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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은 현대미술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 MMCA서울관 〈게임사회〉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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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3. 6. 10.

‘게임’하면 떠오르는 장소로 미술관이라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소 독특한 형식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게임과 현대미술이라는, 얼핏 보면 낯선 두 영역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국내 국립 미술관에서 게임을 주제로 한 전시가 기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사회〉 전에 대한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주제의 전시를 사람들은 어떻게 감상하고 있을까? 이번 호에서 GG는 〈게임사회〉 전에 다녀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왔다. 



Q. 반갑습니다. 먼저, GG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게임사회〉 전시에 대한 시민들의 솔직한 감상평을 듣는 자리로 구성했는데요. 〈게임사회〉 전시는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는 대부분 오는 편이라, 이번 전시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왔어요. 〈게임사회〉한다고 해서 게임으로 미술적인 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어요. 


-오늘 친구를 만나서 점심 따로 먹고 차 가져왔는데 카페 가는데, 주차되는 곳 가려고 하다보니까 여기 오게 되었어요. 


-저도 근처에서 약속 잡은 김에 실내에서 시원하게 있으려고 왔어요. 전시 정보는 트위터 통해서 예술가와 게임업계분들 통해서 접하게 되었어요. 


-저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를 따라 예술 전시를 많이 봐왔고, 지금은 게임을 좋아하는데, 〈게임사회〉는 게임이라는 정박지가 있으니 그 지점에서 무엇을 펼쳐나갈지가 궁금해서 오게 되었어요.  



Q. 〈게임사회〉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은 어떠셨나요?


-전시 자체가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 위해서 구성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대중을 겨냥하고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애초에 타겟팅이 게임을 좋아하는 대중은 아닌 것 같고, 게임을 도구로 쓰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연령은 크게 상관있는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게임 전시는 아닌 것 같았어요. 게임 개발자로서 이건 게임 전시는 아니라고 느껴졌어요. 


-웹에서 접했던 느낌과의 차이가 있었어요. 북미 인터넷 밈에 절여진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더 친절하고 소프트했어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그래서 라이트한 유저들 그러니까 오락실 게임을 기대하고 오는 유저들한테는 좀 많이 기대와 다를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해서 만든 전시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거는 여느 미술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오히려 여기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층이 나눠져 버리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흔히 말하는 게임 박람회와 달리 국현에 무슨 전시하는지 모르고 그냥 우연히 왔다가 가볍게 플레이해보고 가기에는 괜찮은 전시가 아닌가 싶어요. 



Q. 그렇다면, 오늘 전시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실까요? 


-저는 완전 어렸을 때 보던 게임이랑 요즘에 나오는 그래픽 좋은 것들을 시간별로 보는 게 좋았어요. 1세대 게임 중에서 특히 ‘팩맨’이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어요. 단순한 구조인데 이런 의미를 드러낼 수 있구나 했죠.


-어릴 적에는 TV 앞에 가서 게임팩을 연결해서 마리오를 봤는데, 영화관처럼 의자에 앉아서 마리오를 본다는 것? 사실 마리오는 영화관 의자랑 안 어울리는 작품 구성이잖아요. 그런 물질적이고 물리적인 것이 주는 감각들이 흥미로웠어요.  


-전시 초입부에 텍스트 기반 게임(반지하게임즈의 ‘서울 2033’)을 전시해놓았잖아요. 거기서 광고가 틀어졌는데, 처음엔 이게 가짜 광고인가 했어요. 그런데 진짜더라고요. 저는 이게 미술관의 실수라기보다는 오히려 게임 내적인 것들이 미술관에 침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제로 이런 생각을 의도한 건가 싶었어요. 사실 우리가 게임할 때 광고는 일상적인 경험이기도 하잖아요. 의도치 않은 것들이 미술관에 들어오는 건 꽤 즐거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로 ‘서울 2033’이 무료버전으로 깔려 있는 것은 전시가 미흡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보통 사람들은 전시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저도 ‘서울 2033’이 기억나는데, 그 게임은 음성 인식도 되고, 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고 써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1인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데, 정확히 작품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정체성 게임(다니엘 브레이스웨이트 셜리의 ‘젠장, 그 여자 때문에 산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마주하게 하는 게 재밌었어요. 저도 제 정체성과 관련해 어드벤쳐 게임 만드는 것을 생각 중에 있거든요. 


-마지막 영상(김희천 작가의 ‘커터3’)도 두 번을 봤는데, 첫 번째랑 두 번째가 다르더라고요. 처음에 봤을 때보다 두 번째 봤을 때, 게임 속의 캐릭터가 변화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모호해지는 것이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나타낸 것 같아서 두 번째 봤을 때 더 재밌게 받아들여졌습니다. 


* 반지하게임즈의 ‘서울2033’ 

Q.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의 상호작용(interaction)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았는데요. 전시에서 인터랙션 경험들은 어땠나요? 


-사실 워낙 미술이 어렵잖아요. 게다가 제가 게임이랑 친한 사람은 아니어서 조금 난해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요즘 전시 트렌드와도 게임이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현대 미술 쪽으로 접근하면 재밌을 수도 있겠는데, 저는 일단 영상물에 집중을 잘 못해서 전시 볼 때도 영상물을 오랫동안 안 보는 편이거든요. 


-인터랙션 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어요. 메시지를 인식할 시간을 줘야 해석하거나 할 텐데 시간이 충분치 않다보니 그러지 못했어요. 어떤 기기는 사전 예약해야 한다던데 심지어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도 예약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었던 게 아쉬웠어요.  


-제가 갔던 시간은 그래도 사람이 조금 좀 없는 시간이었거든요. 저는 거기 있는 모든 게임들을 이렇게 그래도 해보려고 노력했는데도 각 콘텐츠 당 플레이 타임이 평균적으로 1분을 안 넘겼던 것 같아요. 사람이 없었음에도 뒷사람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그거를 제가 계속 잡고 있기에 좀 미안하더라고요. 


-저는 미술관에서 만들어지는 인터랙션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캐치가 안 되더라고요. 게임 플레이야 당장 유튜브를 켜도 볼 수 있고, 미술관에서는 대체로 모르는 사람들이 플레이하는데 그 인터랙션 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그리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진 않았어요. 미술관이 현실과 전혀 다른 공간이고, 전혀 다른 논리가 작동한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런 관점 자체가 미술관을 너무 신비화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게임적 질감은 흥미로웠지만, ‘게임적 질감을 통해 인터랙티브 전시를 하는 것이 현대미술에서 그렇게 새로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말씀하신 내용들을 듣다보니 이번 전시에서 아쉬운 점들도 적잖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미술관 설명이 어렵잖아요. 조금 더 쉽게 풀었으면 어땠을까요? 미술관에 자주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조금 더 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반대로 기존의 미술작품과 달리 이걸 너무 친절하게 해설해준다고 생각했어요.  


-게임을 전시하는 것은 난해한데, 게임 전시는 또 반대로 너무 단순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직접 관객이 들어가서 인터랙션할 수 있는 부분은 너무 단순하거나 너무 친절하게 해설해 놓았다라고 해야 할까요. 사실은 게임전시를 기대하고 들어가면, 거기서 새로운 경험을 얻는 것은 너무 쉽고 간단해요. 팩맨에서 새로운 경험을 얻는 것은 아니잖아요.


-동시에 텍스트로 너무 많은 설명을 하려고 해요. 중국 작가의 작품 중에 한자랑 철학적 주제들을 자막으로 설명하는데, 비슷한 게임 중에 ‘디스코 엘리시움’과 비교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자막으로 설명을 하니까 이게 오히려 게임 오브제로 설명되는 것 말고 어떤 함의를 가질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소개 글을 열심히 읽었어요. 기본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글을 읽고 뒤돌아서니까 아이들 작품이 있었는데, 이 전시가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가 다소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어린이들 전시는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게 있었지만, 그게 전반적인 전시와는 잘 안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그저 나열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가 ‘게임 전시인지’, ‘게임을 전시하는’ 것인지가 모호했던 것 같아요. 저는 오락실(루 양의 ‘물질세계의 위대한 모험’)에서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 미디어아트인지 게임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룬 파로키의 〈평행〉은 국현에서 2019년, 2020년 이 즈음에 이미 전시했던 작품으로 알고 있어요. 똑같은 작품이 이번에도 실어졌던 게 아쉽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파로키 작품은 이전에 십자로 되어 있었고, 평행 1,2,3,4 작품을 사방에서 볼 수 있어서 서로 다른 것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벽면에 평면적으로 배치되서 파로키가 드러내고자 했던 지점을 조금 탈각시킨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 루 양 작가의 대규모 영상 설치 작품 ‘물질 세계의 위대한 모험’

-그런 의미에서 저는 게임의 질감이 미술관 스크린으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에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의 접근성을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 흑인 트렌스젠더만 해도 서서 플레이해야 하고, 눈높이가 안 맞으면 게임을 할 수가 없어요. 현대 미술은 그걸 메타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흑인 트렌스젠더 작품이란 전형적인 교차성 작품인데, 다양성을 흑인-페미니즘에 집중한 느낌이었어요. 거기에서 ‘장애’는 교차하는 변수일텐데 이런 부분이 탈각되는 것은 아쉬웠어요.  


-제가 갔을 때는 흑인 트랜스젠더 전시 중에 하나가 아예 꺼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다시 보니까 처음에 ‘이 세계에 동의하시겠습니까?’ 그랬는데 거기에 ‘아니요’ 버튼을 누르면 그냥 바로 꺼지더라고요. 사실 그거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있죠. 문제는 그 화면에 그러니까 그 화면이 떴을 때, 같이 있었던 사람들은 그것이 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화면이 한 10분씩 꺼져 있으니까 ‘그냥 고장 났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맞아요. 그렇게 꺼져버리면 다른 관람객들은 중간에 들어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게 아니라 ‘이게 뭐야?’ 하고 지나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4관에 오락실처럼 마련해놓은 부스에 앉아서 하는 게임이 꺼지고, 바탕화면으로 가더라고요. 이건 흑인 트랜스젠더 전시관에서 ‘이 세계에 동의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NO’를 눌러서 화면이 꺼지는 것과 오락실 게임에서 바탕화면으로 가는 것이 상동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게임에서 최근에 많이 얘기되는 게 기술문화 내적인 것도 내적인 것이지만 ‘기계가 진동한다’거나 ‘기계가 오류를 일으킨다’거나가 많이 논의되는데, 화면이 꺼진 것은 의도된 것이며, 바탕화면으로 간 것은 분명 기술적 문제겠지만 그 자체가 오히려 게임이라는 혹은 게임이 실어진 기계가 매끈한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있는 울퉁불퉁함 혹은 물질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어색한 사람들과 있어서 흑인 트렌스젠더 게임을 플레이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다음 방에서 해설 영상 같은 것이 나오잖아요. 해설 영상이 뭘 말하려는 것인지는 명료하게 제시되었지만, 동시에 이게 그럼 기존의 ‘미술 작품과 뭐가 그렇게 다른가’를 묻게 되더라고요. 


* 다니엘 브레이스웨이트 셜리 작가의 작품 ‘젠장, 그 여자 때문에 산다’


Q.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게임에 대해서 한 마디를 하신다면? 


-‘우리 이런 것도 한다’라면서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게임을 전시하는 것이 어떤 새로움을 주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미술과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사회적 변화가 있구나라는 것 말고는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저는 미술관에서의 게임 전시가 질감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해요. 영상 내적인 게 그 공간이랑 되게 겹쳐지는 부분들이 많고, 당장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그 공간을 바라보게 구조가 있잖아요. 빈백에서 누워서 보면 스크린(김희천의 ‘커터 3‘)이 보이고, 1층 2층 벽 같은 것들이 보이니 그 겹쳐짐 자체가 보여주는 시각적인 쾌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1관과 4관을 본 다음에 그걸(김희천의 ‘커터 3‘) 봤는데 전시에서 추구하는 미감 같은 게 조금 중첩되는 것 같았어요. 게임이나 게임 오브제, 혹은 게임 아키텍처가 미술관에 들어오는 느낌으로 흥미롭게 봤습니다. 


-공공미술이 시민 교육을 목적으로 할 때, 게임을 같이 가져가는 거는 굉장히 힘들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을 해요 


-저도 게임이라는 주제 자체를 미술관에서 다룬다는 게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게임을 미술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공공성을 담지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국현에서 강아지들을 인터렉티브하게 볼 수 있게 전시를 했었어요. 강아지 전시죠. 전시 앞에는 뭘 붙여도 말이 된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 냉장고로도 전시를 했더라고요. 냉장고도 말이 되고, 강아지도 말이 되네. 그리고 게임도 말이 되네. 그렇다면, 그 너머(More than)가 가능하려면 좀 더 게임 자체의 무언가를 추가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예술전시가 굳이 게임을 통해야만 하는지? ‘게임전시’인지 ‘게임을 전시하는 것’인지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Q. 미술관에서의 게임 전시에 대한 생각들을 조금 더 확장시켜봅시다. 향후에 이런 전시가 또 기획된다면, 어떤 지점들을 보완하면 좋을지 제언을 해주시겠어요?


-게임과 예술을 어떤 식으로 경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전시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게이머로서의 경험이나 게임 자체에 대한 탐색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임을 활용해서 혹은 게임을 중요한 테마로 했던 기존의 국현 바깥의 전시에 비해 국현의 접근이 보수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게임 제너레이션(Game Generation)에서도 소개되었을 것 같긴 한데, 서울시 행화탕 ‘가상정거장’에서 했던 ‘에란겔 다크 투어리즘’이나 아니면 마인 크래프트와 같은 작품들이 오히려 게임과 현대미술의 접점으로 보여줬던 급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에란겔 다크 투어리즘은 게임 내적으로 들어가서 의미를 전유해서 좀 되게 흥미로웠던 작품인 것 같은데, 저는 거기서 게임 기기의 질감이 드러났던 것이 흥미로웠어요.


* 서울시 행화탕 ‘가상정거장’ 전시 프로젝트: 에란겔 다크 투어https://youtu.be/bxVCJVKH11o 


-그런데 지금 국현 전시는 어째서인지 되게 보수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보수적이라는 말은 게임 질감이든, 인터렉티브 작품이든, 스크린에서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자극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에요.  


-국현이기에 어쩔 수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큰 미술기관이다 보니까 급진적으로 나가기는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겠다 싶었어요. 


-어떤 게임의 경우, 2분 동안 붙잡고 있어도 어떠한 규칙도 어떠한 플레이 목적도 딱히 알 수 없었는데, 그런 작품은 그냥 미감만 보고 나와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감만 보고 나와야 한다는 것. 그게 보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렇게 미감만 보는 전시가 기존에 없던 전시인가? 물으면 그건 또 아니라는 거죠.


-기껏해야 5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게임 전시를 경험한다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시간이에요. 그것은 앞으로도 고민해야 할 지점일 것이라 생각해요. 


-그냥 무책임하게 자신의 어떤 감성과 감수성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 영역들이 저한테는 항상 무책임함으로 읽혀요. 저는 예술에서 늘 열려 있다. 그러니까 해석은 열려 있고, 그거는 관람객의 몫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저한테는 되게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최대한 자기 자신 그러니까 작가는 스스로가 고민을 해야죠. 


-게임 전시라고 했을 때 미술 안의 다양한 소재 중 하나가 아니라 게임이 줄 수 있는 어떤 특이점들이 어떻게 다뤄지는가를 봐야겠죠.  


-저는 게임이 현대미술의 탈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도 들어요. 현대미술 같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관람객의 능동성 같은 것들을 강조한다는 지점에서 사실은 게임이랑 되게 닿아있다고 생각해요. 둘 다 수용자들이 어떻게 읽게 할 것인가를 열어놓지만, 그게 작가의 무책임함으로 빠지지 않게 경계해야 하는 것도 같아요. 그래서 전 게임과 예술은 서로에게 탈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게임전시인 만큼 다양한 반응이 나온 것 같습니다. 덕분에 〈게임사회〉 전시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참여자

태백(가명), 26살, 여성, 전 게임 QA
김성은, 30대 후반, 여성, 프리랜서
김재원(가명), 20대 초반, 여성, 학생
박진욱(가명), 30대 후반, 남성, 언론직 종사자
한승진(가명). 30대 초반, 남성, 에디터

Tags:

인터뷰,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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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자)

문화와 역사, 종교와 게임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임을 즐깁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궁리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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