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본작은 바로 이런 물질적 감각의 복원을 통해, 작중 주인공이 끝내 현재로 불러들이기를 거부했던 기억마저 플레이어의 수행 속에서 다시금 호출하도록 강제한다. 모든 내막이 종합되는 에피소드 4(“The Last Session”)가 밝히듯 주인공에게 인터페이스는 스스로의 끔찍한 과오—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회피하고 봉합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막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역설적으로 그 방어막을 끈질기게 통과해 기억(진실)을 다시 구성하게 만드는 유력한 수행인이 된다.
현대의 공포는 흐른다. 곧, 어디서든 틈입한다. 일찍이 공포라는 키워드 하에 내포되어 온 스테레오 타입화된 형상들―가령 괴물, 귀신, 살인마, 악마 등―만으로 이 정서의 출처는 설명되지 않는다. 해당 공포는 좀 더 내밀한, 혹은 하이퍼객체와 같은 유동성을 발휘하기에 우리는 이 공포를 ‘앎’의 영역으로 안배하기에 항상 실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