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를 파헤치면 주검이 나올까 –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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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6. 8. 10.
<다크소울> 시리즈가 3을 마지막 넘버링으로 삼은 지 어느 덧 10년이 다 되었다. 프롬 소프트웨어 스튜디오의 디렉터인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시리즈의 종결을 공언했고, <엘든링>의 성공과 함께 그 스타일이 미묘하게 이동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그런 가운데서도 <다크소울>과 관련된 로어를 여전히 고안하고 업로드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Hawkshaw는 강화 아이템인 ‘쐐기석’의 플레이버 텍스트에 짤막하게 등장하는 ‘이름 없는 대장장이 신’에 관해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낸다[1].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가 몰두하는 대상은 <다크소울> 시리즈의 로어를 관통하는 그윈과 그 친인척들로 엮인 주요 서사로부터 거리가 멀고, 다른 항목과 접점을 만들어 내기에도 희박해보인다. Hawkshaw는 굴하지 않고 꾸준히 <다크소울 1>로 되돌아가, 끝이 명시적으로 선언된 세계 안에서 여백을 ‘착즙’해내고 있다.
이러한 Hawkshaw의 사례는 지나치게 지엽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면 한 번쯤은 시청하게 되는 Vaatividya의 영상들은 그보다 훨씬 부드럽고 편안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낸다. 그의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이야기 영상은 주로 메인 보스와 퀘스트 라인을 관통하며 이는 특정 서브텍스트 하나에 집착적으로 매달리는 Hawkshaw 식의 영상과는 다른, 보다 종합적이고 친절한 접근을 구현한다. 특정 NPC나 보스 등 한 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서사를 재구성하는 기획인 <Prepare to Cry>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이는 비선형적 구조로 인해 단일 플레이 회차에서 완결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NPC의 서사를 종합하고 재배열한다. 그러한 덕에 이 시리즈는 서로 다른 플레이 경험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놓친 서사를 사후적으로 복원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럼에도 두 채널은 근본적으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서 이야기를 향유하고 구상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드러낸다. 그들은 게임 내에서 병렬되는 시청각적 감각을 총체화하여, 일련의 인과관계로 짜인 ‘이야기’를 경험했다고 수용자가 여기는 그 감각을 길어내는 것이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향유자들 사이에서 (혹은 그보다 더 넓은 범주에서) 이와 같은 작업은 창작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로어lore로 불린다.
한국어 웹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로어라는 어휘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아래의 트윗과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의 로어가 Hawkshaw나 Vaatividya가 구사하는 로어와 완전히 동일한 의미로 언급되지는 않는 것 같다. 트윗에서 일컬어지는 ‘로어’는 정합적으로 굴어야 할 무언가다. 이미 벌어진 일이나 사건 등으로 상정되며, 어긋난다면 제작자가 자신의 산물에 일관된 통제와 관리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고 만다.
이렇게 작품의 정합성을 평가할 기준으로 작동할 만큼, 로어는 게임 어딘가에 명확한 실체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트윗의 저자가 로어를 제작자의 역량과 결부된 것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로어 영상을 만드는 이들 역시도 그러한 정합성을 추구한다. 게임의 이면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벌어졌다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특정한 ‘단서’를 마치 고고학적 현장에서 출토된 사료처럼 설명해 낸다[3]. 그렇게 고안해 낸 이야기 사이에 오류 없는 무결한 내러티브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즉 이들의 작업은 게임 안에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자세로 이루어진다.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구조와 패턴을 통해, 이를 통해 ‘암시되는’ 디자이너에게 다다르겠다는 실천이기도 하다[4].
그러나 게임을 열심히 파고든다고 모든 뒷이야기를 재구축할 수 있을까? 미완성 상태로 공개되고만 <다크소울1>의 ‘잿빛 호수’가 지역에는 거대한 두개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것이 이름없는 대장장이 신의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전혀 짐작조차 못 한 다른 누군가의 것일 수도, 애초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암시된 디자이너가 방기한 자리에 이야기를 갖다 붙이려 할 때, 결국 프롬 소프트웨어의 로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영영 확인할 길 없는 파편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게임이 침묵하는 자리 위에 세워내는 셈이다. 바로 그렇기에 게임 내의 단서에 밀착해 이야기를 구축하려 하더라도 이러한 시도는 좌절되고 만다. 한국 및 일본 웹에서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의 “세계관을 추측, 해석, 고찰 등 설정놀음”을 하는 것을 ‘프롬뇌’라는 단어로 일컫는데[5], 2000년대 초 게임중독자의 뇌가 왜곡된다는 유사과학 용어인 ‘게임뇌’를 패러디한 것이다[6]. 이는 다소간 자조의 뉘앙스를 동반한다.
그러니 로어라는 단어는 미묘하게 다른 두 의미망으로 갈리는 셈이다. 한쪽에는 제작자로부터 발신되어 도착하는, 검증과 판정의 대상이 되는 로어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그러한 발신에 개의하든, 개의하지 않든 허황하게 불어가는 로어가 있다. 두 의미의 스펙트럼은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생산해 가는 일종의 내러티브 엔진처럼 기능한다. 이 글에서는 이처럼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로어를 사례로, 두 갈래로 갈라지는 이 열망이 어떻게 서로를 지탱하며 이야기를 생산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배치되는 로어
사실 게임 업계 내부에서 로어를 일종의 실무 용어로 통용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게임 디자이너인 매튜 와이즈는 로어를 “주요 플롯이나 인물 간 상호작용의 부차적인 요소로, 이야기 주변의 역사나 맥락을 채워주는 내용”으로 정의한다[7]. 이 같은 발화에서 중심 리소스는 직접 플레이 가능한 영역에 할당되며, 로어는 그보다 부차적인 아래의 위계에 놓인다.
이처럼 로어를 구체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타냐 크르지윈스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주목한다. 이야기 자원을 확장하고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웅대한 세계성을 구축한다는 것이다[8]. 게임 세계는 그와 같은 사소한 이야기들을 모두 수용해낼 수 있는 그릇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러한 용법에는 J. R. R. 톨킨의 자장이 얼마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세 영문학에 해박했던 톨킨은 전승이라는 의미로 로어를 즐겨 사용했고[9], 그러한 상상력은 D&D 등을 거치며 세계를 설계하고 문서화하는 작업의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흔히 게임 세계는 통합적인 일관성을 지닐 것을 요구 받는다. 일관성이란 “공간적 좌표, 스타일, 물리 법칙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가 처한 세계의 현재 상태를 구성하는 과거 사건들에도 적용된다[10].” 현재 몰입한 시점의 상황이 어떤 역사적 사건과 누적된 선택의 결과인지까지 설득력 있게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지도, 연대기, 설정집, 아이템 설명 등으로 구체화되는 로어는 게임의 규칙과 연원을 서사적으로 설명해 주며, 플레이어가 개별 플레이 장면들을 더 넓은 세계에 좌표를 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점에서 로어는 세계관이나 설정과 동의어로 출현한다.
많은 게임에서 이 기능을 핵심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플레이버 텍스트다. 플레이버 텍스트는 “실제 게임 플레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게임 이용자에게 게임 속 세계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유머로 구성된 텍스트”로 정의된다[11]. 한편 이선인은 소울 시리즈를 “세계에 대한 극도로 희소한 규정”으로, 이 세계가 “말하지 않는다”고 쓴다[12]. 스스로에 관해 쉽사리 이야기해 주지 않는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서 이 텍스트가 놓이는 자리는 조금 특별하다.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블러드본>의 플레이버 텍스트를 모두 손수 집필했다는 일화[13]는 그 텍스트를 대하는 플레이어의 태도에 일정한 각별함을 부여한다. 실제로 이 텍스트들은 전략적인 자리에 놓이기도 한다. 독특한 외양의 오브젝트 앞에 떨어져 있거나, NPC가 각별한 어조로 건네거나, 보스를 제압한 뒤에 주어진다. 다소 분절하기 곤란한 플레이의 국면을 인벤토리 내 수집 가능한 아이템의 형태로 번역해 내고, 그 아이템에 기입된 플레이버 텍스트가 방금 지나온 시공간의 내력을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플레이버 텍스트는 결국 “간접화법의 언어”이자 “우회하는 언어”다[14]. 간접화법은 그것이 한 겹 우회한 원발화의 존재를 상기하면서 동시에 결여를 자극한다. 남은 자리는 침묵으로 머무르지 않고 그 자리를 대신할 말을 불러들인다. 게임이 하지 않은 말을 대신하는 문장들이 게임 바깥에서 생겨나고, 그것이 다시 다음 문장의 근거가 된다. 재미있게도 이 지점은 로어의 어원으로부터 파생되는 확장적 의미망과 공명한다.
비약하는 로어
로어가 일약 서브컬처의 용어로 쓰이기 이전, 민속학(folklore)은 로어의 용례를 대표해 왔다. 여기서 로어는 제도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전해 내려온 지식, 문자로 이어지기보다는 구전되며 유연히 확산되는 지식을 가리킨다. 이야기의 장이 네트워크로 옮겨지며 이러한 동력은 더욱 확장된다. 일례로 일본에서 전자게시판 ‘2ch’의 괴담글을 부르는 말인 ‘네트로어’는 인터넷을 의미하는 ‘네트’와 로어의 합성어이다. 아예 백룸이나 크리피파스타처럼 이야기되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로어로 묶이기도 한다.
이처럼 로어를 창작하고 확산하는 동력은 비약으로부터 비롯되는 경향이 있다. 나원영은 동시대에 일컬어지는 로어가 네트워크에서 형성된 비선형적 정보 탐색과 연결 짓기의 관습을 통해 발현된 것으로 본다. “해당 대상을 원래의 맥락에서 떼어와 뒷면에 픽션을 덧입히는, 뛰어난 괴담 생산장치이자 이를 효율적으로 전파하는 유통망의 기능을 수행”하는 작용인 로어화는 “각 정보 간에 멀리 떨어진 거리나 여러 사실을 바탕으로 이미 정립된 기준 등을 곧장 뛰어넘으며 현실보다 큰 허구적인 이면을 만들어” 냄으로써 성립된다[15].
심지어 이는 로어의 시발점과 아무런 연관성을 주장할 수 없는 데서도 발생한다. <엘든 링>이 트레일러 하나만 공개한 후 아무런 정보도 나오지 않던 시기, 기대감으로 들뜨던 때 <엘든 링>의 서브레딧에는 ‘가짜 로어’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실재하지 않는 게임임에도 “그 게임의 규칙, 메커닉, 서사 등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려는 의도로 제시된” 가짜 게임(fake game)의 한 갈래이다. 서브레딧의 이용자들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게임이 이미 나온 것처럼 가장하며 보스의 어려움을 성토하고 공략을 나누었다. 이런 게시글들이 혼란을 빚어냄에 따라 이후 커뮤니티는 유관 게시물에 ‘fake lore’라는 태그를 달도록 규칙을 제정한다. 이러한 가짜 로어 현상은 원전 텍스트의 부재 위에 로어 해석 관습을 선행시키는 극점의 사례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이다[16].
이것은 문이 아니다 – 지형적 층과 위상적 층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서 창발되는 로어의 경우, 일차적으로 플레이버 텍스트가 아이템이나 특정 국면에 관해 서술을 덧붙임으로써 스스로 로어화를 꾀한다. 한편으로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가 비약을 통한 로어화를 자극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사실적 그래픽 기술의 발달에 따라 디지털 게임은 점점 더 방대한 세계를 끊김 없이 보여 주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지만, 게임으로 구현된 모든 공간이 플레이어에게 실제로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실제로 밟을 수 있는 층과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층이 분명히 나뉘어 있다. 일례로 <블러드본>의 성직자 야수 보스룸 구역 뒤편에는 진행 경로처럼 생겼는데도 끝내 열리지 않는 문이 존재한다[17].
이렇게 화면이 제시하는 이미지와 실제로 갈 수 있는 곳 사이의 어긋남을, 에스펜 올셋은 유희적 풍경(ludic landscape) 안의 두 층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게임 엔진이 플레이어에게 제시하는 기호의 흐름(sign-stream)으로서의 지형적(topographical) 층”이며, 다른 하나는 “플레이어의 토큰(token)이 실제로 이동하는 이동 가능 공간(room-for-movement)으로서의 위상적(topological) 층”이다[18].
이 지점에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열광적으로 구축하는 로어는, 위상이 지배하는 유희적 세계 안에서 다시금 지형을 해명 가능한 이야기의 공간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해석적 실천으로 이해될 수 있다. <블러드본>의 유명 모더인 Lance McDonald는 성직자 야수 보스룸 뒤의 공간을 아예 뜯어 보고, 그 주변 구조, 시리즈 내 다른 건축물과의 유사성을 단서 삼아 너머에 있었을지도 모를 공간과 역사를 추리하며, 엔진이 허용한 위상적 경로를 넘어 세계의 완결성을 상상 속에서 재구성한다[19].
유사하게 Vaatividya 역시 프리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로어 비디오를 제작한다. 원래의 게임 소프트웨어는 카메라를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등 뒤에 고정하여, 플레이어가 자신이 조작하는 캐릭터의 어깨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시점을 회전시켜 주변 환경을 파악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때 치트엔진과 같은 외부 툴을 활용한 프리캠은 이러한 설계를 우회하고 위상적 공간으로부터 벗어나게끔 조력한다. 그 결과 캐릭터의 위치와 중력, 충돌 판정 등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고 세계를 임의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에서는 볼 수 없는 오브젝트의 이면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 정말 무엇이 존재하긴 할까, 묘를 파헤치면 주검이 나올까? <다크소울3>의 ‘깊은 곳의 성당’은 엘드리치의 석관을 모시는 방을 보스룸으로 삼는다. 떼 지어 나온 주교들은 거대한 석관을 둘러싸며 플레이어의 침입을 방어한다. Vaatividya는 한 영상에서 프리캠을 쓰며 훌쩍 도약해,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볼 수 없는 관의 윗부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플레이어의 시선이 닿지 않으리라 상정된 관 뚜껑은 밋밋하기 그지없다. 애초에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은 답을 알고 있다. 깊은 곳의 성당을 무사히 공략하고 거점으로 귀환하면, NPC 앙리는 다음과 같이 일러 준다. “엘드리치의 관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넬레 반 데 모셀라르와 캐서린 머피 홀리스는 게임 팬덤에서 로어를 개진하는 것과 음모론자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상 이면에 누군가의 의도가 녹아 있을 거라고 가정하여, 그 뜻을 해독하거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열의를 자원 삼아 공동체를 형성한다. 현상이나 텍스트가 품은 불완전한 빈틈이나 모호함은 명료하게 정리되어야 할 대상이다[20].
물론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로어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어쩌면’이나 ‘perhaps’와 같이 확언을 유예하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어떤 오브젝트를 뒤로 놓인 맥락을 추리하는 상황에서 언급되곤 한다. 진정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없는 이상, 자신이 덧붙인 추론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잉여가 놓여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유예는 스스로 검토한 게임에서의 경험과 결부된다는 점에서, 텍스트의 공백을 메우는 추론이 자의적인 상상이 아니라 플레이 안에서 발굴해 낸 증거에서 출발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즉 게임이라는 인공물에서 암시되는 저자의 존재를 승인하되, 그 저자가 침묵하는 자리에서 발화의 권한을 자신에게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 ‘아마도’의 유예야말로 로어가 로어로 굴러가기 위한 형식이다. 발신된 설계를 향한 믿음과 그것을 초과하는 허황한 증식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맞물려 도는 이야기 상상에의 엔진은, 저자가 침묵하는 곳에서도, 아마도 저자가 아예 없는 곳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 https://www.youtube.com/@Hawkshaw
[3] Paul Thomas., “The Analytical Behaviors of Genshin Impact Lore Enthusiasts: An (Auto)ethnographic Look at r/Genshin_Lore”, Game Studies vol.25(2), 2025, https://gamestudies.org/2502/articles/paul_thomas
[4] 암시된 디자이너 개념은 모셀라르와 괄레니가 웨인 부스의 ‘암시된 저자’ 개념을 게임에 차용한 것으로, 부스의 암시적 저자란 실체로서의 인간the flesh-and-blood person(FBP)’와는 구분되고, 텍스트 내부의 서술자와도 구분되는 존재다. 그는 특정한 주제, 가치, 윤리 등에 의해 배열되고 연출된 인격적 관점에서 암시되는 이이다.(웨인 부스, 「암시된 저자의 부활」, 제임스 펠란·피터 J. 라비노비츠 외, 최라영 옮김, 『서술이론 1』, 소명출판, 2015, 139· 143쪽) 모셀라르와 괄리니는 암시된 (게임) 디자이너란, “플레이어가 게임(마케팅 자료를 포함한 주변적 요소들, 즉 paraludic elements까지 넓게 이해되는)을 역동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구성해내는 디자이너의 개념화(conceptualization)”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플레이어는 이 추론된 인물에게 해당 게임의 창작을 근본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의도를 부여한다. (Nele Van de Mosselaer· Stefano Gualeni,. “The implied designer and the experience of gameworlds”, Proceedings of the 2020 DiGRA international Conference, 2020, Tampere, Finland. 12쪽.)
[5] “프롬뇌”, 나무위키, https://namu.wiki/w/%ED%94%84%EB%A1%AC%EB%87%8C,
[6] 박상우, “게임뇌 증후군,<정원사 챈스>”, 씨네21, 2002.11.28.등록,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5417
[7] Matthew Weise “Narrative design myth-busting: It's not "just lore"”. Game Developer, 2021.10.27.등록. https://www.gamedeveloper.com/design/narrative-design-myths-2-it-s-not-just-lore.
[8] Tanya Krzywinska, “World creation and lore: World of Warcraft as rich text”, in: Hilde G. Corneliussen, et al. (ed), Digital culture, play, and identity: A World of Warcraft reader, MIT Press, 2009.
[9] Dimitra Fimi, “Hobbit Songs and Rhymes: Tolkien and the Folklore of Middle-earth”, Dimitrafimi.org. 2009.03.등록, https://dimitrafimi.org/articlesandessays/hobbit-songs-and-rhymes-tolkien-and-the-folklore-of-middle-earth/
[10] Krzywinska, 위의 글, 127쪽.
[11] 김홍균,「게임 플레이버 텍스트의 번역 양상 고찰 - 게임 ‘하스스톤’의 플레이버 텍스트를 사례로 -」, 『T&I REVIEW』 9, 2019, 74쪽.
[12] 이선인, “지금 우리는 무엇을 ‘롤플레이’하는가.”, 게임제너레이션, 2025.04.01.등록,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0a3f1970-eaf4-4a88-938b-9cd24e586eda#viewer-s7mgg128631
[13] 아나야마, “[인터뷰] SIE의 프로듀서, 야마기와 마사아키가 말하는 블러드본 개발 비화 요약”, 루리웹, 2020.03.03.등록, https://bbs.ruliweb.com/ps/board/300001/read/2208936
[14] 이선인, 위의 글.
[15] 나원영, “썩은 인터넷 가설: 2020년대 상반기 웹에 대한 간략한 소고 (1)”, 마테리알, 2025.09.16.등록, https://ma-te-ri-al.online/archive/1494/
[16] Nele Van de Mosselaer, "Fake games: On dark and deceptive representations of non-actual games", Eludamos: Journal for Computer Game Culture, 16(2), 83-84p.
[17] conjee, “[질문] 도대체 성당 지역 안열리는문 어딘가요?”, 루리웹, 2016.04.25.등록, https://bbs.ruliweb.com/family/4892/board/182048/read/9208780.
[18] Espen Aarseth, “Ludoforming: Changing Actual, Historical or Fictional Topographies into Ludic Topologies”, in Espen Aarseth·Stephan Günzel (Eds.), Ludotopia: Spaces, Places and Territories in Computer Games, 2019, transcript Verlag, p.131.
[19] Lance McDonald, “Bloodborne Cut Content :: The Door Behind The Cleric Beast :: Unused Shortcut”, Youtube, 2018.05.09.등록, https://www.youtube.com/watch?v=h2ojsgp1SCw
[20] Nele Van de Mosselaer · Kathleen Murphy-Hollies, “Conspiracy Thinking and Videogame Interpretation”, Conference: Abstract Proceedings of DiGRA 2025: Games at the Crossroads.

