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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정감사의 게임 이슈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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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3. 12. 10.

지난 10월 한 달 동안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된 게임 관련 이슈를 톺아본다. 공교롭게도 딱 10개 이슈가 나왔는데, 9개는 주무 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다뤄졌으며 하나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졌다.

     

앞서서 요약하자면 크게 무게감 있는 이슈는 적었다. 아니, 이렇게 서술할 수 없다. 모든 이슈는 중요하다. 특히 게임계 노동 이슈가 그렇다.



펄어비스의 공용 PC - 유형: 노동. 위원: 정의당 류호정


초과근무를 방지하기 위한 PC 오프 제도라는 것을 많은 회사에서 활용한다. 주당 최대 노동시간인 52시간을 채우면 컴퓨터를 더 쓰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검은사막의 개발사 펄어비스 또한 이 제도를 채용하고 있고, 이런 노동 조건 개선의 많은 부분은 게임 노동자 출신인 류호정 의원이 2020년 펄어비스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적한 것에 힘입은 바가 있다. 반면 금년에 의원이 가져온 제보는 펄어비스에서 초과근무를 우회적으로 하기 위한 꼼수로 공용 PC를 쓴다는 내용이었다.

     

‘15층에 있는 잠금 제한 없는 PC’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이 방법은, 야간 혹은 금요일 이후의 초과근무 상황에서 개인 업무용 PC가 아닌 서버 업데이트용 공용 PC로 이동시켜 노동을 시키는 방법이다. 이 경우는 초과근무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초과근무 수당 산정 근거가 아예 없어지므로 ‘공짜 야근’이 되어버린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자신도 제보를 통해 인지했다고 답변했는데, 즉 자신이 시킨 방법이 아니라는 어필이었고, 관리를 강화했다고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의원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차라리 공용 PC를 다 없애버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 질의에 대해, 게임과 영상 업계는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특성이 있어서 주 52시간 제한을 지키려면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을 했다. 다른 계획이라는 것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했던, 크런치 모드 때 몰아서 일하고 그 후에 쉬어서 ‘평균 주 52시간 이하’를 맞추는 방법이 아니길 바란다.


* 류호정 의원실이 공개한, 펄어비스가 이미 조치한 노동 여건 개선 사항

* 류호정 의원실이 공개한, 펄어비스 공용PC에 대한 언급

     


페미니즘 사상검증 - 유형: 노동/평등. 의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림버스 컴퍼니를 서비스하는 프로젝트 문에서 터진 사건이 규모를 불려 나가더니 국정감사장에 올라왔다. 남성 캐릭터 싱클레어에는 수영복 일러스트가 있는데 여성 캐릭터 이스마엘은 수영복이 아닌 잠수복이라는 점에 불만을 가진 남성 유저들이 온오프라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해당 일러스트를 작업한 사람이 여성일 것이라 보고 색출을 시작했으나, 남성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다른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찾았다. 그의 과거 트위터 행적 중에서 현재는 지워진 리트윗 하나를 찾았으니 그것이 페미니즘 지지 트윗의 리트윗이었다. 이 여성이 작업한 일러스트에서 특정 손 모양도 찾아냈는데, 병을 눈 앞으로 올리기 위해 두 손가락으로 집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비약과 망상에 찬 논리가 완성되어 ‘페미 잘라라’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직접 회사에 찾아가는 시위를 맞닥뜨린 프로젝트 문은 7월 25일, 자진 퇴사의 형태로 해당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내보냈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사이버불링과 사상검증. 여기에 지지 여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날조 정보도 유포되었다.

     

회사는 사상검증 사유가 아니고, 계약직이라 해고가 아닌 계약 종료이며, 사규에 따른 적법한 절차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건 전개를 보면 누가 보아도 사상을 이유로 자진 퇴사를 권고한 것이며, 이는 사규 이전에 지켜야 하는 사내 노동자 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인셀 진상고객 이슈가 노동 이슈로도 확장이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게임소비자협회라는 단체가 조직되었고, 게임업계에 대한 근로감독 청원에 12,745명의 청원인이 모였다. 이 청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제출되었고, 우원식 의원이 이를 질의한 것이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여 이 사건과 유사하게 게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불링 사건을 67건 제보 받았다고 증언했다. ‘페미인지 답하라’며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식으로 SNS 계정을 스토킹하면서 인격 모독을 지속적으로 가하거나 하는 것이다. 피해 제보자의 90%가 2~30대 청년이며 88%는 여성이었다. 반면 회사의 보호를 받았다는 경우는 4건에 불과했고, 방치가 50%에, 자발적 퇴사의 형태를 한 사실상의 해고가 41.3%였다. 여기에 업계 내에 팽배한 성희롱 발언, 성차별적 승진 고과와 연봉 체계, 임신 및 출산에 대한 불이익, 면접 과정에서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등의 사례를 증언했다. 업계 상황이 이렇지만 2021년 10월 14일 사이버불링을 포함하도록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게임회사가 받은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감독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하형소 청장은 그동안의 재해 발생은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이었으며, 감정노동 분야에서는 콜센터에 주력했음을 인정했다. 우원식 의원은 특별근로감독을 주문하는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의 추가 개정 필요를 역설했는데, 특히 제보자 중 11명이 프리랜서 신분이라서 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정감사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난 현재, 프로젝트 문 사건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넥슨에서 일어나고 있다.


* 프로젝트 문이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한 당일에 외국 유저들이 만들어낸 밈


게임물 등급관리 시스템 정비 필요 - 유형: 행정. 의원: 정의당 류호정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의 등급 심사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정부 기관은 아니지만 정부 업무를 위탁받은 만큼 정보 공개가 기본 사항이고, 그래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 심사를 넣은 게임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칙이라 함은 정보 공개 유예를 선택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 블라인드 제도가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절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내 게임사와는 달리 외국 게임사는 이 제도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공식 발매 발표 이전에 등급 분류 사실이 공개된 퀘이크 1, 2 리마스터를 비롯해 사일런트 힐, 콜 오브 듀티, 레드 데드 리뎀션 등의 신작이 미공개 대외비 상태에서 출시 대기 중이었다가, 한국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정보 공개를 통해 강제적으로 출시 정보를 공개 당했다. 블라인드 제도가 외국 게임사에게 제대로 안내되지 않고, 이런 강제 정보 공개가 반복이 되면, 한국에서의 등급 분류 신청을 늦게 해서 한국 내의 출시가 늦어지는 결과를 갖고 올 것이 예상된다.

     

블라인드 제도에 대한 안내를 영어 혹은 다른 언어로도 서비스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행정 절차 정비에 대한 질의다. 그리고 비슷한 정비 소요가 또 있었다. 게임사가 게임의 내용을 수정할 때도 게임 등급 심사를 새로 받아야 한다. 사행성 시스템이나 선정성 수위의 변경 같은 것을 등급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시행규칙에 관련 기준이 확실히 공지되어 있지 않아서 게임사는 단순 스킬 이펙트 변경, 폰트 변경, 색상 변경 정도의 경미한 수정이 있어도 내용 수정 신고를 하고 있다. 그 결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매년 3천 건이 넘는 수정 신고에 대해 일일이 등급 분류를 해야 해서 행정력이 낭비되는 실정이다.

     

이 또한 시행규칙이나 시행령 정비로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이며, 설사 법 개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버그 패치 수준의 경미한 개정 정도가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개선과제로 제시했고, 이상헌 의원 등이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내의 비위 - 유형: 비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사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심사 시스템은 심각한 비위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진 상태다. 게임위는 자체등급분류 통합관리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전산망 구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1단계 구축의 진도율이 50%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팀장 한 명은 ‘사업비를 집행해야 하니 준공계를 달라’고 했고, 업체는 허위 준공계를 제출했다. 이 허위 준공계를 근거로 해서 사업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사업비가 나갔고, 검수 보고서도 만들어졌고, 관련 정산보고서도 허위로 만들어서 문체부의 내년 보조금도 받았고, 사무국장은 이 과정 모두를 결재했다. 리베이트 의혹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팀장은 현재 조폐공사로 이직했고 사무국장은 정직 처분을 받은 후 게임위를 떠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이런 정황이 모두 밝혀지자 이 사무국장은 게임위 이름으로 허위 보도자료와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의 허위성을, 자체등급분류 통합관리시스템의 법적 근거를 만든 사람인 이상헌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언급했고, 해당 자료는 국정감사 도중에 삭제됐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이 여기서 폭로되었다. 사무국장은 7월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고 임기가 8월까지였기에 이대로 게임위에서 사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정직당한 사람이 회사에 나타나더니 사내 전산망에 접속을 했다. 8월 출근일 22일 중 20일을 출근했고, 광복절도 마찬가지였다. 정직이 되어서 대외비 정보 같은 것에 접근할 수도 없을 터인데 말이다. 김규철 게임위원장은 사무국장이 자기방어를 위해 6년 동안 근무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했고 이를 막을 근거가 없었다는 답변을 했다.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대답에 이상헌 의원은 조직 장악력이 없는 거 아니냐, 즉 ‘사무처장이 활개치고 다니는데 막지 못한 거 아니냐’는 추궁을 했다.



교육용 게임 플랫폼 - 유형: 비위.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콘텐츠진흥원의 비위 사실로 의심되는 부분을 질의했지만 콘텐츠진흥원이 반박을 설득력 있게 해내면서 결론이 나지 못한 이슈도 있다.

     

‘잇다(It-Da)’라는 교육 콘텐츠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교육용 게임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8억의 예산으로 개발했다. 김윤덕 의원은 개발된 게임들이 잇다에서 구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지만 조현래 콘진원장은 구동된다고 맞섰다. 잇다를 통해서만 3천여 건, 총 25만 건의 접속 건수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 사업으로 개발된 게임은 본래 인문/자연/창의/예체능 4분야로 기획이 되었는데, 예체능 분야의 게임이 불합격되었다. 이 심사 과정의 디테일들이 석연치 않다고 김윤덕 의원이 주장했고, 조현래 원장은 부정했다.

     

두 차례의 질의 끝에 김윤덕 의원은 ‘우리 보좌관들이 운용이 안 되는 것은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게임인재원 - 유형: 사업. 의원: 국민의힘 이용


게임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 중에는 2019년에 개원한 게임인재원이 있다. 현재 콘텐츠진흥원장인 조현래 원장이 콘텐츠국장이던 시절 시작되었다. 2년 동안 예산은 30억씩 증액되었고 내년에는 5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개원 이후 총 365명의 교육생 중 1기의 취업률은 75%, 2기의 취업률은 87%다. 곧 제2캠퍼스가 준공되면 정원도 2배로 확대될 예정이다.

     

반면 3기 졸업생부터는 13~22%p 가량 취업률 지표가 감소했다. 이용 의원의 추측성 진단은, 교육 커리큘럼을 위탁한 업체가 바뀌어서 아니냐는 것이다. 2020년부터 교육 용역을 따내 내년까지 예정된 현재 업체인 파이어랩스는 이전에는 수주 실적이 0이었다. 즉 게임인재원 용역이 첫 수주 사업인 것이다. 이용 의원은 파이어랩스의 설립자가 콘진원의 노조 지부장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전직자 편의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현래 원장은 평가위원들의 평가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그럴 리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이용 의원은 종합감사 때 구체적인 자료를 갖다달라고 말했지만 종합감사에서 이 이슈가 다시 다뤄지진 않았다.



게임 교육의 지역 제한 - 유형: 교육.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본지의 편집장 이경혁 평론가는 ‘우리아이 게임 사용설명서’라는 교양 예능 프로에 출연하여 총 10회 동안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강연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직종을 게임물 전문 지도사라고 부르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양성한다. 이들은 학생, 학교밖 청소년, 학부모, 교원 등을 대상으로 적정등급의 게임물 이용, 불법 게임물 이용 예방 교육 등을 한다. 2018년에 3명을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7명이 양성되었다. (편집자 주: 편집장은 게임물 전문 지도사가 아닙니다.)

     

  김윤덕 의원은 이들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11명, 부산/경상에 23명, 충청에 3명이고, 강원-호남-제주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리큘럼 개설 또한 편중되었다. 이 강사들을 파견하는 지원사업은 서울/경기/대구/부산에만 존재했고, 학교밖 청소년 대상 강연 또한 수도권/부산/대전에만 있었다. 금년 사업계획서조차 청소년 만8천 명을 교육 대상으로 확장하겠다고 했는데, 서울/경기/부산/대구만 언급되어 있었다. 김윤덕 의원과, 농어촌 대표자라는 정체성을 내세운 이개호 의원은 이런 편중이 동등한 교육 권리라는 헌법 가치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지역 제한이 등급 분류 모니터링 요원 채용에도 있었다. 채용 요건에는 지역 제한이 없었지만 세부 항목에는 부산과 수도권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 가능할 것, 장애인은 부산직업능력개발원을 통해서만 모집, 관리인력 채용은 부산 본사 인근 사무실에서 등등의 제한이 있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우선 변명 같습니다만 예산의 한계 때문에”로 운을 떼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기존 조직이 있는 지역 위주로만 사업을 하다 보니 강원/호남/제주가 빠졌다는 것이다. 최대한 소외 지역으로 지도사가 갈 수 있도록 현재의 예산 규모에서 예산 구성을 다시 짜겠다는 약속은 나왔다.


* 본지 편집장이 고정 출연한 OGN의 ‘우리아이 게임 사용설명서’


게임 제작 지원 예산 - 유형: 예산. 의원: 정의당 류호정


매년 문화체육부에서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집행하는 예산 중에는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이 있다. 금년에는 총 41개 업체가 선정되어 교부금을 받을 예정인데, 2차에 나눠서 지급이 된다. 그리고 2차 지원금인 38억 8천만 원이 한 달 넘게 집행이 지연 되는 중이다.

     

유인촌 장관은, 이제 막 취임했기 때문인지, 아직 파악을 못했다는 답변을 했다. 한편 유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이상헌, 류호정 의원이 언급했던 ‘게임업계 청년 간담회’에 조현래 콘텐츠진흥원장을 참석시켰는데, 여기서 조현래 원장은 예산을 청구했지만 아직 입금되지 않아서 늦어지고 있다는 말을 했다.



추진사항 점검 - 유형: 행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위원장이기 때문에 심도 깊은 질의를 하기는 어려웠던 이상헌 의원은 26일 종합감사에서 유인촌 장관을 상대로 간단한 추진 사항을 점검하는 시간을 잠깐씩 가졌다.

     

GG 지난 호에서 정리했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여부에 대한 연구 용역이 그런 시간에 언급됐다. 통계청 민관협의체가 결론을 내기 위해서 발주한 연구 용역 중 하나가 질적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고 그래서 후속 연구 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바로 그 거부된 연구에 대해 이상헌 의원은 ‘게임 중독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연구해 연구 목적을 어겼다면서 질타했다. 게임이용장애 찬성측 이론과 진단도구만 반영했고, 반대측 근거에 대한 검토가 없으며, 핵심 로 데이터(Raw Data)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유인촌 장관이 판교에서 ‘게임업계 청년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의 어려움 중 하나라는 서류작업 간소화도 살짝 당부를 했다. 이런 민원 해결 또한 국정감사의 기능 중 하나다.

     

좀 더 중요한 점검 사항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행령이다.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내년 3월부터 게임사들은 아이템과 관련된 확률을 상세하고 쉽게 공개하는 것이 의무가 된다. 핵심 내용은 ‘쉽게’에 있다. 이 의무를 감시하는 모니터링단도 설치된다. 답변에서 유인촌 장관은 제작사들과의 의견 교환을 언급했는데, 이는 국내 영세 업체에게 부담이 되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발언이다.



게임산업협회를 째려보기 - 유형: 사업.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게임산업협회의 강신철 협회장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는데, 딱 한 번의 질의에만 출연했다. 이상헌 위원장이 최근의 게임계 산업 이슈에 대해 게임산업협회의 주도적 역할 수행을 주문하는 질의였다. 이상헌 의원이 요구한 쟁점은 네 가지였다.

     

1) 게임사 간의 소송/고소/고발/저작권 도용을 중재하라.

  강신철 협회장은 저작권 존중과 보편적 사용이 가능한 요소 사이에서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게임물의 저작권 개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했다.

     

2) 신림동 무차별 살인사건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적한 검찰에 항의하라.

  협회가 직접 소통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일단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어서였다고 한다. 또한 게임은 이제 국민의 80% 가량이 즐기는 문화산업이 되었다는, 국민을 신뢰하는 발언으로 답변했다.

     

3) 게임사 내부 직원의 비위 적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업데이트 계획 유출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강신철 협회장이 할 수 있는 답변은 회원사들과 긴밀히 대화하여 열심히 하겠다는 말 외엔 없다.

     

4)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행령에 대한 입장을 말하라.

  번역하면 개정된 규제에 반항하지 말라는 의미다. 강신철 협회장은 의미를 잘 파악하여 시행령에서 정해진 바에 따른 법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고 사회적 소통도 노력할 것이라는 모범 답안을 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로 회원사들에 대한 의무 방어를 수행했다.

     

  강신철 협회장이 이상의 답변을 한 후에 덧붙인 말은, 정황상 이상헌 의원과의 약속된 세트 플레이로 보이는데, 사용자와의 소통 문제였다. 게임이 이제 청년기에 접어들었으나 기업과 이용자 간의 대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강신철 협회장의 문제 의식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게임산업협회에 질문해야 하는 것은 ‘올바른 대화’를 무엇으로 보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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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인)

프리랜서 기자.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라고 확신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 커리어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애써 뺀 살이 다시 돌아온 것에 자신을 탓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돌고 도는 윤회의 쳇바퀴 아니겠냐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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