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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게임비평공모전] 심사위원장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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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5. 10. 10.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응모작 80여 편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상향 평준화’이다. 이전과 비교하여, 대중에게 공개되어도 모자람이 없을 좋은 글의 수가 부쩍 늘었다. 그런 의미에서 양과 질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동시에, 눈이 번쩍 뜨이는 ‘걸작’은 드물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수상작으로 두 편만을 선정한 이유이다. 응모작들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고르게 높아졌음에도, 심사위원들이 중요하게 고려한 글의 형식적 완성도, 독창적인 시각, 비평의 보편성 확보, 그리고 게임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라는 주요 기준들을 모두 만족시킨 작품은 많지 않았던 셈이다. 최종적으로, 류호준의 <게임은 어떻게 우리를 소외시키는가>와 강현의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비평을 위한 시론: 캐릭터 뽑기가 갖는 의의란> 두 편을 제 4회 게임비평 공모전의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게임은 어떻게 우리를 소외시키는가>는 언뜻 보면 진부할 수 있는 ‘소외’ 개념을 출발점으로 삼았으나, 이를 실존적 차원으로 확장해 게임 매체의 특수성과 연결한 점이 돋보였다. 글의 전개가 체계적이어서 독이성이 뛰어나고, 글의 구조가 수미상관을 이루어 설득력이 높았다. 무엇보다, 결론 부분에서도 자신의 문제의식을 흐트리지 않고 깔끔하게 완결지은 점을 높이 샀다. 다른 응모작들은 훌륭한 논의 전개를 펴다가도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지 못해 감점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글은 그러한 아쉬움을 느낄 수 없었다. 글이나 게임 레퍼런스 활용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평의 보편성과 깊이를 확보한 우수작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었다.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비평을 위한 시론>은 서브컬처 게임의 ‘뽑기’ 메커니즘과 이용자 애착 관계를 비평적 주제로 삼아, 지금까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영역을 다룬 흥미로운 시도였다. 글의 비평적 초점이 분산되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이는 산업적 맥락과 수용자 경험을 함께 담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선해하였다. 또한 제목에서 드러나듯, 새로운 현상을 포착하고 이를 비평으로 끌어오려는 ‘시론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즉 저자의 차별적 시선과 통찰력만으로도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비록 수상작에 포함되지는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수상 후보로 논의되었던 몇 편의 응모작을 추가로 언급하여 저자들의 노고를 상찬하고 격려하고자 한다. <게임 속 상점을 재개발하기>는 게임 속 ‘상점’이라는 익숙한 요소를 비평 대상으로 삼은 독창적인 발상이 돋보였다. 게임 속 상점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각 게임에서 드러나는 맥락들을 잘 엮어낸 수작으로, 저자는 좋은 비평가의 소질을 가졌다고 평한다. 참신성에 비해 보편적 설득력이 미흡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슈퍼로봇대전: 축제적 시뮬레이션과 재매개된 기억의 양가성>는 문제의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글의 깊이도 인상적이었다. 폭넓은 독서량과 게임의 매체적 특성을 이어보려는 저자의 시도를 높이 평가한다. 단, 개념 사용이 부정확하거나 과잉 차용되어 독이성을 떨어트린다는 흠이 있었다.


<방어의 미학: 타워 디펜스가 재정의하는 게임적 주체성>은 장르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고 글의 흥미도도 높았다. 대신 추상적 개념들을 다소 성기게 활용하여 구체적 논의로 심화되지 못한 점, 즉 비평으로서의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외부저장소로서의 플레이어>는 좋은 아이디어와 주제를 포착하여 짜임새 있는 내용을 전개했으나, 마지막에 글의 결론을 초점 하나로 수렴시키지 못하고 흩뜨려버렸다는 점이 감점 요인이 되었다. 주제의식에 비해 마무리가 약했다.


<양동이와 쇠지렛대로 이룬 반역 게임 속 잔여적 사물성에 관하여>는 게임 속 오브제를 통해 ‘잔여적 사물성’ 개념을 제시한 시도가 신선했다. 글의 논리적 구성도 뛰어났다. 그러나 잘 알려진 사례를 반복적으로 다루어 다소 지루하다는 점, 독창적 논지를 끝까지 잘 밀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논쟁적이고 흥미로운 문제 제기라는 점은 높이 살 수 있었다.

     

이 다섯 편은 물론이거니와, 아깝게 수상작에 포함되지 못한 좋은 글들이 여럿 있었다. 실망하지 말고 계속 게임을 즐기고, 분석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며, 끊임없이 글을 생산해주기를 기대한다. 문학적 재능이나 학술적 깊이 하나만으로는 훌륭한 비평문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게임에 대한 애정을 품으면서도 독창적인 문제의식과 충실한 개념 자원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이왕이면 재미있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비평가들의 출현을 기대한다. 벌써 4회를 맞이한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이 그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고 믿으며, 두 분의 당선자 역시 이 토양 위에서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를 기원한다. 땀과 정성이 배인 글을 보내주신 모든 응모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큰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

     

제4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심사위원장 윤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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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교수)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금까지 20년 이상 미디어문화현상에 대한 강의와 연구와 집필을 했다. 게임, 웹툰, 한류, 예능 프로그램 등 썼던 글의 소재는 다양하지만 모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활동들”을 탐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몇 년 전에는 『디지털게임문화연구』라는 작은 책을 낸 적이 있고, 요즘은 《연세게임·이스포츠 연구센터(YEGER)》라는 연구 조직을 운영하며 후배 연구자들과 함께 여러 게임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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