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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세미나] 게임 플레이를 통한 파트너쉽: 장거리 연애 커플이 친밀감 증진을 위해 디지털 게임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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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6. 2. 10.

TEXT: Devasia, N., Rodriguez, A., Tuttle, L., & Kientz, J. A. (2025, July). Partnership through Play: Investigating How Long-Distance Couples Use Digital Games to Facilitate Intimacy. In Proceedings of the 2025 ACM 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Conference (pp. 3563-3580).

     


들어가며

     

미국 대학생의 25-50%가 장거리 연애 중이라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교육과 고용기회가 증가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장거리 연애(Long-distance relationship, 이하 롱디) 커플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롱디 커플의 경우 지리적으로 근접한 커플보다 만남의 빈도나 관계 스트레스의 측면에서 여러 장벽을 쉽게 마주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둘 이상의 전자 디바이스를 사용한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CMC)은 실시간 메세지나 영상통화, 여가생활의 공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롱디 커플의 관계 유지를 위한 핵심 도구가 되었다.

     

그간 많은 연구들이 게임을 통해 구성되는 ‘일반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주목해 왔다. 그러나 이 중 게임이 구성하는 연인 사이의 ‘로맨틱한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거의 없다. “(게임) 플레이를 통한 파트너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연구는, 게임과 같이 사람들의 생활과 밀착된 활동에서 연인들 사이에 발생하는 실제 의사소통 과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롱디 커플이 관계 연결의 매개로 디지털 게임을 이용하는 현상을 탐구한다. 구체적인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디지털 게임의 특징과 양식은 롱디 커플의 친밀감과 유대감 증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2) 롱디 커플이 게임을 할 때 서로를 친밀하게 느끼기 위해 이용하는 대인 전략은 무엇인가?

3) 이러한 통찰은 롱디 커플을 위한 특수한 기술 설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관련 연구

     

해당 연구는 게임과 관계 문제에 관련되어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주제의 선행연구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로,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CMC(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에 주목해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메신저와 SNS, 게임을 이용하는 선행 연구들을 참고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우정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게임을 연구하고 있지만 로맨틱한 관계에 게임이 이용되는 방식을 연구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게임이 고립된 가상의 경험이라기보다는 친구, 가족, 배우자와 같은 기존의 오프라인 관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들이 관계유지를 위한 ‘제 3의 장소(third places)'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의 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나 자기 자신의 위기 상황에서 기분이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사례에 대한 연구들이 있다. 즉 게임이 심리적 회복을 명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들이 자신만의 의미를 게임에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장거리 관계에 대한 기술 연구가 있다. 일례로 다양한 사인을 통해 친밀감을 전달하고 커플이 소통할 매체를 구성할 수 있는 ‘커플 테크놀로지(couple technology)'의 디자인에 관한 연구들이 있으며, 하센잘 등(Hassenzahl et al, 2012)의 연구처럼 관계성을 매개하기 위한 전략을 풀어내는 연구들도 있다. 특히 하센잘과 동료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인지(awareness), 표현성(expressivity), 물리성(physicalness), 선물 주기(gift giving), 공동행위(joint action), 기억(memories)과 같은 여섯 가지 측면으로 풀어내고 이를 매개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커플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선행연구들이 있다. 본 연구처럼 커플의 유대감 형성 수단으로 게임을 주목하는 연구는 적으며, 대부분은 남성 파트너가 주로 게임을 하고 여성 파트너는 게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되는 관계의 문제를 다뤘다.

     

본 연구는 하센잘과 동료들의 관계성 및 연결성 관련 논의를 분석의 틀로 삼지만, 주로 연구환경에 주목하는 커플 테크놀로지 연구나 기존 커플들의 게임 연구와는 다른 측면에서, 양자가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위해 ‘오용(misuse)'하는 매체로 게임을 규정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이 연구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질문 아래 롱디 커플을 대상으로 혼합적 연구 방법을 시도했다. 먼저, 연구진의 소속대학과 트위터와 레딧 등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서로 50마일 이상 떨어져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커플을 조건으로 참여자를 모집했으며, 연구과정에서 이탈하거나 중간에 이별하여 누락된 사례를 제외하고 총 13쌍의 연구참여자를 확보했다. 연구참여자들의 평균 교제기간은 2.34년이고 적게는 2달에서 많게는 8년까지 다양했다. 대부분의 커플은 한달에 한 번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가졌으며, 오직 두 커플만 교제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만난 경험이 없었다.

     

연구 방법은 일지 연구(diary study), 반구조화된 인터뷰, MDA(Mechanics, Dynamics, Aesthetics) 활동을 조합했다. 먼저, 커플들의 게임 경험과 이들이 관계를 위해 활용하는 게임 메커니즘 등을 파악하기 위해 게임 활동 후 최소 5회 이상 구글 폼으로 연구진이 제시한 질문에 대한 답변과 게임 일지를 기록하게끔 했다. 특히 하센잘 등의 연구에서 제시된 관계성의 6가지 측면 중 이들이 어떤 점에 주목하는지를 탐구했다. 다음으로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통해 게임 활동과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아가 연구진은 이들과 함께 롱디 커플에 특화된 미래의 게임디자인 전형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활동을 수행했다. 인터뷰 종료 후 MDA 프레임워크를 개별 요소로 분할하여 연구참여자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의 요소를 스티커 메모로 붙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인터뷰 자료는 질적 분석과 개방 코딩을 병행했고, 일지 기록에 대해서는 통계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1) 게임 일지 기록의 개요:

대부분의 커플은 협동형 농장 시뮬레이션인 <스타듀 밸리>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으며(18.3%), 게임 유형은 협력형(85.9%) 또는 목표 지향형(84.5%) 게임으로 나타났다. 평균 플레이 시간은 2시간 가량이었고 게임 플레이 중 파트너와의 연결감은 리커트 척도 결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결성/관계성의 6가지 측면 중에서는 게임이 인지(92.9%)과 공동행위(87.3%)를 촉진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루었다.

     

2) 커플들이 각자 다른 게임방식을 중시하는 이유:

기본적으로 둘 이상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게임은 ‘협력이냐 경쟁이냐', ‘의존이냐 독립이냐'라는 이분법적인 메카닉의 특성을 지닌다. 인터뷰 결과, 협력형 게임을 즐기는 롱디 커플들은 현실적으로 쉽게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게임이 연인과 함께 성취감과 완결감을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협력형 게임의 과제인 공동의 목표를 위한 소통이 커플의 전반적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답변했다. 한편 경쟁형 게임을 즐기는 커플들 또한 타인보다 연인과 함께 했을 때 심리적 부담이 더 낮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언급했다. 평소 승부욕이 높은 커플조차도 연인과의 게임에서는 자신의 성격을 쉬이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3) 현실과 게임플레이 사이의 경계성:

롱디 커플들은 대면으로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의 특정 측면을 현실의 활동과 유사한 것으로 연동시켜 이해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게임 내 한정 이벤트는 연인과 즐기는 전시관람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되었으며, 연인과의 게임 플레이는 친구와의 플레이보다 특별히 시간을 내 의도적으로 보내는 활동으로 이해되었다. 특히 디스코드나 팬 그룹 등 게임 관련 디지털 공간은 많은 롱디 커플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돕는 중요한 공간이었고, 실제로 이곳을 통해 교제를 시작한 커플도 있었다.

     

4) 게임 메카닉을 통한 애정 표현:

커플들은 게임 메카닉을 활용해서 연인에 대한 물리적 애정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연인의 졸업 선물을 학사모 모양의 아이템으로 주거나, 자신을 구하러 와주는 파트너를 보고 돌봄을 받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롱디 커플들에게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여 불가능했던 일들이 게임 세계를 매개로 가능해졌고, 게임이 이를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중요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5) 하센잘과 동료들(2012)의 관계성(연결성)의 6가지 측면으로 게임 플레이 분석하기:

마지막으로, 하센잘과 동료들의 연구에서 드러난 관계성이 가지는 여섯 가지 측면 중, 게임을 하는 롱디 커플에게서는 ‘인지’가 가장 자주 느껴졌던 요소로 드러났다. 즉 게임은 ‘인지'를 고취시킴으로써 가까이에 부재한 연인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매체이며 공동 행위를 통해 상호 공존의 느낌을 구현하는 매체라 할 수 있다. 한편 하센잘의 모델에서 연구참여자들이 게임을 통해 제일 부족하게 느꼈던 요소는 연인 상대와의 ‘기억’을 촉진하는 전략으로, 스크린샷과 같이 게임 속 연인과의 추억을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대부분의 대중적 게임 플랫폼에서 잘 구현되지 못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커플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 전형(archetype) 개발하기

     

분석 결과 커플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 유형으로 세 가지 타입이 도출되었다. 첫째는 협력형 게임을 매우 선호하여 공동 행동을 최우선적으로 선호하는 유형으로, 이 경우 ‘관계적 플레이'에 강하게 동기를 받으며 경쟁형 게임보다는 캐주얼하고 협력적, 반복적인 게임을 선호한다. 둘째로 협력형 게임과 경쟁형 게임을 균형있게 플레이하는 유형으로 관계에 동기부여를 받지만 첫 번째 유형과 비교하면 성취감 또한 중요하게 여김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로 경쟁형 게임을 매우 선호하여 표현성을 최우선적으로 선호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협력형 게임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반면 경쟁형 게임에서는 강력한 성취 동기와 자율성을 획득한다고 답변했다.

     

위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게임 디자이너와 기술을 개발하는 HCI 연구자에게 다음과 같이 제언을 하고 있다. 먼저, 게임과 현실 생활 사이에 비교적 높은 경계성(liminality)이 구축된 상황에서 게임은 평소에는 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관계유지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장거리 관계를 유지하고 증진해야 하는 롱디 커플에게 게임은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체 중 하나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롱디 커플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대중 게임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잇 테익스 투(It takes Two)>와 같은 커플을 소재로 한 게임이 높은 호응도를 갖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커플을 위한 게임에서 다양한 공동 행위를 유도하거나 선물, 기간 한정 이벤트 기능, 기억(연인과의 추억을 보존할 수 있는 특별 수집품)과 같은 다양한 메커니즘을 구축한다면 관계유지를 위해 플레이어가 게임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방식들을 더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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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자)

문화와 지식, 공간과 학술 장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합니다. 게임의 역사와 게이머의 생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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