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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기술, 매체, 도구, 방법론으로서의 머시니마에 대한 소고

    도입부에 적어둔 것처럼 머시니마는 1990년대 비디오게임 녹화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디즈니의 스턴트 시뮬레이터 게임 [스턴트 아일랜드 Stunt Island](1992)에서 인게임 기능으로 처음 도입된 것이 그 출발점이다. 해당 게임은 가상의 섬에서 다양한 스턴트 시퀀스를 제작하고, 그것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녹화해 보여주는 것이 주된 플레이였다. < Back 26 GG Vol. 25. 10.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Dongsoo Park Majored in art studies as an undergraduate and is currently studying media cultural studies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Yonsei University. Writes primarily about film, while keeping a curious eye on visual culture broadly—art, games, and broadcasting among them. Also a film critic, host of the podcast Café Critique, and an organizer of community film screenings.

  • <앨런 웨이크2> - 화려하게 돌아온 고전 컬트작의 속편

    앨런이 갇혀있는 어둠의 장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앨런 웨이크 시리즈의 개발사인 레메디 엔터테인먼트(Remedy Entertainment, 이하 ‘레메디’) 및 이 개발사가 핀란드 게임업계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 Back <앨런 웨이크2> - 화려하게 돌아온 고전 컬트작의 속편 15 GG Vol. 23. 12. 10. **본 기사의 영문 원문은 아래 UR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00359dad-c657-476c-a5fd-39a27a875ff3 <앨런 웨이크2>는 범죄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앨런 웨이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2010년작 게임이 오랜만에 돌아온 후속작이다. 첫편은 슬럼프로 고통 받던 앨런이 아내 앨리스와 함께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 브라이트폴즈(Bright Falls)로 휴가를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부는 호수 한 중간에 있는 작은 섬에 위치한 오두막에 머물기로 하는데, 아내와 싸우고 악몽 같은 저녁시간을 보낸 앨런이 자신이 운전했는지 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차 안에서 깨어난다. 브라이트폴즈의 주민들은 앨런에게 그 호수에 오두막 같은 것은 수십년간 존재한 적이 없다고 알려주는데, 그러한 가운데 앨런이 절박하게 아내를 찾아나서면서 복잡하게 소용돌이 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자신이 쓴 기억이 없는 책 속의 사건들이 앨런의 주변에서 현실로 나타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앨런 웨이크2>에서는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다른 차원에 갇혀 뒤틀린 버전의 뉴욕을 헤매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앨런은 게임의 두번째 주인공인 사가 앤더슨(Saga Anderson)이라는 FBI 요원이 개입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현실로 돌아오려 한다. 사가의 스토리 또한 브라이트 폴즈에서 시작되는데, 앨런의 또 다른 자아들이 앨런과 대적하면서 상황이 악화된다. 현실세계에 너무 많은 피해가 가기 전에 그들을 파괴해야 하는데, 이는 작가에게 달려있다. 3인칭 슈팅과 서바이벌 호러 장르에 속하는 이 게임은 그 템포나 액션장면의 페이스로 볼 때 <레지던트 이블>과 <사일런트 힐> 사이의 어디쯤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앨런이 갇혀있는 어둠의 장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앨런 웨이크 시리즈의 개발사인 레메디 엔터테인먼트(Remedy Entertainment, 이하 ‘레메디’) 및 이 개발사가 핀란드 게임업계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 - 데스 랠리서부터 앨런 웨이크 첫편까지 레메디는 인기 프랜차이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핀란드의 개발사다. 1996년 처음으로 <데스 랠리>를 출시한 이래 레메디는 핀란드를 넘어 글로벌하게 이름이 알려진 개발사가 되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한 덕도 없진 않았지만, 게임의 플레이 경험 뿐 아니라 게임 디자인에 있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했던 레메디의 야망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레메디의 발전에 있어 행운이 있었다면, <데스 랠리>가 비슷한 시기 <듀크 뉴켐 3D(Duke Nukem 3D)>를 출시했던 아포지(Apogee, 후에 3D realms가 된다)를 통해 출시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듀크 뉴켐 3D>의 인기가 레메디의 거대 퍼블리셔의 일원으로서 미래를 보장받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데스랠리>는 1990년대 후반 10만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는데, 이 성공은 레메디가 후속편 <맥스 페인(Max Payne)> 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2001년 출시된 <맥스 페인>은 핀란드 개발사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규모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였으며, 게임 개발업이 “너드나 하는 일”로부터 “진지한 커리어”로 이동하게 된 바탕이 되었다. <맥스 페인>은 필름누아르 스타일의 스토리텔링과 배경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도 플레이어가 시간을 늦춰서 적보다 빠르게 조준할 수 있게 해주는 “불렛 타임”이라는 메카닉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레메디는 <맥스 페인> 시리즈에 대한 판권을 천만 달러에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에 팔았고,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는 2003년 후속작 <맥스 페인의 몰락(The Fall of Max Payne)>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8백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써 레메디와 맥스 페인은 핀란드 게임업계에 있어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비디오게임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생기자 게임에 대한 연구 및 개발작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겨난다. 2003년경부터 핀란드의 고등교육기관(HEI)에서 비디오게임을 강의나 수업 주제로 삼기 시작했고,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학사 및 석사, 나아가 박사 과정까지 게임에 초점을 맞춘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레메디의 성공은 비디오게임 부문이 핀란드 내 일상에 스며들게 한 촉매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게 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했다. 핀란드의 게임산업 역사는 프로그래밍 및 게임 콘솔에 대한 취미가들의 관심이 증가했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90년대에 들어가서는 PC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오늘날까지 유효한 “데모씬(Demoscene)” - 일종의 컴퓨터 예술 하위문화 - 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프로그래머들은 데모씬 영역에서 일궈온 자신의 경험을 비즈니스로 만들었는데, 성공한 게임으로 데모씬을 만들면서 출발했던 최초의 개발자 집단으로는 <스타더스트(Stardust)> 및 <슈퍼 스타더스트(Super Stardust)>로 잘 알려진 블러드하우스(Bloodhouse)나 나중에 하우스마크(Housemarque)로 합쳐지게 되는 테라마크(Terramarque) 등이 있다. 하우스마크는 최근작 <리터널(Returnal, 2021)>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등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 레메디나 하우스마크 같은 게임사들이 성공을 이어가면서 게임 산업과 교육, 취미, 데모씬, 그리고 커리어로서의 게임이 여전히 굳건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맥스 페인 이후 레메디는 새로운 아이디어 구상에 돌입했고 2년 뒤인 2005년 <앨런 웨이크>가 탄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스튜디오가 협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앨런 웨이크>는 2010년 XBOX 360용으로, 2012년에는 윈도우즈 PC용으로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후 4백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하면서 이 게임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컬트작으로 자리매김한다. <앨런 웨이크>는 많은 부분에 있어 <맥스 페인>과 상반되게 만들어졌다. 레메디가 액션보다는 내러티브와 분위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자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맥스 페인이 액션에 걸맞는 직업인 경찰이었던 것에 반해 앨런이 작가로 설정된 것도 다소 특이한 설정이었다. 나아가 <앨런 웨이크>는 에피소드식 구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레메디에 따르면 <앨런 웨이크>가 게임의 결말 이후 일종의 브릿지로서 연결될 DLC의 첫 시즌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앨런 웨이크 이후 -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현 시점에서 돌이켜 본다면 2010년 출시 후 <앨런 웨이크>가 일으킨 파장은 곧장 후속편이 나올 수 있었을 정도라 볼 수 있겠지만, 퍼블리셔 입장에서 당시의 매출은 곧장 후속편 출시를 결정하기엔 충분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IP를 원했기 때문에, 레메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시작해야 했다. 2013년 레메디는 <퀀텀브레이크(Quantum Break)>의 2015년 출시를 공표하였으나 Xbox One 독점판매 게임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출시가 연기된다. <퀀텀브레이크>에서 초점은 어둡고 거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201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깔끔한 SF로 옮겨간다. <퀀텀브레이크>는 시간 여행이 잘못되면서 시간상 균열이 점점 커지는 와중에 세계의 종말을 위협하는 존재가 등장한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은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서 이를 막아야 한다. 레메디가 만들었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 또한 <앨런 웨이크>에 비해 액션성을 추구하는 3인칭 슈터 게임이다. 레메디는 <퀀텀브레이크>를 "엔터테인먼트 경험"과 "트랜스미디어 액션 슈팅 게임과 텔레비전의 하이브리드"라고 홍보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게임 내 "정션 포인트"라고 불리는 구간에 보게 되는 라이브 액션 텔레비전쇼와 게임간의 통합이다. 이 텔레비전쇼는 플레이어의 선택/결정을 반영하며 다음 에피소드의 진행을 위한 스테이지를 구축한다. 이처럼 하나의 작품 내에 2개의 장치를 병치한 것은 스토리와 게임플레이, 비주얼, 배우들의 연기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텔레비전쇼를 게임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복합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측면은 창의성을 제대로 밀어부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같은 것이고, 레메디는 그러한 시도로 유명한 개발사다. <퀀텀브레이크>는 Xbox One세대의 새 IP 중 <씨 오브 씨브즈(Sea of Thieves)>가 출시되기 전까지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퀀텀브레이크> 이후 레메디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결별하고 2017년 기업공개(또는 주식 발행)을 진행했다. <퀀텀브레이크>의 퍼블리싱 판권은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인 가운데 2019년 레메디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앨런 웨이크>의 퍼블리싱 판권을 인수했다. 십여년에 이르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오랜 제휴관계 이후 처음으로 구상한 신규 IP는 P7이라 불리는 프로젝트였다. 동시에 레메디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Crossfire)> 후속편의 스토리모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표했다. 제휴를 통해 운영 해온 기업으로부터 공개 기업으로의 전환은, P7프로젝트 작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서 개발 지연에 의한 비용의 상승을 방지해야 함을 의미했다. <앨런 웨이크>는 출시되기까지 7년이 걸렸고 <퀀텀브레이크>는 5년이 걸렸다. 레메디는 P7프로젝트를 3년만에 해내면서 또 다시 성공을 일궈냈다. <컨트롤(Control, 2019)>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에서는 다시 한 번 초점이 변화했는데, 이번에 그 초점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의 변화 보다는 플레이어 주변에서 게임 세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맞춰졌다. <컨트롤>에서 주인공 제시 페이든(Jesse Faden)은 미국의 비밀 기관 연방통제국(FBC)의 초자연 현상 전담기구인 올디스트하우스(Oldest House)>를 탐험한다. 연방통제국의 새로운 국장으로서 제시는 현실에 침투해서 오염시키는 히스(the Hiss)라 불리는 적을 해치우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활용해서 환경과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게임은 제시가 어렸을 적 남동생이 납치되었던 사건 및 FBC가 확보한 힘이 깃든 물체(Object of Power)와 관련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본부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히스가 올디스트하우스 바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면서 히스의 목적은 무엇이며 남동생은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제시에게 달려있다. 어렸을 적 그녀가 남동생과 살던 동네는 오디너리(ordinary)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컨트롤>은 레메디가 제작했던 이전의 작품들이 그렇듯 스토리텔링과 세계관, 시청각적 재현 및 캐릭터에 대한 호평 등으로 상업적 성공과 비평단에서의 성공을 모두 거머쥐었다. <컨트롤>이 말 그대로 여러가지 방식으로 스토리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세계는 결국 자신의 고유한 어둠의 장소에 갇힌 어떤 작가와 공유된 것이었다. 크로스파이어X 사태 <앨런 웨이크2>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기 전 레메디가 배워야 했던 아주 중요한 교훈이 하나있었다. 2016년 이후 레메디가 <컨트롤>과 함께 작업을 병행한 프로젝트였던 <크로스파이어X(2022)>의 스토리 모드 개발이다. 간단히 말해서 레메디는 오랜 작업기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모드의 시간과 템포가 느리고 캐릭터가 얄팍하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스토리 모드 작업에서 실패했다. 여타의 개발사들도 레메디가 한 것과 다를 바 없이 할 수 있을 작업이었다. 즉 “레메디의 표식”이 그 스토리 작업에 없었던 것이다. 레메디가 이 경험으로 배운 교훈이란, 다른 이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개발사로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크로스파이어X>는 2022년 2월에 출시된 후 16개월만인 2023년 5월에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이 게임은 형편없는 콘트롤, 지루한 스토리모드, 클리셰로 가득한 멀티플레이 경험 등으로 인해 서구 시장의 소비자를 겨냥하는데 크게 실패했다. 서구에서 1인칭 슈팅 게임은 <콜오브듀티(Call of Duty)>, <헤일로(Halo)>, <오버워치(Overwatch)>, <배틀필드(Battlefield)>가 지배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키우려면 레메디가 만든 근사한 스토리 이상의 어떤 것이 필요한 것이다. 앨런 웨이크를 위해 다시 한 번, 모든 힘을 모으다 레메디가 만든 게임의 역사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현 시점 우리의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다. <앨런 웨이크>의 후속편과 위에 언급했던 것들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베데스다(Bethesda)가 특유의 스타일이 있듯 레메디도 마찬가지다. <앨런 웨이크2>에서 레메디는 기존 개발 작업으로부터 얻은 교훈과 게임이 줄 수 있는 경험의 한계를 밀어부치고자 하는 열정을 성공적으로 통합시켰다. 레메디 특유의 에피소드식 게임플레이, 타임라인과 캐릭터 스토리의 교차 등이 그에 해당한다. 나아가 플레이어는 스토리상에 개입하는 순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어둠의 시간동안 벌어지는 현실의 변화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다. <앨런 웨이크2>는 어둠의 공간에 13년간 갇힌 작가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앨런은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게임 첫 편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브라이트폴즈에서 벌어지는 호러스토리를 쓰는 것이라 느낀다. 게임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 및 범죄물과 늘상 불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환경 속에서 디테일과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는 레메디 특유의 스타일을 통합시켰다. 레메디가 에피소드식으로 재현되는 게임의 한계를 더욱 밀어부치는 방식 중 하나는, 게임의 스토리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순서대로 완결지을 수 있도록 부여해준 자유다. 최초의 시작과 마지막의 엔딩은 사가 앤더슨과 앨런 각각의 관점에서 강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두 인물의 개별적 스토리는 약 20여 시간동안 게임이 진행되면서 점차 서로 얽혀간다. <앨런 웨이크>의 성공은 레메디가 <앨런 웨이크2>를 통해 자신들이 배웠던 교훈 및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성취를 이룬 것이라 평할 수 있다. 다양한 퍼즐의 시도 및 향후 이어질 속편 작업을 위해 구축한 특정한 경험 등 <앨런 웨이크2>의 수준 높은 게임플레이와 스토리텔링에서 나타나는 양질의 엔터테인먼트 경험 제공을 향한 개발자들의 열정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2023년은 다른 해였다면 여러번 상을 받았을 법한 놀라운 게임들이 대거 등장한 해였다. <앨런 웨이크2>는 2023년 후반기에 출시되었음에도 2023 Game Awards ceremony의 8개 분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올해 이미 Golden Joystick Awards 2023에서 the Critic’s Choice를 수상했다. 이 어마어마한 해에 <앨런 웨이크2>에 대적할 수 있는 게임으로는 <발더스 게이트3(Baldur’s Gate 3)>가 유일해 보인다. 레메디가 <앨런 웨이크2>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것을 자명한 것이었고 그 결과물은 매우 훌륭했다. 레메디는 이 후속편을 통해 미래의 트렌드를 세웠고 고품질의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전면으로 이끌어 냈다. 이는 레메디와 핀란드 게임업계에 좋은 소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레메디가 일궈낸 연속적인 성공은 개발 환경이 갖춰지고 자원이 적절히 활용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엉터리 수익화 관행만이 판치는 세상에서 레메디는 게임에 대한 열정과 애정에 시간과 공간이 확보되면 확실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레메디는 라이브 서비스로부터 완결된 패키지 및 완성된 엔터테인먼트 경험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주요 기업 중 하나다. 게이머들은 60달러 - 요즘은 70달러 - 의 절반이 넘는 가격이 매겨진 반짝이는 말 스킨 따위보다는, 하나의 완결작으로서의 게임을 더 원하고 또 중시할 것이다. 미래, 현재 그리고 과거 - 레메디 커넥티드 유니버스 마침내, 혹은 또 다른 시작이다. 레메디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친애하는 작가 앨런 웨이크와 어둠의 존재가 <컨트롤>의 두번째 확장판 “컨트롤:이계사(Control: AWE)”에서 등장함으로써 확인된 레메디 커넥티드 유니버스(Remedy Connected Universe, RCU)라는 세계관이다. <컨트롤>에서 플레이어는 FBC가 앨런 웨이크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서들을 찾을 수 있었다. 레메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샘 레이크(Sam Lake)는 <컨트롤>과 <앨런 웨이크>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컨트롤: 이계사>는 그 첫번째 크로스오버 작품임을 확실히했다. 샘 레이크는 전에 레메디가 수년간 커넥티드 유니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유해왔다고 언급한 적 있는데, 마침내 <컨트롤>과 <앨런 웨이크>를 통해 그러한 측면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앨런 웨이크2>는 FBC 및 브라이트폴즈에서 벌어진 일들과 완전한 연결고리를 구축했다. FBI 요원으로서의 경력이 사가 앤더슨이 주목을 끌면서 브라이트 폴즈에서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이 유니버스를 통합시키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안전할 것이다. 이 세계들은 보다 연결되어 있으며 그러한 연결성은 스핀오프작인 <앨런 웨이크의 아메리칸 나이트메어>에도 등장하는데, 오디너리라고 불리는 마을(앞서 제시의 과거를 언급한 부분 참조)과 꽤 다루기 힘든 또 다른 캐릭터가 그것이다. 아, 그리고 브라이트폴즈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FBC의 청소부 아티도 잊지 말길. 레메디의 <컨트롤> 후속편 작업이 확정된 가운데, FBC와 제시의 이야기가 사가와 앨런의 이야기와 통합될 것임도 확실하다.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는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지만, 이 시점에 당신은 앨런 웨이크와 사가 앤더슨이 되어 손을 놓을 수 없는 환상적인 서바이벌 호러 게임 속으로 몰입할 수 있다. 준비하고 대비하되 빛을 너무 빨리 소진하지 말 것. 지난 수년을 통털어 최고인 호러게임이 여기에 있으며, 이 게임은 레메디가 지난 날 배운 교훈들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Postdoctoral Researcher) Henry Korkeila PhD, MSc, is postdoctoral researcher whose recent work has focused on the avatarization of our analog cultures as they inevitably turn into digital cultures. Special focus has been on avatars themselves, usage of avatars in their different contexts including multiple online video game genres. He has approached avatars through the types of capital, or resources, they have. His recent works in progress continue to explore the cultures of MMOs, and game accessibility and inclusivity at large. (게임연구자) 나보라 게임연구자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게임학을 접한 것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우연히 게임 수업을 수강하면서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간간히 게임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역사>, <게임의 이론>, <81년생 마리오> 등에 참여했습니다.

  • <본토템>과 AI 애셋 시대로서의 2023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는 대략 60년 정도 되는 디지털 게임의 짧은 역사 내에서도 꽤 큰 지분을 차지할 만큼 ‘근본 있는’ 장르다.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참신한 게임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올해 출시한 본토템 역시 기존 장르의 문법을 더 유저 친화적으로 유려하게 다듬을지언정 이 ‘오래된’ 장르를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탈바꿈시키는 식의 혁신추구형(?)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 Back <본토템>과 AI 애셋 시대로서의 2023년 15 GG Vol. 23. 12. 10. 0 2023년은 전 세계의 게이머들에게 충만했던 해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이제 게임 회사들은 예전처럼 끈질긴 집념으로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단기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더 놀라운 착취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고안할 뿐이라는 근래의 냉소주의를 정면으로 반박이라도 하듯이, 준수한 게임들이 줄을 이어 출시했다. 특히 고전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즐겁게 플레이했으며 라리안 스튜디오가 만든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시리즈의 열광적인 팬이기도 한 사람으로서, <발더스 게이트 3>의 대대적인 성공은 당연한 결과처럼 느껴지면서도 (crpg장르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여전히 잘 믿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가 여기서 다룰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 3>나 고티GOTY 후보에 오를 만한 여타의 대작들이 아니다. 나는 두 명의 형제가 주축이 되어서 개발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 <스테이시스: 본 토템>(이하 본토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명작들이 숨 가쁘게 쏟아지는 이 시점에 굳이 이름도 생소한 인디 게임을 조명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의 홍대병은 차치하고라도) 이 게임은 뒤틀린 2023년에서 터져 나오는 파열음과 무서울 정도로 미세하게 공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토템은 연말 행사들에서 벌어지는 소위 ‘갓겜’ 경쟁과는 별개로 GOTY라는 타이틀에 가장 걸맞은 작품이다.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는 대략 60년 정도 되는 디지털 게임의 짧은 역사 내에서도 꽤 큰 지분을 차지할 만큼 ‘근본 있는’ 장르다.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참신한 게임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올해 출시한 본토템 역시 기존 장르의 문법을 더 유저 친화적으로 유려하게 다듬을지언정 이 ‘오래된’ 장르를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탈바꿈시키는 식의 혁신추구형(?)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고전 포인트 앤 클릭 게임들의 악명 높았던 픽셀 헌팅 1) 까지는 아니더라도 본토템은 여전히 많은 횟수의 헛된 클릭질을 요구한다. 퍼즐은 대부분 논리적이지만 종종 뜻밖의 조합을 통해서 해결되며,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처럼 친절하게 플레이어들의 손을 잡아 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진행이 막혔다는 느낌이 들면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는 아이템들을 하나씩 클릭해 보거나 나의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다시 한번 클릭해 보는 것이 이 바닥의 일상이다. 그럼 다시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도대체 이토록 고루한 장르의 최신작이 올해의 게임이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1 본토템은 세 명의 캐릭터가 같은 시간대에서 각기 다른 공간을 탐험하는 (가끔 서로 만나기도 하는) 일종의 병렬적인 진행 방식을 채택한다. 플레이어는 언제든 세 캐릭터 사이를 옮겨 다닐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구조 자체보다도 캐릭터들이 아이템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장르의 특성상 아이템을 분해하거나 재조립하는 과정은 퍼즐을 풀기 위한 핵심적인 고리이다. 그리고 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아이템이 최대한 간단하게 공유될 필요가 있다. 만약 논다이어제틱(nondiegetic) UI 2) 에 크게 의존하는 게임이라면 특정한 캐릭터의 인벤토리 창에서 다른 캐릭터의 인벤토리 창으로 아이템을 드래그해서 옮기는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토템에서 아이템을 전달하는 모습은 언뜻 봐서는 그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템을 마우스 커서로 집어다가 보내고 싶은 캐릭터의 프로필 위에 떨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은 이러한 마법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가 그 세계 내에 존재하는 기술인 QSD(Quantum Storage Device) 덕분이라는 지점을 (예를 들면,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서) 명확히 짚는다. 즉, 내가 아무런 딜레이 없이 어느 아이템을 완전히 다른 공간에 있는 캐릭터에게 보낼 수 있는 근거는 그저 게임의 인터페이스적 편의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 세계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월드 빌딩의 맥락에 있다. 이렇듯 본토템의 다이어제틱 UI는 (매우 논다이제틱하게 느껴지는) 게임 아이템의 공유 기능을 세계 내에서 내러티브적으로 정당화한다. 이와 같은 전면화의 효과는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확장하는 세계다. 특히 아이템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능력이 서로 다른 캐릭터들에게 각각 할당되며, 어떠한 아이템이 퍼즐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양자 전송 물류(?)의 기반 위에서야 비로소 각 캐릭터의 플롯은 서로 맞물리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임 플레이의 ‘최종 심급’에는 공급망이 자리잡는다. 놀랍지 않게도 이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보다 몇백 년은 과거인 2023년의 지구를 돌이켜 봐도 공급망은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다. 오히려 질문은 이런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대에는 공급망이 중요하지 않았나? 혹은 2024년에는 갑자기 공급망 이슈가 사라지게 될까? 말하자면 어째서 2023년인가? 공급망과 같은 방대한 개념이 2023년이라는 특정한 연도와 겹치는 교집합은 예측 가능성의 붕괴로 인한 불확실성의 폭발과 그로 인한 공급망의 대전환기라고 거칠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세계화 시대의 물류는 예측 가능한 흐름이라는 전제 위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최적화다. 공급망이 국경을 넘어 마치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인 상황에서 특정한 지점의 병목 현상은 예상치 못하게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턴시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양자 전송 물류의 위엄 따라서 팬데믹이나 국가 간의 전쟁과 같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이벤트들은 이러한 공급망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끊어낸다. 모두가 알다시피 2023년은 바로 그와 같은 거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직후의 세계다. 팬데믹은 올해 초에야 비로소 종식됐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거의 2년 가까이 늘어지고 있다. 그걸로도 부족하다는 듯이 가자 지구에서의 끔찍한 전쟁이 더해졌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화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리쇼어링reshoring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코노미스트의 다음과 같은 데이터 3) 가 환기하는 것처럼 탈세계화라는 강력한 지정학적 유인마저 이미 세계화의 논리에 따라 배치된 공급망을 쉽게 재편하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관건은 앞으로 그것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와는 독립적으로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공급망 자체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모든 (반)세계화로의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에야 이 특정한 자의식은 다시 수면 아래로 잠길 것이다. 본토템의 게임 플레이가 촉발하는 수행적인 반복이 공급망의 내면화로 다시 이어지는 흐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정확히 2023년과 오버랩된다. 플레이어는 평소에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QSD’ 공급망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게임을 전개해 나간다. 하지만 더 이상 퍼즐이 쉬이 풀리지 않을 때, 비로소 아이템들을 ‘무의미하게’ 옮겨 보는 절박한 시도를 통해서 역으로 공급망 자체를 인식하게 된다. 즉, 사후적으로 게임의 시스템적인 근간을 재인식한다. 어쩌면 2023년은 우리 모두에게 그러한 절박한 시스템 재인식의 계기를 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언제든 다시 도래할지 모를 긴 망각의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2 고전 crpg와 어드벤쳐 게임에 대한 디테일한 리뷰로 명성이 높은 유튜브 채널 MandaloreGaming은 지난 9월 15일 본토템에 관한 리뷰 영상 4) 을 업로드한다. 게임이 출시된 지 석 달이 훌쩍 넘은 시점에 등장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리뷰에 별달리 특별한 점은 없어 보였다. 다른 여러 게임 웹진들을 포함한 전 세계의 어드벤쳐 게임 매니아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이 게임을 매우 높이 평가하며 “난 이 게임을 사랑한다'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필자는 다른 리뷰어의 권위를 빌려서까지 본토템이 훌륭하다는 것을 강변하고 싶나’라는 생각에 긴가민가할 것이다. 그런데 문장은 계속된다. 그는 바로 이어서 “which is why the cheap AI stuff pains me so.”(바로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사용된 싸구려 AI 에셋들이 날 고통스럽게 한다)라고 말한다. 즉, 이 게임에는 미드저니와 같은 생성모델이 만들어 낸 에셋이 다수 사용된 것이다. 놀랍게도 이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게임 출시 후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그가 유일했다. 그리고 리뷰 영상이 올라간 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본토템의 개발자는 X(전 트위터)를 통해서 직접 Mandalore에게 게임 내의 AI 에셋들이 전부 ‘맞춤 제작한’ 에셋들로 교체되었음을 알렸다. 5) 이 일련의 사태에는 의문스러운 지점들이 많다. 이를테면 많은 수의 전문 리뷰어들과 하드코어 어드벤쳐 게임 매니아들이 같은 게임을 플레이했음에도, 어째서 석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저품질의 AI 에셋이 쓰였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또한 개발사는 (마치 이러한 반응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어떻게 하루도 지나기 전에 그 모든 에셋들을 교체할 수 있었을까? 결국 그렇게 교체할 예정이었으면 굳이 그러한 ‘날림’ AI 에셋을 써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아마도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생성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디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레딧의 글 6) 을 통해서 우리는 대략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이 글이 특히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글쓴이의 의견보다도 그가 공개한 밸브 사의 답변을 통해 스팀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AI 에셋에 취하는 입장을 더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7) 밸브의 스탠스는 신중하고 유보적이다. 앞선 레딧 글에 대한 파장으로 밸브와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은 유로게이머의 기사 8) 에 따르면, 밸브는 생성모델이 한창 발전 중인 테크놀로지며 그 과정에서 혁신적인 무언가가 나오리라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생성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데이터로 활용된 과거 작품들의 저작권과 소유권 문제 9) , 그리고 생성모델이 만들어 낸 결과물의 저작권 문제 10) 로 인해서 AI 에셋이 포함된 게임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생성모델이 ‘상상한’ 새로운 넌센스 언어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우리는 본토템의 출시에 관해 몇 가지를 유추해 낼 수 있다. 하나는 법적인 문제로 민감해진 밸브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본토템은 출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11) 이는 그들이 사용한 생성모델의 에셋들이 주로 게임 속에서 줍게 되는 PDA 기기 스크린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AI 에셋이 게임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게임 플레이 과정 뒤로 숨겨져 있는 것이다. 심리적인 작용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개별적인 이미지만을 본다면 그 어설픔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지만 정성스럽게 구현된 세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로 마주한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가능성이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에셋을 잡아내야만 하는 동기가 확실했던 플랫폼의 감시망을 피했다는 것만으로도 어째서 출시 이후에도 한동안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수 제작한 에셋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 역시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화제가 되었던 레딧의 글과 그에 기반한 유로게이머, 테크크런치의 기사로 인해 밸브의 입장이 확고하게 드러나게 된 것은 본토템 출시 이후 한 달 뒤의 일이다. 이미 출시한 게임이 다시 내려가는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에셋 교체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어야 했다. 혹은 스팀에 거절당한 레딧 글쓴이의 경우처럼 개발 일정에 쫓겨서 일단 생성모델로 대충 만든 에셋을 끼워서 먼저 출시를 한 다음에 교체하자는 계획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벌어질 일이 아닌가? 특정한 게임에 대해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논할 필요가 있을까? 내 대답은 ‘그럴 필요가 있다’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이와 흡사한 양태의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밸브의 확고한 입장과 조만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생성모델 관련 저작권과 소유권 문제를 고려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일체의 분쟁과 잡음을 피하고자 스팀의 가이드라인대로 AI 에셋 없이 게임을 개발하는 가능성이다. 이 방향은 이미 몇십 년을 걸어온 익숙한 길이라 많은 개발사들이 따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최신 버전의 생성 모델 12) 을 사용하는 동시에 마감까지 완벽하게 함으로써 AI 에셋을 포함했다는 사실 자체를 최대한 숨길 가능성이다. 생성모델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 가능성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더 힘들 것이다. 문제는 게임을 보고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이 두 시나리오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감각은 (만약 그러한 차이가 실제로 있다면) 그 미세한 차이를 구별해 낼 정도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가청 주파수 내의 소리만 녹음한 음원과 가청 주파수를 넘어선 소리까지도 전부 포함한 음원의 차이가 인간에게는 무의미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결국 어느 시나리오로 가든 본토템의 출시와 같은 일들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러므로 본토템의 출시와 관련한 이야기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투입되기 시작한 생성모델의 에셋들이 게임 출시와 함께 전환기 특유의 그 어설픈 마감을 노출하는 2023년 고유의 사건으로 기억될 확률이 높다. 마치 인류세Anthropocene의 시작을 플루토늄 원소의 전방위적 확산이라는 특정한 물질적인 조건으로 정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AI 게임 개발 시대의 시작은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아이러니한 해프닝인 것이다. 그리고 이미 1년 전보다 극적으로 향상된 생성모델이 ‘생성’하는 에셋들을 품에 안은 앞으로의 게임들은 퍼블리셔인 플랫폼들의 감시망과 해결되지 않는 법적인 애매함 속에서 더 감쪽같은 모습을 뽐내며 등장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간의 눈으로 AI 에셋을 구별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시절’을 지금 막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1) https://tvtropes.org/pmwiki/pmwiki.php/Main/PixelHunt 2) 다이어제틱 UI와 논다이어제틱 UI의 결정적인 차이는 특정한 게임의 세계가 그것을 인지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예를 들어, 미니맵은 대표적인 논다이어제틱 UI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게임 세계의 그 누구도 미니맵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3) The Economist Staff, “Don’t be fooled by America’s “new” supply chains” The Economist 2023.11.14. https://www.economist.com/graphic-detail/2023/11/14/dont-be-fooled-by-americas-new-supply-chains 4) MandaloreGaming, “STASIS: BONE TOTEM Review” YouTube 2023.09.15. https://www.youtube.com/watch?v=l1dyox71Y7o&t=451s 5) Mandalore, X(formerly Twitter) 2023.09.15. https://twitter.com/Lord_Mandalore/status/1702709191498932242 6) potterharry97, “Valve is not willing to publish games with AI generated content anymore” Reddit 2023.06.06. https://www.reddit.com/r/aigamedev/comments/142j3yt/valve_is_not_willing_to_publish_games_with_ai/ 7) 다른 모든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스팀 역시 앱(게임) 출시 이전에 스크리닝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이 언제나 명백하고 투명하지는 않으며, 규정 및 지침에도 생성모델에 관한 내용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다만 생성모델이 ‘생성’한 에셋의 경우, 게시할 수 없는 콘텐츠의 5번 항목인 “소유권이 없거나 적절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콘텐츠”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https://partner.steamgames.com/doc/gettingstarted/onboarding?l=koreana 8) Victoria Kennedy, “Valve says AI-generated content policy goal is "not to discourage the use of it on Steam"” Eurogamer 2023.07.03. https://www.eurogamer.net/valve-says-ai-generated-content-policy-goal-is-not-to-discourage-the-use-of-it-on-steam 9) Kyle Wiggers, “The copyright issues around generative AI aren’t going away anytime soon” TechCrunch 2023.09.22. https://techcrunch.com/2023/09/21/the-copyright-issues-around-generative-ai-arent-going-away-anytime-soon/ 10) Blake Brittai, “AI-generated art cannot receive copyrights, US court says” Reuters 2023.08.22. https://www.reuters.com/legal/ai-generated-art-cannot-receive-copyrights-us-court-says-2023-08-21/ 11) 각주 7에 등장하는 레딧 글쓴이는 6월 6일에 올린 포스트에서 한 달 전에 자신이 제출한 게임이 스팀의 스크리닝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썼다. 바꿔 말하면 적어도 5월 초부터 밸브는 생성모델이 연루된 에셋을 검열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본토템은 5월 31일에 출시했다. 12) 이미 최신 버전의 생성모델들은 기존의 문제점으로 자주 언급되었던 사람의 손가락 같은 부분을 말끔히 재현해 낸다.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작가) 웜뱃 잡다한 일을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역시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게임에는 특히 관심이 더 많습니다.

  • 되돌릴 수 있는가? - 13기병방위권, 호라이즌, 우크라이나

    물론 게임은 현실과 다르다. 게임을 통해 얻은 이러한 통찰을 현실에 적용한다고 하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 회고적 평가를 전제하는 슬로건을 거부하는 것이 시작이다. 과거의 정상적 상태를 회복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원칙과 대안을 논하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 러시아가 지배한 영토가 어디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도 되는 이유는 애초에 없다. < Back 06 GG Vol. 22. 6.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JaeSeok Kim Kim is known for his activities as a critical expert on current affairs in various press media. But he is also an active gamer who never let go of games. Some of his publications includes 『a cynical society』, 『Otaku Loved Lenin』, as well as a co-author of 『Now, Here, Far-Rightism』, 『right-wing discontent』, 『Twitter, that 140-character egalitarianism』. His latest publication is 『Democracy where you vote because you don't like that side』.

  •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돈스타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농사의 중요성을 알고있을 것이다. 당장의 굶어 죽을 위기에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밥을 찾아 헤매는 일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따라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게이머들은 어느 순간부터 터를 잡고 작물들을 키워나간다.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 Back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18 GG Vol. 24. 6. 10. 1. 효율을 위한 공간 <돈스타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농사의 중요성을 알고있을 것이다. 당장의 굶어 죽을 위기에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밥을 찾아 헤매는 일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따라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게이머들은 어느 순간부터 터를 잡고 작물들을 키워나간다.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돈스타브>에서 농장은 곧 ‘효율을 위한 공간’이다. 여기서 플레이어들은 농사를 하기 위한 땅을 선점하고 생존에 유리한 작물을 선택하여 공간에 배치한다. 이 모든 활동들은 ‘효율’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겨냥하는데, 이때 효율이란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둬들이는 시스템을 뜻한다. 즉, 시간 대비 최대의 수확량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돈스타브>의 농사는 아주 세심하게 이루어진다. 과연 무엇이 더 효율적일지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땅, 작물, 배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 <돈스타브> 농장 사례. 출처: https://www.fanatical.com/ko/game/dont-starve-together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을 위한 공간’은 더욱 다채로워진다. 여기에는 농장 뿐만이 아니라, 동물들을 모아 기르는 목장, 나아가 아이템을 자동으로 수집하게 해주는 공장들도 있다. 자동으로 수집되는 물품들 역시 매우 다양한데, 단순 작물부터 광물 경험치까지 게임 속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자동화의 대상이 된다. 한편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을 위한 공간’은 <돈스타브>의 것과 성격상의 차이를 지닌다. 이는 수확물에 대한 즉각적인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데, 긴박한 생존 게임이 아닌 <마인크래프트>에서 효율화 과정은 본격적인 놀이의 과정으로 편입된다. * <마인크래프트> 농장 사례. 출처: https://youtu.be/kf8yXlobhOQ?si=4QZ_wF0Ddjf0UgmV 앞서 필자는 효율이 ‘들인 노력 대비 얻은 결과의 비율’임을 밝혔다. 농장, 목장, 공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둬들이기 위함이다. 이들은 플레이어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효율화 과정이 본격적인 놀이의 일부로 편입될 경우 ‘효율’은 매우 역설적인 양태를 띤다. 주목해 볼 점은 <마인크래프트>에서의 몇몇 효율화 작업이 결코 ‘효율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자동화 장치가 매우 많은 생산량을 산출해내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이를 만드는 일은 너무나도 큰 노력을 요구한다. 자동화 기계를 만드는 시간에 그냥 수렵·채집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수준이다. 예를 들어 밀을 자동으로 수확하는 농장을 만드는 일은 ‘광물 캐기, 몬스터 잡기’ 등의 부가적인 절차를 요구하는데, 이는 밀을 그냥 키워내는 것보다 몇 배는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여기에 드는 효율화 과정을 포함한다면 농장/목장/공장을 만드는 것은 결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일이 아니다. [1] 필자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야생에서 자동화된 농장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솜씨가 서툴러서 인지 회로를 짜고 재료를 모으는데 한 평생이 결렸고, 모으고 나서는 정작 작동 방식을 구경하다 게임을 떠났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그 이후에도 작동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만들고 서버를 버리는 일들이 몇 번 더 반복되기도 하였다. 정작 생산물을 얻는 것보다도 ‘효율적인/효율적일’ 구조를 짜고 만들어 보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꼈던 것이다. <마인크래프트>의 사례가 알려주는 것은 효율을 구상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마냥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값어치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언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효율적인/효율적일’ 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2. 타이쿤에서의 ‘기업가 정신’ 이때의 즐거움을 정확히 포착해낸 장르가 바로 ‘타이쿤’이다. ‘타이쿤(Tycoon)’은 에도시대의 쇼군을 의미하는 대군(大君; Taikun)을 철자만 바꾸어 영어 식으로 표현해 놓은 것인데, 게임 문화에서는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를 뜻한다. 어원을 통해 짐작 해보자면, 마치 쇼군(대군)과 같은 위치에서 특정 대상을 사업/경영해 보는 시뮬레이션 게임들이겠다. 구상과 운영에 특화된 이 장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효율’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주어진 시간, 땅, 돈, 인력 안에서 더 좋은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방법을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효율에 대한 추구는 시간이나 자원적 제한을 걸어 두어두는 등 게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의도되기도 하며, 의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게임 안에서의 플레이 과정은 효율과 딱히 멀어지지 않는다. 플레이어들이 끊임없이 더 좋은, 더 참신한 방식을 고안해 내기 때문이다. 타이쿤은 무엇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장르이다. 보다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슈의 라면집>과 같은 타임어택 타이쿤에서 플레이어들은 당장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적의 방식을 찾아 나선다.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더 높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 도전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더 효율적인 전략과 더 좋은 피지컬이 요구된다. 다른 한편 <롤러코스터 타이쿤>과 같이 높은 자유도를 지닌 게임에서 효율에 대한 추구는 보다 창조적인 과정으로 거듭난다. 여기에서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구조를 고민해보며 그를 통해 무엇이 가장 많은 산출물들을 만들어 낼지를 찾아나선다. 이때 타이쿤 게임은 본격적으로 ‘효율적인/효율적일’ 시스템을 구상하는 실험실이 된다. * <롤러코스터 타이쿤>에서의 실험 사례. 출처: https://youtu.be/h0kTdVw8nxo?si=F4196cZ6cs4dICX8 사실, 타이쿤과 같은 효율의 놀이화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만은 없다. 더 많은 축적과 더 높은 수익을 갈구하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마치 신자유주의 서사 안에서의 기업가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즉, 효율에 골몰하는 게이머들이 마치 생산과 축적에 도취된 현대의 경영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다이어-웨더포드와 드퓨터(Dyer-Witheford & De Peuter, 2009/2015)의 연장선상에서 타이쿤이 신자유주의적 주체성을 기르는 기계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가능할 것이다. 3. 타이쿤,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하다 다만, 이 글은 타이쿤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것이 지니는 가능성에 대하여 주목해보고자 한다. 첫 단락에서 살펴보았듯이, 효율이 놀이가 되는 순간 그 중심에는 ‘구상의 과정’이 있다. 플레이어들은 무엇을 어떻게 위치시켰을 때 더 효율적일지를 생각하고 실험하며 최적의 방식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러한 ‘효율적인/효율적일’것을 찾는 구상의 과정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됨으로써 놀이화 된다. 이때의 효율에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존재한다. 본래 효율이 적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많은 산출물들을 얻는 비율이라면, 효율적인 구조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서버를 떠나거나 만들어 놓은 것을 부수는 식으로 시스템들을 구상하다 세계를 떠난다. 굉장히 비효율적인 수준에서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다. 이는 효율의 놀이가 실제 생산된 결과물에 다소 무관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움이 생산보다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타이쿤 플레이어들을 보며 그것이 너무나도 신자유주의적이라 비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실제 생산 활동과 빗대어서만 타이쿤을 생각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인 시각에서 놀이를 사유하는 것이다. 타이쿤으로 대표되는 효율에 대한 놀이는 마냥 생산에 도취되는 것이기 보다는 효율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에 가깝다. 플레이어들은 오히려 실제 생산량에 무관심하며 그저 이후 벌어들이게 될 생산량을 기대하는 수준에서 멈추기도 한다. 여기서 효율의 또 다른 의미를 가져와보자. 효율은 시간 대비 벌어들이는 생산량의 비율이다. 따라서 효율적이라 함은 그 시간을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에 대한 추구는 곧 해야할 일이 없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 이기도 하다. 타이쿤에서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찾아가는 과정은 마치 탑을 쌓아나가는 것만 같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그저 안주하기 보다는 더 좋은, 더 자유로운 삶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구상한다. 때문에 너무나도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는 마치 잘 만들어진 수식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타이쿤의 묘미는 자유로운 세상을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만들어보는 것은 아닐까? 생산과 축적을 끌어안기보다는 사람들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삶을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타이쿤의 묘미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Dyer-Witheford, N., & De Peuter, G. (2009). Games of empire: Global capitalism and videogames. 남청수 (역) (2015). <제국의 게임>. 서울: 갈무리. [1] 물론 이는 개인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만약, 플레이어가 한 야생에서 막대한 시간을 생활한다면 100시간을 들인 기계도 장기적으론 효율적일 수 있겠다. 다만, 이 글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이 효율적인 시스템(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기에 그와 같은 가능성은 생략하였다. Tags: 굶지마, 시뮬레이션, 타이쿤, 대량생산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게임연구자) 이연우 함께하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의 관계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다함께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 즐기는 사람들을 지켜라 - 만화는 어떻게 멸시와 비하를 딛고 일어섰는가

    1972년 6월 29일 동아일보에선 “불량만화 화형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불량만화는 사회악의 근원이다”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한국아동도서보급협회’는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위치한 자리다!)에서 ‘어린이 악서 추방대회’를 열고 만화책을 모아 불태웠다. 이 단체는 만화를 두고 ‘유소년의 정서발달을 해친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주류의 시선에서, 당시 만화는 ‘악서’였던 셈이다. < Back 즐기는 사람들을 지켜라 - 만화는 어떻게 멸시와 비하를 딛고 일어섰는가 01 GG Vol. 21. 6. 10. 1972년 6월 29일 동아일보에선 “불량만화 화형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불량만화는 사회악의 근원이다”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한국아동도서보급협회’는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위치한 자리다!)에서 ‘어린이 악서 추방대회’를 열고 만화책을 모아 불태웠다. 이 단체는 만화를 두고 ‘유소년의 정서발달을 해친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주류의 시선에서, 당시 만화는 ‘악서’였던 셈이다. * 애니센터 앞에서 불타는 만화. 1996년에는 정부가 만화의 표현을 제한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른바 ‘청보법 파동’이다. 여기에 항의하기 위해 만화가들이 여의도에 모여 ‘만화심의 철폐를 위한 범만화인 결의대회’를 열었고, 1997년에는 이현세 작가의 <천국의 신화>가 기소됐다. 대회가 열린 1996년 11월 3일은 만화의 날이 됐고, 2001년 국가 공식 기념일이 됐다. 2000년 여름에는 ‘둘리아빠’ 김수정 당시 만화가협회장의 주도로 청보법 파동에 항의하는 침묵시위가 개최됐다. 김수정 화백은 “만화가협회 회원과 함께 나서겠다”고 이야기했지만, 현장에는 아마추어 만화동아리 연합,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학생을 비롯한 일반 독자들이 있었다. [1] 2012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일부 웹툰을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독자와 작가들이 함께 싸웠다. 이 결과 세워진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서는 2018년 ‘웹툰 자율규제 연령등급 기준에 관한 연구’를 통해 콘텐츠 분야 최초로 ‘차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자가진단표를 공개 [2] 하기도 했다. 대중과 호흡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후에도 평단과 독자들이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역할과 콘텐츠 제공자의 책임, 작가의 위상 변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00년과 2012년 사례는 창작자와 향유자가 한 목소리를 내며 만화를 지켜낸 순간들이다. 말하자면, 불량 콘텐츠였던 만화가 문화가 되어가는 장면이다. 현재, 2021년에는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중교통에서도,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어디서나 웹툰을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국의 만화는 이렇게 ‘문화’의 영역으로 발을 들였다. 게임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게임은 ‘청소년의 건전한 정서발달을 해치고’, ‘폭력성을 추동해 범죄를 유발하고’, 심지어 ‘중독을 유발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런데, 저 말들은 만화에도 똑같이 쓰였던 말이다. 즐기는 사람이 있어야 문화다 소위 ‘주류’의 시선에서 보는 만화는 하위 문화로 여겨졌다. 불량하고, 어딘가 해로울 것 같고, 악당들이 유해물질을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이미지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도 만화 화형식(?)이 거행되곤 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탄압이었지만, 미국에서는 업체들이 앞장서서 CCA(Comics Code Authority)라는 단체를 만들어 ‘승인된’ 만화만 발행하도록 하기도 했다. 미국이 자랑하는 표현의 자유보다 무서운 것이 주류의 시선이었던 셈이다. * 미국 CCA의 승인 씰. 이런 주류의 시선이 탄압하는 역사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유구하다. 소설이, 신문이, 영화가 그랬다. 그러니 가장 막내(?)격 매체인 만화와 게임이 탄압받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인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새로 등장한 매체에 느끼는 공포’를 부르는 말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하지만 이런 탄압과 오명, 억측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만화가 ‘문화’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즐기는 사람들의 힘이 가장 컸다. 2000년 종로 거리에서, 2012년 온라인 게시판에서 창작자와 독자가 함께 목소리를 냈고, 결국 만화는 천천히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럼에도 만화계에선 여전히 플랫폼의 역할, 콘텐츠 제공자의 책임, 작가의 위상 변화에 대한 토론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역동성이야 말로 문화의 핵심이다. * 〈판타스틱 4〉이슈 1. 우측 상단에 CCA 씰이 있다. 이렇게 창작자의 욕망, 문화를 향유하는 향유자의 열망이 끊임없이 충돌할 때, 문화는 빛을 발한다. 때로는 규제에 질문을 던지며 돌파구를 만들기도 하고, ‘판’ 밖의 돌팔매질에 창작자와 향유자가 함께 항의하기도 하고, 때론 서로를 질타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행위가 가능한 중심에는 콘텐츠를 경험하고, 즐기는 사람의 존재가 있다. 어떤 콘텐츠가 ‘문화’로 여겨진다는 건, 이런 과정을 거쳐 제공자와 향유자의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는 걸 의미한다. 게임 역시 즐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만화와 게임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만화는 그동안 개인 창작자가 주류였지만, 게임은 태생부터 기업이 개발하는 산업의 요소가 더 강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CCA의 사전검열을 피해 피 대신 불꽃이, 살점 대신 바위가 튀는 <판타스틱 4>를 만들어냈고, 한국에서는 시장이 사라지자 온라인 공간에서 창작을 이어간 작가들이 웹툰의 씨앗을 틔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게임’은 기업이 만들고,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만 존속할 수 있다. 때문에 끊임없이 유혹에 시달린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액제를 넘어 ‘가챠’로 불리는 뽑기를 만났고, ‘P2W(Pay to Win)’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말에도 익숙해지게 됐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 게이머들은 이 과정까지도 어느정도 이해했다. 게임의 태생과, 내가 즐기는 게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이 즐기는 건 단순히 게임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게임이 주는 경험과 다른 유저와 협동-경쟁하며 느끼는 경험의 총합이다. 그동안 게임이 부당한 탄압을 받을 때 마다, 게이머들은 항상 게임 옆에 서서 비난을 받아냈고, 또 맞섰다. ‘내가 사랑하는 게임’을 지키기 위해서 게이머들은 목소리를 높여왔다. 게임은 문화다. 게이머에겐. 오늘날 게임이 처한 상황은 어떨까? 앞서 말한 것처럼, 게이머에겐 ‘게임은 문화’라는 말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나의 청소년기는 스타리그가, 20대는 LCK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에게 게임은 나 혼자서 즐기는 놀이를 넘어 함께 열광하는 문화였다. 게임을 만화처럼 불태우는 시대는 지났다. 사회의 시선은 느리지만 변하는 중이다. 게이머들은 스스로 문화를 즐기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이제 게이머들은 창작자들, 즉 게임사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블리자드의 ‘님폰없’ 사태, 한국의 트럭시위 릴레이를 보면 전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 밈이 된 '님폰없'. 이제 게이머들은 ‘게임은 문화’라는 말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특히 대형 게임사들에겐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게이머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가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게임을 보여 달라”고 말한다. 오히려 게이머들이 ‘더 강한 규제’를 외치는 상황을, 얼마나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고 있다. 만화는 발전 과정에서 ‘독자’의 힘으로 핍박을 이겨냈다. 미국은 ‘수퍼히어로’ 장르로, 한국은 독자와 함께 성장했던 역사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2000년과 2012년 사례, 화형식을 거쳐 MCU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심엔 독자가 있었다. 최근 웹툰계에 대두되는 플랫폼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읽는 사람’을 존중하고, 플랫폼을 찾는 이유가 작품임을 생각하라는 의미다. 결국 창작자, 콘텐츠 제공자가 ‘즐기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면, 문화라고 부르기 어렵다. 게이머들에게 게임은 부정할 수 없는 문화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화계의 2000년과 2012년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게임사들은 게이머들이 원하는,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내기 위해 50년 전 마블처럼 고민하고 있을까? 게임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 문화 콘텐츠로서 게임은, 이제 기로에 서 있다. [1] 손발을 잃고 할 말을 잃은 만화가들의 침묵시위, 중앙일보, 2000. 7. 23 https://news.joins.com/article/682613 [2] 웹툰자율규제 연령등급기준에 관한 연구, 한국콘텐츠진흥원, https://www.kocca.kr/cop/bbs/view/B0000147/1836747.do?searchCnd=&searchWrd=&cateTp1=&cateTp2=&useAt=&menuNo=201825&categorys=0&subcate=0&cateCode=&type=&instNo=0&questionTp=&uf_Setting=&recovery=&option1=&option2=&year=&categoryCOM062=&categoryCOM063=&categoryCOM208=&categoryInst=&morePage=&delCode=0&pageIndex=1#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만화평론가) 이재민 2013년부터 만화/웹툰 리뷰 팟캐스트 ‘웹투니스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2019년 콘텐츠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기성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읽고, 글을 쓰고, 만화를 중심으로 이뤄진 시장 저변의 많은 것들을 찾아보는 일을 합니다. 소설 <룬의 아이들>과 스타리그, LCK, 그리고 수많은 웹툰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 두려움, 공포 그리고 폴아웃: 게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공포의 양상

    내가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기억하고 있는 공포의 유형으로는 2가지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겁을 먹은 것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의 악명 높은 장면을 플레이했을 때였다. 당시 <레지던트 이블>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속도가 느린 액션 게임쪽에 가까웠는데, 게임 내에서 복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두려움과 혼란, 공포를 느꼈다. < Back 19 GG Vol. 24. 8.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Marc Lajeunesse Marc is a PhD candidate in Concordia University's department of communication studies in Montreal, Canada. Marc’s research focuses on toxicity in online games. He is driven to understand toxic phenomena in order to help create more positive conditions within games with the ultimate hope that we can produce more equitable and joyful play experiences for more people. He has published on the Steam marketplace and DOTA 2, and is a co-author of the upcoming Microstreaming on Twitch (under contract with MIT Press).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피카츄는 나와 함께 잠드는 것이 기대되는 모양입니다....-<포켓몬 GO>와 <포켓몬 슬립>의 현실 침투 작전

    왜 포켓몬 컴퍼니는 ‘수면 엔터테인먼트’라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의 조합으로 우리의 수면 습관을 관리하고 싶어 하며, 왜 이 수면 측정 앱은 흥행에 성공했는가? < Back 피카츄는 나와 함께 잠드는 것이 기대되는 모양입니다....-<포켓몬 GO>와 <포켓몬 슬립>의 현실 침투 작전 16 GG Vol. 24. 2. 10. 내 포켓몬이 부르니까 자러 가야지 2023년 7월 처음 출시된 포켓몬 컴퍼니의 새로운 모바일 게임 <포켓몬 슬립Pokémon Sleep>은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수면 시간 10만년을 돌파 1) 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포켓몬 컴퍼니는 ‘수면 엔터테인먼트’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를 내세우며 이 앱이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의 방식은 단순하다. 이용자가 자면, 게임은 이용자의 수면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포켓몬을 수집한다. 보다시피 이용자가 재미를 느낄 요소라고는 포켓몬밖에 없다. 즉 <포켓몬 슬립>의 흥행은 오로지 ‘포켓몬스터’라는 유명하고 사랑받는 주머니 괴물들의 매력 하나만으로 이루어졌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 세계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 GO>의 목표 또한 오로지 현실 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포켓몬을 포획하는 것이었다. 포켓몬스터라는 IP는 성공적으로 게임 이용자에게 재미를 유도하고 두 게임을 ‘게임’이라고 인식시켰다. 일단 게임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자 두 게임은 IP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IP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역으로 자신들의 현실과의 접합을 이용해 포켓몬스터 IP의 해상도를 높여갔다. <포켓몬 슬립>을 살펴보자. <포켓몬 슬립>이 이용자 수면 측정의 개연성으로 채택하는 것은 바로 포켓몬의 잠자는 모습 연구다. 정해진 시각이 되면 이용자의 파트너 포켓몬은 잠자기 약속을 지키라며 이용자에게 알림을 띄운다. 이용자는 파트너 포켓몬과 함께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눈을 뜬 이용자를 맞이하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수면 습관을 가진 새로운 포켓몬들이다. 이를 반복하며 이용자는 포켓몬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성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매일 밤 포켓몬과 함께 잠들고, 포켓몬과 눈 뜨는 일상을 보내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는 게임에게 지시받은 대로 매일 포켓몬이라는 생명체를 ‘연구’하게 된다. 포켓몬 연구자가 된 이용자는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생명체에 대해 현실의 생명체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포켓몬이라는 형상은 이용자 속에서 점점 구체화되며, 이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매개로 그들과 가장 내밀한 일상을 공유하며 ‘현실을 함께 한다’는 감각을 전달받는다. 구체화된 형상과 실재하는 감각이 심상에서 결합하며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생명체는 현실 공간에서의 존재감을 획득한다. 포켓몬 컴퍼니의 이 같은 전략은 기존 팬들의 애착을 강화하고 모바일의 접근성을 이용해 새 이용자를 유치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이러한 전략은 포켓몬스터가 단순히 거대한 IP일뿐만 아니라 꾸준히 콘텐츠의 무한확장 및 구체화를 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켓몬 컴퍼니는 대내외적으로 포켓몬이라는 생명체를 구체화시키고 그들과 이용자의 거리를 좁히는 방향으로 IP를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사례인 <포켓몬 GO>는 그저 일부분이다. 현재 포켓몬 게임은 가장 기본이 되는 콘솔 게임이외에도 모바일 게임, 오프라인 카드게임, 아케이드 게임 등 모든 매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어딜 가나 보이는 다양한 상품과의 콜라보 ‘굿즈’까지 포함할시 포켓몬은 체감상 비둘기보다도 자주 목격된다. 포켓몬이라는 허구의 생명체는 여러 매개를 통해 지금도 끈질기게 현실을 침범하고 있는 셈이다.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의 가장 최근작인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의 DLC에서는 이용자가 포켓몬을 씻기고, 먹이는 걸 넘어 포켓몬의 몸으로 행동하고 다른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포켓몬 슬립>이 게임이냐? 앞선 일련의 전략들은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AR 게임 <포켓몬 GO>의 엄청난 흥행과 현실의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포켓몬 슬립>의 약진이라는 특수한 결과를 탄생시켰다. 왜 ‘특수한’ 결과일까? 평소 우리가 보아온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면 쉽게 답을 알 수 있다. 이 대대적인 IP 경쟁력 강화 작업은 포켓몬 컴퍼니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가령 <포켓몬 슬립>은 정말 ‘게임’인가? <듀오링고Duolingo>는 ‘게임하듯 재미있게’ 언어를 배우는 언어학습 앱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게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녹색 부엉이가 호들갑을 떨어도 <듀오링고>를 재미있기 때문에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 <포켓몬 슬립>은 <듀오링고>처럼 수면습관 개선이라는 명백히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지만 게임으로 여겨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 포켓몬의 존재 덕분이다. ‘포켓몬’에 대한 애정이 사람들을 웬 수면측정 앱으로 이끌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란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적 요소를 적용하여 흥미를 유발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이 연로한 단어를 모셔온 이유는 이 단어가 근래에는 더 이상 예전만큼 주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는 지금, 게임적 메커니즘 또한 인간의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사람들은 매일 금융거래 앱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하고 포인트를 받으며, 중고거래 앱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레벨을 올린다. 이것은 달리 말해 이런 세상에서 게임이 ‘게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임적 요소로 치장한 가지각색의 서비스보다 그들이 조금 더 게임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게임에게 이것은 고민거리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은 게임적 요소를 통해 이용자를 유혹해야만 하는 실용적인 목적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명감이나 따내야할 사업 예산이 없는 이상 게임에 실용적인 목적을 넣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게임의 본질, 즉 재미에만 충실하면 당연히 게임은 금융거래 앱이나 중고거래 앱보다 재밌고 게임 같다. 그렇지 않은 게임도 물론 일부 있다. 그에 대해선 유감이다. 이런 현실에 반해 포켓몬 컴퍼니는 실용적인 목적을 역으로 자신들의 IP 강화에 이용하였다. 게임 이용자는 대개 현실을 바라지 않는다 이번에는 훨씬 최신이지만 마찬가지로 근래 관심이 부쩍 시들어버린 단어를 가져와보겠다. 바로 한때 전 세계인을 3차원 가상공간으로 불러 모았던 메타버스(Metaverse)다. 코로나19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진 메타버스 열풍은 빠르게 퍼진 만큼 빠르게 식었다. 대면 활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현실의 사회·경제활동이 가능하단 점은 한때 메타버스를 주목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게임과의 차별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현재 남아있는 <로블록스Roblox>나 <제페토ZEPETO> 등의 메타버스 공간을 게임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들 세계는 현실과 닮아있을지언정 현실 공간과 별개의 규범으로 운영되며, 이용자들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그들이 즐거운 이유는 그것이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버스로 통칭되는 게임의 현재 모습은 현실의 사회·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메타버스의 대다수 이용자가 어린 연령대라는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블록스>의 로우 폴리곤 세상은 빈말로도 현실과 닮았다고 할 수 없다. 이용자들은 현실과 다른 다양한 세계를 넘나들며 체험하고 교류하는 것을 주요 즐거움으로 삼는다. <제페토>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에 <제페토>는 어쨌든 얼굴인식과 AR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로 소개되지만, <제페토>의 아바타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제페토>를 깊게 즐길수록 아바타가 점점 현실의 모습과 멀어진다는 것이다. 달라진 아바타로 다양한 테마의 배경을 즐기는 것이 <제페토>의 핵심이다. 이 사실은 대부분의 AR 게임이 왜 흥행에 실패하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즐거움을 원하는 게임 이용자는 대개 현실을 바라지 않는다. 반면 포켓몬이 선사하는 이 모든 간접 체험에도 포켓몬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생명체다. 이용자들은 포켓몬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현실에서 보고 싶어 한다. 가상공간에서 굳이 현실의 일을 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현실의 일에 가상의 상상력이 끼어드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AR 게임이 <포켓몬 GO>라는 사실은 AR 기술의 한계에도 포켓몬이 그들의 방대한 배경을 통해 이용자들을 감성적으로 매혹하고, 이를 믿어주고 싶은 이용자들이 넘어가준 것에 가깝다. ‘포켓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게임이 현실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현실에 첨가할 매력적인 가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보통은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그래서 돈이 많이 든다. 캐릭터는 좋은데 게임성은 별로? <포켓몬 슬립>은 강력하게 형성된 IP에 힘입어 성공한 ‘게임’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그 자체로 이용자들이 ‘포켓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모바일 게임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는 현재의 게임 지형에서 포켓몬 컴퍼니의 이러한 노력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포켓몬 슬립>의 사례는 매력적인 캐릭터 IP의 영향력이 단순히 뽑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수집 모바일 게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캐릭터 IP는 게임의 한 구성 요소를 넘어 독자적으로 재미와 아우라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로 등극하였다. 독자성을 가진 IP는 결코 베껴지지 않는단 점에서 그것을 보유한 회사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남는다. 점진적으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이용자에게 캐릭터의 존재는 이미 현실이고, 이는 대체 불가능하다. 다만 캐릭터 IP가 게임 안에서 독자적으로 재미를 창출하는 지위에 놓였다는 이야기는 사실임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논란을 동반한다. IP는 게임의 중대한 구성 요소로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재미를 담보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성’이라는 각자 다른 정의를 기준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캐릭터’의 존재는 흔히 논외이기 때문이다. ‘게임성’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대개 재미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캐릭터를 보며 느끼는 재미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격한 ‘게임성’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시기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에 비해 질 낮은 그래픽과 각종 버그 등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매 게임 시리즈마다 있어왔다.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출시 초기에는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의 다양한 버그가 문제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게임을 할 때 이 모든 요소는 종합적으로 고려되므로, 이런 식의 분리는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게도 게임의 모든 요소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미비한 기술력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은 게임 진행 및 몰입을 방해해 시리즈 자체의 호감을 하락시키며, 그것은 IP도 마찬가지다. ‘게임성’이라는 합의되지 않은 정의를 합의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미 이용자들의 게임 선택 기준에는 IP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포켓몬은 왜 우리의 수면을 책임지려 하나? 왜 포켓몬 컴퍼니는 ‘수면 엔터테인먼트’라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의 조합으로 우리의 수면 습관을 관리하고 싶어 하며, 왜 이 수면 측정 앱은 흥행에 성공했는가?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아이콘은 이용자가 키, 몸무게, 습성, 성격, 먹이와 서식지를 넘어 잠자는 모습까지 연구하게 만들며 구체화된 형상으로 머릿속에 안착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점차 거리를 좁히며 치밀하게 이용자의 현실 공간에 침투해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포켓몬에 대한 애정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들고, 게임 플레이는 다시금 이용자의 애정을 강화시켰다. 게임에서 흔히 ‘현실’이라는 요소가 가상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구조를 통해 <포켓몬 슬립>이라는 독특한 ‘게임’은 목표를 달성했다. 이것은 현재 게임에서 IP라는 요소가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인 재미를 달성할 수 있는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동시에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IP가 어디까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무엇까지 할 수 있을지 질문하게 만든다. 확실한 것은, 포켓몬은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일상을 서슴없이 침략하고 더욱 친근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1) 디스이즈게임, 2023.10.20., 수면 게임 ‘포켓몬 슬립’ 전 세계 누적 수면 시간 10만 년 돌파, https://www.thisisgame.com/webzine/game/nboard/225/?n=179083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대학원생) 손민정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과 문화를 공부 중입니다. 글과 함께한 만큼 게임과 늘 함께 해왔습니다. 별별 게임 다 합니다.

  • 게임 개발자가 바라보는 확률의 구현

    게임에서는 확률이 필수 불가결이라는 의견도 있고 지나치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에서 확률을 실제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는 알고 있을까? < Back 17 GG Vol. 24.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YoungWook Oh Game enthusiast, game programmer, and historian of games. A growing interest in Korean games turned into a hobby of collecting and organizing materials, and has been steadily gathering and archiving them since 2006. Co-authored books including The History of Korean Games and Mario, Born in '81, and contributed as a developer to games such as Dungeon & Fighter, Acropolis, Pony Town, and Timeline Dungeon.

  • 古典名著邂逅现代科技: 《黑神话:悟空》与中国的3A游戏想象

    但就在这“一切朝钱看”的时代与产业环境里,名不见经传的《黑神话:悟空》(흑신화:손오공,后文简称《黑神话》)却在2020年8月20日如电影《大话西游》(대화서유)里“身披金甲圣衣、驾着七彩祥云”的盖世英雄一般横空降世,不仅搅动整个中国游戏业,甚至点燃了社会舆论对中国游戏业的期待。人们在民族主义情绪的激荡下,憧憬着古典文学《西游记》与现代科技虚幻引擎(Unreal Engine)的“邂逅”能第一次铸就伟大的中国3A游戏。 < Back 10 GG Vol. 23. 2.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Game Researcher) (Game Researcher) Bora Na A game researcher. Game-playing goes back quite a long way, but the first encounter with game studies came by chance, through a game course taken at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Since graduating, has carried out research and writing centered on game history and culture, here and there. Contributed to The History of Games, The Theory of Games, and Mario, Born in '81, among others.

  • 그 많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은 어디로 갔을까

    자칫 우리는 게임과 게이밍을 생각할 때 그 대상을 고정된 무언가로 잠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이 대상이 얼마나 역동적이며 다양한 변수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게이머라고 부르는 집단은 결코 과거의 그들이 고정되지 않은 채 새로 들어오는 이와 나가는 이로 진폭을 만들며, 그 개개인 또한 시간과 환경의 변화 속에 각자의 이유로 변해간다. < Back 14 GG Vol. 23. 10. 10. Tags: 스타크래프트, 중년, 중년게이머, PC, 로컬플레이, 응우옌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KyungHyuk Lee Game critic and researcher. Since 2015, he has made games his life's work—as a critic, examining how games relate to society, and as a researcher, exploring how games, as commodities, take their place within it. He is the author of Mario, Born in '81 (2017) and The Birth of In-Game Spending (2022), among other works, and has contributed to documentaries including EBS's Docuprime as well as columns across various outlet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at Yonsei University for his research analyzing digital games as time-rights commodities. He is the director of the game research lab Dragon Lab and serves as editor-in-chief of Game Generation.

  •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깊이 읽기

    이 글은 이번 게임백서에서 주목할 만한 데이터들과 놓치면 안 될 흐름들을 소개한다. 백서가 더 널리 활용되기 위해 고려할 지점들에 대해서는 지난 10호에서 살핀 바 있고, 그 내용들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므로 이 글에서 반복하지는 않도록 한다. 물론 그 중에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음도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 Back 17 GG Vol. 24. 4. 10. Tags: 글이 맘에 드셨다면 공유해보세요. Facebook X (Twitter) Copy link Previous Next ShinKyu Kang Editorial board member of Culture/Science, a journal specializing in cultural theory. Researches media and culture, including games, broadcasting, comics, and fandom. Books include Fandom in Flux: From Play to Labor, From the Real to the Virtual (2024), Subculture Criticism (2020), IP: The Beginning of Every Story (2021, co-authored), Third Life: New Lifestyles in the Age of Technological Revolution (2020, co-authored), and The Theory of Games: From Play to Digital Games (2019, co-authored). Papers include "Fun Without Winning: Sociality, Agency, and Striving Play in Parent-Child Game Play" (2024), "Fandom That Consumes Communication: Idol Fan Platforms and the Reconfiguration of Fandom" (2022), "How Does 'In-Game Spending' Become Play?: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with Whale Game Players" (2022, co-authored), and "Gamifying Broadcasting: From Producerly Text to Playerly Tex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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