대립을 통해 설명하였다. 날 것은 자연 상태에 가까운 음식이며, 익힌 것은 인간의 문화적 개입을 통해 변형된 음식이다. 여기에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썩은 것(le pourri)’이 더해지면서 음식은 자연과 문화의 경계를 드러내는 상징체계로 기능한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 재현되는 대표적인 한식 메뉴인 야키니쿠, 곱창, 냉면, 육개장, 김치를 레비스트로스를 빌어 분류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날 것 익힌 것 썩은 것 야키니쿠 냉면 · 육개장 김치 굽기 삶기 발효 매운맛 소 매운맛 중 매운맛 대 표의 좌측은 ‘날 것’에 가까운 음식군, 가운데는 삶기와 끓이기를 거친 ‘익힌 것’, 우측은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썩은 것’을 의미한다. 야키니쿠는 굽기를 통해 섭취되는 음식이지만 생고기의 상태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날 것’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한다. 반면 냉면과 육개장은 삶기의 과정을 거친 음식으로서 ‘익힌 것’의 범주에 속한다. (본격 한식당 “어머니의 약속”에서 판매하는 삼겹살은 야키니쿠에, 불고기와 닭갈비는 여기에 ‘굽기’라는 조리를 강화한 것으로, 삼계탕은 ‘삶기’의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김치는 발효를 통해 생산되는 대표적인 ‘썩은 것’의 영역에 위치한다. 한편 레비스트로스의 분류에 더하여 매운맛의 정도를 보조 축으로 설정하였다. 흥미롭게도 《용과 같이》에 등장하는 한식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할수록 매운맛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야키니쿠와 삼겹살은 상대적으로 매운맛이 약한 반면, 육개장과 순두부찌개는 보다 강한 매운맛을 지니며, 김치는 몹시 매운맛을 갖는다. 즉 《용과 같이》의 한식은 조리 방식뿐 아니라 매운맛의 강도에 따라서도 일정한 분포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음식은 단순히 체력을 회복하는 소비 아이템이나 서사의 배경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최근작인 <용7>과 <용8>에서는 정규 캐릭터의 전용기와 극기, 그리고 게스트 캐릭터의 ‘딜리버리 헬프’를 통해 음식이 전투 연출의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일반적인 음식 콘텐츠가 이미지나 텍스트를 통해 완성된 음식을 제시하는 데 그친다면, 딜리버리 헬프는 음식의 조리 과정을 영상으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음식이 지닌 문화적 함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각화하는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야키니쿠는 익혀 먹는 음식이지만 손님에게는 생고기의 상태로 제공되며, 특히 소고기는 날것에 가까울수록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용과 같이》의 야키니쿠 역시 이러한 특징을 반영한다. 예컨대 한래의 메뉴 설명은 “안창살: 소의 횡격막에 해당하는 고기”, “우설: 소의 혀를 얇게 썬 것”과 같이 조리법보다는 재료의 부위와 생물학적 정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즉 음식이 완성된 요리라기보다 해체된 동물의 신체 일부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날 것’의 특징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루시 롱이 지적하였듯 이국의 음식은 친숙함과 낯섦 사이에 위치하며, 그 낯섦은 맛의 문제를 넘어 ‘먹을 수 있는가 없는가’라는 터부의 영역과도 연결된다 [18] . 《용과 같이》 시리즈에 재현된 (재일)한식 역시 이러한 경계 위에 놓여 있다. 가면살인마 붓처즈 쇼: 여전히 익히지 않은 날 것으로 남아있는 한식 K-컬처의 영향으로 (재일)한국인과 한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거 등장하는 <용7>에서도 한식을 ‘날 것’의 이미지와 연결하여 재현하는 경향은 유효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리아타운의 정육점 후계자인 지에이이다. 그는 코리아타운의 공터에서 하키 마스크를 쓴 채 칼을 휘두르는 모습 때문에 사람들에게 “가면 살인마”로 오해받는다. 가업을 잇기 위한 연습으로 오해가 해소되지만, 그는 딜리버리 헬프에서 여전히 “가면살인마”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서브스토리 26. <가면살인마>). 정육과 해체, 그리고 날고기라는 이미지가 결합하여 형성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가면살인마의 붓처즈 쇼”라는 스킬 연출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장면에서 지에이는 고기를 익히거나 조리하지 않는다. 대신 칼로 재료를 절단하고 해체하는 과정이 전면에 제시되며, 화면은 온통 붉은색의 선혈로 가득하다. 완성된 음식 접시(문명)가 아닌 손바닥(야생) 위에 올려진 생고기의 형태로 제시된다. 또한 스킬 설명은 조리법이 아니라 “소름 끼치는 해체 작업”(딜리버리 헬프 내 “Skill help” 설명 중)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음식은 완성된 요리라기보다 해체된 동물의 몸으로 제시되며, ‘익힌 것’보다 ‘날 것’의 이미지가 전면화된다. * 가면 살인마 지에이의 붓처즈 쇼: 적색, 육식, 생식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러한 연출은 일본인 시라카와 키요에의 “마돈나의 무료 급식”이나 중국인 쵸우의 “인간 중화볶음의 극”과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먼저 시라카와의 “마돈나의 무료 급식”은 시라카와(白川)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흰색의 포근한 니트를 입은 인물이 무와 두부 등 흰색 식재료를 손질하고, 이를 물에 끓여 익힘으로써 음식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완성된 음식 역시 흰색 그릇에 담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고깃국”이며, 시라카와는 이를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넨다. 조리 과정과 결과물 모두가 따뜻함과 안정감, 그리고 ‘익힘’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 시라카와 키요에가 만든 마돈나의 무료 급식. 백색, 채식, 화식(火食)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색채 구성이 한국과 일본의 대표 음식이 상징하는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을 대표하는 민족음식이 붉은 김치라면 일본은 하얀 쌀밥이 이를 대신한다. 실제로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재현되는 한식 역시 붉은색을 중심으로 시각화된다. 지에이의 붓처즈쇼가 선혈을 연상시키는 붉은 육즙과 생고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김치와 육개장 등 주요 한식 메뉴 역시 붉은 색채를 공유한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즉 게임은 일본의 음식을 흰색과 따뜻함, 익힌 것의 이미지로, (재일)한국의 한식을 붉은색과 강렬함, 날 것의 이미지로 대비시키고 있는 셈이다. 중국 음식과의 비교에서는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쵸우가 구사하는 “인간 중화볶음의 극”은 중화풍 화구와 웍을 사용하여 재료를 볶고 가열하는 과정이 전면에 제시되며, “중화요리는 화력이 생명”, “소금을 적당량”과 같은 대사를 통해 조리 행위 자체를 강조한다. 물론 적을 웍으로 볶아내는 과장된 연출은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은 야쿠자를 주인공으로 삼는 성인 등급의 게임 특성상 파워와 웃음을 전달하는 연출 장치로 기능한다. 중요한 점은 쵸우의 기술이 재료를 가열하고 조리하는 ‘익힘’의 과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반면 (재일)한식은 조리의 결과보다 절단과 해체, 그리고 생고기의 상태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재현된다. 즉 일본 음식이 흰색과 따뜻함을 통해 ‘익힌 것’의 이미지를, 중국 음식이 화력과 조리를 통해 ‘익힌 것’의 과정을 강조한다면, (재일)한식은 여전히 절단과 날고기의 이미지를 통해 ‘날 것’에 가까운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용7>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본격 한식당 “어머니의 약속”의 한식 구성과 전달 방식이다. 메뉴 삼겹살은 생고기를 굽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야키니쿠처럼 짐승의 생물학적 정보를 중심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상추와 홍고추로 장식된 완성된 음식의 사진과 함께 “얇게 썬 돼지고기 삼겹살을 바삭하게 구워 여러 재료와 함께 싸서 먹는다”처럼 조리 방법과 먹는 방식이 함께 제시된다. 불고기와 닭갈비 역시 양념과 조리 과정을 강조하며, 한식을 ‘날 것’이 아닌 ‘익힌 것’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한국 문화의 위상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와 주변부 인물을 조명해 온 시리즈의 방향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미약하지만, 《용과 같이》 속 한식은 점차 ‘날 것’에서 ‘익힌 것’으로 이동하며 문화적 가공과 조리의 이미지를 획득하고 있다. 5. 곱창과 김치, 버려진 것의 부활 한편 게임 내에서 줄곧 (재일)한국인과 직결되던 메뉴였던 곱창은 레비스트로스의 도식 안에서도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것은 단순한 ‘익힌 것’이 아니라 ‘태운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에지마 : 그 곱창이랑 똑같다. 내도 니도. 고기는 너무 바싹 구우면 딱딱해져가 먹질 못하지. 그런데 곱창은 다르데이. 바싹 타야지 가치가 있거든. 태우고 태우고 시커멓게 될 때까지 태워가 기름을 쫙 빼야 맛있는기라. 아무리 쫙 빼입고 좋은 생활을 해도 어차피 야쿠자- 태생이, 좋은 고기와는 다른기라. 마지마 : 우리는 곱창 같은 쓰레기 라 이거가? 사에지마: 맞다. 그러니까 우리는 좀 더 타야 하는 기다. 덜 탄 곱창은 그냥 쓰레기니까. 쓰레기는 태우고 또 태워서 시커매져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기다 [19] . * 마지마와 사에지마의 대화: 곱창으로 비유되는, 버려진 것의 부활 <용5>에서 사에지마는 수감 전 한래에서 마지마와 마지막 식사를 하며 “곱창은 바싹 태워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고기가 지나치게 익으면 먹을 수 없게 되는 반면, 곱창은 오히려 불에 태워질수록 맛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곱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삶을 비유하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뒷세계”로 표현되는 사회의 이면에 있는 주인공들은 끊임없는 시련과 단련을 통해 자신을 ‘태우며’ 살아간다. 태운 것은 일반적으로는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것이지만, 그것은 형태가 불에 태워지는 소멸을 거치고 불사와 정화의 힘을 갖고 재생한다. 키류ㆍ사에지마ㆍ카스가 등의 주인공은 사회에서 배척당하는 범죄조직 출신 인물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누구보다 불의에 저항하며 자신을 던져 약자를 돕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버려진 것”을 의미하던 곱창이 불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듯, 이들 역시 고난을 통과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존재 의미를 증명한다. 이러한 특징은 김치와도 연결된다. 레비스트로스의 분류에 따르면 김치는 ‘썩은 것’에 해당한다. 물론 여기서의 썩음은 단순한 부패가 아니라 발효라는 문화적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획득한 상태를 의미한다. 김치는 본래 채소를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저장 음식으로 발전하였지만, 오늘날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즉 김치는 자연적 변형의 결과물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문화적 개입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곱창이 ‘태움을 통해 재생된 음식’이라면, 김치는 ‘발효를 통해 재생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용과 같이》 시리즈에 재현된 한식은 레비스트로스의 ‘날 것–익힌 것–썩은 것’이라는 도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야키니쿠는 날 것에 가까운 음식으로, 냉면과 육개장은 익힌 음식으로, 김치는 썩은 음식으로 배치된다. 여기에 곱창은 ‘태운 것’이라는 예외적 범주를 형성하며 독자적인 의미를 획득한다. 특히 곱창과 김치는 각각 태움과 발효를 통해 새로운 가치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는 단순한 조리 방식의 차이를 넘어, 주변부와 배제의 경험을 새로운 정체성과 가치로 전환해 온 한국과 (재일)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읽을 수 있다. 6. 마무리 《용과 같이》에 재연된 한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과 (재일)한국인의 역사와 기억을 담아내는 문화적 표상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야키니쿠는 재일한국인의 노동과 생존의 역사를, 김치는 한국 사회가 공유하는 문화적 상상력을, 곱창과 김치는 버려진 것의 재생이라는 서사를 각각 담고 있었다. 특히 레비스트로스의 도식을 통해 살펴본 결과, 게임 속 한식은 날 것과 익힌 것, 태운 것과 썩은 것 사이를 오가며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적 의미를 생산하는 상징 체계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용과 같이》가 재현하는 한식의 풍경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한국과 (재일)한국인을 둘러싼 기억과 문화적 번역의 풍경이다. 플레이어가 한래에서 고기를 굽고, 코리아타운에서 김치를 사고, 어머니의 약속에서 삼계탕을 먹는 순간, 그 음식들은 더 이상 체력을 회복하는 아이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을 상상하는 방식이자, 일본 사회 속에서 (재일)한국인이 만들어 온 삶과 기억의 풍경이 된다. [1] 루시 M. 롱, 「음식관광」,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 27개 주제로 보는 음식 연구, 김병순 옮김, 따비, 2020, 631면. [2] Boniface, Priscilla, Tasting Tourism: Travelling for Food and Drink, Routledge, 2003. [3] Long, Lucy M., 「Culinary Tourism: A Folkloristic Perspective on Eating and Otherness」, Southern Folklore 55(3), University Press of Kentucky, 1998, pp.181-204. [4] 이 글에서 ‘한식당’은 본격 한식 전문점부터 메뉴 중 한식을 취급하는 곳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명칭으로 사용한다. [5] <용2> 11장 철의 규칙 중 [6] 뒤에 점포는 있지만 게임 내 물품 구매는 허름한 매대에서 이루어진다. [7] 신재경, 「재일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 불고기가 일본 인기요리 ‘야키니쿠’ 된 사연」, 제주의소리, 2011.06.07. [8] 이시재, 「근대일본의 ‘화양절충’ 요리의 형성에 나타난 문화 변용」, 아시아리뷰󰡕 5(1),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2015, 47면. [9] 이붕언,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사진으로 기록한 재일동포 1세들의 마지막 초상, 윤상인 옮김, 동아시아, 2009: 이기원, 「[책 속으로 떠난 역사 여행 38] 일식 ‘호르몬야키’에 담긴 슬픈 역사」, 오마이뉴스, 2009.04.24. 재인용. [10] Rachelle H. Saltzman, “Rites of Intensification: Eating and Ethnicity in the Catskills”, Southern Folklore, 55(3), 1998, pp.205-223. [11] CHO, Hong Sik, 「Food and Nationalism: Kimchi and Korean National Identity」,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4-1, 2006, pp.207-229. Published online December 31, 2006. [12] 한경구, 「어떤 음식은 생각하기에 좋다: 김치와 한국민족성의 정수」, 한국문화인류학󰡕 26, 한국문화인류학회, 1994, 51-68면; 한경구, 「The Anthropology of the Discourse on the Koreanness of Koreans」, Korea Journal 43(1), 한국학중앙연구원, 2003. [13] 이미나, 「“얼마나 맵길래…” 외신기자 불닭볶음면 시식 ‘홍보효과 톡톡’」, 한국경제, 2024.06.24.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62473417 , 검색일: 2024.1.10.> [14] “일본인이 믿으면 안 되는 한국인의 말 1위”, 루리웹, 2022.2.21. <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781/read/55991578 ?, 검색일: 2024.1.10.>; 「“매운 거 잘 먹어…술 잘 마셔” 일본인이 한국서 하면 안 되는 말」, 세계일보󰡕, 2018.1.3. < https://www.segye.com/newsView/20180103003068 , 검색일: 2024.1.10.> [15] <용7> 서브스토리 “김치는 아주 매운 게 최고(そのキムチ、激辛につき)” 중 [16] 전파는 19세기 인종주의와 제국주의의 진화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개념으로 이미 인류학계에서 폐기되었다. 오히려 인류의 이동과 음식의 역사에서는 서로 다른 공동체의 접촉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의 문화적 ‘동화와 변용’이 더 주요할 것이다. - 주영하, 「감수의 글」 중, 제프리 M. 필쳐 엮음,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 27개 주제로 보는 음식 연구, 김병순 옮김, 따비, 2020. [17] 루시 M. 롱, 「음식관광」,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 27개 주제로 보는 음식 연구󰡕, 김병순 옮김, 따비, 2020, 652면. [18] Long, Lucy M.(1998), op. cit. [19] <용5> 2부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이은우 오래도록 학생으로 살았고,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신궁으로 살았다. 서버 직업 랭킹 2위를 달성했지만 이력서에 기재한 바는 없다. 눈과 손은 예전 같지 않아도 근성으로 버티며 플레이 중이다. 구비문학 연구자로서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설화와 신화에서부터 현대 게임의 서사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

  • 나는 아직까지도 현역 게이머 - 레트로게이머 꿀딴지곰 인터뷰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기억에서 희미해진 4,000여 개의 고전 게임을 찾아주고 이제는 유튜브로 영역을 넓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그는 국내 몇 없는 ‘레트로 게이머’이자 ‘레트로 게임 컬렉터’다. 그를 만나 레트로 게임의 현주소와 그가 생각하는 과거, 현재 게임의 접점을 물었다. 쉼 없이 흘러나오는 전문용어와 자세한 게임의 예시들 그리고 이제 중년이 된 그가 회고한 어린 날의 추억 이야기로 현장엔 웃음이 마를 새가 없었다. 그날의 대화를 정리한다. < Back 02 GG Vol. 21.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ujin Park Received a master's degree with a thesis on "women indie musicians." Writes mainly about music and is currently a contributor to the popular music webzine IZM.

  • '포터블'과 '모바일': 주머니 속 게임의 사반세기 변천사

    '포터블'과 '모바일'이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둘 다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문화적 의미와 게임 경험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2005-2011년 사이 닌텐도 DS 시리즈와 소니 PSP 시리즈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병행하여 존재했던 시기에 주목하여 이 두 개념을 생산적으로 구분해서 사용하자고 제안한 연구도 있다(McCrea, 2011).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모바일, 닌텐도, 포터블, UMPC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imong Lee From childhood to now, always in the company of Nintendo games. A few months ago, bought a Steam Deck on installment and has been enjoying it to the fullest. Studied business administration at Kyung Hee University and cultural mediatio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Yonsei University, and is currently a doctoral student in the Graduate School of Core Ethics and Frontier Sciences at Ritsumeikan University in Japan. Researches digital media content and culture, including games and webtoons.

  • [Interview] Bringing the sense of presence into esports – what and how: Yeong-seung Ham, Program Director at Riot Games.

    The feeling of being part of the crowd is a powerful experience. In traditional sports, this empowering moment is known as "hyeonjang-gam," which can be translated as the "feeling of presence." Despite technological advancements and high-speed internet that allow us to watch sports matches remotely from home, many fans still choose to visit the on-site venue to immerse themselves in the passion, sweat, tears, cheers, and chanting that cannot be fully transmitted through a screen. Some become fans of a sports team after experiencing an engaging moment at the stadium, chanting alongside a group of people. Even in esports, numerous fans have missed spectating digital game matches at physical on-site stadium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 Back [Interview] Bringing the sense of presence into esports – what and how: Yeong-seung Ham, Program Director at Riot Games. 13 GG Vol. 23. 8. 10. Translator’s note: The original title of this article is "Where Does the Hyeonjang-gam (현장감) Come From in Esports?" Hyeonjang-gam is a compound word in Korean, combining 'site (현장)' and 'feeling/sense (-감)'. It primarily refers to the immersive experience or the feeling of being fully engaged and present in a specific physical space, commonly observed in sports, concerts, events, and esports. It encompasses the physical presence and the ability to perceive the atmosphere and energy of a particular environment. To ensure clarity in this English translation, the term "Hyeonjang-gam" has been interpreted as "the feeling of presence.” Editor’s note: The feeling of being part of the crowd is a powerful experience. In traditional sports, this empowering moment is known as "hyeonjang-gam," which can be translated as the "feeling of presence." Despite technological advancements and high-speed internet that allow us to watch sports matches remotely from home, many fans still choose to visit the on-site venue to immerse themselves in the passion, sweat, tears, cheers, and chanting that cannot be fully transmitted through a screen. Some become fans of a sports team after experiencing an engaging moment at the stadium, chanting alongside a group of people. Even in esports, numerous fans have missed spectating digital game matches at physical on-site stadium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is situation is somewhat ironic when you think about it. When we say, "It doesn't feel real when watching an esports match at home" or "I wish I could watch the match at a real stadium," it implies that we are not fully satisfied with esports existing in the virtual world, despite the inherent online nature of the games themselves. So, let's delve deeper into what is the "feeling of presence" in esports—the feeling, the sensation, the bonding, and the moments of realism that exist in the physical world. When there's no physical Summoner's Rift (a map in League of Legends) at the esports stadium, what else creates that sense of authenticity and engagement for esports fans on-site? What are the similarities between the feeling of presence in traditional sports and esports? To gain insights, let's turn to Yeong-seung Ham, Program Director at Riot Games, who has extensive experience in broadcasting production from conventional sports scenes at MBC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one of the leading South Korean television and radio broadcasters, and currently leads the broadcasting at LCK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Interviewer, Do-won Seo: Hello! Please give our readers a brief introduction of yourself. Yeong-seung Ham, Program Director at Riot Games: Hello, my name is Yeong-seung Ham, and I am in charge of the broadcasting division at Riot Games. I have been working there for roughly four and a half years now. Previously, I used to work at MBC in their sports broadcasting division where I was involved in various sports programs and content. Seo: What were your most memorable experiences when you used to broadcast (conventional) sports during your time at MBC? Were you involved in many types of sports or just one particular? Ham: I had the opportunity to handle basketball programs at the 2014 Asian Games, which were held in Incheon, South Korea. One of the most memorable moments was witnessing the Korean men's basketball team win the gold medal, marking the first victory since the 2002 Asian Games. It was definitely a significant highlight in my sports broadcasting career. The PyeongChang 2018 Winter Olympics Games were also truly mesmerizing. I was also once involved in motor racing broadcasting, which is considered a niche sports genre in Korea. Due to its limited recognition among the general public, we had to put in extra effort to produce various side-content such as documentaries and entertainment programs about motor racing, in order to build up the storyline for those races. Seo: Then you moved to the esports scene. What makes esports broadcasting unique compared to transmitting (conventional) sports matches? Ham: I believe esports broadcasting is perhaps the most real-time and responsive genre of broadcasting. The level of active engagement and feedback from esports viewers surpasses that of any other broadcasting shows in Korea. And that's where its beauty lies. We can quickly identify what we may have missed during the transmission, or what the esports viewers might have overlooked in the match. This allows us to iterate and address any issues promptly. Of course, there are certain aspects that cannot be immediately corrected. For example, when we released the first (LCK) opening video, if fans claim that it looks bad, there's very little we can do about it. Scheduling with the teams is not always flexible, as we have only a few days set aside for recording sessions. Even if we realize that the video didn't fully meet the fans' expectations, we still have to proceed with it until the next season. We have also received criticism regarding our recent (LCK) visual graphics, such as "there's too much purple." So, yeah, we hope to make improvements in the next season, and that's the mindset we have. If there's something we can fix immediately, we do so as soon as possible. This is where esports differs the most from regular sports broadcasting. Seo: But I do remember that during basketball broadcasting on major Korean TV channels they often displayed text messages from viewers while the match was live. How does receiving feedback through this type of viewer participation system differ between conventional sports and esports? Ham: Yes, that reminds me of when I used to lead the broadcasting of Major League Baseball on MBC regularly on weekends. That was the time when some of the most well-known Korean baseball players, such as Hyun-jin Ryu, Shin-soo Choo, Byung-ho Park, Hyun-soo Kim, Seung-hwan Oh, and Jeong-ho Kang, were active in the US Major League. We broadcast their matches simultaneously in real-time. It wasn't just core baseball fans who were watching, but also many Korean baseball fans who specifically wanted to see those Korean players in action instead of watching an entire 9-inning match on television. However, due to limited channels, it was not possible to show all the Korean players' matches at the same time on separate channels. So we conducted an experiment where we dedicated one program solely to Korean players. It was similar to broadcasting the Olympic Games, where we focus on specific matches among the many sports events happening simultaneously during the Olympics when Korean players were performing. So we received every feeds of the baseball matches involving Major League teams with Korean players and selectively aired them when the Korean players were at bat or pitching. Even when Byung-ho Park was sent down to the minor leagues, we captured the Minor League's online live stream (as those matches were not televised) and included it in our Korean-player-specific baseball program. And during that time, MBC had a TV show called "My Little Television," which took inspiration from real-time streaming services like Twitch. It was sensational all across Korea at the time. So, we decided to take inspiration from it and introduce a real-time chat system to our live sports broadcasts. This allowed viewers to see how people were reacting to the match and find out what they liked or didn't like about the program. But, I think the major difference between the esports and conventional sports scenes is that the latter is often player(/athlete)-centric. Fans focus on an athlete's performance, cheering for their impressive plays and such. In esports, they not only discuss an athlete's performance but also talk about the game itself. When you think about baseball or football, people don't usually talk about the game mechanics. But in the case of League of Legends (LoL), the entire sports genre per-se is developed by a single company. So, let's say there's a bug in the game or a certain champion in LoL is considered OP (overpowered). Then fans might start trolling the game and Riot Games on live-chat. In this situation, we find ourselves in an ironic position. We are not just random TV staff broadcasting sports matches; we are part of the company that developed and operates the game, as we are affiliated with Riot Korea. So if there's something wrong with the game then fans may direct their frustration towards our company. If there is a conflict with a referee's decision that is also the responsibility of Riot Korea. If we, the production team made a mistake during live stream then it also becomes the company's problem. This adds a layer of complexity that I have to endure in a more active manner. I am aware that we are not perfect and have sometimes disappointed our esports audience. But I also want to address that even the most well-prepared cable channels have made mistakes in their early days of operation, and eventually settle down and learn from their mistakes. We are also collecting our viewers' valuable opinions and gradually expand our workforce and improve our infrastructure. We sincerely hope for our fans' continuous support and feedback as we move forward. Seo: I'd like to ask about the on-site venues of esports. We now have physical esports stadiums despite the game happening virtually online. From a production standpoint, how would you compare the esports on-site scene with other conventional sports? Ham: There are similarities in terms of the vibrant atmosphere and the feeling of presence that you experience in a particular physical setting. Even though the game is happening virtually online, you can witness the professional esports athletes in action right before your eyes. Moreover, in LCK, we have an open stage where audiences can hear the urgent communication between players, such as "go here" or "attack now," unlike the closed-booth stage. I think the major difference between esports and conventional sports lies in the audio experience at the venue. In esports venues, the audience can hear the live voices of casters and commentators. If you imagine attending a baseball or football stadium, you'll hear various sounds made by athletes and the cheering of fans, but the voices of casters and commentators are typically muted in the physical venue and only televised. In esports, the game itself is online, but it is displayed on a large physical screen with the echoes of casters and commentators resonating throughout the physical venue. This creates a more spectacular atmosphere for on-site esports spectating compared to physical conventional sports. And to further enhance fan engagement during the match, we even incorporate audiovisual elements into the scene. For example, when a team defeats one of the elemental drakes (NPCs in LoL that provide buffs), we illuminate the audience with lights that match the drake’s color. If a team defeats Baron Nashor, we then also switch the lights to the corresponding color. These added elements make the overall experience more immersive, more lively for fans. But I think it all comes down to the role of casters and commentators. They are the most distinctive features of esports, enhancing fan engagement and adding excitement throughout the show. Unlike baseball, football, or basketball casters, esports casters are able to maintain high tension throughout the program, injecting bursts of energy into every solo-kill and team fight, as if there were home runs happening every minute. They truly play multiple roles in creating an unforgettable experience. Seo: So the exciting voices of casters and commentators broadcasted on-site are major factors that enhance the feeling of presence in esports. Then what about the players on the stage? What if there’s no players on the stage? Would the fans still enjoys the feeling of presence there? Ham: I believe we're already making progress in that aspect. As you may be aware, CGV Cinema (one of the largest multiplex cinema theater and IMAX franchises in South Korea) recently screened the LCK summer finals. With 90% of the tickets sold, approximately 8,000 fans watched the LCK finals in movie theaters nationwide. [One of the posters of LCK Summer Finals 2022 in CGV theater. Fans had the opportunity to watch the final match on August 28, 2022, starting from 13:40, at one of the 32 CGV cinema theaters nationwide. The ticket price was 20,000 KRW (approximately 15 USD).] Seo: Yes, I was also there, and I was truly amazed. Ham: Exactly. Apparently a lot of people are enjoying esports in this way. Even though the esports players were not physically present at CGV, fans were still able to connect through the spectacularity of the big screen, the immersive sound, and the shared experience of cheering with fellow audience members. I'm not aware of any other sports genre (in Korea), where fans actively participate in these kinds of "viewing parties" as much as they do in esports. During the recent LCK playoffs, there were many fans who couldn't enter the stadium because the tickets were sold out. But there were still fans gathered around here at LoL Park (League of Legends Park, an esports stadium in Seoul run by Riot Games), using this physical space as a communal gathering place for people who love LoL and LCK to come together and enjoy the event. Because you could hear chants and cheers emanating from the inside even outside the stadium. That's why people showed up, even without tickets, to watch the match together on small screens in the lobby area, where we also broadcast LCK matches. I was pleasantly surprised to see so many people gathered in those areas outside the stadium, spectating and cheering together. Seo: That sounds like a mix between attending a live sports event and watching sports at a bar. Would you say it's similar to the sports bar culture where people gather in pubs to watch the Premier League together? Ham: Or the street gatherings of fans during the World Cup. Because it is obviously more fun watching sports together. Sometimes I think, "Wouldn't it be amazing if the LoL esports scene becomes more developed, and we can have a massive fan gathering during the LoL finals at a place like Gwanghwamun Square?" (One of the largest public squares in Seoul.) After attending the LCS (League of Legends Championship) finals, one thing that left a lasting impression on me was that their LoL matches took place at an American football stadium. The one I saw was NRG Stadium, a large stadium in Houston with a retractable dome structure. Only half of the stadium was covered by the dome where they had sort of like a fan festival event setup. There was also a sponsor zone and various events inside. Even though the area under the dome was quite dark due to the lack of natural light, people were there from morning to evening, immersing themselves in the esports culture. It strongly reminded me of what we, as Riot Games, are striving for - why we develop and provide live services for the game LoL, organize esports events, and create additional content like Arcane. It's because we want to create meaningful experiences for our users, even in the offline world, through the game. So at that LCS finals, fans were enjoying the event together, cheer for their favorite players and teams, while having fun with various activities on a physical setting, which creates a deeper sense of belonging and solidarity with the "League of Legends" culture. This later became our inspiration for the “Fan Festa” that we recently did in Gangneung (in Korea) in August 2022. We thought, "How about a one-day event with a festival-like atmosphere?" and that's how it became a reality. Of course, there's always some risk in trying something new. Two of our project leads for Fan Festa were worried so much, saying ‘what if people don’t show up?’ They even joked about the potential scenario of only the two of them standing in a massive stadium, imagining how awkward it would be. Fortunately, that didn't happen. We had nearly 7,000 people attend our Fan Festa. It was a valuable learning experience for us, as we ventured into organizing not just broadcasting programs but also other forms of cultural events and festivals. I believe such endeavors are what bridges the gap between the online and offline worlds, even though the game is an online medium. It’s the physical setting that fosters a sense of closeness among people. Seo: That’s true. While we refer to it as e(lectronic)-sports, there has always been a consensus that the final matches, the grand finals, should take place in a physical venue. As you mentioned, this might be because of the feeling of closeness and bonding that arises when tens of thousands of fans come together to cheer. Despite the era of constant online connectivity, there are still many things that cannot be achieved in the virtual world. Let's delve deeper into this topic. You first discussed the important role of casters and commentators, and then the importance of on-site engagement of fans that creates a lively atmosphere and a sense of bonding. Is there anything else you would like to add? Ham: I want to add about the interactions with the players (esports athlet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we fully online streamed all our matches. Although it went reasonably well, there was always something missing. And it wasn't just the staff and the fans who felt that way; the players felt it too. Several esports athletes expressed how much they missed playing at the on-site venue. They shared sentiments like, 'I want to play at LoL Park again,' 'I want to compete in a place with an audience,' 'I want to feel the enthusiasm and vibrant energy of the crowd.' This is because, even though players are mostly isolated from what the crowd is saying during gameplay, they can still hear or feel the eruption of cheers when they achieve something remarkable. They also feel the crowd's presence. That resonance, that energy, fuels their adrenaline. For instance, FPS games like Valorant are a good example because the game has immediate feedback. When a player gets a kill, the crowd's cheers erupt instantly. I think this also leads FPS players to have more pronounced reactions compared to other more subtle game genres. And it's this immediate burst of energy that prompts fans to start chanting. Seo: Oh, so the player's performance not only generates further engagement from fans – such as chanting – but it also elicits reactions from the players themselves. Sounds like a feedback effect in the physical venue. That's a good point. Ham: Yes, exactly. And there’s the moment when players enter — the awe-inspiring moment when they come onto the stage. I know what that feels like too. I've attended many on-site matches as a fan myself, and the energy that emanates from a packed crowd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being in an empty venue. It can make your heart race even if you're just standing still. Such energy is what brings the joy of spectating sports. So it's not just about players and audiences physically being in the same space; it's more about how they interact, how players and audiences engage with each other. That's what makes the scene livelier and more exciting. For example, many people missed the chanting of "1-2-3, OOO fighting!" (Translator’s note: A Korean esports fan chanting culture where fans chant in an organized manner with '1-2-3, (player or team's name) fighting' at the beginning of a match to cheer for their favorite player/team.) We even pre-recorded that chant, along with a bunch of Riot Game staff, production teams, and agency people, "1-2-3, XXX fighting!" and "1-2-3, YYY fighting!", and played it at the beginning of the match when the entire audience seating was empty due to the pandemic. Some fans said that was cringy but there were still others who said, 'Yeah, I missed that.' In a way, we all wanted to experience the thrill of being part of a large audience, that sense of solidarity with the culture we love. There's also this unique fan meeting culture in esports, where players come to the front of the stage to say hi to the fans before the game starts. And after the game ends, there's always a brief fan meeting, similar to K-Pop fandom. Conventional sports may have moments where fans can take pictures or get autographs near the exit after a game, but I've never seen this type of dedicated fan meeting procedure as normalized as in esports. I think that's also unique to esports. Seo: You mentioned the engagement between players and audiences, which reminds me of what happens when a pause occurs in esports. In other sports, for example, when a rainstorm temporarily pauses a match, the atmosphere cools down. But in the LCK broadcast, there were many moments when casters and commentators interacted with the audiences during the pause situation. Ham: I feel really bad about the frequent pauses that happened during this LCK season, especially as they often occurred due to technical game issues. In the case of interactions during a pause situation, yes, the casters and commentators play a big role. We monitor the viewers' reactions in real-time, and the casters are able to respond to them during the pause. For example, Caster Seong (Seung-heon Seong, one of the LCK casters) and commentators seem to feel an obligation to shake up the mood again during the pause situation. I can see that this could be a psychological burden for casters and commentators. But we work hard to check the fans' real-time comments and respond as energetically as possible during those awkward pause moments. Thanks to the efforts of many people, we also have content around us that we can utilize, such as pointing the camera to cheer signs (cheer placards) from fans or videos that we can play during long pauses. Seo: It's difficult to define the essence of "hyeonjang-gam (feeling of presence)," but I think we are getting closer to understanding it. Now, for the last and final question. As an esports content creator, how do you feel about the empty moment after the stage? Ham: During the pandemic, it was only us, the staff, at the site. The players were playing games at their facility, while the audiences were all watching the match from home. It was just us on the empty and hollow stage. We felt somewhat depressed and down during that time. Every day when we commuted to work, being the only ones maintaining the scene, we couldn't shake off this feeling of emptiness in our minds. We felt like janitors taking care of a forgotten building. I still feel that way when I see an empty stage, after the game is over. It’s sort of similar to the feeling of seeing an empty theater after a performance. You know, there's a subtle excitement around the stadium before the show, like when you go to the cinema and waiting for the movie to start while munching on freshly cooked popcorn. Such excitement from the audience is what makes us, the production staff, feel excited too. We sense it. And the players feel it too. And then the game ends, after the fan meeting, suddenly the buzz stops. The lively energy just disappears. So I would say that LoL Park after the match is pretty scary, like a ghost town (laughs). [The empty LoL Park after the LCK season. Like Ham said, it feels empty and lonely without the audience and players.] Seo: Okay, then one extra question, which could be a difficult one. How do you see yourself? Are you a broadcasting production manager? Or do you see yourself as an esports event manager? Because you are involved in both the broadcasting (streaming) and on-site aspects of LCK. Ham: I would say my job is more involved in the broadcasting side of things. So, production. Seo: But you also mentioned a lot about fan engagement on-site, the atmosphere, and the feeling of excitement in the physical venues of esports, which, as you said, is something unique compared to the conventional sports scene. Ham: Perhaps that's the main reason why I decided to move here and join the esports scene, choosing a career in esports broadcasting. We (Riot Games) have a stadium, a physical space. And that's a big deal. Since we have a physical venue, we can experience things live on-site while also broadcasting and streaming, closely monitoring what is happening inside the stadium. In the past, with conventional sports, we would travel around South Korea with a broadcast truck, capturing footage of every single match across the country, but it never felt like the show was ‘ours’. Those stadiums were not ours; we were just there capturing the footage. But here, with LoL Park, it is us who must prepare everything. It's like how we say it in Korean, "we have to set our own food table". We have to brainstorm how we can better convey the story to our audience, design events to engage with our fans, work closely together with other teams – such as event teams, league management teams, game product teams, etc. In a sense, we are like the KBO (baseball league in South Korea), a sports cable channel, and Olympic baseball stadium operation in one set. We are a combination of these three. That's why I moved to the esports scene and still remain here, as there's no other scene in sports where I can be involved in such a comprehensive experience. Seo: It was insightful to hear your role as a program director in broadcasting division while also being closely on-site. Thank you for sharing your precious time for the interview.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Media Culture Researcher Dowon Seo I study culture for the fun of life. I have curiousity in all sorts of things like games, religion, and films.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 분투형 게임과 전쟁: 행위성의 뒤집힌 거울상

    이와 같은 현상은 지난 세기 걸프전 이후 더욱 가속화된 ‘전쟁의 게임화’에 관한 분석에서 거울상을 발견한다. 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도되는 폭격의 현장에서부터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병사 훈련, 그리고 드론을 동원한 전쟁에 이르기까지. 게임이 전쟁을 재현(mimesis)할 때, 전쟁은 게임을 모사(mimesis)한다. < Back 25 GG Vol. 25. 8. 10. Tags: 응우옌, 행위성, 전쟁, 예술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eon Choi Drawing on identities both as a philosophy researcher and as a game enthusiast and researcher, has engaged in teaching, lecturing, research, writing, and translation, and currently enjoys the pleasure of sharing thought with students at Inha University and elsewhere.

  • 곰고기 백파운드: 교육용 게임과 〈오레곤 트레일〉의 유산

    현 시점에 〈오레곤 트레일(The Oregon Trail)〉에 대한 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다. MECC(Minnesota Educational Computing Consortium)가 만든 이 고전 게임에 대한 글은 수없이 많은데, 예컨대 캐릭터가 게임 내 여정 속에서 가장 많이 겪게 되는 이질(dysentery)은 유명한 관용구가 되어 온갖 상황에서 사용되어왔다. 이 글은 〈오레곤 트레일〉이 남긴 유산 그리고 여전히 미국의 게임문화와 주류 대중문화를 이어주고 있는 게임의 영향력에 대한 증언이다.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Marc is a PhD candidate in Concordia University's department of communication studies in Montreal, Canada. Marc’s research focuses on toxicity in online games. He is driven to understand toxic phenomena in order to help create more positive conditions within games with the ultimate hope that we can produce more equitable and joyful play experiences for more people. He has published on the Steam marketplace and DOTA 2, and is a co-author of the upcoming Microstreaming on Twitch (under contract with MIT Press).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인터뷰] EBS ‘다큐프라임-게임에 진심인 편’ PD-자문위원의 코멘터리 대담

    지난 10월 10일, EBS에서 만든 게임 다큐멘터리 〈게임에 진심인 편〉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참조: https://youtu.be/5LWXpmdV_BU) 일반적인 게임 다큐멘터리처럼 게임의 산업적 측면을 강조하지 않고 게임의 본질과 가치를 다루고 있으며, 트렌디한 연출에서부터 방송 직후 유튜브에 즉시 공개한 것까지, 제작과정과 유통과정 모두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공개된 유튜브의 댓글에는 ‘제작자가 게임에 진심’이라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랐다.   < Back 09 GG Vol. 22.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won Seo Studies culture in pursuit of a more interesting life. Curious about a wide range of cultural domains, including games, religion, and film.

  • [인터뷰] 북미 게임연구자 Consalvo, 한국과 북미의 게임문화를 말하다

    콘살보 교수와의 이번 인터뷰는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고찰에 있어 필수적인 게임학의 현재를 진단해보는 한편 북미의 상황에 대해 들어봄으로써 이 시점, 여기에서 고민해볼 만 한 지점들을 모색하고자 기획하였다. 실시간 인터뷰가 어려운 현재 여건상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 Back [인터뷰] 북미 게임연구자 Consalvo, 한국과 북미의 게임문화를 말하다 01 GG Vol. 21. 6. 10. 게임학(Game Studies)은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연구를 통칭하는 연구 분야다. 2000년대에 들어와 게임이 산업적으로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영향력이 크게 확장되면서 서구권에서는 게임학 분야가 본격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창간호 기념 인터뷰를 하게 된 캐나다 콘코디아대학교(Concordia university)의 미아 콘살보 교수(Mia Consalvo) 또한 비슷한 시기에 게임학 연구에 발을 들여놓은 후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연구자다. 게임의 문화적 측면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콘살보 교수는 개발사에서 규정해 놓은 방식 외의 게임플레이 및 그로부터 파생된 산업과 문화에 대한 논의가 인상적이었던〈Cheating: Gaining Advantage in Videogames(2007)〉을 비롯해서 관용적으로 '일본의 침공'이라 불리는 - 타이토의 〈Space Invader〉가 북미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일본의 게임들이 대거 유입되었던 현상에 대한 비유적 표현 - 일본 게임의 북미 시장 진입과 번성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을 추적한 〈Atari to Zelda: Japan’s Videogames in Global context(2016)〉, 그리고 오늘날 게임문화 내에서 게임의 정통성을 두고 벌어지는 논박을 관찰하고 문화적 함의를 고찰한 〈Real Games: What’s legitimate and What’s not in Contemporary videogame(2019)〉 등을 저술하였다. 콘살보 교수와의 이번 인터뷰는 게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고찰에 있어 필수적인 게임학의 현재를 진단해보는 한편 북미의 상황에 대해 들어봄으로써 이 시점, 여기에서 고민해볼 만 한 지점들을 모색하고자 기획하였다. 실시간 인터뷰가 어려운 현재 여건상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질문: 콘살보 교수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왕이면 게임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중심으로요 . - 어렸을 적 동네 피자 레스토랑에서 가족들이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 매장 내에 설치되어 있던 아케이드 게임기로 <팩맨> 같은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것이 게임에 대한 첫 기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가시간에 간간이 이런 식으로 게임을 접하다가, 1년쯤 뒤에는 부모님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저와 여동생에게 아타리 2600 콘솔과 <스페이스 인베이더> 게임을 사주셨어요.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마다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신이 났는데,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을 때면 텔레비전 수상기에 콘솔을 연결해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 종종 게임을 즐기곤 하면서, PC로도 <7번째 손님>이나 <미스트> 같은 게임도 플레이를 했지요. 이후에 1999년이 되어 제가 밀워키에 있는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첫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 한 학생이 일본 게임을 소개해줘서 흥미를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플레이스테이션과 게임 여러 개를 구매하게 되었는데, 특히 <파이널 판타지 9>을 열심히 플레이 했습니다. 이후 그 학생과 저는 게임에 대한 논문을 몇 편 접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치팅(cheating)과 게임에 대한 제 연구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콘살보 교수가 답변 말미에 언급한 연구작업이란 저서 『 Cheating: Gaining Advantage in Videogames』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일본 게임에 대한 경험은 이후 또 다른 저서인 과도 연결되고 있다. 이어서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근황에 대해서 질의하였다. 질문: 작년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게임은 언택트 여가활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죠. 선생님께서도 게임을 플레이하셨는지요? 플레이하셨다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임이 있을까요? 코로나 팬데믹은 어떤 식으로 선생님의 게임 생활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Consalvo: 작년 한 해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고, 게임은 시간을 때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겨루고 긴장을 푸는 등 여러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저도 작년에 꽤 많은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거의 싱글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활용하지는 않았습니다(그렇지만 몇몇 친구들과 <디아블로>를 플레이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은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은 롤플레잉 게임 <디스코 엘리시움>이었어요. 스토리와 메카닉 디자인 뿐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전투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들을 제공했다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또 가장 감동적이었던 게임으로는 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스텔라라는 이름의 소녀가 되어 망자들을 배에 태워 사후세계로 무사히 인도하는 게임입니다. 망자들이 사후세계로 떠나기 전 플레이어는 그들과 함께 여러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이로써 망자들은 마침내 자신의 죽음과 생의 종결을 받아들이게 되죠. 정말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게임이에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진행할 수 있고요, 주어진 퀘스트들은 게임의 분위기와 주제와 아주 잘 어우러집니다. 스토리, 아트, 사운드, 음악 등등 모든 것이 다 훌륭합니다. 가끔 슬프기도 하지만, 재밌고 신나는 일도 있지요. 저는 동료들과 함께 이 게임에 대한 논문을 썼고요, 7월 초에 열릴 Games for Change festival에서도 이 게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답변을 콘살보 교수의 학술 활동의 기반이 직접 플레이한 경험에 놓여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저서 에서 보여준 북미 게이머 커뮤니티 및 그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력의 근간이 바로 그 지점에 있었던 것이다. 눈여겨 볼 만한 지점이라 생각된다. 이어서 콘살보 교수의 학술적 관심사와 북미권의 게임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질문: 교수님께서는 주로 게임문화에 대한 연구를 해오셨는데요, 그래서 북미의 게임문화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의 경우 게임의 산업적 발전 수준에 비해 그 문화적 위상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WHO가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한다는 결정이 이루어졌던 시점에 한국 게임업계와 게이머 커뮤니티는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에 비해 실질적인 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오랜 편견의 벽이 여전히 견고했던 것이죠. 그래서 관련 업계와 학계는 이러한 상황을 바꿔보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북미의 경우에도 1990 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발생했던 일련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말미암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게임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논문이나 저서들이 연달아 발간되고 있는 걸 보면 북미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에 모종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Consalvo: 1990 년대에 비하면 북미에서 게임은 확실히 보다 분화의 일부로서 수용되고 있는 분위기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찍혀있던 낙인을 완전히 털어냈다고 할 수는 없지요. 언급하신대로 이 낙인은 총기난사 사건과 연관되는데, 최근 몇년 간 그러한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이 별로 발생하지 않았어요. 팬데믹 영향으로 학교가 운영되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요. 팬데믹 상황이 지난 후 사회가 원상복귀 되어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지 흥미롭게 두고 볼만한 부분입니다. 제 생각에 현재 북미에선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게이머'라고 인식하지 않지만 그걸로 충분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든 <콜 오브 듀티> 최신작을 플레이하든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인식 자체에 이미 많은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전통적으로 북미의 게임에 대한 편견은 한국의 그것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강력한 편이다. 게임 및 게임을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같은 장소들에 대해 공중위생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나 깨끗하지 못하다는 낙인이 강력하게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미국 메사츄세츠주의 마쉬필드라는 도시에서는 2014년에서야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허용되었을 정도다(물론 법적으로 금지되어있었다고 해서 이 지역 사람들이 수십년간 전혀 게임을 하지 않았을 거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사실은 1982년 해당 법령이 시작된 이래 1994년과 2011년 두 번에 걸쳐 게임 금지 법령을 뒤집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게이머라고 인식하지 않는 보통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콘살보 교수의 관찰은 분명 게임이 대중적인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콘살보 교수는 팬데믹 후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살짝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체로 팬데믹 현상이 게임이 대중화되는데 있어 유효한 변인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는데, 한국에서는 팬데믹과 게임 간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일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게임의 이용시간이나 결제액수는 늘었지만, 그것으로써 하나의 여가활동으로서 대중성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이어서 북미 게임학 연구의 현황에 대해서도 질의하였다. 북미권의 게임학 연구는 한국 연구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부러운 면이 없지 않은데,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 2010년대 이후 인문사회학적 게임연구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반면, 북미권에서는 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문: 이번에는 북미 게임문화 연구 현황에 대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의 상황에 대해 말씀드려보자면, 제가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게임학 연구라는 것을 접했던 2000년대 초중반은 <리니지>나 <미르의 전설> 같은 게임들이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등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고무된 정부가 게임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관련 연구분야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였지요.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저도 이 때 정부 지원으로 DiGRA 같은 국제 학술 컨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오면서 학계 - 특히 인문사회학 분야 - 에 대한 지원이 크게 줄었고, 이후 인문사회학적 게임연구는 정체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또한 학부에서 게임 전공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대개는 실용적인 기술을 가르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인문사회학적 게임학에 대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대학원은 극소수구요. 관련 학술지들 또한 산업/기술적인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선 현재 인문사회학적 게임연구의 구심점이 없는 셈이지요. 한편, 제 기억으론 오픈형 온라인 게임연구 저널 Gamestudies.org가 2001년에 개설되었고, 전문학술지 Games & Culture는 200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는데, 제 생각엔 이러한 학술지들이 영미/서구권에서 게임학 연구의 중요한 구심점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관련 부문에서 학술서 출간도 활발하구요(예를 들어 MIT Press의 플랫폼 시리즈나 플레이풀 씽킹 시리즈 등). 그래서 제 생각엔 서구/영미권의 게임학 부문은 꽤 잘 운영되고 있는 듯한데, 교수님 생각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Consalvo: 인문사회학적 게임연구는 지속적으로 성장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을 구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대학은 여전히 양적 연구를 하는 연구자를 원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여러 펀딩 에이전시들, 특히 금전적으로 큰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에이전시들이 사회과학이나 양적 접근을 선호합니다. 그러니까 질적 연구 또는 인문학적 연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 좀 더 힘이 든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인데, 대부분의 공적 펀딩 에이전시들과 여러 대학들이 인문학적 연구에 호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유지되길 바랄 뿐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갈수록 보다 많은 연구자들이 DiGRA나 Game Studies.org 같은 곳(주: 게임 전문 학술 대회나 학술 저널)에 참여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속한 학문 분야의 학술 저널에서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들이 테뉴어를 받거나 진급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현상이긴 한데, 다른 한편으론 게임학 연구들이 갈수록 고립되어가는 현상일수도 있겠습니다. 게임에 대한 고유한 학문 영역의 필요성에서 기인했던 게임학 연구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다소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반드시 게임학 연구의 정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오히려 게임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양적/질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전문 학술 저널이나 컨퍼런스 보다는 각자 개별적으로 소속된 연구 분야에서 게임을 연구하는 경향이 학계에 소속된 연구자들의 진급과 연관이 있다는 현실은, 게임학 연구 분야의 식민화를 염려했던 초기 게임학 연구자들의 우려가 상기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구축된 이론이 탄탄한 타 분야에서 게임을 연구함으로써 연구의 질적 향상이 고양될 수는 있겠지만, 그 중심축이 '게임'에 놓여있는 게임 고유의 연구 영역이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게임 연구는 늘 타 학문 영역의 주변부에 머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콘살보 교수의 지적은 게임학의 미래와 관련해서 고민해볼 만 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업계와 학계간 소통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보았다. 한국에서는 학문적 성취 - 특히 인문사회학적 연구 - 가 업계가 게임을 만들고 판매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드문데, 북미에서는 어떠한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Consalvo: 업계와 학계간의 소통과 교류가 분명히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게임업계는 굉장히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소위 "업계"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한 것을 배우고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바로 GDC 같은 곳인데, 저의 경우 지난 몇년 간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캐나다에선 일부 연구자들이 업계 종사자들과 작업적으로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한데, 개발사들이 즉각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AI 개발분야에 비하면 그와 같은 교류나 관계는 항상 소수인 편이죠. 근본적으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GDC와 같은 행사가 업계와 학계간 소통에 있어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국내에서도 지스타나 NDC 등의 행사가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업계가 보다 다양한 학계와의 '스킨십'을 넓혀갈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좀 욕심을 내서 한국의 게임에 대한 북미인들의 인식에 대해 물어보았다. "두 유 노우 BTS?"" 같은 류의 질문으로 받아들여 질까봐 조심스러웠는데, 이 질문은 사실 한국의 게임에 대한 외부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 자신을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던진 질문이었다. 질문: 이번 질문은 한국의 게임에 대한 북미권의 인식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외부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니까요.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2000년대 초중반은 한국의 온라인게임 붐이 서구에서 화제가 되곤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직 온라인 플랫폼이 글로벌하게 구축되어 있던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서구에서 한국을 찾아온 몇몇 연구자나 기자 등이 24시간 게임방송만 내보내는 게임 전문 방송 채널이나 수많은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무슨 캐주얼 게임 마냥 즐기고 있는 PC방 같은 곳을 보면서 신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한국인들이 게임을 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였지만, 한국이 게임으로 글로벌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이 때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이십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는데요, 그래서 한국의 게임산업과 문화가 국경 바깥에선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Consalvo: 제가 명확하게 그 과정을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기(북미)에서 한국의 게임문화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은 아마도 e스포츠의 인기일 것입니다. e스포츠의 기원이 북미인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나 <리그 오브 레전드>같은 게임으로 e스포츠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을 확실해 보입니다. 이는 국제적인 경기를 통해 한국인 플레이어들의 뛰어난 기량(과 보다 긴 역사)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그러한 측면에 분명 많은 기여를 했지요. e스포츠가 한국의 게임과 게임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주목을 끄는 분야 중 하나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불행한 일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한국인 플레이어들에 대한 인종 차별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e스포츠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게임의 역사에 있어 한국의 비중이나 영향은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2000년대 들어와 온라인 플랫폼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서 한국의 게임이 세계 게임 산업과 문화에서의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담론이 늘 국내에서만 맴도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가운데 e스포츠가 서구/영미권에서 한국과 관련하여 많이 회자되는 부문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인종차별의 문제가 e스포츠 관련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콘살보 교수의 진단은 북미인(이자 게임문화 연구자)의 시각이었기에 가능한 부분일 것이다. 이는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e스포츠 분야이기에,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에서 e스포츠가 인종차별 문제를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한 e스포츠과 관련해서 종주국 논쟁 등 다소 국수주의적인 성격을 띄거나 산업적 가능성에만 한정되는 국내 게임 담론에 있어, 콘살보 교수의 제안은 게임 문화 연구의 측면에서 e스포츠의 역할(또는 가능성)을 짚어준 것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일상적인 질문으로 돌아와 한 명의 게이머로서 콘살보 교수의 게임플레이와 북미 게임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질문: 딱딱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게이머로서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저도 한 때는 밤새도록 동료들과 아제로스를 누비곤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야심차게 시작했던 X박스 게임패스 구독을 정지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플레이할 시간이 나질 않더라구요. 명색이 게임연구자인데, 제 일상 속에 게임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거죠.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Consalvo: 저의 경우 게임플레이는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곤 합니다. 몇 주에 걸쳐 매일 같이 수시간을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있고, 다른 때에는 전혀 못하기도 해요. 제 스케줄과 하고 싶다는 동기 여부에 따라 달라지죠. 현재 저는 지난 해에 출시된 DLC를 플레이하기 위해 를 다시 플레이하는 중입니다(저는 롤플레잉 게임팬인데, 이 게임의 개발자들은 제가 진짜 좋아하는 시리즈인 <폴아웃>을 만들었던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중심의 도 플레이 중인데, 여기서 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가 되어 다른 안드로이드들을 조사해서 일탈자를 색출하고 그들을 불량품으로 처리할 지 결정해야 하죠. 저는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구요,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새롭게 다루는 게임들을 접하는 게 즐겁습니다. 한편 한 명의 게이머로서 북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게임 관련 이슈 중에서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지 궁금했다. 질문: 북미의 게이머로서 가장 흥미로운 이슈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의 경우엔 랜덤박스가 아주 큰 이슈입니다. 게임사들이 확률 공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게이머들이 트럭시위를 벌일 정도였지요. 미국에서는 어떤가요? Consalvo: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랜덤박스 문제가 이슈가 된 적 있지만, 특히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던 문제는 에픽과 애플 간에 벌어졌던 다툼이었습니다. 두 거대 기업이 보다 많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가운데 누가 진짜 피해를 보고 있는지 확실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이슈였죠. 작년 같은 경우에 게임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주목을 끈 문제는 팬데믹 동안 게임을 통해 사회성을 어떻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인가였어요. 그 전에는 온라인게임에서 벌어지는 각종 유해한 상황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요. 이제 마지막 요청입니다. 이제 막 시작된 저희 게임 제너레이션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Consalvo: 새롭게 창간된 게임 제너레이션의 창창한 앞날을 기원합니다! 오늘날 우리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게임에 접근하는 시각이 증가하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입니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나보라 게임연구자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게임학을 접한 것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우연히 게임 수업을 수강하면서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간간히 게임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역사>, <게임의 이론>, <81년생 마리오> 등에 참여했습니다.

  • 소수자들의 게임에 대한 세 가지 소고

    디지털게임은 한때 ‘소수자’들의 매체이기도 했다. 소수자라는 개념이 단순히 적은 숫자를 가진 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게임 초창기에 한국에서 게이머는 소수자에 가까웠다. 전자오락실은 불량한 이들이나 다니는 곳으로 낙인찍혔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엄연한 자영업장인 오락실에 학교 교사들이 들이닥쳐 ‘손님’인 학생 게이머들을 강제로 끌고나가는 영업방해 행위도 자연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뉴스와 신문에서는 연일 불량한 오락실과 게임 때문에 망가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쏟아냈고(이 부분은 아직도 유지되는 바 또한 있다) 게임은 눈치보면서 해야 하는, 말그대로 여가오락 문화 부문에서의 소수자 포지션이었다. < Back 소수자들의 게임에 대한 세 가지 소고 04 GG Vol. 22. 2. 10. 디지털게임은 한때 ‘소수자’들의 매체이기도 했다. 소수자라는 개념이 단순히 적은 숫자를 가진 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게임 초창기에 한국에서 게이머는 소수자에 가까웠다. 전자오락실은 불량한 이들이나 다니는 곳으로 낙인찍혔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엄연한 자영업장인 오락실에 학교 교사들이 들이닥쳐 ‘손님’인 학생 게이머들을 강제로 끌고나가는 영업방해 행위도 자연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뉴스와 신문에서는 연일 불량한 오락실과 게임 때문에 망가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쏟아냈고(이 부분은 아직도 유지되는 바 또한 있다) 게임은 눈치보면서 해야 하는, 말그대로 여가오락 문화 부문에서의 소수자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디지털게임을 소수자들의 매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콘솔게임 같은, 한국에서 수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킬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소수자라는 개념은 단지 숫자의 많고 적음으로 분류하는 말은 아니다. 특히 급격히 게이머 범주가 넓어지기 시작한 모바일 시대 이후를 생각한다면 게임은 오히려 대중문화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 위상을 바꿔온 바 있었다. 대중문화콘텐츠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게임과 소수자의 문제는 좀더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대중문화라는 이름과 함께 하는 디지털게임의 이야기를 할 때 크게 세 맥락의 소수자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이 매체에 접근가능한 매체이용자로서의 접근성 관점에서 바라보는 소수자 문제이고, 두 번째는 이 매체가 콘텐츠 안에서 재현하고 재구성해내는 대상으로서의 소수자 문제다. 그리고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성에 따른, 게임 안에서 게이머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재현을 통해 나타나는 소수자 문제가 마지막으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은 대중문화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단지 ‘모두가 즐긴다’는 말로 그 의미를 뭉뚱그려선 안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시도되었던,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실천과 개선의 방향까지를 대중문화로서의 매체는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 넓어지는 게이머 저변 안에서 커진 덩치만큼 우리의 디지털게임은 대중문화로서 갖춰야 할 지향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또 그 실천이 얼마만큼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를 고찰해 볼 때다. 접근성 관점에서의 소수자 이슈들 서구권의 게임연구들에서는 오랫동안 ‘비디오게임’의 주이용자층을 ‘젊은 백인 남성’이라는 그룹 안에서 살피며 게이머집단에서의 주류화와 그에 따른 마이너리티의 발생을 논의해온 바 있었다. 그러나 이용자집단의 문제는 게임 저변이 점차 넓어지면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형태로 게이머집단의 구성이 변화하는 흐름이 존재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서구의 ‘젊은 백인 남성’에서 ‘백인’은 빠지게 되며, ‘젊은’ 또한 게이머집단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에서 점차 희미한 정체성이 되어가는 중이다. 콘텐츠가 타겟으로 삼는 소비자집단이 호응하는 피드백 속에서 남성 중심의 게임콘텐츠와 게이머집단이라는 점은 여전히 주류집단의 존재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게임 플랫폼의 다양화와 모바일기기를 통한 대중화 속에서 남성중심적인 게임이라는 말도 과거만큼의 집중도를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지는 추세다. 전반적인 대중화의 과정에서 오히려 두드러지는 것은 특유의 인터페이스로 인해 접근성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인 장애인 게이밍, 혹은 노화나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진 노년 게이밍과 같은 영역일 것이다. 여전히 손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없는 여러 환경들이 존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게임 접근성에 대한 고민들이 점차 누적되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대중문화로서의 게임이 가져야 할 범용성의 위상에 대한 변화들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의 재현에서 드러나는 소수자 문제 오랫동안 디지털게임이 주류 게이머가 아닌 대상을 향해 만들어낸 대상화된 재현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받아온 주제였다. 수동적 대상이나 트로피처럼 등장하는 게임 속 여성의 문제, 존재 자체가 지워진 성소수자 문제, 비서구권 캐릭터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의 반복과 같은 문제들이 꾸준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고, 이는 2000년대 이후 디지털게임 시장이 소비자 확장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오버워치>의 저격수 캐릭터 ‘아나’는 그런 변화를 상징할 만한 캐릭터다. 60대 노년 여성에 장애를 가진 비서구 아랍권 출신의 캐릭터는 단순히 정치적 올바름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라기보다는 마치 과거 인종차별과 대상화에 적극적이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변화한 양상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더욱 넓어진 시장에서 대중문화콘텐츠로 어필하기 위해 이뤄진 시장적 조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의도가 어떤 것이건간에 게임에서의 소수자 재현 문제에 변화가 일어나는 확인 가능하다.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가 리부트되면서 변화한 캐릭터나, 가 게임 내 NPC들의 인종적 다양성을 컴퓨터 사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옵션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변화는 분명 소수자 재현 문제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변하지 않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는 점 또한 공존한다. 게이머 저변의 확대로부터 비롯되는 시장의 압박에 의한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아직까지는 글로벌 릴리즈가 중심인 AAA급 대형 게임들에 한정된 변화이며, 대중문화로서의 게임콘텐츠 전반에 걸친 변화라고 이야기하기엔 이제 겨우 첫 발을 뗀 수준이라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게이머 속에서의 소수자 문제 콘텐츠 내부에서 발생하는 소수자 이슈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거지는 이슈는 게이머 스스로로부터 발생하는 이슈들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멀티플레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디지털게임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이어지는 메시징 이상으로 게이머간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나타나는 맥락이 더욱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여성, 성소수자, 인종, 장애인에 대한 비하들부터 게임 캐릭터 등을 활용한 2차창작에 이르기까지 게이머들이 직접 생산하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폭넓게 나타난다. 게임 규칙 내적으로서의 트롤링이나 일반적인 욕설, 모욕이 아니라면 아직까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나 혐오발언 등이 별도로 제재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는 않다. 현실의 현행법상에서도 차별금지법 등이 입법에서 난항을 겪는 것을 생각하면 게임 속에서의 소수자 차별 문제는 더 험난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된 콘텐츠 이상으로 이용자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소수자에 대한 대상화, 혐오 문제는 디지털게임과 소수자 문제를 다룰 때 더욱 큰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왜 게임이 소수자 문제를 신경써야 하는가 접근성, 콘텐츠, 상호작용 세 측면 모두에 걸쳐 디지털게임과 소수자 문제를 살펴보는 이유는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결국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모두의 게임’이라는 대중문화로서의 디지털게임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소수집단에 의해 향유되는 것이 아닌, 이름 그대로 ‘대중’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대중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과 그에 따라 해당 매체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무가 요구된다. ‘게임은 문화다’ 라는 말은 실제 한국사회를 이루는 대중문화의 일각으로 디지털게임이 자리하고자 할 때 요구되는 최소한의 윤리와 공공성을 갖추고자 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대중화 시대를 맞아 게임이 갖게 된 영향력은 기존에 비할 바 없을 정도로 커졌다.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 매체가 짊어져야 할 책임과 부담 또한 막중해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게임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장벽 허물기, 게임 콘텐츠 안에서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이들을 향한 부당한 표현을 줄이기, 그리고 게이머들 스스로가 이 매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와 다른 누군가에게 무례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기. 이런 여러 요소들이 함께 할 때서야 우리는 비로소 당당하게 ‘게임은 문화다’라는 말을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실천이 따라가지 않는 한, 디지털게임은 적어도 좋은 의미로의 문화에 다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업계와 이용자 모두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게임평론가이자 연구자. 2015년부터 게임을 업으로 삼아, 평론가로서는 게임이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을, 연구자로서는 상품으로서의 게임이 사회 안에 자리잡는 구조를 살펴본다. 『81년생 마리오』(2017), 『현질의 탄생』(2022) 등을 썼고, 〈다큐프라임〉(EBS)을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여러 매체 연재에 참여했다. 디지털게임을 시간권리상품으로 분석한 연구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게임연구소 '드래곤랩'대표를 맡고 있으며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논문세미나] 옛날 전쟁 비디오게임이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알려주는 것 : <환경을 위한 역설적 투쟁으로서 레트로 폭력>

    최근 우리는 게임의 문제를 기후/환경 문제와 연결짓는 담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게임장비와 콘솔에 물질적 자원이 투입될수록 전자폐기물(E-waste)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고, 게이머의 플레이 시간이 늘어날수록 탄소배출량이 늘어난다는 기사들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이제 게임 플레이는 거의 환경오염의 문제와 불가분이 되었고, 게임회사 또한 게임을 개발한다면 필연적으로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 Back 31 GG Vol. 26. 8. 10. Tags: 레트로 게임, 게임과 환경,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포스트휴머니즘, 콘트라, 배틀 시티, 리버 레이드, 논문세미나, Retro Games, Actor-Network Theory, Games and Ecology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isu Kim Studies a range of fields—culture and knowledge, space, and the academic field. Also interested in the history of games and the lives of gamers.

  • 하이파이러시: 같은 뿌리의 리듬과 액션 사이에서

    리듬은 사전적 정의에서 ‘일정한 박자나 규칙에 따라 장단과 강약이 반복될 때의 규칙적인 음의 흐름’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있다. 박자에 따라서 음이 일정하게 반복될 때. 음의 덩어리를 리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게임에서 리듬 게임이라 부르는 장르 자체는 연주하는 행위. 혹은 건반을 정확한 타이밍에 수행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리듬 그 자체보다는 음악 연주를 모사하는 것에서 시작하므로 날아오는 노트를 처리하는 형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 Back 11 GG Vol. 23.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Pilkwon Jeong A farmer, a baker, and a barista. Currently in an eighth year of writing as a game journalist. Striving to experience and witness as much as possible within the limited time gi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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