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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세미나] 평행하다가도 뒤엉키는 게임과 현실의 시간: "Introduction to Game Time". In First Person: New Media as Story, Performance, and Game
게임에 열중하다가 시계를 봤을 때 몇 시간이 훌쩍 흘러가있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반대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면 많은 양의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몬스터가 다시 리젠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우두커니 한 자리에 서있는 그 순간은 몇 초밖에 되지 않더라도 어느 때보다 지난하게 흘러간다. 시간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체감되기 때문에 게임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흘러가는 면이 있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Leesun Park Studies games from a social perspective. Believes that games, as a tool, ultimately offer a way to explore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se days, mainly writing.
- 협업, 경쟁, 방송: MMO로부터 라이브 스트리밍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21세기 북미 게임씬
만약 당신이 2000년 이후에 태어난 게임팬이라면 성장 과정에서 게임 매체를 비교적 쉽게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문화적(countercultural)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의 게임은 주류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며, 플레이어들이 직접 제작한 게임 관련 콘텐츠의 양도 엄청나게 방대해져서 게임을 종료한 뒤에도 좋아하는 게임들을 눈과 귀로 계속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아무리 마이너한 게임일지라도 직접 플레이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무한히 느껴질 지경이다. < Back 23 GG Vol. 25. 4. 10. Tags: MMORPG, 온라인게임, 북미, 스트리밍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Marc is a PhD candidate in Concordia University's department of communication studies in Montreal, Canada. Marc’s research focuses on toxicity in online games. He is driven to understand toxic phenomena in order to help create more positive conditions within games with the ultimate hope that we can produce more equitable and joyful play experiences for more people. He has published on the Steam marketplace and DOTA 2, and is a co-author of the upcoming Microstreaming on Twitch (under contract with MIT Press).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게임과 예술] 로딩중인 세계의 권태와 노동에 관한 소고
상희는 유희와 즐거움의 이미지로서 소비되던 게임의 형식을 빌려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노동하는 신체에 관한 감각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즉각적인 쾌락과 만족, 완전히 개인화된 세계에서 내면적 사유로서 ‘권태’가 가진 정서를 재조명한다. < Back [게임과 예술] 로딩중인 세계의 권태와 노동에 관한 소고 16 GG Vol. 24. 2. 10. 마법과 환상, 신과 영웅이 사라졌다. 과거의 인간은 신이나 영웅이라는 신화적 인물을 만들어 그들의 통제 속에서 예정된 일을 하며 살아갔다. 그러나 지금의 운명은 내 손에 달려 있으며, 미래는 나의 치열한 노력으로 구현되는 시간이 됐다. 삶의 방향키가 나에게 쥐어진 만큼, 오늘날 우리에게는 자유와 열정이 뒤따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스타 릴스, 유튜브 숏츠 등 자극과 도파민이 과잉 생산되는 환경에서 더 큰 쾌락만을 좇는 인물들에게 남는 것은 무기력이다. 과거 부모의 세대를 떠올려보면, 노동과 유희는 분리된 영역으로 자리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퇴근 후 자기만의 취미를 갖거나, 게임을 즐기는 등 삶의 규칙과 질서를 세우는 일이 어색하지 않았다. 한편, 당대의 풍경에서 어느 정치인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공약은, 마지막 산업 시대형 구호로서 공허한 외침으로 느껴진다. 노동과 생산이 강제되는 오늘의 자본 사회에서 우리들의 유희와 놀이 능력을 지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글은 ‘번아웃 증후군’이 유행처럼 번져가는 오늘날, 쉬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들의 생태를 살펴본다. 특히 지난겨울 시청각랩에서 진행된 상희 개인전 《Worlding…》(2023.12.10.-12.31)을 중심으로 노동과 실존적 사유로서 권태라는 감정을 이야기해 본다. 전시의 제목이자 작품의 이름인 〈Worlding…〉(2023)은 비동기 온라인 게임의 양식을 활용한 참여형 VR 작업이다. 실시간 게임과 달리 유저간의 상호작용 없이 혼자서 플레이 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때 비동기 온라인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다시피 개별 플레이어들의 행위는 실시간이 아닐 뿐, 일정한 시차를 두고 흔적으로서 연결된다. 상희는 유희와 즐거움의 이미지로서 소비되던 게임의 형식을 빌려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노동하는 신체에 관한 감각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즉각적인 쾌락과 만족, 완전히 개인화된 세계에서 내면적 사유로서 ‘권태’가 가진 정서를 재조명한다. 게임 스테이지와 플레이하는 노동 〈Worlding…〉은 구체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출발한다. 관객/플레이어는 전임자에게 특정 과업을 인계받아 일을 시작한다. 임무는 늪지 위에 나타난 거인을 묻는 것. 늪지의 파수꾼이 되길 요청받은 관객은 낮 동안 사체가 된 거대한 육신을 흙으로 퍼붓고, 밤이 되면 처소로 돌아가 전임자가 남긴 일지를 읽는다.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은 거인을 묻는 작업에 소요된다. 그러면, 다시 내일이 온다. 어제의 노동이 없었던 일처럼, 전날 묻어놓은 사체가 다시 벌거벗은 채 놓여있다. 마치 시시포스의 형별 같은 노동이 새롭게 반복된다. 앞서 언급했듯, 상희는 게임의 문법을 작업에 빌려왔는데, 그것은 작업의 서사를 스테이지화 하는 지점에서 알 수 있다. 통상 게임 공간은 플레이어의 경험을 구체화하는 수단으로서 의미가 확장된다. 서사는 스테이지 구축을 통해 전개되며 게임의 기승전결을 구성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 단계를 따라 퀘스트를 달성한다. 반면, 하루를 단위로 분리되는 〈Worlding…〉의 스테이지에서는 ‘퀘스트’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오늘의 노동량을 채우세요.”라는 문구로 퀘스트를 쥐여주지만, 임무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다. 게임이 스테이지를 건너가는 방식으로 서사를 전개한다면 상희의 작업은 어제와 오늘이 다를 바 없는 동일한 장면의 무대를 마련하고, 보상 없는 퀘스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은 화면 속 컨트롤러의 이미지다. 상희는 컨트롤러를 두 개의 손으로 표상하면서, 하루하루 스테이지를 거칠수록 노화를 거치는 손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점점 손은 거무죽죽한 껍데기로 변해간다. 두 개의 손은 거인을 매장하라는 ‘오늘의 노동량’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흙을 퍼붓는다. 두 손으로 컨트롤하지만, 아무것도 만질 수 없고 쥘 수 없는 이미지에 관한 공허한 감각이 느껴진다. 이 무기력한 손의 반복적인 운동은 내일이면 파헤쳐질 거대한 몸집 위로 다시금 흙을 쌓아 올린다. 절대 끝나지 않는 매장이 디지털 구조망에 실체 없이 묶여버린 노동하는 몸을 상기시킨다. 끝을 기다리는 게임 크라우드 워킹, 플랫폼 노동, 나아가 인공지능 노동까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기술에 대한 유토피아적 전망이 활개 친다. 노동 해방이라는 이 듣기 좋은 기획은 미래 신기술이 고된 노동을 줄여주고 우리의 삶을 더 자유롭게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로 노동자가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었는가? 기술과 사회가 가속할수록, 시스템을 체화한 우리 역시 이전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물리적으로 사무실을 벗어나도 업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가상과 현실이 불가능해진 것처럼 일터와 일상 간의 경계 역시 허물어진다. 기술을 사용하는 사회적 방식에 따라 핵심부서를 제외한 간접부서를 사내 하도급, 파견근로, 아웃소싱으로 외주화하면서 노동자는 노동자 아닌 형태로 일의 네트워크에 붙들려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연결된다는 것. 이 말은 노동과 유희의 경계 없이 우리 몸이 항시 노동하는 상태로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가속화된 세계에서 느린 몸은 무자비하게 도태된다. 기술 시스템의 자동화, 자율화가 더 빨리 진행될수록 개개인의 무력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상희는 게임의 조건으로부터 노동의 수행적인 성질에 관여하고 있다. 실행이 명령을 이행하는 것이고, 수행이 신체의 반복 훈련을 통해 사건을 발생시키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면, 상희의 작업 속 노동하는 몸은 이미지의 실행으로써 당대 노동이 가진 수행성을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이는 작업의 주요한 정서인 지루함과 ‘권태’에서 발견할 수 있다. 흔히 게임은 쾌락과 유희, 혹은 몰입과 중독의 차원에서 논의되곤 하지만, 작가는 권태를 말하기 위해 게임 형식을 빌려온다. 관객으로 하여금 게임이 서사화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스스로 밟을 땅의 형세 만들기를 제안하면서 말이다. 아무도 정해주지 않은 ‘오늘의 노동량’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임의 타임라인. 컨트롤러를 쥔 물리적인 신체는 VR 공간의 움직임과 연동된 채 지루한 노동을 반복 플레이한다. 관객은 VR 게임에 매핑된 신체 이미지에 자기 몸을 맞춘다. 플레이 초반에는 몸의 불일치한 감각에 집중하지만, 하루하루 동일하게 디자인된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관객은 게임 속 신체와 연동하며 점차 뻐근해지는 팔과 어깨를 느낀다. 그렇게 플레이는 고통스럽게 지루해진다. 로딩 중인 세계에서 권태를 재발견하기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는 텅 빈 공간이다. 공동체적 질서, 삶의 방향성이 사라진 공터에서 권태에 쉽게 노출되곤 하는 것이다. 오늘날 혼자 놀고, 혼자 일하고, 혼자 먹는 사회에서 우리는 나르시시즘적 쾌락과 향유의 주체로 자리하게 되며, 가상의 풍경에 매혹된 채 스스로 고립되길 선택한다. 상희는 이런 오늘의 풍경을 가상의 공간에 옮겨두고 있다. 홀로 하는 외로운 노동, 언제 끝날지 모를 지루한 움직임, 타자가 부재한 세계관. 관객이 헤드셋을 벗어두고 떠나면, 늪지에는 새로운 관객, 즉 늪지의 새 파수꾼이 찾아올 것이다. 이들은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 전시 공간의 관객은 전임자의 과업을 이어 그의 노동 행위를 반복한다. 이때 작업에서 특기할 만한 지점은 플레이어가 HMD 헤드셋을 벗어두고 떠난 이후부터 발견할 수 있다. 긴 플레이 타임으로부터 해방되면, 관객은 지끈거리는 머리와 묵직한 어깨를 움직이며 헤드셋을 벗는다. 그리고 나면 VR 공간에서 축적한 개별 관객의 데이터가 종이 위로 출력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거인의 육체를 덮은 땅의 모양새에 따라 데이터가 지형도를 만든다. 고사양 그래픽과 함께 VR에서 구현된 땅이 2차원의 평면적 데이터로 공간에 쌓인다. 그와 동시에 전시 공간 아래 자리 잡은 지하실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전시에 참여한 모든 관객의 실행 데이터가 합산되어 지도의 형상으로 투사된다. 관객은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이 서로 연동하는 방식으로써 또 다른 노동의 흔적을 발견한다. 말하자면, 〈Worlding…〉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권태로운 세계를 구축하면서 오롯이 흔적으로서 연결된 공동체를 감각하게끔 하는 것이다. 권태의 가장 주된 증상은 시간을 시간 자체로 인식하는 것에 있다. 권태의 주체는 시간을 감각하는 자기 자신을 마치 하나의 대상처럼 낯설게 의식한다. 그리고 이는 나와 당신을 구획하는 거리, 혹은 너와 나를 엮어내는 공동의 지형을 관찰하도록 제안한다. 모든 시간이 빈틈없이 꽉 차 버린 사회, 24시간 ‘온라인’으로 동기화된 몸으로부터 권태를 느낄 여유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상희는 너무 많이 묶여있는 몸들을 ‘비동기화’하길 시도한다. 묻히지 않는 거인의 죽음, 어디서 왔는지 그 실체조차 알 수 없는 대상으로부터 권태와 고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요컨대 상희는 재미의 왕국에서 세상의 사건 사고가 하나의 이미지, 또는 껍데기로 소비되는 장면을 포착하고, 분초를 다투는 오늘 사회의 시간에 무게를 싣는 방식으로 속도를 지연시킨다. 그렇게 로딩된 세계가 늘어뜨린 시간 속에서 권태의 자리를 마련하며 오직 홀로, 나를 대면할 실존적 사유를 요청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미술비평) 이민주 이민주는 서양화와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글 쓰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꾸린다. 퍼포먼스와 퍼포먼스 도큐멘테이션의 관계를 짚은 《동물성 루프》(공-원, 2019, 공동 기획),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미학성과 정치성을 조명한 《논캡션 인터뷰》(의외의조합, 2021, 기획), 연극의 형식을 빌어 전시의 사건성을 모색한 《#2》(두산갤러리, 2023, 공동 기획)를 기획했다. 이미지가 만드는 사건과 수행적 성질에 주목하며 비평적 글쓰기를 고민하고,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번역 관계를 연구한다.
- 슈퍼 히어로 '게임'의 과거와 오늘
원전인 수퍼히어로 만화는 여전히 독자적 산업을 잘 이끌고 있다. 그리고 영상 컨버전이 최근에 들어 절정을 찍었다면, 게임 컨버전은 비교적 신생이다. < Back 슈퍼 히어로 '게임'의 과거와 오늘 16 GG Vol. 24. 2. 10. 한 장르의 팬으로서, 그 장르가 대중의 화제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마주할 때마다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내가 사랑하는 장르를 많은 사람들이 갖고 놀기에 더불어 대화하는 즐거움을 느끼지만, 동시에 틀린 정보나 나와는 너무 다른 해석 앞에서 불안과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다행인지 요즘은 그런 감정의 골짜기에 빠질 일이 별로 없다. 사람을 덜 만나서도 있지만 화제로 다뤄지는 빈도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두 번째 사가인 멀티버스 사가가 진행되면서, 수퍼히어로 장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정확히는 영상화된 수퍼히어로, 수퍼히어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다. 원전인 수퍼히어로 만화는 여전히 독자적 산업을 잘 이끌고 있다. 그리고 영상 컨버전이 최근에 들어 절정을 찍었다면, 게임 컨버전은 비교적 신생이다. 수퍼히어로라는 장르 만화, 특히 미국 만화를 고향으로 두고 있는 수퍼히어로라는 영웅 서사 장르는 세 가지의 특징이 있다. 그리고 영상이나 게임으로의 컨버전 또한 이 세 가지 특징을 플랫폼에 맞춰 변용하는 것에 핵심이 있다. 수퍼히어로라는 부류의 캐릭터와 서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첫 번째로 수퍼파워, 초능력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요건은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반드시 코스튬, 복장을 정해놓는다는 관습이다. 세 번째는 코스튬을 입고 수퍼파워를 휘두르는 수퍼히어로의 반대항인 수퍼빌런이 등장하여 양자 간의 결전을 절정으로 하는 서사 구조를 기본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 세 특징 혹은 요건 중에서 앞의 둘은, 만화에서는 손쉽게 표현된다. 만화의 ‘수퍼파워’는 과장의 미학이기 때문이다. 초능력의 표현 또한 소설 문학 다음으로 경제적인 표현 수단 덕분에 손쉽게 표현한다. 반면 돈이 많이 드는 표현 수단을 쓰는 영상 문학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지드로잉가이드닷컴이라는 그림 교육 사이트에서 ‘superhero’의 예시로 든 코스튬. 하지만 이런 디자인의 코스튬이 실사로 제시되면 유치해지기 쉽다. 3D 그래픽의 경우엔 다소 허들이 낮아지긴 하지만 낮아질 뿐이다. 만화의 표현으로는 괜찮았던 코스튬이 영상에서는 유치하거나 불합리해진다. 초능력의 표현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가 어느 이상의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역시 유치한 연출 기법에 기대야 했다. 게임으로의 컨버전은 영상의 고생에 비하면 별 거 없었다. 영상의 ‘수퍼파워’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달이었기 때문에, 같은 수퍼파워를 쓰는 게임 입장에서는 미적 디자인과 게임 기획만 고민하면 되었다. 그리하여 영상과 게임 모두 공히, 코스튬이라는 요소는 미학적 코드를 약간 틀어서 해결했다. 초능력의 표현은 기술적 발전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수퍼히어로 장르가 영웅 서사의 일종이기 때문에 생긴 마지막 특징, 빌런과의 대결 서사는 표현형을, 클리셰를 결정짓게 되었다. 일단 대결 서사이기 때문에 기본 표현형은 액션 장르가 된다. 그래서 수퍼히어로와 수퍼빌런을 연기하는 모든 배우 및 스턴트는 다양한 액션을 소화해야 한다. 게임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기본 장르가 액션으로 고정된다. 이 때문에 수퍼히어로 영화는 모두 액션 영화이거나 액션 요소가 강하며, 수퍼히어로 게임의 주류 또한 상황이 비슷하다. 수퍼히어로 영화의 성과 게임이 참고할 수 있었던 수퍼히어로 영화 장르의 역사를 보면 그 결과로 나온 클리셰의 구조를 요약할 수 있다. 영상화의 시도는 40년대부터 있었지만, 수퍼히어로 영화라는 하위 장르를 집대성한 첫 작품은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 영화였다. 2003년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2’는 앞선 배트맨의 성과를 좀 더 대중적인 형태로 구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수퍼히어로의 캐릭터성 – 작중 세계의 구현 – 영화 서사의 성격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모델이었고, 이는 사실 원전 만화에서 명작들이 가닿은 지점이기도 했다. 팀 버튼의 1989년 배트맨 코스튬. 원전의 코스튬에서 회색과 남색 부위를 없애버렸다. 이 코스튬은 어둑한 고담시를 구현한 미장센, 심리적 불안정을 드러내는 연기와 유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는 현실적인 수퍼히어로를 보여주려 애썼다. 이는 마블의 캐릭터 묘사 전략이기도 한데, 영화의 사실적인 뉴욕 풍경 및 스파이더맨의 오리지널 캐릭터성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 두 영화의 성취를 통해 수퍼히어로 영상 문학에서 정형화된 클리셰 구조가 등장했다. 초반에는 히어로와 빌런의 오리진 스토리를 보여준다. 이후 전개에서 둘의 갈등이 형성되어 부딪히면서 액션 장면들이 나오고, 빌런의 계획을 히어로가 박살내는 절정부에서 둘의 최종 결전이 벌어진다. 히어로의 승리로 이야기가 종결된 후에는 다음 영화를 예고하는 짤막한 에필로그가 덧붙는다. 이렇게 클리셰를 완성한 수퍼히어로 영화는 2008년,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와 존 패브로의 ‘아이언맨’에서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정립된 서사 구조를 따라가는 한편 교묘하게 뒤틀어서 다른 용도로 썼다는 점이다. 다크 나이트 3부작은 원전 만화에서 성공했던 상징 체계 도입 전략을 써서 성공했고, ‘아이언맨’은 에필로그를 이용해 작중 세계 확장 전략을 시작했다. 다크 나이트 영화는 미국 의회도서관의 영구 보존 영화에 포함되는 걸작으로 남았다. 아이언맨의 첫 영화는 기획도 거창하지 않은 평범한 수퍼히어로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장비 제작’을 서사의 중심에 놓는 등의 독특한 테이스트가 현실감을 부여하면서 독자적인 성취를 이뤘다. 이 두 영화의 성취는 만화 원전의 두 회사, DC와 마블의 스타일과도 걸맞는다. DC는 수퍼히어로 장르를 개창한 회사이며, 그래서인지 영웅의 신적 면모를 강조하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는 서사가 상징 체계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의미다. 마블은 스탠 리 이후 ‘현실성의 닻’을 독자적 스타일로 하고 있다. 현실의 독자와 유사성을 설정과 서사에 집어넣어, 독자의 감정이입을 꾀하는 전략인데, 이것이 아이언맨 이후 진행된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DC 캐릭터들의 작가주의적 스타일은 이후 한참 길을 찾지 못하다가 2019년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에서 간신히 부활한 반면, 마블이 시도한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인피니티 사가의 완성이라는 확장 전략의 업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수의 영상 작품이 하나의 서사로 확장 통합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러나 현재에는 다음 클리셰로 발전하지 못하면서 목적 잃은 확장이 되어 답보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돌파구가 될 작품을 기다리는 상태다. 수퍼히어로 게임, 시작 그리고 수퍼히어로 게임은 영상 장르가 겪은 이 모든 경험을 흡수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서의 수퍼히어로 서사 또한 만화와 영화가 먼저 만들어놓은 클리셰 구조를 따라간다. 당연한 것이, 게임은 대결 서사를 녹여내기 딱 좋은 플랫폼이다. 하지만 초창기의 수퍼히어로 소재 게임은, 서사 구조가 복잡하거나 장대하지 않았고 게임 디자인이 심층적이지 않았던 초기 게임의 특성을 그대로 공유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르는 스크롤 액션이었다. 특히 이런 게임들은 영화 시장에서 히트한 작품의 홍보용 게임이었는데, 1989년 배트맨 영화를 기반으로 한 패미컴의 배트맨 게임 시리즈가 대표적이었고, 이런 류의 게임들은 대부분 퀄리티가 낮았다. 반면 코나미의 1992년작 ‘엑스멘’은 영화에 기대지 않은 게임이었다. 여전히 장르는 벨트스크롤 액션이었지만, 익숙한 장르를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이미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캐릭터의 인기를 이용해 충분히 히트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무려 6인 플레이가 가능했던 엑스멘. 스크롤 액션 장르 다음으로 수퍼히어로가 이식된 장르는 격투였다. 역시 마블의 캐릭터들이 쓰였는데, 1994년의 ‘엑스멘: 칠드런 오브 디 아톰’, 1995년의 ‘마블 슈퍼 히어로즈,’ 바로 다음 해 나온 캡콤의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와 이후 시리즈는 대결 서사를 납작하게 압축하면 격투 게임 디자인으로 치환 가능함을 간파한 결과물이다. 비록 캐릭터 밸런스는 엉망이었지만 캡콤의 ‘vs 시리즈’는 주욱 이어지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한다. 이 계보는 DC 방면에서는 2008년의 ‘모탈 컴뱃 vs DC 유니버스’를 거쳐 2012년의 ‘인저스티스: 갓즈 어몽 어스’로 이어진다. 인저스티스 시리즈는 수퍼히어로 게임 중 격투 장르의 최신판이다. 수퍼히어로 게임, 액션 어드벤처 스크롤 액션, 격투를 지나 수퍼히어로 서사가 게임에서 제대로 꽃을 피운 장르는, 액션 어드벤처다. 2009년 락스테이디의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배트맨의 캐릭터성, 원전 서사의 특성, 게임 디자인의 완성도 모두를 잡아낸 명작으로, 이후의 수퍼히어로 게임의 전형성을 제시해냈다. 하지만 이 정점까지 가는 길은 험했다. 2000년, 액티비전에서 ‘스파이더맨’이 발매되었고 후속작 ‘스파이더맨 2: 엔터 일렉트로’가 이듬해에 발매되었다. 최초의 3D 스파이더맨 게임이었으며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전투와 웹 스윙 액션을 구현해냈다. 이 시리즈의 시도는 곧이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발매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영화를 게임화한 시리즈와 액티비전의 2008년 ‘스파이더맨: 웹 오브 섀도우즈’, 2010년 ‘스파이더맨: 섀터드 디멘션즈’ 등의 시도로 확대되었다. 한편 2005년에는 영화 ‘배트맨 비긴즈’의 홍보용 게임 또한 유사한 성과를 올렸다. 영화에 기대는 게임임에도 2005년의 배트맨/스파이더맨의 두 작품은 다소의 완성도를 보인다. 스파이더맨은 웹 스윙 액션을 오픈월드에서 펼친다는 게임 디자인을 완성해가고 있었고, 배트맨은 연막탄 같이 환경에 맞는 도구를 사용해 적을 제압한다는 게임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둘 모두 각자의 캐릭터성을 구현해낸 성과다. 이 성과가 2009년의 ‘아캄 어사일럼’에서 시작되는 아캄 시리즈와 2018년 인섬니악의 ‘마블즈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캄 시리즈의 성취는 이후 스파이더맨 게임에서 재조합된다. 영화에서 있었던 일이 그대로 게임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마블즈 스파이더맨은 아캄 어사일럼과 함께 이후 등장할 수퍼히어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전형을 만들어냈다. 이 두 작품에서의 배트맨/스파이더맨은 원전 만화의 배트맨/스파이더맨을 체험하는, 게임 자체의 특성을 십분 이용했다. 아캄 시리즈의 수사 모드는 탐정 소설의 후예로서 “세계 최고의 탐정”인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반영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웹 스윙 액션 또한 같은 성격의 요소다. 수퍼히어로 캐릭터의 캐릭터 컨셉 자체를 게임 디자인에 녹여낸 것이다. 물론 프리플로우라는 간편하면서도 화려한 전투 시스템이 아캄 어사일럼에서 마블즈 스파이더맨으로 이어진 것도 성과였다. 이 두 시리즈를 통해 수퍼히어로 게임의 주류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가 되었고, 이에 따른 클리셰도 정립되었다. 영화와 달리 문서의 형태로 전달이 가능한 오리진 스토리는 생략한다. 오픈월드 내지는 느슨하게 열린 형태로 연결되는 스테이지가 게임 내 공간이 된다. 액션 어드벤처에서 전투를 하며, 영상과 달리 시간 제한이 없는 게임의 특성상 빌런도 여럿 등장하기에 결전 서사도 여럿 중첩된다. 캐릭터는 롤플레잉처럼 레벨링 성장을 하는데, 이 과정을 배트맨의 장비나 스파이더맨의 수트를 업그레이드하는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 클리셰를 종합한 첫 번째 시도가 2020년의 ‘마블즈 어벤저스’다. 오픈월드는 포기한 대신 각 스테이지가 매우 넓으며, 빌런만이 아니라 히어로도 여럿 등장하며, 성장 시스템이 있고, 프리플로우 대신 진 삼국무쌍과 유사한 액션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 작품의 만듦새는 다소 떨어지긴 했으니 캐릭터별 특색을 가진 액션은 잘 표현되었고, 같은 형태가 이후의 AAA 수퍼히어로 게임에서 반복되었다. 바로 다음 해에 발매된 ‘마블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만 하나로 축소한 마블즈 어벤저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가깝다. 2022년의 ‘고담 나이츠’는 아캄 시리즈의 연장선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같은 해 발매된 ‘미드나잇 선즈’는 앞선 클리셰를 대부분 따르지만 장르가 X-COM 스타일의 턴제 전술인 것이 특징이다. DC 캐릭터의 레고 버전을 컨셉으로 한 레고 DC 게임 시리즈도 이런 분류에 포함된다. DC 캐릭터의 레고 버전을 이용해 게임을 만든 레고 DC 시리즈의 게임 또한 액션 어드벤처가 기본 장르다. 그리고 영화의 예에서 보듯 클리셰 정립이 완료되면 정체기가 등장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게임의 단점이 마블즈 어벤저스와 동일한 점, 고담 나이츠의 완성도가 애매했던 점, 마블즈 어벤저스와 미드나잇 선즈가 결국 흥행에 실패한 점은 수퍼히어로 게임 또한 영화처럼 다음 돌파구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넓은 맵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성장의 경험은 이미 충분하다. 오픈월드에서의 액션 어드벤처는 폭넓은 경험을 보장하지만, 경계가 명확하다. 그렇다면 다른 시도는 무엇이 있을까? 수퍼히어로 게임의 다른 시도 주류의 시도와는 동떨어진 장르에서도 수퍼히어로 서사를 써보려는 시도가 있다. 가장 먼저 모바일 환경의 게임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다양한 게임들이 있다. 2018년에 발매하여 2020년에 종료한 ‘DC 언체인드’는 액션의 외피를 쓴 수집형 게임이다. ‘마블 퍼즐 퀘스트’,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 스쿼드 RPG’, ‘마블 퓨처파이트’ 같은 게임들 또한 매치3 퍼즐이나 수집 장르의 게임에 수퍼히어로 스킨을 씌운 수준이다. 이런 사실상의 수집 장르 게임이 카드 배틀의 형태로 바뀌는 시도는 이제 시작되는 중이다. 2023년작 ‘마블 스냅’은 게임성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얼리 억세스로 시작한 ‘DC 듀얼 포스’는 2월 29일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한편 MMO 장르에서는 수퍼히어로가 흔하지 않다. 유의미한 게임은 ‘시티 오브 히어로즈’(COH)와 ‘DC 유니버스 온라인’(DCUO)이다. COH는 2004년에 시작, DCUO는 2011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MMORPG 장르가 클리셰와 시스템이 완성된 후 긴 정체기를 겪는 장르여서인지 신작이 없다시피하다. 그나마 2013년에 시작한 ‘마블 히어로즈’는 핵 앤 슬래시의 MMO였는데, 2017년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선구자인 COH 또한 2019년에 결국 서비스를 종료해 유저 서버만 남았으니, 현재 수퍼히어로 MMO 게임은 DCUO가 유일하다시피 한 상태다. COH와 DCUO의 특색은 커스터마이징에 있다. 이 두 게임은 기존 히어로/빌런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인데, 그래서 캐릭터의 초능력 또한 스킬 트리 조합의 형태를 통해 자기만의 초능력 조합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택했다. 스킬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수퍼히어로를 커스터마이징한다는 컨셉은 게임 제목인 ‘시티 오브 히어로즈’와 잘 어울렸다. DC 유니버스 온라인은 COH와 같은 계열의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한다. 이는 새로운 수퍼히어로가 되어 기존 DC의 수퍼히어로 캐릭터를 멘토로 둔다는 스토리와 어울린다. 아쉽게 끝난 장르 도전도 있다. 클래식한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온 텔테일 게임즈는 DC에서는 배트맨을, 마블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사용해 2016년과 2017년에 게임을 발매했다. 수퍼히어로의 요건 중에서 서사 부분에 집중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게임들의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텔테일 게임즈가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하게 되면서 일단락 되었다. 다음 지점을 향한 고민 수퍼히어로 장르에서는 역사에서 반복되어온 공식이 하나 있다. 이 산업에서 혁신이라 할 수 있는 시도는 DC 코믹스가 먼저 시도한다. 장르를 개창한 최초의 수퍼히어로인 수퍼맨이 DC의 캐릭터이며, 수퍼히어로 팀이라는 아이디어도 DC가 먼저 시작했으며, 장르의 두 번째 확장기인 실버 에이지(Silver Age)를 시작한 것도 DC가 플래시를 통해 멀티버스 서사를 들여오면서였다. 실버 에이지의 다음 시대를 연 것도 DC였으며, 영상화 시대의 방점도 배트맨 영화들이 수행했다. 반면 마블 코믹스는 시장의 혁신을 완성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실버 에이지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아이언맨인 것과, 배트맨에서 생긴 영상화 조류의 변곡점을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영화가 이어받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시다. 반면 게임에서 수퍼히어로 게임의 주류가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정립되는 과정은 예외로 보인다. 다수의 스파이더맨 게임이 시도한 3D 오픈월드 액션의 시도가, 비슷한 시도를 한 배트맨 게임보다 더 충실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시도를 종합하여 변곡점이 된 작품이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이었고, 이 시스템을 계승해 발전시킨 작품이 ‘마블즈 스파이더맨’이라는 것은 역사의 공식대로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초기의 유산을 이어온 격투 장르와, 주류가 된 액션 어드벤처 장르 외의 수퍼히어로 게임은 성과가 미미하거나 없거나 계보가 끊긴 상태다. 앞서서 영화와 게임에서 수퍼히어로 장르가 정체기라는 서술을 했지만, 기실 수퍼히어로라는 장르 전체가 현재 정체기다. 최초 원전인 만화에서는 풍부한 역사와 저렴한 표현 형식의 강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꾀해 왔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은 자기 복제 혹은 자기 변주의 레벨에 머무는 중이다. 그리고 만화에 비해 표현 형식을 구현함에 있어 자본이 더 필요한 영화와 게임의 경우에는, 이미 만화가 쌓아놓은 다양한 형식의 서사를 이식해 오거나 자신들만의 형식을 개척하기에는 굼뜬 편이다. 그리하여 현재 수퍼히어로 만화와 영화는 다음 단계의 성과가 어떤 것인지 제시하는 작품을 기다리는 중이다. 반면 수퍼히어로 게임은 현재 주류가 된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적 한계를 깨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그런 돌파구를 보여줄 작품을 기다린다. 수퍼히어로 영화는 등장 요소의 문화적 다양성을 다음 지점으로 정했고, 그 지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쌓는 중이다. 수퍼히어로 게임의 화두는 무엇일까? 같을까, 다를까?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부서지는 몸, 나뒹구는 몸 - <스케이트 스토리>와 퀴어한 실패의 미학
“You Died.”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한 번 이상은 보게 되는 문구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사망에 다다르면 화면은 까맣게 암전되고, 중앙에 붉은 글씨가 떠오르며 죽음을 알린다. 단정적인 선언과 형식은 게임 오버 화면을 밈으로 기능하게 했다. 이는 다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 관해 떠올리는 정의와 끈끈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 Back 부서지는 몸, 나뒹구는 몸 - <스케이트 스토리>와 퀴어한 실패의 미학 29 GG Vol. 26. 4. 10. 죽음과 성장의 이분법 바깥에서 “You Died.”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한 번 이상은 보게 되는 문구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사망에 다다르면 화면은 까맣게 암전되고, 중앙에 붉은 글씨가 떠오르며 죽음을 알린다. 단정적인 선언과 형식은 게임 오버 화면을 밈으로 기능하게 했다. 이는 다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 관해 떠올리는 정의와 끈끈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어려운 난이도에 대한 성토는 곧장 ‘유다이’라는 표현으로 수렴되고, 반복되는 죽음의 경험은 어려운 게임이라는 평판과 동의어처럼 엮인다. 어떠한 게임에 관한 이해는 그 게임이 형상화하는 죽음과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속 죽음은 플레이어가 과업 수행에 실패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으로 부과되는 일종의 처벌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피격되거나,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맞는 죽음은 실패의 가장 직접적인 피드백으로 작동한다. 이는 단순한 패배의 신호를 넘어, 플레이어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구축해 온 세계를 일시적으로 상실하게 각인시키는 경험이다 [1] .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게임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죽음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죽음은 무엇이 올바른 플레이인지,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얼마나 성취하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가늠하게 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죽음을 거듭한 끝에 도달한 승리는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수백 번의 사망 끝에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보스를 쓰러뜨리는 유튜버의 영상을 관람하던 시청자들이, 그의 고투에 찬탄을 보내는 광경은 게임 스트리밍계에서 전율을 이끌어내는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플레이어의 여러 번의 죽음은 하나의 극적인 성공 장면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이렇게 죽음을 겪으며 성장한 플레이어는 고투를 이겨낸 실존적 주체로 긍정된다. <엘든 링>의 스토리텔링과 플레이를 결합해서 논의하려 한 장순호와 최지원은 파편적으로 주어진 세계와, 동시에 여러 죽음으로 산산조각 났던 경험을 수습하는 플레이어 주체를 실존적 인간 영웅으로 호명하기도 한다 [2] . 더 강해진 플레이어, 더 숙련된 조작, 더 큰 보상으로 이어지는 속에서 죽음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순간의 죽음이 다음 플레이에서의 개선이라는 약속 아래 배치된다. 단적으로 ‘You Died’는 한국어권에서 여성 인명인 ‘유다희’를 환기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을 ‘유다희 양과의 데이트’라는 수식어로 소화하려는 충동을 인터넷 곳곳에서 포착해볼 수 있다. 이러한 수사는 죽음을 여성화된 대상으로 상정하고, 그와 데이트하는 남성적 주체로 플레이어를 위치시켜, 결국 죽음을 친숙하고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재현한다. - 2인칭의 ‘유다희’ 이러한 서사를 반복적으로 마주하다 보면 게임에서의 죽음 자체를 좀 더 긍정해볼 수 없을까, 하는 물음이 남는다. 축적되는 죽음을 성장 자원으로 삼는다는 골조를 비트는 흥미로운 시도로 를 꼽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은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공략당하는 보스의 시점을 전면으로 배치해, 반복적인 살해와 피살의 구도를 뒤집어 본다. 보스를 조종하게 된 플레이어는, 아무리 죽여도 끝없이 돌아오는 용사를 계속해서 마주해야 한다. 용사는 죽음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장비, 파훼법, 스킬 따위를 들고 오며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이때 게임은 보스라는 2인칭 화자를 통해 1인칭의 용사를 시니컬하게 응시하는 구도를 택한다. 보스로서의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공격 패턴은 한정적이지만, 수없이 죽더라도 끝내 승리할 운명이 정해진 용사 사이의 권력관계는 비대칭적이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보스-플레이어의 구도를 다소 기계적으로 반전시키는 데에 머무른다. 아마도 플레이어를 가차 없이 살해하던 그 모든 매력적인 살해자들에게 끝끝내 품게 되고 마는 기이한 열락과 애착에서 착상되었을 이 게임의 기획은, 보스와 플레이어가 로맨스 가능한 관계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유다희 양과의 데이트’라는 표현을 문자 그대로 구현한 게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에서 보스가 용사에게 유효한 죽음을 끌어낼 수 없게 되듯,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죽음을 유도하는 주요한 방식들 또한 장르가 안착됨에 따라 익숙해져 갔다. 독 늪, 화염 피해, 즉사 기믹 등은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소울라이크 게임이라면 으레 있을 만한 것으로 예측 가능한 패턴이 된다. 이런 맥락 속에서 죽음은 더 잘 대응하고,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반복 자극으로 수렴되고 만다. 그런 한편으로는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다크소울1>을 만든 이후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된다. 그는 자사의 게임을 두고 ‘마조히즘적’이라고 표현한다 [3] . 그 말에는 자사 게임이 고통을 주고 플레이어를 괴롭힌다는 의식뿐만 아니라, 죽음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틀리고도 기묘한 쾌감의 뉘앙스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숙달과 파훼의 문법 바깥, 실패와 파괴 자체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를 수는 없을까? 이에 이번 글에서 삼 엥(Sam Eng)의 게임 <스케이트 스토리>를, 파괴되고 망가지는 경험을 즐기는 여정으로 재구성해 보려 한다. 유리와 고통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된 플레이어가 매 순간 넘어지고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그 경험을 성장의 내러티브로 환원하지 않는 방식에 주목해 보고 싶다. 그렇게 ‘퀴어한 실패’를 다루는 게임인 <스케이트 스토리>를 바라볼 것이다. 유리와 고통으로 이루어진 몸 “당신은 유리와 고통으로 만들어진 언더월드의 마귀입니다. 악마가 당신에게 스케이트보드를 주며 한 가지 거래를 했습니다. 보드를 타고 달로 가서 그것을 삼키면 자유를 주리라는 거래를 말입니다. ...필요한 건 오직 스케이트보드 뿐입니다.” [4] <스케이트 스토리>의 진행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제목에 포함된 ‘스토리’라는 단어가 드러내듯, 이 게임은 플레이어를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비교적 선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이다. 사건의 연속체로서의 스토리는 특정한 방향성을 전제하고 [5] 지옥에서 달로 향하는 운동 역시 단테적 상승의 메타포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구원과 도달, 위로의 상승이라는 지배적 가치와 잘 맞물린다. 가능한 한 넘어지지 않고 콤보를 최적화하여 피날레를 향해 부드럽게 전진한다면 이 게임의 엔딩을 쉬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플레이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스케이트 스토리>의 후기를 보면, 영 어색한 좌우 조작감과 커맨드의 밋밋한 활용처에 대한 비판을 볼 수 있다. 많은 리뷰어들이 지적하듯 조작감은 어딘가 미끄럽게 느껴지고, 스케이트 운전의 감각은 끝내 손에 익지 않는다. 테크닉 커맨드를 익힌 뒤에도 그 사용처는 분명하게 요청되지 않는다. 모든 챕터의 피날레에서 플레이어는 달과 경주를 벌이지만, 이 구간은 3~5분 동안 연속 점수만 채우면 되는 단순한 구조에 가깝기에 숙련의 정점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체현하지 못한다. 그 결과 피날레는 종종 허탈한 감상으로 귀결된다. 이처럼 완벽히 통제되지 않는 조작감은 플레이어를 실패를 극복하는 주체로 영웅화하기보다, 언제나 다시 넘어지고, 산산이 부서질 수밖에 없는 유리 신체의 상태 속에 머무르게 한다. 더불어 사실적인 중력 구현은 스케이트보드의 조작을 한층 어렵게 만든다. 현실에 가까운 물리감이 몰입을 높이기도 하지만, 난해한 조작감으로 받아들여질 위험 또한 안고 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코너링의 난도가 함께 상승하며, 그 상태에서 킥플립이나 그라인드와 같은 다양한 기술 커맨드를 수행해야 하기에 이중의 도전이 된다 [6] . 이렇게 중력에 밀착된 관계는 게임이 형상화하는 넘어짐–파괴의 경험을 극적으로 빚는다. <스케이트 스토리>와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2019)가 게임 오버를 어떻게 형상화하는지 비교한다면, 전자가 플레이어블 아바타가 파괴되는 감각을 극대화한다는 사실이 두드러진다. 두 작품은 인상적인 사운드트랙을 활용해 리듬 게임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플레이 메커니즘을 지닌다. 게임의 주인공들은 고정된 캐릭터로, 이들은 방이나 침대와 같은 내밀한 실내에서 외부로 뻗어가는 여정을 소화한다. 스테이지화된 시공간을 거쳐 가며 내면과 외면을 넘나드는 기행문적 체험을 공유한다. 한편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가 비행, 유영, 오토바이 운전 등 다양한 이동 방식을 통해 음악과 동기화되는 감정의 궤적을 그려낸다면, <스케이트 스토리>는 중력에 밀착된 감각, 즉 보드에서 미끄러지고 박살 나는 느낌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에서 죽음은 장애물과 부딪히거나 투사체에 맞았을 때 화면을 암전시키고는 곧장 리셋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반면 <스케이트 스토리>에서 죽음이 구현되는 방식은 복합적이다. 주인공인 유리 스케이터가 바닥을 구르는 연출은 훨씬 복잡하게 구현되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는 삼인칭의 시점에서 보드를 타는 스케이터의 등 뒤를 따라간다. 그러다 넘어지는 순간, 일인칭에 가깝게 급격히 당겨지고, 시야는 회전하며 바닥을 스친다. 제작자인 삼 엥은 이러한 연출이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시청하다 보드에 탄 사람이 넘어질 때 카메라와 함께 시야가 튀고 회전하는 장면에서 영감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7] .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로 넘어졌을 때 느꼈던 순간적 감각과 겹친다고 말하며, 게임에서 이 시차적 충돌을 시각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디볼버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개발 당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오피스로 이동하다 넘어진 탓에 한 손으로 코딩했던 일화를 나누기도 한다 [8] . 이처럼 가상의 지옥이 빚어내는 낙상은 제작자의 일상과 유리되지 않은 채, 신체와 작업의 질감으로 녹아 있다. 이러한 대목을 마주하다 보면 앨리슨 케이퍼가 고안한 ‘불구의 시간’ 개념을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퀴어 시간성을 규범적 생애 리듬에서 벗어나, 어긋나고 비동시적으로 시간을 살아내는 경험의 양식이라고 할 때, 케이퍼는 그와 불구의 시간 사이 “잠재적으로 연결되거나 중첩되는 지점”을 추적하려 한다. 탈골과 같은 신체적 비유는 온전하게 배열된 몸으로부터 어긋난, 몸을 가로질러 나타나는 시간을 상상하게끔 한다 [9] . 보드에서 떨어진 스케이터의 관절을 어긋나게 만들다 못해 산산이 깨트리는 <스케이트 스토리>는 탈골된 시간을 잠시 시각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바닥을 나뒹구는 카메라의 시선은 넘어짐이라는 조건 속에서 새롭게 생성된 후천적 일인칭으로 전환된다. 그리하여 본래 쭉 뻗어나가야 할 삼인칭의 도로와 몸의 시야가 잠시 포개어지며, 게임 속 몸과 시간의 어긋남이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스케이터의 죽음은 우발적인 미끄러짐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거듭 보는 장면이기도 하다. 유리와 고통으로 이루어진 언더월드의 마귀는 매끄럽고 반짝이며, 동시에 언제든 깨질 위기에 놓여 있다. 균형이 조금만 흐트러지거나 스킬 커맨드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 몸에는 금이 가고 부서진다. 애초부터 망가지게끔 설계된 존재에게 넘어지는 것은 예외적인 사고가 아니다. 오히려 항상-이미 스케이터에게 주어진 조건에 가깝다. 통상적으로 취약성은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해야 한다는, 방어적인 플레이와 직결된다. 상처는 피해야 할 실패로, 파손은 잘못된 플레이의 결과다. 그러나 〈스케이트 스토리〉에서 유리 신체의 취약성은 되레 그 규범이 얼마나 달성 불가능한지 폭로하는 듯하다. 부서지도록 설계된 몸 위에서 ‘넘어져서는 안 된다’는 요구는 허약한 이상에 가깝다. 취약한 몸은 정상성의 기준을 추락시키고, 기준 자체의 깨지기 쉬운 성질을 드러낸다. 직선으로 순항해야 할 스토리의 시간은 전진을 종용하지만, 몸은 중력에 붙들린 채 미끄러지고 회전하며 흐름에서 이탈한다. 그렇게 구현된, 박살 난 유리 조각들이 큐빅의 파도처럼 바닥을 뒤덮으며 반짝이는 광경은 실패의 시각적 형상화이며 그 자체로 매혹적인 풍경이 된다. 게임이 구현하는 미성숙과 좌절의 경험은 바로 이러한 퀴어한 실패의 감각과 연결된다. 핼버스탬은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에서 퀴어한 실패를 통해 성공/실패의 이분법과 성장 서사, 완결과 성취를 향한 강박 자체를 무너뜨리자고 제안한다. 분명 실패는 불쾌한 경험이며, 핼버스탬은 그와 같은 지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바로 그 일련의 부정적 정동을 이용해 “우리 삶에서 해로운 긍정주의toxic positivity가 지닌 허점을 찾아”내자는 것이 이론의 정치적 기획이다. 실패는 “어둠, 무지, 미완성, 비능력, 파편성”에 머무르려는 선택이며, 이 선택이 “더 창조적이고, 더 협력적이며, 더 놀라운 존재 방식”을 열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0] . 보 루버그는 잭 핼버스탬의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그리고 에스퍼 율의 『The Art of Failure』가 제목부터 상호 텍스트적 독서의 흥미를 자아냄에도 불구하고 두 저자가 서로를 전혀 참조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루버그는 둘을 연결하여 게임이 어떻게 실패를 유희적이고 즐거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1] . 실패를 퀴어한 놀이의 양식으로 제안하는 루버그의 관점에서 보면 완벽한 숙련에 도달하지 못한 채, 어딘가 붕 떠 있는 <스케이트 스토리>의 플레이 경험은 퀴어한 실패의 감각을 조작과 진행의 과정에 걸쳐 퀴어한 실패의 감각을 조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를 긍정하는 활기 플레이어는 유리 스케이터의 취약한 몸을 하나의 렌즈 삼아 그 파편이 흩뿌려진 바닥, 지저 세계를 더듬어 나가게 된다. 데굴데굴 구르며 바라보는 언더월드는 텅 비고 공허한 듯하면서도 기이한 활기가 가득한 공간이다. 핼버스탬은 미술 콜라주 작업을 독해하며 파편성에 대한 헌신을 강조한다. 깨뜨리고 자해하는 퍼포먼스는 반사회적 페미니즘의 미학을 구현하는데, 여기서 신체는 치유와 복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원래부터 부서져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신체는 부서지는 것을 통해 다른 관계와 정동을 여는 재료로 등장한다 [12] . <스케이트 스토리>의 유리 신체는 깨짐을 통해 비둘기와 개구리, 철학자의 머리 따위가 NPC로 출현하는 언더월드와 친밀히 접속하는 매개가 된다. 그렇게 게임 속 뉴욕은, 그리고 실제 뉴욕과 그곳의 스케이트보딩 문화까지도 겹치며 읽히게 된다 [13] . 게임의 후반부에 이르면 <스케이트 스토리>는 스스로의 구성적 성질을 노출한다. 사탄의 계약이 영원히 그를 자유롭게 할 수 없음을 깨달은 스케이터는 붕괴하고 만다. 플레이어는 온 사방에 흩날린 스케이터의 육신 조각을 하나둘씩 그러모으게 된다. 그러는 동안에도 스케이트보드는 못처럼 붙박인 이동기다. 분명 스케이트보드는 그를 지옥의 여정에 묶어 두는 규율 장치이자 애증의 대상이지만, 끝내 놓지 못하는 이동 수단이자 쾌락의 매개로 남아 있다. 파편난 육신이 점차 형태를 되찾아가는 동안, 스케이터는 지금까지 지나온 맵을 요약본처럼 다시 미끄러져 지나간다. 이어서 게임은 아예 프로그램이 세계를 렌더링하는 장면을 일종의 맵처럼 제시해 그 위를 달리게끔 한다. 이러한 자기 응시는 플레이 화면을 매끄러운 연속체가 아닌, 구성 요소를 이어붙인 콜라주처럼 이해하게 만든다. 깨진 유리 육신과 이미 플레이한 여정의 파편들을 재편집해 엮어내는 것이다. 파편성의 미학에 기대어, 이러한 연출을 새로운 관계와 의미를 만들어내는 재료로 배치해 보면 어떨까. “어떻게 이 어렵고도 어이없는 일, 달을 먹는 짓을 할 수 있을까요? 왜 굳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려 할까요,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당신은 유리로 만들어졌는데,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왜 굳이 그런 짓을 하려는 걸까요?” 삼 엥은 <스케이트 스토리>를 “어떻게 인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온 지난한 게임들의 역사 안에 배치한다 [14] . 그에 대한 답을 성장 문법으로 재차 회수하고 싶진 않다. 되레 그러한 게임 속에서 붙들고 싶은 것은 ‘굳이’ 하는 ‘그런 짓’에 몰두하는, 그리고 몰두하게 하는 몸이다. 핼버스탬은 마조히스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마조히스트는 쾌락과 죽음 간의 해소될 수 없다고 가정된 긴장을 해소시키며 자아에 대한 관념을 고통과 상처의 소용돌이에 묶는다. 그는 일관성을 유지하길 거부하고, 죽음에 관한 지식에 맞서 스스로를 무장시키길 거부하고, 그 대신 완패당해 시공간과 욕망에 매인 몸이 되기를 자처한다. [15] ”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언더월드를 배회하는 게임의 마지막 장면은, 완패를 수락하고서 지옥에 매인 몸이 되기를 자발적으로 택하는 것처럼 읽힌다. 그런 의미에서 <스케이트 스토리>의 나뒹구는 몸은, 일련의 게임들이 제공해 온 영웅적 회복의 판타지 바깥에서, 깨어진 상태에 머무르려는 몸의 고집을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서 긍정해 보도록 유혹한다. [1] Jesper Juul. 2010. In search of lost time: on game goals and failure costs. In Proceedings of the Fif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Foundations of Digital Games (FDG '10).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New York, NY, USA, 86–91. https://doi.org/10.1145/1822348.1822360 [2] 장순호, 최지원. (2025). 소울라이크 게임의 파편화 스토리텔링에 대한 연구 :<엘든 링>을 중심으로. PREVIEW : 디지털영상학술지, 22(1), 06. [3] Michael Thomsen. “Dark Night (After Night After Night) of the Soul: Is a 100-hour video game ever worthwhile?” https://slate.com/culture/2012/02/dark-souls-review-is-a-100-hour-video-game-ever-worthwhile.html에서 인용. 원본 링크 소실. [4] 스케이트 스토리 스팀 상점 설명.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263240/Skate_Story/ [5] H. 포터 애벗. 우찬제 역. (2010). 『서사학 강의』. 서울: 문학과지성사. 44쪽. [6] 동시에 플레이어가 행하는 달의 파괴 역시 중력과 밀접하다. 최대한 많은 콤보를 쌓아 공격력을 비축해 두었다가, 콤보 동안 축적된 추진력을 데미지로 전환하여 땅을 내리찍으며 충격파를 발생시켜 보스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전투 방식은 파괴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7] SEDaily. “Skate Story with Sam Eng”. Software Engineering Daily. 2026.03.17.등록. 2026.03.24.접속. https://softwareengineeringdaily.com/2026/03/17/skate-story-with-sam-eng/ [8] DevolverDigital. “Skate Story | A Q&A Sesh with Sam Eng | The DEVELOPER?! OMG”. 2025.12.20.등록. 2026.03.04.접속. https://www.youtube.com/watch?v=4MkT39b2OpM 1분 27초 경. [9] 앨리슨 케이퍼. 이명훈 역. (2023).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파주: 오월의봄. 104쪽. [10] 잭 핼버스탬. 허원 역. (2024).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서울: 현실문화. 15-62쪽. [11] Bonnie Ruberg. (2017). “PLAYING TO LOSE: The Queer Art of Failing at Video Games.” Gaming Representation: Race, Gender, and Sexuality in Video Games, edited by JENNIFER MALKOWSKI and TREAANDREA M. RUSSWORM, Indiana University Press. 202p. [12] 핼버스탬, 위의 책. 279-281쪽. [13] 서핑을 육지에서 대체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었던 스케이트보드는 점차 계단과 난간, 광장 등 도시 기물을 수직적이고 공세적으로 타는 과정을 거치며 하위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뉴욕의 경우, 스케이터들은 공식 스케이트파크보다 박물관 계단이나 공공 조각 주변 등을 도전적으로 재전유하며 도시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고 구성한다. (Richard Blankman. “A Non-Skateboarder's Skateboarding Guide to NYC.” 2023.12.06.등록. 2026.03.24.접속. https://www.blankmanlist.com/p/skateboarding-in-nyc [14] SEDaily, 위의 글. [15] 핼버스탬, 위의 책. 294쪽.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연구자) 김규리 게임이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최근에는 <마라톤>을 플레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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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k GG Vol. Tags: 빅 워크, 게임 인터페이스, 협동 게임, 퍼즐 게임, 미스트, 킵 토킹 앤 노바디 익스플로드, 더 패스트 위딘, Big Walk, House House, Co-op Games, Myst, Keep Talking and Nobody Explode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 어느새 넘쳐나는 연말 게임쇼 총정리
어워드가 필요로 하는 여론이 이 세 원천에서 발원하기에, 보통 시상식 심사는 창작자 중심 구성에서 출발해 비평자가 추가되고, 여기에 수용자를 대변하는 용도로 대중 투표가 추가되어 구성이 된다. 문화산업계에서 가장 젊은 업계인 게임의 시상식 또한 창작자들의 심사 투표로 이루어지는 경우, 비평자들이 갑론을박을 하며 심사 투표하는 경우, 대중의 투표가 추가되는 경우로 분류할 수가 있다. < Back 21 GG Vol. 24. 1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eonggap Hong Freelance writer—a job title suspected of being a synonym for "unemployed." Started out as a reporter at Ddanzi Ilbo, where broke the first story exposing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comment-manipulation operation. A lifelong gamer who wrote a first piece of game criticism in 2001—and is very glad it has since been lost.
- 〈폴아웃〉의 미국, 오늘날의 미국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그 결과는 앞서 본 것처럼 미국 역사의 어떤 장면을 재현하는 것에 그칠 거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같은 하늘 아래 있을 수 없는 듯 보이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미국 역시도 길게 보면 동일한 미국 역사의 반복에 불과하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불러 들이고, 트럼프는 다시 바이든을 되살려 내며 끝도 없이 갈등한다. < Back 04 GG Vol. 22.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Kim is known for his activities as a critical expert on current affairs in various press media. But he is also an active gamer who never let go of games. Some of his publications includes 『a cynical society』, 『Otaku Loved Lenin』, as well as a co-author of 『Now, Here, Far-Rightism』, 『right-wing discontent』, 『Twitter, that 140-character egalitarianism』. His latest publication is 『Democracy where you vote because you don't like that side』.
- 어느새 넘쳐나는 연말 게임쇼 총정리
어워드가 필요로 하는 여론이 이 세 원천에서 발원하기에, 보통 시상식 심사는 창작자 중심 구성에서 출발해 비평자가 추가되고, 여기에 수용자를 대변하는 용도로 대중 투표가 추가되어 구성이 된다. 문화산업계에서 가장 젊은 업계인 게임의 시상식 또한 창작자들의 심사 투표로 이루어지는 경우, 비평자들이 갑론을박을 하며 심사 투표하는 경우, 대중의 투표가 추가되는 경우로 분류할 수가 있다. < Back 어느새 넘쳐나는 연말 게임쇼 총정리 21 GG Vol. 24. 12. 10. 매해 게임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게임에는 GOTY 논의가 따라붙는다. Game Of The Year, 금년의 게임. 문외한이 단어만 봐서는 대상 같은 큰 명예일 것 같고, 사실 그렇다. 다만 GOTY를 선정하는 매체가 여럿일 뿐이다. 최소 수십에서 많게는 수천이다. 게임을 다루는 매체가 금년의 게임을 선정하면 그것이 GOTY이다. 심지어는 본지의 편집장이 고정 출연하는 팟캐스트에서도 GOTY를 선정하고 있다. 심사 담당은 한 명이고 이에 동의하는 다른 한 명이 심사 주체의 전부이지만, 그래도 이 또한 GOTY의 하나다. 따라서 금년 최고의 게임이라는 찬사는, 일정 기준 이상의 GOTY를 전부 모아서 가장 많이 받은 한 작품에 주어지곤 하지만 게임사조차 열성을 갖고 엄밀한 집계를 매번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영미의 몇몇 유력 시상식에서 정하는 GOTY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연말연시는 자고로 상(awards)의 시즌이다. 업계의 한 해 수확을 점검하고 최고 수확물을 긍정적 본보기로 상찬하는 축제는 농경이 성립된 이래 인류 문명의 전통이다. 문화산업에서는 추가 소비를 촉진하는 의미도 있어서 더더욱 성대하게 시상식을 치른다. 시상식의 기초부터 짚어 보자. 수확을 평가하는 권력은, 동어반복 같지만 권력에 있고 권력은 대부분 여론에서 출발한다. 여론이 좋게 평가한 것이 최고 수확물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첫 번째 원리다. 따라서 중요한 부분은 여론을 말하는 주체다. 업계에 관해 잘 아는 사람들이 가장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업계 종사자 혹은 유관자들이다. 그리고 업계는 보통 셋으로 구분된다. 만들고 가공하는 창작자, 수확물의 의미를 정립하는 비평자, 수확물을 향유하는 수용자. 비평은 종종 창작과 피드백을 주고받기에 창작과 비평은 약간의 교집합을 가지고, 비평자는 수용자 중에서 나오기에 비평과 수용도 교집합을 가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 셋은 각자의 영역을 확고히 하면서 업계를 떠받친다. 어워드가 필요로 하는 여론이 이 세 원천에서 발원하기에, 보통 시상식 심사는 창작자 중심 구성에서 출발해 비평자가 추가되고, 여기에 수용자를 대변하는 용도로 대중 투표가 추가되어 구성이 된다. 문화산업계에서 가장 젊은 업계인 게임의 시상식 또한 창작자들의 심사 투표로 이루어지는 경우, 비평자들이 갑론을박을 하며 심사 투표하는 경우, 대중의 투표가 추가되는 경우로 분류할 수가 있다. 1. 창작자 중심 어워드 1) GDCA 시상 시기 : 다음 해 3월 1988년, 개발자 크리스 크로포드(Chris Crawford)와 27명의 게임 개발 종사자들이 크로포드의 집에 모여서 컴퓨터 게임 개발자 모임을 시작했다. 이 단체와 모임은 해가 갈수록 점점 확장되어 크로포드의 손을 떠나고서는 업계의 중요한 단체와 컨퍼런스로 성장했다. GDC는 97년부터 스포트라이트 시상식이라는 컴퓨터 게임 어워드를 만들었고, 99년부터는 컴퓨터 게임만 영역으로 하던 것을 콘솔 및 포터블 게임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어워드 또한 인디 게임을 다루는 Independent Games Fesitival, IGF와 게임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Game Developers Choice Awards, GDCA의 두 시상식으로 넓어졌다. 본상이라 할 수 있는 GDCA의 세부 부문은 개발자 중심 단체인 만큼 개발자의 업무 분장을 많이 반영했다. 오디오 / 디자인 / 서사 / 기술 / 비주얼 아트 / 혁신이 전통적인 구분이고, 한동안은 모바일/휴대용과 AR/VR도 별도의 부문으로 시상을 했다. 그리고 ‘올해의 게임’이 대상 격으로 존재한다. 개발자 중심의 단체이기에 개발자 회원들이 후보를 올리고 개발자 회원들이 투표를 한다. 다른 어워드와 마찬가지로 비록 GOTY로 선정되지 못해도 존재감이 컸던 게임은 부문 수상에 이름을 올린다. 일례로 개편 후 처음 치러진 GDCA는 2000년의 GOTY를 ‘심즈’에 주었으나, 이 해에 중요한 게임은 ‘디아블로 2’, ‘데이어스 엑스’ 등도 있었다. 그리고 디아블로 2는 오디오 상에서, 데이어스 엑스는 디자인 상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2) D.I.C.E. Awards 시상 시기 : 다음 해 2월 AIAS, Academy of Interative Arts and Science는 보통 상호예술과학원이라고 번역되며, 미국의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혹은 영화예술과학원(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현업 종사자들의 단체다. 92년에 설립되고 96년에 재조직된 단체로 이들의 모임인 D.I.C.E. 서밋(summit)에서 어워드를 발표한다. D.I.C.E.는 Design Innovate Communicate Entertain의 두문자로, TRPG 시절부터의 게임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보인다. 영화예술과학원을 본따 조직을 만들었듯, D.I.C.E. 어워드 또한 아카데미 상처럼 만들고 싶어 시상식의 구성과 촬영을 아카데미 상과 유사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부분 세분화의 기준도 GDCA보다 더 많다. 온라인 / 모바일 / 인디 게임 / 가족 게임은 시장 구분이 기준이고, 게임 디자인 / 오디오 디자인 / 음악 / 서사 / 캐릭터 / 애니메이션 / 기술 / 몰입도 / 미학 연출 / 게임 연출 등은 더 세분화된 게임 요소 구분이며, 스포츠 / 시뮬레이션 / 격투 / 레이싱은 장르 구분이다. 다만 장르 부문이 적은 것과 온라인 부문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은 생긴다. 2004년 2월 17일의 27회 시상식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6’와 ‘오메가 스트라이크’와 ‘디아블로 4’가 온라인 게임 부문에 함께 노미네이트되었는데, 다소 어색한 라인업이다. 3) BAFTA Games Awards 시상 시기 : 다음 해 2월 AIAS, 미국의 상호예술과학원과 비슷하지만 진짜 원조인 단체는 영국에 있다.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는 줄어서 BAFTA라고 하며 이 단체는 1947년의 정부 산하 기관인 영국 영화 아카데미에 기원을 둔다.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업계 종사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개발 및 유통 관계자 기반에 비평자가 추가된 형태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BAFTA의 어워드에는 영화, 텔레비전, 어린이 어워드가 있는데, 98년부터 게임 부문을 시상했고 잠시 대상급 수상 없이 부문상만 시상하다가, 2003년에는 별도의 어워드로 독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역시 심사 투표는 BAFTA의 회원들이 한다. 부문은 21개 부문으로, 예술성 / 오디오 / 음악 / 기술 / 게임 디자인 / 애니메이션 / 내러티브와 같은 요소 부문과 가족 / 모바일 / 멀티플레이어와 같은 시장 부문이 있는 것은 여타의 어워드와 비슷하다. BAFTA의 특별한 부문은 장르 부문이 적은 것과, 요소 부문에 성우 주연상과 조연상이 있다는 점, 그리고 2017년부터 신설된 “Game Beyond Entertainment”, ‘즐거움 이상의 게임’ 상이다. 이 부문은 BAFTA가 게임을 예술 매체로 간주하는 결정적 지점인데, 게임의 컨텐츠에 기후변화, 정신건강, 성지향성, 인종 문제와 같은 정치사회적 의제가 얼마나 잘 녹아들어 있는가를 심사하는 상이다. 다른 어워드의 GOTY에 해당하는 부문은 Best Game, ‘최고의 게임’이다. 4) 창작자 중심 어워드의 비교 * 비교표 1. 창작자 중심의 어워드. 먼저 미국 어워드 둘의 최종 우승작이 같은 해를 보자. 일단 D.I.C.E.의 1999년 GOTY ‘심즈’는 시상식이 당시 2000년 3월에 열렸는데 2000년 2월에 발매된 작품까지 대상에 넣어서 생긴 일이다. 따라서 GDCA의 2000년 GOTY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심즈를 시작으로, 2004년의 ‘하프라이프 2’, 2006년의 ‘기어스 오브 워’, 2009년의 ‘언차티드 2’를 비롯해 2023년의 ‘발더스 게이트 3’까지 총 14번의 GOTY가 일치한다. 반면 BAFTA는 살짝 엇나간다. 영국와 미국의 여론 차이인지, BAFTA까지 세 어워드의 일치 사례는 2003년 이후부터 4건에 불과하다. 그 네 작품은 2004년의 ‘하프라이프 2’, 2013년의 ‘라스트 오브 어스’, 2020년의 ‘하데스’, 2023년의 ‘발더스 게이트 3’로 모두 해당 연도의 화제와 흥행을 휩쓴 작품들이다. 반면 전부 일치 사례를 제외하고, GDCA – BAFTA의 일치 사례는 0이며 D.I.C.E. - BAFTA의 일치 사례는 5번이고 그 중 두 번은 20세기의 일이다. 그래도 ‘GOTY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을 뿐 세부 부문 수상작은 어워드 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 2000년 GDCA에서는 오디오 상을 받은 ‘디아블로 2’가 D.I.C.E.에서는 GOTY이다. 2005년 GDCA의 GOTY인 ‘완다와 거상’은 BAFTA에서는 액션과 어드벤처 상을, D.I.C.E.에서는 미술 연출상을 받았다. 대부분은 이렇게 서로의 부문 수상이 엇갈려 중복되는데, 예외도 있다. 2021년의 GDCA GOTY인 ‘인스크립션’은 D.I.C.E.에서는 수상하지 못했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후보작 라인업은 세 어워드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해당 단체의 회원들이 어느 게임의 성취에 더 큰 감명을 받았는지에 따라 GOTY가 갈리는 것이고, 그런 차이를 뛰어넘는 일치 사례는 제작자 업계의 여론을 통일시킬 정도의 좋은 게임이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유사하게 제작 인력 위주의 업계인을 회원으로 두고 심사를 한 미국의 두 어워드와 영국의 한 어워드는 명백히 경향성에서 갈린다. 이것이 국가의 차이인지는 가설 단계에 두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2. 비평자 중심 어워드 1) NAVGTR Awards 시상 시기 : 다음해 3월 National Academy of Video Game Trade Review라는 단체가 있다. 미국 리뷰조합 아카데미로 이름을 번역할 수 있는 이 단체는, 게임 저널리스트, 리뷰어, 분석가, 컨텐츠 크리에이터 등의 투표로 게임 어워드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주된 업무로 보인다. 500여 명이 투표자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에 설립된 이 어워드에는 무려 54개 부문이 있다. 비결은 굉장히 디테일한 분류에 있는데, 예를 들어 장르 부문은 액션 / 어드벤처 / 패밀리 / 롤플레잉을 신규 IP와 프랜차이즈 IP로 세분화시켜 총 8개의 부문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클래식 리바이벌 / 격투 / 퍼즐 / 레이싱 / 리듬 / 시뮬레이션 / 전략 / 스포츠 / 기타 장르 부문에는 이런 세분화가 없다. 기술 부문 또한 사운드 사용 부문을 신규와 프랜차이즈로 나눠서 2개를 만든다거나, 그래픽 부문을 프로그래밍 기술 부문과 빛-텍스처 부문으로 나눈다던지 하는 식으로 굉장히 세밀하다. 2) TGA 시상 시기 : 12월 게임 어워드에 관한 검색을 하기 위해 “game awards”로 영문 검색을 시작하면 결과를 교란시키는 명칭을 가진 The Game Awards는 캐나다의 개인이 주최하는 어워드지만 가장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어워드다. 미국의 스파이크라는 방송사는 2003년부터 캐나다의 게임 기자 제프 킬리(Geoff Keighly)를 진행자로 기용해 ‘게임 트레일러 TV with 제프 킬리’라는 프로를 시작했다. 제프 킬리는 10대 시절이었던 94년에 초기 게임 시상식 프로그램이었던 ‘사이버매니아 ’94’에 참여한 적이 있었고 시상식의 질에 실망한 바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프로를 기반으로 Spike Video Games Awards를 시작했고, 이 어워드는 10년을 갔다. 상업 방송을 기반으로 했기에 다양한 프로모션과 후원을 받아 볼거리가 많은 시상식으로 평가받았다. 10년 후인 2013년, 스파이크는 시상식을 훨씬 더 상업적인 방향으로 개편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 동의하지 않은 제프 킬리는, 가뜩이나 인터뷰에서 후원사의 제품인 도리토스 얘기를 너무 한 탓에 ‘도리토스 게이트’로 불리는 사건의 주인공으로 조롱받아 기분도 최악이겠다 아예 하차했다. 개편된 어워드는 한 번 방송 후 폐지되었고, 이를 본 제프 킬리는 자신의 어워드를 만들어 다음 해 선보였으니 이것이 TGA, The Game Awards이다. 비록 과도한 상업성은 반대했던 킬리지만 어워드의 흥행을 위해서는 많은 협찬이 필요하고 그 업무는 지난 10년 동안 그가 해왔던 것이다. TGA는 빠르게 궤도에 올라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심사 투표는 미국 외에도 각국의 게임 매체를 선정해 투표권을 주는데, 2019년부터는 비영어권의 매체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져 한국에서는 인벤, 디스이즈게임, 루리웹이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언론계 종사자들의 투표가 90%를 이루고 나머지 10%를 대중 투표로 하여 심사 결과를 낸다. 부문 분류는 GOTY까지 해 24개 부문을 나누고 있다. 장르 부문은 액션 및 어드벤처 / 격투 / 롤플레잉 / 스포츠 및 레이싱 / 가족 등으로 나뉘며, 시장 부문도 모바일 / 멀티플레이 / 인디 / 인디 데뷔 / 커뮤니티 스포츠 등으로 나누었다. 특색으로는 완성품 개념보다는 패치를 통한 업데이트 개념이 짙어진 시대 변화상을 반영한 것인지 운영(Ongoing) 부문이 있다는 점과, e스포츠 관련 부문들이 있다는 점이 있다. 3) 비평자 중심 어워드의 비교 * 비교표 2. 비평자 중심 어워드의 비교 아무래도 논의라는 것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는 영역의 사람들이 만드는 어워드이고 표본이 2개라 그런지 GOTY가 9번이나 겹친다. 반대로 말 많은 사람들이 선정하고 있는데 9번이나 겹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TGA가 스파이크 비디오게임 어워드 시절 1년차이던 2003년의 ‘매든 NFL 2004’는 약간 갸우뚱하다. 그리고 비교 대상을 늘여서 창작자 중심 어워드들과 함께 보면 어떤 특징점이 보인다. 비교표 3. 통합 비교 예를 들어 2004년은 ‘하프라이프 2’의 해였지만 스파이크 비디오게임 어워드 시절의 TGA는 ‘GTA 산 안드레아스’를 올렸다. 반면 2009년은 ‘언차티드 2’와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이, 2010년은 ‘레드 데드 리뎀션’과 ‘매스 이펙트 2’가 지배했다고 서술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보면 모두가 ‘라스트 오브 어스’를 GOTY로 꼽던 2013년의 개편 후의 스파이크 비디오게임 어워드는 홀로 ‘GTA 5’에 반해 있다. 어쩌면 이래서 폐지된 것일까? 한편 2016년에는 모두가 ‘오버워치’에 열광하고 있는데 BAFTA 혼자만 ‘언차티드 4’를 GOTY로 올렸다. 영국 게임업계가 온라인 플레이 기반 게임을 천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또한 2019년에 미국에선 ‘제목 없는 거위 게임’과 ‘세키로’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영국의 BAFTA는 홀로 ‘아우터 와일즈’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현상이 2022년의 ‘엘든 링’ 행렬 속의 ‘뱀파이어 서바이버’로 다시 나타난다. 영국의 특이성이 보인다. 이렇게 읽다 보면 2018년의 ‘갓 오브 워’와 2023년의 ‘발더스 게이트 3’가 이뤄낸 영미-창작비평-통일은 빛나는 업적이다. 3. 수용자 중심 어워드 1) GJA 시상 시기 : 11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투표를 하는 심사 방법은 자칫하면 위험하다. TGA의 경우는 10%로만 계산하지만 2022년에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인기상 성격이어서 대중 투표 100%로 결정되는 ‘플레이어의 목소리’ 부문에서 매크로에 의한 투표 조작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팬덤의 규모와 충성도에 따라 대중 투표는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고, 조작과 오염 시도도 다양하게 생긴다. 어지간한 온라인 투표 인증은 국가 기관 급의 보안이 아닌 바에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대부분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게임 어워드 중에서 가장 오래된 어워드는 일반 투표 어워드인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GJA다. 그래서 이 어워드의 별명은 피플스 게이밍 어워드이기도 하다. 2014년에 9백만 표를 넘었다고 하니 전체 집단의 규모가 커서 어뷰징 위험도 크지 않아, 안전성과 신뢰도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GJA는 영국의 게임 잡지 ‘Computer and Video Games’가 1983년부터 시작한 어워드다. 99년부터 PC와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 홈페이지에서의 웹 투표로 바뀌었고, 2006년부터는 웹 생중계도 시작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실물 잡지에서 웹 매거진으로 전환했음에도 잡지의 수익 모델은 나아지지 않았고, 2015년 결국 폐간되면서 보존된 데이터와 어워드의 권한은 후발 매체인 GamesRadar로 이전되었다. 다만 2001년 이전의 시상 기록 중 일부는 소실되었다. 시상 부문은 현재 23개다. 스토리텔링 / 비주얼 디자인 / 오디오와 같은 기술 부문이 있고, 특이한 점으로는 장르 부문이 아예 없다. 또한 시장 부문은 플랫폼, 즉 PC / PS / XBOX / 닌텐도로 나누었다. 같은 나라의 BAFTA처럼 성우 주연상 / 조연상도 있는데, 또 하나의 특이점은 게임 트레일러 / 게임 커뮤니티 / 기대작 / 스튜디오와 같은 다소 번외인 부문도 존재한다. 그리고 대중 인기 투표의 성격을 가진 어워드여서인지, TGA에 있는 대중 인기상 성격의 부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트리머 선택상 / 평론가 선택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TGA의 인기상인 ‘플레이어의 목소리’와 유사하게, 당해 발매작이 아닌 게임이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플랫폼별 발매 시기가 달라서 뒤늦게 인기 몰이를 하는 경우, 혹은 팬덤이 매우 강성해 조직 투표에 나선 경우다. 이런 경우가 GOTY에서도 드물게 발생했다. 갑자기 신뢰도가 좀 떨어져 보인다. 2) 수용자 중심 어워드의 비교 비교표 4. 통합 비교 상기한 이유로 이월(?)된 일부 경우가 보이고, 그 외에는 확실하게 다른 어워드와 방향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2004년의 강자가 ‘하프 라이프 2’지만 GJA의 투표는 ‘둠 3’를 선정했다. 2009년 또한 ‘언차티드 2’와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으로 양분되었으나 GJA는 당당하게 ‘폴아웃 3’를 선출했다. 같은 상황은 2016년의 ‘다크 소울 3’에서도 발생했고, 2018년의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갓 오브 워’로 통합하는 분위기에서 용감하게 내지른 소수의견이다. 반면 2010년의 ‘매스 이펙트 2’, 2015년의 ‘위쳐 3’, 2017년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2022년의 ‘엘든 링’의 경우엔 대세와 부합하는 결과다. 특히 2023년의 ‘발더스 게이트 3’는 GJA까지 통합한 통일대업을 이루었다. 다른 어워드의 대세와 부합하는 결과가 고작 4건이니 GJA의 독자적 특이성이 읽힌다. 이 원인은 BAFTA의 독자성과 연결해서 영국의 특이성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대중 투표 어워드의 특이성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여기서 답을 낼 수는 없다. 다만 투표 어뷰징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대중 수용자의 인기는 제작자와 비평자라는 훈련된 인력들의 감탄사와는 약간 다른 위치에 있다는 해석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다. 번외.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 시기 : 11월 KGA로 줄여 부를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게임대상이라고 지칭하는 이 어워드는 국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다. 따라서 상술한 대부분의 어워드와 성격이 다르고, 그나마 가까운 것이 BAFTA이다. 하지만 BAFTA는 정부의 산하 기관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 조직의 일부다. 따라서 국가의 입장이라는, 업계 3영역에 속하지 않는 별도의 렌즈가 개입한다. 그 개입의 결과는 한국 기업이 만든 게임만 대상으로 하는 점 외에도, 심사 주체의 구성에서 드러난다. 일단 문체부의 용역을 받아 어워드를 주관하는 주체는 한국게임산업협회다. 문체부와 협회는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회를 꾸린다. 본상(本賞)에 해당하는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은 심사위원회의 심사 60%에 전문가 투표 20%와 대국민 투표 20%를 합해 선정된다. 기술창작 부문은 심사위원회 70%와 전문가 30%다. 우수개발자 부문은 전문가 100%, 인기게임 부문은 대국민 투표 80%와 전문가 투표 20%로 결정된다. 우수개발자와 인기게임을 제외한 주요 부문에서 심사위원회의 권한이 막강하다. 심사위원회의 구성 절차는, 우선 주관사인 게임산업협회가 2~3배수를 추천하고 주최인 문체부가 확정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게임산업협회가 주는 상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비판은 바로 금년인 2024년의 29회의 대상 선정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2024년 한국 게임업계의 최고 화제작은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였다. 상당한 성과를 보였기에 게임대상에서도 기술창작 부문의 상 네 개와 인기게임상을 휩쓸고 제작자 김형태는 우수개발자상을 수상했다. 이 정도였으나 대상이 아닌 최우수상에 머물렀고, 대신 대상은 다른 부문을 하나도 수상하지 못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받았다. 한국에서 아직 개척 시작 단계인 콘솔 게임 시장에서 비평/매출 양쪽의 성과를 얻어낸 게임이 아닌, 랜덤 뽑기를 주요 요소로 하는 게임이 대상을 받았다는 점은 여론이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협회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겠지만, 심사 기준에 이미 들어있을 수도 있다. 본상 선정의 60%인 심사위원회 심사, 그 기준에는 대중성이라는 항목으로 매출 및 접속자 수가 30%로 들어가 있다. 환산해 보면 전체 심사 기준의 18%에 해당한다. 그래서인지 역대 수상작 중에는 소위 ‘게임성’보다 매출이 높은 게임이 눈에 많이 띈다. 사실상 거의 전부다. 역대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대상 수상작 목록 어쩌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애초에 주관사가 게임‘산업’협회라는 점에서 확고한 방향성이 이미 제시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로서의 게임보다는 산업으로서의 게임에 더 방점을 두는 한국의 정책 방향성 말이다. 그렇다면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정부가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대상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독재정부 냄새가 살짝 나는 발상이긴 한데, 게임대상의 성격은 처음부터 정부 주도 어워드였으니 그러려니 해야 할까?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이 산업을 구성하는 세 주체인 창작자-비평자-수용자의 여론에 가장 큰 권력 지분을 두지 않는다는 점은 확실한 사실이다. 셋 모두에 동등한 권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직 어느 어워드도 이뤄내지 못했고 아마도 현실에선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대신 게임대상은 국가가 구성하는 심사위원회에게 그 권력의 과반 이상을 부여했다. 이것을, 시상의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덕질인) 홍성갑 프리랜서 작가. 이 직업명은 ‘무직’의 동의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하여 국정원 댓글 조작을 최초로 보도했다. 평생 게이머로서 살면서, 2001년에 처음 게임 비평을 썼고 현재 유실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
- <용과 같이>, 관광게임 속의 정치적 맥락들
그러나 현실의 우리에게도 용과 같이 시리즈의 주인공 처럼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휴가를 내서 관광지로 여행을 떠난 경우가 그렇다. 일상으로 돌아가 해결해야 할 여러 복잡한 난제를 머리 속에 넣고 있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도쿄 신주쿠, 오사카 도톤보리, 오키나와,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 요코하마 등의 거리를 거닐고 지역 음식 등 문화를 경험하면서 하루종일 즐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용과 같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우리는 코로나19 시대에 일본 관광을 즐기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게 이 시리즈가 본질적으로 관광 게임인 이유이다. < Back 01 GG Vol. 21.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Kim is known for his activities as a critical expert on current affairs in various press media. But he is also an active gamer who never let go of games. Some of his publications includes 『a cynical society』, 『Otaku Loved Lenin』, as well as a co-author of 『Now, Here, Far-Rightism』, 『right-wing discontent』, 『Twitter, that 140-character egalitarianism』. His latest publication is 『Democracy where you vote because you don't like that side』.
-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 Back [논문세미나]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 11 GG Vol. 23. 4. 10. 이번 세미나에서 리뷰할 논문은 지난 2022년 8월 ‘게임 스터디즈(Game Studies)’라는 저널에 게재된 〈Press X to Wait: The Cultural Politics of Slow Game Time in Red Dead Redemption 2〉이다. 번역하면 “X를 눌러 기다리시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게임 시간의 문화정치” 정도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레드 데드 리뎀션 2〉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다룬다. 저자는 존 밴더호프(John Vanderhoef), 매튜 토마스 페인(Matthew Thomas Payne)이다. 둘 다 미국에서 미디어 관련 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특히 매튜 토마스 페인은 밀리터리 게임과 전쟁의 관계에 관한 저서를 쓴 이력이 있다. 게임 스터디즈는 게임의 학문적 연구를 주관하는 국제 학술 저널이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소속되어 있거나 열람권을 유료 결제해야 논문 전문을 읽을 수 있지만, 게임 스터디즈는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웹에서 무료로 논문을 제공하고 있다. 웹 기반으로 운영되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주제로 한 전세계의 다양한 논문들이 게재되어 왔다. 원문을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URL에 접속하여 직접 읽어볼 수 있다: https://gamestudies.org/2203/articles/vanderhoef_payne 논문의 배경은 게임 리뷰에서 나타난 ‘불만’ 레드 데드 리뎀션2(Red Dead Redemption 2, 이하 레데리2)는 미국의 게임회사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의 ‘레드 데드(Red Dead)’ 시리즈의 3번째 작이다. 동일 회사의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오픈월드 시스템에 1800년대 말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게임이 펼쳐진다. 그래서 ‘서부판 GTA’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콘솔 플랫폼에 먼저 출시되었고, 1년 뒤에 PC 플랫폼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레데리2는 출시 되자마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게임은 매우 현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었고 게임 전반에 탁월한 현실 고증이 배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초원을 활보하는 카우보이가 된 듯하게 말을 모는 방법이나 공간 이동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NPC가 플레이어의 상황에 반응하여 대화를 나누고, 야생 동물 등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이 현실감있게 구현 되었다. 레데리2의 자유도는 무궁무진해서 “이것도 될까?”하는 실험 영상 클립이 온라인 공유되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스팀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할만큼 게임의 인기는 독보적이었고, 다수의 게임 어워드에서 노미네이트 되었다. 전작 이후 약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개발된 이 게임은 출시된 이후 락스타 게임즈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레데리2의 인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높은 평점과 별개로 사람들의 리뷰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불만이 있던 것이다. 장점을 언급한 다음 게임 플레이가 “너무 느리다”, “지루하다”, “답답하다”라는 표현이 일색인 것이 여러 리뷰에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게임의 현실성이 장점으로 평가되었지만, 동시에 캐릭터가 현실적인 속도 그대로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에 플레이어들은 지루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말았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이 현실성 구현이라는 단일한 특성이 가지는 양가적인 의미에 주목했다. "It is defiantly slow-paced, exuberantly unfun, and wholly unconcerned with catering to the needs or wants of its players" (이 게임은 분명히 느리고, 지루하며, 플레이어들의 요구나 욕구를 고려하지 않는다) – from 평론가 “game should be called Red Dead Slow Motion” (게임 이름은 '레드 데드 슬로우 모션'이라고 불려야 한다) – from 메타 크리틱 "It is a boring and tedious simulation game... with horribly unresponsive controls and terribly slow pacing” (이 게임은 지루하고 답답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흉측할 만큼 반응이 늦은 컨트롤과 지나치게 느린 페이스로) – from 메타 크리틱 * 논문에서 언급된 레데리2의 해외 부정적인 리뷰들 무엇이 게임을 느리게 할까요? 우리는 ‘게임적 속도감’에 익숙해져있다. 떨어진 아이템에 스치면서 ‘줍기’ 버튼을 눌러 인벤토리로 즉시 이동시키고, 식재료를 선택하여 ‘요리하기’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음식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동할 때면 포탈이나 워프 기능을 사용해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단숨에 찾아갈 수 있다. 어찌보면 게임의 현실은 진행 속도가 빠르다기보다, 뒤따라 이어지는 불필요한(현실에서는 필요한) 과정을 삭제하고 바로 결과값을 제공하고 있다. ‘과정의 삭제’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레데리2는 게임적 속도감이 적용되지 않는다. 논문에서 다양한 예시들이 언급되지만, 대표적으로 시체에서 아이템을 얻을 때 직접 허리를 굽혀 뒤적이는 것이 그 예이다. 집 안에서 파밍을 할 때면 방 전체를 돌아다니며 가구를 일일히 손으로 열어서 확인해야한다. 공간 이동의 경우, 원거리 워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게임 안에 (눈에 안 뜨이게) 제공되고는 있지만, 레데리2는 드넓은 맵을 말을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내러티브적 구조를 가진다. 게임에서 많은 일이 실제 우리가 행동하듯 벌어지도록 구현이 되어 있다. 이렇게 결과로 바로 이행되지 않고 현실처럼 모든 과정을 겪도록 하는 경험은 플레이어에게 불쾌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느린’ 감각을 게임의 부정적인 면으로 꼽고 있으니, 게임을 만든 회사의 입장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게임 가격은 게임에 푹 빠지기 위한 값이다 레데리2는 AAA(트리플 A)게임이다. 트리플 A를 특집으로 다루었던 GG 지난 호에서 충분히 언급되었듯, AAA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아주 긴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이 투입된다. 게임 산업에서 AAA는 영화 산업에서 쓰이는 ‘블록버스터’라는 말과 비슷하다. 게임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큰 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려한 그래픽, 탄탄한 내러티브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가 품을 수 있는 상상을 게임 내에서 최대한 허용하며 호불호를 줄이고 자유도와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한 테스트 과정도 거치며 게임의 모난 면은 둥글게 깎여나간다. AAA게임의 신작 출시 소식이 예정되면, 사람들은 게임에서 어떻게 시간이 ‘순삭’ 될지 기대한다. 지갑을 손에 쥐고 결코 저렴하지 않는 그 값을 기꺼이 지불할 순간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게임에 몰입한 채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방대한 맵을 탐험하다 정신차려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잘 시간이 되어있는 게 AAA 게임 플레이의 감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AAA게임 플레이어가 가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개발사는 게임 제작에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하나 하나 대충 그려내지 않기 위해 긴 시간동안 공을 들인다. 만약 표현이 어색해서 몰입이 깨지거나 개발 공수가 덜 들어간 것처럼 보여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게 되면 회사 이미지에 금이 갈 수도 있다. AAA 게임의 영역에서 게임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되는 그 ‘몰입적 리얼리티’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공수가 과도한 나머지 너무 디테일한 표현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기다려야하고 몰입이 깨져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의 입장에서 게임의 현실감 추구가 가지는 모순적인 결과다. 논문의 저자들은 상업성의 최전선에 있는 AAA 게임이 현실적인 표현에서 두 가치의 충돌을 발생시키고 있는 현상을 문화정치(cultural politics)의 순간으로 보고 있다. 제목에도 쓰여 있는 문화정치라는 말은, 문화의 영역에서 다양한 의미들이 충돌하고 각각 관계와 역학이 드러나는 상태 를 뜻한다. 고자본 투입의 결과로 고급 노동력을 오랜 시간 투입하여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AAA게임을 개발했지만 그 가치는 역설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일부 이끌게 되었다.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2007년 게임 학술 기관인 DiGRA 컨퍼런스에 ‘플레이의 헤게모니(hegemony of play)’라는 주제로 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빠른 상호작용에 능숙하고 복잡한 공간을 파악해 공간 전환을 잘 하는 사람에게 맞추어진 게임 디자인이 산업이나 플레이어 담론에서 주류 혹은 지향되어야 하는 가치로 일컫어지면서, 게임 플레이에서 일종의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문화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헤게모니(hegemony)란 지배를 뜻하는 개념이다.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지배적인 위치에 놓여있는 것, 그러니까 어떠한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더 우월하고 지배적으로 생각되는 상태를 말한다. 2007년의 발표에 이어, 본 논문의 저자들은 레데리2를 통해 ‘게임 시간의 헤게모니 hegemonic game time’를 말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빠르고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가치로 인정된다. 이는 하나의 게임을 어떻게 헤매지 않고 빠르게 클리어 했는지의 문제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아이템과 시간을 소비하여 원하는 목표로 도달함은 ‘게임을 잘하는’ 능력이며 우월한 가치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에서의 시간 개념은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와도 연결되고, 어떠한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추구되어야 할 가치이며 개발사도 그에 맞게 어느 정도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레데리2의 개발사는 그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게임을 통해 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시간 개념 시간이라는 개념은 점차 발전해왔다. 산업자본주의, 후기 산업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거치며 시간은 낭비되어서는 안되는 귀한 가치로 여겨져 왔다. 동일한 시간 안에 더 많은 효율성을 추구하자는 목적 아래에 사회 시스템 전반의 모든 장치들이 움직이고 있다. ‘경제성’은 같은 의미를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 개념에 부합하기 위해서, 심지어 즐거움조차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 이 논문과 마찬가지로, 최근 발간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도 비슷한 현상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15초 뒤로’ 또는 ‘배속’ 기능을 통해 빠르게 시청할 수 있다. 또는 영화를 시청하는 대신, 영화 줄거리를 간략하게 전달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간 압박이 발생하는 나머지 여가생활의 일환으로서 영화 한 편을 2시간동안 시청하는 과정보다 ‘영화를 봤다/안봤다’, ‘영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라는 경험의 유무로서 또는 지식의 습득으로서 콘텐츠 소비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 시간 개념에서 즐거운 여가생활이란, 시간이 낭비된다는 감각이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달성될 수 있다. 따라서 레데리2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 아서 모건의 지난한 인생을 기다리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키패드에 손이 결박되는 것처럼 느끼는 답답함과 그로 인해 몰입이 끊기면서 내가 얼마나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다시 ‘현생’을 자각하게 되는 이 감각은 우리 사회에서 귀중한 시간의 가치를 드러낸다. 온라인 리뷰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가치와 멀어질 때 발생하는 긴장감과 불안함으로서 볼 수 있다고 분석될 수 있다. “(X)를 눌러 사색 하시겠습니까?” 이 논문은 그렇다고 레데리2가 극도로 느린 게임은 아니라고 주의한다. 글 전체에 걸쳐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을 분석하고 있지만 게임을 더이상 못할 정도로 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논문 또한 레데리2가 지루하다는 리뷰에 하나 더 첨가되는 것이 아니라, AAA게임으로서 추구되어야 하는 리얼리즘이라는 가치가 담겼으나 그것이 ‘과했을 때’ 플레이어들에게 부정적인 감각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게임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가치가 추구되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목적 하에 연구를 전개해나갔다. 콘솔 게임기 패드에서 ‘X’는 어떤 행동 수행을 결정하는 키다. 하지만 레데리2에서는 X는 곧 플레이어에게 (잠시의) 기다림을 요하는 키이기도 하다. 레데리2라는 게임을 통해 AAA게임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게임 디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시간 압박 인식은 어떤 의미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더 나아가 이 논문을 통해 과정을 삭제하고 결과로 직행하는 ‘게임적 속도감’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게임이 현실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게임이 정말 현실과 같아졌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인지해야 한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연구합니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결국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공모전] 오디오 로그의 문학적 요소와 방법론
1993년 [시스템 쇼크]라는 비디오 게임이 발매되었다. 호러 성향의 던전 크롤러와 FPS 액션 간의 결합한 이 게임은 여러 지점에서 게임 서사 전달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했다. 바로 ‘오디오 로그’ 칭하는 음성 기록물이었다.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오디오 로그는 기본적으로 필드 내 아이템으로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 로그가 있는 장소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이전에 있었던 사건을 회고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플레이어가 오디오 로그를 읽기 시작하면 화면 좌측 아래엔 오디오 로그를 남긴 주인의 이미지가 뜨고, 중앙 아래에는 내용 텍스트가 뜬다. 스피커에서는 주인이 내용을 낭독하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 Back [공모전] 오디오 로그의 문학적 요소와 방법론 13 GG Vol. 23. 8. 10. 1993년 [시스템 쇼크]라는 비디오 게임이 발매되었다. 호러 성향의 던전 크롤러와 FPS 액션 간의 결합한 이 게임은 여러 지점에서 게임 서사 전달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했다. 바로 ‘오디오 로그’ 칭하는 음성 기록물이었다.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오디오 로그는 기본적으로 필드 내 아이템으로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 로그가 있는 장소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이전에 있었던 사건을 회고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플레이어가 오디오 로그를 읽기 시작하면 화면 좌측 아래엔 오디오 로그를 남긴 주인의 이미지가 뜨고, 중앙 아래에는 내용 텍스트가 뜬다. 스피커에서는 주인이 내용을 낭독하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이 도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스템 쇼크]는 소통이 가능한 NPC를 제거하고, 괴물들로만 게임 내 공간을 채웠다. 그렇기에 오디오 로그의 존재는, 플레이어가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그러나 일방적인) 목소리며 동시에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실마리인 셈이다. 이런 접근은 서사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기존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비선형적인 ‘텔링’이기도 했다. 그 점에서 [시스템 쇼크]는 현재진행형으로 사건을 진술하는 목소리를 사후적인 시점에서 접하게 하는 스토리텔링과 공간 연출을 개척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시스템 쇼크]의 오디오 로그 개념이 시집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진 않다. [시스템 쇼크] 제작자 중 한 명이었던 오스틴 그로스먼에 따르면, 오디오 로그라는 디자인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바로 시인 에드거 리 매스터즈의 [스푼리버 시선집]이라고 한다. 1) 윤석임의 [소도시(小都市) 삶의 우울한 초상(肖像) :에드거 리 매스터즈의 『스푼리버 시선집』 논문] 2) 에 따르면 [스푼리버 시선집]은 “스푼리버라는 가상의 마을을 창조하고 그 마을의 묘지에 묻힌 250여 명의 죽은 자들이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내용의 연작 시집이다. 매스터즈는 자유시 묘비문 형식과 극적 독백을 이용하여 그곳에서 발생한 다양한 부패상, 실망감, 수많은 실패 경험, 위선과 정신적 타락을 예시하는 숨겨진 비밀들을 드러”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에드거 리 매스터즈가 [스푼리버 시선집]을 쓰게 된 계기로는 자연주의적 통찰력과 사실주의적 묘사로 당대 미국 소도시의 낭만주의를 비판하면서, “마을로부터의 반항” 운동을 주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하겠지만 비디오 게임의 오디오 로그가 이런 매스터즈의 구체적인 소도시 ‘낭만주의’를 담아내고 있지는 않다. 그로스먼이 주목했던 지점은 묘비문이라는 사후적인 기록 형식과 극적 독백을 통한 비밀고백이라는 형식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로스먼 역시 자기 아이디어 역시 “사람들의 일련의 짧은 연설을 종합해, 한 장소의 역사를 알려준다”로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쇼크]에서 인간 NPC가 6개월이라는 시간 속에 전부 사망했기 때문에-쇼단이나 에드워드 디에고 같은 현재 시점으로 살아있는 반동 캐릭터의 오디오 로그도 있기는 하다.-작중 등장하는 대다수의 오디오 로그는 시청각적으로 확장된 묘비와 유언과도 같다. 다만 이 묘비는 한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장소에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오디오 로그 주인의 최후 행적을 보여준다. 오디오 로그의 텍스트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그로스먼과 각본진은 [스푼리버 시선집]의 문학적 요소로 호명된 ‘극적 독백’을 변용해 도입한다. ‘극적 독백’은 빅토리아 여왕 시절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이 자신의 시를 통해 완성한, 시적 화자를 활용한 문학 기법이다. 이 기법에서 화자는 시인이 아닌 극 중 등장인물로 등장하여 중대한 순간에 특정한 상황 속에서 시 전체를 이야기한다. 화자는 시 속에서 다른 사람들 혹은 청자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시를 읽는 독자는 화자의 말(문장)을 통해서만 다른 이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가를 알게 되거나 실마리를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화자가 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단어나 문장을 통해 (일종의 통제원리) 화자의 기질과 성격을 알게 된다. 극적 독백 개념을 활용해 [시스템 쇼크] 내 오디오 로그의 형식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시스템 쇼크] 속 오디오 로그 대다수는 쇼단의 습격과 시타델의 붕괴라는 위급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을 화자로 삼는다. 그들은 눈앞에 없는 가상의 청자를 상대로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과 감정,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얘기하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나눈다. 이런 발언들 속에서 청자인 플레이어는, 화자가 녹음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단어와 문장 (즉 통제원리) 속에서 성격과 녹음되고 있을 당시의 상황을 알아낼 수 있다. 다만 문학적 효과를 노리는 시의 극적 독백 개념과 달리, 그로스먼이 고안한 오디오 로그는 좀 더 실용적이고 구체적으로 목적으로 극적 독백을 활용한다. 사후 시점 고백을 기본으로 느슨하게 구성된 소도시 공동체의 면면을 보여주는 [스푼 리버 시선집]과 달리 오디오 로그는 생전 고백을 기본으로 거대한 사건 속에서 개인이 어떤 행적을 보였는지 보여준다. 즉 [스푼 리버 시선집]의 극적 독백은, 실재하는 공동체와 그 속에 속한 개인이라는 관계를 다룬다면 오디오 로그의 극적 독백은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거시적인 서사와 미시적인 (작은 단위의 서브 플롯들로 구성된) NPC의 서사 간의 관계와 파급을 분절적이고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여기다 게임 플레이를 풀어나가는 힌트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몇몇 오디오 로그는 퍼즐 풀이에 대한 단서나 답, 적이나 보스에 대한 대처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오디오 로그는 특정 상황에 대한 진술이나 특정한 무언가에 대한 안내서처럼 텍스트를 구성하기에, 주인공이 아닌 살아있는 다른 인물이 발견했더라도 어색하지 않게 청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시스템 쇼크]가 굳이 1인칭 과묵한 주인공을 택한 이유도 플레이어를 청자로 삼아 오디오 로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또한 텍스트가 기본 매개체인 시와 달리, 오디오 로그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향을 기본 매개체로 하고 있다. 텍스트 없이도 오디오 로그는 성립할 수 있지만, 오디오가 없으면 오디오 로그는 성립할 수 없다. 그렇기에 오디오 로그가 빌린 화술에서 녹음된 목소리 질감은 화자의 어휘 다음으로 청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또 다른 무의식적인 통제원리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시스템 쇼크]의 피해자가 남기는 오디오 로그와 쇼단 같은 악당이 남기는 오디오 로그에서, 화자의 목소리 (연기)는 현격히 차이를 보인다. 피해자 대다수의 오디오 로그에서 목소리는 슬픔과 분노, 체념의 감정과 질감이 일관되게 담겨 있다. 반대로 악당 화자의 오디오 로그는 이들에 비해 ‘개성’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제일 흥미로운 예시가 본작의 AI 악당 쇼단일 것이다. 이 캐릭터의 목소리와 화자로서 오디오 로그는 일반적인 피해자 화자와는 명백히 다르다. 악당으로서 본색을 드러내기 전인 극 초반부까지는 쇼단은 일반적인 AI 목소리의 무기질성을 ‘흉내’ 낸다. 플레이어가 메디컬 레벨에서 나왔을 때 쇼단은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처럼 배경이 되는 시타델의 각 층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때 플레이어는 오프닝 컷신에서 쇼단의 윤리 모듈이 제거되었다는 걸 알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뮤턴트를 처리하고 나온 상태라, 쇼단의 무기질적인 목소리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본색을 드러내고 난 뒤, 쇼단은 무기질성을 완전히 버리고 차가운 비인간성과 위압적인 오만함을 섞어서 성격과 개성을 드러낸다. 쇼단의 오디오 로그 내용 역시, 자신의 ‘자칭 신’에 기반한 오만함을 과시하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종종 쇼단은 자신의 청자를 휘하의 적이나 주인공 등으로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게임의 진행이나 향후 전개에 대한 힌트를 주기도 한다. 오디오 로그만의 또 다른 개성으로는 비선형적인 접근성이 있다. 시집은 기본적으로 서적 구성을 띄고 있으며 서적은 저자가 의도한 내용대로 선형적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반대로 오디오 로그의 배치는 플레이어가 비선형적으로 접하게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층에서 발견한 오디오 로그가 2층에서 발견한 같은 화자의 오디오 로그보다 후에 녹음된 것일 수도 있다. 또 같은 레벨에 A와 B, C라는 오디오 로그가 있으면 진행 방식에 따라 A-B-C 식으로 획득할 수 있지만, 진행에 따라서는 C-B-A 또는 B-A-C 순으로도 획득할 수 있다. 물론 비일관성으로만 흐르면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내용이나 획득 순서에서도 어느 정도 선형성을 유지하긴 하지만, 오디오 로그의 구성이나 접하는 방식이 무조건 선형적이지 않다는 점은 서적이나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게임만이 가능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비선형적인 구성 때문에, 오디오 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장르는 제작자가 설계한 높은 자유도의 세계를 플레이어가 창발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게임 장르를 일컫는, 이머시브 심이다. 언급한 [시스템 쇼크]도 이 장르에 속해 있고, 이 장르의 대표작인 [바이오쇼크]는 오디오 로그 개념을 적극적으로 퍼트린 게임으로 손꼽힌다. 왜 세계와의 접촉과 활용을 중시하는 이머시브 심 장르는, 오디오 로그를 적극적으로 택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이머시브 심을 설명하는 ‘환경적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유명 이머시브 심 게임인 [디스아너드]를 제작한 하비 스미스는 환경적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을 제창한 바 있다. ‘환경적 스토리텔링’은 이머시브 심 장르의 핵심적인 어법 중 하나이라 할 수 있는데, 컷신이나 이벤트가 아닌, 게임 내에 있는 배경이나 환경을 통해 게임 속 상황과 서사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연출을 의미한다. 이때 스토리텔링을 하는 ‘환경’은 기본적으로 ‘이미지’ 중심이다. 무너진 건물, 처형당한 시체, 특정한 이념을 설파하는 현수막이나 포스터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환경은 기본적으로 시선의 주체가 아닌 객체이다. 이렇게만 시선의 객체로만 스토리텔링을 하려면, 이머시브 심이 내세우는 환경/공간과의 창발적 활용이 어려워진다. 우에다 후미토의 게임들처럼 아예 환경에서 설명과 활용을 모두 배제하는 방법도 있으나, 플레이어 대다수는 이렇게 배제하는 것을 방법을 모호하고 불친절하게 여긴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비디오 게임, 특히 이머시브 심 게임은 환경 이미지를 방해하지 않을 적절한 ‘설명’이 요구된다. 오디오 로그는, 그 점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설명을 제공해줄 도구다. 이는 텍스트 로그나 비디오 로그랑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텍스트 로그는 자원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가장 적게 들지만 매우 단순한 형태와 상호 작용으로 인해 자칫하면 지루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비디오 로그 같은 경우, 가장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과도해지면 환경적 스토리텔링을 해칠 정도로 설명적으로 될 수 있다. 여기다 로그를 구성하는 영상을 게임 내 이벤트 컷 신이나, 영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텍스트나 오디오 로그에 비해 많은 품이 든다. 오디오 로그는 이 둘의 중간 지점에서 지나치게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텍스트와 오디오, 화자를 드러내는 이미지의 결합으로 적당한 자원을 소비하면서도 풍부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오디오 로그는 음향 영역에서 서사 전달의 채널을 다채롭게 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디오 로그는, 작위성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듯이 고백해 녹음 장치라는 물질적 증거이자 아이템으로 남겨놓는, NPC 화자들의 존재는 플롯 이해과 진행을 위한 고백이라는 인위성에 빠지기 쉽다. 그렇기에 오디오 로그 디자인이 성공하려면 정보 전달에 있어서 특정한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녹음의 작위성을 억제하도록 화자의 녹음 시점을 조율해야 한다. 두 번째로 화자가 고백하려는 사실과 증언에 관한 당위성과 개연성을, 화자의 배경과 설정을 통해 청자가 납득해야 한다. [시스템 쇼크]의 후속작 [시스템 쇼크 2]의 오디오 로그를 활용한 중요 반전은 그 점에서 설득력 있고 창의적인 오디오 로그 구성을 통한 비디오 게임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디오 로그 속에서 플레이어에게 지시하는 연구원 재니스 플리토가 사실은 쇼단이었다는 반전인데, 이 반전을 위해 제작진은 오디오 로그의 텍스트/목소리가 전달하는 태도와 내용, 시점에서 화자의 정체와 신빙성에 대한 섬세한 복선을 깔아두고, 게임 내 이벤트와의 연계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쇼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한 이 반전은 [바이오쇼크]나 [데드 스페이스] 같은 게임들에서도 차용될 정도로, 유명한 반전이기도 하다. 오디오 로그는 앞으로도 비디오 게임에서 적극적으로 차용될 디자인이다. 죽거나 여기 없는 NPC들을 화자로 삼아 극적 독백으로 거시적인 상황에 얽힌 미시적인 감정과 정보를 서술하며, 이를 비선형적으로 구성해 환경적 스토리텔링의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게임 디자이너가 플레이어의 이해에 필요하다고 여겨 배치하는 작위성이 잘 드러날 수도 있기에, 서사 속 상황과 캐릭터의 심리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한 도구기도 하다. 오디오 로그의 창의적인 활용 역시 오디오 로그의 문학적인 요소 및 구성, 게임 내 배치 및 거시적인 서사와의 연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1) https://web.archive.org/web/20110720003321/http://gambit.mit.edu/updates/2011/02/looking_glass_studios_intervie.php 2) 윤석임. (2014). 소도시(小都市) 삶의 우울한 초상(肖像) :에드거 리 매스터즈의 『스푼리버 시선집』. 국제언어문학, 30, 447-466.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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