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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 내기 - <That Dragon, Cancer>

    < Back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 내기 - 16 GG Vol. 24. 2. 10. ※ 본 글은 의 주요한 게임의 줄거리 및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사랑을 담은 게임 (이하 < 댓 드래곤 캔서 >) 는 2016 년 Numinous Games 의 소규모 팀에 의하여 개발된 자서전 형태의 게임이다 . 라이언 그린 (Ryan Green) 과 에이미 그린 (Amy Green) 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게임을 제작하였는데 , 그들은 자신들의 셋째 아이인 조엘 (Joel) 이 암을 투병해 나가는 모습을 게임으로 담아내었다 . 게임의 제목인 ‘ 댓 드래곤 캔서 ’ 는 ‘ 암 (cancer)’ 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기 위하여 고안된 상징적 장치로 , 조엘이 겪고 있는 암을 무찔러야 할 ‘ 드래곤 ’ 그리고 투병 중인 조엘을 ‘ 용사 ’ 로 묘사한다 ( Green, 2017). 그림1, 2. 용사 조엘과 드래곤(Numinous Games) 그린 부부의 셋째 아들인 조엘은 생후 1 년 만에 뇌암을 진단받았다 . 당시 의사들은 아이의 수명이 4 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지만 , 조엘은 치료를 통해 3 년을 더 살았고 4 살이 되던 해에 숨을 거두었다 . 추가적으로 얻게 된 3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린 부부는 “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 ” 을 배웠으며 이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하여 < 댓 드래곤 캔서 > 를 제작했다 (Aki, 2016). 그림3, 4. 라이언과 그의 아들 조엘(Robertson, 2016; Numinous Games) 게임은 간단한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1 인칭과 3 인칭을 오가며 진행된다 . 플레이어는 그린 부부의 시점에서 매 순간을 조엘과 함께하게 되는데 , 이로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그를 돌보는 부모의 경험에 참여하게 된다 . 게임을 구성하는 14 개의 작은 챕터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특정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 각 챕터들을 통해 플레이어는 투병 중인 아이와 함께하며 얻게 되는 기쁨과 , 불안 , 사랑과 , 의심 , 절망 등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경험한다 . ‘게임’으로 ‘사랑’을 담아내기 조엘과 함께한 시간을 심리적으로 기록한 < 댓 드래곤 캔서 > 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담아낸 게임이다 . 그린 부부가 실제로 느꼈던 조엘에 대한 당시의 ‘ 사랑 ’ 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인 셈이다 . 한편 , ‘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 은 이야기를 다루는 모든 미디어에서 가장 흔한 주제 중 하나이다 . 자식에 대한 부모의 절절한 사랑을 다루는 글이나 영화는 특히나 넘쳐 난다 . 그럼에도 개발자들은 ‘ 게임 ’ 으로 자신들의 ‘ 사랑 ’ 을 담아 내길 선택했다 . 그렇다면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왜 하필 게임이었을까 ? 제작자인 그린 부부가 자신들을 사랑을 기록하기 위해 ‘ 게임 ’ 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왜 영화나 소설이 아니었을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2016 년 SDF 1) 에서 진행된 라이언 그린의 짧은 강연으로부터 엿볼 수 있다 . 2) 해당 강연에서 라이언은 제작 중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어떻게 사랑을 담는 매체가 될 수 있는지 , 그리고 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 “게임은 재미를 위한 매체 ” 라는 풍조 속에서 < 댓 드래곤 캔서 > 는 환영 받을 수 있는 주제는 아니었다 . ‘ 시한부 아이의 투병기 ’ 는 이용자들이 쉽게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어둡고 무거운 주제였기 때문이다 . 이러한 괴리는 투자금 확보에 있어 큰 장애가 되었는데 , 제작자들은 왜 이 새로운 주제가 게임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계속해서 증명해야만 했다 . 3) 여기서 라이언 그린은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이야기 하며 < 댓 드래곤 캔서 > 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 먼저 , 게임에 대한 그의 정의는 다소 광범위하다 . 라이언에 따르면 , 게임은 ‘ 인터렉티브 미디어 ’ 로 수용자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독특한 매체이다 . 즉 , 어떠한 행동 (action) 을 취하는 것이 게임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 게임 제작자들은 특정한 행위성을 만들어 내고 , 수용자는 게임을 플레이하게 됨으로써 제작자가 정한 특정한 행위를 수행하게 된다 . 4 ) 한편 , 대부분의 게임들이 따르는 행위성은 매우 한정적이다 . 그들은 특정한 미션을 제시하고 , 플레이어의 행위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형식을 취한다 . 그리고 , ‘ 성과 ’ 라는 기준으로 플레이어의 ‘ 행위 ’ 를 판단하는 위와 같은 게임들은 너무나도 신자유주의적이다 . 수많은 게임들이 장애물을 극복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중요한 행위의 척도로 설계되지만 , 이는 성취 지향적이고 자기책임 논리에 복속되어 있는 미디어의 한 형태일 뿐이다 . 결국 인터렉티브 미디어는 어떤 행위성에 대한 설계이며 , 그 행위성은 사회의 특정 가치를 담고 있다 . 그렇다면 , 게임이 담아낼 수 있는 행위성 역시 다양할 것이다 . 게임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될 수 있고 ,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 될 수도 있으며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그를 사랑하는 것 역시 될 수 있다 . 즉 , 게임이라는 매체가 담을 수 있는 행위는 무궁무진하다는 말이다 . 여기서 , 라이언 그린은 인터렉티브 미디어가 포용적이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제시하는 행위가 사회 공동체적 가치와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성공이나 성취를 위한 행위 보다는 사랑과 배려 , 관용을 베푸는 게임 , 즉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게임을 설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 그리고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정확히 이러한 주장과 맞닿아 있다 . 그림5. 풍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떠나가는 조엘(Numinous Games) <댓 드래곤 캔서 > 는 본질적으로 성취가 불가능한 게임이다 . 약 두 시간 남짓의 플레이 타임 동안 플레이어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지만 , 그 어떤 행동도 조엘의 병을 이겨내게 할 수 없다 . 무슨 선택을 하더라도 ‘ 암으로 인한 조엘의 죽음 ’ 이라는 하나의 결말로 나아갈 뿐이다 . 실제로 , 플레이 과정 중 이용자들이 하는 모든 액션은 성공이나 실패로 나누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 < 댓 드래곤 캔서 > 에서 유저들은 아이와 놀아주고 ,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 편지를 읽는다 . 모두는 ‘ 실패가 불가능 ’ 한 활동들이다 . 이는 미니게임에서 역시 마찬가지인데 , 카트 라이딩에는 제한 시간이 없으며 , 드래곤을 무찌르고자 나아가는 용사 조엘은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나아가며 미션을 완수한다 . 행위에 대한 적절성 보다는 무언가를 한다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이 , < 댓 드래곤 캔서 > 는 ‘ 성취 ’ 가 아닌 ‘ 사랑 ’ 을 위해 디자인 된 게임이다 . 한 방의 역전이나 선택에 따른 긴장은 없지만 , 플레이어들은 ‘ 불치병에 걸린 아이와 함께 산다 ’ 라는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을 수행하며 전혀 다른 상황 안에 있는 사람들에 공감할 기회를 얻게 된다 . 이러한 접근은 게임이란 매체 자체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하였는데 , 제작자들은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반드시 얻어 내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 혁신성 (Most Innovative)’ 분야의 상을 수상하였다 . 그림6,7. 미니게임 장면들(Numinous Games) 여기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 < 댓 드래곤 캔서 > 가 ‘ 게임 ’ 으로 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 < 댓 드래곤 캔서 > 는 게임으로 제작되었지만 , 당시의 조류에 있어서 일반적인 형식을 취하지도 않았다 . 그럼에도 그것은 왜 반드시 게임이여야 했을까 ? 이는 제작자들이 담아내고자 한 것이 아가페 (Ageape) 적 사랑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 ‘ 헌신적인 거룩한 사랑 ’ 을 의미하는 아가페는 대상에 무조건적으로 베풂으로써만 실천된다 . 시한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아이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애정을 베푸는 것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게임은 아가페적 사랑이 가능한 유일한 매체이다 .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교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 5) 이처럼 , < 댓 드래곤 캔서 > 는 사랑의 매체로서 게임을 보여준다 . 게임은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그냥 주는 것 역시 될 수 있다 . 그리고 , 사랑은 순간적인 감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행동을 통해 표현하는 적극적인 행위이기에 , 행위성을 통해 보여지고 게임을 통해 담아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참고문헌 라이언 그린 (2016, 5, 20). 친밀함을 위한 게임 디자인 : 댓 드래곤, 캔서 [That Dragon, Cancer]. . URL: https://www.sdf.or.kr/archive/2016/ko/video/10000000347 Aki, A. (2016, 1, 22). ‘That Dragon, Cancer’: Q&A With Developer Ryan Green. Voice of America. URL: https://blogs.voanews.com/techtonics/2016/01/22/that-dragon-cancer-qa-with-developer-ryan-green/ Eilon, S. (2018, 7, 21). That Dragon, Cancer. IEEE: Technology and Society. URL: https://technologyandsociety.org/that-dragon-cancer/ Green, A. (2017). A video game to cope with grief. TED. URL: https://youtube.com/watch?v=vWJwa7lntTs Tanz, J. (2016, 1). Playing for Time. WIRED. URL: https://www.wired.com/2016/01/that-dragon-cancer/ Robertson, A. (2016, 2, 12). That Dragon, Cancer: the video game that takes death seriously. The Guardian. URL: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6/feb/12/that-dragon-cancer-video-game Stafford, P. (2015, 4, 16). A GAME ABOUT CANCER, ONE YEAR LATER. Polygon. URL: https://www.polygon.com/features/2015/4/16/8374481/that-dragon-cancer 1) SDF(SBS D포럼)는 SBS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실시해온 지식나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2) 강연에 대한 전체 내용은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sdf.or.kr/archive/2016/ko/video/10000000347 3) <댓 드래곤 캔서>의 투자금 유치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예술로서의 게임’ 논쟁으로 유명한 캘리 산티아고(Kellee Santiago)이다. 그녀는 <댓 드래곤 캔서>가 가지는 가능성에 주목하여 투자금 유치에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어주었다(Stafford, 2015). 이후 개발자들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Kickstarter를 통해 약 3,700명의 후원자로부터 100,000달러 이상을 모금 받아 게임을 제작하였다. 때문에 게임 내부에는 클라우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 및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4) 이는 게임을 행위성의 매체로 본 티 응우옌(Nguyen, C. Thi)의 주장과도 닿아 있다. 5) 실제로, 제작자들은 조엘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보다는 그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방점을 맞추었다. 조엘을 그대로 남기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세세한 묘사에 효과적인 영화나 수필이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Tags: ​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이연우 함께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의 관계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다함께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 ​

  • 개척, 애정, 확장성: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그리고 제다이 서바이버

    < Back 개척, 애정, 확장성: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그리고 제다이 서바이버 16 GG Vol. 24. 2. 10. 우리는 넘쳐나는 콘텐츠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살며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 와 마주하고 있다 . 그 중에서 ‘Star Wars Jedi: Fallen Order’ 그리고 ‘Star Wars Jedi: Survivor’ 라는 게임 작품으로 IP 확장성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 컨텐츠 IP 우선 , IP 에 대해 모호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위해 정의를 하고 가려 한다 . 다들 저작권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정확히 그 개념이 무엇인지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모호한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 IP, 우리말로 지식재산이란 것은 무형적인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사람의 머릿속에서 탄생하여 창작된 무형적인 것으로 이익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 그 중에서 오늘 계속 언급할 IP 는 콘텐츠 IP 이다 . 하나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가능하게 하며 , 오늘날에 영화 , 애니메이션 그리고 웹툰 , 만화 , 게임과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 Star Wars 세계관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위 구절로 항상 시작하는 스타워즈는 루카스 필름이 제작한 미국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 시리즈로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감독 , 각본을 맡아 1977 년에 개봉한 첫번째 작품인 스타워즈 : 새로운 희망부터 다양한 영화 , 애니메이션 , 드라마 , 소설 등 여러 매체로 뻗어 나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과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 스타워즈는 들어봤지만 세계관을 모를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세계관 설명과 뒤에 게임 얘기를 위해 알아야 할 내용 정도만 얘기하고 가겠다 . 우선 간단하게 은하 공화국이 존재하고 은하계의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들이 있다 . 하지만 은하 공화국에 분열의 움직임이 보이고 시스 ( 제다이와 같이 포스라는 힘을 쓰지만 악한 쪽 ) 의 움직임과 “ 오더 66” 에 공화국이 몰락하고 사악한 은하제국이 들어섰으며 이에 저항하는 반란군과 은하 제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위에서 간단하게 설명한 것에서 “ 오더 66” 는 제다이 폴른 오더를 시작할 때도 알고 가면 좋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만 조금 더 설명하겠다 . 우선 위에서 은하 공화국의 분열의 움직임을 말했었는데 은하 공화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한 분리주의자들은 공화국이 크지 않은 군사 조직을 가지고 있는 점을 노려 비밀리에 대규모 드로이드 군대를 제작하고 공화국을 무력으로 압박하여 독립을 얻으려고 하였다 . 이러한 상황에서 은하 공화국 최고 수상 ( 은하 공화국의 국가원수 , 총리 위치 ) 인 쉬브 팰퍼틴이 공화국 앞으로 주문해 놓은 대규모 클론 트루퍼 군대를 발견하게 되고 , 급한 상황 해결을 위해 이 군대를 사용한다 . Excute Order 66. - 다스 시디어스 - 공화국의 가장 큰 군대로 채용된 클론 트루퍼들은 전쟁에서 큰 활약을 하였지만 이후 팰퍼틴에게 제다이들을 즉각 사살하라는 내용을 받아 은하계 곳곳에서 전투를 지휘하던 제다이와 파다완 ( 제다이 수련생 ) 들은 함께 싸운 전우들인 클론 트루퍼들에게 배신당해 사살당한다 . 그 외에 위치가 알려져 있던 제다이들도 사살당하고 마는 슬픈 서사이자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넘어가는 스타워즈의 큰 사건이다 . Star Wars IP 확장 1970 년대에 스타워즈가 등장하게 되면서 콘텐츠 IP 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 단순히 영화가 성공한 것만 아니라 스타워즈 콘텐츠 IP 를 문구 , 장난감과 같은 MD 상품 영역 확대와 영화 속 복장을 똑같이 코스튬 플레이하여 일상 , 문화에 크게 녹아 들었고 , 이런 사유로 스타워즈라는 콘텐츠 IP 의 사업영역과 부가가치가 크게 올랐다 . 스타워즈는 자신이 보유한 IP 를 직접 게임으로 개발한 기업 중 한 사례로도 꼽힌다 . 바로 조지 루카스가 설립한 루카스 아츠이며 , 디즈니에 인수되기 이전까지 30 여 종이 넘는 스타워즈 IP 기반 게임을 개발하였다 . IP 라이선스 홀더가 직접 게임을 개발한 만큼 , 루카스 아츠의 스타워즈 게임은 IP 가 가진 특징이 잘 드러나며 , 영화 속 장면을 게임화 한 ‘ 스타워즈 레이서 ’ 와 비행 시뮬레이션 같은 현실감이 있던 ‘X-wing 시리즈 ’ 그리고 호평을 받았던 RPG 게임인 ‘ 스타워즈 : 구 공화국의 기사단 ’ 은 현재 리메이크 작품까지 개발 중이라고 한다 . 요즘 스타워즈 IP 의 확장을 얘기하자면 디즈니 인수 이후를 얘기해야 할 것이다 . 70 년대에 나온 스타워즈는 30~40 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다가 디즈니에 인수되었고 , 그 이후 스타워즈의 스카이워커 사가의 세번째 시리즈인 시퀄 3 부작을 망쳐 최악의 평가를 받았지만 스핀오프 영화인 ‘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 같은 경우에는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못 보던 부분을 보여주어 신선함과 첫번째 스핀 오프임에도 성공을 거둬 ‘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 나 후에 성공하는 ‘ 만달로리안 ’ 과 같은 스타워즈 앤솔로지의 발판이 되어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 또 , TV 시리즈로 제작된 스핀오프 작품인 ‘ 만달로리안 ’ 은 시퀄로 온갖 악평을 받았던 디즈니의 스타워즈를 다시 일으킬 만큼 큰 영향력을 가져왔고 새로운 캐릭터들의 매력적인 서사가 인상깊다 . Star Wars Jedi: Fallen Order 위에도 여러가지 부분으로 스타워즈 IP 확장을 설명했지만 스타워즈의 IP 확장은 말하기엔 길 정도로 너무나 많다 . 그 중 우리는 EA 의 스타워즈 게임에서 Respawn Entertainment 가 개발한 스타워즈 제다이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알아볼 것이다 .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는 2019 년도말에 나온 작품으로 스토리는 위에서 말한 오더 66 이후 살아남은 옛 제다이 파다완 ( 수련생 ) ‘ 칼 케스티스 ’ 의 이야기를 다룬다 . ‘ 칼 ’ 은 브라카라는 행성에 숨어 고철 처리부로 몇 년 동안 조용히 지내다 제국에 발각되어 위기에 처하지만 ‘ 시어 준다 ’ 와 ‘ 그리즈 드리터스 ’ 덕분에 살아남게 된다 . 그들을 따라 보가노 행성에 가 고대 회랑의 비밀을 밝히러 가다 ‘BD-1’ 이라는 드로이드를 만나 동행해 회랑 안에서 마스터 ‘ 에노 코르도바 ’ 의 메시지를 보게 된다 . ‘ 에노 코르도바 ’ 는 제다이 오더가 몰락하는 환영을 미리 보고 포스 센서티브 아이들 ( 포스를 가진 아이들 ) 의 목록을 복사해 담은 홀로크론을 두었다 하며 , 이를 알게 된 ‘ 칼 ’ 과 ‘ 시어 일행 ’ 이 홀로크론을 찾고 제다이 오더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진행되는 스토리이다 . 우선 게임은 홀로크론을 찾기 위해 ‘ 칼 케스티스 ’ 가 되어 다양한 행성에 가 탐험하는 스타워즈 배경의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다 . 타이탄폴 같은 명작을 만들어낸 Respawn Entertainment 인 만큼 자신들이 가진 재미 요소가 잘 담겨져 있다 . 훌륭한 그래픽과 맵 디자인에 벽 타기나 그래플 등 기존 리스폰에서 볼 수 있던 친숙한 요소와 광선검을 통한 전투는 단순한 공격키 연타가 아닌 소울 시리즈의 전투 방식을 참고하였는지 상대의 공격 패턴에 맞게 패링을 하고 공격하는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이다 . 소울 시리즈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다이 폴른 오더는 소울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전투가 더 캐주얼한 방식이며 , 난이도 조절도 플레이어에 맞게 적절히 설정할 수 있다 . 또한 스타워즈 세계관에서도 모호한 포스를 간단하게 전투와 스토리를 진행하는 퍼즐에 적절히 녹여낸 점도 칭찬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스토리의 서사구조도 깔끔하다 . 컷신이 지루하게 길지도 않으며 , 맵을 탐사하면서 포커싱되는 장면 , 과거 회상 장면에 스타워즈 특유의 사운드트랙이 어우러져 더욱더 연출과 스토리를 아름답게 해준다 .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스타워즈를 모르는 사람이 하더라도 진입장벽 없이 할 수 있도록 게임의 매력과 스타워즈 세계관이 들어있고 , 기존 팬덤에게도 큰 선물 같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 Star Wars Jedi: Survivor 우선 다른 리뷰나 비평에서도 말이 많이 나온 최적화에 대한 얘기는 아래서 짧게 얘기만 하겠다 . Respawn Entertainment 가 최적화 부분에 매우 실망스럽게 낸 것은 맞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된 내용이고 본 비평은 게임에 대해서 얘기도 하지만 결국 IP 에 대한 개척 , 애정 , 확장성을 주제로 잡기 때문에 이를 중점적으로 말하기 위해서이다 .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에 없던 칼 케스티스 같은 인물이나 스타워즈 IP 를 개척하였고 이를 추가적으로 더 확장시키려 노력한 부분이 보인다 . 각 행성들의 오픈월드로 하여 볼륨은 커지고 넓은 맵에 각각 있는 npc 들은 칼과 이전 작처럼 얘기를 나누는 기능 말고도 서브 퀘스트를 주기도 하고 대화를 할수록 npc 에 대한 정보도 도감에 기록된다 . 생물도 무조건 적대시하는 것이 아닌 ‘ 칼 ’ 이 포스로 길들여 타고 다닐 수 있는 생물도 있으며 광활하고 멋진 퀄리티의 오픈월드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며 탐사할 수 있다 . 넓어진 맵에 따라서 길 찾기 시스템도 개선한 것이 보이고 오픈월드인 만큼 수집 요소도 많지만 강제되지 않고 주요 목표만을 따라 빠르게 진행하는 방향과 수집품이나 이곳저곳 탐사를 하면서 천천히 진행하는 방향 둘 다 상관없다 . 탐사를 하는데 풀 게 되는 퍼즐은 행성마다 작용하는 기믹과 컨셉의 차별화를 두려한 점이 보인다 . 성장할 요소도 많이 늘었다 . 퍽이라는 상황에 맞게 명상 지점에서 일정 개수를 선택하여 선택한 종류의 퍽에 대한 패시브를 제공받는 것과 기존에 한가지 줄기에서 뻗어 나가 스킬 트리를 찍던 제다이 폴른 오더와 다르게 스킬 포인트는 공유하지만 각 파트별로 스킬 트리를 찍게 되어 있다 . 생존 관련 스킬 , 광선검 관련 스킬 , 포스 관련 스킬로 크게 나뉘며 광선검 스킬 트리는 또 그 중에서 광선검 스탠스별로 스킬 트리가 있다 . 전투에서 쓰는 광선검 스탠스는 기존에 보여준 싱글 블레이드 , 더블 블레이드를 넘어서 전작에서는 스킬로만 등장했던 듀얼 윌드가 아예 스탠스로 등장한다 . 또 , 아예 새롭게 나온 전투 방식으로는 한쪽에서 광선이 나오고 바로 그 밑에 양쪽으로 짧게 광선이 나와 크로스가드를 갖춘 검과 같은 모양으로 사용하는 크로스 가드 스탠스를 포함해 아예 광선검과 함께 블래스터 ( 광선총 ) 도 쏠 수 있다 . 스토리에 대한 부분도 전작에서 5 년이 지난 시점으로 잡고 주연 캐릭터들의 변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 5 년동안 각자 다른 선택을 하고 이러한 위치에서 이렇게 활동하였다가 이해된다 . 기존 주연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부분 말고도 새로운 캐릭터도 매력적이게 디자인되었다 . 주요한 인물 중 하나인 ‘ 데이건 게라 ’ 는 고 공화국 시대라는 은하공하국 이전 시대의 제다이로 스토리를 보다 보면 그가 타락하는 과정과 이유를 보고 공감할 수 있다 . 이처럼 다양한 게임 요소와 매력이 가득하며 전작보다 스토리와 즐길 부분이 너무나 많다 . 게임을 하면서 불편한 점을 꼽자면 키보드 , 마우스로 플레이하는데 회피 키가 Tap 키로 되어 있어 불편했던 점 말고는 정말 없다 . 이는 키 설정만 바꾸면 해결된다 . 정말 얘기가 많이 나온 문제인 최적화만 잘 했다면 최다 G.O.T.Y 정도의 많은 시상을 받았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이다 . 게임 자체만 놓고 보자면 정말 명작이라 평가한다 . 수많은 IP들과 매력 우리는 문화 예술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수많은 IP 들이 꽃피었고 지금도 피어나고 있다 . 그리고 ,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수많은 IP 들에 빠지는 방식은 세계관 , 캐릭터 그리고 확장성이라고 본다 . 우선 영화 , 게임 , 드라마 , 애니메이션 등에는 다양한 세계관이 존재하고 있다 . 우리가 오늘 중점적으로 본 스타워즈도 커다란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 세계관의 매력은 단지 크고 작음이 아니라 사람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시뮬레이션이 되야 매력적인 세계관이라 생각된다 . 스타워즈는 다양한 생물체와 역사 , 기술이 있으며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유명한 광선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다 했을 때 원리 , 제작방식 , 종류 , 색상이 다른 이유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 이는 제작사가 알려준 여러 정보를 가공해서 다른 사람이 올린 정보를 또다른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2 차 소비하는 구조라 볼 수 있다 . 이렇게 깊이 있는 세계관은 관심을 가지고 애정이 생긴 사람들에게 앞선 예시로 빠져들게 한다 . 세계관이 잘 구축되어 있다면 그 다음은 세계관 속 캐릭터를 들어볼 수 있겠다 . 스타워즈의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다스베이더는 “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 ”, “ 왜 다크사이드로 빠지는 선택을 하였는가 ” 같은 물음으로 그 캐릭터를 알아가면 이제 앞선 것이 합쳐져 “ 캐릭터가 이러한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 “ 스토리에서 만나지 않았던 이들이 만난다면 어떠한 시너지를 일으킬까 ” 같은 사고로 이어지며 이는 다양한 2 차창작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확장성인데 사실 앞서 세계관과 캐릭터를 말하면서 말한 부분에서도 확장성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 앞서 말했던 세계관 정립 2 차소비와 캐릭터 이해에 따른 2 차창작이며 , 소비자나 팬 입장이 아닌 제작 쪽으로 얘기하자면 앞서 말한 Respawn Entertainment 의 스타워즈 시리즈인 제다이 폴른 오더와 제다이 서바이버 모두 좋은 IP 확장 사례라 말할 수 있다 . 그들은 스타워즈 세계관에 없던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내 새로운 서사시를 쌓았을 뿐만 아니라 그 구조가 짜임새 있게 작동해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을 알고 있던 사람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였고 새롭게 스타워즈를 Respawn 의 게임으로 즐기는 사람도 스타워즈 세계관을 게임을 하면서 이해하게 구성하였다 . 기존 스타워즈 팬이든 새롭게 접해본 사람이든 칼 케스티스나 BD-1 또는 그리즈 , 시어까지 새로운 인물들이 어떠한 성격과 과거를 가졌고 , 서로가 어떠한 도움을 주는 지 우리가 칼이라는 주인공으로 여정을 이어나가며 함께 성장하고 공감하게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되어있다 . 스타워즈라는 거대 IP 이자 세계관을 새로 개척해 나간 것이다 . 위 과정이 개척이었다면 이번 제다이 서바이버에서는 확장을 보여준다 . 성장한 주인공과 변화한 일행이 어떠한 일을 하는 지 , 특히 칼 케스티스가 이번작을 시작하면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 우리가 이번 여정에서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는 지를 바로 이해하고 같이 생각한다 . 또 ,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알려져 있지만 팬덤에서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고공화국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시간은 뒤로 갔지만 앞선 시대의 스타워즈의 생소한 설정도 이번 스토리와 모험에 잘 담겨진 모습을 보여준다 . 기존에 없거나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을 확실히 확장한 것으로 말할 수 있겠다 . 디지털 게임이 IP 확장에서의 위치와 가지고 있는 것 디지털 게임은 여러가지 문화 예술과 산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영화 산업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 그냥 기술적 발전이 아니라 콘텐츠적으로 소설에서 영화가 미치고 영화에서 소설이 미치는 상호보완성처럼 영화 산업이 새롭게 만들어낸 확장성과 상호보완성을 게임이라는 문화예술이자 산업이 이에 대해 또다른 영향력을 가진다 . 우선 앞서 말한 소설과 영화로 예시를 들어 말해보자면 소설과 영화 , 서로 가진 강점이 다르다 . 영화는 우선 정보가 소설처럼 상상할 필요없이 시각적 , 청각적으로 접근해온다 . 기존에 소설이 있든 대본이 있든 이것을 배우들의 대사나 몸짓으로 이해하게 되는데 이 부분은 대중들에게 친숙하다 . 우리가 말로 하는 것보다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 게 이해가 잘 되는 상황처럼 말이다 . 다만 이 부분은 단점도 있는 것이 배우가 해당 캐릭터와 맞지 않는다 거나 연기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는 부분이다 . 또한 슬픈 장면에 슬픈 노래가 깔리는 효과처럼 분위기를 더욱 몰입하고 영화 ost 를 들었을 때 해당 장면이 떠오르는 것처럼 청각적으로도 영향을 준다 . 반대로 이제 소설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 소설은 시각적으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 간단하게 영화와 같은 영상매체가 아니기 때문 .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문장 하나에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상상하게 해준다 . 또한 책은 텍스트로 모든 것을 담아야 하다 보니 묘사가 상세하다 . 심리에 대한 것을 영화는 배우의 연기만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면 소설에는 그대로 적혀 있다 . 이는 시각적이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정보가 들어오는 것 . 또한 요즘은 ott 가 많기 때문에 돌려볼 수도 있긴 하지만 영화관에서 본다 했을 때 시간에 따라가야 하지만 책은 이해가 안 된다 거나 놓친 문장이 있다면 다시 앞으로 가 읽으면서 각자의 템포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 이렇게 각자의 강점이 있고 , 단점도 있으며 소설에서 영화가 되기도 하고 영화가 소설로 나오는 사례 등 서로를 보완하면서 확장시켜준다 . 다시 게임에 대한 얘기로 돌아와보면 게임도 이러한 위치에서 또 다른 보완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게임의 가장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 상호작용 ’ 인데 퍼즐을 풀 때 포스로 물체를 당기고 미는 방식도 있고 그냥 캐릭터한데 말을 걸었을 때 , 해당 캐릭터가 대답을 하는 방식도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 이는 간단하지만 영화와 소설과는 다르게 내가 직접 말을 걸어서 이 캐릭터가 대답을 해주고 직접 알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 맵 탐사도 같다 . 우리는 이 모르는 행성을 돌아다니면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만 아니라 그 행성의 사는 생물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 , 메아리로 포스 안에 남아있는 것을 감지하는 ‘ 칼 ’ 의 능력으로 이전에 해당 메아리에 있던 사건을 알아볼 수 있다 . 이는 플레이어가 직접 행하는 과정으로 또 다른 몰입을 준다 .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 루크 스카이워커가 제국에 맞서 싸워 은하계에 평화를 가져왔다 .” 같은 진술이지만 게임에서는 “ 나 ” 가 사용될 수 있다 . “ 내가 스타워즈 제다이 시리즈에서 칼 케스티스가 되어 남은 제다이를 찾아 학살하고 다니는 인퀴지터와 싸워 이겼다 .“ 또는 “ 나는 험난한 행성인 다쏘미르를 탐사하였다 .” 와 같은 자연스러운 진술이 게임에서는 가능하다 . 이러한 차별성과 강점이 소설 , 영화 등과 비슷하지만 다른 위치를 가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 게임은 여러 요소가 합쳐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디지털 게임만이 개척할 수 있는 방향성과 매력이 있는 것이다 . 이렇게 IP 가 개척되고 , 우리가 IP 에 애정을 가지고 사랑에 빠지며 , IP 가 다양하게 확장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 이번에 얘기한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를 플레이해보며 , 스타워즈라는 새로운 문화에 발을 내딛는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 당신이 크리에이터라면 새로운 IP 를 개척하는 데에 영감을 얻을 지도 모르며 , 소비자로서 새롭게 접한 IP 에 애정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며 , 어떤 방식이든 당신의 세상에 또 하나의 큰 확장이 될 것이다 . Tags: ​ Previous Next ​ 이규연 어릴 때 스크래치를 처음 접하고 흥미를 붙여 중학생 때 KAIST 영재교육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운뒤 다양한 예술·문화에 관심이 많아 게임 기획자(Game designer)를 꿈꾸게 되었다. 현재는 대학을 다니며 게임업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여러 문화예술 관련 행사와 게임 관련 전시, 축제, 대회(e-sport)를 즐겨 찾고 있다. ​ ​

  • 아티클

    Articles 다양한 2023년의 게임들 중 기억할 만한 요소들을 되돌아본다. 영상의 환상이 사라진 지금, 숙제를 남긴 2023년의 두 유비식 오픈 월드 장준수 2023년에 선보였던 대표적인 유비식 오픈 월드 게임인 <호그와트 레거시>와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모두, 다음 시리즈에서는 게임의 시스템과 세계관이 서로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잘 융합된 충격적인 작품으로 돌아오길 응원해 본다. 하이파이 러쉬: 2023년의 깜짝 락스타를 놓치지 마시라 김재석 기라성 같은 게임이 대단히 많았기에 게임 업계 종사자들은 으레 올해를 풍년이라고 부르곤 했다. 올해는 한국에서도 과 <데이브 더 다이버>가 '쌍백만'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두고 두 게임이 경쟁했던 일화는 훗날에도 오래 기억될 만하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올해의 게임을 고르기 어렵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2023년. 리듬+액션 게임 <하이파이 러쉬>(Hi-Fi Rush) 또한 빠져서는 안 될 수작이다. - 부담 없는 플레이의 즐거움 영이 를 통해 게임이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에 언제나 방대하며 무거운 내용과 숭고함, 비장함, 웅장함과 같은 중후한 인상들이 반드시 효용적이지만은 아닐 수도 있으리란 것을 생각해 볼 만하리라. 물론 그렇다고 또 즐거움이란 게 꼭 가벼울 필요도 없지마는, 게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경험’이란 무조건 부피와 무게를 늘려서만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혼례-귀신-사랑 : <종이혼례복> 시리즈와 ‘중국식 공포’의 유행 徐佳(서가) 최근 중국 내 추리 게임에는 ‘중국식 공포’가 유행하고 있다. <페이퍼돌스>(纸人; 리치컬쳐, 2019)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回门; 핀치게임즈, 2021)은 청나라 말기와 중화민국 초기의 오래된 저택에 들어가 결혼과 장례, 장례용 종이인형, 풍수 등 민속을 바탕으로 스릴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 공포의 세계에서 배회한다는 것 이선인 선형적 서사에 있어 반복은 매혹의 대상이 아니다. 그 세계에서 무한한 반복이란 오직 탈출해야 할 환경에 불과하다. 이야기들은 그 사실을 붙잡고는 ‘사실 진짜 생은 반복의 바깥에 있어’라고 끝없이 주장한다. <팜 스프링스>가 흥미로웠던 것은 두 주인공이 일시적으로나마 반복에 매혹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국 탈출의 의지가 발생하고, 두 사람은 또다시 ‘진짜 삶’과 마주하기 위해 바깥으로 탈출한다. DejaVu Sans The NFT Games Dream – is it yet another tulip mania or path to our future? Solip Park Constraints can become stepping stones to innovation. The disproportionate market attention towards integrating blockchain technology into games is perhaps stemming from people’s desire to overcome the current constraints. Here, the idea of combining blockchains and games can be examined from two perspectives: First, exploring the intention behind advocating for this change, and second, discussing why such a change is deemed necessary at this time. Combining the findings from these two would allow us to acquire a comprehensive view of this matter and thus enable critical reflections on what the innovation could bring to our future. <본토템>과 AI 애셋 시대로서의 2023년 웜뱃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는 대략 60년 정도 되는 디지털 게임의 짧은 역사 내에서도 꽤 큰 지분을 차지할 만큼 ‘근본 있는’ 장르다.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참신한 게임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올해 출시한 본토템 역시 기존 장르의 문법을 더 유저 친화적으로 유려하게 다듬을지언정 이 ‘오래된’ 장르를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탈바꿈시키는 식의 혁신추구형(?)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 인터뷰

    Interviews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별도의 텍스트 채팅이 없는 만큼 다양한 비텍스트 감정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실제로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만들어내는 게임 문화: PUBG UX 유닛 한수지 실장, UI 디자인팀 문휘준 팀장 서도원 그러나 오늘날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보이스 채팅이 생기고, 다양한 방식의 전술적 소통 방식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이런 변화는 게임 문화에 어떤 영향을 줄까?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게임의 재미와 플레이 방식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PUBG의 UI 디자인팀 문휘준 팀장과 UX 유닛 한수지 실장을 만나고 왔다.

  • 피카츄는 나와 함께 잠드는 것이 기대되는 모양입니다....-<포켓몬 GO>와 <포켓몬 슬립>의 현실 침투 작전

    < Back 피카츄는 나와 함께 잠드는 것이 기대되는 모양입니다....-<포켓몬 GO>와 <포켓몬 슬립>의 현실 침투 작전 16 GG Vol. 24. 2. 10. 내 포켓몬이 부르니까 자러 가야지 2023년 7월 처음 출시된 포켓몬 컴퍼니의 새로운 모바일 게임 <포켓몬 슬립Pokémon Sleep>은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수면 시간 10만년을 돌파 1) 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포켓몬 컴퍼니는 ‘수면 엔터테인먼트’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를 내세우며 이 앱이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의 방식은 단순하다. 이용자가 자면, 게임은 이용자의 수면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포켓몬을 수집한다. 보다시피 이용자가 재미를 느낄 요소라고는 포켓몬밖에 없다. 즉 <포켓몬 슬립>의 흥행은 오로지 ‘포켓몬스터’라는 유명하고 사랑받는 주머니 괴물들의 매력 하나만으로 이루어졌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 세계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 GO>의 목표 또한 오로지 현실 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포켓몬을 포획하는 것이었다. 포켓몬스터라는 IP는 성공적으로 게임 이용자에게 재미를 유도하고 두 게임을 ‘게임’이라고 인식시켰다. 일단 게임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자 두 게임은 IP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IP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역으로 자신들의 현실과의 접합을 이용해 포켓몬스터 IP의 해상도를 높여갔다. <포켓몬 슬립>을 살펴보자. <포켓몬 슬립>이 이용자 수면 측정의 개연성으로 채택하는 것은 바로 포켓몬의 잠자는 모습 연구다. 정해진 시각이 되면 이용자의 파트너 포켓몬은 잠자기 약속을 지키라며 이용자에게 알림을 띄운다. 이용자는 파트너 포켓몬과 함께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눈을 뜬 이용자를 맞이하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수면 습관을 가진 새로운 포켓몬들이다. 이를 반복하며 이용자는 포켓몬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성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매일 밤 포켓몬과 함께 잠들고, 포켓몬과 눈 뜨는 일상을 보내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는 게임에게 지시받은 대로 매일 포켓몬이라는 생명체를 ‘연구’하게 된다. 포켓몬 연구자가 된 이용자는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생명체에 대해 현실의 생명체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포켓몬이라는 형상은 이용자 속에서 점점 구체화되며, 이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매개로 그들과 가장 내밀한 일상을 공유하며 ‘현실을 함께 한다’는 감각을 전달받는다. 구체화된 형상과 실재하는 감각이 심상에서 결합하며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생명체는 현실 공간에서의 존재감을 획득한다. 포켓몬 컴퍼니의 이 같은 전략은 기존 팬들의 애착을 강화하고 모바일의 접근성을 이용해 새 이용자를 유치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이러한 전략은 포켓몬스터가 단순히 거대한 IP일뿐만 아니라 꾸준히 콘텐츠의 무한확장 및 구체화를 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켓몬 컴퍼니는 대내외적으로 포켓몬이라는 생명체를 구체화시키고 그들과 이용자의 거리를 좁히는 방향으로 IP를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사례인 <포켓몬 GO>는 그저 일부분이다. 현재 포켓몬 게임은 가장 기본이 되는 콘솔 게임이외에도 모바일 게임, 오프라인 카드게임, 아케이드 게임 등 모든 매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어딜 가나 보이는 다양한 상품과의 콜라보 ‘굿즈’까지 포함할시 포켓몬은 체감상 비둘기보다도 자주 목격된다. 포켓몬이라는 허구의 생명체는 여러 매개를 통해 지금도 끈질기게 현실을 침범하고 있는 셈이다.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의 가장 최근작인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의 DLC에서는 이용자가 포켓몬을 씻기고, 먹이는 걸 넘어 포켓몬의 몸으로 행동하고 다른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포켓몬 슬립>이 게임이냐? 앞선 일련의 전략들은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AR 게임 <포켓몬 GO>의 엄청난 흥행과 현실의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포켓몬 슬립>의 약진이라는 특수한 결과를 탄생시켰다. 왜 ‘특수한’ 결과일까? 평소 우리가 보아온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면 쉽게 답을 알 수 있다. 이 대대적인 IP 경쟁력 강화 작업은 포켓몬 컴퍼니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가령 <포켓몬 슬립>은 정말 ‘게임’인가? <듀오링고Duolingo>는 ‘게임하듯 재미있게’ 언어를 배우는 언어학습 앱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게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녹색 부엉이가 호들갑을 떨어도 <듀오링고>를 재미있기 때문에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 <포켓몬 슬립>은 <듀오링고>처럼 수면습관 개선이라는 명백히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지만 게임으로 여겨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 포켓몬의 존재 덕분이다. ‘포켓몬’에 대한 애정이 사람들을 웬 수면측정 앱으로 이끌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란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적 요소를 적용하여 흥미를 유발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이 연로한 단어를 모셔온 이유는 이 단어가 근래에는 더 이상 예전만큼 주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는 지금, 게임적 메커니즘 또한 인간의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사람들은 매일 금융거래 앱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하고 포인트를 받으며, 중고거래 앱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레벨을 올린다. 이것은 달리 말해 이런 세상에서 게임이 ‘게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임적 요소로 치장한 가지각색의 서비스보다 그들이 조금 더 게임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게임에게 이것은 고민거리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은 게임적 요소를 통해 이용자를 유혹해야만 하는 실용적인 목적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명감이나 따내야할 사업 예산이 없는 이상 게임에 실용적인 목적을 넣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게임의 본질, 즉 재미에만 충실하면 당연히 게임은 금융거래 앱이나 중고거래 앱보다 재밌고 게임 같다. 그렇지 않은 게임도 물론 일부 있다. 그에 대해선 유감이다. 이런 현실에 반해 포켓몬 컴퍼니는 실용적인 목적을 역으로 자신들의 IP 강화에 이용하였다. 게임 이용자는 대개 현실을 바라지 않는다 이번에는 훨씬 최신이지만 마찬가지로 근래 관심이 부쩍 시들어버린 단어를 가져와보겠다. 바로 한때 전 세계인을 3차원 가상공간으로 불러 모았던 메타버스(Metaverse)다. 코로나19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진 메타버스 열풍은 빠르게 퍼진 만큼 빠르게 식었다. 대면 활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현실의 사회·경제활동이 가능하단 점은 한때 메타버스를 주목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게임과의 차별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현재 남아있는 <로블록스Roblox>나 <제페토ZEPETO> 등의 메타버스 공간을 게임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들 세계는 현실과 닮아있을지언정 현실 공간과 별개의 규범으로 운영되며, 이용자들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그들이 즐거운 이유는 그것이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버스로 통칭되는 게임의 현재 모습은 현실의 사회·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메타버스의 대다수 이용자가 어린 연령대라는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블록스>의 로우 폴리곤 세상은 빈말로도 현실과 닮았다고 할 수 없다. 이용자들은 현실과 다른 다양한 세계를 넘나들며 체험하고 교류하는 것을 주요 즐거움으로 삼는다. <제페토>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에 <제페토>는 어쨌든 얼굴인식과 AR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로 소개되지만, <제페토>의 아바타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제페토>를 깊게 즐길수록 아바타가 점점 현실의 모습과 멀어진다는 것이다. 달라진 아바타로 다양한 테마의 배경을 즐기는 것이 <제페토>의 핵심이다. 이 사실은 대부분의 AR 게임이 왜 흥행에 실패하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즐거움을 원하는 게임 이용자는 대개 현실을 바라지 않는다. 반면 포켓몬이 선사하는 이 모든 간접 체험에도 포켓몬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생명체다. 이용자들은 포켓몬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현실에서 보고 싶어 한다. 가상공간에서 굳이 현실의 일을 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현실의 일에 가상의 상상력이 끼어드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AR 게임이 <포켓몬 GO>라는 사실은 AR 기술의 한계에도 포켓몬이 그들의 방대한 배경을 통해 이용자들을 감성적으로 매혹하고, 이를 믿어주고 싶은 이용자들이 넘어가준 것에 가깝다. ‘포켓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게임이 현실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현실에 첨가할 매력적인 가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보통은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그래서 돈이 많이 든다. 캐릭터는 좋은데 게임성은 별로? <포켓몬 슬립>은 강력하게 형성된 IP에 힘입어 성공한 ‘게임’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그 자체로 이용자들이 ‘포켓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모바일 게임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는 현재의 게임 지형에서 포켓몬 컴퍼니의 이러한 노력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포켓몬 슬립>의 사례는 매력적인 캐릭터 IP의 영향력이 단순히 뽑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수집 모바일 게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캐릭터 IP는 게임의 한 구성 요소를 넘어 독자적으로 재미와 아우라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로 등극하였다. 독자성을 가진 IP는 결코 베껴지지 않는단 점에서 그것을 보유한 회사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남는다. 점진적으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이용자에게 캐릭터의 존재는 이미 현실이고, 이는 대체 불가능하다. 다만 캐릭터 IP가 게임 안에서 독자적으로 재미를 창출하는 지위에 놓였다는 이야기는 사실임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논란을 동반한다. IP는 게임의 중대한 구성 요소로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재미를 담보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성’이라는 각자 다른 정의를 기준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캐릭터’의 존재는 흔히 논외이기 때문이다. ‘게임성’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대개 재미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캐릭터를 보며 느끼는 재미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격한 ‘게임성’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시기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에 비해 질 낮은 그래픽과 각종 버그 등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매 게임 시리즈마다 있어왔다.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출시 초기에는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의 다양한 버그가 문제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게임을 할 때 이 모든 요소는 종합적으로 고려되므로, 이런 식의 분리는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게도 게임의 모든 요소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미비한 기술력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은 게임 진행 및 몰입을 방해해 시리즈 자체의 호감을 하락시키며, 그것은 IP도 마찬가지다. ‘게임성’이라는 합의되지 않은 정의를 합의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미 이용자들의 게임 선택 기준에는 IP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포켓몬은 왜 우리의 수면을 책임지려 하나? 왜 포켓몬 컴퍼니는 ‘수면 엔터테인먼트’라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의 조합으로 우리의 수면 습관을 관리하고 싶어 하며, 왜 이 수면 측정 앱은 흥행에 성공했는가?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아이콘은 이용자가 키, 몸무게, 습성, 성격, 먹이와 서식지를 넘어 잠자는 모습까지 연구하게 만들며 구체화된 형상으로 머릿속에 안착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점차 거리를 좁히며 치밀하게 이용자의 현실 공간에 침투해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포켓몬에 대한 애정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들고, 게임 플레이는 다시금 이용자의 애정을 강화시켰다. 게임에서 흔히 ‘현실’이라는 요소가 가상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구조를 통해 <포켓몬 슬립>이라는 독특한 ‘게임’은 목표를 달성했다. 이것은 현재 게임에서 IP라는 요소가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인 재미를 달성할 수 있는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동시에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IP가 어디까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무엇까지 할 수 있을지 질문하게 만든다. 확실한 것은, 포켓몬은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일상을 서슴없이 침략하고 더욱 친근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1) 디스이즈게임, 2023.10.20., 수면 게임 ‘포켓몬 슬립’ 전 세계 누적 수면 시간 10만 년 돌파, https://www.thisisgame.com/webzine/game/nboard/225/?n=179083 Tags: ​ Previous Next ​ 손민정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과 문화를 공부 중입니다. 글과 함께한 만큼 게임과 늘 함께 해왔습니다. 별별 게임 다 합니다. ​ ​

  • How far can the ‘economics of crowdfunding’ go?: The comparative case of <Starfield> and <Baldur’s Gate 3>

    < Back How far can the ‘economics of crowdfunding’ go?: The comparative case of and 16 GG Vol. 24. 2. 10. You can see the Korean version of this article at this URL: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0f0eb392-efdb-48bc-96d5-044351c3f618 If we were to choose two of the most talked-about RPG games in 2023, many would agree to pick (Bethesda Game Studios, 2023) and (Larian Studios, 2023). It appears that gamers generally favor over due to disappointing elements in its game design, despite it still managing to achieve good sales records thanks to the developers’ publicity. The game seems to have demonstrated the limitations of the so-called Bethesda-style RPG games, whereas was praised for its rich interactivity and engaging role-playing elements. Some claim that this Belgium-made game has made a new mark in the RPG genre, listing it as one of the most critically acclaimed RPGs of 2023 alongside The Legend of Zelda: Tears of the Kingdom (Nintendo, 2023). However, this article is not going to address the games themselves but rather the economic discourse of the gaming industry surrounding the production of these titles. First, the high-budget AAA games industry that sustains itself through the 'conventional (form of) capital'. Second, the contrasting mid- to low-budget games based on 'crowdfunding economics' (e.g., Kickstarter and Early Access). Looking at various gaming communities on the internet, it appears that many Korean gamers are actively comparing with other AAA games, including , while labeling them as if they were developed in a similar game production process. To be more specific, while gamers praise for its creativity and rich details, they also, in contrast, criticize and other AAA games for lacking something despite being developed in a similar environment. The criticism is about the negligence of craftsmanship of AAA game developers – such as those in – for not being able to deliver richly crafted games despite having a similar amount of resources. One could argue that such criticism is coming from gamers' expectations for good quality games and the failure of anticipation that the game they've highly expected 'could have been better'. And I'm not completely against that argument. Instead, what I would argue is the binary labeling and comparing of these two game titles that is far from reality. Aside from the fact that both and belong to the similar game genre and received wide public attention upon their release, the two games only have marginal similarities when it comes to how they were developed. Their game design elements are also vastly different, and you cannot just do a direct 1:1 comparison with each other. While is a mass-produced product built with an efficient and stable production direction backed by large investment capitals, is closer to a craft product targeting a much niche target audience grounded from crowd-sourced funding. Of course, I'm not here to discuss the superiority or inferiority between manufactured mass-products and crafted products. What is a more important factor here to discuss is the possible impact that crowdfunding economy, backed by a niche target audience, has on the games that we get to play. can be regarded as a typical AAA game with a strong tendency to create a massive product with concentrated large-scale capital investment. In a number of interviews, Todd Howard, the director of Bethesda Game Studio, highlighted as their well-established studio’s first new IP in 25 years. The studio's mass-scale promotions worldwide, including game trailers and demo showcases in various game shows, clearly demonstrated the massive scale of Microsoft’s capital resources. It also showed what product value has to Bethesda Game Studio, Zenimax Media, and Microsoft, which clearly would have excited the investors on Wall Street. At the same time, the developer was extremely cautious about disclosing its information throughout the production process. We can speculate this from Todd Howard's interview at the Develop: Brighton conference 2020, in which he mentioned that the team "(would) like to do it as much as possible when we can really be able to show it – to show what the final product looks like and feels like, closer to the release" instead of stringing the gamers' "fatigue of wanting something." To put this another way, this demonstrates 's closed production environment with lesser public feedback. And this is not just 's story: as we may all know, the majority of AAA games do not disclose their development process to the public, and the process of receiving feedback is limited to internal QA or public trials and demos, keeping its exclusiveness and prestigiousness from its fans. This further engages the gamers closer to the game’s release date, amplifying their curiosity and expectations of the game – to the point they will gladly open up their wallet and purchase the game. On the other hand, such AAA game’s one-sided strategy also imposes its own risk; to gamers’ misled expectations to disappointment. Gamers’ critical comments towards followed by the game’s release indicate that Bethesda’s internal predictions (perhaps their developers, or executives and shareholders) did not align with their target audiences’ expectations. The game just did not meet people’s expectations towards a well-made game combining space exploration filled with rich and detailed in-game interactive elements – on how they expect Bethesda Game Studio's own unique and long-established RPG design style. Instead, Bethesda appears to have taken more of a simplistic approach with fewer rich and detailed in-game elements as a payback for going big. Perhaps creating a fully immersive virtual space world was impossible in their AAA game production system. We can see this from one of the game’s primary and yet controversial features of space exploration, where the developers have made a vast scale of fully functioning virtual space but with procedural generation of planetary terrain and simplification of spaceship take-off and landing processes, which resulted in limiting the player’s ability to actually explore and do things in the in-game world. Unfortunately, what could have been a valid strategy from the company’s standpoint was not the game design direction that Bethesda’s long-time fans have hoped for. This gap between expectations versus the delivered product, amplified by the company’s recent business strategy, backfired into gamer’s satire and ridiculed remarks towards the game and its developers. is not Bethesda Game Studio's first and only failure. The company has once received strong criticism when they initially released (Bethesda Game Studios, 2018) without being able to deliver its promised immersive open-world game experience. It had underperforming online gaming systems that failed to synergize with the existing Bethesda Game Studio’s unique RPG style, which was clearly a mismanagement of its business strategy. Sure, has better quality than as the studio was able to spend more time in production, which allowed developers to put a significant amount of effort into launching the game. But nevertheless, the case of exposes how a one-sided and efficiency-hungry AAA game production pipeline can further solidify the gap between gamers’ (and the market’s) expectations. It also shows the fundamental downside of this rigid pipeline game production model. Perhaps now is the time, upon learning from , when Bethesda Game Studio should consider a fundamental shift in its pipeline. < Baldur’s Gate 3 > , on the other hand, is a game that was developed simultaneously as the developers share the development process. The game was available for early access for three years until the game’s official release and frequently disclosed its production process to Baldur’s Gate series fans. Such strategy resembles the lively production cycle of crowdfunding economics, despite the game was not directly funded by crowdfunding channels (e.g., Kickstarter). (Because Larian Studio has never adopted the crowdfunding method to finance their games since their successful (Larian Studios, 2014).) Already in the beta testing phase, gamers were able to deliver their feedback for the game to the developers via the game’s official community on the internet. The developers also disclosed their progress upon such feedback and change through community updates, which wouldn’t have been possible without the trust of the developers in their games’ community. Larian Studio has also implemented the abundant openness and freedom of TRPG as much as possible into the game during its three years of early access. I don’t need to delve into further details of ’s high degree of freedom, as it has been widely acclaimed in numerous game reviews and demo play videos on the internet. What is important to mention here, though, is the fact that was produced in a way to accommodate as many demands coming from its fans. I consider this consensus-building with the fans to be what eventually leads the game to an overwhelmingly positive response upon its release. This is obviously not an easy direction for the company, which makes the development story of so much more interesting. While the game design that guarantees maximum openness and freedom to gamers does sound appealing to players, it also adds complexity to the game for those who create it. Also accommodating every demand could just end up making the game that is too complex for people to even play. Being a top-down RPG (with the possibility for gamers to adjust the camera angle), unlike other mainstream CRPGs like , is not also the most favorable choice from the perspective of large capital investors. also needed to provide a vast-scale world setting, story, and significantly more cut scenes than any other of Larian Studio's previous works. So we can imagine increased the level of complexity in its production that its prequels. As such, Bethesda Game Studio and Larian Studio developed their games with clearly different directives. In addition to that, they have different pathways in history of their businesses. Bethesda Game Studio, as shown in their solid pipeline process, is a company rooted in the conventional forms of game production studio systems in the 1990s. The company gradually scaled up with mergers and acquisitions backed by large-scale capital investments – like those in large-scale software sectors. During this time, in the early to mid-1990s, when Bethesda started as an RPG production studio, the online game community was immature. It didn’t have its own logic of ‘economy’ per se, with only a handful of alternative publishing channels available at the time. Such as shareware or small game retail stores. Due to the technical limitations of the internet environment at the time, the shareware phenomenon did not grow significantly, rather only regarded as a sort of pre-showcase method to share parts of the game to lure gamers to purchase the ‘full version’. At that time, only small-scale game developers, such as hobbyists, were able to receive direct feedback from their potential gamers for games in development. Such direct feedback mostly relied on an immediate network and thus clearly was not possible for mass-scale game production. Furthermore, the growth of Bethesda Game Studio was driven by its CEO, Robert Altman, who formerly worked at Zenimax Media and had expertise in company management and finances. Fast forward to today, we also cannot separate Bethesda Game Studio from the influence of large corporations, such as Microsoft, and investment firms on Wall Street. On the contrary, Larian Studio is a company established without a pre-existing business entity and therefore operates without existing company management or shareholder’s interest. As Jason Schreier, an American game journalist, mentioned in his article in Bloomberg, Larian Studios is a private company with its majority shareholder privately owned by Swen Vincke, Larian’s chief executive officer, alongside his wife. This allows Larian Studio to take its initiatives without trying to meet Wall Street’s expectations. However, Schreier also pointed out that such a company structure also comes with “full of risks”. As a matter of fact, Larian Studio struggled after the company failed to retrieve its share of profit from their moderate success of (Larian Studio, 2002), the first of the Divinity game series. The company had to run with only three individuals at some point while working on its sequel, (Larian Studio, 2004). Despite this risk in finances, Larian continued to operate in a private company structure maintaining its focus on a specific game genre, even after the success of (Larian Studio, 2014). For me, this resembles Nihon Falcom, one of the mid-size Japanese game studios that is consistently producing its own unique style of JRPGs. But of course, the main difference is that Nihon Falcom is now a public company, while Larian Studio leveraged its pivotal growth from crowdfunding economics. So what aspects of crowdfunding economics benefited the studio’s growth? Larian Studio’s supporters were comprised of people who gathered through word of mouth, fan-based, a niche group of enthusiasts. They were different from the AAA fan base, those that are often loyal to past franchises and rooting for their past glory’s comeback. In contrast, Larian Studio’s early Divinity series reached moderate success in the sense that it did not draw a solid fan base like in those massive-scale game corporations. Their recorded a positive response in the mid-2010s when various crowdfunding projects emerged all across the game development scene – with the rise of the Kickstarter platform. However, even the studio’s Kickstarter project did not draw much attention, even less spotlighted than the Kickstarter projects from the former-Interplay Entertainment veterans – the publisher of Baldur’s Gates franchise since the late 1990s. Nevertheless, made a success by satisfying the fans of classic RPGs, managing to establish the studio’s first fan base after sourcing its finances partially through crowdfunding. What is interesting here is that, unlike other successful Kickstarter game projects, including the projects from the industry-acclaimed AAA game industry veterans, the team of had not many track records to present at that time. But perhaps this allowed Larian developers to go more boldly – instead of following a safe track. Ironically to say, they didn’t have much – nothing much to lose, therefore were able to leverage greatly from this new trend of crowdfunding economics. Now, is a product developed after Larian Studio’s growth in scale since its boost from the crowdfunding economics. The game involved an estimated 200 people in development, without counting the workforce in their newly established overseas branches. Size-wise, the studio is nothing like their early days of . As journalist Schreier and the industry veteran Xavier Nelson Jr., pointed out, perhaps the production of was a lucky move in the first place – as Schreier said in his article on Bloomberg, “most other video-game developers are either part of publicly traded companies or too small to make games as ambitious as .” Established game companies like Bethesda Game Studio may be able to deploy larger manpower and greater capital investment, but wouldn’t have been able to mediate the risk of developing a game with complex rules, turn-based combat system, with countless branching paths that require countless resources on content that may go mostly unappreciated. It is even remarkable that Wizards of the Coast, the publisher of “Dungeons & Dragons”, allowed Larian Studio to go with three years of early access of as it might have risked the reputation of its brand with an unfinished game. It is also a drastic contrast with the early access of that was done primarily for just refining and supplementing a near-to-complete game. In comparison, 's early access was recklessly long and was disclosing its production process to the potential players. Of course, there were traces of some promised coming-soon contents being deleted upon the game’s release as if the early access schedule could not be extended indefinitely. But still, the trust and openness of Wizards of the Coast towards Larian Studio of letting them to continue with 3-years long early access is surely an interesting element to look into. The success of ’s open game production, rooted in crowdfunding economics, is perhaps the most intriguing phenomenon that we’ve come across in the world of games in the year 2023. Those who actively participated in the early access of were either niche, too old-fashioned, or outside the mainstream target audiences – at least, that’s how it has been seen by cool-headed market analysts in large investment capital firms. But such a niche and active fan base is not just limited to the classic RPG genre. There are numerous devoted communities in point-and-click adventures, hyper FPS, 2D platformers, dinosaur simulators, and so on. On top of that, with the growth of ESD (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early access, and crowdfunding since the 2000s, the world’s indie game market is more robust than ever before. This enables a scalable fandom market, which was once neglected by the logic of large capital, can now unite and establish alternative means of the games market. And this is not just an isolated case of – there are other cases like by Frontier Dev. demonstrates that fans are no longer remaining as passive consumers. It shows the impact of crowdfunding economics on the indie game scene, where niche fans' trust and devotion towards the game (i.e., towards the game that they would like to play) actually becomes powerful enough to affect the mainstream market. This contrasts with , the mass-scale production backed by large investments with a veteran production team but decided to go a safer and proven pathway towards revenue. It could be that gamers are getting fed up with the industry giant’s overemphasis on satisfying their shareholders' interest to maximize revenue and minimize risk. What backers of crowdfunding economics are doing to the game developers somewhat resembles how aristocrats during the Renaissance era used to order custom-made handicrafts from artists and craftsmen – backing the creators to make the game that fits their specific taste. While the Renaissance aristocratic patrons were a tool for monopolizing arts and crafts with their power of class and wealth, the contemporary patronage of games is more like a collective action of anonymous consumers. Here, their primary aim is to regain their access to niche crafts (of games) that were once alienated from the mainstream capital market. Of course, nothing is perfect. There’s also a downside to crowdfunding economics – that it's not always a happy ending, and the development of was perhaps a rare experiment and one-of-a-kind incident that will be remembered in the history of the game industry. It is also yet unknown whether Larian Studios will continue onward with this experiment in their future projects. Vincke has already commented in his interview with Bloomberg that he doesn't want to spend another six years working on one game and was unsure about what Larian Studios' next game is going to be. It could be that their next project may not follow the exact pathway of , and the moment may be remembered as one lucky happy moment. But nevertheless, the success of showed the world how far crowdfunding economics could go; the economics of people’s crowdfunded desire, of wanting to see the product they want to consume. For that, it was indeed the most remarkable incident in games of 2023. That’s not to say all gaming industry to follow the same path as – which is impossible – but the story certainly could inspire future innovators to come. Tags: ​ Previous Next (Doctoral researcher at Aalto University, Finland) Solip Park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now in Finland, Solip’s current research interest focused on immigrant and expatriates in the video game industry and game development cultures around the world. She is also the author and artist of "Game Expats Story" comic series. www.parksolip.com (비평가) 이이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전문사 졸업 후 영화•게임 비평 기고 활동중. 어드벤처 게임 좋아함. (antistar23@gmail.com )

  • [논문세미나] No homosexuals in Star Wars? BioWare, ‘gamer’ identity, and the politics of privilege in a convergence culture

    < Back [논문세미나] No homosexuals in Star Wars? BioWare, ‘gamer’ identity, and the politics of privilege in a convergence culture 16 GG Vol. 24. 2. 10. 들어가며 메간 콘디스(Megan Condis)는 인종이나 성별, 성적 정체성을 게임 및 기술을 통해 바라보는 연구자다. 젠더가 기술 속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주목한 콘디스는 2018년에 온라인 게임 문화 속 남성성에 주목한 책을 펴낸 바 있다. 이번 호에서 다루는 그의 텍스트도 그러한 관점에서 작성된 것으로, 콘디스는 ‘팬’과 ‘게이머’라는 칭호를 퀴어 이론과 접목해 분석한다. ‘팬’, ‘게이머’와 같은 칭호는 같은 게이머 그룹의 인정이 있어야만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다. 콘디스가 ‘팬’이나 ‘게이머’를 눈여겨본 이유도 이 특권에서 기인한다. 이 텍스트에서 콘디스는 게이머 그룹 내 특권적인 칭호들이 성별이나 인종, 계급에 따라 어떻게 부여되는지, 그 법칙에 알맞지 않은 이들은 어떠한 상황에 마주하는지 살핀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검열과 <드래곤 에이지>의 동성 로맨스 콘디스가 이 연구를 위해 제시하는 게임은 바이오웨어(BioWare)에서 제작된 MMORPG인 <스타워즈: 구 공화국(Star Wars: The Old Republic)>이다. 과거 <스타워즈: 구 공화국> 공식 사이트는 게이, 레즈비언과 같은 용어를 검열했는데, 이 일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왔다. 해당 게임의 유저들은 ‘온라인 게임에 현실의 성 정치 문제를 끌고 오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여기서 검열에 찬성한 이들은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문제가 게임에 적용되는 것은 게임의 매력을 반감시킨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문제가 이성애 중심적 권력 구조로 나타난다고 본 콘디스는 게이머 그룹의 인정을 받은 이, 즉 ‘진정한’ 게이머가 이성애자로 이해된다고 주장한다. 이성애자 게이머는 정상성이라는 영역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반면 커밍아웃한 퀴어 게이머는 이성애자 게이머들과 달리, 게임 문화를 해치는 침입자로 간주된다. 여기서 콘디스가 보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콘디스는 ‘진정한’ 게이머라는 칭호를 부여받을 수 있는 이들과 그럴 수 없는 이들의 격차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과 같은 논란은 동일 제작사의 게임인 <드래곤 에이지(Dragon Age)>에서도 발생했다. 이때의 논쟁은 <드래곤 에이지>에 등장하는 게이 캐릭터의 로맨스가 도화선이 되었다. <드래곤 에이지>는 <스타워즈: 구 공화국>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데, 콘디스는 이를 게임 제작자와 일부 팬 사이에서 나타나는 특권적 관계 상실에 의한다고 분석한다. 특권적 관계 상실은 퀴어 게이머를 수용하는 게 이성애자 남성 게이머들의 신임을 잃는 것보다 더 나은 매출 지표를 얻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콘디스는 이 사례에 대해 계몽된 게이머 집단이 이전보다 나은 미디어 환경을 추구하고, 기업은 그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매출 지표만으로 따졌을 때, 바이오웨어는 왜 초기부터 이러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을까? 이는 대다수의 기업과 게이머들이 눈여겨본 ‘테크노 유토피아’라는 개념과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다. 소수자와 약자가 없는 테크노 유토피아 게임연구는 스포츠계와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지닌다. 스포츠계의 동성애 혐오나 성차별 관련 연구가 놀이에 관한 것으로 확장되었고, 이것이 게임연구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게임연구들은 여성, 퀴어와 같은 소수자 및 약자를 게임 안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했다. 여기서 주로 나타난 의견이 소수자와 약자의 특성을 돌아보고, 그에 대응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게임에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콘디스는 해당 관점이 페미니스트적/퀴어적 게임 비평의 기틀이 되었음을 인정하지만, 이것이 젠더 및 섹슈얼리티의 본질주의적 가정에 의존한다고 함께 꼬집는다. 가령 여성이 게임과 일체화되는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는 여성 아바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젠더 및 섹슈얼리티의 본질주의적 가정이다. 게임 산업과 학계의 이런 관점은 게이머 개인의 능력이나 맥락을 살피지 못하게끔 만든다. 이에 콘디스는 산업이 손을 들어주고자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과연 어떤 게이머가 ‘진정한’ 게이머로서 인정받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그리고 콘디스가 이런 사유를 끌어가면서 언급하는 개념이 ‘테크노 유토피아’다. 콘디스는 ‘진정한’ 게이머의 기준이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활발하게 이야기된 테크노 유토피아적 수사학(techno-utopian rhetoric)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게임에서의 테크노 유토피아는 신체적 요소가 게임을 통해 가려지며, 그에 따라 혐오 문제도 사라진다고 보았다. 현실의 차별적 요소는 게이밍 공간에 들어오면서 무화된다. 다시 말해 게임은 차별로 이어질 만한 현실 요소를 보이지 않게 하고, 그 결과 유토피아적 공간이 된다. 혐오와 관련된 문제를 굳이 상기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콘디스는 다음의 사실들을 지적한다. 첫째, 흔히 게이머라고 인식되는 이들은 비장애인이자 백인인 이성애자 남성이다. 둘째, 테크노 유토피아적 관점은 게임의 이성애적 관점 및 남성성을 강화한다. 그리고 이것이 드러난 한 사례가 바이오웨어 측이 시행한 검열이었다. 즉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유저 중 테크노 ‘유토피아’에 들어갈 수 있는 ‘게이머’는 한정된다. 현실 공간과 게임 공간의 분리 콘디스가 이 연구를 통해 관찰하고자 한 건 바이오웨어를 옹호한 측의 게이머들이었다. 이들은 현실과 게임에 명확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현실의 정치적 문제와 깊게 연결된 사안들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진정한’ 게이머들은 현실 요소의 개입이 게임의 매력이나 효과를 약화한다고 보았다. 이 주장은 현실 공간과 놀이 공간의 완전한 분리를 얘기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의 ‘매직서클(magic circle)’ 개념과도 이어진다. 매직서클은 게임 안에 현실 문제가 침투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콘디스가 살핀 게이머들이 현실 요소의 개입을 경계한 이유도 여기서 나타난다. 현실의 정치적 문제가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로운 게임 세계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직서클은 자연히 테크노 유토피아와도 연결된다. 콘디스는 게이머들이 게임 안에서 비정치적인 경험을 원하도록 학습되어 왔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육체가 사라지면서 이루어지는 이 학습을 통해, 게임은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검열에 실망한 유저들이 ‘진정한’ 팬이나 게이머가 아니라고 한 이들도 이러한 흐름에서 부각되었다. 콘디스는 이런 흐름이 퀴어 게이머들을 ‘유죄’의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전하며, 해당 규칙이 존속될 경우 게이머를 정의하고 분류하는 기준이 더욱 엄밀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문제는 게이머가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서 서술했듯이 테크노 유토피아는 현실의 신체적 요소나 정체성에 관한 문제가 게임 안에서 무화된다고 본다. 이것은 게임, 나아가 온라인 공간을 평등의 장으로 인식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게이머들이 주장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온라인 공간에 진입함으로써 현실 요소도 가려지기에, 현실의 정치적 요소를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콘디스는 ‘진정한’ 게이머들이 테크노 유토피아를 보전함으로써 자신의 특권적 위치를 보호하고자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보르도(Bordo, 1995)를 인용하여, 온라인에 접속하면서 일어나는 신체와 정신의 분리가 백인 이성애자 남성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작용한다고도 설명한다. 여성, 퀴어, 소수 인종, 장애인은 정상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백인 이성애자 남성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그들에 비해 결핍적인 존재로 판단된다. 한 마디로 정상으로 분류되는 것은 언제나 백인이자 이성애자인 남성이었다. 특히 이 텍스트에서 퀴어에 집중한 콘디스는 게임의 기본값이 이성애자로 전제되어 있기에 퀴어성이 지워지며 거부당한다고 본다. 평등을 이야기하는 듯한 현실 공간과 게임 공간의 분리는 오히려 차별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있었다. 이에 콘디스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거부감이 오히려 정치적인 맥락으로써 작동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바이오웨어의 검열과 검열 철회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검열 문제는 2009년 4월에 발생했다. 이 문제가 불거진 공식 포럼은 본래 길드를 모집하거나 게임 소식을 자유롭게 논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기능했다. 그러던 중 바이오웨어 측 관리자들은 평소 부정적이라 인식되는 특정 단어들을 검열하기로 하였다. 이는 포럼을 더욱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문제는 검열되는 단어 중에 ‘게이’와 ‘레즈비언’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성소수자에 관한 용어 검열은 드문 사례가 아니며, 이 검열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지닌다. 이것이 <스타워즈: 구 공화국>에도 나타나자, 검열이 성소수자를 더욱 소외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글들이 업로드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게이머’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가 너무나 정치적이라는 명목하에, 바이오웨어의 결정을 옹호하였다. 다만 이 문제는 기타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하여 언론의 주목까지 받게 되면서 반전되었다. 바이오웨어는 곧 성소수자 관련 용어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끔 조치했다. 콘디스는 이 일련의 흐름이 융합 문화의 사회적·정치적 역학관계를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검열 논란이 있고 난 후 바이오웨어의 게임은 퀴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등, 그 나름대로 퀴어 친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이에 ‘바이오웨어가 주요 고객층을 무시했다.’거나 게임 내 동성애 요소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호소하는 이들이 등장했으나, 바이오웨어는 이전과 달리 그 의견을 반박하고 거부하였다. 콘디스는 해당 게시글 작성자들이 이성애와 남성성을 보편적인 것으로 확정해 말하거나, ‘이성애자 남성 게이머’라는 단어 세분화에 거부감을 가졌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콘디스는 <스타워즈: 구 공화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진정한’ 게이머의 조건은 무엇인지, 그것을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살핀다. 콘디스는 ‘진정한’ 팬 또는 게이머 무리가 미디어 환경을 장악했으며, 이들이 유토피아적 공간을 이룩하고 게임 내 특권적 지위를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게임에 한정되지 않고 대부분의 미디어 문화에 포함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콘디스는 미디어 문화의 권력 흐름과 공유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진정한’ 팬 및 게이머 무리의 행동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가며 콘디스의 텍스트를 살피면서 <스타워즈: 구 공화국>과 퀴어에 관한 글을 하나 더 보게 되었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오랜 유저가 쓴 이 글은 퀴어 요소를 원하는 게이머가 지불해야 할 금액과 시간을 언급하고 있었다. 1) 작성자에 따르면 <스타워즈: 구 공화국>은 확장팩인 Rise of the Hutt Cartel부터 퀴어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이 확장팩은 유료로 제공되었다. 작성자는 이후로도 <스타워즈: 구 공화국>에서 퀴어적인 요소를 원한다면 그에 대한 DLC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밝혔다. 물론 DLC의 기능이 퀴어 캐릭터를 추가하는 데서 그치지는 않겠지만, 이 이야기는 게임이 상정하고 가는 이성애적 요소를 개인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게 해준다. 한 마디로 퀴어적 요소를 원하는 이들은 이성애적 플레이에 만족하는 이들보다 더 오랜 기다림과 금액 지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팬이 제기한 문제는 한국 게임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몇몇 게임들은 동성 캐릭터 간의 결혼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게이머들이 문의를 해봐도 공식적인 답변이나 실현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 이외에는 장애인에 관한 것이 있다. 콘디스는 퀴어적인 요소에 집중했지만, ‘진정한’ 게이머가 되지 못하는 유저에는 장애인도 포함된다. 여기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약속했던 <마비노기>가 ‘시각장애인이 게임을 할 수 있느냐’며 공격당한 사건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러한 사례들로 미루어볼 때, 소수자이자 약자인 이는 일반적인 게이머로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하다. ‘진정한’ 게이머들이 현실의 정치적 요소를 게임 내부로 들여오는 데 이의를 제기하고, 기존 규칙을 강화시키고자 한다는 콘디스의 분석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한편 콘디스가 말하는 ‘진정한’ 게이머의 기준 일부는 한국인에게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은 ‘진정한’ 게이머의 조건에 관해서다. 단순히 남성이고 이성애자이며 비장애인인 사람이면 되는가? 연령이나 게임의 숙련도, 과금 액수, 디바이스도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 한국의 게임 주체로 상정되는 집단은 어떠한 이들인지 앞으로 점차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Bordo, S. (1995). Unbearable Weight: Feminism, Western Culture, and the Body. California: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 원문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gaymingmag.com/2021/09/lgbtq-representation-star-wars-the-old-republic-is-complicated-but-rewarding/ Tags: ​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다흰 융합예술과 문화연구를 공부했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관해 관심 갖고 있습니다. ​ ​

  • [인터뷰] 척박한 사회에 다정함을 심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인디게임 개발자 somi

    < Back [인터뷰] 척박한 사회에 다정함을 심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인디게임 개발자 somi 16 GG Vol. 24. 2. 10. 그가 돌아왔다. ‘죄책감 3부작’으로 한국 인디게임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인디게임 개발자 somi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라는 제목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2016년도 <레플리카>를 시작으로 <리갈 던전>, <더 웨이크>까지 이어지는 ‘죄책감 3부작’은 그동안 여러 호평과 비평 사이에서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게임과 사회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질 수 있는가?’부터 시작해서 ‘게임의 완성도와 자본의 상관관계’까지. 물론, 이러한 고민거리에 대한 답은 게이머 각자가 다르게 내릴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구조화되지 않은 인디게임씬에서 작은 씨앗을 심고 있는 그의 행보는 귀하다. 그래서 더더욱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somi를 만나고 싶었다. 이경혁 편집장: 사실 ‘죄책감 3부작’이라는 이름 때문에 저는 이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번 작품도 죄책감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은 어떻게 분류가 될까요? 죄책감 4부작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somi: 저는 개인적으로 ‘죄책감 3부작’은 3부작으로 마무리를 했고, 이번 게임은 조금 결이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게임을 대하는 관점이 조금 달랐거든요. ‘죄책감 3부작’을 만들 땐 ‘게임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중점으로 게임을 만들었고, 그걸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 조금 더 주목했어요. 그리고 게임에서 표현하는 세계도 저나 제 주위의 사람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구성을 했죠. 그러니까 하나의 사회를 투영하는 창처럼 게임을 만들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번 게임은 완전히 저와 분리된 게임이라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순수하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기존의 ‘죄책감 3부작’과는 조금 차이를 두고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경혁 편집장: 그래도 게이머들은 ‘죄책감 3부작’과의 연계성을 떠올릴 것 같은데요. 가령,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전경이잖아요. <리갈 던전>의 전경이 나이 든 상태인 거죠? somi: 글쎄요. 그건 뭐 판단하시는 플레이어에게 맡기고요. (웃음) 사실 딱히 그 인물이 나이 들어서 이렇게 되었다고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저는 그냥 제가 만들었던 등장 인물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만들었지만 굉장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친구들, 아니면 스스로의 선택이든 플레이어의 선택이든 이를 통해서 악인으로 만들어졌던 인물들. 그런 등장 인물들에게 ‘너도 이런 인생을 다시 살 수 있지 않겠니’라고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서원이도 그렇고, 전경도 그렇고요. 이경혁 편집장: 어떻게 보면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이 좀 묻어나는, 일종의 ‘인물에 대한 스핀오프’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somi: 네. 맞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사실 <리갈 던전>은 플레이에 따라서 스토리 진행이 달라지잖아요? 그러면 이른바 전작의 진 엔딩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somi: 사실 <리갈 던전>의 스토리도 플레이하는 방식에 따라 워낙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중 어떤 엔딩이 지금 작품과 연결성이 있을지, 아니면 연결성이 전혀 없을지 등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이번에 내신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가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을 찍고 있는데요. somi: 처음이에요. 그래서 다소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경혁 편집장: 아, 이전 작에서 많이 받으셨을 줄 알았는데, 처음이시군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평가가 이어지는 작품에 대해 앞으로 해외 번역 버전을 늘릴 계획은 없으신가요? somi: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영어 이렇게 총 4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다만, 번역에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이전 <레플리카>의 경우에는 팬 베이스로 번역을 다 열어놨거든요. 그런데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게임이 주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고민이 되긴 해요. 특히 제가 만든 게임은 거의 텍스트 기반이다 보니, 번역 과정이 너무 어렵거든요. <리갈 던전>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그노시아>라는 게임을 만든 Petit Depotto라는 스튜디오가 있는데요. 거기에서 게임을 만드시는 두 분이 <리갈 던전>을 플레이하시고 게임이 너무 좋다며 번역을 해 주시고, 일러스트도 그려주셔서 그 버전으로 재출시가 되었어요. 덕분에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런 좋은 번역가를 만나는 것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저희 GG의 이전 인터뷰에서, 크레딧에 항상 문학 작품들을 넣으시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 작품은 어떤 문학 작품이 가장 주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했을까요? somi: 사실 거창한 의미를 가지고 레퍼런스를 넣는다고 하기엔 민망하고요. 제가 책을 좋아하다 보니 게임을 만드는 가운데 읽고 있는 책이 있을 건데, 그 책 중에 기억나는 문구를 게임에 넣고 있어요. 그러니 ‘게임을 만드는 중간에 이걸 읽고 있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이번에 레퍼런스에 넣은 작품은 김연수 작가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라는 소설집인데, 김연수 작가를 제가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거기서 이런 대목이 나와요. “타인에게 이유 없이 다정할 때, 비로소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지고, 삶의 플롯이 바뀔 수 있다.” 이 게임의 기반이 되는 생각과 상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이 문구를 작가의 말에도 넣고, 크레딧에도 넣었습니다. 이경혁 편집장: 비단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저는 somi님 작품이 항상 문학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한편으로 게임을 지금까지 만들어오신 입장에서 게임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디게임을 만들 때, 게임의 스토리를 위해서 문학적 지식이 필요할까요? somi: 게임의 스토리가 가지는 완성도나 참신함을 평가할 때,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 표현은 한편으로 게임이라는 장르가 독자적인 예술의 영역으로 아직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생각을 해요. 게임이라는 장르는 스토리와 게임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장르잖아요? 그런 지점에서는 문학적 지식이나 스토리라는 개념을 별도로 떼어놓기보다, 게임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성들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는 책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그런데 이번 게임이 1월에 나왔잖아요? somi님 작품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같은 시상식에 출품하기에는 다소 불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걸립니다. somi: 제가 게임 개발 외의 현업이 따로 있는데, 최근에 오롯이 게임 개발에 좀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맞아서 그 시기에 맞춰 게임을 만들고자 했어요. 다른 어워드나 게임쇼 일정은 고려하지 않고, 제 일정에 맞췄던 거죠. 이경혁 편집장: 어떻게 보면 전업 개발자가 아니시기에 일어난 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somi님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투잡을 유지하는 방식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somi: 일단 제 개인적으로는 창작의 자유로움이 큽니다. 물론,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고, 일상이 빡빡하지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일탈의 창구가 있다는 점이 커요. 가령, 직장에서는 창작 욕구를 발현하기가 어려운 지점들이 있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저만의 창작 욕구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게임 업계에 완전히 뛰어들지 못한 사람으로서 가지게 되는 스스로의 거리감이나 어려움들이 있어요.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게임을 만드는데, ‘너는 그렇지 않은 지점이 있지 않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판매 실적이나 리뷰와 같은 지점에서 자유롭게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말씀하신 지점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 1인 작가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어드벤티지도 있을까요? 예를 들어, somi님의 게임을 보면서 스튜디오를 차리고 게임을 만드시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somi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somi: 저도 어려울 것 같아요. 단순히 게임 안의 메시지가 강한지 강하지 않은지를 떠나서, 게임의 플롯을 만들고, 게임 메카닉을 짜고, 그 안에 어떤 그래픽 요소를 넣을지, 음악을 어떤 식으로 배치할지 이런 모든 작업이 저의 일관된 의도 하에 진행이 되고 있는데, 대규모 협업을 한다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게임을 만드는 방식이 처음부터 완전한 기획서를 만들어놓고 a부터 z까지 기획해놓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고, 때로는 부분부분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놓고 그것들을 조합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해요. 그 안에서 새로운 가지가 나오고, 그 가지에서 다시 또 게임의 형태를 갖춰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게임이 만들어지는데, 그런 것들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그래서 외주를 맡기는 것도 엄청 힘들어해요. 지난번에 <리갈 던전>에서 <그노시아>의 그래픽 디자인을 하시는 코토리 씨께서 일러스트를 만들어주셨는데, 캐릭터들이 너무 이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몰입도가 달라졌어요. 그래서 이번에 게임을 만들 땐 등장 인물들에게 얼굴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픽셀 아티스트분들을 찾아봤는데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상황에, 어떤 표정을 짓는 일러스트를 넣을지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해놓은 게 아니고, 대사를 쓰다 보면 이렇게 한번 그려봤다가 수정했다가 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외주를 맡길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결국 또 저 혼자 그리게 된 것 같아요. 이경혁 편집장: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구성이 치밀하다는 호평이 자자한데요. 이번 작품도 작은 조합들을 배합하시는 방식으로 구성하신건가요? 아니면 전반적인 큰 구성을 먼저 해두신걸까요? somi: 사실 그 방식은 게임을 만들 때마다 다른데요. 어떤 게임은 문장 하나를 가지고 시작했던 경우도 있고, 필요한 문장들을 겹치다 보니까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던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번 게임은 처음부터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을 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플롯부터 짜서 이야기를 시작했죠. 특히, ‘미제사건으로 남겨달라’는 실종 아동 아버지의 대사로 시작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이 게임의 감동이나 재미를 더 배가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이경혁 편집장: 독자분들께서 읽으시고, 게임의 마지막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somi: 작가의 말에도 적은 내용인데요. 결국 이 게임을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최종적으로 가져가시게 될 이야기일 것 같아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가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방식을 강요하고, 당연시하잖아요? 그리고 분노와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데,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고,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틀린 게 아니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게임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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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dinary Corrupted Dungeon Love: ‘플레이어블’을 구하지 못한 서사와 갈등, <디아블로4>

    < Back Ordinary Corrupted Dungeon Love: ‘플레이어블’을 구하지 못한 서사와 갈등, <디아블로4> 16 GG Vol. 24. 2. 10. 세계관 집착이 가져온 엔드 콘텐츠의 부재 <디아블로4>는 초반의 성과를 이어가지 못한 채, 이견을 다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실패했다. <디아블로4>의 실패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동했겠으나,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패착을 뽑자면 장르적 소구점을 견고히 세우지 못한 점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디아블로4>는 초반의 흥행과 기대감조차 무색하게 시즌3 ‘피조물의 시즌’ 공개에도 게임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게임메카를 포함한 주요 매체는 <디아블로4>가 MMORPG와 핵앤슬래쉬,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 게임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플레이의 패키징 방향을 놓쳐버린 콘텐츠 기획은 개발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듯 보였고, 플레이어들은 <디아블로4>의 플레이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고 기대감을 걸어야 할지 난감해야 했다. 그나마 자랑으로 삼을 수 있던 탄탄한 스토리는 완결을 보고 난 뒤, 2회차 3회차 플레이는 소비의 역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그 힘을 잃어버렸다. 이 모든 난관을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찾는다면, 아마 ‘앤드 콘텐츠의 부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블리자드 개발진의 눈을 어둡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디아블로4>의 엔드 콘텐츠를 부재하도록 만들게 되었나? 혹자는 블리자드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Activision과 <캔디 크러쉬>의 King을 인수한 뒤, 게임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사업에 눈이 멀어 게으른 기획과 방만한 운영 끝에 현 상황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지적할 것이다. 또는 컴퓨터 게임을 만드는 업을 짊어지고 있었음에도 컴퓨터를 존중하지 않는 방식으로 뜬구름을 잡더니 결국 스토리와 같은 허무맹랑하고 현학적인 소구점에 집착한 나머지 현 상항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는 평자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두 의견 모두 블리자드가 지난 10년간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를 공개하며 직면해야 했던 비판이다. 위의 비판 모두 경영진의 방심이라고 지적되어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 비판 모두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두 비판 중 조금 더 타당해 보이는 쪽은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는 <디아블로4>는 서사, 그것도 애정 서사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이 게임으로서 갖추어야 할 장르적 소구를 크게 흔들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그동안 블리자드가 10년이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것은 경영진의 방만한 태도 때문이 아니라, 블라자드가 본인들의 장점이라고 여겨왔던 세계관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궁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플레이의 재미를 혁신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디아블로의 실패 요인, ‘엔드 콘텐츠의 부재’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블라자드가 집착한 세계관에 대한 집착이 어떤 패착을 가져왔는지 톺아보아야 할 것이다. 주인공은 반드시 플레이어블해야 한다 <디아블로> 시리즈에 있어 중세기독교의 역사와 톨킨을 떠올리게 만드는 중간계를 섞어놓은 세계관은 그 자체로 <디아블로>의 정체성이었다. <디아블로>가 구축한 장엄한 세계관은 독창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널리 알려진 요소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여 걸출한 IP를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다. 더불어 플레이어는 우수하게 조율된 타격감을 통해 <디아블로>가 구축한 매력적인 세계관을 탐방하는 재미에서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걸 수 있었다. 이는 블리자드가 빠르게 팬덤을 끌어모으는 바탕이 되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특징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1> <디아블로2>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에게 서사적 주인공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게임으로서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플레이의 미덕이 있다. 게임은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것이며, 플레이어는 어떤 방식으로든 플레이에 개입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기 위해 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디아블로2>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디아블로>라는 게임 내에서 주인공의 지위는 어디까지나 ‘소서리스’ ‘네크로멘서’ ‘바바리안’ 등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캐릭터에 집중되어 있었다. 플레이어는 게임이 마련한 서사를 경험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블한 캐릭터를 플레이해야만 했다. 주인공은 단순히 서사를 탐험하고 전달하는 매개가 아닌, 선택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가는 존재에 가깝다. <디아블로2>의 이러한 특징을 대변하는 요소를 뽑자면 많은 플레이어가 <디아블로> 시리즈를 넘어 핵앤슬래시 역사 내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회자하곤 하는 “Act 5: Lord of Destruction”를 생각해볼 수 있다. “Act 5: Lord of Destruction”까지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앞서 언급했던 서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어블 한 존재로 보기는 어렵다. 차라리 이야기를 전승하기 위해 던전을 돌아다니는 캐릭터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디아블로2>의 마지막, 다시 말해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던전을 돌아다니며 레벨을 올리는 수련을 수행해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자각하며 ‘끝판왕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소명을 부여받는다. 이는 게임을 플레이한 이유에 대해 단순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며 그동안 플레이어가 겪었을 서사적 경험을 하나의 소구로 정리한다. 더불어 “Act 5: Lord of Destruction”에서 이용된 시네마틱 시퀀스는 그러한 플레이어의 기대를 배가시키며 게임 서사로서 날카롭고도 뾰족한 소구점을 만들어낸다. 게임에 어울리는 서사, 게임에 어울리는 갈등 여기서 중핵이 되는 것은 <디아블로2>가 가지고 있는 소구의 바탕이 ‘운명을 바꾸기 위한 숙명적 결투’와 같이 커다랗고도 직접적으로 체감이 가능한 갈등 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갈등을 십분 활용하며 선형적이며 결말이 정해진 서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쾌감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이드 소프트웨어의 <둠 리부트>(2016)와 <둠: 이터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 스토리란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는 존 카맥의 격언 아닌 격언으로 유명한 둠 시리즈이지만, <둠>은 게임 스토리로서 갖추어야 할 명료하고 직관적인 이야기의 갈등 구조를 갖추고 있다. 던전에 악마와 갇히게 되었으니 악마들을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의 단순한 소구는 둠가이라는 인상적인 먼치킨 캐릭터를 구현하는 바탕이 되었고, 그 바탕 위에서 플레이어는 둠가이를 컨트롤하며 경쾌한 악마 대학살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야기 자체에 무심한 듯 보이지만, 갖추어야 할 기본기는 <둠>과 달리 <디아블로4>는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콘텐츠에 어울리는 갈등’이라는 기본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디아블로4>는 릴리트와 이나리우스의 어긋난 사랑이라는 갈등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어쩌다가 갈등을 겪게 되었고,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 관찰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그들의 행위에 유의미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결말조차 그들의 어긋난 사랑을 담는 그릇으로 남겨지는 식으로 귀결되고 만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게임으로서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플레이의 미덕’이 부재해 있다. 플레이어가 무엇을 플레이하든, 릴리트와 이나리우스는 그들의 선택을 한다. 여기서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디아블로4>가 가지고 있는 애정서사 그 자체가 아니라 애정 서사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릴리트-이나리우스 간에 벌어진 사실상의 부부 갈등이 게임에 적합한 갈등이었냐는 것이다. 물론, 릴리트와 이나리우스의 애정 서사는 <디아블로>라는 IP의 세계관을 두텁게 만들었다. 때문에 <디아블로4>의 시네마틱 시퀀스들은 그 어느때보다 강렬했으며, 그 자체로 게임의 소구점이 되었다. 그 세계관에 대한 ‘감상’이 소구점이 되다 보니, 가장 플레이어블한 엔드 콘텐츠 역시 방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는 플레이어가 시네마틱 시퀀스를 보기 위해 던전을 통과하는지, 아니면 서사의 주인공을 되는 경험을 위해 던전을 통과하는지 (최소한 본편에서는) 심도 있게 피드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정도다. 이 때문에 <디아블로>는 장엄한 서사시를 경험하게 만들기 위해 던전을 통과해야 하는 값비싼 예술 게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쉽게는 이는 일반적인 플레이어가 대중을 상대로 세일즈하는 텐트폴 상업 게임에서 기대하는 바가 아니다. 블리자드 역시 세계관에 집착하며 벌여놓았던 문제들을 수습하고 극복하기 위해 서사의 주요한 인물들을 릴리트와 이나리우스가 아닌 메피스토로 두는 등 세계관 내에서 인물들의 배치를 바꿔가는 식의 스토리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주인공의 자리로 옮겨놓기 위한 시도들이라고 기대해본다. 다만 지난 10년간의 행보를 톧아볼 때 걱정되는 것은 그 장엄한 세계관을 구축했던 블리자드 기획진의 에고다. 플레이어가 플레이어인 이유는, 플레이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게임이다. 나아가 영화가 되려는 게임의 욕망은 그다지 독특하지 않다. 많은 개발자와 기획자들은 영화스러운 게임을 꿈꾸고, 플레이어 역시 영화스러운 플레이를 기대한다. 그러나 영화인 게임이 영화스러운 게임인 것은 아니다. Tags: ​ Previous Next ​ 이현재 경희대학교 K컬쳐・스토리콘텐츠연구소, 리서치앤컨설팅그룹 STRABASE 뉴미디어・게이밍 섹터 연구원. 「한류 스토리콘텐츠의 캐릭터 유형 및 동기화 이론 연구」(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한국콘텐츠진흥원) 「저작권 기술 산업 동향 조사 분석」(한국저작권위원회) 등에 참여했다. 2020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부문, 2021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평론부문 신인평론상, 2023 게임제네레이션 비평상에 당선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평론 활동을 하고 있다. ​ ​

  • 매너리즘을 넘어서는 전통의 긍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 Back 매너리즘을 넘어서는 전통의 긍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16 GG Vol. 24. 2. 10. 잘 짜인 레벨 디자인 . 플랫포밍의 역사라 부를 수 있는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시리즈는 1985 년 첫 작품이 등장한 이후에도 현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 물론 , 이 시리즈는 40 년 정도의 시간을 거치며 시리즈는 수많은 변화를 거쳤다 . 하지만 그럼에도 근본적인 플레이 양상은 변화하지 않았다 . 달리고 . 뛰고 . 밟으면서 코스를 돌파한다는 핵심적인 요소다 . 밟고 뛴다는 액션 측면은 유지하면서 부가적으로 붙는 아이디어는 시리즈의 첫 작품과는 다른 갈래에서 발전을 이룩했다 . 2D 플랫포밍을 넘어서 3D 플랫포밍으로 전환된 것도 이제 엿말이다 .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컨셉을 제시하고 넓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수집품을 찾는 탐색형 타이틀까지 발전이 이루어졌다 .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마리오 시리즈가 지속적인 변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무르는 작품도 나왔다 . 시리즈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2D 플랫포밍 . 우리가 2D 마리오 시리즈라 부르는 작품들이 그 예다 . 첫 플레이가 익숙해지면서 플랫포밍의 난이도가 점차 오르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비슷한 메커닉을 채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그 결과 , 2D 마리오 시리즈는 여타 3D 마리오나 탐색형과 다르게 변화하지 않는 . 혹은 매너리즘이라는 굴레에 빠지기 시작했다 . 새로운 컨셉은 다른 마리오 시리즈에서 진행하고 있기에 근본적으로는 뛰고 밟고 변신하는 것과 같이 변화할 수 없는 플레이가 자리했다 . 늘 비슷하다는 혹평과 저조한 판매량 . 그것이 11 년 동안 후속작이 나오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 파생작과 달리 11 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나 , 자리한 후속작 . 2D 마리오 시리즈의 갈래에 있는 ‘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 ( 이하 슈퍼 마리오 원더 ) 는 이제 익숙함을 넘어 매너리즘이 되어버린 플레이와 흐름을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 다른 시리즈가 근본적인 메커닉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컨셉으로 변화를 추구하듯이 , 효과적이고 쉼 없는 놀라움의 연속으로 본인들의 미래를 새로이 그리고자 했다 . 슈퍼 마리오 원더는 마리오 시리즈이기에 항상 같은 선상에 있던 플레이 양상 ‘ 뛰고 / 밟고 / 변신한다 ’ 는 개념을 유지하고 있다 . 이와 동시에 그간의 시리즈와는 다른 경험을 주기 위한 게임 디자인이 곁들여졌다 . 한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변화와 플레이 과정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변화를 통해서 슈퍼 마리오 원더는 놀라움이라는 큰 가치를 전하기 시작한다 . 슈퍼 마리오 원더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되던 레벨 디자인을 벗어나는 데에 있다 . 레벨 디자인의 교과서처럼 다가오는 형태 . 즉 , 첫 코스에서 굼바를 밟으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 이는 2D 마리오 시리즈가 꾸준하게 쌓아온 문법이기도 하다 . 플레이어가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플레이를 배우고 엔딩에 도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론이기도 했다 . 순차적으로 설계된 코스별 구조는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는 시도이자 결과물이었다 . 게임을 진행하며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나가고 플레이어가 학습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였으니까 .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백한 단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 지난 몇 년간 2D 마리오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약점 . ‘ 게임 플레이를 엔딩까지 진행한 사람이 적다는 점 ’ 으로 이어진다 . 플레이 과정에서 선보인 것들을 모두 활용하게 만들고 있기에 , 플레이어의 조작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 조작 타이밍에서 한 번의 실수가 실패로 이어지기도 하며 , 플레이어가 이를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적은 편이었다 . 그리고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마주하는 레벨 디자인도 오랜 시간 재생산되며 , 익숙함의 영역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 조작과 도전 체계에서 나오는 어려움이라는 감정 . 그리고 시리즈를 지속하며 이제는 익숙해진 레벨 디자인과 플레이 양상 . 슈퍼 마리오 원더는 이러한 두 개의 개선점을 가장 중심에 두고 게임 플레이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 시리즈의 전통이라 부를 수 있는 요소를 개편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것들을 덧붙이는 과정과 같았다 . 우선 , 슈퍼 마리오 원더는 이와 같은 시리즈 전통의 레벨 디자인을 벗어나 ,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어느 정도 자유로이 플레이할 수 있는 형태로 두고 있다 . 하나의 메커닉을 선보이고 이를 체득시키는 과정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 동시에 난이도를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두면서 몇 개의 층위로 도전적인 게임 플레이라는 측면을 잡아낸다 . 대표적인 변화는 40 년 가까이 유지되던 시간 제한을 삭제한다는 결정이다 . 시간 제한이 사라지며 슈퍼 마리오 원더의 코스는 탐색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 탐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코스에서 플레이어가 만나게 되는 장소들을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개발진은 코스 여기저기에 숨겨둔 것들을 제공하는 한편 ,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 위한 ‘ 원더 시드 ’ 라는 수집품을 조건으로 배치해 뒀다 . 이를 통해서 코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죽지 않고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 원더 시드를 획득하는 것이 슈퍼 마리오 원더의 중요한 지점으로 자리한다 . 샌드박스나 탐색형 마리오 시리즈의 그것과 같이 , 플레이어가 평면적으로 구성된 환경을 자유로이 둘러보고 코스를 클리어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 원더 시드를 찾는 것이 코스 클리어의 진정한 목적이 되고 시간 제한도 없어졌다는 것은 곧 , 꼭 어려운 코스에 도전하지 않아도 진행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 게임 내 상점 등에서 원더 시드를 구매할 수도 있으므로 쉬운 코스를 선택해 엔딩까지 도달하는 방법도 가능해졌다 . 이렇게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다 . 캐릭터에 능력을 부여하는 ‘ 배지 ’ 나 코스별 난이도 표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 배지의 경우 플레이어가 난이도를 직접 조정할 수 있는 데에 방점이 찍힌다 . 액션 측면에서 다른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 조금 더 멀리 날아가는 등의 기능이다 . 코스 자체의 어려움은 ★의 수로 표기되어 플레이어가 얼마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지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해뒀다 . 이를 통해서 슈퍼 마리오 원더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단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 이전처럼 정해진 순서대로 클리어를 해야만 엔딩까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 직관적인 표기를 통해 쉬운 코스부터 어려운 코스까지 단계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 다음 월드로 진행하는 것 또한 키 아이템인 ‘ 원더 시드 ’ 가 담당하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일부 코스를 거치지 않고도 게임의 끝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슈퍼 마리오 원더는 도전적인 코스와 그렇지 않은 코스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 이마저도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 적과 접촉해도 사망하지 않는 요시나 톳텐 같은 캐릭터를 통해 한 단계 난이도를 낮추는 것도 가능해졌다 . 온라인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멀티 플레이는 끝까지 엔딩에 도달하는 데에 일조한다 .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물리적인 간섭이 없는 ‘ 라이브 고스트 ’ 형태로 멀티 플레이를 설계하면서 플레이어들이 간접적으로 협력하고 부활 지점을 만들도록 했다 . 마리오 메이커와 같이 경쟁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코스 완주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작동한다 .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받거나 . 의미가 없이 재활용되던 시간이나 점수를 탈피하고 . 플레이어가 지표를 통해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을 보면 , 거기서 나오는 결과물은 명확하다 . 혁신적이거나 지금까지 없던 것이 아님에도 2D 마리오 시리즈 내에서는 큰 변화다 . 큰 어려움 없이도 누구나 도전 가능한 플레이를 코스나 메커닉의 직접적인 변화 없이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한편 , 자꾸 사망해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면 보너스 스테이지와 같은 부가적인 요소를 자연스레 꺼내 간접적으로 돕는다 . 궁극적으로는 구조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되었던 게임 플레이 양상이 탐색형 마리오 시리즈의 문법을 곁들이면서 많은 변화를 거친 셈이다 . 40 여년 정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게임 구조가 조금 여유롭게 변화했다 . 그리고 변화를 거치며 필연적으로 생기는 공간들은 새로운 기믹을 더하는 것으로 채운다 .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이자 전면에 자리하는 요소인 ‘ 원더 플라워 ’ 의 존재다 . 코스 진행 도중 플레이어가 만나게 되는 ‘ 원더 플라워 ’ 는 기능적으로는 명확한 즐거움을 준다 . 이전 시리즈의 코스 구성을 보면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난다 . 이전 시리즈에서 하나의 코스는 월드 컨셉의 아래에 있었다 . 수중 코스나 성 안 코스와 같이 월드의 컨셉에 맞춰서 개별 코스가 디자인되며 , 이와 어울리는 새로운 기믹과 플레이 방법이 제공되는 구조였다 . 원더 플라워는 이렇게 월드 컨셉 아래에 있던 코스의 디자인을 극단적으로 뒤트는 일종의 ‘ 킥 ’ 이자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에 가깝다 . 이전 시리즈의 경우 , 월드의 컨셉을 따라가면서 코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약간의 제한이 되기도 했다 . 치밀한 레벨 디자인으로 설계되어야 하기에 새로운 기믹을 넣거나 이질적인 요소를 넣기 어려워서다 . 하지만 슈퍼 마리오 원더는 앞서 언급한 구조적 변화로 말미암아 월드 컨셉의 제한에서 보다 자유롭게 다뤄진다 . 코스 중간에 만나게 되는 원더 플라워는 플레이어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점으로 인도한다 . 때로는 퀴즈쇼를 하게 되기도 하며 , 원래 코스에서 보지 못했을 다양한 색감의 플레이 등이 제공된다 .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원더 플라워는 개발진이 구상한 독특한 발상의 총체다 . 코스 자체를 뒤집어 엎어버리기도 하며 , 발상의 근본적인 출발 지점이 기존 시리즈의 한계를 벗어난다 . 심지어 사이드뷰에서 탑뷰로 시점을 바꾼다거나 . 이전까지 진행한 코스 자체를 없애버리기도 하는 등 온갖 상상력들이 여유 공간을 채운다 . 결국 슈퍼 마리오 원더는 코스를 돌파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타이틀이 아니게 된다 . 이전 시리즈가 초급 - 중급 - 상급으로 차근차근 레벨 디자인과 도전적인 즐거움을 주었다면 , 이제는 다양한 기믹과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형태로 다뤄진다 . 이를 통해서 비슷한 코스처럼 다가오다가도 순식간에 인상과 경험 자체가 달라지는 장면을 마주한다 . 이전에 했던 경험의 확대 재생산이 아닌 ,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이 자리하는 것이다 . 새로운 경험과 놀라움의 지속적인 공급은 원래의 마리오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요소를 발전시킨 것이기도 하다 . 오랜 시간 시리즈를 내면서 익숙해졌기에 경험 자체가 흐릿해졌지만 , 근본적으로는 토관을 거쳐서 새로운 장소가 나왔을 때 . 혹은 블록을 두드렸을 때 나오는 즐거움이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전하는 핵심적인 경험 중 하나였다 . 하지만 그 당시의 특별한 경험은 현재 시점에서 익숙한 것이 되었고 이제 놀라움을 전하지 못했다 . 원더 플라워는 시리즈가 시간을 쌓아오며 도달했던 ‘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 을 정면에서 비튼다 . 어떤 기믹과 상황이 나올 것인지 알 수 없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경험들이 꽃을 피운다 . 코스마다 하나씩 마련된 원더 플라워는 시점이나 플레이 양상을 바꾸기도 하면서 코스 자체를 두 개의 맛으로 설계한다 . 일반적인 점진적인 난이도 구성을 보여주는 코스는 물론이고 , 놀라움이 가득한 원더 플라워 코스까지 . 다채로운 경험이 자리하게 되는 모습이다 . 정리하자면 , 슈퍼 마리오 원더는 그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을 원더 플라워를 통해 비트는 한편 , 코스의 전반적인 설계는 이전 시리즈의 것을 따르고 있다 . 그리고 자칫하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두 개의 요소를 한데 묶어서 뒤섞는다 . 결과적으로 개발진이 시도한 접목은 놀라움이 된다 . 이전 2D 마리오 시리즈에 없던 비주얼과 경험이 자리하는 한편 ,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 없이 모든 순간이 발견과 감탄의 연속으로 승화한다 . 이제 2D 마리오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월드 중심의 설계는 없다 . 대신 기믹과 이를 활용하는 디자인이 코스 전반을 관통하며 , 여기서 새로운 기믹과 플레이 양상을 ‘ 원더 플라워 ’ 로 더한다 . 이와 같은 방법론을 통해 슈퍼 마리오 원더는 시리즈 첫 작품이 전했던 놀라움에 가까워진다 . 덩굴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던 그 때의 감정 . 토관을 타고 지하로 내려갔을 때의 발견과 같은 것들이다 .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면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 시리즈의 한계를 벗어난 슈퍼 마리오 원더는 새로운 자극을 연속적으로 주는 데에 가장 큰 가치가 있다 . 그렇기에 모든 순간이 즐겁고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 지켜야만 하는 플레이 양상과 치밀한 레벨 디자인을 어느 정도 덜어내더라도 놀라움을 택한 슈퍼 마리오 원더 . 오랜 고민 끝에 매너리즘을 탈피하고 감탄과 발견이라는 고전적 가치를 재발견한 타이틀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 Tags: ​ Previous Next (기자) 정필권 농부이자 제빵사이자 바리스타. 현재는 게임 기자로 글을 쓴 지 8년차 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바라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

  •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 Back [논문세미나]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16 GG Vol. 24. 2. 10. 2014년 미국에서 ‘게이머게이트(Gamergate)’라고 불리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특정 게임 개발자에게 온라인 상 집단 공격이 쏟아졌고 가해 집단은 ‘게이머’로 표상되는 익명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이었다. 이들이 목표물로 삼은 대상은 여성이었으며 “저 XX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게임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심리가 그들의 공격 속에 숨어있었다. 2023년 말, 한국에서 게이머게이트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형 게임 회사의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가 남성을 비하하는 특정 표식을 애니메이션 안에 의도적으로 심었다며 온라인 이용자들이 집단적 공격을 가한 ‘뿌리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의 미국의 게이머게이트와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10년의 시차가 발생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여성 게임 업계 종사자를 향해 다양한 방식의 폭력을 가했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사건을 함께 놓고 바라볼 수 있을까? 이번 논문 세미나에서 다룰 논문은 “오타쿠 남성성에서 게이머게이트까지: 사이버 폭력의 기술적 합리성(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이다. 저자는 게이머게이트 사건처럼 사이버 폭력이 발생한 배경에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고, 트위터나 포챈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사이버 폭력을 상당 부분 조장했음을 논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오타쿠 남성성이라고 번역한 개념의 원제는 ‘Geek Masculinity’다. ‘Geek’은 한국어로 보통 괴짜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괴짜 남성성’이라고 번역 할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특정 대상에 집착하고 사회적으로 폐쇄성을 보이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왕왕 부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살리기로 했다. 게이머게이트의 시작 게이머게이트 사건의 배경에는 2013년의 게임 가 있었다. 우울증 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1인칭 시점에서 담아낸 텍스트 기반 게임으로, 여성 게임 개발자 조이 퀸(Joey Quinn)이 개발했다. 퀸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게임의 서사를 구성하면서 다른 우울증 환자들이 이 게임을 통해 삶에 도움을 얻기를 희망했다. 게임은 유명 배우 로빈 윌리암스의 자살 소식과 같은 날 스팀에서 발매되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게임 매체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포챈 이용자들은 게임 발매 이후 개발자 조이 퀸을 비난하는 담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게임은 마치 소설을 읽듯 단조로운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진정한 게임’이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게임에서 표현하는 우울증은 사실 여성들의 문제이자 개인의 무능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논조도 있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퀸의 게임이 당시 게임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자 이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게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게임 발매 1년 뒤인 2014년, 포챈에 올라온 하나의 글로부터 문제가 촉발됐다. 이 글은 퀸과 과거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애론 조니가 작성한 것으로, 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이었다. 퀸이 자신을 두고 바람을 폈는데 그 대상은 게임 평론가였고, 퀸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게임 업계에 악용하여 게임이 실제 수준보다 높게 평가 받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글은 원래 포챈에 올라오기 전 다른 웹사이트에 처음 게재되었다. 하지만 게시판 관리자로부터 검열되어 빠르게 삭제되었고 조니는 퀸에 대한 비난 담론이 이미 있었던 포챈으로 자리를 옮겨 글을 재업로드한 것이다. 게임계 사이버 폭력의 대명사가 된 ‘게이머게이트’ 사실 이 주장은 조니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이건 아니건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그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퀸을 게임 업계를 망치려 한 악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퀸을 향한 비난 및 조롱이 담긴 글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또 재생산 되었다. 집 주소와 연락처 같은 신상 정보는 윤리의식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었다. 걷잡을 수 없는 집단 사이버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포챈에서 시작된 폭력의 흐름은 다른 곳으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에잇챈(8chan)과 같은 타 온라인 커뮤니티나 레딧(Reddit), 트위터(Twitter)로 퍼져갔다. 포챈과 에잇챈은 특히 ‘오타쿠’(geek)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들로 알려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상 정보가 노출된 퀸에게 자살 권유, 강간 협박, 살해의 위협이 이어졌다. 퀸은 친구들이 있는 안전한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으며 이러한 신상 털기와 신변 위협은 퀸 뿐만이 아니라 퀸 주변의 게임 개발자나 사태를 비판하는 평론가들, 더나아가 게임 업계 내 여성과 소수자 전반에게 가해지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이 사건이 ‘게이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애덤 볼드윈이라는 극우 성향의 미국의 배우가 있다. 그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우파 정치 메시지를 전파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과거 1970년대 미국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사실이 은폐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의 이름을 따와 게임계에서도 일부 종사자들로 인해 사실이 은폐되고 있다며 #gamergate 라는 해쉬태그를 트위터에 처음 만들었다. 그리고 좌파 성향의 페미니스트로 인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이에 동조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트위터에서 게이머게이트 해쉬태그를 달고 무분별한 악플을 일삼고 심지어는 ‘십자군 전쟁’ 밈 이미지에 이입하면서 피해자들과 이들에 동조하는 일반인들까지 집단적으로 괴롭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발 대규모, 연쇄, 집단 사이버 폭력 사태였던 게이머게이트는 온라인 대안 우파의 세력 확산에 불을 지피면서 결론적으로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히게 된다. 기술을 취해 남성성을 획득한 오타쿠들 오늘날 게이머게이트와 같은 사이버 폭력(online abuse)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에 따라 논문은 이러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컴퓨팅 기술의 발전 과정 속에서 나타난 ‘오타쿠 남성성’에 주목한다. 우선, 논문에서는 초기 컴퓨터가 여성의 도구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세계 대전 당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컴퓨터를 주로 여성 과학자들이 다뤄왔다. 전후에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인식이 지속되어, 컴퓨팅 분야에서는 낮은 임금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는 전문가들이 다루는 도구로 변모하게 되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남성 공학자들의 전유물로 간주되었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와 게임을 소유 및 정복하는 이미지가 남성 문화에 적합하다고 대중문화를 통해 여겨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남성성은 힘이 세다거나 건장한 외모, 사교적인 태도 등으로 여성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컴퓨팅 분야에서 기술적 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었다. 프로그래머나 컴퓨터 엔지니어 중에서 대인관계나 공감성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기술적 능력을 갖춘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실리콘 밸리 신화에서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성공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게임과 같은 기술 문화, 온라인 문화에 능숙한 오타쿠(논문에서는 ‘geek’)들은 자신의 입지를 지켜내기 위해 기술 지식과 적성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 논문의 분석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오타쿠 문화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대신하여 기술이라는 대안적 루트를 통해 남성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만약 게임이나 인터넷 문화 같은 기술의 영역에 남성적 정체성을 흔드는 다양한 사용자가 나타난다면, 침범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유지시키는 목적에서 기술 문화가 위협을 받게되면 공격적인 충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폭력을 더 키운 것은 ‘플랫폼 기술’ 온라인 플랫폼들의 소통 문화와 상호작용 메커니즘은 폭력적이고 격렬한 교류를 초래했지만 사용자를 타인의 학대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지 않았다. 게이머게이트 사건에서 포챈과 에잇챈이 주요 무대 및 자료 생산장으로 부각되었다. 익명 사용자로부터 작성된 글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며, 빠르게 댓글이 달리고, 밈이 전파되지만 이전에 작성된 글을 손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작성자가 내용에 책임감을 지지 않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있다. 트위터는 자신의 트윗에 대한 다른 사용자의 답글을 삭제할 수 없게 하며 논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따라서 자료를 신속하게 유통하는 유통망이자 집단적이고 연쇄적인 공격을 허용 할 수 있었다. 물론 트위터에는 부당한 대우에 맞서고 이름을 밝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평판, 고용, 사용자의 심리적 건강에 큰 피해를 입히는 대량 표적 공격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게이머게이트 사건은 논란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측에 의해 한 층 더 복잡해진다. 극우 저널리스트 마일로 야노풀로스(Milo Yiannopoulos)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이머게이트를 옹호하며 중요한 존재로 부상했다. 그는 여성 게임 평론가인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kesian)을 모욕하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이 영상은 핵심 메시지는 게이머게이트였고 사키시안을 향한 모욕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동영상은 수백만 회 시청을 기록하며 광고 수익을 창출했고, 그는 후원 플랫폼인 페트리온 계정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후원도 받았다. 이러한 개인뿐만 아니라 게이머게이트의 트래픽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가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로 작동하여 논란은 더욱 잔혹하게 진행되었다.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기술적 합리성’ 개념을 통해 1964년에 인간과 기계, 기술은 독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술 또한 사회가 만들어낸 요소로, 특정 장치나 도구를 넘어서 사회적 관계, 사고와 행동의 패턴이 모두 기술에 포함된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기술은 사회적 관계를 재생산하며 사회적인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포챈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이러한 기제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고, 더 이상 자유분방하고 중립적인 유틸리티가 아닌 합리성에 의해 젠더 불평등을 유지시킨 것이다. 게이머게이트를 통해 바라보는 뿌리 사태 이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의 배경을 밝히기 위해 우선 기술 또는 게임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오타쿠 남성성이 있음을 짚어낸다. 만약 다른 정체성이 기술 영역을 침범했을 때 오타쿠 남성성은 그에 대한 방어 기제로서 공격적인 충동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양상이 온라인 상에서 당사자를 향한 허위 소문 유포, 모욕, 조롱, 신상 털기, 신변 위협 등의 폭력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투명한 공론장이라는 신화에 둘러싸인 온라인 플랫폼들은 사실상 폭력을 더 키우는 존재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사이버 폭력의 상황에서 합리성의 원칙에 의해 왜곡된 의견을 재생산하는데 일조 하기도 하고, 공격을 용이하게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시켜 이익을 취하기도 했다. 논문을 통해 적용하면, 2023년의 한국의 ‘뿌리 사태’는 남성을 비하하는 표식이 게임 애니메이션마다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고 믿는 음모에 휩싸인 한국 오타쿠 남성성 주체들이 일으킨 사이버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초 단위의 프레임으로 슬라이스 하여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화면의 구름 표현에서 집게 손가락 모양을 어름풋이 끼워 맞추는 허무한 주장들은 오타쿠 남성성의 근간을 유지해주는 게임이 다른 정체성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터는 10년 전 미국의 피해자들과 똑같은 수법으로 비난과 모욕을 받고, 개인 정보를 노출 당하고, 고용과 신변의 위협을 받는 꼴이었다. 비록 음모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소되어 더 큰 폭력으로 더해지진 않았지만 애니메이터를 고용했던 사업체는 평판에 위협을 받고 금전적인 피해를 떠안게 되었다. 다만 뿌리 사태에서 하나 더 짚고 갈 점은, 폭력을 더 키운 기반이 포챈이나 트위터가 아닌 원청을 준 게임사였다는 점일 것이다. 물신주의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유저 이탈의 두려움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보다는 폭력의 편에서 설 수밖에 없던 그들의 대처는, 과거의 논문이 다 짚어내지 못한 새로운 해석점을 요구하고 있다. 참고문헌 Salter, M. (2018). From geek masculinity to Gamergate: The technological rationality of online abuse. Crime, Media, Culture, 14(2), 247-264. Tags: ​ Previous Next ​ 보라무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

  • 게임문화 비평 평론 웹진 | 게임제너레이션 GG

    GG vol. 15 2023년의 게임들 수많은 게임이 쏟아져나온 2023년. GG와 필자들에게 인상깊었던 게임 이야기를 함께 나눠본다. ​게임제너레이션 메일 구독하기 새로운 업데이트와 뉴스를 등록하신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Enter your email here Sign Up Thanks for submit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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