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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답하는 제5회 게임비평공모전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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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6. 7. 13.

***응모를 고민하는 분들이 자주 묻는, 혹은 묻고 싶었을 질문들에 편집장이 직접 답합니다***


Q1. 게임비평공모전은 왜 하는 건가요?


한국에서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언어는 아직 충분히 풍부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이미 이 시대의 가장 큰 대중문화가 되었지만, 그 문화를 읽어내는 말과 글은 산업 뉴스와 별점 리뷰 사이 어딘가에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게임제너레이션(GG)은 그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매체이고, 이 공모전은 그 공백을 함께 메울 새로운 필자를 찾는 자리입니다.


2022년 첫 회를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입니다. 지난 회차에는 77편의 응모작이 들어왔고, 역대 당선자 중 일부는 이후 GG 필진으로 합류해 함께 지면을 만들어 왔습니다. 상금을 드리고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게임에 대해 계속 쓸 사람을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2. '비평'이라고 하니 어렵게 느껴집니다. 리뷰와 뭐가 다른가요?


리뷰는 "이 게임을 살 만한가"에 답하는 글입니다. 비평은 "이 게임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나아가 "이 게임을 통해 우리는 세계의 무엇을 볼 수 있는가"를 묻는 글입니다.


가령 어떤 게임의 전투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은 리뷰입니다. 그 전투 시스템이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그 설계가 플레이어에게 어떤 태도를 요구하는지, 그 요구가 게임 바깥의 어떤 감각과 맞닿아 있는지를 파고드는 순간 비평이 시작됩니다. 게임의 재미는 그냥 생겨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만든 규칙과 구조가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 규칙과 구조에는 언제나 어떤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읽어내는 일이 비평입니다.



Q3. 심사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GG가 원하는 비평은 어떤 글인가요?


심사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게임분석 및 이해의 탁월성. 분석 대상 게임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글에서 드러나는가. 직접 오래 플레이하며 붙들고 있었던 글은 몇 문단만 읽어도 티가 납니다. 게임을 겉핥기로 훑고 쓴 글도 마찬가지로 금방 티가 나고요.


둘째, 해석과 분석의 창의성. 색다른 관점에서 제시되는 비평인가. 이미 모두가 한 이야기의 요약이 아니라, 응모자 본인의 눈으로 발견한 무언가가 있는 글을 찾습니다.


셋째, 설득력 있고 유려한 문장력. 아무리 좋은 발견도 독자에게 가닿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자신이 본 것을 독자에게 수월하게 전달하는 소통력까지가 비평의 완성입니다.


글의 방향은 열려 있습니다. 게임의 시스템과 플레이 경험 자체를 깊게 파고드는 글도 좋고, 게임을 경유해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말하는 글도 당연히 좋습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 순서가 중요합니다. 게임에서 출발해 세계로 나가야지, 하고 싶은 세계 이야기에 게임을 끼워 맞추면 게임도 이야기도 다 어색해집니다.



Q4. 이론을 많이 알아야 하나요? 저는 그냥 게임을 오래 한 사람인데요.


매 회차 심사에서 흔하게 아쉬운 유형 하나는 '이론 과잉'입니다. 유명한 이론가의 이름과 개념을 줄줄이 인용했는데, 정작 그 개념이 왜 이 게임에 필요한지는 설명하지 못하는 글. 이론은 게임을 더 잘 보게 해주는 도구일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도구가 글의 주인이 되면 게임도 이론도 다 죽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의 함정도 그만큼 흔합니다. "나는 이 게임을 이렇게 플레이했고, 재미있었다"에서 멈추는 글. 경험은 비평의 소중한 출발점이지만, 그 경험이 왜 그러했는지, 무엇이 그 경험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사유가 이어지지 않으면 감상문에 머뭅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이론과 경험의 절충점입니다. 자신의 플레이 경험에서 출발하되, 그 경험을 한 걸음 떨어져 들여다보고 해석할 수 있는 관점 — 그 관점이 꼭 유명한 이론일 필요는 없지만, 경험을 경험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주는 사유의 틀은 있어야 합니다. "이게 왜 이렇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Q5. 어떤 게임을 다뤄야 유리한가요? 최신 대작이어야 하나요?


전혀 아닙니다. 다루는 게임의 인지도나 규모는 심사와 무관합니다. 수십 년 된 고전이든, 아무도 모르는 인디게임이든, 모바일 방치형 게임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게임에서 무엇을 읽어냈는가입니다.


오히려 모두가 아는 화제작을 다룰수록 부담은 커집니다. 이미 나온 이야기가 많으니, 그 위에 무엇을 얹을 수 있는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게임, 혹은 유명한 게임의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구석 — 그런 곳에서 좋은 비평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Q6. 매 회차 떨어지는 글들의 공통점이 있다면요?


몇 가지 패턴이 반복됩니다.


  • 줄거리 요약이 절반 이상인 글. 독자가 그 게임을 모른다는 가정 아래 소개에 지면을 다 쓰고 나면, 정작 본인의 이야기를 할 자리가 없습니다. 소개는 논의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충분합니다.


  • 감상문에서 멈춘 글. "감동적이었다", "몰입감이 대단했다"는 비평의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왜 감동적이었는지, 그 감동은 어떤 장치가 만들어낸 것인지까지 가야 합니다.


  • 이론을 나열하기 위해 게임을 동원한 글. 순서가 뒤집힌 경우입니다. 게임을 읽기 위해 이론을 쓰는 게 아니라, 이론을 자랑하기 위해 게임을 가져다 쓴 글은 게임에 대한 애정도 이해도 담기지 않습니다.


  • 대중 독자가 읽을 수 없는 글. 각주와 전문용어로 무장해 해당 분야 연구자가 아니면 읽어낼 수 없는 글이라면, 그 글이 가야 할 곳은 학술지입니다. GG는 대중교양지입니다. '학술지보다 가볍게, 웹진보다 무겁게'라는 슬로건 그대로, 깊이 있되 읽히는 글을 찾습니다.


  • 게임을 안 하고 쓴 티가 나는 글. 영상 몇 편과 위키 문서로 쓴 글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어긋납니다. 직접 플레이한 사람만 아는 마찰과 지루함과 우회로가 비평의 재료입니다.



Q7. 분량과 형식에서 유의할 점이 있나요?


공고에 명시된 분량 규정을 지켜주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분량이 짧다고 불리하지는 않습니다만, 분량을 채우기 위해 늘어진 글은 금방 표가 납니다. 하고 싶은 말이 하나라면 그 하나를 깊게 파는 편이, 여러 논점을 얕게 훑는 것보다 언제나 낫습니다.


제목도 신경 써 주세요. 응모작이 수십 편씩 쌓이는 심사 테이블에서 제목은 글의 첫인상입니다. 다루는 게임과 글의 관점이 드러나는 제목이 좋습니다.



Q8. 심사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별도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전 응모작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이후 심사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프라인 최종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선정합니다. 개별 평가와 집단 토론이 함께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Q9. 당선되지 못하면 제 글이 부족했다는 뜻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당선작 편수는 제한되어 있고, 심사는 결국 상대적인 선택입니다. 매 회차 심사 테이블에는 당선작 못지않게 좋은 글들이 올라오고,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내려놓는 글이 늘 있습니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오래 논쟁이 붙었던 글이 결국 낙선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니 낙선을 "내 글은 안 된다"는 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번에 다듬은 관점과 문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음 회차에 다시 도전하셔도 좋고, 다른 지면을 두드리셔도 좋습니다. 실제로 여러 번 응모 끝에 당선된 사례도 있습니다. 게임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한국 게임비평의 저변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응모를 망설이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게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어디에 해야 할지 몰랐던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매 회차 응모작들을 읽으며 확인합니다. 완성도에 대한 걱정으로 망설이고 계시다면, 일단 쓰고 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매끈한 글보다 자기 질문이 있는 글에 반응합니다. 거칠어도 자기 눈으로 본 것이 담긴 글이, 매끄럽지만 아무 데서나 읽을 수 있는 글보다 언제나 멀리 갑니다.


당신이 수백 시간을 보낸 그 게임에 대해, 아직 아무도 하지 않은 이야기가 당신 안에 있을 겁니다. 그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접수 방법, 마감 일정 등 세부 사항은 공모전 공고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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